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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04 21:08:01

턴제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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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상세3. 기원4. 시스템
4.1. 턴 진행4.2. 유닛들의 행동
5. 장·단점
5.1. 장점5.2. 단점5.3. 호불호
6. 선후공의 유불리
6.1. 예제6.2. 반례6.3. 무승부
7. 턴제 게임 목록8. 관련 문서

1. 개요

Turn-based Game, Sequential Game

턴(순서)+제(규칙)+게임. 한 턴 한 턴 순서대로 번갈아가며 진행하는 게임을 말한다.

대칭되는 개념으론 실시간 게임이 있다.

비슷한 개념으로 '반턴제' 라는 용어도 있다. 보통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의 액티브 타임 배틀이나 마비노기의 초기 전투 시스템을 반턴제라고 부르는 것으로 보아 완전한 턴제가 아니니까 반만 턴제라는 의미로 부르는 것 같은데 정의도 불명확하고 해외에서는 이런 명칭조차 없으니 고유의 시스템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 혼동을 막기 위해 필요해 보인다.

2. 상세

합성어로 게임의 하위인 듯 하위 아닌 하위 같은 항목이며 딱히 비디오 게임에 집어넣기도 어정쩡한 위치의 단어다. 보통 턴 방식 전략 시뮬레이션을 가리킬 때 쓰는 단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전략게임이나 전술게임과 항상 궤를 같이하는 것은 아닌, 좀 더 넓은 의미의 단어다.

한 문장으로 턴제 게임의 정의를 내리긴 어렵지만 게임을 룰에 따라 플레이어가 지적인 결정을 해나가는 오락으로 본다면, 턴제는 플레이어가 룰에서 허용된 일련의 행동을 하는 것을 하나의 턴의 기준으로 삼아 게임의 루프가 진행되는 형태의 게임들이라 할 수 있다.

아울러 이 행동이 반드시 하나가 아닌 여러 단계로 이루어질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카드 1장 뽑기 - 카드 플레이하기 - 카드 1장 버리기"의 3단계가 하나의 턴의 기준이 되는 경우. 또한 행동엔 1명 이상의 플레이어가 참여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1장의 카드를 숫자가 안보이게 낸다 - 플레이어가 카드의 숫자를 말한다 - 다른 플레이어가 진실 혹은 거짓으로 카드를 냈는지 맞춘다"는 게임룰은 2명 이상의 플레이어가 한 턴에 참가하지만 턴제 게임이다.

예를 들면 체스는 각자의 플레이어가 차례로 돌아가며 1기의 말을 정해진 룰에 따라 옮기는데 한 플레이어가 1기의 말을 옮기는 행동이 체스에서 한 턴이 끝나는 기준이라고 볼 수 있다. 게임이 끝날 때까지 이 턴은 계속해서 반복(루프)된다. 하나의 턴이 끝나기 전에 다른 턴이 동시에 멀티 태스킹될 수 없는 것을 전제로 한다.

여기서 흔히 턴제 게임이라고 불리는 게임들은 이 턴이 끝나는 기준이 시간적 요소(순발력, 반응속도 등)가 아닌 다른 기준들(지적인 결정이나 운)에 의해 정해지는 게임들을 지칭한다. 만약 시간적 요소를 인정해버린다면, 모든 컴퓨터는 1개의 명령을 실행할 수 있는 사이클의 최소 시간 단위가 정해져 있으므로 엄밀히 말해 "플레이어가 정해진 사이클 최소 시간 단위 안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행위" 역시도 한 턴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반응속도가 중요한 실시간 컴퓨터 게임들도 사실은 다 턴제인 것이 되어버린다.

그러나 결국 시간은 인간의 체감에 의존하는 기준이므로 경우에 따라 턴이 끝나는 기준에 시간적 요소가 포함되더라도, 그 시간이 인간의 반응속도보다 훨씬 길게 주어지는 경우(주로 수십 초 이상에서 수십분 정도), 여전히 턴제 게임으로 쳐주기도 한다. 예를 들면 체스에선 피셔타임이란 시간 제한 룰을 적용해도, 한 턴을 두는데에 주어진 시간이 단순히 반응속도에 의존하기보다는 수 분이상 고민을 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라 여전히 턴제로 쳐주는 경우가 그것이다.

