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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18 05:28:24

국한문혼용체/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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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1.1. 관련 개념에 대한 오해1.2. 국한문혼용측의 주 논거1.3. 한글전용측의 주 논거
2. 논점들
2.1. 한국어 내 한자어의 점유율에 대하여
2.1.1. 한글전용론2.1.2. 국한문혼용론
2.2. 동음이의어에 대하여
2.2.1. 국한문혼용론2.2.2. 한글전용론
2.3. 한자 교육에 대하여
2.3.1. 국한문혼용론2.3.2. 한글전용론
2.4. 한자 사용의 효율에 대하여
2.4.1. 한글전용론2.4.2. 국한문혼용론
2.5. 전산 자료 입출력에 대하여
2.5.1. 국한문혼용론
2.5.1.1. 프로그램
2.5.2. 한글전용론
2.5.2.1. 프로그램 및 입력장치의 전면적인 개조 필요2.5.2.2. 빈도 순으로 된 사전 데이터를 마련해야 한다.2.5.2.3. 형태소 분석기의 도입 필요성2.5.2.4. 신조어와 고유 명사 문제2.5.2.5. 인명용 한자 처리 문제
2.6. 한자의 자형에 대하여
2.6.1. 한글전용론
2.7. 한자문화권 화자들의 국한문혼용체 이해도에 대하여
2.7.1. 한글전용론2.7.2. 국한문혼용론
2.8. 단어 사용의 오류 및 단어 의미 변질 문제
2.8.1. 국한문혼용론2.8.2. 한글전용론
2.9. 동명이인 구분에 대하여
2.9.1. 한글전용론2.9.2. 국한문혼용론
2.10. 장애인에게
2.10.1. 한글전용2.10.2. 국한문혼용
3. 방안과 반박
3.1. 국한문혼용론
3.1.1. 필요한 한자만 표기3.1.2. 한자 정비 사업3.1.3. 현실적인 제안
3.2. 한글전용론
3.2.1. 국한문혼용의 일관성에 대한 문제제기3.2.2. 허용범위 외 한자의 표기 문제3.2.3. 정보 전달의 비효율성3.2.4. '국한문혼용의 현실적인 제안'의 문제점3.2.5. 기타 문제
4. 관련 문서

1. 개요

1948년 〈한글전용에관한법률〉[전문]이 제정되었고, 1970년 박정희 정부가 시행한 '한글전용 5개년 계획' 이후 현재 ' 국한문혼용체'는 특수한 영역을 제외하고는 일상에서는 완전히 사라졌다. 그러나 국한문혼용체를 옹호하거나, 다시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국한문혼용을 옹호하는 ( 한자능력검정시험의 주최처 중 하나인) 단체인 ' 한국어문회', 그에 반대되는 한글전용을 옹호하는 단체로는 대표적으로 ' 한글학회'가 있다.

참고로 '한글전용에관한법률'은 2005년에 폐지되면서 국어기본법으로 흡수되었는데, 현재 국어기본법에서는 "공문서는 한글로 작성하되 필요한 경우 괄호 안에 한자나 외국 글자를 쓸 수 있다"라고 하여, 공문서에서 '한글전용'을 위주로 '한자병기'를 제한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렇게 법적으로 정해진 한글 전용은 공문서에 한정된다. 현재 이 외의 영역에서 한글전용을 강제하는 법은 없어 전용·혼용·병기는 사용자의 재량에 달려있는 문제이다.

그 이후 국한문혼용론자들의 헌법소원으로 한글전용 정책 자체가 법의 심판대에 오르게 되었다. 2016년 11월 24일 헌법재판소는 공문서의 한글전용 작성을 규정한 국어기본법 제14조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또 초·중등학교에서 한자 교육을 선택적으로 받도록 한 교육부 고시도 재판관 5(합헌)대 4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1.1. 관련 개념에 대한 오해


현재 국한문혼용을 주장하는 사람들 중 맨 위의 방안을 주장하는 사람은 소수이며, 타협적인 방안으로 국한문병용체나 일부 혼용체를 사용하자는 주장을 하는 경우가 다수이다.

1.2. 국한문혼용측의 주 논거

국한문혼용 지지론은 한자와 한글의 혼용을 통해, 라고 주장한다.

1.3. 한글전용측의 주 논거

한글전용 지지론은 라고 주장한다.

2. 논점들

2.1. 한국어 내 한자어의 점유율에 대하여

2.1.1. 한글전용론

3. ‘한글 전용’은 한자어를 배척함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한글만 쓰기로 하자는 것은 한자를 말살하자는 것은 아니다. 한자어일지라도 그것은 한자로써 쓰지 말고 한글로 바꾸어 쓰자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한글 전용은 ‘학교’를 ‘배움집’으로, ‘비행기’를 ‘날틀’로와 같이 하자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한글 전용을 방해하려는 사람들의 고의적인 모략에 지나지 않는다.

- <총회가 정한 한글 학회의 주장> 中[7]

국한문측이 가장 잘 주장하는 한자어 등은 그저 고유어, 외래어처럼 단어의 기원을 분류하는 방법이지 한자에서 유래한 한자어라고 한자로 써야하는 일말의 당위성도 없다. 오히려 현실에서 한자를 전혀 모르는 초등학생들도 한자어를 한글로 적으며 적절히 광범위하게 활용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한자어를 어려운 한자로 썼다가는 역으로 한자어 기반의 단어들을 사용하는데 큰 장애를 초래할 것이다.

2.1.2. 국한문혼용론

한국어 단어의 상당수가 한자어이며, 이는 한자 문맹이 언어생활의 빈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래와 같은 식의 기사가 대표적이다. 한자 문맹(漢字文盲) 벗어나자 - 漢字를 외국어 취급… 팔만대장경도 부정할 판

일단 가장 많이 알려진 '한국어내 한자어 비율 70% 설'은 그 근거가 없으니 부정한다고 치고, 위에서 언급된 '현대 국어 사용 빈도 조사'를 통해 조사한 논문에서는 한국어에서 고유어가 26.12%, 한자어가 66.32% 외래어가 4.02%, 고유+한자가 3.19%를 차지한다고 하며, 사용빈도 별로 단어들을 누적 비율 0~50%, 51~90%, 91~98%, 99~100%로 그룹화해서 조사해봐도 모든 그룹에서 한자어가 적어도 6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왔다. 한편 순수하게 국어사전에 단어가 실려 있는 퍼센티지만 계산할 경우 표준국어대사전에는 57%, 큰 사전에는 53%라고 한다. 다만 이 통계는 일상생활에서 별로 사용되지 않는 한자어, 즉 허수의 존재를 부정할 수 없다.[8]

하지만 일상 생활에서 실제로 사용되는 한자어의 비율은 이보다 훨씬 더 낮은데 300만 어절 균형 코퍼스에서 확인된 실사(고유어 및 한자어)의 계량적 분석결과를 정리하면 300만 어절 규모의 한국어 텍스트를 구성하는 전체 어절의 43.36%가 한자어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결과는 한영균(2003c)에서의 한자어의 사용 비율에 대한 분석 결과와도 대체로 일치한다. 즉, 100개의 한국어 단어를 접할 때에 그 중 한자어가 약 43개 정도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9]

한글전용론자 중에는 한자를 철저히 외국 문자로서 취급하며 그것이 사대주의라고 비난하는 경우가 있다. 영어나 기타 로마자 사용권의 언어를 모어로 하는 사용자들이 왜 우리는 우리가 만든 문자를 쓰지 않고 이탈리아(로마) 문자를 쓰는가? 라는 비판적 사고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한문은 이를테면 동아시아에서의 라틴어 및 그리스어와 같은 위상이며, 이를 표기하는데 쓰인 문자 '한자'는 중국이라는 특정 국가의 문자가 아니라 동아시아에서 수천년간 공통으로 향유해 온 문자이다. 국한문혼용을 지지하는 국어학자나 인문학자는, 언어동조대를 위시한 문화 교류는 서양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으며, 한글 전용은 동아시아의 언어동조대를 무시하고 문화적 고립을 자초하는 행위가 될 것이라 지적하고 있다.

어찌하였든, 일상어에서 한자어가 아주 주요한 비중으로 쓰인다는 것을 완전히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특히 라틴어와 마찬가지로 학문 분야는 큰 부분을 차지한다.

2.2. 동음이의어에 대하여

2.2.1. 국한문혼용론

한국어 단어의 상당수가 한자어로 되어 있어 동음이의어가 많으므로, 국한문혼용체를 사용함으로써 동음이의어 문제를 어느 정도 풀 수 있다. 국한문혼용과 국한문병기를 한다고 해서 동음이의어 문제가 완벽히 사라지지는 않지만 오해나 불통의 소지는 줄일 수 있으면 되도록 줄이는 것이 낫다. 문맥을 보면 뜻을 저절로 알아차릴 수 있다고 하는데, 언어생활을 한다는 것이 다만 문맥적 의미를 파악하는 것만을 뜻하지는 않는다.

한글로만 표기하는 경우 동음이의어의 검색이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예를 들면 폐에 있는 신체 부분인 기관지(氣管支)에 대한 정보를 얻고 싶은데, 포털 사이트에 '기관지'를 입력하면 목적을 띄고 발행하는 신문인 機關紙에 대한 검색 결과만 나온다거나 하는 경우가 있는 것.

즉, 대화상에서 나타나는 동음이의만이 문제가 아니고 자료 검색에 있어 동자이의어(同字異意語) 또한 문제가 되는데 국한혼용 체계에선 같은 음가를 갖더라도 동음이자(同音異字)라는 형태로 표현이 가능하며, 국한혼용 체계에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종종 동음이의어 때문에 정 헷갈린다면 문제가 되는 단어를 다른 단어로 바꿀 수도 있지 않냐는 주장이 나온다. 그런데 단어를 바꿀 경우, 원래 문장과 바뀐 문장이 동일한 의미를 나타내지 않는 경우가 있어, 두 글의 의미와 어감이 달라지게 된다. 이처럼 단어들 중에 '유의어'는 굉장히 많겠지만 '동의어'를 찾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며, 어떤 한자어를 다른 유의어로 대체하는 것은 결국 의미 전달에 왜곡이 생김을 의미한다.

또한, 한글 전용 세대에 들어서고 유독 유사한 음을 가진 한자어 단어 사용에서의 오류 사례가 늘고 있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를테면 연예演藝연애戀愛와 혼동하여 연예인을 연애인이라고 표기를 하거나 예시1 예시2,역할役割역활 예시로, 세뇌洗腦 조선일보에서 어렵다고 하듯이 기타 다른 표기로 사용하는 등의 현상이 웹상에서도 흔히 보이는 오류 사례이다. 반증反證방증傍證도 사람들이 많이 헷갈린다. 이는 결국 한글전용 세대가 한자 단어를 한글만으로 '기호화'하여 감에 의존하여 기억, 사용한다는 방증이며 이는 단어에 본래 내포된 의미를 퇴색시켜 단어의 의미가 서서히 변질되어 국어의 파괴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 사용자 본위적 입장에서 보면 한글 전용이 일견 편리해 보일 수 있으나 한자로 된 수많은 개념어를 오해없이 적확히 이해하기 위해서 한국어 화자가 한자 학습을 해야하는 필연적인 이유가 되며 국민의 기본적 한자 소양을 범국민적으로 높이기 위해서는 국한문혼용이 좋은 방법이다.

게다가, 한국 한자음의 현실상 한국 한자음의 발음은 450가지밖에 되지 않는데, 한자의 개수는 한국의 한자음 발음 수에 비해 몇십배나 많기 때문에 한 발음에 여러 개의 한자가 있다.[10] 이처럼 동음이의어의 문제가 한국어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언어의 공통적인 문제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한국은 오래 전부터 한자를 받아들이고 수많은 한자어를 지금까지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기왕에 우리가 잘 쓰던 한자를 혼용함으로서 동음이의어 문제를 일부나마 해소하자는 것이다.

물론 한글전용론측이 주장하는 것처럼, 어지간한 글에서는 문맥으로 동음이의어를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문맥으로 파악하기 힘든 경우는 분명하게 존재하며, 특히 학술에 있어서는 되도록이면 엄밀한 언어 사용이 필요한데, 문맥으로 독자가 파악하라고 하는 것은 (이것이 국한문혼용체를 써야 할 정도의 일인지와는 별개로) 그 자체로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예를 들어 서구 철학을 번역함에 있어서, forma와 speciebus와 figura는 각각 形相과 形狀과 形像으로 번역되며, 이들은 한국어로 모두 '형상'이다. 또한 ens와 genus는 각각 有와 類로 번역되며, 한국어로 모두 '유'이다. 조금 더 깊게 들어가자면 ens는 흔히 '존재자'로 더 번역되고 speciebus는 種이 더 흔한 번역이지만, 중세철학 전공자들은 ens를 有로 번역하는 경향이 있고, speciebus는 특정한 경우(성체성사 등)에는 形狀으로 번역된다. 그런데 이걸 국한문혼용은 그렇다쳐도, 한자 병기조차 하지 않고 학술 서적에 한글만 적어놓으면 가독성이 매우 저하되고 문맥상으로 파악하기가 어려워진다. 이 정도로 극단적인 예까지는 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학술 서적에서는 어지간하면 한자 병기 정도는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고려하면(이것이 국한문혼용체를 써야 할 정도로 중대한지는 차치하고), 한글만 써도 문맥으로 얼마든지 파악 가능하다는 말은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

2.2.2. 한글전용론

동음이의어 문제는 언어의 한계이지 표기 방식만의 문제가 아니며, 동음이의어의 문제는 한글뿐만 아니라 한자에도 있다.

동음이의어는 해당 언어의 생성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일 뿐이다. 예컨대, '바르다'라는 의미에도 많은 뜻이 있다. 곧다는 뜻도 있고, 옳다는 뜻도 있으며, 침이나 물풀을 종이에 문지를 때도 쓴다. 속어로는 다른 자를 짓밟고 이긴다는 뜻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이 말을 사용할 때 그걸 두고 구분할 수 없어 불편하다고 의견을 제시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의미의 혼동이 일어날 경우, 사람은 자동적으로 문맥을 파악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국한문혼용체 옹호론 문단에 있듯이 한 문장을 줬을 때 문맥만으로는 동음이의어 중에 어떤 뜻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일상적인 언어 생활에서는 단 한 문장으로 의사소통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대화를 하거나 글을 읽을 때에는 여러 개의 문장이 있는데, 그렇게 긴 텍스트 속에서도 문맥에 의해 파악되지 않는 동음이의어 사용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예를 들어서.
아버지가 내게 남겨 주신 것은 부채 뿐이다.

라는 문장이 있을 때, 여기서 말하는 부채라는 단어는

둘 중에 하나일 수 있고, 이 문장 만으로는 두 단어 중에 어느 것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다.[장단음관련] 그러나, 대부분의 언어 생활에서 단 한 문장으로 담화 상황이 종결되어 의미에 단절이 일어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위 문장에서의 '부채'가 어떤 의미인지를 추가적으로 설명해 줄 추가적인 상황 설명이 있는 경우가 잦을 것이다. 또한 문장의 분위기나 언어 생활 내에서의 확률적인 의미 빈도 파악으로 직관적인 구분을 가능케 할 것이다. 위의 문장만 주어졌을 때, 보통 '부채'를 '빚'으로 해석하는 것이 그 에시이다. 물건 '부채'는 '일반적인 경우에' 중요도가 매우 낮은 단순한 물품에 불과하기 때문에 '아버지가 내게 남겨 주신...'이라는 선행어와 호응하기에는 매우 매우 어색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별도의 추가적인 정보가 주어지지 않는 한 대부분 '빚'으로 해석하며

라는 추가적인 문장이 뒤따른다면 '부채'가 '손으로 흔들어 바람을 일으키는 물건'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 수 있고.

