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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03 16:42:45

번간지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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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colbgcolor=#fff> 번간지쟁
영어 Complex-simple dispute
간체자 繁简之争
번체자 繁簡之爭

1. 개요2. 찬성론과 반박3. 반대론과 반박4. 무심지애(无心之爱) - 마음 없는 사랑5. 현황
5.1. "정체를 알고 간체를 쓰자"

1. 개요

중화권에서 간체자를 쓸 것인지 번체자(정체자)를 쓸 것인지에 대한 논쟁. 전통 문화의 파괴 VS 일상 사용의 편리에 대한 논쟁이며 간체자 사용에 대한 찬반 논란은 중화권 내에서 꾸준히 있어왔다.

2. 찬성론과 반박

3. 반대론과 반박

||<tablealign=center> 𦰩 || || ||
어느 한 간체자에 쓰인 '한자 구성 요소(汉字构件)'를 보고 다른 간체자를 바로 유추할 수가 없다. 참고로 이 문제는 일본의 신자체에도 있는 문제다.
* 반박: 애초에 간체자는 구성 요소의 일관성보다는 편의성을 우선하여 만들어진 것이다. 간체자는 기본적으로 민간에서 써온 속자의 패턴에 근거해 그것을 다른 한자에도 확장한 것이다. 애초에 속자란 게 한자의 구성 원리의 엄밀함보단 편의를 중시해서 쓰는 글자이므로 구성 요소의 일관성은 어느 정도 결여될 수밖에 없고, 이를 반영한 간체자 역시 그렇다.

4. 무심지애(无心之爱) - 마음 없는 사랑

파일:attachment/12_1278992498.jpg
沒有,我該如何 ?
(마음[心]이 없는데, 나는 어떻게 사랑[愛]을 하나?)

파일:간체번체 논.jpg
간체자에 반대하는 네티즌이 만든 사진이다.
堅拒殘體字

(亲)不見,(爱)無心
친하지만(親) 볼(見) 수 없고(亲), 사랑(愛)에 마음(心)이 없다(爱).

(产)不生,(厂)空空
생산(産)에 태어남(生)이 없고(产), 공장(廠)은 텅텅(空) 비었다(厂).[2]

(面)無麥,(运)無車
국수(麵)에 밀(麥)이 없고(面), 옮기는데(運) 수레(車)가 없다(运).

(导)無道,(儿)無首
이끎(導)에 있어 길(道)이 없고(导), 아이(兒)에게 머리(首)가 없다(儿).

(飞)單翼,(涌)無力
하늘을 나는데(飛) 날개(翼)가 한 쪽(單)만 있고(飞), 물이 솟는데(湧) 힘(力)이 없다(涌).

只有魔,遠是魔

파일:20170711031119921.webp
마음(心)이 없으면, 사랑(愛)은 어떻게 하나?
도덕(義)은 따지지 않는다. 내(我) 일이 아니니까.
신문 잡지(誌)를 읽는데, 괴로운 사정이 있어 말(言)할 수 없다.
지도자(導)에게 길(道)이 없다.
서로 볼(見) 수 없는데 어떻게 서로 친(親)한가?
가난한(窮) 사람은 몸(身)을 계속 구부리는데(弓), 어떻게 힘(力)을 얻을 수 있는가?
선택(選)은 공동(共)의 결정인데 우선순위(先)의 문제가 됐다.
고향(鄕)을 돌아보지만 젊은이(郞)가 없다.

그 밖의 예시들
구름(雲)이 비(雨)를 내리지 않으면(云), 농사는 어떻게 짓나?
문(門)이 없는데(开关), 어떻게 열고(開) 잠그나(關)?
돈(貝)이 없는데(买), 무엇을 살(買) 수 있겠는가?
바퀴(輪)가 둥글지(侖) 않은데(轮), 어떻게 수레가 갈 수 있겠는가?
성인(聖)에게 귀(耳)와 입(口)이 없는데(圣), 어떻게 듣고 가르침을 줄 수 있겠는가?
나아감(進)이란 새(隹)처럼 물러남이 없어야 하거늘, 어찌 우물로(进) 간단 말인가?
귀(耳)가 없는데(听), 무엇을 들을(聽) 수 있는가?

