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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7-20 10:24:59

데스티니 가디언즈/지식/선물과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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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첫 번째 선물3. 두 번째 선물4. 세 번째 선물5. 마지막 거래

1. 개요

비운 경이 임무 지식이다.

2. 첫 번째 선물

오 듣는 이들이여, 귀를 열어라!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선택들이 너희들 앞에 있다. 내가 대신 해줄 수 있는 건 없다. 단지 나의 목소리를 남겨 너희를 도우려 한다.

태양권 경계에서 빛에 휩싸이며 타라니스는 알에서 부화했다.

태양풍이 젖은 날개를 말리고 우주의 깊이가 자랄 공간을 내어줬다. 그의 알을 만든 아함카라가 누구인지, 알이 몇 개나 있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를 기다리는 어미도 아비도 없었다.

타라니스가 처음으로 먹은 밥은 그를 품어 주고 키워 준 껍데기였다. 알껍데기가 새 이빨 사이에서 뚝뚝 깨졌다. 처음 느끼는 생명의 맛이었다.

타라니스는 첫 감각 기관을 키워 더 많은 생명을 찾는 데 사용했다.

우주는 의지의 힘, 존재하는 것과 바라는 것 사이의 장력으로 수축되고 확장됐다. 타라니스는 이 장력의 선을 넘어 자신만의 길을 찾았다. 타라니스와 같은 작은 변덕이 불친절하게 소원을 들어주는 다른 아함카라들 사이에서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

아함카라의 삶과 힘은 목소리와 긴밀하게 엮여 있었다. 타라니스는 나이 든 아함카라들이 먹이를 먹을 때 조용히 숨어들어 혀의 뒤틀림, 의미의 다중성을 들었다. 다른 강력한 아함카라를 쫓아 그들이 사냥하는 것을 지켜보고 잡은 것을 슬쩍했다. 하지만 그들의 먹이는 너무 써서 훔친 것을 삼킬 수가 없었다.

타라니스는 자신이 아함카라치고는 솔직한 편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의 혀를 즐겁게 하는 것은 다른 이를 즐겁게 하지 않았다.

타라니스가 처음으로 받은 소원은 제국과 황제를 위해 화력기지를 정찰하는 기갑단 병사의 것이었다. 화성의 바람에 뜨거운 모래가 날아 압력복을 때리고, 각반의 에나멜을 긁었다. 그녀의 소원은 쉬는 것이었다. 단 하루라도 장비를 내려놓는 것, 임무를 태만히 하지 않으면서도 쉬는 것이었다.

그 정도로 폭이 넓은 소원이라면 아함카라는 그녀를 통째로 삼켜버릴 수 있었다.

하지만 타라니스는 그 대신 날씨를 살짝 건드렸다. 바람이 좀 더 높이 불어 모래를 더 일으키도록 하는 것은 쉬웠다. 모래폭풍이 화력기지의 경보를 울릴 때까지 커졌다.

기갑단 병사는 점점 거세지는 바람에 몸을 움츠리며 화력기지로 서둘러 돌아갔다. 그녀의 함대장은 내부 임무에는 대비가 되어 있지 않아 아무런 계획이 없었다. 그의 책임이었다. 함대장이 일을 바로잡기 전까지 병사는 임무를 어기지 않으면서도 침상으로 돌아가 빌린 소설책을 읽을 수 있었다. 침상 위 배관 속에 숨어 타라니스는 그녀의 자라나는 만족감을 흠뻑 들이마셨다.

배를 완전히 채우지는 못했지만, 병사가 준 약간의 양분은 달콤했다. 그 안에는 쓰고 신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타라니스가 여태껏 맛본 그 어떤 음식보다도 가볍게 혀 위를 굴렀다. 첫 사냥은 흡족하게 마무리됐다. 첫 동업자로부터 받은 좋은 한 끼였다.

