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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4-16 07:57:12

투석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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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 골리앗의 전투의 상상도, 오른쪽에 다윗이 들고 있는 긴 줄이 투석구[1]
1. 개요2. 역사
2.1. 유럽2.2. 한국2.3. 일본
3. 위력과 효과4. 제작법
4.1. 끈4.2. 탄환
5. 파생
5.1. 다트 슬링5.2. 폭탄 슬링5.3. 표석(스태프 슬링)
6. 장단점
6.1. 장점6.2. 단점과 한계
7. 사용 방법
7.1. 입문자7.2. 초급자7.3. 숙련자
8. 출처 및 추가 참고 자료9. 각종 매체에서10. 새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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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투석구() 또는 슬링(sling)[2], 무릿매란 긴 줄에 이나 가죽으로 만든 바구니를 달아 돌이나 철환을 멀리 날려보낼 수 있도록 고안된 무기이다. 혁대 대신 양 끝에 돌이나 추를 달아 던지면 사냥돌이 된다. 기독교 성경에서는 (다윗의) "물매"라고 번역되기도 한다.

2. 역사

투석구는 고대부터 (어쩌면 석기 시대 때부터) 지금까지 사용되는 대표적인 투사 병기로써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의 전쟁사에서 등장했다. 직접적인 교류에 의해 전파된 게 아니라 세계의 각 나라에서 직접 발생한 무기이지만 신기하게도 원리와 생김새, 특성은 거의 동일하다. 기껏해야 재질 정도의 차이 밖에는 없다.

2.1. 유럽

투석병으로 처음 재미를 본 역사 속의 첫 군대는 아시리아. 공성전 당시 애용한 투석병들의 고각 사격으로 공성전을 매우 수월하게 이끌었다.

로마에서 주로 고용한 발레아레스 투석병들의 실전 기록들은 아주 화려하다. 200m 이상 떨어진 사람 크기 표적을 자유자재로 맞히는 것은 물론 투구를 쓴 사람의 두개골을 으깨고 청동 정강이받이를 한 장정의 정강이뼈를 분지른 경우도 다반사(...)이며, 조금 더 큰 돌을 써서 소나 말을 일격에 쓰러뜨린 사례도 있다. 너도 한방 나도 한방 척박한 섬에서 태어나서는 피 묻은 돈으로라도 어떻게든 먹여 살리며 일족을 존속시키기 위해, 걸음마를 뗀 순간부터 먹고 자는 순간을 제외하고는 10년 이상을 돌팔매질에만 전념했는데 그 내공이 오죽할까. 참고로 발레아레스에서는 어린아이가 첫 발에 표적을 맞히지 못할 경우 빵을 주지 않을 정도로 가혹한 단련을 시켰다 한다. 그만큼 매우 높은 숙련도가 요구된다는 뜻. 지금도 발레아레스 섬에서는 투석 경기가 자주 열린다.

다수대 다수의 전면전쟁의 경우 숙련된 투석병 수십 명만 있어도 이런 돌이 분당 수백 발의 규모로 날아온다. 기병, 전차병, 궁병 등 적의 고급 병력을 저격하고 투석의 비가 주는 시각적 효과와 그에 맞은 처참한 상처는 적의 사기를 떨어뜨리기에 충분하다. 또한 매복 지점으로의 유인을 위한 도발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윗 목차의 삽화와 < 알렉산더>에도 묘사되지만 투석병과 같은 경보병 갑옷을 거의 걸치지 않아 몸이 가볍다. 따라서 적을 발 빠르게 타격/도발하는 일이 가능하다. 로마의 발레아레스 투석병의 경우 투석구 탄환을 넣을 옆구리 가방 하나와 호신용 단검 한 자루 정도만 휴대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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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아레스 투석병 일러스트
전형적인 경보병의 모습, 각기 머리끈과 허리띠 대용으로 길고 짧은 투석구를 묶어놓았다. 후술하겠지만 발레아레스 투석병은 다양한 길이의 투석구를 상황에 맞게 자유자재로 사용해가며 장거리·근거리·직사·곡사 사격을 자유자재로 소화해내는 전문 투석병이었다.

그러나 합성궁, 장궁, 쇠뇌 등 다른 투사무기와 각종 방어구가 발전하며 너무 원시적이고 야만적이라는 인식, 그리고 후술할 투석구 자체의 한계 등으로 인해 투석구의 입지는 점차 좁아진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머스킷 등 화약무기가 발전하면서 장궁, 쇠뇌와 함께 더 이상 군용 병기로는 쓰이지 않게 되었다.

2.2. 한국

한국어의 순우리말로는 무릿매로 불리며, 개역한글판 성경의 존재로 '물매', '물맷돌'로도 자주 불리나 이는 성경 번역 중 발생한 오역이다.[3] 정약용의 저서 '어초문답'에서는 '혁조'라 기록했다.

한국사에서는 이미 <수서> 등의 기록에 석전(石戰)의 풍습이 삼국시대(고구려) 때부터 전해지는 것으로 보아 그때에도 투석병들이 존재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고려시대 때부터 석척군(石擲軍)(석전꾼)이라는 투석 병과가 기록에 등장한다. <제승방략> 등에 의하면 조선시대에는 평소 완력이 좋고 연례적인 석전 행사를 통해 어린 시절부터 단련된 장정들을 유사시에 동원하는 동원방식을 취하였다고 쓰여있다. 이두호 화백의 만화 < 임꺽정>에서 임꺽정의 의동생인 '조금맹'이라는 캐릭터가 좋은 예. 조금맹은 삼포왜란이 일어나자 투석병으로 자원하여 많은 활약을 했다. 제너럴 셔먼호 사건 때에도 평양감사가 평양 지역의 장정들을 석척군으로 동원한 기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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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례행사였던 석전(石戰) 놀이[4]에서도 투석구(무릿매, 줄팔매)를 쓸 때가 있었다. < 조선왕조실록>에서도 많은 사상자 때문에 임금이 수시로 이를 금지한 기록을 의외로 자주 볼 수 있다. 하지만, 잘 지켜지지 않다가 결국 일제에 이르러 금지되었다. "경찰범처벌규칙 제50호 (1912): 돌 던지기 같은 위험한 놀이를 하거나 시키는 자".

2.3. 일본

일본에서도 '투탄대'라는 이름의 투석병이 많이 운용되었으며 당대의 군충장 같은 기록에 의하면 백병전보다 높은 사상률을 보이기도 했다. 주로 열도 안에서의 내전에서, 특히 농민병들이 많이 애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케다 신겐이 대표적으로 투석병 부대를 운용했다고 한다. 이를 두고 소설가이자 경제학자인 사카이야 다이치는 자신의 대하소설 '도요토미 히데요시'에서 오다 노부나가의 입을 빌려 '경제적으로도 외부와의 교류와도 뒤쳐진 군대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살짝 비꼬았지만. 미야모토 무사시도 '검성'으로 이름을 날리던 중 시마바라의 난에 후견인으로 참전했다가 다리에 투석 두 발을 맞고 큰 부상을 입은 적이 있다. 역시 아무리 달인이라도 눈먼 돌, 눈먼 화살만큼은 어쩔 도리가 없나 보다.

