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Phosgene.COCl2
염소 화합물. 요소 및 유기화합물의 제조과정 및 원료에 쓰인다. 가스 형태의 경우 화학무기로 쓰일 수 있다.
1812년 영국의 화학자인 존 데이비가 일산화탄소와 염소를 햇빛에서 반응시켜 최초로 합성하였다. 이름의 유래는 그리스어로 빛에서(Phos) 태어났다(gene). 인과 같은 어원을 갖는 비슷한 어감을 가진 분자이지만 인은 들어가 있지 않다.
2. 제조
만들기가 매우 쉽다. 순수한 일산화탄소와 염소를 다공성 활성탄에 통과시키는 게 일반적인 생산 방식으로, 2000년에만 천만 톤이 전세계에서 생산되고 있었다.현재 유기화학에서 아실클로라이드, 이소시아네이트, 폴리카보네이트[1] 같은 플라스틱 원료 뿐만 아니라 비료원료로 쓰이는 요소등도 합성하는 요긴한 재료라고 할수 있다. 따라서 화학산업이 발달한 대한민국에서도 생산되고 있으며, 세계적인 생산국이다.[2]
과거에 사용된 소화약제인 사염화탄소를 화재현장에 사용하면 발생되는 물질이다. 현재는 아래 문제점 때문에 이 소화약제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
3. 위험성
포스겐은 그 허용치가 소방 분야에서 사람 죽이는 걸로 악명 높은 일산화 탄소나 사이안화 수소보다 낮아서 더 치명적인 물질이다. 우선 폐로 흡입된 포스겐은 다음과 같이 폐 내부의 습기와 반응해 염화수소, 즉 염산을 생성하여 폐조직에 화학 화상을 입히는데, 그러면 폐포가 손상되어 호흡 능률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손상된 조직에서 혈액이나 기타 체액이 폐 속으로 직접 유출돼 폐수종을 일으킬 수 있다.COCl2 + H2O → CO2 + 2 HCl |
그러나 이 물질의 가장 무서운 점은 바로 단백질 파괴다. 포스겐은 단백질의 아민(amine)기와 반응하여 이소시안네이트(-NCO)를 형성하고(1), 이 이소시안네이트 역시 다른 단백질의 아민기와 추가로 반응해 결합을 만드는데(2), 이 때문에 폐포가 손상되어 혈액과 공기 간의 기체 교환이 저해되어 질식을 유발하는 것. 그리고 이 반응에서도 염산이 생성된다.
(1) RNH2 + COCl2 → RN=C=O + 2 HCl |
(2) R'2NH + RNCO → R'2NC(O)N(H)R |
포스겐을 사용하는 연구원이라면 항상 옆에 포스겐을 중화시키는 암모니아 용액[3]이나 탄산수소 나트륨 용액[4]을 비치 및 항상 퓸 후드와 같이 통풍이 잘 되는 환경에서 작업을 수행해 사고를 예방해야 한다. 포스겐에 노출되었을 때 당장 증상이 없더라도 3~4시간, 길게는 24시간 후에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으니 노출되었다면 병원에 가서 적절한 처치를 받도록 해야 한다.
포스겐은 불안정한 화합물이라 일반 자연환경에서는 나오지 않지만, 여러가지 요인으로 대기 중에 방출되는데 첫 번째는 포스겐을 만드는 산업시설에서의 누출, 두 번째로는 프레온(R13, HCFC)이 들어간 냉장고의 냉매 혹은 하론같은 유기 염소화합물이 열을 받을때 포스겐이 만들어진다. 또한 클로로포름은 자연적으로 산소와 광화학반응을 일으켜 포스겐을 만들어낸다.
산업 기준상으론 허용량이 0.1ppm. 포스겐의 경우 풀 벤 냄새 혹은 설 익은 옥수수를 벤 냄새가 나는데, 이런 냄새가 나면 벌써 포스겐 농도가 꽤나 높다는 걸 의미한다. 0.125ppm부터 냄새가 나고, 대충 이게 포스겐이라는 생각이 들 때 즈음이면 1.5ppm. 이미 기준치를 15배나 초과한 셈이다. 3ppm 이상부턴 눈과 기도, 피부를 자극한다. 그냥 냄새 인식하자마자 빨리 안전한 곳으로 도망치는 게 좋다. 참고로 인간의 포스겐 LD50[5]은 1분에 500ppm이다. 물론 250ppm의 포스겐을 2분 동안 마셔도 골로 가는 건 마찬가지다. 덤으로 산업시설에서 30톤 이상의 생산능력, 3톤 이상 수출입을 하게 되면 화학 무기 금지 조약에 의해 설립된 화학 무기 금지 기구에 보고해야 한다. 그리고 200톤 이상부턴 사찰이 들어간다.
