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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게임에서 얼마나 다양한 선택의 자유를 제공하느냐와 관련된 개념. 과거 어드벤쳐/ RPG 게임이 나타나면서 강조되기 시작한 개념. 특히 북미 게임에서 많은 발전이 이루어졌다. 다만 그 개념 정의는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2. 자유도(自由度)와 비선형성(Nonlinearity)
자유도(自由度)라는 단어는 일본 게임언론에서 자국의 RPG와 서구의 RPG를 비교분석하면서 발명한 단어이다. 개념 자체에 '일본식 RPG'를 기본으로 보고 서양식 RPG는 얼마나 다른지 비교하려는 시각이 반영되어 있는 것이다. 이 용어가 한국으로 수입되고 현대 게임의 주류인 서구권 게임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무분별하게 포괄적으로 남용되기 시작한 것이라 할 수 있다.[1]정작 그 자유도 높은 게임을 만드는 서구권에서는 '자유도'에 해당되는 단어가 없으며 게임의 평가척도가 되지도 않는다. 여기서도 게임을 설명하면서 자유롭다(free, freely) 같은 수식어는 자주 쓰이나 '자유도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키배를 벌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자유도란 말 자체가 없으므로.
일반 유저들은 게임이 일방통행적이지 않으면 다 자유도가 높다고 칭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혼란을 초래하기 쉽다. '어떤 자유도'인지 제대로 미리 밝혀놓지 않으면 심즈도 자유도 높은 게임이고 울티마도 자유도 높은 게임이고 Grand Theft Auto 도 자유도 높은 게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세 게임의 성향은 매우 다르기에 유저들 사이에서 싸움이 벌어지는 원인이 된다.
비선형 게임플레이란 비디오 게임에서 플레이어에게 다양한 목표로 달성할 수 있는 순서를 부여하는 것을 가리킨다. 선형적인 게임에선 플레이어가 레벨[2]을 진행할 수 있는 방법은 한 가지 밖에 없지만, 비선형적인 게임에선 레벨을 돌파하는 법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다음 단계로 진행하기 위해 이전에 지나친 장소를 재방문하거나 선회하는 추가목표가 주로 주어진다. 비선형 게임플레이도 결국 선형 게임플레이와 같이 끝에 도달하는 목표는 같지만[3] 목표로 향하는 과정이 여러 가지로 나뉘는데 이 과정에서 플레이어는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되어 막대한 자유도를 느끼게되는 것이다.
흔히 자유도 게임의 대명사로 서구권 게임이 자주 언급되는데 정작 서구권이나 게임학(Game Studies)에서는 자유도 같은 개념이나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서구권에서는 비선형성(Nonlinearity)이 한국에서 흔히 언급되는 자유도에 대응되는데 여기서의 비선형성은 RPG나 외양적으로 RPG 비슷한 종류( Grand Theft Auto 시리즈 등)에 국한되지도 않고 범위가 대단히 넓어서 1:1로 번역되기엔 곤란하다.
서구권과 게임학에서 논의되는 비선형성의 소분류는 대략적으로 '선택의 자유'와 '행동의 자유'로 구분된다. 선택의 자유가 주로 이야기, 서사 구조 등과 연관이 있다면, 행동의 자유는 게임 공간( 맵), 레벨 디자인과 관련이 있다.
- 비선형적 내러티브(Nonlinear narrative) - 내러티브의 진행이 일방향적이지 않다. 스토리라인의 분기점이나 엔딩의 개수가 복수일수도 있고 매스 이펙트 시리즈나 더 위처 2: 왕들의 암살자처럼 플레이어의 선택이 내러티브의 방향을 바꾸거나 내러티브의 곳곳에 영향을 끼치는 형태일 수도 있다. 일본식 RPG중 최고작품이라 불리는 크로노 트리거나 택틱스 오우거 역시 스토리라인과 엔딩이 여러 개로 때문에 비선형적 내러티브를 가진 게임에 포함되고 비주얼 노벨이나 미연시같은 장르도 비선형적 내러티브를 논할때 자주 언급되는 장르다. 플레이어의 선택과 이에 대응되는 내러티브의 변화가 컨텐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워킹 데드(게임)도 이 분류에 포함되는데 정작 이런 게임들을 보고 한국이나 일본에서는 '자유도가 높은 게임'이라고 거의 언급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에 주목하자.
- 비선형적 레벨 디자인(Nonlinear level design) - 게임내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이 비선형적이다. 순차적/선형적으로 레벨(스테이지)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내러티브 외적으로) 게임의 진행은 다양한 루트로 수행될 수 있고 진행순서가 정해져있지 않을수도 있고 한번 진행된 부분을 다시 진행하는 요소까지 포함한다. 이 분야의 고전을 예로 들자면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가 있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에서는 워프존을 이용해 스테이지(레벨)를 건너뛸 수 있었으며 특히 3편에서는 다양한 변신모드와 아이템이 존재해서 스테이지(레벨) 진행이 매우 유동적이었다. 아예 내러티브를 포기하고 게임플레이의 비선형성만을 극대화된 샌드박스 게임이나 시뮬레이션 게임도 이에 해당한다. 심시티라든지. 로그라이크 장르도 비선형성이 강한 장르에 속한다. 특징상 오픈월드 장르의 게임과 결합되기 쉽기 때문에 오픈 월드 장르를 설명하는 단어로 자주 사용되나, 엄밀히 말하자면 같은 개념은 아니다. 오픈 월드라도 선형적으로 느껴지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게이머들이 자유도의 개념을 여기저기 가져다 붙이는 것과 달리 게임업계 종사자들은 주로 위의 두가지 부분에 한정해서만 이를 논하는 경우가 많다. 스토리나 내러티브는 그 특성상 다른 요소들과 뒤섞일 수밖에 없어 구분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할 수도 있으나, 그럼에도 목적이나 엔딩이 없거나 희미한 게임[4]과 비교하면 분명 스토리 요소에 집중한 게임/집중하지 않은 게임의 구분이 가능하다.[5]
담론의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자유도'보다는 '비선형성'에 대한 토론이 더 효율적인데 '자유도'는 '자유도란 ~~이다'에 도달하기 위해 각 유저가 가진 '게임의 자유'에 대해 개념과 논리, 근거와 예시 및 반례를 지리하게 토론해야 하며 그런 걸 전부 하더라도 '자유도'라는 개념이 엄밀히 정의되기 매우 힘들다. 하지만 비선형성은 다르게 말하자면 '선형적이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선형성만 파악하면 비선형성을 정의내리기 매우 쉽기 때문이다. 그리고 게임에서의 선형성은 대개 파악하기 어렵지 않다.( 콜 오브 듀티 시리즈의 캠페인 등)
무엇보다 자유도라는 개념의 문제는 자유도가 이미 검증이 끝난 개념이며 온도나 고도처럼 게임의 가치를 평가하는 절대적인 측정기준(degree)으로 활용가능하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이다. 한국 게이머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일종의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라고 할만하다. 몸(게임)이 침대(개념)에 꼭 맞지 않으면 몸을 쳐내거나 억지로 늘리는 격이다.
로제 카유아가 제시한 기준으로 본다면 아곤적인 게임보다는 일링크스, 미미크리, 알레아 요소가 강한 게임이 더 자유도 개념에 부합한다고 할 수 있다.
유저의 행동이 게임 월드에 유의미한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것을 의미하는 용어로 플레이어 주도성(player agency)이라는 용어가 있다고 한다.
3. 자유도 요소
3.1. 게임학에서 언급되는 자유도 요소
3.1.1. 공간 크기
공간 안에서 얼마나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느냐와 관련이 있는 자유도 요소다. 이동의 자유의 예를 들면 스테이지 방식과 오픈 월드 방식을 비교할 수 있을 것이다. 스테이지 방식은 방 안같이 좁은 공간에 서서 들이닥치는 적들을 해치워야 하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마음대로 이동할 수 없다. 반면 Grand Theft Auto나 엘더스크롤 5: 스카이림같은 오픈월드 게임의 경우 플레이어가 방대한 월드 공간을 여행할 수 있다. 때문에 보통 이동의 자유를 보장하는 게임들은 오픈 월드 게임이다.
가장 직관적으로 다가오는 요소이다. 일단 넓고 다양한 공간이 존재해야 플레이어의 선택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 다 그렇진 않지만 이런 류의 게임에서는 초반에 어느 정도의 진행만 하면 그 이후부터는 게임의 스토리와 상관없이 자기 마음대로 이동이 가능하다. 보이는 곳이면 어디든지 갈 수 있고, 갈 수 있는 길도 정해져 있지 않다. 이와 같이 오픈 월드 게임은 상대적으로 스테이지 방식보다 '갇혀있다는 느낌'을 덜 주고 개방감 내지 해방감을 준다는 장점이 있기에 그동안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오픈 월드의 경우도 완전한 오픈 월드를 구현한 사례는 많지 않다. 예를 들면 위쳐 3의 경우 노비그라드, 스켈리게 같은 지역별로 맵을 따로 구현한 세미 오픈 월드 방식이었고, 엘더스크롤 5: 스카이림의 경우 도시, 던전, 집은 별개의 셀로 따로 구분하여 들어가면 로딩창이 떴다. 킹덤 컴 : 딜리버런스처럼 문을 열면 바로 집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만드는 경우도 있으나 이런 경우에도 맵 외곽으로 가면 '더 이상 갈 수 없다' 같은 메시지가 뜨면서 바깥으로는 나가지 못하게 막는다.
