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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식량/미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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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군대의 전투식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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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레이션 이전의 지급품2. C-레이션(Field Ration, Type C)3. C-레이션(개량형)
3.1. C-2 레이션3.2. C-3 레이션3.3. C-4 레이션
4. K-레이션
4.1. 매체에서의 등장
5. D-레이션6. MCI7. 현대

1. C-레이션 이전의 지급품

남북 전쟁 시절에는 북군은 건빵과 염장고기, 커피를 지급했고, 물자가 부족한 남군은 땅콩을 지급했다.[1] 당시 북군 병사들은 건빵을 부숴서 커피나 물에 넣어서 혼합죽처럼 끓이거나 잘게 부숴 다시 물반죽을 해서 빵처럼 만들어 모닥불에 구워 먹었다. 남군은 지급받은 땅콩을 볶거나 삶아서 먹기도 했고, 태워서 커피 대용(or 땅콩차)으로 쓰기도 하였다.

1907년에서 22년 사이에 썼던 "아이언 레이션(Iron Ration)"이 최초의 미군 전투식량이다. 케이크[2] 3온스(85g) 3개, 달콤한 초콜릿바 1온스(28g) 3개, 소금과 후추 1갑[3]을 주석 깡통으로 포장했다. 구성으로 보나 분량으로 보나 현대적인 야전식량이라기보다는 일종의 보급이 어려울 때 먹는 비상식량 성격에 가까웠다. 매우 단촐하게 구성된 비상 식량의 특성에 주목하여 나중에 D-레이션의 기원이 된다.

제1차 세계 대전 참호전 속에서 미리 가공하지 않은 식량을 야전 식당에서 조리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그 해답으로 "트렌치 레이션"이 보급된다. 염장고기[4]를 포함해 여러 가지 음식을 조리한 상태로 통조림으로 만든 것이다. 하지만 너무 무거운 데다 종류가 한정되어서 쉽게 질려서, 병사들은 어떻게든 바꿔먹을 궁리를 많이 했다.
(1917년형 리저브 레이션 초기형.)

1917년 1차대전 말에 도입된 "리저브 레이션(Reserve Ration)"은 야전 취사장이 차려지지 못했을 때를 위한 본격적인 참호전용 전투식량이다. 기본 구성은 베이컨 12온스(340그램) 또는 염장고기 1파운드(453그램) 통조림 1개, 딱딱한 빵 또는 하드택[5] 비스킷 8온스(230g) 통조림 2개, 빻은 커피 1.16온스(33g) 1곽, 알갱이 형태의 백 설탕 2.4온스(68g) 1곽, 소금 0.16온스(4.5g) 1곽으로 구성된다. 하드택은 시제품에서 종이로 포장되었으나 가스 공격과 쥐떼를 견디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어 사각형 깡통에 담겼다. 이것 외에도 "토바코 레이션(tobacco ration)"이라고 해서 담배 0.4온스(11g)와 담배 마는 종이[6] 10장 세트가 따로 나온다. 타바코 레이션은 나중에 브랜드 담배 제품으로 교체된다.

워낙 단순한 식량인 데다 탄수화물을 제공하는 하드택이 밍밍한 밀가루 덩어리였기에 맛도 별로라서 참호전을 겪었던 도우보이들 사이에서 악평이 자자했다. 하드택을 그냥 먹기에는 목이 메이다보니 커피에 찍어먹거나 염장고기와 섞어 조리해야 간신히 먹을 수 있는 수준이었다. 1차대전 후에 이 식량을 개량하려는 몇 차례의 시도에 점차 고기 메뉴가 포크 앤 빈즈 통조림으로 바뀐다든가 하는 개선이 있었다. C-레이션, K-레이션에서는 하드택 또한 시중에서 판매하는 것과 비슷한 비스킷류로 개선된다.

1922년에는 아이언 레이션이 완전히 없어지고, 리저브 레이션만 남는데 메뉴가 쇠고기 육포 1파운드, 염장 쇠고기 통조림이나 초콜릿 3온스, 딱딱한 빵이나 하드택 비스킷 14온스(400g), 커피와 설탕으로 변경되었다.

1925년에는 고기 메뉴가 포크 앤 빈즈 통조림으로 대체되었다. 드디어 밀가루나 고기 아닌 것이 등장했다. 미국 전투식량에 처음으로 콩이 등장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7] 하지만 본격적인 채소가 나오려면 아직 멀었다.

1936년에는 A메뉴(염장고기)와 B메뉴(돼지고기와 콩)로 다양화하려고 했다. 그리고 1938년, 이런 단점들을 개선한 비장의 C-레이션이 등장하면서 구식 전투식량은 중단된다.

2. C-레이션(Field Ration, Type C)

파일:external/www.ww2rationtechnologies.com/crationtew12oz.jpg
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Crations-museumdisplay.jpg

Steve1989MREInfo의 C-레이션 B-유닛 시식 영상. 완벽하게 보존되어 있다.

C-레이션은 제2차 세계 대전 6.25 전쟁에서 쓰인 미군을 대표하는 전투식량이다. C레이션, 줄여서 'C랫', 혹은 포네틱 코드로 '찰리 랫' 등으로도 불렀다. 1938년에서 1945년 동안 사용되었는데 좀 더 맛있고 영양이 고루 배분되었으며 보존이 용이한 식단 구성에 초점이 맞춰졌다. 1945년에는 C-레이션 개량판이 나와 1958년까지 전투식량을 책임졌다.

C-ration은 C형 식량이라는 뜻으로, 신선한 혹은 냉동한 일반 식료(A-ration)과, 야전 취사장에서 조리하는 해동이 필요없는 형태의 포장해둔 혹은 대형 캔 형태인 식량(B-ration)에 이은, 미리 조리해두어 즉시 먹을 수 있는 개인용 통조림 식량을 가리키는 것이다. Combat ration의 약자라고 알려져 있기도 하지만 사실 명칭 자체는 그냥 순서대로 ABC를 붙인 것.

한 끼 분량의 C레이션은 보통 M-유닛[8]이라고 부르는 고기 요리 캔과 B-유닛[9]이라고 부르는 디저트 캔으로 나뉜다. 한 명의 병사가 하루에 M-유닛 세 개와 B-유닛 세 개, 악세사리 팩 한 개씩 받는 형식.

캔 디자인은 12온스 중량에 높이 4.4인치(11㎝), 지름 3인치(7.6㎝)로 주름이 없는 양철로 만들었다. 2차대전 중에는 금색으로 도색하였고 이후에는 녹색이었다. 참치캔이 100g, 수입맥주 작은 캔이 330g 정도이니 12온스 340g의 통조림이면 꽤 작은 편이다.

M-유닛은 12온스(340g)의 고기 통조림으로, 시험 생산 때는 메뉴가 1파운드(16온스, 450g)의 고기&콩(meat and beans), 고기&으깬 감자(meat and potato hash), 고기&채소 스튜(meat and vegetable stew) 세 가지뿐이었다. 정식 생산 때에도 으깬 감자, 채소가 들어간 고기 스튜, 콩이 들어간 고기 스튜의 세 가지로 엄청나게 질리는 문제는 여전했다.[10] 특히 다진 고기는 맛 없기로 악명 높았다. 하지만 전시 대량생산 문제 때문에 병사들의 악평에도 계속 밀어붙여 생산하는 수밖에 없었다.

결국 1파운드의 시험 생산을 지나 정식 생산된 12온스의 첫 번째 C-ration M-유닛은 3가지로 다음과 같다. 1.다진 고기, 2.당근&감자 고기 스튜, 3.콩 고기 스튜이다. 여기서 고기 스튜는 소금, 후추, 양파를 뿌린 쇠고기&돼지고기를 섞어서 만든다.

아무리 영양학적으로 신경을 썼다고는 하지만 신선한 재료를 조리해서 만든 A-레이션과 B-레이션보다는 영양이 불균형할 수 밖에 없었고, 수주간 C-레이션만 먹은 병사들에게서 영양실조가 발생하는 것을 확인한 국방부는 1943년에는 가능하면 5일 연속으로 먹이지 말라는 훈령을 내린다. 하지만 적진 깊숙히 진격한 병사들은 밥차는 커녕 C/D-레이션이 유일한 식량이었던 경우가 부지기수였고 그마저도 싸우느라 먹을 여유가 없었기에 유명무실했다.

