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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03 17:11:12

수단(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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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가톨릭 교회
2.1. 형태2.2. 종류
2.2.1. 평상복 수단(House Cassock)
2.2.1.1. 지마라(Zimarra)2.2.1.2. 어깨망토(Pellegrina)
2.2.2. 가대복 수단(Choir Cassock)
2.2.2.1. 밑단이 달린 수단(Cassock with train)2.2.2.2. 물결무늬 비단(Watered-silk)
2.2.3. 수단의 예복
2.2.3.1. 만텔레타(Mantelletta)2.2.3.2. 만텔로네(Mantellone)2.2.3.3. 캅빠 (Cappa)
2.2.3.3.1. 깝빠 마냐(Cappa magna)2.2.3.3.2. 교황 만툼(Papal mantum)
2.2.4. 수단의 외투
2.2.4.1. 페라이올로(Ferraiolo)2.2.4.2. 방한용 캅파(Cappa)
2.2.5. 수단의 모자
2.2.5.1. 주케토(Zucchetto)2.2.5.2. 비레타(Biretta)2.2.5.3. 카마우로(Camauro)2.2.5.4. 카펠로 로마노(Cappello romano)2.2.5.5. 갈레로(Galero)
3. 창작물에서
3.1. 수단의 클리셰3.2. 수단을 입은 캐릭터3.3. 관련 문서


라틴어: Vestis Talaris, Subtana
프랑스어: Soutane
영어: Cassock
이탈리아어: Sottana
에스페란토: Sutano

1. 개요

그리스도교 계열 종교에서 신학생과 성직자 등이 입는 코트 같은 복장을 수단(또는 캐석)이라고 하며, 일반적으로 사제복이라고 불린다. 옷의 형태는 고대 로마의 의복인 튜닉(Tunic)에서 유래했으며 '수단'이라는 발음의 어원은 '밑에까지 내려오는 옷'이란 뜻을 가진 프랑스어 수탄(Soutane)이다. 이 단어는 밑단이 긴 복장(Vestis Talaris)을 지칭하는 라틴어 어휘 수브타나(Subtana)가 변경된 이탈리아어 소타나(Sottana)에서 파생하였다. 제의와 함께, 사제와 일생을 함께 하는 옷이며 죽음 후에는 수의가 된다.[1]

기본적으로 성직자의 옷이지만 전례 중에는 시종, 선창자, 성가대원 그리고 교회 내의 특정한 인물도 입는다. 고대 로마에서 파생한 옷이니만큼 가톨릭뿐 아니라 보편교회의 역사를 지닌 정교회도 성직자는 라손이라고 하는 비슷한 옷을 입는다.

개신교에서는 주로 성공회 북유럽 루터교회 정도가 수단을 입고 그 외의 교파들은 모두 수단을 거부한다. 원래 개신교는 '만인제사장설'을 바탕으로 하므로 엄밀히 따졌을 때 성직자라는 구분이 없는데다 가톨릭의 전통을 모두 배격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장로회 감리회 예배 시에 목사가 특별한 가운을 입는 경우는 많은 편이지만[2] 가톨릭처럼 특별한 규범이나 의미가 첨가되어 있는 것은 아니며, 오순절교회 침례회의 경우에는 일반인과 동일한 정장 차림으로 예배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수단의 이미지는 아무래도 한국의 경우에는 가톨릭에서 흔하게 입는 로마식 수단(Roman cassock)이 가장 흔하기에 기준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수단은 제단 방법에 따라서 단추의 갯수나 그 위치, 원단의 색상 등에서 조금씩의 차이가 나타난다. 로마식 수단의 대부분은 앞부분에 일렬로 많은 단추를 배치한다. 그러나 로마식 수단 일부는 단추를 겉감 안으로 숨겨 외부로 보이지 않게 한다. 성 비오 10세회 성 베드로 사제 형제회 등 많은 전통 가톨릭 단체에서 이렇게 단추를 겉감 안으로 숨겨 외부로 보이지 않게 하는 형식의 수단을 입는다. 영국식 캐석(Anglican cassock)은 단추가 겉감 안으로 숨겨져 외부로 보이지 않으면서 더블 브레스트(double-breasted)가 되어있는 형식이다. 수단은 전체적인 형태는 비슷할지라도 교파나 지역별로 차이점이 있으며, 심지어 교파 내부에서도 차이가 있다. 성공회의 경우에도 영국식 캐석을 입는 경우가 많지만 로마식 수단 역시 흔하게 볼 수 있다.

파일:SSPXpreistsandabishop.jpg
겉감 안으로 단추가 숨겨진 수단을 입은 전통 가톨릭 사제

같은 로마식 수단이라고 해도, 그 종류는 여러가지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까지는 품이 넓고 소매도 5개의 단추로 여며지게 되어 있는 프랑스식 수단(french cut roman cassock)이 수단 제작의 기준이었으나,[3][4] 요즘은 꼭 그렇지도 않아서 소매의 단추를 아예 생략하거나, 달아도 여밀 수가 없고 그냥 장식인 경우가 많다. 한 마디로 같은 종파라고 할지라도 세부 구조에는 차이가 있고, 일부 수도회 혹은 특수한 단체에 속한 성직자들은 독자적인 것을 입기도 한다.[5]

로마식 수단의 단추의 수는 기준이 없다. 그래서 르네상스 - 근세 시기에 제작된 수단들을 보면 40개 이상 단추가 한가득 달려 있는 경우가 흔하다. 그러나 20세기에 들어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현세에서의 삶을 상징하는 33개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일반적인 통념이 되었고, 성공회에서는 한때 성공회 39개 신조(39 Articles of Faith)를 뜻하는 39개를 사용하기도 했으나 현대에는 아니다. 로마식 수단은 개인의 체격에 맞춰 단추 간격을 조절하자면 대량생산에 매우 부적합한 옷이며, 그래서 수녀회 혹은 업자들에 의해서 납품되는 수단들은 보통 일정한 간격으로 단추를 달아서 숫자의 증감이 있는 것이다.[6] 한국 가톨릭의 경우에는 단추를 두드러지게 적게 사용하는 편인데, 외국처럼 성직자들의 몸집이 크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그렇기도 하다.[7]

2. 가톨릭 교회

대부분의 영어권 국가에서는 성공회 사제도 많고 북유럽에서는 루터회의 성직자들도 성공회와 그리 크게 차이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며 동유럽에서 사제라 하면 보통은 정교회의 사제를 생각하겠으나 한국에서 사제의 옷이라고 하였을 때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떠올리는 종파는 가톨릭이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까지만 해도 수단은 성직자의 제복 그 자체였으며 군인이 특별한 전투가 없어도 군대에서 군복을 입듯 당연히 성직자가 항상 입고 있는 옷이었다. 애초에 평상복 수단은 특별한 일이 없을 때에, 가대복 수단은 예복으로 쓰거나 전례복을 입을 때 안에 입도록 되어있는 옷이기 때문에 미사가 없어도 사제는 어딜 가든 수단을 늘 착용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1항 전례 예절 때에는 그 전례 규정에 따라 제의나 수단 등의 복장을 착용하여야 한다.
2항 모든 사목 활동 때와 공적 회합 및 공식 행사 때에는 성직자 복장(수단 또는 로만 칼라)을 착용하여야 한다.
한국 천주교 사목 지침서 1편 3장 2관 15조 성직자 복장에 관한 규정

그러나 위에서 보듯 오늘날에는 해당 원칙이 상당히 완화되었다. 한국 천주교 사목 지침서는 전례 예절 때에는 "제의나 수단", 사목활동 때와 공적 행사 때에는 "수단 또는 로만 칼라"로 성직자 복장을 규정하고있으며, 교회법은 개별법이 보편법에 우선한다.[8] 현대 한국 가톨릭 사제는 사목활동 때에 클러지 셔츠를 입거나 사석에서 사복을 입을 수 있다.[9]

교회 전통 수호를 중시하는 성직자나 평신도들은 이러한 경향을 당연히 좋게 보지 않는다. 사제가 사제임을 드러내지 않고 사복을 입고 다닌다면 몸가짐과 마음가짐이 흐트러질 수밖에 없기도 하고, 언제 어디서든 죽을 위험이 있는 사람이 있을 경우 누구나 사제를 보고 고해성사 병자성사를 청할 수 있어야 하나 사제가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다닌다면 그럴 수 없기 때문이다.[10] 교황청 신앙교리성 장관을 역임한 로베르 사라 추기경은 사적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사복을 입고 다니는 사제들이 늘어나는 현상에 대해 ”모든 성직자는 성직자임을 알아볼 수 있게 수단을 입어야 한다. 우리가 거리에서 그를 보고 알아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11]라고 비판한 바 있다.

