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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30 21:30:02

진격의 거인 The Final Season/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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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거인 애니메이션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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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Part.1
2.1. 60화, 바다 너머2.2. 61화, 심야의 열차2.3. 62화, 희망의 문2.4. 63화, 손에서 손으로2.5. 64화, 선전포고2.6. 65화, 전퇴의 거인2.7. 66화, 강습2.8. 67화, 흉탄2.9. 68화, 의용병2.10. 69화, 정론2.11. 70화, 가짜2.12. 71화, 이끄는 자2.13. 72화, 숲의 아이들2.14. 73화, 포악2.15. 74화, 유일한 구원2.16. 75화, 천지
3. Part.2
3.1. 76화, 단죄3.2. 77화, 유인 작전3.3. 78화, 동생3.4. 79화, 미래의 기억3.5. 80화, 2000년 전의 너로부터3.6. 81화, 빙해3.7. 82화, 저녁노을3.8. 83화, 긍지3.9. 84화, 종말의 밤3.10. 85화, 배신자3.11. 86화, 회고3.12. 87화, 거인의 새벽
4. 완결편
4.1. 전편
4.1.1. 제1장. 땅울림4.1.2. 제2장. 죄인들
4.2. 후편
4.2.1. 제3장. 하늘과 땅의 전쟁4.2.2. 제4장. 긴 꿈4.2.3. 최종장. 저 언덕의 나무를 향하여4.2.4. 엔딩 크레딧
5. 둘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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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진격의 거인 The Final Season에 대한 줄거리를 다룬 문서.

2. Part.1

2.1. 60화, 바다 너머

하늘을 나는 새를 향해 군복을 입은 한 소년이 초점이 없는 눈으로 팔을 뻗으며...
"어이... 여기는 위험해, 날아가... 저 멀리 날아가라."
라고 말한다. 소년이 쓰러진 장소는 포격이 오가는 전쟁터. 곧이어 소년의 형, 콜트가 그를 " 팔코!"라 부르며 달려와 소년을 들쳐업고 도망친다. 후퇴하던 다른 병사들이 포탄과 기관총 세례에 쓰러지는 와중에 콜트는 계속해서 달리다 참호 앞에서 쓰러지나 참호의 다른 이들에게 구조된다. 직후, 막사에서 지휘관으로 보이는 장교가 다가와 그를 '콜트' 라고 부르며 전황을 묻는다.
지휘관: "콜트, 상황은?"
콜트: "유탄이 직격해서... 전방의, 에르디아인 부대는 전멸했습니다!"
지휘관: "참호는?"
콜트: "이 이상...! 계속 파는 것은 무리입니다!"
지휘관: "무리? 그건 명령인가? 에르디아인 주제에 내게 명령을 하겠단 거냐?"
부관: "어이, 네놈! 마가트 대장님께 무슨 말버릇이냐!"
콜트: "하지만... 이대로 가다간...!"

콜트가 그들을 설득하려 할 때, 머리에서 피를 흘리는 팔코는 자기 앞에 다가온 3명의 동료들을 바라본다. 유탄에 의한 충격으로 머리를 다쳐 단기적인 기억상실로 인해 셋을 알아보지 못한 팔코는,
"그보다, 어라... 방금까지... 검을 들고 막 날아다니지 않았던가? 슈우웅 하고 말이야... 거인을..."
팔코가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그의 앞에 서 있던 주황색 눈의 소녀가 수통의 물을 부어버리며 정신을 차리게 한다. 소녀는 팔코를 바라보며 자신있게 다시 작전을 설명한다.
"4년이나 계속된 전쟁도 지금 대단원에 들어섰거든. 저 슬라바 요새만 함락시키면... 뭐, 정확히는 바로 아래에 있는 군항의 중동 연합[1] 함대를 침몰시키기만 하면 이 전쟁은 우리, 마레의 승리란 말이지.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고지를 지키는 슬라바 요새를 제압하지 않고선 군항에 쳐들어가는 건 무리다 이거지."
팔코의 상처를 치료하던 하얀 머리의 소녀, 조피아는 마레 해군이 함대를 해치워 주지는 않겠냐고 중얼거리자 붕대를 묶어주던 안경을 낀 소년, 우드는 발끈해
" 조피아! 넌 그 해군한테 뭘 기대하고 그딴 소리를 해?! 제해권을 빼앗는 데 4년이나 걸린 무능한 자식들이거든!! 그것도 그렇게 많던 전함을 반쯤 침몰시키고 해낸 쾌거야...! 그런 주제에 우리 '육군' 한테는 고작 요새 쯤은 함락해주지 않으면 곤란합니다 라고 했겠다?! 망할! 이놈들이!!"
화가 잔뜩 나 팔코의 머리를 감고 있는 붕대를 있는 힘껏 잡아당겨 팔코의 머리를 쪼개버릴 기새로 붕대를 당기던 우드를 주황색 눈의 소녀가 팔코의 머리를 쪼개버릴 거냐며 수류탄으로 그의 머리를 가볍게 때려 진정시키고, 우드는 팔코에게 사과한다. 팔코는
"그래서? 우리, '전사 후보생'들이 왜 이런 전선에 차출된 거야?"
가비 브라운: "그야 가려내기 위해서지. 우리들 중에서... 다음 전사를! 시기가 다가오고 있어. 마가트 대장님은 최종시험을 이 최전선으로 결정하신 거야. 다음 대국을 내다보시고... 파라디 섬 제압 작전의 주력이 될... 갑옷 거인의 계승자를 말이야!"
그리고 화면이 전환되어 하늘에 떠 있는 비행선 안에 앉아있는 금발의 남자, 라이너 브라운을 비추며 오프닝이 흐른다.

가비는 팔코를 바라보며 다음 계승자가 누구겠냐며 미소를 짓자 팔코도 가비에게 미소를 지으며 자기 말고는 비교대상이 없다는 것처럼 말하지만 가비도 그렇고 조피아나 우드도 성적으로 보면 자신들이나 가비라고 말한다. 이때, 우드가 한 말에 가비는 성적 문제가 아니라고 말한다.
"내가 너희들과 다른 건 각오야! 에르디아 인의 운명을 짊어지고, 우리를 괴롭게 하는 의 악마들을 죽여버릴 수 있는 각오야! 그리고 이 세상에 남는 건 선량한 에르디아 인 뿐이라는 것을 이 전투에서 승리해 증명하겠어. 나는 지지 않아. 내가 반드시 모두를 수용구에서 해방하겠어."
그녀의 말에 모두가 침묵할 때, 팔코는 가비가 수류탄을 묶고 있는 것을 보며 뭘 하고 있냐고 묻는다. 가비는 미소를 지으며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려는 순간, 막사에서 콜트가 마가트와 나온다. 콜트는 사람 만으로는 요새를 둘러싸는 기관총 진지와 참호를 뚫는 것이 불가능 한데다가 요세로 부터의 지원 포격 때문에 여기 오래 있을 수도 없으니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하자 마가트는 그의 주장을 물어본다. 콜트는
"이쯤에서... 차력을 투입합시다. 갤리어드 피크 둘이라면 성공해줄 겁니다! 단숨에 벙커와 참호의 적들을 섬멸할 수 있겠죠."
마가트: "안 된다. 카드를 꺼내는 타이밍을 그르치면 패배하게 된다."
"마가트 대장님!"
그때, 참호 밖을 보던 부관이 마가트에게 쌍안경을 넘기며 그것이 나왔다고 하자, 마가트는 쌍안경으로 요새의 입구를 바라본다.
마가트: "녀석이다. '장갑 열차' 선두와 최후미에 총합 4문의 포를 싣고 있지. 연합의 신병기... '대 거인포'다. 저 150mm 구경에서 쏟아지는 철갑탄이라면 맞으면 거인도 일격에 해치울 수 있지. '아홉 거인'이라 해도 말이다."
콜트: "하지만...! 우리들의 거인 둘 모두 재빠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목덜미를 파격당할거라고는..."
마가트: "만약 꿰뚫린다면?"
콜트: "우리는...거인의 힘과 전사를 잃고... 거인의 힘을 다시 되찾을 거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마가트: "그렇다. 9년 전부터 시작됐던 ' 시조 탈환 계획'이 되래 실패하며 초대형 여성형을 잃은 것 처럼 말이야. 마레의 군사력이 저하됐다고 간주하여 오늘날까지 이어진 전쟁의 방아쇠가 되었고 파라디섬 작전은 뒷전으로 미뤄지게 되었잖나. 우리의 조국, 마레를 초강대국으로 만들어준 것이 무엇이지?"
콜트: "거인의, 힘입니다...!"
마가트: "그렇다. 이 이상 잃었다간 이 나라는 유지될 수 없다. '거인의 힘은 절대적이다.' 마땅히 그래야만 하는 것이다. 에르디아인 부대의 돌격 준비를 서둘러라!"
콜트: "마가트 대장님, 그것은...!"
마가트: "뭐지, 에르디아인? 네놈들은 마레에 충성을 맹세한 전사일 텐데? 우리 조국으로부터 영예를 하사받을 찬스지 않나? 여기 있는 800명의 에르디아인이 말이다."
부관은 곧 죽을 거라는 공포에 제정신이 아닌 에르디아 인 병사들을 독촉하자 병사들은 공포에 질린 얼굴로 일어서 명령을 받들고, 장갑 열차를 무력화 하고 참호를 파괴하라는, 사실상 전장에서 죽으라는 명령을 내린다.[2] 마가트는 전사 후보생들에게 여기서 대기하여 에르디아 인 부대를 이용해 어떻게든 장갑열차를 무력화 해야 한다고 말하며 그 전까지는 짐승도, 갑옷도 움직일 수 없다고 말한다. 콜트가 아직도 불만이 있는 듯 하자 마가트는 주먹으로 그의 가슴팍을 가볍게 치며 "짐승 거인의 계승자면 지휘관으로써 각오를 품어라."고 말한다.

장갑 열차가 가까이 다가오자, 가비가 마가트에게 다가와서 방금 전의 수류탄 뭉치를 보여주며 자기 혼자서 장갑 열차를 무력화 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마가트가 전사 후보생을 단련하는데 비용이 얼마나 드는 지 아냐며 거부하려 하자 가비는 자신은 유능한 인재고 앞으로 자기만큼 우수한 전사는 다시는 나타나지 않으며 엄청 귀엽기 까지 하지만 자신이 성공하면 800명의 에르디아 인을 잃지 않고 끝낼 수 있다고 말한다. 마가트가 "실패 한다면?" 이라고 묻자 가비는, "유능한 전사 후보생과, 일곱 개의 수류탄을 잃게 되겠죠." 라고 말한다. 마가트가 아무런 말이 없자 가비는 자신에게 800명의 에르디아 병사 이상의 가치가 있다면 어쩔 수 없다는 등 그를 설득하자 마가트는 그녀의 대담함에 작전을 허락한다. 그러자 가비는 결의에 찬 표정으로 말한다.
"제가 갑옷을 계승받기에 충분한 전사라는 것을 반드시 증명하겠습니다!"
그렇게 말한 가비는 겉옷을 벗으며 잠시 완장을 벗는 것을 용서해 달라고 말한다.[3]

잠시 후, 중동 연합의 참호. 볼트액션 소총으로 무장한 병사가 기관총을 든 병사에게 여자 아이가 자기들을 향해 투항하려고 다가오고 있는 것을 알려준다.
에르디아 인일지도 모른다며 경계하지만 발목에 족쇠 같은 걸 묶고 있어 망설일 때, 소총을 겨눈 병사는 너무 가깝다며 분명 에르디아 인 일거라고 생각, 거인으로 변할지도 모른다며 저격하려 할 때[4], 갑자기 가비는 바닥에 쓰러진다. 병사들이 당황하는 순간, 가비는 발목에 묶은 수류탄 뭉치를 들고선 장갑 열차가 가까이 오기를 기다린다. 병사들이 그녀를 쏘려하는 순간, 가비는 벌떡 일어나 철로를 향해 수류탄 뭉치를 집어 던지고 철로에 떨어진 수류탄은 장갑 열차 밑으로 들어가 폭발하며 장갑열차는 물론이고 장갑 열차가 통째로 참호 위로 쓰러지며 참호 까지 무력화 시킨다. 열차가 무력화 되자 마가트는 갤리어드를 부르고, 가비는 자리에서 펄쩍 뛰며 환호하고는 참호로 냅다 달리기 시작한다. 그때, 운 좋게 살아남은 중동연합의 병사가 비겁한 마레 놈들이라고 말하며 기관총을 잡아 그녀에게 발포하고 가비가 정신없이 달리자 팔코가 그녀에게 달려가 구덩이에 몸을 던지는 그녀를 붙잡는 순간, 무언가가 그들의 위로 움직여 그들을 보호한다. 기관총 총탄을 막아내는 것은 바로 안면이 경질화로 덮인, 노란 갈기가 달린 거인이었다. 거인이 그들을 내려보자 가비는 미소를 지으며 갤리어드 씨!!라고 말하고, 갤리어드의 거인은 그들에게 흙을 튀기며 사족보행으로 인한 엄청난 기동성으로 기관총 세레를 피해 기관총을 주먹으로 참호째로 뭉개 버린다.

한편, 요새 상공에 떠 있는 비행선.
통신병: "장갑열차의 침묵을 확인. 지금부터! 강하 작전을 시작하겠다. 아무쪼록 작전에 잘 따르도록... 지크가 창이 되고, 라이너가 방패가 되는 거다!"
그리고, 강하 작전에 투입될 이들은 구속복을 입은 사람들이었다.

장갑열차가 무력화 되며, 에르디아 인들이 돌격하지만 중동연합은 다른 참호의 기관총과 박격포로 저항한다. 압도적인 화력 차이에 에르디아 병사들의 피해만 커지고 살아남은 한 병사가 시체들 위로 올라가 절망적인 눈으로 상대의 방어선을 바라볼 때, 갤리어드의 거인이 뛰어들어 참호를 박살내며 선로를 물어 끊어버린다. 중동연합의 병사들이 볼트엑션 총으로 저항하던 그때, 갑자기 사족보행을 하는 안면에 철갑을 두른 거인이 등에 맨 기관총 포대로 그들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거인이 단숨에 긴 얼굴로 참호의 지붕을 통째로 날려 버리자, 뒤이어 등의 기관총 포대와 에르디아 인 병사들이 총으로 그들을 사살한다.

참호로 복귀한 팔코는 중동 연합의 포로 한명을 데려 와 그를 치료해 주지만 돌아온 것은 건드리지 마, 더러워, 악마라는 멸칭 뿐이었다. 치료를 받던 마레 간부가 웃음을 터뜨릴 때, 전장 한복판에 신호탄이 쏘아지자 마레 병사들은 혼비백산하여 철수하기 시작한다. 비행선이 요새 상공에 도착하자 가비는 그것을 보며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비행선에서 구속된 사람들이 한명 한명 낙하하기 시작하자 그 광경에 중동연합의 병사들도 넋을 놓고 처다보고 마침내 모든 이들이 낙하하자 라이너는 비행선 출구 앞에서 단검을 바라본다. 그리고 구속된 이들이 어느정도 떨어지자, 지크는 그들을 내려다보며 목을 가다듬더니, 소리를 지르자 엄청난 빛과 함께 낙하하던 수많은 이들이 거인이 되어 요새로 낙하하기 시작한다.[5]

요새를 부분적으로 부수며 흙먼지를 일으킨 거인들은 약간의 손상을 회복하며 당황한 병사들의 앞에 불쑥 나타나고, 뒤이어 거인들의 식인 파티가 벌어진다. 그 잔인한 모습을 바라보던 마레인 부관은 그것들을 악마라고 말하며 우리 마레의 선조들도 저렇게 너희 에르디아 인들에게 잡아먹힌 거라고 말한다. 동시에, 한 병사를 잡아 먹으려던 거인의 뒷목이 날아가고, 중동연합은 야전포를 꺼내 거인들의 뒷목을 날려버리기 시작했다. 뒤이어 낙하하는 라이너는 전황을 보며,
"질량 폭탄의 위력은 충분하고... 하지만 고도가 너무 높았던 만큼 잘반은 낙하의 충격으로 죽어버렸나... 대 거인 야전포도 아직 다수 기능하고 있어 28...29... 위치와 수는 파악했다. 그나저나... (요새의 벽을 파라디의 벽과 겹쳐 본다.) 또 벽이냐. 벽이라면 이제 지긋지긋해."

그 말과 동시에 단검으로 손에 상처를 내며 거인화한다. 갑옷이 요새에 착지함과 동시에, 무지성 거인들을 모두 쓰러뜨린 야전포가 갑옷 거인을 향하자 갑옷 거인은 돌진하며 손으로 벽 위를 쓸어버리며 야전포를 파괴하고 반대편 야전포의 공격을 왼 팔로 받아낸다. 허나, 단 한발만 맞았을 뿐인데도 야전포는 갑옷을 뚫고, 팔과 어깨를 관통하는 가공할 위력을 보여준다.
"대 거인포 철갑탄! 내 갑옷마저 관통하는 건가...! (포탄 한 발이 제대로 갑옷의 왼팔을 찢어버린다.) 뭐지?! 뭘 맞은 거야! 장갑열차...? 아직도 남아 있었나!"
곧이어 갑옷 거인은 몸을 숙여 벽을 따라 달린 끝애 라이너는 장갑열차의 공격을 남은 왼팔을 희생해 막으며 몸통박치기로 열차를 박살내고 일어서는 순간, 벽 위의 야전포가 자신의 뒷목을 노리는 것을 보고서는 경악한다. 이대로 끝날 뻔한 순간, 갤리어드의 거인이 야전포를 뭉개버린 뒤, " 창녀의 후손"이라 부르며 공격하는 다른 야전포의 공격을 가공할 기동력으로 회피하고, 라이너도 장갑열차로 야전포의 공격을 방어한 뒤, 장갑열차를 집어 던져 그대로 야전포를 모두 무력화시킨다. 상황이 종료되자, 두 거인은 하늘에서 지크가 낙하산을 탄 채로 강하하는 것을 바라본다. 갑옷 거인이 오라이 오라이 손짓하자 지크는
"제압했나... 우리의 패배가 초래한 전쟁이다. 라이너! (공중에서 거인화 하여 착지한다.) 전쟁이란 건 좋지 않잖아?"
라고 말하며 요새에 있던 대 거인용 철갑탄을 한가득 잡은 채 해안이 보이는 절벽으로 걸어간다.

지크가 중동연합의 함대를 향해 와인드업을 하자 우드는 드디어 전쟁이 끝난다고 독백하고 짐승 거인이 포탄을 집어던지는 순간. 분명 던지는 폼이 언더핸드 였는데 쓰리쿼터로 바뀌었다. 함대가 짐승 거인을 향해 포격한다. 지크가 당황해 굳어 버린 탓에 함대의 포격을 지크가 모조리 맞을 수 있는 순간, 라이너가 달려와 포격을 거인으로 모두 받아낸다. 포격에 걸레짝이 된 갑옷 거인이 쓰러지자, 짐승 거인은 먼지 속에서 포탄을 다시 집어 던져 반파된 함대를 완전히 박살 내 버린다.
"연합함대의 괴멸을 받아들이고 중동연합은 마레와의 강화조약을 체결, 4년에 걸친 전쟁은 마레의 승리로 종결되었다. 그러나 세상에는 거인의 힘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게 되었고 마레는 한시라도 빨리 '시조의 거인'을 손에 넣을 필요성에 쫓기게 되었다."
전사후보생들 역시도, 갑옷의 패배에 경악하고 있었다.

얼마 후, 마레 제국. 시민들이 마레군에 의해 요새가 함락되어 전쟁이 끝났다고 환호하고. 환호하는 시민들을 뒤로 한 채, 모자를 써 얼굴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익숙한 하관의 남자가 신문을 사서 읽으면서 어디론가 걸어가며 60화 종료.
파일:snkfinalseasonep1endcard.jpg

2.2. 61화, 심야의 열차

전쟁이 끝난 후, 칼비 원수를 포함한 지크와 마가트, 그 외 군 간부들이 회의한다.
칼비: 반도의 자치권을 둘러싼 전쟁을 4년이나 끈 것도 모자라 적 함대와 이쪽 거인 둘이 동귀어진할 뻔한 추태를 연출했다. "인류의 지혜가 마침내 마레의 '갑옷'을 박살냈다." 어느 나라건 그렇게 보도하며 중동연합국을 칭송하고 있지. 이게 천하의 대국 마레의 승리라고 할 수 있나? 마가트, 대체 어떻게 된 거지?
마가트: 원수님, 드디어 그 때가 온 겁니다. 인류가 거인의 힘을 넘어서는 때가. 저희들이 거인의 힘을 과신하며 식민지 정책을 펼치는 와중에, 다른 나라들이 거기에 대항하기 위해 병기 개발에 힘을 쏟았습니다. 그 당연한 결과가 지금 나타난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 거인 병기는 당분간은 육상전에서는 무적을 자랑할 겁니다. 하지만 이대로 항공기가 발전한다면 폭탄이 비처럼 쏟아질 겁니다. 그렇게 되면 대지의 악마인 거인은 그저 하늘만 바라볼 뿐입니다.[6]
칼비: 날개가 달린 거인은 없었나?
마가트: 원수님, 즉, 저희는 이제 더 이상 거인의 힘에...
칼비: 나도 아네. 가까운 장래에 우리는 전쟁의 주도권을 잃을 거다. 아니, 이미 잃었을 지도 모르지. 과거 악마 에르디아를 무찌른 영웅의 나라인 마레가 지금 이게 무슨 꼴이람...
갑자기 마가트 옆에 앉아있던 지크가 손을 든다. 지크가 감히 원수에게 의견을 내는 것을 허락해달라 하자 원수는 그를 "경이의 아이"라 부르며 허락한다. 지크는 '지금이야말로 파라디 섬을 점령하여 시조의 거인을 손에 넣고 모든 거인을 손에 넣었다'는 선전을 통해 주변국들로부터 시간을 벌어 통상 병기를 개발하자는 주장을 펼친다. 원수가 지크의 임기가 1년 가량 남았다고 하자 지크는 콜트가 자기 '짐승'을 온전히 받을 수 있을 지 불안하다고 말한다. 원수는 남은 1년의 임기 동안 4년 전 일을 설욕하겠다는 것으로 알아 듣고 지크 역시도 그리샤 예거의 만행에 종지부를 찍는 것은 아들 이었던 자신이 해내야만 한다고 말한다.

회의가 끝난 뒤, 지크는 담배에 불을 붙이며 옥상으로 올라와 콜트에게 핑곗거리로 써먹은 것을 사과한다. 물론 콜트는 에르디아 인이 마레군 원수에게 감히 자기 주장을 한 것 만으로 대단하다 면서 지크의 '짐승'은 이전의 모든 짐승 거인의 계승자와는 전혀 달라 마치 시조의 거인 같다고 말하며 왕가의 피를 이은 것도 아닐건데 왜 그리 특별하냐고 묻는다. 지크는 자신은 죽을 때 까지 모를 것 같지만 기억을 계승할 콜트는 자신의 비밀을 틀켜버릴 지도 모른다. 고하자 그 순간 나타난 마가트가 전부 말하라고 한다. 두 사람은 놀라 경례하고 마가트는 담배를 물며 에르디아 인에게 사생활이 필요하냐고 묻는다. 지크가 마가트의 담배에 불을 붙혀주자 마가트는 담배를 피우며 1년 안에 파라디 섬을 함락 시킬 수 있다고 말하는 것 같다고 하자 지크는 자기한테는 1년 밖에 남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둘러댄다. 마가트는 옥상 난간에 기대어 바다를 바라보며 지난 3년 간 파라디 섬으로 간 32척의 조사선이 단 한 척도 돌아오지 않았다며 이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녀고 묻고 지크는 32척이나 실종되었다면 거인 한 마리로는 무리라고 말하며 엘런 예거를 포함한 거인이 두 마리 이상 있지 않겠냐고 하며 마가트도 동감한다. 거기에다 지크는 적의 위협은 거인 뿐만이 아니라고 말한다.

같은 시간, 라이너는 4년 전 미카사가 자신을 공격하는 악몽을 꾸며 "기다려!"라고 말한 채 꿈에서 깬다. 자리에서 일어나는 라이너에게 금발의 투블럭을 한 남자가 책상에 앉아 무언가를 쓰면서 즐거운 꿈이라도 꾸는 것 같아 깨우지 않았다. 고 말한다. 라이너는 그를 포르코라고 부르며 그때의 감사를 하지 않았다고 말하며 감사를 표하나 포르코는 감사는 필요 없다고 말하며 애초에 9년 전 자신이 갑옷 거인을 계승했다면 이런 일도 생기지 않았을 것이고 이 라이너를 감싸다 흔해 빠진 거인에게 죽었을 리도 없다고 말한다. 라이너는 마르셸의 기억을 봤냐고 물었으나 포르코는 이전 계승자인 유미르라는 여자는 조금알게 되었다고 말하며 대단한 이름이 붙은 덕에 불쌍해진 여자라고 이야기 한다. 결국 유미르는 포르코에게 턱 거인을 계승하고 죽은 것.

포르코는 마르셸의 '턱'을 돌려 준 것도 그 여자가 스스로 내준 거라고 하고 라이너는 긍정한다. 그러자 포르코는 라이너를 노려보며 그 섬에서 대체 뭘 한거냐고 하며 다른 인간에게 도움만 받고 산 꼴인데다가 유미르의 기억으로 본 라이너는 의지가 되는 남자 행세를 하고 살았던 모양인데 그건 완전히 마르셸 흉내라고 화를 낸다. 그때, 문이 열리며 검은색의 긴 머리를 늘어뜨린 젊은 여자가 목발을 짚고 들어와 그를 포코라고 부르며 함포 사격을 받은 사람을 괴롭히면 못쓴다고 말한다. 포르코는 그녀를 '피크'라고 부르며 그 별명으로 부르지 말라고 경고한다. 라이너는 그녀를 보며 괜찮냐고 묻자 피크는 인간으로 돌아온 건 2달 만이라 이족보행이 불편하다고 말하며 라이너에게 가비와 아이들이 걱정하니 얼굴 좀 내비추라고 충고하고 라이너가 밖으로 나가자 피크는 침대에 누우며 피곤하다고 말한다. 포르코가 그녀에게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고 하자 그녀는 전장에서는 항상 함께 였다고 말하고 포르코도 긍정하며 한동안은 쉴 수 있겠다고 말하자 그녀 역시 그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항구, 우드는 돌멩이를 던졌다 받으며 동료들에게 거인이 전쟁에서 쓸모가 없어지면 전사대는, 에르디아 인은 어떻게 되는 거냐고 하자 옆에 있던 조피아는 주제를 아예 바꿔 버린다. 팔코는 침울한 가비에게 다가가 라이너는 금방 회복할 거라고 하며 부두에서 배에 실려지는 패잔병들을 발견한다. 우드는 본국에 돌아가면 거인병기의 비인도성을 호소하는 마스코트가 될 거라며 그렇게 되면 에르디아 인의 입장은 더 악화된다고 자신의 주장을 설파한다.[7] 우드가 그렇게 말하며 부두의 고정물을 걷어차자 라이너가 공공제에 화풀이 하지 말라며 나타나고 그가 나타나자 가비는 순식간에 기운을 회복하여 라이너에게 다가간다. 라이너도 그녀와 다른 전사후보생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뒤에 있던 팔코에게 안부를 물으려는 때 가비가 팔코의 말을 가로채며 드디어 레벨리오로 돌아갈 수 있으니 그때까지 마을을 둘러보자며 라이너를 잡아 끈다. 팔코가 브라운 씨는 누워 있는 게 좋지 않냐고 하자 라이너는 괜찮다고 하고 가비가 팔코나 돌아가 자라고 하자 팔코는 자기도 갈거라며 그들에게 다가간다. 팔코는 그쪽으로는 마가트 대장이 가지 말라고 했다 하자 조피아가 대장이 가는 걸 봤다고 하며 말다툼을 하는 순간, 라이너는 그들에게서 자신의 옛 전사 동료들을 겹쳐 보이고는 손을 뻗으며 "잠깐만..."이라고 한다. 다시 원래의 전사후보생 아이들로 보이자[8][9] 라이너는 씁쓸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그쪽 가게는 아직 이르다고 말하며 아이들을 인도한다. 그리고, 그 광경을 근처 건물에서 장발의 남자가 지켜보고 있었다.

그날 밤, 귀향하는 기차 안. 술을 퍼마시고 만취한 콜트가 에르디아 병사들에게 가비를 여신이라고 칭송하며 그녀의 용감함이 800명의 용사들을 대신해 장갑열차에 맞섰다고 그녀를 높힌다. 가비는 술냄새가 난다고 싫어하나 만취한 콜트는 오히려 가비에게 달라붙어서는 더더욱 가비를 칭송하였고 거기에 고양된 다른 병사들이 환호성을 지른다.(...) 다른 객실, 마레인 간부가 그들을 다물게 하고 오겠다고 하자 술을 마시던 마가트는 그를 제지하며 오늘 밤 만 눈을 감아주겠다고 말한다. 이제는 다른 병사 뿐 아니라 가비조차도 콜트의 어깨 위에 앉아 분위기를 타버렸고 라이너는 벽에 기대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 팔코에게 다가간다. 팔코는 형에게 왜 술을 준 건지 모르겠고 가비도 금방 우쭐댄다고 투덜거리자
라이너: 하지만 갑옷의 계승권을 얻는 건 가비가 될 것 같다.
팔코: 네, 당신을 사랑하는 소녀가 이대로 '갑옷'을 계승하면 가비의 수명은 27살... 함포 사격의 표적이 되지 않는다면 말입니다만... 당신은 그래도 괜찮나요?[10]
라이너: 지금 너 뭐라고 했나? 아홉 거인을 계승하는 명예를 모독하는 거냐?! 만약 내가 이걸 보고한다면 너는 콜트와 친족들과 함께 거인 병기가 될 거다![11]
팔코: 잠깐만요! 발언을 정정하게 해주세요... 전사 후보생, 팔코 그라이스는 저희 일족을 사악한 유미르의 피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해 이 피를 평생 마레에 바치겠습니다!
라이너: 그럼 아홉 거인을 계승하는 명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팔코: 명예 마레인으로서 영예와 긍지를 가지며, 조국 마레에 마음껏 충성하는 권리를 얻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라이너: 갑옷 거인을 계승하고 싶은가?
라이너가 묻자 팔코는 가비를 바라보더니 각오가 다진 듯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한다.
팔코: 갑옷 거인을 계승하는 것은 접니다!
라이너: 그래.(팔코의 어깨를 잡으며) 네가 가비를 구하는 거다, 이 어두컴컴한 우리의 미래로부터.

다음 날, 열차가 레벨리오 인근 역에 도착하고 가비는 문이 열리자 마자 이단옆차기를 하듯이 열차에서 뛰어 내려 살아서 돌아왔다며 환호한다. 포르코가 숙취에 시달리는 콜트를 역에 끌고 온다. 팔코는 누가 콜트에게 술을 준 거냐고 묻자 피크는 콜트가 마시고 싶다는 표정을 지었다고 말하고 지크는 피크가 기껏 배풀어준 배려를 온통 바닥에 토해놓았다고 말하며 지나가고 마가트 조차도 어제 밤에 그냥 조용히 시켰어야 했다고 말한다. 포르코는 가비를 보며 콜트가 엄청 띄워줬다고 말하나 피크는 그녀를 감싸며 실제로도 대활약이었으니 충분히 받을 만 하다고 말한다. 팔코는 라이너를 바라보며 그의 생각이 자기와 같고 에르디아 인을 전쟁으로부터 해방시키고 싶어 하는 거라면 믿어도 될지 생각하였다. 마침내 레벨리오의 문이 열리고, 병사들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게 된다.[12] 모두가 집으로 돌아갈 때, 팔코는 벽 근처의 부상병들을 발견하고는 그들을 인솔하는 코슬로에게 부상병이냐고 묻는다. 코슬로는 심적 외상을 입은 에르디아인이라고 하며 오랫동안 전선에서 참호를 파다 보면 이렇게 된다고 설명하면서 폭탄 소리를 내 그들의 PTSD를 자극하는 장난을 친다. 부상병들이 쓰러지자 팔코는 가장 앞에 쓰러져 있던 금발 남자에게 다가가 진정 시키다가 그의 뒤에 주저앉은 왼쪽 눈과 다리가 없는, 검은 장발의 남자가 완장을 반대로 차고 있음을 발견하고선 고쳐주면서 분명 다 좋아질 거라고, 더 이상 싸울 필요도 없을 거라고 말한다.

저녁, 가비는 가족들 앞에서 자신의 활약을 자랑한다. 가비의 부모는 라이너에게 가비의 갑옷 거인 계승에 대해 묻자 라이너는 거의 확정이라고 말하고 라이너의 어머니는 일족에서 둘이나 전사가 태어났으니 자랑스럽다고 말하면서 그 섬의 악마들만 사라져 준다면 에르디아 인은 모두 행복할 수 있을 거라고 말하자 가비의 아버지는 라이너에게 섬의 악마에게서 도망치는 게 고작이었냐고 묻자 가비는 흉악한 악마들이 사는 섬에 5년이나 잠복해 있던 거라고 정정하면서 조카, 라이너에게 사과한다. 라이너는 말할 수 있는 것도 있긴 하다고 한다.
"난 그 섬의 군대에 잠입해 있었지. 그들은 그야말로 악마가 따로 없어서 잔악무도한 녀석들이었어. 입대식이 거행되던 와중에 갑자기 감자를 먹어대는 녀석이 있었지. 교관이 타박하자 주눅드는 낌새도 없이 대답하더군. 맛있어 보이길래 훔쳤다고... 그런 악당이었지만 자기가 생각해도 큰일났다 싶었는지 감자를 절반 양보해 주겠다고 했어. 하지만 내민 감자는 아무리 봐도 절반도 안되는 양이었지. 녀석들에게는 양보한다는 정신 따위는 없으니까 말이야. 정말 구제할 길이 없는 녀석들이었어... 변소에 들어가자마자 뭘 싸러 왔는지 까먹는 바보거나 자기 생각밖에 못하는 불성실한 녀석에, 남들 생각밖에 못하는 더럽게 성실한 녀석, 냅다 뛰쳐나가는 것 밖에 머리에 든 게 없는 녀석에, 무슨 일이 있어도 그놈을 따라가는 놈들, 그 외에도 이런저런 녀석들이 있었고... 거기에 우리도 있었지, 거기서 지냈던 나날은 그야말로 지옥이었어."[13]
라이너의 표정이 말과 달리 마치 추억을 회상하는 듯 했기에 라이너 이외의 모두가 충격에 빠진 표정을 짓는다. 그의 어머니는 덧창을 닫으며 가비에게 섬에 살고 있는 건 세상을 지옥으로 만든 악마들이고 언제 또 거인으로 세상을 짓밟으며 진격해 올지 모르고 그걸 저지하는 건 우리같은 선량한 에르디아인이여야만 한다고 말한다.

그날 밤, PTSD로 고통받던 군인이 투신한다.

다음날, 라이너는 가비에게 표정이 안좋다고 하자 가비는 섬에서 혼자 돌아와서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다고 고모(라이너의 어머니)가 걱정한다하나 라이너는 12살이던 아들이 아저씨가 되어 돌아왔는데 걱정 안하고 베기겠냐고 말한다. 가비는 카리나 고모는 라이너가 거짓말 하는 걸 알아차린 것 같다고 할 때, 지난 밤 투신한 이의 시체가 거둬진다.

한 방에 거인 전사대가 모이고, 가장 늦게 온 포르코가 전사장의 방에서 집합이라니 왠 일이냐고 하며 마레군은 어디있냐고 하자 지크는 " 이 방에는 없다."고 말한다. 지크는 커피를 마시며 통상 병기가 거인병기를 웃돌게 될 미래가 명확하게 널리 알려지게 되었고 마레의 국력이 약해지면 에르디아 인은 생존권을 위협당하는 입장에 놓이니 유일한 해결책은 시급히 시조의 거인과 파라디 섬의 자원을 마레가 가져가는 것, 그리고 새로이 섬의 위험성을 세계에 강렬히 알려야 하고 그 이야기에는 이야기 꾼이 필요한 법이라며 사진 한장을 책상에 던지면서 그 역할을 타이버 가문이 맡아준다고 말한다. 콜트는 전퇴의 거인을 관리하는 가문이라고 하고 쇼파에 누워 있던 피크는 타이버 가문은 한 번도 거인의 힘을 적국에게 향한 적이 없었으며 무엇보다도 거인대전에서 프리츠 왕을 물리친 일족으로서 주변국들에게 인상도 좋으니 세계가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다. 지크도 그녀를 바라보며 정확하다고 말할 때, 포르코는 넓은 땅에서 우아하게 살아온 타이버 가문이 이제 와서 튀어나와 영웅 행세를 하니 너무 뻔뻔한 거 아니냐고 하자 지크는 마음은 알겠지만 타이버 가문도 조국 마레를 우려하고 있는 거라고 하고 포르코는 불만이 많은 듯 말을 이어가려는 때, 라이너가 그의 말을 끊으며 이걸로 조국 마레가 구원받을 수 있다면 감사한 일이라고 말한다. 지크는 가까운 시일에 레벨리오에서 행사가 개최될 것이고 주변국의 중요 인사나 기자들을 불러 타이버 가문이 1년 내에 파라디 섬을 제압하겠다고 선전할 것이라고 말하며 에르디아인과 마레의 운명이 이 작전에 걸려 있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이 대화를 방의 축음기를 통해 마레 병사들이 도청하고 있었다. 장교 하나는 갤리어드가 다소 불만이 있어 보이지만 임무에 들어가면 철저해지는 놈이라며 넘어가고 다른 장교는 밀실에서 이런 이야기나 한다면 딱히 문제될 건 없다고 하나 마가트는 지크의 "이 방에는 없다."라는 한 마디만 없다면 이라고 말한다.

라이너는 방을 나와 전사 훈련생, 그 중 가비가 총검술로 팔코를 제압하는 것을 바라보며 독백한다.
"나는 또 가게 되는 건가... 그 섬에.."
그리고, 61화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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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62화, 희망의 문

과거, 라이너의 어머니인 카리나는 어린 라이너에게 어떤 얘기를 한다.
카리나: 우리는 버려졌어, 그래서 이 수용소 안에 사는 거야. 우리들에겐 악마의 피가 흐르고 있으니까. 아버지가 없는 것도 그 때문이야. 네 아빠는 마레인이니까. 에르디아인과는 함께 있을 수 없어. 마레인으로 태어났다면...[14]

다시 현재, 어른이 된 라이너는 이젠 자신보다 작은 침대에 누워 과거를 회상하며 그 무렵의 자신은 마레인이 되기 위해 전사를 목표로 했다고 말한다.

비가 쏟아지는 날, 라이너는 군장을 맨 채 달리고 있었다. 라이너 이외의 아이들을 마가트가 제촉하며 추잡한 돼지의 후예라고 비하하면서 명예 마레인이 되고 싶지 않냐고 소리친다. 얼마 후, 한 마리의 메뚜기가 등장하고, 어린 지크가 사과를 먹으며 몇 년 있으면 파라디 섬에 공격을 감행한다는 이야기를 전해주며 우리가 거인을 계승할 때가 왔다고 말한다. 여기 있는 7명 중 6명이. 라이너는 감격하며 드디어 마레인이 될 수 있다고 하나 그의 옆에 있는 소년, 어린 포르코가 한 명 남는다면 꼴찌인 라이너라고 말한다. 라이너가 화를 내자.
"네 장점이 뭔데? 체력이 있냐? 두뇌가 되냐? 사격이 되냐? 격투술이 되냐? 아니지, 네가 좋은 평가를 받은 건 시험에서 끄적거린 마레에 대한 충성심이었잖아? '섬의 악마 놈들을 제가 반드시 모조리 죽이겠습니다.'라고 말이야!"
그 말에 라이너는 포르코의 손목을 붙잡으며 우리의 임무를 바보 취급하는 거냐? 아니면 에르디아 복권파의 잔당이냐고 추궁하며 틀림없다고 소리치고는 마가트 대장에게 보고하겠다고 한다. 그 말에 분노한 포르코는 라이너에게 죽빵을 날리며 작작 좀 하라고 소리치고 거기서 더 때리려는 것을 그의 형, 마르셀이 말린다. 포르코는 쓰러진 라이너에게 그 섬에 대한 불평 쯤은 누구든 할 수 있다며 혼자서 13년이나 더 기다리라고 말하면서 떠나버린다. 뒤이어 지크가 늦으면 자신이 마가트에게 혼나니 다 울고 나면 바로 와야 한다며 피크와 함께 떠나고 마르셀은 라이너에게 사과하며 떠난다. 이런 라이너를 부른 것은 어린 베르톨트, 라이너는 베르톨트의 손을 잡고 일어서며 자신은 마레인이 돼서 엄마, 아빠와 셋이서 살거니 13년이나 기다릴 순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라이너는 포르코의 말 대로 꼴지라고 슬퍼하나 베르톨트는 계승자를 정하는 것은 포르코가 아니고 충성심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애니에게 묻지만 애니는 안 듣고 있었다며 떠나버린다. 그 자리에는 아까 장면에 나왔던 메뚜기가 애니의 발에 짓이겨져 있었다.

