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음이의어에 대한 내용은 모에 문서 참고하십시오.
1. 개요
어떤 인물이나 사물에 대하여 깊이 마음에 품는 모양을 일컬음. 그 대상은 실재하는 것만이 아니라, 애니메이션의 캐릭터 등 공상적인 것에도 이름. 주로, 젊은 층에서 쓰는 말.
민중서림 엣센스 일한사전
민중서림 엣센스 일한사전
모에( 萌 え)는 특정한 대상에 대한 열광, 혹은 화자가 열광하는 대상의 기호화된 매력을 가리키는 일본어 신조어이다. 주로 애니메이션, 게임 등 2D 매체 캐릭터의 매력을 뜻하며, 더 나아가 특정한 대상[1]을 향해 느끼는 깊은 감정으로도 정의할 수 있다.
사랑, 매력 요소, 胸キュン 등으로 대체 가능하다.
2. 어원
오타쿠 용어로서 '모에'라는 말의 궁극적 어원에 대해서는 확실한 것이 없다. 다만 모에라는 말은 일본어로 '싹트다'라는 뜻인, '싹틀 맹'이라는 한자를 쓴 '모에루'( 萌える)의 명사형 모에(萌え)와 유사하다. 흔히 일본어로 '불타오르다'를 뜻하는, '불탈 연'을 쓰는 '모에루'( 燃える)에서 기원한 것으로 오인하는데 엄밀히는 아니다. 이에 대해서는 마음속에서 솟아오른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싹틀 맹( 萌)을 쓰는 것이라는 설이 있다. 다만 모에라는 말이 잘 알려지지 않았던 시기에는 燃え라는 표기가 사용되었던 경우도 있다.[2]俺のこの手が 真っ赤に燃える!/俺は萌える妄想で暴走している!
번역: 내 손이 새빨갛게 불탄다!/나는 모에한 망상으로 폭주하고 있다!
번역: 내 손이 새빨갛게 불탄다!/나는 모에한 망상으로 폭주하고 있다!
일본어 어원을 고려할 때 '싹틀 맹'을 쓰는 모에루(萌える)는 '불탈 연'을 쓰는 모에루(燃える)에서 파생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원래 일본어의 훈독 단어는 한자 이전부터 존재해 왔던 고유어이고, 한자가 전래된 이후 비슷한 뜻의 한자를 가져다 붙인 것이기에 훈독 낱말 하나에도 용례에 따라 다양한 한자를 갈아끼우며 쓰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카케루(かける)'는 대개 '걸 괘'를 써서 掛ける라고 쓰지만 돈을 걸다 식으로 도박과 상관하여 쓸 때에는 '내기 도'라는 한자를 써서 賭ける로 쓰는 식으로 말이다. 다만 이렇게 한자를 갈아 끼우는 경우는 용례가 극히 제한되는데, '싹틀 맹'의 모에루(萌える)도 '불탈 연'을 쓰는 모에루(燃える)에 비해 용례가 제한되어 있다. 일일사전을 찾아보면 '불탈 연'을 쓰는 모에루(燃える)의 예문에는 '향학심에 모에루(불타다)'라든지 '아지랑이가 모에루(피어오르다)'란 뜻도 있으므로, 신록이 싹트는 것도 뭔가 피어오르는 이미지에서 파생되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싹틀 맹'의 모에루(萌える)는 식물이 싹트다란 예문밖에 없으나, '불탈 연'의 모에루는 사전에서 '감정, 정열이 솟아오르다'란 뜻이 공식적으로 수록되어 있으며 '불타오르는 사모의 정' 따위의 예문이 있으므로 '마음속에서 솟아오른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라면 사실 '불탈 연'의 모에루(燃える)가 좀 더 의미에 맞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탈 연'이 아닌 '싹틀 맹'이란 한자를 쓰는 이유는 확실히 알 수 없다. 다만 추측하건대 '불탈 연'의 모에루는 뜻이 광범위하기 때문이며, 실제로도 모에루(燃える)는 뜻이 너무 광범위하다. 불타는 것을 표현할 때는 물론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것도, 솟아오르는 감정을 나타날 때에도, '불타오르는 사모의 정'따위의 좋은 느낌을 나타낼 때에도, '분노에 불타는 눈'처럼 안 좋은 느낌을 나타낼 때도 쓸 수 있다. 그러니 오히려 우리가 아는 극히 좋은 느낌의 모에를 표현하기가 힘들 수 있다. 헌데 '싹틀 맹'의 모에루(萌える)는 수록된 뜻 자체가 '싹트다' 하나일 뿐이고 자연의 생명이 싹트는 좋은 이미지니까 '모에'의 좋은 이미지를 한자 자체로 느끼게 할 수 있으며, 실생활에서 잘 사용되지 않는 '싹틀 맹'의 한자를 넣으면 모에라는 낱말을 쓰는 데 헷갈릴 여지가 거의 없게 된다. 그러니 오타쿠들이 그 빈틈을 먼저 차지하여 자신들만의 뜻으로 점유했다고 추측할 수 있는 것이다.
