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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05 13:26:49

인류의 황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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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color=#000><colbgcolor=#FEE134> 인류의 황제
Emperor of Mankind
파일:신-황제 (Warhammer 40,000).jpg
30k 시점, 전쟁 군주의 형상[1]전쟁군주의 형상(aspect of War-king), 혹은 전사왕의 외관(guise of a Warrior-king)이며, 황제 자신은 이러한 모습을 내켜하지 않았으나 웹웨이 계획을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이루기 위해서 부득이하게 이런 모습을 취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능력에 가려지지 않은 황제의 본 모습은 '황제가 편애한 아들인 코르부스 코락스' + '황제의 측근 집단들 중 하나이자 전원이 퍼라이어로 구성된 침묵의 자매들'만이 볼 수 있었으며, 사이킥으로 가려진 황제의 진짜 모습은 '피로에 지친 아나톨리아 고대인 중년 남성'의 모습이었다.]
Aspect of War-king
{{{#!wiki style="margin: 0 -10px -5px; min-height: 26px"
{{{#!folding 40k 시점 - 황금 옥좌에 안치된 모습 ▼
{{{#!wiki style="margin: -6px -1px -11px"
파일:인류의 황제 초고화질.jpg
}}}}}}}}}
본명 불명[2]
가명 계시 (Revelation)[3]
네오스 (Neoth)[4]
게오르기우스 (Georgius)
알리사운드르 (Αλέξανδρος)
시칸데르 3세 마케돈 (Sikander III ho Makedon)
칭호 신-황제 (God-Emperor)
황제 (The Emperor)[5]
The Emperor로 칭하며 황제로서 유일한 존재임을 강조하고 있다.]
인류의 주인 (Master of Mankind)

기계 신 / 옴니시아 (Machine god / Omnissiah)[6]
아나테마 (Anathema)[7]
시체 황제 (Corpse Emperor)
거짓 황제 (False Emperor)[8]
종족 인간 ( 영속자) ???[9]
진영
[[인류제국|
파일:인류제국 국기.svg
인류제국
]][[틀:국기|
파일: 특별행정구기.svg
행정구
]][[틀:국기|
파일: 기.svg
속령
]]
직위 인류제국 황제
712.M30 ~ 현재
출생 B.C. 8000? (49,000세 이상)
아이기스 오큘라리스
세그만툼 솔라 Sol 섹터 Sol 서브섹터
Sol lll 행성 아나톨리아 반도 사카리야 강 인근
모어 원시 인도유럽어 외 모든 언어[10]
종교 무종교 ( 반신론 / 반종교)[11]

1. 개요2. 캐릭터 특징3. 작중 행적4. 황제의 궁극적인 목표
4.1. 대성전4.2. 현재
5. 위상6. 황제와 제국교7. 평가
7.1. 긍정적 평가
7.1.1. 전인류를 위한 헌신7.1.2. 워프의 위협에 대한 유일한 해결책 제시
7.2. 부정적 평가
7.2.1. 인간적 한계와 잘못된 수단7.2.2. 프라이마크 관리 실패와 편애7.2.3. 지나친 독선
7.2.3.1. 임페리얼 트루스의 허점
7.3. 황제의 성격7.4. 총평7.5. 작품 외적인 관점에서의 보론
8. 기함
8.1. 부케팔로스8.2. 임페라토르 솜니움
9. 황제의 무구
9.1. 황제의 검9.2. 라이트닝 클로9.3. 하나의 진정한 갑주9.4. 볼터9.5. 황제의 방패9.6. 월드브레이커9.7. 등불9.8. 아폴론의 창9.9. 디오니소스의 창9.10. 여타 무구들
10.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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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Warhammer 40,000의 등장인물이자 Warhammer 40,000 스토리의 핵심인물로, 인류제국 황제이다.

통칭 인류의 황제(the Emperor of Mankind) 혹은 신-황제(God-Emperor)는 서기 30,000년대(30K) 시점에 인류제국을 건국한 창업군주이자, 서기 40,000년대(40K)인 현재는 인류제국의 명목상 통치자이며, 제국교(에끌레시아키/ 아뎁투스 미니스토룸)와 화성 기계교(메카니쿰/ 아뎁투스 메카니쿠스)에서 으로서 숭배를 받는 인물이다.

2. 캐릭터 특징

파일:신황제-2.jpg
황제를 묘사한 초기의 아트
아드리안 스미스(Adrian Smith) 作
황제 폐하를 사랑하여라, 그 분께서는 인류의 구원이시니
Love the Emperor, for He is the salvation of mankind

폐하의 말씀을 따를지어다, 그 분께서 너를 광명으로 인도하시니
Obey His words, for He will lead you into the light of the future

폐하의 지혜에 귀기울여라, 그 분께서 너를 악으로부터 보우하시니
Heed His wisdom, for He will protect you from evil

폐하께 헌신하며 기도드릴지어다, 그 분께서 너의 영혼을 구원하시니
Whisper His prayers with devotion, for they will save your soul

폐하의 종들을 존경하여라, 그 분께서 그들을 통해 말씀하시니
Honour His servants, for they speak in His voice

폐하의 장엄함에 떨지어다, 우리 모두 그 분의 영원한 그림자를 걸을지니
Tremble before His majesty, for we all walk in His immortal shadow
▶ 제국 찬송가(Imperial Hymnal)
황제의 본명은 알 수 없으며, 신석기 시대에 해당하는 기원전 8,000년 무렵[12] 오늘날 지구 아나톨리아 반도 사카리아 강 유역에서 출생하였다. 태어나면서부터 영속자로서 불멸자였으며, 막강한 사이킥 능력, 예지 능력, 천재적인 두뇌와 초인적인 육체까지 모든 것을 갖추어 거의 신과 같은 능력을 타고 났다. 장성한 황제는 오랜 세월 동안 스스로의 정체를 숨긴 채 역사의 배후에서 인류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며 무수한 업적을 남겼다.

즉, Warhammer 40,000 세계관에서는 우리 역사에 이름을 남긴 여러 위인들과 그들의 업적들이란 알고 보니 황제가 정체를 감추고 인류를 영도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소설 속에서는 예를 들어 묘사하길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 시절 리비아의 용[13]을 잡아 화성에 유폐한 자가 황제라고 그려놓은 것이 그 예시의 하나다. 즉, 성 게오르기우스와 황제는 동일인물이라는 것이다. 또한 현실의 인류 역사에서 유명한 알렉산드로스 대왕 역시 황제의 페르소나 중 하나였던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황제를 밀착경호하는 커스토디안들이 헤타에론 가드라고 불리는 이유가 명확하게 드러나게 되었다.

황제는 오랫동안 정치가, 예술가, 과학자 등 다양한 인물의 가면을 써 가며 인류를 뒤에서만 돕고 자신을 드러내지 않았으나, 기술의 암흑기에 접어들어 마법과도 같은 기술을 휘두르며 은하를 호령하던 인류는 인공지능의 반란과 전 우주를 휩쓴 워프 폭풍으로 인해 찬란했던 전성기가 무색하게 순식간에 퇴화하여 멸망을 목전에 두게 된다. 더 이상 인류가 스스로 발전하기 어려워진 이 때를 기점으로 황제는 처음으로 세상의 전면에 나서기 시작했다.

황제 외에도 에르다, 아마르 아스타르테 등 인류의 선지자 역할을 한 다른 영속자들도 존재했기 때문에 모든 위대한 업적들이 전부 황제의 업적인 것은 아닐 것이다. 실제로 인류의 모든 업적들이 황제의 것이었다면 인류의 모든 기술들이 황제의 기억속에 남아있었을 것이고 따라서 투쟁의 시대 이후 얼마든지 기술력 복원이 가능했을 텐데 그러지 못한 걸 보면 황제가 만들지 않은 업적도 분명히 존재한다는 뜻이다.

여하튼 황제는 투쟁의 시대에 자신의 친위대인 커스토디안 가드와 지구 통합 전쟁에서 쓰일 초인 군인 썬더 워리어를 만들어 내었고, 수많은 군벌이 난립하며 끝없는 전쟁으로 혼돈의 시간을 보내던 지구를 통일하고 인류제국을 건국하였다. 이윽고 황제는 기계신의 화신 옴니사이아(Omnissiah)로써 추앙받으며 화성을 통일한 세력인 기계교를 복속시켰으며, 수백 년에 걸친 정복전쟁을 일으켜 온 우주의 인류 세력을 통합하고 외계인을 말살하는 이른바 " 대성전"을 벌이게 된다. 그 과정에서 황제는 자신의 대리인으로서 만든 유전적 아들들이자 초인적인 능력을 물려받은 20 18명의 프라이마크[14], 그리고 프라이마크의 진 시드를 물려받은 2세대 초인 군단 스페이스 마린들을 창조해 내어 대성전의 지휘관과 주력군으로 삼았다. 그리고 지구 통합 전쟁 과정에서 짧은 수명과 인격적, 정신적 결함이 두드러진 썬더 워리어 군단은 스페이스 마린 군단으로 숙청한다.

그러나 서기 3만년대, 대성전 말기에 이르러 프라이마크 중 워마스터로써 가장 유능했던 호루스 루퍼칼이 카오스에 의해 타락하여 황제를 제거하려는 목적으로 반역을 일으키게 된다. 정치적 위기, 성격적 결함, 주위의 현혹을 포함해 타락할 준비가 되어 있던 호루스는 그를 이용하려던 카오스 신들과 결탁하여 호루스 헤러시라 불리는 대반역을 일으켰고, 호루스를 포함한 프라이마크들 중 절반이 그들의 영향력이 미치는 제국의 권속 절반을 데리고 일으킨 이 대규모 반란에 직면한 황제는 남은 프라이마크들과 제국 군사력의 나머지 절반을 이끌어 인류 제국의 존폐를 건 대전쟁을 벌인다.

호루스 헤러시는 최후의 결전에서 호루스가 황제와의 결전에서 패해 사망하면서 충성파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반역자들은 막대한 피해를 입고 아이 오브 테러로 도망쳤지만, 인류 제국 역시 이 사건으로 인해 회복 불가능한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 제국은 군사, 경제, 사회까지 모든 부분이 풍비박산 났고, 수많은 기술들이 영원히 소실되었으며, 수도성인 지구는 거대한 폐허가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국의 구심점인 황제가 카오스 신들의 대리인이 된 호루스와의 사투 끝에 식물인간 상태가 되어 황금 옥좌에서 벗어날 수 없어진 것이다.

그러나 황제는 단순히 상징적인 과거의 유산으로만 남아 있는 것이 아닌데, 비록 그의 생명 유지를 위해 수많은 사이커들이 매일매일 희생되어야 하지만 그는 여전히 살아 있으며 자신의 사이킥 능력으로 1만 년 동안 범은하적 워프 등대인 아스트로노미칸의 불을 밝히고 있다. 제국의 유지를 위해 필수불가결적인 워프 항해를 위한 빛을 밝히고 있다는 실질적인 기능과, 호루스 헤러시 이후 황제를 신으로 섬기는 황제교가 제국의 국교가 되면서 그는 여전히 제국을 영도하는 이념적인 구심점으로 기능하고 있고, 그의 영도를 따라 인류제국은 여전히 인류의 적들과 맞서 싸우고 있다.

워해머 40,000의 스토리는 이렇게 시작된다.

3. 작중 행적

3.1. 과거

현재로서는 황제가 어떻게 이처럼 강력한 초능력을 타고나게 되었는지 알 수 없다. 워해머 40K 세계관의 인류들 중에는 불사 능력과 강력한 사이킥 능력을 타고난 영속자들이 극소수 존재하는데, 황제 또한 그런 영속자들 중 한 사람으로 단지 그 중에서도 특출나게 강할 뿐이다. 황제를 포함한 영속자들이 어떻게 이런 능력을 지니고 태어났는지는 제대로 밝혀진 바가 없으므로, 여전히 황제 출생의 진실은 미스테리이다.

현재는 폐기된 1980 ~ 90년대 초창기 시절의 설정에서는 뛰어난 영적능력자인 샤먼들이 워프의 권능을 이용하여 죽어도 다시 환생[15]하는 식으로 영생을 이어나가면서 인류를 이끌어나갔으나 점점 늘어나는 지성체들에 비례하여 부정적인 사념이 늘어나면서 정순했던 워프가 오염되기 시작하여 점점 환생이 어려워지다가 끝내는 단 한 번밖에 환생을 할 수밖에 없게 되자 모든 샤먼들이 한자리에 모여 집단 자살을 한 뒤 마지막 환생의 기회를 사용하여 하나의 인격체로 환생한 것이 바로 지금의 황제라는 설정이 있었다. 그러나 현재의 설정에서는 그러한 이야기는 언급되지 않는다. 호루스 헤러시 시리즈 주요 작가 중 하나이자 마스터 오브 맨카인드의 저자이기도 한 아론 뎀스키 보든마저 해당 구 설정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다고 못박은 상황이니 사실상 레트콘이라고 봐야 한다. 테라 공성전 소설에서 제국 신민들의 '소문'으로 언급하는 설 중 하나인데, 호루스를 막아선 올라니우스 피우스 설화처럼 엎은 설정을 팬서비스로 언급해준 듯하다.

그리고 샤먼 환생설은 1990년에나 책 한두 권에 살짝 언급된 수준이었다. 게다가 소수의 샤먼들이 아무리 합체했다고 해도 초월적 존재인 황제로 탄생했다는 것이 다소 앞뒤가 안 맞는 부분이 있다. 강력한 권능을 가진 카오스 신들의 탄생 시점도 구판과 달리 인류가 태어나기 한참 전인 천상의 전쟁 시기로 개정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또한 구판 설정에는 황제의 생물학적 자식들인 센세이(Sensei)들이 언급되는데 이들은 엄청난 능력의 사이커들이었고 강력한 회복, 치유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역시 샤먼 환생설처럼 사실상 사장되었고, 영속자들의 생물학적 자식이 반드시 영속자가 되는 것만은 아니라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말카도르가 소설에서 자신의 먼 후손을 알아보는데, 영혼의 모습은 자신과 비슷하긴 했지만 테라의 공무원이었고 영속자처럼 영생을 누리는 것이 아니라 그냥 평범한 인간이었으며 사이킥 소양도 없었다.

다만 현재의 설정은 미묘하게 구설정과 맞는 부분이 존재하는데 구설정에선 인류제국의 건국과 기초 다지기에서 황제가 혼자 다 해먹었다는 식이였지만 현재 설정에서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오랫동안 인류를 이끌어왔던 여러 영속자들의 도움을 받았다. 즉, 세부적인 디테일은 많이 달라졌지만 인류를 이끌던 영적 능력자이자 현자 집단이라는 개념 자체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이다. 특히 영속자들끼리는 본능적으로 서로 알아볼 수 있는 것으로 묘사하며, 황제는 영속자들을 매우 적극적으로 포섭하려고 했었다. 그리고 40k 시점의 황제 또한 마찬가지로 만년동안 흡수한 사이커들의 영혼들로 인해 성질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는듯한 떡밥이 생겼는데 이 또한 영적 능력자들의 집단이라는 구설정과 유사하다.

공식 소설 《마스터 오브 맨카인드》에서 그의 유년 시절 회상이 나온다. 황제는 기원전 8천 년 무렵 튀르키예 사카리아 강 유역의 평범한 가정의 아이로 태어났다. 당시의 황제는 집안 농사일을 돕는 등 평범한 소년의 행세를 하고 있었으나 지나가던 개들이 알아서 물러나게 만드는 등 이미 이 시절부터 능력의 편린을 보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아버지가 죽어서 장례를 위해 유골을 수습하던 도중 사이킥 염시를 통해 유골의 기억을 읽어내 자신의 삼촌이 아버지를 돌칼로 살해했음을 밝혀낸다. 이에 그는 바로 삼촌의 집으로 찾아가 삼촌의 딸이 지켜보는 가운데 사이킥 능력으로 삼촌에게 심근경색을 일으켜 살해한다. 이 때 그는 슬픔, 분노, 증오, 복수심과 같은 일절의 감정도 없이, 그저 "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 한다."는 기계적인 사고방식 하에 삼촌을 살해했다. 이 사건 이후로 그는 '인류는 자유로워서는 안 되고, 관리해 줄 주인이 필요하다.'는 사상을 품었다.

여기서 황제는 자신의 아버지가 삼촌에게 살해당했다는 이유만으로 "인류는 죄다 결함투성이다." 하는 유치하고 이분법적인 사고방식으로 이런 마음을 품은 것이 아니며, 기껏해야 자연에서 주워온 돌멩이나 조금 다듬어서 쓰고 있는, 아직 문명이랄 것도 없는 미개한 현 상황에서조차 순간적인 폭력성을 이기지 못하고 자신과 평생을 함께 해온 형제를 살해하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 때문에, 황제는 후일 인류 문명이 더욱 발전한다면 인류가 더욱 위험한 무기를 스스로에게 겨눌 것임을 내다보고 인류가 그로 인해 멸망하는 일이 없도록 자신이 관리해줘야 한다는, 석기 시대의 미성년자의 정신 수준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상당히 멀리 내다본 선구안으로 인류의 미래를 미리 예상하고 내린 결론인 것이다. 투쟁의 시대에 결국 직접적인 간섭은 하지 않으려던 기존의 방침을 깨고 직접적으로 나서게 된 계기를 설명하게 되는 굉장히 치밀한 장면인 셈.

이후 기원전부터 인류 역사의 그림자에서 암암리에 도움을 주었다고 언급된다. 삼촌을 살해한 뒤로는 인류 최초로 도시가 세워지던 지역으로 향했다고 한다.[16] 황제 다음으로 강력한 영속자였던 에르다와 처음 마주했을 때 그는 '네오스(Neoth)'라는 가명을 내세워서 당시 세워지고 있던 최초의 도시들 중 하나를 건설하여 그곳의 인류들을 이끌은 바가 있으며 소설《종말과 죽음》에 따르면 그의 유전적 아들 호루스 루퍼칼이 황제에게 직접 들은 언급에 따르면 황제는 고대 그리스 시절 마케도니아의 국왕 알렉산드로스 3세로 활동했다고 한다. #1, 블랙 라이브러리 미리보기 번역본[17] 황제는 히다스페스 전투 이후 히파시스 강 앞에서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그는 당시 자신이 이룰 수 있는 것을 모두 이뤘다고 느꼈다고 한다. 그런데 그의 야망이 달성된 순간에 계시가 그를 뒤흔들었는데 알렉산드로스 3세였던 황제가 정복[18]할 세계는 더 많이 있었고 업적이 겨우 시작된 거였다는 것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황제는 히파시스에서 그가 가진 옥좌 외에 또 다른 옥좌를 발견했다고 하는데 호루스가 문자 그대로 옥좌였다고 한걸 보면 황금 옥좌를 발견했던 듯 하며 이후에 알렉산드로스 3세로써 활동을 멈추고 다시 역사의 뒷편으로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19]

이 사건 이후로 황제는 네오스나 알렉산드로스 3세로 활동하던 시절 같이 직접적인 활동을 하던 것을 거의 멈추고 은둔하였으며 정 인류가 해결하기 힘든 상황에 봉착하면 나서서 해결해주고 사라지기만 반복하였다.[20] 고대 로마 시대에는 성 게오르기우스로 활동하기도 하였다. 당시 그는 크탄 보이드 드래곤을 화성에 봉인했다고 하는데, 이는 이후 성 게오르기우스가 용을 퇴치했다는 전설로 내려져왔다고 한다.[21] 또한 이후엔 워프를 이용하는 법을 인류에게 은연 중에 알려주어 인간이 은하계를 뻗어나갈 수 있도록 도움이 되었다고 언급된다. 그의 이러한 행위는 20번째 천년기에 이르러 현재 제국이 부르는 인류의 최전성기인 기술의 암흑기 시대에까지 이르게 된다. 그러나 이 시기까지 황제는 단 한 번도 자신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며 활동한 적은 없었고, 이 때문에 황제의 업적은 여러 인물들의 업적인 것으로 전해져 왔다.[22]

소설《Vengeful Spirit》에 따르면 어느 시점에 황제는 몰렉(Molech)이라는 기사단 행성에 가서 '천상의 문'이라 하는 워프 게이트를 통해 카오스 신들과 거래를 하여 신적인 힘과 지식을 얻고는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도망쳐 나왔다고 한다. 그 대가 중에는 황제가 스스로 카오스의 사도가 되어 인류에게 시원의 진실(Primordial Truth) 즉, 카오스 신의 존재를 알게 하고 숭배하도록 하게 만들 것이란 주문도 있었다. 천상의 문의 계약 당시 황제를 도왔던 영속자 알리비아 슈레카는 계약이 끝나고 나서 나중에 호루스가 호루스 헤러시 중에 이곳에서 카오스 신들과 계약을 맺고 승천할 때까지도 천상의 문을 지키기 위해 몰렉에서 살고 있었다.

3.2. 투쟁의 시대

“어째서냐?” 포로[23]는 비통히 물었다. “어째서 내 국민들을 이처럼 절멸시키려 하지?”

“너의 국민들은 계속해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황제가 대답했다. “오직 너의 군대와 너만이 살아남지 못하리라.”

“‘테라의 황제’시여.” 잿빛 머리칼의 포로가 조롱하듯 씨익 웃어 보이며 말했다. 그의 입가로부터 핏줄기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의 내장에 생긴 상처는 그를 점점 죽여가고 있었다.

“아니.” 황제가 말했다. “짐은 ‘인류의 주인’이니라.”

포로는 기침과 함께 눈밭 위에 선혈을 내뱉었다. “이제는 인류까지 지배하겠다는 건가? 한 국가나 한 행성만으로는 부족해서, 이제는 너의 그 암덩이 같은 손길을 별들에까지 뻗으려 하시는군.

“너의 저항심은 그 대상을 잘못 찾았구나.” 황제가 대답하였다.

“이 오만한 짐승 같은 자식!” 사내는 망가진 가슴으로부터 숨을 끌어 올리며 쌕쌕거렸다. “네놈은 심판할 도리가 없는 쓰레기야, 네놈은 말로 표현할 수조차 없는 미친놈이라고!”

황제는 바람과 함께 몸을 돌렸다. 황폐한 전장을 돌아보는 그의 눈가는 좁아져 있었다. “허나 그럼에도 짐은 승리하였지.”

“네놈은 폭군이야!” 포로가 비명 지르듯 외쳤다. “네놈은 계몽받은 자들을 학살했어!” 포로로 잡힌 사내가 분수처럼 내뿜은 피는 저녁의 공기 중으로 뿌려졌고, 바닥에 떨어진 핏물은 시내를 그리며 흘러나갔다. “이 배교자! 이단자야!”

황제는 사내가 이따금씩 피 섞인 침을 튀겨가며 쏟아내는 장황한 비난을 잠잠히 들어주었다. 그 조용한 인내심은 위엄과 익숙함에 따른 무시, 그 둘 사이의 어딘가의 경지에 있었다.

“네놈은 우리에게 파멸을 가져왔어!” 사로잡힌 군벌 군주는 분노하며 외쳤다.[24]
Master of Mankind 中
“최소한 날 죽이는 자의 이름이 뭔지는 들을 수 있겠나?”

남자는 망설였다. 주는 자신이 그 사내를 예상치 못했던 질문으로 당황케 하였다고, 감히 그렇게 믿고자 하였다. 그러나 남자의 검은 눈동자는 조금도 흔들림을 보이지 않았다.

“내 이름은 콘스탄틴 발도르이다.”

“콘스탄틴.” 주는 조용히 그 이름을 되뇌었다. 그녀는 고대 지구의 신화에 대해 폭 넓게 다루었던 적이 있었고, 종종 그녀는 연설에서 옛 설화들이나 전설들을 인용하곤 하였었다. 모두 그녀를 섬겨왔던, 재물도 희망도 없는 하찮은 군중들을 고무시키기 위한 좋았던 시대들에 대한 이야기들이었다. 이제 주는 자신이 미소를 짓고 있음을 깨달았다. 자신의 아들이 납치되어 유전자 조작이라는 고문을 받게 될 운명이라는 것도, 자신이 이제 곧 죽게 될 것이라는 것도 이제 그녀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일이었다. 주는 눈을 크게 벌리고 모든 이빨을 활짝 드러낸 채, 미친 여자 같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 고대의 왕 같은 이름을 가진 남자에게 죽게 되었군.”

“그런 것 같군.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다면, 반드시 황제 폐하께 전해드리도록 하지.”

코자 주[25]는 입술을 말아 올렸다. “황제라. 난 그 직함이 정말 싫어.”

“폐하께서는 이 세계의 지배자이시며, 우리 종족의 주인이시다. 그 외에 그 어느 직함이 그분께 더 적합할 수 있을까.”

주는 미소라고 부르기에는 너무도 추하고 반항적인 표정을 지어 보였고, 그녀의 이빨들은 밖으로 훤히 드러나 보였다.

“당신은 자기가 대체 어떤 괴물을 섬기고 있는지 생각해본 적은 있나?”

“물론.” 검은 눈동자는 계속해서 그녀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러는 너는 해본 적이 있나?”

“인류의 주인이라.” 주 장관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의분이 마치 불길처럼 거칠게 타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그 자는 인간도 아니야.”

“주 장관.” 금빛 전사가 경고조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그녀는 그 목소리에 담긴 경고를 눈치 채지 못했다.

“그 자가 숨은 쉬던가?” 주가 거칠게 물었다. “말해보게, 커스토디안. 그 자가 숨을 쉬는 소리를 들어본 적은 있나? 그 자는 암흑기로부터 남겨진 유물이야. 상자에서 뛰쳐 나와서는, 광포하게 날뛰는 유물.”
Master of Mankind 1장 中
23번째 천년기에 이르러 인류가 전쟁을 대신하고 하인으로 부리기 위해 만든 철의 인간들(Men of Iron), 즉, 인공지능 안드로이드 그들의 창조주에게 반란을 일으키는 사이버네틱 반란이 벌어져 터미네이터 매트릭스 같은 사태가 발생한다.

이 전쟁의 규모와 심각성은 먼 훗날 워마스터가 일으킨 극악무도한 반역조차 비할 바가 못 되었다. 인류는 흡사 마법에 범접하는 초월적인 기술력으로 무장한 철의 인간들에 맞서 겨우 승리하긴 했지만, 많은 행성계가 멸망하거나 살아남은 행성계도 STC를 상실하여 그 문명 수준이 중세 시대 혹은 아예 선사 시대 이전으로 퇴화해 버렸고[26], 거기에 더해 자신들을 배신한 기계를 대신해서 기계와 맞서 싸울 인간을 만들어내고자 시전했던 유전 공학들의 부작용으로 탄생한 수많은 종의 돌연변이들이 또 반란을 일으키자, 이걸 제압하는 과정에서 다시 한번 큰 타격을 입었다.

이 때 워프 우주 또한 이미 기계의 반란으로 충격을 받은 인류의 정신의 영향을 받아 강하게 요동쳤었고, 재차 일어난 돌연변이들의 반란으로 돌연변이와 인류 모두가 워프 우주에 돌이킬 수 없는 여파를 던져버림으로서 전 은하에 불어오는 워프 폭풍으로 항성 간 통신과 교통이 두절되면서 기술 암흑 시대는 막을 내리고 인류가 자멸할 위기에 처하는 투쟁의 시대가 열린다. 지구 역시 영향을 받아 모든 체제가 붕괴되고, 테크노 바바리안이라 불리는 기술만 가진 야만 집단들이 생겨나 세력 다툼을 하는 매드 맥스 시대가 되었다.

그렇게 혼돈의 폭풍에 휩쓸려 인류가 멸망할 위기에 처하자, 황제는 더는 뒤에서 지켜볼 수 없다고 판단, 마침내 역사의 전면에 진정한 모습을 드러내 스스로를 인류의 황제라 선포하고 그의 근위대 커스토디안 가드와 함께 스페이스 마린의 전신인 썬더 워리어 같은 강화인간 군대를 양성 및 지휘하여 온갖 야만 국가들로 나뉘어서 서로 싸움을 벌이던 지구 전역을 통합하기 위한 통합 전쟁을 개시한다. 처음에는 테라의 일개 군벌로 시작한 황제의 군세는 그의 천재적인 전략과 쏟아져 나오는 썬더 워리어 군단들을 이용해 테라 내의 테크노 바바리안 국가들을 격파해 가며 점점 강성해지고, 결국 모든 대륙들과 테라의 통제권을 손아귀에 넣게 된다.

3.3. 대성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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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을 뽑아들고 대성전을 선포하는 황제
썬더 워리어 군단과 레기오 쿠스토데스를 앞세운 통합 전쟁으로 테크노 바바리안들과 모든 군벌 집단을 청소하고 테라를 다시금 통합한 황제는 드디어 자신의 원대한 계획인 은하계를 다시 인류의 손아귀에 넣기 위한 대대적인 재통합 전쟁, 대성전을 준비한다.

그 일환으로 몰렉에서 얻은 지식을 활용하여 자신의 유전자로 만들어진 클론 자식들인 프라이마크들을 만들어내지만, 카오스 신들의 계략과 농간으로 인해 이들은 은하계 곳곳으로 뿔뿔이 흩어진다. 프라이마크들을 다시 만들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황제는 하는 수 없이 프라이마크들을 배양하며 얻은 부산물과 연구물들을 사용해 프라이마크들의 유전자를 이용하여 성인 남성들을 일반인보다 강력하고 뛰어난 전사들인 스페이스 마린으로 개조 및 육성하고 이들을 이끌고 썬더 워리어들을 숙청한다.[27]
그는 뒤돌아서서, 그 앞에 서 있는, 자신의 기계에 깃들어 있는 것보다 더욱 대단한, 각각의 면에 사랑과 정성이 깃들어 있는 세공으로 뒤덮인 황금 갑옷에 둘러싸인 큰 키의 전사를 바라보았다. 그 전사는 투구도 쓰지 않고 있었고, 어떠한 호흡 기구도 착용하고 있지 않았으나, 각종 화학 물질로 뒤덮인 화성의 대기 속에서도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였다.

버티코다(Verticorda)는 자신의 시선이 그 전사의 얼굴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그제서야 알았다. 그의 얼굴은 마치 아레스 릭터 안에서, 버티코다의 영혼 속에서까지도 느낄 수 있을 만큼 아름답고, 완벽했다. 그의 매우 오래된 눈에서, 버티코다는 모든 시대의 지혜와, 수많은 지식들이 담겨있는 것을 보았다.

진홍색의 망토가 전사의 뒤에서 펄럭이고 있었고, 그 거인 전사는 강력한 건틀렛의 끝에 독수리가 양각된 권장을 쥐고 있었다. 황금빛의 거인은 파란색의 무장된 버티코다의 나이트를 원뿔형의 경사면에서부터, 타라니스 가문의 문장이 새겨지고 그 위에 쇠사슬이 걸쳐진 어깨 패드까지 유심히 바라보았다.

그 전사는 그를 향해 다가왔다.

+ 그대의 기계가 망가졌구나, 테이먼 버티코다여.+
그의 목소리는 중후했으나,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음과 같이 아름다웠다.
+잠시 보아도 되겠는가?+

그는 자신이 얼굴을 맞대고서 할 수 있는 진부한 어떠한 형태의 말이라도 대답할 수 없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 전사가 어떻게 자신의 이름을 알았는지에 대해서는 궁금하지 않았다. 그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전사는 바로 그에게 다가왔고, 버티코다는 그의 손길이 아레스 릭터의 무릎 관절에 닿는 것을 느꼈다.

+기계여, 치유될지어다.+ 전사가 말했다,
그는 조종석의 장갑을 통해 전사의 따뜻한 손길을 느꼈다. 그가 의도치 않게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나자 움직임이 그전 어느 때보다도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었다. 한 발자국만으로 아레스 릭터의 움직임이 마치 방금 공정을 거치고 나온것 같았고 뻑뻑한 무릎 관절은 마치 새 것 같음을 그는 느낄 수 있었다.
“당신은 누구입니까?”
+짐은 황제이니라.+
매우 간단한 대답이었다. 허나 그의 말 한 음절 한 음절마다 역사의 무게와 영광스러운 미래의 잠재력이 실려 있었다. 자신이 이러한 의미심장한 단어들을 결코 다시 듣지 못할 것을 안 버티코다와 아레스 릭터는, 또한 황제의 손길이 닿기 이전에는 결코 불가능했을 일을 겪은 기쁨에 한쪽 무릎을 꿇는 자세를 취했다.
“화성에 행차하신 것을 환영하옵니다.” 그가 말했다. “모두 옴니사이아를 찬양하라.”
출처
화성의 기계교와 만나게 된 것도 이때 즈음이다. 이때 지구와 화성의 오랜 내전을 종식시키며 황제는 그들의 자치를 인정해주었고 기계교들은 그 답례로 황제를 기계신의 화신 ‘옴니사이아’라고 부르게 된다. 황제는 화성을 방문했을 때 화성의 대기는 방사능으로 심각하게 오염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보호장구 없이 돌아다녔고, 말 한마디 손짓 한번으로 거대한 기계인 나이트를 고치기까지 했다. 또한 황제는 인류 역사상 가장 뛰어난 천재이기도 해서 암흑기 시절의 여러 기술을 복원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황제의 지식과 지혜, 그리고 초월적 권능을 본 기계교도들의 대다수는 감탄하였고 황제야말로 드디어 현세에 강림한 옴니사이아라고 생각하여 숭배했다.[28] 때에 이르러 워프 폭풍이 잠잠해지자 대성전을 선포, 대군을 이끌고 태양계를 비롯하여 주변부로 뻗어나가기 시작하였다. 태양계 정복으로부터 시작하여 점차 은하 곳곳으로 뻗어나가며 하나둘씩 프라이마크들을 찾아내어 그들과 함께 은하계를 정복해 나간다.

대성전 말기에 이르러 인류 제국이 어느 정도 정립되자 황제는 다시 인류역사의 그림자 속으로 사라지기 위한 준비를 했다. 먼저 군사적으로는 자신이 가장 총애하던 16번째 프라이마크 호루스 루퍼칼에겐 워마스터라는 칭호와 함께 제국군의 총지휘권을 넘겨주었고, 정치적으로는 아뎁투스 테라라는 최고 통치 기관을 설립하고는 각 분야에 하이 로드란 직책을 만들고 그들로 구성된 테라 평의회를 설치해 자신이 없어도 인류제국의 행정이 원활히 돌아갈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였다.

이후 인류의 워프 의존도를 줄여 카오스의 손아귀에 떨어지지 않도록 막고, 그 세력을 근본적으로 약화시키기 위해서 가장 열성적이고 뛰어난 과학자들과 기계교의 협력 하에 웹웨이를 연구하러 지구로 되돌아가 은둔한다. 그러나 아들들에겐 이러한 사실을 숨겼고 워마스터 호루스는 반신 중에서도 으뜸인 자신조차도 혼자 감당하기에는 너무나도 많은 일과 책임에 짓눌리다 결국 황제가 자신을 버렸다고 판단하곤 깊은 좌절감에 빠진다.

황제는 호루스를 포함한 프라이마크들에게 워프에 고대 시절부터 악마라 불린 적대적인 무언가 있다는 것은 가르쳐주었지만,[29] 은하계처럼 조만간 인류에게 손쉽게 정복될 대수롭지 않은 대상으로 여기도록 만들었으며, 그들의 배후에 너무나도 막강한 파괴적인 힘(Ruinous Power)을 가진 카오스 4대신이 있다는 사실은 숨겼다. 이것은 반역파 프라이마크들이 황제에게 배신감을 느낀 가장 큰 이유가 된다.

후일 일부 프라이마크들이 카오스가 뭔지도 모르는 채로 음모나 카오스 신의 꼬드김에 멋모르고 카오스에 물들어 타락했음을 고려해보면 황제가 프라이마크들에게 카오스에 대한 진실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까닭 중 하나는 자신이 프라이마크들을 체계적으로 교육시켜주지 못한 탓에 카오스에 대한 면역력이 생기지 못했기에 그랬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말카도르의 언급 등으로 볼 때 아예 카오스라는 게 존재한다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타락할 가능성이 있기에, 몰라서 타락할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알고 있는 게 더 위험하다고 판단해 일부러 말하지 않은걸로 보인다.

3.4. 호루스 헤러시

"우리[30]는 프라이마크들이 서로서로, 그리고 자신들의 아버지와 적대하기를 바랐네. 우리는 그들이 재발견되는 순간부터 그들을 서로 싸우게 만들고, 불공정한 편애로 형제 간의 경쟁심을 부추김으로써 그들을 조종해왔지."[31]

"프라이마크들, 그들 모두는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일 뿐일세."
"The Primarchs, all of them, are but a means to an end."[32]
"제국은 인류를 위한 것이지, 초인들(post-humans)을 위한 것이 아닐세."
"The Imperium is not for the post-humans, but for mankind."
▶ 말카도르. 오디오 드라마《First Lord of the Imperium》에서.[33]
황제는 자신의 계획이 완성되어 인류가 엘다같은 사이킥 종족화되고 워프로부터 자유로워지면 자신의 지도 없이도 이전처럼 자립이 가능하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따라서 대성전 말기에는 본인의 심복인 말카도르의 바램과는 달리 다시 역사 속 그림자로 돌아가고 싶어했다. 반대로 말카도르는 황제의 비전이 너무나도 완벽하여 황제가 영원히 무지몽매한 인류를 영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프라이마크나 스페이스 마린은 적어도 황제에게 있어서는 썬더 워리어와 하등 다를 바가 없는 도구나 다름없었다. 다시말해 황제는 대성전이 끝나면 프라이마크들과 스페이스 마린들 역시 숙청시킬 생각이었다. 다만 통제가 아예 불가능한 썬더 워리어와는 달리 충성파 기준 프라이마크와 스페이스 마린은 이성이 있고 통제가 가능한 존재들이었기 때문에 이들에게 "알아서 물러나라."고 조용하게 무혈 숙청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황제가 굳이 이들까지 무력으로 숙청하려 들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작중 기준으로도 명확하게 거론되지는 않는다. "알아서 물러나라."고 하면 자발적으로 군말 없이 은둔할 프라이마크도 꽤 있었는데[34] 효율을 중시하는 황제의 성격상 굳이 힘을 낭비해가면서 충성파 프라이마크들을 굳이 무력으로 때려눕혀서 죽일 필요가 있었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비록 반역파로 돌아서서 실패로 끝나긴 했지만, 원래 계획대로라면 황제는 다른 프라이마크는 몰라도 마그누스 더 레드만큼은 무조건 잔류시킬 생각이었다. 마그누스는 웹웨이(황금 옥좌) 통제관으로 세울 목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황제가 처음부터 프라이마크들을 숙청할 작정은 아니었다. 애초에 제국은 초인들의 것이 아니랬는데, 정작 황제를 지근거리에서 수행하며, 숙청 대상으로 고려조차 되지 않는 아뎁투스 쿠스토데스를 보면 이 말도 100% 진실은 아니다. 즉, 프라이마크들을 세뇌교육해 자신처럼 인류를 위해 헌신하는 자들로 만들려 했을 가능성이 높다. 당장 황궁을 보면 20개의 프라이마크들을 위한 방이 있었는데, 이는 황제가 프라이마크들을 어린 시절부터 직접 양육하여 기르면서 세뇌하려는 속셈이었던 걸로 보인다. 황제의 카리스마는 아무리 정신력이 강한 존재라도 자발적으로 복종을 일으키는 수준이니, 계속 길렀다면 정말 어떻게 됐을 지 모를 일이다. 의심이 극에 달한 페투라보조차 황제를 보자마자 오열하면서 받아달라고 애원했을 지경이었다. 그러나 이를 아니꼽게 보던 에르다의 사보타주로 프라이마크들이 전 은하에 흩어짐으로써 완전한 통제에서 벗어났고, 일일이 제어가 불가능한 프라이마크들을 숙청하는 가닥으로 방향을 잡은 것 같다. 또한 이런 밑바탕은 황제가 프라이마크들이 은하 멀리 날아가버리자 격하게 분노를 토했다는 에르다의 증언과도 개연성이 일치한다.

이를 위한 사전 작업으로 대성전 초기부터 각 프라이마크 및 군단들 간에 불공정한 대우 및 경쟁심 유발을 통해 갈등을 부채질해왔다. 실제로 황제가 프라이마크들을 회수하는 과정들을 보면 얼핏 상황이 어쩔 수 없어보이기도 하지만 황제의 능력으로 충분히 감화시킬 수 있음에도 그러지 않거나[35], 더러는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는 등[36] 형제끼리 갈등을 겪는 것을 해결해주지 않는 등 수상쩍은 경우가 한둘이 아니었다. 그리고 불만을 품은 이들이 반역을 일으키도록 방조하고, 서로 죽고 죽이는 내전을 통해 힘을 소진한 충성파와 반대파를 전부 쓸어버리는 것이 황제의 원래의 계획이었다. 그러나 황제는 프라이마크 및 그 군단들에 대한 카오스 신들의 영향력을 너무 과소평가했고, 이들이 황제의 예상보다 더 빠르고 광범위하게 프라이마크들과 군단들을 타락시킴으로써 황제의 계략은 점점 황제 본인도 통제하지 못할 지경으로 치닫고 만다. 출처1, 출처2

우선 호루스가 일련의 사건으로 신조차 죽일 수 있다는 데몬웨폰 아나테임에 의해 치명상을 입어 유언까지 남길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빠지자 에제카일 아바돈 등 호루스의 최측근들은 그를 치료하기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미 카오스로 전향했던 워드 베어러 군단의 수석 채플린 에레부스의 음모에 말려들어 한 원시적인 행성 부족의 종교적인 의식을 준비하는데, 이들은 카오스 신에게 바쳐진 컬티스트였고, 어둠의 의식으로 호루스는 심상세계에서 에레부스가 보여주는 폭압과 폭정으로 인류가 고통받고 황제와 몇몇 프라이마크가 신으로 숭배되는 미래의 환상을 보며 황제에 대한 증오심과 질투심을 주입받아 영혼부터 타락해 돌이킬 수 없게 된다.

한편 15번째 군단 사우전드 선의 프라이마크인 마그누스 더 레드는 이런 미래를 내다보고 그의 군단 소서러 절반을 희생하면서 같은 심상세계로 쳐들어가 카오스 신들이 호루스의 영혼을 조종하는 것을 막고 그의 마음을 다시 되돌리기 위해 노력했으나 실패한다. 이후 금지된 마법으로 테라의 황제에게 호루스의 반역에 대해 경고를 보냈지만 이 행위는 황제가 비밀리에 개척하고 있던 웹웨이의 방어막을 파괴하고 워프와 직접적으로 연결시켜 웹웨이 내부로 악마가 쏟아져 들어오게 만들었다. 황금 옥좌는 웹웨이를 통제하고 유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장치로 사이킥 파워만으로 작동했고 약간의 사이킥만으로도 통제가 가능해 마그누스를 자기 대신 옥좌에 앉히려는 계획도 수립해놓았지만 그가 벌인 사고 때문에 황금 옥좌를 정비하는 과학자들이 몰살 당하고 핵심 부품들이 망가지면서 불안정해진 웹웨이가 완전히 붕괴하고 지구에 헬게이트가 다이렉트로 열릴 판이 되자 황제는 황금 옥좌에서 잠시도 떠날 수 없게 된다. 만에 하나 마그누스를 성공적으로 회수하여 황금 옥좌의 배터리로 사용했더라면 황제는 계획을 달성할 수 있었겠지만, 이 사태 자체가 젠취의 계획이었으니 애초에 그럴 가망조차 없었다.

결국 황제에 대한 증오심을 품고 다시 깨어난 호루스는 이미 타락해 있었던 로가 아우렐리안 워드 베어러와 더불어 대성전 동안 서로 도우며 평소 가깝게 지내던 앙그론 월드 이터, 펄그림 엠퍼러스 칠드런, 모타리온 데스 가드를 시작으로 그 외 여러 제국군들과 기계교단의 병력 등을 워마스터로서의 명령권과 적절한 회유 등으로 제국 군세의 반을 자신의 휘하에 끌여들여 대대적인 내전이자 반란인 '호루스 헤러시'를 일으키게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호루스는 그가 본 환상을 막기 위해 황제에 대한 반역을 꾀했으나 사실상 그의 반역으로 인해 그가 본 환상이 실제로 실현된 셈이 되었다.

3.4.1. 웹웨이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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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위대 '탈론스 오브 디 엠퍼러'를 이끌고 웹웨이를 방어하는 황제
소설 인류의 주인(Master of Mankind)에서는 황제가 황금 옥좌에 앉아 웹웨이 붕괴를 저지하는 가운데 장장 5년 동안 탈론스 오브 디 엠퍼러(Talons of the Emperor)라 칭해지는 직속 친위대인 커스토디안 가드, 침묵의 자매들 대다수와 지구와 화성의 통합을 지지하는 충성파 기계교의 인원들이 필사적으로 악마, 타락한 스페이스 마린들과 전쟁을 벌이며 방어를 시도한다. 이 전쟁은 테라의 하이 로드들에게 전혀 알려지지 않은 채 완벽히 비밀리에 진행되었으며 기계교 측 인원들도 황제에 대한 충성심이 특히 높은 자로만 선별되었다. 당시 테라의 수비를 맡고 있던 로갈 돈은 황제가 황궁에서 커스토디안 가드들과 어떤 일을 진행하고 있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으나 후에 테라 공성전을 준비하면서 말카도르에게서 구체적인 사정을 듣게 된다. 이는 로갈 돈조차 카오스에 면역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말카도르가 직접 언급했다. 그러면서 말카도르는 카오스에 완전히 면역인 프라이마크는 따로 있다고 말했는데, 팬들은 초이성적인 프라이마크들 사이에서도 특히나 이성적인 프라이마크인 라이온일 거라고 추측하고 있다. 또는 갓난아기때부터 황제와 말카도르가 직접 가르친 알파리우스나.

그러나 모든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다. 5년동안 충성파 인류 세력들은 무한한 악마의 군세를 막아내려 하나, 죽여도 죽여도 무한하게 쏟아져 들어오는 악마들을 상대로 버티는 것은 무리였고 반역파 군단들까지 웹웨이에 등장하여 가세하며 커스토디안 만인대 대부분이 전사하는 치명적인 피해를 입게 된다. 만인대는 1/10규모인 1000여명 정도로 줄어들었으며 그마저도 절반은 부상 상태였다. 이 때 로갈 돈이 커스토디안 측에 임페리얼 피스트 몇개 중대를 원군으로 보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하지만 디오클레티안이 거절한다. 인류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만인대도 떼죽음을 당하는 마당에 고작 아스타르테스 중대 몇개는 전력이라고 볼 수도 없는 수준일 뿐더러 아스타르테스 군단 절반이 이미 배신한 판에 임페리얼 피스트라고 신뢰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 사실을 로갈 돈에게 직접 말로 전하는 대신 디오클레티안은 전장에서 노획한 월드 이터의 피로 칠갑된 뒤틀린 헬멧을 물끄러미 쳐다보았고, 돈은 그의 의도를 단박에 이해한다.

거기 더해 오르도 시니스터의 싸이-타이탄을 비롯한 웹웨이에 투입한 3대의 타이탄을 전부 손실한 기계교 세력은 화성 탈환을 위해 임의로 이탈했으며, 황제 자신조차 막을 수 없는 '인류 역사에서 생존 이외의 목적으로 인한 최초의 살해에 의한 비명'에서 탄생한 매우 강력한 카오스 언디바이디드 악마 드라크'니옌(Drach'nyen)까지 나타나 깽판을 쳐댄 결과, 마지막 방어선으로 간주되었던 웹웨이 내 고대 엘다의 폐허 도시인 Impossible City가 함락당한다. 이에 황제는 결국 포기를 결정하고 사전에 침묵의 자매들에게 내린 '자신이 부재할 시 황금 옥좌를 유지시킬 수천 명 규모의 희생양 사이커들을 긴급 동원하라'는 기밀 프로토콜을 발동시킨 후 직접 웹웨이에 들어가 생존자 철수를 위한 마지막 전투를 벌이게 된다.

