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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3-10-17 19:30:55

황제(Warhammer 40,000)/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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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루스 헤러시
, 황금옥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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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워해머 황제 옥좌.jpg
황제 실패를 상징하는 황금 옥좌

1. 개요2. 황제에 대하여
2.1. 작품 외적으로2.2. 작품 내적으로
3. 긍정적 평가
3.1. 인류 전체를 위한 헌신3.2. 워프의 위협에 대한 유일한 해결책 제시
4. 부정적 평가
4.1. 인간적 한계와 잘못된 수단4.2. 프라이마크 관리 실패와 편애4.3. 지나친 비밀주의4.4. 황제의 성격
5. 총평6. 작품 외적인 관점에서의 보론7. 여담
7.1. 관련 문서

1. 개요

미니어처 게임 Warhammer 40,000에 등장하는 황제에 대한 여러 평가를 분리한 문서.

Warhammer 40,000 자체가 장기적인 사전 구상없이 시작한 IP였고, 황제 또한 오랜 시간을 거쳐 작품 내외적인 사정에 휘둘리며 변모한 캐릭터이기에 다각도적인 관점에서 캐릭터를 해석해야할 필요가 있다.

2. 황제에 대하여

2.1. 작품 외적으로

황제는 만들어진지 수십년이 지난 캐릭터로서, 초기 로그 트레이더 당시에는 '1만년 전, 황제가 황금 옥좌로 승천했다'는 한줄의 설정만이 존재했다.

이후 30k를 배경으로하는 호루스 헤러시가 등장하며, 황금 옥좌에 대한 세부적인 설정과 함께 프라이마크를 비롯한 여러 설정들이 추가되면서 캐릭터가 정립되었다. 이 과정에서 40k의 그림 다크 컨셉을 유지하기 위해 마지막에 실패하는 것으로 컨셉이 가닥잡혔다.

문제는 황제는 이미 40k 시점에서 인류를 지탱하며 신성시되는 최고 존엄으로서의 캐릭터가 설정되어 있다는 점이였고, 때문에 완벽할 정도로 뛰어나지만 결국에는 실패하는 모순을 해명해야하는 필요성이 생겼고, 이러한 과정은 수십명의 작가를 거쳐 수십년에 걸쳐 다듬어졌다. 그렇기에 연도나 작가에 따라 세부적인 부분은 여러 충돌과 모순이 생기기도 했다. 특히 국내에서는 접근성의 문제로 정보가 뒤죽박죽이였던만큼 이로인한 논란이 더 가중된 점도 있다.

2.2. 작품 내적으로

3. 긍정적 평가

3.1. 인류 전체를 위한 헌신

'황제는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다.' 길리먼은 속으로 독백했다.
그 분께서는 애정을 가질 여유가 없는 자였다. 인류의 절대 군주가 직면한 불가능한 임무 앞에서, 그것이 가장 실용적인 태도였으므로.
그 분은 당신의 자손들을 사랑하지 아니하셨고, 개인을 사랑한 적도 없었다.
단지 인류 전체를 사랑했을 뿐.
▶ 소설 《Dark Imperium》 중
질문: 황제가 나를 위해 해준 것이 뭐가 있는가?
Question: What has the Emperor ever done for me?[1]

답변: 너는 황제 폐하를 위해 무엇을 했느냐?
Answer: What have you ever done for the Emperor?
▶ 제국 성가 및 신념 교육용 질문집, Book of Astronomican 67p[2]
“결단코 거부한다! 이제 우리한테 남은 건 우리가 함께 죽는 길밖에 없다! 나는 엠퍼러스 칠드런 군단의 라일라너, 고대의 전례관이자, 팰러타인 군세의 노병이며, 만인에게 사랑받으시는 인류의 황제 폐하의 자랑스러운 종복이다! 나는 지금으로부터 를 영원히 거부할 것이다!”
라일라너의 일갈
“만인에게 사랑받는 인류의 황제폐하께 경의를. 우리가 구원받지 못할지라도, 그분의 꿈만은 이루어지기를.”
바라바스 단티오크의 유언

황제는 Men of Iron, 즉 인공지능과의 전쟁으로 수많은 기술을 잃어버려 쇠퇴하고 그 직후, 전 은하를 뒤덮은 초대규모의 워프 폭풍으로 인해 행성 단위로 고립돼 분열과 혼란, 퇴화로 멸종 위기에 몰린 인류를 하나로 결집시켰다. 지구에서부터 시작된 재통합 성전은 인류를 재번영하게 하였으며 인류는 기술 암흑 시대에 이어 M41 현재까지 다시금 은하계에서 가장 방대한 세력권을 가진 종족이 되었다. 이 업적만으로도 황제를 인류의 구세주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
{{{#!folding 대화 전문 ▼

(꿈 속에서 다시 한번 의문의 남성과 대면하는 카이 쥴리엔)

카이는 침묵한 채 조용히 보드판을 왔다갔다 하며 게임말을 옮겼다. 지난 번 상대방과의 마지막 만남 때 레지사이드[3] 보드에서 있었던 일을 의식한 듯 매우 신중히 게임을 펼치며 불필요한 위험을 무릅쓰려 하지 않았다.

" 그런 미래에 대해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게임이 하고 싶으십니까?"

"물론이지, 이럴 땐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라고 이 인물은 카이를 경솔하게 유혹하기 위해 고안된 공격적인 움직임으로 킹을 앞으로 이동시키며 말했다.

"남자의 진면목을 알고 싶다면, 그와 한 게임 해야지. 어쨌든 미래는 그저 미래일 뿐, 그것에 대한 내 감정은 어느쪽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정말로요? 당신조차 바꿀 수 없습니까?" 카이가 상대방의 속셈에 당해주며 말했다.

그 자는 마치 그들이 무척 사소한 것에 대해 토론이라도 했다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

"일부러 일어나야 할 일도 있는 것이다. 카이. 심지어 자네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끔찍한 일들도, 상황에 따라선 어쩔 수 없이 일어나야 할 필요가 있지."

"왜입니까?"

상대는 Divinitarch(레지사이드의 말 중 하나.)를 방어하는 위치로 옮겼고,

"가끔은 상대의 승리를 막는 것만이 유일한 승리니까." 라고 말했다.

카이는 판을 훑어보고 자신이 더 이상 움직일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 스테일메이트"[4] 그가 말했다.

그 자는 빈손인 것을 사과하는 듯한 제스쳐로 두 손을 벌렸다.

"어떤 이들은 나를 전지전능하다고 생각하지만, 전지전능하다는 것은 어렵지."

"그래서 전지전능이신지, 아니신지? 어느쪽?"

"둘 다 동시에 할 순 없지."

그 자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서 어떻게 되는거죠?"

"나는 게임을 끝낸다."

"이거요?" 카이가 어리둥절해하며 물었다.

"아니" 그 자가 말했다.

"우리 게임은 끝났다. 고맙구나."

"또 만날 수 있을까요?"

상대는 웃었다.

"누가 알겠는가, 카이? 우리가 진행한 이 게임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이 있다면, 그저 모든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신은 죽을 겁니다."

"알고 있다."

황제가 말했다.}}}

▶ 소설 《The outcast dead》 中, 드랍사이트 학살로부터 수 주 후, 황제가 자신의 최종적인 운명에 대해 알게 되다.
- 레딧 링크
예를 들어 호루스 헤러시 소설 시리즈의 일환으로 2011년 10월 25일에 발간된 소설 《 The outcast dead》에서 황제는 선천적으로 강력한 사이킥 예지 능력을 타고난 아스트로패스 카이 줄리엔을 통해 호루스 헤러시에서 카오스 세력이 최종 승리한다는 결과를 미리 예지하였다. 카이 줄리엔과의 레지사이드 게임을 통해 이를 확인한 황제는 어떤 방법으로도 카오스를 상대로 패배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이지만 단 한가지, 스테일메이트를 통해 적어도 무승부는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한다. 다만 이 방법대로 진행한다면 자신이 황금 옥좌에서 무한한 시간 동안 고통받으리라는 사실을 예지했음에도 불구하고 황제는 카오스의 승리라는 인류에게 예정된 최악의 운명을 막기 위해 스스로 죽음의 길로 향하기로 결심한다. #
+내 생귀니우스에게 말할 것이니. 내가 첫번째로 발견한 아이를 물리치고 승전보를 가지고 돌아올 것이라 할 것이다. 그리고 내가 저 황금 옥좌에 앉아 일만 년을 버틸 것이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 일 만년이 열 번이 가는 날까지도 내가 그 자리를 지키리라.+
▶ 소설 《The End and the Death》에서 최종결전 직전 말카도르에게
- 번역 출처

황제가 작중 인류 전체를 위해 한 일은 말로 설명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 할 정도로 수도 없이 많다. 인류의 우주 진출 이전 시기부터 역사의 저편에 숨어 문명의 발전을 간접적으로 이끌어왔으며, 인류 문명이 찬란한 기술의 암흑기를 맞이하도록 도왔다. 인류가 너무나도 발달된 과학 기술로 인해 자멸하고 투쟁의 시대에 들어서 서로가 서로를 무참하게 살해하는 참혹한 시기가 도래하자 더 이상 역사 뒷편에서 인류를 도울 방법이 없다고 판단한 황제는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황제는 갈갈이 찢겨나간 사회를 통합하여 인류제국을 건국하고 파괴된 문명을 재건하였으며 대성전을 선포하여 우주 각지에서 분열된 인류를 하나로 뭉치게 하고 외계세력의 위협을 타파하였다. 인류 문명의 근간인 워프 기술도 황제의 도움으로 발전된 것이고, 워프 기술이 카오스의 위협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어 있어 카오스에 면역인 웹웨이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노력했다. 카오스 신의 수작으로 황제가 사실상 사망 직전에 몰리고 제국이 붕괴되려했을 때 황제는 자신의 신체를 황금 옥좌로 옮기도록 하여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무려 1만년 넘게 아스트로노미칸의 사이킥 등대를 밝히며 제국를 유지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워프 항해의 이정표가 되어주고 있다.

현 시점에서 황제가 진짜 사망할 경우 워프 항해가 불가능해지고 제국은 광활한 영토를 유지할 방법이 사라져버린다. 제국이 멸망하면 외계세력이나 카오스들에게 인류를 지킬 수단은 없어진다. 황제의 죽음은 곧 인류가 멸망하는 것인 셈이다.

3.2. 워프의 위협에 대한 유일한 해결책 제시

{{{#!folding 대화 전문 ▼

“무례를 저지를 생각은 없었사옵니다, 나의 주군이시여.”

“나 역시 알고 있다, 라야. 나는 너의 말을 불쾌히 여기지 아니하였느니라. 허면, 이렇게 생각해 보거라. 내가 이 모든 것을 준비하였다. 스스로가 나의 후계자라 주장하는, 이 오만한 젊은 신들의 만신전을 내가 준비하였다. 나는 저것들에게 워프의 위험에 대해 경고하여 주었느니라. 더욱이, 저것들은 워프의 위험성에 대해 자신들 스스로도 알고 있었다. 제국은 그 첫 숨을 내쉴 때부터 별들 사이를 항해하기 위해 네비게이터에, 그리고 행성간 통신을 위해 아스트로패스에 의존하여 왔지. 제국의 성립이 가능하였던 것은, 오직 저들의 인내 덕분이니라. 공허의 항해자들이나 사이킥에 접촉한 이들이라면, 그 누구도 워프의 사악한 포식자들에 대해 알 수밖에는 없지. 함선들은 언제나 불안정한 항해를 하는 도중 실종되어 오곤 하였다. 아스트로패스들은 늘 스스로의 힘에 고통받아왔지. 네비게이터들은 늘 워프의 기이한 조류 속에서 헤엄치는 공포들을 보아왔고 말이다. 내가 군단들에 리브라리우스 부서의 정지령을 내린 것은, 억제되지 않은 사이킥 권능의 사용에 대한 경고였느니라. 우리의 가장 귀중한 기술들 중 하나인 겔러 필드는, 워프의 부패의 손길로부터 함선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존재한다. 워프의 위험성은 비밀도, 오직 선택 받은 소수의 사람들만이 알고 있는 신비스러운 지식도 아니다, 라. 워프에서 태어난 존재들에 의한 빙의 현상조차도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 16호는 자신의 동족들에게 함께 반역의 길을 걷자고 그들을 설득하기 오래 전에, 이미 그 현상을 자신의 눈으로 직접 목격한 적이 있다. 우리가 워프를 우리 곁에 존재하는 또 하나의 우주이며, 그곳은 이질적이고 끝없는 악의로 들끓는 곳이라 부른다는 것. 프라이마크들은 늘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내가 워프의 존재들을 악마들이나 암흑의 신들이라고 불렀다고 한들 그 무엇이 달라졌겠느냐?”}}}

▶ Master of Mankind 中, 황제와 라 엔디미온의 대화
- 번역 출처
{{{#!folding 대화 전문 ▼

+ 이미 일어났던 모든 일 다시 한 번 일어날 것이다. 그것이 바로 만물의 순리이지. 그러나 인류의 죽음은 엘다의 멸망이 일으킨 여파의 열 배에 달하는 여파를 일으킬 것이니. 이는 인류가 엘다 종족보다 훨씬 더 강력한 사이킥 능력을 지닌 종족으로 진화해가고 있기 때문이니라. 통제 받지 않은 사이킥 에너지가 현실을 갈가리 찢어 놓을 것이다. 그리고 워프의 존재들 은하계의 시신을 뜯어먹게 되겠지. 사이킥 에너지는 통제 받아야만 한다. 그리고 그 통제는 유지되어야만 하느니라.+

통제…” 라가 되뇌었다. 이만한 규모의 야망이라니 그것은…

+필요한 일이다. 인류가 엘다보다 훨씬 더 끔찍한 멸종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인간의 영혼은 워프 속에서 밝게 빛나고 있으며, 그 빛은 워프의 조류 속에 서식하는 짐승들의 포식을 불러올 것이다. 머지 않아, 모든 인간의 영혼들이 등불과 같이 타오르리라.+

대체 어찌. 라는 의문을 품었다. 대체 어찌 그것을 아실 수 있으십니까? 대체 그 어떤 믿지 못할 미래들을 예견하시었나이까? 어찌 진화 그 자체를 정복하고 통제할 수 있단 말씀이시옵니까?
+예지를 통해서이니라, 라. 우리는 워프를 현실을 대체하는 또 다른 현실이라 여기고 있으며, 이는 또한 진실이니라. 워프는 하나의 거울이다. 우리의 모든 사고와 행동을 비추는 거울. 모든 증오. 모든 죽음. 모든 악몽과 꿈들이, 영원 속에서 메아리 치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살아왔던 그 모든 남녀노소들이 겪은 고통과 시련이 둥지를 튼 영역으로 침입하여, 그 영역을 성간 항행을 위해 사용한다. 그래야만 하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다른 선택지가 우리에게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말이다.+

“그것이 웹웨이로군요.” 고요한 밤하늘 속에서 라가 중얼거렸다.
+바로 웹웨이지. 인류는 승천하고 있다, 라. 인류는 위대한 발전의 걸음을 내디뎌, 사이킥 종족으로 진화하고 있다. 통제 받지 않는 사이커들은 워프의 접촉을 끌어당기는 자석과도 같다. 그 자석들을 품고 있는 종족은, 엘다들이 과거 겪었던 것과 같은 시련을 겪게 되겠지. 그리고 엘다들에게 있어 이 진화 단계는 그들이 멸망하기 직전 내디뎠던 마지막 발걸음이 되었지. 나는 인류가 그와 똑같은 운명을 맞이하여 멸망에 처하도록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엘다는 이미 그에 대한 해답을 그 손아귀에 쥐고 있었으나, 스스로를 구원하기에는 너무도 순진하고 너무도 오만하였지. 그들은 웹웨이를 지니고 있었다. 그들의 구원이 될 수도 있었던 해답을. 그러나 그들은 결코 워프로부터의 연결을 완전히 끊어 버리지 못했다. 그들의 영혼은 불꽃이 되어, 그들의 종족 전체에 멸망을 불러오고 말았지.+
라는 이 지식을 이미 알고 있었으나, 지금까지는 단 한 번도 이토록 명확하게 이해해본 적이 없었다. 예언에 가까운 약속을 통해, 그 지식에는 한층 더 진실성이 가미되었다. 웹웨이가 있으면, 인류는 더 이상 내비게이터들이 필요하지 않게 되리라. 신뢰할 수 없는 아스트로패스들의 워프-속삭임에 더 이상 의지하지 않아도 되게 되리라. 전함들은 더 이상 워프로 진입하였다가 실종되거나, 그 속에 거하는 존재들에 의해 갈가리 찢기지 않게 되리라. 그러나, 엘다들도 그와 똑같은 일을 행하지 아니하였던가?

