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수소 | ||||||
이름 | 등급 | 클래스 | CV | 획득 방법 | ||
용수소 | UR | 마법형 |
후지타 사키 辛悦 |
소환 조각 합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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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 자추막, 서호용정 | |||||
모토 |
극도의 섬세함을 요구하는 기술은 나 말고는 아무도 할 수 없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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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호음식 | 새우버섯전 | |||||
전용 낙신 | 적등귀, 사군 |
1. 개요
음식 | 용수소 |
유형 | 디저트 |
발원지 | 중국 |
탄생 시기 | 약 2000년 전 |
성격 | 거만함 |
키 | 167cm |
실로 인형을 자유자재로 부리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소녀. 황실에서 일했던 탓에 자신을 무척 대단한 존재로 여긴다. 자신의 인형 '육리' 외에 어떤 것에도 무관심하다.
테이스티 사가의 등장 식신. 모티브는
용수당[1].2. 초기 정보
초기 정보 | |
영력 | 2502 |
공격력 | 113 |
방어력 | 15 |
HP | 502 |
치명타 | 1534 |
치명피해 | 2123 |
공격속도 | 1356 |
3. 스킬[2]
전투 스킬 | |||
기본 스킬 |
죽림비경 |
용수소가 거대한 죽창을 소환해 적 전체를 매혹시킴, 2초간 지속. 동시에 공격력이 가장 높은 적에게 공격력의 40%만큼 피해를 입히고, (12~?)의 추가 피해를 입힘, 5초간 지속 |
|
에너지 스킬 |
인형술 |
용수소가 인형을 조종해 전체에 공격력의 40%만큼 피해를 입히고, (285~?)의 추가 피해를 입힘. 동시에 초당 자신의 공격력의 20%만큼 피해를 입히고, (30~?)의 추가 피해를 입힘, 5초간 지속 |
4. 평가
푸아그라의 상호호환.
푸아그라와 비교시 매혹시간은 고정이지만 딜은 높다는 소소한 차이점이 존재한다. 그런만큼 조각 수급이 굉장히 까다롭다.
5. 대사
계약 | 황실에 있는 동안에는 육리가 제 곁을 지켜줬는데 이제부터는 그대와 함께 지내야겠군요. 잘된 일인지 아닌지는... 좀 더 두고 봐야겠지만... |
로그인 | 한참을 기다렸건만 이제야 오셨군요. 집에 좀 더 신경을 쓰도록 하세요. |
링크 | 이런 곳이 있다니... 뭐, 없는 것보다는 낫겠죠. |
스킬 | 천사만루![3] |
진화 | 이것도 나쁘지 않군요! |
피로 상태 | 마음과 달리 몸이 따라주지 않아... |
회복 중 | 이젠 괜찮습니다. 더 이상 폐가 될 수야 없죠. |
출격/파티 | 저와 육리가 있으니 걱정할 것 없어요. |
실패 | 살고 죽는 건 하늘에서 정하는 것이니... |
알림 | 제가 손수 만든 음식은 누구나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랍니다. |
방치: 1 | 지저귀는 새도 없고, 흥겨운 음악도 없으니... 무료하군요. |
방치: 2 | 절 혼자 내버려 두는 게 무슨 의미인지 곰곰이 생각해보는 게 좋을 거예요! |
접촉: 1 | 육리는 제가 직접 만든 것이니 아낄 수밖에 없지요, 애초부터 그쪽과는 비교가 불가하다는 겁니다. |
접촉: 2 | 예의범절을 익히며 항상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해요, 안 그러면 사람들로부터 비웃음을 살 테니까요. |
접촉: 3 | 가느다란 줄을 통해 인형에 생명을 불어넣는 일은, 저 아니면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이랍니다. |
맹세 | 비록 예법에 따른 것이기는 하나 물고기가 어찌 물을 떠나 살 수 있겠습니까? 이렇게 함께 하게 되었으니 이 또한 인연이겠죠. |
친밀: 1 | 제게 그런 이름을 얻게 된 데는 깊은 뜻이 있답니다. 그런 저와 인연을 맺었다니, 전생에 큰 덕을 쌓으셨나 보군요. |
친밀: 2 | 우리 사이의 인연을 여기 육리가 증명해 주고 있으니 절대 후회하지 마세요. |
친밀: 3 | 제 귀한 손으로 차를 따를 수는 없는 노릇이니 당연히 그대가 따를 수밖에요. |
방치: 3 | 귀찮군요. |
승리 | 이번 승리는 저와 육리가 이루어낸 결과입니다. |
실패 | 하늘이 나를 버린 것인가... |
먹이기 | 제 입맛과는 그다지 맞지 않지만, 성의를 생각해서 감사히 받겠습니다. |
6. 배경 이야기
6.1. 1장. 신뢰
난 거울 앞에서 섬세한 손길로 내 눈썹을 다듬은 시녀에게 물러나라는 손짓을 했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두 손을 들었다.
그러자 시녀는 은은한 빛깔의 등거리를 능숙한 솜씨로 받아들고 정확한 위치에 걸었다.
「태후마마의 수라가 준비되었습니다. 마마께서 나리를 뵙고 싶어 하시니, 부디 함께 수라를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내시는 조심스럽게 내 침궁으로 와서 포권[4]을 취하며 예를 표했다. 나는 손을 들어 내시가 머리를 들게 했고, 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머리에 꽃은 장식이 발걸음에 맞춰 천천히 흔들리고, 궁녀와 내시가 대열을 맞춰 내 뒤를 위풍당당하게 따라다녔다. 내가 태후의 궁전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자, 내시는 태후에게 내가 도착했다고 즉시 보고했다.
허가가 떨어지자 나는 차분한 발걸음으로 내시를 이끌고 태후의 침궁에 들어간 후, 태후에게 공손하게 절을 올렸다.
