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r.pe (일반/밝은 화면)
최근 수정 시각 : 2024-11-23 16:31:20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rowcolor=#fff>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 선정 독문학 정전: 소설 부문
Der Kanon
{{{#!wiki style="margin:0 -10px -5px"
{{{#!folding [ 펼치기 · 접기 ]
{{{#!wiki style="margin:-6px -1px -11px"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Die Leiden des jungen Werthers
요한 볼프강 폰 괴테
독일, 1774
친화력
Die Wahlverwandtschaften
요한 볼프강 폰 괴테
독일, 1809
악마의 묘약
Die Elixiere des Teufels
E. T. A. 호프만
독일, 1815
녹색의 하인리히
Der grüne Heinrich
고트프리트 켈러
스위스, 1855
예니 트라이블 부인
Frau Jenny Treibel
테오도어 폰타네
독일, 1892
에피 브리스트
Effi Briest
테오도어 폰타네
독일, 1895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
Buddenbrooks
토마스 만
독일, 1901
마의 산
Der Zauberberg
토마스 만
독일, 1924
운라트 선생
Professor Unrat
하인리히 만
독일, 1905
수레바퀴 아래서
Unterm Rad
헤르만 헤세
독일, 1906
생도 퇴를레스의 혼란
Die Verwirrungen des Zöglings Törleß
로베르트 무질
오스트리아, 1906
소송
Der Prozeß
프란츠 카프카
오스트리아, 1915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Berlin Alexanderplatz
알프레트 되블린
독일, 1929
라데츠키 행진곡
Radetzkymarsch
요제프 로트
오스트리아, 1932
제7의 십자가
Das siebte Kreuz
안나 제거스
독일, 1942
슈트루델호프 계단
Die Strudlhofstiege
하이미토 폰 도더러
오스트리아, 1951
풀밭 위의 비둘기들
Tauben im Gras
볼프강 쾨펜
독일, 1951
양철북
Die Blechtrommel
귄터 그라스
독일, 1959
몬타우크
Montauk
막스 프리슈
스위스, 1975
벌목꾼
Holzfällen
토마스 베른하르트
오스트리아, 1984
※ "문학 교황(Literaturpapst)"으로도 불리는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1920 - 2013)는 현대 독일에서 가장 권위있는 독문학 평론가 중 하나임
※ 체코계 유대인인 프란츠 카프카의 "소송"의 경우 프라하에서 집필되었으나, 당시 작가의 국적을 따라 오스트리아로 표기함
※ 안나 제거스의 "제7의 십자가"의 경우 최초 판본은 망명 중 멕시코에서 출판되었으나, 작가의 국적을 따라 독일로 표기함
}}}}}}}}}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1]
Die Leiden des jungen Werthers[2]
The Sorrows of Young Werther[3]
파일: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표지.jpg
민음사의 표지
<colbgcolor=#dddddd,#010101><colcolor=#000000,#dddddd> 저자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장르 고전, 로맨스, 드라마
언어 독일어
발매일 1774년 9월 29일 ([age(1774-09-29)]주년)

1. 개요2. 제목3. 줄거리4. 등장인물
4.1. 베르테르4.2. 로테4.3. 알베르트4.4. 기타 등장인물
5. 평가6. 미디어 믹스7. 기타

[clearfix]

1. 개요

1774년 독일 문학가 요한 볼프강 폰 괴테가 쓴 소설. 유럽 문단의 변방이었던 독문학을 오늘날의 위상으로 끌어올린 첫 번째 대표적인 작품이다. 음울했던 괴테의 연애 경험을 바탕으로 쓰인 소설인데 대체로 서간체( 편지) 형식으로 쓰였다. 감수성이 풍부했던 젊은 시절의 이야기로 편집자[4]의 간단한 서술인 프롤로그로 시작하여, 초중반부는 주인공인 베르테르가 친구인 빌헬름에게 쓴 편지를 순서대로 보여주는 형식으로 쓰여 있고, 후반부에선 편집자가 베르테르의 편지와 지인들에게 얻은 정보를 엮어 사건을 재구성하여 3인칭으로 서술한다. 중간중간 주석도 들어간다. 지명을 적당히 바꿨으니 여기 언급되는 곳을 찾아봐야 소용없다느니(...) 로테가 혹평 또는 호평하는 소설을 복자 처리하며 로테에게 공감하는 사람은 같은 생각일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알아봤자 상관없다느니....

주요 줄거리의 경우 괴테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했다. 1772년 괴테는 베츨라어 제국대법원에서 일을 시작했는데 이 법원의 법관 부프의 집에 자주 드나들었다. 그는 부프의 둘째 샤를로테(1753~1828)를 사랑하게 되었지만 샤를로테는 이미 외교관 케스트너(1741~1800)와 결혼을 약속한 사이였다. 괴테는 괴로워하며 두 사람에게 편지를 남기며 베츨라를 떠났다. 그래도 마음을 접은 이후로도 케스트너의 자식들을 대자로 삼으면서 지원해 주었을 정도로 친밀하게 교류를 나누었다. 그런데 얼마 뒤에 친구 예루잘렘의 자살 소식을 듣고 충격에 빠졌다. 예루잘렘은 괴테와 라이프치히 대학교에서 만난 사이로 친구의 부인을 사랑했다. 특히 아이러니한 점은 이때 예루잘렘이 자살에 사용한 권총이 어쩌다 보니 괴테가 사랑했던 샤를로테의 남편으로부터 빌린 권총이었던 것이다. 즉,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이 두 가지 경험을 바탕으로 창작된 소설이었던 것이다. 작품 속 주인공도 결국 여주인공 샤를로테의 남편인 알베르트가 빌려준 권총으로 자살한다. 베르테르의 심부름 꼬마에게 샤를로테가 먼지를 닦아서 건네주고 그 사실을 전해 들은 베르테르가 총에 키스를 퍼붓는 게 압권. "당신이 제 결심을 더욱 굳건히 다져줍니다. 저는 당신의 으로 죽음을 맞기를 고대했는데, 아! 이제 그렇게 되는군요". 하지만 몇 가지의 묘사들은 샤를로테가 아닌 괴테의 다른 연인들과의 경험에서 따온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1부에서 7부까지는 괴테 자신의 이야기를, 그 이후부터는 신문에서 본 한 젊은이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썼다.

2. 제목

제목의 '베르테르(Werther)'는 작중 남주인공의 이름이다. 독일어로는 '[ˈveːɐ̯tɐ](베어터·베르터)'라 하며 '베르테르'는 일본어 서적을 중역하는 풍조가 만연했던 1990년대 이전에 일본어 가타카나 표기 웨루테루(ウェルテル)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다. 물론 일본어 서적을 중역한것이 과거의 일이 된 이후로는 한국 학계에서도 원어 발음이 아니라는 것[5]을 익히 알고 있지만 한번 굳어진 것은 고치기 어렵기에 그대로 두고 있으며, 그나마 을유문화사 창작과비평사에서 이를 바꿔 보겠다고 '젊은 베르터의 고통', '젊은 베르터의 고뇌'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 했다. 슬픔이 아니라 고통·고뇌인 이유는 독일어 원제 중 die Leiden(das Leid의 복수형)에서 슬픔이라는 의미는 일부이고, 고통·괴로움·고뇌에 가깝기 때문이다.

폭풍의 언덕- 워더링 하이츠, 백경- 모비 딕처럼 베르터도 출판사들이 계속 밀어붙인다면 차츰 일반적인 표기가 바뀔 수도 있다. ' 워더링 하이츠'는 아직까지도 논란이 있는 반면에, '모비 딕'은 기존 제목인 ' 백경'을 밀어내고 멀리 퍼지는 상황이다.