그 외에도 '모에' 속성을 지닌 캐릭터의 이름에서 어원을 찾는 주장도 존재한다. 그 중 메이저한 것들을 살펴보자면
- NHK 교육방송의 '천재 테레비군(天才てれびくん)'의 한 코너를 차지했던 '공룡행성(恐竜惑星, 1993~1994)'의 여주인공 '모에'의 이름에서 유래하였다는 설. 일본의 오타쿠 평론가이자 애니메이션 프로듀서 오카다 토시오의 주장이다. 그러나 정작 오카다 토시오는 이 설을 주장할 때 주인공 이름을 틀렸고[3], 공룡행성의 제작자 중 하나인 카네코 류이치 역시 공룡행성 제작 이전에 이미 모에라는 개념이 있었다고 주장하여 이 설에 대해 회의적 견해를 보인 바 있다.
- 미소녀 전사 세일러 문의 캐릭터 토모에 호타루(土萠[4]ほたる)에서 유래하였다는 설. 일본의 정신과 의사이자 만화 평론가인 사이토 타마키가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라면서 소개한 바 있다. 그러나 이 설 역시 카네코 류이치의 견해를 참고하면 토모에 호타루가 나온 시점(1994년) 이전에 모에라는 개념이 존재했기 때문에 정설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 외에도 마이너한 여러 설이 있지만 확실한 검증은 어려운 상황이다.
3. 용례
-1. 저는
병약모에입니다.
1-1. 캐릭터 분류에 사용될 경우. "저 캐릭터는 병약모에야."
-2. 나의 세이버쨩은 모에하다
-3. 나는 요새 미청년에 모에하고 있다...
- 4. 모에하다면 성별따위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위와 같은 표현들에서 보이듯 명사와 형용사로 사용된다.1-1. 캐릭터 분류에 사용될 경우. "저 캐릭터는 병약모에야."
-2. 나의 세이버쨩은 모에하다
-3. 나는 요새 미청년에 모에하고 있다...
- 4. 모에하다면 성별따위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
1. 명사로 사용될 경우
"특정 기호에 대한 열광"을 나타내며 영어권에서 사용되는 페티시(Fetish)라는 단어와 매우 유사한 표현이다. 영어권에서는 모에를 페티쉬로 번역하는데, 여기에는 성적인 의미가 강하게 내포되어 있기 때문에 플라토닉 러브를 지지하는 일부 사람들은 오역이라고 주장하지만, 모에라는 단어 자체가 매력적인 이성 캐릭터에 치중되어 사용되기 때문에 크게 틀린 번역이라 보기에는 힘들다. 또 정신의학적으로 보았을 때의 페티시즘은 성적인 것이 아닌 요소에서 성적인 매력을 느끼는 것을 의미하기에 전체적인 문맥에선 맞는 번역이라 볼 수 있다. 특정 요소에 매력을 느낄 때 XX모에라고 하기 때문. 예로 적힌 병약모에의 경우, 병약함에 대한 페티시즘이라고 보면 다를 게 없다. 다만 페티쉬가 직접적인 성적 뉘앙스를 가진 단어라면, 모에는 일반적인 매력 요소(헤어스타일 등)를 포현할 때도 사용한다. -
1-1 캐릭터 분류에 사용될 경우
말 그대로 캐릭터의 속성이다. 병약모에로 분류된 캐릭터는 병약한 캐릭터고, 수인모에라면 반인반수 캐릭터. 이 경우 뒤에 붙는 "모에"에는 거의 의미가 없지만, 성적인 뉘앙스는 사라지지 않는다. 예를 들어 "병약"과 "병약모에"의 차이점을 들어보면, "병약"의 경우에는 사심이 없지만, "병약모에"의 경우에는 사심이 있다. -
2. 형용사로 사용될 경우
대상의 매력을 칭찬함과 동시에, 그 매력이 자신에게 강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뉘앙스를 가지고 있다. "아름답다"와 비교해 볼때, "아름답다"는 대상의 매력을 칭찬하는 말이지만 "모에하다"는 대상이 매력적이며, 나 역시 대상에게 "성적으로 끌리고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이런 의미는 싹틀 맹萌 자라는 점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용법 때문에 모에는 사람 , 특히 매력적인 이성 캐릭터에 대해서가 아니라면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오타쿠들이 농담삼아 말하는 모에선이 실제로는 주변 사물의 (성적으로 매력적인) 의인화라는 사실에서 이 점은 분명해진다.