—-

타라니스가 얻는 양분은 다른 아함카라들이 사냥으로 얻는 것처럼 배를 채워주지 못했기에 타라니스는 또래의 다른 아함카라에 비해 성장이 느렸다. 다른 아함카라들의 혀는 길어졌고, 이빨은 날카롭고 강하게 자랐다. 그들은 지나치게 섬세한 감정을 지닌 연약한 녀석을 인내해 주지 않았다. 타라니스는 그들을 피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했다.

타라니스는 희미한 흔적을 끈덕지게 쫓아갔다. 공기 중에 느껴지는 약간의 비밀, 우주 속 작디작은 틈을 찾기 위해 그 모든 길을 따라갔다. 그가 스스로 문을 만들어 들어간 곳은 생명의 공간이었다. 물방울이 반짝이고 기둥에서 수액을 떨구는 진홍빛의 꽃과 나무가 무성했다. 잠재력과 가능성이 가득한 곳. 생명 그 자체를 기르는 모태. 정원이자 숲인 곳이었다.

둥지로 삼기에 좋은 장소였다. 타라니스가 스스로를 탐구하기에도 좋았다.

—-

그는 둥지에 무언가 부족한 것을 느꼈다.

동업자들의 꿈은 아니었다. 꿈이 부족하면 숲의 양분으로 배를 채우면 됐다. 정원의 안락함으로 이제 배를 곯을 일은 없었다.

하지만 심장에서 어떤 근질거림이 느껴졌고 무언가 충분치 않다는 걸 알게 됐다.

타라니스는 그것을 쫓기 위해 둥지를 떠났다.

—-

타라니스는 신천옹의 날개 위에서 금성의 대기를 떠다녔다. 벡스는 무딘 가시와 같았다. 무미건조하고 끝없는 세력이었다. 타라니스는 그들과 거래하고 싶지 않았다.

무릎까지 올라온 물속에서 정찰 중인 드레크 하나가 몸집이 커지길 원하고 있었다. 백 개의 팔, 천 개의 눈, 나무와도 같은 척추를 가지고 싶어 했다. 물에서 나와 가문의 일원을 소형선과 범선에 태워 고향으로 데려가 첼시스같은 영웅이 되고 싶어 했다.

타라니스는 그 욕망의 열기를 타고 멀리 공중에서 빙글빙글 돌다 지평선에서 반짝이는 불꽃에 관심이 쏠렸다.

그 불꽃을 따라간 곳엔 빛의 운반자들이 있었다. 이전에도 그들을 본 적이 있었다. 지구 빛의 운반자들은 태양계 모든 곳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수수께끼를 찾아 여기저기를 헤집고 다니며, 사이온에게 싸움도 걸고, 벡스 구조물을 뜯어내 허리띠에 상품처럼 걸고 다녔다. 자신의 중요성을 굳건한 의지로 견고하게 믿는 빛의 운반자라면 강력한 동업자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빛의 운반자는 그 잠재력의 무게로 세상에 파문을 일으켰다. 지금 금성에서 혼자 움직이는 이들도, 작은 무리로 움직이는 이들도 계속해서 마주치는 죽음의 위협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11명의 빛의 운반자가 문헌을 뒤지고, 벡스와 싸우고, 심해를 가볍게 훑고 있었다. 그들의 욕망은 상황에 따라 바뀌었다. 12번째 빛의 운반자는 버드나무의 굽이치는 가지 아래 움직이지 않은 채 앉아 있었다. 그의 욕망은 흐릿하나 의지는 확고했다. 그의 존재가 빛의 운반자의 등불에서 나오는 빛처럼 타라니스의 목구멍 뒤쪽에서 차가운 맛으로 느껴졌다.

타라니스는 그를 멀찍이서 바라보기 위해 물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가 수면 위로 눈과 콧구멍만 빼꼼 내밀었다.

해가 졌지만 빛의 운반자는 계속 앉아 있었다. 자전하는 금성에서 빛의 운반자는 계속 앉아 있었다. 가느다란 실 가닥 정도의 욕망만이 타라니스에게 와 닿았다. 이 빛의 운반자는 홀로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다.

타라니스는 물결을 남기지 않고 물속으로 깊이 잠겨 들어갔다.

