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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04 18:40:06

데스티니 가디언즈/지식/뒤엉킨 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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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티니 가디언즈의 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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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경이 무기
1.1. 스페이드 에이스1.2. 늑대 군주1.3. 케르베로스+11.4. 불법 무기1.5. 샤페론1.6. 삼위일체 악귀1.7. 파장 분할기1.8. 여왕의 배반자1.9. 이중 꼬리 여우1.10. 검은 발톱
2. 경이 방어구
2.1. 타이탄
2.1.1. 애꾸눈 가면2.1.2. 우르사 퓨리오사2.1.3. 숨겨둔 빛의 심장2.1.4. 안타이오스 보호막
2.2. 헌터
2.2.1. 맹약수호자2.2.2. 갈라노르의 조각2.2.3. 귀신 조끼2.2.4. 6번째 코요테
2.3. 워록
2.3.1. 의견 충돌2.3.2. 다채로운 불꽃2.3.3. 불사조 프로토콜2.3.4. 지오맥 안정화기
3. 무기
3.1. 에테르 의사3.2. 결국은 선의 편3.3. 암분의 노래3.4. 흔적 없는 쓰레기3.5. 희미한 경계선3.6. 결국은 악의 편
4. 방어구
4.1. 머리4.2. 팔4.3. 가슴4.4. 다리4.5. 직업 방어구

1. 경이 무기

1.1. 스페이드 에이스

"원래부터 접을 순 없었다구." - 케이드-6

케이드-6의 유언

누구든 이 유언을 확인하는 이에게:

건강한 육체와 정신의 소유자인 본인 케이드-6는 본인을 살해하는 실체(사람, 외계인, 동물, 자연 현상 등)에게 본인의 모든 소유물을 남깁니다.

상기 소유물에는 다음 물품이 포함됩니다.
– 스페이드 에이스
– 행성계 전역에 숨겨 둔 모든 은닉물
– 본인의 충직한 친구인 대령
– 다음과 같은 본인의 부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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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늑대 군주

나는 이 권리만으로 통치를 하지.

"그들은 왜 늑대로 불린 거지?" 헌터가 물었다. "너희가 살던 곳엔 늑대가 없었지?"

"없었지." 대장이 대답했다. 그는 녹슨 소형선 위에 앉아 수평선을 살펴보며 무덤으로 가는 길을 기억하려 애썼다.

"그래서.. 이유가 뭔데? 늑대를 본 적이 있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아."

"맞아." 워록이 맞장구를 쳤다. "난 철의 사원에 가기 전까진 늑대라는 존재에 대해 들어 본 적조차 없었어."

대장은 쪼그리고 앉은 커다란 올빼미처럼 머리를 곧추세웠다. "엘릭스니가 왜 '몰락자'라는 이름을 받아들였을까? 늑대는 왜 '늑대'라는 이름을 쓰기로 했을까? 미스락스는" 그는 그들의 억양을 흉내내며 얼굴을 찡그려 뾰족뾰족한 치아를 드러냈다. "왜 미스락스일까?" 그는 부드러운 동작 한 번으로 완전히 일어섰다. "왜 엘릭스니가 아닌 수호자 식으로 말하는 걸까? 정체된 문화에는 고유한 언어가 없기 때문이야."

그는 사냥을 하는 호랑이처럼 힘차게 깡총깡총 뛰어 헌터와 워록을 지나쳐 갔다. "늑대의 가문 이름은 원래 므라스킬라산이었어. 비단 방직공이라는 뜻이지. 이리 와. 내가 이제 길을 알아."

1.3. 케르베로스+1

"머리가 3개인 것도 좋지만 4개는 더 좋죠." — 제자 "제퍼디" 버레인

광자 심장에 대한 계획이 있었어.

일단 마커스에게 바로 가져가서 조금 으스댈 생각이었지. "내가 뭘 찾아냈는지 좀 봐. 소문은 사실이라고 했잖아. 내가 엔진만 교체하면 참새가 얼마나 빨리 비행할지…"

그런 후에는 시장에서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볼 생각이었지. 팔려고 그랬던 건 아니야. 그냥 가치를 알고 싶어서.

그다음에는 심장을 가지고 금성에 휴가 좀 갔다가 어떻게 처리할지 결정하려고 했었어. 시간이 날 때 말이지.

근데 소행성의 기습 공격을 받았어.

먼지가 풀풀 나는 이 해안 곶에 겨우 착륙한 거지. 충돌할 때 무기도 다 잃어버렸고. 심장은 헬멧에 넣고 좌석에 안전벨트로 매 놓아서 겨우 건졌어.

고스트가 날 되살렸는데, 눈을 떠 보니 산산조각 난 자동 소총과 황금기 미세 항성 다이너모에 둘러싸인 분화구 안에 있더라구. 지옥이나 다름없었어.

처음엔 소총 세 자루밖에 없었어. 진짜 미칠 노릇이더라구. 이 심장에 전원을 공급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걸 진작에 알았어야 했는데. 억제 보호막에 금이 간 걸 보니 더 미치겠더라구.

케르베로스+1을 처음 쐈을 때 그 시시한 화력을 확인하고는 계획이 과대평가됐다는 걸 알았지.

1.4. 불법 무기

"수호자를 가장 빨리 처치할 수 있는 사람도 수호자뿐이지." - 방랑자

그래, 내가 메모를 남겼어. 기억 속에서 태워 버리길 바래. 이 총을 쏘고 있다면 내가 말해 준 것들을 이미 알고 있겠지. 하지만 마음 속에서 계속 되새기길 바래.

이걸 간직해 줘. 필요할 거야. 우린 항성계에서 많을 일들을 함께했어. 앞으로도 더 많은 일들을 함께할 수 있길 바래.

이걸 가지고 있으면 훨씬 더 안전할 거야. 많은 것들이 결합되어 있는 최고의 물건이거든. 난 오래전에 가시라는 무기의 대체품을 찾으러 나섰지. 이게 가시를 대신할 순 없겠지만 내겐 훨씬 더 좋은 물건이야. 우리가 같이 만든 거니까.

그리고 우리가 모두 이걸 가지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황금 총을 가진 자에게도 쉬는 시간은 필요해.

우리 총실력이 그보다 나을 순 없을 거야. 총으로 그를 처치할 순 없다는 거지. 하지만 우리가 모두 함께 쏘면 어떻게 될까? 우리가 선수를 치지 않아도 돼.

그도 언젠가는 죽을 테니까.

이것만 기억하라고. 언젠가 그 날은 올 테니.

—방랑자

1.5. 샤페론

"어머니에겐 샤페론이라는 산탄총이 있었어. 그 총 덕에 도시로 오기 전에 살아남을 수 있었지." - 아만다 홀리데이

"최후의 안전한 도시라는 건 없어."

노라 제리코가 어렸을 때 부모님은 그렇게 말했었다. 그리고 "난 이 땅을 떠나기 전에 죽을 거야."라는 말도 자주 했었다

노라는 부모님의 말을 믿었다. 믿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노라는 어머니가 틀렸을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된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노라의 열 번째 생일날이었다.