중국어로 少年維特的煩惱( 소년 베르테르의 번뇌)라고 표기한다. 주인공 베르테르(Werther)를 維特(Wéitè)라 쓰고 웨이터라고 읽는다.

3. 줄거리

대부분이 주인공인 베르테르가 친구 빌헬름에게 보내는 편지로 이루어진 서간체 소설이다. 감수성이 풍부한 젊은 예술가인 주인공 베르테르는 어떤 일 때문에 고향을 떠나 다른 고장으로 옮겨 살게 되었다. 그곳에서 우연히 참석한 파티에서 알베르트라는 약혼자가 있는 아가씨 로테[6]와 만나게 되고, 그녀에게 첫눈에 반하며 로테도 베르테르를 자신의 지적 감성 성격이 통하는 사람이라고 느끼게 된다. 하지만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로테는 이미 임자가 있는 상태.

로테는 이후 약혼자 알베르트에게도 베르테르를 소개시켜 줘서 서로 사이좋게 지내게 하려는 등 나름대로 노력해 보지만, 알베르트와 베르테르는 성격도 다르고,[7] 둘 사이에 로테라는 여인이 있었기 때문에 좋은 사이가 되기엔 애초에 힘들었다.

로테에 대한 사랑이 깊어질수록 로테의 사랑을 얻는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걸 느낀 베르테르는 한동안 로테 곁을 떠나기로 하고 친구 빌헬름이 추천해 준 대로 공사의 비서로 일을 하는데, 남 밑에서 일하는 것도 적성에 안 맞는 데다 공사라는 사람의 성격도 마음에 들지 않고, 속물적인 귀족 사회에 신물이 나 약 8개월 만에 사직서를 낸다. 그 후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서 순례도 하고 전쟁터에도 나갈까 고민하는 등 로테를 잊으려 애쓴다.

그러나 그는 그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줄 유일한 여인을 찾아 다시 되돌아오게 되고, 이후 로테의 남편인 알베르트에 대한 질투는 점점 커져만 간다. 로테 역시 베르테르에 대한 자신의 감정에 동요하게 되고, 베르테르가 찾아온 뒤면 알베르트와의 관계가 불편해졌다. 나중엔 자신의 행위에 대해 죄악감을 느끼고, 불만과 불쾌함으로 인해 몸과 정신이 쇠약해진다. 로테에 대한 사랑을 체념한 베르테르는 죽음만이 그의 사랑을 완성시켜 줄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이른다. 로테를 향한 마지막 사랑의 표현까지 거절당한 베르테르[8]는 결국 알베르트에게서 빌려 온 권총을 이용해 자살함으로써 자신의 을 마감했다. 알베르트에게 시종을 통해 편지를 보내 여행을 간다는 구실로 그 권총을 빌렸다. 알베르트는 별다른 의심 없이 로테에게 시종에게 권총을 내어주라 말했고, 로테는 어쩌면 베르테르가 자살할지도 모른다고 짐작하여 불길함을 느꼈으나 결국 시종이 총을 가져가는 것을 막지 못했다. 아마 이 일이 후에 베르테르의 죽음으로 인해 그녀가 느낄 죄책감을 더 키웠을 듯하다.

로테는 그의 자살 소식을 듣자마자 실신했으며, 알베르트는 그녀의 목숨이 걱정되어 베르테르의 장례식에 참석할 수 없었다. 서술자가 로테의 비탄에 대해 언급하길 삼가겠다고 적음으로써 이야기의 비장미를 극대화시킨다. 알베르트, 로테의 아버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베르테르의 죽음을 슬퍼하며 그의 유언대로 보리수나무 두 그루가 있는 곳에 묻어주었다. 심지어 베르테르가 머물던 숙박 주인 아들조차도 베르테르랑 사이가 매우 좋았다. 베르테르가 친 아우처럼 아껴줘서 그 아들은 베르테르를 가족처럼 매우 잘 따랐기에 죽은 베르테르 시체를 부여안고 죽은 이의 얼굴에 명복을 비는 키스를 하면서 울며불며 슬퍼하고 한참 시간이 지나도 시체에서 떨어지지 않으려 했다. 결국 아버지와 사람들이 겨우 억지로 떼어내야만 했다.

4. 등장인물

4.1. 베르테르

소설의 주인공. 평민이나 유복한 집안 출신이고 물려받은 유산도 많으며[9] 나름 재능이 있어서 젊은 나이에 법률 쪽에서 일하면서 어떤 곳의 법무관 밑에서 일하기도 하고 나중엔 도시로 가서도 법률 쪽으로 나름 한자리를 잡았다. 작중 그가 보내는 편지를 받아주는 상대가 친구인 빌헬름이다. 그런데 베르테르와 빌헬름은 편지 내에서라도 제대로 대화하는 장면은 전혀 나오지 않고 오로지 베르테르가 빌헬름에게 일방적으로 보내는 편지들만 나온다.

감수성이 예민하고[10] 쉽게 격정에 빠지는 등 은근 다혈질 비슷한 구석이 있다. 초기에는 조금 예민해도 순수하고 감정적이며 정열적인 청년처럼 묘사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점점 꼬여가는 상황과 이루어지지 않는 짝사랑, 다른 곳에서의 인간관계에서 치여 살다가 짝사랑하는 로테가 있는 곳으로 돌아오고 나서도 해결되지 않는 고립감과 고독 등으로 점점 우울해지는 한편[11] 그의 기질상 정서가 쉽게 과격해지는 부분과 자기에게의 몰입이 쉽게 심화되는 부분이 보다 주변인들에게 문제적으로 다가오게 된다. 특유의 기질 때문인지 2부에선 무절제한 모습이 보다 강조되기도 한다.

후반부에서는 베르테르가 우울증 환자라고만 묘사되지만, 작중 묘사로 미루어 봤을 땐 경계선 성격장애가 의심된다. 지속적으로 충동적이고 무절제하며 화를 참지 못하는 다혈질 성격 때문에 로테를 비롯한 주위 사람들로부터 여러 번 지적을 받았고, 로테에게 강박적으로 집착하고 로테로부터 에 찾아오지 말라는 부탁을 받자마자 돌변해 로테와 자신의 관계가 완전히 끝난 것처럼 굴어 로테가 달래느라 쩔쩔매거나 로테로부터 손절되자 바로 자살하는 등 로테에게 버림받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한다. 또한 로테의 사랑을 받을 수 없고 알베르토와 로테 사이에 끼여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처지 때문인지, 후반부로 갈 수록 자신의 위치에 대한 혼란을 느끼고 자살하기 직전에는 빌헬름에게 마음이 채워지지가 않는다며 공허함을 드러내는 편지를 보낸다. 자살과 관련된 행동을 자주 하거나[12], 인간관계에서 극단적인 이상화와 평가 절하가 반복되는 행동 양상도 같이 보여준다.

짝사랑 상대인 로테는 거의 숭배하는 수준이며, C 백작이나 B 양처럼 자신과 성향이 비슷하거나 자신에게 잘해주는 이들한테는 극도의 호감을 내비치지만, 반대로 자신과 성향이 안 맞거나 자신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자들에겐 매우 공격적으로 대하고 부정적으로만 본다.

베르테르가 자신을 안 좋게만 보고 괴롭히는 악인으로 묘사한 이들을 보면, 쌍방 잘못이거나 베르테르가 먼저 잘못한 경우가 많았다. 베르테르는 슈미트가 우울증은 잘못이라는 의견에 반대하고 내내 기분 나쁜 티를 내어 분위기를 망쳤다고 싫어했지만, 슈미트는 그저 베르테르의 의견과 정반대되는 의견에 냈을 뿐이며 슈미트가 기분 나빠 했던 이유는 베르테르가 본인의 여자친구에게 너무 가까이 다가갔기 때문이었다.