2.1.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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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은 기본적으로 코트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제단법상 주름이 많아서[12] 활동성이 높고 치마만큼 벌어지며 이중소매(French cuffs) 형태이다. 옷 테두리와 단추구멍에는 가두리 장식(Piping)이 들어가며 단추는 명주실을 엮어 만든 매듭단추 혹은 천으로 씌운 싸개단추를 단다. 그리고 수단의 등쪽 허리부분에는 허리띠인 파시아(Fascia)를 착용할 때 이것을 고정하는 용도의 끈이 어깨 재봉선에서부터 허리까지 이어져 있는 것도 특징이다. 다만 한국 가톨릭에서는 안타깝게도 신부는 이렇게 정확히 재단된 옷을 입지 않는다. 기성복과 달리 생각보다 만들기 까다로운 고급 복식에 속하다보니 간략화를 많이 하기 때문이다.

품계가 올라서 몬시뇰 이상이 되면 구조가 정확해진다. 일반적인 신부의 수단은 검은색이라 가두리 장식 같은 것은 만들지 않아도 티가 안 나고, 한국에서 신부들은 보통 파시아를 잘 착용하지 않으므로 가두리 장식이나 파시아 고정끈 등 복잡한 건 전부 생략 가능하며 단추도 검정 플라스틱으로 대체 가능하지만 몬시뇰부터는 이러한 단추, 단추구멍, 커프스 등의 가두리 장식에 정해진 색깔이 들어가며 파시아도 일상적으로 착용해야 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교 몬시뇰로 품급이 오른 성직자들의 수단은 신경써서 제작하게 된다.

파일:JBDWnT6.jpg 파일:AmCvwci.jpg
참고로 수단은 흡사 흰색 터틀넥 위에 검은색 차이나넥을 입은 것처럼 보이는데, 실제로 수단용 칼라(Cassock Rabat)를 따로 먼저 목에 끼운 다음에 수단을 그 위에 입는 것이다. 현대에 흔히 보이는, 목 부분에 흰색 플라스틱 조각을 끼워 입는 셔츠는 이를 간략화하여 편리하게 만든 것으로 조금 보수적인 성직자들은 애초에 로만 칼라는 불편하라고 입는 것이고 합당한 의미가 있는 것인데 꼼수 부리는 것이라며 싫어하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성직 칼라(Clerical collar) 라고 해서 모양은 다소 달라도 가톨릭 뿐만 아니라 감리회, 루터교회, 성공회 모두 비슷한 방법으로 착용한다. 성직 칼라 항목 참조.

파일:H9p2vU5.gif 파일:external/giant.gfycat.com/ThreadbareFakeBarnswallow.gif
입는 방법. 수단은 33개의 단추를 다는 경우가 많은 편이었다.(수단 단추의 숫자는 정해져 있지 않다. 옷의 길이에 따라 단추의 숫자가 달라질 뿐이다.) 이는 예수 그리스도가 현세에서 살았던 해를 나타내는 것이기에 성직자들은 수단을 벗을 때는 왼손만을 사용해서 단추를 끝까지 풀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일생을 묵상하며 되짚어 보도록 권고되었지만 현대에는 그러지 않는다. 현대에 수단은 보수적인 성직자가 아닌 한 단추의 갯수를 점차 줄이는 편인데다, 위 영상에서 보이듯 목 부분의 단추 몇 개만 풀고 티셔츠 입듯이 뒤집어 써서 입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입기 전에 약식으로 친구(親口)하고 성호를 그으며 기도를 거친다. 시편 16,5를 외우며 입는다.
Dominus pars hereditatis meae et calicis mei: tu es qui detines sortem meam.
주님은 제 몫의 유산, 저의 잔, 당신이 제 운명의 제비를 쥐고 계시나이다. -시편 16편 5절.

전통적으로는 수단을 입을 때에도 다른 전례복을 입을 때처럼 기도를 바친다. 그리고 수단에 파시아를 두를 때도 기도문을 외는데, 이는 전례복 기도문에서 띠를 맬 때 외는 기도문과 같다. 수단에 착용하는 파시아는 정결을 상징하며, 성직 칼라는 주님의 종을 상징한다.

2.2. 종류

2.2.1. 평상복 수단(House Cassock)

파일:external/www.almy.com/p_295684_e.jpg
주교의 평상복 수단
평상복 수단은 말 그대로 일반적인 상황에 입는 옷으로, 현대 기준으로는 불편하고 영 좋지 않아 보이지만 사제의 평상복이었다. 르네상스, 그리고 근대 귀족들이 입던 옷들을 제쳐 두더라도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신사들은 프록 코트 같은 외투에 무거운 실크 햇 같은 것을 일상복으로 입었기 때문에 수단은 패션과는 관련이 없는 성직자다운, 평범하며 청빈한 옷에 속하는 편이었다. 그러나 복제가 편의를 추구하고 완전히 간략화된 현대에는 이 평상복 수단만 해도 매우 고풍스럽고 상당히 거추장스러운 옷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평상복 수단도 사실상 격식을 차리는 예복처럼 사용되고 있다.

특히 본래 예복인 가대복 수단의 경우에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기점으로 여러가지 부속물이 폐지되고[13] 원단의 색상을 제외하면 평상복 수단과 별로 차이가 없도록 개정되었기 때문에 미사를 집전할 때나 교회 내의 행사 등에서만 입는 옷이 되었다. 현대인들은 십중팔구 검은색에 가두리 장식이 눈에 띄는 평복 수단을 원색으로 가득한 가대복 수단보다 더 멋있다고 생각한다.

평상복 수단은 교황을 제외하면 모두 검은색이다. 수단이 검은색은 이유는 세속에 대한 죽음과, 자신을 영적으로 하느님 교회에 봉사하기 위해 봉헌한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기본 원단이 검은색이라고 해도, 옷에 부착된 가두리 장식(Piping)의 색깔로 품계가 구분된다.

기본적으로 신학생, 부제, 신부의 수단은 가두리 장식이 검은색이거나 생략한다. 몬시뇰은 3가지 등급 중, 3등급인 교황 전속사제(Chaplain of His Holiness)의 경우에만 보라색(Purple) 가두리 장식이 사용된다. 그 이상의 등급인 몬시뇰과 주교, 대주교는 진분홍색(Amaranth red) 가두리 장식을 사용한다. 추기경은 진홍색(Scarlet red) 가두리 장식을 사용하고 교황은 옷과 가두리장식 모두가 흰색이다.

한국을 포함해 여름 날씨가 가혹한 몇몇 지역에서는 허가 아래 교황이 아니더라도 여름용으로 흰색 수단을 입을 수 있다.[14] 이 흰색 수단에도 몬시뇰, 주교, 추기경은 가두리 장식의 색을 검은색 수단과 동일하게 한다. 가령 추기경이라면 옷은 흰색이되 단추, 단추구멍, 가두리 장식은 진홍색이다. 대구대교구 홈페이지에 올라온 조환길 대주교의 사진에서 주교의 흰색 수단에 장식물을 어떻게 부착하는지 볼 수 있다. 다만 사제는 검은색 가두리 장식을 넣을 수도 있지만 거의 생략된다. 대신 파시아를 사용한다면 검은색을 사용한다. 그리고 여름에는 평상복으로 발목까지 내려오는 수단 대신 반팔 클러지 칼라 셔츠를 입는 신부들이 많다.
2.2.1.1. 지마라(Zimarra)
영어로는 시마르(Simar)라고도 하는데, 평상복 수단의 상위 호환이라고 보면 된다. 원래 지마라와 수단은 다른 종류의 옷이었고, 이것은 주교 등 고위 성직자가 수단 대신에 착용할 수 있는 권위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현대에는 평상복 수단이 이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지마라 항목 참조.
2.2.1.2. 어깨망토(Pellegrina)
파일:external/media.npr.org/168765248-a1ea446195785f19d3a794bad4e1091e02cb65f0.jpg
바람에 날리는 펠레그리나를 붙잡는 프란치스코 교황
지마라나 평상복 수단에 부착되는 어깨망토는 펠레그리나(Pellegrina)라고 하는데 앞부분이 트여있고 여밀 수 없다. 이 망토는 주교의 권위, 그러니까 관할권의 상징이기 때문에 보통은 주교 혹은 수도원장과 같은 고위 성직자들이 부착하고, 본당 사목구 주임신부들도 착용 가능하다. 가대복 수단에는 부착하지 않는 것이 보통인데, 가대복을 입을 때는 따로 모제타(Mozzetta)라는 어깨망토를 두르기 때문에 가대복 수단에는 망토를 따로 달 필요가 없는 것이다. 다만 예외는 교황으로, 옷이 전부 흰색인데다 현대에는 가대복이랄 것이 따로 없다 보니 모제타를 입을 때도 그냥 평복 수단 혹은 지마라 위에 덮어서 입게 된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퇴위 후에도 흰색의 교황용 수단을 계속 착용하지만, 더 이상은 로마 주교가 아니므로 펠레그리나는 사용하지 않는다. 주교는 아니지만 특별한 경우 혹은 주교 정도의 권위가 인정되는 위치에 있다면 신부 몬시뇰도 부착할 수 있다. 한국과 달리 신부가 한 본당에서 오래 사목하는 외국의 경우에는 본당 주임신부도 부착하는 경우가 있다. 영화 천사와 악마에서 이완 맥그리거가 분한 패트릭 마키나는 작중 품계는 신부이지만 궁무처장(Camerlengo)이라서 그런지 부착하고 있다. 고증이 그닥 정확하지 않은 이 영화에선 주인공 보정 때문에 달아둔 것일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바티칸이나 교황청에선 직급이 좀 높거나 혹은 원로인 신부들은 펠레그리나를 달고 있는 경우가 생각보다 흔한 편이긴 하다. 사실 이 문서를 쭉 읽어보면 알겠지만, 성좌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복제부터 상당한 버프가 있다.