그날은 네발 달린 짐승들이 수백 년간 유지되어 온 벙커를 마침내 탈출한 날이기도 했다. 온통 긁히고 흠집난 방어구를 입은 기사가 짐승들을 쫓아내긴 했지만, 잔인한 전기 칼날이 그의 어깨 위에 떠 있던 금속 보주를 관통했다.

노라는 기사가 너덜너덜해진 의체를 보수하는 걸 도와 주었다. 혼란스러웠지만 아무런 의심도 없었던 노라는 그가 의체 조각들을 묻는 걸 도왔다.

그 보답으로 그는 최후의 안전한 도시에 대해 얘기해 주었다. 그녀에게 지도와 산탄총을 주면서 "행운을 빈다"고 말한 그는 홀로 사막으로 걸어갔다.

노라의 어머니는 세계의 전복을 목격하려 하지 않았다. 그녀는 벙커 동료 중 절반과 함께 사막에 머물렀다.

노라는 그 다음날 떠났다.

1.6. 삼위일체 악귀

"난 빗맞힐 수가 없었다. 그의 목숨이 걸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마린 맨사나스, 뒤엉킨 척후병

"마린 맨사나스…" 그녀의 통신 장치에 총잡이의 쉭쉭 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당신이 보여줄 거라곤 생각 못했어."

마린은 먼지투성이의 땅에 침을 뱉고는 장화 뒤축으로 뭉갰다. 그리고는 먼지가 쌓인 평평하고 넓은 평원을 찡그리며 바라보았다. 채널의 상대방인 전 해적 에롤 메이즈에게 말을 하는 총잡이를 무시했다. 에롤은 그녀로부터 700미터 떨어진 곳에 혼자 서서 손을 등에 짚고 에테르 통을 머리 위에 올려 놓고 있었다.

"에롤, 이 기계광 같은 놈."

그녀는 에롤이 어깨를 으쓱하는 걸 볼 수 있었다. 그의 걸걸한 목소리가 통신 장치를 통해 그녀의 귓전에 들려왔다. "미안해, 린."

"내기 알잖아." 총잡이는 무시당해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 "서둘러. 이길 수 있을 것 같다면 말야."

마린의 눈은 평원에 점점이 박힌 잔해 더미를 재빠르게 훑으며 총잡이의 횃대를 찾았다. 먼 계곡에 나타난 네발 달린 멍청한 짐승은 허풍쟁이의 또 다른 미끼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추측만으로 에롤의 목숨을 걸 수는 없다. "이길 수 있어. 네가 에테르 1kg를 손에 넣고, 내가 메이즈와 함께 여길 떠날 때 이 내기를 꼭 지켜 주길 바래."

돌아오는 대답은 거친 외계인의 웃음소리뿐이었다.

그녀는 화살통에서 화살 3개를 꺼내고는 "폼, 무슨 일이 있어도 나오지 마"라고 속삭였다. 고스트는 대답으로 그녀의 왼손에 따뜻한 파동을 일으켰다.

그녀는 허리띠에 화살 2개를 끼웠다. 그리고 세 번째 화살은 오랜 친구인 삼위일체 악귀에게 겨냥했다.

에롤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목소리가 너무나도 낮아 귓전에 뜨거운 숨결이 느껴질 정도였다.

"어이, 린."

"아무 말 마. 숨도 쉬지 마."

"놓치지만 말라구. 알았어?"

"좋아."

"무슨 말인지도 모르면서."

마린은 에롤의 꾀죄죄한 파랑 머리 위에 놓인 통과 수평이 되도록 활을 팽팽하게 당겨 악귀에게 쏘았다.

"좋았어," 그녀는 말했다. "그럴 줄 알았지."

1.7. 파장 분할기

오몰론의 최신 발명품은 집중된 음파를 이용해 전자를 과열시켜 파괴적인 에너지 광선으로 만듭니다.

차가운 심장 제작자들이 획기적인 도시 시대의 최신 기술인 파장 분할기를 새롭게 선보입니다. 이 혁신적인 음향 무기 시스템에 대한 3가지 질문과 대답을 소개합니다.

질문: 파장 분할기에서 음파를 발사할 때 탄환 팩이 필요한가요?

대답: 파장 분할기에도 탄환 팩이 필요하지만 온보드 물질 변환기가 탄환을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며, 이 에너지가 파형 방사체를 구동합니다.

질문: 파장 분할기에 맞으면 어떤 소리가 들리나요?

대답: 테스터 수호자들이 여러 가지 대답을 주었는데요. 뼛속까지 스며드는 비명 소리라고 대답한 수호자도 있고, 죽어가는 별의 소리 같다고 대답한 수호자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b 모양 칼의 소리가 연상된다는 수호자도 있었습니다.

질문: 파장 분할기는 악기로 사용할 수 있나요?

A: 파장 분할기는 악기로 설계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저희 오몰론에서는 수호자에게 파장 분할기를 가져가지 않아도 되는 선택권을 드리고 있습니다.

1.8. 여왕의 배반자

위반자들의 배반에도 불구하고 여왕은 꿋꿋이 버티고 있습니다.

망토를 걸친 세 사람이 거센 바람이 부는 소행성의 동굴을 통과하고 있다. 그들은 걸으면서 농담을 나누고 이야기를 한다. 그들은 화력팀이다.

워록이 말한다. "키벨레가 나타난 이후 늑대들이 여왕에게 복종을 하게 됐어. 그 중 몇몇은 여왕의 경호원이 됐고 말야. 그리고 스콜라스는…"

"아니, 저기 잠깐만. 어떻게 한 거야? 왜 그래?" 헌터가 얼굴을 찌푸렸다. "왜 적에게 목숨을 거는 건데?" 일동 침묵. "기분 나쁘게 듣지는 마."

대장은 어깨를 으쓱했다. 기분이 나빴던 건 아니니까. "하긴 뭐. 이상한 일이긴 하지. 하지만 엘릭스니는… 우린 늘 명예를 소중하게 여겨 왔거든. 새로운 약속을 한다고 해서 이전의 약속이 없어지는 건 아니잖아. 스콜라스가 다시 나타나지 않는다면 늑대는 마라켈을 영원히 따를 거야."

길이 넓어졌다. 그들은 자수정으로 장식된 숨겨진 문을 발견했다. 대장이 문 위에 손을 얹고 고개를 숙인다. 헌터와 워록은 정중히 물러서 있다. 잠시 후 워록이 조심스레 말했다. "미스락스?"

대장이 돌아본다. "늑대의 반역자야. 이제 늑대는 멸종할 거야. 이 쫓고 쫓기는 소동은 이제 끝나야 돼. 난 마음을 여는 엘릭스니인 켈이 될 거야. 거미의 속임수도, 왕족의 거짓말도 더 이상 없어. 바리시스의 진실만이 있을 뿐이야. 우리는 거대한 기계를 위해 함께 싸우는 거야."