3. 위력과 효과

인류가 도구를 만들어 사용하기 시작한 때부터 현재까지도 널리 쓰이고 있는 원거리 무기로, 매우 단순하여 만들기 쉬우면서도 빠른 속도로 물체를 투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천조각, 가죽조각에 줄 두 개 붙인 물건이라 대충 구겨도 손바닥 안에 쏙 들어가는 등 휴대성이 매우 좋으면서 동시에 효과가 큰 무기이다. 관통 무기인 화살과는 달리 타격 무기이기 때문에 상대가 중장비를 하고 있어도 상당한 수준 이상의 타격을 줄 수도 있다. 물론 납탄이나 매끈한 돌같은 질 좋은 탄환을 전문 투석병이 제대로 던져 맞혀야 가능한 일이지만.

무엇보다도 투사체를 만드는 데에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이나 투창과 달리 투석구는 실탄(=돌멩이)을 언제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 물론 '제대로' 쓰려면 아무 돌멩이나 던지기보다는 모양을 맞춰 준비해두어야 한다. 매끈한 아몬드, 럭비공 모양이 제일 빠르고 안정적인 비행을 하며 그 다음이 구형이다. 그러나 원반모양 같은 극단적인 형태가 아닌 이상 근거리에서는 아무 돌이나 던져도 별 문제 없다. 석탄(石彈)을 정성들여 수집해두거나 진흙을 빚어 말려 토탄(土彈)을, 금속을 주조해서 납탄(鉛彈), 철탄(鐵彈) 등을 만들어 써야 하지만 '촉 만들고 대 다듬고 깃 붙여야 하는' 화살[5] 같은 물건 만드는 데 비하면 공짜나 다름없다.

원거리 투척 무기이긴 하나 비상시 근접 타격 무기로도 활용 가능하다. 돌을 넣고 그대로 휘둘러 가까운 적을 후려치면 돌의 질량에 원심력과 가속도가 더해져 두개골을 깰 정도의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쉽게 말하면 그냥 철퇴다. 양동근 주연의 한국 영화 와일드카드에서 퍽치기 일당이 쓰는 장면이 나온다.

4. 제작법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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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던지기가 미안할 정도로 예쁘게 만든 투석구. 하지만 보기와 달리 투석구에 필요한 모든 것이 제대로 다 붙어있는 데다가 내구성도 좋은 훌륭한 물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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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 위키의 투석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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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끈과 세무 가죽으로 투박하고 튼튼하게 만든 투석구.

재료는 튼튼하고 탄성이 없기만 하면 거의 제약이 없다.
안경 닦는 천조각과 노끈을 아무렇게나 대충 자르고 붙여 만들든 세무가죽과 신발끈으로 정성스럽게 만들든 아무 상관없다.
익숙해지면 10분 안에 만드는 것도 가능할 정도로 정말 단순한 물건. 제작과정 동영상.

투석구의 규격은 '길이'로 따지며 이는 파우치와 두 끈을 모두 포함한 전체 길이이다. 80cm의 아담한 크기부터 180cm 이상의 매우 긴 것 까지 좋을 대로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 대체로 길이가 길수록 비거리가 길어지고 짧을수록 컨트롤이 좋아진다.

"양쪽을 다 잡은, 반으로 접은 길이"="자기 팔 길이 (손목~겨드랑이)" 정도가 제일 균형이 잡힌 길이라고 한다.
참고로 비거리 세계 신기록 (477m)을 세운 David Engvall의 투석구의 길이는 132cm. 생각보다 짧다. 물론 사용자만 편하다면 이보다 길든 짧든 상관없다. 단, 투석구가 팔 길이보다 길어진다면 늘어뜨렸을 때 파우치가 땅에 닿게 되어 휘두르기가 까다로워지고 자세가 제약받게 된다. 고대 카르타고군, 로마군에서 활약했던 발레아레스 투석병들은 각기 길이가 다른 투석구 2~3개를 기본으로 휴대(머리에 감고, 허리에 감고, 손목에 감고..)하며 사거리에 따라 다른 투석구를 자유자재로 사용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4.2. 탄환

투석구에 실어 날리는 탄환은 50g에서 500g 이상까지 다양하다. 탄환의 모양은 럭비공 같은 아몬드 모양이 제일 좋다.
아몬드 모양이 제일 빠르고 안정적인 비행을 하며 그 다음이 구형이다. 그러나 원반 모양 같은 극단적인 형태가 아닌 이상 근거리에서는 아무 돌이나 던져도 별 문제없다. 원반 모양의 돌을 멀리(100m 이상) 던져보면 수십m 짜리의 어마어마한 커브를 그리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도 나름대로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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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서머턴의 햄 힐 유적에서 발굴된 석탄과 토탄. 일본에서도 야요이 시대 유적에서 투석구용 토탄이 발굴된 바 있다.
위 사진처럼 메추리만한 크기가 일반인에게는 가장 던지기 좋다. 물론 이보다 큰 돌도 날릴 수는 있으나 손가락만 아프고 투석구가 끊어지거나 찢어져 망가지기 쉽다. 이런 사고가 나면 본인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다치고 기물파손이 일어날 수 있으니 주의. 그리고 평범한 완력과 단련되지 않은 손가락/손목으로 큰 탄환을 무리해서 날릴 경우, 투석구의 밥줄인 '가속도'가 떨어져서 재미를 보기 힘들다.

물론 10년 이상 피땀 흘려 꾸준히 수련한 프로페셔널은 예외다. 고대 로마의 기록에 의하면 발레아레스 투석병은 무려 200~300m 밖의 사람 크기 표적을 자유자재로 맞히는 정확성은 물론 당대에 존재하던 거의 모든 종류의 갑옷과 방패를 박살낼 수 있을 정도로 이름을 떨쳤는데, 이 짓거리를 위해 이들이 날려야 했던 탄환은 1 므나(600g) 짜리, 성인 주먹만 한 짱돌이다. 바꿔 말하면, 이 정도 탄환은 날려야 내부에 타격을 줄 수 있을 정도로 투구, 갑옷 방패는 현대인의 생각보다 매우 튼튼한 물건이라는 얘기이기도 하다.

