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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17 17:00:38

검찰 특수활동비 및 업무추진비 부정 사용 의혹

주의. 사건·사고 관련 내용을 설명합니다.

사건 사고 관련 서술 규정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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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배경3. 제기된 의혹
3.1. 특활비 자료 무단폐기
3.1.1. 폐기됐다는 특활비 사용내역 발견
3.2. 특활비 오남용 및 정보은폐3.3. 업무추진비 관련 정보은폐3.4. 허위 공문서 작성 및 행사3.5. 별도 계좌와 이중장부3.6. 무증빙 특활비와 엉터리 회계3.7. 내부고발
4. 야권의 검찰특활비 전액 삭감5. 반응
5.1. 검찰5.2. 법무부5.3. 야권5.4. 송영길의 윤석열 고발5.5. 민주당, 윤석열 및 한동훈 고발5.6. 국정감사
6. 특검 주장7. 기타

1. 개요



대한민국 검찰청 서울행정법원, 서울고등법원, 대법원에서 진행된 행정소송에서 패소하여 법원 판결에 의해 2017년 1월부터 2019년 9월까지의 예산 내역 16,735장을 2023년 6월에 뉴스타파와 세금도둑잡아라, 함께하는 시민행동,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에 공개하면서 생긴 특수활동비 업무추진비의 불법 유용 및 정보은폐 의혹이다.

본 문서는 뉴스타파가 분석한 내용과 자료를 중심으로 서술되었다. 특수활동비 자료 분석 및 공개는 뉴스타파를 중심으로 한 여러 시민 #, 언론단체 # 주관으로 진행되기에 뉴스타파 기사 및 영상 중심 서술이 불가피하다. ' 제도권 언론사[1] 기사나 검찰 주장으로만 출처를 작성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다만 여러 제도권 언론사가 뉴스타파 주관 정보 공개 내용을 바탕으로 일부 특활비 검증 내용을 수차례 기사화하고 중요히 다뤘으며,[2] 뉴스타파 또한 나무위키 근거 신뢰성 순위 8순위에 해당하기에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본 문서의 영상 및 자료 인용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순 없다.

2. 배경

2023년 4월 13일, 대법원 특별2부는 한 행정소송을 마무리 지었다. 뉴스타파와 세금도둑잡아라 등 3개 시민단체가 검찰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 거부 처분 취소소송에 대해 심리불속행 결정이 나왔고 판결이 최종 확정됐다. #

본 판결의 제1심은 서울행정법원 2019구합86648 판결문 전문을 항소심은 서울고등법원 2022누33776 판결문 전문을 참고하면 된다. 대법원은 항소심 판결을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한 것이다. '윤석열 특수활동비' 공개 확정... 뉴스타파, 3년 5개월 만에 승소

두 달 뒤 6월 23일 검찰의 '검은 예산'이라 불리는 특수활동비 실체가 검찰청 캐비넷 밖으로 처음 나왔다. 법원이 판결한 대로 이날 대검찰청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2017년 1월~2019년 9월 기간 전체 특수활동비와 업무추진비 기록, 그리고 일부 특정업무경비 기록을 1차로 공개했다.

뉴스타파가 공개한 검찰의 특수활동비와 업무추진비 원본

3. 제기된 의혹

3.1. 특활비 자료 무단폐기



검찰은 특활비 자료를 보관하고 있다가 당해 12월에 월별 장부를 정리해서 비닐로 싸 밀봉한다. 법원의 판결로 자료를 공개해야 하자 밀봉된 비닐을 열었더니 2017년 1월부터 4월까지의 대검찰청 특활비 증빙자료와 대검 특활비 지출내역 기록부 등 74억원 규모의 3개 자료가 증발해 버렸고 그해 5월부터 8월까지의 대검 특활비 지출내역 기록부 등 2개 자료도 없어졌다.

자료가 사라진 시기 중 1월부터 4월까지 동안 대검은 특활비를 74억 원 가량 사용한 것으로 추산된다. 산출한 방법은 다음과 같다. 대검이 밝힌 2017년 전체 특활비 집행 액수가 총 160억 원이다. 그리고 집행 기록이 남아있는 2017년 5월부터 12월까지 특활비 자료를 집계하면, 8개월간 대검이 집행한 특활비는 86억 원가량이다. 따라서 160억에서 86억을 뺀 금액인 74억 원의 국민 세금에 대한 사용 내역이 증발한 것이다. 하지만 74억 원의 특활비를 어디에 썼는지 확인할 길이 아예 없어진 것이다.

특수활동비도 엄연한 정부 예산의 하나이고, 예산 집행기록도 공공기록물로써 관리돼야 하는 점을 고려했을 때 검찰 특활비 집행 기록이 사라질 수 있는 경우의 수는 3가지다. 검찰이 해당 기록을 애초부터 만들지 않았거나, 기록물을 생산했지만 중간에 폐기했거나, 분실한 경우이다.

2007년 11월 개정돼 계속 적용되는 국고금관리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재무관은 지출원인행위를 할 때 지출원인행위서를 작성하고 이를 지출원인행위부에 기재해야 한다. (제39조) 또 지출결의서 작성과 관련해 지출관은 지출결의서에 따라 지출하고 그 결과를 지출부에 기록해야 한다.(제44조) 이런 절차를 거친 뒤에야 정부 예산은 한국은행이 관리하는 국고금 계좌로 입금된다. 검찰의 특수활동비도 결코 예외가 될 수 없다. 지출원인행위서나 지출결의서 없이 특수활동비 예산이 검찰에 배정될 순 없다. 이 문서가 없이 세금이 쓰였다면 어떠한 절차도 없이 검찰이 원할 때마다 국고에서 대량의 현금을 찾아 썼다는 뜻이 된다.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두번째로 기록물 폐기나 분실의 가능성이 있다. 돈봉투 만찬 사건이 일어난 2017년 4월 당시에는 이영렬 전 지검장의 판결문에 나오는 특수활동비 금전 출납부라는 장부가 있었고 5월에는 법무부와 대검의 감찰이 있었기 때문에 5월까지는 특활비 기록이 존재했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밀봉한 시점이 12월이기 때문에 자료가 폐기되거나 분실되었다면 그 시점은 2017년 6월부터 12월 사이로 보인다.

더 큰 문제는 검찰청별로 관리하는 특활비 자료가 대검뿐만 아니라 서울고검, 중앙지검, 동부지검, 서부지검이고, 이 5개 검찰청이 한꺼번에 2017년 상반기 자료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즉 기록물 폐기를 조직적으로 하는 범죄일 가능성이 있다.

검찰 내부에서 특수활동비 관련 자료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은 검찰총장, 중앙지검장과 같은 기관장과 사무국장, 운영지원과장 또는 총무과장, 그리고 실제로 돈을 출납하는 담당자 정도 밖에 없다. 폐기가 되었다면 실무자가 상사의 승인 없이 폐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고, 공개된 집행 내역 자료에 기관장의 사인이 있었던 것을 볼 때, 기관장의 승인이나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이 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자료 폐기가 있었다는 증거가 발견되었다. 뉴스타파는 대검찰청 운영지원과 직원으로부터 검찰이 특활비를 집행하고 생산된 기록을 지속적으로 폐기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

지난달 23일, 법원 판결에 따라 특활비 자료를 받기 위해 대검찰청을 찾은 뉴스타파와 시민단체는 예산 자료의 정확한 양도·양수 과정을 기록하기 위해 당시 상황을 녹음했다. 검수 과정에서 2017년 1월부터 4월까지 기록이 왜 없는지 이유를 묻자, 대검 운영지원과 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대검 운영지원과 관계자 : 제가 설명을 드릴게요. 중앙지검장, 뭐라고 그럴까 특활비 파동이 한번 있었지 않습니까?

기자 : 2017년이요?

대검 운영지원과 관계자 : 네 전에. 그것 때문에 이게 크게 문제가 된 거에요. 이슈가 돼서.

기자 : 안태근, 이영렬 사건이요?

대검 운영지원과 관계자 : 네네. 그 전에는 특활비 성격이 기밀성이잖아요. 그래서 그동안 이런 지침이 없기 때문에 쓰고 폐기하는 게 당연한 거고…
6월 23일 대검찰청에서 뉴스타파 취재진이 대검찰청 운영지원과 직원과 나눈 대화 녹취록 일부
2017년 돈봉투 사건이 불거질 때만 해도 검찰은 특활비를 집행한 다음, 관련 예산 기록을 지속적으로 폐기해 왔다고 시인한 것이다.

만약 위 내용이 사실이라면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제50조와 형법 제141조 1항에 따른 기록물무단폐기죄와 공용서류무효죄에 해당되어 각각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는 상당히 무거운 범죄다.

3.1.1. 폐기됐다는 특활비 사용내역 발견



23년 9월 15일 특활비 사용내역이 광주지방검찰청, 장흥지청에서 발견되었다. 청문회에서 지침에 따라 폐기했다고 증언했던 서류들이 공공기록물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위반[3]하게 되자 관행으로 바꾸어 진술하였다.

3.2. 특활비 오남용 및 정보은폐



특수활동비는 원래 기밀을 요구하는 국정, 수사활동에 소요되는 비용을 뜻한다. 즉 검찰은 기밀이 요구되는 수사에만 특활비를 써야 한다. 그러나 실상을 달랐다.

파일:94949.png

뉴스타파가 받은 검찰의 특수활동비 지출 증빙자료는 증빙의 유형별로 봤을 때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를 임의로 A, B, C, D 세트라고 명명했다. 이 가운데 정기 지급분은 A 세트에 해당하는 특수활동비 지급내역표와 영수증 및 집행내용 확인서, 그리고 B 세트에 해당하는 특수활동비 지급내역표와 국고금입금의뢰서에 나온 액수다.