실시간 게임이라도 턴제의 요소가 포함될 수도 있다. 야구와 같은 경우, "볼을 던지고 그 볼을 배트로 받아쳐서 날리고 다음 베이스를 향해 뛰는 행위"는 순발력이라는 시간적 요소에 크게 의존하니 실시간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타자 3명이 아웃 되면 공수가 바뀌는 규칙" 은 공수라는 턴이 있으며, 이 턴이 끝나는 기준이 시간적 요소가 아닌 점수 스코어(아웃 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므로, 턴제적인 요소라고 볼 수 있다.

근래에는 주로 컴퓨터로 진행하는 전략 게임, 혹은 전략성이 짙은 게임에 사용되고 있다. 흔히 턴제 게임하면 턴제 전략 시뮬레이션을 떠올리게 된다. 비디오 게임의 보편화 전 '턴제'(turn based)라는 말은 게임/스포츠에서는 별다른 의미가 없었다. 어차피 게임이나 스포츠는 정해진 규칙에 따라 순서를 바꾸어 진행했다.

실제로 구글 엔그램 뷰어를 참고하면 1950년부터 2015년 까지 'turn-based' 라는 문구로 검색해본 결과, 1990년 초반까지 문구의 사용이 없다. 하지만 1990년 초반부터 현재까지 'turn-based'라는 문구의 사용이 늘어났음을 (아주 작은 양이지만) 확인할 수 있다. 검색 더욱 재미있는 사실은 'turn-based strategy'(턴제 전략)을 검색해 보아도 비슷한 그래프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 검색 'turn-based strategy game'은 1996-97을 기점으로 증가한다. 참고 검색

이를 고려할 때, 해당 시기에 발매된 유명 턴제 전략 게임인 도스버전 X-COM이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

턴제 대신 실시간 요소를 넣으면 RTS, RTT 등을 포함하는 실시간 게임이 된다.

3. 기원

한 턴에 대하여 좀 더 고증이 필요한 것은 근대 비디오 게임의 근원이라 추측할 수 있는 이른바 ' 보드게임'의 규율에 있다. 바둑이나 장기 또는 체스를 본다면 행마의 규칙은 각각 달라도 순서 만큼은 모두 비슷한 양상을 띠고 있다는 점을 주의깊게 봐야한다. 한번에 하나의 말(피스: piece)만을 배치 또는 이동할 수 있고 이는 공수를 둘 다 겸한다. 좀 더 유심히 봐야 하는 것은 이 보드게임의 근원은 다름아닌 전투라는 것이다. 양측이 세력의 확장과 정해진 군사의 배치, 공격, 수비를 통한 승리를 궁극적인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전투와 상통하는 면이 있다.

실제 전투에서는 순서 같은게 없다고 막연히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전략 시뮬레이션 문서에도 간단히 쓰여있듯이 현실의 전투 지휘는 큰 관점에서 볼 때 시간 제한이 빡센 턴제에 가깝다. 가령 적이 어떤 지역을 공격하면 아군은 그에 대응해 증원군을 보내고, 이 증원군이 오는 것을 본 적이 이에 대응해 퇴각할 것인지 계속 싸울 것인지 판단을 하는 식으로 상대의 행동을 보고 행동하는 식이기 때문이다. 게임에서 실시간 컨트롤이라는 요소는 현실에서의 지휘 능력이라기보다 평소의 훈련, 사기 등으로 결정되는 개별 전투원들의 움직임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턴제로 전쟁이 진행되던 시절도 있었는데, 머스킷으로 교대로 사격을 가하던 나폴레옹 전쟁 시기의 전장이 대표적이다. 진짜로 서로 공격할 순서를 결정한 뒤 상대방이 총이나 대포를 쏠 때까지 군단 전체가 방진을 유지한 채 지휘관의 지시에 따라 뻣뻣히 서거나 행진해 나아가서 그걸 피하지도 못한 채 두 눈 뜨고 그냥 맞아 죽어가는 지금 보면 한심하기까지 한 상황이 현실에서 벌어졌다. 턴제 게임의 시초가 되는 미니어쳐 게임의 첫 상업화 게임인 리틀 워즈가 이 나폴레옹 시기를 배경으로 하는 것이었으니 이러한 실태가 그대로 이어져 내려온 것이라고 할 수도 있다.