1.9. 이중 꼬리 여우

깜찍하게 난폭합니다.

동틀 무렵 희망의 빛이 밝아오네
나는 (여행자)에게 선택받은 존재이네
믿음직한 친구들과 희망의 약속이 있네
나의 폭발하는 (힘)은 결코 사라지지 않네!

빛나는 힘이 있네! (키츠네!)
넘치는 힘이 있네! (키츠네!)
(멈추지 않는 힘)이 밤을 밝히네!
(멈추지 않는 힘)이 모든 의심을 지우네!

혼돈이여! 발사! 혼돈이여! 발사! 혼돈이여! 발사!

더욱 강해져 위협을 잠재우지
나를 인정할 수밖에 없지
내 영혼의 불길이 사그라들어도 끄덕없지
내 (키츠네)의 (힘)이 있으니!

혼돈이여! 발사! 혼돈이여! 발사! 혼돈이여! 발사!

빛나는 힘이 있네! (키츠네!)
넘치는 힘이 있네! (키츠네!)
(멈추지 않는 힘)이 밤을 밝히네!
(멈추지 않는 힘)이 모든 의심을 지우네!

내 손에 든 총의 외침이 내 힘의 원천이네…
빛나는 힘이 있네! (키츠네!)

1.10. 검은 발톱

"살아서 그는 리프에 평화를 가져왔지. 죽어서는 검을 남겼군." — 검은 선체의 까마귀

굴복자 전쟁 3개월 후…

핼럼은 검은 선체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세면장에서 그녀를 찾아냈다.

"우리 늦겠어."

눈은 바짝 마르고 어깨를 웅크린 페트라는 세면대에 앉아 있었다. "난 안 가."

핼럼은 팔라딘다운 곧은 자세를 약간 풀었다. "사령관 대리가 돌아가신 대공의 기념식에 참석할 거야. 까마귀가 널 보고 싶어할 거라구. 대공을 기리는 검을 주문했다던데."

"내가 가는 건 그가 죽었다는 걸 선언하는 거나 마찬가지야. 마라가 죽었다고 얘기하는 거라고."

"글쎄," 핼럼은 숨을 내쉬었다. "죽은 거 맞잖아?"

페트라는 이를 갈았다. 그리고 말했다. "하지만 난 사람들이 다르게 믿길 바래."

2. 경이 방어구

2.1. 타이탄

2.1.1. 애꾸눈 가면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놈들이 내 빛을 빼앗아 갔을 때 더 심한 짓을 해 보라고 부추겼었지. 놈들이 내 눈을 빼앗아 갔을 때 난 비웃으며 내 눈은 두 개라고 했었지. 하지만 내 고스트를 데려갔을 땐… 놈들의 인생도 끝났지.

놈들이 아직 그걸 모를 뿐이었지.

난 처음 부활한 이후로 줄곧 외톨이였어. 난 항상 그랬던 것 같아. 이전 생에서도 그랬고. 화력팀에 참가해 습격을 하고, 사령관의 황혼전에서 싸우는 것 같은 짓은 결코 하지 않았지. 항상 혼자 걸어왔어. 누구도 필요하지 않았지. 고스트만 빼곤 말이야. 내 친구는 고스트뿐이었어. 더 이상은 그걸 인정하는 게 부끄럽지 않아.

굴복자 전쟁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머물 곳을 찾아 EDZ로 갔지. 조용한 곳을 찾아서 말이야. 평화를 찾아갔다고도 할 수 있겠지. 고스트와 난 진영 전쟁 이후로 계속 싸워 왔어. 늘 전투를 벌였지. 멈추지 않는 전투를 그리고 난 지쳤어. 우린 둘 다 지쳤지. 단독 작전을 너무 오래 진행해서 아무도 우리가 없어진 걸 모를 거야. 그래서 다행이었지.

우린 갑작스레 빛에서 연결이 끊겼고, 그래서 모든 것이 바뀌어 버렸어. 좋든 싫든 난 수호자고 그는 고스트였으니까. 평화는 바랄 수 없었지. 여행자는 그걸 알고 있었어. 오랜 시간이 지난 끝에 고스트가 처음으로 도시 네트워크에 다시 연결했는데, 행성 전체에서 통신이 두절되었더라구. 그래서 우리는 서쪽의 원래 LZ로 이동해서 다음 전투를 위해 도시로 돌아갔지. 그때 놈들이 우릴 발견한 거야. 나중에 알고 보니 기갑단 붉은 군단이었다더군.

놈들은 우릴 구불구불한 만 북쪽으로 몰고 가서는 조각이 보이는 곳에 야영지를 세우고 술을 퍼마시고 고성방가를 해대더군. 우리에게 빛이 없다는 걸 알아내곤 내가 뭘로 만들어졌는지 알고 싶어했어. 난 그냥 고기와 공기 덩어리에 불과했거든. 원하는 짓은 뭐든 하라고 했지. 그랬더니 정말 그러더군. 날 죽기 직전까지 패더니, 고스트가 날 살리지 못하니까 낄낄 웃는 거야. 그리고는 또 술을 퍼마시다가, 놈들 중 하나가 내 눈이 둘이니 하나는 뽑아 버려도 된다는 거야. 그래서 진짜로 눈 하나를 뽑고는 또 낄낄거리다가, 이제 어쩔 거냐고 하더라구. 나는 놈들이 질려할 정도로 미친 듯이 크게 웃고는 아직 눈이 하나 더 남았다고 했지. 그랬더니 제일 질 나쁜 놈 하나가 고스트를 뺏어가는 거야. 그리고 자기가 이제 내 고스트이니 내 생사를 결정할 거라더군. 내 고스트는 돌멩이처럼 내던져 버리더라구. 그리고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갈갈이 찢어 버렸지. 해가 뜨기 전에 놈들은 날 절벽에서 던져 버렸어. 하지만 총으로 쏴 죽이지 않은 게 실수였지. 날 전쟁 야수의 먹이로 줬어야 했다구.

난 전생에 영웅 같은 거였나 봐. 그래서 고스트가 날 선택한 것 같아. 어쩌면 말이야. 나도 살인자일 뿐이었는지도 모르지.

대혼란의 주먹이 없어도 하찮은 놈들쯤은 간단히 없앨 수 있지.

2.1.2. 우르사 퓨리오사

"물러서요. 두 번 말하지 않을 겁니다." - 비요나-3

그들은 목숨을 부지하려 그녀 뒤로 달아났다.

셀 수도 없이 많은 몰락자들이 내려왔다. 처음에는 소형선 한 대뿐이었다. 그런 소형선이 계속 줄줄이 내려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완전히 펼쳐진 범선이 그들이 있는 곳에 나타났다. 300명이었던 아군은 100명으로 줄었고, 이제 그들을 보호할 수 있는 건 단 셋뿐이었다. 그리고 순식간에 그녀밖에 남지 않았다.

