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예선을 치르기 위한 조 편성은 2011년 3월자 피파랭킹을 기준으로 정해졌다. 상위 6개 팀의 경우 지난 대회에 본선 진출한 3개 국가와 지난 대회 예선에서 대륙간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던 1팀 그리고 피파랭킹이 높은 2팀이 3차예선으로 직행했고, 하위 10개 팀은 1차 예선부터, 나머지 팀들은 2차 예선부터 참가했다.
1차 예선을 면제 받은 25개국 중에 상위 6개국을 제외한 19개국과 1차 예선을 통과한 5개국을 합쳐 총 24개 국가가 참가한다. 2011년 7월의 FIFA 랭킹을 기준으로 총 4개의 포트로 팀을 구분한 후, 4개 팀씩 6개조를 편성해서 홈과 원정 대결을 한 번씩 하는 조별 풀리그를 거쳐 팀당 6경기를 치른 후, 각 조 1위가 3차 예선에 진출한다.
상위 6개팀은 여기부터 출전하며 이 상위 6개팀과 2차예선을 통과한 6개 팀이 참가한다. 각 팀은 홈과 원정 경기 한 번씩 총 6번의 경기를 하여 각 조 2위까지 최종예선에 진출하게 된다. 미국, 멕시코, 코스타리카, 온두라스, 자메이카, 쿠바 등의 상위 6개팀은 여기서부터 지역예선을 시작한다.
코스타리카는 미국을 3:1로 제압하고 조 1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3위 멕시코는 홈에서 온두라스에 역전패를 당해 4위로 내려앉았다. 그나마 5위 파나마가 자메이카와의 홈 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함에 따라 5위로 내려앉지는 않았지만 본선 직행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앞으로 멕시코가 한두 경기만 삐끗해도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미국은 홈에서 멕시코를 물리치고 조 1위를 탈환했다. 게다가 온두라스와 파나마가 무승부를 기록함에 따라 본선 진출도 확정지었다. 코스타리카 역시 멕시코가 미국에 패하고 온두라스가 파나마와 비기면서 덩달아 본선 진출이 확정되었다. 한편 멕시코는 미국에게 덜미를 잡힌 데 이어 5위였던 파나마가 온두라스 원정 종료 직전에 천금 같은 동점골을 성공시키면서 골 득실에 밀려 5위로 추락하고 말았다. 이로써 멕시코는 다음달 파나마와의 홈 경기에서 무조건 이겨야 플레이오프 행을 보장받게 되는 절체절명의 궁지에 몰리게 되었다. 만약 비기면 본선 진출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 빠지게 되며 질 경우는 플레이오프조차 자력 진출이 불가능하게 된다. 멕시코는 과연 아프리카 예선에서 에티오피아에 밀려 탈락한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전철을 밟아 'A조 징크스'[2]의 희생양이 될 것인가.
여담으로, 이번의 승리로 미국은 2001년, 2005년, 2009년에 이어서 또 다시 월드컵 지역예선 홈 경기에서 멕시코를 상대로 2:0으로 이기게 되었다. 그 것도 네 번 다 모두 같은 경기장에서. 이를 미국 서포터 쪽에서는 "dos a cero"라고 부르고 있다.
미국과 코스타리카가 본선 진출을 결정지음으로써 북중미카리브 지역 본선행 티켓은 1.5장으로 줄어든 상태. 현재 5위로 추락한 북중미 전통의 강호 멕시코는 최소한 플레이오프 진출권이라도 확보하려면 파나마와의 홈 경기에서 무조건 이겨야 한다. 마찬가지로 파나마 역시 멕시코를 넘으면 사상 최초의 월드컵 본선을 내다볼 수 있다. 결국 10차전 멕시코 대 파나마 경기는 서로 물러설 수 없는, 승리 아니면 죽음 뿐인 사실상
단두대 매치. 온두라스는 코스타리카와의 홈 경기에서 승리하면 2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된다. 한편 자메이카는 미국 원정에서 패한다면 그대로 탈락이 확정된다.
결과는 모두 홈팀들의 승리. 특히 온두라스는 본선 진출이 확정된 코스타리카에 이김으로서 최소 4위를 확보, 대륙간 PO 티켓을 확보했다. 멕시코는 후반 36분 파나마에 동점골을 얻어맞고 멘붕에 빠졌으나 후반 43분에 기적의 결승골을 뽑아내며 기사회생, 파나마를 5위로 끌어내리고 4위로 등극했다. 미국에 패한 자메이카는 탈락 확정.