둘은 함께 걸으면서 대화를 나눈다.
베르톨트: 괜찮겠어? 그런 목표가 있는데... 13년 밖에 못 살잖아,
라이너: 13년 안에 영웅이 될 수 있잖아? 파라디 섬의 악마를 처단하면 세상을 구할 수 있어. 그러면 난 세계 제일로 자랑스러운 아들이 될 수 있어.
두 사람은 잠깐 멈춘 뒤 자신의 오른쪽 벽 너머 하늘을 바라본다. 그리고 같은 시각, 파라디 섬의 벽 안에서 하늘을 바라보는 어린 엘런 예거는 무슨 일 없으려나. 라고 말할 때, 아르민이 책과 함께 엘런에게 다가온다.

파괴된 도시에서 한 군 간부가 상황을 바라보며 예상 이상의 완성도라고 감탄한다.
" 여성형 거인 이 놈은 뭐든 할 수 있는 범용성이 강점이지. 높은 기동력과 지속력에 더불어 경질화를 더한 타격기는 어마어마한 파괴력을 자랑한다. 범위는 좁지만 무지성 거인을 불러들일 수 있지. 레온하트가 적임이겠군."
" 갑옷 거인은 경질화에 특화된 거인. 저 전신을 이용해 몸을 부딪히면 벽의 문도 파괴할 수 있겠지. 마레의 방패가 되어 공격을 끌어들일 거인으로는 인내력이 뛰어난 브라운이 적당하겠어."
" 턱 거인은 강습형이다. 왜소한 만큼 가장 재빠르며 강력한 손톱과 턱으로 대부분의 것들을 분쇄할 수 있지. 재치 있는 마르셀에게 맡겼다."
" 짐승 거인은 여전해, 다른 것 보다 다소 커다란 것뿐인 거인이 설마 투구 기술로 이토록 무시무시한 병기가 되어버릴 줄이야. 무엇보다도 녀석의 피에는 숨겨진 힘이 있어."[15]
" 차력 거인은 남다른 지속력으로 장기간의 임무에 대응할 수 있지. 용도에 맞는 병장을 장착할 수도 있어서 작전의 폭이 넓어진다. 판단력이 좋은 피크가 적격이겠지."
"그리고... 초대형 거인, 파괴의 신이다... 후버라면 제대로 다룰 수 있겠지."
그렇게 거인들의 주인을 정한 군 간부는 초대형 거인이 일으킨 버섯 구름과 거인을 바라보며 어느날 느닷없이 저런 것들이 죽이러 찾아온다며 섬의 악마 놈들을 동정하게 된다고 말한다. 마가트는 그 군 간부에게 하나 같이 선대 계승자들 보다 능력이 높지만 아이들에게 시조 탈환 계획을 맡긴 군의 결정에는 자신은 제정신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의문을 표한다. 그러자 그 군 간부는 포효하는 초대형 거인을 보며 방금 그 꼬마들이 나라 하나를 박살내서 보여줬지 않냐라고 반박한다.

얼마 뒤, 분노한 포르코는 라이너를 몰아새우고서 위협한다. 왜 꼴찌인 라이너가 선발됐냐며 무슨 수를 썼냐고 소리치나 라이너는 웃으며 꼴찌는 포르코였던 거라며 그를 포코라고 부른다. 분노한 포르코가 주먹을 지르나, 마르셀이 그를 붙잡으며 군의 결정에 거스르는 거냐고 말하며 진정시킨다. 좌절하는 포르코를 보며 승리감에 빠진 라이너에게 어째서인지 마르셀은 사과를 한다.

얼마 뒤, 파라디 섬으로 가게 된 네 명의 전사. 라이너, 베르톨트, 애니, 마르셀은 시민들의 환호를 받게 되고 시민들 틈에서 라이너를 보며 눈물을 흘리는 자신의 어머니를 보며 라이너 역시 눈물을 글썽일 때, 라이너는 자신의 아버지를 발견한다. 잠시 뒤, 라이너는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와 그를 아버지라고 부르며 자신의 어머니가 자신을 낳기 전에 여기서 일했다고 하면서 완장을 보여준다. 자신과 엄마는 명예 마레인이 되었다며, 함께 살 수 있다고 하나, 그의 아버지는 나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 여자가 시켜서 온거냐며 이젠 하다하다 자기 자식을 전사로 내세웠다고 하면서 라이너의 출생이 밝혀지면 자신의 가정이 끝장난다고 소리치며 자기를 교수형이라도 시키고 싶은 거냐고 말하며 자기는 너희 에르디아 모자에게서 끝까지 도망치겠다고 선포한다. 충격을 받은 라이너의 귀에 그의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리고, 라이너는 자신이 파라디로 향하는 배 위에 있음을 알게 된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아버지 쯤 없다고 해도 자신은 갑옷 거인을 맡은 선택받은 전사라며 섬의 악마로 부터 모두를 구하고 세계의 영웅이 되겠다며 자신을 다잡는다.

섬에 도착한 뒤 어느 밤, 우리는 내일 벽을 부수겠다고 다짐 할 때, 마르셀이 라이너에게 사과한다.
"라이너, 미안해! 넌 원래대로라면 전사로 선택될 리가 없었는데..! 내가 너를 치켜세우거나 동생의 평가를 깎으면서 군이 느낄 인상을 조작했어! 나는... 동생을 지키고 싶었어... 미안해.. 미안해, 라이너!"
그 말에 충격을 받아 멍하니 서 있던 라이너의 뒤로 해가 뜨며 땅 밑에 묻혀 있던 거인이 나타나 라이너를 공격하고, 마르셀이 라이너를 밀친 뒤 대신 잡아 먹힌다.

정신없이 도망친 라이너는 어느 나무 밑에 도달하여 모조리 토한 뒤 정신을 차려 뒤를 돌아보나 아무도 없자 자신 때문에 모두 죽었다며, 오늘 모두 죽는 거라며 절망한다. 그때, 누군가 라이너를 걷어차자 라이너를 패닉에 빠지나 다행히 애니와 베르톨트 였다. 애니는 숨을 헐떡이며 장거리 달리기에서 라이너에게 진 건 오늘이 처음이라고 하면서 당장 그 거인을 제압했었다면 '턱'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라이너가 중얼거리지만 애니는 턱을 빼앗은 거인은 인간이 되어 있을 테니 회수해서 돌아가자고 말한다. 어차피 마르셀의 지휘 없이는 임무를 완수할 수도 없다며. 그러나, 라이너는 안된다고 소리친다. 애니는 표정을 구기며 이대로 네가 돌아가면 갑옷을 박탈당하고 다음 전사에게 잡아먹힐 거지만 자기 알 바는 아니라라 하자 라이너는 자기 혼자만 그럴 거라고 장담할 수 있냐고 하며 셋 다 도망쳤다는 책임을 자기 혼자만 질 것 같나, 너희는 숙청 당하지 않을 거라고 확신할 수 있냐고 하며 턱을 회수하는 것도 그자가 턱 거인을 써서 도망쳤다면 우리의 거인으로는 붙잡을 수 없다며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말한다. 베르톨트가 그렇게 금방 거인의 힘을 다룰 수 있을 리 없다고 하나 라이너는 베르톨트에게 베르톨트는 금방 초대형을 완벽하게 썼다고 소리친다. 라이너는 패닉에 빠진 채 시조를 손에 넣지 않으면 우리 모두 끝장이라고, 더는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하자 애니는 인내심이 떨어진 듯 그 냉정함의 1/100이라도 발휘해 줬다면 턱도, 마르셀도 잃지 않을 수 있었다며 자기 목숨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우리를 협박까지 하겠다는 거냐며 라이너를 걷어 찬다. 쓰러진 라이너에게 네가 마가트에게 변명하라며 완전히 꼭지가 돌아버린 애니는 라이너의 머리를 짓밟으며 소리치고 라이너를 피투성이로 만들어 버리면서 돌아가려 하는 그때, 피투성이가 된 라이너가 일어나 애니를 덮치고선 목을 조른다.
라이너: 라이너는 이걸로 죽은 거야...! 마르셀이 필요하다면 내가 마르셀이 될 테니까...!
베르톨트: 제발... 그만해..
라이너: 이게 우리가 고향으로 돌아갈 유일한 수단이야...! 돌아가자! 모두 다 같이! 고향으로!
그리고 그 날 저녁, 초대형 거인이 시간시나 구의 벽을 부순다. 초대형 거인의 육신에서 빠져나온 베르톨트는 무지성 거인 하나가 자기에게 다가옴을 알고 당황하나 그 거인은 왜인지 베르톨트를 무시한 채 벽 안으로 걸어간다. 뒤이어 갑옷 거인이 된 라이너는 월 마리아의 문을 부수면서 독백한다.
라이너: 나는 전사가 되고 싶었다. 어머니의 바람을 이뤄드리고 아버지와 셋이서 행복하게 살 수 있을 줄 알았으니까. 하지만 그런 걸 바라는 아버지는 어디에도 없었지. 어머니는 이뤄지지 않을 거란 걸 알고 있는 꿈을 계속 꾸고 있었어. 나는 선택받을 리가 없던 전사였고 오늘 죽어야 했지! 왜 사과한 거야... 왜 나 같은 걸 구한 거야! 싫어... 아직 끝내고 싶지 않아! 아직 아무것도! 알지 못했단 말야!
그렇게 월 마리아가 함락된 밤. 월 로제 안쪽, 애니가 깨어난다. 라이너는 두 사람을 끌어 안으며 사과하고 마르셀에게 진정한 전사가 되겠다고 말한다. 몇 년 후, 훈련병이 된 라이너는 뭘 하러 여기 왔냐는 샤디스 교관의 말에 "인류를 구하기 위해서 입니다!"라고 말한다.

훈련병단에 들어가기 전, 개척지에서 셋은 한 남자를 만나게 된다. 월 마리아 남동쪽의 산 속 작은 마을에 살던 남자는 새벽녘 이상한 울림에 창문을 열었더니 거인이 있었고 정신없이 도망친 탓에 라이너 일행 정도 되는 아이 셋을 남겨놓았다고 말한다. 어느날 밤, 변장한 애니는 한 남자를 미행하고 있었다. 헌대, 골목을 돌자 그 남자가 보이지 않는 순간, 그 남자, 케니 아커만이 애니의 뒤에서 나타난다.

케니는 애니가 미행하고 있음을 이미 눈치채고 애니의 시야에서 벗어난 뒤 애니의 뒤를 잡은 것. 애니는 자신이 케니의 사생아라고 거짓말을 하나 케니는 여동생에게 맹세코 그런 거 없으며 그건 자기가 제일 웃지 못할 농담이라고 말한다. 애니는 빠르게 몸을 돌려 발차기를 날리나 케니가 피해버려며 벽만 조금 부순 채 달아난다. 케니는 벌써 아빠가 싫어질만한 나이냐고 투덜거리며 그녀를 추적한다.

그 시각, 여전히 기괴한 자세로 자는 베르톨트를 보며 동료들이 오늘의 날씨를 점치고 라이너가 다가와 베르톨트를 깨운다. 그날 밤, 애니는 두 사람이 친구들과 놀다 잠들 때 자기는 왕도의 시궁창을 기어다녔는데 그 녀석이 있어선 무리라고 하면서 모은 정보를 가지고 마레로 돌아가자고 하나 라이너는 이딴 5년의 성과를 가지고 돌아가면 마레는 실망할 거라고하자 애니는 뭘 더 어쩌란 거냐며 화를 낸다. 그러자 라이너는 월 로제를 파괴한다고 선언하며 시조의 거인을 끌어낼 방법은 그거 뿐이라고 말한다. 애니는 라이너와 베르톨트의 친구들은 떼거리로 죽겠다고 하나 라이너는 몇번이나 말했지만 녀석들은 친구가 아니고 악마이지만 신뢰를 얻어서 손해될 건 없고 오히려 고립되려는 그쪽의 태도가 너무 눈에 띈다고 하나 애니는 토가 쏠린다며 이 이상 얼굴 들이밀지 말라고 한다. 라이너는 항상 애니에게만 부담 끼쳐서 미안하다고는 생각한다 하며 자리를 뜨려 할 때, 베르톨트가 묻는다.
"계속 같은 꿈을 꾸고 있어. 개척지에서 목을 맨 아저씨의 꿈이야. 왜 목을 매달기 전에... 우리한테 그런 이야기를 한 걸까...?"
얼마 후, 입체기동장치를 다루는 날, 엘런 만이 착지를 완벽하게 해내지 못하자 라이너는 그만 쉬라고 말한다. 엘런은 어떻게 하면 라이너나 미카서 처럼 할 수 있냐고 물으며 이대로라면 자신은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끝나버린다고 눈물을 흘린다. 라이너는 그 모습에서 어린 자신을 겹쳐 보이며 엘런에게 조언한다.
라이너: 그저 해야 할 일을 한다. 그저 계속해서 나아간다. 그러는 수 밖에 없잖아.
엘런: 그레, 그렇지..
라이너: 거인을 한 마리도 남기지 않고 구축해 버릴 거라며? 너라면 할 수 있어.
그리고 시점은 현재, 라이너는 탄약을 장전한 다음 소총의 총구를 자신의 입에 집어 넣고 방아쇠를 당기려 하고 있었다. 방아쇠를 당기려는 순간, 팔코가 라이너가 있던 방 벽을 치며 이대로는 안 된다고 하는 말에 라이너는 정신을 차리고 총을 치우며 팔코를 바라보면서 독백한다.
"그래... 나한테는 아직 녀석들이...!"
조용히 길을 걷던 팔코는 병원 앞에서 발길을 멈춘다. 그때, 병원 밴치에 앉아있던, 팔코가 도와준 검은 장발의 남자 그를 부른다. 팔코는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는 것 같다고 하자 남자는 여기에 심적 외상을 치료하러 와 있기는 하지만 내 상태는 거짓말이고 기억 장애 때문에 집에는 못 돌아간다고 둘러댔지만 사실은 지금 가족들하고는 얼굴 마주하기가 힘들어서 돌아가고 싶지 않을 뿐이라고 말하며 병원 사람들에게 이를 거냐고 묻는다. 팔코는 왜 그러겠냐고 하고 남자는 팔코를 보며 다첬다고 하며 전사가 되기 위한 훈련 때문이냐고 묻는다. 팔코는 맞지만 자기는 될 수 없다고 말하며 같은 후보생 중에 유능한 녀석이 있어서 자기 차례는 없을 것 같다고 한다. 남자는 그거 참 다행이라며 말한다.
"너는 좋은 녀석이니까 오래 살아준다면 기쁠 거야."
그러나 팔코는 자신은 그 녀석이 전사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하고 남자가 어째서냐고 묻자 얼굴을 붉힌다. 남자는 그 후보생이 여자냐고 묻고 팔코는 여기선 유명한 녀석이라며 이전 전쟁에서도 활약할 정도라 누구든 다음 갑옷은 그 녀석이 좋다고 한고 자기는 힘이 없으니까 아무것도 못한 채 끝나버리고 말 거라고 하자 남자는 말한다.
"나는 여기 와서 매일 생각해. '어쩌다 이렇게 되어버린 걸까'라고... 마음도, 몸도 좀먹히고 철저하게 자유를 빼앗겨 자기 자신마저 잃는다.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누가 전쟁터에 나가고 싶어 하겠어. 하지만... 모두 무언가에 등을 떠밀려서 지옥으로 발을 들이는 법이지. 대게 그 무언가는 자신의 의지가 아니야. 타인이나 환경에 강요받아서 하는 수 없이 하는 거야. 그렇지만... 스스로 자기 등을 떠민 녀석이 보는 지옥은 다르지. 그 지옥 너머에 있는 무언가를 보고 있어. 그건 희망일지도 모르고, 더한 지옥일지도 몰라. 그건... 계속 나아간 자 밖에 몰라."[16]
이제껏 머리카락에 가려져 있던 엘런 예거의 얼굴을 보여주며, 62화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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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63화, 손에서 손으로

저녁, 라이너는 팔코가 숨을 헐떡이며 수용구 밖으로 나가려 하는 것을 본다. 이런 시간에 어딜 가냐고 묻자 팔코는 뭘 좀 놔두고 왔다며 본부에 가지러 간다고 말한다. 사실은 병원에 있는 엘런(가명 크루거)이 편지를 보내고 싶지만 수용구 안에서 보내면 검열되어 꾀병이 들통나니 수용구 밖의 우체통에 편지를 넣어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팔코가 가족에게 보내는 거냐고 묻자 엘런은 긍정하며 자기가 여기서 무사히 있다는 것을 전하고 싶을 뿐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다시 현재, 팔코는 미소를 지으며 편지를 우체통에 넣는다.

테오 마가트는 부대가 소란스러운 것을 보고는 부관에게 무슨 일이냐고 묻는다. 부관은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타이버 가문 일족이 찾아왔다고 설명하고 마가트도 놀라며 그들을 만난다. 경비병들이 서 있는 복도에서 문에 노크하는 마가트에게 부관은 이들이 마레군이 아닌 타이버 가문에 속한 근위병이라고 말하고 그때 문이 열리며 문보다 거대한 키의 경비병이 들어오라고 말한다. 아이들의 목소리로 소란스러운 방에 금색 장발의 남자가 갑자기 들이닥쳐서 미안하다고 말하며 자신을 타이버 가문의 당주 '빌리 타이버'라고 소개한다. 마가트도 자신을 소개하며 악수를 나누면서 뵙게 되어 영광이라고 말한다. 빌리는 타이버 가문 일족을 소개하고 마가트는 그 중 소란을 피우는 아이들을 바라본다.

저녁, 빌리는 발코니에서 마가트에게 일족 중 누가 전퇴의 거인인지 간파했냐고 묻는다. 마가트는 정말로 이곳에 행차한건지 조차 짐작도 가지 않는다 말하며 회피하자 빌리는 웃으며 풍문으로 들은 것 처럼 사려깊다고 하면서 이 안에 전퇴의 거인이 있다고 말한다.
빌리: 여기엔 헤로스 상을 보러 온 거야. 100년 전, 인간이면서도 대지의 악마를 물리치고 세계를 구한 마레가 자랑하는 헤로스의 용맹한 모습을 말이야. 훌륭했다. 용맹하고 아름다우며 상처 하나 없지. 마레의 영혼 그 자체야.
마가트: 네, 동상 내부는 텅 비었지만요.
빌리: 가차 없군. 소문으로는 마레의 징병제도 부활을 꾀하고 있다고 하던데...
마가트: 마레인의 전쟁이란 건 신문의 활자 속에서만 존재합니다. 글자를 읽는 것만으로 영토가 넓어지고 있으니 이렇게 편할 수 없지. 실질적으로 총탄 세례를 받고 있는 것이 길들인 악마의 후예나 망국의 백성이라면 금상첨화고. 실제로 마레인에게 총알이 귀 옆을 스치는 소리를 들려준들 이 나라는 스스로 무너질 때까지 전쟁을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겠다 싶습니다만..[17] 만일 마레를 뒷편에서 조종하는 존재가 있다면 한마디 해주고 싶군요. 이미 손쓰기는 늦어버렸다고.
빌리: 정말 가차 없군, 대장! 면목이 없어.짐작한 대로 이 나라는 타이버 가문의 권한 아래 있지. 하지만 마레가 군국주의의 길을 걷게 된 것은 어디까지나 마레가 선택한 거다. 우리들은 마레에 대한 속죄의 의미로 자유와 힘을 하사했지. 그 결과, 에르디아도 마레도 밤의 어둠 속에 내동댕이쳐졌어. 그 책임은 타이버 가문에 있지. 나는 다가올 행사에서 세계를 향해 모든 사실을 털어놓을 셈일세. 영웅상을 보러 왔다는 건 결코 거짓말이 아니야. 마레에는 다시 한번 영웅(헤로스)가 필요하거든. 테오 마가트... 지금은 우선 이 손을 잡아주지 않겠나?"

다음 날, 포르코는 하품을 하며 계단을 오르다가 네발로 기는 피크를 보고는 비명을 지르며 경악한다.[18] 피크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아침인사를 건내고, 포르코의 뭐하는 거냐는 물음에 이러고 다니는 게 더 편하다고 말한다. 포르코는 제발 평범하게 걸어다니라고 말한다.

라이너는 파라디 섬의 지도를 펼치며 거인은 남쪽에서 찾아온다는 인식 탓에 벽 북쪽의 산악지대로 갈 수록 수비가 허술해진다고 말하고 마레인 장교는 북쪽에서 치고 들어가야 하냐고 묻자 그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대형선이 정박할 수 있는 부두는 남쪽의 선착장 뿐이라고 말한다. 남쪽이냐고 묻자 라이너는 조사선단을 잃었던 것처럼 적의 주의가 집중되어 있어 선착장이 파괴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장교는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냐고 묻자 라이너는 자기가 알고 있는 정보를 참고하였으면 하는 의미라고 하나 장교는 에르디아 인에게 발언권을 준 우리 잘못이라고 말하며 라이너의 주장을 묵살한다.

회의가 끝나고, 포르코는 파라디 섬 작전은 순조로우며 아주 총명한 상관들 덕에 무슨 작전을 강요할 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고 말하고 피크도 예를 들면 4명의 아이들에게 모든 걸 맡기는 것 이라고 가세한다. 그때, 라이너는 전사후보생 넷이 달리기를 하는 것을 보다가 팔코가 가비를 제친 것을 보게 된다. 팔코가 가비를 이기자 다른 두 아이들도 팔코를 축하해주고 그 광경을 보며 포르코는 한 번 이건 것 가지고 저 난리라 하며 자기들 속도 모른다 하고 콜트는 팔코가 이제와서 어떤 성적을 남겨도 가비가 우위에 있다는 건 변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잠시 후, 레벨리오 정문. 우드는 계속해서 팔코가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이야기할 때, 마레군 경비병들이 아이들을 보며 왜 그리 들떠있냐고 묻자 우드는 팔코가 처음으로 가비를 이겼다고 말하고 조피아도 달리기에서 이긴 거라고 말한다. 우드가 팔코를 열심히 칭찬하자 팔코는 부끄러운 듯 그만하라고 하나 이번엔 경비병 중 키가 큰 경비병 마저도 다음 갑옷이 팔코로 정해졌다고 말하며 팔코를 놀린다. 그때, 잔뜩 독이 올라 있는 가비가 팔코에게 박치기를 시전하고[19] 가비는 이제와서 팔코가 자신의 비교대상이 될 리가 없다며 자신은 공훈을 올리고 조국에 공헌했다며 소리친다. 팔코는 그래도 군은 아직 갑옷의 계승자를 발표한 게 아니고 그날이 올때 까지 자기는 해야할 일을 할 뿐이라고 말하며 발길을 옮긴다. 키 큰 경비병이 막 폼 잡는다고 말하자 가비는 더 열이 받아 팔코의 집은 콜트가 이미 짐승을 계승하게 되었으니 조금만 있으면 명예 마레인이 될 수 있는데 대체 뭣 때문에 그렇게까지 하는 거냐고 소리치자 팔코는 얼굴을 붉히며 소리친다.
"너를 위해서라고!"
조피아: 어머나.. 경비병: 대놓고 말해버렸네, 짜식 그러나 가비는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오히려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자기를 방해해 놓고 자기를 위해서라고 말하는 거냐며 뭔 소리냐고 화를 내자 팔코는 화가 난 듯 자리를 떠나버린다.[20] 다른 아이들은 빵집에 간다. 지나가던 주정뱅이가 가비를 안으며 영웅이라고 칭송하나, 그녀는 사실 조피아 였고(...) 그 주정뱅이는 빵집 주인 아줌마에게 헤드락이 걸리는 신세가 되어 쫓겨난다. 빵집 주인은 아이들에게 빵을 잔뜩 건내준다.
그 다음 아이들이 향한 곳은 무대가 지어지는 레벨리오 광장. 우드는 정말로 이 수용구 안에서 선전포고를 하냐고 하고 조피아는 극장 같다고 말한다. 가비는 빵을 먹으며 여기에 전 세계의 높으신 분들을 불러 축제라는 걸 하면 전세계가 같은 편이 돼줄 거라고 하나 우드는 빵봉지를 부풀려 터뜨리며 정말 그렇게 되면 마레의 문제는 전부 해결되고 최고겠다고 말한다. 가비가 소용 없다고 생각하냐고 묻자 저번달 까지 죽자고 싸웠던 중동연합의 나라들도 끼어 있으며 자신의 가족은 외국의 수용구에서 넘어와 잘 안다고 말한다. 외국의 에르디아 인에 대한 적의는 여기와는 비교가 안 된 다며.. 가비는 그렇다면 더더욱 아무것도 안 할 수 없으며 이곳을 고른 건 분명 우리는 악마가 아니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에르디아 인을 이해해달라고 하려고 그런 걸 거라고 하나 우드는 무슨 수로 그럴거냐고 하는 순간, 가비가 우드의 턱을 붙잡아 강제로 미소를 짓게 만든다.
가비: 웃어. 되갚아주고 싶다는 네 심정은 자~알 알고 있지만 비굴하게 굴고 있어선 될 것도 안 될 테니까. 그리고 조피아는! 누구 좋으라고 하는 건지도 모르겠는 자기 어필 좀 그만하고!
조피아: 아니... 난 이거 원래 성격이거든.
우드: 그럼 넌 뭘 고칠 건데?
가비: 뭐? 나는 있는 그대로 있어도 문제 될 거 없잖아. 귀여운데다 머리도 좋으니까 높으신 분들 마음껏 농락하면서 평가는 보다 확실해 지겠지~
조피아: 악마로 보이기 시작했다..
가비: (조피아와 우드의 목을 붙잡으며) 너희들 다음에 또 팔코 편 들어주고 그러면 눈물 뽑게 만들어줄 줄 알아라.
우드: 악마 맞기만 하구만!
그때, 가비는 무대 앞쪽에 마가트가 금발의 남자와 앉아 있는 것을 발견한다.

마가트는 빌리에게 수첩을 넘겨준다.
빌리: 호오? 대대적인 ' 해체 공사'가 필요하단 말이지?
마가트: 노후화 상태가 심각했던지라.
빌리는 경비병에게 수첩을 넘겨준 뒤 마가트에게 "축하하네, 원수님."이라고 하며 군은 이제 마가트의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마가트는 군은 국가의 것이며 국가의 최고 사령관은 빌리라고 말한다.
빌리: 그건 조금 다르군.. 나는 조타륜을 쥐고 있는 것 뿐이네. 선대의 그 누구도 이것을 쥐려 하지 않았던 이유를 알겠어.. 너무도 무거워...! 지금 당장이라도 손을 때버리고 싶지만 쥐지 않을 수 없는 시대가 오고야 말았지. 나는 어쩌다 쥐게 된 것 뿐이야... 어쩌다 차례가 얻어걸렸을 뿐인 남자란 말일세...!"
마가트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은 무너지기 직전이었지만 쓸만한 기둥도 남아있었다며 그자들의 보고에 의하면 우리들의 집에 벌써 ''' 쥐새끼가 숨어들어왔다고 말한다.

병원, 엘런은 팔코의 이야기를 들으며 제법이라고 말한다. 팔코는 크루거 덕분이라고 말하면서도 이제와서 가비의 평가를 넘어서진 못할 것 같지만 망설이지 않고 나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다. 그러나 엘런은 감사하고 싶은건 오히려 자기 쪽이라고 하며 몇번이나 편지 주고받는 것을 도와준 것에 감사를 표한다. 팔코는 그때, 엘런 옆에 놓여진 글러브를 발견하고는 가족이 준 거냐고 묻고 엘런은 병원 생활이 지루할 거라며 보내준 거지만 이런 몸으로는 어렵다고 말한다.
엘런: 나도 이만 나아가야겠지. 축제가 끝나면 고향에 돌아가야겠어.
그때, 팔코는 의사가 오는 걸을 보고는 자리를 뜬다. 의사는 엘런에게 옆에 앉아도 되겠냐고 물으며 자신을 진료의를 맡고 있는 예거라고 소개한다. 즉, 엘런과 지크의 할아버지. 병원에는 가끔 차를 마시러 온다고 하고 엘런도 처음 뵙는다고 인사한다.
예거: 방금 전의 소년과는 사이가 좋은가 보군.
엘런: 네...
예거: 그런가, 나도 소년과는 마음이 잘 맞을 것 같아. 대화 상대를 찾는 중에 이 벤치에 앉게 됐으니 말야. 그 소년의 숙부는 에르디아 복권파의 간부였지. 복권파는 낙원행을 당하고 그 가족들도 예외는 아니었어. 소년과 형도 가족을 지키기 위해 전사에 지원했고 그의 형이 짐승 거인의 계승권을 따낸 것으로 인해 그제서야 그라이스 일가는 안정을 찾았지.
엘런: 어째서.. 저에게 그런 이야기를?
예거: 저 아이에게 심부름을 맡기는 건 그만하게. 이상한 의심이라도 사게 됐다간 그라이스가의 노력이 허사가 되어버려. 그리고 마음이 건강하다면 가족 곁으로 돌아가게나. 더는 만나지 못하게 된 다음에는... 후회를 남기게 됐을 때 이미 때는 늦은 게야.
엘런: 후회.. 입니까. 가족분들께.. 죄송한게 있으신가 보군요.
예거: 후회하지 않은 날 따위는 없다네... 그날, 아들 녀석 여동생을 데리고 벽을 나섰지.. 내가 평소부터 너무 엄하게 대한 탓이야.. 내 뒤를 이어서 의사를 하라면서.. 나.. 나 때문이야..! 저.. 전부 내가!
그러면서 예거씨는 머리를 부여잡고 소리를 지르며 발작한다. 뒤이어 의사와 간호사가 달려와 그를 데려가자 엘런은 우울한 표정을 지으며 야구공을 위로 던진다.

그날 밤, 연회장. 각국의 주요 인사들이 모인 자리에서 웨이터가 된 전사 후보생 아이들은 신속하게 일을 착수한다. 그때, 접시를 치우던 우드는 자신들을 보고 "추찹한 핏줄이 그릇을 옮기고 있다," "어쩐지 식사에서 냄새가 난다 했다."라고 말하는 몇몇 각국 주요 인사들에게 분노하여 몸을 돌리는 순간, 동양인 여성의 기모노에 와인을 흘리는 사고를 치고 만다. 그러나, 그녀는 사과하는 우드를 옷깃으로 가리며 소란 피우지 말라 하고 다른 이가 무슨 일 있냐는 물음에 우드가 들고 있던 와인잔을 들며 와인을 기모노에 흘려 도움을 받고 있었다고 거짓말을 한다. 어째서 그랬냐는 우드의 물음에 그녀는 "네가 어떤 호된 꼴을 당할지 모르잖니."라고 속삭인다. 우드는 자기가 에르디아 인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자길 감싸줬다고 얼떨떨해 한다. 그때, 가비는 그녀의 웃깃에 있는 문장을 보며 동양에서 온 히즈루국 사람이라고 말한다. 본격적으로 연회가 시작되고, 빌리가 입장하자 사람들이 빌리를 알아보는 와중에 오그웨노 하는 흑인 대사가 그를 구세주의 후예라 부르며 다가온다. 두 사람이 포옹을 한 뒤, 빌리는 그 옆에 서 있는 오그웨노의 아내 남비아를 보며 오랜만이라고 반응하고 다른 이가 손등의 상처를 보여주자 어릴때 나무에서 떨어져 생긴 상처라고 말할 때, 마레의 대사가 와인잔을 두드리며 이목을 집중시킨다. 대사가 정상적으로 말을 하는데,
"우리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원을 둘러싸고 추악한 싸움을 저질러 왔습니다.[21] 그러나 어제의 적은 오늘도 적! 이런, 실례! 어제의 적은 오늘의 벗! 과거에 있던 일은 술과 함께 화장실에 흘려보내고![22] 새로운 축배를 들지 않겠습니까! 그럼, 길이길이 이어질 평화를 향해---!
그때, 험악해진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빌리가 박수를 치며 다가와 조크가 대단히 수준이 높지만 외빈분들은 공용어를 잘 알아듣지 못한 모양이니 이 다음은 자기에게 맡겨 달라고 말한다. 빌리가 인사를 하자 모두가 박수를 치며 구세주의 후예라 목소리를 높히고 이어서 빌리가 말한다.
빌리: 내일은 여러분들을 레벨리오 수용구에 초대하겠습니다. 그곳은 일찍이 수많은 국가와 백성들을 학살했던.. 저와 같은 피가 흐르는 민족, 에르디아인이라는 악마가 살고 있는 터전이지요. 개중에서도 가장 핍박받아 왔던 마레는 그 악마를 이용해 타국을 핍박하기 시작하며 비극은 되풀이 되었습니다. 에르디아인의 근절을 바라시는 심정은 십분 이해하는 바입니다. 저는 이 끝나지 않을 문제에 대해 하나의 해답을 도출해 냈습니다. 그 해답을 내일, 제가 처음으로 연출을 맡게 된 무대에서 선보이도록 하지요. 위대한 극작가와! 역사의 목격자들에게 건배!
각국의 주요 인사들: 극작가와 목격자에게!

다음 날 아침, 가비는 소란스러움에 잠에서 깬다. 그리고 거리의 악사와 다양한 요리들, 축제 분위기에 멍하니 서 있다가 다른 아이들이 달려온다. 팔코는 축제라며 바깥 사람들이 수용구에 잔뜩 들어와서 이런저런 노점을 열었다고 말하며 다짜고차 들고있던 아이스크림을 가비의 입에 집어넣는다. 가비는 이것이 축제냐며 놀라고 아무튼 넷 모두가 축제를 즐기기로 한다. 뒤이어 라이너와 피크, 포르코를 만난 아이들은 빵을 파는 노점상 앞에서 애원하는 표정으로 라이너를 빤히 바라보고 라이너는 빵을, 샌드위치를, 피자를 사준다.[23] 라이너는 그러면서도 즐거워 하는 아이들을 보며 미소를 짓는다. 그날 저녁, 라이너는 탈이 난 가비를 질질 끌며 욕심부린 탓이라고 말하나 가비는 매일 이렇게 축제 하면 좋을 것 같다며 어쩐지 요즘 온통 처음 겪는 일만 일어나는게 어쩐지 무언가 바뀔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고 말하고, 라이너는 그렇다고 말한다.

그날 밤, 사람들이 잔뜩 모인 광장. 지크는 포르코와 피크, 후보생 아이들에게 잘 즐겼냐고 묻고, 콜트는 팔코의 행방을 묻자 우드가 아는 사람을 만났다며 어디로 가버렸다고 말한다. 콜트의 걱정에 포르코가 그의 어깨에 팔을 기대며 이런 날에 딱딱한 소리 하지 말라고 할 때, 피크는 팔코가 오는 것을 발견한다. 팔코는 한걸음에 달려와 어딜 갔냐는 가비의 물음을 무시한 채 라이너에게 잠깐 와줄 수 있냐고 묻는다. 지크는 시계를 보며 개막까지 시간이 좀 있다고 말하고 팔코는 가보면 안다는 말과 함께 라이너를 무대 뒷편 건물 지하실로 인도한다.
팔코: "데려 왔어요."
엘런: "여어, 4년 만이구나. 라이너."
라이너는 그의 얼굴을 보며 경악하여 말한다.
"엘런..."
그리고, 63화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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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64화, 선전포고

훈련병단 시절, 베르톨트가 라이너,애니와 함께 숙소로 걸어가면서 계속 꾸는 꿈에 대해 예기한다.
베르톨트: "계속 같은 꿈을 꿔. 개척지에서 목을 맨 아저씨 꿈 말이야. 왜 우리에게 목을 매기 전에 그런 얘기를 한 걸까?"
라이너: "그런 걸, 어떻게 아냐?"
애니: "누군가에게 용서받고 싶었나 보지. 마르셀을 두고 간 우리도 할 말이 없을 텐데."
베르톨트: "나는 어째선지 이런 생각이 들어. 그 아저씨는 분명... 누군가가 벌해줬으면 했던 게 아닐까..."
그리고, 시점은 다시 현재. 엘런이 라이너를 바라보며 말한다.
"여어, 4년 만이구나. 라이너."
둘 사이의 어색함을 보는 팔코는 당황하여 두 사람이 오랜 친구라고 들었다 하자 엘런(크루거)는 둘다 그간 쌓인 이야기가 많아서 뭐부터 말하면 좋을지 모르겠다고 하고, 라이너는 충격에 빠진 표정 그대로 말한다.
"말도 안 돼... 엘런..."

어느새 무대 앞은 사람들로 가득 차고, 빌리 타이버는 무대 뒷편 분장실에서 가만히 거울을 바라보고 있는다. 그의 키 큰 호위병이 슬슬 나갈 시간이라고 말할 때, 히즐국의 여자가 분장실에 들어온다. 빌리는 그녀를 보며 아즈마비토 가문 여러분이라 말하며 수고스럽게 격려하러 와주셨냐고 묻는다. 그녀는 얼굴을 좀 보러 온 것 뿐이라 말하고 빌리는 울렁증이 와버렸다고 말한다. 그녀는 묘한 표정을 지으며 정말 용감하다고 칭찬하며 자기들 일족은 잘 알고 있다고 하면서 악수를 청한다. 빌리는 그녀를 키요미라고 부르며 황송학기 그지없다고 말한 뒤 악수를 받는다.

건물 지하, 엘런은 라이너에게 명령권한다.
엘런: "앉아라, 라이너. 여기 자리 꽤 괜찮지? 무대의 소란스러움이 아주 잘 들려... 이 위에 있는 건물은 평범한 주거 공간이지. 무대의 뒷편이긴 하다만... 많은 주민들이 막이 오르기를 즐겁게 기다리고 있어. 바로 이 위에서 말이야..."
팔코: "어라? 크루거 씨, 손 다치신 건가요?"
엘런: "아아.. 스친 거야. 라이너, 앉아."
결국 라이너는 자리에 앉고 팔코는 먼저 돌아가려고 하지만 엘런은 여기서 이야기를 들으라고 말한다. 라이너 역시 얌전히 시키는 대로 하라고 말한다.
같은 시각, 키요미는 수행원들과 무대 반대편으로 사라진다.

라이너의 어머니는 관객석에서 애니 레온하트의 아버지를 만난다. 그녀의 아버지는 라이너의 어머니를 보며 쭉 누워있던 베르톨트의 아버지가 얼마전 세상을 떴다고 말하고 라이너의 어머니도 아들이 모든 것을 마레에 바쳤다는 게 자랑스럽다고 항상 말했다고 하며 분명 그녀도 훌륭히... 라고 하는 순간 레온하트 씨는 애니는 반드시 살아 있다며 돌아올 거라 약속했다고 중얼거린다.

한편, 근처 건물 옥상. 마가트를 위시한 병사들이 무기를 준비하고 있다. 마가트는 이 수용구에서 선전포고를 거행하게 될 줄은 몰랐다고 중얼거린다.