+아니. 엘다들은 워프에 대한 의존성을 근절하였으나, 결코 워프와 그들 종족 전체의 연결은 끊지 않았다. 나는 인류를 위해 그들이 하지 못했던 그 일을 행할 것이다. 완전무결하게.+}}}

▶ Master of Mankind 中, 인류를 엘다처럼 만들지 않을 것이라는 황제
- 번역 출처
‘황제 폐하께서 누구에게 이야기했는지는 중요치 않다. 지금 이 순간에도 너희들이 모르는 것이 상책이다. 워프에 속한 힘들의 이름을 부르는 것은 그들의 주의를 끄는 행위다. 지식 그 자체만으로도 타락시키는 힘이 있어. 그게 지금 너희가 알아야 할 전부고, 이전보다 이미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로갈 돈을 훈계하는 말카도르
I was the most critical of father’s designs, but now I see the truth, and it forgives all mistakes on His part.
The warp is nothing but madness and corruption.
나는 아버지의 계획에 가장 비판적이었지, 하지만 이제 나는 진실을 보았고, 아버지의 모든 실수를 용서하네.
워프는 광기와 타락에 지나지 않아.
▶ The Lost and the Damned[5] 中, 자가타이 칸의 발언

자가타이 칸은 황제가 워프의 존재를 숨기는 것을 매우 혐오하며, 황제를 폭군이라 평하고 사랑하지 않는 아버지를 위해 사랑하는 형제와 싸우게 되었다고 한탄까지 했던 사람이다. 하지만 그런 그조차 진실을 알고 난 후에는 황제를 지지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일단 황제의 행동을 논평하기에 앞서 먼저 카오스의 위험성을 알 필요가 있다. 카오스는 알기만 해도 타락 위험이 있으며 # 사람 하나가 타락한다고 해서 그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행성 하나가 작살날지, 섹터 전체가 오염될지, 어떤 재앙이 일어날지 도무지 예측할 수가 없는 존재이다. 사실 몰라도 타락한다. 카오스에 대해 일절 모르더라도 그건 타락할 개연성이 줄어들 뿐이지, 카오스 신들의 관심을 받으면 얄짤없이 타락한다. 그리고 타락만으로 끝난다면 또 모르겠는데, 카오스를 알기만 한다고 해도 그 상념은 떨쳐낼 수 없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카오스에는 힘이 된다. 우연히 불어닥치는 자연재해같은 것이라면 또 모를까 카오스는 명백한 악의를 가지고 현실우주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러니 카오스의 힘은 더 강해지고, 따라서 타락하는 사람은 많아지고, 다시 카오스의 힘이 강해지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이러니 일반인이면 알기만 하더라도 쏴죽이는 게 미연의 대형사고를 방지하는 최선의 대응인 것이다. 물론 이걸 왜 하느냐 하는 당위성을 설명하기 위해서 제국 입장에서도 일반인한테 두리뭉실한 설명을 해주기는 한다. 안 그러면 스트라이샌드 효과로 통제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왜 막는지는 알아야 주의를 할테니 말이다. 당장 워프를 오가는 일반인들이 간접적으로 불안해 하는것으로 언급된다. 때문에 어느 정도 작중설정을 알게 되거나 알고 있는 팬들은 억까도 이 정도는 아니라고 압도적으로 카오스에게 유리하게 설계된 작중의 상황에 혀를 내두른다.

일례로 카오스를 아예 모르는 타우 농업 행성이 원인모를 가뭄에 시달리자 타우 감독관들이 궤라들이 제안한 원시적인 기우제를 지냈더니 그걸 너글이 냉큼 듣고는 자신의 축복을 내려서 행성이 너글의 역병에 오염된 적이 있으며, 스커지드 챕터는 황제에게 세상의 모든 거짓말을 판별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를 올렸다가 그 기도를 젠취가 들어버리는 바람에 인류제국에 가득찬 거짓말들에 미쳐버려 챕터 전체가 타락해버렸다. 다크 임페리움에서는 로부테 길리먼의 부활 이후 울트라마 억실리아의 가드맨 장병들이 정체모를 끔찍한 역병에 시달리자 이들을 불쌍히 여긴 길리먼이 울트라마 후방의 가든 월드를 징발해 후송된 병사들의 심신을 치유할 장소로 삼는데, 어느 날 밤 7명의 부상병들이 무언가에 홀린 듯이 한 곳에 모이더니 난데없이 너글 악마 침공이 시작되었다. 이런 식이니 인류제국은 카오스가 연관된건 무엇이든 익스터미나투스를 포함한 강경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 대다수의 기술의 암흑기 시절 문명들이 거의 다 전멸하고 야만적인 테크노 바바리안들만 남고 은하계 전역의 인류에 사이킥 혐오 사상이 공통적으로 퍼진 이유이다. 당시 막 발현된 싸이커를 혐오하고 무작정 마녀사냥해서 죽여버리는 미개한 행성만 사이커로 인한 재앙을 피해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화이트 스카의 모행성 초고리스같이 그 당시에 사이커로 인한 재난을 안 당한 행성이 오히려 매우 이례적인 사례다. 제국의 유지조차도 벅찬 인류 제국의 행정 능력으로는 우주 곳곳에서 발현하는 사이커들을 효율적으로 통제할 수 없기에 조금이라도 사태가 커지기 전에 빨리 도려내야 하며, 만약 그렇게라도 빠르게 도려내지 못하면 수십배 수백배의 참사가 생길 테니까. 인류의 사이킥 진화가 통제되지 않아 카오스가 최종적으로 승리한 미래에는 현실 우주와 워프 우주의 경계가 사라져서 상상 속에서나 나오는 지옥도가 현실에 강림한다.

워해머 40,000의 설정이 워낙 모호하고 불확실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황제의 계획이 장기적으로 인류를 카오스의 마수로부터 구원할 유일한 방법이었다는 것에는 작가진의 이견이 없다. 즉 아무리 황제가 다른 방법을 썼다면?이라고 가정해도 더 나은 해결책은 없으며, 그 황제의 계획은 카오스 신들의 모략과 마그누스 더 레드의 의도치 않은 사보타주[6]로 실패하였고 인류의 미래로써 개통하던 웹웨이는 개통은 커녕 악마들의 방해로 인해 커스토디안 가드, 시스터즈 오브 사일런스, 기계교의 엄청난 희생을 내며 겨우 닫은 판이다. 즉 인류제국이 얼마나 오래 존속하든, 그것은 무의미한 발버둥에 불과하며 인류는 패망할 것이라는 게 정해진 미래이다. 이는 다른 누구도 아니고 황제 본인과 작가진들이 직접 언급한 사안이다. # 즉 황제의 계획은 인류 해방을 위한 절대 유일한 대책이었으며, 그것은 실패하였다는 것이 진실이다.
{{{#!folding 대화 전문 ▼

'이름 모를 수조명의 사람들이 끝없는 고통 속에서 노예가 되어 파멸을 맞이하겠지.' 말카도르가 대답하였으나, 그의 시선은 로켄을 꿰뚫고 영혼을 관통하였다. '영원한 어둠이 모든 별들을 삼킬 것이다. 이루말할 수 없는 흉물들이 풀려날것이며, 그 끔찍한 세계에서 나온 괴물들은 호루스가 한 가장 사악한 짓도 초라해보일 정도의 악행을 저지를 것이다.
그의 말의 이면에 담긴 무게는 방 전체를 울리게해 로켄 조차 즉시 대답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자비롭게도 인장관은 그의 시선을 거두었다. '내 그대들에게 보여주겠다.' 그가 모두에게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조용했으나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었다. '나를 보라, 그리고 나의 명을 거절하면 어떤 미래가 다가올지 깨달으라.' 말카도르가 자신의 손을 들어올리자 세월의 전당의 모든 홀로리스들이 뒤틀리고 깨졌다. '이제 보게될 것들은 환상이 아니다. 행해야할 것들이 행해지지 않았을 때의 미래를 이루는 수 많은 실타래의 일부다. 조금도 놓치지 말고 보라. 그러면 그대들도 알게될 것이다.'

그러자 갑자기, 그들은 산마루에 서있었으며, 흩날리는 피와 사람의 재들 사이로 수킬로미터 멀리 황궁이 보였다. 로켄이 지켜보자, 거대하고 웅장한 수도성 테라의 황궁은 마치 거대한 알이 부화하는 것 마냥 내부에서 부터 쪼개졌다.
성의 내벽에 불규칙한 균열이 일어나더니, 내부의 끔찍한 거대괴물이 태어나면서 검은 기름이 그 사이로 흘러나왔다. 순양함만큼이나 거대한 촉수들이 오염된 하늘을 향해 튀어나왔으며, 황궁은 불타고 무너지며 탑과 정원들이 산산히 부서졌다.
거대한 황궁의 잔해속에서 징그러운 눈들과 땍땍거리는 부리들로 뒤덮힌 문어 괴물이 나타났다. 녀석은 하늘을 향하며 피를 얼어붙게 만드는 울음소리를 내었다.

이제 그들은 칠흑같은 우주에 있었으며, 테라 그 자체가 보였다. 태양의 빛이 닿지 않는 테라의 어두운 면은 수 억구의 시체가 타면서 생기는 불길들로 밝혀져있었다. 시야의 바깥쪽에 희미하게, 로켄은 두꺼운 먼지와 조각들 사이에 부서진 회색 구체를 보았다. 그것이 믿겨지지 않는 엄청난 힘에 의해 찢겨진 루나의 잔해였으며, 잔해들은 위험한 살상지대를 만들었다.
수천의 전함들이 그곳에서 서로에게 거대 레이저들을 쏘아대고 사이클로닉 어뢰 셰레를 퍼부었다. 그러자 갑자기 노란 태양이 쇠약한 빛을 내더니, 찰나에 칠흑 같은 우주를 매우는 빛과 함께 폭발하였다. 초신성의 충격파에 루나의 잔해물들과 죽어가는 테라가 휩싸였다. 로켄의 시야가 바뀌기 직전에, 그는 불꽃 속에서 웃는 악마의 얼굴을 보았다.

로켄은 자신 앞에 웅장한 울트라마의 수도였던 것으로 보이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한 때 웅장한 마크라그의 도시의 대도로는 피로 물든 강이 되었으며, 그곳에 휘날리던 13군단의 거대한 깃발은 없고 사람의 가죽으로 만든 누더기 깃발이 휘날렸다.
이곳에 살았던 모든 사람들은 이제 지옥의 그림자 속에서 서성이는 괴물들의 노예가 되었다. 소수의 생존자들은 고통과 괴로움 속에서, 죽지 않는 악마들의 즐거움을 위해 계속해서 학대당하고 더럽혀지며 살아갔다.

심우주의 끝없는 어둠 속에서, 공포에 빠진 사람들이 조종하는 수 많은 우주선들이 절박하게 탈출하려는 모습이 보였다. 그러자 어둠 그 자체가 움직이고, 행성들만큼이나 거대한 입이 크게 벌려졌다. 어둠이 살아움직이더니 그 입에서 수백만의 웃음 소리와 함께 탈출선들을 두 동강내고 통째로 집어삼켰다.
로켄의 마음이 흔들렸다. 이제 장면들이 더 선명하고 빠르게 다가와 그의 정신을 시험했다. 장면들은 그에게 몰아쳐 더 끔찍한 가능성들을 보여주었고, 그가 어디를 바라보든, 전에 것 보다 더 참혹한 장면들이 보였다.
틀림없이 죽은 프라이마크들의 모습들, 포트리스-모나스트리의 벽의 십자가에 박힌 모습, 거대한 교수대에 목이 매달려 썩은채로 훼손된 모습. 측정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크기의 데몬 엔진, 그 기계의 톱니들은 대륙들을 깎아서 만든 것이었으며, 기어들은 부서진 행성의 핵들로 만든 것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은하계 자체가 무한하고 끓어오르는, 고통받는 영혼들의 바다가 되어 이마테리움의 마경이 현실 우주로 나와 광기의 황무지로 뒤바꾸는 모습을 보았다.}}}

가비엘 로켄에게 그레이 나이트가 없는 미래를 보여주는 말카도르
- 번역 출처
황제가 인류 전체를 단 한 명도 빠짐 없이 통제 하에 두고 워프와 단절시키며, 웹웨이를 개척해 카오스 신들을 굶겨 소멸시키지 않는 이상 인류의 사이킥 진화 과정에서 은하계의 어마어마한 수의 인류 중 단 한 명이라도 타락하면 그 결과는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이것이 황제가 그리도 급하고 때로는 잔인하게 전 은하의 인류를 규합시키려 했던 이유이다. 인류의 사이킥 진화가 완료되면 아엘다리보다도 강력한 사이킥 능력을 가진 초월종족이 될 것이나, 워프와의 단절이 완료되지 않는다면 종국에는 인류가 엘다보다 많은만큼, 강력해질만큼 더 처참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1 #2

헤러시 작가진이 밝힌 대로, 황제는 일절의 사심이나 사리사욕도 없이 오로지 인류라는 종족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인물이다. 프라이마크 창조와 인류 제국 건국, 아스트로노미칸을 통한 인류 제국 함선 인도 및 웹웨이 연구 등도 결국은 인류라는 종이 카오스 신들의 손에 놀아나 멸망하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걸 바치고 발버둥친 과정의 일부다. 말카도르와 같은 극소수의 가장 충직한 신하들은 아무런 사심 없는 그의 비전과 계획에 감명받아 스스로 도구가 되길 자처하여 인류제국을 위해 봉사하였다.