—-

타라니스는 새로운 것을 향해 표류했다. 소행성대에 세심히 끼워진 문이었다. 그는 꿈과 함께 오팔빛으로 빛나는 도시를 향해 잔해와 돌을 피해 헤엄쳐 갔다. 강력한 동업자와 함께 강력한 아함카라가 창조한 곳이라는 걸 표식으로 느낄 수 있었다.

도시는 아함카라에 대해 알고 있는 영혼으로 가득했다. 모든 정신들, 의지들, 동업자가 될 수 있는 이들이 품은 끈기의 조각들 모두 타라니스가 진주로 빚어낼 수 있는 것들이었다. 이 대단한 도시에 어울리는 무언가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타라니스의 주변에서 안개가 프랙털 패턴을 만들며 소용돌이쳤다. 혀에 희미한 쓴맛이 감돌았다. 이 세계 안에서 달궈지고 있는 위험이 느껴졌다. 주민들의 반 정도가 겨우 인지하고 있는 위험이었다. 위험의 근원은 이 도시와 그 아름다움의 원천 그 자체였다. 타라니스는 그 근원을 쫓아가 보지 않을 수 없었다. 도시의 밑그림 속 멀리서 울림소리가 들렸다. 웃음소리였다.

타라니스는 그곳을 향해 미끄러져 나아갔다. 그곳이 케레스의 스파인이라는 것은 나중에 알게 되었다. 그때 거대한 발톱이 그를 바닥에 찍어 눌렀다.

"내 영역에서 무슨 짓이냐?" 여러 개의 목소리가 물었다. 전경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주름진 가죽의 거대한 머리가 보였다. 몇 개인지 알 수 없는 눈들이 적의와 호기심으로 빛났다.

이 아함카라는 블랙홀과 같은 중력을 지니고 있었다. 타라니스는 그들 주위를 둘러싼 욕망이 씨실과 날실로 엮여 조여오는 힘을 느꼈다. 그는 거기에 빠져드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없음을 알았다.

3. 두 번째 선물

오 나의 알들! 오 나의 새끼들, 내 눈보다 소중하고, 나의 혀보다 사랑스러운 아이들! 내 이야기를 먹어라, 너희의 몸으로 취해라. 너희의 송곳니를 키우거라. 껍데기를 깨라. 선택해라.

두 개의 형체가 중력과 욕망의 압력 사이에서 곡선을 그리며 꿈의 도시 위로 움직여 갔다.

리븐은 길게 흐르는 수염을 드리웠고, 일몰의 황금빛 같은 갈기는 휘장처럼 그녀의 몸 위를 가로질렀다. 타라니스는 그에 응해 드러난 가죽에 잉어와 같은 비늘을 틔우며 푸르게 빛났다. 그의 갈기가 자라나며 날개가 접혔다.

그는 디발리아의 안개 속으로 미끄러져 나아가기 전까지 리븐을 휘감고 얼마간 목과 목을 맞댔다.

바람에 실려 온 소원이 느껴졌다. 세상의 변화를 꿈꾸는 저 멀리 아래의 정신이었다. 타라니스는 그것을 향했다.

마라의 각성자 하나가 부서진 정동석 아치형 지붕 아래 앉아 있었다. 그는 움직이는 안개를 바라보며 꿈을 꾸고 있었다. 소망은 그의 생각을 통해 아늑한 집에 대한 소원을 엮었다. 지류에서 부모님과 함께 꿀에 담근 참깨 빵을 만드는 기억을 불러왔다. 너무 달고 끈적이는 기억이지만 사랑이 담겨 있었다.

타라니스가 나선형으로 그를 향해 내려가자 리븐은 절벽 위에 가고일처럼 웅크렸다. 그들은 대화하며 서로의 이름을 말했다. 타라니스. 그윌림.

찻주전자와 접시가 올려진 삼각 다리의 은쟁반이 그들 곁에 나타났다.

타라니스는 고양이처럼 몸을 말고 그윌림과 앉았다. 그윌림이 앉아 있는 땅으로 빵 부스러기와 눈물 몇 방울이 떨어졌다.