이중 B세트가 전국 검찰청에 내려 보낸 특활비 자료다. 표B 특수활동비 지급 내역을 보면, 2017년 5월부터 2019년 9월 사이 64~65개 관서에 약 2억~4억 원을 계좌입금한 기록이 나온다. 비록 검찰은 관서의 이름을 모두 가렸지만, 이 64-65개의 관서는 전국 검찰청인 것으로 매우 강하게 추정된다. 그 숫자가 전국 검찰청의 숫자와 정확히 일치하기 때문이다. 2017년 3월 부산지방검찰청 서부지청이 새로 개청해 전국 고등검찰청⋅지방검찰청⋅ 지청은 총 64곳이었다. 이후 2019년 3월 1일 수원고등검찰청이 개청하면서 대검에서 특수활비를 계좌이체 하는 검찰청은 65곳으로 늘었다. 2017년 5월부터 2019년 9월까지 전국 검찰청에 정기지급된 특활비는 80억 5146만 원이다.

네 가지 유형의 자료 중 A 세트 역시 정기 지급분이다. 특수활동비 지급 내역표 A와 그 증빙자료인 영수증 및 집행내용확인서를 보면 매달 15명 남짓한 사람 혹은 기관에 정기적으로 특활비를 지급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019년 1월부터 9월까지의 자료를 보면 매달 총 15명이 한 장짜리 영수증을 쓰고 1억 9,052만 원을 현금으로 받아갔다. 그러나 현금을 받아간 사람이나 기관이 어디인지는, 검찰이 정보를 모두 가려 확인할 수 없었다. 이런 식으로 2017년 6월부터 2019년 9월까지 신원을 알 수 없는 최소 15명에서 최대 22명이 월 평균 2억이 넘는 돈을 현금으로 수령한 사실이 확인됐다. 전국 검찰청에 내려보낸 정기 지급분과는 별도의 또다른 정기지급분이다. 합산하면 45억 4,368만 4,8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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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활동비가 기밀 수사와 상관없이 정기적으로 집행됐다는 사실은 2017년 특수활동비로 검사들에게 돈봉투를 돌린 사실이 드러나 면직 처분을 받았던 이영렬 전 중앙지검장의 면직 처분 취소소송 1심 판결문에서도 확인된다. 당시 판결문 13쪽 중 관련자 진술 내용을 보면 “중앙지검장에게 지급되는 특수활동비는 매달 3,500만 원이고, 중앙지검 재무계는 그중 1,800만 원을 현금으로 인출하여 본인에게 주며, 이를 검사장 비서실에 있는 이중금고에 넣어 관리한다. 또한 검찰총장이 중앙지검장에게 매달 1,500만 원을 현금으로 주고, 이 중 1,350만 원은 2차장 및 3차장 산하 부장들에게 수사활동비 명목으로 지급되며 나머지 금액은 특수활동비로 금고에 보관한다.”라고 기록돼 있다.

이런가운데 특활비가 포상금으로도 사용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활동비 지출 내역 중,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있었던 2018년 3월의 특활비 지출내역 기록을 확인했다. 3월 2일부터 30일까지 모두 72명에게 1억 6,710만 원의 특활비가 지급된 것으로 확인된다. 1인당 최소 30만 원에서 최대 1,000만 원까지 지급됐다. 여기서 1인당 1,000만 원짜리 특활비가 지급된 날은 3월 23일이다. 이날 지출된 특활비 지급 총액은 3,900만 원이다. 각각 1,000만 원이 2명, 500만 원이 2명, 300만 원이 1명, 200만 원이 3명에게 지급됐다. 윤석열 지검장 임기 중, 이보다 더 많이 특활비가 지출된 날은 794일 중 14일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설이나 추석 명절을 앞두고 이른바 ‘떡값’ 형태로 지급된 날을 빼면 10일 정도다. 그런데 2018년 3월 23일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비자금 조성과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서울 동부구치소에 수감된 날이다. 이날, 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집행은 신봉수 당시 첨단범죄수사1부장(현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과 송경호 당시 특수2부장(현 서울중앙지검장)이 맡았다. 이때 서울중앙지검에서 이명박 수사를 제외하고 언론에 보도된 중요 사건은 없었다. 공교롭게도 윤 지검장은 이 전 대통령이 구속된 3월 23일, 3,900만 원의 특활비 중 일부를 이명박 수사팀에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특활비 영수증 가운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받은 것으로 파악되는 200만 원짜리 영수증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윤석열 사단의 대표적인 특수부 검사로 윤석열 정부 초대 금융감독원장에 임명됐다. 이명박 수사 당시인 2018년 3월 23일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부부장 검사로 재직하며, 한동훈 법무부 장관(당시 서울중앙지검 3차장)의 지휘를 받아 이명박 수사 실무를 맡고 있었다. 그러니까 3월 23일 집행된 특활비 중 일부가 이명박 수사팀의 일원이었던 이 원장에게 직접 지급된 것이다. 이 원장은 ‘2018년 3월 23일, 특활비를 받은 기록이 있다’는 취재진의 질의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그럴 수도 있죠. 왜냐하면 저도 특수부장을 하고 삼성 사건이니 이명박 대통령 사건이니 이런 걸 했을 테니까…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 당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검사
결국,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구속된 3월 23일, 3,900만 원의 특활비 중 200만 원은 이명박 수사팀의 일원이었던 이 원장에게 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나머지 3,700만 원은 누가 받았을까. 앞서 밝혔듯 이명박 수사 당시 이 원장의 직속상관은 송경호 현 서울중앙지검장이었고, 송경호 지검장과 함께 이명박 수사를 맡은 신봉수 현 대검 반부패강력부장도 있었다. 이들을 제외하고 이복현 원장에게만 따로 특활비를 지급했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렇게 3,900만 원의 특활비가 집행된 3월 23일은 수사가 진행 중이던 때가 아닌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핵심 피의자(이명박) 구속영장 발부 이후다. 그런데 3월 23일 말고도 이렇게 주요 수사가 마무리되는 시기에 집행된 특활비는 또 있다. 이 전 대통령이 구속 수감되고 약 보름 뒤인 2018년 4월 9일, 서울중앙지검은 ‘피의자 이명박’을 재판에 넘겼다. 바로 그날 윤 지검장은 특수부 검사 수십 명을 데리고 자신의 단골 식당인 성남 청계산의 한우전문점에서 회식했다. 이날 회식에 쓰인 업무추진비는 214만 9천 원으로, 2018년 중 이보다 많은 금액의 업무추진비가 쓰인 날은 없다. 그리고 바로 이날, 윤석열 지검장은 명절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사람에게 특활비를 돌렸다. 금액은 3월 23일보다 1,000만 원이 더 많은 4,900만 원이다. 모두 35명이 특활비를 받았는데, 27명이 각 100만 원, 4명이 각 200만 원, 3명이 각 300만 원, 1명이 500만 원을 차등 지급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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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적으로 보면, 이 전 대통령이 구속된 다음 날(3월 24일)부터 기소 전날인 4월 8일까지 16일간, 윤 지 검장이 쓴 특활비 총액은 5,050만 원이다. 4월 9일, 단 하루 동안 쓴 특활비 4,900만 원과 150만 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결국, 윤석열 지검장이 '4월 9일' 특활비를 이례적으로 많이 썼다는 것은 이날 무언가 특수한 상황이 있지 않고선 달리 설명할 수 없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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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국정원 특수활동비 청와대 상납 사건 수사 때도, 현판식 때도 돈봉투를 돌린 것이 확인되었다.

2017년 11월 20일, 검찰은 특활비 상납 사건의 피의자인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을 특가법상 뇌물, 국고손실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해당 사건의 첫 번째 주요 피의자 기소였다. 수사 담당 부서는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3차장 한동훈-부장 양석조-주임 배성훈)였다. 안봉근, 이재만 두 피의자가 구속된 이날,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은 해당 사건 담당 부서인 특수3부 검사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윤 지검장이 ‘특수 3부 오찬 간담회’ 명목으로 ‘중앙로 152 지하 1층(서초)’에서 44만 원의 업무추진비를 쓴 이날,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은 동시에 총 1,520만 원의 특수활동비도 지출했다. 200만 원씩 7명, 100만 원 1명, 20만 원 1명이 특수활동비를 받았다. 당시 정기 검사실 배치표에 따르면, 2017년 8월 17일 서울 중앙지검 특수 3부 인원은 6명(양석조, 배성훈, 김익수, 박종선, 박건영, 최종혁)에서 2018년 1월 22일 9명(양석조, 배성훈, 김익수, 박종선, 박건영, 최종혁, 김가람, 윤석환, 차호동)으로 확대된다. 따라서 1,520만 원의 특활비가 9명에게 지급됐던 2017년 11월 20일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 검사는 최소 6명에서 최대 9명 규모로 파악된다. 특활비를 상납받았다는 이유로 청와대 비서관을 기소한 바로 그날, 수사 검사들은 특활비 잔치를 벌인 것이다. 검찰의 일상화된 '내로남불'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2018년 1월 17일 새벽,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은 이명박 정부 청와대 재직 시절 국가정보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를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오후에는 서울중앙지검 특수 2부가 구속된 김 전 기획관을 첫 소환 조사했다. ‘MB 집사’라 불리던 김 전 기획관이 특수활동비를 뇌물로 수수한 혐의로 구속돼 검찰로 소환된 이날,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은 특수부 검사들과 만찬을 가졌다. 강남구 역삼동의 한 식당에서 ‘검사장님 주재 특수부 만찬 간담회’ 명목으로 업무추진비 98만 1천 원을 지출했다. 'MB 집사'가 구속되고 특수부 검사들과 만찬 간담회를 가진 이날,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은 총 18명에게 4,500만 원의 특수활동비를 지급했다. 500만 원씩 3명, 200만 원씩 15명이 한 장의 영수증을 작성하고 현금으로 특수활동비를 받았다. 이번에도 특활비를 상납받은 혐의로 피의자를 소환 조사한 날, 검사들은 거액의 특활비를 나눠 가졌다. 이런 식으로 특수부 검사들과 함께 업무추진비로 밥을 먹은 날 거액의 특활비가 집행되는 패턴은 윤석열 중앙지검장의 임기 내내 반복됐다. 뉴스타파 분석 결과,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기간 윤석열 대통령은 업무추진비로 특수부 검사들과 오찬⋅만찬 간담회를 가진 날은 모두 27차례였는데, 이 가운데 특수활동비 집행 기록이 있는 날은 20일이나 됐다.