또한 모든 자를 도구로 보는 그 냉엄한 사고방식에서 황제 본인도 예외는 아니었다. 자신 스스로조차도 도구로 사용하며 안식없이 죽지도 살지도 못한 상태에서 오랫동안 고통받을 거라는 것을 예지했음에도 불구하고 황금 옥좌에 스스로 안치했다. 황금 옥좌에서 고통받으면서도 워프 항해 유지를 위해 계속 목숨줄을 붙잡고 있는 것을 보면 인류의 주인보다는 인류의 자발적 노예이자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는 평도 가능하다. 괜히 길리먼이 절대군주인 황제가 직면한 것이 불가능한 임무이며, 황제의 사랑이 거짓 연기였음에 한탄하면서도 황제가 취한 태도가 가장 실용적이었을 것이라고 독백한 게 아니다.
{{{#!folding 독백 전문 ▼

알리비아는 황제의 암시를 밀어내려 했으나 계속 그녀를 찾아왔다.
격앙된 전쟁의 시대, 말 할 수 없는 학살의 조류, 거대하고 영혼 없으며 -피비린내 나는- 체제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하지만 또다른 암시는?

공포의 우주, 고문 질병의 우주, 가난의 잔혹함과 유혈의 우주, 인류가 결코 벗어날 수 없는 종류의 고통.
제정자(enactors)들은 영원불멸한 존재였고, 그들을 위한 미쳐버린 제국. 아니, 그 안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의 고문된 정신이 만들어내는 불멸의 괴물들의 시대였다.
황제가 그녀에게 보여줬던 것은 그보다는 조금 더 나은 것이었으나, 여전히 끔찍한 악몽과 같은 어두운 미래였다.
인간의 삶이 무의미했고, 역사의 톱니바퀴 사이 사이에 뼛가루 같은 잿더미를 상상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적어도 그들은 살아있었다.
이 암울한 현실속에서도 남자와 여자는 사랑하였고, 최선을 다해 자녀를 키웠고, 여전히 자신보다 더 큰 목표를 위해 헌신했다.

어둠이 엄습하여도 그들은 여전히 서로를 붙들어매며, 견딜 수 없는 것들을 견뎌냈다.
왜냐하면 그것이 사람의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살았고, 살아남았으며, 그리고 버텨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그들은 희망했다.

아직 모든 대재앙이 닥쳐오기 전이었고, 아직은 빛의 불씨가 남아있었다.
그녀는 오랫동안 사라졌다고 생각한 영웅들이 돌아올 때, 그 불씨가 날아가 마지막 불길을 키워 이 반란의 움직임을,
작디작은 불씨처럼 보이게 하는 마지막 대 화재를 시작하는 것을 보았다.

미래의 전쟁의 결과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인류가 맞서싸운다는 단 하나만으로 충분했다. }}}

▶ The Fury of Magnus 中, 알리비아 슈레카의 독백
- 번역 출처
당장 리그베다위키 시절부터 황제 비판용 문장으로 잘 인용되던 알리비아 슈레카조차 카오스가 최종적으로 승리하게 되면 인류가 영원히 고통받을 것을 알았고, 그나마 황제의 계획이 비정하고 잔혹함에도 불구하고 작은 희망의 불씨나마 보존하는 것임을 부정하지 못했다. 결국 그녀는 마그누스가 영혼까지 태워 부활도 하지 못하던 말카도르에게 생명력을 양도해 말카도르를 부활시킨다.
{{{#!folding 대화 전문 ▼

네 예언을 의심하진 않으마.” 이 조용한 어조로 말했다.
“하지만 그게 어쨌다는 거냐? 우두커니 어둠에 잠긴 채 손안의 검을 놓아버릴 것이냐?”

“내 말 잘 들어라, 마그누스의 아들아. 천상으로 향하는 길엔 온갖 승리와 패배가 놓여있다. 언젠간 패배해 뒤로 물러날 수 있겠지, 허나 영원히는 아니다. 적에게 기만당하고 도망치며 숨어 다닐 수도 있겠지, 허나 영원히는 아니다.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것들을 잃어버렸다 자책하기엔 아직 때가 이르다. 우리에겐 닥친 싸움을 피할 지혜와 방법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러지 않을 것이다.

“우리에겐 진실됨이 있다,” 칸이 말했다.
“저들이 가지지 못한 것이지. 설령 우리가 이제껏 이룩한 것들을 불태울지언정, 우리를 조롱하며 불꽃 속에서 춤을 출지언정 말이다. 내 말 듣고있느냐? 우리는 진실 속에 있다.”}}}

자가타이 칸, 라부엘 아르비다가 인류제국이 결국 무너질거란 예언을 받았단 말에 대답하며
- 번역 출처
카오스가 최종 승리한 미래를 예견한 레부엘 아르비다에게 자가타이 칸이 일갈하는 것도 알리비아 슈레카가 얻은 깨달음과 일맥상통한다.

전 인류의 영속자화라는 황제의 계획에 대한 안티테제라고 할 만한 것은 시원의 진실을 받아들이라는 것밖에 없다. 이러한 운명에 끊임없이 저항하고 극복하려고 시도한 황제에 대해 비판하긴 쉽다. 하지만 작품 내적으로 황제에게 극도로 부정적으로 평하던 인물들조차 카오스가 장악한 참혹한 미래에 경악해 최소한 황제의 행보에 완전한 공감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나마 나은 차선으로 평가하게 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황제 외의 대안은 없다는 것을 증명한다.

4. 부정적 평가

4.1. 인간적 한계와 잘못된 수단

{{{#!folding 대화 전문 ▼

“이것이 바로 너다. 말카도르. 광대. 나는 너를 수천 년 동안 내 목적에 맞게 써 왔으며, 내 책무가 끝나기 전 너를 다시 생각조차 않고 버릴 것이니라.”
“주군의 뜻하심을 알겠나이다. 제가 호루스와 같이 분노함을 원하시나이까?”
“너는 내 야심을 위해서만 존재하며, 냉엄한 역사 속에서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 남을 것이다.”

계시는 말카도르의 말을 무시한 채 말을 이었다.

섭정은 끓어오르는 굴욕감을 삼키며 방금 계시의 말을 곱씹었다. 계시는 감정적인 반응을 내보였다. 하지만 그를 응시하는 계시의 눈빛은 굽힘 없는 진실을 말한 자의 것이었다. 말카도르는 단 한 번도 영광에 대한 꿈도, 권력에 대한 야망도 품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말카도르는 스스로가 가치 있다고 믿어 왔다. 인류가 빚어낸 가장 위대한 지성에게 상담가인자 조언가일 수 있다는 것이 무엇이겠는가? 인류 역사상 최강의 사이커에게 도움이 되는 자, 수천의 삶을 살아갈 불멸자와 동행할 수 있는 동반자였지 않는가?

“이제 이해하는도다.”
계시의 표정에 조롱이 묻어났다. 계시는 손짓을 해 말카도르와 자신 사이의 조각들을 가리켜 보였다.

프라이마크들은 내게 있었다가 다른 곳으로 납치당했었고, 그 사이 그들의 마음에는 어둠이 파고 들어갈 시간이 있었다. 유혹, 거짓말, 선전. 하지만 말해보라, 말카도르 더 시길라이트여. 네가 우리 적들의 유혹을 이기기 위해 노력한 적이 한 번이라도 있더냐?

말카도르는 침묵했다. 어둠의 신들은 단 한 번도 그를 흔들려 하지 않았다. 물론 간혹, 그리고 매우 최근 그들이 말카도르의 죽음을 노렸지만, 오직 그만이 목표였던 것도 아니었다. 짧고 잔인한 웃음이 말카도르를 움찔거리게 했다.

“스스로가 너무 충성스럽다 생각했더냐? 나에 대한 네 믿음이 결코 흔들리지 않는다고? 네게는 그들이 얻어낼 것이 아무것도 없기에 유혹조차 없었던 것이리니.”
“저는 주군을 위해 주군의 이름으로 많은 것을 창조했나이다.”
말카도르가 떨리는 목소리로, 간신히 평정을 유지하며 말을 이어갔다.

“제 노력 없이 제국은 세워질 수 없었나이다.”
“하지만 나의 이름 아래였다.”
내 이름 아래, 그 어느 때보다 경멸적인 세 마디였다.

“너는 세리와 사무원 우두머리일지니. 너 없이 제국이 없다? 제국 없이는 말카도르가 없을뿐이다. 너를 지탱할 관료의 대군 없이 네가 무슨 의미가 있겠더냐? 시를 읊고 사진을 찍는 나의 리멤브란서들이 너보다 대성전에 더 기여하였다.

말카도르의 뺨에 눈물이 흘러내렸다. 치솟는 수치심에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말카도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계시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 시선에 대한 답은 경멸하는 듯한 한숨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너를 나의 왼손이라 부르지.”
계시는 왼손의 다섯 손가락을 움직여 보였다.

“사실이도다. 하지만 그 뿐이도다. 너는 내 의지를 담아 움직일 따름일지니. 내 새끼손가락이 품는 희망과 두려움에 개의치 않듯, 너 역시 마찬가지로다.”
말카도르는 입을 열었지만 그 어느 말도 떠올릴 수 없었다.

“되새김하는 순한 동물마냥 나를 바라보지 마라. 너는 내가 실패하는 것이 두렵다 하였으나 이미 알고 있으리라. 너는 내가 필요로 할 때 나를 증오하지조차 못하는구다.”
계시가 놀이말을 집어던졌다. 벽에 부딪힌 말은 산산조각이 났지만, 계시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그의 쏘아보는 시선에는 후회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말카도르는 산산이 부서진 ‘광대’를 보았다. 배신감이 칼날처럼 그의 가슴에 꽂혔다. 뜨거운 불길이 차올라 분노에 불을 붙였다. 그리고 한 생각이 더욱 뜨겁게 불타올랐다. 정말 계시는, 말카도르가 그런 것에 신경쓰는 사람이라 생각했던 것인가?

“너는 내 불멸의 영광이 될 제국에서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는 평범한 기반암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나는 너를 만난 순간부터 거짓으로 임했으며, 네가 품은 나에 대한 믿음은 모두 거짓이다. 우주와 인류의 생존에 대한 너의 모든 믿음이 허구이다. 나는 너를 조종했고, 마음대로 남용할 것이며, 너는 나의 관심을 끌지조차 못한 채 버림받을 것이다. 내 군단원 한 명이 자신의 볼터탄에 기울이는 정성이 내가 너에게 기울이는 것보다 더 클 것이다.”}}}

▶ The Board is Set 中, 말카도르를 도발하는 황제. 호루스 헤러시의 대전략 모의전이나 다름없는 카드 게임에서 대항군 역할을 맡은 말카도르가 진심으로 적의를 담아서 싸우는 척도 제대로 못 한다고 일부러 도발하는 것이다.
- 번역 출처
그러나 상술한 업적과 능력으로 한없을거라 여길 만큼의 전능함을 보여준 황제도, 결국은 인간이였기에 그의 힘과 능력은 본인도 스스로 인정했다시피 결국 한계가 있었고 그가 미처 예상하지 못한 변수와 오판은 황제 자신과 인류를 다시 파멸의 길로 들어서게 만든다. 황제 본인 또한 헤러시 도중 자신의 그러한 결말을 예측하고 최대한 저항하려 했으나 결국 이를 막을 수는 없었다. 카오스 신들과의 파워 밸런스는 호루스 헤러시 시리즈가 나오기 이전에는 일방적인 황제의 강세였다. 구판에서 그의 힘은 4대신을 전부 합친 것에 맞먹을 정도로 매우 전지전능한 존재로 묘사되었다. 하지만 소설 호루스 헤러시 시리즈가 진행되고 있는 지금은 카오스 신들의 권능이 황제를 능가하고, 황제가 가진 신적인 능력과 지식도(프라이마크 제조 기술 등 최소한 일부는) 상술했듯이 몰렉이라는 행성에 위치한 워프 게이트를 통해 카오스의 영역으로 들어가 신들과 거래를 하려는 척 사기를 쳐서 얻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워프의 존재들은 그를 배신자로 여기며 철저히 증오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작중에서는 이에 대해 약간의 변론적 설정이 있기는 하다. 인류의 사이킥 각성이 임박했으며, '각성'이라는 말과는 다르게 이는 절대 긍정적 의미의 승천이 아니라 카오스에 인류가 통째로 먹혀버리는 절멸 재앙이라고 말이다. 굳이 변론을 하자면 황제의 '비인간적 플라톤주의적 이성 숭배'는 바로 그 카오스 신 때문이기는 하다. 워프의 뒤틀린 카오스의 존재들이 먹고 사는 양분이 바로 자연스러운 인간의 감정이기 때문이다. 카오스 4대 신의 과장되고 기괴한 모습의 이면에는 결국 인간들이 품고 사는 평범한 감정이 있다. 황제의 일견 잔혹한 면모들은 사이킥 각성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어떻게든 인류가 자기 계획에서 엇나가지 않도록 전 인류를 제국으로 통합한 뒤 그 뒤에 웹웨이 프로젝트와 임페리얼 트루스의 반포 등으로 카오스에 종속되는 것을 억제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설정을 긍정한다면 독자 관점에서는 한 가지 의문이 남는다. 그렇게나 시간이 촉박했다면, 왜 좀 더 빨리 손을 쓰려고 하지 않았는가? 황제가 30K 시점에 태어난 인간이었다면 이러한 평가는 무의미할 것이다. 하지만 황제는 작중 설정대로라면 신석기 시대에 태어나 지금 나무위키가 있는 2020년대에도 살아 있었을 만큼 긴 세월을 살아온 사람이며 인류가 바벨탑을 쌓던 시인에 우주시대가 어떻게 흘러갈지 세밀하게 짜두고 있던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이 인류가 테크노 바바리안 무리로 전락하고 카오스의 노예가 되는게 임박한 시점에서야 '이제 인류를 통합하겠다'고 나서며 폭압적인 전쟁범죄와 학살을 벌인다는 말인가? 물론 이 점에 있어서도 전 은하적인 워프 폭풍, 인공지능의 반란 등의 대재앙이 있었다고는 서술하지만, 황제가 그동안 뭘 했는지, 왜 이제서야 나서는지 추가적인 설정 보완이 없는 한 모순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다만 왜 30K시점에서 전면에 나섰는지 추측이 불가능한건 아니다. 사실 기술의 암흑기 시절은 정말로 인류의 전성기로 단순히 기술면에서 뛰어난 것뿐만 아니라 정신적, 사상적 면에서도 인류는 훌륭히 발전해나가고 있던 시절이다. 황제는 인류를 이끌겠다는 사상을 가지고 있으나 동시에 간접적으로 인류를 돕는다는 사상도 있는데 이미 간접적인 활동으로도 놀라운 성과를 이룩하고 있는데 굳이 전면에 나서서 활동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는 못했을것이다. 다 망하고 간신히 수습한 30K시점에서도 서두르면 시간에 맞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면 기술의 암흑기 시점에서는 시간이 널널하고 여유가 있었을 것이며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대체불가능한 중요 프로젝트일 웹웨이 연구에 집중하는게 더욱 빠르고 안정적인 성과를 낼 수 있었을 것이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요소인 황금옥좌는 훨씬 이전에 발견했다고 하니 계획 자체는 이 시점에는 준비가 끝났을 것이다. 또한 왜 더 일찍 나서지 않았냐는 비판도 다소 핀트가 어긋난 것이, 황제는 본인이 말했듯이 전지전능한 존재가 아니다. 황제의 사이킥 예지가 매우 정확한 편이기는 하나 결국 황제가 말했듯이 이것도 아주 작은 미래의 편린과 기계적 예측을 종합해서 내리는 결정인지라 반드시 맞는 것도 아니기 때문.