- 3의 경우처럼 "모에하고 있다"로 사용될 경우 "열광하고 있다"와 유사한 뜻을 가진다. 다만 이 경우에도 성적 뉘앙스는 사라지지 않는다.
모에라는 단어의 뜻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이렇게 사전적으로 늘어놔도 잘 이해가 안 갈 텐데, 간단히 말해 이쁘고 어느 정도 끌리는 캐릭터에게 사용하는 말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굳이 번역하자면 끌린다. ~~에 매력을 느낀다. 정도.
한국에는 비슷한 용도로 '씹덕스럽다', '씹덕터진다' 등의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주로 아이돌, 애니 여덕들이 많이 쓴다. 한편 한국어로 비슷한 발음인 사모하며 사랑한다는 뜻의 모애(慕愛)로 바꿀 수 있다. 모애모애 조선유학의 제목 역시 여기서 따온 것이다.
4. 역사
4.1. 등장
모에 문화는 러브 코메디 소년만화에서 비롯된다고 평가된다. 70년대까지만 해도 일본 소년만화에서 러브코메디는 물론 순애물과 같은 연애가 중심 소재인 작품들은 찾기 힘들었다. 그러던 것이 70년대에 후반에 들어서 여성 작가들이 소년만화에 유입되고, 소년만화에 소녀만화의 작법이 활용되면서 드디어 소년만화에도 연애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중 대표적인 작품이 타카하시 루미코의 시끌별 녀석들(1978-1987)로 소년만화의 장르로서 러브코메디라는 장르를 만든 작품으로 평가된다. 80년대에 들어오면 소년만화의 주류 장르로서 러브코미디와 순애물이 자리잡았다. 대표작으로는 타카하시 루미코의 메종일각 (1980-1987), 아다치 미츠루의 터치 (1981-1986) , 마츠모토 이즈미의 변덕쟁이 오렌지☆로드 (1984-1987) 등을 들 수 있겠다.이 시기의 작품들의 특징들은, 주인공 1명에 여주인공 1명, 서브히로인 1~2명, 라이벌 1~2명을 중심으로 (서브히로인과 라이벌이 반드시 등장하지는 않는다), 주인공과 여주인공의 사랑이 이루어지기 까지의 과정을 스토리를 중요시 하면서 그려내는 것이 보통이다. 위에 예시한 세 작품의 흐름을 한번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구도가 자주 발견됨을 알 수 있다.