후술하는 투석구의 사용 사례 등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메추리알 만한 작은 돌도 일반인의 상상을 뛰어넘는 충분한 파괴력이 있으니 조심 또 조심하자. 아무리 질 좋은 짱돌이라도 한밤중에 콘크리트 옹벽에 조금만 힘 있게 던지면 불꽃을 튀기며 산산조각이 나는 것을 볼 수가 있다. 물론 그 파편에 맞아도 크게 다칠 수 있으며 의외로 멀리까지 튀니 매우 조심해야 한다. 실습할 경우 반드시 주변에 사람이나 차량 등 물건이 없는 장소를 고를 것.

재료로는 화강암 등 질 좋은 돌을 그대로 쓰는 '석탄(石彈)'이 제일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적당하고 균일한 크기와 모양의 석탄을 충분히 확보하기가 생각만큼 쉽지 않기 때문에(강가 하류나 해변이 매우 좋은 조달처이다. 야산이나 벌판, 강가 상류의 돌멩이는 들쭉날쭉할 수밖에 없다.), 아쉬운 대로 진흙을 빚어 말리거나 진흙과 사철을 함께 섞어서 빚어 말린[6] '토탄(土彈)'을 만들어 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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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에서 출토된 납탄과 철탄[7].

그리고 위와 같은 '탄(鉛彈)', '탄(鐵彈)'을 쓴다면, 돌멩이와는 차원이 다른 충격과 공포 수준의 가공할 파괴력을 보여준다.
일단 동일한 부피 대비 돌에 비해 훨씬 밀도가 커서, 같은 무게의 돌보다 크기가 작다. 이 때문에 던졌을 때 공기저항으로 인한 에너지 손실이 적어 돌보다 훨씬 큰 파괴력을 보여준다. 그래서 고대 그리스군, 로마군은 보급 사정이 허락되는 대로 투석병에게 납탄, 철탄을 지급하였다. 참고로 이런 주조 탄환에는 점잖게는 자기 부대 지휘관 이름이나 엠블럼, 신의 문양이 박혀 있었고 좀 심한 것은 적을 조롱하는 글귀가 새겨져있다고 한다. 가령 카이사르 사후 벌어진 안토니우스 옥타비아누스의 로마 내전기 시기에 공성전이 일어난 전장에서는...
" 풀비아[8] 보지 맛 좀 보자." / "옥타비아누스 엉덩이 맛 좀 보자."
"옥타비아누스 자지 물렁자지."
"이봐 옥타비아누스 엿이나 드셔."
"루키우스는 대머리."
...등등의 온갖 성희롱 섹드립 쌍욕들이 적힌 주조 탄환들이 출토된 바가 있다. 물론 제우스의 상징인 번개 문양이나 소속 부대의 엠블럼등이 새겨져 있는 점잖은 유물도 많다.[9]

하여튼 발레아레스 투석병처럼 걸음마를 뗄 때부터 밥 먹고 싸고 자는 시간 이외엔 돌팔매질에만 전념한 전문가들이 이런 흉악한 물체를 시속 140km/h 이상의 속도로 날려 뼈와 살로밖에 구성되지 않은 인체에 정통으로 명중시킬 경우, 그것도 머리와 같은 급소 부위에 직격타로 들어간다면 무슨 참담한 결과가 벌어질지는 구태여 말하지 않아도 뻔하다. 투석구가 괜히 오랫동안 군용 병기 자리를 꿰찬 게 아니다.

5. 파생

아래의 여러 투석구는 슬링 줄을 이용해서 돌멩이 등 탄환 발사체만 투척하는 경우이고 슬링 줄과 발사체가 한몸으로 한꺼번에 투척되는 사냥도구는 따로 사냥돌(Bolas) 이라고 한다.

5.1. 다트 슬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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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쓰인 것은 아니지만, 고대 그리스의 케스트로스(Kestros)의 경우 이렇게 다트를 쟁여 날리기도 했다. #
참고로 일반 투석구 외에 캐터펄트로도 다트를 날리기도 했다.

5.2. 폭탄 슬링

유탄발사기처럼 폭탄을 날리기도 했다. 일본 전국시대에서는 호로쿠비야를 투석구로 날렸다. 태풍을 부르는 장엄한 전설의 전투에서 한 병사가 카스카 성을 공격할 때 이를 사용했다.

5.3. 표석(스태프 슬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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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프 슬링을 사용해 해상 공성전을 벌이는 것을 묘사한 중세 서양의 삽화.


큰 돌을 날리는 모습.

쉽고 간단한 제작법 영상.

일반 투석구를 그대로 혹은 좀 크게 만든 뒤 한쪽을 손에 잡는 게 아니라 적당한 길이의 장대에 묶은 것. 동양에서는 <표석(飄石)>이나 <투탄장(投彈杖)>, 서양에서는 <스태프 슬링(Staff sling)>이라 부른다. 공성무기로 쓰이는 트레뷰셋의 투척막대와 투석구를 소형화했다고 보면 이해가 빠르다. 전투시에는 일반 투석구처럼 돌을 건 뒤 묶이지 않은 한쪽 줄 가운데를 막대 끝의 홈에 끼워 고정한 뒤 줄 끝을 손으로 부여잡은 채 투척막대를 힘차게 돌리거나 휘두르며 잡고 있던 줄 끝을 놓아 돌을 날린다. 탄환을 놓을 받침대의 크기만 충분하면 일반적인 투석구보다 훨씬 더 큰 탄환을 날리는 것이 가능하다.

정약용 선생의 기록에는 메주덩이만한 돌을 날린다는 기록이 있다. 영화 아포칼립토에서 마야의 인간 사냥꾼들이 쓰는 다양한 무기 중 이 스태프 슬링을 쓰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정말로 메주덩이만한 돌이 수십 m를 날아가 사람 등짝을 날려 버린다.

일반적인 투석구에 비하면 날릴 수 있는 탄환이 무지막지하게 큰 만큼 무거운 돌덩어리나 심지에 불 붙인 기름 항아리 등을 던져 공성용, 방화공격용으로 활용하였다. 그러나 무겁고 큰 탄환일수록 일반적인 투석구에 비해 생각보다 가속도가 훨씬 떨어져 사거리는 그리 길지 않다. 애초에 큰 탄환 던지겠다는 건 그만큼 사거리를 포기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박에 한국에는 '팡개'라는 것도 있는데, 이것은 갈라진 대나무 끝에 흙덩이나 돌을 끼운 뒤 휘둘러 던져 새를 쫒아내는 스태프 슬링이다. 팡개의 모습. 출처 민족문화대백과사전 용도가 용도이니만큼 살상력과 명중률은 그다지 기대할 수 없다. '내던지다, 그만두다'의 뜻을 가진 '팽개치다'라는 말이 이 팡개라는 도구에서 나온 것이다.

하지만 스태프 슬링인 망팔매나 나무의 탄성을 이용한 줄팔매는 충분히 상해가 가능한 물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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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팔매.(출처: 오마이뉴스). 줄팔매류는 전국적으로 분포해 지방마다 이름이 조금씩 다르다.