라고 한다면 여기서의 부채는 빚을 의미하는 것임을 평범한 한국어 사용자라면 쉽게 알 수 있다. 문맥의 구분이라는 게 꼭 한 문장안에서 이루어져야 할 필요는 없고, 언어 사용에 있어서 한 문장으로 소통이 끝나는 경우도 거의 없다. 만일, 저 정도의 문장이 주어졌는데도 주어진 문장에서 '부채'가 무엇인지 구분을 하지 못할 지경이라면, 그것은 그 사람이 극단적으로 어휘력이 부족하거나, 한국어에 능숙하지 못한 외국인일 것이다.

그리고 동음이의어는 전 세계의 대부분의 언어들이 가지고 있으며, 타 언어의 사용자 역시 소통에 큰 문제를 겪지 않고 있는 점 역시 한국과 유사하다. 대표적인 예로 영어를 보아도 영어의 단어들은 한국어 이상으로 다양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영어에는 ram('숫양' , '들이박다', '공성 무기인 파성퇴' 등),corn('옥수수', '굵은 알갱이', '곡물' 등), nail('손톱', '못'), lime(과일, 석회), right(올바르다, 오른쪽), fine(좋다, 잘다, 벌금) 등이 때에 따라서 다양한 의미를 지니는 단어가 많고 더 나아가 life(삶, 인생, 운명, 생활, 생명, 생물, 동물 등)처럼 정말 많은 의미를 가지는 단어도 적지 않게 있지만 영어 사용자들은 이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지 않는다. 우스갯소리로 다음과 같은 말장난을 치기도 한다.
또한, 한자는 동음이의어와 반대로 한 글자가 2가지 이상의 소리를 가지는 다음자(多音字)가 존재하는데, 다음자의 경우 의미, 맥락에 따라 음이 달라진다. 한국 한자음의 경우 풍류 악(樂)이 대표적인 예인데 이 글자를 '음악'의 의미로는 그대로 '악'이라고 읽고(예: 樂器 악기) '즐겁다'의 의미로는 '락'이라고 읽고(예: 娛樂 오락) '좋아하다'의 의미로는 '요'라고 읽는다(예: 樂山樂水 요산요수). 이런 경우에 해당하는 다른 글자들로는 나쁠 악(惡), 북녘 북(北), 죽일 살(殺) 등이 있는데, 惡을 '미워하다'의 의미로 쓸 때는 '오'라고 읽고, 北을 '달아나다'의 의미로 쓸 때는 '배'라고 읽고, 殺을 '빠르다'의 의미로 쓸 때는 '쇄'라고 읽는다. 이 글자들로 예문을 만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某 凶 犯罪者가 檢擧되자 사람들은 그의 行을 했다.
美國 南戰爭에서 南部軍은 部軍에게 했다.
새로 開發한 蟲劑의 廣告가 나가자 顧客들의 問議電話가 했다.
이를 한글전용체로 바꿔 쓰면
모 흉 범죄자가 검거되자 사람들은 그의 행을 했다.
미국 남전쟁에서 남부군은 부군에게 했다.
새로 개발한 충제의 광고가 나가자 고객들의 문의전화가 했다.
이와 같이 형태가 같은 글자가 맥락에 따라 다르게 읽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잘 모르는 사람은 위 예문의 嫌惡(혐오), 敗北(패배), 殺到(쇄도) 등을 '혐악', ' 패북', '살도' 등으로 오독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것. 서브컬처계에서도 한자의 독음을 오독한 사례로서 식령의 경우가 있다.(번역본인 한국판 말고도, 원본인 일본판 또한 한자의 독음을 오독하였다. 이러한 오독의 문제가 비단 한국어만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즉 敗北에서 '북'이라 읽지 않고 '배'로 읽는 것은 北 앞에 敗가 있기 때문이다. 한자혼용론자는 마치 한글전용론 쪽에서만 문맥에 의존하는 것처럼 말하지만 이게 문맥을 보는 것이 아니면 뭔가?

또한 과거의 한문 문헌을 보면 동음이의어 구분을 스스로 포기한 사례까지 있다. 간체자의 경우에는 획이 복잡한 한자들을 획이 간결하며 발음적 관련이 있는 한자들과 통합한 사례가 있는데, 곡식 곡(穀)을 골짜기 곡(谷)으로, 后와 後 모두 后로 통합된 것 등이 있다. 이를 보면 한자가 반드시 동음이의어의 모호성을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간체자가 만들어지면서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고 과거의 한문 문헌에서 흔히 나타난 사례를 간체자 제정자들이 참고한 것이다. 가령 後 대신 음이 같다는 이유로 后를 쓴 사례는 사서의 대학에서도 발견되며, 확인하고 싶으면 수신제가치국평천하 문서를 보면 된다.

2.3. 한자 교육에 대하여

2.3.1. 국한문혼용론

한자는 문자 교육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일례로 한글전용측이 주장하는 "문해율이라는 것은 어떤 문자를 자국어의 표기 수단으로 삼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는 주장은 틀리다. CIA World Factbook, 국제 연합 개발 계획 등 조사 단체에 따라 퍼센티지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대체적으로 한글을 쓰는 대한민국의 문해율은 한자를 쓰는 중국 본토의 문해율보다는 약간 높지만 정작 한자-가나혼용문, 즉 국한문혼용문과 매우 유사한 표기체제를 지닌 일본의 문해율과는 비슷하거나 오히려 일본보다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같은 중국어를 쓰는 중국 본토, 대만, 홍콩끼리도, 대만(대만 정체자) > 본토( 간화자) > 홍콩(홍콩 정체자)으로 문해율 수준에 차이를 보인다. 대만의 예를 봐도 문자의 단순성과 문맹률이 비례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대만은 약자를 만들지 않고 한국과 같이 정체자를 쓰는 국가인데 문맹률이 2005년 기준으로 2.84%로 간체자를 만들어 보급한 중국보다 낮다.

이는 문자를 배우고 읽을 줄 아는 데 중요한 것은 어릴 때부터의 체계적인 교육과 그것을 뒷받침해 줄 사회 체계이지, 어느 문자 체계를 사용하고 있느냐가 아님을 여실히 보여준다. 다시 말해서, 교육을 제대로 받고 그런 기회가 체제적으로 보장되어 있으면 배우기 어려운 글자를 사용하고 있든 배우기 쉬운 글자를 사용하고 있든 잘만 읽는다는 것이다. 한국어는 그 특유의 맞춤법 때문에 영어만큼은 아니지만 표기와 발음 사이에 엄청난 괴리가 존재하는 언어들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정상적인 사람은 학교나 가정에서 받아쓰기 연습을 하면서 한국어를 정확히 읽고 정확히 쓰는 방법을 익혔다.

한글전용론자들은 교계 및 학부모가 사교육 증가의 사례를 들어 한자 교육을 반대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2015년 10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찬성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초등교과서 한자 병기 "찬성 63% vs 반대 30%".

2.3.2. 한글전용론

한자는 익혀서 숙달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 과소평가되고 있다.

가령 일본에서는 상용한자 2136자를 가르치는 것에 문부과학성이 제시한 커리큘럼이 존재하는데 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까지는 단계적으로 6년에 걸쳐 1006자를 읽고 쓰는 것을 가르치며 나머지 1136자는 중고등학교 6년 과정에서 가르치는데 중학교 3년 간 과정에서는 그 한자들의 문자 자체를 읽을 수 있도록, 고등학교 3년 간 과정에서는 그 한자들을 직접 필기체로 쓰고 활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일본 정부 스스로도 자기나라 말에 쓰이는 한자를 마스터하는데는 이 정도의 시간이 걸릴 정도로 어렵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한자가 어렵다는 것은 비단 한국인만이 아니라 중국인이나 일본인들도 인정하는 부분이고, 아시아권이 아닌 사람들이야 말할 것도 없다. 괜히 중국인들이 간체자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게다가 한자를 공부하는 것은 상관없을지 모르지만 실생활에서 이걸 항시 외워 두고 사용하도록 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 때문에 최근 한자로 문자 생활을 하는 중국에서 디지털 전산화로 컴퓨터 및 모바일 입력 방식 증가와 문자 자동 완성 기능의 영향으로 중국인들도 한자를 읽을 줄은 아는데 정확히 쓸 줄 모르는, 제필망자(提筆忘字, '붓을 들었는데 글자가 생각나지 않는다'는 뜻)라고 부르는 현상이 늘어나고 있어 디지털 시대에 한자가 위기에 빠졌다'''는 기사들 #이 나오고 있을 정도다. 이는 자기네 글을 한자로 도배하는 중국뿐만 아니라 한자를 우리의 국한문혼용체와 비슷한 방식으로 쓰는 일본에서도 자주 일어나는 현상이다.

공문서나 국가기관의 문서, 교과서 등에 의무적으로 국한문혼용체를 쓰게 할 경우, 이미 한글 전용 교육을 받는 청소년들과 한글 전용 세태에 익숙해진 일반인들은 현재와 같은 문자 생활을 하기 위해선 원하든 원치 않든 한자를 배워야 할 것이고, 이는 한자 사교육 시장의 활성화를 부추길 우려가 있다.[13] 또한 공문서 등이 국한문혼용체로 작성되면 우려되는 부작용, 즉 한자를 모르는 사람과 아는 사람 사이에 정보 격차가 생기는 문제를 다시 발생시킬 필요가 없다.

한자혼용으로 가기 위해 초·중등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해 가르치는 것부터 시작하자는 의견에도 반발이 존재한다. "학부모들 가운데는 한자 교육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경우가 많지만, 자칫 정규 교과 과정에 대한 부담으로 사교육이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큰 것도 사실" '초등 교과서 한자 병기 반대 국민운동본부'는 초등 한자 병기에 반대하는 교사 1000명의 선언문을 발표하며, "초등 교과서 한자 병기는 어린이의 기초적인 언어 학습과 사고 발달에 장애를 초래할 수 있어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한자사용이 적어진 것은 교육과정이나 정부의 강압 때문이 아니라 그저 디지털화 된 시대에 한자의 효율이 낮아졌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도태된 것에 불과하다. 이걸 일부 계층이 아니라 전 초등학생들의 교육과정에 적용하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역행한다는 비판이 생기는 이유이기도 하다.

2015년 2월 전국 초등교사 1000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초등교사의 65.9%가 교과서 한자 병기를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같은 해 9월에는 전국의 교육대학교 교수 중 365명이 초등 교과서 한자 병기에 반대하는 주장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2.4. 한자 사용의 효율에 대하여

2.4.1. 한글전용론

국한문혼용은 확실히 비효율적이며 그 근거로 한자로 인한 문맹 문제를 들 수 있다. 문맹 문서를 보면 알겠지만 어떤 문화권의 토착민들은 해당 말을 모르는 경우보다는 글을 모르는 문맹자가 훨씬 더 많다. 이는 반대로 말하면 사람은 언어를 익힐때 글보다는 소리로 먼저 익힌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다. 그런데 위에서 말했듯이 어려운 한자로 쓰면 언어는 아는데 글자는 모르는, 즉 문맹자만 만든다.

거기에 국한문혼용체는 2개의 문자를 써야하니 물리적으로 한문이나 한글전용에 비해서 읽기에서 비효율적이다. 예컨대 「망간 團塊」라고 적혀 있을 경우, 團塊라는 글자를 알지 못하면 어떻게 읽는지 알 수 없으며, 따라서 찾아보기도 어렵다. 반면 '망간 단괴'라고 적혀 있으면 뜻은 몰라도 어떻게 읽는지는 알 수 있고 따라서 국어사전으로 바로 찾기도 쉽다. 반면에 團塊를 모르는 사람은 옥편까지 뒤져 봐야 한다. 사전을 찾아봐야 하는 수고가 두 배로 가중되기 때문에 찾기가 더 힘들어지므로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정보 격차는 더욱 벌어질 우려가 높다. 거기에다. 실질적으로는 두 배가 넘는 수고가 가중된다고 볼 수 있다. 한글로 적힌 단어는 자음과 모음의 순서를 알고 있으니까 ㅁ → 마 → 망 하는 식으로 찾아 나가면 간단하지만, 한자는 옥편을 찾을 때 음을 모를 경우 부수를 파악하고 찾는 방법과 그냥 총획수로 찾는 방법이 있는데, 후자의 경우는 획수를 세어 보아야 하는데다 웬만하면 같은 획수를 가진 글자들이 많아서(총획수가 6, 7획 이상쯤 돼도 그 글자 수가 수없이 많아진다) 찾기가 힘들다. 또한, 口(입 구)와 같이 사각형의 형태를 하고 있어 4획짜리 한자인 것 같지만 실제로는 위쪽과 우측의 변을 한 번에 쓰는 것이 올바른 획순이므로 3획짜리 한자라고 하는 등 형태와 획수가 일치하지 않는 한자도 많다. 부수가 대충 파악이 돼서 전자의 방법을 쓴다고 해도 부수를 제외한 획수를 파악해서 찾아야 하므로 역시 찾긴 쉽지 않다.

필기를 할 경우에도 문제가 발생한다. 한글전용일 경우 그저 맞춤법 등으로 인해 일정한 철자법을 지켜야 한다는 제약사항을 빼면 소리나는 대로 글자를 쓰므로 별 문제점이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국한문혼용은 대조적으로 일일이 해당 한자어에 해당하는 한자들의 모양을 미리 알고 있어야 하고, 해당 단어에 어떠한 한자를 써야 할지 모르거나, 설령 한자를 알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어떻게 써야하는지 까먹었을 때 일일이 사전이나 옥편 등으로 찾아야한다는 불편함이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또한 한자의 입력시간 역시 과소 평가되고 있다. 그 영향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신문. 특히 일간지는 속보성 매체로 제작 시간에 상당히 민감하다. 신문은 활판 인쇄로 제작되어 오다가 1990년대 중후반부터 컴퓨터 조판 시스템(Computerized Typesetting System, 일명 CTS)을 도입했다( 1994년 동아일보 컴퓨터 조판 시스템 전면 도입). 이는 1990년대 중후반부터 신문 기사의 한자 사용 감소와 일치한다. 1990년 연합뉴스 1998년 연합뉴스를 비교하여 보자. 기자들이 활자 시절에 원고를 손으로 쓸 때와 컴퓨터 전면 도입 이후 한자 변환의 차이를 뚜렷이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한자에 숙달하기 어려운 점과 한글 전용보다 느린 타이핑 속도는 오늘날과 같은 정보화 시대에 이르러 약점이 더욱더 부각되고 있다. 즉, 문서나 책뿐 아니라 인터넷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글을 주고받으므로 과거보다 글을 쓸 양이 훨씬 늘었을 뿐만 아니라 텍스트 접근의 용이성이나 직독직해성이 중요시되게 되었는데, 한자는 이러한 경향에 역행하므로 국한문혼용체를 사용하면 비효율이 극대화된다. 다시 말해, 시대에 역행하는 표기법이다. 이러한, 그리고 그 외 기타 제반 비효율은 동음이의어 의미 해소에 의한 비효율 해소보다 훨씬 크다.