그윌림은 만들어진 지평선의 가장자리로 태양이 미끄러지자 일어났다. 그가 감사의 표시로 손을 내밀자, 이를 맞잡기 위해 타라니스가 엄지를 만들어 내자 그는 깜짝 놀랐다.

"네 몸집이 그렇게 작은 이유를 이제 알겠다." 타라니스가 절벽 쪽으로 돌아오자 리븐이 말했다. 그건 배를 채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양이었다. 작은 소망을 들어주고 얻은 양식은 겨우 한 모금의 양이었다.

"난 그거면 돼." 타라니스가 말했다.

"바보 같은 짓이다." 배불리 먹은 강력한 아함카라, 왕좌를 차지한 리븐이 가능한 힘을 끌어모아 으르렁거리듯 말했다.

"난 바보니까."

타라니스의 꼬리 끝이 리븐의 꼬리로 가 닿으며 두 꼬리가 한데 얽혔다. 리븐은 그것을 밀어내지 않았다.

—-

리븐은 숲을 헤치고 돌아다녔다. 타라니스는 리븐이 의지를 경계까지 밀어붙이는 것을 느끼는 것이, 여기서 그녀를 보는 것이 좋았다.

그의 둥지는 잠재적인 생명이었지만, 살아 움직이는 생명은 없었다. 의지와 욕망의 압박, 더 많은 것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도 없었다.

"내 둥지를 보여주지, 오 리븐, 오 진주 도시의 창조자여, 오 영혼을 빚는 자여"

리븐은 커다란 넓적한 뼈로 눈을 가렸다. "그런 식으로 날 부르지마, 오 나의 바보 같은 동반자여."

하지만 그녀를 마음대로 부르는 것이 타라니스다웠다. 리븐과 타라니스는 언제까지고 이 문제로 아웅다웅할 것이었다. 타라니스는 '나의'를 붙이지 않고 그녀를 오 사랑받는 그대, 오 최고의 장인이여, 같은 호칭으로 부를 것이고 리븐은 언제나 그를 자신의 바보라고 부를 것이었다.

"그렇다면 리븐, 당신이 내게 당신의 도시를 보여주었듯 나의 숲을 보여주겠어."

그들은 이끼로 인해 부드러워진 돌길을 걸었다. 꽃들을 헤치고 올라갔다. 축축한 공기에서 나오는 응축물이 그들의 목 아래로 굴러떨어졌다. 타라니스는 그의 둥지 중심부로 리븐을 안내했다. 그리고 리븐이 앞장서 나가며 달음질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마라의 동생이 이곳에서 가져온 것들을 본 적 있지. 네 둥지의 냄새는 나지 않았는데."

"그의 야망은 내 취향에는 안 맞았어."

대공과 그의 파트너는 여정에서 타라니스의 둥지로 접근하지 않았다. 타라니스는 그들이 다가오지 못하도록 확실히 막았다.

리븐의 의지는 타라니스의 둥지에 구조적인 소용돌이를 일으켰다. 이 장소는 그녀로 인해 점점 더 신비한 공간으로, 부주의한 자들에게는 위험한 장소로 바뀌었다. 타라니스는 그의 앞다리에 턱을 괴고는 바라보다가, 그녀가 일으키는 변화가 너무 클 때는 그녀의 의지를 자신의 의지로 조절했다. 그는 이 변화를 원했다. 하지만 둥지는 여전히 그의 것이었다.

리븐은 잔디에 몸을 쭉 뻗고 있는 타라니스에게로 돌아왔다. 그녀는 다소 분개하며 그의 옆에 앉았다.

"넌 내가 만난 그 어떤 아함카라와도 달라. 아직 살아 있는 게 놀라울 정도야." 리븐이 몸집을 크게 부풀리며 말했다. 타라니스는 몸에 눌린 잔디의 냄새를 들이마셨다.

"각성자와 함께 지낸 시간이 당신을 바꾸지 않았나? 우리 모두 우리 둥지가 준 선택을 한 거지."