그녀는 생존자들을 동굴로 몰아넣었다. 전에는 산업용 배수 시설로 쓰였던 곳 같았다. 심한 악취가 풍겼고 방사선도 감지되었다. 생존자들은 오늘을 넘긴다 하더라도 이 독가스 때문에 수명이 몇 년은 단축될 것이 뻔했다.

그녀는 생존자들을 앞으로 밀어붙이며 최대한 빠른 속도로 지하 깊숙이 내려갔다. 그녀가 데려온 두 아이는 이상하게도 아무 말이 없었으며 열악한 주위 환경에도 개의치 않는 듯했다. 동족들과 함께 5,000km나 되는 엑소더스에서 그녀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든 상황을 겪었기 때문이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보금자리를 포기했던 것이다. 희망과 빛을 찾기 위해, 그리고 강한 세력을 형성하기 위해서 말이다. 그들은 더 나은 삶을 찾는 여정에서 거의 모든 것을 잃었다.

고스트가 그녀에게 나쁜 소식을 알려 주었다. 이 동굴 시설은 막다른 길로 가득 찬 수십 킬로미터에 달하는 미로라는 것이다. 벽은 깊게 보강되어 있어 스캔해 봐도 0.5km 정도밖에 확인되지 않았다. 닥치는 대로 가 보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추적자들이 다가오고 있었다. 고스트는 어려울 거라고 했다. 그런데…

그녀가 안고 있던 아이 중 바이올렛이라는 여자아이가 그녀의 눈을 바라보더니,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수호자가 그들을 지켜 줄 거라고 말했다. 이렇게 멀리까지 왔는데도 말이다. 그녀는 바이올렛에게 미소를 짓고는 모든 게 괜찮을 거라고 말했다.

그녀는 아이들을 내려놓고 곧 뒤따라갈 테니 다른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가라고 했다. 고스트와 둘만 남은 그녀는 고스트에게 아이들을 안전한 곳으로 데려가라고 했다. 그녀는 뒤에서 시간을 벌 것이다. 여행자의 빛이 있으면 시간을 조금만 벌더라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고스트는 아무리 시간이 오래 걸리든 다시 돌아와 그녀를 찾아서 데려가겠다고 맹세한 후 마지못해 전진하여 엑소더스에 합류했다.

고스트의 빛이 사라지고, 난민 백 명의 부드럽고 축축한 발자국 소리가 멀어진 후 그녀는 헬멧 끈을 매고 건틀릿을 꼭 낀 후에 발 뒤쪽 흙 위에 선을 하나 그렸다. 마침내 몰락자 드렉이 다가오는 소리가 터널에 울려 퍼지자 그녀는 빛을 손에 들고 공허 에너지 보호막을 만들었다.

필요하다면 생명이 다할 때까지 이 선을 사수할 것이다.

2.1.3. 숨겨둔 빛의 심장

삶과 빛, 죽음과 파괴 사이의 경계입니다.

그는 다른 사람이었다.

그리고 전에는 다른 사람이었다. 그 전에는 또 다른 사람이었고, 그 전에는 그와는 또 다른 사람이었다. 전에는 또 다른 사람, 그리고 그 전에는 또 다른 사람, 그 전에는 또 다른 사람. 대체 이번에 몇 번째 생인 걸까. 몇 번이나 죽은 걸까. 이제는 고스트가 자기를 살릴 때마다 새 사람으로 태어난다고 믿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그동안 살아왔던 모든 삶의 무게도 함께 짊어지고 새로 태어나는 것이었다. 그리스 신화의 아틀라스처럼, 살아왔던 모든 인생의 짐을 두 어깨에 짊어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타이탄이었다.

억세고 강인한 타이탄. 그가 견딜 수 없는 무게란 없을 거라고 사람들은 말했다. 그는 그런 칭찬을 들을 때마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매일 밤 막사에 있는 주문 제작한 절반 크기의 탑으로 가서 잠을 청했지만, 수많은 벌레들이 온몸을 기어 다니며 그의 육체와 정신으로는 멈출 수조차 없도록 미친 듯이 계속 움직이게 만들어 평온하게 잠들 수가 없었다. 이처럼 속수무책의 동요 상태가 지속되어 악몽을 꾸는 쪽잠조차 잘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는 챔피언이자 리더였다. 모든 선함과 인내의 표상이었던 것이다.

도시를 건설해야 했고, 종족을 보호해야 했다. 그리고 멸망을 막아야 했으며 침입자들을 처치해야 했다. 전투를 벌여야 했다. 매번 새로운 삶을 살고, 죽어야 할 때는 죽어야 했다. 전에 그처럼 새로 부활했던 사람에게 뭐라고 했었더라? 빛은 사용하는 자의 손에서 가장 밝게 빛난다고? 그는 너무도 힘들었다.

그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그에게 저주를 내린 실체가 새겨진 창을 지나 걸어갔다. 실체는 그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는 그 실체가 뭘 원하는지 알고 있었다. 저주를 끝내는 방법은 원하는 대로 해 주는 것뿐이었다. 그것이 파괴하기를 원하는 걸 파괴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면 잠을 잘 수 있을지도 모른다.

2.1.4. 안타이오스 보호막

행상 내의 에너지인 가이아 형체를 믿나요?

여행자가 오기 전엔 마법이 없었다는 걸 정말 믿나요?

대지의 어머니. 우주의 혼. 세계의 영혼. 옛말 틀린 거 하나도 없어. 최초의 신이 마지막 신이라고 믿은 건 틀렸지만 말야.

우리가 발자취를 남기는 이 행성과 위성과 소행성에는 고유한 에너지가 있어. 의지가, 숨결이, 영혼이 말이야.

'가이아 형체'라는 거지. 뭐, 천동설의 관점에서 보면 잘못된 이름이라는 건 인정해. 가이아 형체, 화성 형체, 수성 형체, 금성 형체가 각각 따로 있다는 사람도 있을 거야. 태양계에서 가장 큰 가이아 형체는 8개야. 뭐, 9개라고도 할 수 있겠지. 하지만 소행성과 부행성에도 가이아 형체가 있어. 그리고 이런 가이아 형체는 자비로운 행성 내에서 요청만 하면 우릴 보호해 줄 거야.

미친 소리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게 사실이 아니라면… 안타이오스 보호막은 어떻게 작동하는 거지?

2.2. 헌터

2.2.1. 맹약수호자

"난 아직 진정한 죽음을 맛보지 못했다." —첫 번째 여왕의 분노, 슈어 아이도

"그녀의 시신에서 나온 겁니다, 폐하."

아브라의 쫙 편 손바닥 가운데에 이상한 동전이 놓여 있었다. 마라는 엄지와 검지로 동전을 집고는 경멸스런 표정으로 우주를 향해 들어올렸다.

살인의 대가인 건가. 그녀는 생각했다. 마르지 않은 콘크리트처럼 두툼하고 신랄하며 묵직한, 강렬한 슬픔이 가슴에 가득찼다.

"그녀의 활은?"

"없어졌습니다."

"후긴은? 무닌은?"