또한 공사와 베르테르가 직장에서 트러블을 겪은 이유는 지나치게 꼼꼼하고 완벽주의적 성향이 매우 강한 성격인 공사와 뭐든 빠르게 대충 하고 넘기는 성격인 베르테르와 성격이 맞지 않아서였고, 말싸움은 쌍방과실에[13] 서술 트릭을 빼고 보자면 베르테르 쪽의 문제도 심각하다. 먼저 뒷담을 깠다는 점도 있지만 베르테르는 일을 대충 했고, 반드시 정석대로 어순이 나열되는 평범한 문법을 써야 할 문건에서까지 어순을 바꾸는 도치법을 쓰는 버릇을 자주 지적받았음에도 그 버릇을 전혀 고치지 못했는 묘사가 있다. 더군다나 베르테르가 상사 뒷담을 깐 이유의 대부분이 공사가 일을 대충 하고 넘기지 못하게 하고 문건에는 정석적인 문법만 쓰게 한다였다. 회사에서 비상식적인 행동을 해서 지적받아도 고치지 못하고 일을 성의껏 하지도 않으며, 개선할 생각은 커녕 오히려 본인이 억울하게만 혼났다는 생각에 빠져 당연한 이유로 지적한 상사의 험담을 하는 부하 직원에게 잘못이 없다고 보기엔 힘들며, 이런 행동이 상사에게 좋게 보일 리가 없다. 이들과 반대로 극단적인 이상화만 되는 인물은 B양, C백작, 로테와 그 가족들, 미망인의 하인이 있다. 다른 인물들은 정말로 그만큼 좋은 사람들이긴 하지만 미망인의 하인을 대하는 태도에서 문제점을 보인다. 베르테르가 그에게 가진 감정은 본인의 아주 가까운 가족도 아니고 예전에 딱 한번 이야기를 나눠본 상대에게 보이는 애착이나 믿음이라기엔 너무 과하며, 무고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강간미수와 살인이라는 중범죄를 짓고도 피해자 탓이나 하며 반성하지 않다는 증거가 확실한 범죄자를 좋게만 생각하여 본인과 말이 잘 통했으니 무죄라는 논리를 내세워 변호했다. 또한 알베르토한테는 이상화와 평가 절하를 계속 반복한다. 너무나 훌륭하다고 칭찬하다가도, 자신의 기분이 나빠지거나 알베르토가 조금이라도 자기 말대로 해 주지 않으면 알베르토는 자신을 미워한다고 고집을 부려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했다는 묘사도 나온다. 알베르토가 베르테르를 배려하여 자리를 비켜주자, 베르테르는 알베르토가 자신을 미워해서 얼굴 보기 싫어하는 것이라고 단정 짓고 화를 냈다는 서술이 있다.

한편으로는 단순히 기질과 성격의 문제, 가망 없는 짝사랑 문제뿐만이 아니라 이 시절에도 당연히 존재하던 직장 상사의 사내 괴롭힘 문제라든가 은연중에 신분 차별을 하는 귀족 사회에 치이느라 반발감과 불편감을 크게 느끼는 등[14] 나름대로 사회 고발적 측면도 지니는 주인공이다. 사회에 제대로 편입되기 힘들어해 괴리되는 당시 청년 세대를 잘 표현했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 해당 작품이 쓰여질 적 독일의 청년 세대는 기존의 중요한 가치로 대표되던 합리적인 이성과 엄격한 형식, 절차 따지기 등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품고 ' 질풍노도 운동' 등을 벌이기도 했다. 베르테르가 당시에도 자기 따라 자살하는 청년들을 만들어내서 해당 작품이 금서 취급받게 할 정도로 청년 세대의 몰입과 공감을 많이 샀던 이유이기도 하다.

로테에게 한눈에 빠져 열정적인 짝사랑을 하게 된다. 로테의 외모뿐만이 아니라 그녀의 인격이나 태도 등 모든 부분에서 거의 절대적인 호감과 연정을 느끼면서 푹 빠진다. 다만 로테가 첫사랑은 아니다. 작품 도입부에, 먼저 사랑하던 소녀가 어릴 적에 있긴 했는데 그녀는 죽었다고 나온다. 어쨌든 약혼자가 있다는 걸 알고도 사랑에 빠졌지만, 그래도 알베르트가 그들 옆에서 부재 시에는 로테의 옆을 차지해서 기쁜 찰나를 보낸다. 하지만 알베르트가 돌아오고 아무리 노력해도 로테의 사랑을 얻을 수도 없고 알베르트와도 공존할 수 없다는 걸 여러 차례 깨달으면서 한번 도시로 뜨게 된다. 위에서도 언급된 것처럼 베르테르는 도시의 귀족 사회의 부정적인 부분들에 치이고 실망한 끝에 도로 로테가 있던 곳을 찾으나, 이 과정에서 전쟁터에 나갈까 망설이기도 하지만 진짜로 그쪽으로 정열적이기보단 그냥 변덕 삼아 그랬다는 게 암시되고, 잠시 다른 공작 밑에서 일하기도 하나 공작이 자기에게 호의적으로 대해주는 거랑은 별개로 베르테르는 공작을 맘에 들어하지 않아서 금방 그 밑에서 빠져나와 버리고 직장도 그만둔 채 로테네 동네로 돌아가 버린다. 그리고 도시의 직장에선 8개월 만에 사표 냈다. 이미 로테와의 관계도 보다 서먹해지고 로테에 대한 사랑, 집착, 미련을 하나도 포기 못 했던지라 그의 상태는 더욱 악화되어 간다.

로테에 대한 사랑을 주체 못 하는 게 심해지는 결말부에 가까이 가면 가히 강박증이 의심되는 면모까지 보인다. 일부 리뷰에서도 베르테르의 행동에 대해 강박성을 언급하기까지 한다. 덕분에 로테도 베르테르에게 어느 정도 인간적인 호감을 지녔지만 가면 갈수록 그의 주체 안 되는 행태를 부담스러워하며 멀리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작중 묘사상 로테도 베르테르에게 호감 외에 연심도 어느 정도 지녀서 관계를 유지하고픈 마음도 보이지만 베르테르의 생각과 달리 알베르트를 차버리고 베르테르로 갈아탈 정도만큼 감정이 크지는 않다고 나온다. 그리고 그녀는 집안의 안정을 위해 알베르트와 결혼했던 데다 무절제하고 지나치게 격정적인 베르테르의 면모에 대해 감당하기 힘들어하는 부분이 묘사된다.

작중에서 그와 유사한 느낌을 내는 남자 조역이 두 명 정도 등장한다. 한 명은 어떤 미망인 주인을 짝사랑하다가 후반부에 살인 사건을 일으키는 어떤 하인 남자고, 또 한 명은 그처럼 로테를 짝사랑했다가 로테의 아버지에게 이 부분이 걸려서 해고당한 끝에 미치고 만 하인리히라는 청년이다. 이중 살인을 일으킨 하인 남자에게 베르테르는 동병상련을 느꼈는지 필사적으로 그를 변호하지만 그가 처벌받는 걸 막지 못한다.

로테의 옆을 차지하고 싶어서 알베르트가 죽길 바라는 등 극단적인 생각도 품고, 내심 알베르트를 갖다가 자기보다 로테를 사랑하는 부분에 있어선 아래라고 취급하며 스스로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데 여념 없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 외에도 이성적인 알베르트와 성격이 잘 안 맞는 데다 질투심과 로테에 대한 집착 때문에 계속 충돌하게 되는데, 의외로 알베르트에게 직접적으로 해코지를 하진 않는다. 우선 로테가 알베르트를 사랑하는 데다 이성적인 악의를 품을 만큼 알베르트가 나쁜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작품 내내 알베르트는 신사이자 심려 깊은 사람으로 묘사된다. 결국 베르테르는 알베르트와 로테의 옆을 떠나기 위해 알베르트의 권총을 로테를 통해 넘겨받아 자살하여 생을 마감하게 된다. 이때 입었던 소위 파란 연미복 자켓에 노란 조끼라는 베르테르 옷차림이 베르테르 효과로 인해 베르테르를 따라 하며 자살하는 청년들 사이에서 한동안 불티나게 유행했다고 한다.