질리는 메뉴 문제는 군도 인식해서, 1943년에는 셰프 보야르디(Chef Boyardee)[11]와 군납계약을 하고 토마토 소스로 버무린 미트 스파게티가 추가되었다. 미국 사람들 인식이 그냥 스파게티는 간식거리고 거기에 미트볼을 더하면 한끼식사라고 생각했다. 문제는 이것도 맛이 없었다는 것.[12] 그래도 일단 새로 추가된 메뉴였고 나중에 추가된 햄과 리마 콩같은 괴악한 메뉴보다는 그나마 먹을만했기에 보야르디의 공장은 하루 24시간 계속 가동되어 하루에 25만개의 스파게티 통조림을 생산했으며, 전후 헥터 보야르디는 전선에 대량의 군용식량을 공급한 공로로 금성수훈 훈장(Gold star order of excellence)을 수여받았다.

1944년에는 다진 달걀과 감자, 고기& 국수, 돼지고기&, 프랑크푸르트( 소시지)&콩, 돼지고기&콩, 햄과 리마 콩, 닭고기와 야채 메뉴, 채소를 넣은 쇠고기 스튜 등이 추가되고 으깬 감자는 짤렸다. 덤으로 테스트 단계에서 맛없다고 소문난 메뉴 하나도 같이 짤렸다. 하지만 맛없다는 것을 자르니까 이번에는 햄과 리마 콩 메뉴가 제일 맛없다고 소문났는데... 어쨌든 이 후기 생산분과 C레이션 남은 분량은 한국 전쟁과 베트남전에까지 끈질기게 남아서 병사들의 미각을 괴롭혔다.

B-유닛(bread and dessert portion)은 하드택 비스킷과 비슷한 소금 크래커 5장, 설탕 알약 3개, 포도당 알약 3개와 음료수 분말로 구성되어 있다. 음료수 분말은 커피[13]와 레몬 주스 가루, 비타민 C 또는 육수 수프(부용)이다. 음료수 분말은 1944년에는 오렌지 주스 분말 또는 달콤한 코코아 분말, 1945년에는 포도 주스 가루로 바뀐다.

포도당 알약도 1941년에는 땅콩이나 건포도 사탕, 참스 사탕 또는 브라취 초콜릿 캐러멜 등 다양한 종류의 사탕으로 바뀌었다가, 다시 1944년에는 원형 초콜릿이나 쿠키 샌드위치[14]로 바뀌고 크래커가 4장으로 줄어든다.

1944년에는 아침식사 용도인 오트밀 시리얼이 포함된 B-유닛이 아침식사 M-유닛인 "햄, 달걀, 감자"에 묶음으로 제공되었다.

여기에 악세서리 팩이 추가된다. 최초에는 12온스(340g) 통조림으로 포장되었지만, 나중에는 갈색 포장지로 싼 패키지 형태로 바뀌었다. 악세서리 팩 안에는 설탕 알약, 정수제(1945년까지만), 평평한 나무 숟가락, 사탕 입힌 츄잉 한 조각, 3개씩 포장된 담배 3개 또는 9개가 포장된 담배 1개, 방수 성냥 20개, 종이로 싼 P-38 캔따개, 화장실용 휴지 약간이 들어있었다. 이때부터 P-38 캔따개는 분실의 우려로 군번줄에 묶어서 사용하였다.

1945년부터는 악세서리 팩 역시 개량되어, 의무감(Surgeon General)의 지시에 의해 정수제가 빠지고 소금 알약이 추가된다. 또한 낭비를 막기 위해 담배 숫자와 성냥 숫자를 일치시킨다. 담배는 Camel Lucky Strikes가 제일 유명하고[15] 그 외에도 Chelsea, Chesterfield, Craven "A"-Brand, Old Gold, Philip Morris, Player's, Raleigh, Wings 등 다양한 브랜드의 담배를 보급하였다.

위 레이션을 대용량으로 보급할 때는 40파운드(18㎏) 무게에 1.12입방피트(0.03㎥)의 커다란 직사각형 나무상자로 포장해서 보낸다. 각 상자 안에는 24개의 M-유닛, 24개의 B-유닛, 24개의 악세사리 팩이 들어가 하루에 3끼씩 8일치로 구성된다. 그러므로 M-유닛 구성은 앞서 언급한 메뉴에 맞추어 초기에는 8개의 고기와 콩, 8개의 고기와 야채, 8개의 고기와 채소 스튜 통조림으로 구성되어[16] 8-8-8 구성이 된다. 이러한 메뉴들이 1끼니에 해당하는 24개의 작은 패키지로 포장된다. 이렇게 배급된 C레이션은 으레 야전용 스토브 등을 이용해 데워먹었는데, 다른 곳에서는 옹기종기 모여서 토치를 이용해서 데우기도 했다. 그러면 내용물이 익으면서 즙이 새어나와 보기가 좀 지저분해지긴 했지만 따끈해져서 꽤 먹을만해졌다고. C4폭약을 좀 덜어서 깡통을 묻고 불을 붙이기도 했다. 연기도 별로 안나면서도 레이션을 데울 수 있었고 그 열로 커피도 끓였다고 하며, 오키나와에 배치된 해병대는 섬에서 나오는 온천수를 이용해서 데우기도 했다.

세계 곳곳으로 파병간 미군들에게 보급된 만큼 주둔한 나라에서도 인기가 높았다. 미군이 들어간 나라는 대부분 전쟁으로 인해 경제가 무너지고 나라 살림이 피폐해져있던 터라 기존의 통화보단 물물교환식의 거래가 일상적이었는데, 오래 보관하기도 좋고 영양분도 일정하고 열량도 높은, 무엇보다도 주식에 진짜 고기가 들어가는 C-레이션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좋은 식자재였다. 멀리 안 가고 한국만 봐도 전후 기브미쪼꼬렛 하며 초콜릿과 껌을 얻기 위해 미군을 따라다녔던 사람들의 어릴적 일화들이 셀 수 없이 존재하며 (한국전쟁) 전후소설에서도 많은 소재로 쓰여졌다.[17] 그리고 한국의 경우는 미군이 주둔한 도시는 어디든지 깡통시장이 생겨났는데, 그 깡통이 바로 C레이션이다. 먹고 사는게 어려웠던 전후 유럽과 아시아의 국민들에게 이 통조림은 미국의 풍요로움과 부강함을 보여주는, 그 어떤 프로파간다보다 훌륭한 물건이었다.

한편 미군에게는 불평의 대상이었던 이 물건이, 순무를 갈아서 순무에 발라먹던(...)[18] 적군인 독일군에겐 '미군 한 놈만 잡으면 분대가 파티를 열 수 있다'는 레어템으로 여겨졌다고 한다.

또한 후식으로 포함된 담배는 일종의 유사화폐로 이용되었다. 미군들은 담배만 있으면 신선한 식재료나 특산품 등, 어지간한 건 거의 손에 넣을 수 있었는데, 프랑스에서는 포도주(한 개피에 한 잔)도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김영옥 대령이 대위였던 시절, 이탈리아에 주둔했을 때의 일이다. 김영옥 대위는 담배를 안피웠기 때문에 C-레이션에서 딸려오는 담배가 가득 쌓였다고 한다. 이것을 가방에 가득 채운 후, 로마로 휴가를 가서 시내의 술집에서 가족을 먹여살리려고 나왔다는 가장 아름다운 여성[19]을 가이드(?)로 고용하여 즐거운 휴가를 보냈다고 한다. 나중에 다른 동료들은 "이야 영옥아, 넌 무슨 수로 그 아가씨하고 같이 지냈냐? 우린 아무리 해도 안되던데."하고 감탄했다고. 한편 적십자 레이션이라고 독일에 있는 미군 포로들에게 지급한 C레이션도 있었는데, 미군 포로 역시 이때 딸려온 담배를 화폐로 사용하여 독일군 포로 감시원들과 필요한 물자를 물물교환했다고 한다. 그러나 일본군은 적십자 레이션 수령을 거부했다.