이렇게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소위 '인간성'이라 부르는 타인에 대한 애정, 비합리적이고 맹목적일순 있어도 열정적인 타인이나 외부 세계에 대한 관심과 사랑, 끈끈하고 진실된 유대관계 같은걸 다 갖다 버리고 최종 목표인 인류의 구원이라도 이뤄냈으면 그나마 결과가 정당화라도 할수 있는데, 워해머 4만 세계관은 그게 아니다. GW 제작팀이 공식적으로 여러번 발언했듯이 4만의 세계관은 이미 황제가 실패하고 멸망이 기정사실화된 세계관이다. 그리고 저렇게 초인적이고 뛰어난 황제가 왜 실패했는지 방대한 설정집 사이 간단하면서도 근본적인 원인을 찾자면 결국 저런 인간의 본질적인 비합리성을 과도하게 배제하고 철저한 플라톤적 이성만 찾다가 그의 의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결국 삐뚤어진 프라이마크들의 반란 때문이다. 당장 마그누스가 가장 유명한 사례고, 호루스도 마찬가지다.

비록 호루스 헤러시 시리즈가 최종장으로 드러나며 "황제는 무감정한 폭군이 아니라 인간적인 선의를 가진 존재였다" 로 확정되었다 해도, 역사상의 수많은 폭군들이나 악독한 독재자들 또한 인간적인 면모가 전혀 없는 인물은 없었으며, 황제의 행적으로 보면 명백히 비인간적인 폭군이자 학살자, 또한 내부 관리에 실패한 인물이자 애초에 무모한 도박수를 던지고 실패한 초인이라는 결과론적 평가를 피하기 힘들다. 애초에 워해머 40K 스토리 작가진이 말하는 '황제가 옳았다' 또한 "황제가 지향한 목적이 옳았다"는 것이지, 그 목적을 이루는 과정이 옳았다는 것은 부인하였으며, 황제는 분명히 폭압적 전쟁군주이자 전쟁범죄자임을 못박았다.

철저하게 비인간적인 방식으로 인간을 구원한다는 모순적인 방법은 결국 황제 대에서 그 한계를 보이며 폭삭 망했고, 그 실패자 황제가 남긴 유산인 인류제국은 오히려 비이성적인 인간 숭배만 남아 판치며 부활한 로부테 길리먼부터 뒷골 아파할만큼 오히려 황제가 하지 말라고 할법한 짓만 골라하는 동네가 되버렸다. 어찌보면 오히려 로가 아우렐리안이 진정한 승자라는 농담 아닌 농담이 돌만큼 세계관 내에서 제국의 처참하고 몰락해가는 모습 그 자체가 황제의 잘못된 방법론과 실패에 대한 뒤틀린 패러디로 봐도 될것이다.

4.2. 프라이마크 관리 실패와 편애

{{{#!folding 대화 전문 ▼

“여러 가지 면에서 너는 나와 너무나 닮았단다.”황제가 말했다. 마그누스는 자부심으로 얼굴이 붉어졌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황제의 말에는 여러 가지 뜻이 담겨 있었다. “너는 나와 같은 장점이 아주 많지만, 지나칠 정도로 강한 힘은 결국 약점이란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단 말입니까?”

“신념은 오만으로 흐를 수 있지.” 황제가 말했다. “완벽에 대한 강박관념, 그것에 사로잡힌 추구는 무엇을 성취해야 하는지에 대한 눈을 멀게 할 수 있다. 마그누스, 넌 나의 지성과 나의 힘을 가지고 있지만, 네가 잘못한 것이 없다고 믿는 경향이 있단다. 네 지성에 의한 실수가 감정에 의한 실수보다 위험할 수 있단다.”

“제가 무슨 실수를 저질렀습니까?” 마그누스가 대답을 두려워하며 물었다.

“시간만이 무엇이 실수인지 알게 해주겠지. 그러나 네가 결코 실수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믿지 못하는 것은 위험하단다. 확신은 우리의 가장 큰 적이다. 항상 의문을 제기하고 항상 다른 사고방식, 매듭을 푸는 다른 방법들에 대해 마음을 열거라. 이것이 우리의 대성전 전, 마지막 밤에 내가 너에게 주는 선물이다.”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럴 테지, 내 아들아.” 황제가 말했다. 내가 방금 말한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너는 나와 충분히 다르기 때문에 내가 실패한 곳에서 너는 성공할 것이라고 믿는단다.

실패? 어찌 아버지께서 실패하셨단 말입니까?

“나도 아직은 모르겠구나. 하지만 곧 알게 될거야. 그리고 나는 너와 네가 가장 아끼는 아들이 내 실수를 바로잡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걸 느낀단다.”

“제가 가장 아끼는 아들?” 마그누스가 물었다. “ 그들 모두가 제 아들들입니다.”

“그래, 그건 진실된 말이지만, 하지만 네가 꿈꿀 수 있는 것보다 더 멀리 여정을 떠나야 할 때 너의 꿈을 대신 짊어질 수 있을 사람이 있단다.”

이 은하의 어디든 제가 향하지 못할 곳이 있겠습니까?” 마그누스가 말했다.
그는 아버지의 유희를 느꼈다.

“아들들은 언제나 아버지가 가지 말라고 하는 곳을 여행하고 싶어하는 법이지.” 황제가 대답했다.
“네가 더 이상 향할 곳이 없다고 생각될 때, 너의 아들 중 한 명이 지금까지 네가 얼마나 잘못 생각 했는지를 보여줄 것이란다.”

“이것은 우울한 충고처럼 들립니다, 아버지.” 마그누스가 말했다. “저는 우리가 미지의 세계로 과감히 나아가며 더 고무적인 무언가를 추구할 줄 알았습니다.”

“자신보다 더 높은 경지에 도달하도록 아들들에게 가르쳤다는 것보다 더 고무적인 것이 있을까? 그들이야말로 진정한 너의 불멸성이란다, 마그누스.”

그 문제에 대해서는 둘 모두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그들은 작별을 고하기 위해 탑 꼭대기에 있는 그들의 몸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의 아버지는 그의 은하 정복 계획을 상세히 기록한 거대한 구상도와 불가능할 정도로 복잡한 지도 옆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비록 그들이 에테르를 비행하는 숭고한 순간을 함께 보냈지만, 마그누스는 여기서의 그의 시간이 끝나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황제는 몸을 돌려 손을 내밀었고, 마그누스는 어떻게 지금까지 아버지의 서글픈 슬픔의 표정을 알아차리지 못했을까 부끄러워하며 아버지의 눈을 바라보았다.

“이 순간을 기억하거라.” 황제가 말했다.

그러겠습니다. 마그누스가 약속했다.}}}

대성전 이전, 마그누스에게 충고하는 황제
- 번역 출처

흔히 '황제는 프라이마크를 단순히 도구로 여겼을 뿐, 절대 아들로 여기지 않았다'는 주장이 널리 알려져 있지만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황제는 여러 면모를 가지고 있기에, 보는 이에게 그가 원하는 면모를 보인다고 했으며, 말카도르에게 했던 사담 중에는 프라이마크들을 자식으로 취급하기도 했다. 궁극적으로 황제는 인간성을 갖추었으나, 이를 점점 잃어버리고 있다는 언급이 존재한다. #1 #2

프라이마크에 대한 황제의 입장은 그야말로 뒤죽박죽이었다. 어떨 때는 냉정하게 도구라고 여기면서도, 어떨 때는 자식으로 여기기도 하는 등 일관성이 없었다. 이것은 단순한 작가진의 실수가 아니라, 말카도르가 '그가 그들을 자신의 아들들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네. 상상이 되는가? 나도 그의 입술에서 그 말이 나오기 전까진 믿지 못했네. 오래 여운을 남기는 애정일지도 모르지만, 얼마나 갈지는 나도 말할 수 없네.'면서 혼란스러워 하는 장면을 통하여 의도된 것임을 보여주기도 했다. 믿을 수 있는 최측근들 앞에서는 프라이마크를 거론할때 '7호'같은 식으로 제품번호를 말하듯이 냉담하게 말했던 평상시 모습과는 모순되는 셈. 실제로 황제가 이런 프라이마크의 도구적 면모를 강조할 때 등장하는 화자 중에선 프라이마크와 아뎁투스 아스타르테스를 아랫것 취급하고 자기들이 진짜 황제의 아들들이라며 깔보는 아뎁투스 쿠스토데스도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즉 황제가 이들 좋으라고 이들이 보고 싶은 면모만 보여준 것일 수도 있다는 것.

또한 위와 같이 황제가 지닌 모순의 대부분이 호루스 헤러시 시리즈를 통해 해소되고 황제의 초지성과 인류를 위한 웅대한 비전이 부각될수록 계획의 가장 큰 키인 마그누스와 다른 프라이마크들에 대한 대우는 역으로 부각되는 황제의 최대 실책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묘사가 되었다. 현 호루스 헤러시 시리즈로 극한으로 냉철하고 이성적인 황제의 인물상이 정립되면서 그렇게 초지성을 지닌 냉철한 지도자가 어째서 프라이마크 중 하나, 그것도 자신의 계획에 가장 핵심적인 프라이마크가 워프에 매우 밀접하게 닿아있고 거기에 심취하는데 별 감시도 관리도 안 한 채 방치하는 안일하기 짝이 없는 행보를 보였는지 헤러시 시리즈가 다 끝나가는 지금까지도 제대로 된 해설이 나오고 있지 않은 형국이다. 게다가 마그누스가 황제의 웹웨이 프로젝트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게 될 예정이었다는 것 역시 현 호루스 헤러시 시리즈에서 추가됐다.

더구나 모나키아 사건 이후 로가에게는 감시역 쿠스토데스를 여럿 붙였으나 로가보다도 훨씬 더 중요한, 황제 대신 황금 옥좌를 맡을 위치의 마그누스에게는 니케아 공의회 이후로도 감시나 경계 하나 없었다는 점에서 더더욱 개연성이 엉망이 된다. 황제 본인이 워프와 사이킥에 대한 과신과 남용이 얼마나 위험한지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데다가, 불온한 움직임을 보인 프라이마크를 감시한 전적이 있음에도 정작 더 중요한 역할의, 그것도 워프에 가장 노출되어 있는데다가 워프와 사이킥에 대한 과신을 보여서 각별한 주의와 관리가 필요한 프라이마크에게 그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서 본인괴 제국은 물론 전 인류의 파멸을 야기하고 말았다는 점은, 현 헤러시 시리즈가 풀기는 커녕 오히려 크게 키워버린 최대의 개연성 구멍 중 하나이다. 또한 그렇게 중요한 위치의 프라이마크가 군단을 인계받자마자 군단을 치유하기 위해 정체를 감춘 젠취와 거래해서 눈 하나를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눈을 어떻게 잃게 된 건지에 대해 추궁 하나 없었다는 점 또한 미스터리. 본디 눈은 뇌와 연결되어있는 만큼 중요한 기관이고, 프라이마크가 눈 하나를 영구적으로 잃을 정도면 보통 일이 아니었을텐데도 자신의 계획에 핵심적인 부품이 손상되는 것에 별 관심조차 안 줬다는 셈이니 말이다. 여담으로 호루스 헤러시 소설 시리즈가 만들어낸 다른 개연성 및 설정 구멍으로는, 소설 Fulgrim에서 펄그림이 페러스를 회유하려 들 때 분명히 반역파에 선 프라이마크 중 로가를 언급했음에도, 후에 이스트반V 드랍사이트 학살 당시 충성파에서 지원군을 가장하고 접근해 온 로가의 워드 베어러가 배신할 거라고 의심을 전혀 하지 않은 것이 있다.

그러나 만약 황제가 마그누스를 도구로써만이 아닌 아버지로서 아들을 신뢰해서 마그누스의 사이킥에 대한 심취를 철저하게 감시하지 않았다고 한다면 이 부분은 의외로 쉽게 납득될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제로 황제는 마법사로서 지나친 지적 욕구를 충족시키려고 과욕을 부리는 마그누스의 모습을 보고는 그러지 말라고 부드럽게 타이르기도 했었고 '너는 나를 너무도 닮았다'고 할 정도였다. 앙그론을 거둬들일 때 자신 혼자만 구조되고 자기의 동료들은 희생당하게 둔 황제에 대해 분노한 모습에 큰일을 맡아야 하는 입장에서 사소한 것에 신경쓰지마라며 냉정한 반응을 보인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로부테 길리먼과 재회했을 때도 길리먼을 도구라고 부르기도 했지만 그전에 아들이라고 불렀고, 여전히 일관성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일각에서는 '황제가 프라이마크마다 차등을 둬서 대한건 전원 숙청을 위한 연기만을 위해서 그런것이 아니라 진짜로 편애를 해서 그랬던 요소도 작용한것 아니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앙커모페'라고 불리는 폐급 프라이마크들에게도 마찬가지였는데, 끝까지 자신을 멀리하려고 했던 콘라드 커즈에게는 마지막까지 환영으로 나타나 어떻게든 보듬고 설득하려고 했던 모습을 보여줬던 반면 앙그론에게는 처음부터 끝까지 냉담했다. 모타리온에게는 30k 당시에는 별 말이 없었으나 이후 갓블라이트에서는 '너에게도 구원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당장은 아니다'라는 말을 하는 등, 모타리온을 용서할 생각이 있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코르부스 코락스에게도 평상시 냉정한 황제답지 않게 따뜻하게 대했는데, 황제는 독수리를 좋아하고 코락스는 까마귀를 좋아한다는 점에서 '조류'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을 찾고 긴 대화를 나눌 정도였다. 단순히 연기였다면 굳이 오랜 시간을 할애해서 조류에 대한 시시콜콜한 얘기를 나눌 필요가 없었다. 훗날 코락스가 큰 피해를 입은 레이븐 가드의 인원수를 복구하기 위해 여분의 진 시드를 달라고 부탁하자 이를 들어주고 여분의 진 시드를 나눠주기도 했다. 알파리우스에게 뺏기게 되는 비극으로 끝났다는게 문제긴 하지만.

사실 황제가 코르부스 코락스에게 보였던 모습을 보면 그야말로 편애의 정수가 무엇인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 코락스는 프라이마크답게 강하긴 했으나 마그누스 더 레드와는 달리 기획 단계부터 황제에게 꼭 필요한 존재까지는 아니었기에 황제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애지중지하게 여길 정도의 도구가 아니었음에도 코락스를 특별하게 대했으며, 심지어 자신의 인생을 건 프로젝트인 웹웨이 계획은 물론이거니와 워프의 실체에 대해서도 코락스에게는 마치 "아빠가 지금 뭐 만드는지 한번 봐볼래?" 같은 느낌으로 숨김없이 전부 친절하게 가르쳐 주었다. 거기에 코락스가 "이해가 잘 안된다" 라고 해도, "이해하지 못해도 괜찮단다.(you do not have to,)" 라며 다독이기까지 한다. 한국 팬덤인 블랙라이브러리 마이너 갤러리 일각에서는 코락스가 막둥이라 황제가 너무 편애한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다. 의외로 호루스는 황제가 프라이마크 중에서 생귀니우스를 가장 총애했다고 주장했지만, 이건 호루스가 일방적으로 그렇게 주장한 것이기 때문에 신빙성이 높지는 않다. 만일 말카도르가 그렇게 증언했다면 신빙성이 높았겠지만… 다만 코락스와 생귀니우스 사이에 공통점이 없는 것이 아닌데, 둘 모두 태생적인 결점을 극복하고 나아간 인물이라는 점이 황제가 이상적으로 그리는 인류상에 맞았을 수는 있다.

