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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기 전에
이 문서의 근간이 되는 심형래 문서는 나무위키의 전신인 리그베다 위키(당시 엔하위키)가 생겨난 2007년 당시 인터넷을 한참 달궜던 디빠 논쟁의 영향을 강하게 받아 전반적으로 심형래에 대하여 극히 부정적인 논조로 서술되었다. 당시로서는 이례적으로 과격한 표현이 다수 사용된 바 있다. 2020년대 현재의 나무위키에도 그 영향이 상당 부분 남아[1] 심형래의 실책에 대하여 실제에 비해서도 훨씬 과장되고 과격하게 서술한 내용이 많이 남아있음을 감안하고 읽으면 좋다.2. 개요
심형래가 최초로 제작한 영구와 공룡 쭈쭈부터 드래곤 투카까지는 문제점이 크게 부각되지는 않았으나, 아예 블록버스터가 되길 작정하고 만든 용가리, 디 워, 라스트 갓파더에서 이런 문제점이 크게 두드러졌다.즉, 나무( CG)만 볼 줄 알고 숲은 볼 줄 모르는 감독. 그러나 결국에는 그 나무조차도 제대로 못 보고 말았다.
3. 문제점들
3.1. 빨리 찍기는 자랑할 일이 아니다
영화를 빨리 찍기로도 유명한데, 언론이나 토크쇼 등에서 '남들은 몇 년 걸릴 걸 난 몇 개월 만에 완성했다.'라며 자랑인 양 얘기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실제로 디 워나 라스트 갓파더 같은 경우 CG, 편집 같은 사후 작업 등에선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실제 촬영 시간은 대단히 짧은 편이었다.이는 날림공사를 자랑하는 것과 똑같은 일이다.[2] 보통 정상적인 영화감독은 좋은 장면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또는 아예 날짜를 잡고 수십 번 반복해서 찍은 뒤 그 중 제일 잘 나온 것을 뽑아 쓰기 위해 똑같은 장면을 하루 종일 찍고 또 찍기를 거듭하는 경우가 많다.[3] 영화 촬영 기간이 1, 2년은 기본이라고 봐야 할 정도로 오래 걸리는 경우가 다반사인 것에는 이런 이유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심형래의 경우는 그냥 대충 슥 훑어보고 화면만 괜찮다 싶으면 바로 OK 사인을 내버린다. 그 때문에 촬영 시간이 단축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결국 장면의 완성도를 보장하기 매우 힘들어진다.
물론 높은 퀄리티의 장면을 빠른 시간에 찍을 수 있다면 그건 자랑거리가 맞다. 일단 같은 성과물을 얻을 수만 있다면 당연히 빨리 완성할수록 더 좋다. 작가주의적 성향이 강한 감독들이 같은 장면에 한도 끝도 없는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는 경우 결과적으로 제작 비용의 상승과 상영 계획의 차질 등을 불러오는 경우가 많은 데다 장고 끝에 악수가 되어버리는 경우도 있으니까.[4] 또한 시간 자체도 금전적 문제로 해결할 수 없는 귀한 자산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완성도가 담보된 상황의 이야기지 그냥 빨리 찍고 만든다는 것 자체가 단독적으로 장점이 된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그리고 심형래식 영화는 무엇보다도 영상미 자체가 영 좋지가 않았다. 디 워 이전 영화들의 경우 애들에게 볼거리를 준다고 무술 액션을 넣기도 하였지만, 박진감을 준다기 보다는 그저 휙휙 움직이거나 빠르게 영상을 돌리는 식의 부실하고 허접한 눈속임이 전부이며, 클라이맥스나 결말도 감흥이 안 느껴진다. 그저 끝나면 '끝났구나!' 하는 식.
물론 영상미가 나빠도 충분히 걸작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심형래의 영화를 보면 단순히 영상미만 떨어지는 게 아니다. 영상의 흐름 자체가 뭔가 부자연스럽다. 일례로 디 워를 예로 들면 그 많던 공룡 병단들이 나와서 군부대와 시가전을 벌이는 와중에 갑자기 이무기 2마리의 싸움이 나온다. 그리고 그 싸움이 종결되자 영화는 막을 내린다. 시놉시스 자체는 그 공룡병단에 대해 아주 상세하게 잘 설명했으나, 막상 영화상에서의 공룡병단의 활약은 갑자기 증발해버린다. 그 공룡병단은 도대체 왜 등장한 것인지 의문을 품지 않을 수가 없다. 한 마디로 설명은 걸작인데 제품은 졸작인 셈. 그리고 스크롤이 올라가면서 난데없이 아리랑이 울려 퍼진다.
SF 영화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스탠리 큐브릭이 한 장면을 찍기 위해 여러 달을 고민한 것,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에서 명장면 중의 하나인 복도 격투 씬 4분을 위해 촬영만 며칠 걸린 것도 그렇다. 반대의 예로 철저한 사전 준비와 계산으로 영상을 최단시간 내로 얻어내는 기법으로 3시간만에 영화 전체 분량을 찍어내기도 했던 김기덕 감독을 상기해보면[5] 별다른 계산도 없이 스텝만 갈아넣으면 될 거라고 생각하는 심형래의 빨리 찍기에 대한 자랑은 오히려 자신이 영화에 대한 안목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인증한 것이다.[6]
보통 영화 한 편을 제대로 만들려면 3~4년의 기간은 거쳐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7] 그것 때문에 계속 아역 배우로만 남아야만 하는 해리 포터 시리즈의 주역 배우들인 다니엘 래드클리프, 엠마 왓슨, 루퍼트 그린트 등이 영화를 촬영하느라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되어버리는 바람에 새로운 해리 포터 시리즈 촬영에 난항을 겪기도 했다. 그런데 심형래가 찍은 영화의 대부분은 중간에 뭔가 앞뒤가 안 맞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는 남기남 감독 등 그가 과거 작업했던 영화인들과 유사한 경향인데, 아마도 그들과 같이 작업하면서 물들게 된 것으로 보인다.
사실 심형래는 스승을 잘못 만난 게 컸다. 저 날림식 영화촬영은 다름아닌 남기남의 전매특허였던 것을 심형래가 이식받아서 생긴 문제였다. 다만 남기남은 어떻게 하면 영화를 짤리 찍을까 라는 고민을 반복해 동선이 겹치는 씬은 그 자리에서 한꺼번에 다 찍어버리는 스타일이지만 심형래는 그냥 빨리 찍는 것만 배운 것이 문제였다.