한국군도 창설 초기인 국방 경비대 시절부터 월남전까지 보급품으로 지급되었다. 이 당시는 아직 한국군의 자체 전투식량이 개발되지 않았기에 미군의 C레이션을 그대로 사용하였다. 통조림 자체는 대한제국 시절부터 들어왔으나 이때까지만 해도 서민들은 구경도 못하는 돈 많은 사람들이나 먹던 거였다. 때문에 레이션을 처음 받았을 때 애지중지하며 먹지 않고 고이 모셔두다 첫 휴가날 고향의 가족들에게 가져가는 장병들도 있었다. 비록 느끼하다고는 하지만 고기가 꽤 푸짐하게 들어가있고 초콜렛이나 사탕같은 후식거리도 있었으니 고기가 비싸서 마음대로 못먹었을 시절에는 명절 선물 용도로 요즘의 고급 선물세트와 동일하게 취급된 셈이었다. 또한 당시의 병영식이라는것이 잡곡밥에 반찬이라고 해봐야 나물과 반찬쪼가리 정도나 제공되는 경우가 많아 오늘날 북한의 사정 안 좋은 부대와 비슷한 수준의 식사를 하는 경우가 태반이었는데 이런 상황에서 C 레이션은 군인들에게 별식거리 겸 좋은 용돈 벌이수단이었던 셈이다. 대부분의 병사가 영어를 몰랐기에[20] 고기와 맛있는 후식은 흔들어보는 것으로 내용물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경험이 있는 병사나 고참들이 차지했다고 한다. 베트남 전쟁 초기에 나간 파병인력들이 처음에는 안남미로 만든 밥과 소금으로 만든 멀건국, 반찬 쪼가리 몇개를 받아 먹는 수준이고 그나마도 넉넉하게 배급되지 않았기 때문에 미군에게서 전투식량을 받아서 부족한 열량을 보충했는데, 미군 전투식량이 원채 느끼한것들이 많다보니 처음에는 맛있게 먹어도 나중에는 타바스코 소스같은것을 뿌려도 몰렸고, 이 때문에 본국에 사정사정 해서 김치통조림을 받게 되었는데 이 김치가 배급되기 시작한 이후로는 햄과 소시지 등을 섞어서 부대찌개를 만들어먹기도 했는데 이 것도 괜찮았다는 모양이다. 여기에는 웃픈 이야기도 하나 있는데, 내용물이 잘 들어있나 점검하려고 포장을 미리 다 뜯었다가 정작 휴가날이 되었을 땐 다 상해버려서 못 먹게 돼서 울상으로 휴가를 나간 장병도 있었다고 한다.[21]

야인시대에서 대한민청 사건으로 미군정에 잡힌 우미관 식구들이 조사받으면서 "밥먹고 합시다"를 시전하여 이걸 배급받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처음에는 "뭐야, 무슨 깡통을 던져줘?" "야, 이거 C레이션 아니냐? 이거 갖고 밥이 되겠냐?"하면서도 나름 맛있게 먹었지만, 나중에는 김치가 없으니 밥먹는 느낌이 안난다며 투정하기도 한다. 특히 휘발유가 더더욱. 밍밍하고 김치가 없다는 불만은 훗날 베트남전에서 C-레이션을 먹던 한국군 장병들도 하게 되었고, 한국군용 김치 레이션이 개발되는 계기가 되었다.

3. C-레이션(개량형)


초창기 C레이션을 개선하기 위해 2차대전 후에 E레이션이라는 것도 만들어봤는데( 1946년~ 1948년) 평가가 엉망이라 금세 단종되고 다시 C레이션의 개량으로 돌아갔는데, 초기형 C레이션을 C-1이라고 부르고, 이후 나오는 개선형을 C-2, C-3, C-4로 부른다. 기본적으로 C레이션의 구성에 내용물만 조금 다양화한 것이다. 1958년까지 이런 실험을 반복하다가 C레이션의 악평을 개선하고 쓸데없이 다양하던 기타 식량[22]을 하나로 통합하기 위해 새로운 구상을 한다. 그것이 베트남전때 사용한 MCI로 이어진다.

3.1. C-2 레이션

E-레이션이 망한 이후 초기 C-레이션으로 돌아가서 다시 메뉴 개선을 시작하였다. C-2는 1948년부터 1951년까지 진행되었는데[23] 최초 의도는 일선 전투 부대가 3주간 연속해서 먹을 수 있게 만들었다. 이를 위해 5가지 다른 메뉴를 추가하고 최대한의 영양분을 담았다. 각각의 메뉴에는 화장실 용품, 담배, 당과자류가 들어있는 액세서리 팩이 포함된다.

3.2. C-3 레이션

1951년부터 1953년까지는 새로운 C-3레이션이 나왔다. 가장 큰 차이는 드디어 과일 통조림이 추가되고 B-유닛이 기존 3개에서 4개로 증가되었다. 덕분에 기존의 6개 통조림+1액세서리 팩이 8개 통조림+1액세서리 팩으로 변경되어 무거워져 5파운드 8.5온스(3.5㎏)가 되었다.

M유닛의 메뉴는 10개로 C-2와 동일하지만, B유닛은 다음과 같이 변경되었다.

신 메뉴로 12온스(340g)의 과일 통조림 1개가 추가되었다. 또한 액세서리 팩(, 화장실 휴지, P-38 오프너, 백설탕, 평평한 나무 숟가락)과 시가렛 팩(담배 9개피 팩과 종이성냥 1묶음)이 분리되었다. 최초의 C-레이션에 비해 상당부분 MCI에 더 가까워졌다.

3.3. C-4 레이션

1954년부터 1958년까지는 C-4 레이션의 시대였다. C-3에서 새롭게 등장한 12온스의 과일 통조림이 6온스 과일 통조림 2개로 변경되었다. 디저트도 다음과 같이 다양화되었다.
설명서 1매, 치즈바 2개(43g), 시리얼바 2개(43g), 초콜릿바 3개(28g), 젤리바 1개(56g), 과일 케이크바 2개(56g), 페퍼민트 츄잉껌 3개, 설탕 3봉지, 차 2봉지, 정제소금 1봉지, 수용성 크림 제품 1봉지, 수통용 요오드 정수제 1개, 플라스틱 백 1개
훨씬 후대에 나오는 MRE의 디저트 메뉴와 상당부분 비슷하다.

4. K-레이션

(C-레이션과 K-레이션 개발 과정.)
K-레이션은 C-레이션과 함께 2차 대전 때 쓰였던 전투식량으로, 원래 공수부대 오토바이 전령, 차량 승무원 등 기타 기동성이 중시되는 부대를 위해 군복 호주머니에 들어갈 정도로 휴대성을 중시하는 형태로 개발된 것이다. 하지만 전시에 막 찍어내서 막 뿌리다보니 다른 부대도 이것을 받아드는 일이 많으면서 전군에 퍼졌다. K-레이션의 이름이 Kommando, 혹은 개발자인 앤슬 키스 박사의 이름에서 따왔다는 설이 있으나 사실은 그냥 차기 개발 전투식량을 위해 지정된 발음 시 구별하기 쉬운 알파벳이었을 뿐이라고 한다.

K-레이션은 초기 개발 단계에서 슈퍼마켓에 가서 파는 것 중 값이 충분히 싸면서 에너지도 충분히 내주는 것을 골라 구성하는 식으로 개발했다. 그래서 그런지 K-레이션은 경량성과 민수용 혹은 민수용에 가까운 다양한 구성제품 덕분에 상당히 평이 좋았다. 물리는 현상도 C-레이션에 비해 덜하고, 하루 2,830~3,000㎉의 열량을 낸다는데 충분하지는 않지만 크게 짐을 지지 않는 경량 수색 환경에서는 체중 저하 같은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정도라는 실험 결과를 얻었다. 그래도 일상의 식사에 비해 열량이 너무 높고 방부제 때문에 연속 15끼니 이상 이것만 먹지 말라고 경고되어 있다.

하여튼 첫 평가가 썩 괜찮다보니 공수부대나 강습부대 등을 위한 경량 식량이라는 의도는 투입한 지 얼마 안 가 무시되기 시작하여 최전선부터 최후방까지 어디든지 마구 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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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상자 점심 상자 저녁 상자
K레이션 한 박스는 다시 아침(Breakfast), 점심(Dinner), 저녁(Supper) 박스로 나뉘어져 있다. 원래 각각 아침 점심 저녁에 먹도록 의도했으나 야전에서는 대충 알아서 먹었다. 각 상자는 겉포장이 색깔이 다른 문자와 선이 그어있어 구분이 쉽다.

기본적으로 구성품 평가는 좋지만 주식이 역시 단조로운 편이라 이 역시 오래 먹으면 물리는 단점은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병사들은 알아서 K-레이션과 C-레이션을 섞어먹었다.

또한 경보병을 위한 단기간의 간편식으로 휴대성 위주로 만든 것이다보니 걷고 달리고 땅파고 기어다니는 병력에게는 K-레이션의 열량도 부족하다는 비판점과, 비타민이 불충분하다는 점이 지적된다. 사실 K-레이션의 개발의도를 생각하면 별 문제 안 되는 단점이지만...

