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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08 22:24:41

판타지를 여행하는 현대인을 위한 안내서/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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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적용 예

1.1. 고무

현대 사회에서 고무가 안 들어가는 곳은 거의 없다고 무방하다. 그만큼 고무는 귀중한 자원이다. 합성고무가 개발된 현대에도 천연고무의 수요는 여전히 줄지 않고 있다. 보통 고무 고무나무 수액을 채취하여 만드는데, 고무나무가 있는 곳이라면 그야말로 행운이지만 없다면 대체품을 찾아야 한다.

가장 좋은 대체품으로는 민들레가 있는데, 민들레의 줄기나 뿌리를 쪼개면 나오는 흰즙에 고무 성분이 들어 있다. 이 즙을 굳히면 바로 고무가 되는데 이걸 그대로 쓰기엔 난감하니 용도에 따라 이나 탄산칼슘을 섞어야 한다. 하지만 민들레에서 나오는 라텍스 성분은 정말 미량인데다가 고무나무에서 추출한 것과 비교하면 저질이니[1] 더욱 고품질의 고무를 만들어내고 싶다면 대량으로 민들레를 재배하거나 아니면 고무나무를 찾아 머나먼 여정을 떠나는 것이 좋다.

1.2. 석유

해당 문명이 19세기 초엽 수준이라면, 석유가 고효율 동력원임을 밝혀내는 것만으로도 혁명적인 발상이 될 수 있다.

다만 분별증류 기술을 도입해서 원유에서 필요한 성분을 분리해내야 하기 때문에 난이도가 좀 있는 데다가 사실 증류법은 중동권에서 가장 먼저 발달했다! 특히 석유의 증류는 페르시아의 '무함마드 이븐 자칼리야 알 라지'라는 화학자가 가장 먼저 해냈다.

사실 온도 측정만 제대로 해낼 수 있다면 분별증류가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니다.(물론 LPG 가스는 포기해야 하겠지만)[2] 불이 겁나 잘 붙는 나프타만 권력자 앞에 갖다 줘서 무기로의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면 당신은 아마 사랑받을 것이다.[3]

다만, 단순히 증류법만 입증하는 것으로는 별로 도움이 안된다. 그 시대 기준으로 어느 정도 대량생산이 가능해야 확실하게 인정받으므로 미리 생산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석유가 채굴되는 곳에서, 불을 숭배하는 종교가 있고, 당신이 사람들을 선동하는 말재주가 있다면 자연 용출되는 석유에 불을 붙이고 영원히 불타는 신성한 불이라고 뻥을 치고 자리를 점유하고 신전을 만들어 놓으면 돈벌이를 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성경의 제2경전 마카베오기에 실제로 나오는 에피소드. 배화교를 믿는 페르시아인들은 유대인들의 구라에 껌뻑 속았다고 한다.

또 극히 건조하고 고열인 지역에서 나프타를 이용하면 '아무것도 안하고 물만 뿌렸는데 혼자서 불타오르게 하는 기적'을 보여줄 수도 있다. 이 역시 마카베오기에서 '엘리사가 기적을 일으킨 비결'이라며 서술되어있는 내용. 물론 화염 마법 같은게 가능한 세계관이면 별로 유용하지 않을 수 있다.

19세기 초엽보다 기술력이 떨어진다 하더라도 증류법을 통해 등유를 대량 생산할 수 있다면 조명, 난방, 음식조리 연료로 판매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것만으로도 돈이 꽤 된다.

1.2.1. 고분자

근대 시대에는 고분자와 비슷한 물건인 고무와 상아의 수요가 폭등하였다. 만약 이 시기에 지구에서 플라스틱의 재료로 가장 많이 쓰이는 석유에서 추출한 나프타 등으로 고분자 물질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돈방석에 앉게 될 것이다. 만약 관련된 지식에 빠삭하다면 직접 재료를 이것저것 연성(...)하거나 연금술사를 굴려서 만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실제로 플라스틱(과 비슷한 여러 재료)은 석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원료로 제작할수 있다. 플라스틱 문서로. 그냥 석유를 구해서 나프타를 팔자

1.3. 석탄

석탄의 경우 고대부터 그 존재를 알았다. 동아시아에서도 대에 관청을 두고 관리한 기록이 있고, 고려 무역선에서도 석탄이 발견되었기 때문에 당대에 모르고 있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하지만 석탄이 사용되지 않은 것은 그냥 비쌌기 때문이다. 내륙 무역이 별로 활성화되지 않은 시대에, 그냥 동네 근처 숲에 널린 나무를 연료로 쓰면 되지 뭐하러 저멀리 탄광까지 가서 숯이랑 비슷한 돌덩이를 사와서 연료로 쓸 이유가 뭐란 말인가? 게다가 연료는 요리건 난방이건 아주 끝없이 사용되어야 했는데 석탄을 쓰기에는 가성비가 너무 안 좋았다.

하지만 문명 전체적으로나 국가적으로 보면 석탄을 쓸 필요가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과잉인구로 나라가 망할 때 나타나는 첫 테크가 바로 산림소실이었다. 연료로 쓰거나 배를 만들거나 집을 짓는데 나무를 소모하다가, 인구가 숲의 재생 속도보다 커지면 도시 인근의 숲이 소멸해버리는 것이다. 이러면 조선이나 건축용 목재를 공급할 곳이 사라질 뿐더러, 지하수에도 타격이 가서 농업에도 문제가 생기고, 기근 때 비상식량을 공급할 곳도 사라지고...악순환이 반복되어서 나라 전체가 다 같이 죽어간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청나라, 조선, 일본 다 같이 이렇게 망할뻔했다. 특히 조선의 경우, 건축물들의 규모가 점점 줄고, 삐딱한 목재를 그대로 건축물에 쓰고, 숲의 소실로 호환이 잦아지며, 산사태와 홍수가 잦아지며, 기근으로 상품작물의 재배가 줄어드는 등 온갖 안 좋은 조짐이 다 나타난다. 사실 영국도 이렇게 망할뻔 했는데 기적적으로 코크스의 발명과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오히려 세계 최강으로 도약하는 기막힌 우연이 일어났다.

다만 민중들 입장에서는 비싸다는 것은 변함이 없는 문제인지라, 그냥 말짱 산림 소실되어서 별 수 없이 석탄을 사가야만 하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기다리거나, 정치인 중 선각자가 나타나 석탄 사용을 강제하는 것 아니면 판로를 개척하기 어려울 수 있다.

어찌어찌 석탄을 사용하게 되는 환경이 조성되어도 석탄은 문제가 많다. 무연탄의 경우 탄화가 워낙 많이 되었기에 태울 때 일산화탄소 말고는 별로 해로운 가스가 나오는건 없기 때문에 가격만 빼면 문제가 별로 없다.[4] 사실 탄소로 구성된 연료는 불완전연소하면 일산화탄소가 나온다. 이걸 막을려면 연료가 완전연소가 가능한 온도와 산소를 충분히 공급해줘야 하는데 무연탄은 타는 점도 높고[5] 열량도 높아서 완전연소가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게 힘들기에 일산화탄소 사고가 많은 것이다.

한국은 채굴되는 대부분의 석탄이 무연탄이라[6] 별 상관이 없지만,[7] 다른 지층의 경우 역청탄 등이 나오는데, 이 역청탄은 황과 기타 휘발 물질이 잔뜩 섞여 있어서 유독가스가 펑펑 나온다. 이 때문에 석탄은 가스에 민감한 카나리아를 이용해서 가스 유출 경보를 가졌으며, 풀무를 동원해서 산소를 유입시켜서 유독가스 발생을 줄였다. 판타지 세계라면, 무생물인 골렘을 운용해서 사용하는 것으로 인명사고를 줄일 수 있다. 골렘 운용비보다 인건비가 싼 나라라면 말이 다를 수 있다

일단 이렇게 해서 석탄을 유용하게 사용하는 방법과 연탄가스의 위험성을 일반 대중에게 잘 알려줄 수 있다면 난방문제 해결과 산림보호, 그리고 초기적인 증기기관 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 그리고 지구온난화에도

문제가 있다면 숯장이와 탄광광부는 최악의 가난한 직업이라는 점이다. 매우 노동집약적이어서 빡센 일인데 수익은 좋지 않았고 건강 해치기에는 딱 좋았다. 서구나 동아시아나 다 똑같았다. 조선에는 '말 안 들으면 숯장이에게 시집보낸다' 라는 말이 있을 지경이었고, 이탈리아 통일 전쟁 시기 까르보나라는 사회 최하류층인 숯장이와 연대한다는 뜻으로 붙은 이름이다. 탄광 막장은 시대와 지역을 막론하고 지옥 같은 곳으로 묘사되며 죄수들을 투입해야하는 정말로 막장인 곳이었다. 이쪽 사업으로 인생을 좀 펴고 싶으면 자본과 권력을 동원해서 광산주나 코크스 공장주가 되어야지, 직접 만드는 노동자로 살면 안된다.

1.3.1. 코크스

역청탄을 유용하게 쓰려면 그냥 쓰면 안되고 코크스로 가공하고 사용해야 한다. 석탄 버전 숯인 코크스는 고대 중국에서 최초로 발명되었으며 만드는 법도 간단하다.

그냥 분쇄한 역청탄을 적절하게 뭉친 다음 숯 굽는 가마 비슷한 구조의 로에 넣고, 목탄이나 코크스로 1,200℃의 고온에서 약 17~30시간 동안 구워서 건류하면 된다. 핵심은 불꽃이 직접 닿지 않게해서 역청탄이 타지 않게 하는 것이다. 황을 비롯한 휘발 성분들이 날아가고 뭉친 역청탄이 단단해졌다면 완성.