3.2. 어린이 영화라고 하기엔 부적절한 장면들
심형래와 디빠들은 항상 완성도를 문제 삼는 비평에 " 어린이 영화니까 괜찮다"고 말한다.[8] 그러나 어린이 영화라고 주장하는 그의 영화에서는 미성년 여자가 술을 벌컥벌컥 마시는 장면과 같이 반사회적인 개그를 디 워에, 12세 이용가 영화인 라스트 갓파더에 카섹스를 의심케 하는 장면을 넣었고 1999년 작품인 용가리에서도 초반에 등장인물이 여자와 같은 침대에 누워있는 등 음란한 섹드립이 은근히 많은 편이다.[9] 뭐 그것까지는 괜찮은데, 둘 다 12세 이용가 판정을 받은 디 워나 라스트 갓파더를 어린이 영화라고 포장하는 게 문제다.초기의 영구와 공룡 쭈쭈와 티라노의 발톱 두 작품도 등급 자체는 어린이 영화에 속하지만 정작 피가 철철 흘러나오거나, 썰려 죽거나, 불타 죽는 장면 같은 것들은 애들이 보기엔 거북하고 무섭다.
또 그가 찍은 영화들엔 폭력적인 장면도 은근히 많은데, 대표적인 게 영구람보에서 영구가 M60 기관총으로 베트콩들을 무차별 사살하는 장면. 이는 우뢰매에서 에스퍼맨이 외계인을 무찌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어린이 영화는 미국에서도 폭력은 금기로 되어 있으며 같은 월남전이 배경인 포레스트 검프에서 주인공의 무공이 적을 사살하는 게 아니라 부상 당한 아군을 구출하는 것임을 상기해보면 영구람보에 나오는 사살 장면 등은 현재의 기준으로는 부적절해 보인다.[10]
그러나 반공 작품의 경우 우리나라에선 오히려 심의를 후하게 해줬다. 반공 영화나 반공 애니메이션은 사람이 잔인하게 살해 당하는 장면이 나와도 ' 반공'이라는 내용 때문에 어린이 권장 영상이 되었을 정도. 참고로 베트콩에 대한 90년대까지의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식은 ' 빨갱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요즘에야 라이따이한 문제 등으로 좀 나아졌지만 말이다. 게다가 반공이라는 것을 제외하고 봐도 당시와 지금의 기준이 많이 달라진 것도 사실이다. 옛날 어린이 대상 물건들은 비단 심형래뿐만이 아니라 한국과 일본, 미국을 막론하고 현재 기준으론 깜짝 놀랄 만한 장면이 나오는 물건들이 결코 적지 않다.[11]
심형래는 전두환 정부 중후반기부터 노태우 정부 시기까지가 코미디언으로서 전성기를 누리던 시절이었는데, 한창 방송 검열이 심했던 시절 내지 영향이 남았던 시기인지라 당연히 검열에 관련해서 여러 불편한 경험을 해 봤고[12], 유머 1번지가 당대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에게 인기를 많이 얻었던 프로그램이기는 해도 당대의 학부모들로부터 항의도 꽤 들어왔던 경험도 해보았기 때문에 "이게 어디가 애들이나 사회에 악영향을 준다는 거야?"라는 식의 생각을 가지게 된 것으로 보이고, 이는 그 반동에서 생긴 경향일 수도 있다.
어쨌거나 당시의 기준에서도 심형래 영화는 문제를 삼을 만한 소지가 없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또 그렇게까지 문제를 삼을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미국을 기준으로 봐도 일본을 기준으로 봐도 구 세대 물건들은 요즘 기준으로 깜짝 놀랄 만한 요소가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13]
3.3. 21세기 아이들의 수준을 무시하는 제작 철학
심형래는 ' 어린이 영화'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경향이 있는데, 왜냐면 아이들은 만만하니까. 그 관점이란 것이 1980년대 영구와 땡칠이 시절에 머물러 있다는 의심을 받는다. 설정만 넘쳐나는 용가리를 축소화한 것이라든지, 디 워 제작 시에 "아이들은 90분을 넘기면 지루해한다."고 하면서 시간을 좀 축소했다든지 말이다.심형래표 어린이 영화가 옛날만큼 흥행하는 것을 기대하긴 어렵다. 1980년대 독재 치하 반공 국가에 개발도상국이고 해외 여행도 자유롭지 않던 대한민국은 21세기에는 선진국 반열에 들어섰고 민주화가 어느 정도 이루어졌을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정보화가 진행된 상황이라 세월이 너무나 달라졌기 때문이다. 심형래의 전성기와 현재는 정서의 차이가 상당할 뿐만 아니라 그의 각본 수준도 너무 저질이다. 그가 각본에 참여한 디 워나 라스트 갓파더는 스토리가 너무 뻔하고 빈약한 부분을 '볼거리' 등으로 채운다는 것인데, 문제는 그 채우는 수준도 그리 신통치 않다는 것.
라스트 갓파더 상영 당시 KBS 뉴스 9에서는 영화관에서 감상을 마치고 나온 초등학생 한 명을 인터뷰하며 소감을 물었는데, 어찌 됐든 재밌게는 봤는지 이렇게 대답했다. "키히히히히 어떤 미친 아저씨가요 막 키히히히히히히 엄청 웃겼어요!"
말하자면 쓸데없이 비장한 SF물을 만들려고 한 디 워는 어린이들에게 별 호응이 없다고 하더라도, 본인의 주특기인 바보 연기에 집중한 라스트 갓파더는 21세기라도 어린이들에게 어느 정도 좋은 반응이 나오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라스트 갓파더의 코미디에 반응하는 사람들이 설령 적다 하더라도, 어린이 층에게 반응이 좋았다면 그것은 문제가 다른 것이다.
그리고 심형래 본인이 퀄리티에 문제가 있다는 비평에 대해 어린이 영화니까 괜찮다고 말하는데, 이는 말이 안 되는 소리다. 애초에 어린이 영화냐, 아니냐가 퀄리티를 비롯한 완성도의 척도인 기준이 될 수도 없거니와 이 자체가 어린이들을 무시하는 구시대적, 전근대적, 비합리적인 옛날 어른의 시각이다. 당장 아동 대상으로 제작하는 미국 제작사들인 디즈니, 픽사[14], 드림웍스, 일본의 지브리 스튜디오는 물론이고, 대한민국의 아동물들인 터닝메카드, 플라워링 하트, 생일왕국의 프린세스 프링, 레전드히어로 삼국전 등도 비평은 어느 정도 들었을지언정 완성도 면에서는 큰 이견 없이 높은 평을 받았다. 애초에 그 회사들이 성인들도 즐길 만 하거나, 수십 년 후 그 어린이들이 어른이 된 후에도 명작으로 기억할 만한 그런 대작 어린이 영화를 주력 중 하나로 삼고 있으며 동시에 엄청난 기업들이기도 하다. 주 대상층이 어떻건 간에 그 대상이 애들이라고 해서 완성도가 낮아도 된다는 것은 창작자가 할 말이 아니다.
