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북위)

"그대의 효행은 집안에서 두드러졌고, 그 명성은 나라에 널리 알려졌다. 짐은 그대의 충성과 덕을 항상 존경하며, 한마디라도 말을 나누고자 생각하였다. 그래서 이번 강무를 계기로 먼 길을 와서 황제의 명을 받들도록 한 것이다. 짐은 그대의 인자함을 존경하며, 여전히 마음에 미련이 남아 있다. 그러나 장안진(長安鎮)은 오랜 기간 기근으로 인해 백성들이 궁핍하니, 다스리고 위로하는 일이 필요하여 오래 머무를 수는 없다.

그대는 나라의 중요한 친족이니, 결코 가난에 대한 걱정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반드시 신중해야 할 일이 세 가지 있다. 첫째, 친족임을 믿고 교만하며 예의를 어기고 도를 넘는 것. 둘째, 오만하고 사치하며 정사를 돌보지 않는 것. 셋째, 술에 빠져 유희를 즐기고 친구를 가려서 사귀지 않는 것이다. 이 세 가지를 제거하지 않으면 재앙과 화가 생길 것이나, 이 점만 신중히 한다면, 몸을 온전하게 보호하고 화를 멀리할 수 있으며, 나라를 빛내고 집안을 영광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로써 끝까지 덕을 이루게 될 것이다."

"여음왕 탁발천사와 남안왕 탁발정이 법도를 따르지 않고, 재물을 탐하며 부당하게 세금을 거두었다. 이들을 죄에 따라 처벌해야 하는데, 경(卿)들은 친족을 보존하면서 법을 훼손할 것인가, 아니면 친족을 처벌하여 법을 바로 세울 것인가?"

"남안왕 정은 황족의 귀함을 누리며 관우(關右)의 진수(鎮守)를 맡고 있었으나, 스스로를 정결히 하여 공무를 다하지 않고 법을 어겼으며, 탐욕을 부리며 사사로아 재산을 모았다. 또한 죄수들을 풀어주고, 송사를 막아 재판을 방해하였으며, 사신들에게 뇌물을 주어 허울뿐인 칭송을 받으려 하였다. 그의 여러 행위는 모두 형법을 위반한 것이다. 옛날 위무제(魏武帝)가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군중의 질서를 세우고, 숙향(叔向)은 아우를 처형해 법을 밝힌 것처럼, 친족을 엄히 다스리고 자신을 절제하는 것이 세상을 다스리는 모범이 된다. 어찌 이들이 친족에 대한 애정을 품지 않았겠는가? 다만, 법을 집행하기 위해서 그렇게 했던 것이다.

지금 두 왕들이 저지른 죄는 이전보다 훨씬 중대하니, 옛 법에 따라 형벌을 적용하면 참으로 용서하기 어려우나, 황태후의 자애와 관용은 한없이 넓다. 태후께서는 그들이 고종(高宗, 문성제)과 가까운 친족임을 생각하며 고심하셨고, 또 남안왕의 효행이 안팎에 알려진 것을 고려하여 특별히 그들을 용서하려 하신다. 하나, 그들의 봉작은 박탈하고, 서인으로 강등하여 집으로 돌아가도록 하며, 평생 동안 금고형에 처한다."

"종친 남안왕(南安王)이 이제 변방의 임무를 맡아 먼 길로 떠나게 되어, 천리 밖에서 떨어지니 미리부터 아쉬움과 그리움이 가득하다. 지금 이 모임은 비록 갈림길이라 말할 수 있지만, 사실은 작은 연회와 같으니, 함께 시를 지어 마음을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활을 쏘는 사람은 덕(德)을 볼 수 있고, 시를 짓지 못하는 사람도 활쏘기는 구경할 수 있을 것이다. 무사들은 활을 당기고, 문인들은 글을 지어라."

"3일 내로 비가 내리지 않으면 매질로 벌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