하지만 코크스가 만들어졌다고 좋아해선 안 된다. 제강용으로 사용하려면 코크스의 강도(정확히는 점결성)가 좋아야 한다. 강도가 좋지 않으면 연소 시 가루가 휘날려 과급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 코크스의 중량을 잰 뒤, 2m 높이에서 철판에 4번 낙하시킨 후, 50mm 간격의 체에 쳐서 체 위에 남은 코크스의 중량을 이전 중량으로 나누어 확인하는 방법을 사용하는데, 이를 세터 시험이라고 한다. 두말하면 잔소리겠지만 체 위에 남은 코크스의 중량이 이전 중량과 차이가 적을수록 품질이 우수한 것이다.

현대에는 코크스를 품질에 따라 용광로용, 주물용, 철보다 용융점이 낮은 금속의 정련용, 가스용 코크스, 탄화칼슘 제조용 코크스, 난방용 코크스의 6종으로 분류하고 있으니 참고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 코크스는 발화점이 좀 높기는 해도 과 연료로써 거의 똑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 강한 화력이 필요한 제철 등에서 사용될 수 있으며, 음식이나 난방용 연료로도 사용할 수 있다.

1.4. 성냥

인산칼슘(동물의 뼈나 인회석)을 코크스나 목탄 그리고 이산화규소(모래, 석영)를 섞어 가열해 생성된 기체를 물 속에 넣으면 응고되는 것이 백린이다. 이 백린을 작은 나무조각에 바르면 초창기 마찰성냥이 완성된다. 하지만 백린은 유독성 물질이기도 하고 불이 너무 잘 붙으므로 많은 문제점이 발생할 것이다. 그러니 백린을 공기를 차단한 밀폐용기 속에서 가열하여 만든 적린을 사용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그러나 인산칼슘의 치명적인 문제는... 만드는 사람에게 인악(Phossy jaw)이라는 끔찍한 병[8]에 걸리게 한다는 것이다. 웬만하면 자금을 갖추고 나서 노동자를 굴려서 만들도록 하자. 잘못하면 비참하게 죽을 수도 있다. 백린을 이용한 성냥제조는 현대시대에서 금지되었다.

1.5. 접착제

고대에는 송진, 곡물을 물에 짓이겨 접착제로 썼지만 시대가 흐르면서 아교 부레풀를 사용했다. 허나 송진은 굳으면 깨지기 쉽고, 곡물, 아교, 부레풀 등은 습기를 만나면 접착력이 떨어진다.

현대의 접착제는 고분자로 만들기 때문에 개인이 만들기는 불가능하다. 그러니 천연재료를 이용한 접착제를 써야 하는데, 그 중 하나가 타르다. 만들기도 쉽다. 기름기가 많은 자작나무 껍질을 벗겨 잘 말린 후에 건류[9]하면 검은 액체가 나오는데, 불순물이 많은 이 액체에서 분별증류를 하여 상온에서 고체 상태가 된 검은 물질이 타르다. 사용할 때는 불에 녹여 액체로 만든 뒤 바르면 된다. 습기에도 강해 방수제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서양에선 고대부터 타르를 이용했고, 동양도 역청이란 이름으로 사용했으니 그냥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할 때 만드는 것이 좋을 것이다.

조선의 경우 명종 때 난파한 중국한테서 역청 만드는 법을 배웠다. but 타르는 목선의 겉면에 발라 바닷물을 방수하는 기능으로 고대부터 선박제조에 필수였음으로 이때 알았다는건 무리가 있다는 주장도 있으나, 동북아에서는 방수용으로 뱃밥이라고 해서 솜이나 천, 나무껍질 등 섬유를 기름에 적셔 미세한 틈에 전용 끌(뱃밥끌)로 살살 쳐서 넣거나 기름에 반죽한 석회를 배 틈에 발라 내수성을 확보했고 나무로 된 선체 본체는 횃불로 그을리거나 옻을 칠하는 방법을 사용해왔다. 조선의 배, 특히 전선은 주로 소나무를 많이 썼으니 불에 송진이 녹았다 굳어 방수성이 확보되었을 것이다.

1.6. 화약

화약은 무기로 사용될 때 가장 유용한 만큼, 제조 시 위험성 또한 높다는 것을 우선 생각하고 작업에 임해야 한다. 현대에도 화약 제조는 사고가 날 위험이 높은 산업이다. 알프레드 노벨이 다이너마이트를 만들게 된 것도 사고로 자기 동생을 잃은 것 때문이었다. 그러니 어느 정도의 시행착오와 위험부담은 각오해야 하니, 목숨이 아까우면 포기해라. 대신 권력자들은 이 산업을 반길 확률이 굉장히 높으며 봉건사회라면 인명보단 권력자의 후원이 우선이다.

가장 간단하게는 염초(질산칼륨)를 기반으로 숯가루와 유황을 섞으면 흑색화약을 만들 수 있다. 숯가루와 유황은 중세 수준 문명이면 없는게 이상한거고, 진짜 중요한건 염초다. 전통적인 방법에서 염초는 비료( NO3)와 재( K)를 섞는 것으로 만든다.

전근대인들은 이론적 지식 없이 경험으로 만들다보니 마루나 담 아래의 흙(함토醎土)을 쓰네 재를 쓰네 난리를 쳤지만 현대인은 원리를 아니 이런 중간 단계의 제조법은 생략하고 바로 수율이 높은 방식을 동원하자. 칼륨이 풍부한 식물(짚, 해초류, 쑥 등)의 재를 질산염이 풍부한 오줌과 섞어서 반응시키면 된다. 이 용액에서 불순물을 걸러내고 증발시켜 결정만 남기면 염초가 남는다.

그런데 이걸 그냥 말린다고 해서 바로 뿅 질산칼륨이 나오는건 아니다. 그냥 건조시켜서 나온 결정 중에 소금(NaCl), 질산암모늄(NH₄NO₃), 질산나트륨(NaNO₃) 등의 결정이 섞여 있을 수 있으며, 이 중 소금은 화약의 성능을 크게 감소시키는 주 요인이다. 심지어 여기서 운이 나쁘면 대부분의 결정이 소금일 수도 있다. 따라서 단순히 말리는 과정 대신, 결정도의 차이를 이용한 분별 증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오줌과 재를 섞은 물을 가마솥에서 끓여 1/3로 농축하는 과정에서 소금과 질산나트륨의 결정을 걸러낼 수 있다. 그런 다음 다시 물로 희석한 후, 재농축하여 남은 소금을 걸러 낸다. 소금이 적출되지 않을 정도로 농축한 다음에 냉각시켜 상온에서 소금보다 용해도가 낮은 염초를 결정화시켜 취한다. 질산암모늄이나 질산나트륨은 현대 화약에서도 주원료로 사용하기도 하고, 소량 섞인다 하더라도 화약의 기능상 특별히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단 나트륨염의 경우 물을 빨아들이는 성질이 강하므로 습기를 먹은 화약의 위력이 크게 떨어질 위험이 있다. 또한 질산암모늄 같은 경우에는 충격과 마찰에 훨씬 민감한 편이라서 여러모로 문제가 많다.

18세기 기준, 조선은 염초밭을 만드는 기술조차 없이 함토로 열심히 화약을 만들었지만, 서구는 오줌과 재로 초석을 만드는 기술을 만들어서 조선보다는 화약 생산량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하는 화약에 비해서 염초는 부족했다. 화약을 대량으로 소모하는 전시에는 법으로 대소변을 모으도록 강제해야 할 지경. 실제로 프랑스 혁명 전쟁 시절에는 화장실과 오줌이 징발 대상 물자였으며(...) 조선 역시 화장실과 마루 밑과 담장 밑을 뒤져서 염초를 징발해가는 관료가 있었다. 프랑스 혁명전쟁 시기는 근대화학혁명이 일어나던 시기라서 질산염 성분이 화약의 핵심이 된다는 것은 알아냈으며 오줌에 그것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는 것도 알아내서 신공법을 발명했으나, 정작 그래서 그 질산염을 잔뜩 만드는 방법이 뭔지는 못 찾아냈기 때문에 그냥 오줌 징발을 체계적으로 하는 방식으로 땜빵해야 했다. 무려 130년이나. 물론 오줌 징발의 체계화 덕에 화약 관련 생산이 부쩍 늘기는 했다. 알프레드 노벨이 만든 다이너마이트도 당시 공정의 원료를 추적하면 사람 오줌이 나온다(...). 훈련 때 실탄을 쓸 수 있을 정도로 화약이 넘쳤던건 초석이 땅에 널려 있는 인도를 확보해낸 영국 뿐이었다. 그래서 대량생산할 생각이라면 차라리 칠레 초석처럼 자연적인 초석광맥(?)이나 구아노를 찾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황은 유황에서 얻을 수 있다. 단, 자연상태에서는 순수한 황을 구하기 어려우므로, 유황광을 석탄으로 감싸고 그 바깥에 흙을 쌓아서 노(爐)를 축조한 후 불을 붙이면, 노(爐) 위에 미리 뚫어 놓은 구멍으로 황금색의 유황 증기가 나오는데, 그 구멍 위에 사발을 엎어 놓고 응축되는 유황 증기를 포집, 액체 유황을 받아 낸 다음, 그것을 냉각시켜 고체 유황을 만든다.[10]

탄소는 목탄을 통해서 아주 쉽게 얻을 수 있다. 보통 불순물 제거를 위해 원료 목재를 깨끗하게 세척한 후 탄화(炭化)시키는 방법을 사용한다. 화약에 쓰기 좋은 품질 좋은 목탄을 얻으려면 재가 많이 남는 경목 종류 대신에 멀구슬나무, 미루나무, 버드나무, 붉은 삼나무, 미국 삼나무, 옹이가 지지 않은 소나무 같은 연목 계열을 쓰는 게 좋다.