이때 황제는 드라크'니옌과의 싸움을 예지하였으며, 상술했다시피 그 자신조차도 이 악마를 이길 수 없을 것을 알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대 테라 원시인 족장의 모습으로 나타난 드라크'니옌과 대면하여 싸웠으나 몇 차례의 공격을 주고 받은 끝에 마검으로 변형된 악마에게 갑옷이 뚫려 몸이 관통당하는 중상을 입고 피를 흘린다. 그러자 황제는 필사적으로 그 악마를 잡아 자신의 몸에서 뺀 후 본인이 직접 그의 궁극적인 목표와 시각, 감정을 공유해주었던 커스토디안 가드 '라 엔디미온[37]의 몸에 찔러 넣고는 그에게 '뛰어라'는 마지막 명령을 내렸다. 검은 곧 사라졌고 악마는 라 엔디미온의 몸에 속박되었다. 황제는 언젠가 이러한 상황이 오리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라 엔디미온에게 그러한 사사로운 영광을 내렸던 것이었고, 라 엔디미온 역시 처음에는 당황했으나 곧 주군의 의도를 이해하고 명령에 군말없이 따라 악마 무리 속으로 사라진다.[38] 이후 부상을 입은 채 남은 커스토디안 가드들을 이끌고 웹웨이에서 빠져 나온 황제는 악마들이 물질계로 넘어오기 직전 다시 황금 옥좌에 앉아 사이킥으로 아직 남아있던 관련 부품들을 모두 파괴하여 관문을 닫았다.
+전쟁은 이미 끝났다. 디오클레티안. 이기거나 지거나, 호루스는 이미 우리 모두를 파멸시켰어. 마지막 인간이 허공에 우리 종족 최후의 숨결을 내뱉는 그 순간까지 인류는 호루스처럼 깜깜한 무지 속에 파묻혀 있겠지. 워프는 앞으로 영원히 모든 인간의 심장을 좀먹는 암덩어리로 남아 있을 것이다. 제국이 앞으로 백 년, 혹은 천 년, 아니면 만 년 동안 더 이어질 수도 있겠지. 허나 언젠가 제국은 무너질 것이다, 디오클레티안. 제국은 무너질 것이야. 인류는 이제 영광의 길을 영영 걸을 수 없게 되었다. 이제는 그저 스러져가는 빛을 향해 공허한 격노를 뱉는 것만이 우리에게 남은 전부로구나.+

"그럴 수는 없사옵니다. 그럴 수는 없사옵니다."

+그럴 수는 없다 하였느냐? 커스토디안이여, 그리하면 그대는 무엇을 할 작정인가? 어떻게 - 그대의 창과 용맹과 충성심만을 가지고 - 운명 그 자체가 반복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더냐?+

"우리는 호루스를 죽일 것입니다. 그리고 전쟁이 끝나면, 우리는 새로이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웹웨이를 깨끗하게 청소할 것입니다. 잃어버린 것들은 기계승들이 다시 한 번 만들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설령 수백 년이 걸린다 하더라도 말입니다. 호루스를 쓰러뜨리고 나서-"

+16호는 짐이 상대하겠다. 하지만 16호의 자리를 차지할 누군가가 새로이 나타날 것이다. 이제야 알겠구나. 그렇게 흘러갈 수밖에. 적은 결코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야. 또 다른 누군가가 오겠지, 호루스의 그릇된 믿음과 판단으로부터 분명 깨달음을 얻을 누군가가.+

"그게 누구입니까, 폐하?"

+알 수 없다. 그리고 그게 누구인지 안다 하더라도 지금 이 순간에는 의미가 없을 것이야. 허나 이것만은 기억하도록 하여라 - 이 다툼에서 배움을 얻는 것은 우리뿐만이 아님을. 우리의 적 또한 더더욱 교활해져만 간다.+

"폐하, 당신은 인류의 황제이시옵니다. 우리는 우리 앞에 나타나는 그 무엇이라 할지라도 정복할 것이옵니다. 이 전쟁이 끝난 후에, 우리는 폐하의 영도 아래에서 재건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짐이 가고 없다면 어찌하겠느냐, 디오클레티안.+

"폐하, 이제는 어찌하여야 하나이까? 앞으로 무엇이 다가올 것이옵니까?"

황제는 디오클레티안으로부터 고개를 돌렸다. 폭풍이 저 위쪽의 사멸한 도시를 두들겨대는 동안, 황제는 동굴의 어둠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황제는 단 두 마디 말만을 던졌다. 커스토디안이 이전까진 단 한 번도 그의 입에서 들어본 적이 없는 그 말을.


+나도 모르겠구나(I don't know).+
▶ 소설 마스터 오브 맨카인드의 에필로그.

에필로그에서 황제는 커스토디안 가드 트리뷴 디오클레티안에게 과거 자신이 만들었던 초창기 황금 옥좌의 환상을 보여주며 "호루스를 쓰러뜨린다 해도 다른 이가 그 뒤를 대체할 것이고, 당장이든 만년이 걸리든 인류는 확실하게 파멸할 것이며, 인류는 절대로 파멸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자신의 견해를 밝힌다. 이에 디오클레티안은 이번 문제를 해결하기만 하면 자신들이 황제를 충실히 보필하여 웹웨이를 비롯하여 잃은것들을 모두 복구하고 인류와 제국이 다시 영광스런 나날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위로하며 희망을 주려 하지만, 황제는 그에게 "그럼 만약 내가 사라진다면 너희들은 어찌할 것이냐"며 반문한다.

이에 디오클레티안이 답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그 다음에는 무엇이 다가올지 묻자 황제 역시 자신도 모르겠다라는 말을 남긴다. 출처 인류의 비전을 제시하고, 이상적인 지도자의 모습을 유지하던 황제가 거의 처음으로 자신도 더 이상 미래를 알 수 없다고 언급하며 암울함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대단히 큰 충격을 주는 장면이다.

3.4.2. 호루스와의 대결

호루스는 황제가 행성 몰렉에서 그러했듯 역시 몰렉의 워프 게이트에 직접 들어가 카오스 신들의 시험을 거쳐 축복을 받고 승천하게 되었다. 이 때까지만 해도 호루스와 펄그림만이 반역자라고 드러나 있던 상황이었다. 이후 반역파에 몸담았으나 아직 반역 사실이 드러나지 않았던 아이언 워리어, 나이트 로드, 워드 베어러, 알파 리전 군단은 어제까지만 해도 함께 동고동락했던 충성파 군단인 샐러맨더 레이븐 가드, 아이언 핸드를 함께 호루스와 펄그림을 처단하자고 속여 이스트반 V라는 행성에 모아놓고 한꺼번에 급습해 거의 전멸시켰으며(Dropsite Massacre), 재빠르게 테라를 향해 진격하기 시작하였다.

이 때 이스트반 V에 있던 충성파 군단은 정말 풍비박살이 났다. 샐러맨더는 프라이마크 불칸이 포로로 잡히고 군단은 남은 인원이 수 백명에 불과한 수준까지 몰살당해 이후 헤러시 기간 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었고[39], 아이언 핸드는 프라이마크 페러스 매너스의 목이 따였으며, 레이븐 가드는 기함이 격침되고 복구 불능 상태까지 인원이 줄어들어 코르부스 코락스가 긴급히 테라로 복귀해 황제에게 스페이스 마린 제조 기법을 가르쳐달라 청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황제는 코락스에게 달의 비밀 금고에 있던 아스타르테스 양성 방법을 건네주었고, 한동안 이 제조법으로 우수한 기량의 아스타르테스를 빠르게 양성하여 인원을 꽤 복구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알파리우스 오메곤이 잠입해 이 제조법을 훔쳐갔다.

게다가 반역파 군단 워드 베어러가 울트라마린 군단의 모병 행성 칼스에서 대규모 워프 폭풍 '루인 스톰'을 소환하였고, 그 여파로 인해 워프 항해의 근간인 아스트로노미칸의 빛을 관측할 수 없게 되었으며, 은하계 전역과 테라가 위치한 솔라 세그멘툼 간의 통신 또한 끊겨버리자 울트라마린 군단의 프라이마크 로부테 길리먼은 황제가 승하하였거나 그에 준하는 피해를 입은 것으로 간주하고 다크 엔젤 군단의 라이온 엘 존슨과 함께 블러드 엔젤의 프라이마크 생귀니우스를 제국 섭정으로 옹립해 마크라그를 수도성으로 한 임페리움 세쿤두스(두 번째 제국)를 만드는 지경까지 간다.

하지만 임페리얼 세쿤두스 군세에 의해 다빈이 점령되어 루인 스톰이 소멸된 후 다시 테라로 가는 길이 열리자 길리먼은 임페리움 세쿤두스를 해체하고 테라로 향한다. 그 동안 동료 군단에게 갑자기 공격받거나 고립되어 혼란해 하던 화이트 스카 군단의 자가타이 칸과 생귀니우스가 호루스가 먼저 당도하기 전에 테라에 올 수 있었고[40], 황궁 방어 임무를 맡은 로갈 돈 임페리얼 피스트 커스토디안 가드, 임페리얼 아미가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반역자들의 공격을 성공적으로 방어하였으며, 거기에 더해 기계교의 타락한 제조장관 켈보르 할의 세력이 화성에서 축출되어 화성이 충성파에게 재탈환되고 충성파 군단들이 테라에 도착하자 이에 위기감을 느낀 호루스는 함선 방어막을 해제하여 황제와 결전을 벌인다는 도박을 한다.

참고로 이전까지 알려져 있던 황제의 호루스와 황제의 대결 파트는 1990년에나 나온 구판 내용으로, Realm of Chaos: The Lost and the Damned(1990) 및 화이트 드워프 131호에 수록되었던 Bill King의 두 페이지 짜리 단편 소설 하나가 전부였다. 그마저도 2006년에 호루스 헤러시 아트북 시리즈 중 4권 '비전 오브 데스(Visions of Death)'에 수록되는 과정에서 다시 고쳐 쓰려고 했던 부분인데 마감에 쫒겨서 그냥 출판해버린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이는 소설 호루스 헤러시 시리즈로 정사가 재정립된 현재 강판된 설정이며, 해당 시리즈에서의 호루스와 황제의 최후 결전 또한 기본적인 틀만 남기고 완전히 새롭게 쓰일 예정이다.
3.4.2.1. 구판
파일:인류의 제왕 2.jpg
황제와 호루스의 결투를 묘사한 최초의 아트.
에이드리언 스미스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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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신황제 4.jpg
작게는 호루스 헤러시, 크게는 Warhammer 40,000을 상징하는 그림으로 유명한 구판 일러스트.
에이드리언 스미스의 작품으로 위 작품의 리마스터 버전이다. 미장센 해설

로부테를 비롯한 구원군이 다가오는 걸 파악한 호루스는 기함 복수의 영령의 보이드 실드를 일부러 내려 텔레포트 강습을 허용함으로서 황제가 오기를 유도했고, 이 상황에서 호루스를 잡는 것만이 가장 확실하게 승기를 잡을 수 있다 판단한 황제는 프라이마크 생귀니우스와 로갈 돈, 임페리얼 피스트의 최정예와 커스토디안 가드들을 거느리고 순간이동 강습을 감행하나, 호루스의 계략으로 이 정예 중 대다수가 함선 각지에 따로 떨어져 순간이동 되어서 사방팔방에서 포위당한 채로 난전을 벌인다.

이때 생귀니우스가 홀로 함교에 먼저 당도했는데 이 역시 호루스가 조종한 결과로 그를 회유하기 위함이었다. 그동안 숱하게 카오스의 유혹을 받아왔던 생귀니우스는 호루스의 마지막 회유조차 단호히 거절했고, 그에게 맞서 싸웠다. 허나 카오스 4대신이 모두 직접 빙의한 호루스를 이길 턱이 없었고 결국 천사는 이미 예지되었던 대로 테라에서 죽음을 맞이했다.

생귀니우스가 쓰러진 후 뒤늦게 황제가 함교에 도착하여 마침내 호루스와 마주치게 된다. 처음에 호루스는 뉘우치는 시늉을 하면서 황제의 방심을 유도했으나 황제가 곧 군기로 가려져 있었던 생귀니우스의 시신을 발견함으로써 싸움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황제는 카오스 신들의 가호를 받은 호루스를 당해내지 못하고, 한쪽 눈을 잃고, 등뼈와 늑골이 부서지고, 팔이 뽑히는 등 치명상을 입은채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으며, 호루스는 그러한 황제를 비웃었다. 생귀니우스의 시신과 치명상을 입은 황제라는 절망적인 상황을 보고 아무도 감히 나서지 못했다. 이때(1. 용감한 가드맨 한 명이 2. 임페리얼 피스트의 터미네이터 스쿼드 한 명[41]이 3. 막 벤지풀 스피릿의 함교에 들어 온 한 커스토디안 가드가) 한치의 망설임 없이 황제를 구하기 위해 달려왔으나 호루스는 눈빛만으로 그를 찢어발겨 처참하게 살해하고 말았다.[42]

그 모습을 본 황제는 마침내 호루스가 돌이킬 수 없게 되었음을 깨닫고, 충성스러운 (1.가드맨이, 2. 스페이스 마린이, 3.커스토디안 가드가) 자신의 목숨을 바쳐 선물해 준 찰나의 순간에 모든 것을 끌어모아 만든 초신성 폭발을 뛰어넘은 순수한 사이킥 화살을 호루스의 심장에 날린다. 호루스는 이 일격을 맞고 쓰러졌으며 카오스 신들은 쓰러진 호루스의 몸에서 도망쳤다.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제정신을 차린 호루스는 황제에게 눈물로 사죄하며 자신을 완전히 죽여달라 간청했고, 황제는 그런 호루스를 보고 연민을 느껴 잠시 망설였으나 이내 마음을 굳히고 최후의 일격으로 워마스터를 파괴했다.

로갈 돈과 충성파가 뒤늦게 들이닥쳤을 때에 이미 호루스는 죽었으며, 황제 또한 심각한 부상을 입어 의식을 잃고 거의 죽어가고 있었다. 로갈 돈은 쓰러진 황제의 육신과 생귀니우스의 시신을 수습하여 황금 옥좌로 달려갔고, 황제를 대신해서 황금 옥좌를 유지하기 위해 모든 힘을 소진하고 있었던 제국의 재상 말카도르를 황금 옥좌에서 분리시켰다. 말카도르는 정신을 잃은 황제에게 마지막 남은 자신의 생명력을 불어넣어 그의 목숨을 연장시킨 후 재가 되어 사라졌다. 잠시 정신이 돌아온 황제는 로갈 돈에게 자신을 황금 옥좌에 안치할 것을 요구하였으며 의식이 끊길 때까지 기타 여러 사항들을 지시하였고 로갈 돈은 이를 그대로 실행했다.

황제는 치명상을 입은 채 그대로 황금 옥좌에 안치되었다. 이후 황제는 식물인간, 혹은 거의 시체에 가까운 상태가 되어 버린다. 이후 장장 1만년의 세월이 흐른 41번째 천년기에 이르기까지 황제는 황금 옥좌에 앉은 채 인류의 지도자로 군림하고 있다.
3.4.2.2. 신판
파일:인류의 제왕 1.jpg
파일:인류의 제왕 3.jpg
아트북 Visions of Heresy의 표지에 사용된 일러스트
호루스 헤러시 소설 시리즈의 표지를 전부 맡은 닐 로버츠(Neil Roberts)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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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과 죽음 3부의 표지. 호루스와 격돌하는 황제
+에게 짐이 결코 쓰러지지 않으리라 답하리라. 짐은 에 맞서 그것들을 부정하고, 그들의 미혹에 빠진 꼭두각시, 내 처음 찾은 이에게 달린 타래를 끊으리라. 그리고 짐은 승리하여 옥좌로 돌아가 다음 만 년을 버티리라. 그리고 그 만 년의 열 배라 해도 옥좌를 지킬 것이라 답하리라.+
- 소설 《The End and the Death》에서 최종결전 직전 말카도르에게 #
의 주군은 파괴적인 공세 속에서 전진한다. 일격이 꽂힐 때마다 죽음이 꽂핀다. 너의 어두운 둥우리에서 핵심이 되는 곳, 너의 은신처이자 성소로 향한다. 네가 던지는 사악함은 그의 앞에 불탈 따름이다. 아버지를 막으려던 너의 시도는 그를 더 강하게 만들었고, 자비를 거부함과 동시에 내가 보고 싶지 않던, 그가 입지 않기를 바랐던 형상을 취하도록 강요한 셈이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그 때문에 내 심중에 기쁨이 차오른다. 그의 궁극의 격노가 펼쳐지는 것을 보게 될 만큼 오래 살았음에 거의 기뻐할 지경이다.

그가 죽이는 것들은 죽은 자이건, 죽음에서 불러일으켜진 자이건, 불생자이건 간에 그가 분노 속에서 뿜어내는 힘 앞에 불타오른다. 저들은 그의 진정한 형상을 보고 있다, 처음 발견된 이여. 네가 강요한 모습이 지금 그의 형상이다. 황제, 인류의 주인, 악마를 죽여 정화하는 자(Thanetiser), 전멸자들의 절멸자, 훔친 불길을 쥔 자, 거짓된 넷, 가련한 넷에게 죽음을 가져다 주는 자.

그가 여기 있다, 처음 발견된 이여. 극한의 분노와 격노 속에 그가 여기 있다. 그리고 그는 너를 향해 오고 있다. 네가 빚진 그 모든 복수와 악의를 품고 그가 오고 있다.

더 이상 자제란 없다. 그의 주저함은 사라진 채다. 그가 너를 멸하는 순간이 가장 큰 기쁨일지니. 그의 정신이 워프를 뒤흔들며 포효한다.

+짐이 여기 왔노라, 호루스 루퍼칼. 너를 위해 왔노라. 짐이 곧 종말과 죽음일지니.+
출처


소설 《종말과 죽음》에서 본격적으로 호루스와의 결전을 다루게 되며 생귀니우스의 죽음 까지는 비슷하게 흘러간다.

사실 황제와 호루스는 반역파 함대가 태양계에 진입했던 순간부터 장막의 뒷편에서 치열한 영적 전쟁을 벌이고 있었다는 것으로 황제는 물론이고 호루스 역시 공성전 내내 전장에 전혀 나오지 않았던 이유를 설명한다. 이 싸움은 황금옥좌를 유지하기 위해 이미 엄청난 싸이킥 파워를 소모하고 있었던 황제에게 압도적으로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아도 말카도르가 워프 속에서 황제를 만났을 때의 황제의 워프 안의 형상은 영양실조에 걸려 앙상한 뼈만 남은 노인으로 보였을 정도로 비참한 꼴이고[43] 말카도르가 '물'을 주자 본능적으로 허겁지겁 삼키다가 다 주기 전에 나도 돌아가려면 조금은 남겨놔야 한다고 할 때도 순간적으로 물을 그냥 다 집어삼킬 뻔 했다. 워프 내의 상황을 이미지로 표현한 만큼 이 물 역시 영적인 활력을 뜻할 것이고, 그렇기에 그 황제조차 고작 10년도 안 되는 기간만에 순간적이나마 본능적으로 반응할만큼 한계까지 지쳐있었다는 걸 암시하는 걸로 볼 수 있다. 강대한 사이커 말카도르조차 잠시 버틴것만으로 소멸하는 황금 옥좌를 지고 있는 판에 부가적으로 이런 대결을 하고 있었으니 애초에 승산이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물질계에서도 유리하기는 커녕 테라와 황궁 전체가 불타오르는 참극을 연이으며 황제에게 불리하게 돌아갔으나, 마침내 수성측이 기다리고 있던 로부테 길리먼과 구원군이 태양계 가까이 다다를 때까지 어떻게든 황궁 심장부만은 사수하며 끈질기게 버텼다. 로부테가 문턱까지 다다른 마당에 호루스가 더 이상 물질계에서 황제를 이길 희망이란 사라졌으니 그 동안 꾸준히 이겼거나 말거나 여기까지 지체된 것만으로도 반역파에게는 실질적인 패배나 다름없었고, 아무리 황제가 정신적으로 궁지에 몰렸다고 해도 그를 비물질계에서 끝장내는 것도 불가능했기에, 결국 호루스는 단기접전이라는 도박을 감행할 수밖에 없었다.

황제는 황제 대로 테라 공방전이 시작되기 전부터 호루스와의 일대일 대결이 펼쳐질 것을 내다보았고, 호루스가 보이드 실드를 내려 텔레포트 강습이 가능한 상황이 되자 계획대로 자신과 마그누스에 이어 가장 강력한 싸이커인 말카도르를 희생시켜 황금옥좌에서 벗어난 후 프라이마크 생귀니우스와 로갈 돈, 임페리얼 피스트의 최정예와 커스토디안 가드들을 거느리고 호루스의 기함 벤지풀 스피릿에 텔레포트 한다. 이때 황제와 더불어 함께 보딩한 일행들은 호루스의 계략으로 함선 각지에 따로 떨어져 순간이동 되었고, 프라이마크와 커스토디안 가드 등 압도적인 개인 전투력을 가진 인원들을 제외한 대부분은 기다리고 있던 반역파 군단원과 악마에 들려 뒤틀린 함선 그 자체의 영향 탓에 죽는다.

신판에서는 그리도 예언에 능하다는 생귀니우스가 왜 자신의 죽음을 예지할 수 있었음에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호루스와 마주해 죽었는지를 안타깝게 설명한다. 사실 생귀니우스 역시 테라 공성전 발발 이전부터 자신의 죽음에 관한 예지를 꾸준히 봐서 테라 공성전 이전의 베타 가몬 전역에서는 얻어맞아서 보이드 실드가 터진 타이탄에게 위험하게 뛰어들면서 (호루스에게 죽을 것이므로) '나는 오늘 죽을 운명이 아니다!'라고 외치는 상황까지 직면한데다 자신의 죽음이 다가올수록 그 예지가 더 자세하게 보이기만 했고, 슬프게도 황제 역시 생귀니우스가 영원의 문 전투에서 앙그론에게 치명상을 입었다는 걸 잘 알고 있고 이미 말카도르와의 모의전으로 생귀니우스의 사망 가능성을 예측했기에 생귀니우스가 따라오는 걸 만류했지만, 생귀니우스가 자신의 예지대로라면 자신과 호루스가 만나는 미래만은 회피할 수 없기에 반드시 황제보다 먼저 호루스와 대면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해 결국 따라왔었다. 자신이 가지 않았다면 황제가 지고 나서 자신과 호루스가 대치할테니 인류에게 더는 희망이 없을 것이므로, 자기가 아마도 죽을 것이란 걸 알면서도 굳이 따라갔던 것이다.

생귀니우스는 자신의 예언 탓에 최대한 형제나 아버지보다 먼저 호루스와 마주하기 위해 이미 입은 끔찍한 상처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상처를 걱정하는 아들을 닥달하면서까지 무리해서 선봉에 서서 싸우다 아군의 대열을 이탈해 홀로 나아가서는 결국 호루스와 가장 먼저 대면했으며, 최선을 다해 호루스를 공격해 몰아붙이나, 그건 호루스가 생귀니우스에게 일부러 져주다가 카오스의 권능을 발휘해 순식간에 형제를 제압하는 것으로 절망을 안겨줘 설득하려는 계책이었으며, 그럼에도 끝까지 저항하지만 비참하게 전사한다.

신판에서는 새로운 존재인 '어두운 왕'의 존재가 언급된다. 어두운 왕은 코른, 젠취, 너글, 슬라네쉬의 뒤를 이어 다섯번째로 각성하게 될 카오스 신으로 모든 인류의 공포와 절망을 기반으로 하는 존재인데, 호루스 헤러시로 인하여 인류 전체에게 공포와 절망이 퍼져버렸고 남은것은 어두운 왕의 핵심적인 자아가 되어줄 숙주만을 남겨놓은 상태였다. 그리고 테라 공방전 막바지에 호루스의 기함인 벤지풀 스피릿의 함교에는 기존의 4대신들을 상징하는 옥좌가 생기며 그 중 가장 상석인 정중앙에 어두운 왕을 위한 옥좌가 생겼다. 당연하지만 충성파도, 반역파도 호루스의 기함에 새로운 옥좌가 생겼기 때문에 이 모든 사태를 유발한 중심인물이자 함선의 주인인 호루스를 어두운 왕으로 승천할 숙주로 여겼다.

하지만 호루스는 황제를 제거해야만 자신이 어두운 왕으로 승천할 것으로 판단했고, 이에 벤지풀 스피릿의 방어막을 정지시켜 황제가 자신을 찾아오도록 유인하였다. 황제는 이를 잘 알았으나 호루스를 죽이는 것만이 어두운 왕의 탄생을 막을 유일한 기회라고 판단하여 호루스의 의도에 맞춰서 벤지풀 스피릿으로 텔레포트하였고, 이후 벤지풀 스피릿에서 호루스가 있는 기함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호루스를 쓰러뜨리기 위해 이대로는 힘이 부족해 패배할 것이라고 판단하여 예전에 했던 것처럼 워프에서 힘을 훔쳐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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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다섯번째 카오스 신인 어두운 왕으로 승천할 운명이었던 것은 호루스가 아니라 황제였다.

황제는 호루스가 다섯번째 카오스 신인 어두운 왕이 될 것이라고 판단해서 이를 막기 위해 이마테리움의 힘을 열심히 흡수하였으나 그것이야말로 4대신들의 진정한 노림수였다. 즉 호루스는 황제가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없도록 황제를 초조하게 만들려고 한 카오스 신들의 장기말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였고 호루스도 황제도 보기좋게 속아넘어간 것이였다. 결국 황제는 힘을 과도하게 흡수한 나머지 어두운 왕으로 승천하기 시작하고 말았으나 아직도 4대신들의 진의를 눈치채지 못한 황제는 계속해서 힘을 더 흡수하고 있었고 결국 어두운 왕이 도래하기 직전까지 도달하고 만다. 황금 옥좌에서 불타고 있는 탓에 우주 전역의 상황이 머리속에 억지로 박히다 보니 뒤늦게나마 상황을 파악한 말카도르는 비명을 지르며 황제에게 제발 멈춰달라고 외쳤으나 옥좌가 영혼을 태우고 있어 정신을 유지하기도 힘든 그의 외침은 황제에게 도달할 수 없었고, 한편 어두운 왕의 강림을 막으려 고군분투해왔던 또 다른 인물인 엘드라드 울쓰란도 이 상황을 착잡하게 지켜본다.[44]

그런데 여기에서 한가지 반전이 발생하였다. 같은 시각 자신의 군단을 위해서 뭐라도 건지기 위해 말카도르의 개인 도서관에 침투한 아젝 아흐리만이 키릴 신더만 일행의 설명을 듣고 운명의 흐름의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오랜만에 타로 카드로 점을 보며 설명하길 호루스가 테라를 워프로 완전히 잠식시킨 순간 시간의 흐름이 멈추고 인과율이 틀어지면서 확정된 운명의 결과물이 바뀌어 버렸다고 한다. 예정대로 무언가가 벌어지는 건 바뀌지 않지만 그 종착지가 어디가 향하게 될지는 아무도 예상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승천을 목전에 앞 둔 황제의 앞에 존 그라마티쿠스 일행이 도착하는데 그들의 선두에 서있던 자는 황제의 최초의 워마스터이자 최초의 영속자 동료였던 올라니우스 페르손이였다. 올라니우스는 4대신들의 진짜 목적이 황제 자신을 어두운 왕으로 승천시키는 것이였음을 알려주며 힘의 흡수를 멈춰줄것을 간언한다. 그러나 황제는 이 힘이 없으면 결코 호루스를 이길 수 없다며 올라니우스의 간청을 거절한다. 과거 올라니우스가 황제와 결별한 것도 황제가 이런식으로 주변인들의 간청을 절대로 들어주지 않고 자신의 생각이야말로 옳다는 독선적인 면모를 고집했기 때문에 의견 차이로 갈등을 겪다가 갈라선 것이였다. 그럼에도 올라니우스는 필사적으로 '자신을 버려가면서 억지로 이기느니 차라리 패배하더라도 인간으로 남는 것이 더 낫다'며 황제를 설득하였고, 갈등으로 갈라서고서 3만년 넘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올라니우스가 3만년의 간극을 넘어 다시 자신의 눈앞에 나타나 자신을 필사적으로 설득하는 모습에 결국 황제는 난생 처음으로 자신의 고집을 꺾게 된다.

마음을 굳힌 황제는 결국 스스로의 인간성을 자기자신으로부터 도려내었고, 자신이 과도하게 흡수했던 힘을 도려낸 자신의 인간성에게 몰아준 뒤 그 인간성을 이마테리움 너머에 집어던져버렸다. 이로서 예정되어있던 어두운 왕의 탄생은 저지되어 호루스도 황제도 어느 누구도 어두운 왕이 될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고, 대신 훼손자가 인류제국을 괴롭힐 새로운 대적자로 일어설 운명이 되었다. 이 뒤바뀐 운명의 시간선이 사라지지 않도록 황제는 작별을 고하며 올라니우스와 존 그라마티쿠스 일행을 미래의 자신들이 남긴 표식을 보며 황제를 만나기 위해 왔던 길로 표식을 남기고 가도록 다시 돌려보낸다.

이후 호루스와 마주한 황제는 호루스의 뒤에 있는 카오스 신들을 향해 어째서 호루스를 죽였는지 물은 다음 호루스와의 결투에 들어간다. 하지만 힘을 포기한 만큼 당연히 호루스에게 밀리게 되며 죽을 위기에 처하게 된다. 그런데 이때 올라니우스와 존이 포탈을 열고 다시 나타나 호루스를 잠깐 막아서고, 올라니우스는 황제에게 수리된 아테임[45]을 건넨 뒤 라스건으로 호루스를 막아서지만 끝내 사망하고 올라니우스의 희생이 무색하게 월드브레이커에 의해 머리가 짓뭉개져 부서지고 만다.

호루스의 귓가에 카오스 4대 신의 환호성이 울릴 때 쯤, 호루스는 황제의 시신을 수습하고자 황제에 의해서 소환됐었던 가비엘 로켄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간신히 정신을 추스린 로켄은 호루스에게 제발 멈춰달라고 간청하고 호루스는 이미 늦었다며 거절하지만 로켄의 거듭된 설득에 마음이 움직였던 호루스는 자신이 카오스의 노예가 아닌 인간 호루스임을 증명하고자 카오스의 힘을 버리게 된다. 그러나 이는 황제의 속임수로, 어느 순간부터 자신의 가짜 시체를 준비하고 로켄으로 변장한 상태였으며, 호루스를 설득한 것 또한 로켄으로 변장한 황제였다. 변장된 로켄이 점차 황제의 본 모습을 드러내고 온 인류가 황제를 부르짖으며 힘을 하나로 뭉치는 그 순간, 황제는 다시 기회를 잡고 2차전에 돌입한다. 호루스의 필사적인 반격에 기도와 경동맥이 끊기고 손목이 부러지며 광선에 한쪽 뺨과 눈알이 불타서 녹아내리고 척추가 부서지지만, 남은 한 쪽 눈에서 청백색의 광선이자 온 인류의 의지 그 자체인 순수한 사이킥 힘을 발산하여 호루스를 불태워버린다. 황제의 사이킥에 불타오르며 인간이 버틸 수 없는 초월적인 고통을 받던 호루스는 감히 선물을 버렸다는 이유로 비웃으며 힘을 미적지근하게 돌려주는 카오스 신의 행태를 보는 와중에 점차 제정신이 돌아와, 마침내 자신이 죽을 수 조차 없는 영원한 카오스의 꼭두각시로 전락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마침내 무릎을 꿇은 호루스는 카오스가 자신을 다시 집어삼키고 인류를 완전히 끝장내기 전에 자신을 죽여 달라며 자비를 구하고,[46] 순간 황제는 사이킥을 거두고는 끝내기를 주저한다. 그리고...
+나는 너를 기다렸고, 너를 용서한다.+
마지막으로 아들에게 한 마디를 한 황제는 호루스의 부탁대로 아테임을 들어 그의 심장을 찔러 안식을 가져다준다. 그렇게 미소 지으며 쓰러지는 호루스와 동시에 만신창이가 되어 힘을 다한 황제도 쓰러진다. 이후 로갈 돈과 콘스탄틴 발도르, 커스토디안 가드들 및 아스타르테스들은 현장에 쓰러져 주검이 된 생귀니우스와 호루스, 그리고 간신히 숨만 내쉬는 황제를 발견한다.[47] 서둘러서 황제를 구출하고 싶어했으나 텔레포트 신호가 잡히지 않는데다 황제를 옮기고 싶어도 난도질당한 신체 곳곳에서 검은 피가 쏟아지느라 섣불리 옮길 수도 없는 상황. 별 수 없이 들 것이라도 만들어서 황제를 옮기고자 발도르가 지시하며 재촉하는 가운데, 돈은 문득 현장에 흩뿌려진 타로카드와 죽어버린 프로콘솔인 카이칼투스 더스크를 보고는 말카도르가 황금 옥좌에서 했던 행동을 떠올린다.[48] 말카도르가 옥좌에 앉기 직전, 카이칼투스의 갑주에 모종의 조치를 취했던 것이다. 재를 뒤집어쓴 채 최후의 순간까지 황제를 호위했던 커스토디안 가드의 갑주에서 재를 걷어내자, 말카도르가 새겼던 문장이 드러나며 빛을 발했고, 동시에 텔레포트 신호가 잡히면서 황제와 일행은 테라로 복귀하게 된다. 이후 황제는 황금 옥좌에 안치된다.

3.5. 황금 옥좌 안치

어쩌면 그녀는 다른 이들처럼 무지한 채 경외감에 사로잡혀 있는 편을 선호했을 지도 몰랐다. 모든 것을 느끼고 거의 아무 것도 보지 못하는 편이, 헐벗은 진실을 그대로 응시하는 것보다는 나은 법이었으니 말이다. 카에리아의 눈에 옥좌에 앉아 있는 황제는 그저, 고통받는 한 명의 인간일 뿐이었다. 그가 느끼고 있는 고통은 그 얼굴 위에 숨김 없이 드러나 있었으며, 그 입은 떡 벌어진 채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그가 자신의 종족을 위해 견디고 있는 그 고통이 그의 얼굴 위에 주름지어 나타나 있었다. 나이를 느낄 수 없는 그의 얼굴에서, 고통으로 지어진 그 주름들은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모종의 요소였다.[49]
▶ Master of Mankind #
호루스 헤러시 이후 1만년이 넘는 시간 동안 황금 옥좌에 앉아 아스트로노미칸의 빛을 밝히고 있으며, 동시에 악마들이 지구로 넘어오지 못하게 막고 있다.

수천 개의 전선으로 황금옥좌에 연결되어 있는 황제의 육신은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해골이나 미이라를 방불케 할 정도로 말라 비틀어지고 말았다. 등신불이나 납골당에 안치된 가톨릭 성자의 유골같은 모습이다. 비참한 몰골은 그야말로 눈뜨고 보기 힘들 지경이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제의 여전히 인류의 관리자로서 군림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그 사이킥 권능 또한 육신을 벗어나 한층 더 자유로워진 상태이다. 공식 일러스트 속의 황금 옥좌에 안치된 황제의 모습도 대체로 이런 묘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영속자이자 인류 최강의 사이커인 황제는 당연히 초재생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도 이런 처참한 모습을 회복하지 못하고 그저 사이킥으로 가리고만 있는 이유는 황금옥좌에 앉아있는 순간순간마다 가해지는 사이킥 과부하로 인해 온몸이 헐고 있기 때문이다. 즉, 황금옥좌에서 내려오면 육체는 회복된다. 다만 황제가 황금옥좌에서 내려오게 되면 아스트로노미칸이 꺼지고 황제가 불칸을 시켜 만든 데드맨 스위치가 발동하여 테라가 파괴되고 제국은 붕괴하며 세상이 카오스의 손아귀로 떨어지기에 내려오지 않고 고통받는 것.

비록 지금의 황제는 제국의 신민들에게조차 직접적으로 아무런 지시도 내릴 수 없는 상태이지만, 그는 여전히 그 자체로 제국의 대들보이며, 그의 생존은 곧 인류의 운명에 직결될 정도로 중요한 문제이다. 그 이유는 황제가 그 강력한 사이킥으로 인류의 워프 항해에 필수 불가결한 워프 등대 아스트로노미칸의 빛을 제어하고 발산하는 막중한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인류제국의 워프 항해자들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워프 내부에서 오직 황제의 빛으로만 홀리 테라와 자기 함선의 위치를 가늠할 수 있다. 즉 황제가 사라지면 인류의 워프 항해는 불가능해지며[50], 제국은 멸망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아스트로노미칸의 빛을 밝히기 위해서는 매일 수백 명의 사이커들이 희생되어야 하며, 또한 황제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거기에 추가적으로 수백 혹은 수천 명의 사이커들이 황금옥좌에 묶인 채 그 영혼을 산 제물로 바쳐야 한다. 물론 제물로 바쳐진 사이커들은 황제에게 산 채로 영혼이 빨려먹히게 되면서 끔찍하고 고통스러운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 삽화를 보면 사이커 여럿이 헬멧을 쓰고 앉아서 자신의 사이킥 에너지를 바치는 방식이다.[51] 그리고 이를 위해 제국에서 파견한 막대한 수의 암흑 함선(Black Ships)들이 온 은하계에서 사이커들을 잡아다 테라로 압송하고 있다. 물론 잡아온 모든 사이커를 전부 황금 옥좌에서 태우는 것은 아니며, 자질이 형편없는 자들만 황금 옥좌로 가거나 볼텍스 병기나 겔러 필드 생성기의 연료 등으로 사용한다. 반면 능력이 강력하고 안정적인 사이커는 쉽게 구할 수 없는 매우 귀중한 인재이기에 프라이머리스 사이커 아스트로패스 등의 다양한 역할을 맡으며, 가장 정신력이 뛰어난 극소수는 스페이스 마린 챕터로 보내기도 해 사서나 심지어 그레이 나이트가 될 수도 있다. 산제물로 결정된 사이커들도 어느정도 대우를 해주고 이유 정도는 설명해준다.

황금 옥좌가 위치한 테라의 황궁(Imperial Palace)은 인류제국의 심장부로, 순례객들에게 있어서는 일생의 목적지가 된다. 그들 중 대부분은 테라조차 보지 못하고 죽기 일쑤이며, 힘들게 테라에 도착한다고 해도 황금 옥좌의 최종 관문인 영원의 문(Eternity Gate) 앞까지 도달하는 이들은 그 중에서도 소수에 불과하다. 더욱이 지난 1만 년 동안 그 너머까지 들어가 공식적으로 황제를 알현할 수 있는 영광을 누린 이들은 배교의 시대 당시 아뎁타 소로리타스의 수뇌부, 오르도 말레우스의 로드 인퀴지터 헥터 렉스 등 손으로 꼽을만한 수에 불과했다.

제국 전성기 기계교의 기술력도 능가할 정도로 초고도로 문명화된 오크가 제국을 멸망 위기까지 몰아붙였던 비스트 사태 당시, 크래프트월드 울쓰웨의 파시어 엘드라드 울쓰란의 밀명을 받은 엘다 할리퀸들이 황제에게 직접 예언을 전달하기 위해 홀리 테라에 침입했던 사건이 있었는데, 이들은 테라에 도착하자마자 행성을 둘러싼 온갖 악마들의 환상을 보고 잔뜩 긴장했으나, 거대한 황금빛 영혼이 이에 홀로 맞서고 있는 장면을 목도하고는 인류에 대한 혐오감과 경멸감을 잠시 잊을만큼 경도되었고, 카오스 신들조차 조롱하고 무서워하지 않는 할리퀸들이 황제 앞에서는 몸이 떨려서 제대로 춤추지 못했다는 묘사가 있다.
포털 반대편의 홀은 생기없는 돌이었으며, 수천 광년 밖에서 별들을 가로지르는 여정 속에 서서히 건조된 나무들이 틀을 이루었다. 이 행성은 통치자만큼이나 죽어 있었다. 인간의 악취가 그 위에 깔려 있었으며, 근처의 석상은 먼지로 코팅이 되다시피했고, 벗겨진 각질은 오백 세대 전에 죽은 이들의 것이었다. 라헤리엘의 민감한 심상에 한 인간을 수천년동안 짓누르는 무시무시한 사이킥 압박감이 느껴졌으나,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았다. 지구의 죽음에 대한 무시무시한 감각은 시체 황제의 존재감이었다.

그 강대한 힘이 라헤리엘의 마음을 얽매자, 순간적으로 테라의 생명체에 대한 혐오감이 사라졌다. 황제의 마음은 광기가 몰아치는 워프의 바다에 솟아오른 산이었고, 그 찬란함에 눈이 멀었다. 이곳을 맴도는 (카오스 신의) 강대한 권능은 마치 공허의 고래가 죽기를 기다리며 맴도는 상어와도 같았다. 저 끔찍한 존재가 그들을 막아서고 있거늘, 그의 종들은 거기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라헤리엘은 암흑 신들이나 그들의 적수에게 혹여나 발각되면 바로 자신의 육신이 바로 파괴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혔다.

그런 기분은 사라졌다. 다른 바다의 존재들은 지구에 시선을 못박아두었다. 황제는 그의 관심을 돌리지 않았다. 그는 몬카이들의 항해용 등대인 눈이 멀 만큼 빛나는 영혼의 장작더미에 집중하고 있었다. 자신이 발각되었다는 징후는 없었다. 그로 인해 약간 안도감이 들었다. 라헤리엘 자신은 목마른 그녀의 면전에서도 웃었지만, 시체 황제는 그녀의 내면을 경외감으로 채웠다.

엘다중에서도 이런 자리에 제대로 서 있을 수 있는 자는 극소수에 불과하리라. 그녀의 양 옆에 있던 동료들이 마찬가지로 휘청거리다 자세를 바로잡았고, 그들의 예민한 심상이 어지럽혀졌다. 춤을 재개하자, 그들의 움직임은 이전보다 무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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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대균열 이후

7판 끝자락 개더링 스톰 시리즈 3부 프라이마크의 부활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부활한 로부테 길리먼이 테라에 도착해 홀로 황제를 알현한다. 이후 출시된 소설 다크 임페리움에서 밝혀진 바로는, 길리먼은 황제와 화염의 문자로 대화할 수 있었으며, 황제는 길리먼을 매우 환영했다.
그 순간, 그것, 옥좌 위의 끔찍하고 공포스러운 그것이 그를 보았다.
내 아들아,” 그것이 말했다.

13,” 그것이 말했다.

울트라마의 군주.”

구원자.”

희망.”

실패.”

실망.”

기만자.”

도둑.”


배신자.”


길리먼.”

그는 한꺼번에 이 모든 것을 들었고, 동시에 아무것도 듣지 못했다. 황제는 말했으며 말하지 않았다. ‘단어’는 시간과 존재의 균형에 중대한 피해를 주는 터무니없는 개념이었다.

“로부테 길리먼.” 거센 폭풍이 자신의 이름을 말했고, 죽어가는 별이 주변의 행성들을 멸망시키는 힘과 같았다. “길리먼. 길리먼. 길리먼.”

이름이 영원의 바람을 타고 내려갔고, 결코 멈추지 않았지만 결코 목적지에 도착하지도 않았다. 수많은 정신들의 감각이 길리먼에게 닿으려 했고, 둘 간의 대화를 시도할 때 그의 감각을 방해했지만, 그 많은 정신들 사이에서 하나의 정신이 생겨나는 것으로 보였다. 이 정신은 날것 그대로의 무한한 힘을 지녔고, 말 없는 명령을 내렸다. 함께 이룩한 것을 구원하라고. 함께 만든 것을 파괴하라고. 형제들을 구원하고, 형제들을 죽이라고. 상반되는 충동, 전부 감히 거부하지 못하는 명령들, 전부 똑같고, 전부 다른 명령들.

이 명령들 중 어느 하나라도 따르거나, 단 하나도 따르지 않거나, 전부 따랐을 시의 결과를 그린 수많은 끔찍한 미래들이 그의 머릿속에서 지나갔다.

“아버지!” 가 외쳤다.
생각이 그를 난타했다.

“아들이다.”

“아들이 아니다.”

“물건이다.”

“이름이다.”

“이름이 아니다.”


번호이다. 도구이다. 결과물이다.”


무너져 내린 원대한 계획. 이루어지지 못한 야망. 정보, 너무나 많은 정보가 길리먼의 정신을 휘몰아쳤다 – 별과 은하, 여러 우주들, 시간보다 오래된 존재, 실존하기에 너무 끔찍한 것들이 비바람 몰아치는 폭풍이 칼날 모양의 도랑을 악지에 파 버리는 것처럼 그의 존재를 침식해 나갔다.

“아버지, 제발!” 그가 빌었다.
Dark Imperium: Godblight 中
그러나 황제의 환대는 죽은 자식을 되찾은 아버지로서의 환대가 아닌 오래 전 잃어버렸던 도구를 되찾은 장인으로서의 환대였고, 심지어 길리먼은 도구를 가져다 준 사람이 아니라 길리먼 본인이 그 도구였다. 이로 인해 길리먼은 황제가 아들인 자신과 다른 프라이마크들을 포함한 모든 인간들을 황제 자신의 목표를 위한 한낱 도구로 보아왔음을 깨닫고는 분노와 절망에 빠진다. 또한 동시에 황제에게 그동안 가식으로라도 남아있었던 인간성조차 이미 완전히 사라졌음을 알게 되었다. 그와 별개로 길리먼은 대화 도중 느낀 황제의 사이킥 권능이 그가 살아있었을 때보다 훨씬 강력해졌음을 느꼈다. 그 후 이야기를 마친 길리먼은 황제로부터 자신이 필요로 했던 깨달음을 얻게 되며 알현실을 떠난다.

그러나 이후 길리먼 본인 역시 그를 따라 종군하는 황제교 성직자 마티유와의 대화를 통해 결국 자신도 인류를 위한다는 명목 하에 타인을 희생시키는 점에서는 황제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하면서 이를 조금이나마 이해하며, 자신 역시 아버지와 같은 거짓말쟁이이자 위선자가 되어감을 한탄한다. 출처 과연 황제가 진정 자신들을 아들로 여겼을지를 놓고 배신감도 느꼈지만, 동시에 자신 역시 자신의 군단인 울트라마린 소속 스페이스 마린들이 자신을 아버지라고 부르는 것에 생경한 느낌을 받았기에 한편으로는 황제를 이해하기도 한다.

또한 시간이 지나고 황제를 향한 인류의 기도들과 그동안 흡수한 사이커들이 쌓이고 쌓여 정말 신이 되었다는 묘사의 빈도수가 점점 늘어난다. 이따금 황제가 일으킨 기적으로 추측되는 것이 몇 가지 있는데, 대표적으로는 리전 오브 더 댐드나 성녀 셀레스틴의 출현이 있다. 인퀴지션의 일부 학파들은 이를 카오스 신의 장난이나 신성의 껍데기를 쓴 불경한 유혹으로서 취급하나, 소설 플레이그 워에서 황제 본인이 모타리온에게 사로잡힌 길리먼을 구하기 위해 투입된 한 싸이커 소녀에게 직접 빙의한 듯한 묘사[52]와 소설 아포칼립스에서 언급된 은둔 중이던 충성파 워드 베어러 드레드노트[53] 성스러운 빛을 내뿜으며 악마와 자기들 입장에서는 타락한 형제이자 배교자인 자신을 체포하러 온 워드 베어러 소속 카오스 마린들을 말 그대로 지워버린 묘사, 소설 Darkness of blood에서 황제의 영혼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묘사 등 여러모로 본인이 신에 버금가는 권능을 가진 존재가 되었다는 떡밥을 던지고 있다.

그리고 2021년 소설인 갓블라이트에서는 대놓고 등장하여 너글에게 제대로 한 방 먹인다. 쿠가스가 만들어낸 신들조차도 죽일 수 있다는 역병인 갓블라이트를 건네받은 모타리온 로부테 길리먼과 결투 끝에 그를 제압해 이를 소량 주입했고, 길리먼은 살과 피가 검게 썩어 들어가며 거의 죽음에 다다른 상태가 되었다. 그러나 모타리온은 길리먼을 완전히 끝내지 않고, 그를 타락시킬 목적으로 너글의 정원으로 데리고 갔다. 당연히 찌질한 모타리온 성격상 '그 잘난 니가 매번 볼 때마다 나한테 그깟 병에 굴복해서 타락했다고 비난하니 넌 얼마나 버틸지 한번 보자'라는 의도로 데리고 간 것. 그런데 시기적절하게 마티유 사제가 이끄는 성전군과 프라이머리스 스페이스 마린 병력이 쿠가스의 저택을 급습하고[54], 너글에게 하사받은 역병 가마솥까지 접근하는데 성공한 마티유가 그 솥을 만지자, 황금빛 거인의 환영이 나타나 불이 붙은 칼로 가마솥을 한 번에 박살내버린다. 이와 동시에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던 길리먼이 압도적인 빛에 둘러싸여 육신은 물론이고 엉망이 된 갑주까지 완벽하게 멀쩡한 상태로 부활하자 이를 목격한 모타리온은 정신이 나간 채 길리먼을 보고 아버지?라고 중얼거린다. 황제가 빙의된 길리먼은 카오스 신들을 상대로 선전포고하면서 모타리온에게 '언젠간 너도 구원받을 수 있지만, 지금은 네 주인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말한 후 너글의 정원에 불을 지르고 너글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55] 너글의 가마솥을 만진 마티유는 온갖 전염병이 감염되어 거의 죽은 상태나 다름이 없었으나 황제의 보호로 길리먼을 만날 때까지 생존할 수 있었고 '황제의 부활이 가까워졌으니 이를 준비하라'는 계시를[56] 그에게 전달한 후에 사망한다. # 마티유에 의하면 대균열이 일어나면서 폭발한 워프 스톰과 그 에너지가 황금옥좌의 황제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되어 힘을 얻게 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 본인이 직접 움직일 정도로 회복이 된 것은 아닌지라 그때까지는 길리먼이 그를 보좌해야한다는 말을 남긴다.