펠레그리나는 대부분이 수단의 칼라 부분에 재봉되어 있는 것이지만 분리되어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경우에는 수단의 앞 부분에 단추로 고정한다. 원래는 지마라에만 펠리그리나가 달려있었다.[15]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서 수단을 만들 때에도 지마라처럼 그냥 망토를 부착한 상태로 만들게 된 것이라고 보면 된다. 현대에는 펠레그리나를 탈부착형으로 하는 사제가 있다면 보통은 품계는 신부인데 수도원장 같은 경우이다. 이럴 때는 자신의 수도원 안에서는 달고, 주교 등 다른 고위성직자를 말날 때는 떼는 식으로 쓰기 위해서이다.

펠레그리나에는 가두리 장식이 사용되며 안감 역시 이 가두리 장식의 색과 같은 것을 사용한다. 즉 주교는 진분홍, 추기경은 진홍색인데 이 망토를 뒤집어 보면 안감도 품계에 따라 진분홍색이나 진홍색이라는 소리이다. 근대까지는 펠레그리나가 매우 짧아서 팔뚝이 드러났으나 현대에는 길어져서 팔꿈치까지 내려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리고 열대기후인 지방이나 여름에 착용하는 흰색 수단은 더워서 입는 옷이니만큼 펠레그리나를 부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한 펠레그리나 자체의 불편함(주로 바람에 날림 현상)이 싫거나 혹은 아무래도 권위의 상징이니만큼 이런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는 펠레그리나를 부착하지 않은 수단을 입어도 상관이 없다. 보통 주교들은 펠레그리나가 달린 수단과 달려있지 않은 수단 각 1벌 정도는 소유한다. 이는 교황도 마찬가지.

펠레그리나는 권위를 나타내는 만큼 간지템이긴 하지만 바람이 불면 아무래도 불편할 수밖엔 없다. 교황 등의 고위 성직자들이 바람 때문에 곤욕을 치르는 일도 많고 원치 않게 굴욕샷을 찍는 경우가 있다.

대한민국의 경우 특이하게 성직자 이외에도 공군사관학교 생도들의 외출복에도 펠레그리나가 달려있다. #

2.2.2. 가대복 수단(Choir Cassock)

파일:external/www.almy.com/p_295674_de.jpg
주교의 가대복 수단
가대복 수단은 보다 격식이 있는 옷이며, 단순하게 수단만을 입기도 하지만 그 위에 백의, 모제타를 입어 완전한 가대복(Choir dress)을 이루거나 혹은 제의를 입어서 전례복을 구성하는 요소이다. 현대에는 색깔 정도를 제외하고는 평상복 수단과 별로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원래는 제질이나 구조 등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이던 옷이었다.

가대복 수단은 고급 복제이며, 그 특징은 비단이 쓰인다는 점인데 소매를 비단으로 제작하는 것은 여전히 계승되고 있다. 현대에 부제, 신부의 경우에는 평상복 수단과 외견상 차이가 없고 사실상 따로 만들 이유가 없다. 3등급 몬시뇰의 경우에도 기본적으로는 가대복 수단이 평복 수단과 차이가 없지만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에는 소매에 보라색 비단이 들어간 것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리고 그 이상의 품계부터는 독자적인 가대복 수단을 보유하며, 2등급 이상인 몬시뇰과 주교, 대주교는 자주색(Roman purple) 수단을 입는데 이 때 가두리 장식은 붉은색이고 소매는 붉은색 비단으로 만든다. 추기경은 옷과 가두리 장식 모두 진홍색(Scarlet red)이며 소매는 진홍색 비단으로 만든다. 교황은 옷과 가두리장식 모두 흰색인데, 옷 전체를 물결무늬 비단으로 만들고 소매는 흰색 비단으로 만든다. 주교의 보라색은 고대 로마 시절부터 고귀함을 상징하는 색이며, 추기경의 진홍색은 순교자들의 를 상징하고 교회에 대한 헌신을 의미한다. 교황의 흰색은 예수 그리스도의 대리자, 광명을 상징하는 것이다.

가슴 십자가(Pectoral cross)의 경우에, 평상복 수단에는 일반적인 금속제 목걸이(보통 제)를 사용하여 매달지만 가대복 수단에는 전용의 가대복용 십자가줄(Cross cords)을 달 수 있다. 이것은 흡사 매우 긴 올무처럼 생겼는데, 가운데를 벌려서 머리를 집어넣은 다음에 고정고리를 앞 뒤로 조여서 고정한다. 이 십자가줄은 금사가 기본으로 다른 색상이 교차되어 장식되어 있는데, 신부는 만약에 사용한다면 검은색 + 금색으로 된 것을 사용한다. 몬시뇰은 보라색 + 금색, 주교는 녹색 + 금색, 추기경은 붉은색 + 금색이며 교황은 전체가 금색인 것을 사용한다. 추기경용의 십자가줄을 맨 미국 티모시 돌런(Timothy Dolan) 추기경. 이런 식으로 십자가를 목에 거는데, 올무 형태라서 등 부분에도 술뭉치가 매달린 줄이 생긴다. 여러 추기경들의 모습. 등에 늘어진 줄이 십자가줄이다.

이 십자가줄에는 고정고리가 3개 달려있다. 돌런 추기경의 사진처럼 1개를 십자가가 있는 곳까지 조여서 십자가를 고정하고, 나머지 2개를 목의 앞, 뒤에 각각 하나씩 조여 흘러내리지 않게 착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착용법으로, 정면에서 보면 11자 모양이 된다. 그런데 가끔 다르게 착용하는 사람이 나온다. 영화 천사와 악마에서도 분장팀이 물랐는지 한두 명이면 몰라도 모든 추기경들이 가슴 부분에 고리 하나만 걸고 있다. 가대복용 십자가줄은 한국 가톨릭에서 거의 사용하지 않으므로 현지에서는 보기가 힘든 편이지만 바티칸에 가대복 입고 갈 때는 착용한다.
2.2.2.1. 밑단이 달린 수단(Cassock with t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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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사용되지 않는 제단 방법이지만,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에 주교이상 고위 성직자의 가대복 수단은 꼬리처럼 아랫단이 뒤로 길게 늘어지는 밑단(Train)이 달린 것이 있었다. 그래서 주교가 이 옷을 입고서 행진하거나 혹은 입당할 때에는 복사가 뒤에서 옷자락을 잡아 주어야 했으며 이것도 권위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이미 1950년대에 교황 비오 12세는 변화하는 현대 의복에 맞춰 가대복 수단의 긴 밑단을 허리춤에 단추로 고정하라는 교령을 내리며 밑단을 끌고 다니는 것을 금지했다. 이 밑단은 사용하지 않을 때는 수단에 단추를 사용하여 허리춤에 결속되는 방식이었으며, 이후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밑단의 불필요성이 인정되어 이런 형식의 가대복 수단은 폐지되고 그 제단방법이 평상복 수단과 같아지게 된다. 비오 12세는 또 다른 복제상의 불필요한 부분을 손보기도 했는데 대표적으로 모제타 뒤에 달리는 작은 두건형 모자의 사용을 폐지했고, 모제타의 모자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거쳐 아예 삭제된다. 현재 모자가 달린 모제타를 쓰는 사람은 교황뿐이다.