「일어나거라, 용수소. 사실에서는 이렇게까지 예를 갖출 필요가 없다고 말하지 않았느냐. 너는 내 식신이다.」
「예의와 법도는 하루에 세 번 지켜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제가 이를 어기면, 다른 이들의 웃음거리가 될 것입니다.」
「됐다.이 늙은이도 너처럼 격식을 차리지 않는데,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다. 일어나서 내 옆에 앉아라.」
「알겠습니다.」
난 치맛자락을 정리한 뒤, 예를 지키며 천천히 앉았다. 움직일 때마다 흐트러지는 치맛자락을 손으로 가볍게 누르며, 딱딱한 미소를 짓고 엎드려 있는 관리들을 바라봤다.
나는 관리의 말을 끝까지 제대로 듣지 않았다. 입을 열자마자 그의 야심과 욕망이 전부 드러났기 때문이다.
「알겠다, 일단 물러나게.」
「저... 아, 알겠습니다! 그럼 이 일은...」
「생각해보겠네. 조신으로서 후궁에 오래 머무는 것도 그리 좋진 않을 테니, 얼른 물러나거라.」
「알겠습니다. 마마,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관리를 물러나게 한 뒤, 태후는 내게 말했다.
「보았느냐, 용수소? 이것이 바로 인간이다. 고작 수십 년을 잘 살아보겠다고 이런 역겨운 면모를 서슴없이 드러내지. 백성의 생명이나 국가의 존위를 위험에 몰아넣는 것조차 주저하지 않아... 어린 나이에 왕위를 물려받은 아들을 위해, 난 이런 해충들을 전부 박멸할 것이다.」
「그렇다면 태후마마, 어째서 아직...」
「이렇게 하지 않으면 저들의 목적을 알 수 없다. 용수소,이 잔혹하고 탐욕스러운 궁궐에서 내가 유일하게 믿는 건 너와 내 아들뿐이다. 그러니 무슨 일이 있어도 날 배신하지 말아다오. 날 믿고 따르면, 수많은 백성들에게 존경받는 가장 존귀한 위치에 올라설 수 있도록 해주마.」
「저는 태후마마의 식신이고, 태후마마는 저의 마스터이십니다. 그러므로 저는 반드시 태후마마를 존중할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태후마마의 곁 외에 제가 갈 수 있는 곳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그래... 그래...」
그때 난 인간의 마음이 얼마나 복잡한지 간과하고 있었다. 오랫동안 쌓은 신뢰도 오해로 인해 무너질 수 있고, 아무리 끈끈한 관계라도 헤아릴 수 없는 인간의 마음으로 조금씩 부러질 수 있다는 것을...
그러자 시녀는 은은한 빛깔의 등거리를 능숙한 솜씨로 받아들고 정확한 위치에 걸었다.
「태후마마의 수라가 준비되었습니다. 마마께서 나리를 뵙고 싶어 하시니, 부디 함께 수라를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내시는 조심스럽게 내 침궁으로 와서 포권[4]을 취하며 예를 표했다. 나는 손을 들어 내시가 머리를 들게 했고, 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머리에 꽃은 장식이 발걸음에 맞춰 천천히 흔들리고, 궁녀와 내시가 대열을 맞춰 내 뒤를 위풍당당하게 따라다녔다. 내가 태후의 궁전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자, 내시는 태후에게 내가 도착했다고 즉시 보고했다.
허가가 떨어지자 나는 차분한 발걸음으로 내시를 이끌고 태후의 침궁에 들어간 후, 태후에게 공손하게 절을 올렸다.
「일어나거라, 용수소. 사실에서는 이렇게까지 예를 갖출 필요가 없다고 말하지 않았느냐. 너는 내 식신이다.」
「예의와 법도는 하루에 세 번 지켜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제가 이를 어기면, 다른 이들의 웃음거리가 될 것입니다.」
「됐다.이 늙은이도 너처럼 격식을 차리지 않는데,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다. 일어나서 내 옆에 앉아라.」
「알겠습니다.」
난 치맛자락을 정리한 뒤, 예를 지키며 천천히 앉았다. 움직일 때마다 흐트러지는 치맛자락을 손으로 가볍게 누르며, 딱딱한 미소를 짓고 엎드려 있는 관리들을 바라봤다.
나는 관리의 말을 끝까지 제대로 듣지 않았다. 입을 열자마자 그의 야심과 욕망이 전부 드러났기 때문이다.
「알겠다, 일단 물러나게.」
「저... 아, 알겠습니다! 그럼 이 일은...」
「생각해보겠네. 조신으로서 후궁에 오래 머무는 것도 그리 좋진 않을 테니, 얼른 물러나거라.」
「알겠습니다. 마마,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관리를 물러나게 한 뒤, 태후는 내게 말했다.
「보았느냐, 용수소? 이것이 바로 인간이다. 고작 수십 년을 잘 살아보겠다고 이런 역겨운 면모를 서슴없이 드러내지. 백성의 생명이나 국가의 존위를 위험에 몰아넣는 것조차 주저하지 않아... 어린 나이에 왕위를 물려받은 아들을 위해, 난 이런 해충들을 전부 박멸할 것이다.」
「그렇다면 태후마마, 어째서 아직...」
「이렇게 하지 않으면 저들의 목적을 알 수 없다. 용수소,이 잔혹하고 탐욕스러운 궁궐에서 내가 유일하게 믿는 건 너와 내 아들뿐이다. 그러니 무슨 일이 있어도 날 배신하지 말아다오. 날 믿고 따르면, 수많은 백성들에게 존경받는 가장 존귀한 위치에 올라설 수 있도록 해주마.」
「저는 태후마마의 식신이고, 태후마마는 저의 마스터이십니다. 그러므로 저는 반드시 태후마마를 존중할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태후마마의 곁 외에 제가 갈 수 있는 곳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그래... 그래...」
그때 난 인간의 마음이 얼마나 복잡한지 간과하고 있었다. 오랫동안 쌓은 신뢰도 오해로 인해 무너질 수 있고, 아무리 끈끈한 관계라도 헤아릴 수 없는 인간의 마음으로 조금씩 부러질 수 있다는 것을...
6.2. 2장. 요청
나의 마스터는 조정의 황태후다. 부드럽고 온순하기만 한 숙녀였지만, 어머니 된 후 마음을 굳게 먹었다.