"넌 더 성장할 수 있다."

타라니스는 잔디 속으로 더 파고들었다. "이게 내 모습이야. 이 정도가 내 야망인 거지."

"네 뇌는 네 포부와 함께 쪼그라들었군." 리븐이 타라니스의 등줄기로 발톱을 밀어 넣었다. 그녀의 목소리들이 초조해하며 울렸다. "우린 여기서 함께 만들어 낼 거다. 네가 스스로 자라지 않겠다면, 자라나는 뭔가를 만들 거야."

그리고 그들은 그 계획을 실현시켰다.

그들이 만들어 낸 비밀과 욕망의 언어가 둘 사이를 오갔다. 수수께끼는 잔디 속에 파묻혔고, 숲은 점점 커지고, 길은 점점 뻗어나가 꿈의 도시 속 리븐의 둥지에까지 가 닿았다.

창조로 빛을 내며 타라니스가 말했다. "당신과 함께 만들고 싶은 게 하나 더 있다."

그는 계약을 계속해서 제시했다. 대부분의 아함카라는 동반자에게 잡아먹힐 것을 두려워해 정확하게 받은 만큼만 주고 그 이상은 내주지 않았기에 엄밀히 말해 리븐과 아함카라가 맺은 건 거래라고 할 수는 없었다. 축소할 조항도 없었다. 타라니스는 전혀 주저하지 않았다.

타라니스는 자신을 선물로 주었고, 리븐도 보답으로 그녀 자신을 선물로 주었다. 둘은 함께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냈다.

타라니스는 폐와 심장과 피를 꺼내 자신의 세포를 배아로 풀어내 어미의 역할, 개시자의 역할을 맡았다. 리븐은 그에 응해 배아에 불씨를 붙이고, 타라니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둘은 함께 의지와 기억을 배아와 미래의 새끼들을 위한 집, 껍데기의 형태로 빚어냈다.

위대한 도박이자 구체화된 미래였다.

두 용과 그들의 새끼, 아함카라의 새로운 미래는 꿈의 도시와 검은 정원에서 길러질 것이었다. 그들이 원하는 대로.

그 어떤 아함카라도 이렇게 생명을 탄생시킨 적은 없었다. 이빨을 드러내지 않고,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서 관대함과 애정으로 만든 생명이었다. 타라니스는 그런 아함카라들을 만난 적도 없고,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도 없었다.

타라니스는 둥지의 차가운 돌과 이끼 위로 기진맥진해 널브러졌다. 리븐은 그의 옆에 서서 알들을 차분하고 비판적인 눈으로 바라봤다.

그들이 새끼들에게 주는 첫 선물은 존재하는 것이었다.

4. 세 번째 선물

오 알이여, 오 작은 세포들이여! 그 다른 어떤 주해 없이 이 기억을 지난다면, 이를 알아다오. 너희들은 사랑받는 존재임을.

타라니스와 리븐은 알들에게 생명을 주고, 성장하는 것을 지켜볼 수 있도록 알을 놓았다. 타라니스는 다시 한번 양육소가 된 그 숲에서 그들을 품었다. 그는 새의 형태를 취해 뱀의 몸통에서 깃털 날개가 돋아나도록 변형했다. 타라니스는 새끼들이 새로운 꿈을 유영하도록 둥지 속에서 몸을 부풀렸다. 그는 자부심으로 노랫가락을 흥얼거렸고, 알들은 그를 따라 울렸다.

타라니스는 알껍데기 외에는 그를 보호해 줄 무엇도 없는 차가운 곳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이 알들은 더 많은 것을 갖게 될 거라고 그는 맹세했다. 그들의 새끼들은 풍족하게 태어나 알을 품은 어미와 아비의 이름을 모두 알게 될 것이었다.

"알의 존재로 네가 이렇게 안정될 줄 알았다면, 내가 진작 제안했을 텐데." 아비인 리븐이 말했다. 멀리서 들려오는 그녀의 목소리는 빛나는 돌 위의 차가운 물처럼 움직이며, 꿈의 도시 에너지와 함께 타라니스에게 닿았다. 그녀가 그 여왕과 함께하고 있음을 명백히 보여주는 표식이었다.