관객석에 앉아있는 전사후보생 아이들과 전사대들은 칼비 원수를 비롯한 마레군의 중추와 각국의 대사, 여러 명문가, 전 세계의 주요 신문사들이 수용구에 몰렸다며 놀라워한다. 피크는 세계의 중심에 서 있는 기분이라고 하고, 콜트는 타이버 가문의 힘에 놀라워한다. 오직 포르코만 자기들과 다를 거 없는 에르디아인이라며 투덜거릴 때, 군악대의 합주가 시작된다. 그때, 철모를 푹 눌러쓴 키 큰 병사가 전사들에게 마가트가 부른다고 말한다.

지하실, 팔코는 침묵속의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본다. 마침내 라이너가 입을 연다.
라이너: "엘런... 어떻게.. 뭘 하려 여기에 온 거냐...?"
엘런: "너랑 똑같다고."
그 말에 라이너는 죄책감에 휩싸인다.
엘런: "모르겠어? 너랑 똑같다니까. '어쩔 수 없었다'라는 거지."
마침내 빌리 타이버가 무대 위로 올라오자 그 소리에 엘런은 막이 오른 모양이니 들어보자고 말한다.
"옛날 이야기를 해봅시다. 지금으로부터 대략 100년 전, 에르디아 제국은 거인의 힘으로 세계를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시조 유미르의 출현으로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현생 인류가 3번 절멸했다 해도 부족할 정도의 목숨들을 거인에 빼앗겼다 전해지고 있지요. 거인에 의해... 터무니 없는 수의 민족이나 문화... 그들의 역사를 빼앗겨 왔던 것입니다. 그 살육이야말로 인류사이며 에르디아 제국이 걸어 왔던 역사였습니다. 그리고 적이 사라진 에르디아 제국은 동족들끼리 살육을 벌이기 시작했죠! '거인대전'의 시작이었습니다. 여덟 거인을 지닌 가문들이 피를 흘라며 서로 싸웠던 것이죠. 그리고 이 상황에 승리를 거머쥘 호기를 발견한 마레인이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영웅 헤로스! 그의 능란한 정보 조작에 의해 에르디아 제국은 잇따라 공멸하며 쓰러져 갔죠. 그리고 그는 타이버 가문과 손을 잡고 이기는 것이 불가능할 거라 여겨지던 프리츠 왕마저도 섬으로 몰아내는 것에 성공한 것입니다."
(환호하며 박수치는 관객들)
"그러나, 파라디 섬으로 물러난 왕은 여전히 힘을 지니고 있었죠. 세계를 짓밟을 수 있을 만큼의 수천만의 거인이 그 섬에서 도사리고 있습니다."
(경악하는 관객들)
"지금 현재 우리가 사는 세계가 아직 짓밟히지 않고 존재하는 건 우연이다! 거인학회는 그렇게밖에 설명하지 못하고 있죠. 우리의 조국 마레는 그 위협을 배제하고자 4마리의 거인을 섬으로 파견했습니다만 도리어 당하는 것으로 끝을 맺고 돌아온 것은 갑옷 거인 뿐. 즉, 암흑의 인류사라 할 수 있을 에르디아 제국은 여전히 건재한 것입니다."
지하실에서 엘런은 라이너에게 들었냐고 말하며 저게 벽을 파괴한 이유냐고 물으며 말한다.
"너희는 세계를 구하려 했던 거야. 그런 거지?"
그 시각, 키 큰 병사는 지크를 향해서는 정문으로 가라고 명령하고 포르코와 피크는 다른 곳으로 인도한다. 피크는 병사를 보며 어디서 본 적이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하며 어디 소속이냐고 묻자 병사는 서쪽 라크아 기지이나 소집령을 받고 참가하였으며 에르디아 인의 허튼 소리에 어울려 줄 생각은 없다고 말한다.피크는 멋진 턱수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할 때, 차력거인의 판처대 병사들이 그녀에게 말을 건다. 피크는 수고가 많다며 갑자기 그 중 덩치 큰 남자에게 안기고 판처대가 당황할 때 병사는 뭘 하고 있냐며 제촉한다. 포르코가 왜 그러냐고 묻자 피크는 차력거인과 운명을 함께하는 판처대와는 유대가 중요해서라고 말하나 포르코는 그 유대에 금이 간 것 같다고(...) 말한다.

마가트는 부관에게 이상은 없냐고 묻자 아무런 문제는 없다고 하고 마가트는 어떤 사소한 거라도 전부 알리라고 전한다. 그 병사는 어느 건물에 피크와 포르코를 인도하고 그 순간, 병사는 밧줄을 끊는다. 동시에 두 사람이 서 있던 바닥이 꺼지며 둘은 아래로 추락한다.

팔코는 두 사람 사이의 기류에 당황하며 왜 라이너가 저렇게 겁을 먹었는지 궁금해하며 크루거가 친구가 아닌 건지 생각하다 문뜩 떠올리고 만다. 4년 이전이라면 알게 된 건 파라디 섬에 잠입한 시점이라는 것. 팔코는 엘런을 바라보며 그 사실을 부정하지만 결론은 그 뿐이었다.

무대에서는 이야기가 한창 진행중이었다.
"그럼 어디, 여기까지 거론한 이야기는 세상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 그러나... 진실과는 다소 상이합니다. 여기서부터는 저희, 타이버 가문이 전퇴의 거인과 함께 계승해왔던 기억, 그 진정한 사실을 이번 기회에 최초로 공표하고자 합니다. 지금으로부터 대략 100년 전 거인대전을 끝맺은 것은 해로스도, 타이버 가문도 아니었습니다. 그 전쟁을 종결시켜 세계를 구한 것은 프리츠 왕이었죠. 그는 에르디아 제국의 잔인한 역사에 통탄하여 동족들끼리의 다툼에 지치고 지친 끝에 누구보다도 핍박받아 왔던 마레에게 마음 아파하셨습니다. 그는 시조의 거인을 계승함과 동시에 타이버 가문과 획책하여 한 명의 마레인을 영웅이라 칭하며 활약시켰습니다. 그 이름은, 헤로스. 그리고 수용 가능한 만큼의 에르디아 국민을 섬으로 이주시키고 벽의 문을 닫았습니다. 그때에, 자신들의 안식을 위협하겠다면 수천의 거인들로 보복하겠다는 말을 남겼죠. 그러나, 이젓은 진의가 이니었습니다. 프리츠 왕은 자신의 사상을 이어받게 하기 위해 '부전의 조약'을 만들어 냈습니다. 이것으로 인해 칼 프리츠의 사상은 대대로 전해져 왔고 오늘날 까지 섬으로부터 거인이 침공해 오는 일은 없었던 것이죠. 다시 말해 세계를 지키고 있었던 것은 우리가 증오해 마땅한 벽의 왕이라고 생각해 왔던 칼 프리츠가 평화를 바랐던 마음이었던 겁니다."
(당황한 관객들)
"그의 목적은, 평화입니다. '훗날 마레가 힘을 길러 왕가의 목숨이나 시조의 거인을 빼앗으려 한다면 그것을 달게 받아들이겠다. 그 정도로 에르디아인이 범한 죄는 무거우며 결코 속죄할 수는 없다. 그러나 언젠가 보복을 받게 될 날까지는 벽 안의 세상에서 다툼이 없는 찰나의 낙원을 누리고 싶다. 부디 그것만큼은 용서해 주었으면 한다.' 왕은 마지막으로 그런 말을 남겼습니다."
빌리의 충격적인 발언에 모든 관객들은 혼란에 빠진다. 저 말대로라면 마레와 타이버가문이 세계를 구했다는 건 프리츠왕이 꾸며낸 헛소리고 정말로 벽의 왕이 세상을 침략할 일이 없다면 파라디 섬 위협론은 뭐였던 거냐며 웅성일 때 빌리가 다시 말한다.
"그렇습니다. 저희, 타이버 가문은 일족의 안녕을 조건으로 칼 프리츠와 손을 잡고 마레에 에르디아를 팔았죠. 타이버 가문이란 존재하지도 않는 명예를 탐닉하는 비루한 좀도둑에 지나지 않았던 겁니다. 제가 이 자리를 빌려 거짓된 영예와 결별한 것은 이 세계가 지금 놓여 있는 위험한 상황을 이해했기 때문입니다."

옥상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마가트에게 한 병사가 다가와 전사들이 호출하러 갔단 병사와 함께 사라졌다고 말하고 마가트는 예비대를 동원해 수색하라 명령하며 시작되었다고 독백한다.

추락한 피크와 포르코는 떨어지면서 생긴 부상을 재생한다. 피크는 전사를 구속하는 장치라며 고전적이지만 이렇게 좁으면 거인화 할 수 없다고 말한다. 포르코도 최악의 경우에는 압사할 거라며 그 키 큰 병사의 목적에 궁금해 한다. 피크는 그 병사를 어디선가 본 것 같다고 생각한다.

빌리는 무대 옆 가족들과 호위병을 바라보며 '거기서 지켜봐다오, 이것이 내 끝맺음이다.'라고 생각한다. 다시 북들이 울리고 빌리의 연설이 시작된다.
"칼 프리츠는 시조의 거인의 힘으로 세 겹의 벽을 쌓아올렸습니다. 이 벽은 대략 수천만의 초대형 거인으로 구성돼 있으며 방패와 창으로써 평화를 지켜 왔죠. 그러나 근래에, 파라디 섬 내에서 반란이 일어났습니다. 프리츠 왕의 평화사상은 도태되었고 시조의 거인은 어떤 자에게 빼앗긴 것이죠. 세계에 다시금! 위기가 닥쳐오고 있습니다! 평화를 위협하는 반역자! 그 이름은 엘런 예거!"
지하실, 엘런의 잘린 다리가 제생되자 팔코는 충격에 빠진다.
팔코: "배신... 했어.. 존경.. 했었는데.. 지금껏, 날 속였어..!"
엘런: "미안하게 됐다, 팔코... 너한테는 도움도 받았지."
그제서야 팔코는 자신이 그의 심부름으로 보낸 편지를 떠올리곤 경악하며 그 편지의 출처를 묻자 엘런은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는 아니었지만 동료들에게는 전해졌지."라고 말하고 팔코는 절망하여 그 자리에 주저앉는다. 라이너 역시 그 동료가 누구인지 눈치채고는 당황한다.

다시 무대.
"파라디 섬의 위협이란 이 초대형 거인군에 의한 습격, ' 땅울림' 입니다. 앞서 설명드렸던 대로 왕가의 핏줄은 부전의 조약으로 인해 시조의 거인을 행사하는 일은 없습니다. 그러나 현재 시조의 거인을 몸에 깃들인 엘런 예거는 땅울림을 발동시킬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한 번 땅울림이 발동되어버리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더 이상 없습니다! 인류는 그저! 종말을 알리는 발소리에 벌벌 떨며 도망쳐다닐 뿐! 모든 도시와 문명은 짓밟혀 문자 그대로! 모든 것은 평탄환 지표로 변해버리고 말 테죠!"
엘런 예거: "맞는 말이야. 빌리 타이버가 말한 대로 나는 악당이야. 세계를 멸망시켜버릴지도 몰라. 하지만 나한테도... 너희가 나쁜 놈으로 보였거든. 그날, 벽이 무너지고 내 고향은 거인에게 유린되며 눈앞에서 어머니가 잡아먹혔지 나는 알 수 없었어. 어째서지, 라이너? 왜 엄마는 그날 거인에게 잡아먹힌 거야?"
라이너 브라운: "그건... 우리가 그날... 벽을 파괴했기 때문이다..."
엘런 예거: "어째서 벽을 파괴했지?"
라이너 브라운: "혼란을 틈타 벽 안으로 칩입해... 벽의 왕이 어떻게 나올지를 살피기 위해서..."
엘런 예거: "그 임무란?"
라이너 브라운: "시조를 탈환해서.. 세계를 구하는 것이었다..."
엘런 예거: "그런가.. 세계를 구하기 위해서였다면... 그야 어쩔 수 없었겠지."
라이너는 잠시 고통스러워 하다가 묻는다.
라이너: "네가 그 때 말했었지... 너희가 가능한 한 괴로워하며 죽을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그것 때문에 온 거지...?"
엘런 예거: "아, 했던가.. 그런 소리를... 잊어줘. 분명 나는... 바다 건너편에 있는 모든 게 적으로 보였어. 그리고 지금 바다를 건너와 적과 같은 지붕 아래서 적과 같은 밥을 먹었지. 라이너, 너랑 똑같다고... 물론 짜증나는 놈도 있었고 착한 녀석도 있었어. (팔코를 바라본다.) 바다 건너의 바깥도... 벽 안쪽도... 똑같았던 거야. 하지만 너희는... 벽 안에 있는 녀석들은 악마라며 배우고 자랐지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꼬마가 그런 사상을 강제로 주입당한 거야. 대체 뭘 할 수 있었겠어... 그저 어렸던 네가... 이봐, 라이너. 너... 쭉 괴로웠지?"
결국 라이너는 죄책감에 완전히 무너져 엘런의 앞에 머리까지 조아리며 울먹인다.
"아니야...! 아니야 엘런!! 나는 그날... 마르셀이 잡아먹히고.. 애니랑 베르톨트는 작전을 중지하고.. 돌아가려고 했었는데... 나는...! 그 둘을 막무가내로 설득해서..! 작전을 속행시켰어.. 나는 영웅이 되고 싶었어!! 누군가에게 존경을 받고 싶었던거야.. 내가 다 잘못했던 거라고... 네 어머니가 거인에게 잡아먹힌 건! 전부 나 때문이야!!"
그때, 무대에서 빌리가 말한다.
"저는, 이 피를 원망했습니다. 다른 그 누구보다도 에르디아인의 근절을 바랬죠!"[24]
라이너: "이제 지긋지긋하단 말야... 스스로가... 제발 나를 죽여줘..."
"그러나 저는 죽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제가 이 세상에 태어났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국가도, 인종도 서로 제각각 다릅니다! 그러나! 강대한 적을 앞둔 지금이야말로! 하나가 될 순간인 것입니다!"
(눈물을 흘리며 감격하는 관객들, 그리고 마래 병사들이 엘런이 있는 지하실로 접근한다.)
"그러니 지금! 죽고 싶지 않은 이들은 힘을 빌려주셨으면 합니다! 부디!! 미래를 함께 살아주십시오!"
(관객들이 환호하며 박수를 친다.)
"모두가 힘을 합친다면! 어떤 역경도 극복할 수 있을 겁니다!"
엘런은 바닥에 업드린 라이너에게 몸을 숙이며 말한다.
"역시 나는... 너랑 똑같다."
(라이너에게 손을 건내는 엘런.)
빌리 타이버: "부디! 저와 함께 힘을 합쳐 파라디 섬의 악마와! 싸워주셨으면 합니다!!"
(라이너의 손을 잡고 그를 일으킨다.)
엘런: "아마도... 태어났을 때부터 이랬던 걸 거야."
빌리 타이버: "저 빌리 타이버는! 마레 정부 특사로서! 지금 이 자리에서 선언하겠습니다!!"
엘런: "나는 계속 나아간다. 적을 구축할 때까지."
그 순간, 라이너와 맞잡은 손에서 노란 빛이 일자 라이너는 팔코를 지키러 몸을 돌림과 동시에, 눈이 멀어버릴 것 같은 섬광이 뒤덮인다.
"파라디 섬의 세력에게! 선전포고를!!"
그와 동시에, 빌리의 바로 뒤 건물 지하에서 위의 건물을 뚫고 거인화한 엘런이 나타나 경악하는 관중들 앞에서 무대 째로 빌리를 두동강 낸 뒤 그대로 공중에 던진다.
그리고, 64화 종료.

2.6. 65화, 전퇴의 거인

연설 전, 빌리는 자신을 보채는 아이들을 타이르다가 자기도 데려가 달라는 아이의 말에 슬픈 표정을 지으며 오늘만큼은 안된다고 하면서 아이들을 끌어안는다. 다른 가문의 구성원들도 무거운 표정인 가운데 그의 장녀가 아이들을 타이른다. 빌리는 장녀, 피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남매 모두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는, 사실상 유언을 남기고는 아내에게 다가가 사과하며 아이들을 부탁한다고 말한다. 눈물을 흘리는 아내를 뒤로한 채 빌리는 그의 여동생과 경비병을 데리고 떠난다.

광장으로 향하는 마차 안에서 빌리와 마가트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빌리: 역시 노려진다면 연설 중일까?
마가트: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만, 그럴 가능성이 가장 높겠죠. 마레군 간부가 공적인 장소에서 일동으로 모이는 것은 그때 뿐입니다. 다음으로 높은 포인트는 간부가 이동할 때입니다만 출발 직전까지 이동경로를 정하지 않는 관습이 방위책으로 작동하며 마차 자체도 수많은 중요인물들이 이용하지요.
빌리: 그렇다면.. 군 간부는 끄트머리의 특등석. 가능한 한 한 구석에 뭉쳐놓도록.
마가트: 정말로 괜찮으시겠습니까...?
빌리: 타이버 가문도 그저 놀기만 했던 건 아니야. 선대 보다는 말이야.. 이전부터 전 세계의 상층계급과 교류를 다지고는 에르디아인의 지위 향상에 힘을 쓰며 파라디 섬의 동향에도 주목하고 있었어. 하지만... 막상 주시해야 했던 건 발 밑이었지 깨달았을 때에는 적은 바다를 넘어와 우리의 목덜미까지 육박해 있었다. 이미... 언제 목을 썰려도 이상할 게 없어. 위험시해야 할 것은 파라디 섬 세력에 협력하는 자의 그림자이지만 여전히 그들의 실체를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지. 익히 아시는 바와 같이 우리의 조국, 마레는 적이 너무나도 많아. 군의 내부도 예외는 아니야. 적의 전모를 밝히기 위해 불로 지져야 한다면 내 엉덩이에도 기꺼이 불을 붙여주겠어. 적의 습격 계획을 달게 받아들이며 그것을 최대한 이용해야지. 무슨 대안이라도 있다면 들어보겠네. 없다면 계획대로...
마가트: 하지만 적을 낚는다고 치더라도 미끼가 너무나도 큽니다.
빌리: 무능한 간부 따윈 그냥 내어주면 될 일이지. 적의 목적이 마레군에게 손해를 입히는 거라면 그야말로 안성맞춤이지 않나. 새로운 군의 재건도 고스란히 자네의 인선에 따라 당은 도장을 찍을 예정이다.
마가트: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죽을 겁니다.
빌리: 그 중 태반은 에르디아인이다! 악마의 후예라 불러 왔잖나! 새삼 꺼릴 이유가 뭐가 있단 말인가, 마가트 대장... 자네도 지금까지 수많은 에르디아인을 기관총 앞에, 지뢰밭 속에 던졌을 텐데! 군복을 입었건 아니건 똑같은 목숨이잖나! 자네가 지금껏 해왔던 대로만 하면 되네!
마가트: 앞서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이것은 전쟁이 아닙니다. 적의 정체나 목적, 공격 수단조차 불명확한 상황에서... 현장은 불특정 다수의 군중에 둘러싸이게 됩니다. 타이버 공, 저는 십중팔구... 당신을 지키지 못할 겁니다. 이대로 가다간 당신은 죽습니다. 당신께서는 미끼로 쓰기에는 너무나 큰 존재입니다.
빌리: 당연히... 전부 각오한 바이네. 내가 대외적인 무대에 서지 않으면 세상은 눈길조차 주지 않을 거야. 군도, 기자도, 각 나라의 대사들도! 한 자리에 모여줄 리가 없어! 다른 그 무엇보다.. 나를 포함해 레벨리오 수용구의 에르디아인들은 가엾은 피해자여야만 해! '예기치 못한 습격'의 피해자가 되는 거지.. 나 혼자만 그 위기를 모면했다간 전 세계를 아군으로 끌어들이는 건 꿈도 꾸지 못하게 돼!
빌리의 말에 마가트는 잠시 생각하다가 이내 손을 내밀며 말한다.
"에르디아인은 악마의 후예임이 틀림없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악마임이 틀림없고요."
두 사람이 악수를 한다, 그리고 이야기 시점은 다시 현재로 돌아온다. 거인화한 엘런이 괴성과 함께 빌리의 시체를 삼킨다. 곧이어 엘런이 튀어나오며 생긴 건물의 파편이 관중들을 덮치고, 엘런은 공포에 질린 사람들을 노려본다.

도망치는 사람들로 아수라장이 된 광장. 엘런은 곧바로 군의 상층부가 모여있는 곳을 보고는 달려가 그대로 깔아 뭉갠다.
한편, 콜트는 가비와 우드를 재촉한다. 무의식적으로 조피아 쪽을 본 가비는 조피아가 날아온 파편에 상반신이 깔려 죽어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경악한다. 우드는 콜트의 손을 뿌리치고 조피아에게 달려가는데, 그 순간 인파에 휩쓸려 우드는 인파에 짓밟히고, 콜트와 가비는 파편 뒤로 숨을 수밖에 없었다. 가비는 절망에 찬 비명을 지른다.

박살난 무대, 이미 경비병이 파편에 깔려 사망한 가운데 빌리의 여동생인 라라 타이버만이 부상을 입은 채 일어나 엘런을 보며 말한다.
"오빠... 타이버 가문의 사명... 훌륭히 완수하셨습니다...."
곧이어 라라는 전퇴의 거인으로 변하기 시작하고, 엘런이 섬광에 뒤를 돌아보자 그녀가 거인화하며 발끝부터 생성되고 있었다. 피부가 모두 생성되는 순간, 거인화한 엘런이 아직 거인화 도중인 전퇴의 얼굴에 주먹을 날린 다음 쓰러진 전퇴의 얼굴에 경질화 주먹을 날리며 거인을 박살낸다. 멀리서 지켜보던 마가트의 부관은 전퇴가 당해버리겠다고 소리치고 다른 군인도 전사대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며 다른 군인은 간부들은 전멸한 모양이라고 말하는 등 병사들이 각자의 말로 소란스러운 가운데, 마가트는 갑자기 들고 있던 소총으로 엘런의 거인을 겨누어 쏜다.
"콩알탄에 불과하지만 마레군 반격의 도화선은 지금을 기해 불을 붙인 거다. 설마 이렇게 까지 화려하게 등장할 줄이야... 게다가, 저 특징으로 보아 시조의 거인 찬탈자, 진격의 거인, 엘런 예거 본인이 행차하셨나 보군. 섬까지 갈 수고를 덜었다. 전원 맡은 바 위치에! 전투 준비!"
엘런은 계속해서 전퇴를 짓이길 기세로 펀치를 날린다. 그 순간, 전퇴의 눈이 반짝이더니 엘런의 몸이 거대한 경질화 가시에 꿰뚫린 채 공중에 들어올려 진다. 그 때문에 더 많은 파편이 더 멀리까지 튀며 사상자가 늘어난다.[25] 엘런의 거인이 고개를 들어 전퇴를 바라보자 전퇴는 온 몸에 경질화를 두른 채 자리에서 일어난다.

파편에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콜트는 피투성이가 된 우드를 들고 달린다. 왜 갑자기 여기서 전쟁이 일어났냐고 하는 콜트에게 가비는 우드의 상태를 물으나 우드는 말을 하지 못하고 병원으로 가야한다고만 한다. 콜트는 달리면서 팔코를 부른다.

지하실, 감금된 포르코와 피크는 계속되는 진동만을 느낄 수 있었다. 포르코가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는 가운데, 피크는 진동으로 거인들끼리 싸우고 있음을 눈치챈다. 그럴리 없다는 포르코에게 자기들이 여기 구속되어 있는 것이 답이라고 하며 빨리 여기서 나가야 한다고 할 때, 그녀의 판처대가 그들을 찾아낸다. 피크는 그 턱수염이 있는 병사가 수상해 방금 전 판처대와 만났을 때 자기들을 미행해 달라고 말한 것. 둘은 건물 밖으로 나서며 판처대에게 연설 중인 광장이 습격을 받았으며 전퇴의 거인이 응전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차력의 병장차량에 대해 묻자 본부에 있어 15분 내로 가능하다고 하자 피크는 10분 내로 하자고 말한다. 포르코가 먼저 광장으로 가려하자 피크는 상황을 본 뒤에 라고 하는 순간, 익숙한 소리와 함께 정체불명의 병사들이 지붕과 지붕 사이를 건너며 날아가는 것을 목격한다. 그리고, 이들을 상대해본 피크는 경악하고만다.
"설마... 그럴 리가!"
상처를 모두 회복한 전퇴의 거인은 엘런을 바라보며 손에서 하얀 워해머를 소환하여 휘두르고, 엘런은 주먹으로 가시를 파괴하여 공격을 회피, 바닥에 착지한다. 그러자 전퇴는 바닥에 작은 가시들을 깔아 엘런의 발에 피해를 입히고 뒤이어 야포들의 사격에 엘런은 피해를 입는다. 병사들이 대 거인 야전포의 위력에 감탄할 때 부관은 마가트에게 여기서 시조가 사라지면 적 세력은 끝장이니 이대로 엘런을 해치우자고 하나 마가트는 시조가 사라지면 문제를 뒤로 미루게 될 뿐이니 여기서 전퇴에게 먹이자고 주장한다.[26] 하지만 부관은 전퇴가 시조를 먹을 생각이 없어 보인다고 함과 동시에 전퇴가 워해머를 휘두른다. 엘런은 경질화된 손으로 공격을 방어하나, 오히려 주먹과 머리가 통째로 날아가고 만다. 병사들이 전퇴의 위력에 감탄할 때, 진격의 뒷목에서 엘런이 나타나고 전퇴는 엘런을 끝장내기 위해 워해머를 치켜들며 말한다.
"찬탈자 엘런 예거. 마지막으로 남길 말은 있습니까?"
주변의 모든 이가 숨죽여 지켜보는 상황, 엘런은 당당하게 말한다.
"지금이다, 미카사."
그 순간, 전퇴의 가시에 엥커가 박히며 동시에 미카사가 하늘로 솟구쳐 그대로 전퇴의 뒷목에 여덟발의 뇌창을 꽂아넣은 뒤 폭파시킨다. 마가트가 당황하는 순간, 뒤에서 뇌창을 장착한 조사병단들이 나타나 야포에 뇌창을 발사해 터뜨린 뒤 입체기동장치에 장착된 권총을 쏘며 그들을 공격한다. 전퇴의 거인이 쓰러지자 미카사는 엘런이 있는 거인 뒷목에 착지한다.
"다들... 와줬구나."
그러나, 미카사는 엘런을 바라보며 슬픈 눈빛으로 말한다.
"엘런, 부탁이야... 그만 돌아와."

마가트는 모든 군대를 집결시킨다.[27] 마가트는 시조를 포함해 섬의 악마를 한 놈도 놓쳐선 안된다고 하면서도 생각한다.
'지금에야 실컷 날뛰어둬라 이제 네놈들에게 미래는 없다! 이 학살사건을 겪고 식에 참가했던 주요인사들, 주요 국가는 피해 당사자가 되었지. 빌리 타이버의 의도대로 전세계에 에르디아 제국의 위협이 널리 퍼지게 된 거다! 세계는 네놈들을 살려둘 수 없게 된 것이지. 하지만.. 놈들도 그쯤은 충분히 알고 있었을 텐데... 그렇다면...'
그 순간, 그들이 있던 건물 안으로 수류탄이 떨어지고 방이 폭발해 버린다.

조사병단들은 특유의 기동성으로 마레군을 쓰러뜨리던 중, 건물에서 불꽃이 일자 병사 하나를 떨어뜨린 장 키르슈타인이 건물에 불을 지르던 붉은 머리의 병사, 프록에게 수용구 째로 태워버릴 작정이냐며 민간인에게 끼칠 피해는 억제하라고 하나.
"여기 있는 건 적과! 적이 살고있는 건물 뿐이다! 우리, 벽 안의 인류가! 얼마나 벽 바깥 놈들에게 살해당해 왔는지를 잊은 거냐! 잡아먹혀 왔다고! 이 정도로는 한참은 모자라거든! 저길 봐, 엘런은 길을 제시했다. 싸우라고 말이야! 우리는 그저 벽 안에서 죽기만을 기다리는 존재가 아니야! 우리한테는... 저 악마가 필요해!"
미카사는 엘런에게 엘런이 저지른 짓을 일깨운다.
"엘런.. 너는 자기가 무슨 짓을 저지른 건지... 알고 있는 거야? 너는... 민간인을 죽인 거야, 어린 아이까지, 죽였어.. 더는 돌이킬 수 없는 참상이야."
미카사가 울먹이나 엘런은 그녀를 보다가 다시 앞을 보며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한다. 분명히 뒷목을 명중했음에도, 전퇴는 살아서 움직이고 있었다. 미카사가 당황하나 엘런도 뒷목을 신경써서 공격했으나 죽지 않았다고 하는 순간, 전퇴는 석궁을 생성시켜 발사한다. 아슬아슬한 순간, 미카사가 엘런을 들고 도망치며 엘런은 전퇴의 비밀을 파악한다. 철탑에 착지한 엘런은 전퇴의 거인이 경질화로 뭐든지 만들어 낸다는 것과 함께 왜 목덜미를 날려도 죽지 않았는지 파악하며 잘 되면 전퇴를 먹을수도 있으니 미카사에게 주의를 끌어 달라고 부탁한다.

병원, 콜트는 우드를 데려갔으나 의사는 침대가 이미 꽉 찬대다가 이미 우드는 죽은지 오래라고 말한다. 콜트는 부정하며 제대로 살펴달라고 하나 전사후보생이면 상황을 보라는 말만 듣는다. 이미 병원 앞 마당 전체에 사람들이 몰린 것. 의사는 간호사의 외침에 안으로 들어가버리고 콜트는 우드의 시체를 바닥에 눕히며 가비에게 가족과 함께 어디가 안전한 곳인지도 모르겠지만 광장에서 가급적 멀리 떨어지라고 하며 팔코를 찾으러 돌아가겠다고 할 때, 가비는 분노한 얼굴로 자신도 돌아가겠다고 말한다. 우드와 조피아가 왜 살해당했는지 모르기 때문에... 가비는 순식간에 병원 밖으로 사라진다.

병사들을 태운 트럭이 광장을 향해 움직일 때, 가비는 그 방향으로 계속해서 달린다. 그때, 병사들이 그녀를 막아세우는데, 그들은 바로 수용소 입구의 경비병들이었다. 가비는 그들에게 자기도 싸울테니 들여보내 달라고 하나 경비병은 멍청한 소리 하지 말라며 돌아가라고 하는 순간, 조사병단에 의해 앞서가던 트럭들이 폭발한다. 경비병들도 응전하는 그때, 경비병들이 총에 맞아 쓰러진다. 가비가 총이 발사된 그곳을 봤을 때, 거기에는 총을 든 붉은 머리의 여자, 사샤 브라우스가 있었다. 사샤의 뒤로 코니가 날아와 길을 봉쇄했다고 하고, 사샤는 라이트를 키며 불 밝히라고 한 것을 잊었냐고 묻는다. 코니는 근처 건물 꼭대기에 불을 밝히고 떠난다. 멀어지는 그들을 멍하니 보던 가비는 경비병의 시체를 보며 분노에 이를 갈다가 경비병의 총을 집는다.

코니는 장이 있는 곳에 도착해 증원이 한동안 안 올것이라고 말하고 등불도 장치했다고 한다. 작전이 순조롭냐는 물음에 장은 아직까지는 이라고 말한다. 한편, 미카사는 경질화 검을 휘두르는 전퇴를 상대로 공격을 모두 회피하면서 시간을 끌고, 장은 시간이 될때까지 전퇴를 무력화 시킬 수 있으면 성공이지만 무슨 일이 일어난다 해도 이상할 것은 없다고 한다. 미카사가 공격을 회피해 뇌창을 전퇴의 무릎에 박아 넣을 때, 장이 말한다.
"이 싸움의 너머에 뭐가 존재하는지. 그걸 판가름하기 위해서는... 살아남아야지."
미카사는 뇌창을 전퇴의 오른쪽 눈에 박아넣고, 전퇴는 비틀거리다가 경질화 된 채찍을 만들어 휘두른다. 엘런은 근처 건물 지붕에서 상황을 바라보며 생각한다.
"위화감의 정체를 알아냈다. 전퇴의 거인이 나타났을 때 느꼈던 위화감이지. 이 녀석은... 발밑에서부터 몸이 생성되어 갔지. 목덜미에서가 아니라 무대 중앙의 지면에서 말이야. 전퇴의 본체는..."
(엘런이 지붕에서 뛰어내림과 함께 거인화 하여, 전퇴의 발뒤꿈치에서 이어진 끈의 끝부분, 무대 지면을 공격한다.)
한편, 머리에서 피를 흘리는 마가트는 엘런의 행동에 경악한다. 엘런은 지하에서 끈이 이어진, 전퇴의 본체가 들어 있는 경질화 수정을 뽑아 그대로 연결된 끈을 뜯어버린다. 전퇴가 힘을 잃고 쓰러지자, 마가트는 전퇴가 먹히겠다며 당황한다. 이윽고 엘런이 전퇴를 먹으려는 순간, 등 뒤에서 턱 거인이 나타나 빠른 속도로 엘런의 머리를 붙잡아 목덜미에 입을 가져댄다. 턱 거인이 엘런의 목덜미를 무는 순간, 한 병사가 빠르게 턱 거인의 머리를 베고 지나가고, 턱은 더 이상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다른 병사들과 달리 초록색의 자유의 날개 망토를 두른 그 병사는 바로 리바이. 포르코는 이 자가 아커만임을 눈치챈다. 포르코가 멍하니 있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엘런은 건물에 부딪혀 턱을 떼어낸 뒤 턱의 머리카락을 붙잡으나 턱은 빠져나와 건물을 타고 올라가려 한다. 그러나 뇌창이 폭발하며 턱은 바닥에 떨어지고, 뒤이어 수많은 조사병단 병사들이 턱을 향해 달려든다. 포르코는 경악하여 소리친다.
"말도 안 돼... 난 거인이라고! 인간의 모습을 유지한 채로... 나를! 죽일 셈인가?! 이게...! 파라디 섬의! 악마!!"
그리고, 65화 종료.

2.7. 66화, 강습

턱 거인이 진격의 목덜미를 무는 순간, 리바이가 날아와 턱 근육을 베어버리고 뒤이어 바닥에 쓰러지자 조사병단 병사들이 날아와 턱 거인을 끝장내려 한다. 그 순간, 중기관총이 불을 뿜으며 병사 몇을 쓰러뜨리고, 병사들이 회피하나 일부가 피하지 못하고 공격당한다. 피크의 차력거인이 판저대를 이끌고 나타난 것. 장은 간신히 공격을 피해 건물 안으로 들어와 차력 거인이 참전한 것을 발견한다. 피크는 중기관총이 입체기동에 유리하다며 시간을 들인 보람이 있었다고 말한다. 그때, 엘런은 라라 타이버의 경질화 수정을 바라보고, 동시에 빛이 일며 엘런의 몸이 공중에 들리게 된다. 엘런은 팔을 경질화 하여 날카로운 송곳에 꿰뚫리는 것은 막았지만 전퇴가 나무 모양으로 거인화 한 탓에 나무의 가지 부분에 고정당한 상태. 미카사가 엘런을 바라보던 그때, 지축이 흔들리며 지크의 짐승거인이 다가오자 리바이는 그쪽을 쳐다본다. 지크의 참전에 포르코나 마레 병사들은 안도하나 오직 피크와 마가트만은 그를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처다본다. 그리고, 죽은 경비병의 소총을 든 가비는 광장을 향해 내달리며 소리친다.
"죽여버리겠어, 엘런 예거!!"
공중에 매달린 엘런은 지크를 쳐다본다. 지크는 조사병단 쪽을 노려보며 외친다.
지크: "놓치지 마라! 섬멸해라!"
리바이: "죽지 마라, 살아남아!"

건물의 폐허에서 먼지가 일더니 땅 속에서 갑옷 거인의 양 손이 솟아오른다. 그 안에서 나온 팔코는 거인들과 조사병단의 격렬한 전투 현장을 보며 경악할 때, 미카사는 라라 타이버의 경질화 수정을 향해 뇌창을 날리나 뇌창은 수정에 맞고 튕겨나간다. 팔코는 엘런의 거인을 보며 그가 엘런임을 알고 분노한다.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라이너가 자신을 감싸며 거인화 한 것. 그제서야 팔코는 라이너를 찾아 안쪽으로 들어가지만, 라이너는 거인과 반쯤 일체화 되어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 팔코는 방금 전 엘런과 라이너의 대화로 라이너가 살아갈 의지를 잃어 저렇게 된 것을 직감하고는 라이너에게 말한다.
"부장님, 구조를 불러오겠습니다. 밖에 있는 건 적뿐이 아니에요. 저도, 가비도 모두 당신의 아군이니까요. 기다려주세요. 브라운 부장님!"

장을 비롯한 병사들은 짐승 거인의 투척을 피하며 접근하였다. 그때, 몇몇 병사들이 짐승을 쓰러뜨리기 위해 장의 경고에도 불고하고 다가가다 차력과 판처대의 중기관총에 사망하고, 중기관총의 사각에서 접근하는 이들도 턱 거인에 의해 저지된다. 판처대 병사들이 포르코에게 감사를 표하고 포르코는 상체만 거인 밖으로 꺼내 쫓고 있던 아커만을 놓쳤다며 경고할 때, 피크는 전퇴가 먹히겠다고 소리친다. 엘런이 경질화 수정을 깨무는 순간, 피가 튀지만 수정에는 흠집조차 나지 않고, 오히려 진격의 턱이 박살이 난다.
'애니 때와 똑같은 수정체, 역시 이 녀석한테는 이빨이 안 박히나. 하지만 너는 힘을 거의 다 소모했겠지. 조금이라도 여력이 남았다면 이대로 나와 함께 목덜미를 꿰뚫었을 테니까. 이미 너의 수중에 패는 남아있지 않아.'
(엘런이 거인화를 해제한다.)
"나는 아직 남아 있지만 말이야."
그 말과 함께 엘런은 뛰어내리며 세번째 거인화를 시행한다. 그 모습에 포르코는 경악하며 엘런만 해치우면 끝이라고 하나 피크는 우리들이 초조해 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지금 이 전장을 지배하는 건 우리들. 처음부터 적은 궁지에 몰려 있었어. 적은 입체기동으로 쳐들어온 거니까 무기도, 연료도 물량은 별로 대단하지 않아. 즉, 보급선도 없는 적진 한복판에서 독 안에 든 쥐 신세란 거지. 지금 쯤 마레군이 이 수용구를 포위하고 있을 즈음일 테니까 족에게는 퇴로도 없어. 애초에 파라디 선 세력 그 자체에는 마레를 상대로 정면에서 전쟁을 할 수 있을 힘도 없다고."
포르코는 그렇기에 시조의 거인만 회수하면 땅울림이라는 비장의 패를 잃지 않냐고 하지만 피크는 그렇기에 신중하게 행동을 짚어 가자고 소리친다. 차력과 턱은 아커만한테서 지크를 지키기만 하면 되는 거라며. 지크는 돌조각을 양손 가득 들며 바로 그거라고 미소지으면서 투척, 주변 건물을 반파시켜 버린다.
"엘런 예거는... 내 적수가 못 돼. 우선은 너부터다. 어서 나오라고, 리바이. 시간이 없을 텐데?"
리바이는 그 말에 구석에서 조용히 시계를 바라보다 지크를 노려본다.

팔코는 열심히 달리며 지크를 압도적이라고 말한다. 그때, 마가트가 그를 발견하고 팔코는 그에게 라이너의 상태를 보고하려 할 때, 마가트는 그의 어깨를 잡는다.
"뭘 하고 있나!! 괜찮은 거냐?! 부상은?!"
팔코는 당황하여 부상은 없다고 하자 마가트는 여기서 벗어나라고 명령한다. 팔코는 라이너가 땅 속에 파묻혀 있다고 말하자 마가트는 누구에게 당했냐고 묻고 팔코가 엘런 예거라 말하는 순간, 가비가 그들에게 다가온다.