6. 장단점

6.1. 장점

숙련자가 휘두르는 투석구의 위력은 일반인의 상상 이상이다. 제대로 맞으면 최소 골절상 또는 중(重)타박상. 만약 맨머리라면 즉사도 가능하다. 관통병기가 아닌 타격병기이기 때문에 두꺼운 투구, 갑옷 등 보호구를 갖추고 있다 하더라도 큰 돌이나 철탄, 납탄에 제대로 맞는다면 그 이후는 장담할 수 없다. 때문에 설령 비숙련자가 던져도 자칫 대형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반드시 사람이 통행할 가능성이 없는 장소를 물색하여 거기서만 던지도록 하자. 넓은 공터, 숲, 강가 등의 장소를 확보하지 못 한다면 아예 시도도 하지 말 것. 사람 다치거나 죽는 꼴 보고 인생 한순간에 꼬이는 수가 있다.

맨손으로 던진 짱돌도 그 효과는 충분히 무시무시하다. 비황석(飛蝗石)이라는 맨손 투석병들도 기록에 남아있으며 < 수호전>의 몰우전 장청 홍명희의 < 임꺽정>의 배돌석[10]이 이러한 맨손 투석의 좋은 예이다. 오랫동안 시위대가 애용(?)하여 온 무기이기도 하다. 각 국의 전경들 사이에선 '꽃병(= 화염병)' 보다도 짱돌이 두려운 존재일만큼 대단히 강력한 공격수단.

화염병은 보기에 화려하고 정말 얻어맞으면 실려나가는 건(최소 중화상) 일도 아니니 확실히 위협적이지만 날아오는 모습이(특히 밤에는) 훤히 보이기 때문에 피하기가 생각만큼 어렵지는 않다. 그러나 짱돌은 아주 가까이 오기 전까지는 보기가 힘들며 그나마 저녁이나 야간에는 날아오는 짱돌을 육안으로 보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그리고 콘크리트 바닥에 맞아 튀거나 구르는 돌의 위력도 정강이뼈 하나 아작내기엔 충분할 정도로 위협적이다.

물론 수십, 수백 명이 조직적으로 던져 ' 화망'을 형성하지 않으면 '시위대 상대하는 훈련만 받은 조직된 무장병력집단'인 경찰을 절대로 상대할 수 없다. 그래서 투석전도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투석구를 이용한 투석은 신체 조건의 제약을 잘 타지 않아서 병력 확보 자체는 쉬운 편이고, 비 숙련자라고 해서 위력이 못 써먹을 만큼 떨어지는 건 아니다. 거기에 더 단련하고, 전술적 행동을 더한다면 +a가 되는 것이고... 최루탄 백골단이 흥하던 한국 80, 90년대의 각 대학 학생회 '사수대'들은 쇠파이프대와 투석대를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전술'을 학교 뒷산 등지에서 수시로 연마하곤 했다. 도심에서 짱돌을 어디서 구하냐고? 보도블럭 한번만 뒤집으면 훌륭한 짱돌이 된다. 80학번쯤 되는 나이많은 교수들의 얘기를 듣다보면 '원래 우리학교 정문 길이 아스팔트가 아니라 보도블럭이었는데 학생들이 하도 보도블럭 뽑아서 던지는 통에 아스팔트로 바뀌었다' 같은 옛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다.

맨손 투석의 위력이 이 정도인데 투석구 같은 도구를 사용해서 던진다면?




'전문가' 인 투석병에 비하면 분명 아마추어에 불과해 보이는 아저씨들이 던지는 것임에도 로도스 투석병, 발레아레스 투석병들의 전장에서의 '유효사거리' 는 200m 이상이었으며 최대 400m 이상에 이르렀다. 아테네의 크세노폰은 자신이 쓴 책 <소아시아 원정기>에서 납탄을 던지는 로도스 투석병의 사거리가 주먹만한 돌을 던지는 페르시아 투석병의 2배에 이른다고 기록했다(소아시아 원정기 3.3.16~17). 크세노폰의 말에 따르면 활의 유효사거리는 90m 스키타이 활은 147m 페르시아 활은 100m 였다고 하니 사실상 두배의 사거리를 자랑했다고 한다. 심지어 평범한 일반인도 조금만 연습하면 거리 100m 이상, 높이 30m 이상 정도는(?) 쉽게 던질 수 있다.

다만 실제 슬링의 유효사거리가 정말로 얼마나 길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들이 분분하다. 슬링은 그 무게로 인해 단순히 멀리 던져서 적중시키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의 살상력을 보여주는 병기이긴 하나, 갑옷이나 투구를 쓴 상대에게 적중시켰을때에도 어느 정도의 충격량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다. 여러 역사학자들의 진술에도 불구하고 실제 슬링의 파괴력에 대해 실험해본 사람들의 의견은 슬링의 파괴력과 유효사거리는 다소 과장된 면이 없지 않게 있다는 것. 사람에 따라서는 오히려 활에 비해서도 실제 사거리는 짧다고 보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물론 병기로서의 살상력이 적다는 것은 아니다. 심지어 갑주를 두르고 비교적 거리를 두고 맞아도 충격으로 인해서 충분히 전투 불능이나 추가타로 보내버릴 만한 피해를 준다는 보고도 있다. 판금갑옷 문서의 동영상에도 나와 있지만, 영어로는 blunt trauma라 하며 철퇴, 워해머 등 둔기에 맞으면 갑옷 자체는 버틸 수 있어도 그 충격 때문에 갑옷 아래 있는 인체에는 심한 부상을 초래할 수 있다. 무거운 투석구도 어느 정도 그럴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실제 전시에서는 투석병 혼자서 전쟁하는 게 아니니 시속 100km/h 후반대의 속도로 날아온 짱돌을 맞고 기사나 보병이 아이고야 하면서 뒹굴고 있으면 그 뒤에는 보다 확실한 살상력을 가진 쇠뇌나 상대편의 기사, 보병들이 기사를 덮칠 것이다.

어떠한 상황이라도 절대로 폭력용, 위협용으로 써서는 안 된다. 투석구는 , , 에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엄연한 현역 군사 무기였다. 특히 백병전보다 살상률이 뛰어났으며 기술적 발전이 부족한 시기엔 활보다 신뢰성이 있는 무기기도 했다.