이는 기술적 제약들로 인해 상대적으로 발전의 역사가 짧기 때문이다. 2D 게임이 주류였던 80년대는 저장매체의 발전이 미비하여 KB~MB 단위의 용량으로 구현 가능한 공간의 넓이에는 한계가 있었으며, 3D게임의 태동기였던 90년대는 광학 매체의 사용으로 용량적 제한은 해결되었으나 연산장치의 문제로 인해 원경 표현에 한계가 있었다.[6] 2000년대에 들어서야 현대 게임들에서 보여지는 넓고 연속적인 세계가 부분적으로나마 실현 가능해졌으며, 그 이전의 게임들은 대다수가 스테이지식 구성을 취했다.
현대 AAA급 오픈 월드 게임들이 납득 가능한 컨텐츠 밀도를 유지하면서 구현할 수 있는 세계의 크기는 약 100km2 정도가 한계라는 것이 통념이다.[7] 그 이상의 크기로도 구현이 가능하긴 하나 이런 경우 유비식 오픈 월드마냥 필연적으로 콘텐츠 밀도가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 이상의 크기를 구현하는 경우 컨텐츠 밀도의 감소를 감당 가능한 특수한 장르의 게임이거나(레이싱, 스페이스 오페라 등), 절차적 생성 레벨 디자인을 사용하게 된다. 사실 이럴 수밖에 없는게 지구 같은 특정 행성 전체를 오픈월드로 구현하면 로딩해야할 데이터가 엄청나게 늘어날 게 뻔하다. EVE온라인이나 엘리트: 데인저러스처럼 우주 단위로 이동이 가능하게 만든 경우도 있으나, 이런 우주 배경의 오픈 월드는 별개로 봐야 할 것이다. 이런 우주 단위 오픈 월드인 경우도 행성으로는 내려가지 못하는 등 제약이 있다.
또한 이런 이동의 자유가 높은 게임은 적절하게 넓게 해야지 너무 넓으면 콘텐츠 밀도가 떨어지고 게임 플레이에 지루함을 유발할 수 있다. 맵 크기를 너무 넓혔다가 오히려 재미를 제한해 버릴 수도 있다.[8] 단순히 물리적 면적이 넓다고 크기가 충족되는 것이 아니라 에셋과 컨텐츠의 다양성(밀도)을 갖추어야 공간이 크다고 할 수 있다.
3.1.2. 레벨 디자인
지역과 지역이 서로 어떠한 공간적/서사적/시스템적 관계를 가지고 연결되며, 플레이어가 이를 어떻게 탐색하느냐에 대한 요소이다. 공간의 크기에 비해 직관적으로 와닿지는 않지만, 탐험에 대한 동기와 당위성을 제공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공간의 유기성이 없이 넓기만 하면 탐색의 필요성이 사라져 백트래킹이 일어나지 않아 공간이 열려 있음에도 불구하고 플레이가 선형적으로 되거나, 무의미한 반복성 플레이로 점철되는 유비식 오픈 월드가 된다.
과거 용량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2D 게임에서 주로 연구된 디자인으로, 메트로배니아 장르가 이 분야를 가장 먼저 정립하고 발전시켜온 선구자라 할 수 있다. 당시에는 폐쇄된 여러 격자 구획들을 자연스럽게 이어붙이는 식의 구현에 가까웠지만, 격자로 이루어지지 않은 3D 게임에서도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시가 다크 소울의 레벨 디자인으로, 구역 간에 연결이 치밀하게 이루어져 공간의 정합성이 손실되지 않으면서도 숨겨진 지름길과 경로들로 비선형적 진행이 가능하여 플레이어의 탐험 욕구를 자극한다.[9]
오픈 월드 게임에서도 이러한 디자인은 일부 변형돼서 차용되고 있는데, 야생의 숨결에서 이른바 ' 삼각형의 법칙'이라 불리는 필드 디자인 원칙을 이용하여 플레이어의 이동을 직접적으로 제한하지 않으면서도 산악과 필드 거점들의 유기적 배치를 이용한 정보 전달의 제한을 이용하여 플레이어의 동선을 유도하는 사례가 이에 속한다.
3.1.3. 오브젝트 상호작용
게임의 오브젝트(사물)들이 단순한 시각적 장식에 그치지 않고 고유의 물리/화학적 성질을 가지며, 이러한 오브젝트들의 상호작용으로 일관성 있는 시뮬레이션으로서의 세계가 만들어지는 요소이다. 크게 오브젝트-플레이어 상호작용과, 오브젝트-오브젝트 상호작용으로 나눌 수 있다.
예를 들어 부엌에 캐릭터가 있다 치면 식탁 위의 컵을 실제로 손에 쥐고 들어올릴 수 있는게 아니라 고정되어 있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경우가 그렇다. 이렇게 고정되어 좌표, 크기 등이 변화하지 않는 오브젝트를 Static(정적)[10] 오브젝트라고 부르며, 움직일 수 있거나 조건에 따라 존재 유무, 좌표, 크기 등이 변하는 Dynamic(동적) 오브젝트에 비해 훨씬 더 연산이 적기 때문에 자주 사용된다.
오브젝트-플레이어 상호작용은 이머시브 심 장르에서 주로 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데이어스 엑스는 대다수의 사물이 물리적 성질을 가져 상자를 쌓아서 높은 담을 넘는 등의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여기에는 창발적 요소도 있는데, 원격 지뢰를 본래의 목적인 무기로 사용하는 대신 그 물리적 성질을 이용하여 벽을 오를 수 있는 발판으로 사용하는 것이 대표적 사례이다. 일반적인 게임의 오브젝트는 하나의 정해진 목적에만 들어맞는 도구로서 사용되지만, 이머시브 심에서의 오브젝트는 그 자체가 하나의 메커니즘이며 정해진 규칙에 들어맞는 모든 상황에서 일관적으로 작용한다.
오브젝트-오브젝트 상호작용은 대체로 마인크래프트와 같은 샌드박스 게임, 그 중에서도 생존 시뮬레이션에서 자주 나타난다. 이머시브 심이 플레이어의 체험에 그 중점을 둔다면, 샌드박스 게임은 플레이어가 관여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 변화가 생성되며 유지되는 하나의 정속성 있는 세계를 구성하는 것이 목표이다. 예시로 좀비는 플레이어의 관여가 없어도 거북알을 보면 파괴하려 하며, 이 성질을 이용하여 다양한 종류의 자동화 공장을 만들 수 있다. 이러한 게임은 다양한 오브젝트를 합성하여 새로운 오브젝트를 만들어내는 제작(Crafting) 시스템 역시 깊이있게 구현된 경우가 많다. 제작된 오브젝트가 개발자에 의해 미리 디자인된 별개의 오브젝트인 경우도 있으나 본래 재료의 물리적 성질을 유지하는 단순한 집합체임에도 뛰어난 효용을 가지는 경우도 있는데, 보통 게임 시스템으로서의 깊이가 두드러지는 쪽은 후자이나 양쪽 다 오브젝트-오브젝트 상호작용의 일부라 볼 수 있다.
고전 게임 중에서는 울티마 7이 이 방면에서 혁신적인 면모를 보여준 것으로 유명하다. # 울티마 7에서는 상당수 사물들을 직접 들거나 작동시킬 수 있었다.[11] 이에 영향을 받은 게임으로 디비니티 시리즈와 발더스 게이트 3가 있다. 라리안 스튜디오의 CEO 스벤 빈케는 직접 울티마 7에서 영감을 받아 그렇게 만들기로 목표를 잡고 만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장르는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다르지만 심즈 시리즈도 상당히 다양한 작동 모션을 구현해 둔 것으로 유명하다. 1인칭 3D AAA 게임 중에서 이런 작동의 자유를 부분적으로나마 구현한 게임으로는 엘더스크롤 5: 스카이림이 있다. 스카이림에서는 항아리나 시체 등을 들고 이동할 수 있다. 다만 직접 캐릭터가 손을 대고 든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그냥 허공에 둥둥 떠다니는 식으로 움직이게 해놨다는 한계가 있다.[12] 2020년 기준으로 이 분야에서 가장 독보적인 게임은 아마 하프라이프: 알릭스일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게임들은 공간에 있는 사물들과 상호작용할 수 없도록 제한하거나 아예 관련 기능을 구현하지 않는다. 사이버펑크 2077의 경우처럼 특정 퀘스트 이벤트 외에는 음식점의 의자에 앉을 수 없고, 바닥에 널부러진 사물을 손에 쥘 수 없는 것이 그러한 예이다.