그 시각, 마레 앞바다. 엄청난 수의 마레 군함들이 항구로 몰려든 상태에서 해군 장교는 빨리 착함해서 레벨리오 구에 병력을 보내라고 소리친다. 그때, 군함 옆으로 어선 한 척이 지나가자 장교는 위험하다 소리친다. 어선이 멈추고, 그 위에는 망토를 뒤집어 쓴 이가 한 명 앉아 있었다. 곧이어 망토를 벗은 그는 노란 머리에 입체 기동장치를 한 남자, 아르민 알레르토. 아르민은 여러 고민에 찬 얼굴을 하다 이내 그들을 노려보고, 동시에 항구 전체가 대낮보다 밝은 빛에 휩싸인다. 그 빛은 레벨리오 수용구에서도 보일 정도로 밝았고 항구 부분에 벼락이 떨어지며 뒤이어 버섯 구름과 함께 군함들이 하늘 높이 치솟는다. 마가트는 멍하니 폭발을 바라보던 가비와 팔코를 다그치며 소리친다.
"군항이 당했다! 저런 짓이 가능한 건!"
그 순간, 후폭풍이 레벨리오를 덮치면서 사람들을 쓰러뜨리고, 건물을 붙잡고 버티던 피크가 폭발의 이유를 직감하여 소리친다.
" 초대형 거인 뿐! 베르톨트의 거인을... 빼앗겼었어!"
포르코는 격노하여 그들이 대책도 없이 여기까지 쳐들어왔을 리가 없다며 다시 거인 안으로 들어가 광장에 뛰어든다. 그를 향해 미카사가 칼을 뽑아들자 포르코는 방해된다고 소리치고, 동시에 광장의 모든 병사들이 달려든다. 피크가 당황하여 지크를 부르는 순간, 짐승 거인이 단숨에 리바이에게 당해 쓰러진다. 짐승거인의 머리가 있던 쪽은 가비와 팔코, 마가트가 있는 장소. 리바이는 쓰러진 지크에게 다가와 목덜미에 폭탄을 던지고, 마가트는 지크에게 다가가려는 가비와 팔코를 막음과 동시에 폭탄이 터지고 짐승 거인의 목덜미를 날아가 버린다. 뒤이어 차력 거인을 향해 조사병단 병사들이 다가오고 피크는 중기관총의 사각을 지우기 위해 몸을 기울이거나 뇌창을 앞발로 치우는 등 분전할 때, 근처에 샤사가 숨어 있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샤사는 자신의 바로 앞에 있는 판처대 대원을 향해 총을 쐈다. 총알은 정확히 그의 미간에 명중해 즉사시키고, 피크와 다른 판저대가 당황할 때, 샤사는 총을 장전한다. 분노한 피크가 그녀에게 달려드는 순간, 그녀의 뒤에서 장이 나타난다.
"그쪽에는 신세 좀 졌다!"
피크는 자신의 실수에 당황하나 장은 빠르게 뇌창을 차력 거인의 눈에 발사, 차력의 기동성을 차단시키는 동시에 주변의 모든 조사병들이 판저대를 향해 뇌창을 발사, 판저대를 전멸시킨다. 차력은 중상을 입은 채 팔코의 뒷편에 추락하고만다.

폐허가 된 항구, 아르민의 초대형 거인이 힘 없이 몇 발짝 걷더니 뒷목에서 아르민이 나오며 슬픈 표정으로 폐허를 바라보더니 말한다.
"이게... 네가 봤던 풍경이구나... 베르톨트."

팔코는 처참한 상황에 절규한다. 그때, 장이 차력을 끝장내기 위해 달려들자 팔코는 차력을 가로막으며 그만 하라고 소리치고, 장이 뇌창을 발사함과 동시에 차력이 증기를 뿜으며 뇌창은 빗나가고 만다. 장은 후퇴하며 생각한다.
'빗나갔다? 증기 때문에 비껴나갔나? 그게 아니면...! 내가 빗맞힌.. 건가?'
곧이어 치명상을 입은 피크가 거인 밖으로 나오고, 조사병단이 그녀를 죽이기 위해 달려드나 마가트를 위시한 마레 병사들의 방어에 실패, 피크는 팔코와 가비에 의해 건물 안으로 옮겨진다.

엘런 주위를 빙빙 드는 포르코는 지크에 이에 피크까지 당하자 격노해 달려드나 엘런은 그런 턱에게 주먹을 날린다. 허나, 턱은 진격의 오른팔을 물어 절단한 뒤 두 다리를 팔에 감아 양손으로 진격의 얼굴을 할퀴다 이내 일격을 날리려는 순간, 엘런은 본능적으로 경질화 수정을 들고 있던 왼손을 뻗어 공격을 막는다. 그런데, 공격을 막은 수정에는 금이 가 있었다. 턱은 뒤이은 미카사의 공격에 거리를 벌려 전퇴의 경질화 나무에 올라가 그들을 노려본다.
"빨라...! 유미르의 턱과는 천지차이야!"
엘런은 금이 간 수정을 바라보며 무언가 생각한다.

팔코는 피크의 상태[28]에 경악하며 거인의 힘이 있는데 수복이 더딘데에 궁금해 하고, 가비는 갑옷과 달리 차력이 튼튼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라이너의 행방을 묻는다. 팔코는 무대 뒤에 있는 건물 아래에 있지만 라이너를 얌전히 내버려둘 수는 없을 까 했다는 이상한 말을 하고 가비는 조피아와 우드를 비롯해 수많은 사람들이 엘런 예거에게 살해당했다고 말하더니 갑자기 창가로 다가간다. 그 순간, 모든 마레 병사들이 경악한다. 거대한 비행선이 광장을 향해 날아오고 있던 것. 여지껏 병사들이 지붕에 걸던 등불은 비행선의 유도로를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
병사: "단장님! 등불로 된 길을 확인했습니다!"
한지 조에: "다행이다! 여기까지는 작전대로 상황이 진행된 모양이군. 자, 부탁한다. 오니안코폰"
오니안코폰: "맡겨주세요, 한지 씨!"
한지 조에: "저속저공으로 수용구에 진입... 등불의 길을 따라가며 모두를 회수한다. 찬스는 그때 한 번 뿐이고 탑승에 늦으면 그걸로 목숨은 끝. 이 비행선이 격추당하는 경우에도 끝장이지만... 용케 이런 무모한 짓을 다 떠올리는 구나. 엘빈의 망령이라도 씌인 거니?"
아르민 알레르토: "그랬으면 좋을 정도네요. 우리에게 힘을 내려주신다면... 이렇게 돼버린 이상은 이제... 모두와, 엘런을 회수하지 못하면 우리에게 미래는 없어요."
포르코는 그들이 비행선을 타고 도망칠 것이라고 판단하여 비행선을 격추하기 위해 달려가는 순간, 건물 밑에서 미카사가 그를 기습,아뿔싸! 두 다리를 잘라버린다. 그렇게 포르코가 쓰러진 곳은 진격의 거인 바로 앞. 엘런은 턱의 얼굴을 붙잡아 광장 중앙에 던져 버린 뒤 그의 양 팔을 뜯어버린다. 곧이어 경악한 턱의 입에 경질화 수정을 박은 뒤 턱 거인 통째로 들어올려 강제로 입을 닫도록 만든다. 그러자 수정은 턱의 이빨과 경질화 강도, 치악력을 이기지 못하고 서서히 깨지며 포르코는 엘런이 자신에게 무슨 짓을 할지 직감하고는 경악해 소리친다.
"이.. 이봐...! 거짓말이지...? 멈춰... 하지마...! 그만해...! 제발 그만해애애애애애!!"
그 순간 턱의 입이 완전히 닫히며, 엘런은 박살난 수정과 함께 짓이겨진 라라 타이버의 척수액이 섞인 피를 모두 마시며, 전퇴의 거인을 빼앗는다.

지켜보던 마레 병사는 전퇴를 빼앗겼으니 다음은 턱 차례라고 절망하고 엘런은 쓰러진 턱 거인을 땅바닥에 여러차례 내려 쳐 완전히 기절시킨다. 그때, 가비가 소리친다.
"라이너어어어어!! 도와줘어어어!! 겔리어드씨가! 잡아먹히겠어어어!! 살려줘어어어! 라이너!"
그 소리는 라이너에게까지 들렸지만, 이미 의지를 잃은 라이너는 생각한다.
'시끄러워... 조용히 좀 해줘...'
곧이어 팔코도 그녀를 따라 소리친다.
"라이너어어!!
'부탁이야... 조용히...'
두 사람은 병사의 만류에도 계속해서 라이너를 부르짖는다.
'어째서... 너희는...'
그 순간, 라이너가 눈을 뜨고 턱 거인을 먹으려는 엘런의 등 뒤에서 섬광이 일더니, 부분적으로 경질화 갑옷을 입은 갑옷 거인이 일어선다.
'내가... 죽게 내버려두질 않는 거냐.'
갑옷 거인과 엘런의 거인이 서로를 노려보며, 66화 종료.

2.8. 67화, 흉탄

갑옷 거인과 진격의 거인은 서로를 노려본다. 라이너를 애타게 부른 가비가 환호하고 갑옷 거인이 먼저 엘런에게 주먹을 날리나 엘런은 가뿐하게 피한 후 갑옷 거인의 턱을 날려버린다. 갑옷이 나가떨어지자 엘런은 당황하고 만다. 갑옷 거인은 그 짧은 순간 턱 거인을 붙잡고 구출한 것. 게다가 엘런의 공격에 갑옷 거인이 멀리 나가떨어지며 바로 공격할 수도 없게 되었다. 결국 진격의 거인 뒷목에서 증기와 함께 엘런이 나오고, 미카사가 다가오자 엘런은 힘을 다 써 라이너를 죽일 수 없다고 말하고 미카사는 우리의 집에 돌아가자고 말한다. 엘런은 쓰러진 라이너를 내려다보며 여러 감정이 교차하는 듯한 표정으로 말한다.
"라이너, 또 보자."
갑옷 거인은 완전히 쓰러진다.

비행선이 광장 상공에 진입하자 조사병들은 입체기동장치로 하나둘씩 비행선에 올라탄다. 장은 적에게 남은 탄약을 모조리 퍼부어 비행선을 지키라 명령하고 그들이 철수하기 시작하자 가비는 멍하니 지켜보다 이내 격노하여 총을 들고 뛰쳐나가 버린다. 팔코는 그녀를 뒤쫓는다.

미카사는 엘런을 붙잡고 날다 비행선에 연결된 그물에 도착한다. 그때, 비행선의 문이 열리며 아르민이 엘런을 내려다 보고, 아르민은 엘런에게 손을 뻗지만, 전혀 기쁨의 감정을 보이지 않는다. 아르민의 도움을 받아 올라온 엘런에게, 리바이가 다가온다.
"꼬락서니 한 번 지저분하군. 똥통에 떨어졌다던데, 엘런.
둘이 서로를 마주보더니 리바이는 그대로 엘런을 걷어찬다. 미카사는 놀라 엘런에게 다가가려 하나 아르민이 그녀를 막고, 미카사도 아르민의 눈빛을 보더니 행동을 멈춘다. 곧이어 병사 두 명이 엘런에게 총을 겨눈다. 리바이는 엘런에게 다가가 말한다.
"제법 그리운데, 엘런. 여전히 너는 걷어차기 쉬워서 좋아. 구속하겠다. 이야기는 그 다음이다."
엘런: "상관은 없는데... 전부 편지에 적은 그대로입니다. 이해하고 와 주신 게 아닌지?"
리바이는 엘런의 눈을 바라보며 말한다.
"그 상판대기... 지하도시에서 썩을 만큼 봐 왔던 망할 새끼들의 낯짝이구만. 설마... 네가.."
그 말을 한 뒤 리바이는 전부 엘런의 생각대로 됐고 말한다.
마레군은 조사병들을 최대한 격추시키기 위해 총을 쏘고 장은 비행선을 격추시킬만한 화기는 없다며 빨리 올라타라고 소리친다. 그때, 중년의 병사 로보프가 자신이 최후미를 맡겠다고 말하고 장이 그를 사단장이라고 부르며 철수하자 로보프는 자신은 이제 신병이며 더 이상 주둔병은 필요 없다고 소리친다.

비행선으로 다가오는 장을 사샤와 코니가 붙잡아 올리고 장은 상황을 묻는다. 아직 전부 돌아온 것은 아니고, 현재 사망자가 6명이라고 말하자 장은 분노하나 먼저 올라와 있던 프록이 소리친다.
"적한테 입힌 피해와 비교해 보라고! 대승리잖아! 우리, 신생 에르디아 제국의 첫출진은! 대승리를 거뒀다!!
(환호하는 병사들)[29]
"자, 기뻐해라! 그게 6명의 영령들의 넋을 기리는 추모가 될 거다!"
장: "첫출진인가... 대체 언제까지 해야 끝나는 거냐고... 앞으로 몇 명을 더 죽여야...!"
코니는 사샤와 장을 껴안으며 말한다.
"일단은! 우리는 또 살아남았어. 다른 동료들한테는 미안하지만... 역시 너희만큼은 특별해, 나한테는..."
가만히 있던 장은 아프다며 철덩이 둘러 입고 안겨들지 말라고 말한다. 코니 역시 장을 보고 짜증을 내고 사샤는 수염 같은 걸 길러봤자 먹지도 못한다고 말하며 밥을 찾는다. 장이 섬에 도착할 때까지 참으라고 하니까 못 써먹을 지휘관이라고도 한다.
팔코는 비행선을 뒤쫓는 가비를 말리기 위해 달린다. 마침내 가비를 붙잡는 순간, 그녀는 울고 있었다. 팔코는 그녀에게 적은 날고 있는데 달려 봤자 소용 없으니 이제 그만두자고 하나 가비는 그만둘 생각이 없었다.
"조피아는... 조피아는 날아온 잔해에 상반신이 깔려 뭉개졌어... 바로 옆에 앉아 있었는데... 우드는 그런 조피아를 구하려다... 정신없이 도망치는 사람들한테 짓밟혔어...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머리가 깨질 때까지 계속 밟혔단 말야... 문지기 병사 아저씨 둘은... 나를 꾸짖었어.. 내가 광장으로 가려고 하니까... 에르디아 인인 나더러... 위험하니까 그만두라면서... 필사적으로... 그랬더니... 옥상에 있는 여자한테 저격당해서 죽었어. 나는 이 수용구에서 태어난 에르디아인이니까... 벽 바깥을 걷고 있으면 다들 침을 뱉어대고... 비참한 일도 질리도록 겪어 왔지만... 그러니까 더더욱 내가 열심히 노력해서... 에르디아인은 착한 사람이라고 전세계에 증명하고 싶었는데다! 언젠가... 이 에르디아인의 완장을 자랑스레 여길 때가 올 거라...! 그렇게 믿었기 때문에 지금껏 노력할 수 있었던 건데! 그놈들이 전부 망쳐놨어! 이딴 수용구라도...! 내 소중한 사람들이 있는 우리 집이니까! 그걸 짓밟히는 건 용서할 수가 없단 말이야..! 그런데도 너는... 나더러 달리지 말라고 하는 거야? 눈 앞에서 지크 씨가 살해당하고... 아무 것도 못하는 채...! 왜 이런 짓을 당하는지도 알지 못하는 채로!!"
팔코는 엘런과 라이너의 대화를 회상한다.
"어째서지, 라이너? 왜 엄마는 그날... 거인에게 잡아먹힌 거야?"
"짓밟혔기 때문이지... 적도... 마레의 전사들한테 공격당해서... 수도 없이 죽임당했으니까... 그에 대한 보복으로...!"
가비: "너는... 그걸 보기라도 한 거야...?"
"아니... 본 건 아냐...
가비: "나도, 본 적 없거든... (둘의 뒤로 비행선이 지나간다.)애초에 적은 전세계의 평화를 위협하는 섬의 악마잖아! 너도 똑바로 배웠을 거 아냐! 놈들은 예나 지금이나 죽어 마땅한 잔학한 악마! 우리랑은 달라!"
팔코의 회상 속 엘런: "라이너, 너랑 똑같다고... 바다 건너의 바깥도... 벽 안쪽도... 똑같았던 거야."
가비는 팔코를 두고 다시 비행선을 쫓는다.

로보프는 전원이 탑승했으니 출발하라 전하라고 소리친다. 가비는 그들을 향해 접근하고, 로보프는 누군가 총을 들고 나타나자 권총을 겨누나, 상대가 어린아이라는 것을 알고는 망설인다. 동시에, 가비는 총으로 그의 머리를 명중시켜 죽이고, 로보프의 시체는 바닥에 떨어진다. 가비는 로보프의 입체기동장치가 아직 비행선에 연결되어 있음을 발견한다. 팔코가 달려들자 가비는 입체기동장치의 방아쇠를 당기고, 와이어가 팽팽해지자 팔코는 그녀가 비행선에 올라탈 생각임을 눈치챈다. 가비는 잔뜩 분노한 표정으로 말한다.
"섬의 악마 놈들을 모조리 죽여버리겠어"
팔코: "그러다 너만 죽는다고! 바보야!!"
"아빠랑, 엄마랑... 라이너를 비롯한 모두에게 전해줘, 나는 마지막까지 싸웠다고... 그러면 지금은 이기지 못하더라도 모두가... 내 뜻을 이어받아줄 거 아냐."
그때, 콜트가 둘을 향해 다가온다. 가비는 입체기동장치의 방아쇠에 손을 걸며 말한다.
"그럼 잘 있어, 팔코... 너는... 좋은 녀석이었어."
팔코는 며칠 전, 라이너가 했던 말을 떠올리더니 그대로 뛰어올라 가비를 붙잡고, 둘은 같이 비행선으로 딸려 올라간다. 가비가 놀라자 팔코가 소리친다.
"갑옷 거인을 계승하는 건...! 나야!!"
두 사람이 비행선에 부딪치는 소리를 사샤가 감지하고 돌아보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자 장이 조용히 하라고 소리치나 병사들은 더 목소리를 드높힌다. 그때, 그들으 보고 있지 않은 틈에 가비가 올라오고 코니는 로보프에 대해 묻자 장이 이미 올라탔을 거라고 하는 순간, 가비가 함내로 들어오더니 그대로 총을 쏜다. 그리고, 총알은 정확히 자신을 차별하지 않고 진심으로 걱정했던 아저씨들을 사살한 원수 사샤 브라우스의 오른쪽 옆구리를 관통한다.

가비가 총을 장전하고, 동시에 장도 그녀를 향해 발포하려는 순간 뒤늦게 올라온 팔코가 가비를 감싸며 장의 총알은 그녀를 한참 지나고, 가비의 총알은 장의 바로 머리 옆을 지난다. 곧이어 프록을 비롯한 분노한 병사들에게 둘은 제압당한다. 장과 코니는 사샤에게 다가간다. 계속해서 그녀의 이름을 부르짖는 코니에게 사샤가 함겹게 말한다.
"시끄럽네, 참... 밥..은 아직 멀었나요..."
장: "지혈이다! 구멍을 막는 거야, 서둘러!"
코니: "사샤! 섬까지만 버텨 봐!!"
"고기..."
긴급히 상처에 붕대를 감지만 이미 그녀는 치명상을 입은 상태. 장이 머리를 싸매고 자책할 때 프록이 둘의 머리채를 붙잡고 끌고 와 말한다.
"장, 이놈들... 로보프 씨의 입체기동장치로 올라탄 거야! 밖으로 던져버릴 거다. 그래도 되겠지?"
장은 비행선 벽을 치며 말한다.
"어린애를 하늘에서 던져버린다고... 이 죽고 죽이는 상황이 끝나는 거냐...!"

한편, 마가트는 방에 들어와 가비와 팔코의 행방을 묻지만 부관은 돌아오질 않는다고 말하고 마가트는 상처를 재생중인 피크를 바라본다. 피크는 그에게 자신들을 유도하고 함정에 빠뜨린 병사의 정체를 눈치챘다고 말하며 그 병사를 3년 전 전사대 퇴각 후 파라디 섬으로 향했던 최초의 조사선단 멤버라고 말한다. 바로 행방불명 됐던 조사선. 피크는 조용히 중얼거린다.
"똑똑히 기억하는 게... 그 턱수염이 정말 안 어울렸던지라..."

비행선, 리바이는 그 병사를 보며 턱수염을 언제까지 붙이고 있을 거냐고 묻고, 병사는 평판은 괜찮았다며 턱수염을 땐다. 그때, 밖에서 소란이 일자 리바이는 투덜거린다.

소란의 원인은 가비. 그녀는 붙잡힌 상태로 그들을 악마라 부르며 난리를 피우면서 자신을 죽인 뒤에 주모자에게 저주하는 것은 진정한 에르디아 인이라고 전하라며 소리를 지르고, 장은 그놈에게 그 말 그대로 해주라고 말한다.

곧이어 선실의 문이 열리며 장이 둘을 데려오고, 둘은 선실 안에 있는, 증기를 뿜는 누군가를 보며 경악한다.
마가트는 피크에게 그 마레병인 것을 어떻게 알았냐고 묻는다.
"그건... 제가 개인적으로 흥미가 있었던 인물이기 때문이죠... 그녀는... 지크의 신봉자였거든요..."
선실 안에는 사지가 잘린 지크가 있었다. 지크 역시 둘을 보며 놀란다. 리바이가 둘에 대해 묻자 장은 로보프를 죽이고 입체기동으로 쳐들어 왔으며 가비에게 사샤가 총을 맞고 이미 가망이 없어 보인다고 말한다. 그 말에 리바이는 경악하고, 아르민과 미카사는 사샤에게 달려간다. 뒤이어 조종실 문이 열리며 한지가 들어와 지크에게 전부 계획대로 된 거냐고 묻는다. 지크는 전체적인 흐름은 좋았지만 오산이 제법 있었다고 말한다. 지크는 파라디와 내통하고 있던 것. 한지는 가비와 팔코를 보며 누구냐고 묻자 지크는 '오산'이라고 말한다.

장은 격노해 키 큰 병사를 옐레나라고 부르며 턱과 차력은 구속한다고 하지 않았냐고 소리치며 동료가 쓸데없이 죽어나갔다고 분노한다. 옐레나는 사과하면서 둘을 분명 구멍에 빠뜨렸지만 자기 실책이라고 하고, 리바이도 그 여파 때문에 짐승이 예정보다도 많이 돌을 우리에게 먹여줬다고 말한다. 지크는 광대 치고는 재치있는 즉흥극이었다는 리바이의 말에 "너무 그렇게 째려보지 마라, 리바이... 오줌 지리면 책임져 줄 거냐고... 너야말로 아주 배우 납셨더만 나를 죽이고 싶어서 안달났을 텐데도 말이야." 라고 말하자 리바이는 지크에게 가까이 다가가 말한다.
"나는 제일 먹고 싶은 건 마지막까지 아껴두는 타입이거든. 아주 잘 맛보면서 먹고 싶으니 말이야."
그때, 엘런이 말한다. 마레군 간부를 죽이고 주력함대와 군항을 괴멸시켰으니 시간은 벌었을 거라고 말하고, 한지는 전세계가 파라디 섬에 총공격을 감행하기 전까지의 시간이냐고 물으면서
"우리는 네가 적에게 잡힐 때마다 목숨을 걸고 너를 되찾아 왔어. 얼마나 동료들이 죽어나가든 아랑곳 않고 말야... 그것을 다 알면서도 스스로를 인질 삼아 강경책을 취할 줄이야... 네가 생각한 대로 우리는 선택의 여지조차 없었다고. 너는 우리를 신뢰했고 우리는 너를 향한 신뢰를 잃었어."
지크: "하지만 이렇게 시조의 거인 왕가의 피를 이은 거인이 갖춰졌지. 그 모든 숭고한 희생들이 에르디아에 자유를 가져와줄 테고, 분명 보답받게 될 거다."
그때, 선실 문이 열리며 절망한 표정의 코니가 들어와 말한다.
"사샤가... 죽었어..."
사샤가 죽어버리고 만 것. 함내가 충격과 슬픔에 감돌 때, 엘런이 조용히 묻는다.
"코니, 사샤는... 마지막에... 무슨 말이라도 했어?"
코니: "고기... 라더라"
그 말에 엘런의 눈이 충격에 빠지더니 갑자기 웃기 시작한다.[30]
몇 년 전, 훈련병단 시절 사샤가 고기를 몰래 훔쳐오더니 하늘을 바라보며
"걱정할 거 없다구요! 토지를 탈환하면 또 소든 양이든 전부 늘어날 테니까요!"
그렇게 말하던 것을 떠올린다. 곧이어, 엘런의 표정이 분노로 변하지만, 그것을 보지 못한 장은 엘런을 질책한다.
"엘런... 네가 조사병단을 말려들게 한 탓에 사샤가 죽은 거라고..."
엘런은 분노와 슬픔으로 가득찬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 67화 종료.

2.9. 68화, 의용병

파라디 섬, 아르민은 어느 지하실에서 4년 전 바다에서 주운 소라 껍데기를 만지작 거리며 중얼거린다.
"는 이런 소리를 들어도 난처하기만 하겠지만... 들어줬으면 해... 3년 전의 그때... 그때라면 아직... 무언가를 바꿀 수 있었을지도 몰라."

3년 전 어느 밤. 파라디 섬의 조사선단이 파라디 섬 남쪽 해안에 접근한다. 선견 부대가 상륙하고 2시간이 지났지만 아직 소식이 없자 지휘관은 2번째, 3번째 조사대를 준비시킨다. 이들은 파라디 섬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돌아가는 것이 목표. 그 순간 굉음과 함께 배가 통째로 떠오른다. 그 원인은 바로 엘런의 거인. 엘런은 거대한 배를 들처매고 걸어가 그대로 해안에 올려놓는다. 그러자 조사병단 망토를 두른 한지가 바로 앞으로 달려가 과장된 목소리로 소리친다.
"마레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파라디 섬에 온 것을 환영해요~! 저는 한지! 머나먼 바다 건너에서 오신 손님들을 맞이하는 몸입지요~! 아아, 어서 들어오셔서! 차라도 즐기시죠~ 아, 덧붙여서! 먼저 오신 일행분과는! 벌써 이렇게 친해졌답니다~!"
라고 말하며 한지는 리바이가 등 뒤에 칼을 겨누고 있는 노란 머리 마레병을 데려온다. 한지의 바램과는 달리 병사는 지휘관에게 자신은 신경쓰지 말고 쏴버리라고 하고 한지는 당황한다. 리바이는 한지의 삼류연극에 어울려줄 생각은 없으시다고 말하고, 지휘관은 총을 겨누며 그들을 위협한다. 한지는 뒤에 있는 거인이 안 보이냐고 소리치지만 지휘관은 그대로 총을 겨눈다. 한 발의 총성이 밤하늘을 가르고, 대기하던 조사병들마저 당황하고 만다. 지휘관이 다른 마레 병사의 총에 쓰러진 것. 다른 병사가 그녀, 옐레나에게 총을 겨누자 옐레나는 그에게 총을 겨누며 무기를 버리라고 위협하고, 곧이어 다른 병사들이 총을 겨눈다. 옐레나는 철모를 벗으며 말한다.
"한지 씨, 환대해주셔서 영광입니다. 티 타임을 갖도록 하죠!"
곧이어 옐레나는 엘런의 거인을 돌아본다.
"만나고 싶었어, 엘런."

그날. 코니와 장은 옐레나에 대해 의심한다. 미카사는 졸던 사샤를 깨우고, 아르민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데다 정보까지 손에 들어와 행운이라고 말한다. 엘런은 적의 상륙을 저지할 수 있었던 건 우연이라며 마레가 재대로 작정하면 이 정도로는 끝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한지는 마레군의 권총을 살펴보며 구조를 대충 파악하면서 신기해 한다. 옐레나는 그것들이 마레병의 기본 장비라고 말하며 마레군은 한 개 사단당 약 2만명으로 구성되어 총원 50사단으로 100만 명 쯤 되고 21척의 전함을 거느린 세 함대를 보유하였고 신병기의 개발에 항공전력에도 힘을 쏟고 있다고 말한다. 평생을 파라디에서만 지낸 한지는 공군에 대해 물으려 하자 리바이는 한지의 다리를 건드리며 쫄지말라고 충고한다. 그때, 오니안코폰이 적이 하늘에서 나타나는 이동병기라고 설명하자 한지는 흥분하여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소리치고, 리바이는 한지를 진정시킨다. 한지는 그런 힘을 가진 마레가 1년 간 쳐들어오지 않았던 이유가 뭐냐고 묻는다.
"주된 이유는 둘. 첫 번째는 섬에 풀어놓은 '무구의 거인'이 최신예 병기를 가지고도 여전히 상륙에 난항을 겪게 하는 장애물이라는 점. 마레가 에르디아인을 벽 안에 유폐하기 위한 정책이었습니다만 반대로 진군으로부터 에르디아를 지키는 존재가 되어 있었던 거죠."
그때, 옐레나는 곧 해가 뜰 시간인데 자기들이 벽 밖에서 느긋하게 차를 마실 수 있다는 건 섬의 거인을 전부 죽였다는 뜻이냐고 묻는다. 리바이는 마레에 전할 거나고 묻지만 옐레나는 오히려 놀란듯한 표정과 함깨 훌륭하다고 말한다. 한지는 두 번째 이유에 대해 묻는다.
"현재 마레는 여러 국가와 전쟁하는 상태에 놓여 있으며 파라디 섬에만 신경을 쓸 때가 아니란 겁니다.당신들께서는 마레가 자랑하는 전사대를 격퇴하고 더욱이 '초대형 거인'이나 '여성형 거인'이라는 주력병기를 빼앗았죠. 마레는 적이 많은 국가인 관계로 주변국가들은 눈 깜짝할 새에 단결하여 전쟁의 봉화가 울려지게 된 겁니다."
한지는 둘은 마레에 원한을 품은 망국의 백성이고 마레에 잠입한 첩보원 같은 거냐고 묻는다. 둘이 아무런 말이 없자 한지는 자신이 맞았다고 자찬하고, 옐레나는 어두운 표정으로 첩보라 할 만한 행동은 못 된다며 마레에 나라를 빼앗기고 병사로 징용된 이들은 무척이나 무력해서 마레에 거스르겠단 기개를 잃어가고 있었다.
"에게... 인도를 받기 전까지는... 마레를 비롯해 전 세계의 사람들이 악마라 부르며 두려워 하는 거인... 저에게는 전혀 다른 존재로 보였죠. 신입니다. 무력했던 저희에게 희망을 보여주었죠. 저희는 지크 예거의 명령을 받고 상관을 쏴 죽인 반 마레 파벌 의용병입니다. 그 목적은... 모든 에르디아인의 해방!"

한지는 다른 병단과 히스토리아 앞에서 지크의 요구를 말한다.
"지크 예거의 요구는 이상입니다. 그 모든 것은 생존이 위태롭다 여겨지는 에르디아인의 구제를 목표로..."
하지만 주둔병단과 헌병단은 그가 짐승 거인이며, 라카코 마을 사람들을 거인으로 바꾸어 박 안을 공포에 몰아넣고 조사병단을 괴멸 직전까지 살육했던 장본인이 그런 소리를 지껄이냐고 소리친다. 작클레 역시 마레의 목적이 시종일과 시조의 거인 탈환이고 힘으로 밀어붙이는 방법이 안 통하니 뭐든 동원하려는 것처럼 보일 뿐이라고 말한다. 픽시스는 그렇게 보일 것 또한 적들도 충분히 알고 있을 터인데 한지의 의견도 들어보자고 말한다.
"지크 왈, 에르디아 인의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기 위한 비책이 있다더군요. 그 비책을 실행하기 위한 조건으로써 필요한 것이 '시조의 거인'과 '왕가의 피를 이은 거인'. 그 둘이 갖춰지면 세상은 구원받을 수 있다. 단... 그 비책을 털어놓을 수 있는 것은 조건이 갖춰진 다음이다, 라고..."
주둔병단이 비아냥거릴 때, 엘런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말한다.
"그 말은 사실일 겁니다. 떠올랐거든요... 제가 딱 한 번... 시조의 거인의 힘을 발동시킬 수 있었던 것은 왕가의 피를 이은 거인과 접촉한 순간이었습니다. 그 거인은... 아버지의 아내였던... 다이나 프리츠 였음이 틀림없습니다. 다이나의 아들인 지크는 해명한 것이겠죠. '부전의 조약'을 넘어설 방법을... 우리, 에르디아 인에게 남겨진 유일한 희망을... 벽에 감춰진 수 천 만이나 되는 거인으로 세계를 짓밟아버릴 땅울림의 발동 조건을."
리바이는 엘런에게 그런 정보를 왜 지금껏 감추고 있었냐고 묻자 엘런은 히스토리아의 신변을 염려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경솔한 판단이었던 건 인정하지만. 확신 못하는 정보 때문에 거인으로 만들 수는 없기에. 한지는 그렇다면 지크의 비책도 일리는 있다는 소리라고 하나 다른 병단들은 반대한다. 한지는 그럴 수만도 없다며 마레의 조사선으로부터 섬을 지키기 위해서는 의용병의 힘이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무선통신'이 없는 한.

어느날 밤, 옐레나는 무선통신으로 새로 다가온 마레의 조사선단을 유인한다. 그들이 좌초된 조사선단을 발견하는 순간, 뒤에서 엄청난 섬광과 함께 초대형 거인이 나타나고 의용병들은 뛰어내리라고 소리친다. 그들이 간신히 해안에 상륙하는 순간, 리바이를 위시한 조사병단이 총을 겨누고 포위한다.
"추접한 악마의 지저분한 섬에 온 걸 환영한다. 극진히 대접해주마 돼지 소변이라도 상관 없다면 말이야. 거절해도 상관은 없지만 그러면 상륙 허가는 떨어지지 않는다. 미안하지만 그대로 헤엄쳐 돌아가줘야겠어."
아르민은 그날을 떠올린다.
"그 무렵은 즐거웠지... 분명 우리, 에르디아인은 전세계로부터 두려움을 사며 미움받고 있어. 아직 얼굴도 모르는 바다 건너편의 사람들한테서. 하지만 바다 건너에 있는 사람들은... 적만이 아니었어. 그리고 세계는 훨씬 복잡하고 모르는 것들 투성이였지."
한창 새로운 기술을 설명할 때, 사샤가 묻는다.
"그런데... 오니안코폰은 왜 피부가 검은 건가요?"
오니안코폰은 잠시 당황하더니 미소를 짓는다.
"우리를 만든 녀석은 이렇게 생각했던 거야... 다양한 녀석들이 있는 편이 재밌겠지, 라고 말야. 너희 유미르의 백성도 마찬가지지. 필요로 했기에 비로소 우리가 존재하는 거야."
아르민: "누가 우리를 만든 건데...?"
" 시조 유미르에게 힘을 내린 존재! 바로 신이지. 그렇게 생각하는 녀석도 있단 소리야...! 생각하는 것뿐이라면 자기 마음이잖아?"

얼마 뒤, 항구 건설이 한창일 때, 104기들 앞에 한 번도 본 적 없던 진수성찬이 펼쳐진다. 옐레나는 해산물은 처음이냐며 니콜로가 마레 요리의 달인이라고 말한다. 니콜로는 아직 마음을 열지 않아 투덜거리나, 이내 사샤가 바닷가제를 통째로 씹어먹으며 맛있다고 소리친다. 이내 사샤는 눈물을 흘리며 소리친다.
"니콜로 씨!! 당신은 천재예요!!"
니콜로는 얼굴이 붉어지면서 지저분하게 먹는다고 소리치나 사샤는 감동의 눈물을 흘리고, 니콜로는 요리를 서두른다.
얼마 뒤, 엘런은 사격연습을 하고, 아르민은 곧 항구가 완성된다며 마레 공병의 힘을 발렸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처음에는 서로 의심에 빠져서 잘 되진 않았지. 하지만... 시간을 들여가면서 직함을 때고 사람과 사람끼리 마주해 나가다 보면... 분명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걸 거야..."
엘런: "아르민, 베르톨트의 기억은 뭐 본 거 있어?"
"아... 아니, 도움이 될 만한 건 아무것도..."
엘런: "시간이 없다고, 지크의 수명은 앞으로 3년도 안 남았어."
"응, 그것 때문인데... 이대로 옐레나 일행의 작전대로 진행해도 과연 괜찮은 걸까..."
미카사: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거야?"
"정말...! 땅울림으로 세계를 협박하는 것 말고는 에르디아인을 지킬 방법은 없는 걸까 의구심이 들어서... 그래선 정말로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는 악몽이잖아. 그렇게 되기 전에 대화를 나눌 순 없는 걸까... 마레나 전세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오해를 풀면..."
그러나, 엘런은 사격을 계속하며 오해란 것이 어디서 튀어나오는 건지 묻는다. 아르인은 자신들이 무섭지 않다는 걸 말한다고 하나, 엘런은 아르민의 말을 끊으며 말한다.
"세계가 보기에 우리는... 거인으로 변신하는 괴물이야. 거기에 오해가 어딨어?"
미카사: "하지만... 친해진 마레인도 있어"
"그게 몇 명이나 된다고? 대부분의 마레병은 수용소의 벽을 노려보고 있다며?"
미카사: "그런 문제들도 시간을 들여가다 보면...!"
아르민: "맞아... 시간이 필요해..."
"그래, 시간을 벌기 위해서는 다시는 손을 못 대게 만들어줘야 하는 거야."
곧이어, 엘런의 총이 발사되고, 사샤가 총에 맞는 장면이 이어진다.
"정말로... 우리 생각은 옳았던 걸까... 어쩌면, 다른 길이 또 있었던 건 아니었을지... 그런 생각이 쭉 머리를 떠나질 않아. 나는 누구보다도 엘런을 이해하고 있다 자부했었어. 미카사보다도. 하지만... 이제는 모르겠어."

사샤의 무덤, 그녀의 묘비 뒤에 미카사가 쭈그려 앉아 있고, 무덤 위에는 그녀가 바친 것으로 보이는 꽃다발이 놓여 있다. 그때, 한병 하나가 마레에게 죽은 병사들의 무덤에 마레인이 왔냐고 소리치며 그를 구타하고, 장과 코니가 다가가 그를 말린다. 그는 니콜로, 니콜로는 정말로 사샤가 죽었냐고 슬퍼하며 둘에게 뭘 한거냐고 소리친다. 뒤이어 그녀의 무덤에 두번째 꽃다발이 올려지고, 니콜로는 비행선에 올라탄 꼬맹이에게 총을 맞았다는 말로 그 아이가 전사후보생임을 알아챈다. 장은 자신 때문이라며 사과하고 니콜로는 자신에게 사과를 왜 하냐며 자신은 그저 식사 준비를 하던 것밖에 없다고 말한다. 코니는 사샤에게 맛난 거 잔뜩 먹여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니콜로는 어떤 기분이냐고 묻는다.
"나랑 사샤는 쌍둥이 같은 사이였지. 내 반쪽이 사라져버린 기분이야"
그때, 사샤의 부모가 다가온다. 곧이어 세번째 꽃다발이 올라오고, 슬퍼하는 가족들에게 니콜라가 말한다.
"저, 저기... 저는 포로 입장인 마레인입니다만... 요리사로서 노동 허가를 받았습니다. 따님은 제 요리를... 다른 누구보다도 맛있게 드셔주셨습니다. 그래서... 만일 괜찮으시다면... 제 요리를 먹으러 와주십시오"
아르투르 브라우스: (손을 내밀며) "물론 공짜겄제?"
"그럼요."

승전보가 실린 신문을 읽는 시민들 사이로, 지크가 마차 안에서 밖을 내다보다가 맞은 편에 앉은 리바이를 바라본다.
"전승했다... 그렇게 보도된 건가. 무시무시한 일이구만~ 아무것도 모른다는 건."
리바이: "네놈을 죽이고 시체를 마레로 처보내서 음모를 만천하에 드러낼 수도 있다. 조부, 조모의 목숨은 그걸로 끝장이겠지. 하지만 네놈이 말하는 비책이란 게 진짜라면 잘게 썰어버리는 건 살짝 뒤로 미뤄줄 수도 있다. 나는 어느 쪽이든 상관 없어."
"관대하신 처사에 감사드릴 따름입니다요. 하지만 나를 엘런과 만나게 해주는 게 먼저 아냐?"
리바이: "너무 그렇게 서두르진 마라. 너를 위해 최상급 호텔을 준비했거든. 우선은 거기서 느긋하게 쉬어주실까."
"이봐... 노려보는 거... 그만 좀 해주면 안 되나?"