죽을 때의 묘사를 보면 인망 자체는 꽤 좋았던 것 같다. 그가 잘 알고 친하게 지내던 법무관네 가족들, 특히 법무관의 아이들이 그의 장례식 때 엄청나게 슬퍼했고 한 아이는 관에서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고 할 정도다. 하지만 자살이었기에 성직자들은 전혀 참여하지 않았다고 한다.

로테에게 선물 리본을 받았는데 그 리본을 엄청나게 소중히 여긴다. 또 파티에서 한 뺨 때리기 게임에서는 로테에게 을 두 번이나, 그것도 딴 사람들보다 더 쎄게 맞았는데도 오히려 그것 때문에 좋아 죽는 모습을 보인다. 2부에선 로테가 새로 기르게 된 카나리아 덕에 로테랑 간접 키스를 한번 해 보는 호사까지 누리지만 그의 사랑은 그 자신을 파국으로 몰아넣고 끝난다.

은근히 눈치가 없다. 무도회의 매너상 한 명과 두 번 이상 춤을 추는 행위는 하면 안 되고 급작스런 뇌우 파트너로 데려온 여성[15]과 마지막 춤을 추지 못했다고는 하나 로테에게만 신경 쓰느라 정작 파트너로 데려온 여성은 방치해 버리는 비매너를 보여주었고, 누구라도 자신의 애인에게 지나치게 친근감을 드러내면 기분 나빠 하기 마련인데 슈미트의 애인인 프리데니케에게 너무 가까이 다가가서 슈미트의 기분을 상하게 만들었다. 또한 대령과의 식사 자리에서는 초대받지도 않은 파티에 얼굴을 들이밀고 자신보다 신분이 높은 이들에게 먼저 알은체를 하는 사교계에서 완전히 금기시되는 무례한 행동들을 골라 했다. 그러나 베르테르는 로테나 대령이 주변 사람들이 왜 기분 나빠 하고 당황해하는지 알려주기 전까지는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도 몰랐다. 더군다나 공사와의 불화 원인도 장난스럽게 보일 수가 있기 때문에 문건에는 쓰면 안될 도치법을 문건에 자꾸 쓰는 본인의 버릇이었으며 본인이 먼저 뒷담을 깠음에도 정작 본인 잘못은 알지 못했다.

사랑에 있어서 지나치게 집착적이고 예민한 성격 탓에 극단화가 쉬운 사고 회로를 지니고 있던 것이 자신을 파멸로 몰아넣었지만 장례식 때 묘사를 보면 인망이 좋다는 게 암시될 정도로 성격 자체는 좋은 부분도 있어서 초반 전개에서 자기랑 초면인 여성이 짐을 드는 걸 보고 기꺼이 도와주기도 했고, 아이들에게도 잘 대해주고, 로테나 늙은 목사네 가족들 등 초면인 사람들과도 금방 친해지고 호감을 사는 편이며, 어려운 사람에게 거리낌 없이 자선을 하기도 하며, 자기 밑의 하인들에게도 잘 대우해 줬다는 암시가 곳곳에 있다. 연적인 알베르트도 그와 성향적으로 대조가 심해서 잘 안 맞는 타입인 거치고는 그를 나쁘게만 본 건 아니다. 나중에는 태도 때문에 그와 선을 긋는 로테도 그에 대해 완전히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실망하고 돌아서기보단 현재의 태도가 문제지 근본적으론 괜찮은 사람으로 본다. 이런 면에서 현대의 독자들 일부는 베르테르가 실연과 사랑, 청년이 겪는 사회 문제가 주는 다각적인 스트레스 때문에 작품 후반에는 인격 장애와 같은 정신적 문제를 가지고 있던 건 아니냐고 묻기도 한다.

베르테르라는 캐릭터의 모티브는 작가인 괴테 본인과 작가의 친구이자 직장 동료였던 예루잘렘(영어식은 예루살렘)으로 보인다. 작가인 괴테는 지인의 아내였던 샤를로트 부프를 짝사랑하다 실패했고, 친구인 예루잘렘의 경우 상사의 유부녀를 짝사랑하다 실패하자 자살했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란 이야기는 작가의 경험과 작가 주변에서 일어난 실제 사례를 참고하여 만들어진 것이라 괴테 본인의 기억이나 감상과도 아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4.2. 로테

본명은 샤를로테이며 로테는 애칭. 베르테르와 나이대가 비슷하며 검은 눈을 지닌 미녀로 나온다.

약혼자 알베르트가 곁에 부재하던 당시 만난 베르테르를 사랑에 빠지게 만든 장본인으로, 초반엔 본인의 사교적이고 상냥한 성품에 더해 베르테르가 그녀에게 가진 호감 덕에 좋은 관계를 이루었다. 하지만 알베르트가 돌아오고 로테와 알베르트의 관계가 베르테르가 끼어들 재간이 점점 안 보이게 되면서 로테와 베르테르의 관계는 점점 파국으로 치닫기 시작한다.

지적이고 상냥한 성품인 한편 부모를 일찍 잃은 채 많은 동생들을 수습해야 하는 장녀로서의 책임감이 제법 크다. 베르테르에게 어느 정도 호감이 있으면서도[16] 베르테르를 끝까지 거부한 이유 중 하나는 어머니의 유언으로 가족을 안정시키고 동생들까지 건사하기 위해 가족을 책임져 줄 수 있는 알베르트와 약혼한 후 결혼까지 간 걸 차마 깰 수 없어서기도 하다.

그래서 자신을 짝사랑하나 이뤄질 수 없는 베르테르와 일단 약혼자에서 남편이 되었고 나름의 애정과 유대도 있는 알베르트, 그리고 그 사이에 낑겨버린 자신의 삼각관계를 어떻게든 초기엔 우정으로 유지시키려 하다가도 그게 실패하자 베르테르에게 선을 그으려고 많이 노력하지만, 자기 감정 포기 못 하고 주변을 맴돌면서 계속 어필하는 베르테르 때문에 힘겨워한다. 나중에 베르테르에게 기습적으로 키스를 받기도 하지만 결국 심적으로 힘들어하면서 선을 긋는다. 여러모로 짝사랑남 때문에 이쪽도 꽤나 고생한다.