2023년 소설 라이온 : 숲의 아들에서는 등장은 없고 본인이라는 언급도 없으며 대사조차도 한줄 나오지도 않지만 깨어난 라이온 엘 존슨을 간접적으로 인도하고 정신적으로 성장할 수 있게끔 해주는 역할로 등장한다, 누더기를 걸친 늙은 왕으로 등장하여 이곳이 어디냐며 말을 거는 라이온을 무시해버리고 낚시배를 끌고 갈 길을 가거나, 중세시대 성으로 보이는 구조물 안에서 옥좌에 앉아 끊임없이 피를 흘린다거나,[57][58] 라이온이 심상세계에서 숲걸음이라는 능력으로 행성 카마스로 전송되게끔 인도하거나, 오래된 폐허에 워프의 존재를 풀어놓아 아들을 시험하는식으로 간접적으로나마 암시된다. 사실 헤러시 이후 황제가 행한 기적이랍시고 위에 적힌 모든 행적은 황제가 직접 개입했다는, 혹은 황제가 아니고서야 다른 인물을 생각할 수도 없이 뻔한 상황을 연출하고는 주변 인물이 "황제께서 우릴..?" 하는 식으로 은유적인 암시만 존재했지 명확하게 그가 이 모든 기적을 행했다는 언급은 없다.

황제의 현재 상태에 대해 40k 작가진 중 한 명인 댄 애브넷의 인터뷰 요약을 옮겨보면 황제는 그가 원하는 곳에 있다고 한다.
분명히 말씀드리자면, 애브넷은 이 문제에 대해 확답은 줄 수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것은 단지 그의 의견일 뿐이지, 100% 확실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답에 가장 가까운 의견이죠. 황제의 상태(살았나, 죽었나, 또는 갇혀있나)는 40k의 또 다른 대형 떡밥입니다. 그러나 애브넷은 '황제는 그가 원하는 곳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댄에 의하면, 황제는 원할 때마다 새로운 육체로 환생할 수 있지만, 그 대신에 모종의.... 이유로 황금 옥좌에 머무는 것을 선택했다 합니다.(이는 제국의 공식 발언처럼 들립니다). 댄에 의하면 황제는 옥좌에서 계속 죽어가면서도 다시 태어난다고 하며, 정말로 그의 백성들을 위해 희생하고 있다 합니다.
(원본) (번역 출처)

예전에 나무위키의 여러 워해머 문서에서 쓰였듯이 황제가 다섯 번째 카오스 신이 돼가고 있다고 예측하는 서술이 많았다. 황제가 카오스 신들과 거래할 때 "새로 탄생하는 신만 줄 수 있는 무언가"를 주기로 했고, 인니드처럼 황제도 신앙이 모여 새로운 신으로 등극할 수 있기 때문. 물론 지금까지는 반은 그냥 농담이었다만, 대균열 이후에 풀리는 정보를 보면 정말로 황제가 신이 되어가고 있다고 볼 만한 상황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게 꼭 좋은 게 아니라는 것. 이것이야말로 황제가 피하려던 인류의 결말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황제가 인류제국을 세우고 대성전을 일으킨 이유가 엘다의 몰락을 보고는 인간의 사이킥 각성과 워프에 대한 의존을 차단하여, 인류도 엘다의 길을 따라 새로운 카오스 신을 탄생시키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문제는 지금 황제가 그 새로운 카오스 신이 될 수도 있다는 징후가 여러 곳에서 나오고 있다는 것.[59] 대표적으로 길리먼이 열화 카울에게 이에 대한 질문을 하자, "만약 황제 폐하를 회복시키는 게 가능하다면, 그리고 만약 그분이 진정한 생명을 되찾으실 수 있다면, 거기서 나타나는 것은 황궁의 옥좌로 걸어들어가셨던 분이 아닐 겁니다."라고 말한 바가 있다. 길리먼도 이 가능성을 인식하고는 큰 고민에 빠지게 된다.

이 설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각자 고유한 영역을 담당하는 카오스 신들처럼 황제가 '광신'을 담당하는 워프적 존재가 되었다고 주장한다. 긍정적 일면과 부정적 일면을 모두 보유한 카오스 신들처럼 황제도 신이 될 경우 믿음과 광신, 희망과 절망이라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 옆동네 일이긴 하지만 똑같이 압도적인 머릿수를 자랑하는 스케이븐 종족의 신인 뿔난 쥐가 카오스 소신 수준에서 벗어나서 그레이터 데몬을 직접 만들어 수하로 두고 너글과 대립할 정도의 거대한 카오스 신이 되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충분한 설득력이 있다. 게다가 스케이븐이 아무리 수가 많다고 한들 백만의 행성과 수천조의 인구( 신도)를 거느린 인류제국에 비할 바는 아니다. Warhammer 세계관에서 날고 기어봐야 결국 '올드 월드'나 '모탈 렐름'이라는 대륙, 잘 봐줘야 올드 월드가 포함된 '행성 하나'에서 물량이 많다는 건데, 그깟 행성 하나 익스터미나투스로 터뜨리고도 남는 40k에 비하면 잘해봐야 소규모 하이브 월드 수준의 스케일밖에 안 된다. 작중에서도 황제가 카오스 신으로 승천하는 걸 노리는 카오스 마린이 나오는데 폴른엔젤 출신 세레팍스가 라이온 엘 존슨의 영과 육을 분리해서 황제를 죽여 워프의 신으로 승천시키려 했다.

길리먼이 아엘다리와의 회담에서 나온 내용에서 3만년대의 황제는 그 신적 능력에도 황제 개인의 영혼 하나만 가진 한 명의 인간이었지만, 4만년대에서는 만년 동안 흡수한 사이커의 영혼과 밀집된 황제교의 신앙 및 황제교도의 영혼이 뭉쳐져서 황제를 기반으로 하여 뭉쳐진 무수한 영혼의 집합체라는 추측이 나온다. 아엘다리에게는 이 개념이 당연한 것이다. 자신들의 신앙과 인피니티 서킷에 잠든 수많은 영혼이 모여 탄생한 아엘다리 죽음의 신 인니드가 현재 인류제국의 황제가 갈 미래나 다름없는 것이다. 길리먼 입장에서 골 때리게도 이는 황제만이 아니라 자신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한다. 길리먼는 아엘다리의 예상에 자신은 신 같은 것이 아니라고 하지만 아엘다리는 그렇게 주장한 황제도 신처럼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환기시키고, 길리먼이 원하던 원하지 않던가를 떠나서 현재 길리먼이야말로 인류제국의 실질적인 수장으로서 제국민들의 희망과 숭배가 집약되고 있다는 사실 또한 언급한다. 황제교 입장에서는 길리먼은 반신에 현인신인 만큼 제국민들은 황제를 숭배한 것만큼이나 길리먼을 숭배할 것이고, 때문에 길리먼도 황제같이 변모할 수 있다는 것. 이로 인해 길리먼은 스스로의 정체성을 잃고 자신의 영혼이 변질될 수 있다는 걱정에 휩싸이게 된다.

황제교 신도가 힘을 발휘하는 방식도 여러모로 큰 떡밥인데, 본격적으로 황제가 강신하기 전의 소설을 보면 네크론 파일런으로 워프가 차단됐는데도 힘을 발휘하는 모습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신-황제의 영향이 뚜렷한 성 셀레스틴, 리전 오브 더 댐드 등은 워프와의 연결을 차단하는 파일런에 영향을 받아 힘을 잃고 소멸하기도 하므로 확실히 워프의 산물이 맞는데, 정작 그 힘을 받아서 쓰는듯한 신도들에게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심지어 네크론의 널-필드 매트릭스 등으로 인간은 물론 날짐승 등 생명체가 집단으로 의식을 잃고 정신사하는 와중에도 아뎁타 소로리타스 수녀들은 영향을 받지 않는다. 즉 이것은 사이킥이나 카오스 신의 그것과도 다른 형식이다. 이것은 오크의 WAAAGH!! 에너지나 타이라니드의 워프의 그림자처럼 아예 별도의 채널을 새로 만들어 버린 게 아니냐는 추론이 있다. 위어드보이가 직접적으로 이마테리움의 에너지를 끌어와 사용하는 능력은 괴수의 전쟁에서의 일화처럼 퍼라이어에 의해 무력화되지만 간접적으로 WAAAGH 에너지가 작용하는 루티드된 물건은 네크론은 물론이고 퍼라이어들과 치고 박고 싸울 때도 잘만 작동하기 때문이다. 타이라니드의 하이브 마인드도 다른 워프 에너지들을 차단하고 자신만의 사이킥 에너지를 사용하는데, 황제교를 믿는 제국민들의 사념들이 모여있는 현재 황제의 상태처럼 하이브 마인드도 수많은 타이라니드의 정신이 모여져서 만들어진 거대한 자아라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사이커들이 함부로 접촉했다가 강력한 사이킥 능력에 미쳐버리는 건 황제와 하이브마인드 모두 동일하다. 이에 더해 황제가 착좌한 황금옥좌가 원래는 웹웨이에 접속하려고 만들었던 통로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웹웨이와도 관련 있을 가능성이 보인다. 또, 황제 자신의 친위대 중 하나가 사이킥 에너지를 무력화시키는 퍼라이어들인데 황제는 그들과 함께 있는다고 해서 반작용에 시달리거나 힘이 약화되기는 커녕 아무렇지도 않았다는 점을 감안해보자면 일반적인 사이킥이 아니라 아예 차원이 다른 방식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40k에서 주로 다루는 초자연적인 힘은 워프가 근원이지만 워프 외의 힘도 분명하게 존재하고 있다는 암시가 드문드문 나온다. 황제 다음가는 강력한 영속자였던 에르다 또한 에레부스가 자기를 죽이기 위해 4대신의 그레이터 데몬들을 소환했을 때 이들과 맞서 싸웠는데 이 때 에르다가 사용한 힘은 워프적 힘이 아닌 별개의 또 다른 힘이였고 이걸 본 에레부스는 워프 외의 또 다른 힘이 존재한다는 걸 알고 카오스 신앙이 흔들릴만큼 큰 충격을 받았다. 에르다도 이 정도인데 하물며 에르다보다 더 강한 황제가 제 3의 힘의 존재를 모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4. 황제의 궁극적인 목표

원래 황제는 인류와 이마테리움의 연결고리를 끊고 카오스 신들의 영향력으로부터 인류를 독립시켜 황제와 같은 사이킥 종족으로 안전하게 진화시키는 것이 목표였다.

안타깝게도 이하의 계획을 간략하게나마 사전에 전해들은 이들은 프라이마크를 포함해도 극소수에 지나지 않았다.[60]
  1. 임페리얼 트루스를 선포하여 워프, 마법, 악마 등의 비과학적인 것들로부터 시선을 돌리게 한다.
  1. 아스트로노미칸의 인도 아래 대성전으로 빠르게 인류를 통합. 그 과정에서 제대로 통제되지 않을 인류 문명과 외계 종족은 절멸시킨다.
  1. 그동안 황금 옥좌 웹웨이를 통해 워프에 의존하지 않는 시스템을 구축. 워프의 존재들이 간섭할 여지를 줄인다.
  1. 종래에는 특별한 의식으로 인류의 사이킥을 각성시켜 또 다른 상위 존재로 승천시킨다. 마치 황제 자신처럼.
  1. 워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인류가 독립한 결과, 카오스 신들은 굶주림 끝에 말라죽는다.

4.1. 대성전

짐은 인류의 요람-행성을 정복했다. 짐은 은하계를 정복하였노라. 이는 모두 인류가 마침내 사이킥 종족으로 진화하였을 때, 그 진보의 방향을 바르게 빚기 위해서였다. 우리 종족의 아주 작은 일부라도 고립되어 멋대로 풀려나 있어서는 아니 되었다. 그들 사이에서 싹튼 무지가 우리 모두의 파멸을 초래하도록 놔둬서는 안 되었기 때문이다.

짐은 인간의 정신을 지배하고 있는 신앙과 공포의 자리를 산산이 부수었다. 미신과 종교는 반드시 탈선의 길로 인도할 것이었다. 그것들은 워프의 존재들이 인간의 마음속으로 손쉽게 침투할 수 있는 통로가 되기 때문이다. 그것은 이미 우리 종족에서 일어났었던 일이기도 했다. 그리하여 짐은 인류에게 겔러 필드나 네비게이터에 의존하는 일 없이 성간 여행을 가능케 하는 방법을 소개하려 하였도다. 짐은 그들에게 아스트로패스의 워프-꿈에 의존하는 일 없이도 행성 사이를 통할 수 있는 수단을 소개하려 했던 것이다.

제국이 짐이 세운 팍스 임페리얼리스(Pax Imperialis)의 법도 아래에서 우리의 종족 전체를 보호하게 되는 그 순간이 되면, 인류가 워프의 구속에서 풀려나 짐이 바라본 비전 아래에서 통합되는 그 순간이 되면, 짐은 마침내 인류가 사이킥 종족으로 성장하는 그 길로 인도할 수 있었을 것이니라.
오랜 시간동안, 길리먼은 어찌하여 그의 아비가 워프를 비밀로 숨겨왔을지 궁금해 왔었다. 그가 다시 깨어나 시카트릭스 말레딕툼과 마주한 후에야, 그는 황제가 하려고 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데몬들은 그의 아비의 진정한 적이 아니었다. 진정한 적은 바로 놈들의 근원이었다.
인간이 그 자신의 상념에서 데몬을 떨쳐낼 수 없었을 것이기에, 만일 데몬 족속의 진실이 널리 밝혀진다면 놈들의 힘은 어마어마하게 커지고 말았으리라.
황제는 인류를 인류 자신의 마음의 공포로부터 구하려 했던 것이었다.
번역 출처
후술할 말카도르의 말과 함께, 길리먼의 이 독백은 ‘인류제국은 왜 카오스를 가르치지 않고 숨김?’ ‘인류제국은 왜 카오스를 보기만 했다고 다 죽임? 살려주면 안됨?’에 대한 가장 근본적이고 명쾌한 답이다. 단지 아는 것만으로도, 듣는 것만으로도 (일반적인 인간은 카오스를 의식할 수밖에 없고, 감정을 흘려보내기에) 카오스의 힘은 강대해지므로 차라리 모르는 게 약이라는 것. 사람이 한 번 자극적인 광경을 보면 그 기억을 완전히 지우기가 쉽지 않은데, 하물며 모든 사념의 극단에 있는 데몬들을 목격한다면 그것을 자의적으로 기억에서 없애버리는 것이 가능할까? 게다가 그런 사람이 단 한 명만 있어도 큰 일이 나는 세계관인데, 몇천 조가 넘을 법한 인류 전원이 그런 상황이라면 그날로 은하 전역에서 행성마다 워프 리프트가 열려서 멸망할게 뻔하다.

요약하자면, 황제의 궁극적인 목표는 첫째로 인류의 급격한 사이킥 진화를 통제할 수 있도록 전 은하의 모든 인류를 통합하고, 둘째로 그 사이킥 진화를 통제하여 엘다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진화가 완료될 때까지 통제하는 것이었다. 사이킥 각성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 인류는 전원 엘다보다도 강력한 사이커 초월종족으로 거듭날 것이다. 그러나 인류의 이마테리움의 강한 연결로 인해 사이킥 각성이 통제되지 않을 경우, 인류는 이미 엘다보다 많은데다 은하계 전역에 흩어져서 살고 있으니 결국 인류의 몰락은 곧 은하계 전체가 파멸하는, 엘다의 몰락은 아무 것도 아닐 정도로 끔찍한 결과를 낳을 것이다. 그리고 이 계획을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두 가지 필수요소가 전 은하의 인류를 통제할 수 있는 강대한 하나된 제국과 워프와의 단절을 도와줄 웹웨이 프로젝트였다.

Master of Mankind에서 황제가 커스토디안 가드 라 엔미디온에게 밝힌 바에 따르면 인간 사이커 발현 속도는 시간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으며, 결국에는 모든 인류가 사이킥 종족으로 각성하게 될 것이었다. 황제는 인류의 영혼은 워프 속에서 그 어느 종족의 것보다 밝게 빛나는 빛과 같은 것으로 사이커들은 그 중에서도 워프의 거주자들을 자석처럼 이끄는 등대와 같다고 묘사했다. 황제나 혹은 그보다는 못해도 마그누스 더 레드 말카도르 수준의 사이커를 향해 인류가 진화하고 있다면 인류의 영혼 하나하나가 점차 아스트로노미칸처럼 되어가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황제는 이미 사이킥 종족으로 진화했으나 워프에 속박되어, 죽게 된 이후 영혼을 소울스톤에 봉인하지 않고는 무조건 슬라네쉬에게로 향하는 끔찍한 상황으로 전락한 엘다[61]의 전철을 인류가 밟지 않도록 종족과 워프 간의 연결 고리 자체를 완전히 끊고자 했다. 프라이마크와 스페이스 마린의 제조, 대성전과 웹웨이 프로젝트는 그 목적을 위한 수많은 수단들 중 일부였을 뿐이다. 그는 무지 속에 고립된 단 1명의 인간이라도 종족 전체를 파멸로 이끌 수 있는 힘이 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황제는 기술의 암흑기 이후 산산이 흩어져 파멸로 수직 낙하하는 인류를 조금이라도 빠르게 자신의 기치 아래 놓기 위해 프라이마크 및 스페이스 마린이라는 초인적인 힘을 지닌 도구를 통한 무력에 의한 재통합, 즉, 대성전이란 선택지를 골랐다. 황제가 인류 우월주의자라는 비판도 있지만 이 계획은 은하의 파멸을 막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란 의견도 있다. 왜냐하면 전 은하에 4000조가 넘는 어마어마한 인간들이 있는데, 이들 중 일부만 사이킥에 각성한다고 해도 투쟁의 시대따위는 애들 장난으로 보일만한, 이마테리움과 마테리움(물질계)의 장벽이 사라져 모든 지성체는 카오스 신 코른, 젠취, 너글, 슬라네쉬의 놀잇감이 되는 끔찍한 결과를 부르게 되는 것이다.

완전하지는 않더라도 일단 어느 정도 은하 내의 모든 인류를 규합한 후에는 몇몇 프라이마크와 군단들의 반란을 유도해 숙청해버리고, 이후 폭압과 폭정을 사용해서라도 개개인 모두를 통제하는 한편, 웹웨이 등으로 인류와 워프의 상호 영향력을 최대한 축소시키며, 사이킥 각성기가 도래할 때까지 악마라 불리는 것들의 먹잇감인 감성이 아닌 이성을 기반으로 한 사회를 실현함으로써 워프를 태초와 같이 깨끗하게 만드는 동시에 인류가 물질계와 비물질계 모두에서 생존에 위협을 받는 일 없이 계속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자신의 목적이라고 황제는 대강 설명을 한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2023년에 나온 호루시 헤러시 최종장인 끝과 죽음 1부에 따르면 황제의 목적은 모든 인류를 자신과 같은 상태로 진화시키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황제의 우려는 현실이 되어 개더링 스톰 이후 사이킥 대각성으로 인류 사이에 사이커들이 급속하게 증가하는 중이다. 그 우려라고 할 것 같으면 호루시안 워즈 소설 시리즈에 나온 경우가 일례로, 설명하자면 일반인이 갑자기 알파급 사이커로 각성하는데, 그녀는 짧은 시간에 과거와 미래의 모든 것을 알게 되었으나 곧 워프 속에서 영혼이 수많은 악마에게 둘러싸여 찢어 발겨져 존재 자체가 사라졌다. 그리고 이단심문관은 이것과 비슷한 일이 전 은하계에 걸쳐 점점 더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덧붙인다.

4.2. 현재

이후로 말카도르가 황제에 대한 신앙이 황제를 강하게 해준다고 믿고서 황제교를 묵인했다는 묘사가 나오거나[62], The Outcast Dead에선 상대방(카오스)이 이기지 못하게 하기 위해 자기 자신을 희생할 것이라는 암시를 보임으로서 40k 시점에서 황제의 목표는 에이지 오브 지그마 지그마처럼 인류의 신의 위치에 올라서 카오스와의 영원한 싸움을 이끈다는 것으로 예상하는 팬이 있다.[63] 실제로 인류도 엘다처럼 워프에 영혼이 묶인 종족이고 종족 자체의 신이 없기 때문에 죽으면 영혼이 워프를 떠돌거나 운이 나쁘면 워프 중에서도 카오스의 영역에 떨어져버리는 게 순리이지만, 황제가 황금옥좌에 안치된 이후로 운이 좋거나 황제가 직접 필요에 의해서 개입한 일부 인류의 영혼이 황제에게 간다는 묘사가 이따금 나온다.

이와는 반대로 자신이 다섯번째 카오스 신이 되지 않도록 황금옥좌에 스스로를 봉인하는 게 현재의 목적이 아닌가란 의견도 존재하고 있다. 실제로 로부테 길리먼 벨리사리우스 카울의 열화판과의 대화 중, 자신에게 황제가 빙의하여 너글을 무력화 시켰던 상황을 회상하는 중에 '황제가 부활한다면 예전에 인류를 구하기 위해 스스로 황금 옥좌로 올라갔던 그런 존재는 아닐것'이라는 대답을 카울의 열화판을 통해 들었다. 종말과 죽음에서 밝혀진 내용으로는 황제는 다섯번째 카오스 신인 어둠의 왕이 되지 않기 위해 인간성을 미완성된 신성과 함께 분리하여 워프에 뿌린 상태다. 즉 지금 황제는 이성만 남은 현실 우주의 황제와 인간성만 남은 워프 우주의 황제 2명으로 나눠진것.

5. 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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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wcolor=#000> 인류의 주인
The Master of Mankind[64]
“여명이 왔다.” 느릿느릿, 사기타루스가 멍한 목소리를 내었다. 그 말이 대체 무슨 의미인지, 자야로서는 전혀 알 수 없었다.

“무언가가…” 아칸 랜드가 시야 창 틈새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칸이 피로로 뻑뻑해진 눈을 깜빡이며 중얼거린 육두문자는, 마치 한숨을 내쉬는 듯만 하였다. “톱니의 이빨이시여…!”

자야는 기술고고학자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탐사자의 얼굴을 덮고 있던 병적인 빛은 사라져 있었고, 그 대신 그의 얼굴은 시야 창을 통해 비쳐 들어오고 있는 새하얀 광채에 휩싸여 있었다. 밝은 빛의 줄기에, 공중에 떠다니는 먼지들이 춤을 추고 있었다.

“대체 무슨 일이오?” 자야가 물었다.
“나도 모르겠소.” 아칸이 더듬더듬 말하였다. “해가, 뜨고 있는 것 같구려.”

태양이 없는 영역에서, 마침내 태양이 떠올랐다.

여명의 빛이 라의 갑주 위로, 그의 피부 위로 생생히 비쳤다. 그것은 압력이었다. 타오르는 실재성을 지니고 있는, 하나의 존재감이었다. 적의 무리들은 마치 피부 위에 강산이 떨어진 것처럼 그 존재감을 느끼고 있었다. 워프의 생명체들, 세속적 진리가 무어라 굳게 주장하던 그 본질은 악마인 그 생명체들은 그나마 유지하고 있던 최소한의 질서마저도 잃어버렸다.

“아나테마!!”

악마들이 고통으로 미쳐 날뛰는 목소리가 정신의 가장자리를 긁어대듯, 라의 머릿속으로 들려왔다.

“아나테마가 온다!! 태양이 떠오른다!!”[65]


라는 황제의 우편에 서있었다. 창을 휘두르며, 라는 여러 개의 입들로 울부짖으며 몸부림치는 푸른색 워프 생명체의 부정형 몸을 꿰뚫어버렸다. 무더운 투구 안쪽에서 땀방울이 얼굴 위로 굳어졌다. 근육 속을 흐르는 혈류는 녹아 내린 납보다도 더 무거웠다.

“무엇을 명하시겠나이까, 폐하?”

황제는 양손으로 검을 쥐고 들어올렸다. 두 주먹이 꽉 죄어지는 순간, 검신을 따라 지도처럼 새겨진 회로들이 불타오르며, 전기성 불길을 내뿜어 검신을 화염으로 감쌌다.

황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자신의 전사들을 바라보지도 않았다.

검이 떨어져 내리고, 웹웨이가 불타올랐다.
- Master Of Mankind 中 발췌
견딜 수 없는 광휘가 길리먼을 감쌌고, 너무 눈부셔서 모타리온이 손을 위로 들었다.

“아버지?” 모타리온이 말했고, 그의 목소리는 사소하지만 용서받을 수 없는 사고를 친 어린아이처럼 겁에 질려 있었다.

“나는 그분의 오른팔이다, 형제여,” 길리먼이 말했다. “나는 그분의 장군이자, 그분의 대전사이다. 나는 그분의 복수자(復讐子)이다. 그분의 힘으로써 내가 보호받음이라.”

폭파당한 이악스의 전장과 너글의 정원 사이의 지형이 깜빡거렸다. 정원의 땅이 구르고 있었다.

“불가능해! 넌 죽었어야 한다고!

저택에서 희미하지만 불길한, 문이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다. 너글의 저택의 문은 결코 열리지 않았다.

모타리온은 매우, 매우 천천히 돌아, 거대한 집을 쳐다보았다. 조그만 박공의 한 조그마한 셔터가 열려 있었다.

“용서해 주세요, 할아버지,” 그가 공포에 질린 채 말했다.

길리먼의 시선은 그를 관통했고, 모든 세계들을 한 번에 눈에 담은 무언가가 자신을 꿰뚫어 보았다. 은하의 중심만큼 밝은 두 눈이 검고 금지된 저택을 쳐다보았다.

“너는 반역자다,” 길리먼이 자신의 것과는 다른 목소리로 말했다. “너는 스스로 모든 가능성을 저버렸지만, 너는 괴물인 만큼 피해자이기도 하다, 모타리온. 네가 구원받을 날이 올 수는 있겠지만, 그때까지는 네가 선택한 주인에게 돌아가야 한다.

“안 돼!” 모타리온이 외쳤지만, 이미 너무 늦었다. 어떤 힘이 그에게 손을 뻗어 확 잡아당겼다. 정원을 가로질러 역병의 신의 검은 저택을 향해 뒤로 날아갔다. 열린 포털을 통과하기 직전의 순간에 그는 완벽한 공포를 느꼈고, 그의 등 뒤에서 포털이 잠기며 모든 의미에서 더 지독한 신의 곁에 감금당했다.

너글은 화나 있었다.

길리먼은 너글의 정원을 내려다보았다. 그는 두 세계 사이에 있었다. 워프는 절대 고정되어 있지 않은, 움직이는 존재였다. 정원은 발상의 집합체였다. 순수한 형태를 가지지 않았지만, 정원을 통해 정원을 받치는 백만 개의 세계와, 산 영혼과 죽은 영혼들의 꿈을 볼 수 있었고, 아주 희미하게나마 찾아보면 이악스의 전장도 찾을 수 있었다.

“경청하라!” 길리먼의 목소리는 영원을 넘어 울려퍼졌다. 황제의 검은 시간을 불태울 기세로 더 높이 화염을 뿜었다. “나는 테라의 황제의 마지막 충성스러운 아들, 로부테 길리먼이다. 역병의 신이여, 오늘은 당신이 죽을 운명은 아니지만, 내가 당신을 찾아 나설 것이고, 기어코 찾아서 불태울 것임을 똑똑히 알라.”

로부테 길리먼은 황제의 검을 양손으로 잡고 높이 들어올렸다. 상승하는 화염의 파도가 정원을 강타했다. 백만 개의 태양보다 뜨거운 불의 장벽이 경로에 있는 모든 것을 불태워 없애자, 저택으로부터 분노의 포효가 들려왔다. 너글의 저택의 검은 외벽의 코앞까지 도달해서야 불은 비로소 멈췄다. 저택의 무한한 복도는 흔들렸다. 이끼 낀 타일이 지붕에서 떨어졌다. 젖은 목재로부터 증기가 피어올랐다.

“이것은 경고다. 워프와 물질 우주는 한때 균형 잡혀 있었다. 당신은 너무 오래 이 균형을 깨 버렸다. 워프만이 상대를 밀어낼 수 있는 게 아님을 이해하라. 이 영역은 실존하지 않는다. 오직 의지만이 실존한다. 나의 의지는 그 누구도 따라오지 못한다. 확실히 이해하라, 역병의 군주여. 그리고 네놈 형제들에게 이 전언을 알리거라. 나는 스스로를 대변하는 것이 아니니.”

“인류의 황제를 대변하노라.”
Dark Imperium: Godblight #
A Spiritu Dominatus, Domine, Libra Nos,
억압의 영으로부터, 주여, 우리를 자유케 하소서.

From the lightning and the tempest, Our Emperor, deliver us.
번개와 폭풍우로부터, 황제 폐하, 우리를 구원하소서.

From plague, temptation and war, Our Emperor, deliver us,
역병과, 유혹 전쟁으로부터, 황제 폐하, 우리를 구원하소서.

From the scourge of the Kraken, Our Emperor, deliver us.
크라켄의 재앙으로부터, 황제 폐하, 우리를 구원하소서.

From the blasphemy of the Fallen, Our Emperor, deliver us,
타락한 들의 신성모독으로부터, 황제 폐하, 우리를 구원하소서.

From the begetting of daemons, Our Emperor, deliver us,
불생자들의 독생으로부터, 황제 폐하, 우리를 구원하소서.

From the curse of the mutant, Our Emperor, deliver us,
돌연변이의 저주로주터, 황제 폐하, 우리를 구원하소서.

A Morte Perpetua, Domine, Libera Nos.
영원한 죽음으로부터, 주여, 우리를 자유케 하소서.
아뎁투스 미니스토룸 전투 기도문
소설 제목이면서 구(舊) 설정에서 탈피한 모습으로 묘사되는 인류의 황제는 위의 인류의 주인이라는 저 단어 하나로 압축할 수 있을 정도로 상세히 묘사되고 있다.

황제는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한 사이커로서 그 힘은 카오스 4대신조차 경계했을 정도로 막강했다. [66] 황제 다음가는 사이커인 마그누스 더 레드도 시스터즈 오브 사일런스가 발산하는 퍼라이어 능력에 사이킥을 못쓸정도였는데, 황제는 그런 퍼라이어 집단을 자신의 친위대중 하나로 만들었으며 함께 싸우면서도 자유롭게 사이킥을 사용할 정도이다. 비록 카오스 4대신의 진정한 힘은 황제를 넘어설 정도로 강력하긴 하나, 카오스 신이 물질계에 직접 간섭을 하지 못하는데다 황제가 적극적으로 카오스 신의 근절이라는 엄청난 계획을 실제로 실행하는 말도 안 되는 짓을 저지르고 있었기에 물질계에서만큼은 황제가 은하계 내의 필멸 생명체에 대한 그들의 사악한 계획에 매우 큰 걸림돌이 되는 존재였다. 구판에선 '전지전능한 걸어 다니는 신'으로 표현되었다면 현판 황제는 '좀 더 현실성 있는 걸어 다니는 신'급으로 표현된다. 구판 설정에서는 황제라는 존재를 알아차리자마자, 그 존재에 대해 완전히 파악하지 못했음에도 카오스 신들은 자신들 최대의 숙적이라 인정했다고 하며, 호루스 헤러시 막바지 호루스와의 대결에선 진심을 낸 순간 황제 혼자서 감정과 기세의 표출만으로도 카오스 4대신을 도망치게 할 정도로 강력한 권능을 구사했다.

그런 그는 인류를 하나로 뭉친 이 후 그들에게 미신과 광기로 가득한 종교(Imperial Cult)가 아닌, 과학과 이성으로 가득한 이상(Imperial Truth)을 심어줌으로써 카오스 신들의 힘을 약화시키는 또 다른 중요한 목적이 있었다.
내가 다시 쏟아지는 태양빛을 버티며 올려다 보자 4명의 형상이 내 뒤에 서 있었다. 그들의 외형은 마치 열무의 안개에 의해 부서질 것 같이 떨렸지만 뜨거울 것 같진 않았다.

그들 모두 짐승의 머리를 단 사람의 몸뚱이 형태를 하고 있었다.

하나는 푸른 깃털로 뒤덮인 호박색 눈의 새, 하나는 바다뱀의 머리, 다른 하나는 적안의 황소,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미 부패한 노란색 생선의 머리가 있었다.
모두 날 바라보고 있었고. 직사광선을 받아 어른거렸다. 그들은 팔을 들어 가리켰다.
그들 중 누구도 말하지 않았다. 애초에 인간의 입술을 가지지 못했다. 그럼에도 나는 그들이 나에게 원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떻게인지는 모르지만 그들의 생각이 내 정신 속에서 내가 떠올린 것만 같이 확실하고 또렷하게 느껴졌다.

그들은 나에게 마셔라 말하고 있다.
나는 왼손의 잔을 바라보았다. 액체는 뜨거웠다. 거품이 잔 안쪽 가장자리에 모였다. 나는 갑작스런 갈증이 느껴졌다. 나는 컵을 내 입술 가까이 들어올렸고, 그러자 손이 떨렸다.
나는 무언가 이 안에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꾹 참았다. 내 안의 직감이 갈등을 벌였다.
그들은 나에게 마셔라 말하고 있다. 멈춘 나에게 명령조로 말하고 있었다. 나는 그들이 왜 나에게 그것을 원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 때 나는 를 보았다. 그는 정반대 방향에서 오고 있었다.

그는 다른 존재들과 똑같이 인간의 모습을 취하고 있었지만, 그를 두른 빛의 띠는 다른 것들보다 더 강렬했기에 난 그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
나는 어떻게인지 알 수 없지만, 그는 아주, 아주 먼 곳에서부터 이곳을 향해왔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는 다른 짐승머리 형태의 것들이 그랫듯이 나에게 명령하지 않았다.
그들 사이의 모종의 관계를 느꼈지만,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은 하나를 두려워했다.
나는 컵 안의 액체를 마실 경우 를 실망시킬 것을 알았다. 허나 마시지 않는다면, 다른 넷을 실망시킬 것도 알았다.
우리는 모두 많은 생각의 공간에 있는 것 같았다.
네 명은 날 가리켰다. 어떤 것도 가까이 갈 수 없을 것 같은 빛무리에 둘러싸인 남자도 나에게 걸어왔다.

그들은 나에게 마셔라 말하고 있다.

나는 컵을 내 입술에 가져갔다.
액체는 복잡한 맛이었다. 부드럽게 시작해서, 쓴 맛이 되었다. 그 액체가 내 목을 넘어가자 열기와 활력을 느꼈다.
나는 곧바로 계속 액체를 마시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잔이 바닥을 보일 때까지, 내용물의 찌꺼기까지 긁어 빨아들이고 싶었다.
그들이 나에게 마셔라 말하고 있다.

한 모금 마신 후, 나는 몸을 웅크려 잔을 주의 깊게 내 앞의 땅에 내려놓았다. 신경썼음에도 그 액체는 흘러나와 조금 내 손가락에 묻었다.
그리고 나는 한걸음 물러났다.
모욕적인 느낌을 주지 않길 바라며 넷에게 절을 했다. 그리고 정말로 그들에게 어떤 기분을 줄지 모른 채 말했다.
'예의상 조금 마셨습니다. 당신들에게 이정도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넷은 팔을 내렸다. 그들은 나에게 다시 명령하지 않았다.
남자는 걸음을 멈췄고, 내가 처음 보았던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나는 그들 모두를 실망시킨 것을 느꼈다. 그렇지만 그보다는 넷을 더 실망시킨 것 같았다.
풍경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나는 단단한 현세의 내 자신을 다시 느끼기 시작했다. 햇빛이 비치는 초원은 마치 물의 물결처럼 내 앞에서 파문을 일으켰다. 그리고 그 아래의 어둠이 깔린 틈을 보았다. 나는 일어나고 싶었다. 나는 본래 세계로 돌아가고 있음을 고통으로 깨달았다.

나는 이 꿈이 끝나기 전에 그의 얼굴을 볼 수 있길 바라면서 다시 그를 보았다.
하지만 선명한 핵 주변에 깜빡이고 맴도는 빛 말고 볼 수 있는 것은 없었다. 그 빛에는 따뜻함이 없었고, 그저 눈부실 뿐이었다. 그는 마치 차가운 태양 같았다.

그의 빛이 사라졌을 때, 나는 그가 사라졌다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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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rotherhood of the Storm 중 화이트 스카의 치프 라이브러리안 예수게이가 황제가 초고리스에 오기 전 본 환상.
“사라져라.” 소녀가 말했다. 소녀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그 목소리는 마치…마치…

“믿음을 가져라, 데보러스(Devorus).” 그녀가 말했다. 눈에서처럼 그녀의 입에서도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가 견디지 못하고 눈길을 돌려야만 했을 정도로 밝디밝은 빛이었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그의 내면을 잡아끄는, 영혼의 톱니바퀴를 재설정하는 오래된 힘이 실려 있었다. 믿음을 통하여 너는 구원받으리니, 신봉이야말로 승리로 향하는 길이로다. 안개조차도 두려운 듯 몸서리쳤다. “믿어라, 그리하여 살아라.”[67]

(중략)

그리고, 가장 절박했던 그 순간, 그녀가 왔다. 마치 사악한 마법으로부터 태어난 악귀들의 압박을 그저 시장에 모인 군중을 헤치고 걷는 것마냥 아무렇지도 않게 통과하는 어린 소녀가. 황금빛을 발하는 소녀가 가뿐히 전장을 걷고 있었다. 발 밑은 질척한 진창으로 변해 있음에도, 소녀는 그 위에 발자국 하나 남기지 않았다.

그녀의 두 눈은 공허했고 피부는 얼룩져 있었다. 두피에서는 머리카락이 그 순간에도 한 줌씩 떨어져나가고 있었고, 하얀 옷은 타 눌어붙고 있었다. 그녀는 산 채로 무너져가고 있었다. 허나 그녀가 두 프라이마크에게로 가까워짐과 동시에 그녀를 둘러싼 부드러운 빛은 더욱 더 밝아져가고 있었다. 싸우는 자들을 뒤덮은 안개가 광채로 물들어 사악한 독기가 아니라 영광스러운 빛으로 그 안을 채웠다. 커스토디안 가드 콜콴은 소녀에게서 눈길을 뗄 수가 없었다. 프라이마크 형제들의 대화가 그의 귀에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그와 싸우던 괴물도 더 이상 관심거리가 아니었다. 그때 그는 죽을 수도 있었다. 데몬에 의해 살해당했을 수도 있었다. 허나 태어난 적 없는 것들조차 소녀에게 정신이 홀려 있었다. 놈들이 떨리는 손가락을 들어 소녀를 가리키며 무덤의 먼지에 목이 메인 듯 꽉 막힌 목소리로 신음하듯 내뱉었다.

“아-나-테-마…”

단 한 마디. 그 단 한 마디가 허공에 울리며 마치 바람에 흩날리는 비단마냥 부드럽게 소녀 쪽으로 퍼져나갔다.
시간이 정지했다. 원자가 그 움직임을 멈췄다. 공중에서 빛조차 달리기를 그만두었다. 핏줄기가 전장 위로 호를 그리며 굳어졌고, 볼트 탄환이 허공에서 궤적을 멈추었으며, 흔들리던 촛불이 요동치기를 그만두었다. 영원과도 같은 차가운 느낌이 콜콴을 사로잡았다. 오직 그만이, 그조차도 알 수 없는 이유로, 자유로이 주위를 돌아볼 수 있었다. 전사들 모두가 마치 사진 속 한 장면처럼 움직임을 멈춘 채였다. 길리먼은 살아있는 빛의 속박에 감겨 있었고, 모타리온은 머리 위로 대낫을 치켜든 채였다.

하지만 모든 것이 움직임을 멈추었음에도, 우주 전체가 그 찰나의 한 순간에 사로잡혀 있었음에도, 소녀는 계속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소녀가 고개를 돌려 콜콴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 속에서는 시간 그 자체만큼이나 오래된 황금빛이 타오르고, 입에서는 별의 광채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화려하게 장식된 투구 속에서, 콜콴이 입을 떡 벌렸다.
“주군?” 그가 속삭였다.

(중략)

약한 악귀들은 마치 용광로 속으로 던져진 얼음조각마냥 증발하여 비물질계로 통곡하며 되돌아갔다. 보다 강한 것들은 소녀의 광채에 고통 속에 몸부림쳤다. 놈들의 피부에 물집이 일었다. 놈들의 눈이 익어버렸다. 놈들은 곡성을 질러대며 울부짖었다. 모타리온, 이제 인간보다 데몬에 더 가까웠던 그는, 날개가 꺾인 채 뒤쪽으로 내동댕이쳐졌다. 길리먼을 속박하던 구속이 한낱 발광이끼 한 줌으로 변해 떨어져 내렸고, 프라이마크가 다시금 자유를 얻었다.
▶ Dark Imperium: Plague War 번역 출처
황제는 가장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완벽한 외모이며 자신의 이미지를 안쓰러울 정도로 늙어 빠진 노인네에서부터, 그냥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무한한 희망과 무조건적인 복종심을 불러일으키는 초월적인 존재까지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었다. 황제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는 이에게 이상적인 가장 완벽한 모습으로 보여준다. 이는 달리 말해 황제의 진짜 모습을 본 이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황제에게서 뿜어 나오는 황금빛 휘광은 일반인의 눈이 멀 정도로 부시며, 동시에 본 사람을 치유해주며 마치 영혼을 어루만지는 듯한 따스함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평범한 일반인들은 아예 황제를 바라보기만 해도 생각이 마비되고 오직 본능적인 경외심과 두려움에 지배당해 벌벌 떨며, 뛰어난 초능력을 지닌 사이커들은 황제와 대면하면 자신의 능력이 태풍 앞의 촛불 수준이라고 독백하며 경악한다. 유라이어는 황제가 정체를 숨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눈동자를 바라보는 순간 수백 수천 수만의 직업과 모습을 지닌 힘과 지혜를 느꼈다고 생각했다. 거기다, 애초에 그가 정체를 숨긴 황제와의 설전에서 신의 존재를 믿었던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과거 황제의 본모습을 직접 보았고 그를 신으로 착각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정신적으로 단련된 스페이스 마린조차 그를 보고 감정에 벅차 무릎 꿇거나 눈물을 흘리게 만들 수 있었고 심지어 초월적인 존재들인 프라이마크들도 황제를 처음 대면했을 때 그의 후광과 외모, 위엄에 짓눌려서 말도 못 꺼내고 얼어붙거나 무릎 꿇는 것을 간신히 참을 정도였다. #, #, #

다만, 선천적인 퍼라이어의 능력을 통해 모든 종류의 사이킥을 꿰뚫어보는 시스터 오브 사일런스가 바라본 '옥좌 위에서 평범한 중년 남성의 모습'으로 고통받는 황제의 모습이 가장 그의 본모습에 가까울 것이다. 물론 이 고통받는 평범한 중년 남성의 모습을 보고 있는 시스터 오브 사일런스조차도 황제를 신으로 숭배할 정도로 황제가 가진 강력한 카리스마와 존재감은 단순한 사이킥 능력 그 이상의 것이다.

과거 황제의 힘은 카오스 4대 신들을 압도한다는 설정이었으나, 현재 설정에는 황제는 카오스 4대 신들의 진정한 힘보단 약하고 황제도 카오스 신들의 방해에 의해 인류의 구원을 위한 유일한 계획이 엎어졌다는 것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카오스 신 넷이 황제를 두려워한다는 것은 사실이다. 황제의 힘이 본인들에게 못미치더라도, 어찌됐건 현실 우주에선 그들의 힘이 상당 부분 제약되는 것도 사실이며, 황제의 계획이 성공했다면 카오스 신들은 주된 먹거리인 은하에서 가장 머릿수가 많은 지성체인 인류의 사념을 잃어서 그대로 굶어죽어 소멸할 운명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본인이 성 게오르기우스로 위장하던 시절 때려잡은 용이 크탄 중에서도 손꼽히는 강자인 보이드 드래곤이었다는 사실이 간접적으로 드러났으니 더 위상이 올라갔다. 에르다가 영속자들 중 자신이 두 번째로 강력하지만, 동시에 황제의 힘은 자신을 포함해 황제를 제외한 모든 영속자를 모두 합친 것보다도 어마어마하게 커서 비교할 의미가 없다고 말한 점이나 굉장히 강력한 영속자인 말카도르가 황제에게 복종한 점, 황제는 혼자 1만 년째 앉아서 버티고 있는 황금 옥좌를 말카도르는 잠깐 대타로 앉았던 것만으로도 영속자로서 부활에 가까운 재생도 할 수 없을만큼 생명력이 완전히 소진되어 재가 되어버린 점을 보면 황제는 필멸자 중에서 범접할 존재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찌나 강했는지 호루스 헤러시 말기의 테라 공성전이 한창이라 매우 불리한 상황에서 에르다의 집을 방문한 존 그라마티쿠스가 황제가 지금 지고 있다는 말을 하자 에르다가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헛소리냐고 반문하는 장면이 나올 지경이다. 황제의 인생이나 다름 없는 긴 세월동안 황제한테 덤비다 깨진 놈들을 수도 없이 봐서인지 호루스 헤러시조차 언제나처럼 결국 황제가 이기고 끝나지 않겠냐고만 생각했던 모양이다. 당시 황제가 황금 옥좌를 유지해야만 해 본인이 활동을 할 수 없고 병력은 열세라 궁지에 몰린 걸 아는 독자 입장에서는 어이가 없고 에르다는 현재 상황을 몰라서 저런 반응을 보이는 것이지만, 이 장면은 황제 다음으로 세다는 영속자조차 황제가 질 수도 있다는 걸 상상도 못할 만큼 작중 세계의 과거 역사에서 황제가 얼마나 터무니없이 강했는지를 알 수 있는 증언이기도 하다.

호루시 헤러시의 마지막 소설 'The End and the Death'에 따르면 애당초 카오스 신들이 스스로의 본성을 거스르고 협력한 것이 다 황제를 막기 위해서라고 나올 정도이니 황제가 얼마나 카오스에게 위협이 되는 강대한 적인지 알 수 있다. 카오스 신은 태풍 같은 재앙에 유사 인격 같은게 붙은 재난 그 자체라 본질적으로 자기파괴적임에도 그 본성을 굳이 꺾고 다른 카오스 신과도 협력하면서 황제를 막기 위해 전력을 다 했다는 말이다!

즉 황제는 명실상부한 Warhammer 40,000 세계관 최강자 중 하나로, 소설 묘사에 따라서 설정충돌과 파워 밸런스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위의 웹웨이 전쟁에서처럼 직접적인 위력을 그리는 경우는 드물고 오히려 리빙 세인트, 리전 오브 더 댐드, 성녀, 아스트로노미칸 등 간접적인 사례나 에르다, 로부테 길리먼, 마그누스 더 레드, 쿠가스 등 제3자의 언급으로 묘사한다. 특히 예수게이가 심상세계에서 겪은 일을 보면 카오스 신들조차 황제를 두려워했다는 그의 말이 나온다. 당장 힘의 차이로 보면 황제가 카오스 신에게 밀리는 건 당연하겠지만, 장기적으로 황제의 계획이 성공했다면 카오스 신들의 입장에서는 얄짤없이 아사행인데다 이미 카오스 신을 상대로 사기를 쳐 힘만 챙겨간 전적이 있음을 생각하면 직접적인 힘은 카오스 신이나 크탄 같은 존재들에게 밀릴지언정 인류제국을 단신으로 일으킨 통솔력과 ‘ 카오스 신을 굶겨 죽인다’는 어마무시한 은하구급의 원대한 계획을 수립하고 또 실제로 거의 성공 직전까지 간 지략에 있어서 황제를 능가할만한 존재는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나마 이 정도로 터무니없는 계획을 진짜로 생각하고 실행에 옮기는 비범한 인물을 굳이 따지자면 에이지 오브 지그마의 나가쉬 단 한 명밖에 없다.
"짐은 테라와 모든 인류의 황제이니라." 남자가 말했다. 그는 이제 목소리를 높여 말하고 있었다. 그의 음성은 차분했고 위대한 미래에 대한 약속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너는 페투라보로구나."

"맞아요, 맞습니다!" 페투라보가 흥분에 들떠 말했다. "당신께서는 제 이름을 아시는군요!"

"너는 짐이 의도한 바와 같이 참으로 용감무쌍하구나." 그렇게 말하면서 황제는 아래의 세상을 둘러보았다. 그는 마치 우뚝한 정상 위에서도 가장 세부적인 디테일을 낱낱이 파악할 수 있는 듯이 보였다.

"너는 참으로 많은 것을 성취하였다." 그는 즐거움으로 환하게 빛나는 미소를 지었다. "너는 강대한 성채와 경이로운 장치들로 충만한 평화로운 세계를 건설했구나. 짐은 네가 참으로 자랑스럽도다."
"우리가 풀어야 할 회포가 많다. 짐은 너에게 아주 많은 것을 가르쳐 줄 것이다. 네 안에서 타오르고 있는 지식에 대한 굶주림이 느껴지노라. 우리는 토론과 의논으로 수많은 밤을 지새우게 될 것이니라."

"그렇습니다!" 페투라보가 사정했다. "제발!" 그는 환희와 경외감에 거의 실신할 지경이었다.