허리에 매는 파시아(Fascia) 역시 평상복 수단에는 여러 갈래의 장식술이 달린 사각형의 것을, 가대복 수단에는 도토리 모양의 큰 술뭉치가 달린 삼각형의 것을 썼으나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후자는 폐지되고 현재는 여러 갈래의 술이 달린 사각형의 파시아만을 사용하게 되었다. 이러한 일련의 간소화 조치로 인하여 현대에는 색상 자체가 평상복 수단과 다른 주교 추기경 등을 제외하면 가대복 수단이냐 평상복 수단이냐를 딱 구분해서 입을 필요가 없어지게 되었다. 성 비오 10세회와 같은 전통 가톨릭 단체들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결정사항에 대해 부정적이라 옛 복장을 고수하려는 경향이 있다.

유럽에서 이렇게 뒤로 늘러져 끌리는 형태의 옷은 군주의 장엄과 통치권을 의미하는 것이다. 유럽의 국왕들은 대관식 등의 큰 행사에서 예복을 착용할 때는 반드시 뒤가 길게 늘어지는 전용의 두터운 망토를 두르며, 이 망토는 군주가 옥좌에 앉으면 옥좌의 기단부에 잘 보이게 늘어뜨려 놓는다. 주교 또한 중세시절부터는 영주를 겸하는 위치였고, 실제로 세속 영지에 대한 지배권을 가지고 있는 제후나 마찬가지였다. 고위 성직자의 예복인 카파 마그나(Cappa magna)도 군주용 망토와 마찬가지의 복제라 할 수 있으며, 주교좌에 앉거나 하면 주위에 길게 늘어뜨려놓는 식으로 사용한다.
2.2.2.2. 물결무늬 비단(Watered-si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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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기경 시절의 베네딕토 15세
명실공히 평상복 수단과 가대복 수단의 가장 큰 차이이자 가대복 수단의 정체성이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에 주교 이상의 고위 성직자의 가대복 수단은 비단으로 제작되었다. 거기에 교황 자신, 혹은 교황과 직접적인 접점이 있는 측근의 성직자들은 물결무늬 비단을 사용하는 것이 허용되었다. 여기에 해당하는 사람은 추기경, 성좌에서 근무하는 신부, 교황 대사직을 수행하는 대주교가 대표적이다. 추기경은 원래 로마 관구에 속한 7명의 주교들에게 주어지던 칭호였고, 교황 대사는 교황을 대리하여[16] 해당 국가에 파견되어 있는 것이니 당연하다. 현대에 이들 성직자들은 페라이올로(Ferraiolo)라는 비단망토, 비레타, 주케토, 파시아에 물결무늬 비단을 사용하는 정도이나, 수단 자체를 비단으로 만들던 예전에 교황 대사나 추기경은 수단 자체 뿐만 아니라, 어깨망토인 모제타(Mozzetta), 예복인 만텔레타(Mantelletta) 등을 모두 물결무늬 비단으로 만들었다. 한 마디로 이 때에는 일단 가대복 수단을 제대로 갖춰 입을 경우에 추기경이라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옷이 물결무늬 비단 제질이었으며 깝빠 마냐(Cappa magna)를 입는다 하여도 마찬가지였다.

바오로 6세는 복제 간략화 조치를 통해 수단 자체를 비단으로 만드는 것을 폐지했고, 이후 수단을 비단으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은 교황뿐이다. 따라서 추기경용의 모제타, 만텔레타 등도 요즘에는 수단과 같은 재질의 모직으로 제작된다. 다만 물결무늬 비단의 명맥이 아예 없어진 것은 아닌데, 비레타나 파시아 등에는 아직 유지되고 있으며 교황이나 추기경은 가대복 수단의 소매에도 물결무늬 비단을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이 때문에 깝빠 마냐 등은 아직도 물결무늬 비단으로 만드는데 정작 수단은 모직인 불균형이 초래되는 문제가 남아있다. 그럼 깝빠 마냐를 없애버리겠어요.

교황의 가대복 수단은 요한 바오로 2세까지는 물결무늬 비단을 사용하기도 했으나, 베네딕토 16세부터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 물결무늬 비단으로 만들어진 수단을 착용한 요한 바오로 1세, 요한 바오로 2세.

2.2.3. 수단의 예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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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카파 마냐를 입은 주교 / (우)만텔레타를 입은 주교
성직자는 수단 위에 특별한 예복 역할을 하는 다른 옷을 입어서 보다 격식을 차릴 수 있게 되는데, 이들은 기본적으로 가대복 수단과 세트가 된다. 교황은 보통의 가대복 위에 그 어느것도 착용하지 않지만, 대신 가대복에 영대(Stole)를 착용해 격식을 차린다.
2.2.3.1. 만텔레타(Mantelletta)
만텔레타는 '약식으로 덮어쓰는 옷'이란 뜻으로, 만툼(Mantum)이라는 단어와 어근이 같고 실제로 이름답게 짧은 망토처럼 생겼다. 이 옷은 성직자가 자신보다 상급자를 만나는 자리에서 격식을 차리거나 혹은 위엄을 보일 때 입는 옷으로, 원래는 고위 성직자를 뜻하는 권위를 목적으로 입었던 옷이었다. 주교나 대주교가 자신의 교구에 행차할 때 입기도 했지만 보통 교황청 몬시뇰 간지다른 사제들과 차별성을 두기 위해 입었다. 애초에 성구적으로 '만텔레타 입은 사제(prelates in manteletta)'라고 표현되는 성직자가 있다면 그건 99% 몬시뇰이다.

만텔레타는 가대복 수단에 백의까지 입은 상태에서 그 위에 걸치는데, 망토라고 해서 그냥 아무렇게나 덮어쓰는 것이 아니고 좌우에 팔을 집어넣을 수 있는 구멍이 2개 달려 있는 옷이다. 그래서 양 팔을 먼저 집어넣고 목 부분을 여며서 착용한다. 전통적으로 추기경은 위엄을 드러내기 위해서 특별히 만텔레타를 입은 위에다가 비단 제질의 모제타까지 입을 수 있었다. 모제타도 권위의 상징이니 위엄이 2배! 그러나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에 일반적인 착용이 불필요해졌으며 현재는 몬시뇰만 입도록 변경되어서 다른 사제가 착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어졌다. 만텔레타를 입은 귀도 마리니(Guido Marini) 몬시뇰. 만텔레타는 수단의 색상을 따른다. 사제의 것은 검은색이고 옷깃은 검은색 비단이다. 주교용은 보라색인데 옷깃 부분은 붉은색 비단이고 추기경의 것은 전부 진홍색이다. 과거에는 교황 대사, 추기경 등은 물결무늬 비단으로 만든 것을 입었으나 현대에는 일단 만텔레타를 입을 일이 없는데다가, 입는다 할지라도 옷깃은 예전처럼 비단이지만 나머지 부분은 수단과 똑같은 재질의 모직이다.
2.2.3.2. 만텔로네(Mantellone)
만텔레타의 다른 버전으로, 역시 몬시뇰만 착용하는 만텔로네라는 것이 있는데 같은 어원이니만큼 이것도 역시 망토처럼 생긴 예복이다. 특히 3등급 몬시뇰인 교황 전속사제(Chaplain of His Holiness)가 교황이 집전하는 미사를 보조할 때 자주 착용했다. 이 옷은 기본적으로 만텔레타와 비슷한데 차이점은 길이가 다소 길어서 발목까지 내려온다는 것과 만텔레타는 백의를 착용한 상태에서 그 위에 착용하는 것인데 이것은 그것을 생략하고 수단 위에 바로 입는다는 것 정도이다. 이렇게 입는다. 이 옷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폐지되었다.
2.2.3.3. 캅빠 (Cappa)
파일:김근상 바우로 주교.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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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식 캅빠를 입은 성공회 김근상 바우로 주교[17] 한국천주교주교회의의 고딕식 캅빠 예시
전례 시에 입는 망토를 일컫는 명칭. 형식에 따라 고딕식 캅빠(Gothic cope)와 로마식 캅빠(Roman cope)로 나뉜다. 착용자의 권위와 학식을 상징하며, 주교가 착용할 시 주교관과 성장(聖杖)을 함께 착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본디 권위와 학식의 상징이기 때문에 성찬 전례에서는 벗거나 제의로 환복해야 한다.[18] 제2차 바티칸 공의회 후 천주교에서는 사용하는 경우가 적으나[19], 성공회에서는 주교나 총사제[20][21]가 전례 중에 착용하는 것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루터교에서도 드물게 착용한다..
2.2.3.3.1. 깝빠 마냐(Cappa magna)
깝빠 마냐는 어휘 그대로 대망토를 뜻하며 장엄행진을 할 때 입는 옷이다. 이것은 주교 권위의 상징이며 오로지 주교 이상의 고위 성직자가 모제타 대신 착용한다. 현대에는 보기가 상당히 힘든데, 착용자의 취향이 반영되기는 하지만 원래는 길이가 최대 14m에 이르는 위엄 쩌는 망토였고, 행진할 때는 복사가 뒤에서 망토자락을 땅에 끌리지 않게 잡아주어야 한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엔 아무리 길게 만들더라도 그 길이를 기존보다 크게 줄이도록 권고되었는데, 사실 그마저도 현재는 잘 쓰이지 않는다. 특히 미국처럼 자유분방한 분위기인 사회에서는 고위 성직자가 이거 입는다고 하면 보수파로 인증되고 그 길이가 길면 길수록 어그로가 끌리게 될 정도로 화려한 성직자의 의복에 대한 시선은 예전에 비하면 많이 바뀌었다.