이제 북중미 카리브 예선에서 남은건 온두라스와 멕시코의 3-4위 자리 싸움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이 싸움은 확실히 온두라스가 유리한데, 예선 최종전에서 온두라스는 탈락이 확정된 자메이카와, 멕시코는 본선이 확정된 코스타리카와 경기를 가진다. 온두라스가 지고 멕시코가 이길 경우에만 순위 역전이 벌어지기 때문에 온두라스의 본선직행이 매우 유력하다. 멕시코는 뉴질랜드와의 대륙간 PO로 내몰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파나마는 멕시코에 패하는 바람에 본선 직행이 불가능해졌다. 비겼으면 끝까지 멕시코와 4위 티켓을 두고 대등한 경쟁을 벌였겠지만…. 최종전에서 무조건 이기고 멕시코가 패하길 바래야하는데 파나마의 최종전 상대는 현 북중미카리브 최강 미국이다.
파나마 2:3 미국 경기 하이라이트, 이날의 득점기록 끝에는
그레이엄 주시(90'+2),
아론 요한슨(90'+3)이 써졌다..
멕시코판
도하의 기적이 작렬한 날이었다. 도하의 기적땐 그래도 한국이 일단 이기기라도 했지 멕시코는 마지막 경기에서마저 코스타리카에 발리면서 광탈 위기에 몰렸다.
이 전 경기까지 골득실에서 멕시코 -1, 파나마 -3인 상황에서 만약 멕시코가 지고 파나마가 이기면 골득실은 아무리 못해도 동률이 나오는 상황이었다. 거기다 파나마는 다득점에서 앞서 있어서 어떻게든 이기고 멕시코가 지길 바래야 했다. 10차전 말미에 언급했듯 파나마의 상대는 하필 북중미 최강 미국이라 멕시코가 일방적으로 유리했다. 그런데 전반전은 코스타리카 1:1 멕시코, 파나마 1:0 미국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파나마는 선제골을 작렬하며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후반에 코스타리카가 추가골을 넣었으나 대신 후반 20분 미국에 동점골을 허용했다. 그 순간 멕시코시티는 미국 만세!를 외쳤고 파나마는 침묵에 휩싸였는데 후반 34분에 운명을 결정짓는 파나마의 추가골이 작렬했다
이번에는 멕시코가 일제히 멘붕, 반대로 파나마는 일제히 환호성에 휩싸였다. 약 10분여가 흐르면서 정규시간 90분이 다 지났고 스코어는 변하지 않았다. 파나마 2-1 미국으로 경기가 끝난다면...
파나마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고 멕시코가 탈락하는 상황이었다. 월드컵 단골손님 멕시코의 지역예선 탈락이라는 희대의 뉴스가 스포츠란을 도배하려는 그 시점...
추가시간 미국이 동점골을 작렬했다! 다시 한 번 멕시코시티는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미국 찬양에 바빴고[3] 그 찬양이 채 끝나기도 전에 미국의 역전 결승골까지 터지면서 확인사살. 이렇게 파나마는 다 이긴 경기를 막판의 집중력 부족으로 내주고 광탈하고 말았다. 그리고 몇 분 전까지만 해도 플레이오프 진출을 믿어 의심치 않던 파나마 관중들은
순간적인 상황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폭동을 일으켰다.
워낙 멕시코와 파나마의 4위 경합이 버라이어티해서 묻혔지만, 온두라스도 이 날 자메이카에 비김으로서 3위를 결정,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미국, 코스타리카, 온두라스가 본선행을 확정지었고 예선 마지막날 미국이 상대인 파나마를 상대로 종료 2분전의 2골을 터트리는 "2분의 기적"으로 멕시코는 탈락해야했던 걱정을 파나마의 패배로 구사일생하여 대륙간 PO 티켓을 확보, 뉴질랜드와 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되었다. 파나마에게는 당연히 원통한 경기이겠지만, 오세아니아에서 대륙 플레이오프 상대를 기다리던 뉴질랜드에게도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었음이 분명했다. 대륙 플레이오프 상대가 멕시코가 아닌 파나마였다면 뉴질랜드는 본선 진출의 가능성이 훨씬 높았을 것이기 때문.
[1]
상세한 정보가 결여된 관계로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으나 가이아나 측에서 FIFA에 경기장소 변경을 이유로 제소했다는 점으로 보아 멕시코가 미국의 휴스턴으로 장소 변경을 요청했던 것으로 보인다.
[2]
직전 월드컵 본선에서 A조 걸리면 한 팀 빼고 전부 지역 예선에서 탈락하는 징크스이다. 1998년 대회 A조였던 노르웨이·모로코·스코틀랜드가 2002년 대회에서 본선에 가지 못했던 것을 시작으로 2006년에는 덴마크·세네갈·우루과이가, 2010년에는 에콰도르·코스타리카·폴란드가 이 징크스의 희생양이 되었다. 이번 2014년에는 남아공과 멕시코 말고도 프랑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
[3]
찬양 정도가 아니라 자국 멕시코 대표팀을 향해 "멍청한것들!"이라고 했을정도니 말다했다. 그레이엄 주시가 동점골을 넣는 순간 "미국님,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신이 미국을 축복하시길!!!"이란 그야말로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의 찬양이란 찬양은 죄다 나왔다. 또 그런만큼 자국 멕시코 대표팀을 까내리는 멘트들은 그야말로 저주 그 자체였을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