또한 이런 작동의 자유는 지나치게 구체적이고 세세하게 구현하면 도리어 지루해질 수 있다. 레드 데드 리뎀션 2의 경우 밥먹고 씻는 것까지 일일이 해야 하는 점에서 호불호가 크게 갈린 바 있다.
3.1.4. 지형 상호작용
지형이 단순히 공간이나 장벽에서 머무는 대신 등반/비행/탐색 등의 적절한 수단을 통해 극복할 수 있는 과제가 되며, 지형에 맞는 이동수단을 플레이어가 직접 찾아서 적용하는 것이 성취감을 주는 게임플레이가 이에 해당한다. 특히 물리 엔진의 도움을 받아 주변 지형지물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타고 넘을 수 있고, 여러 탈 것을 타고 다닐 수 있는 경우 이러한 요소가 부각된고 할 수 있다.
본디 플랫포머 게임에서 가장 많이 연구되었으며 점프, 추락사, 벽타기 등의 다양한 컨트롤과 메카닉이 매우 이른 시기부터 정립되었다. 3D 게임에서도 툼 레이더 등을 통하여 이러한 메카닉이 계승되었으며, 이후 잠입 액션 게임인 어쌔신 크리드에서 건물을 오르내리는 파쿠르를 도입함으로서 여러 장르의 게임에도 이러한 게임 디자인이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왕국의 눈물은 오픈월드 게임에 지형과의 상호작용을 가장 성공적으로 도입한 예시로, 지형에 따라 단순 등반 / 트레루프 / 상승기류 / 조나우 기어 등의 다양한 해법을 추구할 수 있으며 이를 플레이어가 찾아나가는 과정 자체에서 즐거움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3.1.5. 캐릭터 대상 상호작용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가 단순히 정해진 위치에 서서 정해진 대화를 읽어주는 데에 그치지 않고 각자의 목적을 가지고 원칙에 따라 행동하며, 플레이어가 이러한 캐릭터와 협력/적대/속임수/살해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상호작용하는 게임플레이가 이에 해당한다.
주로 비서사적인 상호작용을 말하며, 대표적으로 히트맨 시리즈가 있다. 게임에서 등장하는 타겟들은 각자의 스케쥴을 가지고 이에 따라 이동하거나 맵상의 오브젝트와 상호작용하며, 플레이어는 이를 역이용하여 타겟이 먹을 음식에 독을 타거나, 타겟이 탑승할 탈것에 고장을 일으켜 의심받지 않는 방식으로 타겟을 살해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플레이어는 타겟을 속인다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데, 이는 뒤집어 말하면 타겟이 무정물이 아니라 플레이어의 음모에 따라 속을 수 있는 지능을 가진 상호작용 대상으로 여겨진다는 것이다.
3.1.6. 서사
서사(내러티브)의 자유, 이야기(스토리)의 자유, 플롯의 자유라고 불리기도 한다. 세 개념은 문예 쪽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엄밀히는 다 다른 것이지만, 여기서는 편의상 서사의 자유로 통칭하였다. 쉽게 말하면 유저의 선택에 따라 얼마나 이야기 전개가 다양하게 전개되는가, 퀘스트 분기가 얼마나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는가를 말하는 것이다.사실 이런 서사의 자유는 자유도라는 개념으로 설명할 것이 아니라고 보는 게이머들도 있고, 유저의 선택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지는 것이니 이것도 자유는 자유 아니냐고 반박하는 게이머들도 있다. 전자의 입장에서는 이런 요소는 게임이 아니라 인터랙티브 무비나 영화 같은 영상물에서나 논해야 어울리는 것이기 때문에 자유도로 보지 않는 듯하다. 반면 위에서 언급했듯 게임을 학문적으로 연구하는 게임학에서는 이를 '비선형적 서사(Nonlinear narrative)'는 이 주제에 대해 학술적으로 관심을 보이고 논의한 바 있다. 아무래도 학술적으로 서사 개념은 이미 아리스토텔레스 시절부터 쭉 논의된 개념이라 '이 전통적인 논의에 비춰 봤을 때 게임의 서사는 얼마나 다른가' 하는 질문은 이런 연구를 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하게 되는 질문이라서 이미 논의가 된 것으로 보인다.
보통 선형적인 서사를 지닌 게임들과 비선형적인 서사를 지닌 게임으로 나눌 수 있다. 예를 들면 더 라스트 오브 어스의 경우 전형적인 선형적 서사를 보여주는 게임이다. 사실상 서브 퀘스트도 없고 메인 퀘스트를 따라, 스테이지를 따라 일자 진행으로 가게 되기 때문이다. 중간에 분기는 있으나 처음과 끝은 일자 진행인 경우도 있다. 미들 어스: 섀도우 오브 모르도르의 경우 스토리 중간부에서는 미션을 선택하며 플레이할 수 있으나 결말은 검은손과 사우론과 맞서 싸우는 결말 하나로 고정되어 있다. 반면 시작은 한 이야기로 시작하나 결말을 여러개 준비해 두는 경우도 있는데,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처럼 선택에 따라 이야기 전개가 매우 달라지는 것이 그러한 예이다. 마지막으로 시작도 결말도 매우 달라지는 게임이 있는데 드래곤 에이지 시리즈처럼 게이머가 정해둔 배경 설정이 향후 서브 퀘스트나 결말에 영향을 끼치는 게임이 그러하다. 플룻이 없는 것 같은 게임도 있는데, 심즈의 경우 마치 블록처럼 서로 연결될 수 있는 여러 상호작용들만 준비해 놓고 유저가 선택하는 것에 따라 스스로 소꿉놀이하듯 이야기를 만들도록 게임 구조가 만들어져 있다.[13]
게임 자체는 선형적이나 유저가 모드 등을 이용해 비선형적인 서사를 가능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한 예로 엘더스크롤 5: 스카이림에는 Alternate Start - Live Another Life라는 모드가 있는데 이 모드를 이용하면 게이머는 드래곤본 외의 다른 설정으로 게임을 시작할 수도 있다.[14]
보통 서사는 다른 자유도 요소와 복합적으로 적용하면서 유저에게 선택권을 주게 된다. 즉, 어떤 일을 해결하는 방법이 다수 존재하여 플레이어가 이를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준다. 예를 들어 '술을 한병 가져다 달라'는 퀘스트가 있다고 하자. 이를 위해서 술집에서 정상적으로 비용을 지불하고 술을 사서 가져다 줄 수도 있고, 술집 주인을 잘 설득하여 한 병 기증받을 수도 있고, 술을 몰래 훔칠 수도 있고, 술집 주인을 죽이고 뺏어 갈 수도 있고, 아니면 자신이 직접 술을 만들 수도 있다. 이런 식으로 해결 방법이 많을수록 자유도가 높은 게임인 것이다. 단순히 점 하나를 계속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는 게임은 만들기 쉽겠지만, 그런 게임은 재미가 없을 것이다. 플레이어가 개입할 꺼리도 적고, 흥미를 느끼지도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선택을 무한정 넣는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설령 프로그램으로 어떻게 짜서 넣는다 해도 유저는 금세 그 매크로의 규칙성을 간파해 버릴 것이다. 게임은 흥미로운 선택의 연속이라고 말했던 시드 마이어의 말처럼, 게임 개발자는 궁극적으로 게임 안에서 플레이어가 흥미롭게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를 다양하게 제공해야 한다.
그러나 선택의 자유가 큰 게임일수록 스토리가 치밀해야 하며 대사량이 많고 세계관이 방대해지므로 만들기가 어렵다. 이런 게임을 만드는 대표적인 회사가 베데스다인데, 폴아웃 시리즈나 엘더스크롤 시리즈는 개발 난이도와 비용이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단순 공격적인 자유(물리상의 자유, 공격의 자유, 살해의 자유)와 선택의 자유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단순 공격적인 자유는 그 결과가 게임 진행하고는 상관이 없다. 예를 들어 폴아웃 시리즈의 경우 사람들을 많이 죽이면 평판에 영향을 주지만, Grand Theft Auto 시리즈에서는 시민들 100명을 죽여도 스토리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최악의 경우 경찰한테 잡혀가도 돈만 몇푼내거나 아이템이 초기화되는 선에서 금방 풀려난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발매된 게임들은 심의제한으로 미성년자 소비층을 놓치거나 악행을 미화시킨다는 비판을 우려한건지 단순 공격적인 자유에 치중한 게임들도 공격적인 행위를 많이 하면 게임 진행에 영향을 주도록 만든 경우도 있다. 어새신 크리드 2, 레드 데드 리뎀션, 사무라이의 길 처럼 초반에 무쌍난무를 하다가는 중반부터 수배지가 나돌아 다니고 지나가다가 저놈은 나쁜놈이니까 신고, 죽여버려야 해! 를 외치면서 사방팔방 소문내고 다닌다(...) 심지어 디스아너드 같은 경우에는 엔딩에도 영향을 준다! 하지만 어디를 가도 그것을 역으로 이용하는 법이 있듯이 이걸 이용하여 들켜도 돈만주면 모른척 해준다던가 하는 것도 있다.