깝빠 마냐는 기본적으로 비단 제질이지만 겨울에는 어깨에 흰색의 두터운 털을 덮을 수 있다. 유명한 리슐리외 추기경의 초상화 역시 흰 털이 덮힌 깝빠 마냐를 입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인데, 초상화에서처럼 한 쪽 어깨를 뒤집는 건 일종의 유행이었다. 제질이 비단이니만큼 한쪽을 뒤집어 입으면 제복에 휘장을 걸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실 이 푸짐한 어깨 부분은 단순한 어깨망토처럼 보이지만 본 목적대로 착용하는 일이 거의 없어서 그럴 뿐, 원래는 커다란 후드 모자이다. 당연히 현대의 깝파 마냐 또한 이러한 구조는 같아서 목 뒷덜미에 고정하고 다니는 모자를 풀면 착용할 수 있다. 뒷모습을 보면 이렇게 되어 있는데 모자를 쓰면 이렇게 변한다. 추기경은 중세 르네상스 시기에는 깝파 마냐 혹은 모제타를 입을 때, 거기 달린 모자를 먼저 쓰고 그 위에 갈레로를 쓰고 다니는 모습이 흔했다.

깝빠 마냐 역시 수단의 색을 따르므로 주교는 보라색에 어깨 부분은 붉은색 비단으로 덮히고 추기경은 전체를 진홍색 비단으로 만든다. 만텔레타와 마찬가지로 교황 대사나 추기경의 경우엔 물결무늬 비단이 사용되는데, 이것은 현대에도 유지되고 있다. 1969년 추기경 서임 축하 미사 때 입었던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의 깝빠 마냐.
2.2.3.3.2. 교황 만툼(Papal mant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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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툼을 입은 요한 23세 다소 개량한 만툼을 입은 베네딕토 16세 포스의 힘이 충만하구나
교황 가톨릭 교회의 수장답게 주교 추기경처럼 성당에 입당하는 경우, 장엄행진을 하더라도 걷지 않기 때문에 깝빠 마냐 같은 행진용 망토를 착용하지 않는다. 대신 세디아 제스타토리아를 탈 때는 교황관(Papal tiara)을 쓰고 교황 전용의 대례복인 만툼(Mantum)을 입었다.

이것은 전례시에 사제가 입는 캅파(Cappa)와 구조상 다를 게 없는 옷이지만, 카파는 입고도 걸을 수 있도록 길이가 발목에서 무릎 정도까지인데 비해 만툼은 길이가 매우 길고 옷자락이 몸을 완전히 덮어버릴 정도로 펑퍼짐한 옷이다. 옷의 목적상 이걸 입으면 교황은 시중 없이 혼자 걸을 수 없다. 교황좌에 앉아 있을 때, 추기경 등의 기타 성직자들이 순명의 표시로 친구(親口)의 예를 행할 경우에도[22] 교황은 움직이지 않고 주변의 시종들이 이 만툼을 걷어올려 주었다.

'임만타시오(Immantatio)'라는 단어가 있다. 신임 교황의 착의식을 말하는 것인데, 단어에서도 유추 가능하지만 이 만툼을 입힌다는 말이다. 교황은 중세시절부터 콘클라베에서 선출되면 교황 만툼을 입고 자리에 앉아서 추기경들로부터 순명서약을 받았는데, 이것이 교황 통치권의 이양을 상징하는 것이 되었다. 미국 드라마 보르지아(Borgia)[23]에서 로드리고 보르지아 추기경이 각종 술수를 통해 알렉산데르 6세로 선출된 이후 만툼을 입고 순명서약을 받는 장면이 등장한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와 맞물려 바오로 6세 치세부터 교황 만툼은 점차 사용 빈도가 줄어든다. 바오로 6세는 전임 교황들의 만툼을 물려 입거나 혹은 화려한 자수를 배제한 만툼을 입었다. 특히 그 이후에는 교황들이 세디아 제스타토리아를 타지 않게 되면서 이 옷의 정체성구조상의 문제가 발생한다. 만툼은 앉아 있을 때 입는 옷이지 입고 걸어다니는 옷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한 바오로 2세는 본인의 만툼을 제작하면서 길이를 줄이는 조치를 단행하여 이 문제를 해결한다. 이것은 신의 한 수로, 후임인 베네딕토 16세 역시 본인의 만툼을 만들 때 이런 짧은 형식을 기본으로 만툼을 만들었고 이제는 이런 짧은 형식이 기본이 되었다. 바오로 6세와 베네딕토 16세의 비교 사진.[24]

교황용 만툼과 전례용 카파의 차이는 위엄옷자락의 길이밖엔 없었다. 그래서 길이를 줄이면 전례용 캅파와 다를 게 없긴 한데, 교황이 입으면 미국 등지에서도 캅파(Cope)라고 하기보단 만툼(Mantle)이라고 호칭한다. 사실상 교황직을 수행하다 보면 만툼을 안 입을 수 없는데, 변화하는 현대 복제에 적응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베네딕토 16세교황계의 패셔니스타로 불릴 정도로 옷을 수려하게 입은 것으로 유명한데, 이것도 마찬가지라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의 교황들처럼 화사한 색상에 많은 자수 장식을 넣어서 다양한 만툼을 갖춰 입은 것이 특징이다. 만툼은 고전적으로 옷깃에 보석으로 장식된 성화가 그려진 디자인이 정통적인 것이지만, 현대적인 디자인도 있다. 이 만툼은 디자인이 수수해서 후임인 프란치스코 물려 입었다. 뒤에 뭔가 세디아 제스타토리아 같은 게 보이는 건 눈의 착각[25]

만툼에는 교황 본인의 문장을 새기는 것이 기본이지만 비오 10세 레오 13세 등 만툼을 입고 있는 교황들의 사진이나 초상화를 잘 보면 문장이 본인의 것이 아니라 전임자의 것인 경우가 더러 있다. 보통은 교황으로 즉위할 때 대관식을 하면서 처음으로 교황관 + 만툼의 풀셋을 입고 기념 사진을 찍는데, 이 때는 아직 본인의 것이 아직 안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사실 교황들은 재위 중에 본인의 것을 최소 하나는 만들기 마련이지만, 전임 교황의 것도 물려받아서 다양하게 사용하는 편이다. 몸집이 2m 넘는 거인이면 모를까 만툼은 원래 펑퍼짐한 옷이니만큼 물려 입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 지금은 쓰이지 않지만 교황관도 상황에 따라 본인의 것 외에 전임자들의 것을 쓰는 일이 있었다.

2.2.4. 수단의 외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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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이올로를 입은 추기경 캅파를 입은 요한 바오로 1세
수단은 정장에 해당하는 옷이라서, 방한 혹은 의전상 목적의 외투가 필요할 때는 망토를 두른다. 사실 20세기 초기에만 해도 프록 코트 같은 신사복에는 외투로 망토를 입는 것이 정식이었다. 그러나 현대에는 점차 사용빈도가 줄어들고 있다. 현대에 많은 유럽 국가들에서 외교관 제복[26]이 아직 남아있는 것처럼, 현대에는 페라이올로가 교황대사의 외교용 예복처럼 사용되는 경향이 있다.
2.2.4.1. 페라이올로(Ferraiolo)
성직자들은 수단을 외출복으로 입을 때, 보다 격식이 요구된다면 페라이올로라고 불리는 비단 제질의 망토를 착용할 수 있다. 페라이올로는 근대의 학사복 망토의 기원이라고 할 수 있는 상당히 고전적인 옷으로, 앞이 트여있고 여밀 수 없으며 목 부분의 끈을 나비 모양 매듶으로 묶어서 착용한다. 착용하기에 따라 어깨를 완전히 덮어서 팔이 보이지 않게 입거나 혹은 망토자락을 목 뒤로 완전히 넘겨서 입기도 한다.