간체자를 비판하는 말 중 대표적인 글귀이다. 愛의 간화자는 心 부수를 뺀 爱이므로, 한자가 담는 어원적 가치가 간략화로 손실되었음을 역설한다. 한자는 단순히 보기 좋게 균형 잡으려 이러저러한 부수를 합친 것이 아니라, 각각 그림에서 유래(상형), 추상적인 생각을 나타내고(지사), 서로 다른 뜻이 뭉쳐 나름의 논리대로 새로운 뜻을 가지고(회의), 새로운 글자를 만들되 기존에 발음이 같은 글자를 새 글자 안에 집어넣는(형성) 등 원리로 제작된 글자들이다. 이렇게 나름의 논리로 축적된 방대한 문자체계를 쓰기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일관성도 없이 간추려져 한자의 본래 의미를 박살내버린 현재의 간화자에 불만과 회의감을 품는 학자들도 꽤 있다. 혹자는 파체자(破體字)라고 부르는 이도 있다.

파일:nwse-cn-jiantizi-20150216024639635.jpg
비록 간화로 인해 자형에서 옛 뜻이 사라졌으나 그렇다고 하여 의사소통 도구로서의 측면을 무시할 수는 없다며 반박하는 사진이다.
간체자가 사회의 혼란스러움을 암시하는 도구라면서, 어찌 번체자의 번거로움[3]은 언급하지 않는가?
문자는 교류의 도구이며, 도구는 옛것을 고집하는 게 아닌 간단하고 실용적인 게 원칙이다. 비록 간체자가 옛 뜻을 간직하지는 않지만, 획수를 줄인 편리함을 어떻게 무시할 수 있는가?

무심지애에 대한 뉴스를 참고하면 더 많이 나온다.

5. 현황

중국의 경우 1960년대 이래 나온 출판물들은 대부분이 간체로 되어 있고, 간체로 문자 생활을 시작한 세대인 1960년대생 이하는 이러한 간체 출판물만을 읽고 간체로 쓰기를 했기 때문에 이들이 노년기에 접어든 현재는 이것이 표준으로 굳어져 버렸고, 번체자로 쓰여진 서적들은 가독성이 현저히 떨어져서 읽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게 되었다. 특히 중국은 20세기 말에 시작된 인터넷 시대를 간체로 출발했고, 더군다나 스마트폰 시대가 되면서 작은 화면에서 가독성이 좋은 간체를 포기하기가 어려워졌다.

그리고 간체자에서는 번체자에서 구별되는 글자들을 하나로 합친 경우가 있기 때문에 간체 중국어 모어 화자가 번체자를 쓸 때 과도교정을 일으킬 수 있다. 번체자에서 A와 B로 구별되었던 글자가 간체자에서는 A로 합쳐졌다고 한다면 이를 번체자로 바꿀 때 원래 번체자에서도 A였던 것까지 B로 바꾸는 오류가 있을 수도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간체 중국어 모어 화자가 번체자를 쓸 때 天后를 天後로 잘못 쓴 사례가 있다. 天后는 번체자에서도 天后다. 번체자의 后와 後는 간체자에서 모두 后로 통합됐는데, 이러다 보니 간체 중국어 모어 화자가 번체자를 쓸 때 번체자에서 后를 쓰는 단어에까지 後를 잘못 쓰기도 한다. 분리된 걸 합치기는 쉬워도 합쳐진 걸 분리하기는 어렵다.[4] 이 문제는 비단 사람에 한정된 문제는 아니고, 간체자를 사용하는 국가와 번체자를 사용하는 국가 간의 정보 문서 교환에 지장을 야기하기도 한다. 이른바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 문제인데, 간체자를 번체자로 자동 기계 변환을 해 놓으면 오류가 필연적으로 생기기 때문. 결국 인력을 들여서 수동 변환해야 하는데 이 점이 정보 교환의 어려움을 야기한다.

다만 대륙에서 정체자를 쓰는 것이 불법으로 지정된 것은 아니고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나타낼 때 쓰고 있기 때문에, 공적인 영역을 제외하면 정체자를 썼다고 해서 주의를 주거나 하지는 않는다.