- 메종일각
- 터치
- 변덕쟁이 오렌지☆로드
그 중 현대의 모에물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등장 캐릭터가 적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 시기의 작품들은 서사에 집중하였기 때문에 여러 캐릭터를 등장시킬 여력도, 이유도 없었다. 소설과도 같은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그려내는 것이 목적이지, 각각의 캐릭터의 매력을 어필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다른 캐릭터가 등장한다 하더라도 조연에 한정되었다. 이러한 흐름은 80년대 말까지 이어져서 카츠라 마사카즈작 전영소녀 (1989~1992)나 초시공요새 마크로스의 연애 전개는 순애물의 작법을 따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주인공 커플 위주의 서사구도를 깨버리고 새로운 시도를 한 작가와 작품이 등장한다. 정확히 말하면 이미 있었다. 러브코메디를 확립한 타카하시 루미코가 바로 그 사람. 시끌별 녀석들에서 이미 다양한 서브캐릭터를 등장시키면서, 각 캐릭터가 자신만의 캐릭터성을 확립해 간 것이다. 본편에서 꽤 비중을 가지고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만 살펴보더라도 라무, 시노부, 사쿠라, 란, 오유키, 벤텐, 류노스케 등을 들 수 있으며, 단역까지 포함하면 훨씬 많은 캐릭터들이 자신만의 캐릭터성을 가지고 활약하기 시작한다. 바로 이때가 현대 모에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90년대에 들어오면 각 캐릭터의 캐릭터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작품들이 속속 등장한다. 이 시기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타카하시 루미코의 란마 1/2(1987~1996), 후지시마 코스케의 오! 나의 여신님(1988~2014)등을 들 수 있겠다.
한편 소녀만화에서는 또 하나의 획기적인 작품이 등장하는데, 타케우치 나오코 원작 미소녀 전사 세일러 문(1992~1997)이 바로 그것이다. 소녀만화에 전대물을 합치고, 이것이 소녀만화의 틀을 뛰어넘어 애니메이션이 대히트를 하면서, 본격적으로 미소녀가 떼거지로 등장하는 시대로 진입한 것이다. 여기에 당시 이야기되던 '모에로운' 요소들을 모두 종합해 조형한 하렘물인 러브히나의 대 히트로 모에 캐릭터에 바탕을 둔 하렘물이 범람하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현대의 모에요소가 포함된 애니메이션은 2020년대 지금 뿐 아니라 1990년대에도 열풍이었던 것으로, 그 중에서도 '모에'라는 단어나 개념이 대중에게까지 폭 넓게 전파한 때는 신세기 에반게리온(1995) 쯤.
특히 당시의 아야나미 레이가 붕대 모에를 폭발적 인기로 유행시키면서 모에 속성 붐 씨앗이 뿌려졌으며, 2001년 그대가 바라는 영원의 츤데레를 시작으로 그것의 분화와 체계화가 시작되었다 할 수 있겠다. 그 다음으로 모에 시장을 확대기킨 주역[5]으로 오타쿠 문화를 소재로 사용한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2006)과 러키☆스타(2007) 등 2000년대 후반 교토 애니메이션 애니들의 기여 역시 빠질 수 없다.
4.2. 대중매체
일본 애니메이션은 처음에는 이야기의 흐름을 중시하는 극화에서 시작되었으나 80년대 후반을 전후로 점차 캐릭터의 매력을 위주로 한 애니메이션들이 늘어나게 되었다. 캐릭터의 매력은 작품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중대 요소이며 캐릭터가 잡히지 않으면 작품이 진행되지도 않는다. 또한 작가가 본인이 생각한 전개를 진행시키기 위해 캐릭터를 이용하는 행위는 캐릭터 붕괴, 작가주의로서 창작자들이 경계해야 할 작품 전개 방식이다. 이 문서에서 말하는 '캐릭터 위주'의 작품은 캐릭터들의 매력을 살리고 캐릭터들이 주체가 되어 작품을 전개시키는 작품이 아니다. 오히려 캐릭터를 살리고 캐릭터들이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작품이야말로 좋은 작품이다.이 문서에서 말하는 '캐릭터 위주'의 애니들은 캐릭터가 모에를 위해 이용되는 애니를 뜻한다. 캐릭터가 가진 인간적인 깊이를 무시하고 섹스 코드 및 오타쿠 취향에 맞게 캐릭터가 소모되는 것이다. 모에 코드에 대한 비판은 작품성의 결여가 근간이다. 모에 코드를 집어넣든 캐릭터가 오타쿠 취향에 맞든, 캐릭터의 개성이 확고하고 작품 자체의 네러티브가 좋으면 취향으로서 문제 될 것은 없다. 하지만 하나의 이야기로서 기본을 갖추지 못한 작품들이 모에 코드라는 무기를 얻어 시장에 도전하고, 심지어 종종 성공을 거두는 데 부조리를 느낀 사람들이 생긴 것이다.