온라인 게임도 궁극적으로는 선택의 자유를 늘려야 한다. MMORPG의 특성상 컨텐츠의 부족은 곧 쉽게 질린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회사는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하여 컨텐츠를 늘리고 유저가 더 많이 자극을 느끼도록 만들려 하고 있다.
일본 게임 업계에서는 이렇게 선택의 자유도가 없는 게임을 "오솔길 RPG", "오솔길 시나리오" 등으로 부른다. 2가지 이상의 시나리오가 가능한 경우에는 "멀티 시나리오", 엔딩이 2가지 이상이 되는 경우에는 "멀티 엔딩"이라고 부른다. "멀티 시나리오"이지만, "멀티 엔딩"은 아닌 경우도 있기 때문에 두 가지가 완전히 같은 개념이라고 할 수는 없다. 번외로 선택지가 쓸데없이 많지만 게임 진행엔 별 영향이 없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으로 아이렘 사의 게임들.
안타깝게도 현재 기술로는 기성 문예 매체의 선형성을 벗어나 완벽하게 유저가 원하는 대로 진행되는 비선형적인 서사를 구현하는건 불가능하다. 서사를 구성하는 등장 NPC, 소품, 음악, 대사 등을 자동 생성할 수 있을 정도로 인공지능이 엄청나게 발전한다면 모를까, 이미 한정된 데이터를 집어넣어 판매하는 기존 게임 제작 방식 상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3.2. 유저들 사이에서 언급되는 자유도 요소
게이머들이 뭉뚱그려 생각하는 자유도 개념이나 서구의 비선형성 개념을 따르지 않고 굳이 게임의 자유도를 대강 나눠 살펴 본다면 크게 다음의 몇가지 자유도로 나눠 볼 수 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자유도들은 서로 중복될 수 있고, 이 외에도 다른 자유도가 있을 수 있으며, 사람들에 따라 이건 자유도 개념으로 다룰 게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15]사실 과장해서 말하면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학문의 기준을 다 자유도에 적용할 수도 있다. 생태학의 관점에서 보면 얼마나 생물상이나 먹이사슬을 잘 구현했느냐가 중요한 자유도 요소일 것이고, 이런 관점에서 보면 파크라이나 아크 서바이벌 이볼브드 같은 게임이 좋은 게임이라 평가를 들을 것이다. 반대로 기계공학의 취향에서 보면 얼마나 기계의 작동 매커니즘을 게임에 구현할 수 있게 되어 있느냐가 자유도의 기준일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비시즈 같은 게임이 좋은 게임일 것이다. 정치학의 취향에서 보면 정치의 여러 요소들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주는 게임을 자유도가 높다고 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데모크라시 3 같은 게임이 자유도가 높은 게임이라고 평가받을 것이다. 그러니 이 밑의 항목에 자신이 생각하는 자유에 대해 서술되어 있지 않다고 싫어할 필요는 없다. 애초에 자유도는 앞에 수식어를 붙여서 상세하게 설명해주지 않는 한 실용성은 별로 없는 개념이다. '나는 이러이러한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 게임이 자유도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구체적으로 서술해야 그나마 실용성이 생긴다.
3.2.1. 이동 수단
다양한 이동 수단을 제공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이동 수단 차량 같은 탈것 뿐만 아니라 등반이나 줄타기 같은 동작도 연관이 있다. 월드를 구성하는 데에서 끝나지 않고 그와 상호작용할 플레이어의 조작 기능과 깊은 연관이 있기 때문에 레벨 디자인과도 연결된다.
참고로 레이싱 게임에서 자주 언급되는 물리적인 자유도는 시스템이나 개체가 움직일 수 있는 독립적인 방향이나 회전 축의 수를 의미한다. 이는 시스템의 상태를 완전히 설명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독립적인 정보의 개수로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3차원 공간에서 점을 움직이게 하는 데에는 x, y, z 축 방향으로 각각 한 개씩 총 세 개의 자유도가 필요하다. 여기에 x, y, z 축 회전까지 합하면 총 6개의 자유도가 필요하다. 흔히 HMD나 레이싱 게임 컨트롤러[16] 등에서 6축 센서(6Dof)라고 부르는 것이 이를 말하는 것이다.[17]
역설적이게도 가장 선형적인 게임플레이에도 불구하고 플랫포머 장르가 이 분야의 최대 선구자라 할 수 있다.
3.2.2. 건설
보통 하우징이나 빌리징 시스템을 구현한 경우를 말한다. 그 특성상 제작의 자유와도 연관이 있다. 이렇게 나만의 공간을 만들 수 있는 게임의 경우 크게 내 '집'을 만들 수 있는 경우와 그 이상 규모의 '마을'이나 '도시'를 만들 수 있는 경우로 구분된다. 전자의 사례로는 심즈나 동물의 숲 등이 있고, 후자의 사례로는 심시티나 시티즈: 스카이라인 등이 있다. 비록 복셀 방식으로 간략화된 그래픽을 사용한다는 점은 있으나 샌드박스 게임인 마인크래프트 또한 이 방면에서 독보적인 게임이라 할 수 있다.보통 이런 건설의 자유를 구현한 게임은 심즈나 심시티처럼 3인칭 쿼터뷰 시점에서 물건이나 건물을 배치하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마인크래프트나 폴아웃 4의 빌리징처럼 1인칭에서 제작이나 건설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경우도 있다.
3.2.3. 모션 트래킹
캐릭터의 움직임이 얼마나 많은가, 게임 안에서 얼마나 다양한 움직임을 취할 수 있는가에 따른 요소다. 위의 GTA처럼 캐릭터끼리 부딪혀 넘어지는 gif 이미지의 경우 모션의 자유를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레드 데드 리뎀션 2의 경우 사슴이 나뭇가지에 뿔이 걸려 움직이지 못하는 세세한 모션까지 구현해두었다. 대부분의 게임들이 단순히 미리 설정해둔 몇가지 자세나 동작이 실행되도록 해두는 수준에 그치는 것과 비교하면 레드 데드 리뎀션 2의 경우 모션 수도 많은 편이고 상황에 따라 모션이 세세하게 나눠져 있는 편이다.
미리 만들어둔 모션 파일을 재생하는 행동밖에 하지 못하는 NPC 캐릭터와 달리 플레이어는 좀 더 능동적인 모션 재생이 가능하다. 주로 표현을 위해 포즈의 형태로 모션을 재생할 수 있게 해두는 게임도 많다. 최근에 등장한 하프라이프 알릭스나 블레이드 앤 소서리 같은 VR 게임에서는 이렇게 정해진 모션을 재생하는 방식에서 나아가 각종 트래킹 기술을 이용해 플레이어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추적해 캐릭터에 반영할 수 있게 되었다.
3.2.4. 아이템 습득
단순히 닥사로 드랍되는 아이템만 얻는 경우와 사냥, 낚시, 채굴, 농사 등으로 원재료를 얻어 제작할 수 있는 사물도 있는 경우를 예로 들어 비교해 볼 수 있다. 당연히 후자가 좀 더 선택지가 다양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거래의 자유와의 차이점은 사냥, 낚시, 채굴, 농사로 어떤 재료를 얻는 과정은 플레이어 대 플레이어의 상호작용이 아니라는 점이다. 습득의 자유는 개발자가 만든 게임 시스템과 플레이어간의 상호작용이 얼마나 다양하냐의 여부라 할 수 있다.3.2.5. 아이템 제작
흔히 컨텐츠의 자유로 일컬어지는 요소이다. 2000년대 이후 MMORPG에서 중요시되는 것으로 게임 내에 컨텐츠를 다수 배치하여 사용자가 여러가지 방법으로 놀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심즈, 심시티, 게리모드 같은 샌드박스 게임이 추구하는 자유가 바로 이 제작의 자유다. 엘더스크롤 시리즈, 울티마 온라인, EVE온라인, 히트맨 시리즈,
한가지 특이한 점은 한국 온라인 게임시장에서 흔히 '자유도'라 하면 위에서 언급된 컨텐츠의 자유(연금술 재료를 모으거나 사냥을 하거나 농사를 짓거나 장작을 패거나 요리를 만들거나 악기를 연주하거나 등)를 전제로 하는 경우가 많고 마비노기나 아키에이지같은 작품도 처음부터 자유도의 개념을 저렇게 잡고 이를 목표로 게임을 기획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해당 부분에 대해서 논의할때 서구권에서는 비선형성(Nonlinearity)이라는 개념을 꺼내는 사례가 거의 없다는 점도 특이하다. 즉, 한국 온라인 게임에서 말하는 컨텐츠의 자유도는 서구권에서 말하는 비선형성과 거의 매치되지 않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울티마시리즈가 해당 분야에서는 고전이라 할만한데 정작 서구권에서 울티마 시리즈를 평가를 검토해 봐도 게임속에서 컨텐츠(요리를 하고 옷을 만들고 사냥을 하고 등등)를 두고 '비선형성'을 거론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해당 컨텐츠는 그보다 가상 현실(Virtual World)이나 인공적인 삶(Artificial Life)이나 상호작용성(Interactivity), 인공지능처럼 다른 개념을 거론할때 자주 언급되는 예시다. 일례로 위키피디아의 울티마 7항목을 보면 해당 게임의 "스토리는 선형적이지만 수많은 서브 퀘스트를 순서에 상관없이 수행하면서 맵을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비선형적(The Black Gate is highly nonlinear; although there is a linear storyline, this is countered by the ability to explore the map in any order when coupled with the many sub-quests)"이라고 평가하고 있을뿐 서구권에서 저런 '컨텐츠의 자유'를 두고 비선형적이라 평가하는 경우는 정말 찾기 힘들다.[18]
위에서 제작의 자유도는 자유도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했지만 재료를 모아 옷이나 음식을 만들거나, 사냥을 하거나, 악기를 연주하거나, 고용된 군인이 되거나, 매춘을 하는 등의 잡다한 일을 해서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것도 게임의 하나의 갈래라 할 수 있을 만큼 게임에 영향을 주고 충분히 제대로 구현해놓았다면 단순 미니 게임으로 치부되지 않고 선택의 자유가 될 수 있다. 위에 제시된 예인 울티마 시리즈는 사실상 영웅적이고 도덕적인 아바타(화신)의 8대 미덕을 달성하고 궁극의 존재에 도달한다는 최종목표를 이미 확정해버린 상태에서 그 방향에서 무한한 자유도(아바타가 되는 조건과 반대로 악한 행위를 할 자유도 주어진다. 다만 이렇게 살면 영원히 엔딩에 도달할 순 없다. 반드시 엔딩을 봐야만 게임을 제대로 한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버린다면 이 역시도 하나의 완성된 게임 플레이라 볼 수 있다.)를 제시한 것이지만, 방향을 달리하는 울티마 온라인은 온라인 게임이라 애초에 엔딩이란 게 존재하지 않고, 그 덕분에 확정된 최종목표라는 관념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울티마 온라인에선 반드시 강인한 모험가로 살지 않고 마치 한 명의 마을 NPC처럼 이런 잡다한 일을 해서 먹고 사는 인구도 많았다.