2018년 2월 22일, 서울중앙지검은 범죄수익환수부 현판식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현판식에는 윤석열 중앙지검장을 비롯해 윤대진 1차장검사, 박찬호 2차장검사, 한동훈 3차장검사, 이두봉 4차장검사, 박철우 범죄수익환수부장, 김민형 범죄수익환수 과장, 강진구 사무국장 등이 참석했다. 현판식 사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참석자는 총 7명이다. 이날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은 3,000만 원의 특수활동비를 지급했다. 돈을 받은 사람의 수는 참석자 수와 같은 7명이었다. 500만 원씩 5명, 300만 원 1명, 200만 원 1명이다. 7장의 영수증에 있는 수령인의 이름은 가려져 있어 확인이 불가하다.

2023년 9월 14일, 뉴스타파는 "검찰이 특활비를 검사실 공기청정기 렌탈비와 검찰 간부들의 기념 사진 비용으로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광주지방검찰청 소속 광주지방검찰청 장흥지청은 검사실 두 곳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하고 2020년 6월부터 2021년 1월까지, 8개월간 매달 69,800원씩 총 55만 8,400원의 렌탈비를 지출했다. 그런데 뉴스타파와 5개 언론사 그리고 3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검찰 예산 검증 공동 취재단’(공동취재단)의 취재 결과, 55만 8,400만 원의 렌탈비의 출처는 특활비 예산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장흥지청은 당초 잘못을 인정하고 오남용한 예산을 반납하겠다고 밝혔다가 이후 ‘검사실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 특활비를 썼기에 문제 없다’고 주장했다.

장흥지청은 2017년 1월부터 2023년 4월까지, 총 1억 3,313만여 원의 특활비를 지출했다. 이 기간 특활비 집행 건수는 637건이다. 이 637건에 대한 장흥지청의 특활비 지출증빙서류 중 지난해 3월 3일, 4만 원을 집행한 특활비 영수증을 보면, 4만 원 금액 옆에 “기념사진 2개X2만 원”이라고 적혀 있다. 같은 날, 지출된 또 다른 특활비 영수증에도 “6만 원=3명X2만 원”으로 기재돼 있다. 특활비로 기밀 수사를 하는 데 ‘기념사진’이 왜 필요한 걸까. 총 10만 원어치 기념사진의 용도는 무엇일까. 뉴스타파는 전남 장흥군내 영업중인 사진관을 찾아갔다. 수소문 끝에 방문한 모 사진관 주인으로부터 지난해 3월, 장흥지청에서 기념사진 제작을 의뢰받았다고 말했다. 장흥지청 직원이 직접 찍은 사진을 사진관에 이메일로 보내면, 사진을 인화해 액자에 담아줬다고 했다. 사진 제작 금액은 개당 2만 원. 특활비 영수증 금액과 일치했다. 사진관 주인은 장흥지청이 맡긴 사진은 기밀 수사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지청장 등 검사들의 ‘전출 기념 사진’이었다고 말했다. 명백한 특활비 부정 사용이다. 장흥지청은 지청 운영비가 적어 특활비를 전용했다며 세금 오남용을 인정했다.

장흥지청의 특활비 부정 사용 의혹은 이뿐 만이 아니다. 장흥지청의 특활비 지출내역 기록부와 영수증을 확인한 결과, 2017년 1월부터 2018년 11월까지, 매달 2만 8,050원의 특활비가 고정적으로 나갔다. 무려 23개월 간, 50원 단위까지 같은 돈이 매달 특활비로 쓰인 것이다. 대체 어떤 기밀 수사에 사용된 걸까? “집행 목적”은 가려져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장흥지청 특활비 영수증에서 비슷한 지출 패턴이 또 확인됐다. 이번엔 6만 9,800원이었다. 2020년 6월부터 2021년 1월까지, 8개월간, 매달 6만 9,800원이 고정 지출됐다. 매달 같은 돈이 나가는 기밀 수사라도 있는 걸까.

이 두 건의 수상한 특활비 고정 지출은 2021년 1월의 6만 9,800원짜리 특활비 영수증에서 비밀이 풀렸다. 장흥지청은 특활비 영수증을 다 지우지 못했는데, 영수증 하단에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등을 판매· 대여하는 업체의 이름이 보였다. 장흥지청이 이 기업의 어떤 제품의 렌탈 비용을 특활비 예산에서 지급하고 있을 것이라는 단서가 포착된 것이다. 뉴스타파는 장흥군내 이 정수기와 공기정청기 렌털업체 대리점을 찾았다. 수소문 끝에 3년 전, 장흥지청에 제품을 렌탈했다는 업자와 연락이 닿았다. 업자는 장흥지청과 거래를 했다고 했지만, 지청이 어떤 제품을 렌탈했는지는 직접 문의를 해보라며 구매 내역을 확인해 주지 않았다. 뉴스타파는 장흥지청을 직접 찾아가 무슨 렌탈 비용으로 특활비를 썼는지 최종 확인하기로 했다. 장흥지청 재무팀 직원을 만난 물어본 결과, 지청 직원은 해당 특활비 지급 금액은 공기청정기 렌탈비였다고 시인했다.
기자 : 69,800원의 특활비를 어디에 쓴 거예요?
장흥지청 직원 : 이게 우리가 사적으로 쓰거나 그런 건 아닌데.
기자 : 정수기 렌탈 비용 아니에요?
장흥지청 직원 : 정수기는 아닙니다.
기자 : 안마 의자 아니에요?
장흥지청 직원 : 아닙니다. 우리는 안마 의자는 없습니다.
기자 : 그럼 17년도에 쓴 2만 8050원도 렌탈 비용이에요?
장흥지청 직원 : 렌탈은 이때 당시에는 뭔지는 모르겠는데 그런 부분이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때도 논란이 많았다고 하더라고요. 공기가 너무 안 좋다.
기자 : 공기청정기다?
장흥지청 직원 : 예. 선생님이 하도 얘기하시니까.
기자 : 그럼 6만 9천 원도요?
장흥지청 직원 : 그런가 봐요. 죄송해요. 조그만 (검찰)청에 그런 것은 좀 이해를 해 주셨으면해요. 운영비가 적다 보니, 그 당시에 오래되신 분들이 기억을 하더라고요.
2023년 9월 7일
특활비로 공기청정기 렌탈비로 쓴 사실을 들통난 직후, 장흥지청 관계자는 뉴스타파와의 전화 통화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대검에 보고한 뒤 오남용한 특활비 예산을 전액 국고에 환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잘못 쓰인 예산을 반납하겠고 밝힌 지 사흘이 지나 장흥지청의 태도가 180도 바뀌었다. 공기청정기 렌탈비가 특활비 예산의 오남용도, 불법 사용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공기청정기를 비 수사 부서 사무실이 아닌 수사를 맡은 검사들이 있는 검사실에 설치하고 렌탈 비용을 특활비로 쓴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장흥지청 관계자는 공기청청기 설치는 “코로나 시국에서 검사실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한 조치였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장흥지청은 2017년부터 2018년까지 23개월간 2만 8,050원의 특활비 고정 지출이 공기청정기 렌탈비라고 인정했던 부분도 입장을 바꿔, 렌탈비가 아니라고 부인했다. 23개월 동안 매달 따박따박 지출된 2만 8,050원이 어디에 쓰였는지 확인을 거듭 요청했으나, 장흥지청은 답변을 거부했다.

장흥지청은 공기청정기 렌탈비와 기념사진 제작에 들어간 120여 만 원의 특활비에 대해 국고에 반납 조치하겠다는 당초 입장을 바꿔, 대검찰청의 지시에 따라 반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특수활동비가 비수사 부서에도 무더기 지급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금까지 특활비를 받은 것으로 확인된 비수사 부서는 각 지방검찰청에서 예산관리, 물품관리, 인사관리 등을 하는 총무 부서, 벌금형, 자유형 등의 집행 부서, 고소 고발 사건 처리 부서 등이다. 기밀 수사를 직접 하지 않는 부서에 특활비가 지급된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된 것이다. 세금 오남용은 물론 비수사 부서를 포함해 검찰청 내 부서별로 특활비를 나눠 쓰는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사고있다. 지난 2017년 4월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의 특활비 돈봉투 만찬 사건 때, 문제가 된 특활비는 이영렬 지검장이 법무부 검찰국 소속 검사 2명에게 준 특활비 200만 원이었다. 비수사 부서인 법무부 검찰국 소속 검사가 특활비를 받은 것으로, 법무부와 검찰은 기획재정부 예산 지침을 어긴 것으로 판단했다. 기획재정부 지침에 따르면, 검찰 특수활동비는 기밀 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및 사건 수사, 기타 이에 준하는 국정수행활동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다.