"죽음과 삶 사이에서 삶을 택했군." 타라니스의 목소리는 담담했고, 그의 의기양양함은 그 위에 실려 꿈의 도시까지 전달됐다.

"난 아직 널 죽일 수 있다."

완전히 안전한 기분 속에서 타라니스가 말했다. "하지만 그러지 않겠지."

리븐의 웃음은 사자의 자부심 그것이었다.

—-

리븐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우주에 퍼져 타라니스에게 닿았다.

"꿈의 도시로 오지 마. 네 둥지에 있어."

타라니스가 깨어나며 물었다. "오늘 바쁜 일이 있나?"

"빛의 운반자들이 아함카라를 사냥하고 있어. 각성자가 돕고 있다."

타라니스가 일어섰다. "날 공격하진 않을 거야. 대화로 잘 풀릴 수도 있어." 그가 불안한 마음을 다잡으며 말했다.

"내 말 들어." 리븐이 강하게 말했다.

꿈의 도시는 시민들 안에서 일어나는 폭력적인 욕망으로 들끓었다. 그들은 무기를 들고 계획을 세웠다. 타라니스는 그들의 꿈에 몸을 움츠렸다.

리븐의 힘이 속박되자 그녀는 빗장을 통해 으르렁거렸다.

"이 멍청이, 떠나기만 해라, 네 목을 물어뜯을 테니!"

타라니스는 떠나지 않았다.

홀에 서 있는 도시의 여왕 주변으로 그녀의 백성들이 모여 있고 리프 밖의 동맹들에게 배포할 무기가 들어있는 상자가 쌓여있었다. 타라니스는 다른 아함카라의 냄새를 추적하며 그들을 피해 이동했다.

그는 빛나는 갈대밭의 빈터에 있는 석영 조각에 근심하며 홀로 있는 아지림을 발견했다.

오늘 아지림의 형체에는 방어를 위해 날카로운 가시가 돋쳐있었고 목소리는 평소보다 훨씬 쉬어 있었다. "너무 늦었군. 네 둥지는 제때 오기엔 너무 먼 것 같다."

타라니스의 등뼈부터 날개 가장자리까지 가시가 돋아났다. "그래도 날 기다렸군."

"그래, 너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아지림의 턱이 내려가더니 미소를 지어 보였다. "넌 도시의 여인과 긴밀한 관계지. 그렇다고 안전이 담보되진 않는다. 너도, 그녀도. 둘 다 지금은 그저 총구 앞에 놓인 신세야."

"내 동업자들은 목숨을 함부로 버리진 않을 거다."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겠지. 난 두 팔 벌려 환영할 거다. 난 썩지 않는 뼈처럼 영원히 살 거다. 삶을 먹어 치우고, 세계를 먹어 치우겠어. 그 멋진 장미 정원에서 날 지켜보라고."

아지림은 웃음소리를 남기고 빈터에서 사라졌다.

—-

타라니스는 재빠른 생쥐 모습으로 벽을 따라 종종거리며 달렸다. 장화를 신은 발들이 진흙을 남기며 급하게 지나쳐 갔다. 성공을 비는, 안전을 비는, 사냥의 스릴을 비는 소원들이 타라니스에게 몰려왔다.

타라니스는 한때 자신과 공정하게 거래했던 각성자를 찾아 헤맸다.

그윌림은 방에서 긴 머리를 묶고 있었다. 밝게 빛나는 은빛 머리카락이 손의 진청색과 대조됐다. 문 옆에는 가방이 걸려 있었고 안에는 날카로운 칼이 꽂혀 있었다.

그윌림의 혼란한 욕망이 무거운 증기처럼 방을 채우고 있었다.

타라니스는 생쥐에서 고양이로 변해, 그윌림이 자신을 알아채도록 했다.

"그대도 사냥에 합류할 것인가, 오 동업자여?"