즉, 문화 콘텐츠 상의 "모에 산업"이란 90년대부터 일본 만화/애니메이션들이 추구해온 성적으로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이러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작품군들, 그리고 이러한 만화/애니메이션에 연관된 2차 생산들을 통틀어 말하는 것이다. 사실상 일본 하위문화의 상징.[6]
만화가가 "모에한" 캐릭터를 창작한다. → 인기를 얻는다. → 애니메이션화된다. → "모에 캐릭터"들의 상품화가 이루어진다. → 피규어, 베개 등 만화가 아니라 캐릭터가 기억된다. 이렇듯 90년대를 전후해 시작된 캐릭터 산업의 극단점에 선 것이 "모에"이며, 최근에는 모에 열풍이라고 할 정도로 "모에한" 캐릭터들의 창작과 캐릭터 관련 산업이 늘어났고 그 수요층 역시 매우 늘어났다.
"모에 캐릭터", 그리고 모에 캐릭터를 규정하는 "모에 속성"은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창작자들이 실험해 오며 확립한 것이기 때문에 처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발전해 왔다. 현재의 일본 애니메이션 산업은 사실상 모에를 빼 놓고는 말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이렇게 모에 산업의 몸집이 불어나면서 문제점들도 같이 대두되기 시작했는데, 모에 열풍에 의해 애니메이션/만화/게임 등 거의 대부분의 분야에서 '모에물이 아니면 제대로 성공할 수 없다, 모에물을 만들어야 성공한다.'라는 인식이 널리 퍼지면서 상당수의 애니메이션들이 무의미하게 비슷비슷한 컨텐츠를 양산하게 되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또한 캐릭터를 성적인 대상으로 삼는 모에는 오타쿠 문화를 경제적으로 크게 성장시켰지만 동시에 오타쿠 문화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더 부정적으로 변하게 되는 원인이 되었다.
그러던 것이 2000년대 후반, 한류가 일본을 포함한 일본, 중국, 대만, 동남아시아를 휩쓸면서 일본 정부에서 그 이유를 분석하였고 정부 차원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하였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쿨 재팬 정책을 추진하게 되는데 거기에 포함된 것이 모에 문화. 이미 모에 문화에 관심을 가진 많은 외국인들이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관광 상품의 개발과 지역 경제의 활성화를 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본 정부에서 모에 문화를 일본을 대표하는 문화컨텐츠로 인정하고 관련 부처를 만들기 시작하자, 일반 단체나 지자체에서 모에 캐릭터를 만들어 홍보용으로 사용하는 놀라운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를 모에 부흥(萌えおこし) 이라 일컬어지고 있다. 모에 문화를 기분 나쁜 취미라고 여기는 것에서 벗어나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장르 중 하나라는 인식이 퍼지기 시작한 것. 당장 아키하바라 시장이 자신을 모에화 한 캐릭터를 홍보하고 아베 신조가 니코니코 대회의에 참석하였다.
최근에는 작은 지자체와 협의를 하여 애니메이션으로 지역을 간접적으로 홍보하기도 한다. 성지순례 문화를 이용하여 지역 경제 활성화를 높이려는 취지. 이러한 지자체에 가면 지역 홍보용 입간판에 떡하니 그려진 모에 캐릭터를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4.3. 폐해
상술했듯 일본 오타쿠 계열에서는 모에물이 아니면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는 생각이 널리 퍼져 있다. 일본은 모에만으로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할 정도로 관련 작품 및 상품들이 잘 팔리고 있고, 그 때문에 귀엽고 예쁜 캐릭터를 등장시키는 것이 작품의 의의인 덕후 판타지 모에물 외에는 없게 되었다. 이를 비꼬는 단어로 미소녀 동물원이 있다. 또한 모에 코드는 대부분 성인 여성이 아닌 미성년자 소녀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그것도 성적인 대상으로 연출하기에 오타쿠는 변태라는 인식을 확장시켰다.이런 시류에 편승하여, 캐릭터가 인간성을 갖지 못한 채 모에 코드로만 뒤범벅 돼 있는 최악의 경우도 등장한다. 메이드 옷을 입고 고양이 귀를 단 뒤 말끝마다 냥냥 거리며 주인공에게 안기는데, 머리 속은 주인님 너무 좋아! 같은 캐릭터가 예시. 물론, 시청자나 독자들도 사람인지라 코드로서의 '모에' 밖에 없는 캐릭터들에겐 정을 안 주는 것이 사실이다. 미소녀와 모에를 강조한 애니가 모두 성공하지는 않으며, 이젠 많은 덕후들이 모에속성만을 강조한 작품에 염증을 느끼고 있기도 하다. 인기작에 모에가 들어가는 경우는 많아도, 모에로만 범벅이 된 작품은 무조건 인기가 없다. 당연히 오타쿠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보면 내 눈!을 외치며 제작자와 시청자들을 혐오하고 멀리하게 된다. 개중에는 각성하는 경우도 있다만... 모에는 일종의 데코레이션일 뿐이다. 평균 이상의 스토리도 있어야 팔린다.