3.2.6. 거래 방식
쉽게 말해 장사할 수 있는 방식이 다양한지의 여부라 볼 수 있다. 아예 거래가 불가능하고 관련 시스템 자체가 없는 게임도 있는 반면, 대항해시대 온라인처럼 다양한 거래 방식과 경제 시스템이 갖춰진 게임도 있다. 이외에도 대출 이자나 주식으로 돈을 불릴 수 있는 투자 시스템을 구현한 경우도 넓은 의미에서는 거래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습득의 자유와의 차이점은 사냥, 낚시, 채굴, 농사로 어떤 재료를 얻는 과정과 달리 거래는 플레이어 대 플레이어의 상호작용이라는 점이다.(물론 NPC와의 거래도 있고 이는 습득의 자유와 가깝다.) 거래의 자유는 플레이어와 플레이어간의 경제적, 심미적 상호작용의 결과이다.
다만 이 역시 살해의 자유와 마찬가지로 과도하면 밸런스를 해치게 된다. 템빨 유저가 쪼렙 유저를 양학하고 다니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때문에 상당수 게임들이 이런 거래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 캐릭터에 귀속되는 아이템이나, 와우의 계정귀속 등이 그런 사례다. 거래의 자유를 지나치게 허용하면 게임을 취미나 여가의 관점이 아니라 투자의 관점에서만 보게 되는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 디아블로 3의 경우 경매장을 넣었다가 지나친 인플레이션과 경쟁으로 게임의 재미가 훼손되자 영혼을 거두는 자를 준비하면서 경매장을 없애버리고 개인간 거래도 사실상 같은 파티원으로 제한해 버렸다.
상대적으로 한국 게이머들은 이런 거래의 자유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리니지류의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들이나 랜덤박스, 가챠 등으로 점철된 수집형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들은 이런 거래의 자유가 없는 게임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3.2.7. 전투
적을 공격하고 죽이는 다양한 방식을 얼마나 다양하게 제공하냐와 관련이 있는 자유도 요소. 공격의 자유의 경우 과거의 횡스크롤 고전 게임들처럼 때리는 모션이 하나뿐이어서 앞에 오는 적들을 계속 때리며 가야 하는 게임과, 어새신 크리드 시리즈처럼 잠입 암살, 원거리 암살, 육탄전 등 여러 공격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게임을 비교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사냥을 할 때도 활을 쏘거나, 검을 쓰거나, 마법을 쓰는 등 다방면으로 즐길 거리를 만드는 것이다. 특히 최근 액션 게임에서 중시되는데, 가장 대표적인 예로 물리엔진이 적용된 중력건을 이용해 '주변의 물건을 날려버릴 수 있는' 하프라이프를 예로 들 수 있다. 주변의 물건은 물론 주변의 '인간'마저도 날려버릴 수 있다. 롤 같은 최근의 액션 RTS의 경우를 보면 직접 공격 기술이 아닌 군중제어기, 회피기 등 여러 다양한 유틸 기술을 선보이는데 이것도 공격의 자유라고 볼 수 있다.그러나, 공격의 자유를 무제한으로 허용하면 오히려 게임 밸런스를 파괴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하나의 캐릭터로 거의 모든 스킬을 찍을 수 있는 마비노기가 결국 올 1랭 만들기 먼치킨 게임이 되어버려 밸런스를 말아먹은 주범이 되었다. 다만 선택에 따른 기회비용의 개념을 도입한다면 하나의 캐릭터로 모든 스킬을 마스터할 수 있는 것을 반드시 자유도라 볼 순 없다. 하나의 스킬을 배움으로써 그 스킬을 배우는데 사용한 자원(예를 들면 스킬 포인트)은 다른 스킬을 배우는 데에 사용할 수 도 있었고, 그로 인해 배우지 못하게 된 스킬은 기회비용으로써 지불한 것이다. 이런 방식의 제한을 만든다 해도 배우지 못한 스킬들은 애초부터 선택할 자유가 없었던 것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로 선택하지 않은 기회비용이다. 오히려 모든 것을 다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모두 똑같은 결과물을 가져오기 때문에 결과적으론 오히려 선택과 자유도의 의미를 퇴색시킨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강화 같이 제한 없이 제작의 자유나 거래의 자유까지 허용될 경우 무지막지한 템빨이 더해져 무제한 파워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온라인 게임의 경우 이는 유저간의 심각한 빈부격차를 초래하여 게임 서비스 지속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반면 멀티플레이 없이 싱글플레이만 되는 게임에서는 단순히 쉽게 질려버린다는 문제 외에는 큰 부작용이 없는 경우가 많다. 보통 다음 회차 플레이를 하게 만들거나 캐릭터 초기화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재차 플레이 동기를 부여하는 경우가 보통이다.
공격의 자유와도 연관되지만 살해의 자유의 경우는 NPC의 생사여탈과 관련이 있고 그것이 플레이어의 만족감과 연관된다는 점에서 구분되기도 한다. 그냥 총이나 칼로 죽이는 것을 넘어 독사과를 탁자 위에 둬서 NPC가 먹고 죽게 하는 식의 다른 방법을 제공하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다만 무작정 NPC를 죽일 수 있게 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엘더스크롤 시리즈에서 퀘스트를 주는 중요 에센셜 NPC를 죽여서 퀘스트를 못받게 된다던지 하는 문제가 그러한 예이다. 그래서 보통 게임들은 주요 NPC에 플롯 아머를 거는 경우가 많다. 폴아웃: 뉴 베가스처럼 죽인 NPC 품 속이나 주변에 쪽지를 넣어두거나 갑자기 다른 NPC가 끼어들어 퀘스트를 진행할 수 있게 힌트를 주는 식으로 처리를 할 수 있으나 아무래도 이러면 개발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렇게 하는 게임은 거의 없는 편이다.
보통 온라인 게임에서 타 유저의 캐릭터를 죽이는 행위인 PK는 NPC를 죽이는 행위와 구분해서 보는 경향이 있다. 이는 단순히 움직임의 자유를 넘어 사람과 사람 간의 사회적 관계의 문제기 때문이다. 최근 게임들은 PK를 지양하고 제한하는 추세다. 아예 다른 플레이어나 NPC는 공격하지 못하게 만들거나, 와우처럼 진영을 나눠 같은 진영끼리는 PK가 안되게 하거나, 일정 레벨 이상이거나 관련 옵션을 켰을 때만 공격할 수 있도록 제한을 두거나 하는 등의 제한을 거는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렇게 하는 이유는 무작정 살해의 자유를 개방해두면 다른 자유를 제한하게 되기 때문이다. 리니지 같은 게임에서 고렙 유저의 PK 때문에 신규 저렙 유저가 게임에 적응하지 못하고 떠나게 되는 상황을 생각해보자. 게임사 입장에서는 이렇게 되면 '장기적으로 즐길거리를 제공한다'는 게임의 궁극적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어떻게든 제한을 두는 편이다. 특히 MMORPG 같은 게임에서 이런 제한이 강한 편이다.