한편으로는 베르테르에게 꾸준히 잘 대해주려고 엄청 노력하는 것과는 별개로 베르테르 특유의 격정적이고 충동적인 기질을 감당하기 힘들어하는 부분들이 여러 차례 강조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런 해석도 있다. 로테의 작중 태도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셋 사이의 균형을 지키려고 애쓴다는 평을 하는 이들이 있으며, 앞의 링크처럼 남편과의 관계가 있으면서도 베르테르랑 더 잘 맞았기에 끊지 못했던 거뿐이며 저렇게 행동하는 게 자기 연인이라면 실망했을 거라는 식으로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 작중에서 결혼 후에도 베르테르의 방문을 허용한 로테의 태도로 인해 나중에 이거 가지고 토론이 여러 번 열렸다고 할 정도니 사람들이 이 부분에 있어서 베르테르의 로테에 대한 태도와 함께[17] 여러모로 엇갈리는 시선을 보내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베르테르가 로테를 자기 식대로 지나치게 이상화시킨 여파도 있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결말부에 가까워진 시점에서 베르테르가 자기 앞에서 보인 불길한 행보와 발언들 때문에 베르테르가 뭔 일을 치지 않을까 하며 불길해하지만 남편 알베르트에게 차마 이 일에 대해 상담하지 못하고 어물쩡 넘어가게 된다. 사연을 모르는 알베르트는 나중에 베르테르의 부탁을 받고 로테의 손에 베르테르가 자살용으로 빌리려 했던 권총을 넘겨주게 되고 로테는 일단 그 문제의 권총을 베르테르에게 전달하게 된다. 이후 베르테르가 그걸로 자살해 버린 후 그녀는 큰 충격을 받는다.[18]

베르테르 외에도 그녀를 짝사랑했던 사람으로는 그녀의 아버지 밑에서 서기로 일했던 하인리히라는 청년이 있었다. 물론 로테의 아버지는 하인리히랑 로테를 이어줄 생각 따윈 전혀 없기 때문에 하인리히가 로테를 마음에 품고 있다는 걸 알자 해고시켜 버리고 이후 하인리히는 미쳐버린다.

모티프는 요한 볼프강 폰 괴테 본인이 짝사랑하다 실패로 끝난 유부녀( 괴테의 짝사랑 상대)[19] 자살한 괴테의 친구 예루잘렘이 사랑했던 어떤 유부녀로 보인다. 이쪽도 어느 정도 로테의 포지션을 만들 때 참고했을 가능성이 높은 게 괴테 본인은 유부녀를 짝사랑했으나 자살까진 가지 않았으나, 친구 예루잘렘은 짝사랑 대상이던 유부녀와 이어지지 못하고 결국 자살했기 때문. 그리고 로테의 이름은 괴테가 짝사랑하던 여자에게서 따왔지만 결말까지 고려해 보면 로테의 포지션은 자기를 짝사랑하던 사람이 사랑을 이루는 데 실패하고 자살해 버린 상황과 관련 있는 유부녀이다.

일본-한국계 기업 그룹인 롯데의 이름이 이 로테에서 따왔다.

4.3. 알베르트

로테의 약혼자에서 남편 되는 남자. 베르테르 입장에서는 연적이다.

조금 고지식하나 이성적이고 지적이며 차분한 성품으로 연적인 베르테르가 자꾸 주변에서 신경 긁는 짓을 하고 관계에서 은근히 어그로를 끌어도 베르테르를 면전에서 크게 내치거나 견제하지는 않는 등 인격적으로 성숙한 편이다.

작품 외부적으로 볼 경우 당 시대에서 이상적인 가치가 알베르트의 성격에서 보여지는 합리적인 이성이고 엄격한 형식 절차를 중시했다고 하니 알베르트는 당 시대의 지배적인 가치관과 관념에 대해 관련이 있으며, 베르테르는 대조적으로 이에 불만을 느끼던 청년 세대를 대표하며 청년 세대가 주도하는 '슈투름 운트 드랑(질풍노도) 운동' 과도 그 캐릭터성이 관련이 있다.

로테의 언급을 고려해 보면 로테의 어려운 집안 사정 안정화를 위해 정략결혼으로 맺어진 사이 같지만[20] 로테와의 사이도 좋고, 알베르트도 로테에게 잘해주는 등 관계는 결코 나쁘지 않다. 그러나 베르테르가 로테에게 보여주는 등 불타는 열정적인 관계는 아니라고 나오며 오히려 책임감과 제도 등에 맞춰 살아가는 무난한 결혼 생활에 가깝게 묘사된다. 물론 베르테르의 주관이 엄청 섞인 편지로만 이 부부의 정황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게 흠. 그리고 후술되지만 베르테르는 로테를 사랑하는 측면에서 알베르트랑 비교하면서 자기를 올려 치는 경향이 은근 있다. 다만 베르테르의 경우 로테에 대한 미련과 알베르트에 대한 질투심 때문인지 로테를 사랑하는 측면에 있어선 자기가 알베르트보다 늘 낫고 알베르트는 로테에게 제대로 못 해주고 있다는 등 편지에서 종종 자기랑 비교하면서 그를 까내린다. 그런데 로테는 베르테르의 기질과 성격과 행보 때문에 베르테르를 곁에 붙여두는 것에 한계를 느끼고 선을 그어버렸다. 즉 베르테르의 성격과 태도가 알베르트의 성격이나 태도보다도 로테에게 더한 부담감을 줬다는 것이다. 위에서도 보았듯 로테는 장녀로서 자기만 있는 것도 아니고 동생들까지도 딸려 있어서 어쩌면 세 사람 중에서 가장 현실을 직시해야 할 필요가 있는 사람이다. 물론 베르테르는 유복한 집안에 유산도 많이 받았기에 물질적으로는 넉넉하고 법률 쪽에서 일할 만큼 유능하다. 그러나 알베르트 역시도 아예 집안에서 맺어준 정략혼에 가깝다는걸 보면 알베르트도 물질적, 능력적으로 결코 베르테르에게 꿀릴 사람이 아니다.

허나 베르테르같이 격정적이고 충동적인 사람들에 대한 공감대의 부족과 특유의 성격이 겹쳐져서 베르테르와는 결국 극상성에 속했고,[21] 그 때문에 어설프게 우정을 표방한 삼각관계가 유지될 때도 아슬아슬한 측면을 보였으며 결국 베르테르가 먼저 못 견디고 떠나갈 정도. 알베르트도 마냥 사람 좋은 바보 같은 호인은 결코 아닌지라 베르테르가 로테에게 왜 저러는지 눈치를 채고 로테에게 베르테르랑 좀 멀리하라고 언질을 주기도 한다. 물론 그 알베르트가 저런 말을 할 정도로 주변에서 저 둘의 관계로 인해 슬슬 말이 돌 무렵이기도 했다.

뭣보다도 베르테르 입장에서 알베르트는 그토록 원하고 갈망해 마지않은 로테와 정식적이고 합법적으로 맺어진 연적인 데다 여러 사정으로 인해 넘사벽마냥 취급되었기에 알베르트의 성격 이전에 알베르트가 로테의 약혼자, 남편이란 자리를 고수하는 이상 로테가 원하는 방식대로의 평화로운 공존은 어려웠으리라는 게 작중에서 베르테르의 심리를 통해 꾸준히 암시되고 실제로도 결국 최후에 베르테르가 로테에게 차이고 나서 자살하는 걸로 증명된다.

베르테르가 자살할 때 사정을 잘 몰라서 베르테르가 자살용으로 총을 빌려달라는 줄도 모르고 부탁하는 대로 총을 빌려줬고 하필 자기 아내 로테 손에 그걸 들려 보냈다. 그걸로 베르테르가 자살하자 로테와 함께 충격받았으며 이후 로테를 챙기느라 베르테르의 장례식에도 참여를 못했다. 그리고 베르테르에게 질투를 엄청 사고 자기 부인에게 애착을 못 버려서 여러 번 신경 긁던 짓을 자기 앞에서 하는 걸 빤히 보고도 베르테르를 나름대로 좋게 봤으며 그가 자살할까 봐 걱정하기도 하고[22] 정말로 그가 죽자 진심으로 슬퍼하는 등 성격이 좋은 편이다. 베르테르도 연적에 더해 자기랑 상성상 잘 안 맞는 인간이란 점에서 알베르트를 부정적으로 평하기도 하지만, 알베르트 자체를 일관적으로 악인으로 취급하지는 않고 좋은 부분도 있음을 인정한다.