C-레이션에 비해 패키지의 보존성이 안 좋았다는 문제도 있었는데, 정글 환경에서는 한 사흘 지나면 못 먹게 될 정도. 개발기간이 너무 짧은데다 저런 단점을 어느 정도 인지했으면서도, 실전에서는 보급이 문제가 생기면 기존의 산악지형이나 한랭지형 전투식량, 또는 C-레이션 대용으로 일반 부대에도 마구 지급되면서 병사들이 살이 빠지는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독일에서도 노획품 등으로 이를 접해보고 비슷한 형태의 전투식량을 지급했다. 하지만 독일의 처지에 미국처럼 뿌려댈 수는 없었고 주로 대공세 직전에 사기진작용 부식이나 귀향휴가 시 하나씩 지급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휴가시 지급된 증식은 무화과나 시트론맛 사탕, 쇼카콜라나 가죽맛나는 초콜릿, 땅콩 중 하나를 100g 가량 챙겨주는 선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4.1. 매체에서의 등장

5. D-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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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육군 야전 레이션 D. 약 30분 동안 천천히 섭취할 것. 음료로 만들려면 끓는 물 한 컵에 부숴서 녹이시오. 원재료: 초콜릿, 설탕, 탈지분유, 코코아유, 귀리분, 인공 감미료 총합 4온스(113g) 600칼로리."
D-레이션은 군의 생존용 비상식량이다. 사실 전투식량에 넣는 초콜릿이 그 원조격인데, 이것은 일반 상용품과 별다를 바가 없었다. 애초에 제조사도 민수용 제조사 중 유명한 허쉬였다. 하지만 본격적인 D레이션 연구가 시작되면서, 병참대(Quartermaster Corps) 소속 D레이션 개발 담당자였던 폴 로건(Paul Logan) 대령은 다음과 같은 4가지 조건을 걸었다.

마지막으로 "비상 식량은 지나치게 먹기 좋으면 안된다. 장병들이 긴급 상황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섭취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An emergency ration should not be palatable for fear the men would consume the ration rather than carry it until an emergency arose.)" # 라고 덧붙였다. D-레이션은 어디까지나 비상식량이기 때문에, 정말 비상시가 아니면 병사들의 손이 가지 않게끔 조치를 취하라는 것이다.

당시 미군은 두가지 설계 사상에 따라 다른 종류의 비상식량을 만들었다. 일선 병사들이 휴대하고 비교적 쉽게 뜯어먹을 수 있는 비상식량은 맛이 없게 만들고, 해군 측에서 구명정에 싣는 목적으로 만드는 밀봉 깡통 형태의 비상식량은 평상시에 뜯어먹기 힘들었기 때문에 열량 공급원으로 참스와 같은 민수용 사탕을 그대로 넣었다. D-레이션은 이 중 전자에 해당된다.

사실, 이 당시에도 제과제빵에 쓰거나 수제 초콜릿을 만들 수 있도록 열에 잘 견디는 초콜릿은 이미 시중에 나와 있었기 때문에 다른조건은 만드는데 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그대로 만들면 급할 때 먹어야 할 식량이 평시에 간식으로 소비될 것이므로, 이 상황을 방지할 겸 영양분도 보급할 겸 해서 오트밀 같은 재료를 첨가해서 일부러 맛이 없게 만들어버린 것이다. 당연히 일선 장병들 사이에서는 악평이 자자할 수 밖에 없었고[30], 심지어는 종전 후 미군이 병사들이 버리고 간 D-레이션 잉여분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곤란을 겪을 정도였다.
Steve1989MREInfo의 시식 동영상.
다만 널리 알려진 대로 정말 끔찍한 맛이 난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었다. 비상식량도 어디까지나 식량이기 때문에, 정말로 먹자마자 뱉어낼 만한 맛이었다면 군납으로도 퇴짜를 맞았을 것이다. 희귀 전투식량 리뷰 유튜버인 Steve1989MREInfo의 시식 평에 의하면, 실제로 감자나 타이어 같은 맛이 나는 것은 아니고 '녹이기 전의 코코아 파우더를 블록 형태로 뭉쳐 놓은 것' 같은 맛이라고 한다. 즉, 어찌 되었든 초콜릿이기 때문에 맛 자체는 나름 먹을 만 하지만, 시판되는 초콜릿보다는 확실히 맛이 떨어지는데다가, 이 녀석을 먹을 생각을 할 정도면 이미 전투에 시달려 스트레스로 인해 입맛이 떨어져있던 상태였기 때문에 싸제 초콜릿의 맛을 기대했다가 거하게 뒤통수를 맞은 격이었던 일선 장병들에게는 악평을 들었다는 것이다. 실제로도 당시의 D-레이션을 똑같이 재현한 제품이 현재도 밀덕들을 대상으로 판매되고 있는데, 시식해본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시판 초콜릿보다는 다소 떨어지는 편이지만 널리 알려진 악명만큼 정말 맛이 없는 정도는 아니다'고 평한다.

D-레이션은 강도 역시 대단해서, 제조 과정에서도 기존 초콜릿 제조 설비를 사용하면 반죽이 너무 단단해서 막혀버리기 때문에 손으로 직접 프레스를 눌러서 가공해야 했다. 입안에서 녹여 먹는 것도 일반 초콜릿과 비교하면 잘 녹지 않아서 먹기 힘들었다고 한다. 설명서대로 뜨거운 물에 녹여 먹거나, 총검으로 잘게 자르거나 단단한 걸로 후려쳐 잘게 부순 다음 입안에서 억지로 녹여 먹었다고.

그래도 명색이 초콜렛이라서(?) 녹일 수만 있다면 먹기도 편하고 가지고 다니기도 편한데다가 열량도 엄청나며, 보존성도 기가 막히게 좋았다. 그 덕분에 초콜릿의 원조라 할 수 있는 쇼콜라틀[31]나 카카오 열매 가공품인 카카오닙스에 더욱 가까웠으며, 여기에 오트밀까지 들어있으니 원기회복과 영양공급에도 매우 유용했다. 특히 버마같은 동남아 전선에서는 이질에 걸린 병사들이 아무 탈 없이 먹을 수 있는 유일한 식품이었는지라 일명 '이질 레이션(dysentery ration)'으로 불리면서 애용되었다. 결국 로건 대령의 계획대로 '비상용 에너지바'라는 역할은 확실히 해낸 것이다.

C-레이션 B유닛이나 K-레이션 저녁 메뉴같이, 일반 전투식량에 동봉되는 부식용 초콜릿 메뉴, 핫초코 가루, 초코 샌드위치.[32] 초코칩 쿠키[33] 등은 열량 보충 뿐 아니라 주식의 부족한 맛을 보완하는 목적을 겸하기 때문에 예나 지금이나 시판되는 상용 제품과 거의 동일한 제법으로 만들어진다. 이런 초콜릿 메뉴는 장병들이 전부 다 먹어서 필요한 열량을 보충할 수 있도록 가능한 한 민수용 초콜릿처럼 맛있게 만들었다. 단적인 예가 바로 M&M's다. 이 제품은 1941년에 처음 개발되었는데, D-레이션이 스콜이나 정글의 습기에 녹아버리는 상황이 벌어지자 아예 설탕으로 코팅을 해버려서 햇빛에도 녹지 않고 입안에 넣지 않으면 물에 젖어도 녹지 않는 초콜릿이였기에 태평양 전선에서 애용되었고, 1947년에 민간에 출시되기 전까지는 오직 군납품으로만 공급되었으며, 그 뒤에도 MCI를 거쳐서 MRE까지 미군 전투식량의 간식으로 들어가고 있다.

영국군도 D-레이션과 같은 용도인 비상용 내열성 초콜릿을 만들어 보병에게 지급했다. 역시 같은 용도로 만들어진 독일군의 쇼카콜라처럼 유사하게 각성제 용도로 카페인이 포함되어 있다. 맛은 D-레이션과 비슷했지만 덜 딱딱해서 상대적으로 먹기 좋았기 때문에 병사들이 정량보다 더 많이 섭취한다는 문제 아닌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에 이후 지휘관의 동의 없이는 개봉하지 말라는 군령이 포장에 인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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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쉬에서 제조한 '허쉬스 트로피컬 초콜릿'은 D레이션과 비슷한 시기에 생산이 시작되어 오랫동안 사용된 군용 초콜릿으로, 이것 역시 D레이션이라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 초콜릿은 D레이션과 다른 제품으로, K레이션에 소량 포함되거나 단종된 D레이션을 대신하여 응급식량에 포함되기도 하는 등 더 넓은 용도로 보급되었다.

응급식량이어서 일부러 맛이 없게 만들었던 D레이션과 달리 장병들의 야전 스낵으로 널리 쓰이기를 기대하고 맛에 신경을 쓴 제품이어서 포장부터도 좀 더 먹음직스러운 민수용의 형태를 하고 있다. D레이션은 단단하면서도 건조하고 퍼석한 데다 입 안에서 녹지도 않고 단맛조차 희미했지만, 이 제품은 조금 덜 건조하고 조금 더 달며 퍼석한 식감이 약간 개선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것 역시 단가와 기술적 한계 등의 문제로 여전히 오트밀(귀리 가루)을 섞어 굳힌 탓에 일선 장병들의 평가는 D레이션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야전의 장병들은 이 초콜릿을 그냥 먹거나 또는 총검 손잡이 등으로 잘게 부숴 뜨거운 물에 녹여 마셨다. 어쨌든 별로 선호되는 간식은 아니었기 때문에 민간인들에게 그냥 주거나 민간인, 다른 나라 군인들과 바꿔먹는 용도로도 많이 쓰였다. 이런 물건의 역할은 현대에는 에너지바 형태의 후아바가 계승한다.