또한 국한문혼용측이 주장하는 한자를 통한 의미의 해석도 잘못된 주장이다. 우선 한자어 중에서 문자적 의미와 실사용 의미가 다른 한자어가 존재하기 때문에 의미유추가 의미가 없는 경우가 많으며, 경우에 따라선 병기가 오히려 혼란을 가져온다. 실제로 고사성어가 이런 경우가 많은데 모순(矛盾)의 경우 문자적 의미인 “창과 방패” 가지고는 도저히 현재 쓰이고 있는 뜻을 유추할 수 없다. 문자적 의미가 '기(杞)나라 사람들의 걱정'인 기우(杞憂), 문자적 의미가 '배의 갑판 위에서 칼을 찾음'인 각주구검(刻舟求劍), 문자적 의미가 '칡과 등(藤)나무'인 갈등(葛藤), 문자적 의미가 '닭의 갈비뼈 부분'인 계륵(鷄肋) 같은 다른 고사성어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이런 문자가 만들어진 배경까지 알고 있어야지만 올바르게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다. 이런 유추방식이 통하지 않는다는 걸 잘 보여주는 예는 고사성어 이외에도 미국(美國), 영국(英國), 독일(獨逸), 아수라장(阿修羅場), 기하학(幾何學) 등 음차된 한자어이나 이성(理性), 주의(主義), 문명(文明), 윤리(倫理), 사회(社會), 선거(選擧) 금융(金融), 아령(啞鈴) 등 일본에서 중역된 한자어(일본에서 중역된 한자어들은 음차어와 달리 어느 정도 의미 해석은 가능하지만 아주 정확하지는 않다.)와 같이 무수한 예시를 찾아볼 수 있다. 이렇듯 유추해석은 자칫 단어의 의미를 오역할 위험성이 항상 존재하고 있다. 오역의 가능성은 자의적인 왜곡해석을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이는 계약서를 비롯한 미묘한 의미차이가 요구되는 상황에선 한자의 사용이 오히려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단어를 유추하는 것의 문제는 한자로 쓰냐 마나의 문제가 아니라 그 단어의 어원이 익숙하냐 아니냐의 문제다. 당장 국한문혼용측이 주장하는 전민변정도감을 살펴보면 모두 현대 대한민국에서도 잘 사용하고 있는 어근이나 단어를 모아서 만든 합성어이다. 다시말해 그것을 한자로 써서 유추가 가능한게 아니라 익숙한 어근이라 유추가 가능하다는 소리다. 반대로 사람들이 잘 모르는 어원을 조합한 단어라면 그것을 한자로 쓴다고 해서 잘 알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일례로 장례원(掌隷院), 사옹원(司饔院) 같은 기구들을 생각해 보자. 사옹원은 '아침밥 옹' 자가 사어가 되어서 잘 쓰이지 않는 단어가 되었고, 장례원은 한국에서 노비제 자체가 사라진 지 100년이 넘었기에 현대 한국인들은 노비에서 파생된 단어를 한자어든 고유어든 잘 모른다. 이처럼 단어 자체를 잘 모르는데 그걸 한자로 썼다고 해서 사람들이 잘 알 수 있을까?

결국 전문 용어 문제의 근본적 이유는 되는 이유는 평범한 사람들이 잘 쓰지 않는 혹은 정말 모르는 단어를 써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아무리 그때 번역을 잘했던 단어라도 300년이나 지난시점에서 안쓰고 변화된 단어들은 필연적으로 생기고, 언어의 변화로 사람들이 전문용어에 익숙해지지 않아서 생긴 문제다. 이런 전문 용어를 한자로 표기한다 해도 그 글자들의 뜻이 매우 명확하고 쉽게 전달되는 것은 아니고 익숙하지 않은 단어는 단어의 뜻에 대해 다시 한 번 공부해야 하는 것은 한자 표기나 한글 표기나 마찬가지이다.

이런 상황을 타개할 가장 좋고 근본적인 방법은 국한문혼용이 아니라 쉽고 익숙한 말로 풀어 쓰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한국에서는 익숙하게 바꾸는 중이다. 일례로 의학용어의 경우 1994년부터 시작된 의학 용어 우리말 개정 작업으로 정식 의학 용어를 쉬운 말로 개편하여 의과 대학 교육에 사용 중이다. 신문기사에서도 무릎뼈(슬개골), 넙다리뼈(대퇴골), 널힘줄(건막) 등의 개정된 단어가 점점 사용되기 시작하고 있다. # 더불어 세계화 시대에는 일부지역에서나 통용되는 일본식 번역 한자어를 가르칠 바에야 차라리 국제표준용어로 가르치는게 더 낫다. 한자 진영에서는 이에 대해 한자의 압축성이 훨씬 뛰어난데 용어 풀어쓰기는 낭비일 뿐이라고 주장하나, 현실적으로 한글로 풀어쓰는 시간이 한자로 압축하는 시간보다 훨씬 짧다. 이런 논리라면 한글보다도 훨씬 많은 공간을 차지하는 알파벳 계열은 일찌감치 도태되었어야 할 일이다.

2.4.2. 국한문혼용론

국한문혼용, 혹은 병기는 확실하게 용어나 단어의 의미를 유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물론 고사에서 유래한 한자성어 같이 비유나 관용적 표현에 가까워 한자만 봐서는 속뜻까지 유추해내기 어려운 단어들도 있다. 하지만 어느 언어에서나 마찬가지인 것처럼 이런 표현은 소수에 불과하며, 한자로 표기한다고 의미를 유추하기 어려운 단어들이 소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 단어를 한자로 표기해도 의미를 유추하기 어렵다는 식의 일반화로 이어지는 것은 큰 논리적 오류이다. 당연히 음차어도 마찬가지다. 현대에 자주 쓰이는 음차어는 국명을 음차한 단어들(미국, 영국, 독일 등)이나 불교 용어(열반, 석가 등) 정도 밖에 남아 있지 않은데, 그마저도 이태리→이탈리아, 불란서→프랑스, 열반→니르바나의 예처럼 점차 음차가 아닌 원어를 중시한 표기에 밀리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기본어휘에서 벗어나 고급어휘, 특히 전문용어 쪽으로 갈수록, 즉 언어습득에서의 결정적 시기(critical period)를 지난 이후에 접할 확률이 높은 단어일수록, 근대에 일본에서 만들어져 수입된 단어(이른바 일본식 한자어)의 비중이 높아지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일본인들이 애초에 이 한자어들을 만들 때 서양의 단어를 한문으로 ' 번역'한다는 차원에서 만들었다는 것이다. 즉 근대에 만들어진 일본식 한자어는 일본인들이 독자들이 한자를 읽을 수 있으면 단어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끔 서양어를 번역한 결과라는 뜻이다. 이런 번역 과정의 선구자 격인 스기타 겐파쿠는 번역서 '해체신서'에서 자신이 처음으로 만든 ' 연골', ' 동맥', ' 십이지장'과 같은 의학 용어 등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譯有三等。一曰翻譯。二曰義譯。三曰直譯。如和蘭呼曰偭題驗者即骨也。則譯曰骨。翻譯是也。又如呼曰加蝋假偭者。謂骨而軟者也。加蝋假者謂如鼠囓器音然也。蓋取義於脆軟。偭者偭題驗之略語也。則譯曰軟骨義譯是也。又如呼曰機里爾者。無語可當無義可解。則譯曰機里爾。直譯是也。余之譯例皆如是也。
말을 옮기는 데는 세 가지가 있는데, 첫째가 번역이요, 둘째가 의역이요, 셋째가 직역이다. 네덜란드인이 부르길 벤데렌(偭題驗, beenderen)이라고 하는 것은 뼈인 즉 '骨'이라고 옮긴 것과 같은 것은 번역이다. 또 카라카벤(加蝋假偭, kraakbeen)이라고 하는 것은 무른 뼈를 말하는 것인데, kraak은 쥐가 그릇을 갉아 먹는 소리로, 무르고 부드럽다는 뜻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been은 beenderen의 약어이다. 즉 '軟骨'이라고 옮긴 것과 같은 것은 의역이다. 또 키리이루(機里爾, Klier)이라고 하는 것은 해당하는 단어도 없고 뜻을 풀이할 수 없는 즉 '機里爾'라고 옮긴 것과 같은 것은 직역이다. 내가 말을 옮긴 사례는 모두 이와 같다.

근대에 만들어진 한자어는 보통 이러한 과정을 그대로 따라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단어들이다. 그리고 '용어'라는 것은 해당 단어가 의미하는 바를 간결하면서도 떠올리기 쉽게 압축해서 만든 것이기 때문에, '단어 자체만 봐서는 기껏해야 유추만 할 수 있지 정확한 정의까지 파악할 수 없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처음부터 성립할 수가 없다. 물론 전문인이라면 전문용어를 공부할 때 정확한 의미를 공부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용어를 한자로 표기함으로써 얻는 효과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는 이미 배운 단어인데 의미가 생각나지 않을 경우 어렴풋이나마 연상을 할 수 있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비전문인이 단어를 접했을 때 의미를 유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첫 번째의 예를 들자면, 가령 역사 시험에서 '전민변정도감을 설치한 효과는?'이라는 문제가 나온다고 할 때, '전민변정도감'이 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문제 자체에 손을 대기가 어렵다.

하지만 '田民辨整都監'이라는 표기를 보았을 때는 '고려 후기 권세가에게 점탈된 토지나 농민을 되찾아 바로잡기 위하여 설치된 임시 개혁기관'까지 자세하게 생각이 나지는 않더라도 한자를 통해 '토지와 백성을 분별하고 정리하는 고을 기관'까지는 유추가 가능하게 되며, 머리가 좋으면 여기서 원래의 뜻까지 연상해낼 수도 있다. 두 번째의 예를 들자면, '모 씨가 심근경색으로 사망하였다'라는 기사를 보았을 때 일반인은 '심근경색'이라는 단어를 처음 볼 경우, 이것이 심장에 생긴 병이라는 것은 유추할 수 있어도 어떻게 아프다는 것까지는 유추하기 힘들다. 그러나 '心筋梗塞'이라는 표기는 정확한 정의까지 알 필요는 없어도 ' 심장 근육 쪽이 막혀서 생기는 질병'이란 것까지는 유추하게 해 줄 수 있다. 두 사례 모두 이 세상의 모든 단어를 어렸을 때 미리 배워놓지 않은 이상 필연적으로 자주 일어나게 되는 사례이며, 이런 문제가 대체로 더 쉽게 해결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국한문혼용문은 한글전용문보다 더 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문제를 쉬운말로 개편해서 씀으로써 해결하는 것은 압축성이 좋은 한자어에 비해 더 풀어서 표현해야 한다. 이로인해 생기는 부담을 '글자수 몇 자 늘어나서 무슨 상관인가'라고 할 수 있겠지만, 언어의 경제성은 꽤나 다방면에서 나타나는 현상이고 글자수가 늘어난다는 것은 이런 현상을 역행하는 것이다. 이미 여러 방면에서 언어순화 운동이 펼쳐졌는데도 불구하고 극소수의 단어들만 정착에 성공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별로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다. 게다가 전문용어를 순화한다고 하는 경우 거의 한자어를 고유어로 바꾸는 과정을 통해 순화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의미가 별로 없다.

2.5. 전산 자료 입출력에 대하여

2.5.1. 국한문혼용론

일본어 IME처럼, 한자 혼용에 최적화된 한국어 IME를 만들면 한자 혼용이 문제없이 이뤄질 수 있다. '한자를 입력한다'를 입력 → 변환 키를 눌러 변환 → '漢字를 入力한다'로 변환됨 → 엔터 키로 확정과 같은 과정을 거쳐 입력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한자를 입력하려면 시간이 많이 든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물론 한글 전용문보다는 한자 혼용문을 입력하는 경우에 시간이 다소 많이 들 것임은 인정하나, 입력하는 사람이 꼭 필요한 한자 몇 글자를 입력하는 시간을 조금 더 들이면 독자들이 무슨 뜻인지 몰라 어리둥절해하는 시간이 줄어들 것이다. 그런 독자가 수백만 명이라면, 사회적 능률 저하가 엄청나게 크다. 요컨대, 입력자가 소비하는 시간뿐만 아니라, 독자들이 소비하는 시간(의 합)도 생각해야 한다.

현재의 한글전용체에 최적화되어 있는 일반 한국어 입력기 때문에 국한문혼용문을 입력하거나 직접 쓸 때 생기는 불편함이 과대평가된다. 먼저 국한문혼용문과 한글전용문을 각각 컴퓨터로 입력했을 때 생기는 현저하게 입력하는 속도차이가 점점 과거의 이야기가 되었다. 20세기에 기술이 부족하고 '한자 직접 입력기'라는 개념이 생소해, 한자 활자를 일일이 찾아서 인쇄하거나 한자를 한 글자씩 입력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이런 얘기는 현대, 특히 2010년대에 들어서는 '새나루', 'SCIM', '일중자판' 등의 국한문혼용문을 감안한 입력기가 나오고, 창힐수입법, 오필자형수입법이 소개되고 뿌리법이 개발·보급되면서 더 이상 통하지 않는 말이 되었다. 국한문혼용문으로 입력하는 속도가 한글전용문으로 입력하는 속도를 따라잡을 수 있음을 일본어 입력기(자동완성 기능 및 변환 내용을 기억하도록 설정)의 예로 확인할 수 있다. 일본어를 입력할 때에 동음이의어가 나올 때마다 문자열에서 알맞은 단어를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순한글 한국어를 입력할 때보다 훨씬 느리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실제로는 입력기가 주위 문맥에 맞게 어휘를 파악할 수 있을 정도까지 프로그래밍 기술이 발달했기 때문에 입력 속도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다.

Windows 11 이후 윈도우 IME에서 어휘 단위로 한자 변환을 지원하며, 한컴오피스 한글에서는 오래 전부터 어휘 단위로 한자 변환을 지원했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은 대부분의 국한문혼용 지지자는 1~2000자 정도의 완곡한 국한문혼용을 주장하며, 모든 고유명사나 인명, 지명을 한자로 표기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지지자 내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부분이다. 만약 모든 고유명사나 인명, 지명은 현행대로 한글전용으로 하되 문장 텍스트에만 제한된 국한문혼용을 적용한다면, 꾸준히 IME 프로그램을 다듬는 정도의 작업은 필요하겠지만 중국이나 일본처럼 막대한 돈을 투자하며 변환입력을 만들어 나갈 필요가 없다.
2.5.1.1. 프로그램
한자를 직접 입력하게 하는 IME를 접합하고, 한자키의 용도를 '입력 중인 한글을 독음으로 하는 한자를 선택하는 창을 띄우기'에서 '한자 입력 상태로 전환하기'로 바꿀 수 있다. 이러면 사전 데이터를 내장하지 않아도 되고 용량 자체가 줄어드는 장점이 생기지만, 중화권 창힐수입법, 대이수입법, 오필자형수입법 같이 숙달하기까지 오래 걸리는 단점이 생긴다.

2.5.2. 한글전용론

국한문혼용문은 한자만 쓰는 것이 아니라 한글도 써야 한다. 두 개의 문자 체계를 굳이 유지하는 것은 글자를 더 적는 데 따르는 시간적 소비도 크고, 잉크나 공간 낭비 등의 면에서도 비효율적이다. 국한문혼용은 문자를 입력하는 사람이 수백, 수천만 명일 경우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실시간 쌍방의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는 현대의 환경에선, 굳이 한자를 더 입력하는 번거로움과 시간적 낭비를 할 바에는 차라리 그 시간에 더 많은 대화를 하는게 의미전달에 더 효과적이다.
2.5.2.1. 프로그램 및 입력장치의 전면적인 개조 필요
한국어 입력을 지원하는 모든 프로그램들을 뜯어고쳐야 하며, 키보드도 같이 뜯어고쳐야 한다. 한자 혼용을 잘 하기 위해서는 단어 단위로 변환되는 IME를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한국어 IME는 어디까지나 '한 글자'를 조합하는 데 최적화돼 있고, 여러 글자를 조합하는 것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한국어 IME에서 다음 글자를 입력하려고 하면 그 앞의 글자는 조합이 이미 끝난 상태가 된다. 예를 들어 '한국어'라는 단어를 입력한다면(밑줄 친 글자는 조합 중인 글자), → 한 → 한 → 한 → 한국 → 한국와 같이 된다. 상태에서 ㄱ을 누르면 한이 되지, 한ㄱ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단어 단위 변환이 가능하려면 마지막 낱자인 ㅓ까지 쳤을 때 한국어와 같이 '어'뿐만 아니라 '한국어'의 조합 상태가 유지돼야 한다. 한국어인 상태에서는 '한국어' 전체를 한자로 변환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한국일 때는 '어'만 한자로 변환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한국어 IME는 한 글자씩만을 조합한다는 가정 하에 만들어진 상태이고, 따라서 한자 혼용에 최적화된 IME를 만들기 위해서는 IME의 구조를 뜯어고치기 전에 한국어 입력을 고려한 모든 프로그램을 뜯어고쳐야 한다. 한국일 때 '한국어' 전체를 한자로 변환 가능한 건 어디까지나 일부 워드 프로세서에 한정될 뿐이고, 이런 워드 프로세서들은 어디까지나 자체적으로 입력 시스템을 구현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단어 단위 변환이 지원되는 환경에서도, 변환 후보에 한자로만 된 단어만 있고 한자와 한글이 섞인 단어와 한글로만 된 단어는 없다는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서 '위해'를 변환하면 危害만 나와서는 안 되고 '爲해'도 나와야 하고, '가면'을 변환하면 假面만 나와서는 안 되고 한글로만 된 '가면'도 나와야 한다. '사회를 위해 돈을 기부한다', '경주에 가면 첨성대를 볼 수 있다' 등을 입력하고 변환했을 때 危害, 假面만 튀어나오고 '爲해', '가면'이 나오지 않으면 제대로 된 IME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반면 일본어 IME는 이런 '爲해', '가면'과 같은 경우까지 고려해서 한자와 가나가 섞인 단어 또는 가나로만 된 단어도 변환 후보에 나온다.)