거기다 황제는 아칸 랜드와의 대화에서 피노키오의 일화를 예로 들면서 '황제가 프라이마크들을 도구로 여기면서도 프라이마크들이 황제 자신을 아버지라고 부르는 것을 허용하였는지'를 설명하였지만, 프라이마크가 자기가 만든 도구 외의 무엇도 아니라면서 굳이 창조주가 아들로 여기며 사랑했던 피조물인 피노키오 이야기를 예시로 거론한 것부터가 모순이었다. 만약 황제가 '피조물은 창조주를 아버지라고 부르지만 창조주는 피조물을 혐오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더라면 프랑켄슈타인 같은 다른 훌륭한 예시도 있는데[7], 그렇지 않고 '창조주도 피조물을 사랑했던' 피노키오 이야기를 사용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8]. 특히나 앙그론의 상태를 목도한 후에도 별다른 감흥없이 대하는 황제를 보고 "어떻든 당신의 아들이 아니냐?'고 묻자 "내가 같잖은 부모-자식놀이나 하려 이들을 창조한 줄 아느냐?"고 오히려 되물음을 받은 아칸 랜드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어이가 없는 건 사실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결말은 프랑켄슈타인과 마찬가지로 황제의 육신은 죽은 것이나 같았다는 것과 그 대상이 맏아들과 같던 호루스였다는 것.

사실 이것은 Warhammer 40,000의 배경설정을 알아야 하는 문제인데, 저 시대는 피노키오의 원작이 나온지 3만년이 지난 시대로 인류의 역사전승이 상당수 끊긴 시대라 아칸은 피노키오라는 소설 자체를 아예 모른다.[9]아칸은 고대 지구에 살었던 원숭이라는 생물의 꼬리는 당연히 끝에 먹이감을 찔러죽일 독침이 있다고 생각한 인물이다.[10] 거기다 아칸 랜드는 여러 곳의 유물을 발견한 기술고고학자로서 기계교단에서도 손꼽을 정도로 박식한 사람이며, 애초에 이 장면에 나오는 이유부터가 황제가 앙그론의 머리에 박힌 도살자의 대못의 정체에 대한 조언을 받기 위해 일부러 불러서다. 즉 해당 장면에서 아칸은 기계교라는 집단 자체가 은근히 허당이라는 것을 내포한 인물이라는 것이다. 모든 것을 분석적으로 보고 옴니시아의 이상향에 도달하겠다는 자들 중에서도 필두급의 인재조차 모르는 것이 가득한 것을 은연 중에 보여주는 것. 아칸은 황제의 연막에 감쪽같이 속아넘어가서 피노키오라는 비유에 숨겨진 황제의 진짜 속내를 못 읽은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종말과 죽음에서 황제의 진짜 성격 언급이 나오기보다도 훨씬 전인 황제가 프라이마크를 도구라 부르던 인류의 주인이 막 나오던 당시부터 '하필이면 피노키오냐?' 라는 이야기가 팬덤에서 쭉 나왔고, 그걸 이유로 황제가 프라이마크 상대로 연기하고 있다고 대놓고 말할 때의 태세조차 연기가 아니었을까 하는 설이 있었다. 황제가 굳이 피노키오 이야기를 들고온 것을 보면, 이 장면은 진실에 대해서 알지 못하는 기계교를 조롱하는 황제 특유의 블랙유머를 한 것과 동시에 황제가 자신의 속내를 속인게 아닌가 싶기도 한 장면인 것이다. 또한 인간미 없이 순수하게 이성적으로만 판단하는 황제를 랜드가 감명깊게 생각한 것으로 볼 때, 철두철미한 감정 없는 이성의 화신같은 이미지야말로 기계교단이 섬기는 옴니시아로서의 일면을 보여주는 것이기에 일부러 랜드에 맞춰준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평상시에 자기가 만든 도구보고 아들이라고 말하는 걸 허용해 주고 아들처럼 아끼는 척을 태연히 할 수 있는 사람이 기껏해야 처음 만난 사람 한명 앞에서 그런 연기를 못 하겠는가.

대성전이 끝나면 프라이마크간의 내전을 유도한 뒤 충성파도 숙청하는 것이 황제의 계획이었다는게 정론이지만, 직접적으로 황제가 충성파들마저 모조리 잔인하게 죽이려 했다는 구절은 존재하지 않는다. 충성파와 반역파와의 싸움을 유도해서 약화시킨 뒤 숙청시킨다는 계획 자체는 존재했지만, 숙청 자체가 단순히 죽이는 선택지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귀양이나 해직 같은 것도 포함되는 개념이라서 단순하게 죽인다는 선택지만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모든 것이 끝나면 사욕없이 자리에서 물러나서 조용히 지내고 싶어하는 프라이마크들도 있어 효율을 중시하는 황제의 성격상 사욕이 없는 프라이마크까지 죽이려 들어서 힘을 낭비하느니 '이제 물러나라'는 한마디만 해도 충분했을 것이다. 불칸, 로부테 길리먼, 코르부스 코락스가 대표적이고 나머지 충성파들도 자리에서 물러나라는 황제의 말에는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바로 하야했을 것이다. 황제에게 절대적인 충성을 바치는 라이온 엘 존슨 로갈 돈은 황제가 자결을 명해도 받아들일거란 평가를 받을 정도이니 하야하라는 지시를 내린다면 바로 그 자리에서 모든것을 반납하고 하야했을것이고, 리만 러스 역시 확고한 충성파였으므로 황제의 지시를 따랐을 것이다[11]. 사욕이 없고 인자하기로 명망높은 생귀니우스, 프라이마크가 되는 것을 떨떠름하게 여겼고[12] 내심 초고리스의 들판을 그리워하던 자가타이 칸, 대성전 이후 각각 귀농과 은퇴 후 정치학 논문을 저술할 소박한 생각을 하던 로부테 길리먼 코르부스 코락스, 조용한 곳에서 대장장이 일을 하길 바랬던 불칸, 황제에 대해서 변치않는 충성심을 유지했고 끝없는 단련을 추구했으며 대성전이 끝나면 리빙 메탈에 뒤덮인 자신의 팔을 원래대로 되돌릴 궁리를 하던 페러스 매너스도 군말없이 물러났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그를 위해 아들들을 만들었다. 우리는 필요한 전쟁이 끝나면 그 아들들과 그들의 아버지가 함께 긴 평화를 누리고 내일을 향해 그와 함께 걸을 것이라고 믿었다. 적어도 그 아들들이 전쟁의 잔인한 사고방식에서 회복될 수 있었겠지.
▶ 종말과 죽음 中, 말카도르의 회고.[13]
- 번역 출처
이후 황제와 말카도르가 '만일 대성전이 정상적으로 종료되었다면 충성파 프라이마크를 어떻게 대할 것인지'에 대한 진짜 속내가 밝혀짐에 따라, 황제가 충성파와 반역파를 가리지 않고 프라이마크 전원을 모조리 죽였을거라는 가설은 힘을 잃게 되었다.

말카도르는 40k 세계 안에서 에르다 다음으로 오랫동안 황제와 함께했기 때문에 황제가 굳이 말카도르에게 숨길 것도 없었으며, 말카도르는 황제가 프라이마크에게 아버지로서 제 역할을 하길 바랬던 것도 아니었기에 황제가 말카도르 앞에서 프라이마크를 아끼는 척하는 연기를 할 이유가 없었기에 굳이 말카도르에게 거짓말을 했다고 보기에는 앞뒤가 안 맞는다. 오히려 말카도르는 황제가 프라이마크에게 부성애를 내비치자 '그분이 갑자기 그것들을 아들이라고 부르신다'며 당황했었다. 이후에는 황제가 프라이마크에 대해서 복잡한 심정을 가지고 있었다는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였지만 말이다. 사실 복선은 예전부터 깔려있었다. 코르부스 코락스를 대할 때의 황제의 모습은 실리적인 부분만 중시하는 냉정한 인물만의 모습이라고 볼 수는 없었다. 코락스는 마그누스와는 달리 반드시 있어야 하는 필수적인 요소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황제는 코락스를 이상하리만큼 애지중지했다.

그러나 황제가 마음 한편으로 자신의 21명의 아들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다고 한들, 자신에게 대척하는 프라이마크가 나올 수밖에 없고 이들은 제외하려고 했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는 케어해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황제는 스물 한명의 아들들에게 모두 사랑을 베풀지 않고 편애를 했으며, 몇몇 아들들의 결점을 고쳐주거나 문제를 제대로 해결해주지 않았으므로 좋은 아버지가 될 수는 없었다. 황제의 위치 상 안 그래도 바쁜 판에 일일이 모든걸 신경쓸 시간도 없긴 했겠지만, 그렇다고 좋은 아버지라는 변명을 할 수는 없어서….

앙그론 도살자의 대못 때문에 정상적인 삶을 이어갈 수 없었으니 차라리 안락사를 시켜주는게 나을 지경이었지만 가망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월드 이터의 군단장으로 부려먹기 위해 그대로 방치했고[14], 자만심이 지나친 나머지 젠취와 계약을 해버린 마그누스에 대해서는 니케아 공의회를 제외하면 제대로 된 개입과 통제를 하지 않았으며, 펄그림은 완벽에 대한 강박관념이 지나쳤기 때문에 언젠가는 엇나갈 수밖에 없는 위험 요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황제는 펄그림에게 과잉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하는 충고 한마디조차 해주지 않았고, 아이 오브 테러와 가까이 있었으며 권모술수와 정치 암투가 난무하는 올림피아에서 자란탓에 불안정한 심리상태를 갖게 된 페투라보에 대해서는 보듬어주고 따뜻하게 관심을 가져주기는 커녕 페투라보가 먼저 절대적인 충성을 맹세했음에도 대성전 내내 방관하기만 했다.

자신의 아들들을 사랑하는 마음은 있었지만 제대로 된 교육관을 갖추고 있지는 않았으며 편애를 일삼았는지라 결코 좋은 아버지라고 할 수는 없었다. 먼 훗날 모타리온 로부테 길리먼에게 "그러면 말해보아라, 로부테. 우리 아버지가 그렇게 좋으신 분이었다고 할 거면,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말해봐. 황제가 다른 모든 아버지들처럼 우리들을 아들로 아끼고 사랑해주셨냐고."라고 한맺힌 분노를 터트렸고 길리먼도 이에 딱히 반박을 못했을 정도.정작 이 말을 한게 자기 목숨을 구해준 자기 아버지를 먼저 미워한 모타리온이란게 웃기는 점이다.
“그의 마음 속 깊은 곳을 들여다보면 '인간'에 불과하단다. ‘그’에게도 성격과 개성이 있고, 장점과 단점이 있지."
▶ 황제에 대한 에르다의 회고
어쩌면 에르다가 평한대로 '황제는 얼핏보면 신처럼 보이지만, 황제의 깊은 내면을 보면 그 또한 한 사람의 인간에 불과하다'는 말대로 황제 또한 인간적인 모순이 있었다는 걸 보여주려는 것일 수도 있다.

4.3. 지나친 비밀주의

황제는 자신의 가장 충성스러운 신하들에게조차 좀처럼 자신의 속내나 진짜 계획을 밝히지 않는 매우 비밀주의적인 성격으로, 황제의 가까운 곳에서 보필하였던 충성스러웠던 신하들은 물론이고 심지어 유전적 아들들인 프라이마크들 또한 황제의 속내를 도무지 알 수 없었다고 한다. 이는 위에서 언급한 바대로 카오스를 이기려는 황제의 계획을 위해서는 워프와 카오스에 대해 최대한 아는 자가 적은 것이 최선이었기 때문이었지만, 정작 워마스터라는 중책을 맡겨뒀던 호루스 루퍼칼이 아니라 자기와 가장 코드가 맞았던 코르부스 코락스에게만 계획에 대해 알려줬고, 호루스는 웹웨이 계획에 매달려 두문불춘하던 황제에 대해 신뢰를 잃고 말았다.

4.3.1. 임페리얼 트루스의 허점

폐하께서 가시는 길은 정말 위험하기 짝이 없군요. 인간이란 무엇이든 한가지를 부정하게끔 만들면 오히려 그것을 갈망하게 되는 그런 존재입니다. 진정 폐하께서 이 장대한 꿈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만약 그것을 이루고 다음엔 어찌하시렵니까?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폐하의 백성들 폐하를 신으로 모시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폐하께서 가는 길이 옳기를 바라며 기도하겠지만, 동시에 폐하께서 인류를 위한다며 만들어가는 미래는 너무 두려우며 저는 그런 미래의 일부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15]
▶ First Heretic, The Last Church #
임페리얼 트루스 항목을 보면 알겠지만, 황제가 내세웠던 임페리얼 트루스는 과학과 이성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을 강요함으로서 이마테리움 카오스 신에 대한 은폐를 중시했기 때문에 사실 허점이 많은 사상이었으며, 이로 인해 결국 황제교에 밀려 잊혀지게 되었다. 여기에 더 결정적인 문제는 이를 내세웠던 황제 자신이 임페리얼 트루스와는 너무나 동떨어진, 유사과학과 비이성 수준의 초월적인 능력의 소유자였다는 사실이다. 물론 현재의 상황을 만든 원흉이긴 하지만 로가 아우렐리안이 황제에게 외친 절규와도 같이 황제가 가진 능력은 평범한 인간이 낼 수 있는 능력을 초월한 것이었으며 이를 내보이면서도 여전히 자신은 인간임을 주장하는 황제를 보고 어이가 없어한 반응은 당연한 것이었다. 과학과 이성을 주장했던 인물이 정작 자신은 이와는 정반대의 능력을 가지고서 그 거대한 인류제국을 통치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를 본 로가는 아연실색 할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하다못해 부활한 길리먼을 타락시키려 한 펄그림 조차도 황제는 신이 아니란 길리먼의 말에 그걸 곧이곧대로 믿는거냐며 조롱할 지경이니 두말하면 잔소리지 않은가?. 프라이마크들 조차도 이럴진데 일개 제국의 신민들의 반응이야 안봐도 뻔한 것이고. 이에 대해 황제 자신은 모든것이 계획대로 흘러간다면 모든 인류가 자신처럼 될것이라고 봤기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었다[16].

4.4. 황제의 성격

{{{#!folding 대화 전문 ▼

당신 동족들 중에 가장 강력한 게 당신이잖습니까?” 이 말했다. “그러니까, ‘그’를 제외하면요.”

“우리 중 그 누구도 ‘그’만큼 강력하지 않았어.” 에르다가 말했다. “그게 두고두고 문제가 되었지. ‘그’는 그냥 더 강력하기만 한 것이 아니야. 아예 격이 다르지. 괴물 그 자체야.

“정말로요?”

“상궤를 벗어난 족속들인 영속자들에게 있어서조차 상궤를 벗어난 존재지. 왜 우리가 힘을 합쳐서 ‘그’를 막거나 제약하려 들지 않았냐고 물었지? 여러 가지 -대부분은 하찮거나 개인적인- 이유가 있었지만, 제일 주요한 이유는 영속자들이 떼로 덤벼들어도 ‘그’의 힘에 비견할 수조차 없다는 거였어. 우리는 다양한 재능을, 다양한 능력을 가지고 있단다. 우리, 초월한 필멸자들은 자주 인간의 삶에 영향을 미치며 위대한 일들을 이룩하고는 했단다. 우리는 인도자이자 키잡이였고, 조종사이자 스승이었지. 때로는 국가와 민족 전체에 있어서 말이야. 하지만 ‘그’는 완전히 달랐어.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기관, 힘이 샘솟는 근원과도 같았지.