"너는 짐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느냐? 너는 짐을 도와 인류에게 봉사할 것을 서원하느냐?"

"저는 아무것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제발 저를 받아주십시오! 저는 당신에게 영원토록 신실하게 봉사할 것을 서약합니다. 이것이 나의 강철의 맹약입니다."
▶ 올림피아의 최고봉 정상에서 페투라보를 만난 황제
페투라보는 황제와 첫 대면을 할 때 황제에게 매달리는 반응을 보이다가 나중에는 아예 무릎을 꿇었다. # 나중에는 자기를 버리는 장기말 취급이나 한다면서 황제를 까내리는 찌질이로 변하기에 이 장면을 처음 봤으면 꽤 깰 것이다. 특히 목소리만으로도 대상의 마음에 원하는 감정을 불어넣거나 반신(Demi-God)이라는 프라이마크 로가 아우렐리안을 포함한 워드 베어러 군단 전체의 무릎을 강제로 꿇리는 등 모든 면에서 인류라는 종족에게 있어 살아있는 신이라고 불릴 수 있을 만큼 정점인 존재라고 볼 수 있다. 황제의 클론이니만큼 프라이마크도 황제와 비슷한 능력의 편린을 보이기는 하지만 황제 본인에 비하면 새발의 피에도 미치지 못하며, 이는 프라이마크들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 프라이마크는 황제의 수많은 능력 중 한정적인 부분만 구사할 수 있을 뿐더러 그 능력의 수준조차 대체적으로 황제보다는 훨씬 못하다. 황제는 외계인이나 심지어 퍼라이어같은 사람들조차 감명을 받게 만들었지만, 펄그림의 능력은 엘다나 네크론 등 외계종들에게는 먹히지 않았다. 마그누스도 황제를 일컬어 황제에 비하면 자신의 힘은 보잘것 없다고 인정하였고, 로가는 프라이마크 한 명을 제압했지만 황제는 그 로가와 그의 군단원 전체를 동시에 찍어누르는 위용을 보여주었다. 말카도르의 언급에 따르면 생귀니우스의 예지 능력이 황제의 예지 능력조차 능가한다고는 하니 황제가 설계할 때 일부 특화한 면에 한해서는 황제보다 더 뛰어날 가능성도 없진 않지만, 결국 개개인 하나씩을 놓고 보면 황제만큼 대단한 것은 아니다. 펄그림은 본인은 물론 파비우스 바일이 임의로 복제한 클론조차 자신과 마주한 이들을 순식간에 복종시킬 수 있었고, 마그누스는 혼자서 임페리얼 네이비의 전함 여럿을 손쉽게 상대할만큼 사이킥 능력이 강대했으며, 로가도 황제처럼 말만으로 프라이마크를 굴복시켰다.

호루스와의 최후 결전에서 황제와 로켄을 포함한 4명의 앞길을 가로막는 워드베어러 중대[68]의 일제 사격을 혼자서 단 5미터 거리에서 사이킥 방어막으로 모조리 막아내고, 파워 클로에 사이킥 번개를 끌어모아 한 번 휘둘러 약 2 에이커 범위 내 모든 병력을 지워버렸다. 참고로 2 에이커 정도면 거의 1 헥타르, 즉 잠실야구장 넓이의 땅이 손짓 한 번으로 날아갔다고 보면 된다. 링크 무서운 점은 이 때 황제는 호루스와의 대결을 위해 워프에서 얻은 신성과 힘을 버린 뒤였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이니 길리먼이 헤러시 이후에 펄그림과 만날 때 황제는 신이 아니라고 부정하자 악마가 된 펄그림조차 어처구니가 없어서 아직도 그런걸 믿고 있냐며 비웃는 장면도 나온다.

울라노르 열병식에서는 프라이마크들이 하나하나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수백억 제국군이 엄청나게 환호를 했는데 그 호응이 가장 인기가 많은 생귀니우스의 등장으로 절정에 달했었다. 이때 생귀니우스가 관중들에게 팬 서비스처럼 호응을 해줄 요량으로 날개를 확 펼치는데 그 과정에서 깃털 몇 개가 발코니에서 땅으로 떨어진다. 그리고 그 깃털은 앞으로 1만년간 그것을 주운 연대의 군기 문장이 됐을 정도로 생귀니우스의 인기는 엄청났다. 그런데 황제가 나타났을 때는 환호가 없었다고 한다. 왜냐면 제국군이 환호성을 내지르는 것도 잊은 채 황제로부터 경외감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프라이마크들과 숱하게 지내던 가비엘 로켄조차 그레이 나이트 창설을 위해 다른 군단원들과 모여있을 때 황제가 입장하자 꼼짝도 못하고 자발적으로 무릎을 꿇었으며 서비터들은 아예 정신을 잃고 바닥에 나뒹굴었을 정도이다. 게다가 황제는 프라이마크 앙그론의 뇌에 박힌 기계인 도살자의 대못조차 무시하고 앙그론을 조종해 난동을 제압할 수도 있었다.

워프의 악마들은 황제의 존재 자체를 자기 주인들(카오스 4대신)에 대한 죄악으로 보고 있다. 소설 인류의 주인에 따르면 상급 악마들은 황제의 호칭만 들어도 치를 떨며 하급 악마들은 황제와 같은 공간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고통받고 그에게 공포를 느끼면서 도망가거나 존재가 없어지기까지 할 정도. 당장 위에 인용된 웹웨이 전쟁 대목에서도 악마들의 파도 앞에 황제가 등장하자마자 모랄빵에 빠져 하급 악마들은 허겁지겁 대열에서 도망치기 바빴고, 그나마 좀 급이 되는 대악마들도 패닉에 빠져서 조금이라도 소멸을 늦추기 위해 힘을 쌓아보려고 주변의 도망치는 약한 악마들을 마구 먹어치우는 등 대혼란이 벌어졌다. 그나마 그 무리 중에 가장 강했던 네임드급 그레이터 데몬들은 바로 튀어버리는 추태를 보여주진 않았다만 황제의 존재 그 자체가 그들의 주인들에 대한 죄악이므로,[69] 황제를 인식하자 극도로 분노해 이성적인 판단이고 뭐고 그냥 닥돌하며 덤벼들었다가 황제가 칼 몇 번 휘둘러 그대로 소멸당하기까지 한다.

카오스 신들로부터 직접 총애를 받는 소수의 위대한 그레이터 데몬조차 황제가 어찌나 싫고 두려운지, 이런 강한 마귀들조차 '그 존재' 라던가 '그 인간' 혹은 '그 남자', ' 내 입으로 부르지 않을 이' 같이 황제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에둘러서 부른다. 너글의 그레이터 데몬이자 당시 그레이트 언클린 원 중에서도 최고 서열인 쿠가스조차, 모타리온에게 '황제'의 검은 악마를 완전히 죽일 수 있다며 두려워하고 있다고 솔직하게 말하고는 고작 이렇게 단어 한 마디 언급한 걸 가지고 나중에 모타리온한테 '황제'라는 말 자체를 굳이 자기가 직접 언급해야 했냐며 짜증을 낼 정도다. 악마를 상대로 한 이런 초월적인 신성한 사이킥 파워는 그의 유전자 극히 일부를 물려받은 것에 불과한 그레이 나이트에게까지 그대로 발현되고 있다.
“나의 전사들을 준비시켜놓겠다!” 앙그론이 소리쳤다.

“이제 태어나지 않은 것들의 문제를 말할 차례로군.” 페투라보가 말하였다. “누가 나 대신 그에게 말해줄 텐가?”

“참을성을 잃어선 안 되네, 형제여.” 마그누스가 앙그론에게 말하였다.

“테라 주변의 워프는 요동치고 있으나 악마들은 테라에 아직 발을 들여놓을 수 없네. 우리 아버지의 힘이 천상의 파도를 막고 있고. 만약 자네, 나, 아니면 펄그림이 강하하려고 했다가는 우리들의 영혼은 곧바로 육체로부터 찢겨지며 소멸되고 말 걸세."
테라 공성전을 앞두고 열린 반역자 프라이마크들의 회의 中
이는 데몬 프린스가 된 데몬 프라이마크들도 마찬가지로, 황제의 사이킥에는 그들 역시 완전히 소멸될 수 있음이 암시된다. 프라이마크는 웬만한 그레이터 데몬보다도 강한데, 그런 프라이마크가 카오스 신의 축복을 받아 더욱 강해진 상태인 데몬 프라이마크 조차도 황제에게 간단하게 소멸될 수 있다는 것.

그렇기에 '다크 임페리움'에선 황제교 사제 마티유와 대화를 나누는, 가장 냉철한 판단력을 지닌 길리먼조차도 테라에서 직접 황금 옥좌로 나아가 황제와 대면했다가 황제의 사이킥 권능을 받고 마치 태양과 대화하는 것 같다고 표현할 정도의 충격을 받고 나서부터는 '이 사람 진짜 신인가?'라며 끝없이 내적 고민을 할 정도였으니 말 다했다. # 황제교 성직자인 대주교 마티유는 길리먼에게 끝까지 황제는 신이라고 주장했으며 이를 굽히지 않았다. 특히 마티유는 설령 황제가 인간이라고 생각해도 신과 같은 능력을 가진 이가 어떻게 인간이냐고 말하자 길리먼도 이 말에 반론을 못하고 말문이 막힌다. 여담으로 호루스 헤러시 이전의 로가 아우렐리안도 이와 비슷한 생각을 하며 황제가 신이 아닐 수가 있느냔 생각을 했었다.

심지어 강력한 퍼라이어 유전을 지녀 사이킥의 본질을 꿰뚫어보고 공허로움으로 만드는 '침묵의 자매들'조차 황제를 신으로 숭배하고 있었다. 황제가 모양새야 어떻든 일단은 살아있는데도 그동안 하이로드들끼리 정치적 결정을 내려왔던 이유도 사이커들이 황제의 사이킥을 견디지 못하고 발광하다 죽어버렸기에 황제와 의사소통을 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었다. # 대성전 당시 프라이마크 로가 아우렐리안이 '수백만 세계를 다스리며 생각만으로 수천의 함대를 우주로 인도하는 이가 신이 아니면 무엇이란 말입니까'라며 따졌던 것도, 인류 제국에서 가장 강력한 사이킥 능력과 마법을 다루었던 마그누스는 황제의 사이킥 능력을 보며 '나도 한 사이킥 능력을 발휘하지만 아버지의 워프에 대한 이해와 사이킥을 다루는 능력은 나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생각한 것도 황제의 능력을 직접 겪었기에 나온 반응이었다.

길리먼과 황제의 대면 장면이 나오고 나서 그동안 워해머 팬들이 가졌던 '지난 1만 년 동안 사람들이 해골 상태인 황제를 알현하고도 왜 실망이나 혼란 따위 반응이 없었느냐'는 의문점이 해결되었다. 프라이마크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압도적인 사이킥 휘광 앞에서 해골 모습이 뭔 대수였겠는가?

황제가 지녔었고 현재 섭정 로부테 길리먼이 물려받아 사용하는 '불타는 검'은 워프의 존재들에게 아주 치명적인 무기인데 악마들을 무려 무(無)로 되돌려버릴 수 있다. 하위 악마들은 물론이고 심지어 워프의 고위 악마들조차 두려워할 정도. 이 검을 사용하는 길리먼은 높은 워프 관련 기술력이 들어간 무기 수준으로 보지만 일반인들은 황제의 기적이 임한 무기라 여기며 경외한다. 악마들이 '불구대천의 원수'의 힘이 맺힌 무구라고 칭하는 걸 보면 이 검도 황제의 사이킥 능력을 활용해 제작했을 가능성이 높다. # 비슷하게 불칸도 황제가 직접 새겨준 부적이 있는 해머 우르드라큘로 그레이트 데몬 아갈보르를 단순히 이기는 수준을 넘어서 정수까지 파괴하여 완벽하게 파멸시킨 전적이 있으니 황제의 힘이 어느 정도 들어간 무기일 가능성이 크다. #

9판 공식 트레일러에서는 네크론 워리어 가우스 플레이어에 맞아 팔이 가루가 되어가던 아뎁타 소로리타스 오더 밀리탄트 수녀가 제국교 성당에 들어가 황제께 기도를 올리더니 곧바로 팔과 갑옷의 붕괴가 멈춘다. 영상을 보면 팔이 서서히 붕괴되어 가고 있었으나 팔이 완전히 붕괴된 것도 아니고, 의복 역시 치료 후 붕괴된 부분이 보이기 때문에 회복되지는 않았다.

호루스의 반역에 의해 황제가 식물인간 상태가 되어 황금옥좌에 안치된 이후, 인류의 적들은 그를 "시체 황제(Corpse Emperor)" 혹은 "가짜 황제(False Emperor)"라 부르며 조롱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 또한 여전히 인류 제국을 무너뜨리기 위해 반드시 제거해야 할 궁극적인 장애물은 다름 아닌 황제라고 생각하고 있다.

6. 황제와 제국교

”당신은 어찌 그런 야만스러운 이교도들의 만행을 나의 신앙에 빗대어 말할 수 있단 말이오?”

“그러면 안되는 거요?”
사내가 물었다.

당신이 모시는 신의 이름아래 한 성인은 ‘ Deus Vult’라는 함성을 내지르며 전쟁을 일으켰소. 그것은 고대의 언어 중 하나로 그 뜻은 ‘하나님께서 원하신다’ 라는 뜻이오. 그 자의 병사들은 멀리 떨어진 왕국을 파괴하려 길을 떠났소, 그러나 처음으로 그들이 파괴한 것은 전쟁에 반대하는 자들이 있던 자신들의 땅이었지. 수천명이 집에서 끌려나와 목이 달아났고 산채로 타죽었지.[70] 그런 다음 자신들의 나라가 안정되었다면서 만족스러워하는 그 광신에 빠진 군대는 신성한 도시를 해방시킨다는 명목으로 약탈을 하기위해 수천마일을 달려갔소, 그리고 그 곳에 당도한 군대는 그 도시의 오염을 정화 한다며 그 안의 모든 거주민들을 남김없이 죽였소. 난 그들의 지도자 중 하나가 했던말도 기억하고 있소. 그 자는 무릎, 말의 고삐까지 차오른 핏물 속에서 말을 몰았다 했소. 바로 정의와 신의 심판 아래 말이오.”

“그건 고대의 역사에 불과하오.”
유라이어가 말했다.

“당신은 시간의 너머로 사라져버린 그 사건의 진실을 모를거요.”

“그게 단 한 번에 그쳤다면 당신의 말에 동의했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100년 정도 시간이 흐르니 또다른 성인이 나타나 자신의 교회에서 전쟁을 선포했소. 그의 전사들은 한 고대 프랑크[71] 종파의 근거지를 포위했지. 그리고 그 도시[72]를 점령했을 때 장군들은 어떻게 하면 포로들 가운데 이단과 신도를 구별할 수 있냐고 물었소. 그 성인, 바로 당신이 믿는 신을 따르는 자가 말하길 ‘그들 모두를 죽여라. 신께선 누가 자신의 백성인지 알고 계시리라’[73] 라고 했소. 남, 녀, 아이 할 것 없이 거의 2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살해당했소. 그중에서도 가장 끔찍한 것은 그 포위망에서 벗어난 자들을 사냥하기 위해 이단심문소(Inquisition)라 불리는 조직이 창설되었고 공포라는 지독하고 가공할만한 역병이 퍼져나갔소. 그 전염병의 희생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불신을 자백하고 그들의 동료가 누구인지 불도록 만들기 위해 그들을 끔찍한 고문기계 위에 올려놓고 몸을 당기고 태우고, 찌르고, 부수는 짓을 할 수 있는 무한의 자유를 부여했지. 시간이 흘러, 대부분의 적들을 처치한 이단심문소는 마녀 쪽으로 시선을 돌렸고 사제들은 수천명의 여인들에게 입으로는 담지못할 고문을 가해 여인들이 악마들과의 비정상적인 행위를 했다는 자백을 받아내려 했지. 그 후에 그들은 여인들을 불에 타우거나 목을 매달았소, 이러한 미친 행위는 3백년간 수십개의 국가에서 급속히 번져나갔소. 여러 마을을 몰살시켰고 그로인해 10만여명의 사람들을 죽였던 정신나간 짓이었지.”[74]

당신은 과거의 사건 가운데 가장 끔찍한 사례만을 예로 드는구려.
유라이어는 학살과 피로 얼룩진 이야기에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해 애쓰며 말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인류는 서로에게 그 같은 행위를 하지 않게 되었잖소.”
“그렇게 믿는다면 그건 아마 당신이 너무나 오랫동안 이 바람이 새는 교회 안에서 갇힌채 살아왔기 때문일거요, 유라이어.”
"인류의 주인께서는 빛이요 길이시니, 그 분의 모든 행동이 그 분의 백성인 인류를 위한 것이라. 그러므로 성스러운 말씀으로 하여금 우리들에게 질서를 가르치시며, 무엇보다도 주님께서 우릴 보우하시리...”

“그 누구도 당신의 기도를 들어주지 않을거요.” 사내가 유라이어의 뒤에서 말했다.

“난 더이상 당신이 뭐라하던 상관하지 않겠소. 그대는 이유가 있어서 이곳에 왔을 터이지만 난 더 이상 그대와 어울려 그대의 자만심과 독선에 힘을 실어주지 않겠소. 그러니 이런 우스운 짓은 이만 끝내도록 합시다.”

“그대가 원한다면.” 사내가 말했다.

“장난은 여기까지다.”

유라이어는 등뒤에서 퍼져나오는 금빛 후광으로 인해 제단위에 드리워졌던 자신의 그림자가 사라지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반사되는 빛에 시계바늘은 무지개 빛으로 일렁거렸다.

어둠과 그림자로 가득했던 교회 내부가 지금은 빛으로 충만해지고 있었다. 유라이어는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돌렸다. 그의 앞에는 놀라운 손재주와 정성으로 천둥과 독수리가 아름답게 새겨진 형태의 황금 갑주를 입고 키가 크며 참으로 아름다운 존재가 우뚝 서 있었다.

자신을 계시라 칭하던 사내는 온데간데 없었고 그의 자리엔 장대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위대한 전사가 서 있었다. 그 전사는 인류의 모범이 되는 지도자이자 제왕의 표상이 될법했다. 갑주를 입은 그의 신체는 매우 거대해 보였고 유라이어는 이 숨이 멎을만한 완벽의 극치를 보여주는 얼굴을 전에도 한 번 본 기억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두 눈에서 눈물을 흘렸다.

유라이어는 그 존안을 가두아레에서 보았던 것이다.

“당신은...” 비틀거리며 뒷걸음질 치다 엉덩방아를 찧은 유라이어가 숨을 내쉬며 말했다. 고통이 그를 강타했지만 그는 그런것을 느낄 겨를도 없었다.

“이제 네가 이곳에서 해왔던 일이 얼마나 헛된 것이었는지 깨달았느냐?” 황금빛의 거인이 입을 열어 말했다.

“당신은...” 유라이어가 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뼈에서 느껴지는 고통은 그의 가슴속에서 느껴지는 고통에는 전혀 비할바가 못되었다.

“당신이 바로...화...황제였군요.”

“그렇도다. 그리고 이젠 가야 할 시간이니라, 유라이어.” 황제가 고했다.

유라이어는 그제야 환하게 빛나는 교회의 안을 돌아볼 수 있었다.

“가다니요? 대체 어디로 간단 말입니까? 당신이 만들어낸, 이 잃어버린 세상에서 갈 곳이 대체 어디에 있다는 말입니까?”

“있느니라.” 황제가 답했다.
“새로운 길을 받아들여 놀라운 세상의 일부가 되거라. 우리 모두가 이제껏 꿈꿔왔던 모든 것들을 이루어 낼 수 있는 세상과 시대가 바로 우리들의 앞에 펼쳐져 있느니라.”

유라이어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자 단단한 손 하나가 부드럽게 그의 팔을 잡고 그를 일으켜 세웠다. 황제가 손으로 잡은 팔로 흘러들어오는 기운으로 인해 유라이어는 지난 수십년간 그를 괴롭혀왔던 지독한 과거로 인한 두통과 지병이 희미해져 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유라이어는 이산둘라 베로나의 웅장한 프레스코화를 올려다 보곤 숨이 막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전에는 어둠으로 인해 그 색체가 탁해 보였지만 지금은 마치 생명을 되찾은 듯이 활활 타오르는 것만 같아 보였고 천장은 황제의 후광으로 그것에 신선한 생기와 활력을 얻은것마냥 생명력과 활력으로 폭발할 것 같아보였다. 채색이 된 인물의 표면은 활력이 넘쳐 빛을 뿜었고 검푸른 색과 강렬한 붉은색도 내재된 힘을 드러내었다.[75]
"짐은 이들로 우주를 정복할 생각은 없다. 왜냐하면 이들은 인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나의 유전공학 연구소에서 제작 중인 전사들의 시초일 뿐이다. 나의 전사들은 우주의 전장을 주름잡고 적들의 무릎을 꿇게 만들 비전과 힘, 그리고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 전사들은 짐의 장군들이 되어 우주의 끝까지 대성전(Great Crusade)을 이끌게 될 것이니라."

" 방금 전 성전에 의해 피로 얼룩진 대량학살이 자행되었다 하지 않으셨습니까? 제게 말씀하신 그 성인보다 폐하 본인이 더 낫다 생각하시는 겁니까?"

"그 자와 짐의 차이점은, 짐은 스스로가 옳다는 사실을 안다는 점이니라."
황제가 대답했다.

"정말 독재자처럼 말씀하시는군요."

황제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넌 이해하지 못하고 있구나 유라이어. 짐은 인류의 생존 파멸 사이에서 비좁으나 유일한 생존의 길을 찾아내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짐이 행해야 하는 길이니라."

유라이어는 교회를 돌아보았다. 활활 타오르는 불꽃이 어두운 하늘 위로 치솟아오르고 있었다.

"폐하께서 가시는 길은 정말 위험하기 짝이 없군요. 인간이란 무엇이든 한가지를 부정하게끔 만들면 오히려 그것을 갈망하게 되는 그런 존재입니다. 진정 폐하께서 이 장대한 꿈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만약 그것을 이룬 다음엔 어찌하실 겁니까?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폐하의 백성들이 폐하를 신으로 모시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 First Heretic, The Last Church #
"너는, 사제 너는, 마치 스스로가 네가 말하는 나의 '아버지'를 아주 잘 아는 듯이 지껄이는구나. 마치 네가 그분의 뜻과 말씀을 속속들이 다 알고 있다는 것 마냥, 마치 그분께서 너를 통해 말씀하시는 것처럼!"
그가 주먹을 불끈 쥐었다. 갑옷을 벗은 그는 오히려 갑옷을 입었을 때보다도 더 위험해 보였다. "너는 그분과 말을 나눈 적이 없다. 너희 염병할 광신도들 중 단 한 명도 황제 폐하와 말 한마디 나눈 적이 없어. 나는 그분과 함께 살았다. 나는 그분의 곁에서 수백년 동안 싸웠다. 나는 그분과 함께 공부했다. 나는 그분 자신의 입으로 인류에 대한 그분의 꿈을 들었고 그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내 칼을 들어 피흘리며 싸워왔어!"
"하지만 저희가 받은 환시가-"
"거짓말이다!" 길리먼이 소리쳤다.
"지난 일만 년동안 황제 폐하와 대화를 나눈 살아있는 존재는 오직 나 뿐이다. 일만 년 말이다, 마티유, 그런데 너는 감히 너 따위가 그분의 마음을 추정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너희 사제들은 오로지 추정만에 의거해서 불태우고, 불구로 만들고, 심판을 내리지. 너희는 종교란 것을 경멸했고 근절하고자 했던 사람의 이름을 내세워 그 야만적인 종교를 실천한다. 황제 폐하께서는 우리를 암흑으로부터 구해내려 하셨고, 네놈, 마티유 사제, 그리고 너희 족속들이야말로 바로 그 암흑이다!"
▶ Dark Imperium: Plague War 마티유 사제에게 분노를 표출하는 로부테 길리먼. 출처
“...-영원불멸하신 신-황제폐하의 대리인인 제스메이 카이스나로스라 하옵니다.”
카이스나로스가 개의치 않고 자신의 소개를 끝냈다. 흘깃 쳐다보니 어디를 바라보면서 말을 걸어야 하는지 곤란해하는 눈치였다.

“신-황제폐하라고 하였느냐? 그 분을 신으로 모시는 행위가 이 모든 문제의 원인이 되었노라.”
비요른 더 펠핸디드, The Emperor’s Gift에서
황제를 신으로서 섬기고자 했던 17번째 프라이마크 로가 아우렐리안은 대성전 진행 중 '렉티시오 디비니타투스'란 황제를 찬양하는 경전을 지어 정복된 행성에 배포함으로써 피정복민들로 하여금 황제에 대한 충성심을 넘어 아예 신앙심을 가지도록 만들었는데 정작 황제 자신은 카오스 세력을 키우는 근원인 신앙과 믿음, 즉, 종교 자체를 매우 혐오했으며, 때문에 본인을 신격화하는 것을 엄격히 금했다.

그 이유는 황제가 등장하는 소설들에서 단편적으로 제시되는데, 황제는 3만년대 기준으로도 거의 4만년에 가까운 세월을 살아오면서, 종교의 악습을 너무나도 많이 봐온지라 이미 학을 뗀 상태였다. 황제는 기원전 8,000년부터 살아왔으니 오늘날까지 현실 역사에서의 종교의 폐단에 더해서 미래에 종교 교단들이 벌인 행패를 다 본데다가, 그것이 궁극적으로 카오스에 영향을 미치기까지 하니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탐욕으로 변질된 십자군은 물론이고, 중앙아메리카의 인신공양, 테크노 바바리안 중 신정 국가들의 횡포까지 두 눈으로 똑똑히 본 상태였다. 사실, 황제의 계획에서 수십 수백억 정도의 미시적인 인명 피해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을지 모르나, 문제는 워해머 세계관에서 종교와 신앙, 믿음은 좋은 방향이든 나쁜 방향이든 결국 카오스 신과 연결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Master of Mankind에서는 유명한 테크노 바바리안 군벌이었던 사제왕 묠란드-셴을 처형하는 회상이 나오는데, 그는 본래 독실하고 경건한 수도자로 당시 생지옥이나 다름없던 지구에서 어려운 사람들에게 식량과 도움을 주면서 기도를 하던 성자나 다름없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 구호사업이 점점 규모가 커지면서 본인의 능력을 벗어나는 현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독선적인 면을 띄게 되었고, 신들에게 기도에 매달린 나머지 마침내 카오스 신들이 그 기도에 응답하고 말았다. 이후 미쳐버린 묠란드 셴은 엄청난 규모의 인신공양 제사를 올리는 만행을 벌이고 유전자 조작 괴물을 창조하는 횡포를 부리며 악명을 높였고 결국 황제에게 토벌당하게 된다. 그리고 동시대에조차 이런 행패를 부리고 다닌 신정국가들이 수도 없이 많았다. 우르쉬에게 멸망당한 노르드 아프리크 교단, 반지성주의를 추구하다가 몰락한 인도네식 블록 등 이름만 대도 끔찍한 군벌들이 존재했으며 이 꼴을 수도없이 봤으니 종교의 자유에 제한을 걸어서 카오스 신에게 가는 힘을 막는다는 것은 황제가 취할 수 있는 가장 올바른 선택이었다. 결국 워해머 세계관에서 강한 믿음이란 황제의 계획대로 카오스가 박멸되지 않는 한 그게 얼마나 순수할지라도 언제든지 카오스 신의 장기말로 변해버릴 수 있는 양날의 검이기 때문에 극히 위험하다. 카오스 대신 40k의 시대상처럼 황제 본인을 숭배하게 하면 되는 거 아니냐 하겠지만 황제교가 일반적으로 퍼진 40k의 시대에서도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일반인보다 훨씬 뛰어난 초인전사인 아스타르테스가 타락하여 헤러틱 아스타르테스가 되는 것 처럼, 카오스 신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그 신앙에 개입하려 할 것이고 고그 밴다이어의 사례처럼 황제를 섬기는 교단이 통째로 타락해버리면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일어나기 때문에 아예 종교적 믿은 자체를 금지하는 게 최선이다. 실제로 카오스 컬티스트가 황제교 인사로 위장하는 일이 많다. 황제 본인이 반종교적인 사상을 가진 것은 맞긴 하지만, 전면적으로 종교를 금지하려한 것은 그것만은 아니고 종교가 인류 전체의 생존에 있어 유해했기 때문에 금지한 것이다. #

황제는 인류의 본성이 오직 과학에 의한 계몽과 이성, 합리성에 근거하기를 원했고, 모든 종교는 이러한 황제의 사상인 '임페리얼 트루스'(제국의 진리)의 이름 아래 말소되었다. 로가와 워드 베어러는 직접 강림한 황제 본인으로부터 혹독하게 비난당했고[76], 워드 베어러가 가장 모범적으로 황제 신앙을 키운 쿠르(Khur) 행성의 모나키아(Monarchia) 시에 익스터미나투스까지 선고된다. 이에 로가는 황제에 대한 배신감과 실망감으로 방황하며 자신이 섬길 수 있는 우주적 진실을 찾기 위한 순례를 떠났고, 이후 새롭게 발견된 행성 카디아에서 카오스 신을 섬기는 토착 원주민을 만나 원시의 진실(Primordial Truth)을 깨닫게 되어 프라이마크들 중 처음으로 카오스로 전향하게 된다.

하지만 로가가 심어놓은 황제교의 씨앗은 온갖 탄압에도 불구하고 암암리에 인류 제국 전체로 퍼져나갔으며 결국 호루스 헤러시 이후 제국의 유일하고 절대적인 국교회 어뎁투스 미니스토룸으로 발전한다.

종교를 혐오하는 길리먼도 지금 제국을 유지하는 건 황제교의 역할도 크다 생각해 없애는 게 불가능하다 여긴다. 단 길리먼을 황제교에 들게 하기 위해 행동해서 길리먼을 화나게 한 사제 마티유는 자신이 신의 돌아오신 유일한 아들에게 죽을 수 있다 여기자 두려운 동시에 영광으로 여기는 종교적 엑스터시를 느꼈다. 어찌 보면 황제가 제작한 프라이마크의 모습을 봐도 이 정도인데 황제의 본모습은 로가 아우렐리안(물론 로가는 성향이 성향인지라 더더욱 그러한 경향을 보이긴 했지만) 같은 프라이마크도 형제들마다 달랐지만 황제와 대면하면 겨우 경이로움을 숨길 정도니, 일반인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말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게다가 황제의 초월적 권능은 말뿐이 아니라, 사이커들과 성간 워프 항해로 실제로 느끼고 인지할 수가 있다. 당장 이성과 합리를 중시하는데다 본인부터가 초월적으로 강한데다 엄청나게 똑똑한 황제의 자식인 프라이마크이며 황제가 멀쩡하게 돌아다니던 대성전 시절부터 함께한 로부테 길리먼조차 황금 옥좌에 앉아있는 지금의 황제와 처음 대면했을 때 그 사이킥 권능에 압도되어 황제가 신인지 아닌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오랜기간동안 아스트로노미칸을 유지하기 위해 하루에도 수천명씩 제물로 바쳐진 사이커들의 영혼과 은하계 전역에서 모인 황제교 신앙을 받은 황제의 사이킥 권능이 더더욱 강해졌기 때문. 퍼라이어라는 특성상 황제가 황금옥좌에 두른 사이킥 장막과 휘몰아치는 싸이킥 폭풍에 영향을 받지 않아서 시체를 넘어 해골이 다 된 황제의 육신과 휘황찬란하기는 커녕 그저 평범한 중년 남성의 모습으로 고통의 비명을 지르는 황제의 영혼이 고스란히 보이는 시스터 오브 사일런스도 황제를 신으로 여기며 숭배하는 마당이니 말 다했다. 유라이어의 말처럼 황제는 지속적으로 종교를 박해하고 말살하려고 시도했지만 신적 존재를 숭배하려는 인간의 본능은 어찌하지 못한 것이다.

7. 평가

7.1. 긍정적 평가

7.1.1. 전인류를 위한 헌신

'황제는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다.' 길리먼은 속으로 독백했다.
그 분께서는 애정을 가질 여유가 없는 자였다. 인류의 절대 군주가 직면한 불가능한 임무 앞에서, 그것이 가장 실용적인 태도였으므로.
그 분은 당신의 자손들을 사랑하지 아니하셨고, 개인을 사랑한 적도 없었다.
단지 인류 전체를 사랑했을 뿐.
▶ 소설 《Dark Imperium》 중
질문: 황제가 나를 위해 해준 것이 뭐가 있는가?
Question: What has the Emperor ever done for me?[77]

답변: 너는 황제 폐하를 위해 한 일이 무엇이 있느냐?
Answer: What have you ever done for the Emperor?
- 제국 성가 및 신념 교육용 질문집, Book of Astronomican 67p[78]
“결단코 거부한다! 이제 우리한테 남은 건 우리가 함께 죽는 길밖에 없다! 나는 엠퍼러스 칠드런 군단의 라일라너, 고대의 전례관이자, 팰러타인 군세의 노병이며, 만인에게 사랑받으시는 인류의 황제 폐하의 자랑스러운 종복이다! 나는 지금으로부터 를 영원히 거부할 것이다!”
라일라너의 일갈
“만인에게 사랑받는 인류의 황제 폐하께 경의를. 우리가 구원받지 못할지라도, 그 분의 꿈만은 이루어지기를.”
바라바스 단티오크의 유언
“저는 ‘ 선즈 오브 호루스’였던 적이 절대 없었습니다. 저는 예전에도 루나 울브즈였고, 지금도 그러합니다. 는 크토니아의 자랑스러운 자손이자, 만인에게 사랑받으시는 황제 폐하의 충성스러운 종복입니다. 그러니 저는 당신의 적입니다.
“I never was a Son of Horus, I was and remain a Luna Wolf. Proud son of Cthonia, loyal servant of the Emperor beloved by all. I am your enemy.”
Vengeful Spirit 발췌 #
“황제께선 당신에게 신세진 것이 없음에도 모든 것을 주셨습니다.”
Warhammer 40,000: Darktide 작중 모어닝스타의 함내 안내방송
황제는 Men of Iron, 즉 인공지능과의 전쟁으로 수많은 기술을 잃어버려 쇠퇴하고 그 직후, 전 은하를 뒤덮은 초대규모의 워프 폭풍으로 인해 행성 단위로 고립돼 분열과 혼란, 퇴화로 멸종 위기에 몰린 인류를 하나로 결집시켰다. 지구에서부터 시작된 재통합 성전은 인류를 재번영하게 하였으며 인류는 기술 암흑 시대에 이어 M41 현재까지 다시금 은하계에서 가장 방대한 세력권을 가진 종족이 되었다. 이 업적만으로도 황제를 인류의 구세주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
(꿈 속에서 다시 한번 의문의 남성과 대면하는 카이 쥴리엔)

카이는 침묵한 채 조용히 보드판을 왔다갔다 하며 게임말을 옮겼다. 지난 번 상대방과의 마지막 만남 때 레지사이드[79] 보드에서 있었던 일을 의식한 듯 매우 신중히 게임을 펼치며 불필요한 위험을 무릅쓰려 하지 않았다.

" 그런 미래에 대해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게임이 하고 싶으십니까?"

"물론이지, 이럴 땐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라고 이 인물은 카이를 경솔하게 유혹하기 위해 고안된 공격적인 움직임으로 킹을 앞으로 이동시키며 말했다.

"남자의 진면목을 알고 싶다면, 그와 한 게임 해야지. 어쨌든 미래는 그저 미래일 뿐, 그것에 대한 내 감정은 어느쪽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정말로요? 당신조차 바꿀 수 없습니까?" 카이가 상대방의 속셈에 당해주며 말했다.

그 자는 마치 그들이 무척 사소한 것에 대해 토론이라도 했다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

"일부러 일어나야 할 일도 있는 것이다. 카이. 심지어 자네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끔찍한 일들도, 상황에 따라선 어쩔 수 없이 일어나야 할 필요가 있지."

"왜입니까?"

상대는 Divinitarch(레지사이드의 말 중 하나.)를 방어하는 위치로 옮겼고,

"가끔은 상대의 승리를 막는 것만이 유일한 승리니까." 라고 말했다.

카이는 판을 훑어보고 자신이 더 이상 움직일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 스테일메이트"[80] 그가 말했다.

그 자는 빈손인 것을 사과하는 듯한 제스쳐로 두 손을 벌렸다.

"어떤 이들은 나를 전지전능하다고 생각하지만, 전지전능하다는 것은 어렵지."

"그래서 전지전능이신지, 아니신지? 어느쪽?"

"둘 다 동시에 할 순 없지."

그 자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서 어떻게 되는 거죠?"

"나는 게임을 끝낸다."

"이거요?" 카이가 어리둥절해하며 물었다.

"아니" 그 자가 말했다.

"우리 게임은 끝났다. 고맙구나."

"또 만날 수 있을까요?"

상대는 웃었다.

"누가 알겠는가, 카이? 우리가 진행한 이 게임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이 있다면, 그저 모든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신은 죽을 겁니다."

"알고 있다."

황제가 말했다.
▶ 소설 《The outcast dead》 중 [레딧 링크]The Outcast Dead에서 발췌: 드랍사이트 학살로부터 수 주 후, 황제가 자신의 최종적인 운명에 대해 알게 되다.
예를 들어 호루스 헤러시 소설 시리즈의 일환으로 2011년 10월 25일에 발간된 소설 《 The outcast dead》에서 황제는 선천적으로 강력한 사이킥 예지 능력을 타고난 아스트로패스 카이 줄리엔을 통해 호루스 헤러시에서 카오스 세력이 최종 승리한다는 결과를 미리 예지하였다. 카이 줄리엔과의 레지사이드 게임을 통해 이를 확인한 황제는 어떤 방법으로도 카오스를 상대로 패배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지만 단 한가지, 스테일메이트를 통해 적어도 무승부는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한다. 다만 이 방법대로 진행한다면 자신이 황금 옥좌에서 무한한 시간 동안 고통받으리라는 사실을 예지했음에도 불구하고 황제는 카오스의 승리라는 인류에게 예정된 최악의 운명을 막기 위해 스스로 죽음의 길로 향하기로 결심한다. #
+짐이 생귀니우스에게 말할 것이니. 짐이 첫번째로 발견한 아이를 물리치고 승전보를 가지고 돌아올 것이라 할 것이다. 그리고 짐이 저 황금 옥좌에 앉아 일만 년을 버틸 것이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 일 만년이 열 번이 가는 날까지도 그 자리를 지키리라.+
▶ 소설 《The End and the Death》에서 최종결전 직전 말카도르에게 #
황제가 작중 인류 전체를 위해 한 일은 말로 설명하는 것이 아예 불가능할 정도로 수도 없이 많다. 인류의 우주 진출 이전 시기부터 역사의 저편에 숨어 문명의 발전을 간접적으로 이끌어왔으며, 인류 문명이 찬란한 기술의 암흑기를 맞이하도록 도왔다. 인류가 너무나도 발달된 과학 기술로 인해 자멸하고 투쟁의 시대에 들어서 서로가 서로를 무참하게 살해하는 참혹한 시기가 도래하자 더 이상 역사 뒷편에서 인류를 도울 방법이 없다고 판단한 황제는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황제는 갈갈이 찢겨나간 사회를 통합하여 인류제국을 건국하고 파괴된 문명을 재건하였으며 대성전을 선포하여 우주 각지에서 분열된 인류를 하나로 뭉치게 하고 외계세력의 위협을 타파하였다. 인류 문명의 근간인 워프 기술도 황제의 도움으로 발전된 것이고, 워프 기술이 카오스의 위협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어 있어 카오스에 면역인 웹웨이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노력했다. 카오스 신의 수작으로 황제가 사실상 사망 직전에 몰리고 제국이 붕괴되려했을 때 황제는 자신의 신체를 황금 옥좌로 옮기도록 하여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무려 1만년 넘게 아스트로노미칸의 사이킥 등대를 밝히며 제국를 유지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워프 항해의 이정표가 되어주고 있다. 심지어 제국의 기술력을 담당하는 기계교의 탄생도 황제가 화성에 가둔 크탄 때문에 지식욕이 자극받아서 그런 것이란 추정도 있다.

현 시점에서 황제가 진짜 사망할 경우 워프 항해가 불가능해지고 제국은 광활한 영토를 유지할 방법이 사라져버린다. 제국이 멸망하면 외계세력이나 카오스들에게 인류를 지킬 수단은 없어진다. 황제의 죽음은 곧 인류가 멸망하는 것인 셈이다. 그리고 지금 제국과 함께 인류가 멸망해가고 있는 이유도 황제가 친정을 하지 못해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7.1.2. 워프의 위협에 대한 유일한 해결책 제시

“무례를 저지를 생각은 없었사옵니다, 나의 주군이시여.”

“짐 역시 알고 있다, 라야. 짐은 너의 말을 불쾌히 여기지 아니하였느니라. 허면, 이렇게 생각해 보거라. 짐이 이 모든 것을 준비하였다. 스스로가 짐의 후계자라 주장하는, 이 오만한 젊은 신들의 만신전을 내가 준비하였다. 짐은 저것들에게 워프의 위험에 대해 경고하여 주었느니라. 더욱이, 저것들은 워프의 위험성에 대해 자신들 스스로도 알고 있었다. 제국은 그 첫 숨을 내쉴 때부터 별들 사이를 항해하기 위해 네비게이터에, 그리고 행성간 통신을 위해 아스트로패스에 의존하여 왔지. 제국의 성립이 가능하였던 것은, 오직 저들의 인내 덕분이니라. 공허의 항해자들이나 사이킥에 접촉한 이들이라면, 그 누구도 워프의 사악한 포식자들에 대해 알 수밖에는 없지. 함선들은 언제나 불안정한 항해를 하는 도중 실종되어 오곤 하였다. 아스트로패스들은 늘 스스로의 힘에 고통받아왔지. 네비게이터들은 늘 워프의 기이한 조류 속에서 헤엄치는 공포들을 보아왔고 말이다. 짐이 군단들에 리브라리우스 부서의 정지령을 내린 것은, 억제되지 않은 사이킥 권능의 사용에 대한 경고였느니라. 우리의 가장 귀중한 기술들 중 하나인 겔러 필드는, 워프의 부패의 손길로부터 함선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존재한다. 워프의 위험성은 비밀도, 오직 선택 받은 소수의 사람들만이 알고 있는 신비스러운 지식도 아니다, 라. 워프에서 태어난 존재들에 의한 빙의 현상조차도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 16호는 자신의 동족들에게 함께 반역의 길을 걷자고 그들을 설득하기 오래 전에, 이미 그 현상을 자신의 눈으로 직접 목격한 적이 있다. 우리가 워프를 우리 곁에 존재하는 또 하나의 우주이며, 그곳은 이질적이고 끝없는 악의로 들끓는 곳이라 부른다는 것. 프라이마크들은 늘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짐이 워프의 존재들을 악마들이나 암흑의 신들이라고 불렀다고 한들 그 무엇이 달라졌겠느냐?”
▶ Master of Mankind #
+ 이미 일어났던 모든 일 다시 한 번 일어날 것이다. 그것이 바로 만물의 순리이지. 그러나 인류의 죽음은 엘다의 멸망이 일으킨 여파의 열 배에 달하는 여파를 일으킬 것이니. 이는 인류가 엘다 종족보다 훨씬 더 강력한 사이킥 능력을 지닌 종족으로 진화해가고 있기 때문이니라. 통제 받지 않은 사이킥 에너지가 현실을 갈가리 찢어 놓을 것이다. 그리고 워프의 존재들 은하계의 시신을 뜯어먹게 되겠지. 사이킥 에너지는 통제 받아야만 한다. 그리고 그 통제는 유지되어야만 하느니라.+

통제…” 라가 되뇌었다. 이만한 규모의 야망이라니 그것은…

+필요한 일이다. 인류가 엘다보다 훨씬 더 끔찍한 멸종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인간의 영혼은 워프 속에서 밝게 빛나고 있으며, 그 빛은 워프의 조류 속에 서식하는 짐승들의 포식을 불러올 것이다. 머지 않아, 모든 인간의 영혼들이 등불과 같이 타오르리라.+

대체 어찌. 라는 의문을 품었다. 대체 어찌 그것을 아실 수 있으십니까? 대체 그 어떤 믿지 못할 미래들을 예견하시었나이까? 어찌 진화 그 자체를 정복하고 통제할 수 있단 말씀이시옵니까?
+예지를 통해서이니라, 라. 우리는 워프를 현실을 대체하는 또 다른 현실이라 여기고 있으며, 이는 또한 진실이니라. 워프는 하나의 거울이다. 우리의 모든 사고와 행동을 비추는 거울. 모든 증오. 모든 죽음. 모든 악몽과 꿈들이, 영원 속에서 메아리 치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살아왔던 그 모든 남녀노소들이 겪은 고통과 시련이 둥지를 튼 영역으로 침입하여, 그 영역을 성간 항행을 위해 사용한다. 그래야만 하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다른 선택지가 우리에게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말이다.+

“그것이 웹웨이로군요.” 고요한 밤하늘 속에서 라가 중얼거렸다.
+바로 웹웨이지. 인류는 승천하고 있다, 라. 인류는 위대한 발전의 걸음을 내디뎌, 사이킥 종족으로 진화하고 있다. 통제 받지 않는 사이커들은 워프의 접촉을 끌어당기는 자석과도 같다. 그 자석들을 품고 있는 종족은, 엘다들이 과거 겪었던 것과 같은 시련을 겪게 되겠지. 그리고 엘다들에게 있어 이 진화 단계는 그들이 멸망하기 직전 내디뎠던 마지막 발걸음이 되었지. 짐은 인류가 그와 똑같은 운명을 맞이하여 멸망에 처하도록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엘다는 이미 그에 대한 해답을 그 손아귀에 쥐고 있었으나, 스스로를 구원하기에는 너무도 순진하고 너무도 오만하였지. 그들은 웹웨이를 지니고 있었다. 그들의 구원이 될 수도 있었던 해답을. 그러나 그들은 결코 워프로부터의 연결을 완전히 끊어 버리지 못했다. 그들의 영혼은 불꽃이 되어, 그들의 종족 전체에 멸망을 불러오고 말았지.+
라는 이 지식을 이미 알고 있었으나, 지금까지는 단 한 번도 이토록 명확하게 이해해본 적이 없었다. 예언에 가까운 약속을 통해, 그 지식에는 한층 더 진실성이 가미되었다. 웹웨이가 있으면, 인류는 더 이상 내비게이터들이 필요하지 않게 되리라. 신뢰할 수 없는 아스트로패스들의 워프-속삭임에 더 이상 의지하지 않아도 되게 되리라. 전함들은 더 이상 워프로 진입하였다가 실종되거나, 그 속에 거하는 존재들에 의해 갈가리 찢기지 않게 되리라. 그러나, 엘다들도 그와 똑같은 일을 행하지 아니하였던가?