옐레나는 최대한 빼앗은 거인화 약물을 보여준다. 복제는 어려울 것이라 말하나 픽시스는 이정도면 충분하다며 감사를 표한다. 옐레나는 지난 3년 간 자신들이 에르디아인의 벗이란 것을 증명해왔을 셈이었는데 안타갑다고 말한다. 주둔병단의 병사들이 의용병들에게 권총을 겨눈채 있던 것. 그것도 자신들이 파라디에 들여온 총으로. 픽시스는 자신들의 추태를 잠시만 눈감아 달라고 말한다. 지크에게 족쇄를 채워두지 않을 수 없기에. 옐레나는 오묘한 미소를 지으며 금방 자신들과 같은 식탁에 앉게 될 날이 올거라고 말한다.

거대나무의 숲. 지크는 리바이에게 이곳이 자신이 머무를 호텔이냐고 묻는다.
"뭐 불만이라도 있나? 거대나무의 숲이다. 이보더 더 너한테 어울리는 호텔은 또 없지 않겠나."
지크: "입체기동으로 잔뜩 놀 수 있어 보이니 말야. 이봐, 리바이 병장. 가비와 팔코에게도 이 웅대한 자연을 보여주고 싶다만?"
"애새끼가 웅대한 자연을 감상할 수 있을지는... 네놈 하기에 달렸지."

가비와 팔코는 감옥에 구금된 채였다. 팔코는 침대에 앉아 멍하니 창살 밖의 하늘을 바라보고, 가비는 분노에 찬 눈으로 "엘런 예거"를 중얼거린다. 아르민은 소라 껍데기를 만지작 거리며 말한다.
"엘런은 혼자서라도 감행할 생각이었어. 엘런에게 협력을 하든 못 본 척 하고 내치든... 최악의 선택이 됐겠지. 어쨌든... 수많은 인간들을 죽이게 됐어. 전함이든 군인이든 민간인이든 모두를 말려들게 하면서 갑작스레... 모든 걸 빼앗은 거야. 하지만... 그 군항이 건재했다면 곧장 마레군은 이 섬에 보복공격을 가했겠지. 화목하게 해결할 길은 끊기고 말았어. 하지만... 하는 수밖에 없었지. 그날의 너희들처럼... 있잖아... 애니...! 아무 대답이나 좀 해줘..."
아르민이 이제껏 대화하던 이는 수정체에 잠들어 있던 애니 레온하트 였다. 같은 시각, 사샤의 묘비에 기대어 앉은 미카사는 중얼거린다.
"이기지 못하면 죽어. 이기면, 살고..."
감옥에 구금된 엘런은 세면대 앞에서 긴 머리를 뒤로 묶으며 거울을 노려본다.
"싸우지 않으면 이기지 못해. 싸워라... 맞서 싸워...!"
그리고, 68화 종료.

2.10. 69화, 정론

시점은 엘런이 각오를 다지는 때.
"싸워라... 맞서 싸워...!"
그 모습을 한지가 발견한다.
"뭐 하고 있는 거야? 거울한테 들으라고 말 걸고 있었던 거니? 그랬지~ 싸워라~ 맞서 싸워~ 그랬잖아...얘, 싸워라, 싸워라 라고 말하고 있었던 거 맞지? 싸워라, 싸워라~ 하고. 뭐랑 싸우는 거야? 싸워라~ 싸워라~ 하고 2번 말했다는 건 2회전이 있다는 걸까? 다물고만 있으면 알 수가 없잖아... 보통은 그렇게 혼자서 떠들진 않을 거라고 생각하거든. 나는 거울에 비치는 나한테 말 걸어 보고 그런 적이 없었다 보니까 말야. 그 머리 모양! 멋지다고 생각해, 난! 살짝 헝크러진 느낌이 또... 애써 손 안 댄 거 같이 보이게 하려는 듯한 노력이 전해져 오고..."
엘런은 뭐 하러 왔냐고 소리친다. 한지는 처음 만났을 때 하룻밤을 거인에 대해 이야기 했던 것을 언급하며 자신의 일방적인 이야기를 잠자코 들어줬다고 말하며 엘런이 히스토리아를 희생시킬 일은 없을거라고 확신했다고 말한다.

작중 시점으로부터 2년 전, 완공된 항구에서 옐레나는 1년 만에 처음 뵙는다며 악수를 건내나 리바이가 엘런을 막으며 얼굴을 보여준 것도 최대한 양보해준 거라며 앞으로 접촉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말한다. 옐레나는 오늘은 경사스러운 날이 될 거라 말한다. 처음으로 외국의 중요인사를 밎이하는 것이니. 곧이어 항구로 큰 증기선이 들어오고, 옐레나는 파라디 섬의 유일한 우호국인 히즈루국의 특사 '키요미 아즈마비토'가 온다고 말한다. 바로 레벨리오 전투 직전 빠져나간 그 여자. 잠시 후, 키요미는 미카사에게 묻는다.
"이 가문 문양을 보신 기억은 없으십니까?"
미카사: (깜짝 놀라며 손목을 잡는다) "이건...!"
엘런: "보여줘, 미카사."
미카사: "하지만 이건 엄마가 비밀로 하라고...!"
엘런: "어릴 적에... 나한테는 그냥 보여줬잖아. 그 비밀은 분명 오늘 이 날을 위해서였을 거야."
미카사: (손목의 붕대를 풀어 문양을 보인다.) "이 증표는... 돌아가신 어머니 쪽의 일족에서 쭉 계승해 온 겁니다. 저도 자신의 자식에게 맡기라며 당부받았죠."
키요미는 놀라 미카사에게 다가가 그녀의 어깨를 잡는다.
"어쩜 이렇게 기특할 수가...! 대략 100년도 더 이전에 아즈마비토 가문의 조상에 해당하는 우리 쇼군 가문의 자식들은 프리츠 왕가와 친분을 맺고 있었으며 이 파라디 섬에 머물고 계셨답니다. 그리고 거인대전 후 히즈루국은 패전국으로서 설 자리를 잃게 되고 그런 혼란을 겪는 와중...! 쇼군 가문이 끝내 되찾지 못한 자손들은 이 섬에 남겨지게 된 겁니다! 당신은 우리가 잃고 말았던 한 나라를 이끄는 주군의 후예! 히즈루국의 희망입니다!"

잠시 후, 주둔병단 간부들은 '나라'라는 개념 조차 무지한 상태지만 히즈루를 이용할 수 있다면 뭐든 하기로 마음 먹는다. 하지만 이것이 함정이라는 생각을 못할 수는 없었고, 옐레나 일행의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고 하나 그거야말로 노림수 일거라 말한다. 그때, 픽시스가 다가와 말한다.
"한가지, 확실한 게 있네. 우리는 바다로 이어진 세계에서 아장아장 걸음마를 땐 갓난아기에 지나지 않지. 지금은 잔말 말고 귀를 기울이기만 하도록 하세."
그들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자 히스토리아는 미카사에게 증표를 엘런에게만 보여준 이유를 묻는다. 엘런은 히스토리아를 보며 기뻐 보인다고 묻자 히스토리아가 말한다.
"기쁘지! 우린 태생 때문에 무거운 짐을 짊어진 동지잖아? 미카사가 같은 처지라는데 이렇게 든든할 수야 없지!"
엘런은 그런 히스토리아를 바라보며 미소를 짓는다. 잠시 후, 히스토리아와 엘런, 미카사를 비롯한 병단 간부들과 키요미의 회담. 키요미는 자신들을 만나게 해준 지크 예거의 존재를 빠뜨릴 수 없다며 그와 나눈 밀회를 언급하면서 미카사를 만날 수 있게 중개해준다는 것을 조건으로 어느 거래에 찬동했다는 것을 밝힌다. 두 사람의 밀회. 지크가 어떤 물건을 보인다.
"우선은... 이것을 봐주십시오."
키요미는 깜짝 놀라고 만다. 지크가 보여준 것은 다름아닌 입체기동장치[31]
"어라, 알고 계셨습니까? 마레의 기밀안건이었습니다만... 이 입체기동장치는 파라디 섬에서 개발된 거인을 죽이는 병기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조달한 물건이니 안심하시길. 이것을 증정하겠습니다. 하지만... 이 병기를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어느 특수한 연료가 필요하죠.이것을 그들은... 빙폭석이라고 부르더군요. 여전히 파라디 섬 밖에서는 채굴된 역사가 없는 미지의 지하자원이죠. 그 병기 안쪽에도 흔적이 남아 있을 겁니다."
키요미는 지크가 자신의 계획에 협력한다면 파라디가 대국으로 부활할 수 있을만한 산업을 얻게 될 거라 제안을 했다고 말하며 아직 매장량을 조사한 것도 아니지만 근대화 시대에 있어 금은보화에 필적하는 자원이 잠들어 있다는 거라며 입맛을 다신다. 그 모습에 미카사는 자신은 그저 구실로 쓰인 것 뿐 아닌지 생각하고, 한지도 아즈마비토는 돈 냄새에 민감하니 교섭은 잘 풀릴 거라고 옐레나가 그랬다는 걸 떠올린다. 픽시스 역시 대박 건수 없이 이 섬에 온다는 위험성을 감수하진 않는다고 생각한다. 히스토리아는 지크와 나눴다는 거래에 대해 묻는다. 알다시피 지크는 비책이 있다고 주장했으며 거기에는 히즈루의 개입을 빠뜨릴 수 없다고 했다며 땅울림으로 이 섬을 지키기 위한 3가지 과정을 설명한다.
"우선 첫번째는 땅울림의 실험적인 활용. 그 힘의 일부를 공개하여 세계에 파괴력을 과시하는 겁니다. 두번째가 히즈루의 개입. 땅울림이 필요 없어질 때까지 이 섬의 군사력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적이죠. 그리고 그 기간동안 시조 및 왕가의 피를 이은 거인 양측의 지속적인 유지! 이것이 3번째 과정. 지크는 짐승 거인을 왕가의 피를 이은 자에게 계승, 이후 계승받은 자는 13년의 임기를 끝마칠 때까지 가급적 자손을 늘릴 것!"
3번째 과정에, 엘런은 물론이고 픽시스와 한지까지도 딱딱하게 표정이 굳는다. 한지는 생각한다.
'다른 병기가 아무리 발달해도... 땅울림은 강력한 병기야. 놓아버리지 못한다면 끊임없이 여러 세대를 거치며 계승은 되풀이 되어가겠지. 지금 당장 우리가 살기 위해서라면 이런 해결불가능한 문제를 미래의 자손들에게 남겨도 되는 것일까? 괜찮을 리가 없지... 하지만...'
그때, 히스토리아는 알았다고 하며 짐승 거인의 계승을 받아들이겠다고 말한다. 그때, 엘런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며 말한다.
"벽을 파괴하구 유린당한 끝에... 가축처럼 아이를 강제로 낳고 또 죽입당한 후에야... 비로소 살아가는 게 허락되는 거라면...! 나는...! 지크 예거의 계획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땅울림의 유지에 우리의 운명을 맡기는 건 위험합니다. 남겨진 시간이 있는 한... 온갖 선택을 모색해 보는 게! 우리가 취해야 할 최선책이 아닐까요...!"
다시 현재, 한지는 엘런과 같은 초조감을 공요했다고 생각했지만 어째서 단독행동을 벌여서 이 섬을 위기로 몰아 넣은 건지 도통 모르겠다며 히스토리아는 어떻게 되든 상관 없었던 거냐고 하자 엘런은 자신은 전퇴의 거인을 잡아먹었으며 이 거인은 지면으로부터 자유자재로 경질화를 다루면서 무기든 뭐든 만들어낼 수 있으니 얼마나 깊고 단단한 지하에 자신을 유폐시키든 소용 없다고 말한다. 언제든 내키는 때에 나갈 수 있다며. 당연히 시조를 가진 자신을 죽일 수도 없고 아무리 협박을 한들 지크를 죽일 수도 없고 다시 말해서 한지가 뭘 할 수 있는 거냐고 묻더니 갑자기 한지의 멱살을 잡고 철창에 부딪칠 대까지 끌어오며 소리친다.
"좀 알려달라고요, 한지 씨! 다른 방법이 있었다면! 어디 가르쳐줘 보라고요!!"
엘런이 거인화 하려는 낌세까지 보이자 한지는 놀라 엘런을 뿌리치며 변태라고 소리친 뒤 짜증을 내며 나가버린다. 그러고는 밖에서 벽에 기대 앉으며 중얼거린다.
"엘빈... 네 유일한 실책이야... 왜 나 같은 걸 단장 자리에 앉혀 놓은 건데..."
그 시각, 히스토리아는 의자에 앉은채 멍하니 석양을 바라보고, 한 남자가 그녀에게 다가가 말한다.
"안으로 들어가자, 히스토리아. 좀 더... 몸을 돌봐야지."
그녀는 이미 임신을 한 상태였다.
헌병단의 간부들은 와인을 마시며 지크를 섬에 도착한 즉시 거인화 한 히스토리아 여왕에게 먹여버려야 했는데 애를 만들어버렸다며 이름뿐인 여왕이라고 말하자 옆에 앉은 나일이 그를 말리며 여왕에게는 상대를 고를 권리가 있다고 말한다.
"같은 땅에서 태어났던 청년이야. 어릴 적에는 여왕에게 돌을 던졌다더군. 관심을 받고 싶어서였다나 봐. 고아원을 돕고 있었던 것도 그 죄악감 때문이었다고...몇 년이나 얼굴을 감춘 채로 허드랫일을 도맡는 그를 알아본 건 여왕 쪽이었어."
헌병단 간부는 그런것 보다 어째서 지금 재멋대로 일을 벌였나며 누군가 조언을 했던 거라고 하고 다른 간부는 틀림없이 옐레나라며 제일 정신나간 주제에 머리가 잘 돌아가는 위험한 여자라고 말한다. 히스토리아가 임신한 탓에 지크가 살아버렸기 때문. 주변에서 그 간부, 로그를 향해 취했다며 주의를 주나 로그는 그냥 거인으로 만들어버리자고 말하고, 나일은 그러면 아이는 죽는데다가 출산 자체도 위험한데 여왕의 몸에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끝장이라고 말한다. 로그는 그런 정론 때문에 이 나라가 멸망할지도 모른다고 하며 마레인 그리제에게 와인 한 병 더 가지고 오라고 소리친다. 그리제가 지하로 내려가자, 누군가 그를 부르고 그를 부른 니콜로는 와인병을 들며 추천하는 건 이 와인이냐고 말한다.

시간은 다시 과거, 엘런 일행은 철도를 까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코니는 침목을 깔며 우리가 해야만 하는 일이냐고 짜증을 내고 장은 엘런이 그딴 소리만 안 거냈다면 안 해도 됐을 거라고 말한다. 엘런이 이러면 몸도 단련될 거고 섬의 개발도 진행될 거라며 일행을 끌어들인 것. 코니도 히즈루의 답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하고 장도 히즈루를 통해 세계의 답변을 기다려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 식으로 땅울림을 하지 않고 히스토리아가 괴로운 일을 겪지 않아도 된다면 지푸라기라도 잡는 수밖에 없다며. 그때, 한지와 리바이가 다가온다. 장은 엘런을 호위해야 해서 어쩔 수 없이 왔다고 말하고, 리바이는 덩치만 쓸데없이 커졌다며 짜증을 낸다. 한지는 히즈루에서 답변이 왔다고 말한다. 안타깝게도 실패했다며 히즈루와 교섭할 여지죠차 없다고 말한다. 히즈루는 파라디의 자원을 독점거래하고 싶은 것일 테니 타국과 무역에 협력해주지 않을 것인데다 세계는 파라디 섬이 재앙의 불씨로 계속 존재하여 각 나라들의 단결을 촉구하고 세계가 안정될 것을 보장하기 때문에 바라고 있다고 말한다. 엘런은 자기들은 땅울림에 기댈 수 밖에 없고 히스토리아의 희생은 피할 수 없다는 거냐고 물으며 몰래 분노한다. 리바이는 그렇다고 답하고 아르민도 실망하며 자기들 쪽의 생각은 알아볼 생각도 없이 멋대로 악마라 단정짓는다며 모두가 평화로워지는 길을 생각하지 못하는 거냐며 슬퍼한다. 미카사는 자기들이 어떤 존재인지 알지 못하니 두려워한다고 생각하고 한지도 동의하며 이해하러 만나러 가자고 말한다.

해질녘, 열차를 타고 돌아가는 일행들은 한지가 이야기 한 것을 떠올린다. 마레 쪽에 거점을 세우고 잠입하는 것. 사샤는 마레의 요리를 기대하고, 코니는 마치 놀러가는 것 마냥 생각을 한다. 아르민은 자신들이 평화를 바라고 있다는 걸 세상이 알게 되면 무언가 바뀔지도 모른다고 기대한다. 한동안 침묵이 이어지고, 엘런이 입을 연다.
"조금만 더 시간이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내 수명은 5년 하고 조금밖에 안 남았으니까. 슬슬 정해야 해. 내 거인을 계승할 사람을.
미카사: "내가 이어받겠어.
장: 너는 안 되잖아! 아커만 가문이 뭔지 아직 알지도 못하고 있잖아. 무언보다 히즈루랑 이것저것 해 나가야 할 애가 거인이 되면 어쩌라고? 너는 안 될 이유가 너무 많다 이 말이야.
미카사: "그럼 달리 누가 있는데?"
장: "나지. 우선 나는 엘런보다 월등히 머리가 좋아~ 툭하면 꼴받아서 명을 재촉할 일도 없고 언제 어떤 상황속에서도 뛰어난 판단력을 발휘할 수 있는 매우 드문 존재~ 그게 이몸이란 말씀이야. 너한테서 물려받는 건 맘에 안 들지만~ 실제로 나보다 적당한 인제가 있긴 하냐?"
코니: "그런 굉장한 녀석을 눈 뻔히 뜨고 13년 만에 죽게 만들 순 없잖아. 바보냐? 넌 병단의 지도자 같은 거나 목표로 하라고. 엘런의 거인은 내가 이어받을 테니까. 어때? 그게 좋겠지, 엘런?"
"코니..."
사샤: "좋긴 뭐가요! 당신은 바보라니까요? (코니: "에?") 에가 아니고... 바보한테 그런 중요한 역할을 맡길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 (코니: "에?") 하아... 진짜 귀찬시럽게, 정말... 제가 계승할게요! 실전경험도 있으면서 신뢰까지 할 수 있는 게 우리 정도밖에 없다면 소거법으로 저 밖에 안 남잖아요."
"너희들..."
사샤: "내도 허긴 싫다...? 귀찬시럽겐 한데~!"
코니: "아니, 에... 그건 이상하잖아... (사샤: "에?") 아.. 아니, 그러니까.. 바보에게는 맡길 수 없다고... 네 입으로 그랬잖아? 너는 나보다도 바보니까... 너, 하는 말이 모순되고 있는데..."
두 사람이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광경이 오고갈때, 엘런이 말한다.
"나는 너희한테 계승시킬 생각은 없어."
장: "어째서냐?"
"너희가 소중하니까. 다른 그 누구보다도... 그러니까... 오래 살아줬으면 좋겠어."
엘런의 말에 침묵이 이어지다 장은 엘런의 얼굴이 붉게 상기되어 있자 그걸 따진다.
"너, 인마...?! 뭘 얼굴 붉히고 난리야!! 어떻게 해줄 거냐고! 이 분위기를!"
엘런: "미안..."
아르민: "장..! 저녁노을 때문이겠지! 다들 빨개졌잖아..."
"그런가.. 저녁노을 때문이라면 어쩔 수 없..지?"
그렇게 열차는 석양을 두고 사라진다.

다시 현재, 미카사는 창문으로 석양을 바라보다 자리를 뜬다. 그날 밤, 장은 의용병을 구속한 것을 두고 픽시스가 그런 강경책으로 나올 줄 몰랐다고 말한다. 아르민은 조사병단이 그들과 가까워서 사전에 알리지 않았다고 말하고 장도 지크의 의도를 확실히 알아내지 못하는 이상 어쩔 수 없다고 말한다. 게다가 엘런이 지크의 계획에 편승한 상태에서 그가 무슨 이야기를 한 건지도 본인들밖에 모른다고 할 때, 창문 밖을 바라보던 코니가 말한다.
"있잖아... 너희들한테는 그게 엘런으로 보였냐? 나는 아닌 거 같다... 그 녀석은 엘런이 아니야. 만일 그 녀석이 우리가 아니라 배 다른 형한테 붙어먹는 일이 생긴다면..."
미카사: "생긴다면 어쩔 건데...?"
"우리는 녀석을 썰어버릴 각오를 다져둘 필요가 있어."
미카사: "그런 짓을 하게 두진 않겠어!!"
미카사의 말에 코니는 잔뜩 독이 오른 표정으로 말한다.
"너마저 그쪽에 붙으려는 거냐, 미카사..."
미카사: "그런 일은 생기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 엘런은 누구보다도 우리를 소중히 여기고 있어! 너희도 알고 있을 거 아냐... 그래서 우리를 제외한 외부의 존재에게 공격적으로 변하게 된 걸지도 몰라. 분명 그 마음이 너무 강했던 탓에..."
장: "그건 아니다. 예전의 그 녀석은... 네가 아무리 괴물처럼 강해도 전선에서 멀찍히 떼어놓으려는 녀석이었어. 하지만 아르민더러 군항을 파괴하라 시키고 너를 전장에 불러들였지. 그 녀석이 자기 입으로 소중하다고 했던 나도... 코니도, 사샤도 말야!"
미카사: "그건, 우리를 신뢰하고 있으니까...! 실제로.. 우리가 가지 않았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었잖아."
"사샤가 죽을 일도 없었겠지. 미카사... 사샤가 죽었을 때 엘런이 어쨌을 거 같아? 눈물을 흘렸을 거라 생각해? 분해했을 거라 생각하냐?"
장: "코니, 그만해...!"
"쳐웃고 자빠졌다고... 대체 뭐가 그렇게 웃겼던 걸까 몰라... 사샤가 죽은 게 대체 어딜 봐서... 설명 좀 해주라, 미카사... 엘런이 대체 왜 웃은 건지... 엘런에 대해서라면 뭐든 알고 있다며...? 야...!"
아르민: "엘런과 대화를 나눠 보자! 나랑 미카사까지 해서 3명끼리만... 엘런의 진짜 생각을 확인해 보는 거야!"
장: 이야기 나눠봐서 어쩌게? 만일... 지크와 같은 목적이었다면?"
아르민: "거인화 약을 입수한 병단한테는... 선택지가 있어."
미카사: "설마...!"
아르민: "신뢰할 수 있는 다른 누군가를 거인으로 만들어서 엘런의 시조를 계승시킨다는 선택지가!"

같은 시간, 지크를 감시하던 조사병단 병사들이 니콜로가 추천하던 와인을 마시고, 리바이는 책을 읽는 지크를 감시한다. 그리고, 69화 종료.

2.11. 70화, 가짜

감옥, 갑자기 가비가 비명을 지르며 몸을 마구 비틀자 팔코는 놀라 가비에게 다가간다. 곧이어 경비병이 그녀에게 다가가자 가비는 갑자기 벽돌이 든 보자기로 경비병을 후려치고, 경비병이 쓰러진 뒤에도 언거푸 그의 머리를 벽돌로 내려찍는다. 경비병이 쓰러지자 둘은 감옥을 탈출하고, 팔코는 뭘 어쩌려고 그러녀며 묻지만 가비는 그대로 있었으면 죽었을 것이라 말하면서 악마를 믿을 수 없다고 말한다. 더 이상은 지크조차도, 아무도 믿을 수 없다고...

그와 동시에 라이너가 침대에서 깨어난다. 자리에서 일어난 라이너에게 포르코가 악몽이라도 꿨냐고 물으며 술을 권하고, 라이너는 그를 바라보며 말한다.
"가비와 팔코의 목소리가 들렸어... 그 둘은, 지금 어디있지...?"

다음날, 어딘가의 숲. 팔코는꽤 멀리까지 도망쳤다면서 호수에서 세수를 하는 가비에게 눈에 띄는 완장은 그만 떼라고 말한다.
"이걸 보인다 해도 평범한 주민이 이게 뭔지 어떻게 알겠어."
팔코: "군인이 보면 알잖아... 잔말 말고 떼라니깐..."
"이런 외진 시골에 군인이 걸어다닐 리 없잖아"
팔코: "계속 달고 있다간 언젠가 발견될 거 아냐! 마레에 돌아갈 수단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는데!"
"돌아가긴 왜 돌아가... 나는 그저... 붙잡혀 죽기 전에 지크를 찾아내 따지고 싶을 뿐인데. 우리, 마레를 정말 배신한 건지... 왜 그런 짓을 한 건지...! 너는 마음대로 하든가. 딱히 안 따라와도 되니까."
팔코: "아, 그러냐... 마음대로 하지, 뭐. (가비의 완장을 떼어낸다.) 그런 이건 내가 버려둘 테니까."
그러자 가비는 갑자기 팔코의 멱살을 잡고 넘어뜨린다. 팔코는 이런게 여기서 무슨 소용이 있냐고 묻는다.
"나는 선량한 에르디아인이란 말야! 그게 없으면 섬의 악마랑 똑같아 지잖아!!"
팔코: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너! 미쳐버리기라도 한 거야?!"
"그럼 내버려두든가!! 왜... 따라온 거야...? 너까지 죽을 필요는 없었는데...!"
가비가 눈물을 글썽이자 팔코가 당황할 때, 갑자기 숲에서 금발머리의 소녀가 나타나 뭐 하고 있냐고 묻는다. 어디서 왔냐고 묻는 소녀에게 둘은 눈빛을 교환하더니 집이 싫어서 가출했다고 둘러댄다. 가비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손에 닿는 돌을 몰래 집으나, 소녀는 근처에 집이 있다면서 따라오라고 말한다.

도착한 곳은 목장. 소녀는 둘에게 기다려 달라는 말을 하고는 집으로 들어간다. 가비는 목장의 말을 보며 도주용으로 쓸 수 있겠다고 말하자 팔코는 뭔 소리냐고 말한다. 허나 가비는 더 멀리 도망쳐야 한다면서 여기도 곧 수색의 손길이 뻗칠 거라고 말한다.
"게다가... 나는 악마랑 같이 식사 따윈 못하겠어!"
팔코가 뭐라고 하려는 순간, 소녀가 들어오라고 소리치고, 팔코는 가비에게 조용히 있어 달라고 충고한다.
그렇게 집으로 들어온 둘을 맞이한 건, 가비가 죽인 사샤 브라우스의 아버지, 아르투르 브라우스였다.
그의 말투에 가비는 남부 마레의 사투리라고 생각한다. 팔코는 자기들은 남매로, 벤과 미아라고 거짓말 한다. 사정이 있어 도망쳤으니 할 수 있는 거라면 뭐든 하겠다고 말하며. 아르투르는 둘을 환영하면서 아침밥을 대접한다. 가비는 멍하니 앉아 있다가 머리를 쓰다듬는 브라우스 부인의 손을 공포에 질려 떨쳐낸다. 브라우스 부부는 그녀가 괴로운 일을 겪어 과민반응을 하는 거라고 생각했지만 팔코는 미소를 지으며 사과한뒤 과장된 연기와 함께 밥을 먹는다. 가비는 떨리는 손으로 겨우 한숟갈을 입에 넣는다.

항구, 작클레가 키요미와 그 일행을 맞이한다.
"이번에 실행하신 마레 원정작전 성공 축하드립니다! 히즈루국 수뇌부도 에르디아국의 용감함을 칭송하는 목소리로 넘쳐나고 있답니다."
작클레: "칭찬해주시니 영광일 따름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네... 이번에 저희가 찾아온 목적은 다름 아닌 그 위험을 직접 보기 위함에 있으니까요."
작클레: "그렇다면 저쪽에 있는 것이 말씀하신 그 관측기입니까?"
"네. 빙폭석을 연료로 운용해 실현시킨 세계 최초의 비행정이 되겠지요. 똑똑히 땅울림의 힘을 보고 판가름하도록 하겠습니다."

조사병단의 주둔지. 정문 앞에 기자들이 잔뜩 몰려든다. 엘런이 체포되어 수감된 사실이 퍼져버린 것. 그 중 과거 한지를 도운 플레겔 리브스가 한지에게 시간시나 구의 모든 주민에게 강제퇴거 명령이 내려졌다며 리브스 상회에게 가장 도움을 준 것이 병단 아니냐면서 설명좀 해달라고 말한다. 한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헌병에게 말하라고 하나 이번에는 또다시 한지에게 도움을 준 신문기자 퓨레가 앞길을 막으며 엘런이 가져와준 승리 덕분에 우리들의 미래가 열렸다면서 병단과 엘런 사이의 관계는 에르디아 국민 모두의 문제라고말하고, 로이도 정보는 납세자에게 흘러가야 한다고 하지 않았냐며 변화라도 왔냐고 묻지만 한지는 길을 막는 퓨레를 치우며 소리친다.
"상황이 변했다고! 벽이 열리고 세계와 이어지면서! 정보가 가진 의미가 바뀌었단 말야!"
플레겔: "괴로운 입장이란 건 알고 있어, 한지 씨... 그러니까 눈을 보고 말해줘! 믿어도 된다고...!"
"모든 것은 에르디아 국민... 모두를 위해서야."

한지가 방으로 들어서자 조사병단의 104기 병사들과 정면에 프록을 비롯한 4명의 병사들이 앉아 있었다.
"엘런에 대한 정보를 넘겨준 건 너희들인가... 홀거, 빔, 루이제, 신병인 너희와 프록... 왜 그런 짓을 한 거야?"
프록: "엘런을 해방시켜야 마땅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잘못된 짓 따윈 무엇 하나 하지 않았어. 터무니없이 거대한 적에게 맞서 싸웠고 승리를 손에 넣었지. 그 승리란! 땅울림이라는 압도적인 힘이며 우리의 생존권입니다. 엘런은 우리 '신생 에르디아 제국' 국민 모두의 목숨을 구한 겁니다!"
"그 땅울림이 기대했던 대로 기능하고 우리를 구할 거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는데? 따지고 보면 남한테서 들은 이야기에 불과하니까."
프록: "엘런을 감옥에 계속 가둬두고 있었기 때문 아닙니까. 이대로 무위하게 시간을 낭비할 여유가 과연 우리에게 있을 까요? 이대로 가다간 일전에 거둔 대승리가 헛수고로 끝나고 맙니다. 이 나라를 이끌어야 하는 것은 엘런 예거입니다. 지금 당장 그를 해방시켜 주십시오!"
"응... 네가 옳을지도 모르겠네. 형태야 어떻던 간에 나는 지크의 작전을 완수하겠다는 결단을 내렸어. 모든 건 내 책임이야. 따라서 이 이상 멋대로 행동하는 건 용인할 수 없어. 너희는 엘런의 정보를 외부에 누설한 죄로 처벌받을 거야. 이 4명을 징벌방으로 보내."
프록: "벽내 인류의 승리를 위해서라면 바라던 바입니다."
4명과 다른 병사들이 모두 밖으로 나가자, 한지는 과거 중앙 헌병 '젤 샤네스'를 고문할 때, 그가 하던 말을 떠올린다.
"이런 역할에는... 아마 차례가 있는 걸 거야. 역할에서 빠지게 된대도... 누군가 금방 대역을 연기하기 시작하지. 열심히 해라... 한지."
한지는 스트레스에 몸을 비틀다가 축 처져서 지쳤다고 말하다가 다시 눈빛이 살아나며 아직 알아봐야 할 게 있다고 말한 뒤 밖으로 걸어나간다.

징벌방에 들어온 루이제는 미카사에게 여러 질문을 하다가 미소를 짓는다.
"그래도 병 규범을 위반하 건 후회하고 있지 않아요. 승리가 조사병단의 목적이라면 규칙을 지키는 게 꼭 절대적인 건 아니잖아요?"
미카사: "그만해, 루이제... 형기가 늘어날 뿐이니까."
"저는 당신 덕에 목숨을 건지게 된 그날부터 그 무렵에 머물러 있어요. 거인을 인간의 힘으로 꺾어누른 당신을 보고서 깨달았거든요. 힘이 없으면 아무것도 지키지 못한다는 걸... 우리는 불합리한 폭력과 맞서 싸워도 된다는 걸... 배운 거예요. 그날 이후로... 조금이라도 당신꼐 다가가고 싶어서 저는..."
루이제는 바로 4년 전, 기행종 거인으로부터 미카사가 구해준 소녀였다. 루이제는 미카사가 자신의 스카프를 만지작거리는 것을 보더니 묻는다.
"미카사 씨가 조사병단에 들어온 이유는 뭔가요? 예거 씨를 위해서라면 그의 자유를..."
미카사: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하나뿐. 잠자코 입 다물고 있어."
미카사가 떠나려는 그때, 루이제는 그녀에게 심장을 바치는 경례자세를 취한다. 그 순간, 미카사는 어린시절 엘런이 납치범들을 살해하는 광경을 떠올리며 두통에 괴로워한다.
"이제 괜찮아... 미카사."

픽시스는 구금된 옐레나에게 10달 전 그녀의 호위가 갑자기 프록 폴스터로 바뀌었다면서 그는 정보누설죄로 구류되었다고 말한다. 또한 이 숙박지는 엘런의 거처와 수십km 떨어진 위치에 있었다면서 아무리 살펴봐도 이 시기를 기점으로 엘런이 단독행위를 취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녀와 더 이야기를 나누려 한다.

브라우스 농장. 마굿간을 청소하는 가비를 말이 바라보더니 갑자기 가비의 머리를 문다.[32] 가비는 뒤이어 바닥에 미끄러져 엎어진 뒤 물통이 절묘하게 튕겨 그녀의 머리에 씌인다. 악마의 소행이라고 당황하는 가비를 말의 소행이라고 본다며 딴지를 건 팔코는 말을 닦아주며 그녀를 태우고 도망가 줄 말 따윈 없겠다고 말한다. 가비는 기마술 훈련 같은 것도 없었다며 투덜거리면서 이런 시골에 있어 봤자 아무런 정보도 얻을 수 없다고 말한다. 팔코는 여기에 정착하는 편이 좋을 거라면서 머지 않아 전세계의 군대가 섬에 쳐들어올거니 분명 콜트나 라이너 일행이 구하러 와 줄 거라고 말한다. 가비는 지크가 밉지도 않냐고 소리치나 팔코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가비가 계속 투덜거릴 때, 소녀가 다가온다. 팔코는 그녀를 카야라고 부르며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이 모두 젊다고 말한다.
"응, 여기 있는 사람들은 다 고아니까."
팔코: "그랬나요."
" 여왕의 방침 덕에, 갈 곳 없는 아이들은 지원을 받을 수 있으니까. 여기는 4년 전에 부모를 잃은 애들이 모인 곳이거든."
가비: "죄를 순순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양이네요. 이 섬의 백성들이 전세계에게... 잔학무도의 극치를 달리는 만행을 저지른 역사를 잊은 건가요? 에르디아인 한 명 한 명이 죄인이란 자각을 옳게 지니는 것으로 그제서야 속죌르 향한 길이 열리는 거라고요."
"그게 모두가 부모를 잃은 거랑 무슨 상관이 있는 거야?"
가비: "당연하죠... 아무리 착한 사람인양 행동할지라도 벗어날 수 있을만큼 가벼운 죄가 아니에요."
팔코: "너, 얹혀 사는 주제에 무슨 소리야?!"
"마레에서는 그렇게 배우는 거야?"
가비: "이건 보편적인 역사 이야기니까!"
팔코: "지금 뭐라고 하셨어요...?"
"너희는 마레에서 온 거지?"
사실 카야는 두 사람이 호숫가에서 한 말을 모두 들은 것. 팔코가 당황할 때, 가비는 건초 더미에 꽂혀 있던 삼지창을 들고 달려든다. 팔코가 간신히 가비를 말리나 가비는 악마가 본색을 드러냈다며 그녀를 죽이려 든다. 그때, 다른 사람들이 난리를 보며 뭐 하고 있냐고 물으나, 카야가 얼버무리며 사람들을 다른 곳으로 가게 한다.

잠시 후, 카야는 둘을 버려진 마을로 인도한다.
카야: "여기, 내가 살던 마을. 4년 전에 여기에도 거인이 한 마리 나타났거든. 그 거인을 보고 마을 사람들은 모두 도망쳤어. 다리가 불편한 우리 엄마를 내버려두고... 나는 어쩌면 좋을지 모르겠어서 주저앉아 있었거든. 그저 여기 앉아서... 저기서 엄마가 잡아먹히는 소리를 듣고 있었지. 엄마는 쭉 산 채로 잡아먹히고 있었어. 점차 목소리를 내지도 못하게 됐지. 목소리가 안 나오게 될 때까지 계속 외쳤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벽 바깥에는 인류가 있고 우리를 악마의 민족이라고 부르는 거지? 그래도 왜 그렇게까지 원망받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거든. 미아, 벤 가르쳐줘. 우리 엄마는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무슨 짓을 했길래 이렇게나 원망을 사고 있는 거야?"
가비: "며... 몇 천 년이나...! 전세계의 사람들을 학살했기 때문이잖아!!"
"몇 천 년...?"
가비: "그런 것까지 싹 잊어버리고 있었다니...! 에르디아인은 몇 천 년 동안이나! 거인의 힘으로 세계를 지배하고 유린해 왔어! 다른 민족의 문화를 빼앗고! 원하지도 안는 자식을 배게 만들고!! 셀 수도 없을만큼 사람을 죽여 왔단 말야! 피해자 행세 하는 건 작작 좀 해!"
카야: "하지만 엄마는 이 부근에서 나고 자랐으니까... 그런 지독한 짓은 안 했을 거 같은데..."
가비: "그러니까...! 100년 전에...! 너희의 조상들이 저지른 죄의 크기가 문제란 소리잖아!"
"100년 전이라니... 그럼 지금 살아 있는 우리는 대체 무슨 죄를 저질렀단 건데?"
가비: "바로 얼마 전만 해도... 내가 살던 도시를 유린했으면서..."
카야: "우리 엄마가 살해당한 건 4년 전이니까 그런 죄는 없는 거잖아..."
가비: "그러니까...! 조상이 전세계 사람들을 학살했으니까라고!"
카야: 엄마는 아무도 안 죽였어!! 얘, 미아! 제대로 대답해 봐! 왜 엄마가 그렇게 괴로워 하며 살해당해야 했던 건지... 뭔가 이유가 있는 거지?! 그런 게 아니라면 이상하잖아! 왜 엄마는 산 채로 몸을 뜯어먹혀야 했던 거야?! 제발! 뭣 때문에 죽임당한 건데! 묻잖아! 어째선데!!"
팔코: "위력정찰이에요... 4년 전 파라디섬 침공의 목적은... 대공세를 퍼부을 것을 시야에 넣은 위력정찰이었어요... 카야 씨의 어머니는 거기에 휘말리신 거예요... 어머니께는 아무런 죄도 없어요! 죄송합니다..."
카야가 마음을 추스릴 동안, 가비는 팔코에게 정보를 누설해놓고 뭘 또 사과하냐고 투덜거린다. 카야는 팔코에게 감사를 표하며 마레에서 태어난 것 뿐인데 팔코가 사과하는 건 이상하다고 말한다. 팔코는 카야에게 어떻게 살아남았냐고 묻는다.
" 지금의 나보다 살짝 나이 있어 보이는 언니가 장작패기용 도끼를 들고 들어와서는 거인을 상대로 싸웠거든."
팔코: "그럴수가! 무모해!"
"응... 결국 언니는 스스로를 방패로 내세워서 내가 거인으로부터 도망칠 수 있게 해줬어. 언니가 살아 있었다면 갈 곳 없는 너희를 결코 못 본 체 하진 않았을 거야. 나한테 그렇게 해줬던 것처럼... 다음 번에, 마레 사람이 일하는 레스토랑에 초대받아 가게 됐거든. 거기에 너희를 데려가면 마레로 돌아갈 방법을 알 수 있을지도 몰라."
가비: "어째서..."
"나는 언니 같은 사람이 되고 싶거든"
카야는 바로 사샤가 구해준 그 소녀였다.