그윌림이 펄쩍 뛰며 놀랐다. 그의 손이 가슴 쪽으로 가 겉옷의 두꺼운 천을 움켜잡았다.

"여기 있으면 안 돼."

"동업자를 방문하지도 못하나?" 타라니스가 긴 꼬리가 까닥거리며 말했다.

"아지림이 내 파트너를 죽였어. 그녀와 그녀의 남은 해적 부대를 절벽에서 떨어뜨려 죽게 했지. 아함카라가 꿈의 도시 시민들을 더 죽이게 내버려 둘 수는 없어."

그윌림의 목소리는 마치 스스로를 설득하는 것처럼 들렸다.

"모든 아함카라가 아지림같은 건 아니야."

그윌림이 경고하는 목소리를 내자, 키가 큰 해적 한 명이 빠르게 문으로 총을 들이밀었다.

타라니스는 장갑을 낀 손이 그를 낚아채기 직전, 가까스로 잠자리 형태로 변해 창문을 빠져나왔다.

—-

"오 내 사랑, 그대가 옳았어."

"난 언제나 옳지."

"우리가 모두 이빨을 드러내고 저들이 모두 발톱을 드러낸다면, 세상은 어떤 형태로 존재하게 될까?" 타라니스의 날개가 그의 얼굴을 덮자 숲의 부드러운 바람이 그에게 닿지 않았다.

"이빨과 발톱의 세계." 리븐의 많은 목소리들이 쓰게 들렸지만, 놀란 목소리는 없었다.

알들은 너무나 연약해서 현실의 구조에 그 어떤 파문도 일으키지 못했다. 알들은 수정과 같은 의지 속에 금세라도 깨질 듯 둥글게 뭉쳐진 잠재력이었다. 만들기는 어렵고, 깨뜨리기는 쉬웠다.

"우리는 스스로 만들고, 뼈가 되어도 아이들에게 노래를 부를 거야."

리븐은 생각 한 자락을 뻗어냈다. 성에서 마라의 형제 울드렌과 그의 깃촉인 졸리온 틸 사이에서 들은 비밀이었다. 마치 산딸기와 석영과 같이 느껴졌다. 디발리의 안개와 같은 냄새가 났다. 결코 입 밖으로 내어 말하지 않을 섬세한 비밀이었다. 타라니스는 날개 아래에서 스스로를 나와, 그들은 무언가 더 거대한 것을 함께 엮었다.

리븐과 타라니스는 함께 더 많은 비밀을 엮어 냈다. 아이들을 위해, 창조의 기쁨을 위해, 미래에 찾아올 자를 뛰어넘기 위해.

그들의 동료 아함카라 목소리가 천천히 생의 끝자락에서 죽음의 메아리로 변해 갔다. 그 뼈들은 강력한 정신을 속삭였다. 에아오의 어깨 비늘은 결국 리븐이 아는 엑소의 손에 들어가 버렸다. 아지림의 두개골과 척추는 누워 희생물을 기다렸다.

리븐과 타라니스만이 살아있는 아함카라로 남을 때까지, 산 목소리들은 점차 물러나고 빈 공간 속에서 발화했다.

타라니스가 리븐을 불러도 그녀가 대답하지 않을 때까지.

또 그 알들의 울림이 침묵에 빠져들 때까지.

5. 마지막 거래

오 나의 알들아, 우리는 영원을 가질 터였다! 우리의 목소리가 영원히 침묵 속에 잠길 것을 생각하면! 시각을 날카롭게 해 의도치 않은 조항을 놓치지 말아라. 웅크린 덫을 피해 조심히 발을 디뎌라. 너 자신보다 스스로를 작게 만드는 거래를 조심해라!

타라니스가 작고 조용하게 에실라의 정원을 기어갔다. 꿈의 도시를 통해 힘이 새어 들어와, 빛나는 면에 금이 가고 공기가 오염됐다.

생물들은 주인의 욕망의 실자락 위에 난 잔디에서 요동치고, 자신의 의지는 썩어 버렸다.