이만한 위력 외에 투석구의 또 다른 장점은 이만한 위력에 비해 어깨 힘과 같은 신체조건의 제약을 잘 타지 않는다는 점이다. 물론 어깨 힘, 팔힘이 좋을수록 더욱 큰 메리트가 붙는 것은 당연하고 이런 사람들이 전문 용병이 되는 것이지만 [11][12] 할머니나 꼬맹이가 휘두르는 조약돌 투석구도 그 위력이 크게 떨어지는 건 아니다. 배드민턴 채 휘두르는 정도의 완력, 그리고 요령만 있으면 순간적으로 큰 가속도를 얻기에는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 점은 보다도 낫다 할 수 있으며 이는 안정적으로 투석병들을 공급하거나 조선의 의병과 같은 민병 병력이라도 급히 확보하는 데에 큰 이점이 된다.

고대, 특히 로마군에 수많은 투석병들을 공급했던 발레아레스 제도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남쪽 약 150~200km 해상의 4개의 섬. 지금은 유럽의 휴양명소 중 하나. 그 중 하나인 '이비사 섬' 에서는 아직도 연중 수시로 청년, 장년, 중년, 할머니, 꼬맹이 가릴 것 없이 주민들이 모여 투석구 대회를 연다.[13] 그리고 그 위력은 큰 편차가 없다고 한다. 투석구에서 '근력' 이 그렇게 결정적인 요소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 점은 취미로서의 이점이 되기도 한다.

무기 자체의 휴대성도 매우 좋은 편이다. 그냥 끈에 가깝기 때문에 몸 어디에 두르거나 주머니에 쑤셔넣어 다니는 식도 가능하다. 활은 전용 활통이나 직접 들고 다녀야만 하는 거에 비하면 나름 장점이다. 전용 탄이 없어도 적당한 돌멩이를 써도 되기 때문에 화살이나 투창에 비해 탄환 수급이 쉽다는 것도 장점이다. 제대로 된 화살은 만드는 데 꽤 공이 들어가는 물건인 것과 대조된다.

여기까지 설명을 읽었으면 왜 고대부터 비교적 근대까지 투석병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존재해 왔던 병과인지 알 수 있다. 전문가든 농민 소년 징집병이든 일단 굉장히 저렴하게, 짧은 훈련으로도 무장시킬 수 있고, 또 그 파괴력은 숙련도나 비용에 대비하여 놀랄 만큼 뛰어났기 때문이다. 발레아레스 섬이나 로도스처럼 아예 지방 단위로 용병 업에 뛰어들 만큼은 아니라 해도, 비교적 아마추어들이 날린 짱돌에도 멀리 거리를 둔 판금 갑옷으로 중무장한 중보병, 중기병이 아니라면 맞았을 때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워낙 만들기 쉽다 보니 농경 사회에서도 간단한 수렵이나 호신용으로 익숙해지기 쉬운 물건이라 당장 체계적인 정규군으로 인정받을 만한 집중적인 훈련을 안 해도 충분히 전력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원거리용 죽창, 전근대의 AK-47 같은 누구나 쓸 수 있고, 누가 써도 사람 확실하게 보낼 수 있는 저비용 고효율의 민중의 무기였기 때문이다.

또한 투석구는 매우 에너지 효율이 높은 투사 수단이다. 야구처럼 팔과 어깨를 힘차게 휘두르는 동작은 몇십 번만 반복해도 금방 체력이 떨어지며 야구 투수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심하면 어깨나 팔꿈치에 영구적인 손상을 입을 수도 있다. 그러나 투석구는 이에 비하면 훨씬 부드럽게 쓸 수 있는 물건이다. 자세만 약간 요령껏 수정을 하면 3시간이건 4시간이건 주야장천 계속 던져댈 수 있다. 이 또한 전장에서 사랑받은 비결 중 하나.

야구 검도처럼 투석구 역시 쓰기에 따라 훌륭한 장난감이자 좋은 운동, 취미가 될 수도 있다. 남녀노소 누구라도 즐기는 데 무리가 없으며 투석구의 극악한 난이도는 거꾸로 말해 오래오래 두고 도전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과제라는 뜻이기도 하다.

문제는 돌을 주워다 던져대는 행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다는 점. 원래부터가 무기이고 살인 기술이다. 비슷한 예로 사격이나 궁도를 할 수 있는 장소가 극히 제한적이고 심지어 야구 투구 연습조차 제동을 거는 체육공원이 많다는걸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공원, 둔치 등에서 돌팔매질을 하다 보면 지나가던 사람들의 묘한(?) 시선을 감당할 낯짝이 있어야 한다. 정말로 원시인 쳐다보듯 한다(...).[14] 또한 도시에서는 안전한 투척 장소를 찾기 쉽지 않다는 것. '질 좋은 돌이 많고'+'사람이 다니지 않는'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곳은 생각 외로 찾기가 쉽지 않다. 강변이 제일 이상적이겠지만 서울의 경우 공구리 친 둔치가 대부분이라 돌이 별로 없다.[15]

6.2. 단점과 한계

그러나 투석구의 이만한 전과와 효율성에도 불구하고 투석구는 보조 전력으로만 머물렀을 뿐, 정규군의 주력 병기로서 채택된 적은 거의 없다.

일단, 매우 숙련되지 않으면 제대로 다룰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다.


또한 다루기 매우 어렵지만 투석구는 이보다 한 술 더 떠서, 고정된 자세나 각도가 없는 매우 역동적인 동작을 취하기에 숙련병을 양성하는 데에는 정말 오랜 시간이 걸린다. 다른 투척 운동을 예로 들어보면 야구의 경우 손으로 끝까지 공을 쥐고 던지는 운동을 하는 투수들도 정확한 위치에 공을 던지는 제구력을 갖추려면 매우 고되고 오랜 훈련을 필요로 하는데, 하물며 긴 끈을 통해 빙빙 돌리는 투석구를 정확한 위치로 던진다는 것은 정말 초월적인 훈련량이 필요하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이러한 문제는 쇄겸이나 유성추처럼 끈으로 이어진 투척형 무기들의 공통적인 문제점이다. 고정된 상태에서 발사되는 것이 아니라 회전 운동을 하는 상태에서 목표를 향해 투척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투척구의 회전 속도를 제어하면서 정확한 타점을 찾는 것이 너무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유성추 같은 물건은 중량 때문에 회전속도라도 다소 느린 편이지만, 투석구의 회전속도는 정말로 상상 이상이어서, 투석구를 강하게 휘둘러 탄체를 발사해 보면 '(빙글빙글~) 휙'하는 소리가 아니라 공기를 찢는 채찍소리가 날 정도이다. 이 속도는 무려 프로골퍼의 드라이버 헤드 속도와 맞먹을 정도이다. 이렇게 무시무시하게 회전하는 물건에서 정확한 타점(놓는 점)을 찾는 일이 어디 보통 일일지 상상해 보자.