일부 기업이나 브랜드에서는 오래된 역사를 강조하거나 여러 가지 이유로 번체를 쓰기도 하는데 대표적으로 1950년부터 국영 기업에서 생산되기 시작한 중국의 대중적인 담배 중화(中華)는 단 한 번도 간체 표기인 中华로 발매된 적이 없다. 장쩌민, 시진핑과 같이 최고위급 정치인들도 자신의 이름을 서명할 때 정자를 활용하기도 한다.[5]

심지어 HSK 쓰기 영역에서도 번체자를 쓰는 것을 허용한다. 다만 번체와 간체를 같이 섞어서 쓸 경우 감점을 당한다.

간체자 탄생 이전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사극 드라마, 영화에서는 자막을 제외하고 간체자가 당연히 등장하지 않는다. 궁이나 사찰, 만리장성 같은 옛날 건물은 당연히 번체자 간판을 달고 있고 최근에 개업한 동네식당이어도 전통있는 식당이라는 느낌을 주려고 번체자 간판을 쓰는 경우가 많다.[6]

5.1. "정체를 알고 간체를 쓰자"

識正寫簡/识正写简(식정사간) 또는 識正書簡/识正书简(식정서간). 대만의 전 총통 마잉주가 주장했다. 양안 교류 활성화를 위해 대만에서도 한자 교육 체계를 이원화하고 간체자를 적극적으로 사용하자는 주장이었으나 폭넓은 지지는 얻지 못하였다. 대륙 정부에 대한 반감이 강하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대만인이 평소 쓰는 약자나 속자는 대륙 간화자와 같은 것들이 꽤 되는데, 간화자 중에서는 한자문화권에서 공유되는 간단한 속자와 약자들을 정식으로 채용한 게 많으므로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한편 대륙에서도 번체자를 교육하자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전통 문화라면 일단 다 없애자고 날뛰던 문화대혁명도 이제 옛날 일이라 중국 전통 문화를 되살리자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현재는 손글씨보다 타이핑이 대세라서 번체자를 부활시키자는 주장이 이따금씩 눈에 띈다.

이러한 논쟁은 1980년대와 1990년대 초반에 가장 심했고, 공적인 논의는 1992년에 장쩌민이 모든 인쇄 출판물에는 원칙적으로 간체자만 사용하며 서예 같은 예술 작품에서는 번체자를 써도 무방하다고 공표하면서 일단락되었다.

정체자를 학교에서 제대로 교육해야 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재 중국 의무 교육에서 정체자 교육은 그다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다만 사교육을 통해서 정체자를 공부하거나 대만과 홍콩의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만화, 소설, 영화 등을 보면서 정체자를 익히는 경우는 많다.

특히 대륙의 대부분 노래방에서는 음원을 대만, 홍콩에서 불법으로 수입해오기 때문에 자막이 대부분 번체자로 되어 있어서 노래방을 자주 간다면 억지로라도 정체자를 익히게 되어 있다.[7]


[예시] 雧 → 集(모을 집), 靁 → 雷(우레 뢰), 繫 → 系(맬 계), 灋 → 法(법 법) 등. [2] 그런데 자의 자원도 사실상 广(집 엄)과 '탁 트였다'는 뜻의 (시원할 창)의 합성자라 실질적으로 의미는 같다. 廠의 본뜻은 '헛간'이라고 한다. [3] 번체자의 과 번거로움을 뜻하는 이 동음자임을 활용한 언어유희. [4] 한자를 잘 모르는 한국어 화자가 문화어를 조롱하려다가 원래부터 음이 ㄴ이나 ㅇ으로 시작하는 것까지 ㄹ로 바꿔 써 버리는 경우(예: 인민(人民) → 린민)와 같다. 한자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인민'(人民)의 '인'(人, 본래 '인')이나 '인근'(鄰近)의 '인'(鄰, 본래 '린')이나 똑같이 보이고, 어떤 것이 원래 '린'이고 어떤 것이 원래 '인'인지에 대한 지식도 없기 때문이다. [5] 장쩌민의 경우 이름의 첫 글자를 간체자인 泽이 아닌 정자 澤으로 서명하며, 시진핑의 경우 성씨를 간체자인 习이 아닌 정자인 習으로 서명한다. [6] 서양식 식당이 아니고 중식당이면 웬만하면 번체자 간판을 달고 있다. [7] 2010년대쯤부터 대륙에서도 노래방용 음원 제작을 시작했지만 그 전에 나온 노래는 여전히 불법 수입한 음원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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