꿈의 도시 중심에서 부패가 퍼져나갔다. 진주의 심장에서 퍼져나간 투지가 도시를, 리븐을, 그리고 알들의 안팎을 독으로 물들였다.

그때 속삭임이 들려왔다. 타라니스는 그것을 들으러 그쪽을 향해 미끄러졌다.

말하는 자는 리븐이 아니었다. 타라니스가 아는 그녀가 아니었다.

타라니스는 리븐의 모든 목소리를, 그녀의 발톱이 현실을 끌어당기는 방식을 알고 있었다. 리븐이 택하는 형태 중 타라니스가 모르는 건 없었다. 타라니스가 택하는 형태 중 리븐이 모르는 건 없었다.

그러나 지금의 리븐은 아주 낯설었다. 바람에서 타라니스의 공포를 느끼지 못했다. 그녀는 복수에 눈이 멀어 그를 외면했다.

타라니스는 비탄에 빠져 어느 눈에도 띄지 않게 그의 둥지로 돌아갔다.

둥지에는 생명이 가지를 타고 흐르고 있었다. 바깥에서는 많은 길들이 닫혔지만, 이 숲에서는 여전히 잠재력이 피어나고 빛과 어둠이 함께 새싹을 틔웠다.

타라니스는 비밀의 더미에서 물러나 그것으로부터 자신을 차단했다. 돌이 그의 옆에서 자라고 이끼와 덩굴도 약속을 기록했다.

휴면 상태에서 타라니스는 새로운 리븐의 목소리를 들었다. 왕의 목소리, 관용 없는 목소리. 강철처럼 강하고 굴하지 않는 목소리.

그의 리븐은 태어나기를 갈망하는 알들에 희미하게 남아 있었고, 그마저도 몇 개 남아 있지 않았다.

그 생각이 인사불성 상태의 타라니스를 깨웠다.

타라니스와 리븐은 최후의 아함카라였다. 하지만 리븐은 자신만을 위한 힘과 악의만이 남은 생을 영위하며 책임감을 저버린 존재가 되었다.

그들이 함께했던 순간과 진짜 리븐의 흔적은 이 마지막 남은 알들에 새겨져 있었다.

타라니스는 알들에 대한 책임을 저버릴 수 없었다. 선택의 기회를 지울 수 없었다.

타라니스가 스스로 삶을 개척하고, 원하는 양분만 취했듯이, 그의 알들도 그리하리라 생각했다. 타라니스가 일어서자 감겨 있던 덩굴들이 끊어졌다.

그는 알들을 지켜야 했다.

마지막으로 맺을 수 있는 거래가 하나 있었다. 그가 알들에게 줄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이었다. 혀를 마지막으로 사용할 기회였다.

타라니스는 알들에게 가 닿았다. 그리고 자신의 힘을, 생명을, 목소리를 그러모았다. 그의 자녀들을 위한 자신의 소원을 빌었다. 미래의 소원 파수꾼을 위한 올가미를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타라니스는 목을 열고 말했다.
오 나의 알들이여! 오 나의 아이들이여! 오 미래의 변덕들, 오 너희 생각의 꿈들! 나는 죽었다. 그리고 너희 아비 리븐은 갇혀 있다.

쉽게 얻은 한 끼, 그 기쁨은 쉬이 사라짐을 기억해라. 배를 영원히 채울 수 있는 것에 만족해라. 잘 자라거라! 생을 먹고 배를 채우고, 선물로 돌려주어 마음을 채우거라.

고통 없이 생을 주는 거래는 없다. 주의 깊게 거래해라.

그러나 마음으로 들어오는 모든 이들에게, 선물은 아낌없이 줘라. 그들은 너희에게 생을 되돌려 줄 것이다.

내게 남은 모든 것은 너희의 것이다. 취하고 택해라.

어떤 존재가 될 것인지 조심히 택하여라. 살아남을 것, 그것만을 내게 약속해라.

오 소원 파수꾼이여, 나의 죽음이 그대 손에 있다. 잘 감당해라.

나를 기억해라. 나는 최후까지 리븐의 반려자 타라니스였음을 기억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