물론 당시에 이렇게 싸웠던 이유가 나름대로 없지는 않은데, 자세한 내용은 전열보병 문서를 참고한다. 엄밀히 말하면 전쟁보다는 전투가 턴제인 것에 가깝다. 전쟁은 결국 양 측이 가진 정보의 차이 때문에 턴이라는 개념이 존재하기 힘들며, 지휘관이 결정을 내리고 병력이 행동을 하는 틈에 무수히 많은 변수가 개입해 시간 관념이 어그러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싸움에 일종의 순서가 있다는 발상은 오랫동안 이어져 왔고, 미니어처 전쟁 게임은 실제 장교 양성을 위한 워 게임에 상업적, 게임적 재미를 많이 첨가한 형태다. 군인을 위한 워 게임이나 모의전에서는 턴제로 명령을 내리는 방과 실제 말을 움직이는 방을 다르게 만들거나, 말 대신에 병력을 움직이는 방식으로, 전쟁의 특성을 반영하기 위한 여러 장치들을 넣어놓았다.

고대 그리스 올림픽이나, 룰이 제대로 정해지지 않은 원시 권투에서는( 베어너클) 승부를 턴제로 냄으로서 일종의 스포츠맨십을 추구하기도 했다. 서로를 돌아가면서 때리고, 못 버티고 항복하거나 쓰러지는 쪽이 패배하는 방식이다. 현대에도 맞다이, 완타치 등의 속어로 불리는 그것이다. 고대 그리스에도 손가락에 몸이 뚫리는 중상을 입고 현장에서 죽었지만 패배를 시인하지 않아 사후에 승자로 판정된 선수의 사례가 있고, 현대에도 마초적인 멋이 있다며 감옥, 뒷골목 등에서 이런 승부를 벌이는 모습을 영화로 묘사하기도 한다.

근대 독일의 결투 방식인 멘수르 역시 돌아가며 상대의 공격을 피하지 않고 맞고 버티거나 막는 걸 최상으로 쳤다. 오토 슈코르체니처럼 얼굴에 상처가 남은 걸 멋있게 본 당시의 문화는 결투도 턴제였기 때문이다. 급소인 눈, 목은 가리되 피하지 않고 상대의 칼을 맞았다는 게 공포에 맞서는 멋있는 태도(...)로 취급받았으며, 결투 자체에서 이겼냐 졌냐보다 무서워서 도망쳤냐, 버텼냐를 따졌다. 현대 격투기에서도 약속대련 내지는 스파링 방식 중 하나로 서로 돌아가며 콤비네이션을 주고받는 건 유효하다. 맷집도 단련하고 침착하게 공격을 집어넣는 방법도 연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할로웨이 vs 게이치 전처럼 실제 경기에서도 일부러 턴제로 중앙에서 공격을 주고받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고, 관중들은 이런 모습이 멋지다고 환호한다.

보드게임 이후 비디오 게임으로 게임의 문화가 확장되면서 20세기 퍼즐 어드벤처, RPG 게임은 턴제로 개발하는 것이 주가 되었다. 하드웨어의 한계와 기술적 문제도 있었고 덤으로 개발도 쉽다는 이점 등이 있었기 때문이지만 이후 하드웨어가 발달하며 고도의 연산이 가능해지며 실시간 게임들이 속속들이 개발되기 시작하였고 단순 아케이드 게임 이외의 장르들의 게임도 실시간 게임으로 변형되어 나오기에 이른다. 예를 들어 디아블로는 원래 턴제 RPG로 제작되었으나, 개발 도중 실시간으로 노선을 변경하였고 핵 앤 슬래쉬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며 큰 인기를 끌게 된다.

때문에 이런 턴제 게임의 시대를 거쳐보지 못하고 실시간 혹은 온라인 게임 부터 접해온 세대에게는 턴제 게임을 시대에 뒤쳐진 일종의 열등한 시스템으로 여기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여론은 다소 모순적인 것이 인디 게임 계열이나 중소 게임판에서는 로그라이크나 거기에서 파생된 로그라이트 게임, 혹은 RPG 만들기 툴, 제작 난이도의 용이성, 몰락한 고전 게임 IP의 부활, 복고풍 유행, 모바일 게임에서의 구현 용이성 등등의 연유로 많은 턴제 게임들이 제작되어 인기를 끌고 있고, 메이저 게임판에서도 하스스톤부터 페르소나 5, 붕괴 스타레일 같은 히트사례를 얼마든지 나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때 턴 전략 vs 실시간 전략 게임의 키배가 벌어지기도 했는데, 2010년대 이후로는 턴 전략이나 실시간 전략이나 가릴 것 없이 사이좋게 전략 게임 자체가 마이너한 장르가 되어버렸다. 그나마 턴 전략 게임은 나름의 맛이 있고, 그나마 개발 난이도가 낮은 편으로 어느 정도 팬덤과 장르가 유지되어 있는 편이나 RTS쪽은 특히나 침체기를 겪으며 몰락에 가까운 수준. RPG의 경우 일부 JRPG를 제외하면 대부분 실시간 방식의 전투를 차용하는 추세이며 턴제를 채용한다 하더라도 단순히 선행, 후행으로만 나뉘어지지 않고 턴제의 단점인 지루함을 보완하기 위해 다양한 시스템을 도입하는 편이다.

