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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1-24 00:58:13

미로관의 살인



아야츠지 유키토 「관」 시리즈
십각관의 살인
(1987)
수차관의 살인
(1988)
미로관의 살인
(1988)
인형관의 살인
(1989)
시계관의 살인
(1991)
흑묘관의 살인
(1992)
암흑관의 살인
(2004)
깜짝관의 살인
(2006)
기면관의 살인
(2012)
쌍둥이관의 살인
(미정)

미로관의 살인
迷路館の殺人
파일:external/pds24.egloos.com/b0069119_504f49d9631b1.jpg
<colbgcolor=#dddddd,#010101><colcolor=#373a3c,#dddddd> 장르 추리
저자 아야츠지 유키토
옮긴이 권일영[1]
출판사 파일:일본 국기.svg 코단샤
파일:대한민국 국기.svg 학산문화사[2]
파일:대한민국 국기.svg 한스미디어
최초 발행 1988년 9월 5일
국내 출간일 1997년 (학산문화사)
2011년 1월 27일 (한스미디어)
쪽수 파일:일본 국기.svg 292
파일:대한민국 국기.svg 331 (학산문화사)
파일:대한민국 국기.svg 376 (한스미디어)
ISBN 파일:일본 국기.svg 4-06-181381-1
파일:대한민국 국기.svg 8987657027 (학산문화사)
파일:대한민국 국기.svg 8959753084 (한스미디어)

1. 소개2. 미로관3. 등장인물4. 스포일러5. 작가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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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

일본의 추리소설 아야츠지 유키토의 소설. 관 시리즈의 세번째 소설이다. 일본에서는 1988년 출판되었으며 이후 2009년 신장개정판이 나왔다. 한국에서는 과거 학산문화사에서 구판을 정식발매하였으나 절판, 나중에 한스미디어에서 2011년 신장개정판을 바탕으로 출판되었다. 참고로 학산문화사판과 한스미디어판 양쪽 다 번역자가 같은 사람이다.

액자소설식 구성이 특징인 작품으로, 미로로 이루어진 괴이한 저택인 미로관에서 사건을 겪은 시시야 가도미[스포일러]가 이 사건을 바탕으로 소설을 썼으며 그 소설의 내용을 바탕으로 범인을 추리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작가 아야츠지 유키토는 과거에 쓴 < 십각관의 살인>이 섬-육지의 구조, < 수차관의 살인>이 현재-과거의 이중구조였기에 이런 이중구조를 가지면서도 '작품 속 작품' 컨셉을 가진 소설을 쓰고 싶어했고 그 결과물이 바로 미로관의 살인이다.

이중구조 소설이지만 복잡한 구성은 아니다. 오히려 상당히 속도감 있고 간략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일종의 퍼즐 맞추기와 같은 면도 있다. 액자소설식 구성이기에 그에 따른 페이크도 섞여있지만 관 시리즈 중에서는 그래도 공정하게 힌트를 제공하고 복선도 잘 깔려있는 편이다. 분량도 너무 길지 않고 적당한 편이라서 읽기도 편하다. 그래서 본격 추리물을 좋아하는 팬들에게 좋은 평을 받는 소설이며 관 시리즈 작품 중에서도 상당히 인기가 좋은 편이다.

단 속도감을 중시하고 간략함을 강조한 소설이라서 등장인물의 도구화 및 몰개성화가 문제점으로 뽑힌다. 미로관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의 희생자들이 대표적인 예.

참고로 아야츠지 유키토의 다른 소설인 < 키리고에 저택 살인사건>과 동일세계관이다. <키리고에 저택 살인사건>에 나오는 연극단인 '암색텐트'가 있는데 <미로관의 살인> 등장인물 중 한 명이 과거 그 연극단 소속이었다. 또한 시시야 가도미가 자신이 집필 중인 소설에 대해 언급하는 부분이 있는데 시놉시스를 보면 아야츠지 유키토의 또다른 작품인 <진홍빛 속삭임>과 판박이이다.