“신 말입니까?” 그가 물었다.

“전혀 아니야. 그 또한, 마음 속 깊은 곳으로는, 사람이란다. ‘그’에게도 성격과 개성이 있고, 장점과 단점이 있지. 물론 그 모든 게 증폭되어 있지만. ‘그’는 정말로, 꽤나 훌륭해. 상냥하고. 재미있지.”

“진심으로 하는 말입니까?”

“그래. 재미있어. 재치있고, 또렷하고, 열정적이고, 예리해. 천재라는 말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똑똑하고, 카리스마 있고, 헌신적이고, 의욕이 넘치는 데다, 단호하지. 어렸을 때부터 ‘그’는 우리와 똑같이 스스로의 능력을 파악하고 사용하려 했어. ‘그’는 인류를 보다 나은 미래를 향해 인도하려 했지. ‘그’는 인간 종족이 그 잠재력을 전부 발휘할 수 있게 만들려 했어.”}}}

▶ 황제에 대한 에르다의 회고
- 번역 출처
{{{#!folding 대화 전문 ▼

“폐하!”

황제가 옥좌에 앉고, 그의 양손은 팔걸이를 느슨하게 붙잡았다.

“폐하! 문을 닫으시옵소서!”

황제는 입구를 바라보며 기다렸다. 먼 거리에도 불구하고 디오클레티안은 황제의 강렬한 시선을 분명히 볼 수 있었다. 황제는 관문에 시선을 고정한 채,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그것은 반드시 해야만 할 일을 하기를 주저함인가? 자신의 가장 위대한 야망을 저버리기를 망설이고 있음인가? 그것이 아니라면, 또 다른 누군가가 황금빛 안개 속에서 나타나기를 기대하고 있음인가?
하나의 형체가 나타나며 안개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무언가, 날개와 갈퀴 손톱을 지닌 것이. 또 다른 그림자가 나타났다. 이번에는 잔뜩 부풀어 오른 몸에 뿔이 나있었다. 그리고 더 많은 그림자들이 나타났다. 또 다른 그림자들이 나타났다. 인간이 아닌 것들의 무리였다. 옥좌의 엔진들은 여전히 꺼지고 있는 도중이었다.

“폐하!!” 디오클레티안이 간청하듯 외쳤다.

황제는 장갑 낀 오른손을 꽉 쥐어 주먹을 쥐었다. 조화롭게 울려 퍼진 천둥소리와 함께, 옥좌실 안의 모든 발전기들이 꺼졌다. 발전기 내부의 기계장치들은 파괴되었고, 황금 옥좌에 공급되던 에너지는 끊어졌다.
파국을 맞이한 인류의 구원으로 이어지던 통로는 이제 그저 화려하게 장식된 문에 불과하였고, 그 문은 이제 옥좌실 벽에 드러난 바위로 이어져 있었다.}}}

▶ Master of Mankind 24장 中, 밀려오는 악마들을 이기지 못하고 웹웨이 게이트를 닫으며
- 번역 출처
{{{#!folding 묘사 전문 ▼

왕이 될 소년은 자기 아버지의 해골을 양손에 들고 있었다. 소년은 그것을 천천히 돌려보며, 자신의 손가락 끝을 살점 없이 매끈한 뼈의 윤곽을 따라 훑어보았다. 지면의 흙으로 여전히 갈색으로 얼룩져 있는 엄지가, 미소 짓는 것처럼 벌어져 있는 무딘 상아빛 이빨들을 따라 훑어 내렸다.

소년은 눈을 들어 다른 해골들이 놓여 있는 돌 선반을 바라보았다. 해골들은 조용히 주변을 경계하듯, 어두운 오두막 안을 응시하고 있었다. 해골들의 눈은 매끄러운 돌맹이들로 교체되어 있었고, 그 안면부는 조악한 찰흙 공예로 복원되어 있었다. 그곳은 소년이 아버지의 얼굴을 재현하는 곳이었다. 소년은 축축한 진흙을 빚고 부싯돌로 만든 조각칼을 천천히 그어 익숙한 표정을 만들어낸 뒤, 해가 높이 떴을 때 그 해골들이 햇빛에 마르도록 하였다.

소년은 자신이 충분히 매끄럽게 만들어진 해골들을 두 점 정도 해안가의 상인들과 물물교환한다면, 조개껍질들로 해골의 눈을 붙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다. 소년은 빠른 시일 내에 교환을 하자고 마음먹었다. 전통적으로 그래왔으니까.}}}

▶ Master of Mankind 1장 中, 어린 시절의 황제에 대한 묘사
- 번역 출처
{{{#!folding 회고 전문 ▼

나는 그가 자신이 어떻게 보이는지 의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정도로 오래 그의 인장관(Sigillite)이었다. 그는 불운하게도 그가 지금 입게 된 상(aspect)를 그야말로 혐오한다: 금빛 옥좌 위의 나태한 금빛 왕을. 그가 힘주어 반대해 왔던 것 바로 그 자체로 보이는 것을 그는 싫어한다. 나는 여태껏 그가 줄곧 자신이 어떻게 비치는지를 의도적으로 조작해 왔다는 것을 안다. 수천년에 걸쳐, 그는 현안에 맞춰 수많은 가면을 써왔다. 그의 마음, 그가 타고난 최고의 재능은, 그런 방면에서 막대한 유연성을 허락케 했다. 그는 남자로도 여자로도 또는 둘 다 아니로도, 어린아이로도 늙은이로도, 노비로도 왕으로도, 마술사로도 광대로도 나타났다. 인류의 주인(Master of Mankind)은 동시에 가장의 달인(master of disguise)이기도 했었기에, 그는 타로의 아르카나(arcana) 그 전부였었다. 그는 이 모든 역할을 섬세한 솜씨로 훌륭하게 해내었다. 겸허함이 필요할 때면 그는 겸손했고, 순함(softness)이 최적의 방법일 때는 온화했으며, 교활하기도, 쾌활하기도, 고무적이기도, 위엄있기도, 다정하기도 했었다. 공포에 호소할 수밖에 없을 때에는 끔찍했고, 때때로 지구(Earth)를 이어받기 위해 온유한 자(meek)로 있기도 했었다.[17]}}}

▶ 황제에 대한 말카도르의 회고
- 번역 출처

현 워해머 40k의 설정상으로는 굉장히 냉혹하고 차가운 이성적인 인물인것처럼 묘사되지만 한편으로는 그렇지 않다는 묘사도 설정이 재정립되는 2020년대 시점에도 넘쳐난다. 당장 정확히는 제국이 성립되기 전 초기에는 인간성이 남아있긴 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후 카오스 신과 거래하다가 속이고 먹튀하는 과정에서 대가로서 인간성을 서서히 상실해갔고, 황제 또한 그 위험성을 알고 거래에 임한 것. 다만 돌아온 길리먼에 대해 어쨌건 '기쁨'을 느끼긴 한 모습이나 여러 철저한 (상대 감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연기'를 보면 분명히 지금도 감정이 없는 건 아니다. 단지 철저히 인류를 위해 저버릴 뿐. 사실 마스터 오브 맨 카인드의 묘사에서 보면 분명 과거에는 평범한 수준으로 인간성이 있었다. 죽은 아버지의 무덤을 어떻게 만들지, 해골을 장식할지 같은 생각을 한다. 황제가 이후 냉혈한이 된 이유는 카오스 신들과의 거래 과정에서 대가로 감정의 일부를 잃었든지, 아니면 그냥 황제의 원대한 계획이 도저히 맨정신으로 못할 짓이라 감정이 무뎌졌다는 등의 여러가지 추정이 있으나 정확한 것은 불명이다.

또한, 의외로 황제 혼자 있을 때엔 암만 봐도 그냥 평범한 사람처럼 보이는 묘사도 종종 나온다. 아무래도 소설의 특성상 황제는 인류제국 전체, 즉, "공적인 부분"에 대한 묘사가 주로 나온 탓으로 보인다. 일례로 말카도르에게 독설을 퍼부으면서도 마지막엔 그래도 광대로서 네 몫을 해왔다고 인정해주며, 종국엔 자신이 희생할 것임을 암시하자 말카도르가 울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동시에, 그 의심병 환자인 페투라보가 황제의 눈에서 슬픔을 보았다는 묘사와 마그누스에게 진심어린 충고를 하면서 이 순간을 기억하라며 그에게 손을 내미는 묘사를 보면 이는 의미심장하다. 무엇보다 황제는 말카도르를 면전에서 도구 취급하며 비정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정작 말카도르가 마그누스에게 처음 죽음을 당했을 때는 눈물까지 흘리며 비탄한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거래' 탓에 서서히 감정을 잃어가는 것인지, 혹은 단지 이 방법 말곤 없어서 그토록 감정을 배제하려 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1 #2

덕분에 황제의 진짜 속내가 어떠했는가는 그렇게 오랫동안 워해머 40,000이 유지됐음에도 여전히 추측의 영역이다. 또한 이로 인해 각 프라이마크의 조우 때와 그 이후의 한 행동들이 전부 연기였다라는 각주가 존재하는데 그저 추측에 불과할 것이다.

또한 황제는 가끔 스스로에게 블랙 유머를 즐겼었다. 마지막 교회에서 성직자 유라이어가 술을 따라주니까 마시면서 '이거야말로 내가 믿는 주님(spirit)[18]이시지' 라고 감탄과 함께 말장난을 하기도 하고 커스토디안 라에게 자신의 과거를 보여줄 때 전 우주에서 샤카야 강만큼 살기 좋았던 곳도 없었다고 고향 자랑도 했으며 코락스와 처음 만났을 때에는 사람들이 다들 넙죽 엎드리니까 코락스가 다들 왜 저러냐고 물어보는데 이에대해 자신의 직업병(Occupational Hazard)이라고 한 마디 던지기도 한다. 코락스가 황제의 허락을 받고 달에 있는 유전자 연구소에 들어갔을 때 구석에 낙서가 새겨져 있었는데 그 낙서에 새겨진 글귀는 '오지만디아스'였다. 오지만디아스 이집트 파라오였던 ' 람세스 2세'의 그리스 명칭인 동시에, 소네트의 제목이기도 하다. 시의 내용을 간략히 말하면 이 세상에 영원한 것(특히 권력)은 없다. 이걸 하필 스스로가 인류를 보존키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한 동시에 스스로가 황제인 이 양반이 썼다는 것은 자신을 향한 경고이자 일종의 우울한 블랙 유머인 셈이다. 또한 그의 연구소에 진입하기 위한 보안장치를 풀기 위한 암호로써 어떤 신호가 있었는데 그건 바로 일정 간격으로 두드리는 노크소리(정확히는 Shave and a Haircut.)였다. # 그리고 황제 역시 사람이었는지 웹웨이 전쟁 막바지에는 본인의 필생의 숙원인 웹웨이에 미련이 남은 듯 악마들이 웹웨이 게이트 밖으로 나오기 직전까지 잠시동안 폐쇄를 망설이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인다.

실제로 황제 다음으로 강력한 영속자였던 ' 에르다'는 존 그라마티쿠스와의 대화에서 황제 또한 다른 인간들과 마찬가지로 개성과 장점, 단점을 모두 가진 또 하나의 인간에 불과하며 단지 그 면모들이 황제 개인의 넘사벽 능력으로 어마어마하게 증폭되어 있을 뿐이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또한 말카도르는 황제는 자기 성격에 어울리지도 않는 지금의 황제의 모습을 연기하는 걸 속으로 몹시 싫어했고 내면으로는 절대자로써 외로움을 정말로 많이 느꼈다고 증언했다. 모든 일이 끝나고 자신의 마음과 맞는 아들들을 데리고 은둔하려는 생각도 이런 연유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즉, 호루스 헤러시가 진행되면서 밝혀지는 그의 진실한 모습에 가장 가까운 해석은 ' 피도 눈물도 없는 철인을 연기하는, 그러나 실제로는 풍부한 감정을 가진 하나의 고독한 인간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아들인 프라이마크 역시 공통적으로 고독하다는 묘사가 꾸준히 나온다. 예컨데 페투라보도 자신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 둘러싸여 있어서 외로워하고, 독선적이고 잔인한 성격에 맞지 않게 자신과 급이 맞는 형제들한테는 이상할 정도로 우호적으로 친밀하게 대했다. 심지어 타인과의 소통이 뛰어나고 유머감각이 있는 길리먼도 내면에는 제국의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고독함을 느끼며 고뇌하는 묘사가 있다. 프라이토르 코르 파에론이 언급했듯이 황제와 내면이 가장 닮은것이 길리먼이라면 황제의 내면도 길리먼이나 다른 프라이마크들의 묘사와 그다지 다르지 않을수 있다는 것이다. 애초에 라이온의 소통장애, 펄그림의 '완벽에 대한 강박관념', 페투라보의 의심병, 돈의 꼰대력, 길리먼의 대책없는 유머 감각과 정치력, 모타리온의 음험함, 마그누스의 오만함 등등 프라이마크들의 성격이 다 합쳐진 것처럼 묘사하는게 바로 황제이기도 하니 말이다. 그리고 모든게 끝나면 은둔하고 싶어하는 면모도 불칸, 길리먼 같은 프라이마크들이 공통적으로 가진 면모기도 했다.

5. 총평

“우린 모두 도구다.”
We are all instruments.

“그분만 제외하고 말이오.”
Except for Him.

“오, 천만에 - 그분이야말로 가장 도구에 가까운 분이시다.”
Oh, no - very much Him.
말카도르 자가타이 칸의 대화[19]
- Jaghatai Khan - Warhawk of Chogoris
{{{#!folding 장면 전문 ▼

“잠깐.”
부드러운 한 마디, 그리고 무시무시한 호령이라도 들은 듯이 말카도르가 멈췄다. 여전히 ‘ 심장의 군주’를 쥔 채, 승리를 선언할 준비를 한 채로 말카도르가 고개를 들었다. 계시는 짙은 눈빛으로 말카도르를 응시했다. 말카도르는 그 시선에 사로잡혔다. 섭정은 그 눈빛 속에서 무언가를 본 것 같았지만, 무엇인지 확신할 수 없었다. 섭정 스스로가 비친 잔상일까? 후드 그늘 속에 초췌하지만 눈물에 물든 뺨이었을까?

“제가 이겼나이다….”
인장관이 꺽꺽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심장의 군주’를 내려놓으려는 순간, 다른 말이 ‘심장의 군주’가 내려앉아야 할 자리를 가로막고 있었다.

광대’.
고대 테라에서 광대는 누구에게든, 무엇이든 말할 수 있는 존재였었다. 최소한 이론적으로는 그렇지.”
계시가 말했다. 말카도르를 바라보는 그의 표정에 따뜻한 온기로 가득한 미소가 맺혔지만, 다음 순간 그 모두가 희미해졌다.

“광대에게 주어진 임무는 왕과 여왕에게 그들이 필멸의 존재이며, 취약하며, 다른 누구보다 나을 게 없음을 깨우치는 일이다. 그들은 권력에 진실을 전하기 위해, 권위에 저항하기 위해, 무엇보다 폭정을 꿰뚫기 위해 존재했었지.”