드라마 밴드 오브 브라더스에서 웹스터가 네덜란드인 꼬마에게 주는 초콜릿이 D-레이션이다. 초콜릿의 명가인 네덜란드 출신인데도 불구하고 독일에 점령당한 뒤로[34] 어린아이는 평생 초콜릿을 먹은 적이 없었기에 미군이 질색하는 D-레이션을 맛있게 먹는다. 전쟁의 비참함 속에서도 드러나는 인간미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6. M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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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al, Combat, Individual (MCI)는 미군이 1958년에서 1980년 사이에 썼던 전투식량을 가리킨다. 베트남 전쟁에서 활약한 전투식량으로 유명하다.

MCI라는 별도의 명칭이 있으나, 2차 대전 때부터 미군에서 주구장창 써온 C레이션의 이름이 너무 인상에 남아있다보니 군인까지 포함해 다들 그냥 C레이션이라고 불러버리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베트남전때 C레이션이라고 부르던 것은 십중팔구 MCI다. 간혹 진짜 C레이션인 경우가 있기는 했다. 해병대 같이 보급이 부실한 부대는 재고품 C레이션을 받은 일이 자주 있었다고 한다.

한국군 월남전 수기를 보면 예외없이 몽땅 '씨레이숀'이라고 표기를 하는데 과일이 들어 있다는 표현을 보아 MCI로 보인다. 다만 윤충로의 <베트남 전쟁의 한국사회사> 127페이지를 보면 “65년, 6년도에 1944년 씨레이션이 와요. 시레이션 박스가 줄이 세 줄로 감아 있거든요. 쇠줄에 녹이 하나도 안 슬었어요. (중략) 우리나라에서는 그거 만들어 놨어도 저장 못해서 다 썩혔을 거예요.” (참전군인 김남길 증언)라고 하는 것을 보아 초창기에는 정말 씨레이션이 들어 왔던 것 같다. 월남전에 참전한 한국 군인이나 유출된 미군 물자가 유통되는 깡통시장 등을 통해서 우리나라에서도 그 시대의 C레이션을 먹어본 세대들이 있다. 파월 한국군 장병들이 귀국하면서 더플백에 넣어 가져와 그당시 아이들도 C레이션을 맛보기도 했다. 깡통에 든 동그란 비스켓, 둥근 밀크 초콜렛, 스팸 같은 통짜 가공 햄이 둥근 캔에 들어 있고 배나 복숭아 같은 절인 과일조각이 조금 큰 캔에 들어있고 작고 납작한 캔에는 땅콩 버터, 갈색 딸기잼 등이 들어있다. 그외 커피와 설탕이 납작한 사각형 봉지팩에 들어 있다. 깡통따개도 들어 있다.

구성은 C레이션의 개량형 정도다. 카드보드지 박스 하나에 큰 캔 하나, 작은 캔 두개, 작은 납작한 캔 하나가 들어간다. 고기가 들어가는 주식인 M-유닛과 크래커나 비스킷이 들어가는 B-유닛, 그리고 디저트가 들어있는 D-유닛 캔, 잡작한 작은 캔에는 스프레드류가 들어간다. 각 유닛은 M-1, M-2, M-3, B-1, B-2, B-3, D-1, D-2, D-3 이렇게 번호가 붙어있으며 같은 번호끼리 한 박스에 들어간다. M-유닛 내에서도 캔의 크기는 서로 다르다보니 한 박스 한 끼니를 꾸릴때는 박스 내에 꽉 차도록 M-유닛이 큰 캔이면 B-유닛을 작은 캔으로, B-유닛이 큰 캔이면 M-유닛이 작은 캔이도록 분배를 했다. 그리고 숟가락과 악세사리 팩이 포함해서 완성.

한 끼에 1200칼로리고 총 무게는 1.2kg, 부피는 1.5L 정도 된다. 이렇게 한 끼니 당 작은 상자 12개를 모아서 P-38 캔따개 4개를 추가하고 큰 상자 하나에 넣어 보급했다. 이 큰 상자가 11~12kg 정도 된다.

M-유닛은 M-1, M-2, M-3 세 종류로 나뉘며 M-1과 M-3가 작은 캔, M-2는 큰 캔.

B유닛은 B-1과 B-2가 작은 캔, B-3가 큰 캔.

D유닛은 D-2와 D-3가 작은 캔, D-1이 큰 캔.

악세사리 팩은 비닐 봉투 형태로 되어 있다.

여기에 추가로 플라스틱 숟가락이 들어가 완성.

전부 통조림 식단인데 P-38 캔따개는 12개 한 박스에 4개만 들어있다보니, 간혹 캔은 받았는데 캔따개가 없어서 허둥대는 일이 생겼다. 당시 군인들에게 카밀러스[38]가 지급되었으나 잃어버리거나 휴대하지 않는 일도 흔했으므로 군인들은 항상 P-38 캔따개를 군번줄에 걸어 휴대했다. 먹고 살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M-유닛은 고기 메뉴인 만큼 데워먹는 것이 좋다보니, 군인들은 야전에서 간단한 깡통 스토브를 급조하곤 했다. "C레이션 부니 스토브"라고 불리던 이 깡통 스토브는 B유닛 작은 캔 뚜껑을 따서 내용물을 먹어치운 후 P-38 캔따개로 측면 벽에 위아래로 통기 구멍을 여러개 뚫고, 안에 고체 연료를 넣어 태우는 형태였다. 그 위에 M-유닛을 올려서 불에 데우면서 취식하면 된다. 비슷한 깡통 난로는 2차대전 때부터 써왔지만, 고체연료 화력을 고려하면 B-유닛 작은 캔 크기가 딱 좋았다고.[39]

고체연료 대신에 C4 플라스틱 폭약을 조금 잘라다가 태우기도 했는데[40], 미지근하게 데우는 정도인 고체연료에 비해 C-4쪽이 더 화력이 좋아서 인기였다. 물론 아무나 그렇게 해먹은 건 아니고, C-4를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특수부대나 LRRP 팀원들의 특권 비슷한 것이었다. 이것도 C레이션 당시에 몇몇 부대에서 곧잘 쓰던 방법이었다.

이것 말고도 트럭 배기구에 M-유닛 캔을 쑤셔넣거나 전차 배기구 등 열이 많이 발생하는 곳에 함께 두는 식으로 데우는 기상천외한 방법[41]도 있었다.

MCI는 C레이션의 개량을 목적으로 만들어졌고 독자적인 이름을 붙일 정도로 확실히 C레이션 보다 나아졌다곤 하지만, 사실상 C레이션의 연장선상에 있었으며 누가 짬밥 아니랄까 봐 여전히 군에서의 평가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각종 전투식량을 통합한다는 의도로 개발되긴 했으나 여전히 MCI 하나로 모든 식량을 대체하긴 힘들었다.

애초에 당시 급양 체계는 A레이션[42]과 B레이션[43]을 주로 먹고 C레이션(MCI)은 부가적으로 가끔 먹는다는 계획이었는데, 그게 어디 전쟁 중에 마음대로 되나. 교전 상태가 지속되다보면 2주 이상 C레이션만 먹게되는 경우가 흔했다. 일이 이렇게 되다보니 몇개 안되는 메뉴에 질릴대로 질려버린 병사들은 조금이라도 더 맛있게 먹고자 타바스코 소스를 따로 휴대하고 다니며 끼니 때마다 잔뜩 뿌려 먹었다. 이러면 맵고 자극적인 맛으로 그나마 먹을 만 했다고. (그리고 이 상황은 MRE로 바뀐 뒤에도 변하지 않았다) 기록사진이나 각종 매체에서 병사들이 방탄헬멧 위장포 띠에 타바스코 병을 끼우고 다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는 이유다. 혹은 다른 메뉴를 서로 조합하거나, 추가적 조리와 별도의 양념을 가미하는 등 나름대로 요리법을 개발하기도 했다.