마스터는 욕망으로 가득 찬 이 궁궐에서 아직 어린 황제를 지키기 위해 그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험로를 택했다. 유일하게 축하할 만한 것은 그녀가 성공했다는 것이다.
선대 황제가 너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버렸다. 난 그때의 마스터가 대체 얼마나 노력해서야 어린 아이를 황제로 올릴 수 있었는지 가늠할 수 조차 없었다.
황제는 마스터의 보살핌을 받으며 자랐다.
하지만 온화함을 잃은 그녀는 아이가 성장하리라는 것을 잊고 있었다.
우연히 난 한 인형술사의 도움을 받아 '육리'라는 이름의 목우[5]를 제작했다.
'육리'는 인간과 아주 흡사하게 생겼고, 옥과 같은 청아한 느낌을 주었다. 태후는 이를 보자마자 '육리'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육리를 보고 있으면 미간이 절로 찌푸려졌다. 왠지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누구와 닮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섬세한 실로 육리을 움직이자니, 슬프지만 애석하게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 느껴졌다.
황궁 정원에서는 밖에서 볼 수 없는 진귀한 풍경을 볼 수 있다. 계절을 거스르는 꽃들은 내시들의 관리하에 아름답게 피었으며, 가늘고도 긴 꼬리를 가진 예쁜 새들도 나무 그늘에서 쉬고 있었다.
부드러운 방석에 앉아 그늘 밑에서 비스듬히 기대고 있자, 옆에 있던 시녀가 깃털로 만든 부채를 휘둘러 은은한 바람을 내고 있었다. 오후의 태양에 은은한 바람이 섞여 있었으며, 눈꺼풀이 곧 닫힐 즈음 시끄럽게 싸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렇게 법과 예를 모르면서도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는 엄숙한 궁궐에서 나올 수 없는 소리다.
나는 미간을 찌푸리며 소리가 난 곳으로 향했다. 몇몇 후궁이 땅에 무릎을 꿇고 있던 여자를 둘러싼 채 계속 시끄럽게 떠들고 있었다.
「무슨 일이냐, 왜 이렇게 시끄럽지?」
후궁들은 하나같이 놀란 표정을 지으며 뒤로 물러났다. 그러자 혼자 땅에 있던 여자는 허둥대며 모든 이들 앞에서 무릎을 끓었다.
「용수소 님, 이 여자가 후궁에서 낯선 이와 밀회를 하고 있었습니다. 후궁으로서 갖춰야 할 예의를 어겼으니 벌을 받아 마땅합니다.」
「용수소 님, 전 그런 적이 없사옵니다... 정말입니다!」
처참하게 울부짖는 여인을 보니 미간이 절로 찌푸려졌다. 그녀의 옷과 머리는 엉망이 되어 있었다.
애걸복걸하는 여인을 보며 난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 일은 내가 태후마마께 보고드리도록 할 테니, 정숙해라. 궁궐은 정숙해야 하는 곳이 아니더냐.」
「예.」
「태후마마?! 아, 안돼! 제발... 제발 부탁이니 태후마마께 알리지 말아주시옵소서! 부디 황제 폐하께서 제게 벌을 내리시도록 해주시옵소서, 제발...! 태후마마께서는 분명 절 죽이실 겁니다!」
「허튼소리! 태후마마는 무고한 사람을 죽이지 않으신다. 데려가!」
나는 이해가 안 된다는 듯이 그 여자를 바라봤다. 태후마마는 진위와는 상관없이 그녀를 억울하게 하지 않으실 텐데, 왜 이리 비통하게 우는 걸까?
한참 후에야 나는 이 후궁의 친정이 쥐고 있는 병권이 태후마마가 제거하고 싶어하는 세력 중 하나라는 걸 깨달았다.
만약 그때 내 믿음이 얼마나 나약한지를 알았다면, 결과는 달랐을 것이다.
그러나 뭘 했더라도, 그때의 나는 육리와 같았을 것이다.
운명이라는 실에 얽혀, 이미 정해진 비극을 향해 조금씩 나아가고 있었다는 사실을.
마스터는 욕망으로 가득 찬 이 궁궐에서 아직 어린 황제를 지키기 위해 그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험로를 택했다. 유일하게 축하할 만한 것은 그녀가 성공했다는 것이다.
선대 황제가 너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버렸다. 난 그때의 마스터가 대체 얼마나 노력해서야 어린 아이를 황제로 올릴 수 있었는지 가늠할 수 조차 없었다.
황제는 마스터의 보살핌을 받으며 자랐다.
하지만 온화함을 잃은 그녀는 아이가 성장하리라는 것을 잊고 있었다.
우연히 난 한 인형술사의 도움을 받아 '육리'라는 이름의 목우[5]를 제작했다.
'육리'는 인간과 아주 흡사하게 생겼고, 옥과 같은 청아한 느낌을 주었다. 태후는 이를 보자마자 '육리'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육리를 보고 있으면 미간이 절로 찌푸려졌다. 왠지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누구와 닮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섬세한 실로 육리을 움직이자니, 슬프지만 애석하게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 느껴졌다.
황궁 정원에서는 밖에서 볼 수 없는 진귀한 풍경을 볼 수 있다. 계절을 거스르는 꽃들은 내시들의 관리하에 아름답게 피었으며, 가늘고도 긴 꼬리를 가진 예쁜 새들도 나무 그늘에서 쉬고 있었다.
부드러운 방석에 앉아 그늘 밑에서 비스듬히 기대고 있자, 옆에 있던 시녀가 깃털로 만든 부채를 휘둘러 은은한 바람을 내고 있었다. 오후의 태양에 은은한 바람이 섞여 있었으며, 눈꺼풀이 곧 닫힐 즈음 시끄럽게 싸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렇게 법과 예를 모르면서도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는 엄숙한 궁궐에서 나올 수 없는 소리다.
나는 미간을 찌푸리며 소리가 난 곳으로 향했다. 몇몇 후궁이 땅에 무릎을 꿇고 있던 여자를 둘러싼 채 계속 시끄럽게 떠들고 있었다.