4. 시스템

4.1. 턴 진행

가장 흔한 방식으로는 너 한 턴 나 한 턴으로 서로 번갈아 움직이는 방법이 있다. 보드게임에서 널리 쓰이며 가장 전통적이면서 직관적인 방법. 다만 이는 상당히 단순하고, 상대방의 턴에 아무 것도 할 일 없이 상대방이 하는 것만 가만히 보고만 있기는 지루하거나 불합리한 면도 있기 때문에 컴퓨터 게임으로 도입되면서부터는 약간씩 변화가 주어진다.

X-COM 시리즈의 경우는 경계사격의 개념이 있어서 반응속도 굴림에 성공할 경우 남은 행동수치를 이용해 자동으로 적에게 사격을 한다. 따라서 강하고 행동수치가 많은 적을 플레이어가 생각없이 공격하면 적은 끄떡없고 반격에 아군이 죽어나가는 상황이 자주 나온다. 한편 21세기에 나온 리메이크판의 경우 자동 경계사격은 없어졌지만 미리 행동력을 소모해서 해당 턴에 적에게 경계사격을 할 것인지 수동으로 지정할 수 있다.

재기드 얼라이언스 시리즈의 경우 인터럽트 턴이란 게 존재했는데 아군 유닛의 반응속도에 따라 적 턴에 일정 확률로 그 유닛만의 턴을 진행할 수 있는 방식이다. 아군 A가 적 B를 보는 순간 반응속도 굴림을 하고, 성공할 경우 이전 턴에 쓰고 남은 행동수치를 이용해 그 유닛만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플레이어가 조작할 수 있다. 따라서 교전상황에서 행동수치를 잘 남겨두는 게 중요하다. 다만 2020년대에 나온 신작은 엑스컴 시리즈와 같이 수동 경계사격 방식으로 바뀌었고, 경계사격의 효율이 일반사격보다 월등히 좋기 때문에 자리를 선점하고 경계를 거는 것이 매우 강력하다. 특히 기관총으로 자리 깔고 누워 경계를 걸면 무서운 효율을 보인다.

한편 SRPG에 흔한 방식으로, 적과 아군을 가리지 않고 유닛별 속도가 빠른 순서대로 행동하며 한 번에 한 유닛만 움직일 수 있는 방식이 있다. 일반적인 턴제에서는 한 턴에 한 유닛은 무조건 한 번 행동할 수 있지만, 이 방식에서는 턴이 아예 안 오거나 여러 차례 행동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런 속도에 대한 기준은 게임마다 다른데 가령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 시리즈에서는 3편은 속도(이동력) 스탯 순서대로 순번이 돌아왔고, 5편부터는 주도력이라는 스탯이 따로 생겨 이동력과 분리되었다. 삼국지조조전 Online/경쟁전에서는 명중률과 방어율 등에 관여하는 민첩 스탯이 높은 유닛이 먼저 행동하는 방식이다.

정통파 로그라이크 게임 등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동시턴 방식으로 양쪽이 동시에 행동을 지정하고 턴을 종료하고 나면 양쪽 유닛들이 동시에 움직이고 결과가 나오는 등의 방식도 있다. 일반적인 턴제에 비해 적들의 행동을 좀 더 길게 예측해야 한다.이때 라스트오리진 같은 경우처럼 일단 지시를 하고 나면 해당 턴 안에서는 유닛별로 행동속도에 따라 순차적으로 움직이는 경우도 있고, 프로즌 시냅스처럼 실시간으로 동시에 움직이는 경우도 있다. 프로즌 시냅스는 행동 지시 후 턴을 종료하면 유닛들이 실시간으로 움직이며 싸우고, 몇 초 뒤 멈춰서 다시 행동을 지정할 수 있는 턴제와 실시간이 혼합된 방식이다. 여기서는 플레이어는 초고성능의 슈퍼컴퓨터라서 거의 시간이 정지한 것과 같은 찰나에 수많은 판단을 내리고 결정해 지시를 내릴 수 있지만, 통신상 문제로 몇 초 정도 간격으로만 지시가 전달된다는 설정으로 되어 있다.