이렇게 해서 재료들이 준비되면 섞어서 화약을 만든다. 비율은 질산칼륨 75% · 황 15% · 목탄 10%이다. 단, 이 조합비는 절대적인 것이 아닌데, 용도에 따라서 다른 물질의 함량을 늘리는 게 나을 수도 있고, 질산칼륨의 순도 문제도 함께 작용하기 때문이다.

완전히 검게 탄화한 목탄 대신에 아직 완전히 탄화하지 않은 목탄 섞인 목분을 사용하면 화약 역시 흑색이 아닌 갈색으로 나오는데, 이를 갈색화약이라 하며 대포 장약으로 사용했다. 갈색화약은 흑색화약보다 타는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포탄이 포신을 빠져나갈 동안 밀어주는 힘이 꾸준히 올라가며, 또한 포신에 주는 스트레스도 낮아서 대포용으로 유용하다.

이미 화약을 사용하고 있는 문화라 할지라도 이상적인 비율에 접근하는 데는 많은 실험이 필요했으며, 혹시 마법 때문에 화약이 과소평가되는 세계라면 화약은 폭죽 같은 것에만 쓰이기 위해서 불순물이 많을 것이다. 이것을 군사용 등급으로 쓸 정도의 비율과 순도로 끌어올려주면 큰 전술적 가치가 생긴다.

겁스 무한세계〉에서는 흑색화약을 만들려면 10% · 15% · 초석 75%를 섞어 플래시파우더를 만든 뒤 이를 물에 적셔 반죽을 만들고 용기에 넣어 그늘에 말리라고 나와있다. 황은 온천 근처에서, 숯은 나무를 태워서, 초석은 오래된 거름을 치워서 얻으라고 되어 있다. 그리고 화약의 비밀은 간단하니 쉽게 ‘비밀’이 유출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흑색화약이 이미 통용되고 있는 문화권이라면, 화약을 알갱이지게 가공하는 코닝 기법을 개발하자. 곱게 간 흑색화약을 깔아놓고 물을 안개 상태로 뿌려준 후 말린 다음 나무로 된 갈개로 부수어서 자잘한 크기의 알갱이로 가공하면 된다. 분무기를 만들어서 쓰는 게 좋겠지만, 못 할 것 같으면 빨대 분무기를 만들어서 쓰는 것도 좋다. 빨대는 초 봄의 버드나무 가지를 잘라다가 속심을 빼내고 가지 중간에 칼집을 주어 직각으로 꺾은 다음 끝부분은 물에 담그고 다른 부분은 입에 물고 불면 된다.

알갱이 진 화약은 분말 상태보다 더 잘 연소가 되고, 연소가 잘 된다는 얘기는 화포의 화력이 좋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체를 이용해서 코닝한 알갱이 크기를 고르게 해서 얇은 천이나 종이로 만든 장약 자루에 담으면, 당신은 화포 역사에 이름을 남길 수 있게 될 것이다! 알갱이의 크기가 일정할 경우 연소 속도가 안정적이게 되고, 이는 화기가 폭발할 위험을 줄여주게 된다. 장약 자루는 사용하는 화약의 양을 일정 단위로 규격화시킬 수 있으며 재장전 속도를 높혀준다.

그리고 제조공정 시 매우 유의해야 하는데, 그 이유는 화약의 위력과 안전을 동시에 추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장 간단한 흑색화약의 제조 과정에서는 원료의 분쇄공정이 가장 중요하다. 원료를 미세하게 분쇄하여야만 혼화도가 향상되고 연소 속도도 증대하는 등 화약이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분쇄된 원료를 혼합하는 화약 합제(合製) 과정이다. 이 과정은 화약을 만드는 과정 중에서 가장 위험한 과정인데, 자칫 실수하면 대형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화약을 찧을 때 물을 뿌려가면서 찧어야 한다.[11]

헌데 이렇게 해서 만든 흑색화약은 대량의(원래 무게의 20% 가까이 되는) 찌꺼기를 남기고, 가스압 혹은 반동 작용식 자동화기를 작동시킬 만한 신뢰성 있는 가스압과 빠른 연소 속도를 만들어내기 어렵다. 흑색화약의 막대한 탄매 문제는 저 헐렁헐렁한 총신의 머스킷에서도 십 수 발만 쏘면 청소 안 하고는 못 쏜다 소리 들을 정도로 심각했으니, 만일 당신이 자동화기를 만들고자 한다면 흑색화약 탄약을 쓰는 자동화기는 실험적인 프로토타입 제작까지는 가능해도 양산은 포기하는 게 좋다. 설령 AK-47에 흑색화약 탄약을 어찌어찌 만들어 넣는다 할지라도, 순식간에 쌓이는 탄매 때문에 수십발 이내에 작동불능이 될 것이다.[12] 그래서 흑색화약으로 가능한 총기는 수동으로 기관을 작동하는 볼트액션이나 레버액션, 리볼버 급이 한계다.

따라서 자동화기가 나오려면 탄피 개념도 개념이지만 신뢰성 있게 타는 무연화약이 등장해야 하는데, 니트로셀룰로오스 기반의 현대적인 무연화약은 만들기가 훨씬 까다롭다. 이론적으로는 면(셀룰로오스)을 질산과 황산을 같은 비율로 섞은 것에다 2분 가량 담궜다가, 찬물로 산기를 전부 씻어낸 후 38℃ 이하에서 서서히 승화시켜 말리면 니트로셀룰로오스, 일명 면화약이 된다. 하지만 이 상태로는 좀 많이 불안정하고 보관도 매우 까다로운 편이라 총탄 장약으로 쓰기는 어렵고, 니트로셀룰로오스를 안정되게 하는 각종 물질을 섞어 본격적인 무연화약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

물론 뇌관도 만들어야 하는 건 당연하다. 고전적인 뇌관은 뇌홍을 쓰는데, 이 뇌홍을 만들려면 진한 질산과 수은을 1:1로 섞어 질산수은을 만든 다음 중탕가열하면서 에탄올을 섞으면 된다. 중탕가열하면서 섞는 이유는 낮은 온도(55℃ 이하)에서 반응시키면 습기에 약해지기 때문이다.

뇌홍은 매우 위험한 물질이기 때문에[13] 평소에는 물이나 물와 알코올을 50:50로 혼합한 액체 속에 넣어 보관해야 한다. 그리고 뇌홍의 순도를 높이려면 130배의 미지근한 물에 용해한 후 재결정시겨야 한다. 뇌홍과 같은 1차 폭약은 너무 민감하기 때문에, 대부분 불순물을 섞어서 민감도를 낮추되 점화는 확실히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뇌관용 1차 폭약의 화학물질을 만드는 것 자체도 난관이지만, 진짜 난관은 어떤 불순물을 섞어서 적당히 민감하게 만드느냐이다. 일단 고전적인 개량 뇌홍 뇌관은 염소산칼륨, 황화안티몬, 그리고 각종 연소제와 산화제, 분말 유리와 풀을 섞어서 만들었다고 한다.

문제는 이 뇌홍의 제조과정 자체가 워낙 위험하기도 하고, 매우 민감한 화약이라 처음에 어찌어찌 생산에 성공했다고 해도 계속 생산하다 보면 그대로 저세상으로 갈 수 있다. 흑색화약은 어느 정도 공정과 요령을 파악했으면 그럭저럭 생산량을 늘릴 수 있지만, 뇌홍의 경우 폭발 위험이 너무 커서 그램 단위로 작업하지 않으면 안 된다. 실제로 뇌홍 뇌관이 쓰이던 시절의 흑백기록사진을 보면 손 없는 화약공장 근무자들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절반 이상이 뇌관을 만들다 그렇게 된 거다. 그러니까 장인들에게 제조법을 알려주고 자신은 뒤로 빠지자.

또한, 만들었다고 해도 뇌홍은 공기 중에 가만히 내버려둬도 시간이 지나면서 빠르게 열화하며 힘이 약해지는 문제점이 있다. 따라서 냉온에서 보관하지 않으면, 최적의 조건에서도 1년을 가기 어렵다. 어느 정도 열화하더라도 흑색화약을 점화하는 정도는 충분히 가능하지만, 열화한 뇌홍은 안정화시킨 무연화약을 점화할 정도의 에너지가 나오지 않는다.

게다가 뇌홍은 구리 같은 금속과 접촉하면 빠르게 아말감화한다. 즉, 뇌홍을 담은 캡과 탄피는 빠른 시일 내에 녹슬어서 못 쓰게 될 공산이 크다. 이건 코팅 등으로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지만, 격발 시에 일어나는 화학반응은 막을 수가 없다. 뇌홍뇌관을 격발한 탄피를 리로딩했다간 탄피가 찢어지기 십상이다. 그래서 뇌홍을 쓰던 초창기 탄피 탄약은 불발이나 지발(hang fire)이 꽤 흔했고, 지발 현상으로 대형사고가 나기도 했다. 무연화약 탄피용 뇌관은 뇌홍을 넘어서서 아지드화납, 과염소산칼륨 같은 신형 뇌관용 1차 폭약을 개발해야만 한다.