말카도르는 목이 멘 채, 다음 말을 잇지 못했다. 생각을 모으는 동안에도 거듭되는 생각의 파문이 그의 마음을 상기시켰다. 그 깨달음이 코를 찌르르 울리고, 대폭풍이 귓가를 거닐게 했으며, 전율하는 피부 위에 사이킥 감각이 춤을 추었다.}}}

▶ The Board is Set 中, 황제와 말카도르의 대국 장면
- 번역 출처

작중 인류의 모든 비극의 시작과 끝은, 황제의 비인간적인 오만과 독선에도 불구하고 오직 그만이 인류를 유지할 올바른 답을 내놓은 것에서 시작된다.[20] 다만 그 "올바른 답"의 큰 아이러니함은, 황제 본인조차 포함해서 전부 인간성을 포기하고 부품으로써 희생되어야 인류라는 종족이 유지되고 굴러간다는 점이었다.

또한 황제는 유년 시절부터 "인류는 자유롭게 방치되어선 안되고 항상 관리 하에 있어야 하며 인류에게는 관리해 줄 주인이 필요하다"는 사상을 품어왔으며, 당연히 그 주인은 자기자신이라고 생각해왔다. 마지막 교회 단편의 유라이어 올래사이어는 황제의 비전이 독선과 오만이라고 비판하였고, 같은 영속자들도 황제의 오만과 독선을 점점 더 오래 마주하면서 이래 질려서 황제를 비난하고 등을 돌렸다. 소설 '마지막 교회'의 등장인물인 사제 유라이어는 황제 자신이 직접 밝힌 계획과 생각을 듣고 "오만하다"고 경악했다. 그러나 황제는 "오만한 것이 아니라 그게 사실이다."라고 당연하다는 듯이 주장했다. 황제가 정체를 드러낸 직후만 해도 유라이어는 황제와 뜻을 함께 할 감동에 부풀어있었으나, 그의 저 말을 듣자 그가 그리는 미래가 아무리 빛난다 해도, 그가 택한 길이 옳다고 해도 나는 이 자와 함께 할 수 없다고 단정짓고 자신의 교회와 함께 운명을 같이 했다. 하지만 황제의 독선과 오만을 비판한 이들 중에서는 정작 그러한 황제의 계획에 대해 효과적인 대안을 제시한 인물도 없었다. 차라리 이때 황제의 계획에서 그냥 발만 빼고 말았다면 모를까, 황제의 계획에 찬물을 끼얹어서 황제의 계획이 조금씩 어긋나도록 만듦으로서 나아가 그 황제의 영도를 받던 인류의 미래까지 전부 어그러지게 만드는 트롤링만 거하게 저질렀다.

자가타이 칸이 황제와 인류제국의 방식을 혐오해도 이를 따르는 이유도 별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황제의 인류 사이커 승천 계획의 안티테제 격을 찾자면 시원의 진실 받아들이라는 것 뿐인데 이게 실현되면 우리 은하의 현실우주에는 문자 그대로의 지옥도가 펼쳐진다. 결국 황제가 얼마나 가혹한 계획을 수행하든, 얼마나 악랄한 폭군이라 한들, 인류의 생존을 위해서라면 황제의 편에 서는 것밖에 선택지가 없다는 결론밖에 나오지 않는다.

대표적으로 프라이마크들을 뚜렷한 이유 없이 무작정 우주 전역으로 흩어버린 에르다로 인하여 프라이마크들은 '결함'을 지니게 되었고 이로 인해 황제는 아스타르테스라는 대안을 만들어내야만 했는데 이 결과 초인의 숫자가 황제가 통제하기 어려울 정도로 늘어남으로서 본디 황제가 초인들을 적당히 써먹고 숙청하려던 계획 또한 지나치게 커졌으며, 그나마 되찾은 프라이마크들의 절반이 배신하여 카오스의 하수인이 되는 최악의 결과로 귀결되었다. 카발은 인류는 카오스와의 싸움에서 카오스를 이길 수 없으며, 카오스와의 싸움에서 인류가 이기지는 못해도 살아남게 되면 카오스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계속해서 갖다 바치는 에너지 공급원이 되어버릴 수 있으니 차라리 인류를 패배시켜서 멸종시켜버림으로써 카오스를 굶겨죽이겠다는 의도로 호루스 헤러시에 더욱 부채질을 하는 뒷공작들을 여럿 벌였는데, 오히려 이로 인해 인류는 카오스를 이길 기회를 놓쳐버렸고 카발이 두려워했던 인류가 이기지는 못해도 살아남으면서 카오스에게 영양분을 제공하며 살아가는 결말을 자신들의 손으로 앞당겨버린 셈이 되었다. 차라리 황제에게 반발했을지언정 아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잠적해버린 올라니우스 페르손이 되려 인류에겐 더 보탬이 된 편.

그의 이러한 사고관을 반영하듯이 호루스 헤러시 캠페인북 등에 나오는 황제의 공식적인 직함도 "인류의 주인(Master of mankind)"이다. 황제 본인은 대성전과 초인 숙청, 웹웨이 프로젝트, 인류와 워프의 단절 등의 계획이 전부 완성된 후에는 황제 자리에서 물러나고 다시 은거할 생각이었으나, 황제의 계획을 보좌하던 재상 말카도르는 인류가 자립할 가능성을 부정하며 초월적 존재인 황제가 무지몽매한 인류를 영원히 영도해주길 바랐다.

그러나 황제는 그럴 생각이 아니었다. 황제는 알렉산드로스 시절에 정말로 '더 이상 정복할 게 없다'고 느끼던 순간이 있었는데, 황금옥좌를 발견하고 또 다른 계획을 시작했다. 황제의 진짜 목적은 단순히 인간이 워프에 영향받지 않는 문명을 일구는 정도가 아니라, 일종의 '전 인류의 신격화'였다. 모든 인류가 진화해서 황제처럼 더 높은 존재로 거듭날 수 있다면, 더 이상 황제가 인류를 이끄는 짓 같은건 안해도 좋게 된다는 것이다. 또 황제가 황금 갑옷을 입은 엄격한 황제가 된 것은 그것이 아들들(프라이마크)에게 절대적인 충성을 받아내며 정복 전쟁을 수행케 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었고 결코 자신이 원한 것이 아니었다. 황금 갑옷을 입으며 권위를 강조한 것도 그런 연유였다. 어쨌거나 황제는 전쟁군주 역할도 황제 역할도 필요해서 한 것이지 싫어했다. 프라이마크를 소모품이자 도구로 대한 듯하지만, 사실 진짜로 어떨 땐 아들들로 여겼다. 몇몇은 전쟁이나 카오스와의 싸움에서 죽을 수도 있다 여겼지만, 적어도 몇만 년은 버틸 거라 생각했고, 평화가 찾아온 후 전쟁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있는 아들들[21]과는 함께 은퇴하며 같이 지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허나 자신의 계획이 실패하자, 황제는 인류는 결국 파멸할 것이라고 결론짓는다. 황제는 이미 오래 전부터 비물질계에 내재된 위험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었고, 인류를 이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해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자신이 원했던 것처럼 인류를 해방시키진 못했고 더 이상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전쟁은 끝났습니다. 인류는 패배했습니다. 워해머 40,000은 - 그 모든 고딕적이고, 웅장하고, 거대하고, 쇠락하고, 파멸하고, 썩어가는 장엄한 세계로 향하는 - 되돌릴 수 없는 첫 발걸음을 내딛었습니다.
워프 속 악의로 가득 찬 존재들은 그들의 궁극적인 목표를 이미 이루었습니다. 인류는 워프로부터 자유로워질 기회를 영구히 잃고 말았습니다. 이제부터 앞으로 그 어떤 일이 벌어진다 하여도, 제국이 얼마나 힘들여 그 자신과, 적들과 싸운다 하여도, 장막 뒤에서는 미친 신들의 웃음소리가 영원히 울려퍼질 것입니다.
아론 뎀스키 보우덴(Aaron Dembski-Bowden), 소설 마스터 오브 맨카인드 후기에서
소설 마스터 오브 맨카인드의 작가 아론 뎀스키 보든은 소설 후기에서 황제의 전망을 긍정하며 인류는 영원히 카오스로부터 벗어날 수 없으며, 두 번 다시 과거의 영광을 되찾지 못하고 파멸해갈 것이라고 적었다. 또한 해당 작가는 이후 테라 공성전 작가진 인터뷰에서 "카오스는, 앞으로 도래하게 될 제국이라는 사실을 놓고 보면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40k의 제국은 심지어 황제의 플랜 B나 C가 아니라, 그… 말하자면 플랜 Z 같은 겁니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독재적이고 복잡미묘하며 미신적이고 광기로 가득한 제국은 정말로 모든 게 잘못된 결과입니다."라고 밝혔다. 즉 웹웨이 계획이 망한 시점에서 가능한 모든 수단이 전부 실패한 것이고 더 이상 다른 묘책도 뭣도 남지 않은 채 막다른 벼랑에 내몰린 상황.

사실 인류가 투쟁의 시대에 돌입한 시점에서 이미 인류과 황제는 벼랑에 몰린 상태였고, 대성전과 호루스 헤러시도 결국 플랜 X나 Y에 해당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저 플랜들도 망하고 이제 현상유지에도 급급한 처지가 된 것. 하지만 동시에 황제가 스스로 황금 옥좌에 묶인 것 역시 카오스 신들과의 거대한 게임에서 무승부라도 내기 위한 최후의 수라는 묘사가 함께 존재하는 걸 생각하면 또 모를 일. 게다가 만년간 사이커를 갈아마심 + 인류의 사이킥 각성이 다가옴과 쌓이고 쌓인 신앙의 여파로 점점 신에 근접(혹은 그에 대응하는 무언가가 등장)하고 있다는 언급이 나오는 것을 보면 무언가 빌드업을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슬라네쉬 인니드의 탄생 과정을 생각하면 묘한 부분. 그런데 생각해보면 황제가 그토록 혐오했던 자신의 신격화를 통해서라도 무승부라도 내보려한다는 것 자체가 최악보단 차악을 선택한 상황이다. 참고로 레딧에서는 황제의 방법은 인류를 구원할 유일한 방법이나 그 과정이 잘못되었다고 했다. 출처

이러한 캐릭터의 변화는 소설 호루스 헤러시 시리즈를 통해 황제와 프라이마크, 대성전과 헤러시 등에 대해 자세히 다루면서 일어난 것인데, 이전까지만 해도 황제나 프라이마크들에 대한 설정은 간략하게만 설명되었기에 기존 설정이라는 뼈대에 살을 붙일 필요가 있었다. 또한 구판 기준으로는 황제의 행적에 모순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는데, 우선 고작 수천명의 샤먼들의 혼이 융합된 존재인 황제가 셀 수도 없이 많은 영혼과 사념을 집어삼키며 만들어진 카오스 신들 전원을 능가한다는 점, 나중에 초인이 아닌 보통 인간들이 직접 다스리는 세상을 만들겠다면서 정작 수명이 무의미한 프라이마크들이나 수천년을 사는 스페이스 마린들과 같이 인류를 좌지우지할 역량이 넘쳐나는 초인들을 놔두었다는 점, 프라이마크들을 자식으로서 사랑한다면서 앙그론과 같은 경우는 구출하는 과정에서부터 단단히 원한을 사고 이를 해명하지도 않았다는 점, 썬더 워리어들을 포함해서 오랫동안 무수히 많은 인명을 인류의 미래를 위해서 희생시켜 왔으면서 호루스 한 명에 대한 애착 때문에 계속 호루스를 봐주면서 싸우다가 본인과 인류를 파멸의 기로에 몰아넣는 점 등, 서사적인 개연성 및 핍진성이 결여되는 부분이 꽤 있었다.

호루스 헤러시라는 사건이 간략한 배경 설정이나 단편 소설 몇 편으로 나올 때는 이게 큰 걸림돌이 되지는 않았으나, 수십, 수백권에 달하는 대형 소설 시리즈로 풀어내게 되자, 헤러시는 물론 세계관의 배경에 핵심적인 황제라는 캐릭터의 본질과 행적을 개연성 있게 명확히 풀어낼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결국 팬덤에서는 다소 호불호가 갈리게 되었지만, 황제를 '분명 능력이 뛰어나고 극단적 공리주의자를 연기하면서 철저한 계획을 세우지만 본질적으로는 인간인만큼 결점이 있고 결국엔 고독한 한 인간'에 불과하다는 것으로 설정함으로써 기존에 있던 황제의 모순 대부분이 사라지고 황제의 행적에 상당한 개연성을 부여했다.

길리먼 또한 부활 후 다시 만난 황제의 모습을 보고 황제가 아들인 자신을 포함한 모든 인간들을 황제 자신의 목표를 위한 한낱 도구로 보아왔음을 깨닫고는 크게 실망하게 된다. 심지어 황제교 성직자 마티유에게 "내 진짜 아버지는 그 자가 아니라 코너(양아버지) 왕이였다"라고 대놓고 폭탄 발언을 말하기까지 한다. 나중에는 다른 프라이마크 형제들이 황제를 만난 뒤로 자신의 양아버지와의 관계를 청산한 일을 기억하고는 양아버지 코너가 황제가 마크라그에 오기 전에 죽어서 자기 마음 속에 아버지로 남을 수 있었다는 것이 다행이었다고 씁쓸하게 생각하기까지 한다.

그것과는 별개로 황제가 어떠한 사리사욕이나 권력에 대한 욕망으로 인류의 지도자가 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황제 본인은 인류의 자립을 믿으며 3만년간 인류의 역사 뒷편에서 암암리에 인류를 도와주는 편을 선호했다. 이미 황제는 투쟁의 시대 이전 수만년간 인류 문명을 뒤에서 도왔을지언정 스스로 통제하고 지배하려고 한 적은 없다. 당장 황제가 인류를 입맛대로 통제하며 지배하길 원했다면 처음부터 그 초월적인 능력으로 선사시대나 고대 시대에 지구를 정복해버리고 철저한 계획하에 지도하면 그만이었을 것이다. 당장 투쟁의 시대에 테크노 바바리안들을 상대로 한 통합 전쟁도 쉽지 않게 성공했는데, 뭐하러 전 은하에 인류가 퍼지게까지 놔둔단 말인가?

특히 엘다 제국의 몰락 이후 인류 멸망의 위기가 확실시되자 불가피하게 전면에 나선 것이고, 다시 스스로를 역사에서 지우고 잠적할 계획까지 전부 짜놓은 상태였다. 하지만 동시에 황제의 궁극적인 계획의 진행 과정 속에서 많은 인명이 희생된 동시에, 자신을 진심으로 따랐고 사리사욕조차 없었던 인물들까지 싸잡아서 단순한 도구로 취급했던 것은 분명한 결점이다.

6. 작품 외적인 관점에서의 보론

파일:인류의 제왕 2.jpg
황제와 호루스의 결투를 묘사한 최초의 아트.
에이드리언 스미스 作
파일:신황제 4.jpg
작게는 호루스 헤러시, 크게는 Warhammer 40,000을 상징하는 그림으로 유명한 구판 일러스트.
에이드리언 스미스의 작품으로 위 작품의 리마스터 버전이다.

결국 황제에 대해 이와 같은 복잡하면서도 모순적인 평가가 나오는 것은, 다음과 같은 요소들 때문이다.
황제에 대한 묘사는 대부분 그가 황금 옥좌에 반시체로 안치되기 전의 호루스 헤러시 시리즈에 기반한다. 그런데 이 호루스 헤러시 시리즈는 이미 결말이 정해져 있는 프리퀄에 불과하며, 구판 설정의 세세한 요소는 개정되었을지언정 결말 자체는 정해져 있다. 황제가 제 아무리 뛰어나고 위대하며 (수단은 현대인의 윤리적 기준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울지라도) 의도는 선량했다 치더라도, 그는 결국 패배하고 그의 이상은 꺾이는 것으로 확정되어 있는 것이다.