분명 구도상 서브남주지만 주인공 베르테르가 마지막에 연애적으로 패배하는 주인공이기 때문인지 서브임에도 불구하고 모든게 베르테르보다 우위로 묘사되고[23] 베르테르 본인도 그걸 어쩔 수 없이 인정하며, 자기가 알베르트의 자리를 차지하고픈 상상이나 알베르트가 죽었음 좋겠다는 망상까지는 해도 결국 알베르트를 진짜로 끌어내리고 그 자리를 차지한다는 생각까지는 하지도 않는다.

작중 베르테르와 로테의 관계에 대해 베르테르에게만 치중된 심리 묘사 때문에[24] 간과하기 쉬운 사실인데, 사실 굉장한 인격자이다. 다른 통속적인 로맨스 소설이라면 알베르트 포지션의 캐릭터는 연적이자 악역으로 설정되는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소설이 베르테르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알베르트가 베르테르와 로테의 관계에 대해 눈치를 챘는지 안 챘는지에 대해서는 모호한 점이 없잖아 있기 때문에 이를 더욱 눈치채기 어렵기도 하다. 정황상 베르테르와 로테의 관계는 알베르트로서는 눈치를 못 챌 수가 없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알베르트는 처음에는 베르테르를 친구로서 존중했기 때문에 베르테르가 로테를 찾아올 때면 자신 때문에 둘이 불편할까 봐, 그럴 필요까지는 없음에도 굳이 알아서 자리를 비켜 주기도 했다.

하지만 마을에서도 세 사람의 관계에 대한 말이 슬슬 나오기 시작하자, 본인도 어쩔 수 없이 로테에게 베르테르와의 관계를 정리할 것을 부탁한 것이다. 알베르트는 그들의 관계를 눈치챘건 안 챘건 간에 자기에게 질투와 적대감을 드러내는 기미를 보이는 베르테르를 최후까지 감싸 줬으며, 무엇보다 그가 자살로 생을 마감하자 진심으로 슬퍼했다. 또한 로테만큼은 아니더라도 베르테르가 자살할 기미를 보이는 것을 눈치채고 걱정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등, 명색이 자신의 아내인 로테에게 자꾸 애정 공세를 해 대는 연적인 베르테르를 이 정도까지 걱정해 주고, 그의 죽음을 정말로 슬퍼해 준 것까지 보면 진성 비현실적일 정도로 대인배이자 인격자이다.

4.4. 기타 등장인물

5. 평가

[age(1774-09-29)]년 전 소설인데도 불구하고 현대인들도 공감할 수 있는 내용과 믿기지 않을 정도로 풍부한 감수성이 묻어나는 아름다운 문체로 쓰인 시대를 초월한 명작이다. 지금 읽어봐도 왜 베르테르 효과가 나왔는지 단번에 느낄 수 있다. 다만 오늘날의 독자들은 젊은 남자와 유부녀의 불륜 이야기가 무슨 의미가 있냐는 의문을 표할지 모른다. 실제로도 현대에서 이 작품을 리뷰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플롯만 따지고 보면 막장 불륜 드라마 같다는 드립을 치는 사람들이 간혹 보일 정도다.

그러나 이 소설이 몇 세기 전에 쓰여졌는지, 그리고 당시 문학의 주류가 어디에 있었는지 생각해 보면 여러모로 큰 의미를 가진 소설이다. 또한 막연히 짝사랑에 실패한 남자의 이야기가 아니라 상당한 깊이를 가지고 있다. 베르테르와 알베르트의 대립은 '감정'과 '이성'의 대립을 상징하며 넓게 보면 '개개인의 감성'과 '획일화된 집단'의 갈등을 상징한다. 원래 괴테가 작가로서의 정체성 이상으로 계몽주의 사상가의 정체성이 강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괴테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대부분은 사회적이거나 형이상학적인 의미를 상징하고 있다. 그나마 젊은 베르터의 고뇌는 파우스트나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 편력시대에 비해 이런 상징성이 적고 구조가 단순한 편. 베르테르가 쓴 편지에도 짝사랑의 고단함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생활을 하면서 받는 스트레스, 속물스런 귀족들로부터 모욕을 당하거나 출세 지향의 안일한 공직 사회에서 고통받는 모습[30]과 함께 자연과 종교, 행복 등을 아우르는 철학적인 고민이 쓰여 있다.

처음 나올 당시에도 유럽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어 왕족이든 귀족이든 너 나 할 거 없이 서로 읽어댔고 세계 최초의 베스트셀러라는 평도 얻어냈다. 눈여겨볼 점은 알려진 것과 달리 괴테는 이 작품으로 그다지 돈을 벌지 못했다는 것. 출판사가 듣보잡 애송이 작가인 괴테에게 인세를 조금 내줬고 유럽 곳곳에서 해적판이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큰 유명세를 떨쳤고 결국 이 소설을 보고 감탄한 바이마르 공국 고위 귀족인 칼 폰 아우구스트 공작이 그를 초청해 공무원으로 고용한다. 괴테는 3년간 공무원으로 지내면서 돈은 두둑히 받았지만 공무원이 지겨워져 이탈리아로 여행을 간다면서 공작을 속이기도 했다. 다만 공작은 괴테가 공무원을 지겨워한다는 걸 알고 글만 잘 쓴다면 그만큼 돈을 주고 후원하겠다고 나서는 등 그를 잘 이해해 주었기에 비로소 생활에 불편함이 없게 되었다. 이때 나이가 30대였으며 아우구스트 공작은 나중에 괴테를 친구같이 여겨 늘그막까지 매우 친하게 지냈다. 즉 이 소설 자체로는 돈을 많이 벌지 못했지만 괴테를 유명하게 만들고 풍족하게 살게 만들어준 건 사실이다.

