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성 요한 바오로 2세의 반지 아래: 베네딕토 16세의 반지 |
[clearfix]
1. 개요
교황이 사용하는 반지 형태로 된 인장으로 사실상 바티칸의 국새이며, 삼중관이나 세디아 제스타토리아처럼 교황의 상징물이다. 초대 교황인 베드로가 어부 출신이었기 때문에 그 후계자인 역대 교황들이 사용하는 인장이 '어부의 반지'로 불리게 되었다.2. 형태
이 반지는 금으로 만드는데, 인면(印面)에는 배에 탄 베드로가 그물을 던져 물고기를 낚는 모습과 반지의 소유자인 당대 교황의 라틴어 이름을 새긴다. 이는 마르코 복음서 1장 17절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다."라는 구절을 표현한 것이다.3. 사용
인장으로 사용하고자 제작한 것인 만큼, 교황이 공식문서에 날인하는 용도로 가장 많이 사용된다. 우리들이 흔히 생각하는 인주를 발라 찍는 방식이 아닌, 녹여서 물러진 실링 왁스에 어부의 반지를 찍어 그 문양이 남도록 하는 방식. 또한 교황을 알현하는 사람들은 교황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무릎을 꿇고 어부의 반지에 입을 맞춘다.교황들은 각각 자신만의 어부의 반지를 받는다. 콘클라베에서 선출된 신임 교황이 교황명을 선택하면 그에 따라 새 반지를 제작하고, 즉위 미사 때 교황의 오른쪽 약지에 끼워준다.
교황이 사망하면 반지를 은망치로 파괴하고 파편을 교황의 관에 함께 매장한다는 이야기가 유명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교황이 숨을 거두면 추기경들이 참관한 자리에서 간단한 의례를 행한 뒤 어부의 반지에 십자 모양으로 깊은 흠집 2줄을 내어 망가트린다. 기사[1] 이는 사망한 교황의 치세가 끝났음을 상징하며, 신임 교황이 선출되기 전까지 사망한 교황의 이름으로 문서가 위조 날인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한 것이다.
베네딕토 16세가 2013년 2월 28일자로 퇴위하면서, 어부의 반지도 함께 효력을 말소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리고 동년 3월 13일 선출된 후임 프란치스코 교황은 베네딕토 16세와 디자인은 같되 이름만 다르게 새긴 어부의 반지를 사용한다. 이전까지는 금반지를 사용했으나, 검소함을 강조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금도금한 은반지를 사용하는 점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