+아니. 엘다들은 워프에 대한 의존성을 근절하였으나, 결코 워프와 그들 종족 전체의 연결은 끊지 않았다. 짐은 인류를 위해 그들이 하지 못했던 그 일을 행할 것이다. 완전무결하게.+
▶ Master of Mankind #
‘황제 폐하께서 누구에게 이야기 했는지는 중요치 않다. 지금 이 순간에도 너희들이 모르는 것이 상책이다, 워프에 속한 힘들의 이름을 부르는 것은 그들의 주의를 끄는 행위다. 지식 그 자체만으로도 타락시키는 힘이 있어. 그게 지금 너희가 알아야 할 전부고, 이전보다 이미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로갈 돈을 훈계하는 말카도르
I was the most critical of father’s designs, but now I see the truth, and it forgives all mistakes on His part.
The warp is nothing but madness and corruption.
나는 아버지의 계획에 가장 비판적이었지, 하지만 이제 나는 진실을 보았고, 아버지의 모든 실수를 용서하네.
워프는 광기와 타락에 지나지 않아.
자가타이 칸의 발언( Guy Haley, The Lost and the Damned.)
자가타이 칸은 황제가 워프의 존재를 숨기는 것을 매우 혐오하며, 황제를 폭군이라 평하고 사랑하지 않는 아버지를 위해 사랑하는 형제와 싸우게 되었다고 한탄까지 했던 사람이다. 하지만 그런 그조차 진실을 알고 난 후에는 황제를 지지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에제카일 아바돈: “너와 네 마술사 형제들이 지금 워프를 숙달하겠답시고 붙잡고 있는 꼴을 봐라. 너는 더 이상 어둠 속에서 맹목적으로 탐구하는 사서가 아니야. 위험에 직면해 뜬 눈으로 그것들과 맞서지. 이 무한한 암흑 속에 헤엄치는 포식자들을 알고 있단 말이다. 너에게 무지하라고 명령한 황제가 옳았을까?”
이스칸다르 카욘: 나는 아바돈의 질문에 답할 수 없었다. 위선적인 내 마음은 답하기를 두려워했다. 워프에 대해 알수록 황제의 명령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내 주변 사람들이 그런 자제력을 보이지 않는 지금 나는 힘의 기회를 놓칠 수 없었지만 왜 황제가 그렇게 명령했는지 알 수 있었다.
장막 뒤의 영역에 익숙해질수록 나는 알아야 할 것들을 전부 알고 있다고 믿은 무지하고 오만했던 사우전드 선 군단이 안타까웠다. 우리는 별들을 바라보며 별들을 전부 알고 있다고 믿었다. 고요한 바다를 바라보며 그 아래 심해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믿었다.
▶ Black Legion #

일단 황제의 행동을 논평하기에 앞서 먼저 카오스의 위험성을 알 필요가 있다. 카오스는 알기만 해도 타락 위험이 있으며 # 사람 하나가 타락한다고 해서 그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행성 하나가 작살날지, 섹터 전체가 오염될지, 어떤 재앙이 일어날지 도무지 예측할 수가 없는 존재이다. 사실 몰라도 타락한다. 카오스에 대해 일절 모르더라도 그건 타락할 개연성이 줄어들 뿐이지, 카오스 신들의 관심을 받으면 얄짤없이 타락한다. 그리고 타락만으로 끝난다면 또 모르겠는데, 카오스를 알기만 한다고 해도 그 상념은 떨쳐낼 수 없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카오스에는 힘이 된다. 우연히 불어닥치는 자연재해같은 것이라면 또 모를까 카오스는 명백한 악의를 가지고 현실우주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러니 카오스의 힘은 더 강해지고, 따라서 타락하는 사람은 많아지고, 다시 카오스의 힘이 강해지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이러니 일반인이면 알기만 하더라도 쏴죽이는 게 미연의 대형사고를 방지하는 최선의 대응인 것이다. 물론 이걸 왜 하느냐 하는 당위성을 설명하기 위해서 제국 입장에서도 일반인한테 두리뭉실한 설명을 해주기는 한다. 안 그러면 스트라이샌드 효과로 통제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왜 막는지는 알아야 주의를 할테니 말이다. 당장 워프를 오가는 일반인들이 간접적으로 불안해 하는 것으로 언급된다. 때문에 어느 정도 작중설정을 알게 되거나 알고 있는 팬들은 억까도 이 정도는 아니라고 압도적으로 카오스에게 유리하게 설계된 작중의 상황에 혀를 내두른다.[81]

일례로 카오스를 아예 모르는 타우 농업 행성이 원인모를 가뭄에 시달리자 타우 감독관들이 궤라들이 제안한 원시적인 기우제를 지냈더니 그걸 너글이 냉큼 듣고는 자신의 축복을 내려서 행성이 너글의 역병에 오염된 적이 있으며, 스커지드 챕터는 황제에게 세상의 모든 거짓말을 판별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를 올렸다가 그 기도를 젠취가 들어버리는 바람에 인류제국에 가득찬 거짓말들에 미쳐버려 챕터 전체가 타락해버렸다. 다크 임페리움에서는 로부테 길리먼의 부활 이후 울트라마 억실리아의 가드맨 장병들이 정체모를 끔찍한 역병에 시달리자 이들을 불쌍히 여긴 길리먼이 울트라마 후방의 가든 월드를 징발해 후송된 병사들의 심신을 치유할 장소로 삼는데, 어느 날 밤 7명의 부상병들이 무언가에 홀린 듯이 한 곳에 모이더니 난데없이 너글 악마 침공이 시작되었다. 이런 식이니 인류제국은 카오스가 연관된건 무엇이든 익스터미나투스를 포함한 강경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 대다수의 기술의 암흑기 시절 문명들이 거의 다 전멸하고 야만적인 테크노 바바리안들만 남고 은하계 전역의 인류에 사이킥 혐오 사상이 공통적으로 퍼진 이유이다. 당시 막 발현된 싸이커를 혐오하고 무작정 마녀사냥해서 죽여버리는 미개한 행성만 사이커로 인한 재앙을 피해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화이트 스카의 모행성 초고리스같이 그 당시에 사이커로 인한 재난을 안 당한 행성이 오히려 매우 이례적인 사례다. 제국의 유지조차도 벅찬 인류 제국의 행정 능력으로는 우주 곳곳에서 발현하는 사이커들을 효율적으로 통제할 수 없기에 조금이라도 사태가 커지기 전에 빨리 도려내야 하며, 만약 그렇게라도 빠르게 도려내지 못하면 수십배 수백배의 참사가 생길 테니까. 인류의 사이킥 진화가 통제되지 않아 카오스가 최종적으로 승리한 미래에는 현실 우주와 워프 우주의 경계가 사라져서 상상 속에서나 나오는 지옥도가 현실에 강림한다.

워해머 40,000의 설정이 워낙 모호하고 불확실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황제의 계획이 장기적으로 인류를 카오스의 마수로부터 구원할 유일한 방법이었다는 것에는 작가진의 이견이 없다. 즉 아무리 황제가 다른 방법을 썼다면?이라고 가정해도 더 나은 해결책은 없으며, 그 황제의 계획은 카오스 신들의 모략과 마그누스 더 레드의 의도치 않은 사보타주[82]로 실패하였고 인류의 미래로써 개통하던 웹웨이는 개통은 커녕 악마들의 방해로 인해 커스토디안 가드, 시스터즈 오브 사일런스, 기계교의 엄청난 희생을 내며 겨우 닫은 판이다. 즉 인류제국이 얼마나 오래 존속하든, 그것은 무의미한 발버둥에 불과하며 인류는 패망할 것이라는 게 정해진 미래이다. 이는 다른 누구도 아니고 황제 본인과 작가진들이 직접 언급한 사안이다. # 즉 황제의 계획은 인류 해방을 위한 절대 유일한 대책이었으며, 그것은 실패하였다는 것이 진실이다.
'이름 모를 수조명의 사람들이 끝없는 고통 속에서 노예가 되어 파멸을 맞이하겠지.' 말카도르가 대답하였으나, 그의 시선은 로켄을 꿰뚫고 영혼을 관통하였다. '영원한 어둠이 모든 별들을 삼킬 것이다. 이루말할 수 없는 흉물들이 풀려날것이며, 그 끔찍한 세계에서 나온 괴물들은 호루스가 한 가장 사악한 짓도 초라해보일 정도의 악행을 저지를 것이다.
그의 말의 이면에 담긴 무게는 방 전체를 울리게해 로켄 조차 즉시 대답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자비롭게도 인장관은 그의 시선을 거두었다. '내 그대들에게 보여주겠다.' 그가 모두에게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조용했으나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었다. '나를 보라, 그리고 나의 명을 거절하면 어떤 미래가 다가올지 깨달으라.' 말카도르가 자신의 손을 들어올리자 세월의 전당의 모든 홀로리스들이 뒤틀리고 깨졌다. '이제 보게될 것들은 환상이 아니다. 행해야할 것들이 행해지지 않았을 때의 미래를 이루는 수 많은 실타래의 일부다. 조금도 놓치지 말고 보라. 그러면 그대들도 알게될 것이다.'

그러자 갑자기, 그들은 산마루에 서있었으며, 흩날리는 피와 사람의 재들 사이로 수킬로미터 멀리 황궁이 보였다. 로켄이 지켜보자, 거대하고 웅장한 수도성 테라의 황궁은 마치 거대한 알이 부화하는 것 마냥 내부에서 부터 쪼개졌다.
성의 내벽에 불규칙한 균열이 일어나더니, 내부의 끔찍한 거대괴물이 태어나면서 검은 기름이 그 사이로 흘러나왔다. 순양함만큼이나 거대한 촉수들이 오염된 하늘을 향해 튀어나왔으며, 황궁은 불타고 무너지며 탑과 정원들이 산산히 부서졌다.
거대한 황궁의 잔해속에서 징그러운 눈들과 땍땍거리는 부리들로 뒤덮인 문어 괴물이 나타났다. 녀석은 하늘을 향하며 피를 얼어붙게 만드는 울음소리를 내었다.

이제 그들은 칠흑같은 우주에 있었으며, 테라 그 자체가 보였다. 태양의 빛이 닿지 않는 테라의 어두운 면은 수 억구의 시체가 타면서 생기는 불길들로 밝혀져있었다. 시야의 바깥쪽에 희미하게, 로켄은 두꺼운 먼지와 조각들 사이에 부서진 회색 구체를 보았다. 그것이 믿겨지지 않는 엄청난 힘에 의해 찢겨진 루나의 잔해였으며, 잔해들은 위험한 살상지대를 만들었다.
수천의 전함들이 그곳에서 서로에게 거대 레이저들을 쏘아대고 사이클로닉 어뢰 셰레를 퍼부었다. 그러자 갑자기 노란 태양이 쇠약한 빛을 내더니, 찰나에 칠흑 같은 우주를 매우는 빛과 함께 폭발하였다. 초신성의 충격파에 루나의 잔해물들과 죽어가는 테라가 휩싸였다. 로켄의 시야가 바뀌기 직전에, 그는 불꽃 속에서 웃는 악마의 얼굴을 보았다.

로켄은 자신 앞에 웅장한 울트라마의 수도였던 것으로 보이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한 때 웅장한 마크라그의 도시의 대도로는 피로 물든 강이 되었으며, 그곳에 휘날리던 13군단의 거대한 깃발은 없고 사람의 가죽으로 만든 누더기 깃발이 휘날렸다.
이곳에 살았던 모든 사람들은 이제 지옥의 그림자 속에서 서성이는 괴물들의 노예가 되었다. 소수의 생존자들은 고통과 괴로움 속에서, 죽지 않는 악마들의 즐거움을 위해 계속해서 학대당하고 더럽혀지며 살아갔다.

심우주의 끝없는 어둠 속에서, 공포에 빠진 사람들이 조종하는 수 많은 우주선들이 절박하게 탈출하려는 모습이 보였다. 그러자 어둠 그 자체가 움직이고, 행성들만큼이나 거대한 입이 크게 벌려졌다. 어둠이 살아움직이더니 그 입에서 수백만의 웃음 소리와 함께 탈출선들을 두 동강내고 통째로 집어삼켰다.
로켄의 마음이 흔들렸다. 이제 장면들이 더 선명하고 빠르게 다가와 그의 정신을 시험했다. 장면들은 그에게 몰아쳐 더 끔찍한 가능성들을 보여주었고, 그가 어디를 바라보든, 전에 것 보다 더 참혹한 장면들이 보였다.
틀림없이 죽은 프라이마크들의 모습들, 포트리스-모나스트리의 벽의 십자가에 박힌 모습, 거대한 교수대에 목이 매달려 썩은채로 훼손된 모습. 측정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크기의 데몬 엔진, 그 기계의 톱니들은 대륙들을 깎아서 만든 것이었으며, 기어들은 부서진 행성의 핵들로 만든 것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은하계 자체가 무한하고 끓어오르는, 고통받는 영혼들의 바다가 되어 이마테리움의 마경이 현실 우주로 나와 광기의 황무지로 뒤바꾸는 모습을 보았다.
가비엘 로켄에게 그레이 나이트가 없는 미래를 보여주는 말카도르 #
황제가 인류 전체를 단 한 명도 빠짐 없이 통제 하에 두고 워프와 단절시키며, 웹웨이를 개척해 카오스 신들을 굶겨 소멸시키지 않는 이상 인류의 사이킥 진화 과정에서 은하계의 어마어마한 수의 인류 중 단 한 명이라도 타락하면 그 결과는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이것이 황제가 그리도 급하고 때로는 잔인하게 전 은하의 인류를 규합시키려 했던 이유이다. 인류의 사이킥 진화가 완료되면 아엘다리보다도 강력한 사이킥 능력을 가진 초월종족이 될 것이나, 워프와의 단절이 완료되지 않는다면 종국에는 인류가 엘다보다 많은만큼, 강력해질만큼 더 처참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 #
헤러시 작가진이 밝힌 대로, 황제는 일절의 사심이나 사리사욕도 없이 오로지 인류라는 종족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인물이다. 프라이마크 창조와 인류 제국 건국, 아스트로노미칸을 통한 인류 제국 함선 인도 및 웹웨이 연구 등도 결국은 인류라는 종이 카오스 신들의 손에 놀아나 멸망하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걸 바치고 발버둥친 과정의 일부다. 말카도르와 같은 극소수의 가장 충직한 신하들은 아무런 사심 없는 그의 비전과 계획에 감명받아 스스로 도구가 되길 자처하여 인류제국을 위해 봉사하였다.

또한 모든 자를 도구로 보는 그 냉엄한 사고방식에서 황제 본인도 예외는 아니었다. 자신 스스로조차도 도구로 사용하며 안식없이 죽지도 살지도 못한 상태에서 오랫동안 고통받을 거라는 것을 예지했음에도 불구하고 황금 옥좌에 스스로 안치했다. 황금 옥좌에서 고통받으면서도 워프 항해 유지를 위해 계속 목숨줄을 붙잡고 있는 것을 보면 인류의 주인보다는 인류의 자발적 노예이자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는 평도 가능하다. 괜히 길리먼이 절대군주인 황제가 직면한 것이 불가능한 임무이며, 황제의 사랑이 거짓 연기였음에 한탄하면서도 황제가 취한 태도가 가장 실용적이었을 것이라고 독백한 게 아니다.
'그럼 우린 누구의 편인거죠?' 젊은 군인 베일 래인이 물었다.

'물론 황제 폐하의 편입니다' 그래프트가 웅웅거렸다.

'그래, 물론이지' 올라니우스가 답했다.

올라니우스는 황제라 불리는 남자를 좋아하거나 하진 않았다. 하지만 그건 요점에서 벗어난 것이었고 철저히 개인적인 문제였다. 지금 황제의 편에 서길 원치 않겠다는 건 찬탈자의 편에 서겠단 뜻이었다. 그리고 그 찬탈자는 제정신이 박힌 생명체라면 운명을 함께할 존재가 절대 아니었다.

그래서 그는 기꺼이 황제의 편에 선 것이다.
올라니우스 페르손. 종말과 죽음(The End and the Death)
알리비아는 황제의 암시를 밀어내려 했으나 계속 그녀를 찾아왔다.
격앙된 전쟁의 시대, 말 할 수 없는 학살의 조류, 거대하고 영혼 없으며 -피비린내 나는- 체제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하지만 또다른 암시는?

공포의 우주, 고문 질병의 우주, 가난의 잔혹함과 유혈의 우주, 인류가 결코 벗어날 수 없는 종류의 고통.
제정자(enactors)들은 영원불멸한 존재였고, 그들을 위한 미쳐버린 제국. 아니, 그 안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의 고문된 정신이 만들어내는 불멸의 괴물들의 시대였다.
황제가 그녀에게 보여줬던 것은 그보다는 조금 더 나은 것이었으나, 여전히 끔찍한 악몽과 같은 어두운 미래였다.
인간의 삶이 무의미했고, 역사의 톱니바퀴 사이 사이에 뼛가루 같은 잿더미를 상상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적어도 그들은 살아있었다.
이 암울한 현실속에서도 남자와 여자는 사랑하였고, 최선을 다해 자녀를 키웠고, 여전히 자신보다 더 큰 목표를 위해 헌신했다.

어둠이 엄습하여도 그들은 여전히 서로를 붙들어매며, 견딜 수 없는 것들을 견뎌냈다.
왜냐하면 그것이 사람의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살았고, 살아남았으며, 그리고 버텨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그들은 희망했다.

아직 모든 대재앙이 닥쳐오기 전이었고, 아직은 빛의 불씨가 남아있었다.
그녀는 오랫동안 사라졌다고 생각한 영웅들이 돌아올 때, 그 불씨가 날아가 마지막 불길을 키워 이 반란의 움직임을,
작디작은 불씨처럼 보이게 하는 마지막 대 화재를 시작하는 것을 보았다.

미래의 전쟁의 결과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인류가 맞서싸운다는 단 하나만으로 충분했다.
The Fury of Magnus #
당장 리그베다위키 시절부터 황제 비판용 문장으로 잘 인용되던 알리비아 슈레카조차 카오스가 최종적으로 승리하게 되면 인류가 영원히 고통받을 것을 알았고, 그나마 황제의 계획이 비정하고 잔혹함에도 불구하고 작은 희망의 불씨나마 보존하는 것임을 부정하지 못했다. 결국 그녀는 마그누스가 영혼까지 태워 부활도 하지 못하던 말카도르에게 생명력을 양도해 말카도르를 부활시킨다.
네 예언을 의심하진 않으마.” 이 조용한 어조로 말했다.
“하지만 그게 어쨌다는 거냐? 우두커니 어둠에 잠긴 채 손안의 검을 놓아버릴 것이냐?”

“내 말 잘 들어라, 마그누스의 아들아. 천상으로 향하는 길엔 온갖 승리와 패배가 놓여있다. 언젠간 패배해 뒤로 물러날 수 있겠지, 허나 영원히는 아니다. 적에게 기만당하고 도망치며 숨어 다닐 수도 있겠지, 허나 영원히는 아니다.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것들을 잃어버렸다 자책하기엔 아직 때가 이르다. 우리에겐 닥친 싸움을 피할 지혜와 방법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러지 않을 것이다.

“우리에겐 진실됨이 있다,” 칸이 말했다.
“저들이 가지지 못한 것이지. 설령 우리가 이제껏 이룩한 것들을 불태울지언정, 우리를 조롱하며 불꽃 속에서 춤을 출지언정 말이다. 내 말 듣고있느냐? 우리는 진실 속에 있다.”
자가타이 칸 출처
카오스가 최종 승리한 미래를 예견한 레부엘 아르비다에게 자가타이 칸이 일갈하는 것도 알리비아 슈레카가 얻은 깨달음과 일맥상통한다.

전 인류의 영속자화라는 황제의 계획에 대한 안티테제라고 할 만한 것은 시원의 진실을 받아들이라는 것밖에 없다. 이러한 운명에 끊임없이 저항하고 극복하려고 시도한 황제에 대해 비판하긴 쉽다. 하지만 작품 내적으로 황제에게 극도로 부정적으로 평하던 인물들조차 카오스가 장악한 참혹한 미래에 경악해 최소한 황제의 행보에 완전한 공감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나마 나은 차선으로 평가하게 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황제 외의 대안은 없다는 것을 증명한다.

또한 황제 충성파들을 보면 기본적으로 고결한 인물들이 많고 반역파 내 충성파들도 대부분 올곧은 인물들이었다. 반면 반역파 및 카오스로 전향한 인물들은 거의 예외없이 카오스의 데카당스에 빠져들어 타락한 악독한 인물들이라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그나마 호루스 헤러시 시리즈가 완결난 지금 보면 황제의 목표 중 "아엘다리의 사념이 슬라네쉬를 만들어냈듯이 인류의 사념으로 만들어질 카오스 신의 탄생을 저지한다"는 목표는 거의 확실하게 달성되었다. 이 새로운 카오스 신인 어두운 왕(Dark King)의 숙주가 될 자는 다름아닌 황제였고, 결국 황제가 어두운 왕으로 거듭나는데 필요한 힘을 내던져버리고, 이렇게 버려진 힘은 오직 황제가 흡수해야만 효력이 있는 힘이기 다른 이가 그 힘을 찾아 흡수한들 어두운 왕이 될 수 없어, 어두운 왕은 영영 탄생하지 않게 될 운명이 되어버렸다.

7.2. 부정적 평가

7.2.1. 인간적 한계와 잘못된 수단

“이것이 바로 너이니라. 말카도르. 광대. 짐은 너를 수천 년 동안 내 목적에 맞게 써 왔으며, 짐의 책무가 끝나기 전 너를 다시 생각조차 않고 버릴 것이니라.”
“주군의 뜻하심을 알겠나이다. 제가 호루스와 같이 분노함을 원하시나이까?”
“너는 짐의 야심을 위해서만 존재하며, 냉엄한 역사 속에서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 남을 것이다.”

계시는 말카도르의 말을 무시한 채 말을 이었다.

섭정은 끓어오르는 굴욕감을 삼키며 방금 계시의 말을 곱씹었다. 계시는 감정적인 반응을 내보였다. 하지만 그를 응시하는 계시의 눈빛은 굽힘 없는 진실을 말한 자의 것이었다. 말카도르는 단 한 번도 영광에 대한 꿈도, 권력에 대한 야망도 품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말카도르는 스스로가 가치 있다고 믿어 왔다. 인류가 빚어낸 가장 위대한 지성에게 상담가인자 조언가일 수 있다는 것이 무엇이겠는가? 인류 역사상 최강의 사이커에게 도움이 되는 자, 수천의 삶을 살아갈 불멸자와 동행할 수 있는 동반자였지 않는가?

“이제 이해하는도다.”
계시의 표정에 조롱이 묻어났다. 계시는 손짓을 해 말카도르와 자신 사이의 조각들을 가리켜 보였다.

프라이마크들은 짐으로부터 다른 곳으로 납치당했었고, 그 사이 그들의 마음에는 어둠이 파고 들어갈 시간이 있었다. 유혹, 거짓말, 선전. 하지만 말해보라, 말카도르 더 시길라이트여. 네가 우리 적들의 유혹을 이기기 위해 노력한 적이 한 번이라도 있더냐?

말카도르는 침묵했다. 어둠의 신들은 단 한 번도 그를 흔들려 하지 않았다. 물론 간혹, 그리고 매우 최근 그들이 말카도르의 죽음을 노렸지만, 오직 그만이 목표였던 것도 아니었다. 짧고 잔인한 웃음이 말카도르를 움찔거리게 했다.

“스스로가 너무 충성스럽다 생각했더냐? 짐에 대한 네 믿음이 결코 흔들리지 않는다고? 네게는 그들이 얻어낼 것이 아무것도 없기에 유혹조차 없었던 것이리니.”
“저는 주군을 위해 주군의 이름으로 많은 것을 창조했나이다.”
말카도르가 떨리는 목소리로, 간신히 평정을 유지하며 말을 이어갔다.

“제 노력 없이 제국은 세워질 수 없었나이다.”
“하지만 짐의 이름 아래였도다.”
내 이름 아래, 그 어느 때보다 경멸적인 세 마디였다.

“너는 세리와 사무원 우두머리일지니. 너 없이 제국이 없다? 제국 없이는 말카도르가 없을뿐이다. 너를 지탱할 관료의 대군 없이 네가 무슨 의미가 있겠더냐? 시를 읊고 사진을 찍는 짐의 리멤브란서들이 너보다 대성전에 더 기여하였다.

말카도르의 뺨에 눈물이 흘러내렸다. 치솟는 수치심에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말카도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계시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 시선에 대한 답은 경멸하는 듯한 한숨이었다.

“어떤 자들은 너를 짐의 왼손이라 부르지.”
계시는 왼손의 다섯 손가락을 움직여 보였다.

“사실이도다. 하지만 그 뿐이도다. 너는 짐의 의지를 담아 움직일 따름일지니. 짐의 새끼손가락이 품는 희망과 두려움에 개의치 않듯, 너 역시 마찬가지로다.”
말카도르는 입을 열었지만 그 어느 말도 떠올릴 수 없었다.

“되새김하는 순한 동물마냥 짐을 바라보지 말지어다. 너는 짐이 실패하는 것이 두렵다 하였으나 이미 알고 있으리라. 너는 짐이 필요로 할 때 나를 증오하지조차 못하는구나.”
계시가 놀이말을 집어던졌다. 벽에 부딪힌 말은 산산조각이 났지만, 계시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그의 쏘아보는 시선에는 후회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말카도르는 산산이 부서진 ‘광대’를 보았다. 배신감이 칼날처럼 그의 가슴에 꽂혔다. 뜨거운 불길이 차올라 분노에 불을 붙였다. 그리고 한 생각이 더욱 뜨겁게 불타올랐다. 정말 계시는, 말카도르가 그런 것에 신경쓰는 사람이라 생각했던 것인가?

“너는 짐의 불멸의 영광이 될 제국에서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는 평범한 기반암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짐은 너를 만난 순간부터 거짓으로 임했으며, 네가 품은 짐에 대한 믿음은 모두 거짓이다. 우주와 인류의 생존에 대한 너의 모든 믿음이 허구이다. 짐은 너를 조종했고, 마음대로 남용할 것이며, 너는 짐의 관심을 끌지조차 못한 채 버림받을 것이다. 짐의 군단원 한 명이 자신의 볼터탄에 기울이는 정성이 짐이 너에게 기울이는 것보다 더 클 것이다.”
▶ The Board is Set에서 말카도르를 도발하는 황제. 호루스 헤러시의 대전략 모의전이나 다름없는 카드 게임에서 대항군 역할을 맡은 말카도르가 진심으로 적의를 담아서 싸우는 척도 제대로 못 한다고 일부러 도발하는 것이다. 이 말을 들은 말카도르 본인도 일부러 도발한다는 건 깨닫고 있었던듯 하지만, 자기가 그런 하찮은 욕심 탓에 충성하고 있었겠냐고 생각하며 울컥해서 진지하게 황제를 상대한다. 다만 이 장면에는 반전이 있는데…. #
그러나 상술한 업적과 능력으로 한없을거라 여길 만큼의 전능함을 보여준 황제도, 결국은 인간이였기에 그의 힘과 능력은 본인도 스스로 인정했다시피 결국 한계가 있었고 그가 미처 예상하지 못한 변수와 오판은 황제 자신과 인류를 다시 파멸의 길로 들어서게 만든다. 황제 본인 또한 헤러시 도중 자신의 그러한 결말을 예측하고 최대한 저항하려 했으나 결국 이를 막을 수는 없었다. 카오스 신들과의 파워 밸런스는 호루스 헤러시 시리즈가 나오기 이전에는 일방적인 황제의 강세였다. 구판에서 그의 힘은 4대신을 전부 합친 것에 맞먹을 정도로 매우 전지전능한 존재로 묘사되었다. 하지만 소설 호루스 헤러시 시리즈가 진행되고 있는 지금은 카오스 신들의 권능이 황제를 능가하고, 황제가 가진 신적인 능력과 지식도(프라이마크 제조 기술 등 최소한 일부는) 상술했듯이 몰렉이라는 행성에 위치한 워프 게이트를 통해 카오스의 영역으로 들어가 신들과 거래를 하려는 척 사기를 쳐서 얻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워프의 존재들은 그를 배신자로 여기며 철저히 증오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작중에서는 이에 대해 약간의 변론적 설정이 있기는 하다. 인류의 사이킥 각성이 임박했으며, '각성'이라는 말과는 다르게 이는 절대 긍정적 의미의 승천이 아니라 카오스에 인류가 통째로 먹혀버리는 절멸 재앙이라고 말이다. 굳이 변론을 하자면 황제의 '비인간적 플라톤주의적 이성 숭배'는 바로 그 카오스 신 때문이기는 하다. 워프의 뒤틀린 카오스의 존재들이 먹고 사는 양분이 바로 자연스러운 인간의 감정이기 때문이다. 카오스 4대 신의 과장되고 기괴한 모습의 이면에는 결국 인간들이 품고 사는 평범한 감정이 있다. 황제의 일견 잔혹한 면모들은 사이킥 각성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어떻게든 인류가 자기 계획에서 엇나가지 않도록 전 인류를 제국으로 통합한 뒤 그 뒤에 웹웨이 프로젝트와 임페리얼 트루스의 반포 등으로 카오스에 종속되는 것을 억제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설정을 긍정한다면 독자 관점에서는 한 가지 의문이 남는다. 그렇게나 시간이 촉박했다면, 왜 좀 더 빨리 손을 쓰려고 하지 않았는가? 황제가 30K 시점에 태어난 인간이었다면 이러한 평가는 무의미할 것이다. 하지만 황제는 작중 설정대로라면 신석기 시대에 태어나 지금 나무위키가 있는 2020년대에도 살아 있었을 만큼 긴 세월을 살아온 사람이며 인류가 바벨탑을 쌓던 시대에 우주시대가 어떻게 흘러갈지 세밀하게 짜두고 있던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이 인류가 테크노 바바리안 무리로 전락하고 카오스의 노예가 되는 게 임박한 시점에서야 '이제 인류를 통합하겠다'고 나서며 폭압적인 전쟁범죄와 학살을 벌인다는 말인가? 물론 이 점에 있어서도 전 은하적인 워프 폭풍, 인공지능의 반란 등의 대재앙이 있었다고는 서술하지만, 황제가 그동안 뭘 했는지, 왜 이제서야 나서는지 추가적인 설정 보완이 없는 한 모순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다만 왜 30K시점에서 전면에 나섰는지 추측이 불가능한 건 아니다. 사실 기술의 암흑기 시절은 정말로 인류의 전성기로 단순히 기술면에서 뛰어난 것뿐만 아니라 정신적, 사상적 면에서도 인류는 훌륭히 발전해나가고 있던 시절이다. 황제는 인류를 이끌겠다는 사상을 가지고 있으나 동시에 간접적으로 인류를 돕는다는 사상도 있는데 이미 간접적인 활동으로도 놀라운 성과를 이룩하고 있는데 굳이 전면에 나서서 활동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는 못했을 것이다. 다 망하고 간신히 수습한 30K시점에서도 서두르면 시간에 맞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면 기술의 암흑기 시점에서는 시간이 널널하고 여유가 있었을 것이며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대체불가능한 중요 프로젝트일 웹웨이 연구에 집중하는 게 더욱 빠르고 안정적인 성과를 낼 수 있었을 것이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요소인 황금옥좌는 훨씬 이전에 발견했다고 하니 계획 자체는 이 시점에는 준비가 끝났을 것이다. 또한 왜 더 일찍 나서지 않았냐는 비판도 다소 핀트가 어긋난 것이, 황제는 본인이 말했듯이 전지전능한 존재가 아니다. 황제의 사이킥 예지가 매우 정확한 편이기는 하나 결국 황제가 말했듯이 이것도 아주 작은 미래의 편린과 기계적 예측을 종합해서 내리는 결정인지라 반드시 맞는 것도 아니기 때문.

이렇게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소위 '인간성'이라 부르는 타인에 대한 애정, 비합리적이고 맹목적일순 있어도 열정적인 타인이나 외부 세계에 대한 관심과 사랑, 끈끈하고 진실된 유대관계 같은 걸 다 갖다 버리고 최종 목표인 인류의 구원이라도 이뤄냈으면 그나마 결과가 정당화라도 할 수 있는데, 워해머 4만 세계관은 그게 아니다. GW 제작팀이 공식적으로 여러 번 발언했듯이 4만의 세계관은 이미 황제가 실패하고 멸망이 기정사실화된 세계관이다. 그리고 저렇게 초인적이고 뛰어난 황제가 왜 실패했는지 방대한 설정집 사이 간단하면서도 근본적인 원인을 찾자면 결국 저런 인간의 본질적인 비합리성을 과도하게 배제하고 철저한 플라톤적 이성만 찾다가 그의 의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결국 삐뚤어진 프라이마크들의 반란 때문이다. 당장 마그누스가 가장 유명한 사례고, 호루스도 마찬가지다.

비록 호루스 헤러시 시리즈가 최종장으로 드러나며 "황제는 무감정한 폭군이 아니라 인간적인 선의를 가진 존재였다" 로 확정되었다 해도, 역사상의 수많은 폭군들이나 악독한 독재자들 또한 인간적인 면모가 전혀 없는 인물은 없었으며, 황제의 행적으로 보면 명백히 비인간적인 폭군이자 학살자, 또한 내부 관리에 실패한 인물이자 애초에 무모한 도박수를 던지고 실패한 초인이라는 결과론적 평가를 피하기 힘들다. 애초에 워해머 40K 스토리 작가진이 말하는 '황제가 옳았다' 또한 "황제가 지향한 목적이 옳았다"는 것이지, 그 목적을 이루는 과정이 옳았다는 것은 부인하였으며, 황제는 분명히 폭압적 전쟁군주이자 전쟁범죄자임을 못박았다.

철저하게 비인간적인 방식으로 인간을 구원한다는 모순적인 방법은 결국 황제 대에서 그 한계를 보이며 폭삭 망했고, 그 실패자 황제가 남긴 유산인 인류제국은 오히려 비이성적인 인간 숭배만 남아 판치며 부활한 로부테 길리먼부터 뒷골 아파할만큼 오히려 황제가 하지 말라고 할법한 짓만 골라 하는 동네가 되어 버렸다. 어찌보면 오히려 로가 아우렐리안이 진정한 승자라는 농담 아닌 농담이 돌만큼 세계관 내에서 제국의 처참하고 몰락해가는 모습 그 자체가 황제의 잘못된 방법론과 실패에 대한 뒤틀린 패러디로 봐도 될것이다.

7.2.2. 프라이마크 관리 실패와 편애

“노예는 바로 네놈이야!” 모타리온이 내뱉었다. “ 우리의 무정한 아버지의 노예! 자기 뒤치닥거리를 시키려 우리를 만든 그 아버지! 그가 깔아놓은 길을 한 점 의심없이 달려온 네놈이라면 그의 거짓말을 진실이라고 맹종하겠지. 네놈은 그가 나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몰라. 내가 그를 처음으로 만났을 때 그는 나에게서 내 일생의 투쟁을 앗아갔어. 내가 목숨을 걸고 투쟁하던 것이 그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었어. 그저 신으로 승천하는 길에 튀어나온 돌 하나에 지나지 않았지. 그는 내가 고통스럽게 노력하던 것을 앗아가 놓고는 신경쓰지도 않았어! 그가 스스로를 뭐라고 불렀는지 기억하나? 황제! 대체 어떤 놈이 감히 자기 자신에게 그런 건방진 이름을 갖다붙이지? 자기 아들들의 애착을 받아먹고 또 받아먹으면서도 돌려줄 줄을 모르고? 그는 우리에게 자기 이름을 가르쳐주지조차 않았어! 나는 그의 방식을 받아들이려 노력했었지. 절대 내 스스로의 신조를 굽히면 안 되는 거였는데. 하지만 멍청하게도 그의 방식을 따랐어. 나는 한때 일반 민중의 용사였는데, 그들을 버리고 우주를 다스리는 폭군을 섬겼지. 이제 나는 다시 한 번 민중을 섬긴다.”

모타리온은 희번득거리는 눈으로 길리먼을 바라보았다. 마치 할 수 있으면 자신의 말에 반박해보기라도 하라는 것처럼.

“만약 네 말대로 내가 무정한 주인에게 조종당하는 인형에 지나지 않는다면, 너는 대체 무어냐?” 길리먼이 말했다. “ 그렇게 마법을 혐오한다고 그러면서도 워프의 힘에 빠져 뒹구는 녀석은? 타락과 질병의 장난감이 아닌가? 사이킥 능력을 금해야 한다 그리 고래고래 소리지르던 주제에, 그 누구보다도 꺾일 줄 모르고 두려울 줄 모른다고 자랑하던 주제에, 최후의 시련인 죽음을 마주하게 되자 꼬리를 말고 긴 게 누구지?”

모타리온이 움찔하더니 공중으로 떠올랐다. 그의 파리 날개가 바쁘게 홰치고 있었다.

“네놈은 몰라! 네놈은 그게 어땠는지 몰라! 나는 너 따위가 결코 이해하지 못할 고통의 나락을 보았어. 그리고 죽음이 명멸하는 그 때 죽음을 초월할 힘을 얻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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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 면에서 너는 나와 너무나 닮았단다.”황제가 말했다. 마그누스는 자부심으로 얼굴이 붉어졌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황제의 말에는 여러 가지 뜻이 담겨 있었다. “너는 나와 같은 장점이 아주 많지만, 지나칠 정도로 강한 힘은 결국 약점이란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단 말입니까?”

“신념은 오만으로 흐를 수 있지.” 황제가 말했다. “완벽에 대한 강박관념, 그것에 사로잡힌 추구는 무엇을 성취해야 하는지에 대한 눈을 멀게 할 수 있다. 마그누스, 넌 나의 지성과 나의 힘을 가지고 있지만, 네가 잘못한 것이 없다고 믿는 경향이 있단다. 네 지성에 의한 실수가 감정에 의한 실수보다 위험할 수 있단다.”

“제가 무슨 실수를 저질렀습니까?” 마그누스가 대답을 두려워하며 물었다.

“시간만이 무엇이 실수인지 알게 해주겠지. 그러나 네가 결코 실수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믿지 못하는 것은 위험하단다. 확신은 우리의 가장 큰 적이다. 항상 의문을 제기하고 항상 다른 사고방식, 매듭을 푸는 다른 방법들에 대해 마음을 열거라. 이것이 우리의 대성전 전, 마지막 밤에 내가 너에게 주는 선물이다.”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럴 테지, 내 아들아.” 황제가 말했다. 내가 방금 말한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너는 나와 충분히 다르기 때문에 내가 실패한 곳에서 너는 성공할 것이라고 믿는단다.

실패? 어찌 아버지께서 실패하셨단 말입니까?

“나도 아직은 모르겠구나. 하지만 곧 알게 될거야. 그리고 나는 너와 네가 가장 아끼는 아들이 내 실수를 바로잡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걸 느낀단다.”

“제가 가장 아끼는 아들?” 마그누스가 물었다. “ 그들 모두가 제 아들들입니다.”

“그래, 그건 진실된 말이지만, 하지만 네가 꿈꿀 수 있는 것보다 더 멀리 여정을 떠나야 할 때 너의 꿈을 대신 짊어질 수 있을 사람이 있단다.”

이 은하의 어디든 제가 향하지 못할 곳이 있겠습니까?” 마그누스가 말했다.
그는 아버지의 유희를 느꼈다.

“아들들은 언제나 아버지가 가지 말라고 하는 곳을 여행하고 싶어하는 법이지.” 황제가 대답했다.
“네가 더 이상 향할 곳이 없다고 생각될 때, 너의 아들 중 한 명이 지금까지 네가 얼마나 잘못 생각 했는지를 보여줄 것이란다.”

“이것은 우울한 충고처럼 들립니다, 아버지.” 마그누스가 말했다. “저는 우리가 미지의 세계로 과감히 나아가며 더 고무적인 무언가를 추구할 줄 알았습니다.”

“자신보다 더 높은 경지에 도달하도록 아들들에게 가르쳤다는 것보다 더 고무적인 것이 있을까? 그들이야말로 진정한 너의 불멸성이란다, 마그누스.”

그 문제에 대해서는 둘 모두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그들은 작별을 고하기 위해 탑 꼭대기에 있는 그들의 몸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의 아버지는 그의 은하 정복 계획을 상세히 기록한 거대한 구상도와 불가능할 정도로 복잡한 지도 옆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비록 그들이 에테르를 비행하는 숭고한 순간을 함께 보냈지만, 마그누스는 여기서의 그의 시간이 끝나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황제는 몸을 돌려 손을 내밀었고, 마그누스는 어떻게 지금까지 아버지의 서글픈 슬픔의 표정을 알아차리지 못했을까 부끄러워하며 아버지의 눈을 바라보았다.

“이 순간을 기억하거라.” 황제가 말했다.

그러겠습니다. 마그누스가 약속했다.
대성전 이전, 마그누스에게 충고하는 황제 #
흔히 '황제는 프라이마크를 단순히 도구로 여겼을 뿐, 절대 아들로 여기지 않았다'는 주장이 널리 알려져 있지만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1 #2

프라이마크에 대한 황제의 입장은 그야말로 뒤죽박죽이었다. 어떨 때는 냉정하게 도구라고 여기면서도, 어떨 때는 자식으로 여기기도 하는 등 일관성이 없었다. 이것은 단순한 작가진의 실수가 아니라, 말카도르가 '그가 그들을 자신의 아들들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네. 상상이 되는가? 나도 그의 입술에서 그 말이 나오기 전까진 믿지 못했네. 오래 여운을 남기는 애정일지도 모르지만, 얼마나 갈지는 나도 말할 수 없네.'면서 혼란스러워 하는 장면을 통하여 의도된 것임을 보여주기도 했다. 믿을 수 있는 최측근들 앞에서는 프라이마크를 거론할 때 '7호'같은 식으로 제품번호를 말하듯이 냉담하게 말했던 평상시 모습과는 모순되는 셈. 실제로 황제가 이런 프라이마크의 도구적 면모를 강조할 때 등장하는 화자 중에선 프라이마크와 아뎁투스 아스타르테스를 아랫것 취급하고 자기들이 진짜 황제의 아들들이라며 깔보는 아뎁투스 쿠스토데스도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즉 황제가 이들 좋으라고 이들이 보고 싶은 면모만 보여준 것일 수도 있다는 것.

또한 위와 같이 황제가 지닌 모순의 대부분이 호루스 헤러시 시리즈를 통해 해소되고 황제의 초지성과 인류를 위한 웅대한 비전이 부각될수록 계획의 가장 큰 키인 마그누스와 다른 프라이마크들에 대한 대우는 역으로 부각되는 황제의 최대 실책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묘사가 되었다. 현 호루스 헤러시 시리즈로 극한으로 냉철하고 이성적인 황제의 인물상이 정립되면서 그렇게 초지성을 지닌 냉철한 지도자가 어째서 프라이마크 중 하나, 그것도 자신의 계획에 가장 핵심적인 프라이마크가 워프에 매우 밀접하게 닿아있고 거기에 심취하는데 별 감시도 관리도 안 한 채 방치하는 안일하기 짝이 없는 행보를 보였는지 헤러시 시리즈가 다 끝나가는 지금까지도 제대로 된 해설이 나오고 있지 않은 형국이다. 게다가 마그누스가 황제의 웹웨이 프로젝트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게 될 예정이었다는 것 역시 현 호루스 헤러시 시리즈에서 추가됐다.

더구나 모나키아 사건 이후 로가에게는 감시역 쿠스토데스를 여럿 붙였으나 로가보다도 훨씬 더 중요한, 황제 대신 황금 옥좌를 맡을 위치의 마그누스에게는 니케아 공의회 이후로도 감시나 경계 하나 없었다는 점에서 더더욱 개연성이 엉망이 된다. 황제 본인이 워프와 사이킥에 대한 과신과 남용이 얼마나 위험한지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데다가, 불온한 움직임을 보인 프라이마크를 감시한 전적이 있음에도 정작 더 중요한 역할의, 그것도 워프에 가장 노출되어 있는데다가 워프와 사이킥에 대한 과신을 보여서 각별한 주의와 관리가 필요한 프라이마크에게 그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서 본인괴 제국은 물론 전 인류의 파멸을 야기하고 말았다는 점은, 현 헤러시 시리즈가 풀기는 커녕 오히려 크게 키워버린 최대의 개연성 구멍 중 하나이다. 또한 그렇게 중요한 위치의 프라이마크가 군단을 인계받자마자 군단을 치유하기 위해 정체를 감춘 젠취와 거래해서 눈 하나를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눈을 어떻게 잃게 된 건지에 대해 추궁 하나 없었다는 점 또한 미스터리. 본디 눈은 뇌와 연결되어있는 만큼 중요한 기관이고, 프라이마크가 눈 하나를 영구적으로 잃을 정도면 보통 일이 아니었을텐데도 자신의 계획에 핵심적인 부품이 손상되는 것에 별 관심조차 안 줬다는 셈이니 말이다. 여담으로 호루스 헤러시 소설 시리즈가 만들어낸 다른 개연성 및 설정 구멍으로는, 소설 Fulgrim에서 펄그림이 페러스를 회유하려 들 때 분명히 반역파에 선 프라이마크 중 로가를 언급했음에도, 후에 이스트반V 드랍사이트 학살 당시 충성파에서 지원군을 가장하고 접근해 온 로가의 워드 베어러가 배신할 거라고 의심을 전혀 하지 않은 것이 있다.

그러나 만약 황제가 마그누스를 도구로써만이 아닌 아버지로서 아들을 신뢰해서 마그누스의 사이킥에 대한 심취를 철저하게 감시하지 않았다고 한다면 이 부분은 의외로 쉽게 납득될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제로 황제는 마법사로서 지나친 지적 욕구를 충족시키려고 과욕을 부리는 마그누스의 모습을 보고는 그러지 말라고 부드럽게 타이르기도 했었고 '너는 나를 너무도 닮았다'고 할 정도였다. 앙그론을 거둬들일 때 자신 혼자만 구조되고 자기의 동료들은 희생당하게 둔 황제에 대해 분노한 모습에 큰일을 맡아야 하는 입장에서 사소한 것에 신경 쓰지 말라며 냉정한 반응을 보인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83]

로부테 길리먼과 재회했을 때도 길리먼을 도구라고 부르기도 했지만 그 전에 아들이라고 불렀고, 여전히 일관성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일각에서는 '황제가 프라이마크마다 차등을 둬서 대한 건 전원 숙청을 위한 연기만을 위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진짜로 편애를 해서 그랬던 요소도 작용한것 아니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앙커모페'라고 불리는 폐급 프라이마크들에게도 마찬가지였는데, 끝까지 자신을 멀리하려고 했던 콘라드 커즈에게는 마지막까지 환영으로 나타나 어떻게든 보듬고 설득하려고 했던 모습을 보여줬던 반면 앙그론에게는 처음부터 끝까지 냉담했다. 모타리온에게는 30k 당시에는 별 말이 없었으나 이후 갓블라이트에서는 '너에게도 구원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당장은 아니다'라는 말을 하는 등, 모타리온을 용서할 생각이 있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코르부스 코락스에게도 평상시 냉정한 황제답지 않게 따뜻하게 대했는데, 황제는 독수리를 좋아하고 코락스는 까마귀를 좋아한다는 점에서 '조류'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을 찾고 긴 대화를 나눌 정도였다. 단순히 연기였다면 굳이 오랜 시간을 할애해서 조류에 대한 시시콜콜한 얘기를 나눌 필요가 없었다. 훗날 코락스가 큰 피해를 입은 레이븐 가드의 인원수를 복구하기 위해 여분의 진 시드를 달라고 부탁하자 이를 들어주고 여분의 진 시드를 나눠주기도 했다. 알파리우스에게 뺏기게 되는 비극으로 끝났다는 게 문제긴 하지만.

사실 황제가 코르부스 코락스에게 보였던 모습을 보면 그야말로 편애의 정수가 무엇인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 코락스는 프라이마크답게 강하긴 했으나 마그누스 더 레드와는 달리 기획 단계부터 황제에게 꼭 필요한 존재까지는 아니었기에 황제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애지중지하게 여길 정도의 도구가 아니었음에도 코락스를 특별하게 대했으며, 심지어 자신의 인생을 건 프로젝트인 웹웨이 계획은 물론이거니와 워프의 실체에 대해서도 코락스에게는 마치 "아빠가 지금 뭐 만드는지 한번 봐볼래?" 같은 느낌으로 숨김없이 전부 친절하게 가르쳐 주었다. 거기에 코락스가 "이해가 잘 안된다" 라고 해도, "이해하지 못해도 괜찮단다.(you do not have to,)" 라며 다독이기까지 한다. 한국 팬덤인 블랙라이브러리 마이너 갤러리 일각에서는 코락스가 막둥이라 황제가 너무 편애한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다. 의외로 호루스는 황제가 프라이마크 중에서 생귀니우스를 가장 총애했다고 주장했지만, 이건 호루스가 일방적으로 그렇게 주장한 것이기 때문에 신빙성이 높지는 않다. 만일 말카도르가 그렇게 증언했다면 신빙성이 높았겠지만… 다만 코락스와 생귀니우스 사이에 공통점이 없는 것이 아닌데, 둘 모두 돌연변이와 잔혹한 본성이라는 태생적인 결점을 극복하고 나아간 인물이라는 점이 황제가 이상적으로 그리는 인류상에 맞았을 수는 있다.

거기다 황제는 아칸 랜드와의 대화에서 피노키오의 일화를 예로 들면서 '황제가 프라이마크들을 도구로 여기면서도 프라이마크들이 황제 자신을 아버지라고 부르는 것을 허용하였는지'를 설명하였지만, 프라이마크가 자기가 만든 도구 외의 무엇도 아니라면서 굳이 창조주가 아들로 여기며 사랑했던 피조물인 피노키오 이야기를 예시로 거론한 것부터가 모순이었다. 만약 황제가 '피조물은 창조주를 아버지라고 부르지만 창조주는 피조물을 혐오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더라면 프랑켄슈타인 같은 다른 훌륭한 예시도 있는데[84], 그렇지 않고 '창조주도 피조물을 사랑했던' 피노키오 이야기를 사용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나 앙그론의 상태를 목도한 후에도 별다른 감흥없이 대하는 황제를 보고 "어떻든 당신의 아들이 아니냐?'고 묻자 "내가 같잖은 부모-자식놀이나 하려 이들을 창조한 줄 아느냐?"고 오히려 되물음을 받은 아칸 랜드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어이가 없는 건 사실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결말은 프랑켄슈타인과 마찬가지로 황제의 육신은 죽은 것이나 같았다는 것과 그 대상이 맏아들과 같던 호루스였다는 것.

사실 이것은 Warhammer 40,000의 배경설정을 알아야 하는 문제인데, 저 시대는 피노키오의 원작이 나온지 3만년이 지난 시대로 인류의 역사전승이 상당수 끊긴 시대라 아칸은 피노키오라는 소설 자체를 아예 모른다.[85] 아칸은 고대 지구에 살었던 원숭이라는 생물의 꼬리는 당연히 끝에 먹이감을 찔러죽일 독침이 있다고 생각한 인물이다.