병사들이 개발한 요리법 외에도 미군과 타바스코 소스의 제작사로 유명한 메킬러리 사가 합작하여 전선에 뿌린 '찰리 레이션' 요리책이 있었다.[44] 코믹한 삽화와 함께 C레이션...이 아니라 MCI와 병사들이 쉽게 얻을만한 재료를 이용한 요리법과 타바스코 소스를 뿌려주었다. 여기에는 B캔 중에 파운드 케이크와 초코 사탕, 버터, 우유 등을 이용해서 아쉬운 대로 생일 케이크를 만들어 생일 파티를 할 수도 있었고[45], 베트남에서 흔한 쌀을 이용하여 미트볼 카레라이스를 만들어 먹는 등 꽤나 다양한 메뉴가 실려있었다. 별다른 조리 없이 먹으라고 만들어준 녀석으로 따로 요리를 해먹어야 한다는 건 뭔가 말이 안되는 것 같지만, 당장 병사들이 손에 넣을 수 있는 식재료가 이놈 뿐이었으니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MCI에 질려있던 장병들은 꽤 환영했다고 한다. 물론 MRE로 바뀐 다음에도 이런 요리책이 만들어졌다.

베트남전에 참전한 한국군도 같은 것을 보급받았던 만큼 다양한 평이 나온다. 대체적인 평은 처음에는 훌륭하나 너무 느끼해서 일주일 후에는 먹는 것이 고역이라는 것. 이 시기의 MCI에 대한 평가는 다양한 매체에서 접할 수 있으며 아래는 그 일부이다.
필자는 베트남전이 거의 끝나갈 무렵에 파병되었느데(6진 23제대), 그 당시 내 주위의 전우들은 작전지역에 투입되지 않으면 C-레이션을 먹을 수 없었을 뿐 아니라 K-레이션 조차도 분대장용으로 참치통조림 만한것 1개가 배급될 뿐, 나머지 중대 병사들에게는 드럼통 크기의 국통에 K-레이션 통조림 서너개 튿어 넣고 소금 섞어 끓인 멀건 국과 훨훨 날아다니는 안남미 밥이 평상시의 식사로 제공되었으며 그것도 배불리 먹을 수는 없었다. C-레이션은 고사하고 K-레이션 조차도 졸병에게는 정량이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그러기에 작전나가서 먹는 C-레이션은 너무 맛있었다. 젊은 병사들에게는 모든 것이 맛있을 수 밖에.. 중대 방석에 헬기로 보급품이 도착하고 다음날 새벽이 되면 본부요원들은 보급창고에 쌓여 있는 C-레이션 박스들을 등에 지고 위병초소로 날라야 한다. 대기하고 있는 반트럭에 넘겨주면 본부요원들의 임무는 끝난다. 모든 상황은 불문율이다. 본부선임하사(상사)가 도둑질을 지휘하여 자기도 조금 챙기고 윗선에 상납하는거 다 알고 있지만 서로 불문율을 지킨다. 불쌍한 졸병들의 입에 들어가야 될 C-레이션이 강탈당하는 것이다. 쥐꼬리만한 생명수당의 일부를 각출하여 현지인 상점에서 사 먹는 C-레이션은 꿀맛 그대로였다. 강탈당한 먹을 권리를 돈 주고 찾아 먹었으니...현지인의 상점에 가면 마치 군수품시장을 방불케한다. 없는 물건이 없다. 그런데 C-레이션은 그렇다 치더라도 K-레이션도 버젓이 선반에 진열되어 있는데 누가 팔아 먹었나? 호이안지역의 해병대원들도 그렇게 굶주리며 조국의 경제발전 사업에 참여하였다.
월남전 당시 주월 청룡부대(해병대) 소총중대에 지급되는 식품은 미제 C레이션(C-ration)과 월남쌀(안남미)이 전부였다. 월남쌀로 밥을 지어 C레이션과 함께 먹자니 넘어가지 않았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한다”더니, 시레이션이 영양가가 있는 줄은 알지만 식성에 영 맞지를 않았다. 그렇긴 해도 마늘, 파, 고춧가루 등 양념만 있으면 그런 대로 먹겠는데, 양념이 없어 목에서 넘어가지를 않았다. 안 먹으면 기운이 없어 움직일 수 없으니 안 먹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대처할 무슨 뾰족한 방법도 없고, 음식을 그냥 목구멍으로 넘기는 호스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음식을 앞에 놓고도 마음대로 먹지 못하니 배부른 배고픔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소대를 인솔하고 수색정찰을 나갔다가 손바닥만 한 파밭을 만났다. 그래서 파를 뽑아가지고 왔다. 그날 저녁식사 때 고추장 같은 양념은 없었지만, 파와 같이 시레이션을 먹으니 그야말로 살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1967년 4월 10일 시식용으로 K레이션(한국통조림) 한 상자가 나왔다. 밥 통조림에 김치도 있고, 두부조림, 멸치조림, 파래무침 등이 있었는데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했다. 잘 먹고 나니 살 것 같았다. K레이션(국산)과 C레이션(미제)을 반반씩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46]

LRRP 같은 도보순찰을 돌아야 하는 부대에게는 무게가 무겁다는 불평도 많이 샀다. 게다가 기도비닉에도 매우 불리했다. 그냥 버리자니 반짝여서 위치가 금방 들통나고 파묻아봐도 적이 꺼내서 세보면 병력 수가 쉽게 노출되기 때문이다. 배낭에 넣어두다 비에 맞으면 종이 상자가 찢어져서 내용물이 흩어지고, 상자에서 미리 빼도 깡통끼리 부딪쳐서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 건 덤. 이는 MRE의 포장 재질이 플라스틱으로 바뀌는 원인이 된다. 반면에 적, 그러니까 월맹군이나 베트콩들은 찐 쌀을 말린 것 등을 가져갔다.

결국 특수부대의 경량 휴대용 전투식량으로는 동결건조식으로 제조한 LRP가 제조되었다. 라프 밀, 롱렛이라고 부르던 이 LRP는 가벼운건 좋지만 물을 부어서 끓여먹는[47] 식량인지라 물이 더러운 베트남에서 제대로 먹을 수 있는 식수도 빠듯한 판국에 이것도 그리 편한 식량은 아니었다. 결국 MCI와 LRP를 섞어서 먹었다고 하며 이때의 경험을 통해서 나온 게 바로 MRE이다. 이쪽은 음료수 같은 걸 포기하면 대부분 물이 없어도 되고 급하면 데우지 않아도 먹는 것이 이론적으로 가능한 것들로만 채워져 있다.

C레이션에 대한 기묘한 미신과 불신은 극에 달했는데, 2차대전과 한국 전쟁을 거쳐오면서 계속 인기없던 메뉴인 "햄과 리마 콩" 메뉴는 베트남전에서는 메뉴 이름을 제대로 부르면 불운을 가져온다고 믿어 "햄과 니미 씨팔놈들(Ham and Motherfuckers)"이라고 불렸다.

또한 해병 전차병, 상륙장갑차 승무원 등에서는 D-1 메뉴에 가끔 들어있는 살구를 먹으면 전투 중에 죽거나 크게 다친다고 믿었다. 사실 살구에 관련된 이 미신은 2차대전 때부터 있었는데, 살구 냄새가 독가스 냄새 비슷하다고[48] 기갑병들은 절대 못 먹게 했다든지 손에 들어오면 갖다버린다든지 했다고 한다.

전투식량에 대한 미신은 MRE에도 계속 이어져서 미 육군과 미 해병대 대원들은 참스[49]를 먹으면 불운하다고 믿었다.[50] 그래서 그런 건지 몰라도 어느 순간부터 MRE에서는 참스가 사라져서 이런 일은 드물어진 상태이다.

챰스처럼 사망 플래그취급을 받지는 않았지만 땅콩버터도 꽤 푸대접을 받았다. 오래 보관하면 버터의 기름 성분이 떠오르고 그걸 섞지 않고 먹을 경우 맛이 이상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섞어도 갓 만든 것에 비하면 통조림의 철과 접촉하여 산화되면서 맛이 더 떨어졌다. 그런데 이게 묘하게 다른 용도로 쓰이곤 했다. 이질에 걸렸을 때 이 피넛버터를 먹으면 설사를 멎게 하는 효험이 있다며 주워먹는 사람도 있었고, 특수부대원들은 땅콩버터 안의 기름기 덕분에 장거리 순찰을 나가면 빈 통조림 깡통에 짜넣고 불을 붙여서 양초로 써먹었고, 커피 끓이는 데에도 써먹었다. 하지만 사용하고 나면 수통컵이 시커멓게 그슬렸다고 한다.

반면에 파운드 케이크, ( 과일) 깡통, 스파게티& 미트볼 등은 인기가 많았다.
여기서 파운드 케이크를 볼 수 있다.
시나몬 넛 롤을 고화질 사진으로 볼수있다.


