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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19 12:25:20

고우영 십팔사략

<colcolor=#000><colbgcolor=#fff> 고우영
十八史略|십팔사략
파일:고우영_표지.jpg
2005년판 표지
연재기간 1994년~ 1997년
연재처 동아출판사
현 출판사 애니북스
개정판 출간 2012년
1. 개요2. 특징3. 작품 리스트4. 평가
4.1. 재현 오류4.2. 작화 문제
5.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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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파일:진황.jpg
구 동아출판 버전 4권 표지[1]

고우영 중국 역사서 십팔사략을 바탕으로 그린 역사 만화.

원래 두산동아(구 동아출판사)에서 출간해왔으나, 2004년에 두산동아 측이 원고 전량을 잃어버리는 충격과 공포 병크로 인해 작가가 이를 문제삼으면서 두산동아를 상대로 소송을 걸어 1억 8,800여 만원을 배상받는 등 우여곡절 끝에 두산동아와의 관계를 정리하고 애니북스와 판권 계약을 체결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2. 특징

< 서유기> 이후 중국사 창작물로서의 컴백작이긴 하나, 창작물이 아닌 역사서를 원작으로 했다. 고우영다운 역사 해석이 돋보이며 줄거리 자체보다 등장인물들의 인간드라마에 초점을 뒀다. 청소년 추천 도서가 되기도 했으며, 만화인 데다가 축약판이라 중국사에 사전지식이 없어도 보면 대략적인 중국사의 흐름 정도는 알 수 있기 때문인이다.

원판 십팔사략의 내용은 항목에서처럼 사마천(司馬遷)의 사기를 필두로

요약본이긴 하지만 중국 고대, 중세사의 기본은 알 수 있으므로 읽는 게 좋은 교양서이다.

2012년 11월에는 컬러판 십팔사략이 출간되었다. 고우영의 아들 고성언이 채색한 것이다. 그리고 컬러판에서는 원본에 나온 몇 가지 오류에 주석을 달아 덧붙였다. 이를테면 죽림칠현이 죄다 혜강처럼 저항하다가 죽은 게 아니라고 나온 것이다. 그리고 시대가 바뀌었다보니 평가나 밝혀진 게 달라진 경우도 주석을 달아 혼동을 방지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오히려 채색으로 인해 고우영 특유의 먹이 퍼지는 듯한 효과로 위압감을 주는 부분이 줄어든 것. 먹과 여백만으로 표현한 표정이나 기운들이 색을 칠해 오히려 약해진 부분도 적잖다.

3. 작품 리스트

4. 평가

파일:고점리.jpg
작화질은 특히 전반부 코믹과 진지가 어우러져서 매우 뛰어나다. 시황제 편에서 진시황 형가, 고점리의 이야기를 그린 부분은 원숙기에 들어선 고우영 만화의 극한을 보여준다. 특히 고점리가 형가의 유지를 받들어, 궁중 악사의 신분으로 진시황 암살을 기도할 때의 장면은 필견. 고점리가 묵직한 축을 들어 진시황에게 던질 때, 두 페이지 전체를 할애하여 폭발적이고 박력있는 비장미를 자랑한다. 웬만한 영화 스틸컷 같은 씬이다.

왕촉 악의에 일화도 시종일관 진지한 그림체의 비장미 넘치게 그려져 있다. 왕촉이 죽은 것을 알자 머리를 숙여 한탄하는 악의가 백미다.

고우영의 만화 대부분이 묘사가 노골적이긴 하지만, 십팔사략은 그 중에서도 더 심한 편이다. 특히 고대 중국의 각종 끔찍한 고문이나 사형 방법, 그리고 누드 노출, 섹드립 등이 상당히 적나라하게 나온다. 그래도 워낙에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부분이라 할 수 있는 장면들에서 귀여운 느낌이 들 정도로 데포르메가 심하다 보니 큰 충격은 없는 편이다. 가슴 음부의 경우 그냥 반원이나 삼각지 가운데 점이나 털뭉치가 찍힌 정도이고 팔다리가 잘리는 묘사도 그냥 만화고기처럼 보인다.

4.1. 재현 오류

원본인 십팔사략 자체가 중국사 여러 역사책의 축약본인지라 고우영 십팔사략도 빈약한 내용이나 어떤 사건은 그냥 넘어가거나 자잘한 오류가 많다. 특히 삼국시대편과 남북조시대편을 보면 이런 생략이나 오류가 많으며 거기다가 작품의 독자적인 역사적 재현 오류도 다수 존재한다.