그래서 뇌홍을 만들고 나서 탄피식으로 바로 건너뛰는 것은 실용성과 총의 신뢰성에 문제가 있으므로, 매치락 플린트락을 거치고 퍼커션 캡 총을 만드는 것이 낫다. 미니에 탄과 장약 자루, 강선까지 적용한다면 플린트락 머스킷 이전의 문명에선 아마 이 총을 장비한 당신의 군대를 막을 자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웬만하면 라인배들식 말고 미국독립에 있던 저격 개릴라군 방식 교리를 도입하면 더 좋다.

만일 뇌홍 뇌관을 사용하는 전제 하에서 탄피식으로 간다면, 흑색화약을 장전하는 초창기 탄피식 총기를 지향하는 게 좋다. 현재 무연화약을 장전해서 사용하는 .38 스페셜이나 .45-70탄 같은 구식 탄은 원래는 흑색화약을 장전했던 탄약이다. 흑색화약을 장전하면 위력은 좀 떨어지지만, 여전히 사람 잡을 위력은 충분히 내고 작동에도 문제 없다. 뇌홍 뇌관을 사용해도 흑색화약을 장약으로 쓴다면 뇌홍 뇌관의 불발 문제를 어느 정도는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뇌홍의 문제 탓에 그다지 신뢰할 물건은 아니다. 되도록 탄피의 수명을 짧게 잡고 관리를 하도록 하고, 안정적 신형 뇌관을 만들 때까지의 과도적인 물건으로만 한시적으로 쓰자.

하여튼 흑색화약 탄피를 사용하는 볼트액션, 레버액션, 펌프액션 후장총과 리볼버를 도입한다면, 무연화약과 신형 1차 폭약을 이용한 자동화기를 개발할 때까지는 시대적 총기 기술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다. 압도적인 화력 상승과 더불어, 전투의 양상이 바뀌게 된다. 전장총 시절에는 어쩔 수 없이 서서 재장전해야 하고 집단 탄막 사격을 해야 했으므로 나폴레옹 전쟁 시절처럼 전열보병전술을 사용해야 하지만, 후장총이 등장하면 엎드려 재장전을 할 수 있으니 본격적인 유격전, 엄폐, 참호 개념이 전장을 지배하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을, 그것도 장전이 가능한 총을 만들었고 그 시대가 아직 총이 나오기 전 시대라면 당신은 무조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초기 총이 활보다 효율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총을 사용한 이유는 원거리에서, 누구나 기초적인 훈련만 받으면 그 상대가 누구라도 맞으면 저승으로 보내기 때문이다. 따라서 흔히 양판소에서 나오는 몬스터들도 예외가 아니다. 심지어 이쪽은 인간보다 커서 맞추기도 쉽다. 물론 아프리카 초대형 맹수들을 상회하는 체급의 몬스터들이나[14] 트롤같이 판타지에서는 재생력이 장난이 아닌 걸로 묘사되는 몬스터들은 총알 따위는 씹어 먹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 탄두에 속성을 부여할수있는 성직자나 마법사와 친하게 지내자

만일 당신이 니트로글리세린을 얻고 싶다면 이렇게 하자. 만약 비누를 만들었다면 글리세린이 있을 것이다. 글리세린에 4배수로 질산과 황산의 혼산을 섞으면 니트로글리세린이 생성되는데 비중 차로 인해 니트로글리세린이 물 위에 떠오를 것이다. 이것을 건져내어 탄산나트륨 수용액으로 산기를 씻어낸 다음, 여과하여 물기를 없애면 된다.

하지만 니트로글리세린은 무척이나 민감하고 변덕스러운 물질이라 그대로 사용하면 노벨의 동생처럼 폭발사고로 저세상에 갈 수 있으니 취급에 주의해야한다. 영상 8℃ 이상이면 제멋대로 터질 가능성이 높다![15] 따라서 이걸 제대로 써먹으려면 노벨처럼 규조토에 흡수시켜 다이너마이트로 만들어야 한다. 물론 둔감해졌으니 따로 뇌관을 만들어 폭발시켜야 하는 건 당연하다.

성공했다면, 채굴이나 건설이 그만큼 쉬워지므로 일대혁명이 일어날 수 있다. 군사적 용도로는 글쎄? 장애물 파괴 용도로는 쓸 수 있으나 고폭탄이나 장약용으론 쓸 수 없다. 다이너마이트 니트로글리세린보다 안정적이라고 해도 군사용도로 쓰기엔 불안하다. 역사적으로도 초기에 잠깐 쓰이다가 다른 무연화약이 개발되자마자 퇴출되었다.

마법사들이 폭발 마법을 난사할 수 있는 세계라면 좀 각을 잘 계산해야한다. 밀집 대형을 이룬 군대를 한방에 박살 낼 수 있는 대규모 마법을 쓸 수 있는 마법사가 흔한 세계라면 군사적 패러다임 자체가 현실 세계와 영 딴판일 가능성이 크다. 다만 총이 픽션에서 약하게 나오는 것이 너무 흔해서(...) 사람들이 총을 좀 낮게 보지만, 그런 편견만큼 총은 약한 것이 아니라는 점도 기억해두자. 초기의 총도 이전 시대까지의 판금갑옷은 유효 사거리 내에서 확실하게 뚫었고, 그에 대응하기 위해 갑옷이 점점 두꺼워지고 총병의 비율도 점점 늘어나는 경쟁이 진행되다가 결국 갑옷 쪽이 너무 무거워져서 항복하고 전장에서 은퇴해버렸다. 판타지에서 판금 갑옷 입은 전사나 이 99% 등장하는걸 생각하면, 판금 갑옷을 뚫을 수 있는 머스킷 총과 성을 무너뜨릴 수 있는 대포가 비집고 들어갈 틈은 분명히 있을 것이다.

1.7. 유리

유리창에 쓰이는 평평한 유리는 근래에 들어서까지 대량생산을 하지 못했다. 그 이전까지는 숙련공이 액화 유리를 철봉 끝에 매단 다음 빙글빙글 돌려서 원심력을 이용한 판을 만들었다. 웬만큼 숙련되지 않고서는 힘든 일이었기에 가격 또한 상상을 초월할 지경이였다. 현재 사용하는 유리 제조방법조차도 50년 전에는 혁신 그 자체였으며, 그 이 전까지는 공장에서조차 판유리를 만들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쳤다.

반면 현재 사용되는 판유리는 플로트법(float process)이라고 하는 고온으로 녹인 주석 위에 녹은 유리를 부어서 만드는 것이라 생산되는 유리의 평평함과 투명도, 그리고 생산 속도가 차원이 다를 정도이다. 여기에 수은을 이용한 대형 거울 제작법까지 익힌다면 나라 하나 정도 사들이는 건 식은 죽 먹기다. 문제는 판유리 대량생산기술을 개발했던 유리회사가 이 프로젝트 때문에 파산 직전까지 갔던 적이 있다는 것이다. 원리만 알면 쉽게 모사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플로트법은 핵심 원리를 떠올리고서도 7년이라는 세월이나 시간이 걸려 연구하고서야 완성할 수 있었다. 주석과 유리가 녹을 정도로 높은 온도를 유지해야하고, 유리 밑에 붙는 주석을 제거해야하고, 유리가 평평하게 유지될 정도의 온도를 유지하면서 일정한 속도로 부어야하는 등 난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고. 하여간 전근대적 기술로 아이디어만 가지고 쉽게 실행할 수 있는 발명은 아니다.

만약 조선 시대처럼 유리제조 기술이 없는 곳이라면? 그렇다면 직접 만드는 수밖에 없다. 유리를 만들려면 생석회(산화칼슘 5~15%. 많이 넣을수록 유리가 녹는 온도가 낮아진다.)와 모래(65~75%) 그리고 소다회(탄산나트륨 10~20%)를 일정 비율로 섞어 700℃ 정도에 녹여야 하는데 모래는 강가나 바닷가에 남아돌고, 생석회는 석회석을 1000℃ 이상에 가열하면 된다. 소다회는 해초를 태워 만든 재에 많이 함유되어 있는데, 재를 물에 녹이면 물에 용출된다. 그 잿물을 끓여서 증발 시키면 나온다.

참고로 그냥 모래를 퍼다가 쓰면 안의 불순물 때문에 유리의 색이 투명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보통 모래에 섞인 사철이 주원인이다.) 이를 해결하려면 일반 모래 대신 규소의 순도가 높은 석영을 사용하거나, 자석으로 일일이 사철을 걸러내거나, 질산염을 섞어 사철로 인한 색의 농도를 옅게 만들어야 한다.

강도를 높이고 싶다면 만들어진 유리제품을 연화될 때까지 가열한 다음 차가운 공기를 뿜어 냉각시키면 결정이 균일해져 더 튼튼해진다. 화학실험용 유리가 필요하다면 소다회 대신 탄산칼륨이나 산화칼륨을 넣어야 한다. 식물을 태운 재에 많이 들어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참고로 온갖 화학물질을 다루기 위해선 내열유리가 필요하다. 내열유리는 이산화규소로만 만들어야 하는데, 수정이나 규석을 가루로 만들어 2000℃ 근처에서 녹여서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2000℃는 산화알루미늄을 알루미늄으로 환원시킬 수 있을 정도의 고온인데, 이 정도 온도를 견딜 수 있는 도가니는 현대 기술로도 만들기 힘들다! 게다가 연화온도(무려 1800℃다. 이 온도를 유지하면서 모양을 만들어 내는 건 현대기술로도 힘들다.)가 높아서 성형하기도 매우 힘들다. 어차피 1800℃ 근처까지 버틸 수 있는 실험관이 필요할 일이 매우 적겠지만......