2. 미로관

파일:미로관 평면도.jpg
미로관의 평면도

소설가 미야가키 요타로의 자택으로, 이름처럼 복도가 거대한 미로로 되어있는 저택. 현관을 제외한 모든 부분이 지하에 있다. 건축가 나카무라 세이지가 지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미노타우로스의 미궁이 컨셉이라 각 방들에는 그와 관련된 인물들의 이름이 붙어있다.

입구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아리아드네(넓은 홀)부터 시계 방향으로 주방, 폴리카스테[4](가도마쓰의 방), 코칼로스[5](시마다의 방), 메데이아(빈방), 테세우스(기요무라의 방), 아이게우스[6](하야시의 방), 탈로스[7](스자키), 이카로스(후나오카), 다이달로스(오락실), 미노타우로스(응접실), 에우팔라모스[8](도서실), 미노스(서재), 에우로페(이노의 방), 파시파에(사메지마의 방), 포세이돈(우타야마 히데유키의 방), 디오니소스(우타야마 게이코의 방).

3. 등장인물

4. 스포일러

이 문서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이나 인물 등에 대한 줄거리, 결말, 반전 요소 등을 직·간접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시시야 가도미가 집필한 소설 내에서 시마다 키요시는 죽은 대회 참가자 4명(스자키, 기요무라, 하야시, 후나오카)가 집필한 소설 "미노타우로스의 머리", "어둠(야미) 속의 독니", "유리판(가라스)의 메시지", "기형(키케이)의 날개"의 앞글자를 따면 미야가키가 나온다고 하였다. 즉 위 4편의 소설은 사실 범인이 작성한 것이고 그 범인은 미야가키 요타로라는 것.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미야가키의 시체가 발견되었다. 미야가키는 자신이 쾌락살인 기질이 있어 비서인 이노와 4명의 참가자들을 모두 살해하였고 자신의 유산은 피를 나눈 후계자에게 물려주겠다고 유서에 적어 놓았다. 이렇게 미야가키 요타로가 범인으로 판명남으로써 사건은 종결된다.

그러나 진상은 그게 아니었다!!! 알고 보니 소설의 끝을 알리는 페이지[9] 뒤에 에필로그가 남아 있었다. 살인 사건 이후 시마다와 시시야가 에필로그에서 대화를 나누는데, 왜 범인이 스자키 쇼스케의 목을 잘라야만 했느냐에 대한 대화가 튀어나오게 된다. 시마다는 범인이 갑작스럽게 카펫에 피를 흘렸고 이를 스자키의 피로 감추기 위하여 스자키의 목을 자른 것이라고 추리해낸다. 이 피의 정체는 각혈이나 코피같은 것이 아닌, 여성의 생리 출혈. 첫 살인에 당황한 범인이 쇼크로 인해 생리가 빨리 진행되어 피를 흘린 것이다.[10] 우타야마 게이코는 임신중이었고, 가도마쓰 후미에는 노인이었기에 생리가 불가능하였다. 즉 이 소설에서 생리 때문에 피를 흘릴 수 있는 범인은 단 하나로, 그 정체는 소설 내내 남성인 것처럼 묘사되었지만 사실은 여성이었던 사메지마 도모오였다.[11] 정말 뒤통수 쎄게 때리는 반전.

사메지마 도모오의 범행 동기는 지체장애 아들인 사메지마 요지에게 유산을 물려주기 위해서로, 요지는 사실 미야가키 요타로와 사메지마 도모오의 아들이었던 것이다. 호색한이었던 미야가키는 애인이었던 도모오와 성관계를 맺은 후 태어난 아들 요지에게 일말의 관심도 주지 않았고, 아이를 싫어하던 미야가키는 오히려 요지를 아들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적으로 장애가 있었던 요지를 10년동안 홀몸으로 고통스럽게 키웠던 도모오는 자기 자식을 무시하는 미야가키가 요지의 아버지였다는 것을 함부로 밝힐 수 없었고, 미야가키를 증오했다. 어떻게든 미야가키의 재산을 요지에게 물려주고 싶어했지만 미야가키는 자기가 죽은 뒤 유산을 몽땅 미야가키 상제정과 운영 기금으로 쓸 것이라며 고집을 피웠기 때문에 아들에게 재산을 모두 물려줄 수 없었다.