미 육군 대령 헨리 모악이 1973년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을 때 '내가 전역하거든 먹자' 라고 아껴놨던 파운드 케이크를 2009년에 실제로 전역하면서 까서 먹어보는 동영상. 30년도 넘게 지났음에도 상태가 아직 신선하고 맛있었다고 한다. 현역 당시마냥 군번줄에 걸어놓은 P-38로 따는 모습이 포인트.총검으로 쑤셔서 꺼내는것까지 완벽

이외에도 어렵사리 MCI를 입수해 시식한 경험이 있는 세계 각지의 밀덕들도 케이크 쿠키, 초콜릿 디스크, 바닐라 퍼지, 크래커 같은 부식 종류는 땄을 때 거의 완벽한 신선도와 맛을 유지하고 있었고 먹어도 탈나는 일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다만 고기 위주의 주식류는 모두 시큼해지거나 상해서 먹지 못하고 버렸다고 한다. 하지만 보관 상태만 좋다면 1975년에 만들어진 MCI를 그로부터 45년 후인 2020년에 먹어도 별 탈이 없다고 한다.

MCI 내용물을 알고 싶다면 여기, 여기2, 여기3 참조.

7. 현대

1981년, 드디어 MRE를 도입하면서 미군 전투식량은 통조림을 벗어나게 된다. 하지만 레토르트 식품 형태로 바뀌면서 맛은 더 떨어졌다는 평이 많다.[51]

현재의 MRE, FSR, MCW/LPR 에 대해서는 더 자세한 MRE 문서의 해당항목을 참조바람.

이하는 현대 미군에서 사용되는 전투식량의 목록을 중심으로 한, 미군의 전투식량과 병영식 및 야전식에 관련해서 사용되는 용어 일람. 식량의 계급 문서의 설명과 함께 읽으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다.

MCI와 MRE를 비교하는 동영상. 둘 다 먹어본 입장에서 플라스틱 방수팩이라 깡통을 딸 필요가 없고 발열팩이 있으며 진짜 M&M's가 들어가는 등의 개선점을 소개하고 있다.

한국군 전투식량과 MRE를 서로 바꿔먹는 동영상.