잠시 얘기를 바꾸자면 지금도 우리는 지구가 형성된 과정, 그리고 인류 등장 이전의 생물들, 선사시대와 같은 인류의 미스테리도 완벽하게 밝혀내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그나마 고고학, 그외 이와 연관된 관련 학문이 있고 로제타 석의 발견 같이 고대 유물을 통해 연구하고 공부하는 학자들과 전문가들이 많은 덕택에 어느 정도 알게 된 것이다. 더구나 이와 관련된 기록들 역시 현장에서 발견되고 유네스코 같은 연구 단체에서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란 제도로 인해 인류사에 한 획을 세운 문화재는 지정되어 철저하게 보호 중이다.

반면 40K의 세계관은 지금 현대의 시대가 우리에게 해당하는 태고의 시대인데다 지구 통합전쟁과 같은 사건으로 인해 많은 유물들이 소멸되고 유실되었을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더욱이 이 시대는 그야말로 생존을 위해 전쟁을 해야 하는 말 그대로 전쟁만이 있을 뿐인 시대라 지금과 같은 연구 활동을 할 여유도 없거니와 더 이상 지구에서만 인류가 사는 상황도 아니어서 지구의 고대 문명을 전해줄 수 있는 환경과 토대가 없다. 설사 전해준다 해도 악명높은 워프를 통과해야 하는 난관이 기다리고 있어서 쉬운 문제도 아니다.

심지어 아칸 랜드는 어중이떠중이나 멍청이긴 커녕 여러 곳의 유물을 발견한 기술고고학자로서 기계교단에서도 손꼽을 정도로 박식한 사람이며, 애초에 이 장면에 나오는 이유부터가 황제가 앙그론의 머리에 박힌 도살자의 대못의 정체에 대한 조언을 받기 위해 일부러 랜드 본인을 지명해 불러서다. 즉 해당 장면에서 아칸은 기계교라는 집단 자체가 은근히 허당이라는 것을 내포한 인물이라는 것이다. 모든 것을 분석적으로 보고 옴니사이아의 이상향에 도달하겠다는 자들 중에서도 필두급의 인재조차 모르는 것이 가득한 것을 은연 중에 보여주는 것. 아칸은 황제의 연막에 감쪽같이 속아넘어가서 피노키오라는 비유에 숨겨진 황제의 진짜 속내를 못 읽은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종말과 죽음에서 황제의 진짜 성격 언급이 나오기보다도 훨씬 전인 황제가 프라이마크를 도구라 부르던 인류의 주인이 막 나오던 당시부터 '하필이면 피노키오냐?' 라는 이야기가 팬덤에서 쭉 나왔고, 그걸 이유로 황제가 프라이마크 상대로 연기하고 있다고 대놓고 말할 때의 태세조차 연기가 아니었을까 하는 설이 있었다. 황제가 굳이 피노키오 이야기를 들고온 것을 보면, 이 장면은 진실에 대해서 알지 못하는 기계교를 조롱하는 황제 특유의 블랙유머를 한 것과 동시에 황제가 자신의 속내를 속인 게 아닌가 싶기도 한 장면인 것이다. 또한 인간미 없이 순수하게 이성적으로만 판단하는 황제를 랜드가 감명깊게 생각한 것으로 볼 때, 철두철미한 감정 없는 이성의 화신같은 이미지야말로 기계교단이 섬기는 옴니사이아로서의 일면을 보여주는 것이기에 일부러 랜드에 맞춰준 것으로도 볼 수 있다.[86] 평상시에 자기가 만든 도구보고 아들이라고 말하는 걸 허용해 주고 아들처럼 아끼는 척을 태연히 할 수 있는 사람이 기껏해야 처음 만난 사람 한명 앞에서 그런 연기를 못 하겠는가. 거기에 만약 호루스 헤러시가 없었다면 기계교와의 전쟁이 일어났을지 모른다는 말이 나왔을 정도로 제국과 기계교의 마찰은 존재했고, 황제는 그런 기계교의 핵심 인물 앞에서 자기의 약한 감정을 드러낼 정도로 허술한 인물이 아니었다.

대성전이 끝나면 프라이마크간의 내전을 유도한 뒤 충성파도 숙청하는 것이 황제의 계획이었다는 게 정론이지만, 직접적으로 황제가 충성파들마저 모조리 잔인하게 죽이려 했다는 구절은 존재하지 않는다. 충성파와 반역파와의 싸움을 유도해서 약화시킨 뒤 숙청시킨다는 계획 자체는 존재했지만, 숙청 자체가 단순히 죽이는 선택지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귀양이나 해직 같은 것도 포함되는 개념이라서 단순하게 죽인다는 선택지만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모든 것이 끝나면 사욕없이 자리에서 물러나서 조용히 지내고 싶어하는 프라이마크들도 있어 효율을 중시하는 황제의 성격상 사욕이 없는 프라이마크까지 죽이려 들어서 힘을 낭비하느니 '이제 물러나라'는 한마디만 해도 충분했을 것이다. 프라이마크에서 은퇴하면 남은 여생을 어떻게 보낼지 이미 나름의 노후 인생을 계획했던 불칸, 로부테 길리먼, 코르부스 코락스가 대표적이고 나머지 충성파들도 자리에서 물러나라는 황제의 말에는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바로 하야했을 것이다. 황제에게 절대적인 충성을 바치는 라이온 엘 존슨 로갈 돈은 황제가 자결을 명해도 받아들일 거란 평가를 받을 정도이니 하야하라는 지시를 내린다면 바로 그 자리에서 모든 것을 반납하고 하야했을 것이고, 리만 러스 역시 확고한 충성파였으므로 황제의 지시를 따랐을 것이다[87]. 사욕이 없고 인자하기로 명망높은 생귀니우스, 황제와의 거북한 관계 때문에 프라이마크가 되는 것을 떨떠름하게 여겼고[88] 내심 초고리스의 들판을 그리워하던 자가타이 칸, 대성전 이후 각각 귀농과 은퇴 후 정치학 논문을 저술할 소박한 생각을 하던 로부테 길리먼 코르부스 코락스, 조용한 곳에서 대장장이 일을 하길 바랐던 불칸, 황제를 향한 변치않는 충성심을 유지하면서 끝없는 단련을 추구했으며, 대성전이 끝나면 리빙 메탈에 뒤덮인 자신의 팔을 원래대로 되돌릴 궁리를 하던 페러스 매너스도 군말없이 물러났을 것이다. 또한 어디까지나 카오스 신의 개입이 없는 '만약'의 영역이긴 하지만, 반역파 프라이마크들도 황제가 적절한 설득을 동원했다면 프라이마크 자리에서 내려오게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그를 위해 아들들을 만들었다. 우리는 필요한 전쟁이 끝나면 그 아들들과 그들의 아버지가 함께 긴 평화를 누리고 내일을 향해 그와 함께 걸을 것이라고 믿었다. 적어도 그 아들들이 전쟁의 잔인한 사고방식에서 회복될 수 있었겠지.[89]
▶ 호루스 헤러시를 다루는 마지막 소설, '종말과 죽음'에 나오는 말카도르의 회고. 여기서 '우리'는 황제와 말카도르 자신을 뜻한다.
이후 황제와 말카도르가 '만일 대성전이 정상적으로 종료되었다면 충성파 프라이마크를 어떻게 대할 것인지'에 대한 진짜 속내가 밝혀짐에 따라, 황제가 충성파와 반역파를 가리지 않고 프라이마크 전원을 모조리 죽였을거라는 가설은 힘을 잃게 되었다.

말카도르는 40k 세계 안에서 에르다 다음으로 오랫동안 황제와 함께했기 때문에 황제가 굳이 말카도르에게 숨길 것도 없었으며, 말카도르는 황제가 프라이마크에게 아버지로서 제 역할을 하길 바랐던 것도 아니었기에 황제가 말카도르 앞에서 프라이마크를 아끼는 척하는 연기를 할 이유가 없었기에 굳이 말카도르에게 거짓말을 했다고 보기에는 앞뒤가 안 맞는다. 오히려 말카도르는 황제가 프라이마크에게 부성애를 내비치자 '그분이 갑자기 그것들을 아들이라고 부르신다'며 당황했었다. 이후에는 황제가 프라이마크에 대해서 복잡한 심정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였지만 말이다. 사실 복선은 예전부터 깔려 있었다. 코르부스 코락스를 대할 때의 황제의 모습은 실리적인 부분만 중시하는 냉정한 인물만의 모습이라고 볼 수는 없었다. 코락스는 마그누스와는 달리 반드시 있어야 하는 필수적인 요소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황제는 코락스를 이상하리만큼 애지중지했다.

그러나 황제가 마음 한편으로 자신의 21명의 아들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다고 한들, 자신에게 대척하는 프라이마크가 나올 수밖에 없고 이들은 제외하려고 했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는 케어해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황제는 스물한 명의 아들들에게 모두 사랑을 베풀지 않고 편애를 했으며, 몇몇 아들들의 결점을 고쳐주거나 문제를 제대로 해결해주지 않았으므로 좋은 아버지가 될 수는 없었다. 황제의 위치 상 안 그래도 바쁜 판에 일일이 모든걸 신경 쓸 시간도 없긴 했겠지만, 그렇다고 좋은 아버지라는 변명을 할 수는 없어서….

앙그론 도살자의 대못 때문에 정상적인 삶을 이어갈 수 없었으니 차라리 안락사를 시켜주는 게 나을 지경이었지만 가망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월드 이터의 군단장으로 부려먹기 위해 그대로 방치했고[90], 마음만 먹었으면 앙그론의 동료들도 쉽게 구해줄 수 있었는데 외면하여 동료를 모두 잃고 혼자 살아남은 앙그론이 자포자기하게 만들었다. 자만심이 지나친 나머지 젠취와 계약을 해버린 마그누스에 대해서는 니케아 공의회를 제외하면 제대로 된 개입과 통제를 하지 않았으며, 펄그림은 완벽에 대한 강박관념이 지나쳤기 때문에 언젠가는 엇나갈 수밖에 없는 위험 요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황제는 펄그림에게 과잉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하는 충고 한마디조차 해주지 않았고, 아이 오브 테러와 가까이 있었으며 권모술수와 정치 암투가 난무하는 올림피아에서 자란 탓에 불안정한 심리상태를 갖게 된 페투라보에 대해서는 보듬어주고 따뜻하게 관심을 가져주기는 커녕 페투라보가 먼저 절대적인 충성을 맹세했음에도 대성전 내내 방관하기만 했다.

자신의 아들들을 사랑하는 마음은 있었지만 제대로 된 교육관을 갖추고 있지는 않았으며 편애를 일삼았는지라 결코 좋은 아버지라고 할 수는 없었다. 먼 훗날 모타리온 로부테 길리먼에게 "그러면 말해보아라, 로부테. 우리 아버지가 그렇게 좋으신 분이었다고 할 거면,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말해봐. 황제가 다른 모든 아버지들처럼 우리들을 아들로 아끼고 사랑해주셨냐고."라고 한맺힌 분노를 터트렸고 길리먼도 이에 딱히 반박을 못했을 정도.[91]
“그의 마음 속 깊은 곳을 들여다보면 '인간'에 불과하단다. ‘그’에게도 성격과 개성이 있고, 장점과 단점이 있지."
▶ 황제에 대한 에르다의 회고
어쩌면 에르다가 평한대로 '황제는 얼핏 보면 신처럼 보이지만, 황제의 깊은 내면을 보면 그 또한 한 사람의 인간에 불과하다'는 말대로 황제 또한 인간적인 모순이 있었다는 걸 보여주려는 것일 수도 있다.

종말과 죽음에서는 카오스 신에 의하여 영혼을 빼앗긴 호루스와 그런 그의 손에 죽은 생귀니우스의 시체를 보고 충격에 빠진 듯이 “왜 내 아들을 죽였지?” 나 "왜냐?" 라면서 여러번이나 되묻기만 해 잠시나마 호루스조차 당황했다. 호루스는 처음에 이를 자신이 생귀니우스를 죽인 것을 탓한다 생각해서 대답했으나, 여전히 멍하게 왜 죽였냐는 말만 반복하는 것과 자신 뒤의 카오스 신의 존재를 되새기고는, 사실 황제는 자신이 아니라 카오스 신에게 '왜 호루스를 죽인거냐'라고 따지고 있음을 깨달아 자신을 무시한다 여기고 빡쳐서는 황제에게 달려들어 선빵을 친다.

놀라운 것은 이 시점에서 이미 황제는 호루스와의 대면시 혹시 일을 그르칠지 모르는 망설임을 막기 위해 자신의 인간성 대부분을 이미 절제해서 버린 뒤인데도 호루스와 대면하자 멍하게 서서는 그저 왜 아들을 죽였냐고 말하고만 있었다는 점. 그렇게 인간성 대부분을 절제했음에도 불구하고 카오스 신의 꼭두각시로 전락한 호루스의 몰골이 황제의 눈에는 끔찍해 보였을지도 모르고, 인간성이 거의 사라졌다 해도 호루스를 보고 슬퍼할 만큼 호루스를 사랑했던 것일수도 있지만, 어느 쪽이든간에 인간성을 대부분 절제했음에도 상당히 감정적으로 행동하는 것 역시 에르다의 말이 꽤 들어맞는다는 증거로 볼 수도 있다.

거기다 아이러니하게도, 오히려 굳이 인간성을 절제한다는 선택이 가능한 것이야말로 황제가 사실은 인간성이 풍부했다는 것을 반증한다. 인간성도 무엇도 없는 아칸 랜드가 본 옴니사이아가 황제의 본모습이라면, 애초에 굳이 인간성을 절제할 필요도 없는데다 하려고 한들 있지도 않은 인간성을 도대체 어떻게 버린다는 것인가. 거기다 복수의 영령에 돌입하기 직전에 왜 자신들(프라이마크)에게 인간성을 허용했고 합리적인 이성만 있으면 되었음에도 왜 인간성을 남겨뒀는지 의문을 품던 생귀니우스에게 인간성이야말로 인류의 강점이자 근원이라고 대답했던 것으로 볼 때, 입장 상 겉으로 그리 행동하지 않았을 뿐이지 인간성이 없진 않은 게 맞은듯하다. 또한 호루스가 자신의 어리석음을 겨우 깨닫고 죽여달라 청할 때도, 호루스에게 카오스 신의 힘이 밀려들어오며 황제 본인도 너덜너덜해 다급하니 인류를 위해 당장 호루스를 죽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굳이 정신이 돌아오길 기다렸고 용서한다 한마디를 남기는데다 마지막 일격 전에 잠시 망설이는 것을 보면, 오히려 잘라낸게 저 정도일 만큼 인간성이 지나치게 넘쳐흐르는 사람이라는 묘한 이야기가 된다. 최소한 전반적인 인간성 이전에 종족의 운명이 걸려 있고 한시가 급한 이 중요한 상황에서조차 호루스를 신경쓰는듯한 언급이나 행동이 나오는 것으로 볼 때 구판과 마찬가지로 호루스를 정말로 아들로서 사랑하고 아꼈던건 아마도 사실일 가능성이 높은거 같다.

일을 그르칠지 모른다면서 본인의 인간성 상당 부분을 도려내고 나서 호루스를 마주한 결과가 이런 판이니, 그러지 않고 갔다가는 구판마냥 호루스가 자기 형제인 생귀니우스를 죽여놓은 꼴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호루스가 일반 병사/스페이스 마린/커스토디안 가드를 그냥 지워버리는 광경을 눈 앞에서 보고 더는 호루스를 설득할 희망이 없음을 깨닫기 전까지 거의 호루스에게 일방적으로 구타당해 만신창이가 되는 와중에도 차마 사랑하는 아들을 해칠 수 없어 이렇다할 반격조차 하지 못한 것과 별반 차이 없는 상황이 벌어졌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인간성을 절제하는 걸 고려하고 실행했다는 점만 봐도 어느 정도 아들로 여겼다는 것을 나타내는 걸로 볼 수 있다.

흥미롭게도 호루스 역시 가장 아끼고 사랑한 아들 가비엘 로켄에게 비슷하게 반응하는 묘사가 있다. 황제가 호루스와 처음 대면할 때 왜냐! 라고만 따지며 멍하게 서있던 그 대목에서, 한 아스타르테스가 황제 옆에서 따지고 나올 때 호루스가 아버지랑 면담 중에 감히 주제도 모르고 나오냐고 짜증을 내지만 아스타르테스가 여긴(루퍼칼의 궁정) 제 자리니까 전 자격 있다고 반박하고, 그 얼굴을 보고 그 아스타르테스가 로켄임을 알아본 호루스는 순간 이런 끔찍한 자리에서 아끼는 아들을 만나고 싶지 않았다고 생각하면서 로켄을 멍하게 바라본다. 당시에는 호루스의 자아가 존재하고 어느 정도 독립적이긴 했지만 기본적으로는 카오스 신의 꼭두각시나 다름없는 판이었는데도 말이다! 황제가 정말 호루스를 아들로서 아끼고 사랑한 것이 맞다면, 이 묘사는 둘이 완전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라는 점을 은유하는 셈이다.

7.2.3. 지나친 독선

황제는 자신이 하는 모든 생각과 행동은 한 점의 오류도 없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으며, 이 때문에 절대로 타인의 말이 귀 기울이지 않고 자신의 방식만을 고집하였다. 영속자들이 점차 황제의 곁을 떠난 이유가 바로 황제의 이러한 독선적인 면모에 질렸기 때문인데, 그 결과는 황제에게 무조건 찬성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프라이마크 아들들과 말카도르를 위시한 소수의 영속자들, 그리고 절대적인 충성을 바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커스토디안들만이 황제의 곁에 남았으며, 이로인해 황제가 어떠한 오류를 범하더라도 이것을 막기는 커녕 지적조차 할 수 없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황제의 계획이 명백하게 파멸을 향해 나아가더라도 어느 누구 하나 막을 수가 없었다.[92]

또한 이렇게 자기확신이 너무 강한 나머지 타인을 불신하여 자신의 가장 충성스러운 신하들에게조차 좀처럼 자신의 속내나 진짜 계획을 밝히지 않는 매우 비밀주의적인 행동을 보렸다. 이 탓에 황제의 가까운 곳에서 보필하였던 충성스러웠던 신하들은 물론이고 심지어 유전적 아들들인 프라이마크들 또한 황제의 속내를 도무지 알 수 없었다고 한다. 이는 위에서 언급한 바대로 카오스를 이기려는 황제의 계획을 위해서는 워프와 카오스에 대해 최대한 아는 자가 적은 것이 최선이었기 때문이었지만, 정작 워마스터라는 중책을 맡겨뒀던 호루스 루퍼칼이나 계획에 있어서 중요했던 마그누스 더 레드도 아닌 자기와 가장 코드가 맞았던 코르부스 코락스에게만 계획에 대해 알려줬고, 호루스는 웹웨이 계획에 매달려 두문불춘하던 황제에 대해 신뢰를 잃고 말았다.
7.2.3.1. 임페리얼 트루스의 허점
“폐하께서 가시는 길은 정말 위험하기 짝이 없군요. 인간이란 무엇이든 한가지를 부정하게끔 만들면 오히려 그것을 갈망하게 되는 그런 존재입니다. 진정 폐하께서 이 장대한 꿈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만약 그것을 이루고 다음엔 어찌하시렵니까?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폐하의 백성들 폐하를 신으로 모시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폐하께서 가는 길이 옳기를 바라며 기도하겠지만, 동시에 폐하께서 인류를 위한다며 만들어가는 미래는 너무 두려우며 저는 그런 미래의 일부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93]
▶ First Heretic, The Last Church #
임페리얼 트루스 항목을 보면 알겠지만, 황제가 내세웠던 임페리얼 트루스는 과학과 철저한 이성적 사고라는 이름 아래 오히려 이성과 합리에 대한 무조건적인 추종만 강요하고, 무엇보다 이마테리움 카오스 신에 대한 은폐를 중시하는 등 모순 그 자체 사상이었으며, 이로 인해 결국 황제교에 밀려 잊혀지게 되었다. 여기에 더 결정적인 문제는 이를 내세웠던 황제 자신이 임페리얼 트루스와는 너무나 동떨어진 초월적인 능력의 소유자였다는 사실이다. 물론 현재의 상황을 만든 원흉이긴 하지만 로가 아우렐리안이 황제에게 외친 절규와도 같이 황제가 가진 능력은 인간의 궤를 한참 벗어난 것이었으며 이를 내보이면서도 여전히 자신은 인간이라고 말만 하는 황제를 보고 사람들이 어이없어하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었다. 과학과 이성을 주장했던 인물이 정작 자신은 신이나 다름없는 능력을 휘두르며 그 거대한 인류제국을 통치하고 있었으니, 이를 본 로가가 아연실색한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하다못해 부활한 길리먼을 타락시키려 한 펄그림 조차도 황제는 신이 아니란 길리먼의 말에 그걸 곧이곧대로 믿는 거냐며 조롱할 지경이니 두말하면 잔소리지 않은가? 프라이마크들 조차도 이럴진데 일개 제국의 신민들의 반응이야 안봐도 뻔한 것이고. 이에 대해 황제 자신은 모든것이 계획대로 흘러간다면 모든 인류가 자신처럼 될것이라고 봤기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었다.

이 역시 문제였던 것은 모든 인류가 황제 자신과는 전혀 다르다는 점이다. 황제 자신이야 사이킥의 최강자로서, 또한 모든 인류의 주인으로서 엄청난 능력을 소유했고 심지어 카오스 신들에게 사기를 칠 정도로 가공할만한 위력을 가진 반면, 인류는 황제가 가진 능력은 고사하고 카오스의 놀잇감으로 전락할 정도로 연약함을 가진 존재라는 점이 다르다. 당장 황제의 유전자를 물려받았다는 프라이마크들 역시 카오스에 의해 타락하거나 카오스 신들의 수하로 떨어져버렸는데 이런 프라이마크들을 경외롭게 바라보는 일개 인간들은 말을 안해도 뻔하다. 멀리도 말고 황제 다음으로 사이킥 2인자로 불리던 마그누스 더 레드마저 젠취의 손아귀에 놀아났고 결국에는 그에게 굴복했다.

7.3. 황제의 성격

당신 동족들 중에 가장 강력한 게 당신이잖습니까?” 이 말했다. “그러니까, ‘그’를 제외하면요.”

“우리 중 그 누구도 ‘그’만큼 강력하지 않았어.” 에르다가 말했다. “그게 두고두고 문제가 되었지. ‘그’는 그냥 더 강력하기만 한 것이 아니야. 아예 격이 다르지. 괴물 그 자체야.

“정말로요?”

“상궤를 벗어난 족속들인 영속자들에게 있어서조차 상궤를 벗어난 존재지. 왜 우리가 힘을 합쳐서 ‘그’를 막거나 제약하려 들지 않았냐고 물었지? 여러 가지 -대부분은 하찮거나 개인적인- 이유가 있었지만, 제일 주요한 이유는 영속자들이 떼로 덤벼들어도 ‘그’의 힘에 비견할 수조차 없다는 거였어. 우리는 다양한 재능을, 다양한 능력을 가지고 있단다. 우리, 초월한 필멸자들은 자주 인간의 삶에 영향을 미치며 위대한 일들을 이룩하고는 했단다. 우리는 인도자이자 키잡이였고, 조종사이자 스승이었지. 때로는 국가와 민족 전체에 있어서 말이야. 하지만 ‘그’는 완전히 달랐어.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기관, 힘이 샘솟는 근원과도 같았지.

“신 말입니까?” 그가 물었다.

“전혀 아니야. 그 또한, 마음 속 깊은 곳으로는, 사람이란다. ‘그’에게도 성격과 개성이 있고, 장점과 단점이 있지. 물론 그 모든 게 증폭되어 있지만. ‘그’는 정말로, 꽤나 훌륭해. 상냥하고. 재미있지.”

“진심으로 하는 말입니까?”

“그래. 재미있어. 재치있고, 또렷하고, 열정적이고, 예리해. 천재라는 말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똑똑하고, 카리스마 있고, 헌신적이고, 의욕이 넘치는 데다, 단호하지. 어렸을 때부터 ‘그’는 우리와 똑같이 스스로의 능력을 파악하고 사용하려 했어. ‘그’는 인류를 보다 나은 미래를 향해 인도하려 했지. ‘그’는 인간 종족이 그 잠재력을 전부 발휘할 수 있게 만들려 했어.”
번역 출처
“폐하!”

황제가 옥좌에 앉고, 그의 양손은 팔걸이를 느슨하게 붙잡았다.

“폐하! 문을 닫으시옵소서!”

황제는 입구를 바라보며 기다렸다. 먼 거리에도 불구하고 디오클레티안은 황제의 강렬한 시선을 분명히 볼 수 있었다. 황제는 관문에 시선을 고정한 채,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그것은 반드시 해야만 할 일을 하기를 주저함인가? 자신의 가장 위대한 야망을 저버리기를 망설이고 있음인가? 그것이 아니라면, 또 다른 누군가가 황금빛 안개 속에서 나타나기를 기대하고 있음인가?
하나의 형체가 나타나며 안개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무언가, 날개와 갈퀴 손톱을 지닌 것이. 또 다른 그림자가 나타났다. 이번에는 잔뜩 부풀어 오른 몸에 뿔이 나있었다. 그리고 더 많은 그림자들이 나타났다. 또 다른 그림자들이 나타났다. 인간이 아닌 것들의 무리였다. 옥좌의 엔진들은 여전히 꺼지고 있는 도중이었다.

“폐하!!” 디오클레티안이 간청하듯 외쳤다.

황제는 장갑 낀 오른손을 꽉 쥐어 주먹을 쥐었다. 조화롭게 울려 퍼진 천둥소리와 함께, 옥좌실 안의 모든 발전기들이 꺼졌다. 발전기 내부의 기계장치들은 파괴되었고, 황금 옥좌에 공급되던 에너지는 끊어졌다.
파국을 맞이한 인류의 구원으로 이어지던 통로는 이제 그저 화려하게 장식된 문에 불과하였고, 그 문은 이제 옥좌실 벽에 드러난 바위로 이어져 있었다.
Master of Mankind 24장
왕이 될 소년은 자기 아버지의 해골을 양손에 들고 있었다. 소년은 그것을 천천히 돌려보며, 자신의 손가락 끝을 살점 없이 매끈한 뼈의 윤곽을 따라 훑어보았다. 지면의 흙으로 여전히 갈색으로 얼룩져 있는 엄지가, 미소 짓는 것처럼 벌어져 있는 무딘 상아빛 이빨들을 따라 훑어 내렸다.

소년은 눈을 들어 다른 해골들이 놓여 있는 돌 선반을 바라보았다. 해골들은 조용히 주변을 경계하듯, 어두운 오두막 안을 응시하고 있었다. 해골들의 눈은 매끄러운 돌맹이들로 교체되어 있었고, 그 안면부는 조악한 찰흙 공예로 복원되어 있었다. 그곳은 소년이 아버지의 얼굴을 재현하는 곳이었다. 소년은 축축한 진흙을 빚고 부싯돌로 만든 조각칼을 천천히 그어 익숙한 표정을 만들어낸 뒤, 해가 높이 떴을 때 그 해골들이 햇빛에 마르도록 하였다.

소년은 자신이 충분히 매끄럽게 만들어진 해골들을 두 점 정도 해안가의 상인들과 물물교환한다면, 조개껍질들로 해골의 눈을 붙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다. 소년은 빠른 시일 내에 교환을 하자고 마음먹었다. 전통적으로 그래왔으니까.
Master of Mankind 1장
나는 그가 자신이 어떻게 보이는지 의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정도로 오래 그의 인장관(Sigillite)이었다. 그는 불운하게도 그가 지금 입게 된 상(aspect)를 그야말로 혐오한다: 금빛 옥좌 위의 나태한 금빛 왕을. 그가 힘주어 반대해 왔던 것 바로 그 자체로 보이는 것을 그는 싫어한다. 나는 여태껏 그가 줄곧 자신이 어떻게 비치는지를 의도적으로 조작해 왔다는 것을 안다. 수천년에 걸쳐, 그는 현안에 맞춰 수많은 가면을 써왔다. 그의 마음, 그가 타고난 최고의 재능은, 그런 방면에서 막대한 유연성을 허락케 했다. 그는 남자로도 여자로도 또는 둘 다 아니로도, 어린아이로도 늙은이로도, 노비로도 왕으로도, 마술사로도 광대로도 나타났다. 인류의 주인(Master of Mankind)은 동시에 가장의 달인(master of disguise)이기도 했었기에, 그는 타로의 아르카나(arcana) 그 전부였었다. 그는 이 모든 역할을 섬세한 솜씨로 훌륭하게 해내었다. 겸허함이 필요할 때면 그는 겸손했고, 순함(softness)이 최적의 방법일 때는 온화했으며, 교활하기도, 쾌활하기도, 고무적이기도, 위엄있기도, 다정하기도 했었다. 공포에 호소할 수밖에 없을 때에는 끔찍했고, 때때로 지구(Earth)를 이어받기 위해 온유한 자(meek)로 있기도 했었다.[94]
▶ 말카도르의 말 출처
현 워해머 40k의 설정상으로는 굉장히 냉혹하고 차가운 이성적인 인물인것처럼 묘사되지만 한편으로는 그렇지 않다는 묘사도 설정이 재정립되는 2020년대 시점에도 넘쳐난다. 당장 정확히는 제국이 성립되기 전 초기에는 인간성이 남아있긴 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후 카오스 신과 거래하다가 속이고 먹튀하는 과정에서 대가로서 인간성을 서서히 상실해갔고, 황제 또한 그 위험성을 알고 거래에 임한 것. 다만 돌아온 길리먼에 대해 어쨌건 '기쁨'을 느끼긴 한 모습이나 여러 철저한 (상대 감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연기'를 보면 분명히 지금도 감정이 없는 건 아니다. 단지 철저히 인류를 위해 저버릴 뿐. 사실 마스터 오브 맨 카인드의 묘사에서 보면 분명 과거에는 평범한 수준으로 인간성이 있었다. 죽은 아버지의 무덤을 어떻게 만들지, 해골을 장식할지 같은 생각을 한다. 황제가 이후 냉혈한이 된 이유는 카오스 신들과의 거래 과정에서 대가로 감정의 일부를 잃었든지, 아니면 그냥 황제의 원대한 계획이 도저히 맨정신으로 못할 짓이라 감정이 무뎌졌다는 등의 여러가지 추정이 있으나 정확한 것은 불명이다.

또한, 의외로 황제 혼자 있을 때엔 암만 봐도 그냥 평범한 사람처럼 보이는 묘사도 종종 나온다. 아무래도 소설의 특성상 황제는 인류제국 전체, 즉, "공적인 부분"에 대한 묘사가 주로 나온 탓으로 보인다. 일례로 말카도르에게 독설을 퍼부으면서도 마지막엔 그래도 광대로서 네 몫을 해왔다고 인정해주며, 종국엔 자신이 희생할 것임을 암시하자 말카도르가 울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동시에, 그 의심병 환자인 페투라보가 황제의 눈에서 슬픔을 보았다는 묘사와 마그누스에게 진심어린 충고를 하면서 이 순간을 기억하라며 그에게 손을 내미는 묘사를 보면 이는 의미심장하다. 무엇보다 황제는 말카도르를 면전에서 도구 취급하며 비정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정작 말카도르가 마그누스에게 처음 죽음을 당했을 때는 눈물까지 흘리며 비탄한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 ##

또한 황제는 가끔 스스로에게 블랙 유머를 즐겼었다. 마지막 교회에서 성직자 유라이어가 술을 따라주니까 마시면서 '이거야말로 내가 믿는 주님(spirit)[95]이시지' 라고 감탄과 함께 말장난을 하기도 하고 커스토디안 라에게 자신의 과거를 보여줄 때 전 우주에서 샤카야 강만큼 살기 좋았던 곳도 없었다고 고향 자랑도 했으며 코락스와 처음 만났을 때에는 사람들이 다들 넙죽 엎드리니까 코락스가 다들 왜 저러냐고 물어보는데 이에대해 자신의 직업병(Occupational Hazard)이라고 한 마디 던지기도 한다. 코락스가 황제의 허락을 받고 달에 있는 유전자 연구소에 들어갔을 때 구석에 낙서가 새겨져 있었는데 그 낙서에 새겨진 글귀는 ' 오지만디아스'였다. 오지만디아스 이집트 파라오였던 ' 람세스 2세'의 그리스 명칭인 동시에, 소네트의 제목이기도 하다. 시의 내용을 간략히 말하면 이 세상에 영원한 것(특히 권력)은 없다. 이걸 하필 스스로가 인류를 보존키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한 동시에 스스로가 황제인 이 양반이 썼다는 것은 자신을 향한 경고이자 일종의 우울한 블랙 유머인 셈이다. 또한 그의 연구소에 진입하기 위한 보안장치를 풀기 위한 암호로써 어떤 신호가 있었는데 그건 바로 일정 간격으로 두드리는 노크소리(정확히는 Shave and a Haircut.)였다. 똑또로똑똑똑똑

그리고 황제 역시 사람이었는지 웹웨이 전쟁 막바지에는 본인의 필생의 숙원인 웹웨이에 미련이 남은 듯 악마들이 웹웨이 게이트 밖으로 나오기 직전까지 잠시동안 폐쇄를 망설이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인다.

실제로 황제 다음으로 강력한 영속자였으며 황제와 가장 오랬동안 같이 있었던 사람인 ' 에르다'는 존 그라마티쿠스와의 대화에서 황제 또한 다른 인간들과 마찬가지로 개성과 장점, 단점을 모두 가진 또 하나의 인간에 불과하며 단지 그 면모들이 황제 개인의 넘사벽 능력으로 어마어마하게 증폭되어 있을 뿐이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또한 말카도르는 황제는 자기 성격에 어울리지도 않는 지금의 황제의 모습을 연기하는 걸 속으로 몹시 싫어했고 내면으로는 절대자로써 외로움을 정말로 많이 느꼈다고 증언했다. 모든 일이 끝나고 자신의 마음과 맞는 아들들을 데리고 은둔하려는 생각도 이런 연유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즉, 호루스 헤러시가 진행되면서 밝혀지는 그의 진실한 모습에 가장 가까운 해석은 ' 피도 눈물도 없는 철인을 연기하는, 그러나 실제로는 풍부한 감정을 가진 하나의 고독한 인간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아들인 프라이마크 역시 공통적으로 고독하다는 묘사가 꾸준히 나온다. 예컨데 페투라보도 초인인 자신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 둘러싸여 있어서 외로워하고, 독선적이고 잔인한 성격에 맞지 않게 자신과 급이 맞는 형제들한테는 이상할 정도로 우호적으로 친밀하게 대했다. 심지어 타인과의 소통이 뛰어나고 유머감각이 있는 길리먼도 내면에는 제국의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고독함을 느끼며 고뇌하는 묘사가 있다. 프라이토르 코르 파에론이 언급했듯이 황제와 내면이 가장 닮은것이 길리먼이라면 황제의 내면도 길리먼이나 다른 프라이마크들의 묘사와 그다지 다르지 않을수 있다는 것이다. 애초에 라이온의 소통장애, 펄그림의 완벽주의, 페투라보의 의심병, 돈의 꼰대력, 길리먼의 유머 감각과 행정 능력, 모타리온의 음험함, 마그누스의 자만심, 알파리우스의 큰 그림 프라이마크들의 성격이 다 합쳐진 것처럼 묘사하는 게 바로 황제이기도 하니 말이다. 그리고 모든게 끝나면 은둔하고 싶어하는 면모도 불칸, 길리먼 같은 프라이마크들이 공통적으로 가진 면모기도 했다.


(황제가 말카도르를 도발한 이후 다시 시작한 게임의 마지막 부분에서 황제가 다음 차례에 이긴다고 승리 선언을 한 직후에, 말카도르는 떨리는 손으로 카드를 사용한다.)
"희생."
떨리는 손으로 ' 천사'를 집어든 말카도르는 '천사'를 제거했다. 계시의 방어선에 훤히 뚫린 균열이 생겼다. 말카도르의 손가락이 다른 말을 집어들고 그 균열을 향해 돌입하려 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참았던 바로 그 말. 현실 속에서는 계시가 처음 손을 댔던 바로 그 말. 마지막 한 수를 둘 때였다.
' 심장의 군주'.

“잠깐.”
부드러운 한 마디, 그리고 무시무시한 호령이라도 들은 듯이 말카도르가 멈췄다. 여전히 ‘심장의 군주’를 쥔 채, 승리를 선언할 준비를 한 채로 말카도르가 고개를 들었다. 계시는 짙은 눈빛으로 말카도르를 응시했다. 말카도르는 그 시선에 사로잡혔다. 섭정은 그 눈빛 속에서 무언가를 본 것 같았지만, 무엇인지 확신할 수 없었다. 섭정 스스로가 비친 잔상일까? 후드 그늘 속에 초췌하지만 눈물에 물든 뺨이었을까?

“제가 이겼나이다….”
인장관이 꺽꺽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심장의 군주’를 내려놓으려는 순간, 다른 말이 ‘심장의 군주’가 내려앉아야 할 자리를 가로막고 있었다.

광대’.
고대 테라에서 광대는 누구에게든, 무엇이든 말할 수 있는 존재였었다. 최소한 이론적으로는 그렇지.”
계시가 말했다. 말카도르를 바라보는 그의 표정에 따뜻한 온기로 가득한 미소가 맺혔지만, 다음 순간 그 모두가 희미해졌다.

“광대에게 주어진 임무는 왕과 여왕에게 그들이 필멸의 존재이며, 취약하며, 다른 누구보다 나을 게 없음을 깨우치는 일이다. 그들은 권력에 진실을 전하기 위해, 권위에 저항하기 위해, 무엇보다 폭정을 꿰뚫기 위해 존재했었지.”

말카도르는 목이 멘 채, 다음 말을 잇지 못했다. 생각을 모으는 동안에도 거듭되는 생각의 파문이 그의 마음을 상기시켰다. 그 깨달음이 코를 찌르르 울리고, 대폭풍이 귓가를 거닐게 했으며, 전율하는 피부 위에 사이킥 감각이 춤을 추었다.
▶ The Board is Set에서 새 게임 전에 말카도르를 일부러 도발한 황제가 게임 마지막에 하는 말. #
당시 황제는 한시도 황금옥좌를 비울 수 없는 상황에서 말카도르에게 그가 희생하여야만(대신 황금옥좌에 앉아 시간을 벌어야만) 제국이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하기 위해 텔레파시로 말카도르 앞에 나타나 모의전격으로 카드 게임을 하자고 했고, 말카도르가 그 사실을 깨닫기 위해서는 진심으로 자신과의 게임에 임하게 만들어야 해서 일부러 도발했다.

이 장면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전에 말카도르를 하찮게 여기며 도발하는 황제의 말은 진심이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오히려 앞에서 말카도르가 하찮다며 도발하면서 쥔 말도 말카도르를 조롱하며 칭하는 단어도 모두 광대였던것이 이 마지막 부분의 복선으로, 대항군 역인 말카도르가 역전승하기 직전에 그걸 막아선 말이 본인이 앞서 별거 아니라며 던져서 부숴버린 그 광대이며 광대가 ‘왕과 권력자들 앞에서 자유로이 말하면서 그들이 남들보다 나을 것 없는 존재라는 것을 깨우치는 자’라고 말했으니, 앞에서 말카도르가 자신의 광대라고 한 것은 사실 모욕은 커녕 말카도르가 황제 본인에게 더없이 소중한 조언자라고 생각한다는 것을 나타내며 또한 이 전쟁의 승리를 위해서는 말카도르의 희생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도 암시한다. 거기다 황제가 다른 사람들이 이해를 못 해줘서 외로워 했다는 걸 생각하면, 이 부분은 그나마 자신을 이해해 주면서 쭉 옆에 있었던 말카도르 덕에 자신이 절대자인 황제를 연기하는 배우가 아니라 그저 한 명의 사람이라는 걸 실감하고 지낼 수 있어 고마웠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그리고 말카도르가 심장의 군주를 돌격시키기 바로 전에 '희생' 카드를 이용해 천사를 제거하고 길을 뚫기 직전에 자신이 쓸 카드가 현실에서 무엇을 의미하는지 똑똑히 깨달았기에 표정이 썩 좋지 않은 것을 생각하면, 말카도르가 심장의 군주를 놓기 직전에 황제의 눈빛이 슬퍼보이는 건지도 모르겠다는 서술 역시 황제가 말카도르와 마찬가지로 슬픔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방금 생귀니우스의 죽음을 뜻하는 수를 자기 손으로 두기 직전에 표정이 일그러진 말카도르처럼, 이제 곧 자기 손으로 말카도르의 희생을 뜻하는 수를, 그것도 본인 앞에서 두어야 했으니 말이다. 소설 앞에서는 황제의 냉소적인 인간성이나 말카도르에 대한 경멸을 보여줬지만, 사실 그건 말카도르에 대한 깊은 경의를 보여주기 위한 반전용 떡밥이었던것.

거기다 정작 말카도르가 황제가 활동할 수 있을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대신 옥좌를 맡는 희생을 할 때 황제는 말카도르가 예상한것보다도 훨씬 괴로워했다. 결국 황제 본인의 말마따나 모의전 때 황제의 도발은 그저 말카도르가 적의를 품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값싼 도발일 뿐이었던 것이다.값싼 도발이 너무 매운데요?

7.4. 총평

“우린 모두 도구다.”
We are all instruments.

“그분만 제외하고 말이오.”
Except for Him.

“오, 천만에- 폐하야말로 그렇지”
Oh, no - very much Him.
말카도르 자가타이 칸의 대화 Jaghatai Khan - Warhawk of Chogoris 말카도르의 평은 황제의 모든 행보를 정확히 관통하는 평가다. 결국 최후에 가서는 황제 본인의 원대한 계획이 그끝내 파멸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을 희생하여 황금 옥좌에 착좌했던 것은 자기 자신조차 ‘도구’로 충실했음을 보여주는 행보였다. 덤으로 자가타이가 말카도르에게 매우 삐딱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그가 말카도르가 시길라이트라는 조직에서 일하던 모종의 과거를 간파하고 그를 매우 경멸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류제국의 모든 비극은 황제의 비인간적인 오만과 그의 인간적인 한계에도 불구하고, 오직 그만이 인류의 앞날에 대한 올바른 답을 가지고있었다는 점에서 시작된다. GW 입장에서 볼 때, 워해머 40k의 배경설정은 어디까지나 미니어처 게임의 홍보, 몰입용에 지나지 않으므로 언제든지 임의적으로 변경될 수 있으나, 적어도 현재 시점에서 블랙 라이브러리(GW 산하 출판사)가 내린 결론은 황제가 옳았고 처음부터 인류에게 황제 이외의 대안은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만 그 "올바른 답"의 큰 아이러니함은, 황제 본인조차 포함해서 전부 인간성을 포기하고 부품으로써 희생되어야 인류라는 종족이 유지되고 굴러간다는 점이었다.

또한 황제는 유년 시절부터 "인류는 자유롭게 방치되어선 안되고 항상 관리 하에 있어야 하며 인류에게는 관리해 줄 주인이 필요하다"는 사상을 품어왔으며, 당연히 그 주인은 자기자신이라고 생각해왔다. 마지막 교회 단편의 유라이어 올래사이어는 황제의 비전이 독선과 오만이라고 비판하였고, 같은 영속자들도 황제의 오만과 독선을 점점 더 오래 마주하면서 이래 질려서 황제를 비난하고 등을 돌렸다. 소설 '마지막 교회'의 등장인물인 사제 유라이어는 황제 자신이 직접 밝힌 계획과 생각을 듣고 "오만하다"고 경악했다. 그러나 황제는 "오만한 것이 아니라 그게 사실이다."라고 당연하다는 듯이 주장했다. 황제가 정체를 드러낸 직후만 해도 유라이어는 황제와 뜻을 함께 할 감동에 부풀어있었으나, 그의 저 말을 듣자 그가 그리는 미래가 아무리 빛난다 해도, 그가 택한 길이 옳다고 해도 나는 이 자와 함께 할 수 없다고 단정짓고 자신의 교회와 함께 운명을 같이 했다. 하지만 황제의 독선과 오만을 비판한 이들 중에서는 정작 그러한 황제의 계획에 대해 효과적인 대안을 제시한 인물도 없었다. 차라리 이때 황제의 계획에서 그냥 발만 빼고 말았다면 모를까, 황제의 계획에 찬물을 끼얹어서 황제의 계획이 조금씩 어긋나도록 만듦으로서 나아가 그 황제의 영도를 받던 인류의 미래까지 전부 어그러지게 만드는 트롤링만 거하게 저질렀다.

자가타이 칸이나 생귀니우스가 황제와 인류제국의 방식을 혐오해도 이를 따르는 이유도 별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황제의 인류 사이커 승천 계획의 안티테제 격을 찾자면 시원의 진실 받아들이라는 것 뿐인데 이게 실현되면 우리 은하의 현실우주에는 문자 그대로의 지옥도가 펼쳐진다. 결국 황제가 얼마나 가혹한 계획을 수행하든, 얼마나 악랄한 폭군이라 한들, 인류의 생존을 위해서라면 황제의 편에 서는 것밖에 선택지가 없다는 결론밖에 나오지 않는다.

대표적으로 프라이마크들을 뚜렷한 이유 없이 무작정 우주 전역으로 흩어버린 에르다로 인하여 프라이마크들은 '결함'을 지니게 되었고 이로 인해 황제는 아스타르테스라는 대안을 만들어내야만 했는데 이 결과 초인의 숫자가 황제가 통제하기 어려울 정도로 늘어남으로서 본디 황제가 초인들을 적당히 써먹고 숙청하려던 계획 또한 지나치게 커졌으며, 그나마 되찾은 프라이마크들의 절반이 배신하여 카오스의 하수인이 되는 최악의 결과로 귀결되었다. 카발은 인류는 카오스와의 싸움에서 카오스를 이길 수 없으며, 카오스와의 싸움에서 인류가 이기지는 못해도 살아남게 되면 카오스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계속해서 갖다 바치는 에너지 공급원이 되어버릴 수 있으니 차라리 인류를 패배시켜서 멸종시켜버림으로써 카오스를 굶겨죽이겠다는 의도로 호루스 헤러시에 더욱 부채질을 하는 뒷공작들을 여럿 벌였는데, 오히려 이로 인해 인류는 카오스를 이길 기회를 놓쳐버렸고 카발이 두려워했던 인류가 이기지는 못해도 살아남으면서 카오스에게 영양분을 제공하며 살아가는 결말을 자신들의 손으로 앞당겨버린 셈이 되었다. 차라리 황제에게 반발했을지언정 아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잠적해버린 올라니우스 페르손이 되려 인류에겐 더 보탬이 된 편.

그의 이러한 사고관을 반영하듯이 호루스 헤러시 캠페인북 등에 나오는 황제의 공식적인 직함도 "인류의 주인(Master of mankind)"이다. 황제 본인은 대성전과 초인 숙청, 웹웨이 프로젝트, 인류와 워프의 단절 등의 계획이 전부 완성된 후에는 황제 자리에서 물러나고 다시 은거할 생각이었으나, 황제의 계획을 보좌하던 재상 말카도르는 인류가 자립할 가능성을 부정하며 초월적 존재인 황제가 무지몽매한 인류를 영원히 영도해주길 바랐다.