「무슨 일이냐, 왜 이렇게 시끄럽지?」
후궁들은 하나같이 놀란 표정을 지으며 뒤로 물러났다. 그러자 혼자 땅에 있던 여자는 허둥대며 모든 이들 앞에서 무릎을 끓었다.
「용수소 님, 이 여자가 후궁에서 낯선 이와 밀회를 하고 있었습니다. 후궁으로서 갖춰야 할 예의를 어겼으니 벌을 받아 마땅합니다.」
「용수소 님, 전 그런 적이 없사옵니다... 정말입니다!」
처참하게 울부짖는 여인을 보니 미간이 절로 찌푸려졌다. 그녀의 옷과 머리는 엉망이 되어 있었다.
애걸복걸하는 여인을 보며 난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 일은 내가 태후마마께 보고드리도록 할 테니, 정숙해라. 궁궐은 정숙해야 하는 곳이 아니더냐.」
「예.」
「태후마마?! 아, 안돼! 제발... 제발 부탁이니 태후마마께 알리지 말아주시옵소서! 부디 황제 폐하께서 제게 벌을 내리시도록 해주시옵소서, 제발...! 태후마마께서는 분명 절 죽이실 겁니다!」
「허튼소리! 태후마마는 무고한 사람을 죽이지 않으신다. 데려가!」
나는 이해가 안 된다는 듯이 그 여자를 바라봤다. 태후마마는 진위와는 상관없이 그녀를 억울하게 하지 않으실 텐데, 왜 이리 비통하게 우는 걸까?
한참 후에야 나는 이 후궁의 친정이 쥐고 있는 병권이 태후마마가 제거하고 싶어하는 세력 중 하나라는 걸 깨달았다.
만약 그때 내 믿음이 얼마나 나약한지를 알았다면, 결과는 달랐을 것이다.
그러나 뭘 했더라도, 그때의 나는 육리와 같았을 것이다.
운명이라는 실에 얽혀, 이미 정해진 비극을 향해 조금씩 나아가고 있었다는 사실을.
6.3. 3장. 이용
태후 앞에 엎드린 여자는 계속 머리를 조아렸다.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은 이미 피범벅이 되어 있었다.
나는 조금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차를 마시고 있던 태후마마를 바라봤다. 태후마마는 마치 현재 엎드려 있는 이 여인이 원래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아무 일도 없다는 듯한 모습이었다.
이해가 되지 않는 듯한 내 표정을 본 태후마마는 손으로 내 어깨를 가볍게 두들겼다.
「잘했다, 용수소. 역시 널 제대로 봤구나.」
아직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태후마마는 찻잔을 내려 놓고 생소하리라 만큼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이렇게 된 이상 네 가족도 함께 처벌함이 마땅하겠지.하지만 네가 폐하를 수년 동안 모셔오기도 했으니, 특별히 자비를 베풀도록 하겠다. 네가 자결하면, 가족들은 용서하겠다.」
믿을 수 없었다. 분별력 있던 태후께서 근거없는 말만 듣고 사람을 벌하려고 하시다니...
「태후마마!」
「용수소, 너는 내 편이겠지. 안 그래?」
「.....」
태후마마의 눈은 낯선 사람처럼 느껴졌다. 아무런 감정도 실리지 않은 마스터의 눈동자는 등골을 오싹하게 했다.
나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지만, 그녀의 엄격한 눈빛 때문에 아무런 반박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여자는 내시가 가져온 백릉[6]을 들고, 원망하는 눈초리로 날 바라봤다. 그 순간, 마치 바닥에 붙여진 것처럼,이 허약한 인간이 노려보는 것 때문에 나는 제자리에서 움직일 수 없었다.
나는 그녀 옆에서 이 일을 일으킨 후궁들을 봤다. 의기양양하다는 듯 입꼬리가 약간 올라간 모습을 보자, 머리가 새하얘졌다.
이들은 나와 태후마마에게 예를 표했다. 그들 중 한 자는 달콤한 미소를 지으며 내게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용수소 님. 용수소 님이 아니었으면 천비는 마땅한 처벌을 받지 못했을 겁니다.」
그러지 않았어... 단지 상응하는 공정을 누리게 해주고 싶었을 뿐인데... 난 너희들을 돕지 않았다고...
내가 어떻게 침궁에 돌아왔는지조차 기억이 나지 않는다.
순간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는 무언가가 발 끝에서부터 가슴, 그리고 온몸으로 조금씩 퍼져나갔다.
뒷골에서 전해져 오는 그런 차가움은 마치 냉동고에 있는 듯했다.
두려움을 느낀 나는 육리를 세게 안았다. 두려워진 나는 조금이라도 육리로부터 따뜻함을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사람의 마음은 헤아릴 수 없다', 이제야 나는 이 말에 담긴 진정한 뜻을 알았다.
나는, 대체 누굴 믿어야 하는가?
그분을 믿어야 하는가?
나는 조금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차를 마시고 있던 태후마마를 바라봤다. 태후마마는 마치 현재 엎드려 있는 이 여인이 원래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아무 일도 없다는 듯한 모습이었다.
이해가 되지 않는 듯한 내 표정을 본 태후마마는 손으로 내 어깨를 가볍게 두들겼다.
「잘했다, 용수소. 역시 널 제대로 봤구나.」
아직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태후마마는 찻잔을 내려 놓고 생소하리라 만큼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이렇게 된 이상 네 가족도 함께 처벌함이 마땅하겠지.하지만 네가 폐하를 수년 동안 모셔오기도 했으니, 특별히 자비를 베풀도록 하겠다. 네가 자결하면, 가족들은 용서하겠다.」
믿을 수 없었다. 분별력 있던 태후께서 근거없는 말만 듣고 사람을 벌하려고 하시다니...
「태후마마!」
「용수소, 너는 내 편이겠지. 안 그래?」
「.....」
태후마마의 눈은 낯선 사람처럼 느껴졌다. 아무런 감정도 실리지 않은 마스터의 눈동자는 등골을 오싹하게 했다.