전투 요소는 보통 캐릭터 육성과 결부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디아블로 2의 성공 이후 대다수의 게임들, 특히 한국의 RPG 게임에서 이런 육성 요소를 자주 볼 수 있다. 플레이어의 진행에 따라 원하는 능력을 성장시켜 다양한 방식으로 육성할 수 있는 것이 핵심이며, 일반적으로 스킬트리로 구현된다.
중요한 것은, 플레이어가 모든 스킬 트리를 전부 찍는 대신 기회비용에 따라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하나의 캐릭터로 거의 모든 스킬을 찍을 수 있는 마비노기가 결국 올 1랭 만들기 먼치킨 게임이 되어버려 밸런스를 말아먹은 주범이 되었다. 선택에 따른 기회비용이 없으면 결국 게임은 레벨을 올려서 물리로 때리면 된다에 수렴하여 선택과 집중 없이 단순 노동으로 변질되어 버린다.
3.2.8.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캐릭터를 얼마나 자유롭게 꾸밀 수 있느냐의 자유. 크게 성형으로 볼 수 있는 캐릭터의 신체(얼굴, 몸매, 머리모양 등)를 바꾸는 것, 캐릭터를 치장(옷, 장신구 등)하는 것, 캐릭터의 이력을 설정하는 것으로 나눠 볼 수 있다.정해진 프리셋 몇개에서 캐릭터를 선택하는 것보다 골격 구조까지 바꿀 수 있는 게임이 외형의 자유가 더 높다고 할 수 있다. 아무래도 인간 뿐이 아니라 고등동물은 치장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외형의 자유는 게임 개발에서 매우 중시되는 요소다. 특히 한국의 경우 개발자나 유저들 둘 다 이 외형의 자유를 매우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다만 다분히 미형의 캐릭터에만 관심을 보인다는 단점이 있다. 서구권의 경우는 한국과는 달리 우스꽝스럽더라도 개성을 표출하는 방향으로 외형의 자유를 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외형적 커스터마이징과 달리 캐릭터의 출신, 배경 등을 설정할 수 있는 자유는 구현한 게임이 많지 않다. 게임 시스템 상으로는 커스터마이징 창에서 같이 설정하게 하는 경우가 많지만, 외형 커스터마이징과 구별된다. 예를 들어 마운트 앤 블레이드에서는 플레이어 캐릭터의 출신 종족, 지역, 부모의 직업, 할줄 아는 기술, 사춘기때까지 했던 일 등을 설정할 수 있다. 보통 드래곤 에이지 시리즈나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 같은 TRPG에서 발전된 게임들에서 이런 시스템을 구현해놓은 경우가 많다.
하지만 보통 이런 배경 설정을 따로 하지 않고 미리 주인공을 정해두는 경우가 훨씬 많다. 대표적으로 위쳐 3에서 플레이어는 게롤트로 고정되어 있고 게이머는 이를 바꿀 수 없다.
아예 주인공에 대한 설정을 비워두는 경우도 있다. 엘더스크롤 4: 오블리비언의 경우 플레이어는 죄수로 시작하며, 그 이전의 이력은 전혀 나오지 않는다. 오죽했으면 게임에서도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것 같다고 할 정도다. 이는 게이머들이 이입해서 플레이할 수 있도록 개발자들이 일부러 플레이어의 이력을 설정 해두지 않은 것일 가능성이 높다. 이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 Alternate Start 같은 모드처럼 유저의 스타팅 포인트를 캐릭터 이력 설정에 맞게 바꿔준다.
3.2.9. NPC 인공지능과의 상호작용
NPC가 얼마나 다양한 행동을 하는가의 자유도이다. 예를 들어 마을 주인들이 밤이든 낮이든 잠도 안자고 계속 서있거나 회전초밥 마냥 정해둔 경로를 반복해서 왔다갔다 할 뿐인 게임도 있겠지만, 상점 주인에게 밤에는 가게 문을 닫고 집에가서 잠을 자다가 낮에 다시 가게에 나가 문을 여는 개인 일정표(스케줄)를 마련해둔 게임도 있을 것이다. 나아가 미리 설정해둔 인공지능이 좋아서 전투에서 NPC가 변칙적인 행동을 한다던지 하는 모습을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최근 나온 게임 중에서는 레드 데드 리뎀션2가 이런 자유도를 잘 선보였는데 새벽시간에는 상점이 문을 닫기 때문에 상점을 이용할 수 없으며, 상점주인의 머리를 터트리고 상점을 털면 다음날 머리에 붕대를 감고 나와 다음부턴 그러지 말라고 경고를 준다. 또 상점이 문을 닫을 시간이 되면 이제 폐점시간이라며 주인공에게 알려주기도 한다.
NPC와 대화할 때 반응도 이에 속한다. 발더스 게이트 시리즈, 폴아웃 시리즈, 플레인스케이프 토먼트 등의 게임에서 중시하는 자유도라 할 수 있다. 온라인 게임보다는 오프라인 게임에서 중요한 자유도로, 플레이어가 NPC들과 상호작용하면서 얼마나 그 NPC를 사람처럼 느끼고 사회적 관계를 맺었다고 느끼는가의 문제와 결부되어 있다. TRPG로부터 비롯된 서양권 RPG에서 중요시된 개념인데, 컴퓨터로 만들어진 RPG는 '미리 만들어진 방법'만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사람이 직접 진행하는 TRPG보다 선택의 자유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서 의사소통의 자유도는 지문에서 선택지가 다양할수록 좋은 것으로 여겨진다. 당연히 둠이나 퀘이크 같은 FPS 게임에서는 이 의사소통의 자유가 매우 떨어진다. 일본 게임 중에서는
문자나 음성으로 된 지문이 아니라 제스쳐도 의사소통에 포함될 수 있다. 위쳐 시리즈에서 x키를 눌러 휘파람을 불게 해 게롤드가 자기 말 로취를 부르게 할 수 있는 것이 그런 예이다. 간단한 수신호나 음성신호에도 NPC가 반응한다면 그것도 일종의 의사소통일 것이다.
가장 발전이 안된 자유도라 할 수 있다. 제작자가 집어넣을 수 있는 선택지문은 애초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 때문에 관련 연구도 기존 소설이나 영화같은 매체에서 사용하는 서사 개념과 구분되지 않고 연구되는 경우가 많다. 미래에 OpenAI의 챗GPT 같이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회사들이 연구한 자연언어 알고리즘, 음성학습 알고리즘을 적용한다면 유저가 입력한(타자로든 음성인식으로든) 내용을 NPC가 이해하고 응답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2020년대 기준으로 보면 Vaudeville이라는 AI 기술을 활용한 추리 게임이 나와 있긴 하나 아직 원시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할 수 있다. 영어나 프랑스어처럼 어순이 정해져 있고 언어학적으로 굴절이 적은 언어는 그나마 낫지만, 조사가 많아 굴절이 심해서 토씨나 뉘앙스에 따라 문장 의미가 크게 달라지는 한국어나 일본어 같은 언어들은 적용이 매우 어렵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튜링 테스트를 통과할 정도로 NPC와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만들 수 있다면 플레이어에게 상당한 자유감을 선사할 수 있을 것이다.
3.2.10. 유저 표현
쉽게 말하면 플레이어가 얼마나 다양한 방식으로 자기 표현을 할 수 있느냐의 여부다. 온라인 게임에서 채팅 시스템도 없어서 캐릭터 움직임으로만 자기 의사 표현이 가능한 게임과, 채팅, 이모티콘, 움짤, 그림, 몸동작, 음악 연주등으로 자기를 표현할 수 있는 게임을 비교한다면 뒤의 게임이 더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다고 할 수 있다. 어차피 플레이어와 플레이어의 의사소통은 기본적인 채팅으로도 가능하니 표현의 자유는 그보다 더 나아간 전달 수단을 게임 시스템이 제공해 주느냐의 문제라 볼 수 있다. 유저가 다양하게 꾸미고 소통할 수 있었던 세컨드 라이프 같은 게임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이 표현의 자유는 일정 부분은 제작의 자유와도 겹치는 모습을 보인다.예를 들면, 마비노기의 경우 채팅창에 오에카키처럼 그림을 그리거나 움짤을 집어넣을 수 있고, 비록 사전 설정된 코드를 악보에 입력해야 하지만 캐릭터가 연주를 할 수 있게 만들 수 있다. 오버워치의 경우 캐릭터마다 취할 수 있는 특유의 모션, 특유의 사전 설정 대사가 있다. 보통 게임들은 개발 문제상 단순히 채팅 시스템만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바로바로 입력해서 출력되는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필연적으로 자판 키에 모션이나 음을 배당해야 하는데, 가뜩이나 부족한 키 배열에 이는 어렵기 때문이다. 때문에 보통 표현의 자유는 미리 설정해 놓은 파일을 불러오는 식으로 구현되는 경우가 많다. 엘더스크롤 시리즈에서 캐릭터가 모션을 취할 수 있게 해주는 모드가 그런 방식이다.