로그라이크의 경우는 턴제로 싸운다기보다는 세상이 돌아가는 시뮬레이션을 턴 단위로 쪼개서 구현한다는 개념에 가까운데, 그리드 기반 턴제는 칸 사이로 이동을 하거나, 다른 행동을 하는 경우에만 동시에 적도 행동하는 개념이다. 이 때 '1턴'은 보정 없는 플레이어가 한 칸을 이동할 때 걸리는 시간으로, 이를 기준으로 밸런싱이 이루어진다. 단, 공격/수비 시에는 선행과 후행이 생길 수 밖에 없는데, 이때는 보통 플레이어가 선행한다.

배틀테크처럼 턴 하나를 쪼개는 독특한 방식도 있는데, 여기서는 한 턴이 5단계의 페이즈로 나뉘어 있다. 유닛들은 가볍고 약한 것부터 빠른 페이즈에서 활동할 수 있다. 그러나 자기 차례가 와도 꼭 행동해야 하는 게 아니고, 대기해서 그 다음 페이즈에 행동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적 보고 먼저 오라고 대기하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마지막 페이즈에는 대기하면 그냥 턴을 날려먹게 되는 방식으로, 배틀테크 자체가 경량 메크가 중량 메크보다 성능상으로는 훨씬 약하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또 턴 자체는 나 한 턴 너 한 턴으로 단순하게 진행된다고 해도 언더테일처럼 턴제에 슈팅을 결합한다던가, 네크로댄서처럼 로그라이크 장르로 만들어서 리듬 게임을 넣는다던가 하는 독특한 조합들도 보인다.

4.2. 유닛들의 행동

SRPG를 포함한 상당히 많은 턴제 게임에서 한 턴에 한 유닛은 이동 후 공격만 할 수 있도록 설정되는 것이 보통이다. 설령 이동하지 않고 일단 공격하더라도 한 번 공격한 후에는 이동할 수 없고 행동이 종료되도록 설정되는 것이 보통. 이것은 공격 후 이동할 수 있도록 되어 있을 경우 치고 빠지기가 손쉬워져 다음 턴에 상대가 대응하기 무척 어려워지기 때문에 도입되는 시스템이다. 실제로 유닛 따라 각종 특수기술 등으로 이동-공격-이동이 가능한 식으로 바뀌는 경우도 있는데 상당히 강력해진다.

한편 시뮬레이션성이 강한 턴제 게임에서는 매턴 일정양의 행동력이 주어지며, 특정 행동마다 행동력을 소모하고 행동력 안에서 맘대로 행동할 수 있게 되는 경우가 많다. 고전 폴아웃 시리즈의 AP가 대표적. 가령 바닥에 떨어진 무기를 주워서 장비한 후 적을 공격하고 엄폐물 뒤에 숨는다던가 하는 식의 행동은 위의 SRPG식 시스템으로는 도무지 구현할 수가 없다. 그래서 현실적이고 다양한 시스템을 넣을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한 턴에 얼마만큼의 행동을 할 수 있는가를 직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이를 고민한 디비니티: 오리지널 신의 경우 1편은 한 턴에 주어지는 행동력 수치가 10 정도였지만, 직관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2편에서는 4 정도로 줄여버린다. 또다른 경우가 엑스컴 시리즈로서 90년대에 나온 고전 시리즈는 행동력 수치 방식이었지만, 이후 나온 신 시리즈는 캐주얼성을 추구해 SRPG풍의 더 간단한 시스템으로 변화했다.

물론 이동이란 개념이 아예 없는 게임의 경우는 그냥 공격 혹은 특수기술 사용 정도로 진행되게 된다. 고전 파이널 판타지 같은 JRPG의 경우가 대표적.