"아함카라는 죽었고 그들의 뼈도 조용합니다. 하지만 페트라 벤지는…"

"누구?"

"해적입니다. 최근에 칭호를 얻었죠."

"…애송이로군."

팔라딘 자이어는 뺨이라도 얻어맞은 듯 움찔했다. "친애하는 여왕님. 심판의 가문에 심어 놓은 첩자의 정보에 따르면, 늑대들의 다음 공격 목표는 하이게이아라고 합니다. 저는 지금껏 잃어버린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슈어를 사랑했습니다. 그래서 슬픕니다. 하지만 지금 알 수 없는 적에 대한 복수 때문에 산만해진다면…"

마라는 동전을 내려놓고 딱딱한 표정으로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상관없어."

2.2.2. 갈라노르의 조각

"갈라노르를 고치는 건 내 능력 밖이야."" "…내가 할 수 있어."

갈라노르의 검: 엄선된 참고 문헌

"절단 불꽃의 칼날", 화성 민화(Hoell Gar 버전).

"…그리고 수영장 한가운데에는 머리는 도마뱀, 몸은 인간의 모습을 한 구릿빛의 녹슨 피조물이 있었다. 녹 때문에 애원하는 듯한 자세로 고정된 피조물의 위로 쳐든 손바닥 위에 갈라노르의 검이 놓여 있었다."

"갈라노르 서사시", 엔그램 오리온 23.3.6.

"…그는 늘어진 나뭇가지를 헤치며 걸어갔다/ 어슴푸레 빛나는 갈라노르를 올려다보는 그의 얼굴에 /불타는 분노와 열기의 표정이 스쳐갔다"

황금기 초금속 이론. 비비안 웨일랜드.

"…초고온 액체 금속관으로 직조된 탄소 섬유 박판을 프린트하여 내구성이 매우 뛰어난 열전도 소재를 생산하는 방법. 존재 여부는 대체로 인정되지만 생산하거나 수리할 수 있는 방법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이다…"

"금성 보급품 딘드레인 분석-43-59", 해독가 야렐리.

"…북쪽 우주(약어: 갈라노르, GalaNor)라는 노랑별의 상부 맨틀에 진입할 수 있는 실험 위성 탐사선…"

2.2.3. 귀신 조끼

"여행자가 날 다시 불렀다. 여기서 내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더군." - 성도 흰발톱

처치할 자아도 없고
삶에는 끝이 없다.
선택은 타인의 몫이었다.
전생의 우리.
부활한 우리는 전생과 다투며 보복을 하려 했다.
우리는 고스트처럼 숨어 있어야 한다.
생존자들의 태양에서 달아나라.
부여받은 고스트를 데려가라.
생명을 받은 윤회를 끝내라.
처음 그대를 죽인 자들을 처단하라.

2.2.4. 6번째 코요테

"옛날 이름을 쓰겠다구요? 상관없습니다. 다른 사람한테 얘기만 하지 마세요." - 미카-10이 히무라 시노부에게

히무라 시노부의 일기

이전 일지는 삭제했다. 그것에 대해 할 말은..

죽는 것보다 무서운 건, 이 벽 속에서 죽어가는 것뿐이다.

하지만 난 조국에 약속을 했다.

오늘 새 수호자 3명을 문으로 데리고 갔다. 그들 중 두 명은 파란색이었다. 진짜 파란색이었다.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이름은 테린 바이, 나디야였다. 세 번째는 엑소, 리-4였다.

테린은 내가 쳐다보는 걸 알고 웃었다.

"이런 미남은 처음 보지?"

"파란색 사람을 보는 게 처음인 거야." 내가 말했다.

테린은 각성자에 대해 설명하려 했다. 하지만 그다지 많이 알지는 못했다. 수호자가 된 이후의 일은 기억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럼 수호자는 어떻게 이름을 정하는 건데?" 내가 물었다.

테린이 설명하길, 엑소 수호자는 대개 이름을 기억하지만 다른 수호자들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각성자와 인간 수호자는 아무것도 기억을 못 해서 새 이름을 정한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그 두 수호자가 자기 이름을 선택한 이유를 물었다. 테린은 가슴을 내밀었다. 전에는 아주 멋있었을 것 같은 그의 방어구는 흠집이 잔뜩 나고 오랫동안 돌아다닌 탓에 먼지투성이였다. 그리고는 "멋있잖아! 테린 바이라는 이름을 잘 기억해 두라구. 잃어버린 전쟁지능 라스푸틴을 찾을 수호자의 이름이니까!"라고 말했다

테린이 그렇게 말할 때 리-4는 질린 듯이 보였다. 엑소치고는 인상적인 표정이었다.

테린이 라수프틴과 바이코누르에 대해 한동안 얘기를 늘어놓았기 때문에 나는 화제를 돌리기 위해 나디야에게 이름을 어떻게 정했는지를 물었다. 하지만 그녀는 눈만 돌릴 뿐이었다. "미카가 수다 떨라고 돈 주는 게 아니라서."

"돈을 받는다고?" 테린이 말했다.

리-4가 팔꿈치로 테린을 툭 쳤다.

"아우! 왜 쳐?"

"우리가 여기 온 이유를 기억나게 해 주려고." 리-4가 말했다. 그때 그녀의 목소리를 처음으로 들었다.

"여기 왜 온 건데?" 내가 물었다.

그녀는 전기 장치로 된 눈으로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오래된 빚이 있거든."

"미카한테?"

"아니."

나디야는 문 난간에 기대고 머리를 비스듬하게 뒤로 돌렸다. 잠시 그녀를 밀어서 넘어뜨려 버릴까도 생각했다. "어쨌든 행운을 빌어." 나디야가 말했다. "오래된 빚 따윈 관심 없어. 다른 사람이 나한테 빚을 지는 게 좋지."

그때 리-4가 어깨에 멘 저격총을 전광석화같이 뽑아 들었다. 총이 나디야의 머리를 후려갈길 뻔했다. 리-4는 조준경을 눈에 맞추더니 총열을 벽에 붙이지도 않고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무기를 들었다. 나디야의 궁시렁거림 외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이윽고 리가 총을 쏘았다.

멀리 수평선에서 그림자 하나가 쓰러졌다.

"몰락자야?" 테린이 말했다.

"왕이야." 리가 확인했다.

2.3. 워록

2.3.1. 의견 충돌

"세상에 공짜는 없어. 나도 그 정도는 알아. 그러니까 그도 알고 있을 거야. 반대 입장이라면 그도 똑같이 했을 거야." - 토멕 I

토멕의 기록

모든 것에는 대가가 따른다. 하지만 내가 그 대가를 치르지 않아도 된다면?

다세계 이론은 우리 또래에서는 구닥다리 취급을 받지만 미래 전쟁 교단의 광신적 믿음은 하루아침에 생겨난 것이 아니다.