물론 모에물 자체를 완전히 무가치한 것으로 매도할 것은 아니다. 그러나 모에물이 애니시장의 일부가 아니라 시장을 잠식한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지나친 모에물의 범람은 일본 만화계에 매너리즘을 불러오게 되었고, 2000년대 초반 ~ 2010년대 후반 코로나 19 발생 전까지 오랜 기간동안[7] 일본 애니메이션은 오타쿠들만 보는 그들만의 리그로 인식되게 되었다. 특히 2010년대 초반은 미소녀 동물원과 뽕빨물 콤보를 내세운 애니들이 연이어 튀어나와 혼모노들 입장에서 가히 황금기에 가까운 반면,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 입장에서는 소비자의 고인물화가 극단화된 끝에 이견없는 최대 암흑기[8]가 찾아온 나머지 역성장 이슈마저 불거지던 때였다. 그래서 오타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한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일반인들에게는 기분 나쁜 찌질이 루저 집단으로 여겨져[9]부정적 인식이 강해졌고, 그러니 주로 오타쿠들이 열광하는 모에 위주의 일본 애니메이션도 가벼운 성인영상물처럼 저속하고 불건전한 취향으로 부정적으로 취급당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범람하는 모에 때문에 일본 아니메, 나아가서는 대한민국, 중화권, 서양[10]위 등 타국에서도 일본 애니메이션은 모에물 일변으로 인식되며, 대중 취향과 괴리되어 대중이 관련 매체를 접하는 것을 꺼리게 한다. 명작이나 대중적인 것들조차도 말이다. 오죽했으면 일본 내에서든 외에서든 남캐가 많으면 여성향, 여캐가 많으면 남성향이란 소리까지 나왔다. 이렇게 일본 애니메이션과 일본 대중의 거리가 멀어지자 애니메이션 업계는 대중적 TVA 방영보다 이익이 많이 나는 DVD 블루레이 판매와 OVA나 극장판에 의존하게 되고, 이들을 구입해주는 소수지만 열성적인 소비자인 오타쿠들의 취향에 맞게 모에 중심의 작품에 집중하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인터넷과 소셜 네트워크가 덜 발달해 정보 접근 자체가 제한적이던 2000년대에는 지리적으로 거리가 떨어진 중국이나 미국 성우들은 물론 한국 성우들까지 이런 모에 코드를 잘 이해하지 못해 캐릭터 해석에 난항을 겪으며 혼모노들에게 욕을 먹었었다. 이후 삼국 모두가 2010년대를 거치며 점차 모에 연기에 최적화되었지만, 정작 현재는 자국어론 듣기 오글거리고 거북한 연기[11]라며 혹자에게 모에 코드가 까이는 게 아이러니. 이와 관련해 토미노 요시유키를 위시한 일부 네임드 제작자들은 '모에고에'의 폐해를 지적하기도 했다. 토미노의 경우 건담 G의 레콘기스타 제작 당시 모에화된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한 성우들의 발성을 무시하고 본 목소리 그대로 내라고 지적한 바 있다.