그러나 황제는 그럴 생각이 아니었다. 황제는 알렉산드로스 시절에 정말로 '더 이상 정복할 게 없다'고 느끼던 순간이 있었는데, 황금옥좌를 발견하고 또 다른 계획을 시작했다. 황제의 진짜 목적은 단순히 인간이 워프에 영향받지 않는 문명을 일구는 정도가 아니라, 일종의 '전 인류의 신격화'였다. 모든 인류가 진화해서 황제처럼 더 높은 존재로 거듭날 수 있다면, 더 이상 황제가 인류를 이끄는 짓 같은건 안해도 좋게 된다는 것이다. 또 황제가 황금 갑옷을 입은 엄격한 황제가 된 것은 그것이 아들들(프라이마크)에게 절대적인 충성을 받아내며 정복 전쟁을 수행케 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었고 결코 자신이 원한 것이 아니었다. 황금 갑옷을 입으며 권위를 강조한 것도 그런 연유였다. 어쨌거나 황제는 전쟁군주 역할도 황제 역할도 필요해서 한 것이지 싫어했다. 프라이마크를 소모품이자 도구로 대한 듯하지만, 사실 진짜로 어떨 땐 아들들로 여겼다. 몇몇은 전쟁이나 카오스와의 싸움에서 죽을 수도 있다 여겼지만, 적어도 몇만 년은 버틸 거라 생각했고, 평화가 찾아온 후 전쟁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있는 아들들[96]과는 함께 은퇴하며 같이 지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허나 자신의 계획이 실패하자, 황제는 인류는 결국 파멸할 것이라고 결론짓는다. 황제는 이미 오래 전부터 비물질계에 내재된 위험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었고, 인류를 이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해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자신이 원했던 것처럼 인류를 해방시키진 못했고 더 이상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전쟁은 끝났습니다. 인류는 패배했습니다. 워해머 40,000은 - 그 모든 고딕적이고, 웅장하고, 거대하고, 쇠락하고, 파멸하고, 썩어가는 장엄한 세계로 향하는 - 되돌릴 수 없는 첫 발걸음을 내딛었습니다.
워프 속 악의로 가득 찬 존재들은 그들의 궁극적인 목표를 이미 이루었습니다. 인류는 워프로부터 자유로워질 기회를 영구히 잃고 말았습니다. 이제부터 앞으로 그 어떤 일이 벌어진다 하여도, 제국이 얼마나 힘들여 그 자신과, 적들과 싸운다 하여도, 장막 뒤에서는 미친 신들의 웃음소리가 영원히 울려퍼질 것입니다.
아론 뎀스키 보우덴(Aaron Dembski-Bowden), 소설 마스터 오브 맨카인드 후기에서
소설 마스터 오브 맨카인드의 작가 아론 뎀스키 보든은 소설 후기에서 황제의 전망을 긍정하며 인류는 영원히 카오스로부터 벗어날 수 없으며, 두 번 다시 과거의 영광을 되찾지 못하고 파멸해갈 것이라고 적었다. 또한 해당 작가는 이후 테라 공성전 작가진 인터뷰에서 "카오스는, 앞으로 도래하게 될 제국이라는 사실을 놓고 보면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40k의 제국은 심지어 황제의 플랜 B나 C가 아니라, 그… 말하자면 플랜 Z 같은 겁니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독재적이고 복잡미묘하며 미신적이고 광기로 가득한 제국은 정말로 모든 게 잘못된 결과입니다."라고 밝혔다. 즉 웹웨이 계획이 망한 시점에서 가능한 모든 수단이 전부 실패한 것이고 더 이상 다른 묘책도 뭣도 남지 않은 채 막다른 벼랑에 내몰린 상황.

사실 인류가 투쟁의 시대에 돌입한 시점에서 이미 인류와 황제는 벼랑에 몰린 상태였고, 대성전과 호루스 헤러시도 결국 플랜 X나 Y에 해당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저 플랜들도 망하고 이제 현상유지에도 급급한 처지가 된 것. 하지만 동시에 황제가 스스로 황금 옥좌에 묶인 것 역시 카오스 신들과의 거대한 게임에서 무승부라도 내기 위한 최후의 수라는 묘사가 함께 존재하는 걸 생각하면 또 모를 일. 게다가 만년간 사이커를 갈아마심 + 인류의 사이킥 각성이 다가옴과 쌓이고 쌓인 신앙의 여파로 점점 신에 근접(혹은 그에 대응하는 무언가가 등장)하고 있다는 언급이 나오는 것을 보면 무언가 빌드업을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슬라네쉬 인니드의 탄생 과정을 생각하면 묘한 부분. 그런데 생각해보면 황제가 그토록 혐오했던 자신의 신격화를 통해서라도 무승부라도 내보려한다는 것 자체가 최악보단 차악을 선택한 상황이다. 참고로 레딧에서는 황제의 방법은 인류를 구원할 유일한 방법이나 그 과정이 잘못되었다고 했다. 황제의 비전 제시 자체는 옳았으나, 그 과정에서 수단으로 선택한 대성전으로 은하계 역대급 대학살극을 벌인 탓에 오히려 카오스 신도 좋아할 거리가 없지 않았으며 너무 조급하게 밀어붙인 계획 탓에 여기저기서 삐걱인 것도 계획이 무너지는데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출처

이러한 캐릭터의 변화는 소설 호루스 헤러시 시리즈를 통해 황제와 프라이마크, 대성전과 헤러시 등에 대해 자세히 다루면서 일어난 것인데, 이전까지만 해도 황제나 프라이마크들에 대한 설정은 간략하게만 설명되었기에 기존 설정이라는 뼈대에 살을 붙일 필요가 있었다. 또한 구판 기준으로는 황제의 행적에 모순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는데, 우선 고작 수천명의 샤먼들의 혼이 융합된 존재인 황제가 셀 수도 없이 많은 영혼과 사념을 집어삼키며 만들어진 카오스 신들 전원을 능가한다는 점, 나중에 초인이 아닌 보통 인간들이 직접 다스리는 세상을 만들겠다면서 정작 수명이 무의미한 프라이마크들이나 수천년을 사는 스페이스 마린들과 같이 인류를 좌지우지할 역량이 넘쳐나는 초인들을 놔두었다는 점, 프라이마크들을 자식으로서 사랑한다면서 앙그론과 같은 경우는 구출하는 과정에서부터 단단히 원한을 사고 이를 해명하지도 않았다는 점, 썬더 워리어들을 포함해서 오랫동안 무수히 많은 인명을 인류의 미래를 위해서 희생시켜 왔으면서 호루스 한 명에 대한 애착 때문에 계속 호루스를 봐주면서 싸우다가 본인과 인류를 파멸의 기로에 몰아넣는 점 등, 서사적인 개연성 및 핍진성이 결여되는 부분이 꽤 있었다.

호루스 헤러시라는 사건이 간략한 배경 설정이나 단편 소설 몇 편으로 나올 때는 이게 큰 걸림돌이 되지는 않았으나, 수십, 수백권에 달하는 대형 소설 시리즈로 풀어내게 되자, 헤러시는 물론 세계관의 배경에 핵심적인 황제라는 캐릭터의 본질과 행적을 개연성 있게 명확히 풀어낼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결국 팬덤에서는 다소 호불호가 갈리게 되었지만, 황제를 '분명 능력이 뛰어나고 극단적 공리주의자를 연기하면서 철저한 계획을 세우지만 본질적으로는 인간인만큼 결점이 있고 결국엔 고독한 한 인간'에 불과하다는 것으로 설정함으로써 기존에 있던 황제의 모순 대부분이 사라지고 황제의 행적에 상당한 개연성을 부여했다.

길리먼 또한 부활 후 다시 만난 황제의 모습을 보고 황제가 아들인 자신을 포함한 모든 인간들을 황제 자신의 목표를 위한 한낱 도구로 보아왔음을 깨닫고는 크게 실망하게 된다. 심지어 황제교 성직자 마티유에게 "내 진짜 아버지는 그 자가 아니라 코너(양아버지) 왕이였다"라고 대놓고 폭탄 발언을 말하기까지 한다. 나중에는 다른 프라이마크 형제들이 황제를 만난 뒤로 자신의 양아버지와의 관계를 청산한 일을 기억하고는 양아버지 코너가 황제가 마크라그에 오기 전에 죽어서 자기 마음 속에 아버지로 남을 수 있었다는 것이 다행이었다고 씁쓸하게 생각하기까지 한다.

그것과는 별개로 황제가 어떠한 사리사욕이나 권력에 대한 욕망으로 인류의 지도자가 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황제 본인은 인류의 자립을 믿으며 3만년간 인류의 역사 뒷편에서 암암리에 인류를 도와주는 편을 선호했다. 이미 황제는 투쟁의 시대 이전 수만년간 인류 문명을 뒤에서 도왔을지언정 스스로 통제하고 지배하려고 한 적은 없다. 당장 황제가 인류를 입맛대로 통제하며 지배하길 원했다면 처음부터 그 초월적인 능력으로 선사시대나 고대 시대에 지구를 정복해버리고 철저한 계획하에 지도하면 그만이었을 것이다. 당장 투쟁의 시대에 테크노 바바리안들을 상대로 한 통합 전쟁도 쉽지 않게 성공했는데, 뭐하러 전 은하에 인류가 퍼지게까지 놔둔단 말인가?

특히 엘다 제국의 몰락 이후 인류 멸망의 위기가 확실시되자 불가피하게 전면에 나선 것이고, 다시 스스로를 역사에서 지우고 잠적할 계획까지 전부 짜놓은 상태였다. 하지만 동시에 황제의 궁극적인 계획의 진행 과정 속에서 많은 인명이 희생된 동시에, 자신을 진심으로 따랐고 사리사욕조차 없었던 인물들까지 싸잡아서 단순한 도구로 취급했던 것은 분명한 결점이다.

다만 이러한 문제는 황제의 계획이 심하게 꼬였던 것도 있다.

일단 투쟁의 시대는 황제의 계획에서 벗어난 첫단계였다. 이전까지 황제는 느긋하게 인류의 성장만 바라보면 그만인 여유로운 상황이었고 간혹 인류가 도움이 필요해보이면 잠깐 가짜 신분으로 나타나 도움을 주고 사라지면 그만이었다. 물론 알렉산드로스 3세의 이름으로 정복을 했다는 점에서 어쩌면 그에게 가장 좋은 플랜 A는 이 때에 인류의 지도자가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는 꽤나 합리적인데 기원천 8천년에 태어난 황제는 이 시대에는 대강 7700여세다. 이것도 많기는 하다만 그래도 일단 제반조건은 그가 모습을 드러냈던 시대보다는 좋았는데 기술력 수준은 한참 후졌지만 오히려 이러한 기술적 수준이 후지다는 이유로 카오스 신의 경계는 완전히 피할 수 있다. 당장에 황제가 카오스 신들을 상대로 먹튀를 한게 투쟁의 시대 이전으로 달리 말하면 이 시대까지는 카오스 신들도 그를 전혀 경계하지 않은 것이다.(지금의 수준으로 생각했다면 당해주지 않았을테니) 심지어 이 때 먹튀로 얻은 게 신적인 힘과 지식이니 이전까지의 황제도 충분히 탈인간 수준이었지만 이후로는 더더욱 탈인간, 거의 신 수준이 되어버렸으니 반대로 이전의 황제는 이후의 황제에 비해 미미한 수준에 불과했다는 의미다.

때문에 확실히 이전의 황제는 탈인간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현재의 수준에는 턱없이 미치지 못하는 존재였다. 물론 그 시대의 인류와 이 시대의 인류도 다르긴 하다만 그렇다 쳐도 이 시대는 카오스 신의 주목을 받는 것도 아니고 황제도 그들에 비하면 변변찮은 존재였으니 인류를 장악하기엔 너무나 좋은 타이밍이다. 여기다 이 시대에는 황제가 종교에 대한 혐오는 덜 느꼈던 시대라서 황제가 아얘 스스로 자칭 신 선언해버릴 수도 있었다. 어차피 자기가 공식적으로 활동하면 언젠가는 자기가 평범한 인간이라고 주장해봤자 아무도 믿어주지 않을 상황에서 아얘 자기자신이 신적 존재로 행세하는 것이 남들은 신이라고 여기는데 자기만 신이라고 하지 않는 모순을 극복할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이다. 이는 임페리얼 트루스가 패배하고 황제교가 승리한 것도 황제도 결국 황제교의 존재를 놔두는 것도 필요악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라는 점에서 드러난다.

만일 이렇게 되었다면 황제는 수천년 동안 인류의 신으로 군림하게 되었을 것이고 그의 영도아래 인류는 투쟁의 시대 라는 비극을 겪지 않고 발전하였을 것이다. 그리고 어느순간에 이르러 인류가 더이상 황제를 신이라고 인정하지 않는 순간이 오면 황제는 스스로 물러났을 것이다. 이는 어떤 점에서는 기존 계획보다 나은데 이는 인류의 자율성을 말살하는 것이므로 자신이 부재한 인류사회가 위태로울 수 있다는 단점이 존재하지만 반대로 인류의 빠른 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으며 투쟁의 시대라는 개막장 시대를 피할 수 있고 성공만 한다면 자신이 부재한 인류사회는 자신 수준으로 대단한 인간이 이끌어나갈 것이기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에 반해 직접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간간이 도움만 주는 것은 인류 스스로의 성장을 이끌어내는 점과 그만큼 인류 스스로가 강해진다는 점에서 훌륭한 방안이고 사실 투쟁의 시대만 아니었다면 오히려 이것이 베스트였다. 황제 1인 체제는 황제가 쓰러지면 그걸로 끝이기에 아얘 처음부터 인간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그들 전체가 자신처럼 성장하기를 기다리고 도와주는 게 성공만 한다면 더 낫기 때문. 또한 자신은 그림자 속에서 움직이므로 불의의 변을 당할 일도 없다. 단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점이 단점인데 그래도 황제는 영속자이니 기다려줄 수 있었다.

문제는 투쟁의 시대가 그 모든걸 말아먹었다. 황제의 계획은 인류존속의 위기 속에서 휴짓조각이 되어버렸고 이제 황제는 자신이 직접 모습을 드러내어 인류를 통합하고 이끌어나간다는 선택지를 택할 수밖에 없어졌다. 문제는 이전에 비해 제반조건이 너무 열악해졌다. 황제가 구한 인류는 어디 운이 나빠서 죽을뻔 했지만 잠시 쉬면 튼튼해질 수 있는 인류가 아니라 이미 만신창이가 되어 황제라는 연명치료를 받는 신세였던 것. 정말이지 타이밍이 너무나 나빴다. 황제에게 미래예지가 가능했다면 기술의 암흑기에 그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겠지만 미래를 내다보진 못해서 하필이면 이런 시궁창 시대를 이끌어나가야 했던 것.

그래도 아직은 희망은 있었다. 왜냐하면 웹웨이 시도를 해볼 수 있었고 아직 자신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만큼 제로에서 시작한 만큼 여기서 성공을 거뒀다면 일단 카오스 신들의 간섭을 줄이는데 성공했을 것이기 때문. 근데 이마저도 호루스 헤러시가 벌어져 말아먹었고 이후로는 황제 자신은 생명연장만 간신히 하는 수준이 되어버린 것, 심지어 그 시기동안 인류는 성장하기는 커녕 더욱더 황제에게 매달리고 있다.

또한 황제는 자신과 같은 동등한 조건의 인간이 한 명도 없던 것도 단점이었다. 인류에 자신만한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보니 모든걸 자신이 떠맡아야 했다. 이러다 보니 심각한 문제점이 생겼는데 투쟁의 시대 이전까지는 자신이 할 일이 그렇게 많지 않았기에 별 문제가 되지 않았는데 막상 투쟁의 시대 이후 자신이 전면에 나서면서 모든걸 자신이 떠맡다 보니 어느새 인류는 자기가 없으면 굴러가지 못할 상황에 놓여버렸다. 말 그대로 자기가 어떤 상태인지에 따라 인류의 운명까지도 걸려버린 것.

만일 황제 외에도 그와 동등한 존재가 있었다면 상황은 나았을 것이다. 예를 들어 이전부터 황제와 비슷한 존재들이 나타나 황제와 함께 했다면, 아니면 투쟁의 시대와 같은 사건이 인류가 황제가 기대한 수준에 근접했을 때 일어났다면 얘기가 다르다.

전자의 경우 황제의 부재를 대비할 수 있다. 인류제국은 황제가 식물인간이 된 여파로 섭정이 실질적으로 통치중인데 이들의 역량이 어쩔 수 없이 황제보다 못한고로 제국은 쇠퇴에 빠져들고 말았다. 그러나 만일 황제를 대체할 존재가 있었다면 황제가 부재하면 대체하면 그만이다. 물론 후임 황제는 고생하겠지만 이 지경에까지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후자의 경우 제국민들이 황제를 광신적으로 숭배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임페리얼 트루스의 실패는 황제는 혐종교 성향인데 정작 신은 존재하는 모순된 상황에서 비롯된 것인데 이 때문에 인류제국은 국교를 황제교로 바꿀 수밖에 없었고 황제교의 성공에는 임페리얼 트루스의 실패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인류와 황제의 격차에서 오는 인식을 충분히 반영해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류 전체가 황제와 비슷한 수준이 된다면 인류는 황제를 적어도 절대적인 존재, 신으로 숭배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유는 이미 그들의 수준이 황제와 비슷하므로. 그렇기에 임페리얼 트루스는 성공을 거두었을 것이고 또한 황제가 없더라도 그와 비슷한 인류의 누군가가 황제의 뜻을 이어나가면 그만이다.

그리고 공통적으로는 인류제국의 통치가 효율적으로 이뤄지게 된다. 인류제국은 광활한 영토와 수많은 인구를 떠맡다 보니 제국은 말단 공무원은 물론이고 기술의 영향으로 불로불사에 가깝게 살 수 있는 테라의 하이 로드조차 과로사하는 경우마저 튀어나올 정도로 제대로 쉬지도 못하는 나라다. 거기에 기계의 반란까지 겹치다 보니 모든 작업을 사람이 혹은 사람을 개조해 만든 서보스컬 같은 것들이 종이 장부로 일일이 적어서 처리한다. 이러다 보니 행정과 사법이 굉장히 비효율적이라서 행정의 경우 민원 하나 넣는데에 대를 이어서 줄을 설 정도에 한 공무원이 어떤 행성에서 외계인 침략에 대항하기 위한 지원을 요청한 서류를 가져왔는데 날짜가 50년 전이었다. 사법도 마찬가지라 죄를 저지르고도 자기가 죽기 전까지 판결이 안 나 후손이 대신 처벌받기도 할 정도. 이런 수준이니 제국령 전체를 효율적으로 통치하질 못해 연방제나 봉건제 수준으로 굴러가고 있다.

대성전을 전후하여 황제가 직접 활동할 때는 문제가 없진 않지만 이정도는 아니었다고 한다. 이 때는 황제도 있고 프라이마크 같은 초인들도 18명이나 있다 보니 문제가 덜했는데 호루스 헤러시 덕에 프라이마크도 떼죽음당하고 초인에 뛰어난 일반인 인재풀이 아작나고 사태 수습 후 어쩔 수 없이 그보다 못한 일반인으로 구성된 아뎁투스 테라로 굴리다 보니 이렇게 된 것.

이런 문제점은 황제만한 사람이 다수 있었다면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었다. 물론 그런 사람이 많아짐으로서 내전의 위험이 증가한다는 우려는 있지만 그래도 황제가 이들을 올바르게 이끌어나간다면 문제는 없다. 근데 없으니까 황제 혼자 맡아야 했고 황제가 식물인간 상태가 되니까 제국도 쇠락하게 된 것이다.

이 부분과 관련해 문제점이 하나 더 있는데 바로 황제 자신만이 홀로 1인 통치를 하는 입장이다보니 자신의 공식 입장을 바꿀 수 없다. 가령 임페리얼 트루스와 황제교 문제도 그런데 황제는 처음부터 황제 숭배를 좋지 않게 보았다. 다만 현재의 경우 황제교가 아니면 제국을 유지하기 힘들어서 묵인하는 것 뿐인데 만에 하나 황제가 상태가 회복되어 다시 직접 통치하려고 하게 된다면 큰 혼란이 예상되는데 일단 황제는 당연히 황제교를 금지하고 다시 임페리얼 트루스를 도입할 것이다. 문제는 이미 그게 1만년이나 깊이 박혀있어서 뿌리뽑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려니와 무엇보다 신앙의 대상 자체인 황제가 자기를 섬기는 종교를 금지한다면 정신적 충격이 클 것이고 또한 임페리얼 트루스로는 카오스의 존재를 설명할 수 없어서 문제가 생긴다. 이 상황의 해결책은 황제가 사라지고 다른 누군가가 황제의 역할을 하면 해결되지만 인류에 그런 존재는 없다.

그리고 인간적인 결점도 이 문제에 한 몫을 했다. 가령 종교 문제도 황제는 자신이 취득한 종교의 면만 보고 임페리얼 트루스를 정립했지만 정작 종교적 존재인 신은 실존하였으므로 이는 큰 모순을 자아내고 말았고 결국 제국은 임페리얼 트루스가 아니라 황제교가 번성하고 말았다. 많은 경우 개인숭배를 좋아하고 또 거기에 취해서 실수를 저지르는 이들이 많다는 점에서 개인숭배를 싫어한 것은 현명했지만 개인숭배를 추구하는 이들의 능력은 그만한 수준이 못 되는데 반해 황제는 숭배를 받을만큼 뛰어남에도 숭배를 금지시켜서 모순을 야기하고 말았다. 그래도 자기가 멀쩡할 때에는 자기가 직접 하지 말라니까 문제가 안 되는데 식물인간 신세가 되고 나서는 자기가 그토록 싫어하는 종교 덕에 자기 나라를 유지하고 있는 신세가 되었다.

그리고 이거는 소통이나 이해의 부재도 있었다. 로가만 보더라도 로가의 황제가 인간이 아닌 신으로 여기는 것은 단순히 그 하나의 일탈이 아닌 일리가 있어서 벌어진 것이었다. 로가와 황제의 언쟁에서도 보듯 황제는 일반인, 심지어 일반인에게도 경외시되는 프라이마크에게조차도 도저히 같은 인간으로 받아들여질 수 없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황제 입장에서는 당연한 것이 황제의 입장에서 자신은 그저 인류가 최종적으로 도달해야 할 지점이기 때분이다. 즉 황제는 인류가 현재를 극복하고 자신의 수준에 도달하는 것을 원하므로 자신도 인간 중 하나라고 여기며 신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 외에는 그의 수준을 현재를 극복한다고 도달할 수 있다고 여기지 않으므로 저렇게 차이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 황제는 그런 중요한 사실을 제대로 얘기해주지 않았다는 것. 자기는 몰라도 남들은 자신을 신으로 볼 수밖에 없는 상태에서 인간이라고 하니 도저히 맞을 수가 없었고 로가에게는 그 점을 제대로 짚어주지 않으면서 그저 예전 시대의 신화에 정신이 홀려버렸다고만 한다. 이걸로는 설명이 충분하다고 할 순 없다. 그는 인류가 자신을 신이 아닌 인간으로 알아주길 원했지만 애석하게도 이 시대의 인간들은 황제를 신이 아니라면 이해할 수 없었고 황제 또한 자신을 인간으로 알아주기를 요구했을 뿐 제대로 된 근거를 제시해주지 않았다. 임페리얼 트루스에서도 황제가 이러이러하기 때문에 인간이라는 논리적 설명이 없었다.

요약하자면, 황제도 인간이었던 만큼 당연히 기계의 반란 투쟁의 시대같은 개막장 사건을 예지하지 못했고, 이는 황제의 잘못은 아니다. 황제는 이 돌이킬 수 없는 내리막을 어떻게든 메우기 위해 초인을 어떻게든 양산해 전면에 나섰지만, 땜빵용 국가 무신론으로 설명이 절대 불가능한 존재가 이미 만들어낸 기울어진 운동장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었고, 황제가 가진 인간적인 한계, 즉 대화를 통 하지 않는 성격, 유라이어가 지적한 오만함 같은 한계와, 팽창주의 전쟁이라는 빠르지만 잘못된 방법은, 황제니까 유지할 수 있는 즉 황제 없이는 유지가 불가능한, 사상 최악의 체제를 만들었다. 그 체제가 바로 인류 제국이다.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 말대로, 세계관을 살아가는 등장인물 입장에서는 비극이지만, 세계관을 멀찌감치 바라보는 플레이어들 입장에서는 그저 코미디인 체제.

또한 황제의 계획이 옳냐 그르냐 여부와 별개로, 자신의 계획이 실패하자 자포자기하고 손을 놔버릴 수도 있었지만[97] 웹웨이 개통이 다 망한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수습을 해보려고 영겁의 세월동안 막대한 고통을 받을 것을 알면서도 황금 옥좌에 스스로를 안치한 행보의 일관성은 대부분 인정하는 편이다.

7.5. 작품 외적인 관점에서의 보론

결국 황제에 대해 이와 같은 복잡하면서도 모순적인 평가가 나오는 것은, 다음과 같은 요소들 때문이다.
황제에 대한 묘사는 대부분 그가 황금 옥좌에 반시체로 안치되기 전의 호루스 헤러시 시리즈에 기반한다. 그런데 이 호루스 헤러시 시리즈는 이미 결말이 정해져 있는 프리퀄에 불과하며, 구판 설정의 세세한 요소는 개정되었을지언정 결말 자체는 정해져 있다. 황제가 제 아무리 뛰어나고 위대하며 (수단은 현대인의 윤리적 기준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울지라도) 의도는 선량했다 치더라도, 그는 결국 패배하고 그의 이상은 꺾이는 것으로 확정되어 있는 것이다.

워해머는 스타크래프트를 비롯한 대다수의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 작품들과는 달리 철저하게 그림다크를 추구하는 작품이다. 이 작품에는 희망은 없고 오직 전쟁만이 있을 뿐이다. 더욱이 '황제의 플랜이 실패하여 나락만이 기다리고 있는 작품'이다. 그러니 개별 작품에서 인상적인 장면을 위해 황제를 뛰어난 초인으로 묘사할지라도 어디까지나 이전의 스토리 즉 프리퀄이라 결국은 이미 짜여진 각본에 의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제는 실패했다" 로 억지로라도 뒤틀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모순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98] '신에 가까운 위대한 초인'과 '그가 비참하게 몰락하고 생각해두었던 계획은 철저히 박살나는 것으로 확정된 결말' 사이에서 말이다. 또한 초인이 짜놓은 계획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런 초인조차 예상 못할 변수가 어떻게 생겨나는지를 자세히 묘사하기엔 결국 스토리 작가들은 평범한 인간들일 뿐이라는 것이다.[99] 그러니 역사가 다시 흐르기 시작한 개더링 스톰 시리즈 이후에나 인류제국이 어떻게든 부활할 것이라는 희망고문밖에...[100]

8. 기함

8.1. 부케팔로스

Bucephelus

대성전 초기의 기함. 황금색 배틀 바지 가르쿨 블랙팽을 토벌할 때 황제가 좌승한 바 있으며 다른 배틀바지보다도 더 크다는 묘사가 존재한다.

소설에서는 함수에 대형 격납고가 존재하며 함미 쪽에 사령탑이 있고 이것이 긴 일자형 복도로 이어져있다는 묘사가 나오는데 이를 보면 외형은 일반적인 배틀 바지와 큰 차이가 없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임페라토르 솜니움으로 기함이 변경된 이후에는 등장이 없다.

8.2. 임페라토르 솜니움

Imperator Somnium. 황제의 꿈이라는 뜻이다. 궤도판[101] 크기의 함선으로, 작중에서는 궤도에 들어서자 태양의 일부가 가려지며 울라노르의 기후에 영향을 영구히 줄 수 있다 언급된다. #

크기에 걸맞게 그 화력 또한 엄청난데, 무려 심장 박동 한 번이 일어날 동안 10발의 타이탄 크기의 노바 캐논 포탄을 쏠 수 있다 언급된다.

호루스 헤러시 도중 콜스웨인이 이끄는 다크 앤젤 분견대가 아스트로노미칸을 재점화할 시간을 벌기 위해 반역파 대함대에 맞서 싸워 장렬히 산화한다. #[102]

9. 황제의 무구

황제가 제작하거나 사용 혹은 소지했던 장비들.

황제는 신이라 불리울 정도로 강력한 사이킥을 가지고 자유자재로 사용했으나, 40k 우주는 사이킥 못지 않게 물질과 기술의 위상이 높기 때문에 황제는 장비들을 소홀히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어떤 면에서는 인간적이라고 할 수도 있는 요소.

9.1. 황제의 검

Emperor's Sword / Sword of the Emperor #

대성전 당시부터 인류의 주인인 황제가 사용하던 검. 황제의 주무기임과 동시에, 갑옷과 함께 황제를 상징하는 무기이기도 하다. 외형적으로는 푸른빛이 감도는 깨끗한 은빛 검신에 복잡한 검은색 회로가 새겨져 있다고 한다. 역장 회로가 탑재된 파워 소드임과 동시에 정교한 워프 기술력으로 제작된 포스 웨폰이기도 하다. 황제 본인의 힘이 깃들어있어, 검을 휘두르면 검날에서 불꽃이 일어나 그 어떠한 갑주라도 쉽게 베어낼 수 있다. 이 검의 위력은 너글의 그레이터 데몬인 쿠가스가 이 검을 보고 영멸의 공포에 떠는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로부테 길리먼이 깨어난 후에 황제의 검을 사용하는데, 이것이 도대체 언제 받은 것인지에 대해 장대한 설정충돌의 역사가 있다.


이와 별개로 또 다른 논란도 있는데, 스페이스 마린의 렐릭 웨폰 중에 '버닝 블레이드(Burning Blade)'라는 검이 있기 때문. #[103] 이 검은 호루스 헤러시 이후 호루스의 벤저풀 스피릿에서 발견되된데다 카오스에 전혀 물들지 않아서, 몇몇 유물 감식관들이 '황제의 검'이라고 주장한다는 설정. 사실 이 부분은 황제한테 비슷한 검이 여러자루 있어서 돌려가며 사용했다면 그 중 하나여도 불가능한건 아니다. 실제로 로부테 길리먼의 설정을 보면 황제는 직접 자신의 검을 만들었으며, 로부테 길리먼이 사용하고 있는 검은 황제가 만든 13자루의 검 중 제일 먼저 만들어진 검이라고 하니 나머지 12자루의 검 중 하나라고 하면 충분히 들어맞는다. 실제로 황제의 일러스트에서 묘사되는 검과 길리먼이 물려받아서 사용하는 검의 아트나 모델을 잘 보면 생김새가 다르다.

9.2. 라이트닝 클로

Emperor's Lightning Claw #

딱히 무슨 이름이 있는지는 나오지 않은, 대성전과 호루스 헤러시까지 황제 본인이 사용하던 무구 중에 하나이다. 갑옷을 입은 황제를 묘사할 때의 역장 손톱 부분은 보통 3개에서 5개 사이로 다양하며, 마스터 오브 맨카인드 등 소설에서는 특별히 언급되지는 않으나 닐 로버츠의 삽화를 보면 갑옷을 입은 모습에서 왼손에는 항상 클로를 착용하고 있다.

9.3. 하나의 진정한 갑주

The One True Armour #

대성전과 호루스 헤러시 기간동안 황제가 착용한 황금빛의 아티피서 파워 아머. 화려한 황금빛으로 꾸며진 외관은 매우 아름답다고 하며,일반 파워 아머들처럼 으르렁거리는 동력 소리가 나는 게 아니라 가르랑거리는 소리로 느껴질 정도로 아주 정숙하다고 한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황제의 복장이 항상 이 아머 차림이였기 때문에, 인류제국의 황제 그 자체를 상징하는 물건이기도 하며, 이는 황제 본인의 의도이기도 했다.

왼손에는 라이트닝 클로, 왼쪽 가슴팍에는 베사규(Besague)[104], 등에는 붉은 망토, 목 뒷쪽 백팩에는 독수리 형태의 방어 역장 발생기인 아이언 헤일로(Iron Halo)가 탑재되어 있다.[105] 헤일로의 디자인은 일러스트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날개를 접은 형태이며, 황제의 아이언 헤일로인 만큼 그 성능은 그 어떤 아이언 헤일로보다 압도적이었다.

갑옷의 소재는 커스토디안 가드들과 같은 오라마이트와 아다만티움의 합금(Auric-Admantium alloy)이 쓰였는데, 이 중 금빛을 띄는 소재인 오라마이트는 그 내구성도 걸출하지만 물성 자체가 양자적-비활성(Quantum-insert), 그러니까 워프 절연체에 가깝기에 워프로부터 신체를 보호하고 심령력(Psionic)을 다루기에 적합해서 그렇다고 한다. 다만 이는 사이킥 사용에 오히려 방해가 되는 부분인데 왜 막강한 사이커인 황제가 이러한 소재를 사용했냐 하면 황제조차도 이마테리움과의 접촉에는 한계가 존재했기 때문.[106] 하지만 벤저풀 스피릿에서 진심으로 싸울 때에는 장갑을 벗고 손에 화상을 입어가며 사이킥을 쓰기도 했다.

이 웅장하고 화려한 갑옷 때문에 팬덤에서는 '저런 황금 갑주를 입고 초월적인 사이킥을 다루며 18명의 반신을 데리고 은하를 호령하면서 스스로가 신이 아니라고 하는가’는 우스갯소리가 많았다. 오라마이트도 색깔은 금색이지만, 비밀스러운 연금술 등으로 번거롭게나마 색을 바꿀 수 있기에 더욱. 이런 황제의 취향을 놀리는 의견이 많았는데, 소설 '종말과 죽음'에서는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이상적인 황금빛 절대군주를 연기하기 위해서 그렇다고 설명한다.

호루스와의 대결 이후 황제의 명에 따라 갑옷은 해체되었고, 황제의 곁에서 싸웠던 임페리얼 피스트의 터미네이터 전사들을 기리기 위한 뱃지의 재료로 쓰인다. 이것이 40K 시점에서는 터미네이터의 사용 자격을 증명하는 '크룩스 터미나투스(Crux Terminatus)로, 이 인장의 내부에는 황제가 착용했던 갑주의 미세한 조각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그레이 나이트의 모든 파워 아머의 중요 부분에도 조각들이 들어가 있다고 한다. 소설 판도락스의 챕터 16에서, 이 갑주의 오른쪽 건틀릿 부분은 현재 다크 엔젤이 소유하고 있으며 수천의 크룩스 터미나투스 뱃지를 만드는데 사용하고 있다고 언급한다.

9.4. 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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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정해진 이름이 없는 이 무구는 최초로 만든 볼터 중 하나이며 모든 볼터 종류의 선조이다.[107] 주로 검은색과 구리빛이 감돌았으며 암흑기 유물이 아닌 황제가 직접 발명한 발명품 중에 하나였다. 'Master of Mankind'에서는 황제가 망토 아래에 볼터를 메고 있다는 묘사가 나온다. 헤러시 이후로 이 무기의 행방은 알려진 바가 없다.

9.5. 황제의 방패

사자는 방패를 통해 흐르는 에너지를 느꼈고, 그 안에서 워프로부터 테라의 황궁을 보호했던 황제의 방패의 메아리를 느꼈다.
- 징조의 방주 中 - 번역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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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 본인이 사용하는 장면은 없고, 41k에서 귀환한 라이온이 황제에게 하사받아 사용한다. 직접 만나 하사받은건 아니고, 숲걸음을 통해 영적인 경험을 겪으며 받았다.

월계관을 쓴 독수리가 을 물어죽이는 도양을 새긴 오라마이트 방패. 온갖 충격에도 멀쩡한 내구성에 더해, 홀리 테라를 수호하는 황제의 힘과 같은 종류의 힘을 품고 있다고 하며, 불굴의 방호력 외에도 상대의 공격을 황금빛과 굉음을 일으키며 반사시킨다. 실제로도 데몬 프린스 앙그론은 이 방패에 매번 공격과 함께 몸이 튕겨나가 고전했으나, 어디까지나 방패이기에 막는 각도가 좋지 않으면 라이온 본인도 방패의 힘에 나가떨어질 수 있는 한계도 존재한다.
라이온이 황제의 방패를 의 얼굴에 내려찍자 뒷걸음 칠 수밖에 없었다.

한쪽 무릎을 꿇은 채로, 그는 자기 위로 유성처럼 뛰어내리는 앙그론을 향해 황제의 방패를 치켜들며 충격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어마어마한 충격파와 함께, 황금빛 섬광이 터져나왔고, 앙그론은 튕겨나가서 워 엔진들 속에 쳐박혔다.

황제의 방패로 앙그론의 뒷통수를 내려찍었다.
그 타격의 힘으로 붉은 천사는 날아가서 폐허에 머리를 쳐박았고, 벽이 무너져 내리면서 그 잔해에 깔리게 되었다.

앙그론이 몇차례 공격을 명중 시킬 때마다, 황제의 방패가 항상 그 앞을 가로막았고, 데몬 프라이마크는 뒤로 튕겨나갈 수밖에 없었다.

그는 황제의 방패를 양손으로 쥐고는 앙그론이 반응할 시간 조차 줄 틈 없이, 함성을 지르며 방패의 빛나는 모서리로 데몬 프라이마크의 머리를, 그의 미간 사이 콧날을 내리 찍었다.
그 엄청난 힘은 앙그론의 육신 아래에 있는 금속 표면에 박혔고, 마치 전차포 처럼, 그의 증오를 장약 삼아서 폭발하였다.
그 엄청난 분노의 방출은 그의 영혼을 산산히 흩어버렸고, 데몬 프라이마크의 불굴의 의지 조차로도 그것을 다시금 붙잡을 수는 없었다.
▶ 징조의 방주 中 - 번역 출처

홀리 테라를 수호하는 힘이 데몬 프라이마크들조차 소멸시킬 수 있듯이, 이 방패의 힘은 공격에도 유용해 라이온은 타격으로도 많이 사용했으며 앙그론은 방패에 부딪힐때마다 매번 튕겨나가 나뒹굴어야 했다. 최후에 앙그론을 참수하는데도 검 대신 이 방패를 사용했다. 앙그론은 그전까지 함포나 폭격에 몸이 절반이상 파괴되어도 곧 다시 재생했었지만, 이 방패 참수에는 회복하지 못하고 워프로 사출되어 버린다. 그래도 홀리테라를 지키는 힘이나 황제의 검과 달리 악마를 완전히 소멸시키는 효과는 나오지 않았다.

황제를 표현하는 공식 일러스트들은 거의가 오른손은 버닝 블레이드를, 왼손은 라이트닝 클로를 장착하고 있었기에, 40K 팬들은 황제에게 방패까지 있었냐며 꽤 의외라는 반응. 방패의 디자인 및 도안이 황제의 갑주에 붙은 베사규(Besague)와 완전히 똑같아서 황제가 베사규를 사이킥 능력으로 크기만 늘려서 떼어준 것 아니냐는 추측도 있고, 단지 공식 묘사만 없었을 뿐이지 황제가 과거에 사용한적이 있었으나 오랫동안 보관만 했던 무구였을 가능성도 있다.[108]

9.6. 월드브레이커

Worldbreaker

황제가 직접 제작한 파워 마울(Power Mawl). 대성전 당시 호루스 루퍼칼을 워마스터로 임명하면서 그에게 하사했으며, 대성전과 헤러시 내내 쓰였다. 황제와 호루스의 결투에서도 쓰인 물건.

호루스 사후에는 에제카일 아바돈이 호루스의 시신과 함께 회수해 보관하나, 파비우스 바일이 호루스의 시신과 함께 훔쳐낸다. 그리고 제작해낸 호루스의 클론이 이를 사용하나, 아바돈과 마주했을 때 아바돈이 사용한 호루스의 발톱에 파괴되어 버린다. 이로 인해 황제가 직접 만들었다는 무기가 호루스의 발톱보다 떨어진다고 나와버리는 바람에 논란이 좀 있다.

9.7. 등불

Lantern

모타리온에게 하사한 에너지 피스톨. 직접 제작한 것은 아니고, 쉔롱이라는 포지 월드[109]에서 용신(Dragon god)을 숭배하던 컬트 두목의 것을 노획한 것이다. 그나마도 원래는 순 보관용으로 가지고 있으려 했었기에 고장난 상태였으나 후술하듯 모타리온이 이를 가져간 뒤 고쳐서 사용하게 된다.

황제가 모타리온에게 군단 지휘권을 인계하면서 자신의 장수로서의 권위를 확고히 하기 위해 자신의 장비를 하사할 때[110], 황제에게 마음의 빚을 지기 싫었던 모타리온이 일부러 고장난 상태로 방치되어 가장 볼품없어보이는 등불을 골라 가져갔다. 그리고 이 무기는 모타리온이 뒤틀려진 지금까지도 자신의 부무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9.8. 아폴론의 창

Apollonian Spear

황제가 콘스탄틴 발도르에게 하사한 가디언 스피어. 다른 가디언 스피어처럼 볼트캐스터와 파워 블레이드가 달려있지만, 다른 커스토디안의 것보다 훨씬 크다. 후술하는 디오니소스의 창과 한 쌍이다.

창날로 생물이나 악마를 찔렀을 때, 대상의 기억과 역사를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악마의 경우 진명까지 파악할 수도 있어서 악마를 소멸시킬수도 있는 대 악마 무기. 또한 무생물도 워프적 현상으로 생물이나 악마처럼 변했다면 창의 기능이 통하기도 한다. 소설 '종말과 죽음'에서는 기함 '복수의 영령'이 거진 데몬 엔진으로 변모하자 이를 찔러 내부의 위치를 파악하는 용도로 쓰이기도 했다.

9.9. 디오니소스의 창

Dionysian Spear / Gungir

디오니시안 스피어, 혹은 궁니르라고 불린다. 황제가 프로스페로의 실수를 만회하라고 리만 러스에게 하사한 창. 위의 아폴론의 창과 한 쌍이다.

아폴론의 창과 자매창이지만 외관상의 차이가 큰데 이쪽은 삽화상에서 볼터없이 파워 블레이드만 있는 것으로 묘사된다. 효과 역시 차이가 있어 아폴론의 창과 반대로 찔린 대상이 스스로의 기억과 역사에 계몽된다는 묘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호루스 헤러시 당시, 리만 러스에게는 이것으로 호루스를 찔러 계몽시키는 임무가 내려졌다.

9.10. 여타 무구들

기계교로부터 기계 신의 화신으로 추앙받을만큼 모든 분야의 과학에 능통했기에, 많은 무구를 손수 만들었다.