정밀한 사서로서는 영 신뢰할 수 없지만, 중국역사의 대략적인 흐름을 재미있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초한'과 '삼국'이 워낙 흔히 다뤄진 것이고, 고우영 자신도 기존 작품에서 재탕해온 부분이 많은 데다가 생략까지 했으니 별로 평가가 좋지 않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십팔사략 시리즈에서 아주 재미있는 부분은 초한과 삼국을 제외한 부분. 특히 다른 매체에서는 많이 다뤄지지 않던 ' 후한'과 ' 남북조시대' 부분이 아주 흥미롭다.

다만 작가 본인이 전문역사가가 아니라는 한계[10]가 있지만 훌륭한 그림체와 스토리텔링 능력으로 그 약점을 메워서 상업적 성공을 했기에 스토리텔링 능력도 같이 평가하는 게 공정할 것이다.

4.2. 작화 문제

적어도 초한대전을 다룬 부분까지는 고퀄리티인데, 그 이후가 작화의 질이 영 떨어진다. 사실 남북조시대 이후로는 청보법 천국의 신화 파동으로 만화계가 한바탕 홍역을 치렀던데다가 1997년 IMF 외환위기까지 겹쳤던 시절이라서 출판사 자체도 사정이 극히 안 좋았고 당나라 이후는 듀크 뉴켐 포에버가 될 뻔 했고 마지막 권은 간신히 나올 정도. 그리고 7권 삼국시대편과 8권 남북조시대편은 자세히 보면 그림의 퀄리티도 기존보다 꽤 떨어지는데, 이는 원래 완성된 원고 7-8권 분량을 출판사가 분실해서 급하게 하나 더 만들어냈으며, 열심히 만화 2권 분량의 그림을 그려놨는데 출판사가 잃어버려서 다시 그려야 한다.[11] 이 때문에 작가 자신이 출판사에 소송을 걸기도 했다. 그래도 상당히 날림 삘이 나는 8권에 비해 9~10권은 8권 전 권들과 비교해서도 꿀리지 않는 고퀄리티 작화다.

고우영 본인이 연재 당시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 X팔사략'이라고 불렀다는 이야기가 있다. 인터뷰 링크

5. 기타

이 만화를 그리기 전에 고우영은 십팔사략과 관련된 유적지를 답사했다. 1권 처음에 답사 루트가 있는데, 꽤 많은 곳을 답사했다. 답사 시기는 1990년대 초중반으로, 한국 중국과 수교한 직후인데다 이때는 사회기반시설이 지금에 비하면 현저히 낙후된 시절인지라 여행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아무리 당시 중국이 덩샤오핑 집권 이래 10%대 경제성장을 연속해서 기록하던 시절이라지만 모주석님이 중국을 술술 말아먹던 시절에서 불과 십몇년 정도 지난 시점에 불과했던지라 인프라는 매우 부족했고 시민의식도 많이 부족했던 시절이었다.

지금은 대도시에서 지하철을 볼 수 있고, 고속철도도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잘 깔려있으며 항공 교통편도 활발히 운행되지만, 이때는 지하철이 깔린 도시라고 해봐야 베이징, 톈진, 상하이 정도였고, 그마저도 노선이 얼마 없었다. 중국고속철도(CRH) 또한 개통되기 전이라서 느릿느릿한 일반철도로 각 지방을 돌아다닐 수밖에 없었는데 소요시간이 한참 걸렸으며[12] 침대버스의 경우 또한 이 시대에는 닭장차 퀄러티인 경우가 대다수였다. 항공 교통편 역시 당시에는 비싼 비행기값으로 수요가 많지 않아서 운행 편수가 적었다.

그리고 (지금도 중국의 공중화장실 시설이 불결하다는 평을 들을 때가 많지만) 이 시대의 중국 화장실은 도저히 사람 다닐만한 곳이 아니라고 느껴질 정도로 시설과 위생관리 둘 다 엉망인 경우가 많았다. 무엇보다 칸막이와 문이 없어 훤히 개방된 곳에서 용변을 봐야 했다. 심지어 볼 일을 보는 남자들 앞에 여성들이 대놓고 지나가는 곳도 있었다. 중국 정부에서 '화장실 개혁'을 추진하며 과거보다 칸막이 없는 화장실의 수가 줄고 있지만, 2020년대에도 농촌에는 칸막이 없는 화장실이 많다고 하며, 대도시 상가에 있는 화장실에도 없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습관 때문인지 답답하다는 이유로 상가 화장실 문을 떼기도 한다고.[13] 고우영도 중국을 돌아다니며 고생을 많이 했는지 항저우 쪽에서는 "내 여기서 많이 울었지요" 라고 적어놓기도 했다.[14]

중국에서도 "화설십팔사(画说十八史)"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출간된 바 있다. 현재는 당연히 절판된 듯.