4.4. 현재
유행어 대상이 된 지도 15년도 더 지난 현재는 오시(일본어)나 토오토이 등보다 안 쓰이고 있는 추세이다. "모에"라는 단어가 무슨 뜻인지 잘 모르는 세대도 등장했고 모에라는 단어를 쓰면 아저씨 오타쿠 취급을 받기도 한다. 2010년대 들어 일본의 인터넷 문화가 음몽이나 난j로 대표되는 아싸 지향으로 급속하게 바뀌면서 비오타쿠들도 들어본 적 있을 만큼 반쯤 일반명사화된 '모에'에 오히려 거부감을 느끼기도 하는 듯 하다. 다만 메이드 카페의 상황에서 "맛있어져라 모에모에 큥"이라는 단어는 아직까지도 세트로 쓰이고 있다."모에"라는 단어의 유행이 식은 이유는 유행이 시작되고 시간이 많이 흘렀기에 자연스럽게 유행어의 수명이 다했기 때문이라고 여겨지며, 또 유행이 시작된 90년대 초중반과는 다르게 이제는 "모에한" 컨텐츠가 일상화된 만큼 굳이 별개의 단어로써 지칭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이런 점은 비슷한 시기에 유행하기 시작하여 약간 더 일찍 수명을 다한 유행어 UCC와도 비슷하며, 2010년대 중후반에 급격히 진행된 씹덕 문화의 다원화 및 구세대와의 단절이 역시 '모에'라는 말의 영향력 축소[13]를 가속시켰다. 결국 2020년대 들어 '모에'란 단어의 용도는 불문율로, 버츄얼 유튜버 등 타 분야와 서브컬쳐가 융화될 때 지켜져야 하는 당연한 규칙을 의미하게 되었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2010년대 후반부터는, 2세대 오타쿠들부터 본격화된 모에 애니 붐과 해당 캐릭터들을 논할 때 사용하는 좀 더 "학술적인" 개념으로도 자주 사용된다. 이처럼, 쓰이는 빈도가 줄고 용도도 변했으나 사어가 된 것은 아니다.
5. 여담
뿅가로 번역되는 경우도 있는데( 뿅가죽네), 엄밀히 말하자면 이는 틀린 번역이다. 더 자세하게 덧붙이자면, 문장을 잘못 구성한 탓에 오역이 돼버렸다. 모에와 1:1로 적용되는 한국어 표현은 아직은 없다.(NHK에 어서오세요 만화판에 '동하다'라는 번역이 있기는 하다.)Nostalgia Critic은 만약 애니메이션 캐릭터 때문에 꼴린다면 정신과 의사에게 가보라고 하였다.
2009년 4월, 외국의 한 케이온 캐릭터 인기투표에서 moeful[14][15] 이라는 신조어를 등장시켰다. 어감상 cute, pretty, beautiful, hot, sexy등등과는 다른 의미인거 같다. 그리고 2014년 중국에서 유행한 인터넷 용어 중에 하나가 멍멍따(萌萌哒)로 한자자체가 싹틀 맹(萌)가 두번 들어가 매우 귀엽다는 의미로 쓰이는데 일본 오덕 문화의 영향으로 탄생한 단어이다.
일부 덕후들은 '모에'를 '모애'라 쓰기도 한다. 단순 오타인 경우도 있지만, 우리말을 사랑하시는 애국덕후일 가능성도 있다. 왜냐하면 '모애'라는 말은 당당히 표준어로서 국어사전에 등록되어있기 때문. 국어사전에 의하면 모애는 '사모하고 사랑함'이다. 원래의 '모에'와는 사실 전혀 다른 말이지만, 의외로 모에와 뜻이 비슷하기 때문에 모에를 모애라는 아름다운(?) 우리말로 대체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한다.[16]
영어 이름 중에 Moe라는 이름이 있어서, 덕후들이 이를 일본어식 /모에/라고 잘못 읽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실제로는 / 모/
[mou]
.[17]굿스마일 컴퍼니가 피규어계의 모에 바람을 제대로 몰아가고 있다.
인도의 가수 달러 멘디의 노래 Moye Moye는 모에모에~로 들린다. 니코니코 동화에서의 반응은 폭발적.
블루 아카이브의 김용하 디렉터는 스마일게이트 재직 시절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인 NDC 2014에서 모에론을 주제로 강연을 했다. NDC 리플레이에서 강연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 직접 들은 사람들의 증언에 의하면, 이 날 강연 중 최고였다고 한다.