또한, 한국어 키보드는 타자기 시절부터 이미 하나같이 한글전용체에 최적화된 상태로 만들어져 왔고 지금도 그렇다. 그래서 국한문혼용체에 최적화된 키보드의 개발이 불가피하다. 참고로 일본어 키보드는 이렇게 생겼는데, 국한문혼용체에 최적화된 키보드도 이와 비슷하게 만들어질 것이다. 일본어와는 달리 한국어는 띄어쓰기를 하기 때문에, 일본어 IME와는 달리 space로 변환을 할 수 없고 한자 변환 키와 space 키가 반드시 따로 존재해야 하며, 한자 변환이 빈번해질 것이므로 한자 키의 넓이를 늘리고 space 키의 넓이를 그만큼 희생해야 한다. 즉 한자 키는 왼손 엄지로, space 키는 오른손 엄지로 눌러야 하게 되는데, space를 왼손 엄지로 누르는 습관이 있는 사람들은 굉장히 불편할 것이다. 또한 한/영, 한자 키가 따로 없는 키보드에서는 한/영에 오른쪽 alt, 한자에 오른쪽 ctrl을 쓰는 것이 일반적인데(일단 윈도 기본 값을 기준으로 한다), 오른쪽 ctrl은 크기가 작고 새끼손가락으로 누르므로 자주 누르기 불편하다.
2.5.2.2. 빈도 순으로 된 사전 데이터를 마련해야 한다.
한자 혼용을 하려면 단어 단위 한자 변환을 위한 사전 데이터가 필요하며, 데이터의 배열은 효율적인 변환을 위해서라면 빈도 순으로 해야 한다. 국어사전에서 단어들을 추출해도 해결되는 문제가 아닌데, 국어사전의 표제어 배열 순서는 빈도보다는 한자의 획수를 기준으로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찌어찌 해서 빈도 순 사전 데이터를 마련한다 해도, 세월이 지나면서 단어의 빈도도 바뀌기 마련인지라 효율적인 변환을 위해서라면 수시로 IME 사전 데이터를 업데이트해 줘야 한다.

또한 효율적인 변환을 위해 일본어 IME의 학습 기능[14]을 도입할 경우, 전자 기기를 새로 살 때 불편해지며(변환 결과들을 자신에게 맞게 만들어야 하므로), 남의 컴퓨터에서 입력을 해야 할 때는 자신도 한자로 변환하는 결과가 컴퓨터 주인에게 맞춰져 있으므로 입력이 불편하게 되고, 그 컴퓨터의 주인에게도 본의 아니게 피해를 주게 된다. 자신이 자주 쓰는 말을 그 컴퓨터의 IME가 기억하게 되기 때문이다. 러키☆스타 애니메이션을 봤다면 23화의 이 사례를 떠올리면 이해가 될 것이다.
2.5.2.3. 형태소 분석기의 도입 필요성
효율적인 변환을 위해서라면 문맥에 따라 자동으로 적절한 한자를 한번에 선택하도록 IME를 '똑똑하게'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이것이 가능하려면 IME 내부에 형태소 분석기를 도입해야 하는데, 예를 들어 '위해'를 입력하고 변환할 경우 이것이 '위하다'(爲하다)의 활용형인 '위해'(爲해)인지, '위험과 재해'를 뜻하는 단어 危害인지를 IME가 한번에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했듯 '위해'를 치고 한자 변환했을 때 '爲해'가 나오는 IME는 아직 없으며, 번역기조차 형태소 분석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対抗して時代나 必要韓紙, 設設定長いこと 같은 오역을 내뱉는 것을 보면, IME가 이러한 형태소 분석을 제대로 한번에 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문맥에 맞게 한번에 잘 변환하게 만들려면 어떤 단어가 어떤 단어와 잘 어울려 쓰이는지를 정리한 데이터(예컨대 '비명을 지르다'일 때에는 '비명'과 '悲鳴'을, '비명을 새기다'일 때에는 '비명'과 '碑銘'을 짝지은 데이터)도 있어야 하는데, 이 데이터를 마련하기는 정말 장난 아니게 어렵다. 게다가 아무리 형태소 분석기의 성능이 좋고 데이터가 잘 만들어져 있어도 IME가 사람이 아닌 이상 IME의 판단이 완벽하다는 보장도 없다. 예를 들어, '인도로 간다'라는 문장의 경우 그 인도가 人道를(사람들이 걸어가는 길을) 말하는 것일 수도 있고 印度를( 인도공화국을) 말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런데 그 문장을 입력하는 사람이 둘 중 무엇을 의도했는지는 컴퓨터가 알 길이 전혀 없다. 그래서 IME는 '인도'에 대해 人道와 印度를 모두 제시할 것이고, 그중에서 알맞은 것을 사람이 직접 고를 수밖에 없다.

결국 IME가 자동으로 변환해 준 문자열을 사람이 눈으로 확인해 봐야 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2.5.2.4. 신조어와 고유 명사 문제
대중화되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전산용 국한문혼용체 입력 방법이 존재하며 이들의 성능이 우수하다 하더라도, 결국은 일본어 입력기가 그러했듯이 여기서부터는 한자의 특성상 어쩔 수가 없다. 신조어가 생길 때마다 꼬박꼬박 IME에 넣어 줘야 한다. 그리고 한자 혼용을 한다면 고유 명사 또한 반드시 한자로 쓰게 될 텐데, 유명인이 생길 때마다 그 유명인의 이름을 꼬박꼬박 IME에 넣어야 한다. 게다가 이런 것들이 수백 년이 지나서 쌓이고 쌓이면 IME 사전 데이터만 몇 기가에 달할 수도 있다.

게다가 인명을 한자로 입력하는 것은 정말 불편하다. 일본어 IME로 인명을 입력할 때 맞는 한자 찾는 데만 몇 분 정도 소요되며, 원하는 한자가 변환 후보에 없으면 개별 한자들을 그 한자들의 다른 독음을 이용해서 입력해야 한다. 예를 들어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이 유명해지기 전에는 すずみや를 치고 변환하면 涼宮가 나오지 않았다. 그 당시에 涼宮를 일본어 IME로 입력하기 위해서는 すずしい 치고 涼しい로 변환한 뒤 しい를 지워서 涼만 남기고, みや를 치고 宮로 변환해야 하는 삽질을 해야 했었다. 유저 사전에 등록하면 된다고는 하지만, 다른 컴퓨터를 쓰거나 휴대 전화를 쓴다면 유저 사전도 그다지 좋은 해결책이 되지는 못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모든 컴퓨터나 휴대 전화가 똑같은 유저 사전을 공유하지는 않으며, 유저 사전을 쓸 수 없는 환경도 있다. 실제로 성우 마츠오카 요시츠구(松岡 禎丞)의 이름 禎丞는 よしつぐ로 변환해도 나오지 않고, 동방 프로젝트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의 등장인물 이름도 별 희한한 게 많기 때문에 입력하려면 저런 삽질을 해야 한다. 한국인이나 중국인 인명 한자는 아예 입력이 안 돼서 각종 서비스에 불편을 겪는 일도 허다하다.

한국어 IME로도 마찬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예를 들어 澈秀라는 이름을 입력하고 싶다고 하자. 그런데 '철수'를 치고 변환하니 哲秀, 徹秀 등 후보가 너무 많아서 후보에 澈秀가 있더라도 원하는 후보 澈秀를 찾는 데에 시간이 꽤 걸릴 수도 있고, 반대로 후보에 澈秀가 없어서 澈秀를 입력하기 위해 추가적인 삽질을 해야 하는 불편함이 생길 수 있다. 게다가 모든 한자문화권 인명들이 제깍제깍 한자 표기가 공개되는 것도 아니다. 당장 김정은만 해도 오랫동안 正雲으로 잘못 알려져 있었고, 리설주도 기껏 이름은 파악해놓고도 정작 한자 표기가 확인되지 않아서 표음표기가 없는 중국에서는 그냥 궁여지책으로 그럴싸한 한자로 대충 때워야 했다. # 아예 순우리말 이름인 경우에는 답도 없어서 한자 수업이 있는 학교에서는 다른 학생들이 이름 석자 깜지를 쓰며 끙끙대고 있을 때 순우리말 이름을 가진 학생은 성 한 글자만 한자로 쓰고 나머지는 한글만 쓰며 유유자적하는 어처구니 없는 경우도 있다.
2.5.2.5. 인명용 한자 처리 문제
게다가 인명에 쓰이는 한자를 문제없이 처리하기 위해서는 IME 데이터 업데이트뿐만 아니라 글꼴도 뒷받침돼야 한다. 현행 완성형은 모든 인명용 한자를 포함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모든 인명용 한자를 문제없이 출력하기 위해서는 모든 인명용 한자를 지원하는 글꼴을 제작해야 하며, 새로운 한국어 문자 집합도 제정해야 한다.[15] 게다가 인명용 한자가 정해진 건 1990년대 초반이기 때문에, 그 이전에 이름이 붙은 사람들 중에서는 유니코드에도 없는 벽자를 쓰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다. 실제로 일본의 TV 연출가이자 영화 감독, 프로듀서 중 한 사람은 이름에 禾변에 斉가 붙은[16], 유니코드에도 없는 글자를 쓴다. 이에 관한 극단적인 사례로는 山+幷이 있는데(유니코드에는 등재되어 있으나 일부 환경에서는 지원되지 않는다), 이것은 훈음조차 없는 글자다.

이와 같이 유니코드에 없는 글자가 있으면 그 글자들이 유니코드에 등록되기 전까지는 사용자 영역에다가 그 글자들을 따로 배당해 써야 하는데, 개인 혹은 단체마다 같은 글자에 대해서 다른 코드를 사용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기 때문에 정보 교환에 엄청난 걸림돌이 된다. 사용자 영역을 쓰는 모든 사람들이 사전에 합의하지 않는 한(그리고 사전에 합의할 생각이라면 그냥 유니코드에 정식으로 배당받아서 쓰는 게 몇천 배는 낫다), 같은 A라는 글자가 어떤 컴퓨터에서는 U+E000에 들어가 있을 수도 있고 어떤 컴퓨터에서는 U+E100에 들어가 있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그러면 같은 A라는 글자를 표현하기 위해서 어떤 컴퓨터에서는 U+E000을 쓸 것이고 어떤 컴퓨터에서는 U+E100을 쓸 것이며, 따라서 제대로 정보 교환이 될 리가 없다. 그리고 일부 검색 엔진은 사용자 영역 문자를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사용자 영역 문자를 쓰면 검색도 제대로 안 된다.

그리고 유니코드 새 버전이 나올 때마다 어떤 한자가 추가됐는지를 확인해서 사용자 영역의 문자를 유니코드에 정식으로 배당된 문자로 바꿔 줄 필요가 있다. 반면 현대 한글은 유니코드 2.0(1996년)부터 모두 유니코드에 들어가 있다.

실제로 대법원의 문자 코드와 행정안전부의 문자 코드가 달라서 충돌이 생기는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포항시 주민등록 개인이름 한자 틀려 '물의'). 더 구체적으로는, 대법원은 유니코드 기반이고 행정안전부는 KS X 1001 (KS C 5601) 완성형 기반이라 상호 간의 정보 소통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상태라고 한다(출처: 人名用 漢字의 國際標準化 方案 硏究(인명용 한자의 국제 표준화 방안 연구)).

2.6. 한자의 자형에 대하여

2.6.1. 한글전용론

한자에는 자형이 비슷하지만 의미가 전혀 다른 한자들이 많은데, 다음의 예를 보자.
[ 펼치기 · 접기 ]
||<tablebordercolor=#ddd,#383b40><tablebgcolor=white,#1c1d1f>
날 일
||
가로 왈
||<|43> ||
나라 이름 진
||
아뢸 주
||

재물 화

품삯 임

원숭이 신

갑옷 갑

새 조

까마귀 오

울 명

슬플 오

하늘 천

일찍 죽을 요

낮 오

소 우

잠잘 면

눈 안

사람 인

들 입

베풀 시

나그네 려

클 대

개 견

볼 견

조개 패

갈 왕

살 주

매울 신

허물 건

흙 토

선비 사

제후 후

기후 후

붉을 적

또 역

뜻 정

게으를 타

허깨비 환

어릴 유

항상 상

치마 상

방울 란

새이름 란

저자 시
巿
슬갑 불

맏아들 주

투구 주

나무이름 등

나무이름 등

고을 주

물가 주

위엄 위

다 함

술병 종

쇠북 종

흰 백

스스로 자

오얏 리

끝 계

곡식 곡

젖 누

클 혁

바둑 혁

바람벽 벽

둥근 옥 벽

찌를 자

어그러질 랄

아가씨 희

삼갈 진

기울 보
𥙷
도울 보

근심할 우

수사슴 우

수북히 담을 몽

아늑할 녕

임금 황

허물 죄

조정 정

끌 연

맏 총

덮어쓸 몽
𣜦
나무 이름 도

벼 가릴 도

스승 사

장수 수

높을 존

제사 지낼 전

곱 배

모실 배

땅의 신 기

공경할 지

팔 매
𧶠
팔 육

아홉째 천간 임
𡈼
빼어날 정

몸 기

이미 이
𡿦
땅 곤

내 천

경계할 경

놀랄 경

지킬 수

열 한 째 지지 술

굽 높은 그릇 례

푸질 풍

물 이름 멱

흐를 율

나 여

투겁창 모

주살 익

꺾창 과

울릴 향

잔치할 향

세울 건

걸어가는 모양 율

이을 승

도울 승

형통할 형

누릴 향

포대기 체

제사 이름 체

소리 성

향기 형

빽빽할 밀

꿀 밀

피리 약

피리 약

구차할 구

빠를 극

옷 이름 곤

땅 이름 연

풀 초

쌍상투 관

양 양
𢆉
찌를 임


조심할 기

멀 형

지날 동

뒤쳐져 올 치

천천히 걸을 쇠

사마 사

오총이 인

지낼 력

책력 력

꿰뚫을 관

말 무

밑동 적

헤아릴 상

찰 한

출 건

감출 혜

상자 방

나뭇조각 장

조각 편

아들 자

외로울 혈

옳을 의

숨 희

도끼 월

다섯째 천간 무

새 을
𠃊
숨을 은

물 이름 영

이삭 영

부러워할 선

고을 이름 이

모일 회

거듭 증

쉴 휴

용렬할 분

이는 전한 때에 선진시기의 문헌을 대대적으로 정리하면서 기존의 자형이었던 전서의 복잡한 자형 또한 간략하게 정리했고 현재의 한자 원형이 만들어지게 되었는데 당시의 사람들 역시 간략한 걸 좋아하다 보니 중복되는 게 많아지게 된 것이다. 표에 나와 있는 예시를 보듯이 한 긋 차이로 의미가 선명하게 갈리는 한자들이 이보다 훨씬 많다. 더 나아가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한자만 따져도 수천 자가 넘는 현실에서 이렇게 닮은 꼴 한자가 많다면 사용자가 주의를 기울인다 해도 사용자가 불완전한 인간인 만큼 기억력의 한계 및 부주의 등으로 본의 아닌 실수를 해 한자를 잘못 읽을 확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런 판국인 만큼 90년대 중반 이전엔 닮은 꼴 한자로 인해서 벌어진 해프닝이 많이 벌어졌다. 특히 국한문혼용이 활발했던 신문상에서 이런 일이 많이 벌어졌는데, 하도 유명해서 나무위키에 항목이 만들어진 견통령을 비롯해 이승만 대통령의 이(李)를 계절 계(季)로 잘못 써서 정간 먹은 신문도 있었고,[20] 한 교열 기자가 '주택사업 백지화'를 제목으로 달면서 '백지화(白紙化)'를 한자로 쓰려 했는데, 흰 '백(白)'자에 가로줄 한 획 차이 나는 스스로 자(自)를 쓰는 실수를 저질러 결국 결과는 아주 이상한 어감의 '자지화(自紙化)'……가 되어 버린 사례도 있었다. 참고로 이런 오탈자 사례는 한자 사용이 빈번한 중국, 일본에서도 많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에서 원자바오(温家宝; 온가보) 총리의 보(宝)자를 집 실(室)로 잘못 적은 대형 사고가 있었는데 이 일로 관계자 17명이 문책을 당했으며, 일본의 경우 80년대 요미우리 신문에선 메이지 대제(明治大帝; 명치대제)의 대 자를 개 견(犬)자로 오자를 내는 망신을 당했다.