10. 기타



[1] 이 장면은 30k 시절에 있었던 웹웨이 전쟁 당시의 모습이다. 황제는 스스로의 모습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었는데, 그 중 가장 대표적인 모습은 자신의 넘쳐나는 사이킥 에너지를 조절하게 해줄 수 있는 오라마이트 갑옷을 입고 전장에 서는 형상이었으며 '황제의 아들들과 신민들이 가장 좋아했고 또한 가장 익숙하게 여긴 모습'이기도 했다. 종말과 죽음에서 거론된 바에 의하면 이 모습의 명칭은 [2] 수없이 많은 영겁의 세월을 살아온 터라 진명을 본인이나 이미 죽고 없는 직계 가족들 말고는 아무도 모른다. 소설 마스터 오브 맨카인드에서 커스토디안 중 하나인 라 엔디미온에게 자신의 과거를 보여줄 때 황제의 숙부가 황제의 이름을 부르는 장면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황제가 어린 시절이었던 신석기 시대에 사용했던 진짜 이름이 있긴 했던 것으로 보인다. 호루스 헤러시 소설 'Scars'에서 자가타이 칸과 마그누스(의 남은 영혼조각)가 나누는 대화에선 마그누스가 황제의 진짜 이름을 알고 있으며 자가타이가 알게 된다면 놀라게 될 것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3] 통합 전쟁기를 다루는 단편 마지막 교회에서 황제가 자신을 자칭하는 이름으로 썼고, 말카도르의 시점에서 황제를 언급할 때도 나오는 이름인 데다 테라 공성전 중에 황제가 카오스 신에 맞서 저항하는 상황을 묘사하는 장면에서도 황제를 이 이름으로 칭하기에, 사용했던 가명 중에서는 가장 최근까지 썼던 것으로 보인다. 인류를 구원하기 위한 목표를 세운 황제의 행동으로 볼 때 황제의 목적 의식과 함께 끝도 없는 오만함을 동시에 나타내는 가명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황제는 인류를 그냥 놔두면 언젠가 엘다처럼 멸망할 것이라는 것을 이미 깨우쳤고, 인류가 카오스 신에 속박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터무니없는 계획이 그나마 인류가 언젠가 멸망하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나 다름없었으니, 그런 인류에게 황제란 계시 그 자체나 다름없는 존재였다는 것도 사실이다. [4] 에르다가 언급한 황제의 가명으로, 에르다가 황제를 만난 시기가 꽤 일렀고 처음 만났을 때부터 썼다는 이름이므로 가명 중에서 거의 처음에 썼던 것으로 보인다. [5] 영문상으로는 [6] 번역으로는 옴니시아로 적지만 각종 매체에서는 옴니시아라고 발음하는 경우는 전혀 없고 ‘옴니사이아’에 가깝게 발음한다.( 예시) 이는 영어로 메시아를 메싸이아에 가깝게 소리내기 때문이다. 기계교 내부에서 교리 해석에 의견차가 있으나, 일단 공식적으로는 황제를 군주로든 화신으로든 섬기기 때문에 워해머 매체에 나오는 대부분의 테크 프리스트들은 옴니사이아를 황제와의 동의어로 사용한다. 다만 현재 제국과 기계교의 교리와는 별개로, 직접 옴니사이아를 목격했다는 최후의 맨 오브 아이언의 독백에 의하면 진짜 옴니사이아는 황제와 별개의 존재이고 적어도 인공지능의 반란이 있기 전인 기술의 암흑기 시절까진 확실히 존재라고 주장했다. 물론 현재로써는 진위 여부는 불명. [7] "저주받은 자", "혐오스러운 자"를 일컫는 단어. 이 단어는 퍼라이어나 피닉스 로드 아수르멘, 인니드 같은 카오스 신들과 대적하는 존재에게 권속들이 부르는 멸칭이기도 한데, 멸시와 두려움이 동시에 담겨져 있다. [8] 호루스 헤러시 당시 반역파 군단이었다가 카오스측으로 전향한 카오스 스페이스 마린 측에서 부르는 호칭. [9] 황금 옥좌에 안치되어 사이커들을 흡수하면서 10,000년 이상 연명한 동시에, 셀 수 없이 많은 제국 신민들의 숭배를 받은 여파로 인해 인간이 아닌 무언가로 변해가고 있다. [10] B.C 8000년전 인간이기에 아나톨리아어파보다 더 오래된 하티어 이전인 더 오래된 어족 사용자로 설정된 것으로 보인다. 고고학에서도 하티어의 연대가 높게 잡아도 B.C 3000년 정도 되기 때문이다. [11] 정작 황제가 황금 옥좌에서 혼수상태에 빠진 이후로 인류제국의 구성원들은 황제를 신으로 떠받드는 제국교 신자들이 거의 대부분이다. [12] 황제의 회상에서 신석기 시대 특유의 유물인 가리비 장식이나 석기, 농업과 교역 등을 묘사한다. [13] 까마득한 과거, 고대 종족인 네크론티르(Necrontyr)의 침묵의 왕 자렉과 계약을 맺어 종족 전체를 리빙 메탈로 만든 고대의 포식자-신 크탄(C'tan)의 조각 중 하나인 보이드 드래곤(Void Dragon)이라는 설이 있는데, 화성에 봉인된 크탄의 조각은 기계교의 창설에도 일조한 점과 유기체라곤 하나도 없는 머나먼 화성까지 소수의 네크론이 침입했다 격퇴당한 기록을 보면 나름 신빙성 있는 설. 또 화성에 있는 크탄의 조각 때문에 기계교가 생겨나 지금까지도 인류제국의 존속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점을 보면 황제가 기계교의 탄생을 설계해 놨다고도 볼 수 있다. [14] 프라이마크 중 2명과 휘하의 군단은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제거되었다. 단순한 숙청 수준이 아니라 기록과 기억까지 모두 말소되었으며, 잔존 병력은 임페리얼 피스트나 울트라마린 등이 흡수했다. 말카도르가 돈에게 한 말에 따르면 최소한 길리먼과 돈은 잔존 병력을 살려줄 것과 프라이마크들이 두 프라이마크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도록 일부러 기억을 지워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보이고, 그래서인지 모든 걸 온전히 기억하는 게 당연한 프라이마크조차 기록 말소된 프라이마크가 존재했다는 사실만 알지 둘의 이름조차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아무리 기억해 보려고 애를 써도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돈이 이 사실을 깨닫고는 분명 말카도르가 사이킥으로 건드리지 않으면 절대 그럴 리가 없으므로 왜 자기 머리를 일부러 건드렸냐고 말카도르에게 화를 내자, 말카도르는 오히려 너 자신이 나보고 해달라고 해서 해줬는데 이제 와서 왜 그러냐라고 반문하고 잔존 병력에 대해서는 너희들이 주장한 대로 기회를 줬다면서 화를 내는 대목이 나온다. 이것보다 훨씬 전에 나온 워드 베어러의 소설에서는 워드 베어러끼리 숙청된 프라이마크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울트라마린의 병력이 그때쯤에 갑자기 엄청나게 불어났다는 소문, 즉 잔존 군단원이 울트라마린 등에 들어가지 않았냐는 말을 한 명이 꺼내자 다른 한 명이 그건 헛소문이라고 일축하는 대목이 나오지만, 실제로는 정말 그렇게 전속해서 살아남은 구 2/11군단병이 존재했던 것. [15] 후술하듯 황제에 한해서 이 설정은 사실상 사장되었으나, 워프를 이용한 환생이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과거의 아엘다리는 실제로 죽으면 영혼이 만신전의 신들에게 간 다음 신들의 도움으로 다시 환생하는 식으로 영생을 누렸다. 하지만 타락한 아엘다리들의 영혼들이 모여서 슬라네쉬가 탄생해버렸고 그 슬라네쉬가 아엘다리의 만신전의 신들을 대부분 잡아먹은 탓에, 아엘다리가 죽으면 자신들의 신에게 영혼이 가던 구조 때문에 이제는 그 신들을 잡아먹은 슬라네쉬에게 영혼이 가는 상황이 발생해버려서 이제는 이렇게 환생할 수가 없다. [16] 황제의 출생연도와 아나톨리아 지역임을 감안하면 차탈회위크로 추정되나, 정확한 이름은 밝혀지진 않는다. [17] 이 때는 호루스가 카오스에 잠식되어 미쳐버린 시기긴 하지만, 이 말 자체는 호루스가 중간에 자기가 멀쩡하다고 망상을 하며 자기 망상 속 리멤브란서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을 때 한 말이라 딱히 호루스의 거짓말이라고 할 순 없다. [18] 호루스는 이 대목에서 정복이라는 표현을 보고 군사적인 정복으로 오해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거 보다 좀 더 다른 의미라고 했기에, 황제 스스로가 달성해야 할 일종의 목표였던 것으로 보인다. [19] 실제 역사에서 알렉산드로스 3세는 히파시스 반란으로 인해 진군을 멈추고 회군하였으며, 얼마 가지 않아 병사하였다. 이 사실에 황제의 행적을 대입하면, 히파시스에서 황금 옥좌로 추정되는 무언가를 발견한 후 더 이상 알렉산드로스 3세로 행세하기를 그만두고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이 부분에서 황금 옥좌의 발견 덕에 단순히 고대의 강력한 영속자로써의 활동에만 만족하던 황제 본인의 사상이 바뀌고 새로운 인류의 도달점을 제시하는 목표의식이 황제에게 생기지 않았나 보는 시각도 있다. 황금 옥좌 발견 후 알렉산드로스로써의 활동을 그만둔 것도 이런 이유라는 것. [20] 이 부분은 황제에 대한 설정이 명확하지 않던 과거 시절에 늘 올라왔던 '인류의 미래가 걱정되었으면 그냥 처음부터 인류 전체를 싹 다 정복해서 본인이 바라는 방향으로 키울것이지 왜 투쟁의 시대까지 인류를 방치하고 있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설정 보강이라 할 수 있다. 즉 황제는 실제로 과거에는 전 인류를 정복해서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려고 했었고 그래서 알렉산드로스 3세로서 인류 정복 프로젝트를 시작하였으나 황금 옥좌의 발견 때문에 황금 옥좌의 연구에 매진하느라 인류 정복을 미룰 수밖에 없었기에 투쟁의 시대까지 인류를 방치할 수밖에 없었다는 식으로 황제의 행보에 개연성을 덧붙인 것이다. [21] 실제 성 게오르기우스의 전승 중엔 로마에서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에게 몇 번을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처형 시도와 고문을 받는 와중에도 온갖 기적을 선보인 끝에 결국 참수형으로 순교했다는 내용이 있는데, 황제가 성 게오르기우스였다면 이 기적은 영속자로서의 불사성과 사이킥 능력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22] 다만 인류사에 등장한 모든 위인들이 다 황제의 가명이였던건 아닐 것이다. 상기한 에르다의 경우처럼 황제와는 별개로 인류에게 도움을 주고자 했던 영속자들도 있었으며, 일부 위인들은 영속자와는 상관 없이 순수한 인간 중에서도 위인이 나왔을 것이다. 또한 황제 본인도 자신의 계획을 위해 여기저기서 유능한 기술자나 과학자 등을 섭외하기도 했으니 단순히 황제 본인이 모든것을 다 이룬 것은 아니다. 황제의 유명한 역작인 아스타르테스 군단의 제조에 들어가는 인공 장기 중에 사람 이름같은 이름이 붙은 것들도 실제로 그 당시 그 인공 장기를 만든 사람 이름을 붙였고, 아스타르테스라는 말 자체도 제조 총 책임자 아마르 아스타르테의 이름을 딴 것이 아닌가 추측하기도 한다. [23] 이 자는 ‘몰란드 센(Maulland Sen)’이라는 테크노 바바리안 국가의 사제왕으로, 본래 식량과 깨끗한 물을 모아 사람들에게 나눠주던 건실한 인물이었지만, 점점 늘어나는 국민들을 위해 기도를 드리자 그 기도를 워프의 카오스 신들이 들어버려 인신공양을 대가로 치유능력, 식량등을 제공해주고, 그 힘에 취해버려 국가 차원에서 인신공양을 밥먹듯이 하는 막장이 되어버렸다. 결국 황제의 군세에게 패배하고 황제 본인에게 직접 참수당하는 결말을 맞이한다. [24] 이후 황제가 군벌 군주를 직접 참수한 뒤 최초의 커스토디안 가드들 중 한명인 사기타루스는 군주의 머리를 썬더 워리어 군단들에게 들어보이며 그들과 승리의 함성을 내지르는데, 죽은 군주의 망토로 역장이 꺼진 자신의 검에 묻은 피를 닦아내는 도중 이를 본 황제는 ‘너는 항상 그렇게 야만적이로구나, 사기타루스.’라며 썩 내키지 않는다는 태도를 보인다. 물론 이후 썬더 워리어 군단의 사기 증진과 승전 세레모니를 위해 군주의 머리를 직접 짓밟아 곤죽으로 만들긴 하지만 몇 안되는 황제의 인간적인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부분. [25] 테크노 바바리안 국가의 지도자로, 해당 소설인 ‘Master of Mankind’의 주인공인 커스토디안 ‘라 엔디미온’의 친모이다. 테라의 마지막 바다를 마르게 한 죄로 황제가 보낸 콘스탄틴 발도르에게 암살당했다. [26] 물론 몇몇 행성계는 기술을 유지할 수도 있었고 자신들 나름의 제국을 이룩하기도 했으며, 개중에서는 대성전 때 인류제국의 지배를 거부하고 저항해 막대한 피해를 입히던 세력도 있었지만 제국에 순응하지 않았던 세력은 결국 모두 멸망했다. [27] 썬더 워리어는 신체 능력적으로는 스페이스 마린보다 우위에 있었지만 전략적 규율성이 떨어지고 폭력성은 월드 이터에 버금가는데다 수명도 짧았다. 투쟁의 시대에는 빠른 시간 안에 충당이 가능한 강력한 군대가 필요했기 때문에 이런 문제점이 있음에도 계속 존속시켰지만, 투쟁의 시대가 끝나고 제국이 안정기에 접어든 시점에 이들은 불필요한 존재가 되었다. 특히 지구 통합 과정에서 썬더 워리어들이 엄청난 악행을 저질렀기에 악명도 높았다. 황제와 대면했던 지구 최후의 성직자 유라이어 올레시어가 썬더 워리어들의 악행을 말하자 황제도 이를 인정하고 그들로 대성전을 할 생각이 없다고 말하여 숙청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는 심지어 당사자인 썬더 워리어들 스스로도 인지하고 있던 문제점이었다. 그러다보니 숙청 도중 격렬히 저항하거나 숙청을 피해 탈주한 이들도 있었지만 그들조차 자신들을 숙청했던 인류제국에 별다른 반감을 지니지 않았다. 물론 썬더 워리어의 전투력도 엄청나게 강했던터라 저항하던 썬더 워리어들을 토벌하는 과정에서 동원된 스페이스 마린의 피해도 엄청났는데, 태양계 정복전 중의 한 전투에서 당시 워하운드(헤러시 후의 월드 이터) 리전만 해도 썬더 워리어 저항군의 5배나 되는 스페이스 마린들이 전사하는 대가를 치르고 나서야 전멸시킨 사례도 있다. [28] 하지만 페투라보는 종교를 경멸하는 황제가 기계교의 교리에 공감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고 그저 기계교가 말살하기엔 너무 거대하고, 써먹기 좋은 집단이었기 때문일 뿐이라고 평가하며, 그런 황제를 옴니사이아라 부르며 찬양하는 테크프리스트를 비웃는다. 또한 기계교 내에도 견해차가 있어서, 일부는 황제가 기계신과 아무 관련 없다고 부정하는 이들도 있었고, 반대로 옴니사이아 정도가 아닌 기계신 본인이 직접 현현한 것이라는 과격한 주장을 하는 이도 존재했다. 이 불씨는 결국 호루스 헤러시에서 폭발한다. [29] 아예 묻어두지 않고 어느 정도는 가르쳐준 이유는, 제국이 워프 항해와 워프 통신을 자주 사용하기 때문에 그 워프의 위험성을 설명하려면 좋든싫든 카오스에 대한 정보를 어느 정도는 알려줘야 위험 자체를 설명할 수 있어서다. 가령 워프의 위험성을 전혀 모르는 상태의 프라이마크나 군단이 겔러 필드를 끄고 워프 항해를 시도하려 했다간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게 되고, 라이브러리안은 특히나 워프 에너지를 갖다 쓰는 존재이니 카오스에 대해 설명해놓지 않으면 아무것도 모르고 사이킥을 펑펑 쓰다가 바로 카오스 빙의 결말로 이어질 수 있다. [30] 황제와 말카도르 [31] 원문 : We wanted the Primarchs to turn against one another. Against their father. Be assured, we maneuvered each of them from the moment of their rediscovery, pitting them against one another, stoking their brotherly rivalries with His unequal favor. [32] 모타리온의 행적과 관련된 최신 수정본에서 대 악마전에 특화된 그레이 나이트이긴 하나 일개 아스타르테스에 불과한 칼도르 드라이고가 데몬 프라이마크인 모타리온을 이길 수 있었던 이유가 모타리온의 진명으로 영혼에 타격을 주었기 때문이라는 설정이 추가되었는데, 칼도르 드라이고가 외친 이 진명은 황제가 아닌 모타리온의 양아버지가 붙여준 것이였다. 즉 황제는 프라이마크들이 자신의 아들들이라고 하면서 제대로 된 이름마저 붙일 생각이 없었다는 것. 그나마 황제가 직접 이름을 지어줬던 프라이마크는 나이트 로드의 콘라드 커즈 오직 한명 뿐이었다. [33] 2017년 12월 14일 출시. [34] 불칸만 하더라도 대성전이 끝나고 인류제국이 안정세로 된다면 다시 녹턴으로 돌아가서 대장장이를 할 생각이었고 로부테 길리먼도 모든것이 끝나면 조용히 목가적 생활을 하길 원했으며 코르부스 코락스는 자리에서 물러나 정치학 논문을 집필할 생각이었다. [35] 대표적으로 앙그론. 은하를 정복할 규모의 군대를 가진 상황이니 군대를 파견하여 위기에 처한 앙그론과 동료들을 도와주어 앙그론이 진심으로 충성하도록 할 수도 있음에도 그러지 않고 앙그론만 빼내서 되려 앙그론이 자신에게 분노를 품도록 했다. 특히 앙그론이 자신의 군단과 함께 대성전동안 저지르고 다니는 악행을 황제는 알면서도 숙청할 구실을 만들려고 일부러 처벌하지 않고 방치했다. [36] 대표적으로 모타리온, 마그누스, 로가. 모타리온은 조용히 도움만 줘도 되는 걸 굳이 모타리온의 백성들 앞에서 자신이 더 제대로 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말을 퍼뜨려 대놓고 백성들의 민심을 자기가 빼돌려서 모타리온의 심기를 자극했고, 마그누스는 그냥 사이킥 금지를 명령하고 잘 설득하면 되는 걸 구태여 많은 사람들을 모아놓은 니케아 회의를 열고 그 자리에서 사이킥 금지를 선포하여 공개 처형이나 다름없는 박탈감을 안겨주었고, 로가는 로가만 따로 불러내서 설득만 해도 되는 것을 굳이 길리먼과 울트라마린 군단이 보는 앞에서 군단채로 강제로 무릎을 꿇리고 호통을 쳐서 공개 망신을 주었다. [37] 이름의 어원인 '라'와 '엔디미온'은 각각 '낮엔 태양선을 타고 하늘을 날다가 밤에는 괴물이 도사리는 지하 세계로 내려가야 하는 이집트 신화의 신', 그리고 '신의 사랑을 받아서 영원히 잠들게 된 그리스 신화의 미소년'이다. [38] 워마스터가 되기 이전 아바돈이 카오스 신들의 시험을 받을 때 그는 4대 카오스 신들이 자신들의 비밀을 감출 목적으로 손수 지은 미궁에서 드라크'니옌을 얻었다. 당시 황금빛 거인이 아바돈을 그 미궁의 중심부로 인도해 드라크'니옌을 얻는데 도움을 주었다고 서술되어 있는데, 라 엔디미온이 결국 악마에게 타락해버렸고 카오스 신들의 뜻에 따라 드라크'니옌을 아바돈에게 넘겨주었다는 시나리오를 추측해 볼 수 있다. 또는 라는 이미 죽었고, 황금빛 거인은 단순히 드라크니옌이 빙의한 라의 시체 또는 드라크니옌의 분신이라고 추측하는 의견도 있다. [39] 이후 코덱스 아스타르테스가 발표되고 세컨드 파운딩을 실시했을 때에도 샐러맨더는 숫자가 부족해 후계 챕터를 하나도 파운딩하지 못했다. 40K 시점에서도 후속 챕터가 정식 파운딩된 챕터 2개, 울티마 파운딩으로 만들어진 챕터 4개에 불과하다. [40] 이때 울트라마린은 반역파가 시간끌기용으로 남겨둔 함대를 정면으로 격파하고, 다크 엔젤은 반역파의 거점 행성들을 무차별 익스터미나투스해 보급선을 끊으며 시선을 끄는 역할을 맡았다. 이 덕에 블러드 엔젤 군단은 빠르게 테라에 도달할 수 있었지만, 울트라마린과 다크 엔젤 본대는 일이 다 끝난 후에야 테라에 도착할 수 있었다. [41] Realm of Chaos: The Lost and the Damned, 1990 [42] 임페리얼 가드에서는 이때 호루스에게 달려든 자를 커스토디안이 아닌 일개 가드맨 올라니우스 피우스라고 믿는다. 이 전승은 임페리얼 가드에 널리 퍼져 대대로 내려오고 있으며, 제국 상층부에서도 가드맨들의 사기 고취를 위해서인지 사실관계 여부는 전혀 따지지도 않고 그를 가드맨을 가호하는 성자로 지정하고 최고 훈장의 명칭에 그의 이름을 따는 등 오히려 그의 행적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실제로는 이는 이름이 비슷한 정예 병사 한 명이 황제의 상을 뒤로 한 채로 적들과 대치하던 도중 옆에 있던 전쟁에 대한 기록을 남기는 사람에게 이 상이 그냥 황제고 나는 호루스를 상대한다고 그냥 뻥을 치라고 부탁한 것이 그대로 전승된 것이다. 병사와 기록관 모두 설령 이야기가 거짓이라도 그게 희망을 준다면 괜찮다는 결론을 내며 기록을 남긴 것이 그대로 이어졌다는 설정. 이후 이 병사는 전투 중 얼마 지나지 않아 앙그론 앞에서 굴하지 않고 싸우다가 죽었다. [43] 재미있게도 말카도르는 현실에서는 상당히 늙은 노인인 반면 이 장면에서 황제와 대면할 때는 팔팔한 미청년 왕자같은 모습이었다. 외형 탓에 까먹을 수도 있겠지만 말카도르는 엄연히 황제보다 훨씬 젋고 인류의 영속자 중에서도 꽤나 젊은 편이라, 영적인 면에서는 이렇게 젊어보이는 것도 이상하지는 않지만 말이다. [44] 마찬가지로 어두운 왕의 탄생을 우려해왔던 케고라크의 명으로 울쓰란과 동행하여 테라로 따라온 릴리에탄들은 마찬가지로 한 종족의 타락이 모여서 만들어졌다는 비슷한 과정을 거쳐서 탄생한 슬라네쉬의 탄생 설화를 주제로 한 연극을 그 자리에서 상연하나, 원래의 연극과는 달리 모든것의 종말이 도래했다는 내용이 은근슬쩍 추가된 버전의 연극을 상연했다. [45] 에레부스가 아나테임을 기반으로 만든 아테임과는 별개의 물건이며 오히려 아나테임보다 더 고대의 유물이다. 작중 올라니우스는 이 단검을 워드 베어러 군단원에게서 훔쳤고 시공간을 찢으며 이동하는데 사용했으며, 종말과 죽음 1부에서는 이 단검이 인류사 최초의 살인, 즉 카인이 아벨을 죽였던 그 단검이라고 묘사한다. [46] 이 시점까지 카오스 신들은 황제가 카오스 신의 화신이 되어버린 호루스를 죽일 수 없다고 생각하고 황제와 호루스 둘 모두를 비웃지만, 황제의 손에 아테임이 쥐어져 있다는 것을 깨닫고 부랴부랴 힘을 돌려준다. [47] 이 때 돈은 발도르를 필두로한 커스토디안 가드들이 침묵한 체로 눈물을 흘리는 것에 놀란다. 심지어 발도르는 그 답지 않게 감정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보여준다. 뒤늦게 현장에 도착한 블러드 엔젤의 아스타르테스들은 생귀니우스도 죽었음에 창백한 얼굴로 슬퍼했다. [48] 그 전에 리투가 현장에 뿌려진 타로카드에 주목하였지만 발도르가 쓸데없다며 들것을 만드는데 도우라고 성내던 상황이었다. [49] 일반인이나 싸이커들에게는 황제는 그저 근엄하게 눈을 감고 옥좌에 앉아서 명상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이킥의 영향을 받지 않는 퍼라이어들로만 구성된 시오사 단원들은 사이킥적 영향력이 걷힌 황제의 본모습이 보이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부활한 길리먼을 본 시오사는 프라이마크의 카리스마와 리더십을 뚫고 늙고 지친 남자를 보았다. [50] 보탄처럼 정밀한 계산으로 단거리 워프를 반복하는 식으로 워프 항법자체는 가능하며 대균열 이후 임페리얼 니힐루스에서도 이루어진다. 문제는 이런 방식은 수십광년 수준에서나 가능하지 은하계 전역을 지배하는 은하제국의 광활한 영역을 커버할 수 없고, 보탄과 달리 워프에 무방비인 제국민 입장에선 위험이 너무 크다. [51] 그러나 속칭으로 황금 옥좌의 배터리라고 불리는 사이커들, 일명 '선택받은 자(the Chosen)'들은 배터리가 되기 전까지 하이 로드인 아스트로미칸의 마스터와 동등한 지위로 간주되어 Chamber에 들어가기 전까지 굉장히 귀하게 예우받는다. 테라로 잡혀간다고 바로 배터리가 되는 것도 아니고 오랜 시간 동안 수행을 거친 다음에 선택받아야 하며(탈락하면 아스트로미칸의 공무원으로 전환된다.), 앞서 들어간 '선택받은 자'들도 바로 에너지를 다해 죽는 게 아니라 몇 달에 걸쳐서 쇠약해지다 죽는 것이기 때문에 앞에 대기자가 많으면 하이 로드와 동등한 '선택받은 자'로서 오래 시간 테라에서 생활하며 남아있기도 할 수 있다. 각종 매체에서 묘사되는 바에 의하면 제국 소속 사이커들은 대충 황제가 사이커들을 제물로 섭취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제국이 종교적 영향력이 강하다보니 자기 종족의 신과 합일을 이룬다며 긍정적으로 보는 사이커도 있는 반면 살짝 떨떠름해하며 두려워하는 사이커들도 있는 것으로 묘사된다. [52] 길리먼은 처음에는 이 싸이커 소녀가 마그누스를 비롯한 워프 측의 장난일지도 모른다고 경계했으나, 생귀노르 성 셀레스틴조차도 아득히 능가하는 힘을 발휘하는 이 소녀의 활약에 악마들이 공포에 휩싸여 황제의 별명인 “아나테마(Anathema)”라고 중얼거리며 추방 내지 소멸되었고 모타리온은 날개가 꺾여 뒤로 내동댕이쳐지며 길리먼을 구속하던 모타리온의 사이킥을 손쉽게 해제시켜 그를 해방시키고 너글의 악마들이 더럽힌 물과 너글 데몬 엔진에서 뿜어대는 오물을 깨끗한 청정수로 정화시키며 시간 자체를 정지시키고 커스토디안 가드인 콜콴이 “주군?”이라며 경악하는 것을 보면, 황제가 직접 빙의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 나중에 길리먼도 소녀의 정체를 생각하다가 먼저 마그누스가 아니냐고 한마디 하고는 좀 있다가 "아버님?"이라고 말하며 황제가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문제는 일개 소녀가 황제의 힘을 아무 문제없이 감당할 그릇이 아니어서 워프의 악마를 압도하는 와중에도 머리카락이 한 줌씩 떨어지고, 피부가 죽어가며 얼룩이 번졌고, 결국 카오스 대군을 전멸시키고 모타리온과 쿠가스를 추방하는 등의 어마어마한 활약을 하여 길리먼을 구출한 뒤에 황제의 힘은 사라지나, 이 소녀는 두 눈이 불타 사라졌으며, 입술이 이빨에 검게 눌러붙어 온몸이 타들어갔다고 해도 좋을 몰골이었다. 여전히 전에 한 의심을 버린 것은 아니지만, 길리먼은 자길 구해준 소녀의 임종을 직접 지켜주며 그녀의 죽음을 슬퍼하고 씁쓸해한다. 특히 이 소녀도 황제의 도구로 이용되고 죽은터라 황제로부터 도구라는 말을 들었던 길리먼 입장에서는 공감하며 슬픈일이었다. 이후 소설 His Will에서 밝히길, 황제가 사제 마티유에게 직접 말을 걸어 계시를 내렸고 이후 마티유는 계시를 이행하기 위해 행동하게 되는데 이를보면 황제가 진짜로 의도하고 빙의한 것으로 보인다. [53] 자그마치 헤러시 당시부터 은둔했던 드레드노트다. 로가 아우렐리안이 타락하기 전, 황제를 신으로 모시며 열렬히 찬양하던 때 써 내려간 황제교의 성경인 렉티디오 디비니타투스의 초판본을 읽고 적혀 있던 기도문과 교리를 전부 기억하고 있으며, 그 내용을 바탕으로 제국 국교회의 초석을 다진 인물이다. 호루스 헤러시가 일어났을 때 자신이 소속되어 있던 워드 베어러, 즉 반역자의 편에서 싸우던 도중 폭력과 파괴에 회의감을 느낀 뒤 스스로 울트라마린에 투항했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링크로. [54] 이때 쿠가스는 필멸자 장교가 운전하는 전차 포신에 꼬치구이가 된 상태로 전차와 벽에 끼인 다음 쿠가스의 역병에 감염된 장교가 파워 소드로 머리를 뚫어서 역병신 곁으로 사출당했다. [55] 길리먼이 불칼을 휘둘러서 거대한 화염 장판을 너글의 정원에 내려치는데 이 불이 너글의 저택 앞에서 멈춘다. 즉, 너글이 불에 직격당한 것은 아니나 너글의 정원 자체가 너글의 분신이자 일부이기에 유형무형의 피해를 너글이 입었을 것이다. 나중에 쿠가스가 부활 쿨이 도는 동안 갇혀있는 곳에서 말을 안 듣다가 강등된 쿠가스의 뒤를 이어 그언클 최고 서열이 된 로티구스가 쿠가스를 조롱하면서 말할 때도, 너글이 관대해서 쿠가스가 너글 말을 안 듣고 독단적으로 행동한거 이것도 문제고 저것도 문제고 다 문제긴 한데 어쨌거나 이런저런 실책을 했을지언정 엄청 화를 내지는 않고 넘어갔겠지만 그 마지막에 불칼로 정원이 불탄 건 그 인자한 너글조차 제대로 폭발했다고 한 것을 볼 때, 너글이 치명상을 입지는 않았을지언정 상당히 열받거나 자존심을 구길 만한 짓이었던 것은 맞는 거 같다. [56] 생귀니우스가 남긴 마지막 계시 때문에 아바돈이 타이라니드랑 손잡고 황금옥좌까지 들이닥치고 이때 카오스의 군세와 타이라니드가 이를 막으려는 영웅들을 대부분 죽이고 황제에게 다가가는데 결정적인 순간 단테가 자기 목숨을 희생하여 시간을 벌면서 황제가 마침내 부활할 거라는 팬들의 추측이 있다. 이건 40K 시리즈 스토리를 종결시키는 이벤트나 다름 없으니 매출이 엄청나게 떨어져야만 고려될 사항이라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57] 어둠 속의 감시자들과도 모종의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라이온이 저 왕이 왜 나를 무시하냐고 감시자들에게 묻자 질문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답해준다. [58] 이때 황제의 모습은 오페라 파르지팔 아서 왕 전설에 등장하는 어부왕(Fisher King)에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 롱기누스의 창을 보관하고 있었으나 도둑맞고 이 창에 찔린 뒤 상처에서 끊임없이 피를 흘리는 빈사상태 몸이 되었으며 번영하던 그의 왕국 역시도 몰락해 황폐화되었다는 전설 속 어부왕의 모티브는 호루스에게 치명상을 입은 뒤 인류제국의 몰락을 그저 지켜보는 처지가 된 황제의 상황과 일치한다. [59] "죽음과 종말"에서 인류의 잘못된 사이킥 각성 끝에 태어날 카오스 신인 암흑왕(Dark King)이 언급된 바가 있다. 그런데 "탈론 오브 호루스"에서 황제가 호루스의 영혼을 먹어버렸다는 묘사와 "사이킥 각성"에서 황제가 다섯번째 카오스 신처럼 되고 있다는 암시도 있다. 이를 두고 황제가 이 암흑왕을 잡아먹었고, 그렇게 한 몸이 된 둘이서 황금옥좌에 만년 동안 봉인된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60] 코락스, 모타리온, 발도르, 말카도르 등. [61] 만신전에서 유일하게 멀쩡하게 도망치는데 성공한 웃음의 신 케고라크를 섬기는 할리퀸과 새로 탄생한 죽음의 신 인니드를 섬기는 인나리, 시간의 흐름이 느리게 가는 웹웨이에 본거지를 두고 노예를 고문해 수명을 연장시키는 드루카리 상층부를 제외하면 전부 죽으면 영혼이 슬라네쉬에게 간다. 원래 엘다의 영혼은 죽으면 엘다의 신에게로 갔지만 슬라네쉬가 탄생과 동시에 엘다의 만신전을 통째로 잡아먹으면서 엘다의 영혼에 대한 소유권도 함께 먹어치웠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엘다의 타락을 경계하며 일찌감치 떠나서 슬라네쉬의 탄생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은 엑조다이트 엘다도 죽으면 얄짤없이 슬라네쉬에게 영혼을 빼앗긴다. 인공 신인 인니드의 탄생은 이 문제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제시하고 있지만 여기까지 오는 동안 치른 대가가 너무 처참했고 인니드의 탄생도 기적에 가까웠기에 이런 로또에 기대는 건 헤결책이 못 될 것이다. [62] 물론 말카도르 본인은 반란이 진압되면 이들을 토사구팽할 예정이었다. [63] 100% 공식은 아니지만, 21년도에 있었던 인터뷰에서 댄 에브넷은 '황제가 신이 되기로 선택했다'라 생각하고 있으며 이 생각에 대부분의 작가들이 직간접적으로 동의하고 있다고 한다. 재미있는 건 애매하게 댄 에브넷은 황제를 신으로 인정하고 있지만 이와는 대조적으로 카오스 신들은 분명하게 신이 아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64] 황제를 상징하는 테마곡의 이름이기도 하다. [65] 악마들이 태양 타령을 하는 이유는, 당시 황제는 원래대로라면 황금옥좌에 고정되어있어야 해서 웹웨이로 올 수 없었기 때문에 이름은 커녕 비슷한 것도 언급하기를 꺼리던 악마들이 황제를 태양에 빗대어서 '태양은 언제 뜨냐'라고, 그러니까 황제는 언제 오냐면서 제국 군세를 조롱했기 때문이다. 황제가 올 줄 몰랐으니 신나게 조롱하다가 진짜로 황제가 오니까 기겁하면서 도망친다. [66] 엄밀히 말하자면 카오스 신들을 위협할 수 있는 계획을 실현시킬만한 힘. 대성전 당시 황제의 능력은 카오스 신을 압도할만큼 강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일반적인 인류의 입장에서 신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67] 황금 옥좌에 앉기 전에는 신으로 숭배 받는 걸 원하지 않던 황제의 태도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황제가 제국 신민들의 숭배로 인해 변질되었단 암시 중 하나라고 볼 수도 있는 장면. [68] 심지어 카타프락티 패턴 터미네이터와 레비아탄 드레드노트가 포함된 전력이었다. [69] 상술했듯이 황제는 카오스 신들에게 사기를 친 전적이 있는데다 궁극적으로 카오스 소멸을 목표로 하고 있다보니 주적일 수밖에 없다. [70] 제1차 십자군 원정 당시 안티오키아 공방전에서 안티오키아 함락 후 무슬림 뿐 아니라 정교회를 믿는 같은 그리스도교 신자들도 학살한 것과 제4차 십자군 원정 당시 뜬금포로 헝가리 왕국의 도시인 차라를 공격한 것을 말한다. [71] 오늘날의 프랑스 지역에 위치했던 테크노 바바리안 국가, 또는 투쟁의 시대에 프랑스 지역을 부르던 명칭. [72] 프랑스 랑그도크루시용의 도시 베지에. [73] Caedite eos. Novit enim Dominus qui sunt eius. 교황특사 아르노 아모리(Arnaud Amalric), 1209년 알비 십자군 당시 발언.) [74] 여기에서 황제가 비판하는 종교는 정황상 아브라함 계통 종교, 특히 기독교인 걸 알 수 있으며, 특히 황제가 언급하는 인물과 사건으로 비추어 보아 유라이어의 교회는 가톨릭에서 기반한 종파임이 확실하다. [75] 신앙을 금지하러 온 황제가 후광을 두르고선 신이나 일으킬법한 기적을 마구 쏟아내는 걸 보여주는 일화. 결국 유라이어는 신앙을 버린게 아니라 신앙의 대상을 기독교에서 황제로 바꾼 것 뿐이라는 게 마지막 문단에서 드러난다. 황제는 완벽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완벽함 때문에 자기 자신을 숭배하는 것을 막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76] 이때 황제는 자신의 최측근인 말카도르, 커스토디안 가드와 함께 모나키아를 불태우기 위해 로부테 길리먼 이하 울트라마린 군단까지 끌고 왔다. 아이러니하게도 황제는 로가에게 인간선언을 하면서 자신의 주위에 사이킥 천둥과 폭풍을 생성시킬 정도로 이례적이리만치 격하게 분노를 표출했고, 단 한 마디만으로 로가와 워드 베어러 군단 전체를 강제로 무릎 꿇리는 등 신적이라는 말밖에 나오지 못할만큼 막강한 사이킥 능력을 대놓고 사용했다. 물론 로가가 종교 척결을 목적으로 창조한 임페리얼 헤럴드를 종교, 그것도 황제를 신으로 섬기는 종교를 설파하는 군단으로 완전히 정 반대로 뒤집어 놓은 만큼 엄청나게 화가 날 만도 하지만 이만큼 대놓고 화를 내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77] 사람의 목숨을 경시하는 인류제국의 부조리함에 고통받다 봉기한 반란군들이 황제 숭배 사상에 대한 반감으로 자주 던지는 물음. [78] 존 F. 케네디의 연설 중 "국가가 당신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묻지 말고 당신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물어보세요."(Ask not what your country do for you, ask what you can do for your country.)의 오마주다. 저 질문과는 반대로 황제는 실시간으로 인류를 위해 고통을 감내하며 자기 희생을 하고 있다. [79] Regicide. 워해머 40K 판 체스에 해당하는 보드게임. [80] 체스에서 극히 불리한 상황일 때 킹이 상대의 다른 기물에 무조건적으로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 자살 행동이나 다름없는 짓 외의 행동을 할 수 없게 만들어 무승부를 이끌어내는 방식. 체스는 한수 쉼이 없으며 자신의 킹을 일부러 상대 말의 위협 범위에 노출시키는 것이 불가능해, 한 플레이어가 자신이 킹을 상대의 위협 범위에 들어가는 상황을 만드는 것 외의 어떤 행동도 할 수 없다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어 바로 스테일메이트가 되어 비긴다. [81] 아닌게 아니라 카오스 신들의 힘은 지성체의 감정에서 온다. 이론상 황제 또한 카오스 신들의 힘의 원천이 되어줄 수 있다는 말. 그들의 알고리즘을 보면 황제가 전쟁을 일으킬 때마다 누군가가 죽어서 피를 뿌리므로 코른에게, 그 와중 누군가는 황제를 위해, 혹은 황제에게 대항하기 위해 의지를 품거나 혹은 절망하게 되므로 너글에게, 누군가는 그런 황제를 이기기 위해서, 혹은 황제를 위해 전략전술을 짜서 젠취에게, 그리고 황제는 인류를 위해선 다른 종족들은 말살해도 좋다는 극단적인 인류중심주의자이므로 어찌보면 인류에 대한 사랑이 과다하다고도 할 수 있으므로 슬라네쉬에게 도움이 되는 격일 수 있다. 결정적으로 황제는 익히 알려진 것처럼 오로지 이성만 가지고 있는 존재가 아니라 엄연히 풍부한 감정을 지니고 있다. 단지 황제 본인의 사이킥과 정신력과 이성이 너무나도 강해서 카오스 신들이 그 힘을 받고도 물질계에서 황제를 건드렸다간 자기들의 정수마저도 모조리 파괴당해서 자기들의 욕망을 못 느끼게 된다는 두려움이 있어서 황제는 그래도 괜찮은 것일 뿐이다. [82] 하지만 이 사보타주가 일어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마그누스가 사이킥을 과신했기 때문이며, 마그누스가 사이킥을 과신하게 된 까닭은 과거 젠취와 거래를 했던 경험 때문이였다. 즉 황제의 계획의 실패의 뿌리는 갑자기 쨘 하고 나타난게 아니라, 황제조차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아주 오래전부터 이미 뿌리가 박혀있었던 셈이다. 다만 황제도 사우전드 선즈의 과도한 사이킥 사용에 여러차례 우려를 표명하며 타이른 바가 있으며 기실 마그누스의 우행으로 테라의 싸이킥 보호막에 꼴아박았다 하더라도 마그누스 스스로의 능력으로는 마그누스보다도 어마어마하게 강한 황제의 능력으로 유지되는 막을 깰 수는 없었으니 마그누스의 오판이 이 참사를 일으킨 것은 사실이지만 이게 온전히 마그누스의 잘못이나 황제의 오산으로 인한 결과는 아니긴 하다. 작중에서는 젠취가 마그누스에게 힘을 실어줘서 싸이킥 보호막을 뚫었다는 것을 암시하는데, 황제가 이것까지 예상하고 대비하는 건 무리라고 볼 수 있다. [83] 애초에 황제는 마그누스가 사이킥에 대한 심취가 심한 이유에 대해서 딱히 추궁하지도 않고 그저 사이킥이 위험하다는 원론적인 말만 했다. 마그누스에 대한 감시가 철저했다면 그런 말로 경고를 할 게 아니라 처음부터 소울 바인딩을 시켰을 것이다. [84] 대신 프랑켄슈타인은 그 반대로 피조물이 자신의 창조주를 저주하며 창조주의 소중한 인물들을 해쳤다. [85] 피노키오는 1883년에 출간되었다. 2023년인 현재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140년, 자그마치 1세기 전에 나왔던 작품이다! 그러니 아칸이 활동하던 시기라면 거의 태고적 시절이나 마찬가지였던 셈. [86] 지금까지 황제가 온갖 등장인물들을 아군으로 섭렵하려고 했을 때, '그들이 원하는 인간상에 맞춰서 행동하고 위장하였던 걸 생각해보자. 아칸 랜드에게 보여주었던 말과 행동 자체가, 아칸 랜드라는 인물이 원하는 모습에 맞추어 행동한 결과물일 가능성이 충분하다. [87] 스페이스 울프 군단은 독립적으로 활동하기를 선호했고 그들이 지닌 문화나 풍습 역시 인류제국의 것과는 상당히 이질적이고 자유분방한 것이었다. 그러므로 이들 역시 독자적인 생존이 가능했을 것이니 만약 황제에게서 프라이마크 자리를 그만두고 네 뜻대로 살라는 지시를 받았다면, 러스는 당장 펜리스로 달려고 그곳을 살기 좋은 환경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을 것이다. [88] 마찬가지로 자가타이 칸 역시 자신이 거느린 부족의 족장인 것만으로도 충분하게 여기던 인물이었을 정도로 소박했다. [89] # [90] 아칸 랜드 앞에서 '이것은 내 아들이 아니다' 라고 한 것이 아칸 랜드가 원하는 모습대로 행동한 것이라고 쳐도, 현재까지는 앙그론에 대해 동정하거나 연민을 표하는 모습은 단 한번도 나오지 않았다. [91] 다만 모타리온의 경우 내심 제위찬탈을 마음에 두는 등 워낙 본인의 심성이 음흉했던데다 황제가 시미터를 선물로 주려고 하면서 좋은 관계를 맺어보려고 시도한 묘사가 있으나 모타리온 본인이 면전에서 직구로 대놓고 거절하는 등 본인의 태도에도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팬들에게 별다른 공감을 얻지는 못했다. [92] 그러나 자가타이 칸, 로부테 길리먼, 알리비아 슈레카 등 카오스의 진실을 알고 경악하여 황제가 왜 숨겼는지 이해했다는 반응이 나오는 걸 보면 의논을 해도 카오스쥐땁에 의해 다른 방향으로 망했을 가능성이 크다. 후술할 것처럼 Warhammer 40,000 세계 자체가 황제의 계획은 옳았으나 그걸 현실로 만드는 데에 실패했기 때문에 성립이 되기 때문. [93] 이후 황제는 자신의 비전을 보여주면서까지 유라이어를 설득하려 했으나, 이성과 이해의 진리를 내세운 황제 본인이 정작 지식의 보고를 간직한 마지막 교회를 파괴하는 독선적이고 오만한 황제의 비전의 이면을 간파한 유라이어는 절규하며 불타오르는 교회 속으로 발길을 옮겨 스스로를 불사르며 죽었다. 황제도 결국 자신의 소신을 지키려한 유라이어의 최후를 전사들과 함께 끝까지 씁쓸하게 지켜본 후에 등을 돌렸다. [94] 성경의 시편 37장 11절에 대한 인용. 해당 구절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그러나 온유한 자들은 을 차지하며 풍성한 화평으로 즐거워하리로다(But the meek shall inherit the earth; and shall delight themselves in the abundance of peace)." [95] 중세 영어에서 Spirit/Spirytus는 정제 알코올을 의미한다. 화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당시에 도수가 높은 알코올이라면 결국 질 좋은 술밖에 없었으므로 spirit이 고급 주류의 별명처럼 굳어진 것. 황제는 이걸 가지고 언어유희 드립을 친 것이다. 재미있게도 한국어에서도 일반적인 용례는 아니지만 주(酒)님이라는 말장난이 가능하다. [96] 코락스, 생귀니우스 등 [97] 현실에서도 일반인들은 큰 실패를 겪으면 의지가 꺾이는 사람이 많으며, 당장 작중에서도 여러 이유로 정신줄을 놓고 카오스에 타락한 초인들만 한바가지다. [98] 이런 빡빡한 억지 설정의 게임 역시 메탈기어 시리즈란 훌륭한 예시가 존재하는데, 코나미에서 코지마가 쫓겨나기 전까지 시리즈 자체는 계속 나왔으나, 대서사시 자체는 2008년에 발매한 메탈기어 솔리드 4에서 끝낸 지 오래다. 이로 인해 메기솔4 이후 후속작들의 스토리는 항상 기존 주인공들을 어떻게든 과거의 서사에 집어넣으면서도, 설정충돌을 막기 위한 피눈물나는 노력이 계속 들어간다. 과거로 가든가 더 과거로 가든가, 어떻게든 중간중간에 끼워넣고 다른 곳에서 얼마나 고생했는지 쓰고. 메탈기어 라이징 리벤전스의 개발 비화가 이를 잘 보여준다. 당시 개발 권한이 코지마 프로덕션에서 플래티넘 게임즈의 손에 들어갔을 때 가장 먼저 진행한 일이 바로 스토리 리셋. PTG는 '깔끔하게 메기솔4 몇년 후 스토리를 쓰자!'고 요청했고, 시나리오 라이터는 기존 시나리오가 인과관계 조율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부담도 엄청났는데, PTG의 리셋 결정이 떨어지자 단숨에 써내려갔다고 밝혔다. [99] 물론 인간이 자신보다 더 우월한 존재들을 상상하지 못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당장 현실 세계에서의 종교적, 신적인 존재들에 대한 묘사는 세상에 넘쳐나며, 황제가 세계관 내에서 절대적으로 숭배받을 수 밖에 없는 이유 자체는 납득 못하는 사람들이 없다. 게다가 황제만큼은 아니지만 마찬가지로 초인들인 프라이마크 관련 소설들은 작가 한명이 도맡아 쓰고 심지어는 여러 프라이마크들에 대해서 쓴 작가도 있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일단 초인적인 행보와 더불어 초인적인 성격까지 갖춘 인물들을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문제는 그런 프라이마크들을 압도하는 초인인 황제를 묘사하는 것은 결국 관점의 차이에 큰 영향을 받고, 그렇기에 통일된 묘사가 나오지 않아 모순된 행보가 나오는 것이다. 한마디로 만장일치하기가 어려운 셈. [100] 일단 로부테 길리먼이 부활하여 제국의 로드 커맨더로서 섭정을 하는 중이며 징조의 방주를 통해 다크 엔젤의 프라이마크 라이온 엘 존슨이 귀환한 상태다. 여기에 화이트 스카의 프라이마크인 자가타이 칸까지 생존한 상황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다음은 자가타이가 귀환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생겼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호루스 헤러시 당시 반역파에 가세한 프라이마크들은 마그누스를 제외하면 상당수가 성격파탄자였고(단 앙그론은 애초엔 동료들은 버려두고 자신만 구조된 것에 대해 황제에게 원한을 품고 있었으며 황제 역시 그를 방치한 채 내버려뒀다. 훗날 카오스에 의해 데몬 프라이마크로 변질되면서 성격도 개차반이 되었지만서도) 현재도 끼리끼리 지내는 것은 여전하다. 반면 충성파 프라이마크들은 황제의 권위와 능력에 승복하고 들어간 이들이 많은데다 로갈 돈과 라이온 같이 황제에게 충성을 맹약한 이들도 있으며 황제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이 가득했던 자가타이도 워프의 실상을 알고 난 후에는 황제를 인정할 정도였다. 라이온은 현세로 귀환 후 자신만이 유일하게 생존한 충성파 프라이마크로 알고 한때 자신과 라이벌이던 리만 러스를 그리워 할 정도였다가 블러드 엔젤 단테를 통해 길리먼이 부활하여 제국의 섭정을 맡고있다는 사실에 자신만이 유일한 존재가 아님을 깨닫고 안도했다. [101] Orbital Plate. 제국이 궤도권에 짓는 대규모 구조물. 산업 시설, 무역 항만, 궤도 방어 시설 등의 용도로 사용된다. [102] 임페라토르 솜니움의 뜻이 "황제의 꿈"이란 것과 40K 시점의 인류의 미래를 생각하면 의미심장하면서도 씁쓸한 행적이다. 호루스의 반란에 인간을 부흥시킨다는 황제의 꿈이 영영 파괴되었다는 상징한다고도 볼 수 있다. [103] 룰적인 성능은 사용자의 S에 3을 더하며 AP2인 검. 블라인드 규칙이 있다. 사용자가 근접 공격을 한 경우, 어썰트 페이즈 종료시 일정 확률로 피해를 입는다. [104] 왼쪽 가슴팍에 다는 작은 방패. 부유판(Schwebescheiben; 슈베베샤이벤)이라고도 한다. 치명적인 겨드랑이를 보호하기 위한 장비이며 14~17세기 유럽에서 사용되었다. 주스트 경기에서는 과녁으로 쓰이기도 했으며, 화려한 문장으로 장식되기도 했다. [105] 아이언 헤일로는 상당히 고급 워기어로서 제국의 스페이스 마린조차 큰 공을 세워야 받을 수 있는 물건이라 일종의 훈장이기도 해, 장식품을 겸할 수 있게 만든다. 대부분이 광륜 형태이며, 독수리 형태는 로갈 돈이나 나타니엘 가로 등 극소수. [106] 종말과 죽음 1부에 언급된 말카도르의 설명에 따르면, 테라 공성전 시기 워프의 들끓는 힘은 최고조에 이르렀고, 황제라 해도 이마테리움에 맨몸으로 접촉하는 순간 화상을 입을 지경이고, 노출이 길어지면 아예 몸이 녹아내려 황금 옥좌에 눌러붙을 지경이 될 것이라고 한다. [107] 다시 말해서 볼터의 개발자는 다름 아닌 황제 본인이라는 것. [108] 당장 이 무장의 현 사용자인 라이온 부터가 헤러시 시절에 체포한 커즈의 거취를 두고 공정한 재판을 거쳐서 커즈를 처벌하자는 길리먼과는 달리 커즈는 재판이고 나발이고 당장 쳐죽여야 할 흉물이라며 즉결처분을 주장하다가 갈등 끝에 폭발해서 커즈를 자기가 즐겨쓰던 파워 소드 '사자검'으로 찔러죽이려다가 길리먼이 사자검을 잡아채서 무릎차기로 부숴버리자 이후로는 오랫동안 안쓰던 체인소드 '늑대검'을 꺼내다 사용한 바 있고, 이 사자검을 깨부순 길리먼은 주로 파워 피스트를 쓰는 모습으로 묘사되나 엄연히 전용 볼터가 있어서 부활 후 이것을 아예 파워 피스트에 부착해서 쓰고 있을 뿐더러, 과거 에오니드 티엘이 본인 허락도 없이 임의로 길리먼의 무기고로 들어가서 길리먼의 검을 갖고 놀다가 때마침 들어온 길리먼과 눈이 마주치자 뻘쭘해한적이 있었는데 직후 로가 아우렐리안이 배신을 때렸을 때 티엘이 반란 격퇴에 많은 공을 세우자 이 검을 티엘에게 하사하는 장면이 있는 등, 40k에서 좀 한가락 하는 이들은 주력 무장 외의 다양한 무기들을 무기고에 보관하고 있다는 묘사가 종종 등장하니 황제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인다. 후술할 기타 무장에서도 황제에게는 다양한 무장들이 여럿 있었다는 묘사도 등장하기도 하고. [109] 블러드 엔젤 내전의 발단이 된 사건이 일어난 그 행성이기도 하며, 현재 시점에서는 해당 사건으로 인해서 심각한 카오스 타락으로 익스터미나투스 처리되었다. [110] 황제는 모타리온에게 시미터형 파워 소드를 하사하려 했지만 모타리온은 자신이 예전부터 쓰던 대낫인 맨리퍼를 쓰겠다며 거절했다. [111] 다만 이들도 평생 세뇌 수준으로 교육받은 황제 신앙의 세계관을 완전히 지워버리기는 어려운지, 각자 온도차는 있어서 황제의 기적을 자기 눈으로 보면 다시 돌아서는 경우도 있다. 카디널 월드 아스토기우스를 공격하던 타우 군대의 궤베사들은 다 늙어빠진 노인들인 아뎁투스 미니스토룸 사제들이 첨단 장비라고는 하나도 없는 예식복만 입은 상태에서 허공답보를 시전하며 크라이시스 배틀슈트들을 체인소드로 추풍낙엽처럼 갈아버리는 기적을 선보이자 그 자리에 있던 궤베사 군대들은 전원이 눈물을 흘리면서 회개한답시고 타우 병사들의 등뒤에 총질을 하기도 할 정도. [112] 다만 오크는 힘이면 장땡인 종족답게 황제에게 다카가 짱 많다며 자신들의 신을 버리고 황제교로 개종하는 이들도 극소수 있다. 링크. [113] 워프의 변덕이 카오스 신도 어쩔 수 없는 건 사실이지만, 황제 본인이 '인간의 영혼은 아주 사소한 인간의 영혼조차 워프의 존재들을 불러 모으는 등대와도 같다'라고 한 만큼 그 인간 중에서도 특출나게 강력한 황제의 영혼을 카오스가 찾지 못한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황제가 퍼라이어라면 가능할지도 모르지만 황제는 엄연한 싸이커이므로 그런 것도 아니다. 더군다나 상기한 대로 엘다가 황궁으로 침투했던 사건 당시 엘다는 카오스가 테라를 수호하고 있는 황금빛 영혼에 가로막혀있는 광경을 목격했다. 즉 카오스는 황제의 영혼의 존재를 분명하게 인지하고 있다. [114] 물론 미국 본토에서는 이 사태에 대해 엄청나게 기겁을 했고 이탈리아 측에 트럼프를 포함 누군가를 황제로 우상화를 시키는 짓거리를 절대로 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그래서 그런지 2020년 이후 워해머 가장 축제부터 이러한 짓거리를 절대로 하지 않는 편. [115] 서양에도 이런 개드립이 약간 있다. [116] 일본어로 스승을 의미하는 단어와 동일한 걸 보면 그 단어에서 따온 호칭으로 보인다. [117] 애초에 이 센세이라는 설정이 상기한 별의 아이 이론과 세트로 존재했던 설정으로, 황제의 혈통을 타고 태어났기 때문에 이들도 별의 아이의 힘을 지녀서 황제 수준은 아니더라도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일반인을 아득히 상회하는 초인들이라는 설정을 갖고 있었다. [118] 낙지 + 크툴루 [119] 인생이 네게 레몬을 주면, 레모네이드를 만들어라(When life hands you a lemon, make lemonade.)라는 속담을 패러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