공동취재단은 지난 2018년 6월, 전주지방검찰청의 특수활동비 지출내역기록부를 살폈다. 지출내역 기록부 두 번째 장을 넘기면, 6월 18일 특활비 지출 내역이 가려지지 않은 채 공개됐다. 전주지검 총무과 직원 두 사람이 각각 10만 원과 20만 원이 받은 것으로 기록돼 있다. 지급 사유는 “정보활동 및 수사지원활동 지원”이다. 이틀 뒤에도 전주지검 총무과 직원들이 특활비를 받았다. 6월 20일, 총무과장에게 40만 원, 또 다른 총무과 직원에게 20만 원의 특활비가 지급됐다. 지급 사유는 “정보활동 지원”이다. 그렇다면 전주지검 총무과 직원들은 수사 검사를 보좌해 수사 및 정보활동을 지원하고 있다는 걸까.

전주지검 누리집에서 총무과의 업무를 확인했다. “인사관리, 문서관리, 물품관리, 도서관리, 예산운영, 국유재산관리, 압수금품의 보관 · 관리에 관한 사항을 처리”라고 돼 있다. 기밀 수사와는 관련이 없는 비수사 부서다. 전주지검의 비수사 부서 특활비 지급은 또 있다. 같은 지출내역기록부상 6월 18일에 사건과 소속 직원 4명에게 모두 85만 원이 지급됐고, 같은 날, 집행과 소속 3명이 총 75만 원의 특활비를 받았다. 전주지검 누리집에서 확인한 사건과의 업무는 “사건의 접수 및 처리, 진정·내사사건의 처리, 통계, 영장, 압수금품의 접수·처리에 관한 사항을 처리”, 집행과는 “형의 집행, 수형통지 및 수형인명부, 판결원본 및 사건기록의 보존·관리에 관한 사항을 처리”라고 써 있다. 앞서 총무과와 마찬가지로 사건과, 집행과 두 부서 모두 기밀 수사와는 직접 관련이 없어 보인다. 전주지검 특활비 지출 장부에서 총무과 등 비수사 부서 직원들에게 지급된 것으로 확인된 특활비 집행 건수는 지금까지 모두 11건, 금액으론 250만 원이다. 2018년 6월을 빼고 나머지 기간의 특활비 장부는 모두 먹지로 가려져 있어, 비수사 부서의 특활비 지급 실태는 더는 확인하지 못했다. 그러나 먹지를 떼고 특활비 수령자 명단이 공개되면, 전주지검 비수사 부서의 특활비 지급은 더 있을 것으로 보인다.

뉴스타파는 당시 송인택 전주지검장에게 수사 업무를 맡지 않는 부서에 왜 특활비를 지급했는지 물었지만, 송 전 지검장은 “해당 청에 문의하라”며 답변을 회피했다. 이후 전주지검 공보관은 뉴스타파와의 통화에서 ‘총무과 직원들도 압수수색을 지원하는 등 수사 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며, 특활비 지급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그러나 법원의 영장을 발부받아 공개로 진행하는 압수수색에 비수사 부서 직원들이 동행하는 것이 기밀이 요구되는 수사 활동으로 볼 수 있는지, 압수수색에 참여했다고 비수사 부서 직원에게 별도의 특활비를 지급하는 게 과연 적법한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대전지방검찰청 논산지청에서도 특활비 비수사부서 지급이 확인됐다. 논산지청 특수활동비 지출증빙 서류를 보면, 2021년 10월 19일, 18만 원. 다음 달인 11월 10일, 10만 원. 그리고 12월 6일, 16만 8천 원이 지출됐는데, 세 건 모두 특활비를 받은 사람은 논산지청 총무팀장으로 확인됐다. 논산지청 누리집에서 확인한 총무팀 업무는 “인사, 보안, 복무, 세입, 청사관리, 정보통신 등”이다. 논산지청의 특활비 비수사부서 지급은 총무팀장 뿐만 아니다. 18만 원의 특활비가 총무팀에 지급된 2021년 10월 19일, 같은 액수인 18만 원의 특활비가 3건 더 지급됐다. 영수증을 추가 확인한 결과, 사건팀장과 자유형집행팀장이 받은 것으로 확인된다. 이들 두 팀도 비수사부서다. 앞서 설명한 전주지검 사건과, 집행과와 유사한 업무를 하는 곳이다. 그다음 달인 2021년 11월 10일, 논산지청 특수활동비 지출내역에도 각 10만 원씩, 총 4건의 특활비가 지출된다. 이 중 2건의 영수증에서 수령자를 확인할 수 있었다. 논산지청 총무팀장, 자유형집행팀장, 사건팀장이 받아 갔다. 받아간 사람의 이름은 가려졌지만, 수령자의 부서 직책(팀장)은 지우지 않았다. 결국, 논산지청은 특활비를 기밀 수사에 쓴 게 아니라 비수사 부서에도 일률적으로 나눠 지급하는 방식으로 특활비를 부서 운영비처럼 쓴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논산지청은 전주지검처럼, 총무팀 직원들도 검사실의 압수수색 등에 지원을 나간다며 수사 활동 지원 취지로 특활비를 줬다고 말했다. 결국, 논산지청의 해명대로라면 공개적으로 벌이는 압수수색 현장을 동행한 데 따른 ‘사례’로 특활비를 총무팀 직원에게 지급했다는 것인데, 이게 특활비 예산 취지에 맞는 지출인지는 의문이다. 뉴스타파는 논산지청에 총무팀 등 비수사부서 직원들이 어떤 명목으로 특활비를 받아 어디에 썼는지 물었지만, “구체적인 사용처가 공개될 경우 수사 등 직무 수행에 현저한 곤란을 초래할 우려가 있어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만약 위 내용이 사실이라면 형법 제356조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에 따른 업무상 횡령죄와 국고손실죄에 해당되어 각각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손실액이 5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는 중대한 범죄다.

기밀 유지가 필요한 수사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절차를 걸쳐 집행됐어야 할 특수활동비를 정기 배분할 수 있었던 이유는 검찰총장의 예산 편성권이 공개되지 않고 감시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산 편성권을 가진 다른 정부 기관의 장들은 국회에 출석해 예산 사용에 대한 감사를 받다. 그러나 검찰만은 예외다. 검찰총장은 2년 5개월 동안 자신이 임의로 비율과 금액을 정해, 즉 예산을 편성해 특활비를 사용하는데도 국회 등 외부 통제나 감시를 받지 않는다.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는 “실제 수사를 하는 검사, 수사관이 필요에 따라 경비로 쓰는 것이 특수활동비의 목적인데 실제로는 조직에서 간부를 맡고 있는 사람이나 검사장 등이 운영비나 경상비로 쓰고 있을 가능성이 많다”며 특수활동비가 매월 정기 지급되는 형태는 특수활동비의 본래 취지와 괴리가 있다고 말했다.

2023년 10월 12일, 검찰 예산 검증 공동취재단은 크라우드소싱 형태의 대중 참여 방식으로 검찰이 숨긴 특수활동비 검증 참여를 제안했다. 유권자들의 지식과 정보를 모아 새로운 사실을 밝히기 위한 공개적인 시민 참여 요청이다. 공동취재단은 80일간의 작업 끝에 전국 67개 지방검찰청 중 하나인 의정부지방검찰청 고양지청이 2017년 9월부터 2023년 4월까지 5년 8개월간 집행한 특수활동비 기록 869건 중 761건(697건 판독, 64건 부분 판독)의 내용을 판독했다. 지방검찰청 단위에서 일정 기간 특수활동비 집행의 실체를 전수조사 형태로 검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양지청은 특활비 자료를 공개하면서 문서 보호 보안 스탬프 롤러 도장을 사용해 증빙 자료 내용을 가렸다. 도장을 한 번이 아닌 여러 번 덧칠할 경우, 검게 지워져 내용을 더욱 알 수 없었다. 그러나 공동취재단은 패턴 뒤 글자가 조금이라도 보이는 자료는 스캔한 문서를 확대하고, 가려진 패턴을 제거하거나, 패턴 뒤 가려진 글자를 이어 붙이는 등의 방법으로 869건의 집행 내용을 하나하나 확인했다. 지출내역기록부와 영수증 및 집행내용확인서에서 같은 날 집행된 내역들은 교차 검증했다. 수령자 이름은 포털에 검색되는 프로필과 검사배치표에 나오는 지청장, 검사, 수사관 이름을 대조했고, 특활비 수령 날짜에 고양지청 근무 여부 등을 추가로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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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예산 검증 크라우드소싱 페이지는 10단계의 테스트를 거친다. 참여자들이 패턴 뒤 감춰진 글자들에 익숙해지도록 하기 위해서다. 패턴을 클릭해 이미지를 확대할 수 있고, 힌트 버튼을 클릭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제시한 객관식 예시 중 하나를 선택하면 정답 여부와 함께 테스트 단어에 대한 설명이 추가로 나타난다. 10단계 테스트에 익숙해졌다면, <검찰의 금고를 열다> 특별페이지에 있는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의 월별 특수활동비 원본 기록을 내려받아서 패턴 뒤에 검찰이 감춘 세금 집행 내역을 확인하면 된다.

공동취재단은 갖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고양지청이 공개한 특수활동비 지출자료 전체를 온전히 검증하지 못했다. 5년 8개월간 전체 지출자료 869건 중 697건만 확인했다. 아직 밝혀야 하는 정보가 여전히 많다. 64건은 부분 판독에 그쳤고, 108건은 해독이 불가한 상태다.