내가 이걸 인식하게 된 바로 그 순간이 기억난다. 내 평행 자아들이 내 인생의 짐을 함께 짊어질 수 있는 방법을 조사했더라면 토멕들도 이미 같은 사실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난 다른 이들의 조사 진행 상황까지는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매번 조사를 할 때마다 무한한 시선이 날 굽어보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결국 내 자신과 다른 자아가 정확히 동일한 시공 좌표에서 우리의 이론을 가동한 것이다.

우주 공간에서 동전을 던진 것이나 다름없다. 우리 중 하나가 강력한 의견 충돌의 '소유자'가 된 것이다.

그리고 나는 동력 장치가 되었고.

2.3.2. 다채로운 불꽃

"…그들을 찾았다… 디온의 수정 농장에서…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좌표가 확인됐다…" - 페르가몬 방화팀의 마지막 무전

그걸 내게 말해 준 건 웬 지에였다. 처음에는 믿지 않았다. 달의 요정과 남극 대륙을 믿는 웬 지에의 말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가 보여준 수정을 보고는 믿게 되었다.

내가 직접 격자를 조사해 보았다. 수정은 특정한 인력에 의해 자연적으로 조율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노출이 되니 인력이 완벽하게 전도되었다.

웬 지에는 일곱 별의 거래상에게서 수정을 구했다고 말했다. 그 거래상은 헌터에게서 수정을 얻었고, 헌터는 프레임에게서 얻었다고 한다. 이 프레임은 수 세대에 걸쳐 가보로 수정을 물려 준 그림자 구역의 한 가문에서 프로그래밍된 것이었다. 이 가문은 암흑기에 수호자에게 식사 한 끼를 대접하고 그 대가로 수정을 받았다고 한다.

페르가몬이라는 이름은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디온의 농장이 아니면 이런 수정이 어디서 나왔겠는가?

2.3.3. 불사조 프로토콜

별이 사라진다고 슬퍼하지 말지어다. 별 하나가 사라지면 새 별이 생길지니, 바퀴는 다시 돌아간다.

"워록이 타이탄 영역에서 움직이고 있어."

"무슨 소리야?"

"그게 말이야. 처음에는 시련의 장에서 놈들과의 주먹다짐에 지고 있었거든. 타이탄에게 있어서는 치욕적인 일이었지. 웨이 닝이 있었다면 부끄러워서 죽었을지도 몰라!"

"솔직히 엄청 좋아했을 것 같은데."

"얘기가 딴 데로 샜네. 균열이 있는 이 물건으로 말할 것 같으면 말이지. 이게 바로 새벽의 수호물이라구."

"탄도를 차단하지는 않잖아."

"다른 건 전부 차단한다구! 전에 붉은 군단에서 썼던 거랑 같은 수호물이야! 완전 표절한 거라구!"

"눈을 멀게 만들지도 않잖아."

"나 화 좀 내게 놔둬 줄래?"

2.3.4. 지오맥 안정화기

"태풍이 몰아닥칠 거야. 피할 수는 없어. 최대한 조심하는 수밖에는." - 아이코라 레이

참아야 한다. 심호흡을 하고, 집중해야 한다.

엄폐물 뒤에서 기다리고 있는 그녀 근처로 구름이 몰려왔다. 마법사의 울음 소리는 너무나 가까이에서 들렸다. 그녀의 오그라든 심장이 쿵쾅댔다. 그녀는 마음을 다잡았다.

참아야 한다. 심호흡을 하고, 집중해야 한다.

그녀의 마음 속에 하늘이 합쳐지며 희미하게 빛났다. 그녀는 비를 떠올렸다. 그리고 뜻밖에 찾아온 친구의 뺨을 만졌을 때의 차갑고 축축한 감촉을 떠올렸다. "잠깐만 기다려 줘" 그녀는 속삭였다. 바늘 같은 그의 무수한 이빨 뒤에서 웃음소리 같은 것이 작게 들려왔다. 그의 쇠사슬 가면에서 벌린 입으로 물이 흘러내렸다. 그녀의 목구멍에 금속 맛 같은 것이 느껴졌다.

참아야 한다. 심호흡을 하고, 집중해야 한다.

동물이 지하에 숨어 있으면 공기 중에 침묵이 가득 찬다. 지붕 위에서 물이 춤춘다. 습한 저녁에 커튼이 부드럽게 흔들리는 듯한 느낌이다. 멀리서 천둥 소리가 들린다.

마법사가 울부짖고 있다.

참아야 한다. 심호흡을 하고, 집중해야 한다.

검은 구름이 짙어질수록 그녀의 온 몸은 갈망으로 가득 찬다. 그녀는 준비라도 하듯 깍지를 끼고 몸을 구부려 위로 내민다. 그녀는 친구의 시체 위에서 비명을 지르며 춤을 추는 마법사에게 달려가기 위해 몸을 돌린다. 그러자 둥근 정전기가 일어나 그녀가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번쩍번쩍 빛난다. 그녀가 '전쟁 함성'을 지르기 시작하자 하늘이 그녀를 대변하기라도 하듯 쩍 갈라졌다. 그녀는 손바닥을 내밀었다.

폭풍우가 몰아닥쳤다.

참아야 한다.

심호흡을 하고,

집중해야 한다.

3. 무기

3.1. 에테르 의사

"보급을 통제하라." —거미
"이건 내 선물이야." 거미는 가슴 위로 팔을 접고 왕좌에 기대 앉았다.

"경호원, 집행자 등등 용감하게 싸우는 자에게는 단 하루 일하는 대가로 에테르 1kg을 주지. 여기서 '하루'란 30시간 단위 1주기의 절반이야. 나는 그 시간 체계를 사용하거든. 나를 위해 일하다가 부상을 당할 시에는 회복하는 기간 동안에도 보수가 지급되지."

거미의 방 안에서 놀라움의 웅얼거림이 들렸다. 거미 앞에 모여든 드렉과 반달들은 보수를 계산하고 있었다. 거미는 활짝 웃었다.

"더 '자유롭게' 일하고 싶다면 내가 원하는 보급품과 비밀 정보만 가져오면 돼. 내가 제시할 가격은 로컬 네트워크에 게시될 거야. 가격은 지난 40회의 공전 동안 2번 바뀌었지."

거미는 잠시 말을 멈추고 엘릭스니의 파장이 네트워크로 전송되어 가격이 입력되기를 기다렸다. 기쁨에 찬 쉿쉿 소리가 더 커졌다.

"다들 켈의 마음에 들기 위해 경쟁을 벌여 왔다는 거 잘 알고 있어. 한 가지만 분명히 말하지. 난 켈이 아니고 쓸데없이 호의를 베풀지는 않아. 서로 거래 조건만 잘 지키면 돼. 그 외엔 아무것도 필요 없어."

"자, 그럼." 거미는 손뼉을 쳤다. 인간들은 왜 이런 쓸데없는 몸짓을 하는지를 생각하니 웃길 다름이었다. "일들 시작해."

3.2. 결국은 선의 편

이유는 틀렸더라도 옳은 일은 옳은 일입니다.
페트라는 거미가 너무 많은 걸 묻지 않기를 바랬다.