괴테와 절친한 친구이자 후배이자 괴테를 존경하던 극작가 실러(1759~1805)는 16살 때 이 소설을 읽고 경악했다. 소설을 심리적으로 공감이 가게 만드는 이 괴테는 대체 누구냐고 감탄했는데, 5년 뒤에 자신이 살던 곳의 영주 명령으로 억지로 사관학교로 들어가서 공부하면서 괴테를 직접 만나게 되었다. 그 영주인 오이겐 공작이 일개 평민에 불과한 젊은 나이의 괴테를 정중히 모시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다만, 괴테는 평민 출신이지만 아버지부터가 왕실 고문관까지 오른 귀족급 거물에 부유층이었으며 외할아버지도 평민 출신으로 프랑크푸르트 시장인 부유층으로 결국 둘 다 귀족 작위를 받았고 괴테도 폰이라는 칭호를 봐도 알겠지만 귀족이었다. 이를 두고 다른 분석도 있는데 부르주아 출신으로 신사 계층에 속하는 인물이기는 했어도 근세~근대 유럽의 신분제 체제하에서 '영주' 와 '신사'는 명확히 다른 계급이다. 즉, 계급을 단순히 평민-귀족으로 도식화해서 괴테 역시 귀족과 맞먹는 부르주아 계급 출신이니 귀족인 영주와 비슷한 계급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완전히 착각. 오히려 해당 영토의 군주인 영주의 관점에서 보면 농민이나 장인, 상인이든 신사든 자신의 통치 대상인 신민, 또는 신하의 입장에 있었던 것. 즉 군주가 그 신민에게 정중히 예의를 취할 정도로 괴테가 받은 사회적 존경이 엄청나다는 것에 충격을 받은 것이다. 당장 괴테의 다른 작품인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만 보더라도 하급 귀족이나 부르주아와 같은 신사 계층과 토지를 가진 지주 귀족(영지 귀족) 사이에 상당한 신분의 격차가 있었으며, 영주들이 신사 계급을 자신의 신하 정도로 여겼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이러한 오해는 한국인의 역사 인식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조선시대의 경우 조선 사회 전체를 통틀어 통치자(군주)라 할 수 있는 이는 왕 딱 한명밖에 없기 때문에 빚어지는 오해이다. 반면 중세 이래 근세~근대까지의 유럽 사회에서는 일단 '유럽 문화권'에 속한 나라들 자체가 여럿인데다 각각의 영주들이 자신이 영지에서는 군주(lord)였던 봉건제의 흔적까지 남아있던 탓에 통치자(군주/영주)들 자체가 하나의 계층(계급)을 이루는 집단으로 존재했던 것. 그러니까 한국인들은 '대귀족(영주)/신사 계층(소귀족~부르주아)의 관계'면 조선 시대로 쳤을 때 양반중에서 명문가 출신/한미한 집안 출신 정도의 신분 격차가 날 것이라고 짐작하기 쉬운데, 실상은 이보다 훨씬 큰 격차로, 역시 조선시대에 비유하면 '왕/신하의 관계'와 정도는 덜하지만 성격은 비슷한 격차가 있었다고 보면 된다. 말하자면 조선시대에 한 문인이 문장으로 이름을 크게 날려 국왕도 그를 정중히 대하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는 것과 비슷하다. 이 점은 실러의 개인사적 측면에서 접근하면 더 이해하기 쉬운데, 당시의 신분제도에서 신사 계층 출신인 실러와 비슷한 계층에 속하는 인물은 바로 괴테였다. 엄밀히 따진다면 군의관의 아들인 실러에 비해 시장의 외손자이고 고위 관료의 아들인 괴테가 신사 계층 내에서는 훨씬 더 위세있는 집안 출신이기는 했지만 당대 기준으로는 관료나 상인(상업 도시의 시장) 모두 주로 평민(부르주아)의 직업이었으므로 괴테 역시 평민 출신으로 출세해서 작위를 받은 신사 계층 하급 귀족 집안 출신이었던 것. (그리고 실러 역시 이후 문필로 이름을 날려 귀족의 작위를 받았다. 말하자면 괴테 집안이 실러 집안보다 좀 더 먼저 출세한 격이다.) 그런데 프리드리히 실러 항목을 보면 알겠지만 실러의 초년생은 귀족(뷔르템베르크 영주 오이겐 공작)의 온갖 행패와 갑질에 시달리며 자기 하고 싶은 공부도 못하고, 쓰고 싶은 책도 못 쓰는 고통과 억압에 치를 떠는 질곡의 나날이었다. (오이겐 공작의 사고방식은 간단히 말하자면 "너는 내 신하니까 무조건 내가 명령하는 것을 해야지, 어디 감히 자기가 하고 싶은 걸 내세우냐" 는 식이었다.) 그런 실러가 보기에 자신에게는 그리도 오만하고 고압적이던 오이겐 공작이 자신과 비슷한 계급 출신인 괴테에게는 정중한 예의를 보이고 있으니 엄청난 충격을 받고 눈이 돌아가 "나도 위대한 업적을 세워 더이상 귀족들이 나를 억압하지 못하도록 만들고 싶다!"는 마음과 함께 이미 그런 업적을 세운 괴테에 대한 존경심이 생기는 것이 당연했던 것. 실러는 나중에 회고록에서 소설 하나 때문에 영지민들에게 가혹하고 제왕처럼 군림하던 영주가 스스로 몸을 낮추게 했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다고 회고하며 자신도 글을 쓰기로 마음먹게 한 계기가 되었다고 썼다. 실러가 괴테에게 부러움과 존경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실러 항목에서도 나오듯이 실러는 탈영하여 멀리 달아나 어렵게 살면서 희곡과 글을 써 왔고 40대 가까이 이르러서야 비로소 괴테에게 찬양받으면서 대박을 거두고 그와 친구처럼 친하게 지냈으며 43살에는 마침내 귀족이 되어 부와 명예를 얻게 된다.

나폴레옹은 전쟁터에도 이 책을 가지고 다녔으며 처음부터 끝까지 16번을 읽고 또 읽었다. 심지어 이 책을 토대로 자작 소설까지 써봤지만 망했다고. 대불 동맹을 분쇄하고 독일을 점령한 나폴레옹이 드디어 괴테와 직접 대면하게 되었는데, 이때 나폴레옹은 '다 좋은데 주인공이 귀족들로부터 창피당하는 장면은 내용에 좀 안 어울리는 것 같다'며 태클을 걸었으나, 괴테는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나폴레옹(그리고 그를 비롯한 당대 사람들)은 본 소설을 단순히 연애소설로 보고 연애와는 아무 연관 없는 장면에 대해 그러한 조언을 한 것이겠으나 여러 주제를 담으려던 괴테의 입장에선 그렇지 않다는 뜻인 것 같다.

그 밖에 영국 총리 벤저민 디즈레일리(1804~1881)가 이 책을 사악한 책이라 비난하면서도 20번도 넘게 읽었다고 회고했다. 자살을 저지르는 주인공이니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그에겐 사악한 것이 당연할 수 있다. 이 영향으로 멀리 중국의 두 남녀가 그려진 도자기가 유럽에 팔리기도 했다는 기록까지 있다. 결국 교황청에서도 금서로 지정했지만 해적판이 더욱 많이 나와 책을 더 유명해지게 만들었다.

근대화 시대 동아시아에서 소개되었을 때 신지식인들에게 엄청난 문화충격을 던진 작품이기도 하다. 마오둔[31] 미국의 언론인 아그네스 스메들리를 처음 만난 자리에서 질문한 것 중 하나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다루는 것과 같은 연애가 그저 문학가의 상상력 속에서 탄생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냐는 것이었을 정도. 이는 동아시아의 근대화 시기 일어난 가장 중요한 변화 중 하나인 ' 개인의 발견'과 관련이 있다. '충효'와 같은 가치관 이전에 개인과, 개인의 자유 및 감정이 있다는 근대 서구적 가치관이 유입되면서 사회적으로 엄청난 충격을 가져다주었고, 그런 '개인'의 가장 중요한 상징은 결혼과 같은 문제를 가문의 판단이 아니라 자신의 욕망에 의해 결정할 수 있다는 ' 연애'였으며, 이 때문에 연애 소설들이 엄청난 사회적 반향을 가져오고, 더 나아가 자유연애가 '모던 보이, 모던 걸'의 상징으로서 유행하게 된 것. 그런 상황에서 이 작품은 특유의 섬세한 감정 묘사와, 주인공이 사회적으로 권장할 만한 일이 결코 아닌 선택을 했음에도 많은 사람 속의 애도 속에 묻히는 결말, 이런 이야기가 소설의 형태로 널리 퍼졌다는 점에서 특별한 충격을 일으킨 것이다. 동아시아권에서는 '기존의 사회적 가치관을 개인의 욕망 때문에 완전히 저버린다'는 것 자체를 아예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으며, 어쩌다 그런 사람이 나오더라도 '에에잇! 저런 천하에 몹쓸 것! 소문날까 두려우니 시체일랑 거적에 싸 말아서 내다 버려라!'라는 경멸을 한몸에 받으며 사회적으로 매장되기 십상이었기 때문이다.

6. 미디어 믹스

후대에 연극, 오페라, 영화로도 자주 만들어졌다.

6.1. 뮤지컬

파일:상세 내용 아이콘.svg   자세한 내용은 베르테르(뮤지컬) 문서
번 문단을
부분을
참고하십시오.
한국에서는 뮤지컬로 제작되어 2000년 초연했으며 2020년 8월 20주년 공연이 올라왔다.