3.3. 업무추진비 관련 정보은폐



정부 부처를 포함한 대부분의 공공기관은 기관장의 업무추진비를 스스로 공개한다. 예들 들어 오세훈 서울시장의 경우를 보자. 서울시청 누리집에 공개된 오세훈 시장 업무추진비 내역 하나를 살펴보면, 결제 시간(2023-05-01 07:27)을 분 단위까지, 금액(143,000) 장소(곤트란쉐리에)와 주소(서울특별시 중구 세종대로22길 16), 집행 목적(시정 현안 등 검토 간담회), 그리고 사용인원(시장 외 13명)까지 상세히 공개한다. 업무추진비를 쓴 날짜와 사용 시간, 장소, 금액, 사용 인원까지 모두 공개하는 것이다. 반면 대검찰청을 포함한 각 지방검찰청은 똑같은 국민 세금을 쓰는데도 업무추진비를 쓴 일자와 금액, 명목만 공개한다. 중요한 정보인 카드의 결제 시간과 결제 장소는 비공개하고 있다. 결제 시간과 장소가 중요한 이유는 업무추진비의 근무시간외 사용과 사적 전용, 새벽 결제나 주점 이용, '결제액 쪼개기' 등 업무추진비 오남용을 확인하기 위한 단서가 되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의 ‘예산 및 기금운용 계획 집행 지침’에도 밤 11시 이후 심야 시간에 사용하거나 주류를 판매하는 주점 등에서 업무추진비를 사용할 때에는 불가피성을 입증하는 자료를 증빙하도록 요구한다. 뉴스타파와 3개 시민단체가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 시절에 쓴 업무추진비 지출증빙 서류 즉, 신용카드 영수증을 공개하라는 행정소송을 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소송 과정에서 검찰은 검사들이 자주 가는 식당을 공개할 경우, 영업에 피해를 준다며 식당 이름을 공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과 2심 재판부는 식당 이름을 공개하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검찰의 주장을 기각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소속 구성원들이 업무추진비가 지출된 해당 음식점을 이용한 사실이 공개된다고 해서 해당 음식점의 경영 영업상 비밀을 침해한다거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발생한다고 할 수 없고, 이를 공개하지 아니할 정당한 이익이 있다고 할 수도 없다.
서울고등법원 2022 누 33776 정보공개거부 취소소송 판결문 중
지난 4월 대법원의 심리불속행 결정으로 이 판결은 최종 확정됐다. 이제 검찰의 업무추진비 영수증을 받아내 검증하는 일만 남은 듯 보였다.
업무추진비도 사실은 다른 기관의 업무추진비 자료를 많이 받아봤지 않습니까? 시민단체도 그렇고, 뉴스타파도 그렇고. 그런데 이렇게 안 보이는 영수증은 처음 봤거든요.
하승수 변호사,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 뉴스타파 전문위원
6월 23일 뉴스타파 취재진과 하승수 변호사는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을 방문해 검찰 예산 자료가 제대로 복사됐는지 확인했다. 검수 과정에서 흐리게 복사된 업무추진비 일부 영수증이 발견됐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저희도 안 보이는 영수증이 많다. 영수증이 오래돼 잉크가 날아가서 그렇다”고 해명했다. 이후 사무실에 돌아와 업무추진비 영수증을 하나하나 살폈다. 그 결과 검찰이 공개한 업무추진비 신용카드 영수증의 복사 상태는 매우 심각했다.

대검과 서울중앙지검이 공개한 업무추진비 영수증 575건 중 식별과 판독이 불가능한 영수증은 350건이나 됐다. 전체 영수증의 61%였다. 검찰은 사실상 백지에 가까운 영수증을 복사해 주고, 수수료 명목으로 한 장에 50원을 받았다. 반면, 판독이 가능한 영수증도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검찰청사 구내식당 등에서 결제한 영수증이었다. 영수증에는 ‘검찰청사 2층’이라는 문구가 선명했다.

흐릿하게 복사돼 식별이 어려운 것도 문제지만, 진짜 문제는 따로 있었다.

일부 식별이 가능한 카드 명세서를 보니, ‘가맹점명’이라는 글자는 뚜렷하게 보인다. 하지만 그 다음 칸에 나와야 할 식당의 이름은 보이지 않았다. 또 카드 결제 일자, 위 영수증의 경우 '2019/09/25'라는 글자는 뚜렷하게 나오는데 그 다음 칸에 있어야 할 결제 시간은 빈 칸이었다. 즉 검찰이 일부러 식당 이름과 결제 시간을 가린 것이다. 이 영수증 뿐 아니라 535건의 영수증 모두 식당 이름과 카드 결제 시간이 지워져 있었다. 음식점 이름을 공개하라는 사법부의 판결을 검찰이 정면으로 무시한 것이다. 그 결과 3년이 넘는 소송 끝에 검찰로부터 업무추진비 영수증을 받아냈는데도 정작 윤석열 대통령이 검사 시절 어느 식당에서 누구와 얼마짜리 밥을 먹었는지 여전히 알 수 없는 상태다.

법원은 분명히 카드 번호, 승인 번호나 참석자명 같은 개인식별번호만 비공개하고 나머지는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음식점 상호는 개인식별번호가 아니다. 심지어 원본 대조 요구도 검찰은 거부하고 있다.

뉴스타파는 왜 식당 이름과 결제 시간을 지웠는지, 이런 삭제 행위가 법원 판결문을 무시한 것은 아닌지,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에 질의했다. 두 기관은 "사전 공개한 정보에 부합하는 지출증빙서류 상의 결제일자와 결제 금액을 공개한 것으로 법원 판결에 따라 음식점의 전화번호와 주소지, 사업자등록번호는 공개했다"고 답했다.

이런 행태에 시민단체가 항의하는 과정에서 누구의 결정이냐고 물었더니 대검 관계자가 회의를 해서 결정된 사항이라는 식으로 말했다고 한다. 또한 대검뿐만 아니라 다른 지검들도 가렸다. 그렇다면 이것은 조직적인 것이고 중앙에서 지시한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이는 형법 제123조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로서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범죄다.

그러나 결국 결제한 식당들이 공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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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업무추진비로 310회, 1억 4천6백만 원을 사용했다. 서울중앙지검장부터 검찰총장까지 29개월 동안 사용한 액수다. 윤석열 대통령이 뉴스타파가 자료를 입수한 기간에 가장 오래 재임한 면도 있지만, 문무일 전 검찰총장이 25개월 동안 115회, 5천 5백만 원을 사용한 것에 비해 높은 액수다. 윤석열 대통령이 집행한 업무추진비 138회, 6천 8백만 원에 대한 지출 내역만 확인할 수 있었다. 나머지 172회, 7천 7백만 원은 영수증이 백지상태로 공개돼 언제, 어디서 사용했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 업무추진비 집행 영수증이 가장 많이 확인된 곳은 대검찰청 구내식당이다. 문무일 전 검찰총장이 59회, 윤석열 대통령이 19회 그리고 김수남 전 검찰총장이 3회, 총 81회에 4천만 원이 집행됐다. 회당 평균 약 49만 원 결제한 셈이다. 2023년 기준, 대검찰청 구내식당의 식권 한 장의 가격은 직원 대상 5,000원, 외부인 대상 5,500원이다. 50만 원이면 직원 100명이 밥을 먹을 수 있는 액수다. 문무일 전 검찰총장은 2019년 17일에 ‘대검 형사부·반부패강력부 직원 간담회’ 명목으로 162만 원, 연이어 18일에는 ‘대검 사무국 직원 간담회’ 명목으로 168만 원을 지출했다. 문 전 총장은 2019년 7월 24일 퇴임했다.

대검찰청 구내식당 다음으로 업무추진비 결제 횟수가 많은 곳은 ‘늘봄웰봄 서초점’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자택이었던 교대역 인근 아크로비스타 상가 지하에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시 15회,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 4회, 김수남 전 검찰총장 1회 지출했다. 총 20회에 업무추진비 876만 8천 원이 사용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2018년 11월 26일에 ‘특수3부 직원 오찬 간담회’ 명목으로 100만 원을 썼다. ‘늘봄웰봄 서초점’에 지출된 업무추진비 중에서 가장 큰 액수다.

한 번에 가장 많은 업무추진비가 사용된 곳은 성남시에 위치한 한우 생고기 전문점 ‘청계산장’이다. 2019년 3월 29일 250만 원이 사용됐다. 사용 명목은 ‘(윤석열) 검사장님 주재 특수부 만찬 간담회’였다. 2019년 상반기 서울중앙지검 검사 배치표에 따르면 특수부를 관리하는 제3차장은 한동훈, 특별수사제1부 부장 검사는 신봉수, 2부 부장 검사는 송경호, 3부 부장 검사는 양석조, 4부 부장은 김창진이다. 현재 한동훈은 법무부장관, 신봉수는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 송경호는 서울중앙지검장, 양석조는 서울남부지검장, 김창진은 법무부 감찰과장이다. 이곳에선 총 7회에 걸쳐 943만 4천 원이 지출됐다. 200만 원이 넘게 지출된 것만 3회 확인됐다. 모두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사용했다.