그리고 포스겐은 해독제가 없다. 중화시키겠다고 폐에다가 위에서 설명한 암모니아나 탄산수소 나트륨 같은 알칼리를 집어넣으면 그게 더 문제니까 말이다. 그러니까 될 수 있는 한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어 주면서 안정을 시켜야 한다. 친척으론 두드러기 작용제인 포스겐 옥심(CX)이 있다.
4. 화학 무기로의 사용
  대량살상무기 일람 | |
  핵 무기 | <colbgcolor=white,black> 원자폭탄 · 수소폭탄 · 중성자탄 |
  생물학 무기 | 마버그바이러스 · 보툴리누스균 · 에볼라바이러스 · 인플루엔자바이러스 · 두창바이러스 ( 천연두) · 탄저균 · 페스트균 · 디프테리아 |
  화학 무기 | 겨자 가스 (질소 머스터드) · 루이사이트 · 사린 · 소만 · 청산 ( 치클론 B) · 타분 · 트리코테신 (황우) · CG · VX · 삼플루오르화염소 |
이렇게 인체에 대단히 치명적인 화학물질이기 때문에 군사 지휘부 측에선 이걸 독가스로 써먹으려고 하였으며, 결국 진짜로 써먹었다.[6] 군사적으론 이놈을 CG라고 부른다.
포스겐이 꽤나 주시되는 화학무기 중 하나인 이유가, 위에서도 설명했듯이 무진장 만들기 쉽다는 점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저런 산업에 필수적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오직 생물을 죽이려는 용도로만 발명된 VX, 사린, 타분 등은 금지하거나 쓰지 않기로 협의하고 폐기할 수 있지만 포스겐은 도저히 그럴 수가 없다.
포스겐은 1915년 프랑스에 의해 화학무기로 만들어졌으며, 양측은 신나게 포스겐을 만들어 써먹었다. 독가스가 본격적으로 사용된 전쟁인 제1차 세계 대전 기간 동안 양측은 19만톤의 화학무기를 만들어냈으며, 그중 3만 6600톤이 포스겐이었다. 그러나 포스겐이 그리 알려지지 않았던 것은 겨자 가스가 10만여명을 사망시켰기에 사망자 수 1위에서 밀려났기 때문이다.[7]
제1차 세계 대전 후 이탈리아 왕국이 에티오피아를 먹으려 하면서 포스겐 등 화학무기를 썼다가 국제사회에서 왕따를 당했다. 그리고 중일전쟁 당시 일본군은 731 부대에서 만들어낸 포스겐을 중국인들에게 뿌려댔다.
현대전에서는 직접 살상보다는 방독면의 기능을 무력화하는 것이 가장 큰 위협인데, 국군 야전교범에 따르면 질식작용제 노출 시 방독면 정화통의 수명이 6시간으로 단축된다고 한다.[8] 이 때문에 포스겐 살포로 방독면 기능을 약화시킨 후 즉사 효과를 가진 신경작용제를 다시 살포하는 전술이 있을 정도.
하지만 그렇다고 포스겐을 생산 금지시킬 수 없는 게, 문서에서도 여러번에 걸쳐 설명하지만 이게 유기화학산업의 근간이 되는 물질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무기화학산업 분야의 불산과 황산도 마찬가지. 그래서 화학무기 금지협정에선 1년동안 30톤이상 제조가능한 시설에 대해 감찰이 들어간다.
[1]
환경호르몬으로 불리는 비스페놀 A과의 화학반응을 일으켜 만든다. 물론 비포스겐법도 개발되어 있다.
[2]
2023년 기준 대한민국의 포스겐 생산량은 대략 15만 5천 톤 정도 된다. 이 외에도 수입으로 15만톤 가량을 추가로 들여온다.
[3]
포스겐 기체를 사용하는 경우
[4]
액체 상태의 포스겐, 또는 포스겐의 대체 물질인 diphosgene이나 triphosgene을 사용하는 경우
[5]
치사율이 50%가 되는 농도.
[6]
육군에서 화생방 교육을 할 때 가르치는 화학무기 중 질식작용제로 첫머리에 나오는게 포스겐이다.
[7]
이 때의 경험으로 훗날
아돌프 히틀러는
독일 국방군이 절대 화학무기를 쓰지 못하게 지시했다. 물론
치클론 B와
일산화탄소는 독가스로
잘만 써먹었다.
[8]
신경작용제의 경우 24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