자세 자체만 따지면 어렵지 않다. 누구나 몇 번만 돌려보면 자신도 놀랄 만큼 매우 먼 거리를 던질 수 있다. 그러나 원하는 방향과 각도로 정확하게 던지기 위해서는, 상술된 바와 같이 어마어마하게 가속된 투석구를 어떤 각도로 언제 놓느냐가 핵심인데, 이는 정해진 답이 없다. 결국 수많은 반복 연습을 통해 각자가 자신만의 노하우를 체득하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로도스 섬이나 발레아레스 섬에서 애들이 걸음마를 떼자마자 가혹한 훈련을 시킨 것도 이때문이다. 때문에 정규군 수준의 투석병 양성은 궁병보다도 훨씬 힘들었다.[16]

또한 집단으로 운용할 경우 많은 간격이 필요하다는 것도 단점이다. 투석구를 제대로 가속하기 위해 필요한 공간(반경)이 1~2m 이상(팔길이+투석구길이)이다. 100명이 동시에 투석구를 휘두른다고 상상해 보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활이나 쇠뇌처럼 밀집대형으로 운용하기가 곤란한 것. 그리고 던지려면 일어나서 팔을 휘둘러야 하는데, 서 있는 자세는 적의 활 같은 직사화기, 같은 투석병의 좋은 표적이 된다. 휘두르는거리 안으로 들어오는 근접 전투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기도 하다. (탄을 날리지 않고 묶어서 철퇴 유성추와 같이 휘두르는 방법은 있다.)

이런 점을 종합해 보면 왜 투석병이 저렇게 효율적이면서도 상비군의 정규 편제에 포함 된 사례는 드문지 설명이 된다. 상술한 어중이 떠중이도 대충 쥐어주면 무기가 된다는 건 성을 방어할 때 같이 화력 하나 하나가 아쉬울 때 해당되는 소리고, 야전에서 투석병을 운용하려면 단순히 돌만 던지는 게 아니라 적의 후방에 침투하고, 적을 추적하고, 발견하고, 교전에서 짤짤이를 넣어 주는 척후병의 역할을 종합적으로 맡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단순히 돌 던지는 것 뿐만 아니라 저런 종합적인 척후 능력은 지형지물 파악이나 서바이벌 스킬 같은 아예 삶 자체가 대자연과의 전투인 유목-수렵민들이 삶 그 자체로 배우는 능력이지, 농민 아무나 잡아서 가르친다고 양성이 되는 능력이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군 본대보다 한발짝 앞서 떨어져서 소규모 숫자로 적의 대군을 발견해도 떨지 않을 만할 정신력, 용기, 며칠 동안 본대와 고립되어 식수, 식량이 제한된 상황에서 오지에서 적을 추적할 끈기 같은 비물질적인 요소들 까지 포함하면 전문가와 아마추어의 차이가 확연하게 벌어진다.

때문에 이럴 바엔 정규군으로서의 육성을 포기하고 대신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소수의 전문가를 고용' 하여 가벼운 차림(경장보병)을 하고서 정규병들의 방진 앞뒤로 열나게 뛰어다니며 탄환을 던지게 하는 전술이 훨씬 효율적이다. 로도스, 발레아레스 섬에서 투석전문 용병이 육성된 것도 이런 수요 때문이다. 아니면 대규모의 군대가 포위하고 있는 공성전과 같은, 조준이고 뭐고 일단 일정 거리만 날리면 뭐라도 맞을 만한 데로 날아갈만한 환경에서 사용하는게 유용하다. 이런 경우라면 비숙련자라도 전력에 보탬이 된다.

게다가 위에서 투석구가 활보다 떨어지지 않는다고 했는데[17] 어디까지나 일반 목궁의 경우고 합성궁과 비교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투석구는 숙련자의 경우 시속 150km이상의 속도를 낼 수 있다. 그런데 합성궁이라면 시속 250km이상 속도를 낸다.[18] 합성궁의 장력은 목궁보다 훨씬 뛰어나기 때문이다. 운동에너지는 속력에 비례하므로 당연히 합성궁 쪽이 강한 관통력을 지니게 된다.

투석구가 갑옷에 충격을 가할 수 있지만 이는 활과 화살로도 할 수 있다. 화살은 뾰족한 화살촉(Bodkin)만 있는 것이 아니다. 충격력을 주기 위해 날이 없는 Blunt화살촉도 있고, 상처를 넓히기 위해 날이 넓은 Broadhead 화살촉도 있다. 모두 중세에 널리 쓰인 화살들이다. 또 화살에 불을 붙이면 신호용이나 건물을 태우는 불화살로 쓸 수도 있다. 반면 투석구는 오직 충격력만 가할 수 있다.

요컨대 합성궁은 투석구보다 속도도 빠르고,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고, 조준도 쉽고, 숙련병을 육성하기도 쉬우며, 사격에 넓은 공간을 필요로 하지도 않는다. 제작비가 비싸고 날씨 변화에 민감하다는 것을 제외한 모든 면에서 투석구의 상위호환이다.

때문에 고대 그리스 고대 로마처럼 합성궁이 발달하지 않은 경우에나 전쟁용으로 사용했지, 중앙아시아의 유목민들과 동아시아 국가처럼 합성궁이 발달한 나라 정규군의 제식장비로 투석구가 채택된 기록은 거의 없다. 한국같은 경우도 고구려 때에 이미 맥궁이라는 합성궁이 있었으니 투석병을 임시 동원병이 아닌 군대의 제식 장비로 사용한 기록이 거의 없다.[19]

예외적으로 일본은 습기가 많은 나라라 그런지 합성궁을 사용하지 않았는데 그래서인지 전국시대까지도 투석병을 사용한 기록이 남아있다. 참고로 NHK 대하드라마 군사 칸베에에서 시대극치고는 드물게 병사들이 투석구를 사용하는 장면이 나왔는데 고증 면에서 좋았다는 반응이 있었다.

이런 문제들 때문에 역사적으로 투석병을 상비군, 정규군에서 대규모로 운용한 사례는 거의 없다.

7. 사용 방법

자세 자체는, 그리고 던지는 것 자체는 아주 쉽다. 입문자, 초급자, 숙련자로 거창하게 이름 붙였지만 단지 구분하기 위한 것일 뿐이며 마음 먹고 연습하면 숙련자용 자세를 시작하는데 며칠이면 충분할 정도로 쉽다.

강하고 정확하게 던지는 건 몇 년 이상의 연습을 요할 정도로 아주 어렵지만, 타임머신 타고 고대로 되돌아가 투석병으로 취직할 생각이 아닌 이상 투석구 난이도는 오히려 투석구를 더욱 재미있게 만들어 주는 요소일 뿐이다.

배우기에 앞서, 절대로 사람에게 던지면 안된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7.1. 입문자

7.2. 초급자

처음에는 익숙치 않으니 3~4바퀴 쯤 느릿느릿 돌리다 던져보자. 야구의 투구방법처럼 투석구도 오버스로, 사이드암, 언더스로 등이 있다.