[1] 단, 미국 내전 당시 남부측의 상황은 정말로 물자가 부족했다기보다는 철도등 수송역량의 부족으로 ' 후방의 물자를 전방의 전투부대까지 보내지 못하는 것'에 더 가까웠다. 예를 들어 당시 남군 병사들은 '지급받은 식량이 옥수수가루밖에 없고 취사도구 등도 없어서 옥수수가루를 물로 반죽하여 총신에 붙이듯이 감고 모닥불에 빵처럼 구워먹었다'(심지어 소금도 없어서 간도 하지 못했다) 라거나, '그나마 보관과 운송이 편리한 땅콩을 군량으로 지급했다'고 할 정도지만 정작 주요 도시중 하나였던 애틀랜타에서는 북군의 봉쇄로 인한 물자부족으로 '밀가루나 쇠고기, 양고기의 값이 십여 배 이상 폭등하여 가난한 사람들이 마음것 먹을 수 있는 것이라고는 옥수수가루나 닭고기, 야채밖에 없었다고 말할 정도의 극심한 식량난'에 시달렸다고 할 정도(도시는 농촌보다 인구밀도가 높아 식량 자급이 힘들기에 포위나 봉쇄 등으로 인한 외부 자원 유입 차단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 물론 남부가 농업경제였다곤 하나 엄연히 상업적 농업인지라, 사람이 굶어도 목화를 키우는 상황이었다. 시장경제에 의존하는 경제는 거래가 끊기면 그대로 무너지는 것. 면화도 덜 익은 것은 다래와 맛이 비슷하게 달큰한 맛이 나기 때문에 먹을 수 있지만 하지만 특유의 섬유질때문에 식감은 좋지 않았기 때문에 달달한 것이나 식량이 부족할 때 먹는 비상식량 정도의 작물이었다. [2] 쇠고기 육수 분말과 건조된 밀가루를 구워 만든 하드택 타입. [3] packet, 종이 또는 마분지로 포장됨. [4] corned beef, 소고기를 익혀 소금에 절인 것. 발음나는 대로 콘비프라고 부르기도 한다. 콘이라는 글씨가 있지만 옥수수가 들어가지는 않는다. 옥수수 알갱이처럼 굵은 소금을 친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이다. 스팸과는 미묘하게 다른데 식감이 고기에 가깝고 조금 더 짜다. 결정적으로 우리나라에서 먹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다. 수입코너에서 콘비프라고 써있는 것을 찾을 수 있을 뿐. 스팸보다 짠 염장 쇠고기를 한국인에게 먹으라고 하면 기절할지도... 스팸은 한국, 일본에서 잘 나가고, 콘비프는 필리핀에서 잘 나간다. 하지만 입맛 자체가 사람마다 각자 달라서 좋아하는 사람은 또 좋아한다. 특히 현재의 콘비프는 회사마다 짠 정도가 달라 한국 사람들 입맛에 맞는 제품도 나온 상태다. 물론 처음 나올 당시를 생각한다면 당연히 먹기 힘들지도. 일본에서는 전후에 미군을 통해 시장에 풀린 물량도 있고, 고도성장기 때 먹던 추억의 음식 정도로 여겨지며 여전히 팔리고 있다. [5] 비스킷과 비슷하게 밀가루 반죽을 두 번 구운 물건으로, 둘은 큰 차이가 없고 하드택이 조금 더 딱딱한 정도다. 굳이 우리말로 옮기자면 건빵 정도가 되겠지만, 우리나라의 건빵은 일본에서 개량된 형태라 서양의 하드택과는 꽤 차이가 있기 때문에 본 항목에서는 그대로 하드택으로 표기한다. [6] 말아서 나오는 완제품이 아니었다. [7] 원래 카우보이 빈즈라는 콩요리가 19세기부터 인기였다. [8] meat unit, M-unit [9] bread-and-dessert, B-unit [10] 당시를 회상하던 참전군인들 중에는 "오늘 저녁도 입맛이 안났다. 또 그놈의 마른 음식이 또 나왔다. 그런데 앞에서 누군가 고국에 있을 때 먹던 군침도는 음식 이야기를 하는 소리가 들렸다. 가서 그놈의 입을 틀어막고 싶었다."(병장). "C레이션을 삼켰는데 뱉을 뻔했지만 간신히 삼킬 수 있었다. 계속 소화를 시키느라 위에서 난리가 나는 것 같았는데, 다행히 배탈은 나지 않았다."(중위) ...라고 말했다. [11] 이탈리아에서 미국으로 이민온 에토레 보이아르디(Ettore Boiardi)가 마을에 이탈리안 스파게티 식당을 열었는데 특히 미국 사람들의 입맛에 맞춰 내놓은 미트볼 스파게티가 엄청난 인기였다고 한다. 그의 손맛에 반한 단골손님들이 엄청나게 많았고, 손님 중엔 사업가도 다수여서 헥터의 스파게티에 대한 상품화 제의를 하기도 했으며, 그 결과 미국 최초의 인스턴트 스파게티 제품을 출시하게 되었고, 이후 통조림 사업에 뛰어들어 2차대전 중 자신의 스파게티 통조림을 대량공급해서 막대한 부를 쌓았다. 현재에도 캠벨 수프와 함께 통조림 업계를 이끄는 양대 산맥 중 하나인 대기업이다. [12] 무엇보다도 기도비닉을 유지하느라 함부로 불을 피워 덥힐 수 없었기 때문이다. 마트에서 파는 셰프 보야르디나 다른 즉석 스파게티 캔보다 맛이 없는 물건을 데우지 못하고 그대로 뜯어먹어야 하는 열악한 상황이었다. [13] 한국전쟁 때 미군이 C레이션을 한국인에게 나눠주면서 그 안에 들어있던 인스턴트 커피가 한국인들의 입맛을 길들이면서 인스턴트 커피가 한국에 보급되는 계기가 되었다. 비단 커피뿐만 아니라 C-레이션 자체가 한국 전쟁 때 민간인들에게 군인이 하나씩 던져주면서 많이 퍼졌다. 이 C-레이션이 전후문학이나 이 시기를 다룬 한국 문학에서도 자주 언급되는 미군관련 필수요소. [14] 크라운 산도같은 것 [15] 국내 인지도야 럭키 스트라이크가 제일 높지만, 당시 미국의 광고나 사진을 보면 대부분이 카멜을 물고 있다. [16] 물론 후기인 1944~1945년에는 아침 메뉴가 다진 햄, 달걀&감자의 M-유닛과 오트밀 씨리얼 B-유닛이 채소 스튜 메뉴를 대체함. [17] 일례로 전후소설 '쑈리 킴'에서도 기지촌에서 미군들에게 매춘을 알선하는 주인공이 달러나 혹은 먹다 남은 레이션 통조림을 보수로 받는다. [18] 힌덴부르크 빵이라고 부르며 무를 갈아다가 빵처럼 익히고는 빵이라고 정신승리하던 눈물나는 음식이다. 지금도 가난한 음식의 상징으로 꼽힌다. [19] 비록 집안 사정이 궁핍하지만 명문가 출신으로서 몸을 섞지 않고, 정중하게 대우해 줄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20] 참고로 1960년대 당시에는 영어교육을 중학교 때부터 시작했는데, 중학교 진학률이 50% 안팍이었고, 영어 선생들의 실력에도 한계가 있었으며, 가정사정이나 경제적인 여건 때문에 국민학교만 졸업하고 바로 일터에 뛰어다는 청소년들이 많았기에 영어 알파벳만 알아도 감지덕지한 시기였다. 영어조기교육이 어쩌니 저쩌니하는 2000년대 이후로도 한국어와 영어의 언어학적 차이 때문에 대부분의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이 당시에 영어를 배우기 얼마나 어려웠을지 짐작할 수 있다. 오죽하면 클레이모어 지뢰에 적힌 FRONT TOWARD ENEMY를 읽지 못해 반대 방향으로 설치하여 몰살당한 소대가 여럿 있을 정도였다. [21] 물론 당대 한국인들은 상온에 음식을 두면 상한다는 상식을 몰랐을 정도로 무지하진 않았다. 아마 군대에서 교육받을 때 '전투식량은 보존성이 좋다' 라는 말을 '상하지 않는다'로 잘못 이해한 것으로 보인다. [22] K레이션, 정글 레이션, 마운틴 레이션, 텐인원 분대 식량. [23] 즉, 우리 조부모님 세대가 어렸을 때 먹었다는 C-레이션과 초콜릿은 C-2일 가능성이 높다. 당시 미군 수기를 보면 C-레이션 안에 들은 당과자류를 한국 아이들에게 주었다는 구절이 나온다. [24] 기존 C-레이션은 동일한 B-유닛만 3개였고 후기 C-레이션은 크래커 B-유닛 2개에 시리얼 B-유닛 1개였다. 그런데 미군들 사이에 크래커와 시리얼중 어느것도 포기할 수 없었던지 아예 크래커 B-유닛 3개에 시리얼 B-유닛 1개등 4개 형태가 된 것이다. [25] 썰어둔 햄과 달걀 또는 송아지 고기 덩어리. [26] 가공 치즈, 햄, 또는 햄과 치즈 [27] 맥아유라고도 한다. 맥아, 우유, 기타 곡물을 혼합한 시리얼을 말린 달고 고소한 간식이다. 한국인에게 그나마 연상하기 쉬운거면 마일로 음료를 생각하면 된다.(실제로 가나 같은 열대지방에선 마일로도 고형으로 파는데 그거랑 비슷하다.) [28] 닭고기 파테, 당근 사과를 가미한 돼지고기 런천미트, 소고기와 돼지고기 덩어리, 또는 소시지 [29] 약 113g [30] 당시 장병들 사이에서는 D-레이션을 두고 '초콜릿이 아니라 양초를 씹어먹는 맛이다'라는 말이 심심찮게 나왔고, 아예 히틀러의 비밀 무기라고 부르는 장병들도 있었다고 한다. [31] 원래 아즈텍 제국에서 만들던 최초의 초콜릿 식품으로 현재의 핫초콜릿과 비슷한 음료다. 걸쭉하게 끓인데다가 별도의 가당이 되지 않아 쓴맛도 강하고, 경우에 따라 고추같은 향신료도 첨가하다보니 맵기까지 했다. 이 때문에 쇼콜라틀을 처음 접한 유럽인들은 이걸 커피의 일종이라고 생각했다. 유럽인들이 이 쇼콜라틀에 설탕과 우유, 버터등을 첨가하면서 현재와 비슷한 핫초콜릿이 탄생해 유럽에서 인기를 끌었고, 고체 초콜릿은 더 후대에 개발되었다. 현재도 멕시코에는 쇼콜라틀을 파는 가게가 있지만 현대인들의 입맛에 맞게 어레인지되어 조금 독특한 핫초콜릿 정도의 맛이 되었다. [32] 크라운산도와 거의 동일한 물건으로, 한국에서 크라운산도는 1970년대 후반이 되어서야 일반인이 쉽게 먹을 수 있는 간식이 되어 유행했다. 이마저도 미군에게는 초코칩 쿠키를 넣기 전인 과도기의 물건이었다. [33] 한국에서는 1996년 칙촉이 출시된 후에야 대중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34] 네덜란드는 독일에 점령당한 뒤로 대대적인 자원 징발 때문에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었다. 마켓 가든 작전을 저지하는데 성공한 독일은 이 작전에서 네덜란드의 레지스탕스들이 연합군에 정보를 제공했다는 것을 밝혀낸 뒤, 대대적인 보복조치를 취하여 식량보급을 완전히 끊어버리면서 네덜란드인들은 1주일동안 1,000칼로리 정도의 식량로 겨우겨우 연명하는 처지에 이른다. 1945년경, 네덜란드 레지스탕스로부터 이 정보를 입수한 연합군은 독일 점령지에 빵을 공수하는 일명 만나 대작전을 나치 패망까지 시행하였으며 독일군 또한 처음에는 공습인줄 알고 경계했으나 빵과 같은 순수한 식료품을 계속 뿌린다는 것을 확인한 뒤에는 대응사격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운좋게 얻어걸린 빵은 그들에게도 꽤나 도움이 됐다고. [35] 제일 인기 없던 메뉴 [36] 크라운 산도 비슷한 형태 [37] 연한 사탕 비슷한 것 [38] 스위스 아미 나이프의 일종. [39] 그런데 이 방법은 통조림이 발명된 이후 흔하게 쓰이던 방식이다. 상황에 따라 스토브를 급조할 때에는 깡통만 한 게 없기 때문. 유투브에서 hobo stove라고 검색하면 별게 다 나온다. 아직까지도 아웃도어용으로 생명력이 남아 있다. [40] 컴포지션 계열 폭약들은 반응성이 상당히 둔감한 편에 속해 불을 붙이는 정도로는 격발하지 않고 그냥 활활 타기만 하기 때문에 이런 짓이 가능했던 것이다. [41] 이런 방식은 싱가폴의 전투식량 등에서도 사용 중이라고 한다. 실제 싱가폴 전투식량의 설명서에 의하면 따뜻한 엔진 보닛 위에 10분이나 일광에 30분 이상 데워먹으라고 표기되어 있기도 하다. 물론 제대로 데우는 것보다는 다소 미지근하지만 그래도 먹을 만하다는 평가가 있다. [42] 부대에서 먹는 일상식, 즉 병영식. [43] 야전 식당에서 조리해주는 식량, 즉 야전식. [44] 당시 CEO였던 월터 스토퍼 매킬러니(Walter Stauffer McIlhenny)의 아이디어로, 본인도 해병대 장교로 복무하며 과달카날 전투에서 맛 없는 전투식량때문에 고생한 경험을 살려 타바스코 소스를 정식 군납품으로 납품하기 위해 추진했다. [45] 밀리터리 Q&A를 진행하던 로널드 리 어메이도 현역시절 이런 식으로 야전용 컵케이크를 만들어먹었다고 한다. 오븐으로 쓰인 건 바로 지프차. [46] 조성국, 2005. 8. 29. [47] 한 식단에 700ml 필요한데 이걸 그대로 지켜서 넣으면 거의 곤죽이 되어버리기에 그것보다는 더 많이 넣어야 한다. [48] 아마 청산가리와 비슷했을 것이다. [49] charms. 꽤나 역사가 있는 브랜드로, 지금은 Tootsie 사로 들어가서 여전히 생산 중이다. 참고로 참스의 원형인 알사탕 버전은 롯데의 '사랑방선물' 캔디의 원조이며 미군은 이 사탕을 전투식량의 간식 및 비상식량으로서 대량으로 사용했다. 주로 이러한 전투식량 등에 사용하는 건 목캔디 정도의 크기와 형상으로 된 것들이다. 한국군에도 납품되다가 모종의 사건으로 더 이상 납품되지 않는다. [50] 이라크 전쟁까지도 이런 미신이 이어져서 제너레이션 킬을 보면 주인공들이 참스를 보자 식겁하면서 버리거나, 피떡이 된 험비 안을 보니 까먹다 만 참스가 보인다거나 하는 장면이 나오는 게 전부 이러한 미신을 묘사한 것이라고 한다. [51] 레토르트 식품 특성상 가열살균 과정을 거치면 당, 전분, 지방 등 모든 성분이 변성되어 고유의 맛을 잃어버린다. 특히 통조림으로 지급되던 후르츠 칵테일 등의 신선과일이나 야채류가 MRE로 넘어오며 거의 없어진 것도 타격이 크다. MRE는 중소형 패키지 형태로 만들기 때문에 C레이션 시절처럼 식자재의 원형을 살리기에 충분한 부피가 아니어서 개봉해 보면 눌리거나 찌그러진 형태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