나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지만, 그녀의 엄격한 눈빛 때문에 아무런 반박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여자는 내시가 가져온 백릉[6]을 들고, 원망하는 눈초리로 날 바라봤다. 그 순간, 마치 바닥에 붙여진 것처럼,이 허약한 인간이 노려보는 것 때문에 나는 제자리에서 움직일 수 없었다.
나는 그녀 옆에서 이 일을 일으킨 후궁들을 봤다. 의기양양하다는 듯 입꼬리가 약간 올라간 모습을 보자, 머리가 새하얘졌다.
이들은 나와 태후마마에게 예를 표했다. 그들 중 한 자는 달콤한 미소를 지으며 내게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용수소 님. 용수소 님이 아니었으면 천비는 마땅한 처벌을 받지 못했을 겁니다.」
그러지 않았어... 단지 상응하는 공정을 누리게 해주고 싶었을 뿐인데... 난 너희들을 돕지 않았다고...
내가 어떻게 침궁에 돌아왔는지조차 기억이 나지 않는다.
순간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는 무언가가 발 끝에서부터 가슴, 그리고 온몸으로 조금씩 퍼져나갔다.
뒷골에서 전해져 오는 그런 차가움은 마치 냉동고에 있는 듯했다.
두려움을 느낀 나는 육리를 세게 안았다. 두려워진 나는 조금이라도 육리로부터 따뜻함을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사람의 마음은 헤아릴 수 없다', 이제야 나는 이 말에 담긴 진정한 뜻을 알았다.
나는, 대체 누굴 믿어야 하는가?
그분을 믿어야 하는가?
6.4. 4장. 파괴
비첩은 결국 자신의 침궁에서 운명을 맞이했다. 그녀는 황제가 유일하게 직접 들여오고 싶어 한 여인이었으며, 생전에는 궁궐에서 가장 혁혁한 자이기도 했다.
황제의 총애를 한 몸에 받았지만, 결국 백릉을 입고 자신의 모든 것을 잃고 말았다.
태후마마도 이를 이용해 그녀의 모계 쪽 세력을 약화하길 원했다.
나는 그녀의 침궁 앞에 몰래 다가가 그녀의 시체를 안고 통곡하는 황제를 지켜봤다. 떨리는 손으로 황제에게 손수건을 건넸다.
그러자 황제는 손수건을 바닥으로 세게 내리쳤다. 무기력해 보이는 이 남자는 늑대와도 같이 흉악한 눈으로 날 째려봤다.
그의 붉은 눈가와 깊은 곳에서부터 우러나오는 원망이 날 뒷걸음질 치게 했다.
「네가 얼마나 잘했는지 직접 보러 온 것이냐! 황후 마마가 널 보낸 게지? 이제 만족하느냐!」
황제의 계속된 질타는 망치로 내 가슴을 내려치는 듯했다. 나는 변명을 하기 위해 입을 열 었으나, 이미 어떤 것을 말해도 의미 없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세게 쥐고 있던 옷자락에 힘을 푼 뒤, 나는 중요한 사람을 잃은 이 남자를 바라봤다. 깊은 한숨 쉬고, 용기를 내어 말했다.
「황후마마와 얘기해보겠습니다.」
「...무엇을 얘기하겠다는 게냐?」
「전하는 이미 애가 아니니, 이런 일들을 알아서 처리하셔야 한다고 말이지요.」
「지금 날 비웃는 것인가?」
「...제가 잘못했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이게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기도 하지요. 그래도 부디 황후마마를 원망하지는 말아주십시오, 단지 폐하를 보호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네 동정은 필요 없다.」
「동정이 아니라, 간청을 드리는 겁니다. 다시 제게 기회를 주십시오. 황후마마께서 이렇게 하신 것은... 반드시 무슨 이유가 있기 때문일 겁니다... 반드시...」
「...좋아, 이게 황후마마에게 주는 마지막 기회이다. 반드시 무슨 이유가 있었어야 할 것이다.」
태후마마는 나에게 같이 달을 보자고 하셨다. 이렇게 큰 궁궐에서, 태후마마와 같이 달을 구경하고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은 나 밖에 없었다.
나는 품에 안고 있던 육리를 옆에 두었다. 태후마마는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과자를 내 쪽으로 내밀고, 비웃듯이 웃었다.
「네 모습이 마치 계집애들이 자신의 낭군을 안고 있는 것 같구나. 설마 애인을 찾고 싶은데 부끄러워서 말 못 하는 것이냐? 내게 말만 하면 바로 해결해 주겠노라. 혼수부터 가마까지, 네 체면을 제대로 세워주겠다.」
조금 놀란 나는 소매에 있던 손을 세게 쥐고, 억지 웃음을 지었다.
「괜찮습니다. 애인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황제조차도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주지 못하는데, 황제보다 못한 사람은 오죽하겠습니까? 역시 육리가 더 나을 듯합니다.」
「...용수소, 무슨 뜻이냐! 설마 지금 내가 너무 많이 관여했다고 질책하는 것이냐!」
「...전 감히 그럴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그러나 태후마마, 지금 전하도 이미 어른이니, 태후마마도 이제... 게다가 이전에 그 비첩에 대한 일도, 너무 고압적이신 것 같습니다.」
「그래! 좋아... 너도 이제 내 편에 서지 않겠다는 거지, 너도 내 편에 서지 않겠다는 거야...」
「아닙니다, 전 단지 여쭤보고 싶었을...」
「닥쳐라! 여봐라! 용수소를.…침궁에 감금시켜라, 내 허락이 없는 한 절대로 내보내지 말거라!」
「태후마마!」
「이 모든 것은 내 것이니라! 전부 내 것이라 말이다! 배은망덕한 놈 같으니라고! 내가 이렇게까지 한 것이, 전부 그이 때문이지 않더냐! 게다가 네... 네 이년...! 왜... 왜...」
광기에 빠져든 태후마마를 본 나는 다시 침묵을 지켰다.
더는 무엇이 옳은지, 무엇이 틀리는지도 알 수 없었다.
그때의 나는 광기에 빠진 태후마마의 눈에 비친 깊은 슬픔을 읽어내지 못했다.
이 두려운 곳에서 내가 유일하게 믿을 수 있던 사람도 결국엔 내가 믿기 힘든 모습으로 변했다.