7. 기타



[1] '젊은 베르터의 고통/고뇌'라고도 한다. 자세한 것은 후술. [2] 독일어 [3] 영어 [4] 빌헬름이라고 착각할 수 있는데 작중 인물 및 사건과 무관한 제3자다. 「(전략)베르테르는 그날 에도 온갖 서류와 씨름했습니다. 그중 대부분은 찢어서 난로 속에 던져 넣었고 몇몇 서류 뭉치는 빌헬름의 주소로 봉인했습니다. 짧은 글귀와 갖가지 단상이 대부분이었는데, 그중 몇 가지는 편집자인 나도 읽어볼 수 있었습니다.(후략)」 문학동네 번역(안장혁 역) [5] 표준 독일어에서 어말의 er를 [ɐ\]로 발음하는 것은 사실이나, 바이에른이나 오스트리아 등에서는 r까지 살려서 발음하기도 한다. [6] 본명 샤를로테이지만, 애칭은 로테이며 애칭으로도 자주 불린다. 기업 롯데의 이름도 이 아가씨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7] 알베르트는 차분하고 침착한 성격인 반면, 베르테르는 감수성이 풍부하고 예민한 성격의 소유자이다. [8] 로테도 베르테르에게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었으나, 로테는 9남매의 맏이로서 책임져야 할 아직 어린 동생들이 8명이나 있었기에 경제적으로도 무능하고 매우 충동적인 인물인 베르테르를 선택할 수 없었다. [9] 다만 유산의 경우 바로 물려받지는 못하고 이걸 이미 보유한 친척에게 이걸 받으려 드는 등 가족 갈등이 있어 보인다. [10] 로테와 만난 초반까지는 어느 정도 이성을 챙기는 듯한 면모를 보여주는 대화를 하지만, 이후에는 그런 거 없고 그냥 사랑에 몰두하다 미쳐가는 인간으로 보일 정도. [11] 베르테르의 갈망, 우울, 고독감이 해결되려면 결국 로테의 옆자리를 자기가 일단 얻어야 하는데 그것부터 불가능에 가깝고 그렇다고 새롭고 건실한 방식의 인연을 추가로 만드는 식으로 로테에게서 벗어나려는 건 생각조차 하지 않고 계속 로테에게만 매달린다. 결국 자살을 결심할 시점쯤으로 가선 주변에서의 지적이나 권유 등도 더는 통하지 않게 된다. [12] 무심결에 알베르토의 권총을 관자놀이에 대었다가 알베르토와 싸우게 된 적도 있고, 후반부에선 절벽에서 투신자살하려 했다는 묘사도 나온다. [13] 심지어 뒷담은 베르테르쪽이 먼저 깠다. [14] 같이 일하는 C 백작, 도시에서 지낼 때 나름 가까이 지냈던 B 양처럼 그에게도 호감을 가지고 잘 대해 주던 귀족들도 있었으나 대다수의 귀족들은 '평민'인 그를 고까워하면서 어서 파티장에서 나가라는 식의 눈치를 주는 부분이 나온다. 즉 능력이 되어도 신분이 안 된다는 이유 하나로 차별하고 그렇지 않아도 신분만 되면 상류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되는 사회의 어두운 측면을 작가가 이 부분을 통해 고발하는 것. 다만 이런 취급을 받은 데에는 베르테르 본인의 잘못도 있다. 그는 대령에게 저녁 식사 초대받았지, 파티 초대를 받은 것이 아니었다. 또한 당시 상류층 사이에선 자신보다 지위나 신분이 높은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걸고 알은체하는 일은 매우 무례한 짓으로 여겨졌으며, 할 일이 다 끝났는데도 남의 집에서 떠나지 않거나 초대받지 못한 자리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 역시 매우 무개념한 행동이었다. 그런 실정이었는데 이때 베르테르가 한 행동을 보자. 그는 ①저녁 식사가 끝났음에도 자리를 뜨지 않고 ② 초대받은 적도 없는 파티에 어슬렁거리며 ③평민의 신분으로 B 양을 비롯한 귀족들에게 자신이 먼저 알은체했다. 그 당시로선 사교계에서 완전히 매장되고도 남을 끔찍한 결례들만 아주 골라서 저지른 것이다. 그 자리에 모인 귀족들이 나가라고 눈치를 준 것은 단순히 베르테르의 신분만을 보고 차별해서가 아니었다. [15] 무도회는 처음 추는 춤과 마지막으로 추는 춤을 같이 동행했던 파트너와 함께 하는 것이 예의다. [16] 약혼자인 알베르트와의 관계도 나쁘지 않지만 인간적으로 베르테르와도 어느 정도 맞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17] 이쪽도 베르테르의 슬픔 관련으로 여러 번 토론 주제나 소주제로 활용된다. [18] 충격이 컸는지 그녀의 남편 알베르트와 그녀 모두 장례식에 참여하지 못했는데, 알베르트는 로테를 챙기느라 거기 못 참여했다고 나온다. 서술상 '로테의 생명이 위독'이란 부분이 나온 걸 보면 단순히 정신적으로 쇼크 좀 먹고 끝난 건 결코 아니다. [19] 이름마저도 샤를로테로 똑같다. 이쪽이 제일 가능성이 높다. [20] 지금은 사망한 로테의 어머니가 그녀와 알베르트의 결혼을 주선했다. [21] 대표적으로 감정적인 이유로 자살했던 어떤 여성의 사례에 대해 베르테르는 감정적으로 몰입하며 그 여성의 사례에 공감하고 자살하는 것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보는 반면 알베르트는 이성적인 시각과 세간의 기준대로 선을 그으면서 자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는 등 극도로 상반되는 시선과 사상을 가졌다는 게 드러나는 대화 장면이 한 번 나온다. [22] 정작 자기에게 총을 베르테르가 빌릴 적엔 자살용으로 빌리려는 의도를 품었다는 걸 전혀 몰랐다. [23] 베르테르가 주인공이고 베르테르 위주로 이야기가 짜여있고 베르테르의 주관대로 푸는 서문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긴 하지만 제3자의 시선에서 보면 현대 독자들이 이게 막장 드라마 같다는 평을 리뷰에서도 간혹 할 정도로 베르테르 자체가 NTR을 넘어 아예 기존 남편의 자리 그 자체를 노리는 불륜 지망남 주인공 속성을 지니고 있긴 하다. [24] 물론 작품의 주인공이자 화자가 베르테르 본인이기 때문에 이런 서술 편향성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작가인 괴테 본인이 그것을 의도하기도 했고. [25] 로테보다 좀 더 나이 어린 여동생이 나머지 동생들을 챙기는 역할을 맡게 되자 나머지 동생들이 로테가 제일 좋다는 반응을 보였다. [26] 대놓고 나가달라고 말하기보단 주변 사람들 이야기를 들먹이면서 은근 눈치를 주는 한편 말끝을 흐린다. [27] B양 본인도 다른 귀족들에게 베르테르랑 지인 사이라는 이유로 눈치와 압박감을 받느라 힘들어서 나중에 베르테르에게 진상을 털 때 '“홀 안에 들어섰을 때부터 선생님 때문에 전 얼마나 괴로웠는지 몰라요. 저는 미리부터 모든 것을 짐작하고 있었지요. 선생님에게 그 이야기를 모조리 털어놓을까 하고 혀끝까지 말이 나올 뻔했어요.”라고 말했을 정도. [28] 최종적으로 벌목된 호두나무는 관리소가 경매에 부쳐 팔았다고 한다. [29] 뮤지컬판에서는 '카인즈'라는 이름이 붙었다. [30] 작가 본인 역시 오랫동안 공직 생활을 했다. 자세한 것은 작가 본인의 문서 참고. [31] 마오둔(茅盾)은 필명이고 본명은 선더훙(沈德鴻). 중국의 문학가이자 마오쩌둥을 도와 공산당 창당을 도왔으며 마오쩌둥의 비서이자 문화부 장관으로 이후 당간지를 집필하는 데 도움을 줬다. [32] 제임스 맥퍼슨의 서사시의 화자이며, 이름의 유래는 오신 막 핀이라는 설이 유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