파일:external/pbs.twimg.com/Ca-q_nyVAAIbEzy.jpg

죽으면 되는 것이다로 유명한 짤방의 출전이기도 하다. 오대십국시대에서 5개 왕조 재상을 역임한 풍도(오른쪽 인물)의 대사인데, 후주 곽위가 즉위하자 쓸모 없어진 후한 유빈을 처리하는 장면이다.

[1] 모델은 진시황제다. [2] 다만 어째서 인지 반고로 오기가 되었다. [3] 의외로 황제 치우 부분에서 치우와 그 부족은 동이족으로 표현되는 반면, 치우와 동이족 동쪽에 고구려 깃털 모자를 쓴 한민족의 시조들을 따로 등장시키고, 이를 본 동이족이 '쟤네들은 배달이야' 드립을 친다. 현재에도 동이= 한민족의 병크를 저지르는 한국의 역사왜곡 사이비 역사학 오류가 부지기수임을 생각해본다면 고우영 화백이 저 부분에서만큼은 제대로 고증을 한 것이다. [4] 신판 앞표지의 오자서는 백발이 될 때까지 방랑을 할 때의 모습이고, 구판의 오자서는 굴묘편시의 순간의 모습이다. [5] 신판에서는 구판의 시황제가 뒷표지가 되었고, 새로 그린 시황제가 앞표지를 장식했다. [6] 신판 앞 표지의 항우는 패왕별희 경극에서의 항우로 그려졌다. [7] 사실 이런 개그는 시리즈 전체에서 시도 때도 없이 튀어나온다. 춘추시대 부분에서 싸움에 졌다는 비보를 전하는 전령이 "비보 비보"하며 사이렌 소리를 내며 등장한다. [8] 당장 2017년 기준으로 탐구 과목 동아시아사에서 북위를 중요시하는 것과 반대된다. [9] 목황후 오씨는 오의의 여동생으로 과부였다가 유비에게 개가했다. 아마도 오나라에서 온 황후인 걸로 잘못 안 게 아닌가 싶다. [10] 이를테면 장손무기가 황족 간의 권력다툼에 깊숙히 관여해 황족참살에 큰 역할을 했던 사실은 역사서를 깊이 읽지 않으면 그 사실관계를 알기 쉽지 않다. [11] 안타까운 것은 십팔사략 전권에서 고우영은 처음 다루는 주제들과 인물들의 캐릭터를 잘 잡아서 걸작을 만드는데, 삼국지는 워낙 익숙한 이야기 이기도 하고 이미 고우영이 아예 작품으로 한번 풀어낸 것이다. 출판사의 귀책 사유로 한국 만화의 문화유산이 사라진 것이다. [12] 고우영 본인이 십팔사락 본편 중에 이렇게 적어 놨다. "가지마소 가지마소 시안 쳉두 기차로 19시간" 지금은 서진령터널로 고속철도와 고속도로가 험준한 진령산맥을 뻥뻥 뚫어놓은 걸 생각해보면 그야말로 격세지감. [13] 당시 중국 화장실은 도저히 사람이 다닐 곳이 아닌 수준의 레벨이 많았다. 특히 2008 베이징 올림픽 이전 중국 공중화장실은 칸막이도 없이 그냥 시멘트 위에 구멍만 뻥 뚫어놓은 푸세식인 경우는 양반이고, 화장실 건물 안에 만들어놓은 시멘트 도랑 위에 대충 쭈그리고 앉아서 일 보면 믈에 흘려 내려가고 바로 그게 화장실이었다. 물론 이 때라고 수세식 화장실이 없지는 않았지만 주요 대도시 지역에서나 깔렸고, 시골은 재래식 화장실이 기본이었으며, 돈을 받는다는 유료화장실들도 위생상태가 불량해서 냄새가 많이 나기는 매한가지였다. [14] 이 당시 여행담은 "고우영의 중국만유기"라는 별도의 단행본으로 출판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