그래도 만들어야겠다면 붕규산 유리를 만들자. 대부분 배합비가 규산분 80~81%, 붕산염 14~18%로 이루어져 있는데 탄산염 대신에 넣은 붕산염이 규산분의 녹는점을 낮춰주기 때문에 1600℃에서 녹는다. 탄산염 유리에 비하면 매우 높은 온도지만, 석영 유리보단 훨씬 낫다. 버텨줄 도가니도 공밀레를 해야겠지만 어떻게든 만들 수 있다.

규산분은 위에서 설명했고, 붕산염은 붕사(鵬砂)를 사용하면 되는데, 이건 동양에서 약재로 사용했으니 의원에게서 구입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붕규산 유리는 탄산염 유리보다 굴절률이 좋아 렌즈로도 사용할 수 있다. 렌즈는 망원경은 물론 시력을 교정할수 있는 안경을 만들수 있으며 내열성과 내식성이 좋은 유리 실험기구는 과거나 이계의 과학혁명을 더욱 빨리 이끌 것이다.

1.8. 거울

화학 단계의 최종 테크트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재료와 깨끗하게 닦인 평평한 유리와 자본이 있다면 고등학교 과학실에서 한 번 쯤은 해 봤을 '은거울 반응'을 이용한 거울 제조가 가능하다. 제조에 필요한 시약은 다음과 같다.

질산은 용액에 암모니아수를 섞으면 갈색앙금이 생기는데 이것이 사라질 때까지 계속 암모니아수를 섞는다. 이렇게 만든 암모니아성 질산은 용액에 수산화칼륨이나 수산화나트륨을 넣어 검게 변하게 하면 된다. 이렇게 만든 시약을 판유리의 표면에 고르게 바른 뒤, 포름알데히드를 뿌리면 RCHO + 2Ag(NH3)2 →RCOOH + 4NH3 + H2O + 2Ag의 반응 후, 비중 차로 인해 은이 유리 표면에 달라붙는다.

다만 이렇게 대형 거울을 만들어도 문제가 있는데, 은거울 반응으로 덮이는 은피막은 지극히 얇아서 작은 충격에도 망가질 가능성이 있다. 유리가 투명하다면 유리를 뒤집고 은피막이 덮인 쪽을 어떻게든 보호하도록 하자. 예를 들어서 은피막이 있는 뒷면을 보호할 수 있는 나무틀에 끼우면 내구력이 올라갈 것이다. 물론 당시 거울의 거장인 베네치아의 유리세공업자들이나 가상세계의 유리세공업자들이 당신을 암살할 가능성도 비례해서 올라가겠지만.

만일 암모니아가 없어도 걱정하지 말라. 은과 수은을 섞어 만든 아말감을 유리에 칠하고 열을 가해 수은을 증발시키면 더 간단하게 거울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은은 예나 지금이나 귀금속이니 값이 싼 납이나 주석을 아말감의 재료로 대체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중세니까 구하는 건 더 쉬울수도...?

참고로 베네치아의 유리세공업자들이 만든 거울은 다른 곳에서 만든 거울보다 호평을 받았는데, 그 이유는 아말감을 만들 때 소량의 금을 섞어 따뜻한 색감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게다가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의 건축비 대부분이 '거울의 방' 비용이었을 정도로 상상을 초월하는 당시의 거울의 가격을 생각해본다면, 당신이 값싸게 제공하는 연약한 거울을 사람들이 찾을 가능성은 많을 것이다.

1.9. 바이오 디젤

바이오 디젤의 원료는 식물성 기름과 메탄올이고 촉매는 수산화칼륨이나 수산화나트륨이다. 기름의 무게가 100이라면 메탄올의 무게는 20, 촉매의 무게는 1 정도인 것이 좋다.

바이오 디젤을 만들 때, 우선 메탄올에 촉매를 넣고 잘 저어 섞는다. 이 혼합액을 기름에 섞어 넣어 30분 동안 저어서 섞어준다. 대량생산을 하고 싶다면 수차나 풍차로 섞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를 내버려두고 시간이 지나면 아래에 글리세린이 가라앉고 위에 바이오 디젤이 떠서 층을 이루게 되는데, 이 두 층이 완전히 분리되도록 6시간 정도 내버려둔다. 이렇게 글리세린과 바이오디젤을 분리한 뒤,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해 바이오 디젤에 1/3 가량의 물을 넣고 저어서 섞은 다음 30분 정도 기다리면 바닥에는 흰 물이 고이고 위에 바이오 디젤이 떠오른다.

여기서 다시 바이오 디젤을 분리하여 60℃ 정도로 데워주면 불투명한 기름이 맑은 물처럼 투명하게 변한다. 이걸 약 1시간 정도 놔두면 다시 불투명해지는데 데워주는 일과 방치하는 일을 반복하여 기름이 더 이상 불투명해지지 않으면 완성된다.

이렇게 만든 바이오 디젤은 난방이나 디젤 엔진의 연료로 쓰면 된다. 참고로 최근 연구 결과에 의하면 기름의 원료는 대마 > 피마자 > 순으로 저온에서 굳지 않는다고 한다. 발열량은 피마자가 제일 좋다고. 하지만 효율은 화석연료보다 별로 좋지 않으므로(셋 다 밭에서 재배하는 건데 이러면 식량 생산과 충돌한다) 위의 석유 항목에 나온 것을 할 수 있을 때까지만 사용하자.

1.10. 본 차이나 도자기

단순한 질그릇 수준의 도자기는 전 세계 거의 어디서나 생산되었다. 다만 청자 백자 같은 고급 도자기의 경우, 근대 이전에는 생산할 수 있는 국가가 제한되어 있었고, 이런 국가들은 고급 도자기를 수출해 큰 돈을 벌었다.

당신이 도착한 문명이 과거 동북아 3국[18]처럼 고급 도자기를 생산해 타국에 수출하는 문명이라면 얄짤 없지만, 근대 유럽처럼 백자를 중국에서 비싼 값 주고 수입해 오던 문명이라면, 기술 개발을 위해 머리 싸매고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약간의 힌트라도 제공해서 도움을 줄 수 있다. 핵심은 수산화알루미늄과 인산칼슘. 전자는 고령토를 쓰면 되고, 후자는 뼈를 태운 재에서 얻을 수 있다.

다만 도자기를 만들려면 흙의 종류는 기본적으로 구분해야 한다. 흰색 고령토가 본차이나 도자기 제조의 핵심. 사실 다른 것보다는 이게 더 큰 난관이 될 것이다. 원시기술로 세라믹 만들기 영상을 참조해보자.

고령토를 구할 수 없는 지질적 환경이라면 본격적으로 본차이나를 개발할 각을 잡아야한다. 본차이나 항목에도 써 있지만 본차이나 자체가 고령토를 구할 수 없는 유럽의 지질 환경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다. 기본적으론 소의 부산물 가운데 아교질과 지방질을 태워 얻은 흰 뼛가루를 점토에 섞어서 소성하면 된다. 이렇게하면 흰색은 나오지만 너무 묽어서 흔히 생각하는 도자기처럼 물레에 돌려서 모양을 만들 수는 없다. 때문에 석고로 만든 틀에 부어서 모양을 잡은 후 건조시켜서 모양을 잡고, 잘 깎아서 세세한 모양을 잡고, 초벌구이를 한다. 그 후 유약을 발라서 재벌 구이를 하고, 색칠 등 장식을 한 다음에 다시 유약을 바르고 구워 완성한다.

과정이 워낙 복잡하기 때문에 인건비 때문이라도 생산비용이 꽤 드는 편. 이것을 사업으로 해서 수익이 나려면 귀족들이 다 같이 이국적인 물건에 돈을 마구 쓰는 적절한 시대여야 할 것이다.

1.11. 종이

중세 유럽에서는 11세기까지 종이가 없었다. 유럽에서 최초의 종이가 등장한 시기는 12세기 중엽이었으며, 전 유럽으로 퍼질 때까지는 100년이 더 걸렸다. 그때까지 유럽에서 무슨 죽간목독을 사용하고 그랬던 것은 아니고, 파피루스를 쓰거나 양가죽으로 양피지를 만들어 사용했다. 파피루스는 이슬람에서만 생산된걸로 아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남이탈리아에도 파피루스 생산이 있었으며 이슬람 세력이 딱히 파피루스 수출을 막지도 않았다. 유럽 전체가 사용하기에는 생산량이 부족했지만 말이다.

장르 판타지에서는 대체로 종이가 아니라 양피지가 필수적으로 등장하며, 필기구는 깃털펜을 사용하는게 그야말로 국룰로 굳어져 있다. 아무래도 뽀대가 나기 때문이다정확한 시초는 불명확하나, 모든 장르 판타지의 아버지인 던드에서도 마법 스크롤을 만들 때 양피지를 필수품으로 하기 때문에 이것도 던드에서 나왔다고 봐도 될 것이다. 깃털펜을 까먹은(?) 장르 판타지 작가들은 만년필을 내보내기도 한다. 이 부분에서 몇몇 부분 고증오류가 있는데, 양피지는 섬유 조직이 아니라서 종이처럼 잉크가 스며들지 않는다. 양피지 항목에도 나와 있지만 양피지에 글을 쓰려면 아라비아 검을 묻힌다던가 산성이 있는 잉크를 쓴다던가 해서[19] 글을 쓸 때 양피지 표면을 살짝 녹이면서 잉크가 달라붙게 해야하는 기술이 몇몇 필요했다. 깃털펜도 간지 안 나게도 깃을 다 떼어버리고 달군 모래에 휘젓는 등 번거로운 과정이 필요했다. 때문에 양피지에 글을 쓴다는 것은 지금처럼 종이에 쓱쓱 간편하게 쓰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 양피지의 치명적인 단점은, 인쇄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종이의 제조법 자체는 간단한 편으로, 적당한 식물성 섬유질과 채 정도만 있어도 충분하다. 한지의 제조에 닥나무를 많이 사용하는 건 섬유질이 말끔하게 정리되기 때문이고, 이론상으로는 밀짚만 잘 사용해도 만들 수는 있다. 밀짚으로 만들면 종이 품질이 벽지나 바닥장판 수준에 머물러서 그렇지. 물론 중세시대에서 이런 것을 가리지는 않겠지만.