그리고 작년 봄, 미야가키는 병에 걸렸고 미야가키는 이 상황마저 이용하여 연극을 벌이기로 하였다. 죽은 척 위장하고 참가자이자 제자인 네 명을 대회에 참가시켜 일생일대의 연극을 벌이려 한 것. 미야가키는 살인은 생각도 안 했고 자기 제자들을 죽일 생각도 애초에 없었다. 그러나 도모오에게 있어 이는 절호의 찬스였다. 미야가키를 죽여 복수할 수도 있고 나머지 참가자까지 죽이면 요지에게 모든 재산을 물려줄 수 있기 때문. 이후 도모오는 스자키, 이노, 기요무라, 하야시, 후나오카를 차례대로 죽이고 마지막에 미야가키를 죽여 범행을 완성한다. 후계자에게 유산을 물려주겠다는 유서 역시 도모오의 조작. 사메지마 도모오의 방 이름이 "파사파에"인것도 일종의 복선으로, 파사파에는 그리스 신화에서 머리는 소고 몸통은 인간인 기형아 미노타우로스를 낳은 사람이다. 즉 도모오 본인이 파사파에고, 장애아인 요지가 기형아 미노타우로스를 상징한 것. 방 배정을 한 미야가키의 인간성이 심히 의심되는 부분이다

그리고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에서의 시마다의 정체는 시마다 키요시가 아닌 시마다 키요시의 큰형인 시마다 쓰토무였다.[12] 시마다 키요시는 시마다 쓰토무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던 시시야 가도미. 이름부터가 시마다 키요시의 아나그램으로(SHIMADA KIYOSHI=SHISHIYA KADOMI), 범인을 경찰에 고발할 생각이 없었지만 은연중에 범인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싶었던 시마다 키요시가 필명으로 소설을 집필한 것. 범인이었던 도모오는 이 소설을 보고 왜 자신이 남성처럼 묘사되었는가 처음에 의심하다가 자신이 진범임을 시시야 가도미가 간파했다는 것을 얼마 지나지 않아 예상할 것이고, 그 후 자수할지 어떨지는 본인 선택에 맡길 것이라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소설에서 시시야 가도미가 자기 큰형이 가출해서 행방불명이라고 말한 것은, 그냥 심심해서 만우절 기념으로 구라친 거였다(...)

5. 작가 후기

초판 후기
본격 미스터리의 트릭은 이미 바닥이 났다는 이야기는 꽤 오래전부터 자주 있어왔던 일입니다. 특히 의외의 범인이라는 패턴이나 밀실 트릭에 관해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옛날 스타일의 수수께끼 풀이식 소설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관측하는 경우도 많은 듯합니다.
저도 분명히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중요한 것은 ‘보여주는 방법’이기 때문에 기존의 트릭을 변형하고 조합하여 얼마든지 새로운 효과를 노릴 수 있죠. 하지만 그래봤자 황금기에 활약한 거장들이 우리에게 준 것과 같은 흥분이나 놀라움에는 도저히 당해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또 어떻게는 새로운 놀라움을 만들어낼 수는 없을까 궁리하며 뇌세포를 혹사시킵니다. 정말로 위가 아플 정도로 힘든 작업입니다(실제로 요 일 년 사이에 건강이 많이 나빠졌습니다). 대체 언제까지 계속할 수 있을지 매우 불안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실제로는 이 작업이 뭐라고 표현할 길이 없는 쾌감이기도 하니, 어쩌면 본격 미스터리를 쓰려는 사람은 아마 다분히 자학적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작품인 『미로관의 살인』은 지난번에 발표한 『수차관의 살인』이 수수께끼 풀이라는 ‘문제’로 보았을 때 미스터리에 익숙할 대로 익숙해진 독자분들에게는 약간 쉬운 면이 많았다는 반성을 바탕으로 썼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저로서는(지난번 작품의 후기에서도 언급했지만) 융통성 없이 추리 문제에서만 본격 미스터리의 가치를 발견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무미건조한 단순한 퍼즐 스토리는 오히려 싫습니다. 또한 제가 엘러리 퀸의 열광적인 팬인 까닭은 퀸의 작품이 초기에 쓴 도전물까지도 포함해 결코 무미건조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여담이지만 저는 EQFC[13]가 창설된 직후부터 회원입니다. 그래서 주로 그쪽 분들로부터 『십각관의 살인』에서 ‘엘러리’를 다룬 방식에 관해 몇 가지 항의의 목소리(“불쌍한 엘러리” “그건 너무했다” 등등)를 들었습니다. 미안합니다.