4. 자유도에 대한 회의론과 한계론
이렇게 보면 자유도가 무슨 금과옥조처럼 꼭 이룩해야 할 목표처럼 여겨지기 쉬운데, 이를 회의적인 시선으로, 또는 한계에 봉착했다는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도 많다. 이런 회의론, 한계론에는 다음과 같은 의견이 있다.4.1. 개발 비용 대비 편익이 떨어지지 않는가?
사실 자유도 높은 게임, 비선형적인 게임은 다시 말하면 개발비용이 많이 든다는 말과 같다. 선을 하나 긋는 것보다 두개 긋는 것이 더 힘이 들듯, 분기점에 따라 준비해야 할 대사, 그래픽, 음성 데이터 등이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야기 하면 자유도가 높아질수록 컨텐츠의 퀄리티는 떨어진다는 말이 된다. 옛날처럼 기호같은 NPC가 움직이고 텍스트가 출력되던 시대에는 게임안에서 하나의 요소(사물, NPC, 몬스터 등)을 표현하기 위한 데이터 양이 현재와는 비교도 안되게 작았다. 하지만 현재의 게임의 NPC는 모션캡쳐로 리얼하게 움직여야 하고 모든 대화 선택지에 녹음된 음성이 지원되어야 하는 등, 과거에 텍스트로만 표현하는 것에 비해 제작비와 필요한 데이터 양의 부담이 비교도 안되게 늘었기 때문에 표현할 수 있는 내용에 제한이 생겼다.자유도 시스템 구축 역시 가성비가 낮다. 컴퓨터가 스스로 창의성을 가지고 오브젝트들을 자동 생성하는 수준의 완전한 인공지능 기술은 아직까지 완성되지 않았다. 때문에 게임 개발자들은 각종 트릭을 도입한 추상적, 범용적인 게임 시스템을 구축해 자유도를 구현하려는 시도를 해왔다.[19] 그러나 이런 범용적인 시스템을 짜는데는 시간이 많이 걸리며, 모든 경우의 수를 예상할 수도 없어서 게임 진행을 불가하게 만드는 수준의 버그가 생길 가능성도 늘어난다. 치명적인 버그가 나오면 엄청나게 점수가 까이는 현대 게이머의 기준에는 맞지 않다. 즉 시간과 정성을 들여 욕만 얻어먹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 결과 JRPG든 WRPG든 지역을 막론하고 선택의 자유를 줄이는 방향으로 개발 방향이 바뀌게 되었다. 사실 원래 진짜 비선형적인 게임보다는 선형적인데 비선형적으로 착각하도록 트릭을 쓴 게임이 훨씬 많긴 했으나, 그런 트릭을 쓰던 Grand Theft Auto 시리즈, 엘더스크롤 시리즈, 폴아웃 시리즈 같은 게임들조차도 그래픽과 모션같은 지엽적인 요소에 치중하고 전작에 있던 자유도를 일부 포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Grand Theft Auto 5의 경우 들어갈 수 있는 건물 수를 제한했고, 엘더스크롤 5: 스카이림에서는 전작에 있던 마법 제작 시스템 등을 삭제했으며, 폴아웃 4의 경우 대사 선택지를 4지 선다형으로 줄여서 크게 비판받았다.
게다가 요즘 게임계 추세는 개발자든 소비자든 가벼운 캐주얼 게임, 대전 게임, 모바일 게임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강하기 때문에, 이런 비용이 많이 들고 개발 고민도 많이 해야하는 자유도 높은 게임들은 더욱 더 적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랜덤박스로 채우는 수집형 게임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아마도 모바일 폰 기기 성능이 컴퓨터 수준이 되거나 클라우드 게임 방식이 대세가 된다 해도 회사 입장에서는 들이는 비용 대비 수익 면에서 랜덤박스가 압도적으로 돈을 벌 수 있으므로 이런 추세는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하드코어하게 이런 자유도 높은 게임을 계속 선호하는 코어 게이머는 계속 존재할 것이나, 앞으로는 과거처럼 높은 수준의 자유도를 구현한 게임은 많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4.2. 이렇게 만들어봤자 어렵기만 하고 접근성이 떨어질 뿐이지 않은가?
흔히 자유도가 높으면 플레이어가 목표를 잃어버려 뭘 해야 될지 몰라서 해매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일본의 경우 자유도가 높은 게임은 어렵다는 견해가 널리 퍼져 있었다. 하지만 이는 일본RPG 중에서 자유도가 높은 한편 난이도도 높았던 사가 시리즈로 인해 생긴 선입견이라고 생각된다. 그외에 일본RPG중 자유도 하면 손꼽히는 게임으로는 아트딩크의 루나틱 돈이 있다. 서구의 경우 발더스 게이트 등의 RPG는 퀘스트의 개념을 명확하게 하고, 저널 시스템 등을 이용해서 퀘스트를 체계적으로 관리하여 플레이어가 목표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스토리 및 엔딩에도 멀티 체제를 두어 목표와 진행 가능한 루트도 다양하게 두는 게임들도 많다. 즉 정해진 목표로 진행해도 되고, 엉뚱하게 놀아도 되고, 제작진의 역량에 따라선 뭘 목표로 하든, 혹은 목표 없이 생각 없이 놀든 놀거리가 있도록 만들 수 있는 게 자유도 높은 게임들의 장점으로 흔히 외길 진행이 많은 일본식 RPG는 그냥 게임의 루트 중 선택 가능한 요소로 포함시켜도 될 정도의 드넓은 묘사도 가능하여 일부를 제외하면 게이머들 대부분은 자유도 높은 게임을 지지하고, 게임 제작사 측도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이런 대세를 따라가고 있다.
엘더스크롤 5: 스카이림이나
Grand Theft Auto와 같은 게임은 이런 요소를 포함하고 있는 게임이다. 수십 시간을 게임에 투자하고도 충분히 즐기지 않았다는 느낌을 주는 게임이다. 이 장르는 처음에는 너무나도 신선했다. 하지만 이와 비슷한 게임들이 계속 생겨나면서 유저들은 다소 지루해졌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높은 자유도를 원하면서도 거부하기 시작한다.
니어 오토마타의 제작자 요코오 타로 #
니어 오토마타의 제작자 요코오 타로 #
하지만 동서양을 불문하고 자유도를 꺼리는 유저가 늘어나고 있다. 과거 세대 게이머와는 달리 게임이 대중적인 문화로 인기를 얻고 자리잡으며, 점점 캐주얼한 게이머들이 유입하게 되었다. 새로운 세대의 게이머들은 성취를 위해 장시간 해결법을 깊게 탐구하기 보단 좀 더 빠른 성취감 혹은 결과를 선호하는 경향이 컸다. 그 결과 JRPG가 고쳐야 할 점 10가지를 통해 일본식 1자 진행 RPG를 비난했던 서구 유저들조차 자유도가 적은 1자 진행을 선호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2015년 고티 경쟁에서 게이머들은 베데스다 게임 스튜디오 의 폴아웃 4보다 CD PROJEKT의 위쳐 3를 더 많이 선택했다. 이는 게임 구조가 비선형적이어서 플레이 진행이 자유로우나 엉성한 컷신 연출이 거슬리는 게임보다 선형적인 이야기를 따라 게임 플레이가 진행되나 영화같이 컷신이 잘 연출된 소위 시네마틱 게임을 선호하는 게이머들이 더 많았음을 반증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20]
인피니티 워드나 바이오웨어 에서도 요즘 유저들은 자유도 높은 게임을 주면 뭘해야할 지 몰라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2007년 FPS의 두 화제작이었던 크라이시스와 콜 오브 듀티 4가 있다. 전자는 특정 목표지역으로 가기 위해 정면돌파를 하거나 몰래 잠입하거나 아예 다른 길로 돌아가는 등 다양한 플레이가 가능하지만, 후자는 철저하게 제한된 외길 안에 화려하고 강렬한 연출을 집중시킨 케이스로, 많은 게이머들은 콜 오브 듀티의 레일슈터식 진행에 더욱 좋은 반응을 보였다. 물론 크라이시스도 많은 유저들이 호평한 게임이긴 하나 그 호평이 대부분 그래픽 요소에 치중된 감이 없지 않았고, 결국 크라이시스도 2에 와서는 자유도를 대폭 낮추고 연출에 많이 집중하게 된다. 비슷한 측면에서 오픈월드도 쓸데 없는 이동 시간이 많고 그 넓은 공간에 채워넣은 콘텐츠의 양과 질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비판받고 있다. 용과 같이 제작자 나고시는 나아가 "게임 크기가 가장 중요한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
이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에 대입해봐도 알 수 있는 것이, 우리가 사는 현실은 이론적으로는 자유도가 무한하다. 출근길에 출근을 하지 않고 벗어나 처음보는 기차역에 내릴 수 도 있으며, 저녁약속 장소로 가는 대신, 약속장소로 가는 길을 벗어나 뒷산에 올라가거나 개천에 들어갈 수 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현실의 자유도를 이용하지 않는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정해진대로 출근을 하고 저녁약속에 간다. 출근하는 대신 모르는역에 내리거나, 약속장소로 가는 대신 뒷산에 올라간다고 특별히 재밌을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실제 인생도 가끔 분기가 갈리는 1자형 진행에 가깝다.