5. 장·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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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장점

고전적 턴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 바둑/장기/체스 등의 게임에서도 알 수 있지만 한 수 한 수 고민하면서 두는 두뇌 싸움의 맛을 즐기려면 턴제가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 턴제 시스템은 다양한 변수를 고려하고 최대한 합리적 사고와 판단을 내릴 수 있게 하여, 게임에 전략성을 부여해 준다. 뭔가 고민거리를 많이 요구하는 게임들의 경우 턴제를 택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턴마다 진행 시간이 멈추기 때문에 피지컬을 크게 타지 않고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실시간 게임의 경우 높은 경지에 이르기 위해서는 더욱 빠른 두뇌 판단은 물론이고 반응속도와 동체시력을 요구하며 플레이어에 따라서는 손목 부상이라는 결과까지 가져오지만 적어도 턴제 게임의 경우에는 간혹 바둑이나 쇼기 체스판에서 벌어지는 장시간 게임에서 생기는 체력적인 문제를 제외하면 특별한 신체 조건을 요구하지는 않다보니 마인드 스포츠라고도 불릴 정도이다. 그래서 태생적으로 체력이 약하거나 건강상의 이유로 턴제를 선호하는 유저들이 제법 많다. 물론 이것도 바둑처럼 극단적인 두뇌 싸움으로 가면 체력이 상당히 중요해지지만, 그쯤 되려면 이미 재미가 목적인 게임이 아니라 그걸 생업으로 삼는 프로 수준으로 가야 한다.

싱글플레이 게임의 경우 실시간 게임이더라도 수동으로 일시정지를 지원해서 이러한 부담을 줄이려는 경우도 보이지만, 마찬가지로 복잡한 상황이 되면 일시정지가 가능하더라도 난이도가 급격히 치솟는다. 특히 아군과 적군이 다른 장소에 분산되어 한 화면으로 볼 수 없는 경우라면 일시정지가 있어도 상당히 까다롭다.

일례로 발더스 게이트 스타일로 다수의 전투원이 다수의 적과 싸우는 서양식 탑뷰 RPG는 수십 년 전부터 실시간(RTwP, Real Time with Pause, 일시정지가 가능한 실시간 방식. 발더스 게이트 1과 2가 이 방식이었다)과 턴제 둘 다 존재했지만 결국 대부분 턴제로 넘어갈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아군의 숫자도 너댓은 되고, 적들도 기본 여럿에 많으면 수십도 나오는데다, 온갖 스킬에 마법이 존재하는데 이걸 실시간으로 컨트롤하면 아무리 일시정지 기능을 넣는다고 해도 플레이어가 엄청나게 정신없어진다. 실시간 전투방식이었던 서양식 RPG의 명작 드래곤 에이지 1편은 아예 매크로를 넣어서 특정 상황에선 특정 스킬을 자동으로 쓰도록 만들었을 정도다.

항상 끊임없이 실시간으로 계산하고 그래픽을 갱신해야 하는 실시간 게임에 비해 구현하기가 쉬운 편이며 그에 따라 요구되는 사양도 당연히 줄어들어서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다. 단 게임에 따라서는 다음 수를 위해 많은 연산이 필요하다 보니 문명처럼 '턴 랙'이라 불리는 지연시간이 생길 정도로 길게 연산을 하는 경우는 존재한다.

5.2. 단점

5.3. 호불호

위에서 언급했지만 호불호가 매우 많이 갈리는 장르다.

보드게임이나 그를 기반으로 한 카드 게임( TCG 포함), 일부 퍼즐 게임 등 태생적으로 턴제일 수밖에 없는 장르들은 큰 상관이 없지만, RPG( SRPG 포함)나 전략 시뮬레이션 등의 장르에서는 이런 호불호가 극단적으로 갈린다. 턴제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차근차근 하나씩 세심하게 생각하며 다음 행동을 결정하고 턴을 넘기는 재미를 즐기는데, 싫어하는 사람들은 플레이어 또는 적이 서로 행동하는 사이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멀뚱멀뚱 기다려야만 하는 상황이 비현실적이라는 이유로 도저히 몰입을 못 한다. 같은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 안에서도 대전략 같은 것들은 애초에 실제 현실의 시간과는 무관하게 돌아가는 시스템이므로 좀 낫지만, 반대로 당장 눈 앞에서 유닛이나 캐릭터들이 하나하나 살아 움직이고 전투하는 게임에서는 상기한 호불호가 유독 두드러진다.

눈과 손이 바삐 움직일 필요가 없다는 것 또한 호불호 요소가 된다. 피지컬을 덜 타고 느긋하다는 것은 어떤 사람들에게는 장점이지만, 반대로 그 눈과 손이 바삐 움직이는 부분에서 게임의 재미와 몰입감을 찾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턴제 게임은 그저 지루할 뿐이다.