'萌'를 파자하면 十十日月이라는 말이 되는데 이에 따라서 일본 일각에서 10월 10일은 모에의 날이라는 비공식 경축일로 간주하고 있다.
6. 관련 문서
[1]
범위는 가공의 등장인물, 아이돌, 무생물 등 정상적인 관계를 맺을 수 없는 것들로 제한된다.
[2]
중국어에서는 위 두 한자를 모두 인정하며, 일반적으로 성별에 따라 쓰는 한자를 구분하는 편이다. 여캐에게는 萌, 남캐에게는 燃으로.
[3]
저 여주인공의 이름은 '유키 모에'이지만 오카다 토시오는 '사기사와 모에'라고 잘못 썼다.
[4]
萠는 萌의
이체자이다.
[5]
특히 모에, 로리, 속성 등의 오타쿠 용어가 널리 퍼진 건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의 역할이 결정적인데, 관련된 자세한 역사는
세대별 오타쿠의 역사와
모에 토너먼트 문서를 참조.
[6]
즉, 다른 나라의 만화/애니메이션에서 이러한 모에 요소가 나올 경우 그것은 곧 일본 하위문화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반증도 된다.
[7]
특히 2010년대가 심각했는데,
저지능형 모에 여캐의 양산과
서비스신의 전성기가 그 인식을 내핵까지 떨어뜨렸다. 여담으로 이 때부터 모에물 더빙에서
음성적 잉여표현 등장 빈도가 급증하였는데, 본토(えっと, あの, だから) • 미국 (you know, like, i mean) • 중국 (所以, 那个) 등 그 국가를 가리지 않았다.
[8]
그렇다고 할지라도 이 때의 애니 전체를 퇴화기, 역사의 수치라는
프로파간다로 공격하는 것에는 어폐가 있다. 오히려
2세대 서브컬쳐 애니들은 몇몇 명작 이외의 대다수가 저예산 기조를 보였고, 내용은 몰라도 작화나 퀄리티 쪽으로 보면 2010년대 초반보다 훨씬 하향평준화 된 다른 의미로의 암흑기였다.
[9]
특히 10년대 초반
토미노 요시유키,
미야자키 하야오 등 많은 원로들이 연이어 매스컴을 통해
오타쿠를
대놓고 디스했고, 대중들도 일제히 동의하는 풍경이 펼쳐질 만큼 이 시대의 인식은 그야말로 나락이었다.
[10]
참고로 서양의 대중들 사이에서 인기를 끈 일본 매체들은 나루토, 원피스, 진격의 거인, 주술회전, 드래곤볼, 블리치, 귀멸의 칼날과 같이 액션물 위주로 인기를 얻었다 모에물은 이들에 비하면 인기가 없는 편이다.
[11]
중국은
카구야님 현지판의 예시처럼 녹음에 참가하는 성우 모두가
오타쿠 문화에 조예가 깊으며, 미국 역시
오타쿠 매체와 동양(한류) 드라마를 전공으로 하는 전문 성우 계층이 형성되어 있다.
[12]
고바야시네 메이드래곤 5권이 2013년에 출간되었는데, 이로 미루어보아 모에라는 유행어는 최소 2010년대 초중반 시점에서 유행이 다했음을 알 수 있다.
[13]
굳이 모에가 아니더라도
중2병,
리얼충,
히로인 쟁탈전 같은 동시대 단어들도 같이
사용 빈도가 줄거나 사장되었다.
[14]
모에로 가득찬,귀염찬 물론 귀염찬은 없는 말이나 귀여운하고는 다른 느낌을 준다.
[15]
인공지능이 정확히 뜻을 인지한다.
[16]
모애(慕愛)는
애모(愛慕)와 거의 같은 의미이고 한자도 완전히 같다.
[17]
대표적으로
심슨 가족에 나오는
모 시즐랙이 있으며, 작중에서도 Moe를
모에가 아닌
모로 발음한다.
[18]
아예 운영자들이 공식 명칭으로 "모에화 서번트"라고 공지에 쓰고 다닌다. 해당 문서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