자, 그리고 이 『미로관의 살인』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완성하기까지 정말 힘든 고통을 맛보았습니다. 하지만 고생한 만큼 이번에는 꽤 괜찮은 완성도를 보이지 않았는가, 하고 현재 자부하고 있습니다. 해결편 바로 앞에서 진상을 눈치챌 수 있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겁니다(또 이렇게 겁도 없이 호언장담합니다). 물론 최소한의 페어플레이는 지켰습니다. 복선도 깔았습니다. 시험 삼아 도전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건축가 나카무라 세이지 씨는 일본 각지에 미로관 말고도 여러 개의 기묘한 건축물을 남겼는데 아마도 그런 건물에서도 뭔가 음산한 사건이 일어나는 모양입니다. 『십각관의 살인』 때는 전혀 생각도 못 했습니다. 도대체 전부 몇 개의 ‘관’이 있는지는 저도 모릅니다만, 일단 앞으로 적어도 하나는 가까운 시일 안에 쓸 예정입니다. 그때는 지금까지와 상당히 다른 작품이 될 것 같은데…… 기대해주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작품도 지난번 작품과 마찬가지로 우야마 히데오 씨와 키티 뮤직 코퍼레이션의 히라노 유카 양, 이 두 분의 질책과 격려 아래 완성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늘 멋진 표지를 만들어주시는 다쓰미 시로 선생님, 이번에는 특별히 감사드립니다.
그럼 또 기회가 있다면 찾아뵙죠.
1988년 여름
아야츠지 유키토
신장개정판 후기
어렸기 때문에 정말 철없이 가볍게 놀았구나…….
이번에 오래간만에 『미로관의 살인』을 읽고 가장 먼저 든 느낌이다. 이미 내놓은 『십각관의 살인』과 『수차관의 살인』 신장개정판을 기준으로 삼아 수정 작업을 진행하다가 그 어리고 분별없는 모습에 미소를 짓기도 했지만 너무나도 부끄러워 도망치고 싶은 부분이 여러 곳 있었다. 그런 의미도 포함해 앞의 두 작품보다 훨씬 정신력을 필요로 하는 일이 되었다.
데뷔한 지 일 년째, 1988년 9월에 발표한 세 번째 장편. 집필은 그해 이른 봄부터 초여름에 걸친 몇 개월 사이에 이루어졌던 걸로 기억한다. 나는 겨우 스물일곱 살이었고, 대학원 연구실에 내 책상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보다 스물한 살이나 어렸던 당시의 내 모습을 떠올리면서 이건 정말 그 무렵이 아니면 쓸 수 없는 작품이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구체적으로 어떤 면에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는 여기서 이야기하면 오히려 독자분들의 흥을 깨는 꼴이 될 테니 늘어놓지 않는 게 낫겠다.
그래도 ‘문호’나 ‘오아시스’라는 실제로 존재했던 워드프로세서 기종, ‘엄지 시프트’라는 입력 시스템, 그리고 플로피디스크……. 당시에는 최첨단이었던 것들이 이제는 싹 사라졌거나 사라져가고 있다. 그런 물건들을 이용한 트릭을 쓸 때는 역시 내구연수耐久年數의 한계를 각오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이른바 액자소설이다.
‘작품 속 작품’이란 성격을 지닌 본격 미스터리를 제대로 한번 써보자. 이런 생각이 출발점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첫 번째 작품이 ‘섬’과 ‘본토’의 이원중계, 두 번째 작품인 『수차관의 살인』은 ‘현재’와 ‘과거’의 이원중계였으니, 그럼 다음에는 무얼 할까 고심한 결과였다.
어렸을 때 쓴 작품에 대한 부끄러움은 그렇다 치고, 지금 다시 읽어보니 이 작품은 크고 작은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듬뿍 담겨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만큼 집필하면서 고생했던 기억도 있기야 하지만, 그래도 이런 소설을 쓰는 게 즐거워 견딜 수 없다는 마음이 작품 전체에서 느껴진다. 아아, 얼마나 부러운 일인가…… 하는, 마치 남의 일처럼 느껴지는 2009년 지금의 내가 여기 있기도 하다.