하여튼 이처럼 턴제 게임을 싫어하는 사람들 중에는, 극단적으로는 앞서 언급된 태생적으로 턴제일 수밖에 없는 일부 장르를 제외하면 턴제 시스템을 언젠가는 사라질 구시대의 유물로 취급하며 반감을 드러내는 사람도 있다. 이들은 아무리 명작으로 평가받거나 기대되는 신작 게임이라 하더라도 일단 '그거 턴제 게임이잖아' '턴제니까 안해' 라고 하면서 손도 안 대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게임을 소개하는 유튜버 중에서도 '이 게임은 턴제 게임이지만' 이라는 식으로 소개하면서 턴제 그 자체가 마치 단점인 것처럼 인식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이런 등의 이유로, 턴제 RPG나 턴제 전략은 하는 사람과 안 하는 사람이 그야말로 극단적으로 갈리는 장르이며, 둘의 중간이 별로 없다. 서로의 취향을 사실상 거의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게임 커뮤니티에서도 두 집단은 물과 기름 같은 관계로 지내는 편이다.

일례로 2023년 출시된 발더스 게이트 3가 이런 세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GOTY 5관왕을 석권하고 판매량이 1,500만 부를 돌파하는 등 흥행과 비평 모두 대성공했지만, 턴제라는 이유만으로 아예 관심조차 주지 않은 사람도 꽤 많다. 극단적으로 말해 턴제 RPG에 거부감이 없는 사람은 다 사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거들떠도 보지 않은, 아예 극과 극으로 갈린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6. 선후공의 유불리

실시간이라면 동시에 시작할 수 있지만 턴제 게임에서는 누군가는 먼저 시작해야 하고 누군가는 그 다음에 자신의 턴을 진행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먼저 행동하는 쪽이 유리하기 마련이다. 이는 싱글플레이라면 별 문제거리가 아니다. 일반적으로 플레이어가 선행하며, 설령 후행한다고 해도 모든 사람이 똑같은 조건이므로 밸런스 문제는 생기지 않는다.

그런데 멀티플레이 게임이라면 좀 곤란하다. 통계적으로 많은 경우 선이 경기의 주도권을 잡기 쉽고 결과적으로 승리할 찬스도 높아진다. 그렇기 때문에 턴제 게임에는 선행할 수 있는, 그리고 선행할 경우의 조건이 있게 마련이다. 오목에서 흑의 3-3, 4-4, 장목 금지가 여기에 들어간다. 거꾸로 후행할 경우 특혜가 주어지거나 오히려 더 유리한 게임도 있다. 바둑에서의 이 대표적인 사례다. 아무 조건을 걸지 않고 편하게 하는 경우(예시로 정선 바둑), 보통 하수에게 선행을 준다.

다만 밸런싱을 고려해 만들어진 게임이라면 그리 큰 문제는 아니다. 대표적으로는 전장의 안개를 깔아서 누군가 먼저 시작하더라도 적을 먼저 발견한다는 보장은 없게 하는 방식을 쓸 수도 있다. 또 선공 후공을 바꿔가면서 여러 판을 진행하고 그 결과로 승패를 좌우할 수도 있다. 체스가 대표적. 바둑도 과거 덤이 없었을 시절에는 이렇게 진행했다. 바둑 용어 호선(互先)도 원래는 서로(互) 번갈아서 선(先)으로 둔다는 의미였다. 한편으론 턴이 돌아오는걸 결정하는 방식도 전술요소로 만드는 방식도 활용되는데, 특히 턴 순서의 기준이 플레이어 단위가 아니라 개별 유닛 단위로 각자 턴을 가져가게 되는 경우에 '우선권' 수치를 부여해 그에 따라 유동적으로 턴 순서가 변경되도록 하는 식. 통상적으로 강력한 유닛들이 후순위로 밀려 자연스럽게 위험부담을 지도록 하곤 한다.

6.1. 예제

6.2. 반례

6.3. 무승부

7. 턴제 게임 목록

8. 관련 문서


[1] 초기에는 슈퍼 마리오 RPG의 후속작인 턴제 RPG로 시작했지만 3편 슈퍼 페이퍼 마리오에서 휘청휘청거리더니 4편 페이퍼 마리오 스티커 스타부터는 액션 어드벤처게임으로 시리즈가 완전히 개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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