레벨리오 수용구, 마가트는 지크의 몸을 부분적으로 발견했지만 발견된 부위는 사지 뿐이라며 눈을 속이기 위해 스스로 사망한 거라 위장한 거라고 말한다. 지크는 파라디 섬의 세력과 손을 잡고 비행선으로 도주한 거라 여겨지며 대인용 입체기동 장치에는 마레의 기술이 도입되어 있고 도주용으로 빼앗긴 비행선도 훈련된 군인이 아니고서는 가능할 리가 없는 고도의 비행기술을 보였다며 4년 전 파라디섬 조사선에 동지를 심어넣은 것이 분명하다고 말한다. 포르코는 지크가 배신자라는 말에 분노하고 마가트는 반년 이내로 세계 연합군이 파라디를 공격할 거라 말한다. 클트는 그 말에 놀라 팔코와 가비의 구출도 반년 뒤에나 하는 거냐고 묻고 포르코도 둘은 누구보다도 우수한 전사 후보생이라 잃으면 마레에게도 큰 타격이라고 말하며 피크 역시 다음 후보생 육성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말한다. 마가트는 마레의 힘 만으로 파라디를 공격해도 이전처럼 도리어 요격당할 뿐이니 세계 연합군의 집결을 기다려야 한다고 하나 라이너가 입을 연다.
"지크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겠죠... 크나큰 타격을 입은 마레군이 지금 당장 공세롤 전환해 쳐들어올 일은 없을 거라고, 그리고 반년 후에 짓밟히게 될 걸 알고도... 아무 대책도 없이 그저 기다리기만 할 인간도 아니죠. 세계 연합군을 기다리고 있을 순 없습니다! 지금 당장! 파라디 섬을 기습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70화 종료.

2.12. 71화, 이끄는 자

애니가 잠들어 있는 지하. 아르민이 잠든 애니의 수정체에 손을 가져다 대려다 누군가에게 제지당한다. 그 사람은 바로 애니의 친구, '히치 도리스'. 그녀가 수정체를 건드리는 것은 금지라고 말하자 아르민은 얼굴을 붉히며 변명하면서 입장금지만큼은 하지 말아 달라고 말한다. 히치는 그런 짓은 안 한다면서 애니를 바라본다.
"나 참, 너란 애는... 잠 밖에 안 자는데도 왜 이렇게 인기가 많니."
잠시 후, 둘은 지하실 밖으로 나와 걷는다. 히치는 세간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냐면서 신문을 건넨다.
"병단이 권력에 고집한 나머지... 엘런 예거를 부당하게 구속... 병단을 향한 의심이 과열되어 가고 있어..."
히치: 병단은 민중이 만족할만한 답변을 뭐 하나 내주지 않고 있으니깐.
"그렇다고 해서 지크의 존재나 땅울림에 대한 걸 밝힐 수는..."
그때, 아르민은 병단 건물 앞이 소란스러운 것을 눈치챘다. 수많은 시민들이 병단 앞에 몰려들어 엘런을 석방하라고 외치고 있던 것. 히치는 병단 본부 전역을 사람들이 둘러 싸고 있다고 말한 뒤 다른 헌병의 도움 요청에 투덜거리며 자리를 뜬다. 그때, 미카사가 아르민에게 달려와 아르민과 함께 건물 어딘가로 이동한다. 그때, 미카사는 조사병단 신병들이 본부에서 급히 어디론가 사라지는 것을 발견한다.

옐레나는 픽시스에게 무미건조하게 말한다.
"저는 그날... 엘런을 만나러 갔죠. 지금껏 아무 말도 없었던 것을 사과드리겠습니다. 이래서는 의용병이 구속당하는 것도 당연한 결과겠죠."
픽시스: 또 이상하리만치 고분고분하시구먼
"저는 생각했습니다. 당신들은 세상을 몰라도 너무 몰라. 이대로 논의하기를 계속 나중으로 미뤄 가기만 하다간 돌이킬 수 없게 될 거라고. 위기감을 느꼈던 것은 엘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픽시스: 그래서? 엘런이 직접 마레 중추에 잠복하여 병단을 움직이게끔 조언하신 겐가
"그런 소리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병 정권에 움직임을 촉구할 필요가 있다고는 말씀드렸죠."
픽시스: 그것 뿐인가?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밀회를 갖는다 하면 구체성을 지닌 약정을 나누는 법이지 않은가.
"말씀하신 대로 공공연한 자리라 할지라도 저희는... 그와의 면회를 청하는 것조차 녹록치 않은 입장이었습니다."
픽시스: 그럼에도 과감히 밀회를 꾀한 것이 빛을 보고 엘런을 유도하는 데에 성공하여 지크가 바란 그대로의 결과를 얻어냈단 게로군?
"그래서는 의미가 없습니다! 저는 그저...! 엘런 예거가 저를 알아줬으면 했을 뿐이지!"
그 순간 옐레나는 자신이 너무 흥분했다는 것을 눈치채고 말을 멈춘 뒤 커피를 한잔 들면서 다시 말을 이어간다.
"저희에게 있어 엘런이 지닌 시조는 마레를 쳐부술 소망이랍니다. 그는... 저희가 기대했던 그대로 마레에게 크나큰 손실을 안겨주었습니다. 아뇨... 상상 이상이었죠. 그는 혈혈단신으로 우리를 오랜 세월간 괴롭혀 왔던 마레에게 천벌을 내린 겁니다. 그만한 그릇의 주인인 그가 시조를 품고 있다는 사실, 픽시스 사령관님 지금 저희가 목격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아시겠습니까? 우리는, 역사가 바뀌는 순간에 입회하고 있는 겁니다! 형제 두 사람에 의해서 세계는 다시 태어날 거예요. 저는 그 광경을 그들의 바로 옆에서 지켜보고 싶을 뿐입니다!"
픽시스: 요컨데... 엘런과 밀회를 나눈 진정한 목적은 호기심이었다고?
"그렇게 되겠군요. 다른 의용병 인원들은 제가 밀회를 나눴다는 걸 아무도 모릅니다. 모든 건 제 경솔한 행위... 당신들을 속였던 건 사실입니다만 제 행동은 전부 에르디아를 염려한 결과입니다."
픽시스: 나도 그리 믿고 싶다네. 엘런과 나눴던 대화를 전부 들려주시면 좋겠군. 거짓말을 잘하는 법을 알고 계시는가? 이따금씩... 진실을 섞어 말하는 것이라네.
오니안코폰의 구금지. 오니안코폰은 카드를 섞으며 자신을 찾아온 한지에게 불평한다.
"정말이지... 이 판국에 이르러서 저희를 의심하다니 솔직히 실망했다니까요! 우리는 동료잖아요? 요 3년간, 함께 땀을 흘리며 쌓아 왔던 철도도, 무역도! 이 섬을 풍족하게 만들었지 않냐고요! 우리는 에르디아에 온 힘을 바쳤는데!"
한지: 미안해... 10개월 전의 철도 개통식 때 이후로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누가 아니랍니까! 다 같이 에르디아의 미래를 함께 맹세했으면서... 왜... 왜 또 그러세요! (한지의 설명을 듣는다.) 예? 옐레나가 엘런과 밀회를 나눈 사실을 인정했다고요? 정말인가요?"
한지: 정말로 몰랐어?
"모... 몰랐습니다, 정말..."
한지는 정말 몰랐단 걸로 보인다며 의심을 거둔다. 그러나 한지는 옐레나가 그런 짓을 할 리가 없다고 말하지는 않는다며 그녀라면 하고도 남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냐고 묻는다. 한지는 그들을 구속해야만 할 이유가 생겼다며 옐레나에 대해 알고 있는 걸 전부 말하라고 한다.
"알고 계신 대로... 저희, 의용병을 조직했던 건 옐레나입니다. 처음에는 서로 의심암귀에 사로잡혀 잘 뭉치지 못했죠. 그때마다 그녀는 스스로 자기 손을 더럽히는 것으로 지크 씨나 조직에 대한 충의를 증명해 왔어요. 침식을 함께 했던 친구라 할지라도 저희를 의심한 마레인은 전부 사고사로 처리해 처분해버렸죠... 저희도 그것이 마레에게 빼앗긴 조국을 위한 일이라 믿는 것으로 극복했던 거고요."
한지는 거기서 이상함을 느낀다. 그녀는 병 정권에 반발하면서까지 마레병의 인권을 양보하지 않았는데 그 무자비한 옐레나가 파라디에서는 유순하게 구는 것에 의구심이 든 것. 한지는 오니안코폰에게 자신을 따라와달라고 말한다.

병단 본부. 작클레는 자신의 방에서 시위대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한지는 여전히 여기저기 뛰어다니나 보더군."
아르민: 네. 확인해 봐야만 할 것이 있다며...
"그랬지... 의용병 한 명을 끌고 다니는 것을 허가했네만 자네들과 엘런을 면회시켜줄 수는 없네."
(놀라는 두 사람)
아르민: 어째섭니까?!
"의용병과 엘런이 접촉했다는 게 명백해졌기 때문이지. 엘런은 의용병과 밀회를 나눈 것을 한결같이 숨기고는 이번 마레 습격을 저지르기에 이르렀지. 현재는 밀회를 꾀한 주모자나 관계자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네. 엘런은 이번 발각에 대한 소식을 접한 이후로 쭉 침묵을 지키고 있지. 그가 단독으로 지냈던 마레에서의 시간에 대해서도 여전히 공백으로 남은 채... 아마도 엘런은 지크에게 조종당하고 있는 것이라 우리는 짐작하고 있네. 다름아닌 자네들이니 털어놓기는 했지만 아무쪼록 비밀은 지켜주길 바라지"
아르민: 엘런이, 그럴 수가...
미카사: 엘런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미카사는 작클레가 전용 고문 의자 앞에 서 있는 것을 눈치챈다. 작클레가 말한다.
"아무것도 아닐세. 어디에 둘지 곤란해 하던 것을 아까 전에 신병더러 옮겨 오게 했지."
아르민: 하지만 총통 각하! 엘런이 묵비를 하고 있다면 더더욱 저희 둘이 도움이 될 수 있지 않겠습니까? 확실하게 엘런으로부터 진의를 캐내겠다 말씀드릴 순 없습니다만... 시험해봐서 손해 볼 것은 없을 겁니다!
"사태는 보다 신중함을 요하고 있다네. 할 이야기는 이것으로 끝일세."
작클레의 방에서 나오고, 미카사는 작클레의 말에 불만을 표한다. 아르민은 병 정권이 이미 엘런을 저버린 걸지도 모른다고 할 때, 3명의 헌병이 작클레의 방으로 들어간다. 아르민은 만일 그렇다면 시조의 계승자 선출도 이미 시작됐을 거라 하고, 미카사는 방의 대회를 듣고 오겠다고 하자 아르민에게 저지당한다. 미카사가 막무가내로 엿들으려 하는 순간, 미카사가 경악하는 동시에 작클레의 방에서 폭발이 인다. 폭발은 건물의 일부를 부수고, 폭연 사이로 무언가 날아와 시위대 바로 앞에 떨어진다. 그것은 바로 다리스 작클레 총통의 신체 일부분이었다. 미카사와 아르민은 별 부상 없이 일어난다. 혼란이 이는 가운데 건물 밖으로 나온 두 사람에게 히치가 달려오고, 히치는 느닷없이 작클레의 방이 폭발했다고 말한다. 총통은 이미 폭발에 휩쓸려 사망한 상태. 게다가, 그 모습을 기폭제로 시위대가 광기에 휩싸여 폭주한다.
"심장을 바쳐라! 우리들의 분노가 전해진 거야! 지금이야말로 싸울 순간이다! 신생 에르디아 제국에 승리를 안겨주기 위해서! 심장을 바쳐라!"
그날, 병단의 주요 인사들이 모인 가운데 헌병단 간부 로그가 상황을 이야기 한다.
"작클레 총통의 개인물품인 특주품 의자. 여기에 폭탄이 장치돼 있던 것으로 보인다. 총통을 포함한 4명의 병사가 희생됐지. 범인도, 그의 목적도 불명..."
한지: 이 친구라면 하루 종일 나랑 같이 있었는데다 의용병은 모두 연금중이다.
"그럼 달리 가능성이 있을 세력은?"
아르민: 그 의자는... 신병에게 옮기게 했다고 총통 각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나일: 어디 신병이지?
아르민: 총통 각하는 신병이라고 하신 것뿐이라... 하지만 저와 미카사는 총통 각하의 방을 방문하기 직전에 본부를 떠나는 신병을 목격했습니다. 조사병단이었죠.
(아르민의 말에 얼굴이 굳는 사람들)
나일: 조사병단이라고 하면... 엘런의 정보를 밖으로 누설해서 징벌을 받은 놈들이 있다고 들었는데. 설마...
헌병단 병사: 긴급사태입니다!! 엘런 예거가 지하 감옥에서 탈주했습니다!
그 소식에 모두가 충격에 빠지고, 나일은 병력을 총동원해 수색하라고 명령한다. 미카사는 충격에 빠진 채 말한다.
"아르민...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야...?"
석양이 지는 시간, 어딘가에서 반라의 엘런이 걷고 있었다. 그를 맞이하는 것은 프록을 비롯해 구금되었던 조사병단 신병과 기타 사람들. 엘런이 나타나자 프록은 들고 있던 옷을 건내준다.
"많군. 몇 명이나 있지?"
프록: 여기 있는 인원 말고도 우리의 아군은 병단내에 숨어 있다. 다리스 작클레를 폭탄으로 날려버린 놈도 있지. 이 에르디아 제국을 구할 수 있는 건 너 밖에 없다, 엘런 예거!
엘런은 석양을 등진 채 겉옷을 입으며 말한다.
"지크가 있는 곳을 특정짓겠다."

다음날, 나일이 상황을 정리한다.
"프록 폴스터를 포함해, 100여명의 병사가 옥으로부터 간수째로 모습을 감췄어. 그 모든 병사가 엘런의 탈옥과 동시에 모반했다고 여겨진다. 총통 각하를 살해한 것도 놈들의 소행이라 봐도 틀림없겠지. '놈들'이라 불러서는 혼란의 여지가 있겠군. 반병단 파괴 공작 조직 예거파라 호칭하도록 하지. 그리고 예거파의 목적은... 알겠나, 한지?"
한지: 지크와 엘런의 접촉을 이루는 게 전부겠지. 그리고 엘런을 중심으로 한 병단 조직의 변혁. 총통을 살해한 건 그들의 굳센 의지를 표명하고 있어.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방아쇠가 된 요인은 병단이 엘런으로부터 시조를 옮기려 획책하던 것이겠지. 우리(조사병단)에게는 아무런 통지도 없이.
"알렸다면 어떻게 됐을지 정도는 쉬이 짐작이 됐으니 말이야. 무엇보다도 예거파의 태반은 조사병단 출신이라고. 어떻게 책임을 질 생각이지? 한지 단장!"
한지: 얼마든지 처분은 달게 받겠어. 하지만 지금 내가 병단에서 물러나는 것만큼 무책임한 짓도 없지. 게다가 예거파는 아직... 어느 병단에 얼마나 숨어 있을지 알 수 없는 거잖아?
로그: 그렇다. 내 눈앞에 있을지도 모르지. 지금 당장 네놈들이 자폭한다 해도 이상할 게 없어.
한지: 로그... 멍청한 소리 하지 마라
로그: 무슨 수로 증명할 건데? 그걸 못하는 이상은 네놈들, 조사병단이 활개치고 다니게 놔둘 순 없어!
그때, 픽시스를 위시한 주둔병단 병사들이 들어온다. 픽시스는 손님 앞에서 뭐하는 짓이냐고 하며 먼저 해야할 일이 있다고 소리친다.
"한지! 지크의 구류 장소를 알고 있는 인물은?"
한지: 현장에서 감시를 맡고 있는 리바이와 30명의 병사, 그리고 보급과 연락을 담당하고 있는 3명, 그 밖에는 저뿐입니다.
"그렇다면 그 3명을 여기에 부르게. 나일! 여왕의 거처는 안전한가?"
나일: 엄선된 인원밖에 알지 못하는 곳입니다만... 지금 다시 한 번 확인해 보겠습니다!
"엘런이 우선적으로 노릴 것이라면 지크와의 접촉, 그리고 히스토리아 여왕. 우선은 이 둘을 지켜내는 것에 만전을 기하도록!"
그때, 아르민이 다가와 총통을 잃은 지금 자신들을 통솔할 수 있는 것은 픽시스 뿐이라며 향후의 전망에 대해 물어본다.
"이건 이미 우리가 패배한 셈이지 엘런에게 항복합세. 병단 내부에 적을 품고 있어서는 어찌 해볼 방도가 없지. 가령, 철저히 적을 색출해 낸다 하더라도 얼마나 많은 피가 흐르게 될지... 그런 어리석은 짓에 쏟을 시간은 어디에도 없네. 많은 병력들이 병단을 저버리게 한 결단을 내려버린 게야. 우리의 패인은 이보다 더 명확할 수 없지."
헌병단 간부: 그럴수가! 총통 각하 일행을 죽인 놈들에게 고개를 숙이실 생각이십니까?!
"내가 작클레와 알고 지낸 세월은 기네. 혁명에 살고 혁명에 죽은 셈이니 그녀석도 바라던 바였을 테지. 무엇보다도 4명의 사망자는 자신들을 기리는 대가로 에르디아국의 붕괴를 바라지는 않을 것 아닌가."
나일: 그렇다면 예거 형제에게 복종하시겠단 말입니까?
"복종이 아닐세! 예거파에게 지크의 소재지를 가르쳐주는 것을 조건으로 교섭을 꾀하는 거지. 우리는 지금껏 해온 대로 땅울림 실험을 지켜보며 여기에 에르디아의 존속을 맡기도록 한다! 단... 우리의 우두머리를 살해당한 것을 이 조건으로 불문에 부치도록 한다. 이것으로 수 백, 수 천의 동지가 서로 죽이려 들지 않아도 된다면...(분노하는 간부들) 싸게 먹히는 것 아니겠나...! 그럼, 각자 준비에 착수하라!"
각자가 역할을 위해 흩어질 때, 방에 앉아 있던 키요미가 자리에서 일어선다. 픽시스는 보기 흉한 모습을 보여드렸다며 사과하나 키요미는 어느 나라든 지나온 길이라며 넘긴다. 픽시스는 안전을 절대 보장하겠다 장담 드릴 순 없다며 사대가 수습될 때까지 항구에서 지내달라고 요청한다. 키요미는 알겠다고 하며 미카사를 부른다.
"무슨 일이 생기거든 곧장 저희 배로 도망쳐 와주세요."
미카사: 키요미 님의 배려에는 감사하는 바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에르디아인인 관계로 나고 자란 이 섬의 성쇠를 지켜보고자 합니다. 부디 저는 신경쓰질 마시길.
"무슨 말씀이십니까! 저희가 여기에 온 것은 당신을 위해...!"
미카사: 지하자원이 없어도 말입니까? -이 나라의 주도권을 쥐는 것이 누가 되든 땅울림만 성공하면- 이렇게 생각하시는 입장 아닌가요?
"그렇지요... 땅울림의 힘이 진짜가 아니라면... 히즈루 본국은 국교를 끊으려 하겠죠... 지금껏 투자한 것도 물거품이 되어버리고 아즈마비토 가문 또한 최후를 맞이할 겁니다... 그렇다면 더더욱 기댈 수는 없습니다. 격동의 시대 속에서 아즈마비토 가문은 변화를 겪어 왔습니다만... 지금에 이르러선 돈계산에 환장한 암여우라는 오명을 널리 떨치는 꼴로 전락해버렸습니다... 하지만! 미카사 님의 어머님께서 남기신 일족의 긍지마저 잃은 것은 아닙니다! 이 나라가 어떻게 되든! 당신만큼은 지켜드리겠습니다!!"

코니는 엘런에게 협력하게 될 줄은 몰랐다고 하자 미카사는 엘런이 했다고 판명된 건 아니라고 말한다. 장이 목소리가 크다고 말리자 코니는 미카사조차 의심하고 미카사가 화를 내려 할 때, 한지가 둘을 말린다.
"픽시스 사령관님이 말하신 대로 병단 내부에서의 다툼은 자멸하는 짓에 불과해."
장: 그럼 모든 것을 엘런과 지크에게 맡기는 짓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신단 겁니까?
"아니... 그건 좋지 않아. 상황이 이렇게 될 것을 앞서 내다보고 지크나 옐레나가 깔아둔 보험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어. 그리고 그 보험은 그밖에도 아직 남아 있을 거라 봐야겠지. 우리는 이보다 더 꼴사남게 변롱당하기 전에 지크의 꿍꿍이를 명확하게 밝혀내도록 하자. 물론 내 지레짐작이라면 그보다 더 좋을 순 없겠지만..."
장: 어디 짚이는 데라도 있으신 겁니까?
"그녀가 지켜낸 마레인 포로의 노동 환경이 수상해. 예를 들자면... 레스토랑이라든가..."
그 시각, 브라우스 가족과 가비, 팔코가 그 레스토랑에 도착한다. 한지 일행은 레스토랑으로 말을 몰며 빠르게 이동하고, 그 모습을 두건을 쓴 채 신문을 읽고 있던 피크 핑거가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71화 종료.

2.13. 72화, 숲의 아이들

아침이 밝아오는 한 마을. 남자가 쓰고 있던 모자가 바람에 날려 떨어지자 다른 여자가 그것을 줍는다. 그때, 마을 전체를 하얀 가스가 뒤덮는다. 바로 차력거인을 비롯한 마레의 병사들이 살포한 가스. 이어 지크의 설명이 이어진다.
"가스 병기란 거다. 그 가스는 내 척수액이 함유되어 있지. 그걸 조금이라도 들이쉰 유미르의 백성은 들이쉰 직후, 경직... 몸의 자유를 빼앗기며 의식을 잃는다, 그 다음은 내가 명령하는 것으로 을 통해 거인의 힘이 좌표로 보내지게 되지. 그러니까 '그 마을'의 거인은 내 명령대로 움직인단 거다."
리바이: "'그 마을'이 아니다. 라가코 마을이라고 해라. 네놈이 몰살시킨 마을의 이름이잖나. 똑똑히 기억해둬라 망할 수염 놈아."
"어... 나도 가능하다면 그런 짓은 피하고 싶었지. 하지만... 하지 않았다면 내 진의가 에르디아 복권이란 게 들통나고 이 섬에 희망을 가져오는 것도 불가능했을 거 아니냐. 근데 이거랑 똑같은 소리를 이 섬에 상륙하고 바로 하지 않았었나? 왜 몇 번이고 계속 다시 물어보는데?"
리바이: "네놈이 귀지만큼의 죄악감조차 느끼지 않는다는 걸 잘 알겠다. 정말 에르디아를 구할 생각이 있는지는 모르겠다만 당사자들의 인명에 흥미가 없다는 건 분명하군."
"너, 인기 없지? 멋대로 남의 속마음을 다 안다는 양 굴지 마라..."
리바이: "알다마다, 인기 있었던 적 쯤은... 있거든."
지크는 리바이의 말을 대충 넘기며 자신과 엘런이 만나 실험을 하는 건 언제인지 묻는다. 리바이는 정하는 것은 자신이 아닌 분부의 명령을 기다릴 뿐이라고 답하자 지크는 언제까지고 시간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면 착각이라고 말하고 리바이도 동감한다. 그때, 조사병단 병사가 다급히 다가와 리바이에게 귓속말을 하고, 크게 놀라는 리바이를 지크가 쳐다본다.

레스토랑, 브라우스 가족은 레스토랑에 감탄하고, 가비는 잔뜩 긴장한 채 카야에게 정말 여기서 마레 포로가 일하고 있냐고 묻는다. 카야는 병사도 자주 이용하는 곳이니 조심해서 행동하라고 속삭인다. 팔코도 마레 출신 지인이 생기는 것만으로도 든든한 일이라고 거든다.

주방장 니콜로는 브라우스 일가를 환영하고, 뒤이어 카야를 제외한 다른 양자들이 들어오자 당황한 표정을 숨긴 채 미소를 짓는다. 니콜로는 너무 많이 데려와 미안하다는 아르투르의 사과에 괜찮다고 말하며 자리로 안내한다. 키야는 둘에게 니콜로가 마레인이라고 말하자 가비는 아르투르는 병사도 아닌데 어떻게 여기 초대받았냐고 묻는다.
" 언니는 브라우스 씨의 딸인데 병사였거든 무덤에 찾아와준 니콜로 씨가 언니한테 먹여주려 했던 요리를 대접하게 해달랬어. 나는... 두 사람이 애인 사이였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말야."
카야의 말에 팔코는 무언가 불안감을 느꼈는지 멍하니 있다가 아르투르의 말에 요리를 먹고는 감탄한다. 니콜로는 열의를 불태워 메인요리를 준비할 때, 같은 마레인 출신의 그리즈가 손님이 찾아왔다고 이야기한다. 바로 조사병단, 니콜로는 그들에게 갑작스러운 볼일이라도 있냐고 하며 중요한 손님을 받고 있어 바쁘다고 말한다. 한지는 나중에라도 이야기를 좀 하고 싶다고 말을 돌리자 오니안코폰이 나서 의용병이 구속된 건에 대해 묻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니콜로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알았다고 말한다.

니콜로는 그들을 헌병들 접대하는 곳으로 추정되는 방에 데려간다. 그때, 장은 병단 안에서 유명한 와인을 발견하고, 자신들은 조사병단에서도 상관이라는 코니의 말에 그 와인을 가져가려 하는 순간, 니콜로가 다급히 장의 손에서 와인을 빼앗는다. 호들갑이 심하다는 장의 말에 니콜로는 에르디아인에게 아까운 물건이라 소리치고, 장은 술이랑은 인종이 뭐가 어쨌든 상관 없지 않냐고 하며 멱살을 잡자 니콜로는 에르디아인이라 부르며 화를 낸다. 장 역시도 화를 내지만, 니콜로는 자신이 포로니 이걸로 같은 위치라며 자리를 뜬다. 코니와 장은 갑자기 니콜로가 저러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한다.

니콜로는 그 와인을 들고 힘없이 자리를 뜨고, 가비가 그것을 발견하여 신호를 주자 팔코는 배가 아프다는 연기로, 가비는 오빠를 돕겠다는 연기로 자리를 뜬다.

지하 와인 저장고. 니콜로의 뒤로 가비와 팔코가 다가온다. 화장실은 여기가 아니라는 니콜로의 말에 가비는 자신들이 마레에서 온 전사후보생이라고 밝힌다.
팔코: "이 섬에는 곧 전세계의 군대로 구성된 대공세가 밀어닥칠 거라고 봐요!"
가비: "그때까지만 부디 잘 참아주세요. 그리고 이 사실을 동료 마레인한테 전해주세요!"
니콜로: "자... 잠깐 기다려봐! 어째서 전사 후보생이 여기 있는 거야?!"
가비: "레벨리오 구가 섬의 악마 놈들한테 습격당했거든요. 저희는 퇴각하는 적의 비행선에 뛰어든 채로 이 섬에 상륙했어요!"
가비의 말에 니콜로는 눈에 띄게 반응한다.
"누굴... 죽이기라도 했냐...? 여자... 병사를..."
팔코는 그의 모습에서 그가 누구를 언급하는지 눈치채나, 가비는 전혀 눈치채지 못한다.
"네, 해치웠어요! 하지만 아직 몇 마리 제거한 정도일 뿐!(팔코:"가비...!") 우리의 고향을 유린한 것을 되갚아 주는 건(팔코: "멈춰 봐!") 지금부터죠!(팔코: 야...!") 우리는...!(팔코: "가비, 그만해!") 비겁한 악마 놈들에게는 절대... 왜 그래?!"
니콜로: "네가... 죽인 거냐... 네놈이 사샤를 죽인 거냐!!"
니콜로는 곧바로 와인병을 들어 가비를 공격하고, 그 공격은 가비를 밀친 팔코의 머리를 강타한다. 팔코는 머리에서 와인과 피를 흘리는 채 쓰러지고, 그의 입 안으로 와인 한 방울이 들어간다. 정신을 잃은 팔코를 깨우려던 가비에게 니콜로는 주먹을 날리고, 오래지 않아 브라우스 일가 앞에 식칼을 든 채로 가비를 끌고 와 내던진다. 당황한 아르투르에게, 니콜로는 식칼로 쓰러진 가비를 겨누며 말한다.
"사샤를 죽인 건 이 녀석입니다... 당신 따님의 목숨을 빼앗았습니다... 아직 꼬맹이지만... 엄격하게 훈련받은 마레의 병사예요... 마레로부터 퇴각하는 비행선 안에서 이 녀석이 당신의 따님을...! 사샤를 쐈다고요..."
가비: "딸...?"
정신을 차린 가비는 그제서야 자신이 비행선에서 쏴 죽인 여자가 자신을 도와준 부부의 딸이라는 것을 알고 충격에 빠진다. 니콜로는 식칼을 아르투르에게 건내며 말한다.
"브라우스 씨, 받으시죠. 당신께서 죽이지 않으시겠다면 제가 죽일 건데... 괜찮으시겠죠?"
그때, 아르민이 방에 들어와서는 다른 병사들에게 소리친다. 방에 들어온 장과 코니는 가비를 알아보고, 니콜로에게 상황을 물으려다 뭘 하려고 하냐며 소리친다. 그러자 니콜로는 기절한 팔코의 목에 식칼을 들이대며 그저 사샤의 원수를 갚으려던 것 뿐이라고 소리친다.
가비: "그러지 마... 팔코는 안 그랬어...!"
니콜로: "이 꼬맹이는 너랑 무슨 관계야?! 너를 감싸다 이렇게 됐지?! 네 소중한 사람이냐?! 나한테도 소중한 사람이 있었어! 에르디아인이다! 악마의 후예였어! 하지만 그녀는 누구보다도 내 요리를 맛있게 먹어줬어!! 이 X 같은 전쟁에서 나를 구해줬단 말이야...! 남들을 기쁘게 해주는 요리를 만드는 게... 진정한 나란 걸 가르쳐줬어! 그게, 사샤 브라우스... 네놈에게 빼앗긴 그녀의 이름이야!!"
가비: "나도...! 소중한 사람들이 살해당했단 말이야! 그 사샤 브라우스가 쏴 죽였다고! 그래서 보복해준 거야! 먼저 죽인 건 그쪽이라고!"
니콜로: "알게 뭐야! 누가 먼저 했는지 따위가!!"(팔코의 목에 칼을 겨눈다.)
가비: "정신을 차려줘! 당신은 마레의 병사잖아?! 분명 그 악마의 여자한테 홀렸던 걸 거야! 악마 따위한테 지지 말아줘!"
그때, 아르투르가 니콜로에게 칼을 달라고 말한다. 아르투르가 칼을 받아 가비 가까이 다가가자 한지가 나서 칼을 내려놓으라고 진정시키려 한다. 그러자 아루투르는 칼을 만지며 말한다.
"사샤는 사냥꾼이었제... 쬐끄말 때부터 활을 가르쳐가... 숲에서 짐승을 쏴맞혀 죽이고 잡아 무 왔제... 그게 우리가 사는 법이었으니까네. 하지만... 똑같은 방법으로 계속 살지 못할 시대가 올 거리라란 것도 알았으니께... 사샤를 숲 밖으로 내보냈제... 글고... 세계는 이어지고 병사가 된 사샤는 다른 땅에 쳐들어가 사람을 쏴 죽이고 사람한테 총 맞아 죽었어... 결국... 숲을 벗어나려 했던 게(아내, 리사에게 칼을 넘기고 아내는 탁자에 칼을 둔다.) 세계 자체가 목숨 빼앗기를 계속하는 거대한 숲 속이었던 거제... 사샤가 죽임당한 거는... 숲 속을 헤맸기 때문이라 생각하고 있데... 하다못해 아이들만이라도 이 숲에서 내보내줘야 해... 그러지 않으면... 또 같은 데를 빙글빙글 돌기만 할 뿐 아니겠나... 그러니까... 과거의 죄나 증오를 짊어지는 건... 우리 어른들의 책임이네."
리사: "니콜로 씨, 벤을 놓아주세요!"
니콜로는 분노와 슬픔에 휩싸인 채 팔코를 내려놓는다. 장과 코니가 니콜로를 붙잡고, 브라우스 부부가 팔코를 치료하려 할 때, 미카사는 가비에게 다가가 상처를 보여달라고 말한다. 그리고 브라우스 부부도, 외동딸을 죽인 원수에게 괜찮냐고 묻는다.
"정말로... 내가 밉지 않아...?"
그때, 카야가 식칼을 들고 달려와 가비를 공격한다. 아슬아슬한 순간 미카사가 공격을 막고, 브라우스 부부가 카야를 떼어놓는다.
"잘도, 언니를! 살인자!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아르민은 미카사와 함께 가비를 데리고 옆방으로 가고, 가비는 카야의 울음소리를 그대로 들으며 멍하니 걷는다. 슬퍼하는 브라우스 가족을 보며, 니콜로가 말한다.
"고기 요리(메인)가 완전히 식어버렸네... 한지 씨... 그 꼬맹이의 입을 헹궈줘... 그 와인이 들어가버렸거든.(한지: "뭐...?") 이미... 늦었을 거 같긴 하지만..."
한지는 불안감에 묻는다.
한지: "저 와인에... 뭐가 들었는데...?"
"아마... 지크의 척수액이겠지."

거대나무의 숲, 지크는 책을 읽고 있었다. 리바이는 부하 병사에게 작클레가 살해당했으며 벽 안은 사실상 예거파가 지배하고 있으며 모든 것은 지크가 엘런과 옐레나를 경유해 실행한 일련의 공작이 아닌가 여겨지는 데다 얼마 안 있어 픽시스가 예거파가 요구한 대로 엘런을 지크에게 인도할 계획이라고 밝힌다. 리바이는 픽시스의 태도는 엘런을 다른 이에게 먹일 생각이란거 아니냐고 하면서 과거, 특히 여성형 거인과의 싸움을 회상한다.
'엘런의 목숨을 몇 번이나 구했다... 그럴 때마다 수도 없이 많은 동료가 죽었지. 그게... 인류가 살아남을 희망이라 믿고서... 그래, 믿은 결과가 이 꼬락서니다. 그야말로 끔찍한 농담이 따로 없군. 우리가 보고 있던 희망이란 건 대체 뭐였던 거지? 그 사투들의 결과가 이 촌극이라고?' "웃기지 마라... 개 같은 소리 집어치워. 거인한테 먹여야 할 망할 새끼는 따로 있구만"

장은 니콜로를 붙잡아 벽에 몰아세우며 와인에 지크의 척수액이 들어가 있는 것을 추궁한다. 니콜로에 의하면 와인은 1회 조사선에 대량으로 실려 있었으며 단기 조사선한테는 불필요한 양이었다고 말한다. 코니와 한지가 팔코에게 계속 물을 붓는 동안, 니콜로는 자신이 여기서 요리사로서의 위치가 안정될 즈음에 와인을 병단 고위 간부에게 우선적으로 대접하라는 말을 들었으며 그 인물은 바로 옐레나임을 밝힌다. 자신이 아는 한 다른 의용병은 몰라도 그녀 혼자 그런 지시를 내렸다고 말한다. 코니는 지크의 척수액을 마신 에르디아인은 경직된다고 하지 않았냐고 하자 한지는
"지크가 그렇게 말했을 뿐이지. 아무도 그 현장을 직접 본 건 아니니까 확인해 볼 방법이 없어. 하지만... 한 마디로 끝나는 그 거짓말의 효과는 막대했어... 경직이라는 전조가 보이지만 않으면 척수액을 탔을 거라는 발상조차 하지 못하니까..."
장은 믿지 않으려 하며 니콜로에게 니콜로 자신이 그렇게 생각한 것뿐이냐고 묻는다.
"그래, 확증은 없어... 하지만... 마레 병사라면 다들 알고 있어. 지크의 척수액이 지금껏 어떤 식으로 쓰였는지... 10년 정도 전에... 마레는 적국의 수도를 하룻밤만에 함락시켰어. 몇 백이나 되는 거인들이 온 도시에 솟아났기 때문이었어. 그런 짓이라도 꾸미고 있던 게 아니라면... 뭐 하러 그 수상한 와인을 병단의 높으신 분들한테 먹여야 하는지 나로서는 모르겠지만 말야..."
장은 아까 자신에게서 와인을 뺏었던 건 자신들을 지키기 위해서였냐고 묻자 니콜로는 답변을 회피하며 자책한다.
"뭘 하고 있는 걸까, 난... 악마의 섬을 조사해서 세상을 구하려 했던 게... 이런 걸 까발렸다간 오래 살지도 못할 텐데... 그래도 브라우스 씨! 저는 아직 당신 같은 사람은 되지 못하겠지만! 이게 최소한의 속죄라도 된다면... 아이를 죽이려 했다니... 정말 어떻게 됐었나 봅니다..."

침울해진 가비는 아르민과 미카사에게 왜 자신을 지켰는지 묻는다.
미카사: "딱히 이유가 있었던 건 아냐."
가비: "댁들의 소중한 동료를 죽인 건 나. 건수를 돌로 후려팼던 것도 나. 팔코는 안 그랬으니까... 죽이는 건 나 하나면 충분하잖아..."
아르민: "안 죽여..."
가비: "나를 죽이고 싶어서 어쩔 줄을 모르겠지?"
아르민: "살인 따윈 하고 싶지도 않아...(작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죽인다, 죽인다' 너는 그 소리밖에 안 하는구나. 누구랑 아주 쏙 빼닮았어..."
그때, 방에 엘런이 들어와 그들을 바라본다. 아르민이 놀라는 순간, 엘런은 아무런 표정변화 없이 상처를 낸 오른쪽 손바닥을 보인다.

팔코를 씻기던 한지는 갑작스러운 소란에 방에 들어온다. 방에는, 오니안코폰을 총으로 겨누고 있는 프록과 다른 일행들을 총으로 겨누는 예거파들이 장악하고 있었다.
프록: "한지 단장..."
한지: "프록!"
프록: "만나서 다행이네. 당신은 지크가 있는 곳을 알고 있겠죠. 거기까지 길을 안내해주셔야겠습니다."
한지: "아니, 우리는 너희와 다툴 생각은 없다만?"
프록: "그 제안은 거절했습니다. 우리는 병단과 교섭 따윈 안 해요."
한지: "그건... 어째서일까...?"
프록: "엘런의 판단이죠. 픽시스 사령관은 우리에게 섬의 운명을 맡기는 그런 도박은 안 할게 뻔하거든. 우리를 안내하는 도중에 엘런으로부터 시조를 빼앗을 계획을 세우느라 지금 쯤 대단히 바쁘겠죠."
한지: "망상이 과한데... 그게 아니면 주둔병단 내에 있는 동료들께서 그렇다고 꼰지른 걸까?"
프록: "물어본다고 뭐든 대답해줄만큼 친절한 부하로 보이십니까? (권총을 장전한다.) 아니면 당신의 부하가 아니란 걸 증명해드려야 할까요? 그렇게 되기 전에 동행해주시면 좋겠는데."
장: "젠장... 어떻게 우리가 여기 있다는 걸...!"
그때, 니콜로는 그리즈가 예거파 편에 있는 것을 발견한다. 옐레나가 사주한 거냐고 묻자 그리즈는 니콜로에게 에르디아인 한테 과하게 빠져들었다며 언젠가 이런 날이 올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하면서 저들과의 연락수단을 가르쳐주지 않은 게 정답이었다고 말한다.
한지: "프록, 제발 좀 들어 봐! 우리는 지금 동료들끼리 서로 다투고 있을 때가 아니야! 지크의 척수액이 혼합된 와인이 병단 내에서 대접되고 있었어! 우리는 지크의 계획에 놀아나고 있는 거라고!"
프록: (비웃음을 날린다.) "그렇다 하더라도 바보 같은 헌병놈들이 커다란 바보가 되는 것뿐이잖아요? 이야기는 이쯤 하면 됐습니까?"(예거파들이 한지 일행을 구속한다.)
한지: "헌병단이 마셨단 말은 안 했잖아... 설마! 너희들 와인에 대해서 알고 있었던 거야?!"
한지의 말에 프록은 뒤돌아 한지를 바라보며 비열한 미소를 지으면서 입에 손가락을 가져다 댄다. 애초에 예거파와 지크는 한 편이었던 것.
"점내에서는 정숙하시길 부탁드립니다~"
한지는 분노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끌려가고, 프록은 다른 방 문에 대고 먼저 가 있겠다고 말한 뒤 자리를 뜬다. 방 안에 있던 엘런이 대답하자 아르민은 목소리를 듣고 프록도 있는 것을 알아차린다.
"방금 그 목소리... 프록네랑 같이 온 거야?"
넷 모두 탁자 위에 손을 올린 가운데, 엘런의 오른손에서는 계속 피가 흐르고 있었다.
엘런: "그래... 너희들이랑 이야기를 나눠 보고 싶어서 말이야"
그리고, 72화 종료.