이런 해프닝이 비단 신문상에서만 구현된 것이 아니다. 1986년 프로 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사회자를 맡은 영화배우 이보희가 유격수 발표에서 ' 金在博(김재박)'이라는 선수를 '김재전'이라고 호명했다. 하지만 시사회 분위기가 한순간에 싸해졌는데, 김재전이라는 선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후에 그 이유가 밝혀졌는데 김재박(金在博) 선수의 '넓을 박(博)'을 전할 전(傳) 자로 잘못 읽어 생긴 실수였다. 그리고 이 이후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수상자 이름을 한글로 적는다.

이런 사례들을 보면 한자를 같이 혼용한다고 해서 동음이의어보다 더 심각한 문제인 오탈자로 인한 의미 혼란 문제가 생겨 버린다. 지면이 훨씬 넓은 신문에서도 심심치 않게 벌어졌는데, 크기에 제한이 있는 스마트폰에서 한자를 보면 미세한 획이 잘 구별이 안 되는 상황이다. 다시 말해 닮은 꼴 한자로 인한 오탈자는 발생 시 독자가 알아서 문맥에 의지하던가 알고 있는 지식으로 걸러낼 수밖에 없는데, 작성자 및 독자의 수준이 낮은 경우엔 문맥에 따라 구분하지 못하고 오자를 그대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엄밀히 말해서는 '홋(ㅎㅗㅅ)카이도'를 누군가가 '훗(ㅎㅜㅅ)카이도'로 잘못 보고 '훗카이도'로 쓴 게 퍼지기도 하고, '퀄(ㅋㅝㄹ)리티'를 누군가가 '퀼(ㅋㅟㄹ)리티'로 잘못 보고 '퀼리티'로 쓴 게 퍼지기도 하는 등 획이 적은 한글만으로도 오탈자 및 오독이 일어날 가능성이 꽤 있는데, 더욱 복잡한 한자까지 혼용한다면 오탈자 및 오독이 더 심하게 일어날 것이다. 또한 모양이 음과 연관된 한글에서의 오탈자는 비슷한 모양인 경우 비슷한 발음이므로 틀렸을지언정 보면 무엇을 의도하고 쓴 글인지 알 수 있는 반면, 한자의 경우에는 모양과 음이 전혀 관련이 없는 표의 문자의 특성상 비슷한 모양이라도 전혀 다른 뜻과 발음을 가져 그 의미가 전혀 다른 뜻이 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고 원래 의미를 유추할 수 있을 정도라도 그 오자 자체가 큰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볼 수도 있다.

2.7. 한자문화권 화자들의 국한문혼용체 이해도에 대하여

2.7.1. 한글전용론

먼저 한가지 짚고 넘어갈 문제가 있다. 아래 국한문혼용 진영의 주장에서는 다른 언어의 화자를 배려해서 국한문혼용을 주장하는 이가 없다고 항변하는데, 1990년대 말 국한문혼용 진영의 가장 강력한 논거가 바로 중일 관광객 배려였다. # 이 정책이 아래에서 보듯 처참한 실패로 돌아간 지금 공식적인 단체 차원에서는 슬그머니 주장을 접고 있으나, 아직도 대중적으로는 국한문혼용(과 이를 위한 한자 학습)이 한자문화권과의 소통에 도움이 된다는 식의 인식과 오해가 팽배하며 이를 수많은 중국어, 일본어 교육자, 전문가들도 언급하고 해명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 충분히 논할 가치가 있다.

같은 한자 문화권이라 해도 중국어 화자가 일본어를 읽으려면 일본어를 배워야 하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인 것처럼 중국어 또는 일본어 화자가 한국어를 읽으려면 한국어를 배워야 함은 당연하다. 저 앞의 의미 유추 관련 문제에도 있지만 한자의 뜻풀이에 의지하는 것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특히 고유 명사가 큰 문제인데, 한국어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는 사람이 '大田에 갔다'라는 문장에서 大田을 대전광역시가 아닌 그냥 '큰 밭'으로 잘못 해석할 수도 있다. 문학작품 등이 아닌 지도, 안내도 같은 경우에는 고유 명사 임을 명확히 알 수 있어 이런 가능성은 매우 떨어진다. 다만 이런 경우 한국어 지식이나 참고할 만한 라틴 문자 표기도 없는 경우에는 한자어로 표기 된 한국 고유 명사를 자국 한자음으로 발음하면 한중일간 한자음의 차이로 인하여 의사소통에 장애가 생길 수 있다. 한국에 관광 온 중국인에게는 '따뎬'으로 읽히는 한자 표기보다는 몇시간 정도의 학습으로 충분히 읽을 수 있는 '대전'이라는 현지식 표음표기와 거기에서 습득, 현지인들과 소통 할 수 있는 발음이 훨씬 유용하다.

역내 안내표기도 타는 곳, 갈아타는 곳, 나가는 곳 식으로 순우리말 표기로 되어 한자 혼용할 부분이 없고 중국어나 일본어를 별도 표기를 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지하철내 표지판에 일본어, 영어, 한국어, 중국어들을 모두 표기하는 다국어 표기를 하고 있다.

게다가 중국은 간화자, 일본은 일본식 약자( 신자체)를 사용하는 등 한자의 모양이 다르다. 당장 運轉만 해도 일본에서는 運転이라고 쓰며, 중국에서는 运转이라고 쓴다. 특히 간화자는 한자의 모양을 심하게 줄여 정체자와 모양이 심하게 이질적인 경우가 많아, 정체자만 공부한 사람은 알아보기가 쉽지 않다. 한자진영에서는 간화자나 신자체도 정체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쉽게 유추가 가능하다고 주장하나 실제 중국 및 일본인들의 반응은 전혀 다르다. 이들의 주장에 따라 정체자를 기껏 표기해놨더니 정작 대다수의 중국인, 일본인 방문객들은 정체를 거의 인식하지 못해 결국은 중국어 및 일본어 표기를 별도로 하는 방향으로 완전히 바뀌고 말았다. 한자진영의 기대와는 달리 국내 중국어 및 일본어 진영에서도 교육자건 학습자건 공통된 의견이 한국식 정체자는 백날 배워봤자 쓸 데가 없다는 것이며, 일부 한자학습의 효용성을 인정하는 경우도 어디까지나 '읽고 쓰는데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정도지 '듣고 말하는데는 오히려 방해가 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심지어 간화자 및 신자체 일부 글자들은 아예 정체의 전혀 다른 글자를 끌어와서 대체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21] 정체자 학습이 쓸데가 없는 수준으로 끝나면 다행이고 방해가 될 걱정까지 해야 할 판이다.[22]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이 한중일 공용한자 선정 문제다. 현재 각국 상용한자 현황은 중국 3,500자, 일본 2,136자, 한국 1,800자인데, 한중일 공통으로 통용하기 위해 선정된 공용한자는 한국 상용한자의 절반도 못되는 808자(...)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서 한국에서 한자 학습 백날 해봤자 일본어나 중국어 학습을 위해서는 그 학습량의 절반 이상을 매몰비용 처리하고 공용한자의 3~4배에 달하는 분량을 새롭게 학습해야 한다는 소리다. 심지어 이 808자는 어디까지나 각국에서 공통적으로 사용된다는 것이지 이 문자들이 각국에서 일상적으로, 높은 빈도로 활용된다는 것도 아니다. 그럴바에야 그냥 처음부터 일본어나 중국어 한자를 체계적으로 배우는 게 훨씬 효율적이다.

고유 명사 문제 뿐만 아니라,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에서 쓰는 한자어들이 저마다 다르다는 문제도 있다. 국가별 동형이의자, 국가별 이형동의자 문서 참조. 예컨대, 애인(愛人)이라는 단어는 중국어에서는 '배우자'를 뜻하고, 일본어에서는 '애첩'을 뜻하지만, 한국어에서는 그냥 '연인'의 동의어로 여겨진다. 중국어(또는 일본어) 화자가 한국어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이 愛人이라는 단어를 보고 '배우자'(또는 '애첩')라는 뜻으로 잘못 해석할 수 있다는 말이다. 요컨대, 한국어를 제대로 해석하려면 한국어에 대한 사전 지식을 쌓아야 하는 것은 한글로만 쓰나 한자를 섞어 쓰나 매한가지 이므로 차라리 그냥 한글로만 쓰는 게 낫다. 애초에 한국어는 한국어 화자들을 위한 언어라는 점은 당연하다. 즉, 한국어 화자들이 잘 쓰면 됐지 일일이 다른 언어의 화자까지 배려해 줄 필요는 없는 것이다.

실제로 철도의 경우, 역명을 한글과 한자로 병용하고 있으나 한자표기란에 한자어가 아닌 지명이나 단어의 경우 한글 표기 할 수 밖에 없어 '서울大入口' '까치山' '加山디지털團地' 같은 표기를 한데 대한 비판하는 기사가 있다. 서울시의 입장도 '한자표기 자체가 내국인을 위한 보조수단 성격도 있는 만큼, 외국인 관광객들만을 위해 수정할 수는 없다.'이며 따라서 지하철 역명의 한자 표기는 어디까지나 한자 지명을 확실히 새겨 둠으로서 동음이의 지명으로 오인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국어 표기의 연장 선상이며, 한국어의 범주에 속하는 국한문혼용체로는 '서울驛'표기가 맞는 것이고 이를 중국인이 알아보게 '首尔站'로 표기하는 것은 한국어를 벗어난 중국어 표기가 되어버린다.

또한 한국인이 우리말만 알면, 또는 편한 우리말으로 외국인들을 위한 표기를 할 수 있다는 점도 최소 20년 전의 옛말에 가깝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더이상 국한문혼용체는 “편한 우리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90년대에 한자사용과 국한문혼용체를 폐지하고 나서도 세월이 한참 지난 21세기의 대한민국에서는, 특히 1990년대와 그 이후 출생자의 경우(2021년 기준으로 30대 초반까지.) 거의 대부분 한문과 한자가 많이 섞인 수준의 국한문혼용체 역시 외국어 취급인 점을 감안해야 된다.

위에 언급한 완전한 한글전용 시대(서울올림픽 이후)에 태어나 자라난 사람들은 한국인임에도 불구하고 일상생활 수준에서는 차라리 영어를 읽는 게 더 쉬우며 고급학술활동과 같은 수준에서는 국한문혼용체를 읽든 영문을 읽든 한글전용이 아닌 이상에야 어차피 사전이나 번역기 펼쳐야 이해가 된다는 사람도 많다. 한국어를 로마자로 쓴 것 말고 진짜 영어 문장 말이다. 사실 90년대를 전후하여 영어(외래어)의 사용의 늘고 한문(한자어)의 사용이 줄었으며 교육 방침도 이를 따라가서 영어 교육이 강화되었고 한자와 한문 교육은 축소나 폐지된 지 오래이다.

물론 이런 현상 자체를 비판하는 경우도 있지만 어차피 한문도 중국의 것이고 영문도 서양의 것이라면 둘 다 그 뿌리가 외국 문물임에는 변함이 없으며 더 편하고 세련된 것을 쓰면 그만이라는 주장도 매우 강하고 일리가 있음을 감안해야 된다. ‘승강기’(한자어) 라고 쓰고 읽는 것보다 ‘엘리베이터’(외래어) 라고 쓰고 읽는 것이 더 편한 사람이 더 많아지고, ‘昇降機’(한문)를 이해하는 사람보다 ‘elevator’(영문)를 이해하는 사람이 더 많아진다면 과감하게 전자의 표기를 포기하고 후자를 쓰는 것이(그리고 한자문화권의 타국에서 온 외국인용 표기는 필요하다면 별도로 하는 것이) 언어의 사회성과 언어의 경제성 측면에서 유리하다.[23]

2.7.2. 국한문혼용론

국한문혼용론에서는 한글전용론의 위와 같은 주장도 의미가 없는 것으로 본다. 한국어를 정확히 이해하려면 한국어에 대한 사전 지식이 있어야 하는 것은 기본적인 상식이고, 국한문혼용을 중국인이나 일본인의 편의를 위해 시행하자고 주장하지도 않는다. 그러한 사실을 중국인이나 일본인이 인지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오해이다.

다른 언어의 화자를 배려해서 국한문혼용을 시행하자고 주장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다만, 국한문혼용체를 중국인이나 일본인이 일부나마 인지할 수 있다는 것이 국한문혼용을 시행함에 따른 부수적인 효과로 본다고 하는 것이 맞다.

사실, 지명의 유래를 굳이 중국이나 일본, 대만 등의 외국인에게 일일이 설명할 필요도 없고, 그것이 중요한 문제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한문혼용을 시행하면 어느정도의 부수적 정보전달 효과는 당연히 얻는다. 일본에 東海道, 上野라는 지명이 있다고 해서 그것을 동쪽 바다의 길이라던가 윗쪽 들이라고 한국인이나 중국인이 오해할까? 부산(釜山)은 가마솥의 산이겠구나 라고 생각할까? 설령 그런 사람이 있다고 한들 그게 무슨 상관인가? 지명은 대도시의 경우에 자연스레 알려지기도 하고, 알려지지 않은 소도시나 마을 이름 이라도 그것이 지명이라는 것 정도는 한국인 중국인 일본인 각자 서로가 당연히 인지한다. 널려있는 표지판과 각종 정황상 그것을 한 고유명사로써 인식한다. 田中(전중)은 다나카 라는 일본의 성씨이지만 이 사람의 이름이 쓰여진 명함을 보고 ~밭 사이~논 사이[24]라고 생각하는 사람 따윈 없다.

위에서 한자 혼용이 불가능한 부분이라고 언급된 '갈아 타는 곳', '타는 곳', '나가는 곳' 도 換乘, 乘降場, 出口로 표기하면 될 뿐이다. 대전광역시(大田廣域市)를 큰 밭 광역시 라고 해석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과도한 억측이다. 중국이나 일본 등 다른 한자 문화권의 화자들이 한국어를 잘 모르더라도 한자를 혼용하면 그 한자를 보고 의미를 좀 더 쉽게 파악할 수 있다.