‘청계산장’은 회당 평균 지출 금액도 가장 많았다. 1회 평균 134만 7천 원이 지출됐다. 대검찰청 구내식당의 평균 지출 49만 원과 비교해도 80만 원이 넘게 차이 난다. 윤 대통령은 2017년 10월 12일에 이곳에서 두 번 결제했다. 금액은 48만 원과 49만 원. 사용 명목은 ‘강력부, 첨단1,2부, 방수부, 공조부 만찬 간담회’로 같다. 12일 결제한 두 건을 한 건으로 합하면 회당 평균 지출 금액은 157만 원으로 더 올라간다. 기획재정부의 ‘업무추진비 공통 지침'에 따르면 업무추진비를 50만 원 이상 집행한 경우 함께한 상대방의 소속이나 주소, 성명을 반드시 기재한 증빙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이를 피하고자 50만 원 이하의 액수로 나눠 결제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카드 분할 결제는 업무추진비 집행 위반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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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의혹이 제기되고 달 후, 법무부도 업무추진비를 공개했는데 법무부도 업무추진비를 사용한 정부구매카드의 내역을 공개하면서 ‘음식점 상호’, ‘업종구분’ 등을 먹지로 지웠다고 뉴스타파가 보도했다. 이에 뉴스타파와 시민단체는 ‘음식점 상호’의 공개를 요구하는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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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법무부를 상대로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의 시작은 지난해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해 10월 27일, 하승수 변호사는 2022년 1월부터 9월까지 법무부 전체 부서가 쓴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과 관련해 카드사로부터 통보받은 카드사용내역 또는 청구서의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약 한 달 뒤 11월 23일, 법무부는 모든 정보를 비공개한다고 통보했다. 법무부는 업무추진비 상세 내역이 공개될 경우 "형집행 등 관련 정보가 노출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승수 변호사는 곧바로 법무부의 비공개 결정이 부당하다며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제기했고, 올해 5월 26일, 중앙행정심판위는 법무부의 정보공개 거부처분을 취소하고, “법무부가 정보의 공개 여부를 다시 결정하라”고 재결했다.

이에 따라 하 변호사는 다음 달인 6월 11일, 법무부에 관련 정보의 정보공개를 다시 청구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업무추진비 정부구매카드의 내역서를 공개하면서 ‘카드번호’와 ‘승인번호’ 말고도, ‘출납공무원’, ‘음식점 상호’, ‘업종구분’란의 정보까지 모두 가리고 공개했다.

그러나 하승수 변호사는 법무부가 가린 ‘가맹점 상호’, ‘업종구분’, ‘출납공무원’에 대한 정보는 ‘카드번호’와 ‘승인번호’와 달리 비공개 대상 정보가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가맹점 상호’는 업무추진비 카드를 쓴 식당의 이름을 뜻하는 데, 식당 정보는 비공개 대상 정보가 아니다.

올해 4월, 법원은 검찰이 쓴 업무추진비 정보의 공개 판결을 확정하고 "음식점 상호가 공개된다고 해서 해당 음식점의 경영·영업상 비밀을 침해한다거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발생한다고 할 수 없다"라고 판단한 바 있다. 하 변호사는 “음식점 상호가 공개된다고 해서 법무부 업무에 현저한 지장이 초래될 리가 없다”라고 말했다. 또한 거의 모든 정부 기관장과 지방자치단체장은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스스로 공개하며, 업추비를 쓴 식당의 정보도 함께 공개하고 있다.

‘업종구분’ 역시 정보공개법상 비공개 사유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 정보다. 오히려 업무추진비를 제대로 썼는지 검증을 위해선 필요한 정보이다. 하 변호사는 “법무부가 이런 정보를 비공개하는 것은 도무지 납득하기 어려운 심각한 비밀주의 행태”라고 지적했다.

3.4. 허위 공문서 작성 및 행사

검찰은 시민단체 등과 특활비와 업추비 공개에 관해 3년 5개월간의 행정소송을 했었다.

처음에 정보공개 청구를 했을 때 검찰은 공개하지 않았다. 수사 기밀이라는 이유였다. 그러나 뉴스타파와 시민단체가 소송을 제기하자 갑자기 특활비에 관련해서는 자료와 정보가 일체 존재하지 않는다, 즉 정보 부존재를 주장했다. 그럼으로써 정보가 존재한다는 책임을 모두 원고에게 넘겨버린 것이다. 소위 법기술자들이 정보공개법을 활용해 정보 부존재를 주장하면 유리해진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이 혐의는 법정에서 밝혀졌다. 이 사안에 관해 국회의원들이 대검에 현장검증을 간 일이 있었는데 의원들에게 무엇을 보여줬다고 한다. 법정에서 원고는 "의원들한테 뭘 보여줬으면 그게 자료일테고, 그럼 자료가 있는 것 아니냐. 그럼 지금까지 낸 답변서나 준비서면이 다 허위 공문서 아니냐"라고 주장했고 이에 검사는 사실은 특활비 자료는 극소수 관계자만 접근이 가능하니 보안 문제 때문에 소송을 수행하는 대검 공판송무부 검사조차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원고는 못 봤으면 못 봤다고 해야지, 어떻게 정보 부존재를 주장하느냐고 따졌고 검사는 말을 못할 정도로 당황했다고 한다.

이는 형법 제227조상 허위 공문서 작성 및 행사죄에 해당되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3.5. 별도 계좌와 이중장부

앞서 언급한 2017년 5월부터 2019년 9월까지의 전체 특활비 292억원 중 기관장들에게 정기적으로 지급된 156억원을 제외한 금액은 136억원이다.

이 136억 원은 한 푼도 빠짐 없이 검찰총장이 지출의 전권을 가진 '총장 몫 특수활동비'였다. 총장 몫 특수활동비는 말 그대로 검찰총장이 원할 때면 언제든 현금으로 쓸 수 있는 돈이다. 2019년 9월 검찰 전체의 특수활동비 집행액은 8억 원. 이달 초순, 이 중 48.4%, 약 3억 9천만 원이 전국 지방검찰청 등으로 나갔다. 앞서 설명한 정기 지급분이다. 그리고 나머지 4억 1,000만 원, 이 돈이 바로 윤석열 총장이 마음대로 용처를 정하는 총장 몫의 특수활동비였다.

총장 몫 특수활동비 자금에 대한 취재의 단초가 된 것은 검찰 특수활동비 자료 6,805장 가운데 '입금의뢰명세서'라는 문서였다. 윤석열 총장 시절인 2019년 8월, 대검찰청에서 작성한 입금의뢰명세서를 보면, 2019년 8월 28일에 대검찰청이 신한은행 계좌에서 보관 중이던 총장 몫 특수활동비 4억 1,000만 원을 별도의 다른 계좌로 옮겼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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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자금의 흐름은 이전 문무일 총장 등 다른 총장의 입금의뢰명세서에서도 포착됐다. 즉, 검찰이 총장 특수활동비를 매달 특정 계좌로 옮겨서 별도로 관리한다는 의미다. 다시 말해, 이 특정 계좌에 특수활동비를 넣어두고, 총장이 원할 때마다 계좌에서 돈을 빼내 지출하는 시스템으로 총장 몫 특활비가 쓰여지고 있었다. 기관장이 별도의 특정 계좌를 만들어 국민 세금을 지출하는 건데, 보통의 정부기관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매우 기이한 예산 집행 시스템이다.

검찰총장 특수활동비 집행과 관련해 눈여겨봐야 할 사실은 또 있다. 바로 총장 몫 특수활동비 관련해 두 개의 장부, 즉, 이중장부가 발견됐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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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가 찾아낸 첫 번째 장부의 명칭은 지출내역기록부다. 앞서 언급한 대로 뉴스타파가 임의로 분류한 A, B, C, D, 네 개의 특수활동비 자료 유형 가운데 C 세트에 해당하는 자료다. 지출내역기록부는 검찰총장 몫 특수활동비 계좌에 있는 특활비 전체를 총괄하는 장부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지출내역기록부, 즉, 첫 번째 장부와는 다른 형태의 장부가 하나 더 발견됐다. 이게 바로, 앞서 본 '검찰총장 특수활동비 집행내역'이라는 제목의 장부다. 이 장부를 작성하고 관리하는 곳은 다름 아닌 검찰총장 비서실이었다. 대검찰청 사무국 등의 부서가 아닌 검찰총장 비서실이 총장 몫 특수활동비 가운데 일부를 따로 관리한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된 것이다. 앞서 본 것처럼 이 장부는 뉴스타파가 임의로 분류한 네 개의 지출증빙 유형 중 D 세트에 해당한다. 첫 번째 장부보다 내밀한 성격을 지닌 장부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검찰은 왜 총장 몫 특수활동비를 이중장부로 관리하는 걸까.

대검찰청에 미리 현금으로 찾아둔 총장 몫 특수활동비를 따로 보관하는 비밀금고가 존재할 가능성이 포착됐다. 뉴스타파는 취재 과정에서 검찰 특수활동비와 관련된 판결문 등 여러 공공기록물을 확인했다. 그러던 중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의 돈봉투 만찬 사건을 둘러싼 행정소송 판결문에서 비밀금고의 단서를 찾았다.
원고(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는 검사장 비서실 소속 ㄱ에게 100만 원씩 담은 격려금 봉투 2개를 만들어 달라고 지시하였고, 이에 ㄱ은 '검사장 비서실에 있는 특수활동비 금고'에서 현금 200만 원을 꺼내 봉투 2개를 준비하였다.
서울행정법원(2017구합78919) 판결문 중
판결문에는 서울중앙지검장이 비서실 이중금고에 현금을 넣어 놓고 이영렬 지검장이 원할 때마다 돈을 꺼내 쓰는 특수활동비의 집행 구조를 상세히 설명하는 대목이 나온다. 검찰총장실 또한 특수활동비 금고를 사용한다는 판결문이 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재무계는 그 중 1,800만 원을 현금으로 인출하여 본인에게 주며, 이를 ‘검사장 비서실에 있는 이중금고’에 넣어 관리한다.
서울행정법원(2017구합78919) 판결문 중
뉴스타파는 전·현직 검사들을 접촉하는 과정에서 대검찰청 운영지원과 또는 검찰총장 비서실에도 총장의 현금을 보관하는 비밀금고가 있다는 전언을 듣기도 했다. 단정할 수는 없지만, 서울중앙지검장과 마찬가지로 검찰총장 비서실에도 비밀금고가 있을 개연성이 높다.

위 내용들을 요약하면, 특정 계좌를 따로 만들어 '검찰총장 몫 특수활동비'를 옮겨 놓은 다음, 이를 두 개의 이중장부로 관리해 왔으며, 이 돈을 마음대로 지출할 수 있는 전권을 쥔 사람은 검찰총장뿐이다.