갇혀 지낸 시간은 그리 힘들지는 않았다. 태후마마는 그 일로 내게 죄를 묻진 않았다.
다만 나와 함께 식사하지 않았다.
이 궁궐에서, 황후마마와 같이 식사를 할 수 있는 것도 나 밖에 없었다.
그 대화로 인해, 황후마마는 유일하게 자신의 편에 있던 자를, 나는 유일하게 믿을 수 있던 사람을 잃었다.
육리를 세게 안으며, 육리의 머리를 품에 안았다.
역시, 내겐 육리 밖에 없어.
인간은 전부 믿을 수 없는, 비열한 놈들이야...
나는 창가에 앉아, 아무런 변화도 없는 하늘을 보며 멍을 때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들려오는 목소리를 듣고 깨어났다.
「보거라, 그녀는 날 보호하기 위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너에게조차도 손을 쓰지 않았느냐. 단지 자신의 권력을 위해서 그랬던 것일 뿐이니라.」
차가운 미소를 짓고 있는 황제를 보고 있으니, 순간 어떻게 변명해야 할지를 몰랐다.
「짐은 내 모든 것을 되찾고, 그녀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
「.....」
돌연히 뒤돌며 떠나는 황제를 보고 있자니, 순간 어떤 변명을 해야 할지를 몰랐다.
그러던 어느 날, 태후마마가 갑자기 내 침궁에 왔다. 내게 무슨 말을 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태후마마는 조용히 날 바라보시다가 오랫동안 보지 못한 미소를 지으셨다.
「내가 정말로 실수를 했을지도 모르지... 용수소, 마지막으로 내게 차를 끓여주겠느냐.」
고개를 돌려 창밖을 보니, 밝은 달과 대비되는 큰 외침이 들려왔다. 병사들의 무기가 부딪치는 소리, 도자기가 깨지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왔다. 검이 몸을 파고드는 소리와 함께 들려오는 처량한 비명은 두려움을 자아냈다.
태후마마는 내 머리를 돌리시더니, 홀가분하다는 듯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내 쪽으로 찻잔을 밀었다.
「이제야 네 말을 이해한 것 같구나. 그래도 너무 늦은 것 같네. 그 아이가 내 고심을 이해할 줄 알았지만... 우리 모두 네 육리와도 같은 것 같구나, 무언가에 의해 갈수록 먼 곳을 향해 나아가도록 조종되고있는 것 같아.」
「태후마마...」
「날 마스터라고 불러주겠니... 더는 태후라고 불리고 싶지 않구나... 태후라는 이름의 목우... 나는 이 이름 때문에 내가 원하지 않던 일을 너무 많이 저지른 것 같구나... 더는 피곤하네.」
「마스터...」
황제의 총애를 한 몸에 받았지만, 결국 백릉을 입고 자신의 모든 것을 잃고 말았다.
태후마마도 이를 이용해 그녀의 모계 쪽 세력을 약화하길 원했다.
나는 그녀의 침궁 앞에 몰래 다가가 그녀의 시체를 안고 통곡하는 황제를 지켜봤다. 떨리는 손으로 황제에게 손수건을 건넸다.
그러자 황제는 손수건을 바닥으로 세게 내리쳤다. 무기력해 보이는 이 남자는 늑대와도 같이 흉악한 눈으로 날 째려봤다.
그의 붉은 눈가와 깊은 곳에서부터 우러나오는 원망이 날 뒷걸음질 치게 했다.
「네가 얼마나 잘했는지 직접 보러 온 것이냐! 황후 마마가 널 보낸 게지? 이제 만족하느냐!」
황제의 계속된 질타는 망치로 내 가슴을 내려치는 듯했다. 나는 변명을 하기 위해 입을 열 었으나, 이미 어떤 것을 말해도 의미 없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세게 쥐고 있던 옷자락에 힘을 푼 뒤, 나는 중요한 사람을 잃은 이 남자를 바라봤다. 깊은 한숨 쉬고, 용기를 내어 말했다.
「황후마마와 얘기해보겠습니다.」
「...무엇을 얘기하겠다는 게냐?」
「전하는 이미 애가 아니니, 이런 일들을 알아서 처리하셔야 한다고 말이지요.」
「지금 날 비웃는 것인가?」
「...제가 잘못했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이게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기도 하지요. 그래도 부디 황후마마를 원망하지는 말아주십시오, 단지 폐하를 보호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네 동정은 필요 없다.」
「동정이 아니라, 간청을 드리는 겁니다. 다시 제게 기회를 주십시오. 황후마마께서 이렇게 하신 것은... 반드시 무슨 이유가 있기 때문일 겁니다... 반드시...」
「...좋아, 이게 황후마마에게 주는 마지막 기회이다. 반드시 무슨 이유가 있었어야 할 것이다.」
태후마마는 나에게 같이 달을 보자고 하셨다. 이렇게 큰 궁궐에서, 태후마마와 같이 달을 구경하고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은 나 밖에 없었다.
나는 품에 안고 있던 육리를 옆에 두었다. 태후마마는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과자를 내 쪽으로 내밀고, 비웃듯이 웃었다.
「네 모습이 마치 계집애들이 자신의 낭군을 안고 있는 것 같구나. 설마 애인을 찾고 싶은데 부끄러워서 말 못 하는 것이냐? 내게 말만 하면 바로 해결해 주겠노라. 혼수부터 가마까지, 네 체면을 제대로 세워주겠다.」
조금 놀란 나는 소매에 있던 손을 세게 쥐고, 억지 웃음을 지었다.