사실 대상이 아무리 아이들이라도 정상적인 제작자라면 아이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주제나 교훈을 정하고, 완성도를 신경 쓰며 만들기에 창작자로서 특출난 자질이 있는 사람이 아닌 이상 함부로 저런 소리를 하지 않는다. 당장 터닝메카드, 생일왕국의 프린세스 프링 등이 아이들이 관심을 끌 만한 콘셉트를 가져온 것도 그렇고, 그 제작자들 역시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주제가 무엇이고 그걸 어떻게 제작했는지 인터뷰에서 밝힌 적이 있다. 진지한 고민을 하며 만들었다는 얘기.
오히려 타깃이 아이들일 경우 다른 장르나 주제들보다 상당한 난이도를 요구한다. 일단 현실을 살아가는 어른이 순수한 아이들 입장에서 그려낸다는 것도 상당히 고된 일이고, 성인이 되고 나서 느끼는 흥미점은 아이들의 흥미점과 전혀 다르기 때문에 아이들이 어떤 부분에서 재미를 느낄지 예측하고 만드는 건 따로 아동학이라도 공부해야 할 만큼 녹록한 일이 아니다. 게다가 성인층이 주 타깃인 영화들은 성인 아마추어 팬덤조차도 어떤 점이 문제인지 조목조목 짚어주지만, 아이들은 구체적인 비평을 안 하기 or 못 하기 or 이런 쪽에 관심이 없기 때문에 전문적인 비평가의 평가만으로도 작품의 어디가 문제인지 조목조목 알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심형래는 한 때 진짜로 아이들이 좋아할 만하고 존경 받을 만한 영화인이었다. 심형래 영화가 잘 나가던 80년대 말엽부터 90년대까지는 그 정도로 즐길 만한 컨텐츠가 부족했던 시대도 아니며, 또 심형래 영화를 그 정도라고 폄하하기에는 당시 어린이들 대상으로 엄청나게 큰 성공을 거두었으며, 그의 개그 역시 마찬가지였다. 심형래가 21세기에 만든 영화들이 지금의 어린이들이 보기에는 부적절한 장면들이 많이 섞여 있다는 것은 맞는 말이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심형래가 어린이 영화에 완전 무지하다거나, 심형래가 활약한 시대의 컨텐츠 부족으로 성공했던 것은 결코 아니다. 당시 여러 어린이 대상 영상물이 나왔어도 심형래의 반만큼도 성공한 사람이 없다.
그리고 심형래 영화는 예나 지금이나 상당히 유치하고 질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심형래가 순간적으로 보여주는 연기력이나 개그 장면들이 탁월하다는 것만큼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다 늙고 코너에 몰리고 시류에도 멀어지고 잊혀진 상태에서 제작한 라스트 갓파더도 어쨌건 극장 분위기에 따라서는 적당히 웃을 수 있는 코미디 영화로는 만들어냈는데, 이 라스트 갓파더란 것이 대본 수준이 높은 것도 아니고 기대는 것은 순전히 늙어빠진 심형래 1인의 개인기 대행진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코미디 연기자로서 그의 카리스마는 부정하기 어렵다.
다만 심형래와 그의 옛 동료들이 생각하는 어린이용 영화의 기준이 좀 낡았고, 그러한 재능으로 적당한 제작비를 지닌 어린이 영화나 코미디 영화를 계속해서 찍기보다는 거액의 제작비가 들어가는 블록버스터급 영화를 찍는데 너무 집착하다 보니 결국 탈이 났을 뿐이었다.
3.4. 스태프의 역량이 부족했던 것도 아니다
심형래의 역량과는 대조적으로 영구아트무비에는 인재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용가리의 스태프들 다수가 후에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나 다른 성공한 한국 영화에 참여한 바 있으니 스태프들의 역량이 부족했던 것이 아니다. SF의 꿈을 키운 여러 인재들이 있었고, 그 중에서는 부산국제영화제 입상 경력자도 있다. 특히 개중에는 이후 알리타: 배틀 엔젤의 CG를 감독한 김기범 감독도 있다. 이들은 심형래의 비전에 감명 받아 영구아트무비에 입사하기도 했다. 또한 현재 국내, 해외에서 인정받는 현직 CG 업체의 사장, 이사들 중 영구아트 출신도 다수이다. 이런 괜찮은 스태프의 참여에도 불구하고 흥행에서 참패한 것은 결국 감독으로서, 또는 경영자로서의 심형래의 자질 문제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용가리를 촬영할 때는 OST 역시 당대 최고의 가수였던 유승준[15]과 조성모까지 동원되었다. 그러고도 이 모양 이 꼴이었다.3.5. 예산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심형래가 용가리를 촬영한 것 자체부터도 이미 수원시로부터 예산을 지원 받아 촬영했는데, 이 영화가 망해버리자 한때 수원시와 소송에 휘말린 적이 있었다. 이러한 일례가 아니더라도 심형래는 여러 곳에서 후원 받아 거의 항상 풍족한 예산으로 영화를 촬영했고, 특히 디 워는 3500만 달러[16] 가량의 예산이 들어갔다. 여태까지도 한국 영화 중 저렇게 많은 예산이 들어간 작품은 약 4000만 달러를 들인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를 제외하면 없다. 그리고 설국열차는 개봉 전부터 해외 판권 선판매로 제작비의 절반을 회수하고 시작했다. #[17] 그럼에도 불구하고 퀄리티는 이 꼬라지에 불과했다는 점이 문제이다. 심형래가 남기남과 김청기와 같이 작업을 했다지만, 남기남과 김청기는 먹히는 작품을 찍어서 짭짤하게 수익을 올리기도 했고, 좀 더 괜찮은 수준의 작품을 찍을 능력도 있기는 했었지만 심형래는 아예 영화 자체로 순익을 내본 적이 없고, 작품 자체의 질도 CG와 그래픽 정도를 제외하면 제자리 걸음을 걸었으니 결과적으로 투자가들에게 손해를 끼친 셈이다. 그리고 더욱 심각한 문제는 그 예산 갖다 엉뚱한 곳에 썼다는 점이다. 분명 남기남 감독식 빨리 찍기는 예산이 많이 들어갈 수가 없고, 영화 촬영 시간 또한 적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구아트무비가 후원을 받는 것에 비해 재정이 상당히 부실한 데다가 작품 편수도 적다. 이러한 점에서 얻을 수 있는 결론은 누군가 예산을 영화 촬영이 아닌 엉뚱한 곳에 사용했다는 것이 된다. 후술하는 바에 의하면 그 원인은 바로 심형래 본인이다.3.6. 엉망인 각본과 연출
남기남 감독식 빨리 찍기와 어우러져 영화의 총체적인 실패를 만들어낸 부분. 심형래는 CG 부문에서만 집착적인 투자를 했지만 CG를 아무리 발전시킨다 하더라도 이 꼴로는 아무 소용이 없다.[18] 기본적인 스토리라인과 연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특히나 각본이라는 부분에서는 누구나 실소를 자아낼 만한 수준이었다. 같은 소재를 쓴다 하더라도 좋은 스토리를 만들어서 관객들을 이입시켜야 하고 연출에서 그 이입된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주어야 하는데, 심형래의 각본은 우뢰매나 영구 시리즈 수준에 고정되어 있었다. 디 워의 예를 들자면 시놉시스와 실제 영화 시나리오가 일치하기만 했어도 뛰어난 수작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디 워는 시놉시스와 실제 영화 시나리오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괴리감이 감당을 못하는 수준이다. 시놉시스에서는 튼튼한 판타지적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데 영화상에선 그 반의 반도 담겨있지 못했다. 그런데도 "관객들은 디 워 마지막에서 용이 여의주를 가지는 장면에서 눈물을 흘릴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봐선 영...심지어 우뢰매도 데일리와 에스퍼맨의 연애 스토리와 반전 스토리가 당시 기준으로는 제법 탄탄하게 짜여 있고 영구 시리즈도 아이디어 좋은 부분이 있다. 어떻게 보면 스토리의 질이 더욱 퇴화했다.