종이를 만드는 기본적인 방법은 아래와 같다.
  1. 먼저 근처 숲에서 적당한 나무를 베어와서 내부 섬유소 부분만 잘게 갈아버린다. 결을 따라 길게 자르면 종이가 좀 더 튼튼하다.
  2. 잘게 간 톱밥에 생석회[20]나 나무재를 섞은 물에 끓여서 표백과 동시에 섬유를 연하게 만든다.
  3. 표백되고 물러진 섬유를 물에 씻어서 표백하고, 두들겨 빻아서 펄프로 만든다.
  4. 펄프를 다시 나무재를 섞은 많은 양의 물에 푼다. 이때 물에 식물성 점액 접착제를 섞으면 종이가 좀 더 튼튼해진다. 섬유와 나무재와 접착제가 최대한 고르게 풀리도록 잘 저어줘야 한다.
  5. 물 속에서 섬유질 덩어리를 미리 준비한 채반망 위에 올린 다음, 평평하게 걸러서 형태를 유지한 채 말리면 된다. 마르기 전의 습지를, 결을 90도로 교차해서 2장 겹치면 종이가 더 튼튼해진다.
  6. 젖은 종이를 이틀 정도 말리면 완성이다.

이렇게 만든 종이는 어릴 때 초등학교에서 보았던 갱지보다 좋지 않은 수준일 것이다. 종이는 실제로 중세 내내 내구성이 너무 떨어진다는 이유로 양피지를 대체하지 못했으며, 공문서는 종이가 아니라 양피지로 제작해야한다는 법까지 일부 도시에서 제정되었을 정도로 홀대 받았다. 종이가 일약 스타가 된 것은 다름 아닌 인쇄 기술 덕분. 인쇄 기술이 도입되자 양피지에 비해 잉크를 잘 먹는 종이의 장점이 부각되었으며, 양피지는 수가 적어도 내구력이 튼튼한 문서를 필요로 했다면, 종이 인쇄는 내구력이 약해도 일단 가격이 싸서 많이 찍어내는 걸로 그 단점을 매울 수 있었다. 결국 튼튼할 필요 없이 일단 싸면 되는 찌라시나 대학생용 교재, 잠시 쓰이고 버리는 행정 문서 등의 용도로 수요가 확 늘자 곧 양피지를 대체해버리고 만다.

이렇게 해서 돈을 좀 벌면 풍차나 물레방아를 이용해서 섬유질을 철저하게 분해하고 식물성 점액질을 섞은 물에서 균등하고 단단한 종이를 만들 수 있게 된다.

1.12. 갖가지 화학 약품

현대 공업에 쓰이는 기본적인 화학 약품들을 만들 수만 있어도, 당신이 이끄는 세력은 엄청난 속도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화학 약품들을 만들고, 그것들을 쓸 방법들도 알아보자. 이 아래에 쓸 화학약품들은 공기 · · 바닷물 · 식물 · 등에서 자연에서 채취 가능한 것만 적도록 하자.

다만 이렇게 해서 얻은 화학 약품들은 대량의 불순물을 포함한 것들인 경우인 게 일반적이다. 따라서 현대의 순도 100%에 가까운 화학 약품 같다고 믿고 무작정 섞으면 결과가 좋지 않게 나오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시전자가 죽을 수도 있다. 따라서 사용 전에 미리 시험해볼 필요가 있으며, 제조할 때마다 불순물의 함량과 종류가 달라지므로 제조한 것을 같은 물질이라고 섞지 말고 따로 보관한 후, 사용 전에 소량의 시험을 반드시 해야 한다.

왜냐하면 같은 양의 같은 재료를 사용해도 재료들의 성분 함량 차이가 있고, 같은 방법으로 만들어도 온 · 습도나 당시 제작자의 기분 차이(…)로 인한 제조 방법의 미세한 차이들이 결과물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화학 약품들을 보면 LOT NO. 라는 숫자가 있는데, 이 숫자가 같은 것들이 동일한 재료를 쓰고 동일한 공정을 거쳐서 만들어진 시약들이다. 한 실험에 로트넘버가 다른 시약을 교차사용하면 결과를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화학실험을 할 때 로트넘버 관리는 필수적이다. 로트넘버 관리를 못해 생긴 비극 지킬 박사와 하이드를 숙독하자. 컴덕이라면 같은 설계로 만들었을 램이 생산주차별로 오버수율이 조금씩 다른 것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1.12.1. 알코올

알코올, 염기와 함께 화학 삼신기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활용법이 무궁무진하니 무언가 만들고 싶다면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대표적인 것으로 알코올로는 에탄올 메탄올이 있다.

에탄올을 중탕가열해서 나온 기체를 포집하여 냉각하는 것이 기본 생산법이다. 다만 식량이 만성적으로 부족한 전근대적 세계에 떨어진다면 에탄올의 대량 생산은 포기해야할 수 있다. 현대의 공업용 에탄올의 양산도 석유 같은데서 추출하는게 아니라 카사바 고구마, 사탕수수 등을 발효 시킨 다음 증류해서 만든다. 현대 세계가 식량이 과다 공급으로 넘치기 때문에 마구 양산할 수 있는 것.

메탄올 나무를 건류시킬 때 나오는 목초액을 중탕가열해서 나온 기체를 포집, 냉각하고 이를 다시 중탕가열(처음의 중탕가열보다 온도가 낮아야 한다. 메탄올의 끓는 점은 64℃다.)하여 나온 기체를 포집, 냉각하면 메탄올이 나온다. 만일 순도를 더 높이고 싶다면 이 과정을 계속 반복해야 한다.

1.12.2. 삼대 강산(Strong acid)

염산, 황산, 질산으로 대표되는 세 가지 강한 은 현대 화학공업을 지탱하는 가장 기초적인 원료이자 기둥이다. 어떤 국가의 산업이 얼마만큼 발전했나를 콘크리트나 철강 생산량을 지표로 삼아 가늠해보듯이, 화학공업의 발달 정도를 알아보기 위해 이 3대 강산의 생산량을 지표로 삼을 정도다. 각 산별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생산방법은 다음과 같다.

1.12.3. 아세트산

아세트산을 만드는 법은 간단하다. 아세트산은 식초를 만들거나, 술을 만들다 실패해도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식초를 만든 뒤, 물의 끓는 점(약 100℃)과 아세트산의 끓는 점(약 118℃)이 다르다는 점을 이용하면 된다.

하지만 이 방법은 물과 아세트산의 끓는 점 차이가 적기 때문에 제대로 써먹기가 힘들 것이다. 때문에 에테르를 사용하는 방법이 제일 좋은데, 에테르는 황산과 에탄올을 섞고 140℃ 이상의 온도에서 가열하면 생성된다. 이 에테르를 식초와 섞으면 물과 에테르는 서로 섞이지 않기 때문에 에테르가 물 위에 뜬다. 이 에테르층을 따로 분리해서 중탕가열(에테르의 끓는 점은 약 34.5℃다.)하면 빙초산을 얻을 수 있다.

아세트산은 희석해서 식초 대용으로 쓰거나, 수산화나트륨과 섞어 아세트산나트륨( 손난로의 재료다.)을 만드는 등 쓰이는 곳이 상당히 많다. 하지만 아마도 아세톤을 만드는 데 가장 많이 쓰게 될 것이다.

1.12.4. 지시약

자신이 만들어낸 물질 혹은 천연 물질의 pH를 측정하려면 필수다. pH를 알면 만들어낸 물질의 농도가 얼마나 되는지 대충은 가늠할 수 있기 때문에 꼭 필요하다.

대한민국의 교육과정을 제대로 이수했다면 리트머스 종이는 잘 알 것이다. 리트머스 종이는 그냥 종이에 리트머스 이끼에서 추출한 색소를 묻히고 말리면 완성된다. 하지만 리트머스 이끼는 지중해 연안, 서아프리카 해안에서 자생하는 품종이며, 다른 지시약의 재료로 쓰이는 보라색 양배추도 한국에는 늦게 보급되었다. 한국에 떨어졌으면 망했어요.

하지만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씹으란 말도 있듯이 대체품이 있다. 그것은 바로 해당화와 같은 장미목 꽃잎과 머루껍질, 냉이다. 이들은 산성에선 붉은색, 염기성에선 녹색이나 푸른색을 띄는데, pH별 색 차이를 육안으로 구할 수 있으니 지시약으로 써먹기 아주 좋다.

지시약을 만들려면 일단 증류수에 재료를 넣고 끓인 다음, 천을 이용해 찌꺼기는 거르고 그 데친 물만 추출한 뒤, 에탄올을 몇 방울 넣는다. 이대로 써먹어도 되지만 불편하니 용액에 종이를 30분 정도 넣어두고(되도록이면 중성지를 쓰는 게 좋을 것이다.) 꺼내서 말리고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사용하면 된다.
현대에 구할 수 있는 지시약에 비하면 조악한 품질이긴 해도 산과 염기를 구분한다고 일일이 맛을 보아 구분하는 위험천만한 일을 하는 것보단 훨씬 낫다.