2.14. 73화, 포악

가비와 미카사, 아르민의 대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아르민이 말한다.
아르민: "살인 따윈 하고 싶지도 않아...(작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죽인다, 죽인다' 너는 그 소리밖에 안 하는구나. 누구랑 아주 쏙 빼닮았어..."
그때, 정말로 엘런이 들어오더니 아르민이 무어라 말하기도 전에 상처를 낸 오른손을 보인다.

방에는 침묵만이 감돌 때, 상처에서 계속 피가 나는 상황에 엘런이 입을 연다.
엘런: "조용히 대화를 나누고 싶어. 에르디아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다툴 것까지는 없으니까. 한지 씨 쪽이라면 걱정 마. 여기서 다른 데로 이동해달라고 한 것뿐이야."
아르민: "엘런... 너와 이야기하고 싶었던 건 오히려 우리 쪽이야. 어째서 단독으로 마레 습격을 감행하려는 선택까지 한 건지... 정말... 지크나 옐레나한테 회유당해버린 건지..."
밖에서는 한지와 장, 코니가 연행되고 있었다. 잠깐의 침묵이 이어지고, 마침내 엘런이 입을 연다.
엘런: "나는 자유다. 내가 뭘 하든, 뭘 고르든 그건 내 자유의사가 선택한 거지."
아르민: "옐레나와 밀회를 나눈 뒤에 취했던 행동들도... 엘런의 자유의사였단 말야?"
엘런: "그래."
미카사: "아니...! 너는 조종당하고 있어! 넌 적국이라지만 상관도 없는 사람들이나 아이들을 말려들게 할 사람이 아니야! 그리고... 누구보다도 우리를 걱정하고 소중히 여겨 왔잖아! 그야 그렇잖아?! 그 산장에서 나를 구해줬던 건...! 머플러를 감아줬던 건! 네가 상냥하니까 잖...!"
엘런: "손은 테이블 위에 올려두라고 했을 텐데..."
미카사가 다시 자리에 앉자 엘런은 다시 말을 이어간다.
엘런: "나는 레벨리오에서 지크와 이야기를 나눴다. 형제끼리 오붓하게 말이야... 지크는 거인에 대해 마레가 알고 있는 것 이상의 지식을 쥐고 있어. 아르민, 넌 아직도 애니가 있는 곳에 들락거리고 있지? 그건 정말로 네 의사로 그러는 거냐?"
아르민: "무... 무슨 소리를...?!"
엘런: "기억이 인간을 형성하는 거라면... 네 일부는 베르톨트가 돼버린 거라고. 적국의 병사에게 연심을 품고 있는 적국의 병사로 말이야. 아르민... 네 뇌는 베르톨트에게 지배당한 거다... 적한테 조종당하는 건 오히려 네놈 아니냐고."
미카사: "엘런, 너는!"
엘런: "미카사, 너도 마찬가지다! 아커만 일족은... 에르디아 왕을 지키려는 의도로 설계된 거라고. 그때 너는... 죽음과 직면한 극한상태 속에서 내 명령을 들었어. '싸워라'라고. 그 순간... 네 본능이 눈을 뜬 거겠지. 우연히 나를 호위해야 할 숙주라고 착각한 걸로 말야."
미카사: "아니야..."
엘런: "아니라고? 뭐가 말이냐."
미카사: "우연...이 아니야... 너였으니까...! 엘런이었으니까! 나는 강해질 수 있었어! 그건 너였으니까...!"
엘런: " 힘에 눈을 뜬 아커만은 돌발성 두통을 일으키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더군. 본래 자신이 숙주의 호위를 강요받는 것에 저항감을 느끼는 것으로 발생한다는 모양인데... 짐작 가는 건?"
미카사는 당연하게도 엘런이 납치범들을 살해하는 광경을 떠올리며 없다고 부정한다.
엘런: "너는... 본래의 자신을 잃고 그저 명령에 따르기만을 위해 만들어진 일족. 다시 말해, 노예란 거지.(아르민: 그만해, 엘런!)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게 뭔지 아나? 자유롭지 못한 녀석이지. 혹은 가축이다.(아르민: 엘런!) 저 녀석을 보는 것만으로도 울컥거려서 참을 수가 없었어. 그 이유를 이제서야 알겠네. 아무런 의문도 품지 않고 그저 명령에 따를 뿐인 노예를 차마 눈 뜨고 못 봐주겠던 거였어. 나는 어릴 적부터 쭉... 미카사, 네가 정말 싫었다."
엘런의 말에 미카사는 우으눈물을 흘리고, 격노한 아르민이 탁자 위로 올라타 엘런을 공격하려는 순간, 미카사가 아르민을 제압한다. 미카사도, 아르민도 그 반응에 당황하자 엘런이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이 말한다.
"너는 그저 그렇게 아커만의 피가 반응하는 대로 살아온 거다. 너는 그냥... 그것밖에 없는 거야."
아르민은 결국 엘런에게 주먹을 휘두르고, 뒤이어 계속 주먹을 날리지만 엘런은 공격을 모두 피한 뒤 역으로 아르민에게 주먹을 날린 뒤 아르민을 쓰러뜨린다. 소란에 예거파 병사 몇몇이 방으로 들어오나, 엘런은 아무일도 아니라고 한다.
"이봐, 아르민... 너랑은 옛날부터... 싸움 한 번 한 적이 없었지. 어째선지 알겠나? (아르민에게 주먹을 날린다.) 너랑 내가 붙어 봤자...! 싸움조차 안 되니까 그런 거다!"
엘런에게 두들겨 맞은 아르민은 그대로 바닥에 쓰러진다. 미카사는 눈물을 흘리며 천천히 아르민에게 다가온다.
엘런: "처음에 말했던 대로 너희가 지크가 있는 곳을 가르쳐주기만 한다면 우리가 서로 다툴 필요는 없어. 그러니까 얌전히 따라와라. 끌고 가. 사샤를 죽인 애새끼도 데려가."
아르민: "그래서...? 결국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건데...! 미카사한테 상처주는 게 네가 추구한 자유야? 대체 누구겠냐...! 망할 놈한테 굴복해버린 노예가!"
엘런: "누가 노예란 거냐... 가자."
미카사: "어디에...?"
엘런: "시작의 땅, 시간시나 구로."

거대나무의 숲. 리바이는 나무 위에서 병사들에게 중얼거린다.
"개같은 소리 집어치워. 거인한테 먹여야 할 망할 새끼는 따로 있구만!"
병사: "무슨 말씀이시죠?"
"지크의 '짐승'을 다른 놈한테 옮긴다. 예거파인지 뭔지 하는 놈을 하나라도 잡아서 거인으로 만들고 지크를 먹여버려라. 엘런이 정말로 지크한테 조종당하는 건지는 모르겠다만 지크만 잃어버리면 놈들은 끝장이다. 픽시스한테 그렇게 전해. 어서 가."
병사: "지... 진심이십니까, 병장님?"
"저새끼 팔다리라도 뜯어놓으면 그 영감도 각오를 다지겠지!"
리바이는 그렇게 말하며 책을 읽던 지크에게 다가온다.
리바이: "독서는 즐겁냐?"
지크: "재밌지~ 7번이나 읽은 것 치고는."
리바이: "우리의 대화가 신경 쓰여서 집중도 안 됐겠지?"
지크: "7번이나 읽은 책에 열중하란 거냐? 그런데... 와인은 이제 남은 거 없대?"
리바이: "한 달이나 여기에 머물고 있잖냐. 한 방울도 안 남았다."
지크: "못 살아... 하아~ 별 끔찍한 고문을 다 떠올리시는구만."
리바이: "독서나 계속해라."
지크: "알겠다, 보스~"
리바이는 다른 쪽으로 걸어가며 생각한다.
'픽시스의 대답이 어떻든간에 놈은 벨 거다. 완전무장한 병사가 30명. 이 숲을 부감하는 상태로 포위하고 있지. 짐승 거인이 될지언정 놈한테 도망칠 수단은 없어. 역시 저 수염면상 자식은 우리의 적이었다. 그게 판명된 시점에서 인질에게 팔다리를 붙여놓고 있을 이유는 없을 거 아니냐. 정말 오래도 참았다... 엘빈... 그날의 맹세를 이제야 완수할 수 있을 모양이다. 너희들의 죽음에는 의미가 있었어. 그걸 드디어... 증명할 수 있어.
그 순간, 지크는 읽던 책을 버려두고 숲 속으로 달아나더니 갑자기 소리를 지른다.

리바이는 경악하여 멍하니 지크를 부른다.
"야..."
곧이어 30명의 조사병단 병사들이 모조리 섬광과 함께 거인이 되어 낙하한다.

주둔병단 사령부, 픽시스의 부관 병사를 제외한 모든 병사들이 동시에 짜릿한 느낌을 받는다. 한병단 역시 나일을 비롯한 모든 병사들이 동시에 같은 느낌을 받고는 혼란스러워 한다. 어디론가 이동하는 마차 안의 팔코 역시도 온 몸에 전기가 흐르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한지와 픽시스는 지크가 저질러버렸다는 것을 직감한다.
지크는 그 자리에서 도망치며 중얼거린다.
"잘 가라, 병장... 부하를 끔찍히 아끼는 댁이잖아, 살짝 좀 커진 거 가지고 아무 잘못도 없는 부하를 썰어죽이진 않겠지?"
리바이는 자신에게 달려드는 거인을 피해 위로 올라가며 거인이 된 부하들을 바라보면서 한 달 전을 떠올린다.
리바이: "와인이라고? 어째서 임무중에 술이 필요하단 거냐?"
병사들: "병장님~! 이건 헌병 놈들밖에 못 마시던! 희귀한 마레산 술이라니까요!! 조금 쯤은 즐길거리가 있어야..."
리바이: "홍차 있잖냐."
병사들: "병장니이임~!"
리바이: "빠져가지고... 좋을 대로 해라, 갖고 가."
리바이는 나무를 타고 오르는 거인들을 보며 와인에 지크의 척수액이 들어간 것을 유추한다. 자신을 잡으려는 거인의 손을 피하던 리바이는 거인에게 잡힐 위험에 처하자 결국 칼을 뽑아 그 거인의 손을 자르고, 그 거인이 자신의 부하라는 것을 알아차린다.
' 바리스...! (뒤로 돌아 거인의 뒷목 부분을 바라본다.) 아직, 거기에 있는 거냐...? 너희들...'
곧이어, 리바이를 중심으로 거인들이 입을 벌리며 달려든다.

거인 하나의 손에 올라탄 지크는 숲 속을 달리며 중얼거린다.
"결별이다. 끝내 서로를 믿지 못했으니... 전세계의 세력들이 머지 않아 이 섬에 집결해버린다. 그게 무슨 뜻인지 이해를 못하고 있어. 자신들한테는 힘이 있다. 시간이 있다. 선택지가 있을 거다. 그렇게 착각해버린 게... 리바이, 댁의 실수야. 뭐... 내 진의를 털어놓은들 이해해줄 턱이 없겠다마는. 안 그러냐, 엘런, 우리끼리밖에 이해 못하는 일이겠지? 이 숲을 빠져나가면... 바로 네 앞일 거다! 그나저나~ 장소랑 시간은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 거 맞겠지? 엘런."
그 순간, 입체기동장치 소리와 함께 바로 옆의 호위하는 거인이 쓰러진다. 지크가 경악하여 앞을 바라보는 순간, 거기에는 머리 끝까지 격노한 피투성이의 리바이가 있었다. 지크는 다른 거인에게 명령을 내리나 리바이는 순식간에 그 거인의 앞을 동강동강 썰어버리며 쓰러뜨리고, 지크에게 달려들려 한다.
"뭐냐고 진짜아아아!! 왜 또 이 난리인데에에에에!!"
결국 지크는 뒷목을 경질화 한 짐승거인이 되고, 그 무지성 거인을 뜯어버리며 리바이를 찾아 소리친다. 리바이를 발견하자, 짐승 거인은 거인을 짓이겨 그 살점들을 날리며 소리친다.
"네 귀여운 부하들은 어쩌고 여기 있는데! 설마 죽인 거냐?! 불쌍하게도!!"
소리가 들리자 지크는 그쪽으로 살점을 날리나, 거기엔 나뭇가지 뿐이었다. 리바이는 계속해서 나뭇가지를 잘라 날리며 지크를 교란하고 있던 것.
"필사적이구만 수염면상 자식아. 네놈한테는 얌전히 독서나 하는 수밖에 없었을 텐데... 어째서 착각한 거냐? 나한테서 도망칠 수 있을 거라고... 부하들을 거인으로 만들면... 내가 동료를 못 죽일 줄 알았던 거냐? 우리가 지금껏 얼마나... 동료를 죽여 왔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리바이가 머리 위에서 달려들자, 짐승 거인은 살점을 날리지만 리바이는 모조리 회피하며 그대로 지크의 뒷목에 4발의 뇌창을 날리고, 뇌창은 그대로 폭발하여 짐승거인은 쓰러진다. 파편들과 함께 치명상을 입은 지크가 바닥에 떨어지자 리바이는 지크의 머리채를 잡고 들어올린다.
"안녕하시냐, 수염면상아. 새끼가... 냄새가 지저분한 걸로도 모자라... 생긴 것까지 더럽구만.[33] 망할 새끼가... 뭐, 죽이진 않을 테니 안심하라고. 지금 당장은 말이야."
그때, 리바이는 알지 못했지만 짓이겨진 거인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시간시나 구, 훈련병단 교관 키스 샤디스는 109기 훈련병단 신병들을 모아놓고 평소처럼 거인 습격시 시간시나 구 방위 훈련을 진행하려 하였다. 훈련병들이 아무런 대답이 없자 키스는 그 중 가장 앞에 있던 훈련병에게 얼굴을 들이밀며 소리친다. 하지만, 훈련병들도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이제 와서 검으로 거인 목덜미를 썰라니 말이야... 이젠 거인 따윈 습격해 오지도 않잖아. 적은 벽 바깥의 인간이구만. 그보다도 좀 더 총이나 훈련해서 '에르디아군'을 만들어야 한다고 아버지도 그러셨는데... 시대는 이미 옛적에 바뀌었구만...이제 퇴물이지 샤디스 교관은."
수르마: "에르디아에게 희망이 있다고 한다면 예거파가 나라의 실권을 쥐는 거다."
"수르마, 들리겠어...!"
수르마: "하지만 다들 그렇게 생각하고 있잖아. 모두 엘런 예거가 에르디아를 이끌기를 바라고 있을 텐데? 비정한 결단도 내릴 줄 아는 강인한 지도자가!"
그때, 문이 열리며 프록과 붙잡힌 한지를 비롯한 예거파 병사들이 들어온다. 키스가 놀라는 순간, 프록이 말한다.
프록: "오랜만에 뵙습니다, 교관님. 갑작스럽지만 이 병단 지부는 저희가 점거했습니다. 예거파? 인지 뭔지로 불리고 있는 저희가 (병사들이 샤디스에게 총을 겨눈다.) 지금부터 우리의 지시에 따라 행동해주셔야 겠습니다."
키스: "제 분수는 제대로 파악하고 있나 보구나, 프록. 총이라도 겨누지 않는 한 네놈들처럼 오줌 지린내 풍기는 애송이 따윈! 아무도 상대해주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거라면! 그야 확실..."
그 순간, 프록의 총이 발사되어 총알이 키스의 발치에 박힌다.
프록: "빗나갔군... 일단 다리라도 쏴서 말귀를 알아먹게 만들 셈이었습니다만."
키스: 할 말이란 게 뭐냐..."
프록: "아니, 당신과는 상관 없습니다. 머리 딱딱한 거 말고 자랑할 게 없는 노인 따윈 필요 없거든요. 지금부터는... 훈련병 제군! 자네들의 시대다!! 우리, 예거파는! 현재 멸망할 위기에 놓은 에르디아를 구하기 위해 심장을 바치고자 맹세했지! 그것은, 이 케케묵은 병단 조직이 아니라 이 섬에 사는 백성들을 위해서다! 이 시대에 뒤처진 병단에 종속해 있다간! 어찌 해 볼 새도 없이! 바깥 세상의 적들에게 유린당하게 될 뿐이지! 지금 자네들에게 묻겠다! 자네들은 무엇인가! 우리, 에르디아의 지도자! 엘런 예거와 함께 미래를 살아갈 자들인가! 그게 아니면! 여기 있는 키스 샤디스와 함께! 오래된 관습을 끌어 안은 채 죽을 자들인가?!"
그 말에 수르마를 비롯한 몇몇 훈련병들이 앞으로 나와 예거파와 함께하기를 선언한다.
프록: "좋아, 자네들의 각오를 한 번 보겠다! 샤디스 교관을 몸도 못 가느게 될 때까지 패라!"
신병들이 당황하자 프록은 샤디스의 가슴를 툭 치며 말한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도태시켜야 할 악습 그 자체다. 숙청시켜보이란 말이다! 그걸 못하는 자들은 감옥에 들어가줘야겠다!"
한지조차 나서서 프록을 말린다.
"적당히 해, 프록! 바보같은 짓은 그만둬!"
그러나, 키스는 한지를 제지하며 말한다.
"햇병아리 놈들이 몇 명이 달려든들... 상대가 될 것 같으냐!"
샤디스 교관의 도발에 신병들은 주먹을 쥔 채 달려들고, 결국 키스는 피투성이가 되어 바닥에 널부러진다.[34] 프록은 그들을 칭찬하며 한지에게 지크가 있는 장소로 안내하라고 명령한다.

아르민을 비롯한 104기는 어딘가에 구금되고, 엘런은 창가에 걸터앉아 창 밖 어딘가를 바라보는 가운데 어느 해질녘, 리바이가 바라보는 가운데 몸이 점점 재생되던 지크는 눈을 뜬다.
리바이: "정신이 좀 드나? 어이, 기다려라. 어딜 움직이려고. 뇌창의 신관을 잇는 와이어를 네놈의 목에 감아뒀다. 섣불리 움직였다간 네놈은 배에서부터 폭발하여 최소한 두동강이 나겠지."
지크는 자신의 배에 박힌 뇌창을 바라보다가 구토를 한다.
리바이: "이 지경까지 오면 안 죽는다는 것도 고생이군, 동정 따윈 안 하겠다만. 너는 내 부하의 목숨을 처참히 짓밟았다. 네놈이 토사물과 똥범벅이 돼서 울며불며 질질 짜는 것도 다 계획대로 된 거냐?"
리바이는 그 말과 함께 지크를 발끝부터 잘게 잘라버린다. 지크의 울부짖음을 무시한 채 무릎 아래까지 썰어버린 리바이는 지크가 무어라 말하는 것을 듣는다.
지크: "내... 안경은... 어디... 았나...?"
리바이: "뭐? 내가 알겠냐. 이제 네놈한테 안경 따윈 필요도 없잖냐."
지크는 멍하니 과거를 떠올린다. 지금의 지크와 똑같은 안경을 쓴 중년의 남자와 캐치볼을 하던 어린 시절을.
"잘 하는구나, 지크! 공을 잘 던지게 됐는데? 장래에는 야구 선수라도 되려나?"
다시 현재의 지크.
지크: "그럴 순 없어... 쿠사바 씨... 나한테는... 사명이 있으니까...
그리고, 73화 종료.

2.15. 74화, 유일한 구원

레벨리오 수용구 바깥의 건물 옥상. 그리샤는 다이나와 함께 어린 지크를 데리고 레벨리오 수용구의 전경을 보여준다.
"잘 봐둬라, 지크. 이게 우리가 살고 있는 레벨리오 구다. 세계에 비하면 새장처럼 작은 곳이지. 우리는 이곳에서 어디에도 가지 못한 채 죽을 때까지 여기서 지내야만 해. 지크, 넌 여기서 나가고 싶다고 생각하진 않니?"
지크: "응, 나가고 싶어..."
그때, 옥상에 마레인 청소부가 올라온다. 청소부는 살갑게 그들을 대하다 그들이 에르디아인 임을 알고는 들고 있던 물을 끼얹으며 그들을 모욕한다. 건물에서 내려와 거리를 걸을 때에도 그들을 향해 주변 마레인들은 계속해서 모욕을 멈추지 않는다. 그리샤는 분을 삭히며 어린 지크에게 말한다.
"잘 기억해두거라, 지크... 이게 바깥 세계다...! 이 세계가 싫다면 바꿔야만 해...! 지크! 네가 모두를 구하는 거다!"

전사 후보생 훈련, 모든 훈련병들이 죽을 힘을 다해 달리던 와중 한 아이, 지크만이 뒤쳐진다. 그런 아이들을 멀리서 말을 타고 젊은 테오 마가트와, 중년의 거인전사가 지켜본다.
남자: "이 아이들 중에서 내 후계자를?"
마가트: "네, 한 명 선발됩니다."
남자: "한 명, 뒤쳐진 아이가 있는데... 저 아이는?"
마가트: "아, 또 예거인가... 다른 아이들은 모두 어린 나이임에도 필사적으로 명예 마레인 칭호를 얻고자 힘쓰고 있건만, 녀석에게는 그런 기개가 아무래도 보이질 않아. 정말이지 뭘 하러 여기 있는 건지..."
그런데, 그 거인 전사는 지금의 지크와 똑같은 안경을 쓰고 있었다.

저녁, 그리샤와 다이나 부부는 지크를 집으로 데려가며 훈련에 대해 묻는다. 지크는 단순히 힘들다고만 말하고, 다이나는 지크에게 특별한 힘이 있다고 말하고, 그리셔는 자신들의 아이라고 지크를 격려한다.

그리샤와 다이나는 지크를 자신의 부모, 지크의 조부모 집에 맡기고, 그리샤의 아버지는 그리샤를 보며 지크가 외로워한다며 자꾸 사교 댄스 클럽에 가는 거냐고 하지만, 그리샤는 적당히 둘러댄다. 다이나 마저도 언젠가 지크가 자기들이 해온 일들을 이해해줄 거라고 말하며 집을 떠난다.

지크의 할아버지는 지크에게 역사를 가르쳤다.
"이게 1200년 전에 일어난 '라고의 참극', 대도시 라고는 이날중에 소멸해버렸고 침공을 계속한 거인에 의해 '몬테의 참해'와 '발레의 참해'가 벌어져 몇 십만에 이르는 마레인이 에르디아 제국에게 죽임당했단다. 게다가 라고로부터 어찌저찌 벗어난 난민들은 길 없는 황야를 헤매게 됐지. 하지만 에르디아 제국은 그 퇴로에 거인들을 깔아두고 동이 트는 것과 동시에 깨어난 거인에 의해 마레인은!"
지크: "응, 알았어. 사람이 잔뜩 죽은 거지?"
"아빠는 제대로 올바른 역사를 가르쳐주고 있는 거니...?"
지크: "에르디아인은 마레인에게 끔찍한 짓을 저질렀으니까. 우리는 여기서 속죄해야 한다고..."
"그럼 지크는 전사가 돼서 마레를 위해 싸우고 싶으냐?"
지크: "응... 나는 전사가 되고 싶어."
조부모는 지크를 재운다. 그때, 지크는 어린 시절의 그리샤와 예전에 죽은 페이 예거의 사진을 본다.

어느 날, 지크는 총기 분해 중 실수를 하고, 그 부품은 하필 마가트의 발치에 떨어진다. 축 처진 채 집으로 가던 지크는 길가에서 자기 또래의 아이가 아버지와 공놀이를 하는 것을 보고는 집으로 돌아가 그리샤에게 무어라 말하려 하였으나, 그리샤는 지크에게 일찍 마쳤으니 잔뜩 공부할 수 있겠다고 말한다.
그리샤: "다시 말해, '라고의 참극'은 존재하지 않았던 거란다. '몬테의 참해'도 '발레의 참화'도 전부 마레에게 유리하도록 꾸며낸 이야기에 불과해. 예로부터 에르디아인에게 그런 잔학한 문화나 풍습은 없었고 무엇보다..."
지크: " 시조 유미르님께서 그런 걸 바라지 않으시기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리샤: "바로 그거야! 이해가 되기 시작했나 보구나, 지크!"
그리샤에게 칭찬을 받을 수 있던 것이 이것 뿐이었기에, 지크는 그리샤의 사상을 주입받는다. 하지만 마레의 전사로써는 낙제나 다름없었고, 마가트로부터 제대로 할 생각이 없는 녀석은 떠나라는 소리를 듣는다.

축 처져서 다른 후보생들보다 뒤쳐저 걸을 때, 지크의 발치로 야구공이 굴러오고, 바로 옆 공터에서 안경을 쓴 중년의 남자가 그를 부르며 공 좀 던져달라고 부탁한다. 지크가 공을 던지자 남자는 공을 받으며 제법이라고 칭찬하곤 다시 공을 던진다.
"벽을 상대로 노는 것도 질리던 참이었거든. 잠깐만 아저씨랑 놀아주지 않겠니?"
지크: "빨간 완장...! 당신은?!"
"너희가 목표로 하고 있는 '마레의 전사'지. 그래 봐야 내가 가진 짐승 거인은 그다지 전쟁에는 도움이 안 되다 보니까... 여기서 공놀이나 하고 있지만~ 톰 쿠사바, 본업은 거인학 연구자란다. 어디, 우리 친구의 이름은?"
지크: "지크 예거예요!"
"오오, 지크, 아무래도 너는 소질이 있어 보이는데~ 분명 투수에 잘 어울릴 거야~"
난생 처음 받아본 칭찬에, 지크는 기뻐하며 집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집에는 다른 이도 있었다.
그리샤: "이야기가 다르잖아! 어떻게 된 거야, 글라이스..! 지크를 전사로 만들지 못한다면 계획은 실패한다고!"
글라이스: "하지만 올빼미가 말하기로는 거인의 계승자 선발에 개입하려면 지크 자신이 좋은 성적을 남기지 않고선..."
그리샤: "알고 있어! 이제 이런 찬스는... 100년을 기다려도 또 오지 않는다는 것 쯤은...!"
다이나: "하지만, 아직 지크에게도 가능성은 남아 있는 거죠?"
그리샤: "그래, 그렇고 말고...! 지크라면...!"
그때, 셋은 지크가 엿보고 있는 것을 알고, 그리샤는 지크를 바라보며 말한다.
"지크! 너라면 할 수 있어! 아빠와 엄마의 자식이니까 말이야!!"

다음날, 마가트가 마레에 필요 없다고 말했다고 하지만 지크는 마레를 향한 충성을 증명하겠다며 공개 훈련에 참가시켜 달라고 청한다. 그러나, 그리샤와 다이나가 지켜보는 가운데서도 지크는 뒤쳐지고, 단순히 실망한 수준이던 다이나와 달리 그리샤는 거의 경멸하는 수준으로 지크를 바라보다 자리를 떠나버리고 만다. 그날 밤, 그리샤는 마치 정신이 나간 것처럼 소리를 지른다.
"젠장!! 이럴 리가 없는데!!"
다이나: "그런 소리 하지 말아요...! 저 아이는 필사적으로 열심히 했는 걸요!"
"하지만 저래서는...! 도저히 전사가 될 수가 없잖아!!"

며칠 후, 지크는 톰과 캐치볼을 한다.
톰: "요전에는 꼴이 말이 아니더구나~"
지크: "웃을 일이 아니라고... 그 후로 쭉 잡일 담당만 시켜대는데... 이제 난 끝장이야..."
톰: "그다지 진심으로 전사가 되고 싶은 걸로는 안 보였는데 말이야~"
지크: "돼야만 하거든... 그런데 전혀 닿지 않았어..."
톰: "그럴 수 밖에~ 너한테 전사 따윈 바보 같이 느껴졌던 거야~ 마레를 위해 수명을 깎아먹으며 다른 나라를 침략하다니, 바보 같아서 못해먹겠지?"
놀라서 주위를 둘러보던 지크는 다시 톰에게 묻는다.
지크: "그럼 쿠사바 씨는 왜 전사가 된 거야...?"
톰: "거인의 정체를 알고 싶었기 때문이지. 나는 연구자니까 말이야. 모든 건... 시조 유미르가 ' 무언가'와 접촉한 것으로부터 시작된 모양인데 나는 그때 벌어진 일을 알고 싶은 거거든! 수명을 깎아먹더라도 거인의 기억을 되져보려는 생각을 먹을 정도로 말이야. 그 모양이다 보니까 전쟁에서는 그야말로 쓸모없는 짐짝이지. 하지만... 거인의 신비 앞에선... 증오니, 다툼이니 하는 건 죄다 부질없는 짓이야... 그러니까 이 전쟁놀이에 못 어울려주겠다는 우리는 닮은 꼴이고, 이 세계에서는 보기 드문 멀쩡한 동지인 셈이지~"
그렇게 말하며 웃는 쿠사바에게 지크는 어느정도 살아갈 이유를 얻었는지 청소를 하면서도 좀 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게 된다. 그렇게 다른 곳을 청소하러 움직일 때, 우연히 열려있던 방문을 통해 마레군이 하는 말을 엿듣는다. 올빼미를 중심으로 한 에르디아 복권파의 꼬리가 밟힌 것. 게다가 이미 의심스러운 곳을 발견했고 증거만 찾으면 끝인 수준이었다.

그날 밤, 지크는 자신을 불만족스러운 듯 바라보던 그리샤에게 눈을 돌리며 말한다.
"아빠... 엄마... 이제 위험한 일은 하지 마... 발각됐다간 모두 낙원행이라고... 악마의 섬에 보내져서... 다들 거인이...!"
그리샤: "너는 지금껏 아빠한테서 뭘 배운 거냐...? 누군가가 궐기하지 않는 한 모두 쭉 이런 좁은 벽 속에서 비참하게 죽어 가야 한다고..."
다이나: "그렇단다... 이건 너나 에르디아인 모두의 미래를 위한 싸움이라고 했잖니...?"
"그걸 위해서라면... 내가 페이 고모처럼 돼도 상관 없단 거야...?"
그리샤: "지크!! 에초에 페이가 살해당한 건! 이 세계가 미쳐있기 때문이다! 더는 아무도 페이 같은 꼴을 당하지 않게 하기 위해선 싸우는 수밖에 없어!! 강대한 에르디아를 마레한테서 되찾고서! 당연한 권리를 쟁취해내야 한다고!!"
지크는 그리샤의 광기에 찬 소리에 눈물을 흘린다.

다음 날, 지크에게 모든 이야기를 들은 톰은 머리를 싸매며 절망한다.
"어떻게 이럴 수가...! 부모가 복권파였다니...! 이대로 가면 친족 모두가 낙원행 유배를...?"
지크: "응... 쿠사바 씨... 캐치볼하면서 놀아줘서 고마워... 거인이 된 뒤에도 가끔씩 떠올릴게... 그럼, 이만 갈게..."
그때, 톰은 한가지 특단을 내린다.
톰: "고발하렴...! 이제 이러는 수밖에 없어...! 스스로 마레 당국에 고발하는 걸로 마레에 충성을 증명하면...! 너와 조부모님은 살 수 있을 거야...!"
지크: "그런 짓은...! 할 수 없다고!"
톰: "지크! 너는... 부모한테서 끔찍한 짓을 당한 거야! 기대에 못 미쳤다며 멋대로 단념하고 조금도 너를 염려해주지 않았지. 너를... 사랑하지 않았다...! 지크... 넌 아무 잘못도 없단다... 너는 영리하고... 착한 아이야..."
그렇게 그리샤와 다이나 부부는 지크의 고발로 마레에게 잡히고, 톰은 흐느끼면서 지크를 안아준다.

몇 년 후, 이젠 장성한 지크의 공이 아파질 무렵. 톰은 지크에게 한 소리 하려다 기침을 한다. 톰은 임기가 끝날 즈음이라며 넘기면서 늙을 때까지는 못 살았지만 연구에 몰두한 것에 후회는 없다고 말한다.[35] 톰은 마지막으로 자신이 알아낸 것을 발표할 거라고 말한다.
톰: "시조의 거인이 유미르의 백성에게 끼친 갖가지 영향에 대해서...!"
지크: "아~! 기억을 조작한다느니 하는... 그거?"
톰: "고작 기억 수준이 아니야~ 몸의 구조마저 바꿔버리는 게 가능하거든! 600년 정도 전에 세계의 인구가 격감할 정도의 역병이 맹위를 떨쳤던 시대가 있었지. 하지만... 어느 날을 기점으로 에르디아 제국으로부터 그 병마는 소멸했어. 당시의 왕이 '시조의 기인'이 가진 힘으로 '유미르의 백성'의 신체 설계를 고쳐쓴 거라고! 그야말로 우리, 유미르의 백성은 어디에 있으나 '시조의 거인'의 일부나 다름 없단 뜻이야~ 어때, 무섭지~?"
지크: 그럼 말야...(지크의 회상 속 마레인 청소부: "어째서 또 악마를 낳은 거냐!") 시조의 거인이라면... 유미르의 백성이... 아이를 못 낳게 만들 수도 있는 걸까...? 만일 이 이상... 유미르의 백성이 태어나지 않는다면 100년 후에는, 이 세상에서 거인은 소멸해 있을 거 아냐... 더 이상 세계가... 거인의 위협에 겁을 먹거나 고통받을 일도 사라지겠지. 다른 그 무엇보다도... 애초에 우리가 태어나지도 않았더라면 고통받지 않아도 됐을 거 아냐!"
그러며 지크는 공을 던지나, 톰은 공이 자신의 글러브에 들어와도 잡지 못할 정도로 충격에 빠져 있었다.
톰: "그간 말하진 않았지만... 나한테는 가족이 있었단다... 젊고 어리석었던 나는 완장을 벗어던지고... 에르디아인이란 걸 감춘 채 아내와 살고 아이를 낳았지. 아내는, 마레인이었거든... 하지만 평생토록 숨길 수 있을 리도 없었고.[36] 내가 에르디아인이란 걸 알게 된 아내는 자신과 아들의 목을 찔러 죽었다. 내가 전사가 된 이유는... 호화스러운 자살 방법에 달려든 것에 불과해... 하지만... 요 13년 간은... 거인의 연구에 몰두하고... 너와 만나, 캐치볼을 하면서... 즐거웠거든... 죽은 아들의 역할을 너에게 추구하며 거인의 힘으로 자신의 죄로부터 달아나려 한 거야! 나 같은 건 이 세상에 태어나지 말았어야...!"
지크: "짐승 거인은... 내가 계승할게. 마레를 위해서가 아냐. 시조 탈환 계획을 성공시켜서 세계를 구해보일게! 온 세상 사람들을! 거인의 공포로부터 벗어나게 하고! 에르디아인을 고통으로부터 해방시킬 거야!"

얼마 후, 톰은 지크에게 자신만이 알고 있는 정보를 전한다.
"이건, 마레에게 전하지 않은 정보다만... 부전의 조약을 깨부술 방법이야. 우연찮게도, 지크... 그것은 오직 너이기에 비로소 가능해져. '왕가의 피를 이은 거인'이라면 '시조의 거인' 계승자와 접촉하는 것으로 인해 그 능력을 끌어내는 게 가능해질 거야. 하지만, 힘을 쓸 수 있는 건 네가 아냐. 결정권은 시조 보유자에게 맡겨지지. 말하자면... 네 역할은 열쇠인 거야. 아무나 신뢰할 수 있는 사람에게... 시조를 맡기도록 하렴. 우리의 안락사 계획을 이해해줄 누군가에게... 너라면 분명 찾아낼 수 있겠지! 나는 언제라도 지켜보고 있을 테니 말이야. 지크..."
그렇게, 톰은 미소를 지으며 지크에게 먹히고, 지크는 톰의 유품인 안경을 쓰며 말한다.
"꼭 찾아낼게... 아빠...!"

몇 년 후, 파라디 섬 남쪽 항구. 지크는 라이너와 베르톨트에게 엘런 예거라는 이름을 듣는다.
라이너: "네... 엘런은 '시조의 거인' 보유자 입니다. 그리고... 엘런이 나고 자란 시간시나 구의 집 지하실에는 무언가 중대한 정보가 잠들어 있을 거라더군요."
"그... 엘런.. 한테서 아버지 이야기로... 뭐 들은 건 없니...?"
베르톨트: "분명... 지금은 행방불명됐고 의사를 했었다고 들었습니다."
지크는 그 말에 절규하며 독백한다.
"무슨 날벼락이야...! '그 아버지'는 살아 있었어! 엘런... 우리는 피해자다! 너는 그 아버지에게 세뇌당하고 있는 거야...! 언젠가 반드시... 구해내 줄게...!"

그로부터 몇 년 후, 레벨리오 수용구 병원. 지크는 마레에 잠입한 엘런을 만나게 된다.
지크: "살짝... 아버지와 닮아가기 시작한 모양인걸."
두 사람은 벽에 기대어 말을 나눈다.
지크: "우선은 엘런. 내 이야기에 응해 여기까지 와줘서 정말 고맙구나. 내 생각은 옐레나한테서 들은 그대로인데... 에르디아인 안락사 계획에... 찬동해주는 거니?"
엘런: "4년 전... 어떤 일을 계기로 아버지의 기억이 펼쳐졌지. 아버지가 벽의 왕가 일가족을 몰살했을 때의 기억이야. 아직 작았던 어린애들을 벌레라도 되는 양 으깨고 다녔어. 감촉도 남아 있지... 그 아이들이 살아 있었다면... 시조의 거인은 왕가에게 넘어가 부전의 조약에 얽매인 채 우리, 벽 안의 인류는 성대한 동반 자살을 강요받았겠지. 아이들의 죽음이 우리를 살린 거야."
지크: "그런가... 아버지는 옳았다... 그렇게 생각한 거니?"
엘런: "아니... 아버지는 틀렸어. 그리고 그 아버지한테 길러진 내 존재도 오점이었다. 에르디아인이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이 도시의 주민들도... 앞으로 우리 계획에 말려들어 죽게 될 일은 없었겠지.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는 것, 이보다 더 바람직한 구원은 없어. 나는 할 거다... 내 손으로 거인이 지배한 2000년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는다. 그날을 맞이할 때까지 끊임없이 나아가겠어. 그렇지? "
그 말에 지크는 감동한 듯 눈물을 흘린다.
지크: "그래...! 맞아... 바로 그거야! 해 보자. 굳세게 악수라도 나누고 싶은 참이지만... 뭐, 지금 우리가 접촉하는 건 위험하겠지? 대신 이것을... 받아다오. 엘런, 반드시 모두를 구원해주자꾸나."

다시 현재, 비가 오는 가운데 지크는 리바이가 모는 마차에 실려가고 있었다. 지크는 조용히 중얼거린다.
"유일한... 구원... 에르디아의... 안락사..."
리바이는 지크를 돌아보며 말한다.
리바이: "뭐라고 지껄인 거냐? 안락사? 네놈은 지금부터 썩은내나는 거인의 입속에서 자신의 몸이 잘근잘근 씹히는 소리를 들으며 죽게 될 텐데... 네놈이 벌인 일 치고는 제법 편안한 죽음이지? 네놈이 빼앗은 동료들의 목숨에 비하면."
지크: "빼앗은 적 없어... 구해준 거야... 그 녀석들한테서 태어나게 될 목숨들을... 이... 잔혹한 세계로부터... 그렇지...?"
리바이: "또 다리가 자라서 살만 해졌나 보구만..."
지크: "쿠사바 씨이이이!! 지켜봐줘어어어!!!"
그 순간, 지크가 몸을 당기고, 뇌창의 와이어가 풀려버린다. 리바이는 경악하나, 피할 틈도 없이 마차가 통째로 폭발하고 리바이는 그대로 뒤로 튕겨나가지만 지크의 몸은 두동강이 나서 날아가며 74화 종료.