페라이올로는 넓다란 옷깃이 달려 있는데, 현대에는 어깨부분이 세일러복처럼 사각형으로 마무리 되어 있지만 원래는 로브 형식으로 모자가 달려 있었다. 애초에 해리 포터 시리즈 등에서 등장하는 고전적인 교복으로 사용되는 망토의 기원이 이 페라이올로라고 보면 된다. 페라이올로의 색은 품계별로 다른데, 착용하는 파시아의 색상과 같다. 신부는 검정, 몬시뇰과 주교는 보라, 추기경은 진홍색이며 바티칸에서 근무하는 신부, 교황 대사, 추기경은 물결무늬 비단으로 만든다. 교황은 페라이올로를 입지 않는다.
2.2.4.2. 방한용 캅파(Cappa)
캅파(Cappa)라는 단어는 망토 형식으로 몸을 덮는 옷을 통칭하는 어휘이지만, 성직자가 수단 위에 보온용으로 입는 외투도 캅파라고 한다. 영어로는 케이프(Cape) 혹은 클록(Cloak). 캅파는 보온을 위한 울 제질이고 페라이올로와 달리 앞부분에 달린 고리를 통해 여밀 수 있다. 근데 보통은 풀고 다닌다는 게 함정... 그리고 이렇게 여밀 경우에도 팔만을 앞으로 꺼낼 수 있도록 앞 부분에 주머니처럼 2개의 구멍이 뚫려 있다. 이런 구조.

신부의 캅파는 검은색이고 주교는 보라색, 추기경 교황의 것은 진홍색이다. 캅파에는 페라이올로와 달리 가두리 장식도 있는데, 신부의 캅파에서는 생략되거나 혹은 검은색이다. 주교와 추기경의 캅파는 금색의 가두리 장식이 사용되며 교황용 캅파는 금색 + 붉은색이 교차된 가두리 장식이 사용된다. 그러나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원단에 색깔이 들어가 있는 카파는 교황용을 제외하고는 폐지되었다. 현대에 추기경 등 다른 성직자들의 것은 보수파가 아니라면 검은색의 카파로 통일되어 있기에 이를 '성직 외투(Clergy cloak)'으로 부르는 일이 많고, 교황의 것은 붉은 색이므로 카파 로사(Cappa rossa)로 따로 부르는 경우가 있다. 다만 교황을 제외하고 다 검은색이라고는 해도 소소한 차이로는 어깨망토가 달린 것이 있고 없는 것이 있는데 펠레그리나처럼 일반적으로 주교 이상이면 달린 것을 입는 편이다. 어깨망토가 달린 것이 길이도 더 길다. 한국 가톨릭에서는 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이 자주 입는데,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도 즐겨 입었다.

붉은색의 교황용 캅파는 흰색인 교황용 수단과 합쳐지면 강렬한 시각적 대비가 일어나서 그런지 역대 교황들의 초상화에서 자주 그려졌고 실제 교황들도 애용했다. 다만 베네딕토 16세는 이 옷을 가끔 입었지만 프란치스코는 아예 입지 않고, 날씨가 추우면 흰색 코트를 입는다. 물론 이 코트는 그냥 싸제는 아니고 그레카(Greca)라고 하는 정식 복장이다. 수단에 입을 수 있도록 만들어져 길이가 발목까지 내려오며 8개의 더블 브레스트 단추가 달린 형태로, 이걸 입고 그 위에 카파를 또 입는 행위도 불법이 아니다. 그레카는 지정 복장이니만큼 교황의 것만이 흰색이고 다른 성직자용은 검은색으로 통일된다. 사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망토 같은 구식의 옷이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는 현대에는 수단 위에 그레카가 아닌 일반적인 코트나 검은색 양복 정장 상의를 입는 것도 흔하다. 수단 위에 그냥 파카를 입는 경우도 있다.

2.2.5. 수단의 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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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교용 주케토 부제/ 신부용 비레타 카마우로
2.2.5.1. 주케토(Zucchetto)
바가지 모자인 주케토는 실제 이탈리아어로도 '작은 바가지' 정도의 뜻을 지니고 있는데, 8개의 조각을 이어 만든 모자이다. 수단을 입을 때 성직자가 항상 머리에 쓰고 있어야 하며, 머리에 비레타, 교황관 등을 쓸 때도 기본적으로는 주케토를 이미 착용한 상태에서 그 위에 덮어서 쓰는 것이다. 중세 시절에 성직자들은 캇파처럼 정수리 부분을 삭발했는데, 주케토는 본래 그 부분을 덮기 위한 모자였다. 한 마디로 이거 쓰고 있으면 나 성직자요 하는 표식이나 다름이 없었다. 신성 로마 제국 선제후를 표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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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중세 삽화[27] 에서도 인물이 다 클론인데 쾰른(Köln), 마인츠(Mainz), 트리어(Trier) 의 선제후는 주케토를 그려넣어 이들이 성직자임을 나타낸다. 주케토는 동그랗게 완전한 반구형인 것이 보통이지만 중세시절에는 디아블로 샤코 후드 형식으로 되어 머리를 완전히 뒤집어쓰고 있는 경우도 많았다. 주케토는 활동적인 행동을 하면 잘 벗겨지기 때문에 양 옆에 끈을 달고 면적을 키워서 샤코 비슷하게 바뀐 것이다. 사람들이 이단심문관 하면 떠올리는 머리에 착 달라붙어 비니같이 보이는 검은색 모자가 이것의 한 종류이다.

현대에는 신부용 주케토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유럽이든 한국이든 신부 몬시뇰은 거의 착용하지 않는다. 신부용 주케토는 검은색이고 몬시뇰은 검은색이거나 혹은 보라색의 가두리 장식이 들어간 검은색을 쓴다. 주교는 보라색이고 추기경은 진홍색, 교황은 흰색의 주케토를 사용한다. 가대복 수단에 비레타를 쓸 때, 성좌에서 근무하는 신부, 교황 대사, 추기경, 교황은 물결무늬 비단으로 만든 것을 쓸 수 있다. 현대에는 성직자도 삭발하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거의 머리에 얹어놓다시피 해서 쓸 수밖에 없다. 그래서 바람이 조금만 세게 불면 거진 버틸 수가 없다. 교황의 경우에는 순례객들에게 가장 많이 약탈당하는 물건 1순위이다. 일단 바람이 불어서 군중 사이로 날아 들어가면 블랙홀 수준. 절대 못 찾는다. 그냥 중세시대처럼 끈을 달아서 쓰면 안되나? 유치원생 모자
2.2.5.2. 비레타(Biretta)
비레타는 모관이라고도 불리는데, 성직자용의 정모로 출발했지만 갈레로가 쓰이지 않는 지금은 예모의 역할도 겸하며 가대복을 입을 때는 쓰는 것이 원칙이다. 한국 가톨릭에서는 평소에 착용하는 모습을 보기 힘들지만 바티칸에 가대복 입고 갈 때는 착용한다.

위의 사진에는 부제/신부용 비레타만 나와 있지만 주교와 추기경 역시 비레타를 쓰기도 한다. 수단의 색에 맞추어 주교는 자홍색 비레타를, 추기경은 적색 비레타를 쓴다. 보통 추기경 임명 후에 교황청에 가서 팔리움을 받을 때 추기경들이 이 비레타를 쓴 모습을 볼 수 있다. 한국에서는 보통 잘 쓰지 않는다.

전통 가톨릭 단체 소속 사제 일부와 천주교 서울대교구의 주교좌 기도 사제가 수단과 함께 착용하고 다니는 경우가 있다.
2.2.5.3. 카마우로(Camauro)
교황의 경우에는 비레타를 쓰지 않지만 대신 가대복을 입을 때는 전용의 털모자를 사용한다. 이것은 붉은색 혹은 흰색의 벨벳 또는 비단 제질에 흰색 담비털로 장식이 된 모자인데, 12세기부터 내려오는 유서 깊은 모자이다. 15세기까지는 추기경들도 이 모자를 사용할 수 있었지만, 비레타가 사용되면서 교황 전용으로 굳었다. 율리오 2세로 대표되는 르네상스 시기부터 역대 교황들의 초상화를 보면 알겠지만 붉은색 모제타와 더불어 교황의 가대복을 이루는 요소였다. 카마우로는 요한 23세가 마지막으로 사용한 뒤에 사용이 중단되었다가, 베네딕토 16세 치세에 부활하였지만 프란치스코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 카마우로를 쓴 베네딕토 16세.