1.12.5. 유기용매

유기용매의 활용법은 무궁무진하다. 기존에는 식물성 기름을 추출할 때, 압착법으로 추출하여 기름을 완전히 추출할 수 없었지만 유기용매로 추출하면 한계까지 기름을 쥐어짤 수 있다.[25]
에테르는 위에서 이미 언급했으니 생략하고, 아세톤의 제조법에 대해서 알아보자. 아세톤은 일단 나무를 건류시켜서 목초액을 추출하고, 석회(산화칼슘이나 수산화칼슘)를 섞어 초산석회(아세트산칼슘)를 만들어야 한다. 석회를 넣다보면 색이 갈색에서 검은색으로 변했다가 최종적으론 자색을 띄게 되는데, 검은색일.때가 중화적점이다. 중화가 진행되면 타르가 위에 뜨게 되는데 이를 제거하고 초산석회 결정이 위로 뜨거나 용기에 늘어붙지 않도록 잘 저어 준 다음 건조시킨다. 이 건조해서 나온 결정을 건류하면 탄산칼슘과 아세톤이 나온다.

뭐 이렇게 하는게 맞기는 한데.... 본질은 아세트산 칼슘[26]을 얻어서 건류, 즉 밀폐된 용기에서 가열하면 되는 것이 아닌가? 더 쉬운 방법이 있다. #
CaCO3(s) + 2CH3COOH(aq) → Ca(CH3COO)2(aq) + H2O(l) + CO2(g)
탄산칼슘과 아세트산을 반응시키면 아세트산 칼슘과 이산화 탄소가 나오게 되는데, 아세트산 칼슘은 물에 녹으므로 남아있는 용액을 전부 증발시키면 아세트산칼슘이 나올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얻은 귀한 아세톤을 어떻게 쓸까? 매니큐어 지우는데만 쓰지 말고, 1874년에 하티히(Hartig)가 한걸 따라해서, 면화약과 아세톤을 섞어보도록 하자. 조악한 품질이지만 무연화약을 만들 수 있을 수도?

하지만 사실 무연화약은 이렇게 간단히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당신이 화학 전공을 하지 않았다면, 면화약과 유기용매로 무연화약을 만들 수 있다는 것만 과학자에게 알려주고 뒤로 빠지도록 하자.

여기까지 읽으면서 눈치 빠른 사람은 뭔가 눈치채지 않았는가? 초산? 그렇다. 더 효율적인 대량생산방법은 바이츠만(Weizmann,C)에 의해 만들어졌는데 그것은 식초→빙초산→초산염을 만드는 제조법이다. 바이츠만은 이 덕분에 초대 이스라엘 대통령까지 되었다.

1.12.6. 에틸렌

에틸렌은 대표적인 탄화수소로, H2C=CH2[27]의 구조를 갖고 있다. 상당히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며 식물에서도 호르몬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약간씩 분비되는데, 호르몬이란 말이 붙을 정도로 극미량이라 사실상 무시해도 될 정도다.

그나마 대량으로 생산할수 있는 방법은 진한 황산과 에탄올을 고온에서 반응시키는 것인데, 이 경우 이론적으론 에탄올의 분자수만큼 에틸렌이 나온다. 그렇다면 황산은 앞서서 제조방법을 설명했으니 에탄올은 어디서 구하냐는 질문이 나오는데, 아주 간단하게도 술을 분별증류해서 물보다 먼저 나오는 액체를 모으면 그게 에탄올이다. 이런 제조방법을 사용하면 순도문제도 있고, 100% 반응시키는 것이 불가능하니 실제론 그보다 적게 나오겠지만 어쨌든 식물에서 얻는 것보단 에틸렌을 많이 얻을 수 있다.

구체적인 방법을 적자면, 알코올 램프와 거기에 맞는 크기의 화로, 그리고 크기가 다른 두 개의 비커가 필요하다. 알코올 램프는 알코올이 든 유리병에 심지를 꽂으면 만들어지고, 큰 비커의 크기를 알코올 램프에 맞추는 세팅이 필요하다. 알코올 램프와 화로를 세팅하고, 그 위에 큰 비커와 작은 비커를 차례로 올리고 큰 비커에는 물을, 작은 비커에는 에탄올과 황산을 약 45:98(수분을 포함한 불순물의 양을 고려하지 않은 비율이다.)의 비율로 섞어서 넣는다. 그리고 이것을 물이 끓을 정도로 가열시키며 기다리면 보글보글거리면서 기체가 나오는데, 이게 에틸렌이다.

에틸렌의 용도는 생각보다 다양한데, 첫번째로 위에서 언급한 식물의 호르몬으로 쓰는 것이 있다. 에틸렌은 식물이 노화하고, 과일이 익는 데 영향을 주며 보통 과일에선 끊임없이 에틸렌이 나오기 때문에 바나나를 운반할 땐 초록색 바나나를 차에 싣고 계속 환기를 시켜 주며 에틸렌을 날려버려서 바나나가 먼저 익어버리는 것을 방지한다. 그리고 팔 곳에 도착하고 나서 상자를 밀폐시킨 뒤 안에 에틸렌을 뿜어 인위적으로 숙성시킨다.

당신은 이 방법을 따라하여 바나나가 생산되지 않는 온대, 냉대 지방에까지 신선한 바나나를 판매할 수 있다. 또한 이걸 모르는 그 시대 사람들이 파는 바나나는 에틸렌의 영향으로 물러지고 껍질이 갈라지지만 당신의 바나나는 품질과 맛, 보존성 모두 다른 바나나를 압도하기 때문에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 역시 가능하다.

바나나가 생산되는 열대 지방이 아니더라도 여전히 쓸모는 있는데, 만약 당신의 경쟁자가 온실에서 농사를 짓는 기술을 가졌다면 그 온실에 에틸렌을 뿜어 농작물을 모두 썩게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들키는 순간 악마와 계약을 맺고 식물을 말라 죽게 만드는 능력을 사용한다며 화형당할 수 있으니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라면 하지 말자. 그 이전에 반칙이지만

아니면 에틸렌을 높은 온도와 압력에서 결합시켜 폴리에틸렌을 만들 수도 있는데, 이건 웬만한 기술력으론 불가능하니 적지 않겠다. 사실 현대에 생산되는 에틸렌의 대부분은 여기에 쓰인다.

1.12.7. 암모니아

대량생산에 용이한 건 하버-보슈법이지만, 이걸 개인의 힘으로 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우선 질소와 수소를 각각 생산해야 한다. 질소는 공기 중에 널려 있지만, 현대적인 방법으로 대량 생산하려면 공기를 증류탑에 넣어 냉각시켜서 공기 구성 기체들의 끓는 점 차이를 이용해 질소를 분리해야 한다. 기체를 냉각시키려면 단열팽창을 반복시켜야 하는데 그러려면 펌프와 콘덴서와 노즐 등이 필요한데 이것을 전근대적 환경에서 어떻게 구현해야 할지 벌써부터 막막하다.

수소 역시 현대에는 천연가스에서 분리해내는데, 천연가스를 채취해서 활용할 수 있게 된 건 역사적으로 극히 최근의 일이며 대규모의 설비와 인력, 기술이 필요한 일이니 이 쪽은 포기하자. 물에 1.75볼트 이상의 전기를 흘리면, 생산성은 떨어져도 고순도의 수소를 얻을 수 있다.

질소와 수소를 각각 얻었으면 반응시켜야 한다. 그냥 두 기체를 한데 섞어놓고 전기만 방전...시켜서 합성이 되면 참 좋겠는데, 질소가 워낙 반응성이 낮은 기체라 그렇게 쉽게는 되지 않는다. 촉매로 산화 철과 약간의 세륨 및 크로뮴을 첨가한 상태에서 530℃, 290atm의 고온 고압을 가하면 반응이 일어난다. 530℃의 고온을 가하는 거야 어렵지 않겠지만, 290atm의 기압의 압력을 만들어 낼 압축 기술은? 또 그걸 견딜 수 있는 용기를 만들 소재는? 이 쯤에서 포기하면 편하다.

그래도 방법은 있다. 염화암모늄과 수산화나트륨을 섞는 방법으로, 수산화나트륨이야 소금물을 전기분해하면 나오고, 염화암모늄은 화산이나 온천 지대에 있다. 동양에서는 북정사(北庭沙)라는 약재로 썼으니 어찌어찌 풍문에 의지하면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염화암모늄과 수산화나트륨을 섞어 가열하면 NH4Cl+NaOH → NaCl+NH3+H2O 즉, 소금과 암모니아와 물이 생성된다. 참고로 암모니아와 소금은 용해도가 높으니, 분리하려면 이 생성물을 가열하여 암모니아 증기를 따로 포집해야 한다.

하지만 이 방법으로 나온 암모니아로 비료를 만드는 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일이라 비료로는 못쓰고, 화약으로 쓰는것도 차라리 초석광산을 찾아서 캐는게 나을 정도로 비쌀거다. 뭐, 정 쓸 곳이 없다면 가스식 냉장고로 얼음을 만들어 한여름에 팔아보자(...).

비료를 만들고 싶다면 하버-보슈법 밖에 답이 없다. 괜히 하버-보슈법이 '멜서스 트랩을 폐기한 기술'인게 아니다. 다만 2020년 들어서 '볼 밀링법'이라는 더 낮은압력, 낮은 온도(≒더 쉬운 방법)으로, 더 효율좋게 암모니아를 추출 가능한 신기술이 개발되긴 했지만, 이쪽도 분당 400회전이라는 분쇄기[28]의 속도가 필요하다 보니 중세풍 판타지 배경으론 어렵기는 매한가지.