물론 황제 자신은 실패했을지라도, 워해머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인정한 스타크래프트 같이 워해머에 비해서는 희망이 넘쳐나는 세계관이라면 그의 뜻을 계승해 성공하는 후계자가 나왔을지도 모른다. 태사다르가 결국 자폭해 죽었을 뿐 아이어를 상실하는 프로토스의 패전을 막지는 못했지만 결국 그의 제자였던 아르타니스가 최종적으로는 동족을 화합하고 이끌어 동시에 영원한 숙적이 될 줄 알았던 저그와 손을 잡아 우주를 파괴하려는 절대악을 처치하고 다시 모성을 수복했던 것처럼 말이다. 게임 외적으로도,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의 스토리는 시리즈가 발매되면서 하나 둘 이후의 스토리가 풀린 즉 '후속작'이고 프리퀄 역시 프로토스는 단순히 젤나가가 진화시켜 칼라라는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고등생물이란 설정이라 프리퀄과 시퀄을 붙이기 아주 좋으며[22], 테란은 '지구에서 온 범죄자 이민선단' 외에는 프리퀄로 삼을 만한 설정이 거의 없고 오히려 프리퀄로 채우기 매우 넉넉하다.[23] 저그 역시 젤나가가 만든 생물이라는 널널한 설정만이 있었기에 후속작들에서 설정들을 덧붙여[24] 비록 삐걱거리거나 향후 문제될 구석이 있지만[25] 자신들과 우주 전체의 운명까지 바꾸게 되었고 파멸만이 예상된 워해머와는 달리 사라 케리건이라는 또다른 희망과 귀환 떡밥으로 평화와 열린 미래가 가득하다.

하지만 워해머 40000는 스타크래프트에 비하면 절망이 넘쳐나디 넘쳐나는 세계관이다.[26] 이 세계관에는 희망과 평화는 없고 오직 전쟁만이 있을 뿐이다. 더욱이 '황제의 플랜이 실패하여 나락만이 기다리고 있는 세계관'이다. 그러니 개별 작품에서 인상적인 장면을 위해 황제를 뛰어난 초인으로 묘사할지라도 어디까지나 이전의 스토리 즉 프리퀄이라 결국은 이미 짜여진 각본에 의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제는 실패했다" 로 억지로라도 뒤틀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모순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27] '신에 가까운 위대한 초인'과 '그가 비참하게 몰락하고 생각해두었던 계획은 철저히 박살나는 것으로 확정된 결말' 사이에서 말이다. 그러니 역사가 다시 흐르기 시작한 개더링 스톰 시리즈 이후에나 인류제국이 어떻게든 부활할 것이라는 희망고문밖에...[28]

7. 여담

7.1. 관련 문서



[1] 사람의 목숨을 경시하는 인류제국의 부조리함에 고통받다 봉기한 반란군들이 황제 숭배 사상에 대한 반감으로 자주 던지는 물음. [2] 존.F.케네디의 연설 중 "국가가 당신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묻지 말고 당신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물어보세요."(Ask not what your country do for you, ask what you can do for your country.)의 오마주다. [3] Regicide. 워해머 40K 판 체스에 해당하는 보드게임. [4] 체스에서 극히 불리한 상황일 때 킹이 상대의 다른 기물에 무조건적으로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 자살 행동이나 다름없는 짓 외의 행동을 할 수 없게 만들어 무승부를 이끌어내는 방식. 체스는 한수 쉼이 없으며 자신의 킹을 일부러 상대 말의 위협 범위에 노출시키는 것이 불가능해, 한 플레이어가 자신이 킹을 상대의 위협 범위에 들어가는 상황을 만드는 것 외의 어떤 행동도 할 수 없다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어 바로 스테일메이트가 되어 비긴다. [5] 해당 소설은 가이 헤일리(Guy Haley)가 집필했다. [6] 하지만 이 사보타주가 일어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마그누스가 사이킥을 과신했기 때문이며, 마그누스가 사이킥을 과신하게 된 까닭은 과거 젠취와 거래를 했던 경험 때문이였다. 즉 황제의 계획의 실패의 뿌리는 갑자기 쨘 하고 나타난게 아니라, 황제조차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아주 오래전부터 이미 뿌리가 박혀있었던 셈이다. 다만 황제도 사우전드 선즈의 과도한 사이킥 사용에 여러차례 우려를 표명하며 타이른 바가 있으며 기실 마그누스의 우행으로 테라의 싸이킥 보호막에 꼴아박았다 하더라도 마그누스 스스로의 능력으로는 마그누스보다도 어마어마하게 강한 황제의 능력으로 유지되는 막을 깰 수는 없었다. 작중에서는 젠취가 마그누스에게 힘을 실어줘서 싸이킥 보호막을 뚫었다는 것이 암시하는데, 황제가 이것까지 예상하고 대비하는 건 무리라고 볼 수 있다. [7] 단 프랑켄슈타인은 그 반대로 피조물이 자신의 창조주를 저주했던 점이 다르다. [8] 참고로 해당 작품을 모티브로 제작된 최신 국산게임인 P의 거짓 창조주가 흑막으로 나온다. [9] 피노키오는 1883년에 출간되었다. 2023년인 현재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140년, 자그마치 1세기 전에 나왔던 작품이다! 그러니 아칸이 활동하던 시기라면 거의 태고적 시절이나 마찬가지였던셈. [10] 지금도 우리는 지구가 형성된 과정, 그리고 태고때, 선사시대와 같은 오래된 역사에 대해 자세하게 알고있는게 많지 않다. 당장 이집트의 유적에서 출토되는 유물에 대해서도 설왕설래가 많은 실정이다. 그나마 고고학, 그외 이와 연관된 관련 학문이 있고 특히 로제타 석의 발견은 그야말로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이를 통해 연구하고 공부하는 학자들과 전문가들이 많은 덕택에 어느 정도 알게 된 것이다. 더구나 이와 관련된 기록들 역시 현장에서 발견된 까닭에 이에 대한 배경된 지식을 습득할 수 있었다. 반면 이때는 지금 현대의 시대가 우리에게 해당하는 태고의 시대인데다 지구 통합전쟁과 같은 사건으로 인해 많은 유물들이 소멸되고 유실되었을 것은 두말 할 따위도 없다. 더욱이 이 시대는 그야말로 생존을 위해 전쟁을 해야하는 말그대로 전쟁만이 있을 뿐인 시대라 지금과 같은 연구 활동을 할 여유도 없거니와 더 이상 지구에서만 인류가 사는 상황도 아니어서 지구의 고대 문명을 전해줄 수 있는 환경과 토대가 없다. 설사 전해준다 해도 악명높은 워프를 통과해야 하는 난관이 기다리고 있어서 쉬운 문제도 아니다. [11] 스페이스 울프 군단은 독립적으로 활동하기를 선호했고 그들이 지닌 문화나 풍습 역시 인류제국의 것과는 상당히 이질적이고 자유분방한 것이었다. 그러므로 이들 역시 독자적인 생존이 가능했을 것이다. [12] 자가타이 칸은 자신이 거느린 부족의 족장인 것만으로도 충분하게 여기던 인물이었을 정도로 소박했다. [13] 소설 '종말과 죽음'은 호루스 헤러시를 다루는 마지막 소설로, 여기서 '우리'는 황제와 말카도르 자신을 뜻한다. [14] 아칸 랜드 앞에서 '이것은 내 아들이 아니다' 라고 한 것이 아칸 랜드가 원하는 모습대로 행동한 것이라고 쳐도, 현재까지는 앙그론에 대해 동정하거나 연민을 표하는 모습은 단 한번도 나오지 않았다. [15] 이후 황제는 자신의 비전을 보여주면서까지 유라이어를 설득하려 했으나, 이성과 이해의 진리를 내세운 황제 본인이 정작 지식의 보고를 간직한 마지막 교회를 파괴하는 독선적이고 오만한 황제의 비전의 이면을 간파한 유라이어는 절규하며 불타오르는 교회 속으로 발길을 옮겨 스스로를 불사르며 죽었다. 황제도 결국 자신의 소신을 지키려한 유라이어의 최후를 전사들과 함께 끝까지 씁쓸하게 지켜본 후에 등을 돌렸다. [16] 이 역시 문제였던 것은 모든 인류가 황제 자신과는 전혀 다르다는 점이다. 황제 자신이야 사이킥의 최강자로서, 또한 모든 인류의 주인으로서 엄청난 능력을 소유했고 심지어 카오스 신들에게 사기를 칠 정도로 가공할만한 위력을 가진 반면, 인류는 황제가 가진 능력은 고사하고 카오스의 놀잇감으로 전락할 정도로 연약함을 가진 존재라는 점이 다르다. 당장 황제의 유전자를 물려받았다는 프라이마크들 역시 카오스에 의해 타락하거나 카오스 신들의 수하로 떨어져버렸는데 이런 프라이마크들을 경외롭게 바라보는 일개 인간들은 말을 안해도 뻔하다. 멀리도 말고 황제 다음으로 사이킥 2인자로 불리던 마그누스 더 레드마저 젠취의 손아귀에 놀아났고 결국에는 그에게 굴복했다. [17] 성경의 시편 37장 11절에 대한 인용. 해당 구절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그러나 온유한 자들은 을 차지하며 풍성한 화평으로 즐거워하리로다(But the meek shall inherit the earth; and shall delight themselves in the abundance of peace)." [18] 중세 영어에서 Spirit/Spirytus는 정제 알코올을 의미한다. 화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당시에 도수가 높은 알코올이라면 결국 질 좋은 술밖에 없었으므로 spirit이 고급 주류의 별명처럼 굳어진 것. 황제는 이걸 가지고 언어유희 드립을 친 것이다. 재미있게도 한국어에서도 일반적인 용례는 아니지만 주(酒)님이라는 말장난이 가능하다. [19] 말카도르의 평은 황제의 모든 행보를 정확히 관통하는 평가다. 결국 최후에 가서는 황제 본인의 원대한 계획이 그끝내 파멸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을 희생하여 황금 옥좌에 착좌했던 것은 자기 자신조차 ‘도구’로 충실했음을 보여주는 행보였다. 자가타이가 말카도르에게 매우 삐딱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그가 말카도르가 시길라이트라는 조직에서 일하던 모종의 과거를 간파하고 그를 매우 경멸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20] GW 입장에서 볼 때, 워해머 40k의 배경설정은 어디까지나 미니어처 게임의 홍보, 몰입용에 지나지 않으므로 언제든지 임의적으로 변경될 수 있으나, 적어도 현재 시점에서 블랙 라이브러리(GW 산하 출판사)가 내린 결론은 황제가 옳았고 처음부터 인류에게 황제 이외의 대안은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21] 코락스, 생귀니우스 등 [22] 아이어 이주민 탈다림, 이한리 프로토스, 정화자 아둔의 창 등은 훗날 추가된 설정이다. [23] 자유의 날개를 예시로 들자면 ' 지미 타이커스의 스토리'가 대표적인 예시라고 볼 수 있는데, 둘은 오래 알고 지낸 사이로 강도 일을 하다가 타이커스는 10년 전 체포되어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아 스1 시점에서 타이커스가 미등장한 이유를 채우고 스2에서 모종의 이유로 출소했다는 사실만을 플레이어가 알게 된다. 프리퀄 쓰기 얼마나 널널한가? 이는 이후 프리퀄 소설 ' 천국의 악마들'에서 하나 둘 이들의 행적을 채워나가게 된다. 마찬가지로 현 테란의 황제 발레리안 멩스크와 테란의 명장 호러스 워필드 역시 스타 2로 오면서 설정이 붙은 것이다. [24] 자유의 날개에서 난죽경없으로 대표되는 세계의 미래, 군단의 심장에서 훗날 케리건을 대신할 무리어미, 초월체 이전의 저그, 시리즈의 흑막, 공허의 유산에서 운명을 바꾼 희망 그 이후의 이야기들 등. [25] 니아드라의 반란, UED의 재침공 가능성, 어둠 속의 목소리, 울레자즈 등. [26] 작품 전반적인 분위기가 작 중 인간들의 상황이 절망적이고 암울하며 심지어 미래가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약조차 할 수 없다는 점만 따져보면 스타크래프트 시리즈보다 오히려 디아블로 시리즈, 크툴루 신화가 워해머 40000과 더 비슷하다. [27] 이런 빡빡한 억지 설정의 게임 역시 메탈기어 시리즈란 훌륭한 예시가 존재하는데, 코나미에서 코지마가 쫓겨나기 전까지 시리즈 자체는 계속 나왔으나, 대서사시 자체는 2008년에 발매한 메탈기어 솔리드 4에서 끝낸 지 오래다. 이로 인해 메기솔4 이후 후속작들의 스토리는 항상 기존 주인공들을 어떻게든 과거의 서사에 집어넣으면서도, 설정충돌을 막기 위한 피눈물나는 노력이 계속 들어간다. 과거로 가든가 더 과거로 가든가, 어떻게든 중간중간에 끼워넣고 다른 곳에서 얼마나 고생했는지 쓰고. 메탈기어 라이징 리벤전스의 개발 비화가 이를 잘 보여준다. 당시 개발 권한이 코지마 프로덕션에서 플래티넘 게임즈의 손에 들어갔을 때 가장 먼저 진행한 일이 바로 스토리 리셋. PTG는 '깔끔하게 메기솔4 몇년 후 스토리를 쓰자!'고 요청했고, 시나리오 라이터는 기존 시나리오가 인과관계 조율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부담도 엄청났는데, PTG의 리셋 결정이 떨어지자 단숨에 써내려갔다고 밝혔다. [28] 일단 로부테 길리먼이 부활하여 제국의 로드 커맨더로서 섭정을 하는 중이며 징조의 방주를 통해 다크 엔젤의 프라이마크 라이온 엘 존슨이 귀환한 상태다. 여기에 화이트 스카의 프라이마크인 자가타이 칸까지 생존한 상황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다음은 자가타이가 귀환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생겼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호루스 헤러시 당시 반역파에 가세한 프라이마크들은 마그누스를 제외하면 상당수가 성격파탄자였거나 선민사상에 찌들어 있었고(단 앙그론은 애초엔 동료들은 버려두고 자신만 구조된 것에 대해 황제에게 원한을 품고 있었으며 황제 역시 그를 방치한체 내버려뒀다. 훗날 카오스에 의해 데몬 프라이마크로 변질되면서 성격도 개차반이 되었지만서도) 현재도 끼리끼리 지내는 것은 여전하다. 반면 충성파 프라이마크들은 황제의 권위와 능력에 승복하고 들어간 이들이 많은데다 로갈 돈과 라이온 같이 황제에게 충성을 맹약한 이들도 있으며 황제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이 가득했던 자가타이도 워프의 실상을 알고 난 후에는 황제를 인정할 정도였다. 라이온은 현세로 귀환 후 자신만이 유일하게 생존한 충성파 프라이마크로 알고 한때 자신과 라이벌이던 리만 러스를 그리워 할 정도였다가 블러드 엔젤 단테를 통해 길리먼이 부활하여 제국의 섭정을 맡고있다는 사실에 자신만이 유일한 존재가 아님을 깨닫고 기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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