몰입 시뮬레이션의 명가 아케인 스튜디오 역시 상기한 이유로 최근들어 게임 개발의 방향을 온라인 멀티플레이 슈터 쪽으로 바꾸고 있다. 모회사인 제니맥스 미디어에서 디스아너드 3의 개발을 승인하지 않았다는 루머도 나돌았고, 실제로 레드폴처럼 기존의 몰입 시뮬레이션과는 다른 방향의 게임을 내놓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모회사인 제니맥스와 사실상 본체인 베데스다 게임 스튜디오가 폴아웃 76과 엘더스크롤 블레이드의 혹평으로 인해 엘더스크롤 온라인 이후로 강화시켜왔던 온라인 플레이에 치중한 개발 방향에서 다시 싱글플레이 RPG 쪽으로 개발 방향을 선회하는 모습을 보이긴 했으나, 심지어 엘더스크롤 시리즈나 폴아웃 시리즈 조차도 신작이 나올 수록 시스템을 간소화시켜 왔던 전례를 봤을 때[21] 자유도를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반면, RPG가 아닌 방향으로 자유도를 극한으로 끌어올린 방식으로 진화한 게임도 있는데 이는 샌드박스형 게임으로 분류 가능하다.
4.3. 애초에 진정한 자유도는 구현 불가능한 것 아닌가?
자유도를 완벽하게 구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있다.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드는 대표적인 주장으로 자유도끼리도 서로 상충되기에 결국 어느 자유도는 희생될 수 없다는 주장이 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살해의 자유나 거래의 자유가 다른 자유도를 방해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애초에 사람마다 중시하는 자유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한 게임 안에서 모두가 만족하는 자유도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아이템 현질을 열심히 해 자기 자랑하길 좋아하는 리니지식의 자유를 추구하는 사람과 영혼을 거두는 자 이후 일괄적으로 전설 드랍률을 높여 아이템 파밍을 쉽게 만든 디아블로 3 식의 자유를 추구하는 사람은 타협하기 어려울 것이다. 심즈 식의 소소한 재미와 만족을 추구하는 사람이 EVE 온라인 식의 폭력적이고 권력지향적인 게임에서 만족을 느끼기는 어려울 것이다.설령 그렇게 모든 사람이 만족할 수 있는 궁극의 자유도를 구현할 수 있다 쳐도, '그런 게임조차도' 결국 질리게 될 것이다. 사람이 자극에 반응하면서 만족을 얻는 과정에도 결국 일종의 한계효용이 있기 때문에 사실상 어떤 것이라도 계속 반복해서 즐기다 보면 질리게 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게임 불감증같은 말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닌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하나의 게임을 진득하게 오래 붙들며 즐기는 경우보다 여러 게임을 바꿔가며 새롭고 신선한 자극을 얻으려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MMORPG가 사양길에 접어든 이유도 결국 대다수 유저가 질려버렸기 때문이라고 보기도 한다. 또한 만약 기술이 너무 발전해서 사람이 게임 안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해도 그 게임 안에 사회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자유롭다고 말할 수 없다. 소아온같은 멀티플레이어 게임이 아니라 고도로 발전한 AI를 이용한 싱글 게임이라 해도 결국 그 AI들간의 관계가 사회나 다름없어질 것이기 때문에 자유롭다 말하기 힘들 것이다.
5. 관련 문서
[1]
굳이 자유도뿐만 아니라 초기 한국 게임담론은 전체적으로 일본의 영향을 깊숙히 받았다. 비슷한 예로
전략 시뮬레이션같은 단어가 있다.
[2]
참고로 Lv.1, Lv.2 같은 캐릭터의 성장도를 뜻하는 용어가 아니다.
[3]
엔딩이 많을 경우 목표가 달라지기도 한다.
[4]
예를 들면
시뮬레이션 게임이나
로그라이크
[5]
예를 들어
둠 시리즈 같은 경우 신작들은 그렇지 않지만 구작들의 경우 컨셉 내지 세계관 장식 정도로만 스토리 요소가 있었고, 이를
하프라이프나
바이오쇼크 같은 후대 게임과 비교한다면 둠 시리즈가 스토리 요소가 더 적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엘더스크롤 5: 스카이림과
위쳐 3를 비교해보면 대다수 사람들이 위쳐 쪽이 더 스토리에 치중했고 영화나 TV 드라마같은 전통적인 영상 매체와 더 비슷하다고 말할 것이다.
[6]
원경 표현을 위한 기술인
Level of Detail은 1998년작
Spyro the Dragon에서 최초로 시도되었고, 2000년대에 들어서야 보편화된다
[7]
오픈 월드 게임의 대표 격이라 할 수 있는 예시들을 들자면,
Grand Theft Auto V의 로스 산토스가
80km2,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의 하이랄이 75km2,
사이버펑크 2077의 나이트 시티가 75.42 km2(단 실질 플레이 가능 면적은 약 24km2 가량)이다.
[8]
Grand Theft Auto 4에서 현실성을 높인다는 이유로 탱크와 제트팩, 비행기 등의 탈것을 삭제한 것이 좋은 예다.
[9]
GMTK의
다크 소울의 월드 디자인 참고.
[10]
프로그래밍 용어에서 메모리에 상주하게 되는 Static과는 다른 의미이다.
[11]
다만 시대상의 한계로 인해 실제로 물리 엔진을 구현해 작동시키는게 아니라 도트 그래픽으로 표현하는데 그쳤다.
[12]
HIGGS를 제작한 모더가 스카이림 VR에서 작동하는
물리 상호작용 모드를 개발중이라고는 하나 아직 정식공개되진 않았다.
[13]
다만 자세히 보면 심즈에도 장래희망 같이 플레이어에게 목표를 제시하는 시스템이 있다.
[14]
특정 팩션 소속 신입, 특정 도시에 집을 소유한 시민, 야영하는 사냥꾼 등 여러 컨셉을 잡고 게임을 시작할 수 있다.
[15]
한 예로 자유도 있는 게임과 샌드박스 게임을 구분하는 경우도 있다.
[16]
6축 모션 시뮬레이터 같은 상품이 대표적.
[17]
다만 보통은 회전 센서는 2개의 자이로 센서로 대신하고 대신 온도 센서를 넣는 경우가 많다.
[18]
그도 그럴것이 선형적 게임의 대명사인 JRPG에서도 이런 식의 컨텐츠를 구비하는 경우는 많기 때문이다. 재료를 모아 옷이나 음식을 만들거나 무기나 갑옷을 강화한다든가...데이트나 매춘까지 가능한 JRPG도 상당수 있다. 다만 이런 컨텐츠는 일본식으로 해석되어
이벤트나 미니 게임 정도로 불린다.
[19]
범용성이란 단어를 설명하기에 쉽고 흔한 예 중 하나는 과거 자유도를 추구한 고전 RPG에서 주요
NPC조차도 중립적 인간형 몬스터를 부모(혹은 바탕)로 해서 그 위에 스크립트를 얹은 형태인 경우가 있었다. 즉 이 NPC는 하드 코딩 된 것이 아니라 마치 게임 엔진처럼 기본 베이스에 유니크한 속성을 덧붙인 형태가 된다. 덕분에 각종 유니크한 상호작용이 가능하지만 동시에 중립적 인간형 몬스터가 가지는 속성 역시 그대로 가진다. 즉 공격이 먹히기에 죽일 수도 있고, 스킬을 써서 상태이상을 걸 수도 있다. 그런데 만약 이 중요 NPC를 죽여버린다면 스토리가 꼬이게 된다. 개발자가 이를 대체할 다른 라인을 구현해놓아야하지만 만약 이 경우를 예상 못해 대체할 라인이 없다면 게임 진행이 막힌다. 비선형성으로 인해 버그가 생긴 것이다.
[20]
다만 후속작인
사이버펑크 2077 의 경우 위쳐 때와 달리 정해진 프리셋에서 선택하는 수준의 제한된 캐릭터 커스터마이징과 상호작용할 여지가 거의 없는 도시 내 오브젝트 등의 측면에서 비판받으며 베데스다, 유비소프트, 락스타와 비교당했다는게 아이러니하다. 결국 게이머들은 어느정도 적당히 자유도는 유지하면서 영화같은 연출도 뛰어난 게임을 원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21]
엘더스크롤 5: 스카이림에서는 오블리비언때 있던 마법 제작 시스템을 빼고 신비학파 마법을 아예 없애는 등 대거 간소화 시켰고,
폴아웃 4에서는 아예 대화 선택지를 4개로 줄여버렸고,
스타필드에서는 탐험 컨텐츠의 밀도가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