「괜찮습니다. 애인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황제조차도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주지 못하는데, 황제보다 못한 사람은 오죽하겠습니까? 역시 육리가 더 나을 듯합니다.」
「...용수소, 무슨 뜻이냐! 설마 지금 내가 너무 많이 관여했다고 질책하는 것이냐!」
「...전 감히 그럴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그러나 태후마마, 지금 전하도 이미 어른이니, 태후마마도 이제... 게다가 이전에 그 비첩에 대한 일도, 너무 고압적이신 것 같습니다.」
「그래! 좋아... 너도 이제 내 편에 서지 않겠다는 거지, 너도 내 편에 서지 않겠다는 거야...」
「아닙니다, 전 단지 여쭤보고 싶었을...」
「닥쳐라! 여봐라! 용수소를.…침궁에 감금시켜라, 내 허락이 없는 한 절대로 내보내지 말거라!」
「태후마마!」
「이 모든 것은 내 것이니라! 전부 내 것이라 말이다! 배은망덕한 놈 같으니라고! 내가 이렇게까지 한 것이, 전부 그이 때문이지 않더냐! 게다가 네... 네 이년...! 왜... 왜...」
광기에 빠져든 태후마마를 본 나는 다시 침묵을 지켰다.
더는 무엇이 옳은지, 무엇이 틀리는지도 알 수 없었다.
그때의 나는 광기에 빠진 태후마마의 눈에 비친 깊은 슬픔을 읽어내지 못했다.
이 두려운 곳에서 내가 유일하게 믿을 수 있던 사람도 결국엔 내가 믿기 힘든 모습으로 변했다.
갇혀 지낸 시간은 그리 힘들지는 않았다. 태후마마는 그 일로 내게 죄를 묻진 않았다.
다만 나와 함께 식사하지 않았다.
이 궁궐에서, 황후마마와 같이 식사를 할 수 있는 것도 나 밖에 없었다.
그 대화로 인해, 황후마마는 유일하게 자신의 편에 있던 자를, 나는 유일하게 믿을 수 있던 사람을 잃었다.
육리를 세게 안으며, 육리의 머리를 품에 안았다.
역시, 내겐 육리 밖에 없어.
인간은 전부 믿을 수 없는, 비열한 놈들이야...
나는 창가에 앉아, 아무런 변화도 없는 하늘을 보며 멍을 때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들려오는 목소리를 듣고 깨어났다.
「보거라, 그녀는 날 보호하기 위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너에게조차도 손을 쓰지 않았느냐. 단지 자신의 권력을 위해서 그랬던 것일 뿐이니라.」
차가운 미소를 짓고 있는 황제를 보고 있으니, 순간 어떻게 변명해야 할지를 몰랐다.
「짐은 내 모든 것을 되찾고, 그녀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
「.....」
돌연히 뒤돌며 떠나는 황제를 보고 있자니, 순간 어떤 변명을 해야 할지를 몰랐다.
그러던 어느 날, 태후마마가 갑자기 내 침궁에 왔다. 내게 무슨 말을 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태후마마는 조용히 날 바라보시다가 오랫동안 보지 못한 미소를 지으셨다.
「내가 정말로 실수를 했을지도 모르지... 용수소, 마지막으로 내게 차를 끓여주겠느냐.」
고개를 돌려 창밖을 보니, 밝은 달과 대비되는 큰 외침이 들려왔다. 병사들의 무기가 부딪치는 소리, 도자기가 깨지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왔다. 검이 몸을 파고드는 소리와 함께 들려오는 처량한 비명은 두려움을 자아냈다.
태후마마는 내 머리를 돌리시더니, 홀가분하다는 듯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내 쪽으로 찻잔을 밀었다.
「이제야 네 말을 이해한 것 같구나. 그래도 너무 늦은 것 같네. 그 아이가 내 고심을 이해할 줄 알았지만... 우리 모두 네 육리와도 같은 것 같구나, 무언가에 의해 갈수록 먼 곳을 향해 나아가도록 조종되고있는 것 같아.」
「태후마마...」
「날 마스터라고 불러주겠니... 더는 태후라고 불리고 싶지 않구나... 태후라는 이름의 목우... 나는 이 이름 때문에 내가 원하지 않던 일을 너무 많이 저지른 것 같구나... 더는 피곤하네.」
「마스터...」
6.5. 5장. 용수소
용수소의 마스터는 마치 물과도 같이 부드러운 사람이었지만, "태후"라는 가죽을 뒤집어 쓴 순간부터 과분할 정도로 강력한 사람이 되도록 자기 자신을 몰아세웠다.
자기 자식을 보호하려는 욕심 때문에, 그녀는 모든 국정을 굳건히 장악하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용수소는 마치 자신의 딸처럼, 그녀의 마음 속에서 유일하게 의존할 수 있는 존재가 되었다.
용수소는 황후가 피곤한 듯한 말투로 자신에게 이렇게 물어본 것을 수도 없이 들었다.
「넌 항상 내 편에 서 있을 거지?」
용수소는 이 등골이 서리는 곳에서 자신이 마스터가 유일하게 의존할 수 있는 존재가 되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황제는 하루하루씩 성장해갔다.
한때는 허약했던 황제는 자신의 모든 것을 장악하려고 했던 어머니를 더 이상 이해할 수 없었고, 극악무도한 수단으로 자신과 애인을 억지로 갈라놓은 것도 이해할 수 없었다.
한때는 절대는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이 굳건했던 기반에도, 이렇게 하나하나씩 슬픈 이야기로 먹구름이 끼었다.
마스터를 굳건하게 믿고 있던 용수소도 패배 밖에 없던 투쟁에서 자신이 마치 수중에 들린 목우가,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용된 장기가 된 듯했다.
태후는 자신의 목적을 달성했고, 자기 자식의 황위를 위태롭게 유지해나갔다.
그러나 그녀는 이로 인해 자신이 더욱더 많은 것을 잃으리라 알지 못했다.
그녀는 자기 자식의 마음을 잃었고 더욱이 무조건 자신을 믿던 사람을 잃었다.
용수소는 마음의 문을 닫았고, 그녀의 마음을 져버린 이들은 더 이상 그녀의 마음의 벽을 넘을 수 없었다. 용수소의 세계에는 육리라고 불리는 목우만이 남았다.
용수소는 그날 태후가 그녀의 침궁에 왔는지, 처음 봤을 때 지었던 그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는지 알지 못했다.
용수소는 그 일 이후, 태후가 왜 다시는 자기 앞에 나타나지 않았는지도 알지 못했다.
곧, 황궁의 진정한 주인이 된 황제는 용수소를 황궁에서 내쫓았고, 용수소는 화려한 옷을 입은 채 거리로 내몰렸다.