'왜 저런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지? 말이 돼? 쟤들은 바보인가?' 하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너무나도 많아서 영화에 이입하기 힘들다. 거기에 연출이 시망이라서 보고 있는 사람들에게 기대했던 장면도 몰입 → 카타르시스가 아니라 뜬금없는 CG 자랑질에 그쳐버리니 이게 영화를 보는 건지, 홍보 무비를 보는 건지 모를 수준이 되고 말았다. 한 마디로 감독 수행, 영화 공부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아무리 많은 투자와 작업으로도 좋은 물건이 나오기 힘든 상황이 되고 만 것. 아마 최종 편집한 편집자만 죽어났을 거다.
물론 SF나 판타지 장르 영화라는 게 상상력이나 현실이 아닌 가상적인 모습은 어느 정도 있어야겠고 꼭 모든 장면을 친절하게 설명을 해줘야 할 의무는 없긴 하다. 만화나 영화라는 건 그저 장면을 보여주고 관객들이 그 장면에 대해 고민하게 해주는 게 기본이니까. 단, 이런 각본으로 전개되는 거의 대다수가 저예산 B급 괴수물 혹은 히어로물이 나오는 캐릭터들의 패턴인데, 심형래의 영화는 한국 영화 기준으론 저예산이 아닌 무려 엄청난 돈이 든 블록버스터 영화로 홍보한다는 걸 생각하면 역시 설득력이 떨어지는 건 마찬가지다.
디 워 때 돌던 루머 중에서는 미국인 시나리오 작가가 IMDb에 올린 내용이라고 알려진 루머가 있다. 시나리오 작가를 미국 헐리우드에서 뽑아서 각본을 짰는데 심형래가 맘에 안 든다고 다 뜯어 고쳤고, 되려 엉망이 되어가는 각본에 항의하던 미국인 작가를 해고했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이게 루머일 가능성이 높은 게 개돼지 취급 받는 한국의 시나리오 작가와는 달리 미국에서 이딴 짓하면 큰일난다(...) 크레딧에 작가 이름 올라가는 상황에서 그 시나리오 내용을 협의도 없이 막 뜯어 고치면 얄짤 없이 소송 걸린다. 게다가 미국은 작가도 중간에 개인 매니저나 매니지먼트 회사[19]를 끼고 일하는 시스템이라서 작가가 직접 항의하는 일은 거의 없다. 굳이 이 가설에 신뢰성을 찾는다면 '미국인 작가가 초고를 던져줬는데 심형래가 반려시켰다' 정도지 원고료를 떼인 것도 아니고 경력에 해가 될, 자기 이름이 크레딧에 올라가지도 않는데 작가가 항의까지 할 이유가 없다. 여러 작가들한테 선금 주고 시나리오를 쓰게 했는데 제작자 마음에 안 드는 결정 원고가 안 나오는 건 헐리우드에서도 비일비재한 상황이라서 원고료만 제대로 지급됐다면 작가가 자신의 원고가 채택 되지 않았다고 딱히 화 낼 이유도 없다. 결국 그냥 한국의 시나리오 작가들 열악한 상황을 생각해서 상상해서 만든 루머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썰.
3.7. 예술과 철학에 대한 이해 자체가 부족
영화는 상품이기 이전에 근본적으로 사람과 사회에 대한 이해와 성찰을 다룬 예술 작품이다. 따라서 훌륭한 영화를 만들려면 그만큼 예술과 철학에 대한 심도 깊은 이해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심형래가 만드는 영화들에서는 그러한 예술과 철학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나 성찰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는 심형래가 사람과 사회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나 성찰을 해본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심형래가 만드는 영화들에서는 봉준호 감독이 만든 영화들인 살인의 추억, 괴물, 설국열차, 기생충 같이 사회적인 문제들을 진지하게 다룬 고차원적인 예술 작품들이 나올 수가 없다.심형래 본인의 입으로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다룬 영화 화려한 휴가에 대해 '잔인하고, 학살의 현장이나 남의 아픔을 이용한 영화래야 예술인가.'라고 평가절하하거나 미투 운동에 대해 '그런데 우리 사회에 '미투 운동' 등이 나오면서 개그를 하기도 어려워졌다. 개그나 유머를 하려고 해도 서로 경계하고, 무서워하게 됐다.'라는 부정적인 발언을 했던 일들을 보면, 그는 애초에 '사회적인 문제들을 공론화시켜 세상을 시끄럽게 만드는 것은 나쁘다'라는 지극히 단순한 시선으로 사회를 보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다만 온갖 구설수와 충돌에 지쳐서 정치적인 소재를 피하는 제작자와 관객도 많고, 정치적 메세지에 충실하다고 해서 영화의 품질 향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심형래가 만들었던 영화가 당시 아이들이나 좋아할 지극히 단순하고 유치한 소재들이 주를 이루었지만 1980~90년대까지는 누군가의 추억이었고, 나름대로 상업적 성과도 이루었다. 만약 심형래의 영화 활동이 1990년대에 끝났다면 시대적 한계가 많았단 평을 들었을지언정 진지하게 문제 삼는 의견은 적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2000년이 지난 뒤에도 영화에 대한 고찰과 고민을 거부하는 태도를 이어나가는 바람에 기존의 장점이 시대착오로 변해버렸다.[20] 본격적인 인터넷 시대가 열리면서 한국의 대중 문화 시장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커지고 유튜브 같은 인터넷 동영상 플랫폼이 보편화되어 볼거리가 넘쳐나는 데다가,[21] 시청자들의 눈도 10년, 20년 전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높아졌기 때문에 이제는 어린이들한테도 외면을 받는 처지에 이르고 말았다.