(지면: 0도)(발사각: 지면으로부터 최초로 탄체가 날아가는 각도.)(투척자세는 가장 일반적인, 몇 바퀴 회전시키다 던지는 전통적인 스타일 기준이다.)
상술하였듯, 단순히 앞으로 던지는 것이 목표라면 몇 번만 휘둘러 보아도 금방 감을 잡으며 즐길 수 있지만 정확한 사격은 매우 어려운 일임을 금방 알 수 있다. 투석구의 회전속도가 생각보다 훨씬 빠르기 때문이다. 어디에서 놓느냐 가 곧 투사체가 날아가는 상하-좌우 각도를 결정하므로, 언더스로부터 시작하여 위의 기본자세들을 연습하면서, 천천히 회전속도를 올려가면서 자신만의 '감' 을 익혀나가는 수 밖에 없다.

7.3. 숙련자




앞의 목차에서 소개했던 두 동영상이다.

이 두 자세가 가장 대표적인 실전적 투구자세이며 고대 투석병들의 자세와 가장 흡사할 것으로 추측되는 자세이기도 하다. 특히 두 번째 동영상의 자세는 파우치와 두 끈을 모두 잡은 상태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달리면서 던지기 가장 적절한 자세가 된다. 실제 전장에서의 투석병들은 그 누구보다 열심히 앞뒤로 뛰어다녀야 했으니 Greek Style이라는 이름이 잘 어울린다.

물론 이 두 자세 또한 팔의 각도를 조절함으로써 <오버스로>, <사이드암>, <언더스로> 모두 가능.

여러 번 빙빙 돌리는 일반적인 '투석구' 의 이미지와 달리 1~2바퀴, 가능하면 1바퀴만 회전시키는 편이 오히려 가속도가 더 빠르다(배드민턴 라켓 휘두르는 걸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자세도 안정적이어서 정확도도 훨씬 높다. 가속 구간은 마지막 1/2 바퀴이다. 첫 1/2 바퀴는 부드럽게, 릴렉스하게 뒤로 빼주다가 한순간에 나머지 1/2바퀴를 가속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익숙지 않으니 몇 바퀴 정도 돌리다 던지고 익숙해지면서 회전수를 줄여가다가 최종적으로는 1바퀴까지 줄여보자.

몸 전체를 써서 다리, 허리, 어깨, 팔꿈치 순서대로 힘을 전달하여 손목의 스냅으로 마무리한다. 야구의 투구보다 몸의 부담이 훨씬 적다는 차이는 있지만 기본 원리는 같다.

8. 출처 및 추가 참고 자료

영문 위키백과 Sling 항목에 투석구에 대해 매우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투석구 전문 커뮤니티도 있다.

알파벳 문서를 보기만 해도 울렁증이 도진다면 이쪽 추천. 본문 작성에 참고를 많이 하였다.

유튜브에 slinging으로 검색하면 투석구 영상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본문에서 소개한 다섯 가지 투구법 (기본형 3가지, 숙련형 2가지) 외에 몇 가지 투구법이 더 있다. #

발레아레스 제도의 메노르카 섬 투석구 대회 우승자가 던지는 25m 수박 맞히기 영상. #

9. 각종 매체에서

소설, 영화, 만화 등에서는 원거리 무기에서도 더 뽀대가 나는 활이나 총이 있고, 이를 빼더라도 도검제일주의의 영향이 커 좋은 대우를 받지는 못하는 편.

뽀대와 별 관계없는 전략 시뮬레이션에서는 게임에 따라 크게 성능이 갈린다. 비싸지만 보병에 카운터이거나, 그냥 싸구려인 경우도 있다. 병종으로서는 저티어 원거리 유닛이다가 궁병으로 업이 되는 경우도 있고, 아예 궁병과 별개인 병종일 때도 있다.

영문 - 가나다 순 정렬
마야 모험에서 주인공의 원거리 무기로 등장한다.

10. 새총

파일:external/www.black-bear-haversack.com/wood_sling_shot_nw.jpg
투석구와는 별도로 고무줄의 발명과 발전으로 원심력 대신 고무줄의 탄성력을 이용하여 쇠구슬을 쏘는 새총도 있다. 단어는 비슷하나 완전히 다른 물건.