성직자가 사망하면 일단은 제의를 입힌 채로 매장했다가, 이후에 시복시성이 이루어지면 관을 여는데, 시신이 부패하지 않았으면 순례자들이 볼 수 있게 유리관에 안치한다. 이 때 수도자라면 수도복을, 성직자라면 가대복을 입혀 두는데 교황도 예외가 아니므로 성인이 된 교황의 유해에는 이 모자를 씌운다. 비레타처럼 엄연히 가대복을 구성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경우에는 시성되면 이걸 입힐지는 글쎄...
2.2.5.4. 카펠로 로마노(Cappello rom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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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용 카펠로 로마노
카펠로 로마노는 그 외향처럼 사투르노(Saturno)라고도 한다. 이것은 성직자용 외출모이며 가대복이나 전례복을 구성하는 요소는 아니다. 원래 이 모자는 거추장스럽고 무거운 모관인 갈레로를 간편하게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한국에서는 보기가 어렵다 정도가 아니라 유니크한 정도이지만 유럽 등의 서양에서는 사제를 상징하는 모자로는 이것이 유명한 편이다.[28]

카펠로 로마노는 평평하고 넓은 챙에 동그랗게 솟은 중심부를 가지고 있는데 따지고 보면 중산모로 대표되는 신사모의 대선배이자 원로라고 할 수 있는 모자이다. 이런 신사모들의 역사는 길어야 1세기를 넘는 정도지만 교회의 복제들은 그 역사가 못해도 몇백년을 내려왔기 때문. 카펠로 로마노는 요즘은 간단하게 벨벳이나 로 만들기도 하지만 고급품은 펠트를 다져서 만들기 때문에 실크 햇처럼 은은하게 광택이 흐르고, 여기에 비단 띠를 둘러서 완성한다. 신부는 아무 장식도 없이 쓰기도 하지만 보통은 여기다가 여러 개의 술뭉치가 달린 장식끈(Hat cords)을 두르거나 혹은 비단 띠에 자수를 넣는 등 해서 꾸미는데, 이 장식끈은 신부의 것은 검은색, 몬시뇰은 보라색, 주교는 금색 + 녹색, 추기경은 금색 + 붉은색, 교황용은 금색으로 되어 있다. 모자의 색은 교황의 것만이 붉은색이고 나머지는 검은색이다. 추기경이 큰 위신을 가지고 있었던 예전에는 추기경들도 교황과 똑같이 붉은색 모자를 쓸 수 있는 권위가 있었지만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에 붉은색 카펠로 로마노는 교황 전용이 되었다. 다만 여타 교황들처럼 베네딕토 16세는 이 붉은색 카펠로 로마노를 착용했으나 프란치스코교황은 사용하지 않는다. 카펠로 로마노를 착용하고 있는 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29]

왜인지 카펠로 로마노는 서구권에서의 괴담이나 공포영화 등에서 수상한 묘지기, 괴승 등 뭔가 '괴악스러운 인물'을 표현할 때 시커먼 색상에 겹쳐서 자주 인용되고 표현되는 이미지이기도 한데, 이는 문화적인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애초에 교회 주변에 공동묘지 카타콤이 있는 경우가 많고 사제가 사람의 죽음, 장례를 주관하는 사람이기도 하다보니 자연스레 어울릴 수밖에 없다. 원래 이런 신비스럽거나 괴기스러운 이야기에서 종교인이 등장하는 경우는 흔하다. 한국의 경우에 '산골짜기 암자의 스님'이라던가 '달밤에 춤추는 무당' 등등이 이런 이미지로 자주 등장하는 것을 떠올리면 된다. 일례로 중세 시대를 다룬 게임인 토탈 워: 미디블2에서 요인(주교와 추기경 포함)을 이유없이 구워버리는 이단심문관이 카펠로 로마노를 쓴 디자인이며, 장의사 기믹의 WWE 프로레슬러 언더테이커도 이 모자를 쓴다.
2.2.5.5. 갈레로(Gal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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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기경용 갈레로
갈레로는 성직자용 예식모이고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까지는 가대복을 입고 장엄행진을 할 때나 입당할 때 쓰던 모자이다. 13세기에 교황 인노첸시오 4세가 제1차 리옹 공의회에서 추기경들에게 수여한 것이 최초이다. 본디 갈레로는 교황 삼중관처럼 교회의 제후(Prince of the Church)라 불리는 추기경들의 귄위를 상징하는 왕관의 용도였다. 그러나 근대로 와서는 성직자의 문장에 기용되어 있는 것처럼 술장식의 갯수에 차별을 두어 대주교나 주교들도 착용하게 되었다.

카펠로 로마노와 다르게 갈레로는 가대복을 구성하는 요소였으며 카파 마그나 등을 입을 때 등에도 착용했다. 갈레로는 마치 조선의 , 특히 전립(戰笠)처럼 넓은 챙을 가지고 있는 커다란 모자인데 여러 개의 술뭉치 장식이 늘어져 있는 몹시 거추장스러운 모양을 하고 있다. 물론 언제나 이런 거대한 술장식을 다 매고 다닌 것은 아니고 약식으로 모자 위쪽에만 작은 술뭉치로 처리한 것도 있으나 모자 크기가 큰 것은 같다.

성직자의 문장에서도 알 수 있듯, 갈레로는 그 품계에 따라 다소 다르다. 추기경의 경우에는 붉은색에 5단의 술, 총대주교는 녹색에 5단의 술, 대주교는 녹색에 4단의 술, 주교는 녹색에 3단의 술을 사용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추기경을 상징하는 물건이라 주교 등이 이것을 사용하는 경우는 별로 없었다. 대주교용으로 만들어진 갈레로. 정확히는, 술이 4단이니 5단이니 하는 것은 문장을 만들 때 품계 구분용으로 기용한 공식이고, 이게 지속되다 보니 관념적으로 그렇게 굳어버려 오히려 실물 갈레로를 만들 때 그렇게 만들게 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당연히 중세 당시에는 갈레로는 붉은색밖에 없었고 추기경 외에는 쓰지 않으므로 품계 구분을 위해 5단의 술을 주렁주렁 달고 있을 필요도 없었다.

1960년대 공의회 이후에는 비레타로 완전히 대체되어 갈레로는 보기 어렵지만, 예전에는 추기경으로 서임되면 교황이 머리에 씌워주었으며, 추기경은 교황으로부터 갈레로를 받으면 자신의 주교좌 성당의 천장에다가 이것을 매달아서 기념하였다. 유럽이나 미국 등에서 오래된 성당에 가 보면 천장에 이 갈레로가 주렁주렁 달려있는 것을 볼 수도 있는데, 많을수록 이 주교좌에 추기경이 많이 착좌했다는 소리였지만 이제는 교황이 갈레로를 수여하지 않기 때문에 역사의 산물이 되었다.[30] 현재는 교황이 갈레로 대신 비레타를 씌워주는 것으로 대체되었다.

2011년에는 미국 레이먼드 버크(Raymond Burke) 추기경이 갈레로나 카파 마그나 같은 현대에 거의 쓰이지 않는 복제들을 다시 착용하여 화제가 되었다. 보통 현대 가톨릭에서는 이런 행동을 하면 전통주의자 인증으로 보는데, 실제로 버크 추기경은 현재 주요 전통주의 성향 인사 중 한 명으로서 트리엔트 미사를 자주 집전하고 있으며, 전통 가톨릭 단체 중 하나인 그리스도 왕 사제회(Institutum Christi Regis Summi Sacerdotis)의 후견인 역할을 하고 있다. 여담으로, 광주대교구장인 김희중 히지노 대주교는 본인의 문장에 들어가는 갈레로를 흑립으로 바꾸었는데, 술장식은 그대로 유지하여 매우 독특한 문장을 소유하고 있다. 사실 갈레로의 본래 의미만 보면 익선관으로 했어야...

3. 창작물에서

3.1. 수단의 클리셰

3.2. 수단을 입은 캐릭터

성직자, 사제, 신부, 주교, 추기경, 교황 문서 참조.

옷이 수단이라기보단 거의 성직 칼라 정도만 달린, 뭔가 다른 옷인 경우가 많다.