4. 총평과 뒷이야기
"한국의 SF 영화를 위해 지금까지 온갖 고생을 하며 노력해왔다"고 언플질하는 심형래에 대한 호의적 시각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영구아트무비가 망한 뒤 드러난 건 현실은 시궁창.물론 심형래가 감독한 영화들보다 더 엽기적이고 질이 더 나쁜 영화들이야 셀 수 없이 많지만, 심형래의 영화가 대중들로부터 워낙 안 좋은 의미로 주목 받게 된 이유를 요약하자면 심형래 본인의 막장스런 태도가 여론으로부터 미운 털이 단단히 박혔기 때문이다. 본래 망작이나 졸작을 만든 다른 작가들이나 감독들은 그나마 범죄 같은 큰 물의를 일으키지 않고 사생활 및 사고방식 자체는 나름 정상적임에 비해, 심형래는 그렇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2가지 정도 있다. 첫째는 심형래가 처음부터 영화 제작을 잘못 배웠다는 점이다. 남기남 같은
그리고 심형래는 영화를 문화나 예술로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돈벌이로만 생각했다.[23] 실제로 그가 디 워의 개봉 이전과 이후에 한 인터뷰들을 보노라면 영화의 스토리, 영화의 캐릭터, 영화 속의 메시지나 상징성 등의 이야기는 거의 없으며 영화로 돈을 얼마나 벌었는지, 얼마나 돈을 더 벌겠다느니, 어디랑 계약을 했다느니, 계약의 조건이 어떻다느니 등의 돈 관련, 계약 관련 이야기밖에 없다. 심형래에게 있어서 영화란 문화가 아니라 쥬라기 공원 한 편이 자동차 수만 대를 수출한 것이랑 맞먹는 돈을 벌어들일 수 있다는 식의 돈벌이 수단밖에 되지 않았던 것이다.[24]
영구아트무비 관계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실제로 그는 자신의 영화를 제대로 만들어보려는 노력도 안 했고 직원들을 엉뚱한 곳에 종사시켰으며, 언플과 정치질과 같은 영화 외적 활동이 눈에 보기에는 더 열심이었단다. 영구아트무비가 사실상 도산한 후 밝혀진 이런 모습을 볼 때 그를 '선의의 실패'로 보기도 힘들어진다.
심형래가 거장을 꿈꾼 것 자체는 좋았지만, 어떻게 좋은 영화를 만들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전혀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막대하다. 일말이나마 고민을 했다면 그가 만든 영화도 어색한 시나리오가 가득한 수준에서 머물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저 특수효과 한 가지면 모든 것이 다 될 줄 알았지만, 특수효과는 영화의 일부분일 뿐이며 이것 자체가 영화의 성공을 보장할 수는 없다. 그리고 그 특수효과마저도 외국 업체에 외주했음이 밝혀지기도 했다. 하다 못해 시나리오의 내용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소설 한 권 읽거나 진지하게 영화 한 편을 분석해보는 노력조차 없었다.
심형래의 영화는 후반에 가면 라스트 갓파더 이외에는 SF 장르가 대부분이지만, 심형래는 이를 삐까번쩍한 CG와 휘황찬란한 액션만 있으면 되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으로 영화를 촬영했으며, 그 결과 하나같이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했다. 즉, 들인 돈만 엄청 많았을 뿐 수익은 없는 영화만 계속 촬영했다는 얘기다. 한 마디로 부실한 시나리오를 CG빨로 가리려 했으나, 영화 관람객들은 바보가 아니었다.
코미디언 기타노 다케시나 액션 배우 출신이었던 클린트 이스트우드도 처음에 영화를 만들겠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비웃었던 전적이 있다. 하지만 이들은 본래부터 재능도 있었으며, 심형래에 비해서 영화를 훨씬 더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스스로의 영화를 발전시키기 위해 크게 노력한 사람들이었다. 기타노 다케시의 데뷔작이었던 ' 그 남자 흉폭하다'는 본래 기타노 본인은 주연만 맡을 계획이었는데, 여러 가지 사정들로 감독까지 맡게 되어버렸다가 영화가 작품성으로 상당한 호평을 받으며 본격적으로 영화 감독의 길로 들어섰다. 2번째로 찍은 영화인 ' 3-4×10월'도 걸작이라고 호평을 받았으며, 1997년 발표한 영화인 '하나비'[25]로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면서 당당히 거장의 반열에 올라서게 된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역시 첫번째 연출작 ' 어둠속에 벨이 울릴때(Play Misty for Me)(1971)'부터 흥행과 비평 모두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26] 다만 기타노 다케시와는 달리 거장으로 인정 받기까지 십수 년이 걸리기는 했지만[27] 젊어서 연기하면서부터 착실하게 모아둔 기반을 가지고 이제는 구순이 넘은 고령임에도 매년 묵직한 영화를 하나씩 만들어내는 헐리우드의 거물이자 거장 감독으로 자리 잡았다.
반면 심형래는 자신의 영화를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으며, 디빠들로 대표되는 맹목적 팬들의 광신적 지지와 스스로 '순교자'처럼 보이게 하는 언플질로 함량 미달의 영화들을 터무니없이 부풀렸으나, 결국 그런 영화 외적인 방법으로 흥행을 계속한다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자 영구아트무비는 허망하게 도산하였다.
심형래가 가진 가장 큰 문제점 중에서 둘째는 그가 자신의 재능을 오판하였다는 것이다. 상업적 성공을 일궈낸 심형래 영화의 장점은 해방 이후 최고의 바보 연기자였던 그의 연기 역량에 있었다. 자신의 재능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코메디 영화에 집중했거나, 거기서 서서히 발전해나가는 형식을 취했다면 평범하거나 나름의 이름있는 수준의 영화인으로 남을 가능성이 있었다. 하다못해 1999년 작 용가리의 실패에서 왜 영화가 실패하고 외면 받았는지 고민하고 조언을 구했거나, 한계를 깨닫고 다른 길을 찾으려 했다면 용가리 치킨만 업적으로 남아버리는 결말은 피했을 것이다.