길가에 있던 일반 백성들은 그들과는 다른 화려한 옷을 입고 있는 용수소를 손가락으로 가리켰고, 어떤 이들은 작은 목소리로 속삭여댔다.
「들었어? 태후마마가 병 때문에 돌아가셨대.」
「뭐? 그럼 왜 전국적인 애도식을 하지 않는 거지?」
「쉿... 듣기로는 그리 떳떳하지 못한 죽음을 맞이해서, 대충 매장했다고 하더라고.」
길거리에 서 있던 용수소는 기계적으로 고개를 기울였다. 그들의 대화를 들은 것이다.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용수소는 자신의 신뢰를 저버린 사람 때문에 계속 눈물을 흘렸다. 용수소는 고개를 내려 품에 안긴 육리를 봤다. 육리에 팔다리에 감긴 섬세한 실을 보더니,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
아마, 자신이 눈물을 흘리는 이유를 안 듯하다.
여러 아름다운 꽃이 피던 황가 정원에 있을 때, 용수소는 수많은 화려한 공연을 봤다. 그중 한 번은 다른 지역에서 온 인형술사들이 자신의 민첩한 손을 조금씩 움직여 슬픈 비극을 연출해 냈다.
그 작은 나무 상자에서 섬세한 실에 따라 움직이는 인형들은 마치 태후에게 조종당하던 폐하와, '태후'라는 이름에 의해 조종된 마스터와 같았다. 운명에 의해 계속 비극을 향하는 자신과는 더욱더 같았다.
자기 자식을 보호하려는 욕심 때문에, 그녀는 모든 국정을 굳건히 장악하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용수소는 마치 자신의 딸처럼, 그녀의 마음 속에서 유일하게 의존할 수 있는 존재가 되었다.
용수소는 황후가 피곤한 듯한 말투로 자신에게 이렇게 물어본 것을 수도 없이 들었다.
「넌 항상 내 편에 서 있을 거지?」
용수소는 이 등골이 서리는 곳에서 자신이 마스터가 유일하게 의존할 수 있는 존재가 되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황제는 하루하루씩 성장해갔다.
한때는 허약했던 황제는 자신의 모든 것을 장악하려고 했던 어머니를 더 이상 이해할 수 없었고, 극악무도한 수단으로 자신과 애인을 억지로 갈라놓은 것도 이해할 수 없었다.
한때는 절대는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이 굳건했던 기반에도, 이렇게 하나하나씩 슬픈 이야기로 먹구름이 끼었다.
마스터를 굳건하게 믿고 있던 용수소도 패배 밖에 없던 투쟁에서 자신이 마치 수중에 들린 목우가,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용된 장기가 된 듯했다.
태후는 자신의 목적을 달성했고, 자기 자식의 황위를 위태롭게 유지해나갔다.
그러나 그녀는 이로 인해 자신이 더욱더 많은 것을 잃으리라 알지 못했다.
그녀는 자기 자식의 마음을 잃었고 더욱이 무조건 자신을 믿던 사람을 잃었다.
용수소는 마음의 문을 닫았고, 그녀의 마음을 져버린 이들은 더 이상 그녀의 마음의 벽을 넘을 수 없었다. 용수소의 세계에는 육리라고 불리는 목우만이 남았다.
용수소는 그날 태후가 그녀의 침궁에 왔는지, 처음 봤을 때 지었던 그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는지 알지 못했다.
용수소는 그 일 이후, 태후가 왜 다시는 자기 앞에 나타나지 않았는지도 알지 못했다.
곧, 황궁의 진정한 주인이 된 황제는 용수소를 황궁에서 내쫓았고, 용수소는 화려한 옷을 입은 채 거리로 내몰렸다.
길가에 있던 일반 백성들은 그들과는 다른 화려한 옷을 입고 있는 용수소를 손가락으로 가리켰고, 어떤 이들은 작은 목소리로 속삭여댔다.
「들었어? 태후마마가 병 때문에 돌아가셨대.」
「뭐? 그럼 왜 전국적인 애도식을 하지 않는 거지?」
「쉿... 듣기로는 그리 떳떳하지 못한 죽음을 맞이해서, 대충 매장했다고 하더라고.」
길거리에 서 있던 용수소는 기계적으로 고개를 기울였다. 그들의 대화를 들은 것이다.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용수소는 자신의 신뢰를 저버린 사람 때문에 계속 눈물을 흘렸다. 용수소는 고개를 내려 품에 안긴 육리를 봤다. 육리에 팔다리에 감긴 섬세한 실을 보더니,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
아마, 자신이 눈물을 흘리는 이유를 안 듯하다.
여러 아름다운 꽃이 피던 황가 정원에 있을 때, 용수소는 수많은 화려한 공연을 봤다. 그중 한 번은 다른 지역에서 온 인형술사들이 자신의 민첩한 손을 조금씩 움직여 슬픈 비극을 연출해 냈다.
그 작은 나무 상자에서 섬세한 실에 따라 움직이는 인형들은 마치 태후에게 조종당하던 폐하와, '태후'라는 이름에 의해 조종된 마스터와 같았다. 운명에 의해 계속 비극을 향하는 자신과는 더욱더 같았다.
7. 코스튬
파일:용수소(테이스티 사가)/코스튬1.확장자 | |
한계돌파: 밤 | |
획득 방법 | 식신 5성 달성 |
8. 기타
- 이벤트와 다른 식신들의 스토리를 보면 황궁에서 나온 뒤 정체불명의 집단에게 공격당한 끝에 서호용정에게 구조되어 호숫가 사원의 일원이 되었다고 한다.
9. 둘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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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용수당의 다른 이름이 용수소이다.
[2]
괄호 안의 숫자는 스킬 1레벨~최고 레벨 때의 수치
[3]
千絲萬縷, 피륙을 짤 때 쓰이는 수없이 많은 실의 올.
[4]
包拳, 오른손을 주먹 쥐고 왼손바닥에 대는 중국식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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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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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비단. 백릉을 주는 것에는 목을 매어 자결하라는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