2.8. 단어 사용의 오류 및 단어 의미 변질 문제

2.8.1. 국한문혼용론

한글전용으로 바뀌고나서 생기는 단어의 미묘한 사용 오류 범례 혹은 그 사용례가 국어사전에서 정식으로 인정되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를테면 '폭발'을 폭로 사용하는 오류, 현재시각(現在時刻)'은 현재'시간'으로 1월은 '1월 달'로 (1月에 이미 '달'이라는 의미가 함유), 세수(洗手, 손을 씻는다는 의미에서 얼굴을 씻는 세면(洗面)의 의미가 포함되거나 변질) 문외한은 무뇌한 정도는 문맥으로 의미 파악이 가능하다고 치더라도, 아예 다른 단어인 무난문안을 혼동하는 등 사용자의 몰이해로 인한 오류가 점점 늘어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사용의 오류 범례를 보면, 사용자가 한자어로 구성된 단어를 한글이라는 기호와 음성(音聲)으로만 머리 속에 기억하고 이를 사용함에 있어 감(感)에 의존한 어휘사용으로 미묘한 차이가 무시되어 종국에는 많은 국어의 어휘 파괴 등의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 바른 언어 사용을 위해 도와주는 사람들을 거슬린다고 생각하는 건 사실 인성의 문제지만 무시하자

국어사전에서 '구루마'를 쳐보자. ‘수레1(바퀴를 달아서 굴러가게 만든 기구)’의 잘못. 이라고 나온다. 손에 들고 있는 가이드북에 '이곳에는 가지 마시오'라고 적혀있다면 그건 가이드북(안내서로서의)이 아니고 지침서다. 언어의 변천이라는게 어느 순간 사전과 국립국어원에서 A라는 단어를 오늘부터 B라고 바꾸겠습니다 땅땅땅 하고 바꾸는게 아니다.라고 하는데 바로 그걸 국립국어원이 하고있다(...)

효과(效果)도 민간에서 이미 '효꽈'라는 발음으로 널리 사용되는데 국립국어원에서는 무조건 된소리를 회피하라며 '효과'라는 발음이 맞다고 개정하여 이미 방송국 아나운서들은 이를 준수한 발음을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게 어떻게 민간에서의 자연스런 언어의 변천과정을 반영한 사례인가? 미류나무는 미루나무로 바꾸면서 어느쪽이 맞는 방향인지 갈팡질팡 하면서 제대로 된 잣대조차 갖추지 못한 채 국어 정책을 펴고 있는 곳이 국립국어원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반에서 흔히 '짜장면'이라 불리는 음식도 '자장면'의 잘못 이라고 쓰여있었다. 민간에서 단지 흔히 쓰인다는 이유만으로 국어사전에 단어가 등재되지 않으며. 국립국어원에서는 분명히 자기들만의 기준대로 국어사전을 이용해 규범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어족은 이 문제와 애초에 아무런 관련이 없다. 예를들어, 공항(空港) 광장(廣場)이란 단어는 서로 어족적 관련이 전혀 없는 한국어/중국어/일본어에서 공통으로 쓰이는 단어이다. 언어동조대적 관점에서 바라볼 문제다.

그리고 한자를 사용하면서 한자를 오독하는 사례를 지적하며 한자의 단점을 지적하는데, 원래 한자라는 문자가 한국어 및 중국어에서도 극히 일부지만2~3가지 정도의 독음이 존재하는 경우가 있다. (일본어는 훈독 음독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음독자체도 오음 한음 등 매우 갈래가 많다) 이 또한 언어생활을 풍족하게 하는 하나의 요소라고 볼 여지가 있다. 한글전용으로 인해 나타나는 폐해(훼손을 회손으로 표기하는 일 등)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이것이 한자라는 문자체계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국어 교육과 언어를 사용하는 화자의 소양에 관한 문제임을 역설적으로 증명한다.

2.8.2. 한글전용론

한글전용으로 바뀌고나서 생기는 단어의 미묘한 사용 오류 범례 혹은 그 사용례가 국어사전에서 정식으로 인정되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이유로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는데 이는 언어의 가변성을 간과한 주장이다. 애초에 고대 이집트어같은 사어가 아닌 이상 언어가 세월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예전에 쓰였던 말이 지금은 쓰이지 않게 되는가 하면 예전에는 없던 말이 생겨나서 쓰이게 되는 것으로 한 예로 ' 짜장면'이라는 단어의 경우 본래 '자장면'(←炸醬麪)만 표준어였고 '짜장면'은 비표준어였다. 그러나 언중이 '자장면'보다 '짜장면'이라는 단어를 많이 쓰게 되자 국립국어원이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여 '짜장면'도 표준어로 인정하였다. 만약 한자로 炸醬麪이라고 썼더라도 달라질 건 없는 것이 애초에 炸醬麪을 한국 한자음으로 읽으면 '자장면'이 아니라 '작장면'이 되는 건 둘째치고 한자는 표음 문자가 아니기 때문에 음운의 표지라는 것이 없으므로 언중이 炸醬麪이라는 표기를 보고 '짜장면'이라고 읽지 않았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한자를 본음과는 다르게 읽는 속음이라는 문제가 바로 이 점 때문에 생긴 문제이다. 예를 들어, 粘과 秒의 경우 '념'과 '묘'로 읽어야 하는데 粘의 경우 占에 이끌려서 '점'이라고 읽은 것이 굳어져 버렸고 秒의 경우 少를 성부로 하는 抄나 炒의 음에 맞춰 '초'라고 읽은 것이 굳어져 버렸다.

또한, '폭발'(爆發)이라는 단어가 '폭'이라고 잘못 쓰이게 되는 사례가 한글전용 때문이 크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 가능한 사례가 있는데, '폭발'이 '폭팔'로 쓰인 것과 비슷한 과정으로 생긴 단어 중에 '백통'이라는 단어가 있다. 한자로 '白銅'이라고 쓰는 '백동'이라는 합금을 가리키는 단어로 본래 白銅의 음에 따라 '백동'이라고 읽다가 '백'의 ㄱ 받침 때문에 '동'의 발음이 강해져서 '백통'이라고도 읽게 되었고 그래서 '백동'과 '백통'은 복수 표준어로 인정되어 있는 상태이다. 국어사전에서는 '백통'이라는 단어의 어원이 한자어 白銅의 발음이 변한 것으로 서술하고 있다. 국한문혼용체가 보편화되던 시절부터 이랬으니 '폭발'을 '폭팔'로 쓰는 사례가 한글전용의 폐단이라고 보기에는 어폐가 있다. 이런 사례가 있듯이 '폭팔'도 나중에는 '백통'의 경우처럼 표준어로 인정될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그리고 오히려 한자어의 음이 바뀐 단어가 본래 한자어를 밀어내고 표준어가 된 경우도 있는데 대표적인 예로 ' 미루나무'가 있다. 본래 '미국에서 온 버드나무'라 하여 미국의 음차 표기로 쓰는 아름다울 미(美)에 버들 류(柳)를 써서 '미류나무'(美柳 -)라 했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언중이 좀 더 발음하기 편한 '미루나무'라고 많이 쓰고 '미류나무'는 잘 안 쓰게 되면서 1988년 표준어 규정을 제정할 때 미루나무의 미루가 美柳에서 왔다는 어원 의식을 잃어버려 더이상 미류나무라고 적을 근거가 없어졌다고 보고 결국 미루나무가 미류나무를 밀어내고 표준어가 되었다.

'미루나무'는 구한말에 들어왔는데, 이후 일제강점기, 6.25 등 급격한 변화를 겪은 탓에 국한문혼용 옹호자들은 "사람들이 급격히 무식해진 탓" 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배추의 사례를 제시할 수 있다. 배추는 한자로 쓰면 '백채(白菜)'이며, '배추'는 이 한자어의 발음이 변했다는 견해가 유력하다. 하지만 배추는 역사적으로 조선 시대에 유입된 것이다. 이것 또한 국한문혼용론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무분별한 음 변화' 라고 해야겠지만, 국한문혼용론자들조차도 '배추'가 한자어라는 인식이 거의 없다. 황해남도 배천군(황해도 연백군 배천읍)의 한자 표기는 白川이나 공식 표기는 배천이다. 하지만 오히려 '고등 교육을 받아 한자를 읽을 줄 아는' 이들이 대충 한자만 보고 백천이라고 표기해버리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거란의 경우 契丹이라는 한자만 보고 계단족(...)이라고 번역하는 경우가 심심찮게 나온다.[25] 斡의 음은 일반적으로 '알'이지만 땅의 이름을 나타낼 때는 '오'로 읽는데, 이런 사정을 제대로 모르고 조선 목조 이안사가 이주한 斡東을 오동이 아니라 알동으로 읽어버리는 오류가 무려 국사편찬위원회에서까지 나타난다.

게다가 위에서 얘기한 ''효과'의 발음 문제도 결국엔 국립국어원이 언중들의 발음을 반영해서 2017년 12월 3일부터 '효꽈' 역시 복수 표준 발음으로 인정해주었기 때문에 논쟁은 끝나게 되었다.

종합하자면 이 문제들은 한글전용으로 인해 생긴 문제가 아니라 그저 언어의 변화 과정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일 뿐이며, 많은 국어의 어휘를 파괴할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 이 주장은 '맞춤법 파괴를 언어의 자연스러운 변화'라고 주장하는 수준까지는 아니다. 그러나 어떤 언어던 간에 옛날에 쓰이던 표현이 오늘날에는 '고어' 취급을 받으며 쓰이지 않는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이는 한문이나 한국어 모두 예외 없이 적용된다.

국립국어원이 다소 자의적이고 비일관적인 일처리를 한다고 해서, 그것을 한글전용론의 책임으로 돌릴 수는 없다. 국한문혼용체를 사용하게 되면, 한자의 사용에 대한 심의(한자의 바른 독음, 표준어로 인정되는 한자어와 그렇지 않은 일본/중국에서만 쓰이는 한자어 등)또한 국립국어원의 심의 대상이 될 것이다. 한자어 毁損 훼손)을 '회손'으로 잘못 쓰는 사례가 흔한데, 극단적인 사례를 가정한다면, '회손'의 사용례가 '훼손'을 압도하는 날이 온다면 국립국어원은 '회손'을 표준어로 심의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국한문혼용체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사람들이 '회손'이라는 표기를 계속 사용하고, '훼'와 '회'의 발음차가 더 이상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희미해진다면, 국립국어원은 '毁'의 독음을 '회'로 정해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어에서 한자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한자 단어의 음 변질'이 두드러져보일 뿐이지, 음의 변질은 비한자 표현에서도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를테면 인터넷 공간에서 많은 이들은 '(핑계를) 대다'를 '되다'로 쓰고 있으며, '찌개'를 '찌계'로, '얼음'을 '어름'으로, '하느라고'를 '하느냐고'로 쓰고 발음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26] 음의 변질을 막기 위해 국한문혼용이 필요하다면 이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멀쩡한 순우리말 표현도 어거지로 한자표기를 만들 것인가? 사실 음의 변질을 막기 위해서라면 오히려 음 자체를 정확하게 현시할 수 있는 표음문자가 표의문자보다 훨씬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점을 조금만 생각해보면 발음 오류를 막겠다고 한자로 표기해야 한다는 발상은 기본 개념부터가 잘못된 주장이다.

그리고 위의 국한문혼용 측 주장대로라면 한자를 사용해서 소리가 잘 보존된다면 모든 한자는 시대와 장소를 불문하고 소리가 같아야 한다는 결론이 나와야 하는데,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당장 훈민정음 언해본의 한자 발음과 현대 한자 발음을 비교해보자. 생각보다 많이 달라진 것을 알 수 있다. 그나마 한국은 훈민정음 덕분에 소리를 기록할 수 있어서 오랫동안 같은 발음을 보존할 수 있었지, 다른 나라들은 소리 변화가 더 심하다. 중국의 경우 북경어와 광동어는 소리가 심각하게 차이가 나고, 시대별로 비교해보면 현대 중국에서 쓰는 한자어는 명나라 때 정착되었고 그 이전에는 오히려 한국 한자음과 발음이 비슷했다.[27] 한자음의 변화로 가장 큰 혼란을 보여주는 국가가 일본으로, 한자 하나에 시대별로 달라진 소리가 세 가지씩 붙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심지어 세종대왕도 훈민정음 창제 반대파에게 "니들이 사성과 오음에 대해서는 아냐? 지금 내가 (훈민정음을 만들어) 운서를 바로 안 잡으면 누가 하냐?"라고 갈굴 정도로 이미 조선초 당시에도 한자음의 발음 파괴 현상은 심각했고, 이를 한자만으로 바로잡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판명되고 있었다.

게다가 일본어권이나 중국어권 외국인(제1언어가 사실상 한국어인 한국 화교 포함)들이 한국어를 배울 때 맞춤법 틀리는 때가 많다. 외국어니까 틀릴 수도 있는데, 그들은 한자를 잘 아는 사람들이니 적어도 한자말은 틀리지 않아야 한다(한국 한자음을 모르거나 잘못 아는 것이 아니라면). 하지만 실제로는 한자를 잘 앎에도 한자말을 틀리게 쓴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2.9. 동명이인 구분에 대하여

2.9.1. 한글전용론

한자 이름에서 각 한자에 뜻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그 뜻은 그저 상징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는 어떤 사람의 이름으로부터 그 사람의 인격을 가늠하지는 않는다. '길동'이라는 사람의 이름을 인지했을 때 '길'과 '동'으로 분리하여 그 의미를 파악하는 노력은 불필요하기까지 하다. 또한 이름의 뜻과 그 이름을 사용하는 사람의 실제 상태는 정반대일 수도 있다. 그런데 그에 대해서 토를 다는 것 또한 불필요한 논쟁에 불과하다. 예를 들어 사람 이름에 秀(빼어날 수)가 들어가 있다고 해서 그 사람이 꼭 머리가 좋을 거라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사람이 개명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동명이인은 직업, 소속, 직함, 출생연도 등을 붙여서 구분할 수도 있다. 이름이 정명훈이라면 지휘자 정명훈, 코미디언 정명훈과 같이 구분하면 된다. 오히려 직업, 소속, 직함, 출생연도 등을 붙여서 동명이인을 구분하는 것이 한자로 구분하는 것보다 더 보편적이며, 실제로 한국어 위키백과나 이곳 나무위키에서도 동명이인을 구분할 때 한자가 아니라 직업, 소속, 직함, 출생연도 등을 붙여서 구분하고 있다. 한자를 사용하지 않는 영어 위키백과에서도 동명이인을 구분할 때 같은 방식으로 구분한다. 이것은 똑같은 한글 지명을 구분하기 위해 ' 경기도 광주', ' 전라도 광주'와 같이 상위 행정 구역이나 주변 지명을 앞에 붙이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광주와 광주는 광주시와 광주광역시로 구분되기도 한다.

그리고 동명이인을 포함한 모든 자연인들은 법적으로는 주소로, 행정적으로는 주민등록번호로 구분한다. 한자를 동원해도 동명이인은 여전히 존재하므로, 법률 관계나 행정적 서류 등에서 개인을 아주 정확히 식별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는 한자가 아니라 주소나 주민등록번호를 사용해야 한다. 게다가 한자를 쓰지 않는 나라 중에도 동명이인이 많은 나라들이 있는데, 이런 나라에서는 개인을 정확히 식별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 (주민등록번호와 같은 고유 번호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 본인의 이름 + 생년월일 + 부모님의 이름으로 동명이인을 구별하기도 한다[28]. 즉 한자가 아니라도 동명이인을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한다.

무엇보다도, 김재박 문서를 보면 알수 있듯이 한자로 써놓으니 한 끝 차이로 전혀 다른 글자를 읽을 실수가 많다. 그리고 동명이인을 명확히 구분해야 하는 경우는 일상생활이라기보다는 서류 처리 등과 같은 분야의 경우인데 이 부분은 거시기하다면 추가적인 정보를 병기하면 된다. 부작용은 있긴 했지만 20세기 대한민국은 그 문제 해결을 위해 주민등록번호를 병기했었고, 이동통신 보급이 거의 완료된 요즘은 휴대폰 번호를 병기하여 구분하고, 아이핀이라고 주민등록번호의 문제점을 개선한 개인식별번호 체계도 있다.