이제는 실망하는 데 익숙해질 때도 됐다.

"마지막으로 널 봤을 때는 여왕과 대공의 죽음을 슬퍼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뭐가 바뀐 거지?"

페트라는 칼을 꺼내 갈기 시작했다. 날카로운 날을 보면 늘 마음이 누그러졌다. 더 날카로울수록 더 좋다.

"그리고 뭐가 바뀌지 않은 거지?"

거미는 빙그레 웃었다. "너희 종족에게는 이런 류의 일에 대한 법이 있지 않나?" 재판, 배심원, 판결, 이딴 거 있지 않아?"

페트라는 칼을 던졌다. 그리고는 정신의 힘으로 칼을 잡았다. 칼은 그녀의 머리 위에서 희미한 불빛에 반짝였다. 그리고는 다시 그녀의 손바닥으로 떨어졌다. "울드렌에게 걸맞은 판결은 나 뿐이야."

3.3. 암분의 노래

"돈만 많이 받으면 어려운 일은 없지." - 변절한 해적 에롤 메이즈
"수호자에게 고용된 적은 없었는데." 이롤은 주먹을 엉덩이에 짚고 앞에 있는 먼지투성이의 망토를 걸친 사람을 바라보았다.

"김칫국부터 마시지 마." 마린 맨사나스는 두건을 뒤로 젖혔다. "아직 무슨 일인지 듣지도 않았잖아."

"그럼 얘기해 보라구."

"삼위일체 악귀라고 들어 본 적 있지?"

"그럼. 척후병의 활이잖아. 직접 본 적은 없는데."

"있어." 마린은 확고하게 말했다.

"그래?" 에롤은 눈썹을 치켜올렸다가 다시 내렸다. "아. 누가 네 활을 가져갔지?"

"기술자."

"그럼 난 바빠서 이만."

"그녀는 내가 거기 있었다는 걸 모를 거야."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이지?"

"힐디언 캠페인에서 싸웠다는 게 사실이야?"

"이 상처들을 보고도 모르겠나?"

"그럼 아직 그곳의 지형을 기억하겠군?"

"잊고 싶어도 잊을 수가 없군."

"힐디언으로 기술자를 유인해서 시간을 벌 수 있겠나?"

에롤의 배가 쑥 꺼졌다. "교란을 시키라는 거군."

"빙고."

에롤은 파란 턱수염을 긁으며 공포는 좋은 징조라고 생각하려 했다. 아직 제정신이 남아 있긴 한가 보다. 마침내 그는 미소를 지었다.

"가격만 맞으면 못 할 일은 없지."

3.4. 흔적 없는 쓰레기

"여긴 발자국이 없는데." - 올루 앨더다이스
"좋아, 아주 좋아. 자네에게 기대가 크다구, 친구."

올루 앨더다이스의 은빛 입술에 미소가 떠올랐다. "정말 친절하시구만, 거미 씨. 너무 친절하셔."

"전송 범위에 내 영토 전체가 포함되는 게 확실한가?"

"그리고 소문이 사실이라면."

"이봐 이봐, 굳이 그런 얘기 할 필요 없잖아."

올루는 경쾌하게 절을 했다. "비소 립스틱은 정말 관심 없어?"

"나보단 자네 입술에 훨씬 잘 어울릴 거야, 친구."

"지금 안사면 후회할텐데." 올루는 손을 내밀었다. "악수나 하지?"

거미는 팔을 뻗었다가 올루의 팔을 잡기 전에 멈추었다. 거미의 네 눈이 올루의 두 눈을 빤히 쳐다보았다. 두 눈 중 하나는 실제 장기이고 다른 하나는 빨간색 금속이다.

거미는 팔을 오므렸다.

"됐어."

올루의 은빛 얼굴이 함박웃음을 지었다. "현명한 결정이야, 친구 아주 현명하다구."

3.5. 희미한 경계선

가끔은 우리가 누구 편인지 잊을 때도 있습니다.
고스트가 당신에게 하고 싶은 말들의 목록을 만들었습니다.

"지금 어떤 느낌인지 말해주세요."

"집에 가고 싶어요."

"당신은 광란하고 있어요. 그래서 난 불편하고요."

"여행자가 당신을 선택한 이유는 이게 아닐 거예요."

"난 절대 당신을 떠나지 않을 거예요, 알죠?"

"하지만 가끔은… 당신의 눈빛이 마음에 안 들어요."

목록은 매일 점점 더 길어집니다.

"전 여기 있어요. 아직 여기 있다고요."

"당신도 아직 여기 있나요?"

"이것 때문에 당신을 잃고 싶진 않아요."

"사랑해요."

3.6. 결국은 악의 편

당신은 어디에 서 있습니까?
이것은 거미가 제시한 사상 최고의 거래라 할 수 있다. 그건 굉장히 의미가 크다.

적 처치를 도와 주는 대신 거미는… 다른 적을 죽이려 한다. 말하기가 창피할 정도이다. 그들이 압박을 했다면 남작들의 행방을 공짜로도 제공했을 것이다. 하지만 뭐든 공짜로 줄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그리고 수호자도 인정했지만 남작 놈들은 변변찮은 거미보다 해안에서 훨씬 더 나쁜 족속들이다. 거미가 땅을 되찾으면 모두에게 이로울 것이다. 다들 짭짤한 수입을 챙길 테니까.

거미는 그럭저럭 아량을 베푼 것 같아서 즐거웠다.

그래, 이건 좋은 '우정'이 될 것이다.

4. 방어구

4.1. 머리

I:

"다른 건 없나, 아르하?"

"예, 거미님." 아르하는 엘릭스니어로 대답한다. "인간들이 '티탄'이라고 부르는 보주에 대해 미스락스가 얘기를 해 주었습니다. 떠다니는 도시들로 이루어진 물의 나라라고 하더군요. 붉은 전쟁 전에는 거기 가 본 인간이 거의 없다던데요."

"벌써 지루한데."

"티탄에는 아직 약탈품이 많다고 합니다, 거미님. 이제 그 약탈품은 우리 것입니다! 수호자 슬론이 티탄의 화물을 무인 함선에 실어 테라로 보낸다고 합니다. 위장막으로 보호한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위장막으로는 거미줄을 차단할 수 없습니다. 거미줄을 칠 위치만 알 수 있다면 말이죠."

"재미있군." 거미는 턱을 긁는다. "아주 좋아, 아르하. 낚시하러 갈 시간이야."

"낚시이이이이…요?"

거미는 짜증난다는 듯 한숨을 쉰다. "배 하나를 탈취하라구, 멍청아."

"예, 거미님. 알겠습니다."

거미의 알현실에서 나온 아르하는 불만스러운 듯 으르렁거린다. "'배 하나를 탈취하라구, 아르하.' 생각한다는 것 하고는…"

4.2.

II:

거미가 왕좌에서 앞으로 기대 아르하가 가져온 상자를 살펴본다. "내 거미줄에서 뭘 잡은 거지?"