3.6. 무증빙 특활비와 엉터리 회계

문무일 전 검찰총장이 총장 재직 시절, 최소 2억 원에 이르는 특수활동비를 아무런 지출 증빙자료 없이 쓴 것으로 확인됐다.

뉴스타파가 문 전 총장 재임 기간(2017.7~2019.7) 중 지출한 총장 몫 특수활동비 내역을 조사한 결과, 문 전 총장이 아무런 지출 증빙자료도 남기지 않은 채 쓴 무증빙 집행액은 최소 1억 9,857만 1,000원이었다. 2억 원에 이르는 무증빙 특수활동비가 드러나면서 사적 사용 등 세금 유용 의혹이 나오지만, 문무일 전 총장은 묵묵부답으로 해명을 거부하고 있다.

검찰이 특수활동비 기록을 공개한 기간은 2017년 1월부터 2019년 9월까지다. 이 기간, 검찰총장은 3명이다. 김수남, 문무일, 윤석열. 그런데 총장 몫 특수활동비 집행 장부가 있는 기간은 2017년 9월부터 2019년 9월까지였다. 김수남 총장 (재임 2015.12~2017.5)의 경우, 2017년 1월부터 4월까지 단 한 건도 특수활동비 증빙자료를 남기지 않아 무단 폐기 의혹을 사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경우 총장 시절(재임 2019.07~2021.3) 특수활동비 장부는 2019년 8월과 9월, 두 달 치만 공개됐다. 반면, 문무일 총장의 경우 재임 기간(2017.7~2019.7)에 쓴 총장 몫 특수활동비 집행 장부가 오롯이 남아 있다. 문 총장 시절의 특활비 장부를 먼저 검증한 이유다.

문무일 총장의 2017년 9월 특수활동비 장부를 보면 집행금액 총액으로 4억 2,601만 9,000원이 적혀 있다. 총장 몫 특수활동비와 관련된 모든 장부에는 집행내역을 정리한 표와 각 내역을 증빙하는 자료가 첨부돼 있다. 뉴스타파는 이 둘을 대조했다.

9월 집행분 4억 2,601만 9,000원 가운데 한 장짜리라도 영수증, 입금증 등 증빙자료가 확인된 것은 3억 5,627만 8,000원뿐이었다. 나머지 6,974만 1,000원은 아무런 증빙자료도 없이 집행됐다. 용처를 전혀 확인할 수 없는 ‘무증빙’ 지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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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일 총장이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고 쓴 무증빙 특수활동비는 뉴스타파가 확인한 것만 최소 1억 9,857만 1,000원이다. 취임 첫 해인 2017년 9월 6,974만 1,000원, 2017년 10월 5,100만 원, 2017년 11월 6,813만 원, 2017년 12월 970만 원으로 나타났다.

심각한 문제는 더 발견됐다. 총장 몫 특수활동비 장부에 있는 집행총액과 증빙자료에 표기된 집행 액수의 합계가 일치하지 않는 것이다.

문무일 총장 시절, 즉 2017년 7월부터 2019년 7월까지 작성된 총장 몫 특수활동비 장부 23개월 치 가운데 20개월 치 자료에서 집행금액 총액과 증빙자료의 합계금액이 일치하지 않았다. 23개월 치 자료 중 합계 금액이 맞아떨어지는 것은 2018년 7월과 8월, 2019년 6월, 딱 석 달치 뿐이었다. 20개월 치는 합계 조차 맞지 않는 엉터리 회계 장부였던 것이다. 이 같은 엉터리 회계 장부마다 문무일 총장의 확인 서명이 빠짐 없이 남아 있다. 뉴스타파는 문무일 전 총장에게 연락해 아무런 증빙자료 없는 2억 원에 이르는 특수활동비를 어디에 썼는지, 총장 몫 특수활동비 장부가 엉망인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지만, 답변을 피했다.
기자 : 제가 좀 하나 여쭤볼 게 있어서 전화를 잠깐 드렸는데요.

문무일 : 기자들하고 문답을 안 해요.

기자 : 총장님께서 총장 시절에 사용하신 특수활동비 집행 내역 관련된 내용이라서요.

문무일 : 죄송합니다. 지금 현재 저기(검찰)를 책임지고 있는 분들하고 통화하시면 좋겠습니다.

기자 : 아니, 아니요. 총장님께서 직접 집행하신 돈이고 그 증빙 자료가 아예 없는... (전화 끊음)
6월 30일
기자 : 총장님 저 일전에 전화드렸던 뉴스타파 기자입니다. 그때 제가 메시지 하나 남겨드렸는데 메시지 확인하셨더라고요.

문무일 : 아니,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기자님들하고 통화 안 해드린 지가... 할 말이 없어요. 그쪽(검찰)하고 말씀하세요.

기자 : 그런데 이게 거듭 말씀드리지만 총장님께서 쓰신 예산에 대해...

문무일 : 못 하니까 미안합니다. (전화 끊음)
7월 4일

3.7. 내부고발


4. 야권의 검찰특활비 전액 삭감

이렇게 검찰의 특수활동비 및 업무추진비 부정 사용 의혹으로 2024년 11월 8일 정청래 법사위원장을 비롯한 야권의 주도로 법사위 예결심사위에서 검찰 특수활동비 80억원과 특정업무경비 506억원 전액 삭감하였다. 이에 대한 항의로 임세진 법무부 검찰과장이 사표를 제출했다. # [5]

법사위는 법무부에 특수활동비(특활비), 특정업무경비(특경비) 지출 내역 증빙자료를 요구했지만 법무부는 제출하지 않았다. 법사위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원장인 장경태 의원은 지출 내역에 대한 충분한 소명이 없으면 전액 삭감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지만, 검찰은 자료를 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

11월 13일 법무부는 특경비 영수증 증빙서류를 비실명화를 거쳐 법사위에 제출했으며,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특경비에 한해서는 증빙서류를 살펴보고 증액 조율을 검토해보겠다는 기류가 생겼다. #

검찰 특수활동비 공개요구 활동을 주도했던 하승수 변호사는 검찰 특활비가 관례적으로 쌈짓돈처럼 써온 사례가 적발됐던 만큼 증빙이 어렵다면 삭감 대상에 오르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 법률신문에서는 검찰 관계자들의 설명을 인용하여 이는 교각살우라는 논지의 비판 기사를 냈다. #

5. 반응

5.1. 검찰

뉴스타파의 보도 직후, 대검찰청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내고 특활비 증발 의혹에 대한 해명을 내놨다.

대검은 “검찰은 판결이 확정된 이후 보관되어 있던 특수활동비 집행자료 전부를 제출했다”면서 “다만, 2017년 9월경 특수활동비 관리 제도가 개선·강화되기 이전 자료 중 일부는 관리되고 있지 않아 부득이 제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대검 대변인은 “2017년 초 특활비 기록이 관리돼 존재했다면 뉴스타파와 시민단체에 제출했을 것”이라면서도 “특활비 자료를 개봉해 보니, 그 자료는 찾을 수가 없었던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 4월 대법원의 특활비 기록 공개 확정판결이 있고 난 후 최근에서야 2017년 초 기록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것이다. 이어 “예산을 집행함에 있어서 뭔가 작성된 자료는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며 2017년 초 특활비 기록이 당시에는 존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당시에는 존재했던 특활비 기록이 사라지게 된 이유를 묻자, 검찰은 구체적인 특활비 집행 지침의 부재 때문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대검 대변인은 “2017년 9월부터는 명확한 특활비 지침을 적용했기 때문에 기록이 남아 있는 것”이라며 “2017년 당시는 특활비 지침이 없었기 때문에 기록이 관리가 안 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활비 오남용에 관해도 입장을 냈다. 대검찰청은 이번에 공개된 특수활동비 등 사용내역은 지난 정부 5년 동안 법무부의 집행 계획과 지침에 따라 전국 검찰청의 수사 및 정보수집 활동에 집행된 것이며, 그 기간 동안 법무부에서 관련 지침 준수 여부 및 증빙자료 구비 여부 등을 점검하였다고 밝혔다.[6]

총장 몫 특수활동비를 보관하는 별도 계좌가 존재한다는 사실에 대해선 검찰총장실에 별도 계좌가 존재하는 것처럼 인용보도한 입금의뢰명세서는 국고에서 대검찰청 관서계좌로 이체한 금원을 운영지원과로 입금의뢰한 서류이고, 별도 계좌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7]

총장 몫 특수활동비가 두 개의 장부, 즉, 이중 장부 형태로 관리된다는 사실에 대해 검찰은 일단 이중 장부의 존재는 인정했다. 대검은 대검찰청 운영지원과에서는 특수활동비 전체를 ‘지출내역기록부’로 관리하고 있으며, 검찰총장실은 운영지원과로부터 일부 이관받은 특수활동비를일선청 수사 및 정보수집 활동 상황 등에 따라 집행한 내역을 관리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언론에서 이중 장부라는 취지로 보도하였으나, 집행 내역을 세부적으로 철저하게 관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5.2. 법무부

2023년 7월 26일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안질의에 답하면서, 검찰 특수활동비와 관련된 일부 범죄 혐의를 인정했다. 한 장관은 ‘2017년 9월까지는, 검찰이 두 달에 한 번씩 특수활동비 자료를 폐기해 왔다’고 말했다. 또한 ‘2017년 9월 이후에는 (특활비) 제도 개선이 됐다’고도 했다. 또 한 장관은 “검찰이, 법원의 확정 판결을 정확히 이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5.3. 야권

정의당이 26일 검찰 등 정부의 특수활동비(아래 특활비) 증빙을 의무화하고 국회 소관 상임위 요구시 집행내역을 공개하는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예고했다.