한마디로 金榮勳과 金泳勳을 구분하는 데 문제가 있다면 서류에 칸을 더 만들어서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추가 정보를 받으면 그만이라는 것이다. 해당 상황에서 그렇게까지 동명이인 식별이 중요하다면. 사실 한자까지 같은 동명이인이 많지는 않지만 없는 것도 아니며, 그 것을 대비하여 주민번호가 있다.

그리고 가장 결정적인 반론으로 미국같은 서양국가들은 로마자 표기라서 동명이인이 더욱 많은데 행정 및 사회적인 큰 문제가 없다.

결론적으로, 김영훈(金榮勳) / 김영훈(金泳勳)이라 표기하나 김영훈(980628-1XXXXXX) / 김영훈(740216-1XXXXXX)이라 표기하나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이것을 흔히 반론하는 논리로는 말하고 듣는, 즉 구어체에서는 어떻게 하냐고 하는데 한자병기나 한자혼용 표기를 해도 결국에 훈독을 다시 허용하지 않는 이상 구어체에서는 동음이의어를 구분할 수가 없다. 오히려 구어에서야말로 별도의 정보를 덧붙여 구분하는 경우가 흔하다. 당장 학교나 직장에서 '큰 XXX과 작은 XXX', 'XX-A와 XXX-B', 'A부서 OOO과 B부서 OOO' 하는 식으로 구분하는 경우는 매우 흔하다.

또다른 반론으로 한자의 뜻과 음을 달아서 '무슨 영자에 무슨 훈자이신 영훈님' 식으로 말하면 되지 않냐 하는데 '생년월일이 980628인 영훈님' 이라고 말해 식별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게다가 순우리말 이름을 쓰는 사람들은 대책이 없고 그렇다고 순우리말 이름을 다시 규제한다는 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

또한 한자 표기가 무조건 달라서 구분이 된다는 보장도 없다. 아무리 한자의 개수가 많아 무궁무진한 조합이 나온다 해도 자주 쓰이는 글자는 있게 마련이다. 심지어 1991~2001년 10년 간 인명용 한자로 허용된 글자는 고작 2,731자에 불과했다. 지속적인 인명용 한자 추가로 9,389자에 이른 현실을 보면 역으로 한자 표기가 인명 구분에 있어 완벽한 답이 되지 못함을 반증한다.

동명이인을 구분하는 데는 "의미없는 주민번호 보다는 개개인에게 의미가 있는 한자로 구분해야 맞지 않냐"는 주장도 있으나 차라리 동명이인 구분 체계에서 정히 의미를 찾고 싶으면 족보 문화를 부활시키는게 더 낫다. 물론 너무 오래된 뿌리는 정확히 알 수가 없다는 문제는 있으나,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고 난 이후에 등록된 호적자료(가족관계증명)를 기준으로 하면 된다. 전산화도 잘 되어있어 크게 무리가 있다고 보긴 어렵다. 유럽인들이 "John Smith 3rd" 라고 써서 동명이인을 구분하듯이, 한국인들도 "홍길동 17세손" 처럼 써서 구분하면 된다는 것. 게다가 이 경우 여권 발급해서 외국 출국한 경우 등의 상황에서 서양의 출입국 사무소 직원은 "Kim Yeonghun (金榮勳)"과 "Kim Yeonghun (金泳勳)"를 구분할 수는 없지만, "Kim Yeonghun 3rd" 와 "Kim Yeonghun 7th" 는 구분이 가능하다.

국내에서는 자신의 이름에 본관을 붙이는 방법도 있다. 홍길동(남양), 홍길동(홍주) 이런식이다. 물론 일상생활에서 널리 쓰이지 않고 구분이 필요한 공문서 등 각종 서류 정도에나 쓰이는 옵션 정도로만 기능할 것이다. 물론 이래도 서로 같은 가문의 홍길동 7대손이 있을 순 있겠지만 그렇게 따지면 한자 같은 동명이인도 있으며, 충분히 경우의 수가 줄어든다.

이런 저런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더라도 현재의 실제 한글전용에 가까운 한국의 전자 행정시스템은 주민등록번호와 조합하여 운용하면서 동명이인의 처리에 별다른 문제가 없이 운용하고 있다.

2.9.2. 국한문혼용론

한국인의 이름은 한글로만 적을 경우 동명이인이 너무 많다. 반면 이름을 한자로 쓰면 동명이인이 많이 줄어든다. 또한 한자 이름은 부모나 철학원 등이 심사숙고해서 지으며, 각 한자마다 뜻이 있다. 한자가 다른 성씨가 있기 때문에 한자 표기가 존재하는 이름은 한자로 적는 것이 옳다.

중국과 한국에서는 보통 성 1자(2자도 간혹 있음) 이름 2자(혹은 1자)의 정형화된 이름으로, 문자 수도 적고 패턴도 매우 제한적이다. 그래서 한글로 적으면 한자로 쓸 때보다 동명이인이 많이 생길 수밖에 없다.

데이터의 처리와 보관에 있어서도 동명이인이 많은 점은 심각한 결함으로 지적할 수 있는데, 추후에 백과사전 편찬 과정이나 편집 과정에서 유명인 '김정은'이 난립할 가능성도 한자표기로 완화해 줄 가능성이 높다.

2.10. 장애인에게

2.10.1. 한글전용

저시력 시각장애인일 경우, 한글보다 복잡해서 획이 가늘고 획간 간격이 촘촘한 한자를 인지하는데 한글전용일 때보다 시각계통에 무리가 간다.

개발 시기순으로 일본과 한국에서 8점식, 6점식 한자점자[29]가 개발되었으나 아래 이유로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일부 스크린 리더( 한국어 TTS 엔진 기준)만 한자를 읽어주며, 한자의 훈음 중 일부만 출력하거나 잘못 출력하는 문제가 있다. 예로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스크린리더인 센스리더가 (어진사람 인)을 똑같이 '사람 인'으로 읽어준다. 또 赣을 '줄 공'으로만 읽어주고 '땅 이름 감'으로 안 일겅주고, 渝를 '갈라질 투'로만 읽어주고 '땅 이름 유'로 안 읽어준다. #1 #2

2.10.2. 국한문혼용

진행성 시각장애거나 중증시각장애인일 경우, 스크린 리더를 통해 한자를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역학 등 관련 분야에 종사하는 시각장애인만 습득해 활용하지만 한자 점자가 몇가지 고안되어 사용되고 있다.

3. 방안과 반박

3.1. 국한문혼용론

3.1.1. 필요한 한자만 표기

중국과 일본처럼 상용한자를 지정해서 그 범위 내에서만 한자를 사용하거나 혼동될 수 있는 어휘에만 혼용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3.1.2. 한자 정비 사업

국한문혼용 시행을 위해서는 한자 정비 사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의견이 있다.

자형에 관하여 몇가지 의견으로 갈리는데, 번거로운 정체자를 폐지하고 획수가 적은 약자 또는 자체적으로 간체를 고안하여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의견, 중국의 간자체를 도입하자는 의견, 정체자를 그대로 유지한 형태로 사용하여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또, 사용 빈도가 낮은 한자는 버리고 1~2천 자 내외로 줄여서 이 2천 자 이외의 한자의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이다. 여기서도 의견은 학자, 단체 및 개인에 따라 주장하는 범위가 다소 차이가 있다.

3.1.3. 현실적인 제안

한자 사용은 민간 출판물에서는 현행대로 자율에 맡기면 되며, 다만, 국가기관 및 공적기관에서는 600~1000자 정도의 최소한의 사용 범위와 일관된 규칙을 마련해놓고 사용을 권장하거나 사용을 지시하는 방법도 있다. 인명 한자 같은 경우는 이미 인명용 한자의 범위가 정해져 있으며 주민등록증에 한자명은 반드시 반영이 되어있다. 또 국한문혼용을 추진하는 단체에서는 국가에서 한자 사용에 관한 법률을 정확히 지정하고 한자를 국문으로 인정해 달라는 것이지, 국민 개개인의 언어생활에서 한자 사용을 강제하게 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한글 전용으로 소설을 출판하고 싶다면 그렇게 하면 그만이다. 다만 공문서나 국가기관의 문서에는 한자 혼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도 초/중/고교 교과서에 한자가 병용이 되어 있으나, 신경 쓰는 학생은 거의 없다. 읽지도 못할 뿐더러 실생활에서 전혀 사용이 되지 않으니 한자에 까막눈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이를 한자 병용에서 혼용으로 넘어가는 방식으로 공교육에서 한자 사용을 견고히 하자는 것이다. 기초수준의 한자 500-1000자 정도는 짧으면 2~3개월 내에도 다 외울 수 있으며, 실생활에서 한자가 사용되면 따로 외우는 데 시간을 들일 필요도 별로 없다.

그리고 IME 관련 문제도 선정된 상용한자가 500-1000자 정도로 적은 경우, 현재 개발되어 있는 국한변환 프로그램만 살짝 다듬어줘도 충분히 쓸 수 있다. 攪亂 같은 것은 교亂으로 하지 않고 일부 문자만 상용한자에 해당하는 단어는 교란처럼 그냥 한글 표기하도록 하게 하면 된다. 일본에서 かく乱등으로 쓰는 표기 방식은 일본어의 문자표기 한계 상 궁여지책적인 방식이지만 한국어의 경우는 현행의 한글전용과 국한문혼용의 적절한 절충안만 국가에서 마련하면 어렵지 않게 가벼운 수준의 국한문혼용이 가능할 것이다. 인명이나 고유명사 또한 한자 사용을 강제하지 않으므로 꼬박꼬박 한자로 변환해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할 필요 없이, 현행대로 한글로만 입력하거나 필요가 있으면 괄호를 열고 병용하면 되는 일이다.

또한 옆 나라 중국이나 일본에서 한자를 사교육으로 가르치는 일은 거의 없기에 (일부 고급 한자 자격증의 경우는 논외로 한다면), 한글전용론자들의 주장처럼 한자혼용이 한자 사교육 시장의 활성화를 부추긴다는 것은 가능성이 없다. 한자혼용이 실시될 경우, 일상생활에서 초급 수준의 지정된 상용한자를 충분히 접하므로, 예를 들어 상용한자를 800자 지정하고 혼용하게 될 경우, 공교육의 힘으로 충분히 초등학교 4~5학년 수준 레벨에서 충분히 익히고 쓸 수 있다. 수능에 필수과목으로 나온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겠다고 하겠지만, 수능 과목에 있는건 한문이지 한자가 아니다. 그리고 수능이든 공무원시험이든 사자성어는 국어에 기본적으로 출제하고 있다. 한자의 동의어-반의어나 유사어 차이 묻는 문제는 한문의 영역이지 국어/한자의 영역은 아니기 때문.

3.2. 한글전용론

3.2.1. 국한문혼용의 일관성에 대한 문제제기

혼동될 수 있는 단어만 한자 표기하자는 제안은 '혼동될 수 있는 단어' 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없는 이상, 일관된 원칙 없이 무턱대고 사용하자고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또한, 혼동될 수 있는 단어 때문에 일어나는 문제라면 다른 단어로 대체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고, 설령 혼동될 수 있는 단어를 그대로 두어야 한다 하더라도 한글 전용의 범위 내에서 해결 가능한 문제다.

3.2.2. 허용범위 외 한자의 표기 문제

한자로 표기하는 한자 수를 제한할 경우, 허용 범위 안에 들어 있는 한자와 그렇지 않은 한자가 함께 쓰인 단어가 있을 때 문제가 된다. 예를 들어 교육용 한자 1800여 자를 한자로 표기하는 범위로 제한한다고 할 때, '사회(社會)'는 社會라고 쓰면 되고, '종용(慫慂)'은 '종용'이라고 쓰면 된다. 그러나 '교란(攪亂)', '반발(反撥)'의 경우 亂, 反은 교육용 한자에 포함돼 있지만 攪, 撥은 포함돼 있지 않다.

실제로 일본어에는 비슷한 문제가 존재하는데, 일본어의 경우 상용 한자에 포함되지 않은 한자는 가나로 표기하거나 독음이 같은 상용 한자로 대체한다(독음이 같은 상용 한자로 대체할 때는 대개 그 중에서 의미가 비슷하거나 (형성자일 경우) 성부에 해당하는 글자로 대체한다). 攪乱(かくらん)은 攪를 가나로 대체해서 かく乱이라고 표기하고, 反撥(はんぱつ)는 撥를 독음이 같은 상용 한자로 대체해 反発로 표기한다. 여기서 예로 든 攪亂(교란)과 反撥(반발)을 이 방식을 적용해서 대체 표기를 해 보자면 '亂', '反' 정도로 표기될 것이다. 이런 식의 대체 표기는 부자연스러울 뿐만 아니라 단어의 의미를 파악하는 데도 오히려 지장을 준다.

3.2.3. 정보 전달의 비효율성

한자 혼용을 한다면 고유 명사의 한자는 교육용 한자가 아닐지라도 반드시 한자로 쓰게 될 텐데, 이는 전화와 같이 청각에 의존하여 정보를 주고 받아야 하는 수단으로 자신의 이름을 어떻게 쓰는지 알려 줘야 할 때 굉장히 불편해진다. '어떤 단어에 들어가는 어떤 한자' 내지는 '어떤 구성 요소와 어떤 구성 요소의 조합이다'와 같이 한자를 '묘사'해야 한다. 情을 설명한다면 '우정의 정'이나 '심방변에 푸를 청'과 같은 식으로 설명해야 한다.

실제로 한자를 혼용하는 일본의 경우 전화로 자신의 이름을 설명할 때 애를 먹는다. 게다가 한국의 경우 교육용 한자에 있는 한자보다는 일상적으로 쓰이지 않는 한자를 이름에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한자를 묘사하는 방법이 잘 통한다는 보장도 없다. 그리고 위에서도 언급했듯 인명에 쓰이는 한자를 문제없이 입출력하기 위해서는 고려할 사항이 한두 가지가 아니며, 돈도 무진장 깨진다. 당장 인명용 한자표만 봐도 교육용 한자보다는 추가 한자의 수가 훨씬 더 많다.

3.2.4. '국한문혼용의 현실적인 제안'의 문제점

국한문혼용 지지 측의 '현실적인 제안'은, 일견 절충적이고 현실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한글전용 측에서 따졌을 때는 그 효율성을 의문시할 수 있다. '현실적인 제안'대로 따랐을 때는, 국한문혼용 지지자들이 말하는 국한문혼용을 해야 하는 이유 상당수를 해결할 수 없다.

국한문혼용론자들은 '국가기관과 공적 기관' 에서만 일정 범위의 국한문혼용을 지시 또는 강제하자고 말하는데, 일차적으로 이 '공적 기관'의 범위가 모호하다. 이를테면, 제도권 언론사들은 공적 기관의 범위에 들어가는가? 그렇다면, 언론사들에게 무슨 근거로 국한문혼용을 강제할 수 있는가? 위에서 논하였듯, 전산 시스템에 기반한 신문 제작이 보편화되면서 신문사들 스스로 편의성을 위해 한글 전용을 채택하였다. 그나마, 공영방송 성격이 있는 KBS EBS, MBC 정도까지는 국가 권력으로 어떻게 국한문혼용을 강제할 수 있더라도, 명백히 민영 언론인 신문들과 종편 방송들은 무엇을 근거로 보도문에 국한문혼용을 지시할 수 있는가? 이 점은 언론사의 표현의 자유 침해의 여지도 있다. 혹은 관공서가 아닌 공기업이나 연구기관, 국립대학은 공적 기관인가? 그렇다면 사립대학이나 민간연구소에서는 한글전용이 자유로운데 반해 국립대학이나 국책연구기관에서는 1천자가 넘는 한자의 사용례를 일일이 기억하고 적용해야만 한다는 매우 불합리한 상황이 발생한다.