그 상자는 황금기의 천문학 장비로 거의 가득 차 있었다. 심우주 스캐너와 생태도시, 혜성, 행성계 내의 우주 정거장, 심지어는 행성계 외부의 우주 정거장 지도도 몇 개 표시된 상세 지도가 들어 있는 것이었다. 아르하는 이런 우주 정거장을 보지는 못하고 이름만 들어 보았으며, 회오리 이후 우주 정거장으로 떠난 선조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라났다. 이 상자는 대단히 귀한 물건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거미는 아무 관심이 없다.

"살 사람이 있긴 하겠지." 거미는 경멸하는 듯한 손짓과 함께 말했다. "각성자에게는 이런 귀중품이 물론 필요하지 않겠지만 지구 도시에선 관심을 가질 사람이 있을지도 몰라." 그는 턱을 쩔그럭거렸다. "실망인걸, 아르하. 실망이야."

"거미는…"

"우주선의 일지는 더 유용했으면 좋겠군. 그것도 물론 가져왔겠지?"

"예, 거미님." 아르하는 실망감을 숨기기 위해 머리를 숙이고 거미에게 데이터 패드를 건넸다.

거미는 눈 3개를 감고 데이터 패드를 스크롤했다. 데이터 패드 맨 아래까지 스크롤한 후 거미는 눈을 모두 떴다. "슬론은 알려지지 않은 자가 초록 비둘기 생태도시에서 도둑질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군."

"저는 신 태평양 생태도시를 약탈하고 있습니다." 아르하는 약간 삐죽거리며 말했다.

거미는 그를 무시했다

"아르하, 브리비에게 거미줄을 점거하라고 해. 이 용감무쌍한 도둑놈의 정체를 알아내라구."

"예, 거미님."

4.3. 가슴

III:

"어서 오라구, 내 미래의 새 친구." 거미가 듣기 좋은 소리를 늘어놓는다. "얘기나 좀 하자구. 옷을 보니 죽은 궤도의 귀족 출신이시구만. 내 초대를 받았을 때 초록 비둘기 생태도시에서 돌아오는 길이었다던데."

"네놈이 네 팔로 나를 붙잡았잖아!"

"여기 네 우주선의 화물 목록이 있다." 거미는 데이터 패드를 흔들었다. "조심성 없는 도둑 같으니."

"그건 암호화되어 있었어."

"하지만 이젠 아니지."

거미는 길렌을 찬찬히 바라보며 눈 4개를 차례로 감았다가 다시 떴다.

거미는 자세를 고쳐 앉았다. "이런, 나도 참 무례하군. 이런 식으로 친구를 만들면 안 되는데 말이야. 타이탄으로 빨리 보내 주고, 신 태평양 생태도시에서 회수한 고리도 주지."

"'회수'했다고?"

페트라가 서 있던 구석에서 아르하가 부루퉁한 표정을 짓는다.

거미가 크게 웃었다. "대신 자네는 지난 번 화물에서 뭔가를 내게 달라구. 그닥 비싼 건 아니고, 그냥 우리의 새로운 관계에 대한 상징적인 의미로 말이야. 화물 목록에서… 89번?"

"내 화물 목록엔 71번까지밖에 없어." 길렌이 말했다.

"쓸데없는 거짓말은 하지 마."

"진짜야. 우주선을 아직 뒤지지 않았으면 뒤져 봐. 우리 네트워크에서 다른 죽은 궤도 우주선 화물 목록을 확보한 것 같군."

"아." 거미는 불쾌함에 턱을 쩔그럭거리지 않으려 노력했다. 하지만 그렇게 하더라도 이 지구인이 자기 몸짓을 눈치채지는 못하리라 생각했다. "그렇다면 이…" 거미는 내용을 잊어버린 척하며 데이터 패드의 내용을 읽기 위해 잠시 말을 멈추었다. "…마을 위에 뜬 8개 위성의 기름 같은 건… 지구에 있는 죽은 궤도의 부하가 이미 가지고 있는 건가?"

"그들이 나보다 운이 나쁘지 않다면 그렇겠지."

"알았어."

거미는 아르하에게 몸짓을 했다. "새 친구분을 배웅해 드려. 우주선을 타고 안전하게 떠나실 수 있게 하라구."

4.4. 다리

IV:

죽은 궤도 내에서 활동하는 거미의 정보원인 하우는 비밀 고용주로부터 직통 전화를 받자 완전히 겁에 질리고 말았다.

거미는 길게 작성한 무기와 탄약 명단 안에 진짜로 원하는 것을 교묘히 숨겨 놓았다. 하지만 하우는 그게 뭔지 단박에 알아차렸다.

"비둘기 15호 화물 목록의 89번 말씀이십니까?"

"내가 말을 더듬은 것 같지는 않은데."

"하지만 그건… 정말 오래된 물건인데요. 황금기 이전의 물건인 것 같습니다만. 이동식 전시품의 일부분이었다는 정도만 알려져 있다죠."

"내가 이미 알고 있는 걸 말해 줄 필요는 없어."

"근데… 그걸 왜 입수하시려는 거죠?"

이런 멍청한 놈을 지금까지 살려 뒀다니.

정말 유감이다.

"네가 알아야 하는 건, 그걸 내게 가져오면 받을 금액뿐이야."

"알겠습니다." 하우는 의심스러운 듯이 말했다. "100시간만 주십시오."

"40시간 주지."

거미는 전화를 끊고 통과 기록 삭제를 시작했다.

4.5. 직업 방어구

V:

거미가 그림에서 그의 눈을 도려낼 수 있을 때쯤이면 하우의 몸은 차갑게 식어 있을 겁니다.

"좋아. 정말 좋아. 여행자나 놈의 말도 안 되는 수작 없이도 이뤄낸 결과라니 더 마음에 드는군."

그는 팔 3개로 그림을 들고 아래쪽 팔을 아르하에게 흔들었다.

"방 치워."

아르하는 고개를 숙이더니 하우의 시체를 질질 끌고 방을 나갔다. 문이 쾅 닫혔다.

거미는 몸을 일으키고 왕좌 쪽으로 돌아섰다.

그리고는 노래를 불렀다. 지구의 오래된 노래인 '모리화'이다. 첫 소절을 부르자 왕좌가 사라지고 지하로 향하는 돌계단이 나타났다.

거미는 아래로 내려갔다.

지하방은 춥고 건조하다. 벽에는 선반이 늘어서 있다. 이 진열 선반에는 금은, 사슴뿔, 벨벳 등으로 만든 왕관이 들어 있다. 다음 선반에는 괴물과 영웅이 새겨진 붉은 점토 도자기가 채워져 있다.

거미는 책과 두루마리가 가득 들어 있는 아름다운 조명이 설치된 선반을 지나친다. 그리고 그림으로 거의 덮여 있는 벽에 다다른다.

그리고는 폭포 두 개 위의 소 두개골 그림과 수줍게 웃는 사람의 초상 사이에 있는 빈 틈에 그림을 건다.

"별이 빛나는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