투석구는 조준시 끊임없이 움직이나, 새총은 조준시 멈추므로 훨씬 조준이 쉽다. 최대 활과 비슷한 탄성까지 받아낼 수 있는 강도로 만들고 화살보다 훨씬 가벼운 탄환을 쏘기 때문에, 발사 속도만큼은 시속 수백km정도로 빠르다. 다만 저중량 고속의 탄환 특성상 공기의 저항을 심하게 받아 급속히 탄속이 떨어지므로, 에어소프트건의 탄환보다는 몇 배 이상의 위력이지만, 투석구의 것보다는 유효사거리는 길어봐야 수십m 수준으로 짧고, 위력도 떨어진다.
[1] 이 상상도는 성경의 묘사와 다르다. 성경에서는 골리앗은 갑주를 입고 앞에 방패잡은자를 대동하고 있었다. [2] 영어로는 슬링(Sling), 고대 그리스에서는 케스트로스(Kestros), 일본에서는 투탄대(投彈帶) 라고 불렸다. 한자어로 투석기(投石'機')는 캐터펄트, 트레뷰셋 등의 거대한 공성 병기를 말하며, 투석구(投石'具')가 사람이 들고 쓰는 도구를 의미한다. 여담으로 아기를 안을 때 쓰는 역시 '슬링'이라고 하는데 투석구에서 유래된 단어이다. [3] 원래 물매란 말은 '물이 흐르는 각도'를 의미하는데 성경 번역 과정에서 무릿매를 물맷돌(물매+맷돌), 즉 수력으로 작동되는 맷돌이란 뜻으로 잘못 번역하고 이게 퍼져나가면서 물매가 무릿매로 잘못 쓰이게 되었다. [4] 놀이라기 보단 마을간의 대리전투에 가까웠으며 이권다툼을 석전으로 대신할때가 많았다. 그러다 보니 마을마다 이권을 지키기 위해 전문 석전꾼을 운영할 만큼 치열했다. [5] 예나 지금이나 화살은 정말 비싸다. 대한민국 2000년대 기준으로 보급형 카본 화살도 발당 1만원 이상, 대나무 화살은 3만원 이상. 궁시장이 괜히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6] 이렇게 하면 쉽게 부서지고 무른 일반 토탄과 달리 더 단단하고 쉽게 깨지지 않는다. [7] 오른쪽의 탄환에 쓰여진 문구는 " 이거나 먹어라!"라는 뜻이다. [8] 안토니우스의 아내. 안토니우스가 동방에 가 있을 동안 옥타비아누스에 대항해서 반란을 일으켰을 정도로 여걸이었으나 결국 진압되었다. [9] 출처 - 앤서니 에버렛, 아우구스투스: 로마 최초의 황제 [10] 이두호 화백의 만화 <임꺽정>에서는 '조금맹'. [11] 발레아레스 투석병들이 던진 탄환의 무게는 1 므나. 약 500g. 성인 주먹만 한 돌이 시속 170~190km/h으로 날아간다고 상상해 보자(속도는 현재 이루어지는 민속 대회 측정 기준.) 속도를 180km/h로 계산하면 625J의 운동에너지가 나온다. 원시 무기로서는 엄청난 위력이다. 단순한 운동에너지만으로 위력을 정확히 알아낼 수는 없지만 저 정도 운동에너지는 권총탄과 비슷한 수준이다. 참고로 가장 약한 축에 드는 구경인 .22 LR의 운동에너지가 193J에 불과하지만 사람을 충분히 살상할 수 있다는 점을 보면 투석구의 위력을 짐작할 수 있다. [12] 전장에서 중무장한 적병을 확실하게 쓰러뜨리려면 적어도 계란 사이즈 만한 질 좋은 돌이나 비슷한 중량의 금속 탄환을 고속으로 날려야 한다. 당연히 발레아레스 투석병과 같은 '프로페셔널' 들의 영역이며, 일반인에게는 절대 무리다. 실제로 달걀 크기의 돌을 힘껏 날려보면 일단 제대로 날리기도 힘들다. 오히려 손목이나 손가락에 부상을 입기 십상이다. [13] NGC의 다큐멘터리 <퍼펙트 웨폰 - 활과 화살> 편에서도 볼 수 있다. [14] 반드시 사람이 없는 곳에서+없는 곳을 향해 연습해야 한다. 사람의 통행이 있는 곳에서 투석행위로 위험을 유발하는 사람이 있을 경우 우선 정중히 항의를 하고, 불응 시 경찰에 신고하면 된다. 즉시 제지될 것이다. [15] 아무것도 없는 강물 한가운데에 투척하는 행위는 타인에게 위험을 유발하는 행위가 아니므로 위법은 아니어서 경찰도 이를 제지할 수는 없다. 다만 한강물도 엄연히 생태계가 존재하는 곳이므로 가급적 투석 등의 행위를 하지 말 것이 권고된다. 어족보호를 위해 설정된 낚시금지구역은 피하고, 금지구역이 아니라도 한 장소에서 너무 많이 투척하지는 않도록 하자.(120 다산콜센터+수자원공사 문의 답변 내용) [16] 예나 지금이나 군대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통일'이다. 괜히 있어보이기 위해, 또는 단순한 구습 때문에 통일을 강조하는 부분도 없지 않지만 '통일성=안정성'은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전장에서 최대의 효율을 발휘하기 위한 기본이다. 제식훈련을 괜히 하는 게 아니다. 명령에 일사불란하게 척척 움직이는 군대가 통제가 수월하여 전쟁에 효율적이지, 명령하면 제멋대로 움직이는 군대가 효율적이겠는가? 전략을 짤 때도 사병들의 전투력이 일정하게 보장돼있어야 그걸 토대로 시뮬레이션도 해보고 효율적인 전략을 짜는게 가능하지, 사병들의 전투력이 너무 들쭉날쭉하면 제대로 전략을 짜기가 힘들다. [17] 활의 속도 단위는 보통 ft/s 또는 FPS(feet per second-초당 피트)로 표기하는데 일반적인 목제 단궁(직궁)은 135FPS(약148km/h), 잉글리시 롱보우라면 170FPS(약186km/h) 정도 나온다. [18] 여담으로 현대에는 기술이 더 발전해 컴파운드 보우의 경우는 360FPS(약392km/h)이상의 속도를 낸다. [19] 제식 편제는 아니지만, 한반도에서도 석전이 널리 유행한 만큼 전시에 민간인 석전꾼을 모집해 투석병으로 동원한 경우는 꽤 많다. 또 고려시대 한정으로 석투병으로 불리는 투석병도 소규모 운용했으나 조선시대에는 사라진다. [20] 이 자세를 50~60도의 고각사격용이라고 서술한 부분이 있었는데, 실제로 언더스로로 고각을 노리면 가속을 제대로 붙이기 상당히 어렵다는 걸 알 수 있다. 오버스로가 자세는 다소 난해하지만, 고각사격용으로는 언더스로보다 훨씬 유리하다. 언더스로는 어깨를 360도 회전시키는 소프트볼과 같은 투구폼이 익숙한 경우가 아닌 이상, 앞의 일반적인 세 자세보다 전반적으로 에너지 효율면에서 불리하다. [21] 초심자에게 추천되는 이유는, 느린 회전속도 덕분에 투석구의 기본개념을 비교적 안전하게 파악하기에 좋기 때문이다. [22] 여담으로 이 무기는 좀비 골리앗이 쓴다 [23] 원본 그림의 좌우를 반전시킨 후 한국어 대사를 식자한 것이라 좌에서 우로 봐야 한다. 각각 11권 귀향 에피소드와 8권의 중동 탈출 연작 에피소드다. 1권에서는 미궁 속의 사나이에서 나무 국자를 부러트려 즉석에서 간이 투석기로 만들어 사용한다. [24] 운도 따랐다고 하지만, 작중에서 투석구를 쓸 때에 빗나간 적은 없다. [25] '로도스섬 투석병' 으로 추정됨. [26] 사실 도끼 투척병의 상성이나 사거리만 보면 궁사에게 약하나 궁사들이 약한 근거리 공격을 원거리에서 주는 데다 연사력도 좋아서 그렇게까지 밀리지는 않는다. [27] 맨 처음 짱구가 전국시대로 왔을 때 지켜본 그 전투. 흑갈성과 떡잎성의 공성전 때. [28] EB모드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로도스, 발레아레스 같은 비싼 슬링어가 아니라 말 그대로 저숙련 징집 슬링어들이며, 캠페인 한정이다. 이들은 지적대로 명중률이 낮고 방어력이 허약하다는 단점이 있고, 시스템상 궁수들이 이들이 카운터인건 맞다. 하지만 오래된 로마 1 시절의 전투 AI 때문에 플레이어가 기병으로 귀찮은 궁수들을 치워버리고 슬링어들을 굴리면 얘네들로 대부분의 보병 유닛들은 AI때문에 어버버하다가 척살당하고, 그렇게 킬수를 쌓은 슬링어들이 무럭무럭 자라 갈매기를 다는 순간 RTW의 경험치 시스템+아머 피어싱 특성과 결합하여 밸런스를 무너트려버리는 것. 괜히 EB 제작진이 당시의 전쟁과 맞는 롤플레잉을 주문한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