거기에 이 국가 관련기관의 국한문 강제는 심각한 반민주적 반헌법적 요소가 상당한데 아니 애초에 이 '혼용'을 무슨 근거로 강제할 수 있으며, 또한 위반 시 어떻게 제재할 것인지도 문제가 된다. 백날 규정화를 해봤자 헌법소원 한방에 행복추구권 침해로 박살날 일이다. 거기에 국한문이 훨씬 어렵다는 점은 국가기관의 행정서비스를 교육수준에 따라 차별적으로 제공하게 만드는 영역이며 이는 헌법 11조의 평등의 원칙에 직접적으로 위배되는 부분이다.

위에서 지적한 부분을 일단 제외하더라도, 민간 시장에서의 사용과 일상의 문자 사용, 이름 표기 등에서는 자율에 맡긴다고 하는데 국한문주의자들의 주장과 달리 이미 대한민국에서는 이미 자유롭게 문제를 선택해 쓸수있으며 국한문은 이 자유로운 선택에 따라 도태된 것이다. 현 시대를 사는 사람들은 이미 익숙한 대로 한글 전용을 사용할 것이다. 대부분의 커뮤니티 사이트, 블로그, 심지어는 이 나무위키를 둘러보더라도 거의 모든 사람들이 한글전용으로 글을 쓰고 있는 현실이다. 이 사람들은 동음이의어가 있더라도 그냥 그 동음이의어를 한글로 쓰고 독자의 이해력에 맡겨둔다. '혼동의 최소화'를 위해 한자를 병기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각종 출판사의 대중 서적들도 이런 추세를 따라 한글전용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국한문혼용론자들이 국한문혼용을 해야 한다는 이유로 내세우는 '동음이의어의 문제', '동명이인의 문제' 등 많은 문제들은 '현실적인 제안'을 통해 해결되지 못한다. 그저 국가 기관 몇몇 곳에서만 국한문혼용체로 쓰인 문서가 나올 뿐, 일상생활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못한다.

또한, '공교육의 힘으로 600~800자를 4~5학년에 수준 레벨에서 충분히 익히고 쓸 수 있으며 사교육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논리 역시도 빈약하다.

첫 번째로 초등학생의 수업부담을 생각해야 한다. 지금의 초등학생 수업과목에서 한자 과목을 추가하기 위해서는 이미 정해져 있는 수업시수라는 것이 존재하는데 한자과목의 추가는 기존 수업시수의 축소 또는, 별도의 수업시수를 추가해야만 한다, 앞서 말한 수업시수의 축소에 있어 기존의 수업시간을 축소시킬만큼의 한자가 가치가 있는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뒤의 방법은 초등학생의 수업부담을 늘리는 문제이다. 물론 한국이 OECD 기준에서 꽤 낮은 공교육 수업시간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이른바 "놀토"로 인한 것이지, 일수별 수업은 결코 뒤쳐지지 않는다 이에 수업시수를 추가하는 방법은 초등학생 인권적 측면에선 결코 좋다고 말 할 수 없다.

두 번째로 초등학생 코딩교육이 지정된다는 이야기 덕에 코딩학원이 생겨나고 있는 지금의 사교육 현실이다. 한자는 완전히, 한문은 고등학교 과정에서도 선택과정으로 물러난 과정인데 이를 부활시키면 코딩처럼 사교육이 다시 생길 것이다. 그리고 국한문혼용론을 주장하는 단체인 한국어문회 등은 이 한자 사교육 문제와 무관한 곳이 아니다. 한국어문회부터가 한자검정시험 중 가장 잘 알려진 전국한자능력검정시험의 주최 단체이다.

이런 국한문측의 현실적인 제안같은 억지 주장의 가장 근본적인 배경인 국한문혼용이 자연스럽게 도태되었다는 명재를 부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나오는것으로 추정되는데, 국한문측의 주장과 달리 현재 대한민국에서 국한문 혼용이 도태된 이유는 국가의 억압이 아니라[30] 그저 사람들이 디지털화된 환경속에서 자연스럽게 안쓰다 보니 도태되었는데, 이 명재를 부정하다보니 역으로 국한문혼용체를 강제로 쓰게 만들자는 주장이 나오는 것이다.

3.2.5. 기타 문제

  1. 한자어 부분만 표기, 이를테면 '호랑이'를 국한문혼용으로 표기할 때는 虎로만 쓰는 것이고, '토끼'는 국한문혼용으로 표기하면 兔로 하는 것이다.
    2. 상술한 단어에서, 단어를 모두 살리되 한자어 성분만 한자로 표기, 이를테면 兔끼, 虎랑이와 같은 식으로 표기하는 것이다.
    3. 단어 전체를 혼용 대상이 아닌 것으로 간주, 오직 '호랑이'. '토끼'와 같이 한글만 사용해서 표기.
  1. 한자어로 적고, 국립국어원의 어문 규정을 수정하여 사이시옷을 빼고 한자음에 맞춘다, 즉 數字, 回數로 적고 발음도 수자, 회수로만 하는 것이다. 이 방안은 한자음과 단어 발음을 일치시킨다는 장점은 있겠으나, 국립국어원이 예외적으로 6단어의 발음, 표기에 사이시옷을 규정한 것은 사람들이 실제로 그렇게 읽기 때문인 것이므로 대중들의 혼란을 유발할 수 있다.
    2. 한자어로 적고, "예외적으로" 유의해야 할 한자어로 규정한다, 즉 數字, 回數로 적되 '발음은 숫자, 횟수로 하라' 고 규정하는 것이다. 이 방안은 국한문혼용과 실제 언중들의 발음을 모두 인정한다는 장점은 있겠으나, 글로 쓰고 말로 읽을 때의 예외가 더욱 늘어나게 된다. 이렇게 되면 교육할 때 "數, 回의 발음은 수, 회지만, 字, 數 앞에 올 때는 숫, 횟이라고 읽어라" 라고 하게 되는데, 오히려 교육하는 과정에서 예외까지 배우느라 더욱 어렵고 혼란스러울 수 있다.
    3. 한자어로 적되, 실제 국립국어원이 규정하는 어문 규정에 맞게 사이시옷을 별도로 표기한다, 즉 數ㅅ字, 回ㅅ數로 적는 것이다.[31] 이 방안은 국한문혼용을 하면서 실제 발음체계까지 거의 완벽하게 일치시킬 수 있다는 장점은 있으나, 앞 각주에서 언급한 일본어의 사례와 달리 한국에서는 數ㅅ字, 回ㅅ數와 같은 표기가 자연스럽지 않으므로(한글에는 받침 - 종성 - 이 있으나 한자나 일본어에는 받침이 없으므로) 대중들의 어색함과 위화감을 유발할 수 있다.
    4. 단어 전체를 혼용 대상이 아닌 것으로 간주. 즉 '횟수', '숫자' 로만 표기함. 이 방안은 1~3 방안의 문제점들을 모두 해결할 수 있으나, 국한문혼용을 한다는 전제 하에서는 "한자어를 왜 한자로 표기하지 않느냐?" 라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그럴거면 그냥 한글전용이 낫다 할 수 있다.

이러한 단어들은 한국어에 한자의 영향이 지대하다는 증거는 될 수 있겠으나, 막상 국한문혼용을 한다고 하면 충분히 난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국한문혼용론 지지자 개개인은 이에 대해서 "어떤 방안이 좋겠다"고 쉽게 결정할 수 있겠으나, 국한문혼용 진영에서 일관된 합의는 아직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선택지의 여부가 많고 그것을 골라야 하는 문제가 주어진다는 것 자체가 한글전용론 입장에서는 국한문혼용이 비효율적이라는 것이다.

4. 관련 문서


[전문] 대한민국의 공용 문서는 한글로 쓴다. 다만, 얼마동안 필요한 때에는 한자를 병용할 수 있다. [2] 한국의 경우 한문 교육용 기초 한자가 주된 기준이 됩니다. [한글전용] 벽자를 포함한 한자어를 전부 한자로 표기. [4] 여기서 '僻(벽)'은 상용한자 범위 외부에, '字(자)'는 범위 내부에 있다. 그래서 이런 단어들을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논란이 될 수 있다. 자세한 것은 '한자 정비 사업' 부분 참조. [5] 국한문병용체에 해당하며, 이는 현대 한국의 언어 생활에서 동의어가 있는 경우 혹은 反(반), 非(비) 등의 일부 접두사, 中(중), 日(일) 등의 국가를 표기할 시에 주로 사용됩니다. [6] 한글전용은 국책사업(한글전용법)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아래와 같이 명확하게 범위가 정해져있다. [7] 여기서 중요한 점은 '학교'를 '배움집'으로, '비행기'를 '날틀'로 바꾸기를 주장한 사람이 최현배 당시 한글학회 이사장(나중에 연희대학교 문과대학장과 부총장이 됨.)이라는 것이다. 이는 한글전용 국어순화가 명백하게 별도의 주장이라는 증거가 된다. [8] 물론, 한자어의 비율을 확인하는 방식은 각양각색으로 다르며 실제로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한자어를 확인하려면 사전 검색으로는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실생활'이란 것을 정의해서 연구 범위를 정하는 일이 쉬운 일인 것은 아니다. 뿐만 아니라, 현재의 표준국어대사전이 일제시기 만들어진 사전을 아무런 비판 없이 계승하고 있다고만 생각하는 것도 타당한 이야기가 아니다. [9] 현대 한국어의 한자・한자어의 빈도 및 분포에 대한 계량적 분석과 그 활용 한영균, 언어와 문화 2017, vol.13, no.2, pp. 167-194 (28 pages) [10] 음가 '가'에만 117개에 달하는 한자가 배정되어 있고, '사' 같은 음가엔 무려 292자에 달하는 한자가 있으니 말이다( 네이버 한자 사전). [장단음관련] 한자어 '부채'의 경우에는 <부ː채>로 사전에 표기되어 있는 것처럼 장단음으로의 단어를 구분하는 방법도 있지만, 현대 언중의 구어 사이에서는 장단음의 구분이 대부분 소멸하여 구분하기 힘들다. [12] 한국어로 치면 "됐어" 정도의 뉘앙스이다. [13] 최근 취업스펙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한자 자격증을 취득하는 사람이 늘고 있기는 하나, 이것과 일상생활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책 실행은 또 다른 문제이다. 그나마도 요즘에는 기업들이 한자자격증을 좋은 스펙으로 쳐주지도 않는다. 한국사검정자격증은 일부 공기업에서 약간 우대라도 해주지만 한자자격증은 그런 거 없고, 직무 관련 알바 경력보다도 쓸모없는 거품 스펙이다. [14] 한자 변환 결과를 IME가 기억하고, 나중에 같은 단어를 다시 변환할 경우 IME가 그 단어를 우선으로 띄운다. 예를 들어 '정신'을 마지막으로 淨神으로 변환했다면 IME가 이 변환 결과를 기억(≒ 학습)하고, 다음에 '정신'을 변환할 때는 淨神을 1순위로 띄우고, 精神 등의 다른 후보를 2순위 이하로 밀어낸다. [15] 유니코드 시대에 웬 새로운 한국어 문자 집합이 필요하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한국어 문자 집합은 한국어 표기에 쓰이는 문자들을 모아 놓은 집합이기 때문에 한국어 전산 처리와 한국어 글꼴 제작에 필수적이다. 유니코드를 쓰더라도, 한국어 표기에는 어떠한 코드 포인트들에 해당하는 문자들이 사용된다는 정보가 있으면 한국어 전산 처리 시와 한국어 글꼴 제작 시에는 수많은 유니코드 문자들 중에서 그 문자들만 지원하면 되기 때문이다. 만약 한국어 문자 집합이 없다면 한국어 처리를 위해 글꼴 회사마다 커버하는 문자 영역이 달라질 텐데, 이렇게 되면 하나의 글자가 어떤 회사의 글꼴에서는 표현되지만 다른 회사의 글꼴에서는 표현되지 않는 문제가 생겨 불편을 초래한다. 당장 아직도 많은 폰트들이 완성형 2350자 영역에만 제대로 디자인을 해놓은 경우가 많아서, 모양이 좋다고 사용했다가 의외로 2350자에 해당하지 않는 다른 글자를 사용하다가 뒤늦게 이를 깨닫는 일도 여전히 비일비재하다. [16] 禾+斉이니만큼 정체자로는 穧일 것이다. 풀어쓰면 禾+齊이고, 이 글자는 옥편에는 '벼움큼 제'로 등재되어 있다. [17] 기사를 보면 함덕용을 위덕용이라고 잘못 썼다. [18] 12율의 이름에서 종이 鐘인지 鍾인지 사전마다 다르게 나와서 악학궤범은 鍾이라 쓰고 율려신서는 鐘이라고 쓴다. [19] 그나마 그냥 점으로 표시되기도 한다. [20] 반대로 김화백 돌아온 럭키짱에서 이말년을 패러디한 인물의 성에 이 한 긋 보탬을 이용하여 계말년(季末年)이라 하였다. 김화백이 한자를 이용한 감각이 얼마나 뛰어난 지 알 수 있다. [21] 이를테면 廣→广 처럼. 참고로 여기서 대체된 广자는 애초에 한국어 음가부터가 '광'이 아니라 '엄'이며 뜻도 '넓다'가 아니라 '집'이다(...) [22] 실제로 언어학습에서 한결같이 강조되는 것이 '소리언어'의 학습이 '문자언어' 습득보다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게 뒤바뀌면 오히려 소리언어를 들을 때마다 문자가 떠올라 빠른 이해를 방해하거나, 문자언어로 대충 이해가 되니 제대로 된 발음을 익히지 않고 건너뛰어버리며 정작 소리언어 소통능력이 발달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다. [23] 그리고 멀리 가지 않아 한자를 고집하던 일본이 젊은 층 위주로 점차 이런 식으로 더 심하게 변해가는 중이다. 얘네들은 ‘문’도 ‘도아(door)’ 라고, ‘화장실’도 ‘토이레토(toilet)’라고 가나로 쓰고 입말로 일본식 영어(?)를 내뱉는 젊은 사람들이 늘어나서 기성세대들이 골치아파 한다. 그도 그럴게 전산장비에서의 한자 입출력이 골치아프고 피곤한 것은 (한국보다는 많이 보완을 했다곤 하나) 일본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24] 일본에서 田는 논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밭은 또는 . [25] 의외로 '거란' 자체는 한자어가 아니다. 굳이 한자어의 한국 발음으로 표기해야 할 경우에는, 契에는 '맺을 계'뿐만 아니라 '부족 이름 글' 이라는 훈과 음도 있기 때문에, '글단' 내지는 '글안'으로 적는 것이 옳다. [26] 이쪽은 주로 충청권에서 나타난다. [27] 이렇게 심하게 괴리된 중국 내 지역 간 발음 차이 때문에 이를 해결하고자 중국은 자국에서 방영하는 TV 프로그램에도 반드시 중국어 자막을 같이 달아서 내보낸다. [28] 고대 유럽이나 중동권을 보더라도 'XX의 아들 YY' 또는 'XX 사람 YY' 같은 방식을 사용했다. 예를 들어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해석하면 '빈치 사람 레오나르도' 라는 뜻이다. [29] 점자 항목의 4.3~4.3.6번 단락을 참조 [30] 대한민국 현행법상 국한문을 금지한 영역은 초등교육과 공문서 같은 교육적 민주주의적 측면에서 반드시 필요한 영역에서만 금지하였지 사문서, 언론같은 민간 영역은 아직도 한글전용이든 국한문이든 아예 외계어로 쓰든 지금도 자유롭게 쓸 수 있다 [31] 이는 일본어에서는 흔한 경우이다. 예를 들어 한국의 삼국지 시리즈 게이머들에게 익숙한 일기토의 원문은 一騎討ち로, 뒷 부분의 히라가나 ち까지 한 단어의 일부인 것이다. 일기토는 이를 인지하지 못한 채 한자어 부분만 한국 한자음으로 적은 오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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