실제로 심형래나 그의 동료들이 드문드문 던지는 얘기들을 주워모아 보면 심형래가 감독이 아닐 때에도 코미디 부분은 감독이 관여하지 않고 심형래가 모든 것을 연출하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심형래가 코메디에만 집중했을 경우, 예를 들어 주성치나 짐 캐리 류의 본격 코미디 영화들을 만들었다면 나름대로 인정 받고 찾는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28] 이조차도 어렵다면 제작자에 만족하고 각본이나 연출, 최소한 코미디가 아닌 부분은 남기남 등의 감독과 함께 했을 때처럼 영화를 제대로 공부한 이들에게 대신 넘겼으면 순항했을 가능성이 결코 적지 않다. 그러나 심형래가 지금까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 타 방송사 출신 또래 코미디언 이경규와 비교해 보아도 판단력이 빠르지도 않다. 이경규는 원래 영화 감독이 되고픈 꿈이 있었기에 감독으로서 복수혈전이라는 영화를 찍어 1992년에 개봉했지만, 흥행이 영 신통치 않자 바로 방향을 바꿔서 자신은 제작자의 입장으로만 남은 채 다른 감독에게 투자해서 새로운 다른 영화를 찍었다.[29] 주연 배우인 차태현에게 영화에 삽입되는 모든 OST의 저작권을 보너스로 지급해가면서까지 극진히 모셔와서 복면달호라는 영화를 제작했는데, 이경규는 복면달호를 촬영하는 동안 영화라는 건 어떻게 찍어야 하는지를 죽을 힘을 다 해 배웠다.[30] 그러나 심형래는 티라노의 발톱, 용가리, 디 워까지 3연속으로 그렇게 다 말아먹고도 고쳐지는 게 아예 없었다.
심형래 추종자들은 디 워 때까지만 해도 "첫 술 밥에 배부르랴?"를 외치면서 다음을 기약했으나, 심형래가 영화를 시작한 지 20여 년이 넘은 데다가 라스트 갓파더까지 갔는데도 달라진 게 아예 없었기에 관객들은 기대를 끊어버렸다. 2011년 개봉을 목표로 '추억의 붕어빵'이라는 CG 애니메이션을 제작했다고 했으나, 영구아트무비의 도산으로 개봉은 아예 물 건너갔다.[31]
맨데이트와 천사몽[32]이란 두 괴작들을 감독한 박희준이 바로 영구아트무비 소속으로 일했다가 심형래와 대판 싸우고 독립한 인물이다. 본인은 영구아트무비에서 일한 걸 부정하고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박희준이 감독한 영화 두 편이 모두 심형래 이하의 완성도에 불과했다. 게다가 박희준도 맨데이트로 말아먹어놓곤 헐리우드에 진출하겠다는 헛소리를 하면서 심형래의 영향을 받았음을 스스로 입증해버렸다.[33]
덧붙여, 영화 외적인 방법으로 돈을 버는 방식조차도 결국에는 '영화를 예술적으로 잘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이 전제로 깔리며, 그러기 위해선 영화에 대한 뛰어난 재능과 뼈를 깎는 노력이 기본인 것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 영화 자체를 홍보해서 돈을 벌든, 영화와 관련해서 언플을 하던 간에 결국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그 영화가 재밌다고 생각하도록 영화를 만들어야 가능한 일인데, 심형래는 그런 재능도 없었고 노력하는 모습은 더더욱 없었다. 게다가 영화 외적인 방법으로 흥행한다는 것이 모 아니면 도임을 생각해보면, 심형래는 그 동안 헛수고만 했던 것이다. 그것도 매우 잘못된 방법과 자세와 마음가짐으로 말이다.
추후에 제작될 디 워 2마저 앞날이 심히 불투명해지고, 심형래 본인도 나이가 많아져서[34] 영화에서 일할 재능도 없을 테니, 누군가 판권을 받어 본인의 영화를 리부트하거나 후속작 제작을 하거나 아니면 본인 영화의 캐릭터들을 다른 영화에 주연급으로 등장하지 않는 한 앞으로 이런 성향의 영화는 불가능하다.
[1]
물론 이 부분은 나무위키 초창기인 2016년 경에 심형래 측이 나무위키 본인 문서에 개입했던 일로 인해
괘씸죄를 뒤집어쓴 면이 있다.
[2]
날림공사도 당연히 비용이 적게 들어 당장은 경제적으로 보인다. 당연히 기간이 짧으니까. 하지만 크게 보면 두 말할 것도 없이 손해다. 손해 정도를 넘어 엄청난 비극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날림공사로 건물이 무너져 그 건물에 있던 사람들이 피해를 보면 그 배상할 비용은 누가 감당할 것이며, 사망자나 부상으로 불구가 될 만큼의 중상을 입은 부상자들이 나와 회복 불능의 인명 피해가 생기라도 하면 그는 어떻게 보상할 수 있을까? 멀리 갈 것도 없이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의 장본인인
이준은 손해를 본 차원을 아득히 넘어 모든 여론과 국민의 비난 속에 처참하게 몰락하여 자멸했다.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
결국 자신에게도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3]
그 예로
성룡은 사소한 장면도 NG을 엄청 많이 낸다.
[4]
이렇게 비용이 늘어나면 당연히
손익분기점도 올라가게 된다. 하지만 손익분기점만큼 올라가는 게 아무나 다 한다면 알마나 좋겠냐만, 그것도 맘대로 되는 것이 절대로 아니니 문제. 어차피 어떤 것이든지 간에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는 만드는 데에 드는 비용을 최대한 줄이고 싶어하는 건 당연하다. 같은 이익을 낸다면 최대한 쓰는 비용이 적게 드는 쪽을 택하는 것이 어쨌든 비용 대비 이익은 크다. 하지만 그것도 당연히 들여야 할 만큼은 들여야 한다.
[5]
특히
김기덕 감독은 굉장히 독특한 스타일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데, 기본적으로 영화가 정적이고 영화의 종류에 따라서는 뫼비우스처럼 아예 인물 대사가 없는 영화도 있다. 무엇보다
김기덕 감독이 맡는 영화 대부분이
상업영화가 아니라 일반적인 현대 풍경을 그려넣고 인물간의 갈등에만 집중해서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있는대로 끌어올린
드라마 스타일이다 보니 이런 빨리 찍기가 통하기도 하는 것. 때문에 때때로 김기덕 감독의 작품을 보면 안정되지 않은 카메라 샷이 더욱 현실성을 끌어올리기도 한다. 감히
심형래의 빨리 찍기와 비교할 수 없다.