초기 ‘신본격’의 방향성 가운데 하나를 단적으로 제시한 듯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공과가 반반씩이라는 느낌도 들지만 1988년에 발표할 때는 어리둥절할 정도로 호평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그때의 독자들이 얼마나 이런 ‘장치’와 ‘놀이 정신’으로 가득한 인공적 추리소설을 기다리고 있었는지 알 수 있는 증거가 아닐까.
나중에 문고판으로 낼 때 ‘후기’를 통해 “가능하면 언젠가 1.5배에서 2배 정도 길이의 ‘완전개정판’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슬며시 합니다”라고 썼다. 그때는 반쯤 진심으로 그랬는데 그건 발표 직후 “이건 베니어판으로 지은 흑사관이잖아” 하는 소리가 일부 마니아들 쪽에서 흘러나왔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번에 문고판으로 나온 지 십칠 년을 맞이해 냉정하게 돌이켜보면서 그런 개정판을 내는 짓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생각을 고쳐먹게 되었다.
이 작품은 이만큼 콤팩트한 길이에 이만큼 라이트한 느낌이기 때문에 폭넓은 독자층으로부터 환영을 받았을 것이다.
가령 이 작품을 더 중후하고 현학적인 필치로 ‘작품 속 작품 안의 작품’으로 분량을 늘이거나 깊숙하게 파고들어가며 고쳐 써 원고지 2천 매짜리 긴 소설로 만들려면 아주 복잡해서 착수하기 힘들어질지도 모른다. 그러면 이 작품이 지닌, 젊은이가 썼기에 드러나는 ‘가벼움’ ‘유쾌함’ 같은 것을 잃어버리게 되리라. 그런 생각이 들어 개정 작업에 착수하면서 ‘이건 이것대로 괜찮다’고 판단하게 되었다.

2009년 10월
아야츠지 유키토

[1] 학산문화사판에서는 "권영"이란 가명을 사용했다. [2] 《미로관의 살인사건》이란 제목으로 출판 [스포일러] 시마다 키요시의 필명이자 애너그램이다. SHIMADA KIYOSHI=SHISHIYA KADOMI [4] 미노타우로스의 미궁을 지은 다이달로스의 여동생이자 페르딕스의 어머니 [5] 시칠리아에 있는 카미코스라는 도시의 왕으로, 크레타에서 탈출한 다이달로스를 받아주었다. [6] 테세우스의 아버지 [7] 청동거인 탈로스가 아니라, 페르딕스의 다른 이름 [8] 다이달로스의 아버지 [9] 자세히 보면 이 페이지의 작가가 아야츠지 유키토가 아니라 시시야 가도미로 되어 있다. [10] 그러나 현실에서는 여성이 첫 생리 출혈을 바닥에 흘릴 정도로 하지 않는다. 후나오카와 게이코가 서로 상처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생리 중임을 어떻게 숨겼을지는 의문 [11] 도모오라는 이름부터가 중성적이었기 때문에 사메지마 도모오가 여성일 것이라고 생각한 독자는 거의 없었다. 덤으로, 도모오가 남성처럼 묘사되었을 뿐 남성임을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묘사나 증거는 소설 내에서 아예 없었고, 오히려 히데유키의 아내가 자신의 코피 출혈 여부 검사를 사메지마 도모오에게 맡기는 장면을 통해 여성임을 암시했다. 아야츠지 유키토의 출중한 실력과 내공을 알 수 있는 부분. [12] 시마다 키요시에 의하면 형제 중 최고의 수재이며 국립대학의 범죄심리학 교수라고 한다. 명탐정 코난으로 치면 쿠도 유사쿠의 포지션. [13] 엘러리 퀸 팬 클럽. 1980년 창립된 팬클럽으로 지금도 활동 중이며 매년 여러 차례 정기적인 모임을 개최하며 회지를 발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