물론 어려운건 어려운거고, 일단 대량의 암모니아를 뽑아 낼 방법을 최초로 개발하면 식량생산(비료), 식량보관(냉장고), 군사력(화약)등 여러 방면에서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

1.12.8. 과산화수소

일단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중정석(황산바륨)을 부수어 물에 녹지 않는 황산바륨을 물에 섞어 불순물을 제거하고, 목탄이나 코크스와 섞어서 600~800℃에서 가열하면 황화바륨이 생성된다. 이 황화바륨을 물에 침전시켜 소다회(탄산나트륨)에 섞으면 탄산바륨의 침전물과 황화나트륨수용액이 생긴다. 황화나트륨수용액은 산과 접촉하면 황화수소(이것이 물과 접촉하면 황산이 된다.)가 되니 잘 보관하자.

탄산바륨을 목탄과 코크스와 섞어 1200℃ 이상의 고온으로 가열하면(용광로를 만들어 봤다면 할 수 있을 것이다.) 산화바륨이 생긴다. 이것을 공기 중에서 500℃로 가열하면 과산화바륨이 생긴다. 이 과산화바륨과 묽은 황산을 섞으면 황산바륨은 침전되고 과산화수소수가 나온다.

과산화수소의 사용법은 무궁무진하다. 직물과 펄프의 표백에도 쓰이고, 살균에도 쓰인다. 조선처럼 흰색을 좋아하는 문화권이라면 당신은 돈방석에 앉을 수 있다.

1.12.9. 포스겐

적군에게 공포감과 더불어, 특정 지역에 오는 걸 막고 싶을때, 그리고 이를 위한 죽음구름 마법을 사용할 수 없을 때 간단한 독가스인 포스겐을 제작할 수 있다.

포스겐은 염소와 더불어 일산화탄소를 숯과 같은 활성탄 촉매가 들어있는 반응장치에서 반응시켜 만들어내며, 이때 발열이 일어나므로 반응장치의 온도를 어느 정도 낮게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50~150℃). 또한 이렇게 나온 포스겐의 끓는 점은 8.3℃이므로, 이렇게 만들어진 포스겐을 얼음과 소금을 이용하여 액화시킨 후 유리용기에 넣어준다. 그리고 나중에 써 먹을 때는 유리를 깨트리면 포스겐이 줄줄줄… 이에 대한 방비책으론 숯을 이용한 방독면이나 오줌을 적신 천 등을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물론, 포스겐 제법을 들키게 되면 적들도 마구 써댈 것이며, 또한 더 나쁜 독가스가 나올 가능성도 높다. 더 삽질 레벨을 높이고 싶다면 페놀과 아세톤을 반응시켜 비스페놀 A를 얻고, 이렇게 만든 비스페놀 A를 수산화나트륨과 더불어 포스겐으로 폴리카보네이트를 만들어보자. 단단하고 투명하며 자외선까지 약간 막아 준다

1.12.10. 탄산수소나트륨

만드는 법은 간단하다. 탄산나트륨 수용액에 숨(이산화 탄소)을 불어 넣어 생긴 침전물이 바로 탄산수소나트륨이다. 용도는 제산제, 세정제, 탈취제, 중화제, 제빵에 쓰이니 만들어 놓으면 요긴하게 쓰일 것이다.

1.12.11. 염화칼슘

석회석(탄산칼슘)을 염산과 반응시키고 물을 증발시키면 염화칼슘 결정이 남는다. 제습제, 제설제, 물에 녹으면 영하 52℃가 되어야 어니 냉매로도 쓸 수 있다. 그리고 콘크리트에 넣으면 빠르게 경화시킬 수 있다.

두부를 만들 때도 쓸 수 있지만, 불순물 제거에 자신이 없다면 그냥 간수를 쓰는 게 낫다. 간수도 없다? 그럼 바닷물![29]

1.12.12. 수산화나트륨

수산화나트륨은 앞서 얘기했다시피 소금물의 전기분해를 이용하여, 염산 수산화나트륨을 얻을 수 있다.

이렇게 얻은 수산화나트륨은 꽤나 순수한 수산화나트륨일 것이므로, 상당히 쓸 일이 많을 것이다. 예를 들면 중성지방에 수산화나트륨 수용액을 넣어 품질 좋은 비누 글리세린을 얻을 수 있다.

눈치 챘는가? 니트로 글리세린의 바로 그 글리세린이다! 황산과 질산 혼합액에 글리세린을 천천히 넣으며 반응시키면, 알프레드 노벨의 바로 그 니트로글리세린을 만들 수 있다!

1.13. 코르크

코르크 고무가 발견되기 전까진 밀봉을 위해 많이 사용되었다. 뿐만 아니라 단열성이 있어 콘크리트에 섞기도 하고 탄성과 방수성 때문에 신발의 깔창으로도 사용된다.

보통 코르크는 코르크 참나무에서 채취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곳이라면 참나무과에 속하는 나무에서도 소량이나마 코르크가 나오니 이를 참고하도록 하자. 동아시아의 경우, 코르크 참나무 다음으로 코르크가 많이 나오는 굴참나무가 자생하므로 참고하자.

코르크의 제조법은 다음과 같다.

2. 관련 문서



[1] 고무나무도 1그루에서 7년간 채취해야 쓸 만한 양이 나온다. [2] 석유 가스를 비교적 낮은 압력(6~7kg/cm2)을 줘서 압축하면 액화석유가스. [3] 사실 그 나프타라는 게, 라이터 연료다. 지포 사의 흑색 철통에 들어있는 그게 나프타. [4] 현대에 무연탄이 도태된 가장 큰 이유가 가격일 정도로 경쟁력이 부족한 석탄이다. [5] 490°C [6] 고생대 말 평안 누층군(육성층)=무연탄. [7] 그 유명한 아오지 탄광 정도가 갈탄 광산이다.(신생대 제3기.) [8] 뼈의 인과 반응하여 뼈가 녹는다. 아마 판타지 세계라도 이런 질병은 치료하지 못할 것이다 [9] 석탄이나 목재 따위의 고체 유기물을 공기가 통하지 않는 기구에 넣고 가열하여 휘발성 물질과 비휘발성 물질을 분리하는 방법. [10] 《천공개물(天工開物)》 〈소취법(燒取法)〉 인용. [11] 《신전자초방》 인용. [12] 다만 이는 반대로 말해 한 탄창 정도까진 어떻게든 격발할 수 있다는 소리다. 실제로 M1911이나 AR에 흑색화약을 장전한 탄을 넣고 쏘는 실험을 해봤는데, 탄의 힘이 약하고 쏜 후에 엄청나게 더러워지긴 하지만 한 탄창 정도는 소화했다고 한다. [13] 던져도 터진다. 즉, 콩알탄에 들어가는 물질. [14] 드래곤, 오우거, 거인 등등. 당연히 몸무게를 지탱하는 뼈대나 힘줄, 근육이 강철 케이블 마냥 튼튼하고 가죽 또한 그에 맞게 엄청나게 질기고 두꺼울 것이다. 실제로 서커스장의 암컷 아프리카 코끼리가 난동을 부릴때 권총탄&슬러그탄을 백여발 가까이 맞고도 버틴 것을 생각해보자. [15] 노벨의 고향은 스웨덴 스톡홀름이다. [16] 보통 실험실에서는 포도당 수용액을 사용한다. [17] 석탄이나 목재 따위의 고체 유기물을 공기가 통하지 않는 기구에 넣고 가열하여 휘발성 물질과 비휘발성 물질을 분리하는 것. 물론 메탄올은 휘발성이다. [18] 일본 임진왜란 이전에는 수입국 [19] 일단 기초적인 잉크 제조법은 이러하다: 탄닌산 아니면 몰식자산(갈산) 수용액에 황산제일철을 첨가하면 블루블랙 잉크가 된다. 종이에 쓰면 공기와 접촉하여 제일철이 제이철로 되고 이것이 타닌산이나 몰식자산과 작용하여 청흑색의 침전물을 만든다. 문제는 저 잉크, 빛과 물에 약하다.(물론 현대에는 저렇게 블루블랙 색상의 잉크를 만들지는 않는다.) [20] 산화칼슘(CaO)을 말하는거다. 탄산칼슘을 공기를 차단한 상태에서 가열하면 이산화 탄소를 잃으며 산화칼슘이 생성된다. [21] 염산과 질산의 1대1 혼산에는 녹는다. 그래서 명칭이 왕수(王水). [22] 어디선가 많이 들어봤는데... 하면 기분 탓이 아니다. 나트륨을 더하면 그 유명한 락스다. [23] 출처 [24] 그래서 과학실에서 제습제로 쓰인다. [25] 현대의 콩기름이 대표적인 유기용매인 헥세인을 이용해 생산되며, 끓는점 차이를 이용해 헥세인을 날려버리고 정제과정만 거치면 몸에 해롭지도 않다. [26] Ca(C2H3O2)2 [27] 탄소 하나와 수소 두 개를 각각 꼭짓점으로 갖는 두 개의 삼각형이 탄소 원자의 꼭짓점끼리 붙은 모양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28] 애초에 '볼 밀링'이라는것 자체가 회전을 통해 '원심력을 얻은 쇠구슬로 때려' 입자를 잘게 분쇄하는 기술이다. [29] 그 유명한 초당두부의 제법이다. [30] 코르크가 썩는 현상 [31] TCA 감염 방지와 불순물 제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