3.3. 관련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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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제가 사망하면 제의를 수의로 입히는데, 제의는 기본적으로 수단을 안에 입은 상태에서 입는 옷이다. [2] 이 옷은 외형이 일반적으로 법복 형태인데, 성공회 치미어와 기원이 동일하다. [3] 5개의 단추는 예수 그리스도 5상흔을 의미한다. [4] 소매통이 넓직하고 여며지는 이유는 간단한데, 옛날에는 소매를 주머니로 썼기 때문이다. 수단은 주머니가 없는 옷이기에 지폐 편지 등의 간단한 서류는 소매에 넣었다. 소매치기는 수단도 해당한다! [5] 일례로 전통 가톨릭 단체 중 하나인 '그리스도 왕 사제회(Institutum Christi Regis Summi Sacerdotis)'의 성직자들은 하늘색 수단을 사용하는데 이는 기본적인 복제 규범과는 무관하다. 이 외에도 여러 단체에서 독자적인 것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6] 다만 현대에는 성직자들도 단추가 많고 불편한 수단을 꺼린다는 것을 유념해야 된다. 현대에 단추를 꼭 33개를 채워 만든다면 굉장히 보수적인 사람이라고 봐도 된다. 이탈리아처럼 전통있는 유럽 지역에서는 성직자가 정장처럼 양복점이나 전문점에서 맞춰입는 경우가 많지만, 그래도 단추 수를 33개로 하는 경우는 드물다. [7] 일례로 단신인 광주대교구 김희중 히지노 대주교의 경우에는 모제타의 단추 수가 5개면 충분하다. [8] Generi per speciem derogatur. Regulae iuris in VI. 34 [9] 물론 소속 수도회 규정의 적용을 받는 수도사제는 예외이다. [10] 이 때문에 현대에도 자기자신에게 엄격한 사제들은 평소에도 수단을, 적어도 클러지셔츠를 입고 다님은 물론 어디서든 성사를 집전할 수 있도록 휴대용 자색 영대와 휴대용 성유 병을 가지고 다닌다. [11] “Priest must wear a cassock to be recognized as a priest, we must see him and recognize him in the street.” [12] 제단법에 따라 다소 다를 수는 있지만 엉덩이 부분에 기본적으로 3개의 주름이 사용되므로 벌리면 일반 코트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넓게 벌어진다. 영화 검은 사제들에서 강동원은 수단을 말쑥하게 갖추고 있지만, 마지막에 돼지를 끌어안고 한강으로 달리는 씬에서는 수단의 아랫단 단추를 풀어놓았다. 옥의 티이지만 이것은 수단을 제대로 제작하지 못해 발생하는 일이다. 중간에 강동원의 등짝뒷태가 나오는 장면이 있는데, 수단을 일반 코트 형태로 만들어놨다. 그래서 단추를 다 채워놓으면 달리기 힘들 것이다. [13] 정확히는 입을 필요가 없게 된 것이지 입는 것이 위법한 건 아니므로, 일부 성직자들은 이전의 의복들을 입기도 한다. [14] 한국에서는 서울대교구, 대구대교구의 신부들이 여름에 흰색 수단 아니면 흰색 클러지 칼라 셔츠를 입는 게 보이며, 대구대교구 조환길 타대오 대주교가 여름철에 흰색 수단을 자주 입는다. [15] 현대에는 의미가 거의 없어졌지만, 원래 영영사전 등을 찾아보면 지마라를 정의하는 설명이 '어깨망토가 달린 고위 성직자용 옷'이다. 19세기까지만 해도 평복 수단은 평사제가 입었고, 주교 등은 윗팔통이 두겹이고 어깨망토가 달린 지마라를 입었다. [16] 이 때문에 교황 대사는 상당한 권위를 지니고 있다. 일단 추기경을 제외한 해당 지역 주교들 중에서 의전상 최선임이며 가톨릭 국교인 국가에서는 외교사절단의 수장을 맡기도 한다. 한국 가톨릭에서도 미사 공동집전이나 행사 등을 진행할 때, 상석에 교황대사가 앉는 등 우대한다. [17] 자색 캐석과 장백의를 입고 그 위에 치미어를 입은 다음, 캅빠를 입은 상태이다. [18] 전례 순서 상 봉헌 때에 환복한다. [19] 상장예식이나 성목요일 전례 등에서만 제한적으로 사용되며, 그마저도 성목요일 전례에서는 변형된 캅빠를 착용한다. [20] 성공회 교계 제도에서 교구의 세부 치리 조직인 교무구의 책임자 [21] 총사제는 서품식, 성당 축성식과 같이 교무구의 대표자일 때, 주요 축일일 때 착용할 수 있다. [22] 현대에는 교황을 알현하는 사람들이 예를 갖출 땐 무릎꿇고 교황이 낀 절대반지 어부의 반지(Ring of fisherman)에 입을 맞추는 정도이지만, 원래는 먼저 엎드려서 교황의 구두에 입을 맞춰야 했다. 물론 현재는 교황이 이거 시켰다간... [23] 제레미 아이언스 알렉산데르 6세로 등장하는 '보르지아(The Borgias)'와 다른 작품이다. 보다시피 원제가 다른데, 공교롭게도 한국어 번역명이 같다. [24] 이 사진에서 만툼은 요한 23세의 것이다. 바오로 6세는 그대로 물려 입었으나, 베네딕토 16세의 경우에는 길이가 줄었다. [25] 원래 세디아 제스타토리아의자이다. 여기다 기단부 달고 봉을 끼우면 가마가 되는 거고, 아니면 그냥 의자다. [26] 특히 영국, 벨기에, 스웨덴처럼 왕실이 존재하는 국가에서 많이 남아있다. [27] 신성 로마 제국 황제의 선출권을 가진 선제후들인데, 왼쪽부터 쾰른 대주교, 마인츠 대주교, 트리어 대주교, 라인팔츠 궁중백, 작센 공작, 브란덴브루크 변경백, 보헤미아 왕을 의미한다. [28] 현대에는 상상하기 어렵지만, 20세기 초반까지만 해도 모자를 안 쓰는 건 요즘 기준으로 신발 안 신고 다니는 것 정도로 이상하게 여겼다. 성직자도 예외가 아니다. 뉴스보이 캡 크리켓 같은 운동을 하거나 노동할 때 실린더 같은 걸 쓰고는 못하니까 개발된 것이다. 당연히 성직자들도 외출시 카펠로 로마노는 흔하게 쓰고 다녔다. [29] 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의 신발이 붉은색인데, 이는 다소 보수적인 성직자라는 뜻이기도 하지만 원래 카펠로 로마노처럼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에는 추기경들도 가대복 수단을 입을 때 교황처럼 붉은색 구두를 신었다. [30] 지금은 300명에 근접하지만, 성 요한 23세가 교황이 되기 이전엔 추기경들의 숫자는 전 세계에 70명 뿐이었고 추기경이 주교품이 아닌 경우도 있었다. 주교좌에 추기경이 착좌한다는 것에 대한 권위는 상당했다. [31] 등장인물들이 입을 수단을 제작하던 곳에서 " 어느 신부님인데 키가 이렇게 크냐"고 물었다는 말이 있다고. [32] 사실 천사와 악마 영화판은 패러렐 월드 혹은 근미래로 설정되어 있다. 일단 작중 사망하는 교황은 '비오 16세'이며, 후반에 네크로폴리스를 지나갈 때 잠깐 지나가는 교황의 관 중에는 '요한 바오로 4세'의 관이 있다. 그래서 반물질을 생산하고 보관하는 신기술이 개발되었다든지, 콘클라베 규칙 중에 감독직을 맡은 추기경은 입후보가 안된다든지, 궁무처장이 추기경이 아니어도 된다든지 등의 현실과 동떨어진 설정들은 문제가 안된다. 이런 세부 회칙들은 교황이 얼마든지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33] 사실 이건 스페인 종교재판 이스터 에그라고 봐야 한다. 카스티야/스페인의 국가 이념 중에는 '스페인 종교재판(Spanish Inquisition)'이 존재하는데, 설명이 '아무도 예상 못합니다(Nobody expects it.)'... 다만 실제로도 악명이 자자해서 법리대로 처리할 수 있도록 교황청에서 검사성성(현재의 신앙교리성)을 창설하게 만들 정도였으니 역사 고증에는 부합하는 특성이다. [34] 성공회에서도 상술했듯이 수단을 입는 경우가 많지만, 이처럼 평상시 클러지 셔츠도 입을 수 있었다. 반면 가톨릭에선 1965년 사제의 공식 의복으로 채택된 이후에도 젊은 신부들과 달리 나이 있는 보수적인 신부들은 클러지 셔츠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종종 논쟁이 있었고 전통주의 가톨릭 성향의 일각에선 현재도 이를 거부한다. [35] 50년대에 그려진 원더우먼 일러스트 #를 보자. 잉크 가짓수의 한계도 있어서 빛 표현을 파란색으로 준 것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