정의당 '찐 회계투명성 TF' 공동단장인 장혜영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회계투명성을 거부하는 것에 혈세를 부담하는 국민들은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다. '부정부패에 연관된 이권카르텔을 반드시 부숴야 한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최근 발언을 '윤석열 검찰총장'과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에게 돌려주고 싶다"면서 검찰 등 정부 특수활동비에 대한 제도개선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오랜 노력 끝에 공개된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 특활비 사용실태를 보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2년 간 150억 원, 하루 5000만 원의 뭉칫돈을 아무런 증빙없이 총장 재량으로 턱턱 썼지만 누구에게 썼는지, 왜 썼는지 알 길이 없다"며 "2017년 상반기엔 74억 원을 쓰고도 단 하나의 지출 증빙 자료도 남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장 의원은 "특활비 사용내역 전면공개와 공청회 개최, 특활비 집행 중단, 제도개선 입법 등 세 가지를 요구한다"며 "지난 정부와 현 정부의 특활비 사용내역을 전부 공개하자"고 제안했다. "검찰만 이럴리 없다"는 얘기였다. 이와 관련, 그는 "2017년부터 2022년까지, 문재인 정부에서 윤석열 정부에 이르기까지, 청와대에서 감사원에 이르기까지 특활비를 사용한 모든 부처의 특활비에 대해 사용처와 지급대상, 증빙내역을 공개해야 한다"면서 "더불어민주당이 하듯 윤석열 검찰의 특활비에만 한정짓고 나머지를 슬그머니 덮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활비 사용내역 전면공개 후) 정부 부처의 특활비 집행실태와 제도개선을 위한 상임위 공청회를 여야가 함께 개최해야 한다"며 "이런 조치가 이뤄지기 전까지 특활비 집행을 잠정 중단하고 내년도 정부 예산 편성 때 특활비를 우선 배제해야 한다. 실태를 확인하고 제도를 개선하기 전까지 특활비 예산을 국회가 인정해줘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제도개선 입법 방향도 구체적으로 밝혔다. 이에 대해 장 의원은 "국고금 관리법과 국가재정법을 개정해 특활비를 현금지급시 증빙을 의무화하고 외부전문가가 참여해 특활비 집행지침을 심의하는 특활비 심의위원회를 두며, 국회 상임위 요구시 집행내역을 공개하는 게 (개정안의) 골자"라며 "이제는 남탓 공방이 아니라 제도개선을 논의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검찰 특수활동비 불법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와 특별검사 도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박 의원과 '세금도둑잡아라',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함께하는 시민행동'은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뉴스타파와 협력해 2019년 11월부터 검찰 특수활동비, 특정업무경비, 업무추진비 집행내역과 지출증빙서류에 대한 정보공개소송을 진행, 지난 4월13일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을 받았다"며 "그리고 지난 6월23일 검찰 특수활동비, 업무추진비 관련 자료를 사상 최초로 공개받았다. 그런데 자료들을 검토한 결과, 여러 불법 의혹들이 드러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이들은 "법에 따르면 존재해야 할 자료가 불법적으로 폐기되었다"며 "2017년 1월부터 4월까지의 대검찰청 특수활동비 자료, 2017년 1월부터 5월까지의 서울중앙지검 특수활동비 자료가 통째로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울고검, 동부지검, 서부지검 등 다른 검찰청도 마찬가지였다"고 했다. 이들은 "자료가 불법적으로 폐기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지난 7월26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국회 법사위 현안질의에서 '2달에 1번씩 특수활동비 자료를 폐기했다'라고 인정했다"며 "한동훈 장관은 2달에 1번씩 폐기한 것이 별 문제가 아닌 것처럼 발언했지만, 이는 명백한 실정법 위반의 범죄행위다. 그리고 검찰 내부에서 이런 범죄행위가 조직적으로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과 시행령을 예로 들며 "회계자료의 보존연한은 원칙적으로 5년이고 설사 보존연한이 지났더라도 기록물 폐기시에는 기록물관리전문요원의 심사와 기록물평가심의회의 심의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법조항에 비추어보면, 검찰 내부에서 벌어진 조직적인 자료폐기는 명백한 불법"이라고 전했다.

또 "기밀이 요구되는 수사활동에 직접 사용해야 하는 특수활동비의 용도에 맞지 않는 세금 오·남용 사례들이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17년 9월부터 12월까지의 대검찰청 특수활동비중 2억원 가까이 영수증이 없는 상황"이라며 "연말에 몰아쓰기한 부분, 명절 떡값으로 사용한 부분 등은 특수활동비의 용도에 맞지 않는 지출"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추가적인 세금 오·남용 사례가 더 있을 수 있고 수사결과에 따라 업무상횡령과 특가법상 국고손실죄가 성립될 수 있다"며 "과거 국무총리실 특수활동비와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에서 이와 같은 죄가 인정된 바 있다"고 비교했다. 이들은 "법원 판결문을 위반해 업무추진비 카드전표의 상호·사용시간을 가렸고, 흐리게 복사되어 식별불가능한 카드전표에 대한 원본대조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며 "이는 국민의 알 권리 행사를 고의적으로 방해하는 것으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외에 "검찰은 정보공개소송 과정에서 '특수활동비 정보부존재'를 주장했으나, 이는 명백한 허위였던 것으로 드러났다"며 "무려 6805쪽의 특수활동비 집행서류가 존재했음에도 법원에 제출한 답변서, 준비서면, 항소이유서 등에서 '정보부존재'라는 허위주장을 한 것은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죄에 해당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법무부를 향해서는 "법원의 판결문에서는 업무추진비 지출증빙서류에서 '개인식별정보'만 가리고 나머지 정보는 공개하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상호와 사용시간까지 가리도록 판결한 것처럼 가짜뉴스를 퍼트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5.4. 송영길의 윤석열 고발

윤석열 장모 잔고증명서 위조 혐의 사건 판결이 나온 직후인 2023년 7월 25일 송영길 전 대표는 오전 9시 50분께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방문해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윤 대통령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했다. 그 중 본 사건과 관련하여 업무상 횡령 혐의를 적용해 윤 대통령을 고발하기도 했다. #[8]

5.5. 민주당, 윤석열 및 한동훈 고발

민주, '檢특활비' 尹대통령·한동훈 고발…與 "文정권 때 집행한것"

민주당은 관련 자료를 수집한 뒤 윤석열과 한동훈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때 일이라 맞섰다. 문재인 정부 당시 윤석열과 한동훈이 검찰총장과 검사장을 맡았다는 논리이다.

5.6. 국정감사

6. 특검 주장

검찰 핵심부의 네 가지 범죄 혐의와 ‘특활비 특검’
검찰, 특활비 기록물 지웠나…“특검으로 범죄혐의 밝혀야”
박주민-시민단체 "검찰 특활비 불법의혹, 국정조사·특검 해야"

이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뉴스타파에서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특별검사 도입을 주장했다.

첫째, 검찰 조직의 핵심부가 관련된 범죄에 대해 검찰 스스로 진상을 밝힐 것을 기대할 수 없다.
둘째, 현재 많은 검사들이 포진되어 있는 공수처의 상황을 볼 때, 공수처가 수사한다는 것도 무리이다.

만약 특검 도입이 이루어진다면 신속한 입법과 수사가 필요하다. 자료 불법 폐기가 2017년에 이뤄졌다면 공소시효(7년)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0427] 국가정보원 및 검찰 특수활동비 부정 유용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최교일의원 등 113인) -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뉴스타파는 2017년 11월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은 검찰 특수활동비 관련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특검법안도 발의한 바 있기 때문에 이 사안이 정파적인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당시 법률안은 상술된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을 참고할 것.

7. 기타


[1] 나무위키 선정 [2] MBC, SBS, KBS [3] 의무 보관 5년 [4] 고양지청이 공개한 2018년 8월 23일 특수활동비 100만 원 지출 자료 중 일부로, 알파벳 패턴에 ‘수사활동지원'이란 단어가 가려 있다. [5] 공교롭게도, 야권은 윤석열 정권 퇴진 집회에서 경찰이 과잉 진압을 했다면서 경찰의 특수활동비, 특수업무경비 삭감도 별렀다. # [6] 특수활동비가 예산의 목적대로 기밀 수사 등에 쓰인 게 아니라 일부 검사들의 ‘쌈짓돈’으로 유용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특수활동비가 정말로 수사 등 기밀 업무에 사용된 게 맞다고 입증해 의혹을 풀어야 하는 검찰은 구체적인 설명 없이 “특활비를 개인이 아닌 부서, 기관에 지급했다”는 동문서답 식 입장만 밝혔다. [7] 얼핏 보면 총장 몫 특수활동비를 담아두는 별도의 계좌가 없다는 이야기처럼 들린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대검찰청 관서계좌’, 즉, 대검찰청의 주거래 은행인 신한은행 계좌에 있던 돈을 대검 ‘운영지원과로 입금의뢰’, 그러니까 별도의 계좌로 보냈다는 설명을 어렵게 해놓은 것이다. 검찰은 이런 교묘한 말장난이 아니라, 검찰총장이 임의대로 쓸 수 있는 총장 몫 특수활동비가 대체 왜 검찰 전체 특활비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지, 총장은 이 막대한 국민 세금을 어디에 쓰는지 해명했어야 한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8] 참고로 2022년 9월 5일, 민주당이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윤 대통령을 같은 조항으로 고발한 적이 있다. 민주당, 윤 대통령 검찰에 고발…허위사실 공표 혐의 또한 송영길 전 대표가 고발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는 검찰이 이재명 대표를 재판에 넘길 때 사용했던 조항이다. 이는 2018년 이재명 허위사실공표 혐의 사건, 2022년 이재명 허위사실공표 혐의 사건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