[6]
빨리 찍기가 아예 안 된다는 것은 아니다. 남기남조차 엄청난 속도를 자랑하지만 심형래보다는 낫다. 외국에도 빨리 찍지만 잘 찍는 감독들이 있다. 결국 이런 것은 감독의 실력 문제다.
[7]
물론 실제 촬영 기간이 아닌 각본 구상, 캐스팅 등 부수적인 요소들을 모두 합쳐서.
[8]
사실 이 말도 문제가 있는게, 자칫하면
어린이 영화 전체와 어린이들을 무시하는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다. 게다가
주토피아나
겨울왕국,
업처럼 어린이를 주요 타겟으로 한 영화들 중 성공한 영화들이 완성도가 낮았는가?
어린이 영화건 아니건 영화가 좋은 평을 들으려면 기본적으로 완성도가 높아야 한다.
[9]
참고로 영화 관람 등급은 심의 위원들이 영화를 다 보고 난 뒤에 결정하는 것이다. 즉,
카섹스를 의심케 하는 장면을 보고도 영화에서 크게 비중을 차지하는 것도 아닌 데다가 보는 사람들의 정서에 크게 위협이 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영상물등급위원회 홈페이지에 게재된
라스트 갓파더의 선정성은 보통이다.)
12세 이용가 등급을 매긴 것이다.
[10]
한국에선 전체관람가인
겨울왕국이 미국에선 PG(전체관람가이나 보호자의 지도 필요) 등급을 받았다. 이유가 몇몇 액션 장면과 결말 때문인데 아동 영화에 살인 장면이라...
[11]
사실 지금 나오는 것들도 사람에 따라서는 다른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이건 쉽지 않은 얘기다.
[12]
예를 들면 코미디에서 사회의 부정적인 면을 다뤄서는 안 된다거나, 여자 배역 이름에
순자라는 이름을 쓰면 안 된다거나,
대머리를 개그 소재로 쓸 수 없는 식으로 자체 검열이 이루어졌고 대본 검열도 왕왕 이루어졌다.
노태우 정부 때는 검열이 풀어지기는 했지만,
3당 합당 이후로는 눈치 보기 경향이 다시 심해졌다.
[13]
미국이나 일본의 수많은 옛날 어린이 대상 영상물 같은 것들을 보면 깜짝 놀랄 만한 소재가 많이 나온다. 가장 쉽게 댈 수 있는 예시로는
톰과 제리인데 이것도 시비를 걸려고 말을 만들고자 하면 폭력성이니 뭐니로 얼마든지 시비를 걸 수 있다. 어린이들 대상인데 어떻게 저런 폭력적인 장면을 넣냐는 등 말이다.
[14]
특히 이 회사가 만든
인크레더블 2는 상영 시간이 118분인 것과 동시에 미국 애니메이션 최고 흥행작으로, '아이들은 90분을 넘기면 지루해한다'는 주장을 가장 쉽게 반박할 수 있는 사례 중 하나다.
[15]
알다시피
유승준 병역기피 사건이 일어나기 전만 해도 큰
인기를 누렸다. 유승준은 병역 문제를 떠나서 실력, 춤을 추면서 라이브까지 소화하는 가창력과 댄스 퍼포먼스 능력만큼은 매우 뛰어났다.
[16]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기생충의 제작비가 1100만 달러 가량 들었다.
[17]
2017~2018년에 개봉한
김용화 감독의
신과 함께도 1~2편 합쳐 총 제작비가 400억 정도로 들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이 영화는 1편만으로도 해외 판권 판매까지 더해 제작비를 회수했으며 2편은 모두 수익으로 직결된다고 한다. 신과 함께가 상당한 수준의 CG를 구현해냈다는 점을 생각하면
디 워가 300억을 어떻게 갖다 썼는지는 안 봐도 뻔하다. 물론 신과 함께도
대박난 흥행과는 별개로 스토리 면에서는 비판을 받기는 했으나,
디 워처럼 처참히 망가진 수준은 절대로 아니다. 게다가 CG 면에서는 비교하기가 웃길 정도로 신과 함께가 더 낫다.
[18]
마이클 베이와
롤랜드 에머리히도 CG를 굉장히 많이 사용하지만 영화 자체의 수준은 적어도 심형래의 영화보다는 훨씬 높다.
[19]
이 양반들이 일거리를 찾아다가 작가한테 던져주고 수수료를 먹는다. 그래서 미국은 작가들이 생계를 위해서 억지로 인맥을 틀 필요가 없다. 미국 영화에서 작가 캐릭터가 등장할 때 비서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바로 매니저들.
[20]
이는 과거
대본소 만화 시절에 인기를 얻었던 한국 만화가들이 2000년대 후반 이후로 인터넷에서 공짜로 만화를 볼 수 있는 웹툰 시대가 열리자 달라진 환경에 제대로 적응을 못하고 서서히 사라져 간 사례와도 같다.
[21]
당장 유튜브에 검색만 해도 무료로 볼 수 있는 동영상들이 수십억 개나 나오는 세상이니, 1980~2000년대처럼 무조건 TV 방송국에서 틀어주는 코미디 프로그램들을 억지로 볼 필요가 없는 세상이 되었다.
[22]
스티븐 스필버그는
죠스,
쥬라기 공원,
E.T. 등으로 대표되는 수많은 블록버스터 영화들을 만들었고
쉰들러 리스트,
라이언 일병 구하기,
캐치 미 이프 유 캔,
링컨,
스파이 브릿지 등등 예술성과 작품성으로 매우 고평가를 받는 걸작들도 무수히 남긴 명감독이다. 보수적으로 평가 받는 아카데미에서 감독상을 2번이나 받은 느와르계 거장인
마틴 스콜세지, 70년대 최고의 거물 감독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와 같은 거장들과 예술적으로 동급 취급을 받는다. 한 마디로 대중성과 예술성 2가지 모두 S급인 몇 안 되는
먼치킨이다. 사실
스티븐 스필버그도
죠스 촬영 후에 아예 그가 촬영하는 영화엔 절대 참여하지 않겠다고 한 프로듀서도 있고, 제작진들 중에는 진짜
상어를 불러놓고 영화 찍자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유를 물어보니 "감독을 상어밥으로 던져버리고 싶어서."라고 했을 정도. 하지만 그들도
죠스가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임팩트가 굉장히 큰 영화라는 것은 부정하지 않는다. 제작진들도 감독의 성격과는 별개로 자신들이 만드는 영화를 완성도 높게 만들고 싶은 건
당연지사이다. 그게 자부심이고 자신들의 커리어이기도 하니까. 단지 스필버그에게서 나타난 사람 들들 볶는 명감독 특유의 완벽주의가 자기들을 피곤하게 만들어서 짜증이 났을 뿐이다.
[23]
물론 영화사를 꾸려 나가기 위해서는 수익 창출 등의 상업적인 면들을 무시할 순 없다. 그러나 한 편의 영화라는 것이 관객들에게 인정 받고 흥행하기 위해서는 훌륭하고 독자적인 스토리, 배우들의 명연기와 같은 영화 자체에 순수하게 녹아 있는 작품성이 전제가 되어야 함이 필수임에도 불구하고
심형래는 영화를 그저 돈벌이 수단으로만 생각했기에 이 같은 측면들을 경시했다. 그랬기에
용가리,
D-WAR 등의 졸작들을 만들어 놓고도 정신을 전혀 못 차린 것이다. 근본적으로 영화를 돈벌이로 생각한다면 가장 먼저 생각할 것이 바로 '효율성'이 된다. 즉, 영화를 찍을 때 가장 돈이 적게 드는 방법으로 찍게 된다는 것. 심형래가 영화를 빨리 찍는 것을 자랑한 것도 아마 이게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즉, 심형래 스스로는 자신이 영화를 가장 효율적으로 찍는다고 자부했을 것이다. 그러나 영화의 경우에는 영화의 질을 충족하면서 비용도 적게 들여야 효율적인 것이지 단순히 돈을 적게 쓴다고 효율적인 것은 아니므로 이는 옳다고 볼 수 없다.
[24]
사실 상업 영화를 제작하는 입장이니 돈벌이를 신경 쓰지 않을 수는 없다. 문제는 정작 그 돈벌이에 대해서도 진지한 고찰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관객들의 돈을 뜯어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더 관객들의 시선을 끌고 인기를 모으고 감동을 자아낼지 고민한 흔적이 전혀 없다. 그저 생각한 것이라곤
공룡과 CG 이 둘뿐.
[25]
1998년 일본 문화 개방 이후
대한민국에서 정식 상영된 첫 일본 영화이기도 하다.
[26]
IMDB 평점: 7.0, Rotten Tomatoes 평점: 83%. 72만 5천 달러로 만들어 북미에서 10배가 넘는 1060만 달러 대박을 거둬들임.
[27]
의외로 이스트우드도 초기부터 평이 좋았다. 단지 그 와중에 상업적인 면모를 강조한 B급 액션 영화도 끼어 있어서 미묘하게 저평가 받았던 것이고, 페일 라이더가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하면서 달라지기 시작해
버드 같은 경우 이제 거장으로 대접 받아도 된다는 호평을 받았고, 이후
용서받지 못한 자로 거장으로 당당하게 자리 잡게 된다.
[28]
주성치는 상업적으로도 매우 성공했지만 무엇보다도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무술에 대한 존경심(주성치는
이소룡의 광팬이다), 평범한 사람에 대한 부각, 선을 강조하는 그러한 성향을 보였다. 그리고 주성치는 감독 경력만 30년이 넘는 베테랑이다. 영화에 대한 이해도에 있어서 심형래와는 차이가 매우 크다.
[29]
사실 이경규가 본인 캐릭터와 다르게 진지한 캐릭터로 연기해 망했지 무술 실력은 매우 출중하다.
성룡,
주성치처럼 코믹으로 갔다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너무
이연걸처럼 하려다가 이미지가 안 맞은 케이스다.
[30]
무릎팍도사에 출연했을 때 복면달호에 출연해 준 차태현에게 '나의 꿈을 이뤄준 사람.'이라며 고마워하는 모습을 보였고, 다음 영화의 목표 관객수를 300만으로 잡는 등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물론 복면달호도 큰 성공까진 아니었지만 그래도 손익분기점은 넘겼으며, 작품성도 나름대로 괜찮은 편이었던 데다가 후대에
복면가왕이 나오면서 재평가된 점도 있었다. 해외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는데, 바로 다름 아닌
제프리 카첸버그. 믿기 어렵겠지만, 처음 디즈니에 왔을 때 카첸버그는 애니메이션에 대해 아는 게 하나도 없었다! 그런 상태에서 디즈니 애니메이션 쪽의 대표가 되었으니 당연히 되는 게 있을 리가 없었고, 이는 결국
타란의 대모험이 역대급으로 폭망하는 원인 중 하나가 된다. 이런 참극(...)을 만회하기 위해 그는 애니메이션에 대해 꾸준히 공부했고, 그 결과
디즈니 르네상스의 주역들 중 하나가 되었고, 훗날 디즈니를 떠나
드림웍스로 간 후에도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종횡무진 활약한다.
[31]
단, 추억의 붕어빵 같은 경우 실제로 어느 정도 제작이 진척된 바가 있으며, 해당 애니메이션에 사용될 예정이었던 미니어처 배경 프롭을 제작했었다는 前 영구아트무비 스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추억의 붕어빵 미니어처 세트 작업물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적이 있다. 해당 세트들을 보면 알겠지만
뉴트로 혹은
추억팔이 컨셉으로 제작된 작품으로 보인다.
[32]
2000년에 제작되었으며, 제법 유명한
홍콩 배우
여명을 포함하여
이나영,
윤태영,
박은혜가 출연한 호화 캐스팅이었다. 그러나 시나리오고 연출이고 하나같이 모두
막장인
괴작. 이 영화의
막장 퀄리티는
쉬리로 중흥기를 맞은
한국 영화에 거품론이 제기될 정도였다.
[33]
더불어 천사몽에서
악역으로 나오는 떡대를 맡은
배우
서찬호는
프로레슬링 선수 출신으로
심형래와 꽤 친해서
심형래 영화에 자주 나오던 배우이기도 하다. 드래곤 투카, 티라노의 발톱, 공룡 쭈쭈에서 조연을 맡았고, 용가리에서도 말 한 마디도 없고 딱 한 장면만 나오는
엑스트라로 나왔다. 그런데
심형래와 코미디에서도 자주 나왔는데,
심형래가
나치군 병사로 나오던 심틀러에선
베트콩 옷차림 떡대로 나온다든지 여러 배역에서
심형래와 같이 연기했다.
[34]
물론 나이가 70~80이 넘은 고령의 할아버지도 아니고 자신의 노력과 건강 등의 여하에 따라서 그 나이에 시작할 수도 있지만 심형래의 경우 그동안 충분히 시간과 기회가 많았음에도 삽질을 해오며 발전과 업적이 없거나, 있어도 너무 미미하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상대적으로 새 출발이나 가까운 재기를 노리기에는 나이가 많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