2.16. 75화, 천지

비가 오는 날, 갑자기 천둥 소리가 울려퍼지고, 지크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던 한지와 프록을 비롯한 예거파가 이 소리를 듣는다. 한지가 이 소리가 뇌창 소리임을 직감하고 소리가 난 방향을 바라보자 프록은 소리가 난 방향에 무언가 있을 거라고 말한다.

소리의 주인은 지크와 리바이, 지크는 허리가 절단나 잘려나간 상체가 멀리 날아가 있었다. 거인 계승자라도 치명적인 수준의 부상을 입은 지크는 죽어가고 있었다.
'조용...하구나... 죽는... 건가...'
지크는 낡은 옷을 입은 금발머리 소녀의 환상을 보며 의식을 잃고, 그런 지크에게 유일하게 살아 있던 무지성 거인 하나가 다가가 자신의 배를 갈라 그 안에 지크의 상체를 넣는다.

시간시나 구, 마침내 예거파가 병단을 장악하여 예거파가 아닌 병사들의 왼팔에 천을 달고 있었다.
옐레나: "금방 또 저희와 같은 식탁에 앉게 될 날이 올 거다... 제가 말씀 드린 대로 됐군요. 픽시스 사령관님. 신속한 대응에 감사드리는 바입니다. 모든 병단에 저항하는 것 일체를 금지하고 저희가 요구한 대로 이곳, 시간시나 구에 병사를 집결해주실 줄이야.
픽시스: "척수액을 섭취해버린 이상은 남겨진 수도 없지. 언제 거인화 당해버릴지 알 수 없는 일이니... 사람들을 물려놓았던 이곳(시간시나 구)외에 우리를 수용할 수 있는 곳도 없을 테지. 무엇보다도 한 두 명도 아닌 동료가 등 뒤에서 총구를 겨누고 있어서야 뭘 해 볼래야 해 볼 수가 없잖은가."
주둔병: "용서해주십시오 사령관님... 아들 놈과 함께 와인을 입에 담아버렸습니다..."
픽시스: "언제부터 배신하고 있었나?"
옐레나: "대답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주둔병: "용서해주십시오..."
픽시스: "아무래도... 보다 빨리 돌아설수록 보다 좋은 입장에 오르나 보구먼. 자랑스럽게 감고 계시는 하얀 천은 예거파란 걸 나타내 보이는 훈장이로군? 그렇다면 빨간 천은 척수액이 든 와인을 복용했다는 사실을 듣고 복종을 강요당한 쪽인가. 그리고 보기 좋게 와인을 마시고 아무 사실도 듣지 못한 태반의 얼간이들은 검은 천으로 표시를 해놨단 말이지... 마레랑 하는 짓이 비슷하구먼. 그대들이 태어난 고향도 이런 식으로 지배당한 것은 아닌가?"
옐레나: "적한테서 배울 수 있는 건 많죠."
픽시스: "적을 늘리는 법 또한 배운 모양이구먼."
옐레나: "아군이 되는 것을 거부했던 것은 당신들 아니었던가요?"
픽시스: "과연... 애시당초 독을 탄 와인을 대접한 손님을 신용하지 않았던 우리는 현명했던 것일지, 어리석었던 것일지..."
옐레나: "당신들은 어리석게도 현명했습니다. 처음부터 저희와 지크를 곧이 곧대로 믿었다면 이미 세계는 구원받고도 남았을 것을..."
픽시스: "음? 세계가 구원받는다고 말한 겐가? 지금부터 지크와 엘런은 접촉하여 소규모의 땅울림을 발동시키고 세계 각국에 향후 50년... 이 섬에 손을 댈 수 없다는 생각을 심어주는 것이 계획이었을 터... 구원받는 것은 이 섬만이 아니란 말씀이신가?"
옐레나는 아무런 표정변화도 없이 픽시스를 바라본다.
"모든 게 이미 늦었어. 지크는 충분히 당신들을 기다려줬거든. 그렇게 자비를 배풀어줬음에도 당신들은 방심한 틈을 노려 죽이겠단 식으로 답했지. 지크는 세계를 구할 신이기에 천벌이 떨어질 테죠."

지하감옥, 코니는 아르투르가 건내준 차를 마시며 아르민에게 거인의 힘으로 감옥에서 나갈 수 있냐고 묻지만 아르민은 시간시나구를 날려버리는 것밖에 안된다고 말한다. 초대형 거인은 엘런과 달리 그렇게 범용성이 뛰어나지 않다며. 잠깐의 침묵이 이어진 뒤, 장이 아르민에게 왜 엘런에게 얻어터졌냐고 묻는다. 아르민은 엘런이 미카사한테 상처 주는 말을 했기 때문에 자신이 먼저 주먹을 날렸고 오히려 얻어맞았다고 하자 장은 어떤 식으로 상처를 입혔냐고 묻는다. 아르민이 말하려던 차, 미카사가 저지하나 장은 그냥 넘길 게 아니라고 하자 코니는 엘런이 가장 소중히 여겼던 둘에게까지 폭언을 날릴 정도면 이미 답이 없는 수준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장은 약간 생각이 달랐다.
"녀석이 만일 제정신이라고 한다면 아무런 의미도 없이 그런 짓을 할 것 같지는 않아. 뭔가... 거기에 녀석의 진의가 숨겨져 있는 거 아냐?"
그때, 옐레나와 오니안코폰, 그리즈가 그들에게 다가온다. 코니는 오니안코폰을 보며 그쪽에 붙은 거냐고 화를 내지만, 오니안코폰은 지크와 엘런에 접촉할 때까지 얌전히 있어달라고 말한다.
장: "잘 됐구만, 옐레나. 일이 원하던 대로 잘 풀려서 기분이 좋겠어? 엘런은 너를 경유해 지크의 의도대로 움직였고 마레를 습격하게 만들어 에르디아 국민들의 지지를 얻어냈는데다 척수액이 든 와인으로 병단까지 지배해버렸으니 말이야. 이걸로 너희는 에르디아국과 시조의 힘을 손에 넣고 마레를 멸망시키고 조국의 복수를 이루겠지. 이게... 이 섬에 온 진짜 목적이었던 거지...?"
오니안코폰: "섬도 발전시켜줬잖아... 100년은 뒤쳐졌던 이 미개한 섬을..."
니콜로: "너희들이 쾌적하게 살기 위해서잖아! 섬의 통치자가 될 네녀석들이!"
그리즈: "속은 녀석이 졌다. 그냥 그것 뿐인 일이지."
니콜로: "그리즈...! 우리를 팔아넘기고 옐레나의 하인으로 승격했다 보구나? 이 고자질쟁이 녀석!"
그리즈: "바보냐? 악마놈들 편이나 들면서 배신한 건 너잖아...! 악마의 후예인 감자 냄새 나는 여자 따위한테 헤벌쭉해 갖고는...!"
그리즈의 도발에 니콜로는 격노하지만 그를 붙잡을 수는 없었다.
그리즈: "나한테 매일 밤 그 여자 이야기나 떠들어대곤... 그 창녀가 죽어서 정신 좀 차리려나 했던 내가 바보였지!"
니콜로: "이 자식 지금 뭐라 했냐!"
그리즈: "알아듣게 다시 말해주마... 그 창녀는 더러운 악마..."
그 순간, 옐레나가 권총으로 그리즈의 머리를 쏴 날려버린다. 옐레나는 니콜로와 104기에게 허리를 굽힌다.
"이 친구가 범한 결례에 사과 드립니다... 앞으로 당신들을 악마라 매도하는 자들은 이 섬에 필요 없으니까요. 그리고 믿어주십시오. 저희들의 진정한 목적은 마레를 향한 복수 따위의 공허한 것이 아닙니다. 온 세상에서 증오의 연쇄를 끊어내고 에르디아만이 아닌 마레마저도 구해내는 게 목적이랍니다. 숨김없이 모든 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세계를 구할 지크의 비책, 안락사 계획의 전모를..."

지하, 가비는 홀로 그 안에 갇혀 있었다. 그때, 엘런이 들어온다.
엘런: "여어, 사샤를 죽인 꼬맹이."
가비: "무슨 볼일이야...?!"
엘런: "팔코를 구하고 싶다면 협력해라. 무선으로 구조를 요청해줘야겠다. 벽 안에 침투한 침입자가 반응을 보이게 말이야."
그 순간, 정말로 조사병단의 옷을 입고 잠입한 피크가 다른 병사 하나를 칼로 찔러 죽이고 엘런에게 총을 겨눈다.
피크: "움직이지 마, 가비도 조용히 하고.(가비: 피크 씨?!") 조용히 해야지. 네가... 엘런 예거라고 보면... 되겠지?"

피크는 계속 엘런에게 총을 겨눈다.
피크: "가비, 그 라이플을 엘런한테 겨눠. 가비! 엘런, 주머니에서 손 빼줄래?"
엘런: "따르지 않으면 어떻게 되지?"
피크: "방아쇠를 당길 거야. 네 뇌수가 바닥에 흩뿌려지겠지. 본 적 없어? 거인이 될 틈 따윈 없을걸."
엘런: "그래서? 아직도 쏘지 않는 거냐? 지금 방아쇠를 안 당길 거면 뭘 하러 여기에 온 거지?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면 어떻게 되는데?"
피크: "어떻게 될지 네가 알 건 없어. 바닥에 흩뿌려진 다음이어서야..."
엘런: "아니, 알지. 너는 쏘지 않아. 시조의 거인을 죽인다는 건 허가받지 못했을 테니까.(총구에 이마를 들이민다.) 명령은 '반드시 시조를 탈환해라'다. 이 판국에 이르러서도 댁은 일단 거인이 된 뒤에 나를 살린 채로 먹어야만 하지. 안 그런가?"
가비가 엘런에게 총을 겨누자 피크가 말한다.
피크: "가비, 방아쇠에서 손가락을 떼."
엘런: "중대한 병규범 위반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건... 너만이 아니라 수용구에 사는 가족도 마찬가지니까."
피크는 총을 땐 채 양 손을 든다.
피크: "네, 못 쏩니다~ 너를 먹는단 선택지도 정말 답이 없을 것 같고 아무래도 영..."
가비: "피크 씨...?"
피크: "내가 침입했을 때 남은 거인의 발자국이 들켰던 거지? 그쪽에서 움직이기 전에 품 속으로 파고들어줄까 해서 여기까지 온 거야 좋았지만... 하지만 쏘지 못한 이유는 그밖에도 있어. 네가 시조의 힘을 제대로 쏠 수 있다면 마레를 쓰러뜨릴 수 있는 게 아닐까 했거든. 승산도 없이 전세계를 적으로 돌린 건 아닐 거 아냐? 하지만 그 승산이란 게... 시조의 힘 말고 뭐가 또 있긴 해?"
가비: "피크 씨...? 무슨 소리 하는..."
피크: "가비, 그만 라이플을 내려."
엘런: "그렇다고 하면 목적이 뭐지?"
피크: "마레를 포함해... 전 세계로부터 지배당하고 있는 에르디아인의 해방. 지금 당장... 내 가족을 수용구로부터 꺼내주고 싶어. 나는 단 한 명 밖에 없는 가족인 아버지가 제대로 된 의료를 받게 해주고 싶어서 전사가 됐어. 아버지의 목숨은 연명할 수 있었지만 내게 임기가 얼마 안 남았단 걸 알게 된 아버지는 슬픔에 빠져 계셔. 죽기 전에 홀로 남겨지게 될 아버지께 내 손으로 에르디아의 밝은 미래를 보여드리고 싶어. 그러기 위해서는 마레를 쳐부술 필요가 있지. 나도 뭐든 협력하겠어. 마레를 남김없이 몰살시킬 수만 있다면 난 무슨 짓이든 하겠어!"
두 사람의 믿음없는 시선이 오고갈 때, 가비가 말한다.
가비: "마레를 습격시킨 주모자는 지크 씨였어... 피크 씨도 그러는 거야...? 우리는 뭘 위해 싸워 왔던 거야?! 선량한 에르디아인이란 걸 전세계한테 인정받으려면...! 언젠가...! 에르디아는 해방되는 게 아니었어?! 당신도 지크랑 똑같은 배신자인 거야?!"
피크는 가비에게 다가가 자신에게 겨눈 총을 치운다.
피크: "가비, 우리는 마레인? 에르디아인? 뭐라고 생각해?"
가비: "우리는... 명예 마레인..."
피크: "아니지, 우리는 유미르의 백성. 이것만이 벗어날래야 벗어날 수 없는 사실. 무슨무슨 인이라고 백날 자칭한 들 우리는 거인이 될 수 있는 인종이야. 슬라바 요새에서 봤던 대로... 거인의 힘은 언젠가 통하지 않게 돼! 즉, 우리는 마레에게 이용당한 끝에! 언젠가 모두 죽임당할 거라고! '선량한 에르디아인'이란 걸 끊임없이 증명해 봤자 우리가 해방될 날은 오지 않아. 우리는, 우리의 힘으로 인권을 쟁취해낼 수밖에 없는 거야!"
엘런은 손가락에 상처를 보이며 말한다.
엘런: "증명해라. 네가 우리에게 힘을 보태겠다면 뭐라도 증거를 보여 봐."
피크: "이 도시에 숨어 있는 동료들의 위치를 알려주겠어."
엘런: "무슨 수로?"
피크: "이 건물 옥상에 가면 바로 손가락으로 가리킬 수 있어."
엘런: "그것도 괜찮겠지..."
엘런은 상처를 재생시킨다.

다시 지하 감옥, 옐레나의 설명을 들은 아르민은 당황한다.
아르민: "아이가, 태어나지 않게 돼...?"
옐레나: "그렇습니다. 그것이 지크가 고안한 '안락사 계획'. 이 세상으로부터 거인이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고통들이 발생하지 않게 되는 겁니다. 서서히... 평온하게..."
장: "아니... 잠깐, 그게 뭐가 평온해?! 유미르의 백성이 소멸할 때까지 인구가 계속 줄었다간! 나라의 늘그막에는 늙은이들밖에 안 남게 되잖아! 그런 상태로 어떻게 나라를 지키는데?! 다른 나라들이 그냥 손가락만 빨기라도 한다는 거야?!"
옐레나: "그에 관해서는 이전에 이야기를 나눴던 대로 '땅울림'이란 억지력을 행사할 수 있게끔 시조와 왕가를 계승하면 유지하는 게 불가결한 상태입니다. 다행스럽게도, 히스토리아 여왕께서는 후사를 배고 계시죠. 그 아이가 천수를 다할 때까지 몇몇 유미르의 백성이 시조의 거인을 계승해나간다면..."
장: "그 따위로 모든 게 완벽하다고 지껄일 셈이냐?"
옐레나: "완벽, 절대. 그런 건 어느 나라에도 존재하지 않아요. 어느 나라건 갖가지 문제를 끌어안고 있지요. 하지만 단 한 가지, 분명한 건... 강대한 거인의 위협. 피와 눈물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을 자가 존재했다는 진실이죠. 지크와 엘런. 인류사가 앞으로 몇 천년이나 계속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만한 위업을 이뤄낼 인간이 앞으로 나타나긴 할까요? 그 형제는... 이후로 몇 천년이라 두고두고 구전될 상징이 될 겁니다...! 고대의 신들이 그러했듯이... 그리고 그 둘은 사후에도 구세주로서 인류를 밝히는 태양이 되어...!"
그때, 갑자기 아르민은 울기 시작한다.
아르민: "그런 숭고한 생각이 있었을 줄이야...! 감동... 했습니다...!"
아르민의 말에 옐레나는 미소를 짓는다. 그 순간, 다른 병사가 달려와 침입자가 있다는 것을 밝힌다. 예거파는 금세 혼란에 빠져 입체기동장치를 장비하고, 팔코와 나일이 갇힌 곳에서도 그 소란이 들릴 정도로 상황이 심각해진다. 피크는 가비, 그리고 예거파 병사들과 함께 엘런의 뒤를 따라 걸으며 말한다.
피크: "나도 이제 너희 동료가 됐다고 받아들여도 되는 거야?"
엘런: "네가 다른 침입자를 바친다면 말이지. 그때는 마레 꼬맹이랑 수갑으로 이어두마. 섣불리 거인화했다간 그 아이는 산산조각이 나겠지."
피크: "안심해. 이 아이도 금방 이해해줄 테니까."
피크는 계단을 오르며 계단 아래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예거파 병사들에게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드는 여유까지 보이고, 홍조를 띄는 예거파 병사들 사이로 익숙한 얼굴의 병사가 못마땅한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가비: "있잖아...! 팔코는 어디 있어...?"
엘런: "팔코도 여기 있다. 하지만 지크의 척수액을 입에 대버렸지."
피크: "무슨 소리야?!"
엘런: "글쎄다... 척수액이 든 와인이 입에 들어갔다고 들었다."
가비: "설마 그때...? 나 때문에... 또..."
피크: "과연... 지크의 척수액으로 병단을 지배한 거구나. 지크한테 어째서 특별한 능력이 있는지 알아?"
엘런: "글쎄다... 댁은 알고 있나?"
피크: "아니. 아무도 몰랐어. 지크 본인 말고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크는 언제나 거짓말을 달고 사는 것처럼 보였는데 그게 확신으로 바뀐 게 4년 전이었지. 너를 눈 앞에 두고서 처음으로 본심을 털어놨으니까. '믿어다오. 나는 네 이해자다. 엘런, 언젠가 너를 구해내주마.' 다름 아닌 너한테는 특별한 능력에 대한 비밀도 털어놓은 거 아냐? 예를 들면, 그 비밀이... 시조의 거인이 가진 힘을 끌어내는 걸로 이어진다든가..."
그때, 옥상으로 가는 문이 열리고 피크는 문 뒤에 서 있던 옐레나를 보며 미소짓는다.
피크: "어머? 턱수염은 밀어버린 거야? 굉장히 잘 어울리던데.
피크가 옥상으로 걸어가자, 옐레나는 엘런에게 속삭인다.
옐레나: "엘런, 저 여자를 신용하는 건... 너무나도 위험합니다."
엘런: "그래... 신용하고 있진 않지만 저 여자도 마찬가지다."
엘런도 뒤따라 옥상 한가운데로 걸어가자 옥상 끝에 서 있던 피크가 다시 말한다.
피크: "그런데 아직도 시조의 힘은 쓰지 않는 거야? 지크는 어디 있고?"
엘런: "금방 알게 될 일이다. 증명이나 해라. 적은 어디에 있지?"
예거파 병사들이 옐레나의 신호에 맞춰 발포할 준비를 하고, 엘런도 이미 상처를 내 거인화할 준비를 할 때, 피크는 겁에 질린 가비의 손을 꽉 잡으며 미소를 짓더니, 고개를 돌려 손가락으로 엘런을 가리킨다.
"거기."
피크가 가비를 감싸고 넘어지는 순간, 엘런이 있는 그 자리에서 포르코의 턱 거인이 뛰쳐 나와 공격한다.

예거파는 물론, 오니안코폰에 심지어 옐레나까지 경악하는 순간, 턱 거인에 의해 양 다리가 잘린 엘런은 그 자리에서 거인화 하고, 그 충격이 지하 감옥까지 전해지자 아르민은 거인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거인화 후폭풍으로부터 턱 거인이 가비와 피크를 지키는 가운데 배신한거 아니었냐는 가비에게 피크가 말한다.
"가비, 내가 동료를 팔 거라 생각한 거니? "
가비: "그치만...! 마레에 따라 봤자 우리한테 미래는 없다고...!"
"저길 봐."
가비는 하늘을 올려다보고는 감동한다. 마레의 전력비행선 다섯 척[37][38]이 시간시나 구 상공에 도착한 것.
피크: "나는 마레 따윈 믿고 있지 않아. 나는... 함께 싸워왔던 동료를 믿고 있지."

한 비행선에 라이너, 코슬로, 콜트, 마가트를 비롯한 마레인들이 타고 있으며 마가트가 시간시나 구를 바라본다.
마가트: "봉화가 올랐군. 피크와 갤리어드가 놈의 위치를 밝혀냈다. 시조의 거인이다. 레벨리오에서 설욕을 다해라! 여기서 녀석을 끝장내는 거다."
라이너는 거인화한 엘런을 내려다보고, 엘런은 라이너를 올려다보며 말한다.
"와라... 라이너...!"

그리고, 75화 및 파이널 시즌 Part 1 종료.

3. Part.2

3.1. 76화, 단죄

뇌창으로 인해 폭발이 일어난 후, 입체기동장치의 칼은 리바이의 손가락이 걸려 저 멀리 떨어져 있고, 한지는 충격에 빠진 얼굴로 치명상을 입은 리바이를 바라본다. 한편, 다른 예거파 병사들이 바닥에 엎어져 있는 거인을 지켜보는 와중에 프록을 비롯한 몇몇 병사들이 한지에게 접근한다.
프록: "리바이 병장?!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운이 좋은데... 최고의 위협이던 인간이 피투성이가 되어 있어."
예거파 병사: "만약을 위해 머리에 한 방 먹입시다."
한지: "죽었어. 지근거리에서 뇌창의 폭발에 휘말린 거겠지. 겉으로 보이는 부상 이상으로... 내장이 걸레짝이 되어 즉사했어..."
프록: "보여주시죠. 저도 맥박 정도는 짚을 줄 압니다. 보여주시죠."
그때, 갑자기 다른 병사가 프록을 부른다. 땅에 엎어진 그 거인에게로 어마어마한 양의 증기가 빨려들어가고 있던 것.
프록: "사라지고 있어...? 죽은 건가?"
한지: "아니...! 보통 증기를 빨아들이는 식으로 사라지지는 않아!"
그렇게 거인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비가 그쳐 구름 사이로 햇빛이 내리쬐더니 뼈만 남은 거인의 사이에서 몸이 완전히 회복된 지크가 나타난다.
모두가 충격에 빠져 지크를 바라보던 그때, 한지는 틈을 놓치지 않고 리바이와 함께 강에 몸을 던지고, 몇몇 예거파들이 강을 따라 추적하는 동안 프록은 지크에게 다가간다.
"지크씨,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지크: "모르겠다... 모르는 소녀가... 흙을 빚어 나의 몸을 만들었지... 어딘지 모를 곳에서... 그저 그걸 지켜봤어... 몇 년이고 그러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한 순간이었던 것 같은 기분도 들어... 그것은... 그런가...! 그것이 '길'이었나...!"
"지크 씨... 당신을 구속하고 있던 조사병단 30명은... 거인으로 만들어 지배하에 두고 있었던 거죠? 그들은 어디에?"
지크: "뭐... 이런저런 일이 생겨서 이제는 없어. 우리들을 방해하던 녀석들은... 이제 여기엔 없다. 가자." '우리는 그저... 나아갈 뿐이지? 엘런...!'

지크와 예거파가 어디론가 움직이며, 오프닝 시작.

엘런이 거인으로 변신하고, 그 충격이 지하감옥에 울리자 아르민은 거인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한편, 거인화의 폭풍 속에서 턱 거인이 피크와 가비를 지켜주고, 피크는 거인화하는 엘런을 바라보며,
"역시 그걸로 해치우긴 어렵겠지..."
가비: "피크 씨...? 배신한 게 아니었던 거야?!"
"가비...! 내가 동료를 팔 거라고 생각했던 거야?"
"하지만! 마레를 따라 봤자 우리에게 미래는 없을 거라고...!"
"저길 봐!"
마레의 비행선 다섯 척이 시간시나구 상공을 날고 있었다.
"나는 마레 따위 믿고 있지 않아. 나는... 함께 싸워 왔던 동료를 믿고 있지."
한편, 비행선 안에서 마가트가 시간시나구를 바라보며 말한다.
"봉화가 올랐군. 피크와 갤리어드가 놈의 위치를 밝혀냈다. ' 시조의 거인'이군. 레벨리오에서의 설욕을 치를 때다! 여기서 녀석을 끝장내주자."
곧이어 비행선에서 수많은 마레의 병사들이 이전과 다른 길다란 소총을 들고 강하하기 시작하고, 한 비행선에서는 거대한 무언가를 떨어뜨린다.
한편, 진격의 거인과 턱 거인이 대치하는 가운데 가비가 계속 피크를 제촉하자 피크는 수갑에 묶인 팔을 높이 들며 포르코를 부르고, 수갑을 잘라달라는 것을 손목을 잘라달라고 생각한 건지, 아니면 거인의 사이즈 때문에 조절에 실패한 것인지 손목을 통째로 잘라버리고(...) 손목이 가비의 손 위로 떨어지자 가비는 물론 피크까지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르더니 피크는 몹시 아파하며 굴러 떨어지다시피 성 아래로 몸을 던져 거인화한다.
그와 동시에 턱 거인이 달려들어 진격의 거인에게 상처를 입히고, 엘런이 주먹에 경질화를 해 공격하자 턱 거인 특유의 기동력으로 피한 다음 지붕을 타고 멀리 달아난다. 직후 차력 거인이 올라와 가비를 입에 머금고 엘런에게서 멀리 달아나자 엘런은 하늘의 비행선을 바라본다.
"설마 했는데... 마레가 이판사판으로 기습을 감행해올 줄이야. 놈들이 가진 정보만으로는... 이렇게 위험을 감수하는 판단을 내릴 수는 없을 텐데..."
옐레나: "엘런...! 들리십니까?! 거인의 몸에서 나와주세요! 실내에 몸을 감추고! ' 전퇴'의 힘으로 지하를 통해 도망칩시다! 이대로 싸워봤자 불리하기만 할 뿐입니다!"
하지만, 엘런은 말없이 그들 앞을 지나 성 아래로 몸을 던진 다음 천천히 적진을 향해 걸어 나간다. 낙하산을 타고 강하하는 수많은 병사들 중, 오로지 라이너 브라운을 바라보며.
"덤벼라... 라이너"
라이너 역시 상처를 낸 손을 보이며 공중에서 거인화한다.
"너지...? 마레 군이 이런 어처구니 없는 짓을 하게 만든 건..."
갑옷 거인까지 나타나자 옐레나는 병력을 총동원하여 엘런을 지키라고 명령하면서도 엘런이 굳이 이렇게까지 나서는 이유에 의구심을 품는다.
마침내, 진격의 거인이 괴성과 함께 돌격, 갑옷 거인을 건물에 박아버린다. 차력 거인의 입 안에서 상황을 보던 가비는 라이너가 온 것에 감동하고, 그런 가비를 차력 거인은 마레군 진영의 마가트 앞에 내려놓는다. 마가트는 가비를 붙들고 그녀를 꼭 안아주더니
" 브라운, 너! 누가 적진에 쳐들어가라고 명령했나!"
가비: "죄... 죄송합니다!"
"멋대로 일을 벌이긴...!"
콜트: "가비! 팔코는? 어디에...?"
가비: "아직, 저 건물 안에... '''지크의 척수액을 삼켜버려서 갇혀 있어요."
그 말에 콜트와 마가트는 충격에 빠지고, 차력 거인은 방금 전 낙하한 대형 야포를 장비하며 팔코가 척수액을 삼킨 적병 300여명과 함께 수감되어 있으며 그밖의 적 병력은 시간시나구에만 500명, 지크는 없는 것 같다고 말한다.
마가트: "라이너가 우려하는 사태를 믿고 여기까지 왔다만 ' 시조의 힘'을 적이 행사할 가능성은 없나?"
피크: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시조의 힘'을 그들이 비장의 패로 여기는 것은 틀림없습니다. 아작도 그 비장의 패를 꺼내지 않는다는 건... 엘런은 아직... '시조의 힘'을 발동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닌 것으로 여겨집니다."
마가트: "무언가 발동하기 위한 조건이 있단 말인가?"
그러자 가비는 얼마 전 비행선 안에서 지크가 했던 말을 떠올린다.
"'이렇게... '시조의 거인'과 '왕가의 피를 이은 거인'이 갖춰졌다.' 마레에서 철수하는 비행선 안에서! 지크가 그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콜트: "그게 무슨 소리야? 지크가... 왕가의 피를 이은 거인이었단 소리야?"
마가트: " 복권파의 지도자가 부모라면... 충분히 그럴 수도..."
피크: "그의 특별한 힘에 따로 근거가 있었다면... 그개 사실 아닐까요? '시조의 힘'을 쓸 수 없는 이유가 지크의 부재와 관련이 있는 거라면 엘런과 지크를 접촉시켜서는 안 됩니다."
(라이너와 엘런의 싸움 여파가 점점 가까이 다가온다.)
가비: "마가트 대장님, 라이너가!"
마가트: 원수다! 마레의 방패는 그리 무르지 않아. 아니... 마레만을 지키는 방패가 아니다. 지금 우리의 어깨에는 세계의 운명이 걸려 있다! 우리는 결단코 시조를 죽여서! 문제를 미래로 떠넘기지 않는다! 지금 여기서 시조를 먹어치우고! 2천년간 이어져 온 원한에 종지부를 찍는다!"
한편, 갑옷 거인은 계속해서 엘런에게 공격을 가하나, 엘런은 경질화한 양 주먹으로 가드를 올려 공격을 막아내다 라이너의 자세가 무너지는 틈을 타 머리에 주먹질을 해 안면의 경질화 갑옷을 깨뜨리고, 달려드는 갑옷 거인에게 제차 공격을 가해 갑옷 거인의 안면을 반쯤 뭉게버린다. 라이너가 온 힘을 다해 엘런을 붙잡고 건물에 처박아 버리나, 반대로 엘런의 발차기에 넉다운 당하고 만다. 그런 엘런의 뒷목을 노리고 포르코의 턱 거인이 달려들지만, 진격의 척추에서 경질화 송곳들이 솟아 오른다. 포르코는 턱 거인 특유의 기동성으로 공격을 피하며
"죗값을 치르게 해주마. 내가 사는 도시를 유린했던 것을!"
이라고 소리치며 경질화 가시를 부순 다음 갑옷 거인에게로 엘런을 걷어 차고, 안면의 갑옷이 반쯤 부서진 갑옷 거인이 엘런을 붙잡는다.
라이너: '엘런... 아무리 너라도 혼자서는 위협조차 되지 못해... 이만 단념해라...! 너는 여기까지다!!'
그 순간, 엘런을 중심으로 다시 한번 경질화 송곳들이 솟아오르며 갑옷 거인과 턱 거인을 찔러 무력화 시키고, 그것을 놓치지 않고 수많은 예거파 병사들이 뇌창을 들고 입체기동장치로 그들을 죽이러 달려든다. 일촉즉발의 순간, 한 발의 포성과 함께 엘런이 쓰러진다. 뇌가 있는 부분을 정확히 관통당해 쓰러진 엘런, 그리고 그것을 쏜 건 어느새 벽 위에 올라가 있던 야포를 장착한 차력거인과 포수 마가트였다.
마가트: "차탄! 장전을 서둘러라!"
부사수(코슬로): "뇌수가 박살나서 진격의 운동능력이 저하됐습니다!"
피크: "훌륭하십니다 마가트 대장님"
마가트: " 원수다! 나 원 참... 제일 뛰어난 포수가 최고 지휘관밖에 없을 줄이야... 마레군의 위상도 떨어질 대로 떨어져 버렸군."
엘런의 거인이 무력화된 틈을 타 갑옷 거인과 턱 거인이 경질화 가시를 부수기 시작하고, 예거파 병사들까지 어느새 지붕 위에 완벽히 포진한 마레군의 총탄 세례에 우수수 사망한다. 거기에 더해 하늘 위의 비행선에서도 기관총을 갈겨 예거파를 완벽하게 압도하기 시작한다.[39] 이렇게까지 압도적인 전황에 성에서 전황을 바라보던 이들은 경악하고 만다.
"이럴 수가... 마레의 수뇌진은 몰살했을 텐데... 한 달도 채 안 돼서 다시 일어날 수 있을 리가...!"
오니안코폰: "이대로 가다간... 시조가 잡아먹히겠어!"
옐레나: '엘런... 당신은 다른 사람과는 달라... 당신은 특별해...!'
그 와중에 벌써 구속에서 풀려난 턱 거인이 접근하는 것을 엘런은 또다시 경질화 가시로 막아내나 야포에 또다시 머리를 관통당하고 만다.
마가트: "놈이 힘을 쓰게 만드는 거다! '전퇴의 힘'은 강력하지만 금방 힘을 소진해버린다. 잊지 마라... 이 기습 작전은 빌리 타이버의 희생 덕이다! 그가 목숨을 바쳐 모두에게 전했던 것처럼! 우리에게는 진정한 영웅, 헤로스가 필요한 것이다! 세상을 구할 영웅이...!"
엘런을 도와줄 예거파 병사들은 마레와의 처참한 전력 차이로 패배하고, 어느새 갑옷 거인마저 구속에서 풀려 엘런에게 다가온다.
'엘런... 그만하면 됐어.'
(몸에 박힌 경질화 가시를 뽑아 엘런을 찌른다.)
'너의 패배야... 이 이상 그 누구에게도 고통을 주지 않아도 돼... 이 이상! 괴로워하지 않아도 돼!'
한편, 오니안코폰은 열쇠 뭉치를 들고 아르민 일행이 갇힌 지하감옥으로 온다.
코니: "오니안코폰...?"
장:"이봐, 밖에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거야?!"
오니안코폰: "마레군이...! 비행선을 타고 하늘에서 쳐들어왔어! 약 500의 병력이랑... 갑옷, 턱, 차력이 동시에! 그걸 엘런이 혼자서 상대하고 있어! 필사적으로 발악하고 있지만...! 머지않아 당해버리고 말 거야...! 시조가 마레에게 빼앗겨버려! 힘을 빌려줘! 다 같이 엘런에게...! 가세하는 거야...!"
오니안코폰이 문을 여는 순간, 진뜩 열이 받은 코니가 그의 멱살을 잡고 벽으로 밀어붙힌다.
"장난치지 마! 이 자식, 뭐가 '다 같이' 타령이야! ' 네놈들'의 전쟁 아니냐고! 우리가 따라줄 줄 알았냐?! 배신자 주제에!"
오니안코폰: "미... 미안해! 하지만 옐레나에게 거슬렸다간...! 머리가 날아갈 뿐이라...!"
"뭐..?! 너는 우리에게 잘해줘 놓고... 뒤에서는 와인으로 파라디 섬을 빼앗을 계획이었잖아! 이제..! 배신 당하는 지긋지긋하거든, 나는! 라이너를 시작으로... 베르톨트! 애니! 엘런...!! 이젠 질렸다고 젠장할! 뭐가 좋아 우리가 엘런에게 가세해서...! 아이도 못 만드는 몸이 되어야 하는 건데!! 야!"
그때, 아르민이 이야기를 들어보자고 그를 말린다. 오니안코폰은 잠시 숨을 고르더니
"나는... 정말로 몰랐어... 와인이나 안락사 계획 같은 건...! 다른 의용병들이랑 똑같이..."
코니: "뭐?!!"
니콜로: "아마 사실일 거야. 우리는 옐레나에게 입막음 당했었어. 의용병에게 와인에 대해 말하지 말라고..."
"무엇보다도 에르디아인의 안락사 따위 협력하고 싶지 않아! 우리는 파라디섬을 발전시켜서! 함께 마레를 쓰러뜨려줬으면 했던 거야! 그걸 위해서 모든 것을 버리고 섬에 왔어! 이 섬의 모두를 위해 지금껏 혼신을 다했어! 그건, 이 섬에 미래가 있을 거라 믿었기에 가능했던 거라고! 아이들은 미래야! 안락사 계획이 실현되어 버렸다간! 우리가 지금껏 해온 것들이 뭐가 되는데?! 믿어줘...!"
아르민: "믿을게. (코니: "뭐?!")이전에 너는 이렇게 말했지 '유미르의 민족을 포함해서 사람들은 모두 필요했기에 존재하는 것이다. 다양한 녀석들이 있는 편이 재밌을 테니까.'라고 말이야. '너라는 한 사람'은 마치 지크의 사상에 거스르는 듯한 자세를 보여 왔어. 너는 그런 사람이야. (오니안코폰에게 손을 내민다.) 자, 일어서 오니안코폰."
"아르민..."
장: "나도 너를 믿는다. 하지만 어쩔 건데? 엘런과 지크에게 힘을 빌려준다는 건 안락사 계획을 실현시키겠다는 뜻이라고."
"아니, 계획은 저지할 거야! 하지만... 그 둘을 잃었다간 이 섬을 세계로부터 지키지도 못해."
코니: "그럼 어쩌란 건데?!"
"적어도... 한 번은 ' 땅울림'의 위력을 세상에 보여줘야 해!"
코니: "뭐?! '땅울림'의 위력이 뭐라고?!"
아르민: "미카사는 어떻게 하고 싶어? 엘런을 구하고 싶어?"
미카사: "구하고 싶어... 하지만... 그건 분명... 엘런이 말했던 것처럼... 내가 '아커만'이라서... 이건... 내 의지가 아닐 거야..."
코니: "뭐...?"
아르민: "그건... 엘런이 생각해 낸 거짓말이라고 봐..."
미카사: "내가 이따금씩... 두통을 일으키던 건 사실이야. 왜 거짓말이라고 생각하는데?"
아르민: "왜냐니... 어...? 에르디아인이 아이를 못 가지게 되는 걸 엘런이 바라고 있다고... 다들 진심으로 그 말을 믿었던 거야?"
장: "그야 그녀석답지는 않았다는 생각은 했었지만... 전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는..."
아르민: "말이 안 되잖아! 그 엘런이라고?!"
코니: "그럼 왜! 지크나 옐레나에게 거스르지 않는 건데?!"
아르민: "거스를 필요가 없기 때문이지! 최종적으로 시조의 힘을 어떻게 쓸지는 엘런한테 달렸어! 엘런은... 옐레나가 작전을 털어놨을 때부터 따를 수밖에 없었어! 거절했다면 옐레나는 무슨 수단을 썼을지 알 수 없으니까! 하지만! 승낙한 것처럼 꾸며서 자기가 같은 편이라고 믿게 만들 수 있다면! '땅울림'으로 이 섬을 지킬 수 있잖아! 파라디 섬은 향후 50년은 아무도 손대지 못하게 되는 거고!"

시점은 다시 전장, 예거파 병사들은 이미 마레의 압도적인 전력에 전멸 위기에 놓이고, 갑옷 거인에게 속박당한 엘런은 마치 누군가를 부르는 것처럼 소리를 지른다.
그리고, 76화 종료.

3.2. 77화, 유인 작전

시점은 아르민이 미카사에게 무언가 물어보는 그 시점.
아르민: "미카사는 어때? 엘런을 구하고 싶어?"
미카사: "구하고 싶어. 하지만 그건 아마 엘런이 얘기했듯이 내가 아커만이기 때문이겠지. 이건 내 의사가 아니야.
코니: "뭐?"
아르민: "그건 엘런이 꾸며낸 거짓말이라고 봐."
미카사: "내가 가끔 두통에 시달리는 건 사실이잖아. 왜 거짓말이라고 생각해?"
아르민: "왜냐니 무슨... 엘런이 에르디아인을 불임으로 만들고 싶어 한다는 말을 다들 정말로 믿었어?"
장: "그 녀석답지 않긴 했지만 말이 안 될 것까진..."
아르민: "말이 안 되지, 그 엘런이잖아?"
코니: "그럼 왜 지크와 옐레나에게 저항하지 않은 건데?"
아르민: "저항할 필요가 없으니까! 시조의 힘을 어떻게 쓸지는 결국 엘런에게 달려있어. 그래서 옐레나의 제안을 받아들을 수밖에 없었던 거야. 거절하면 옐레나가 무슨 수를 쓸지 모르니까. 하지만 제안을 수락하고 같은 편인 척하면서 그들을 속이면 땅울림으로 이 섬을 지킬 수 있어! 앞으로 50년 동안은 누구도 이 섬을 건드리지 못해."
잠깐의 침묵이 흐르고, 사샤의 아버지 아르투르가 잠깐 가도 되냐고 묻지만 니콜로가 기다려달라고 한 뒤, 장이 입을 연다.
장: "엘런은 위험한 놈이라고 내가 훈련병 때부터 말했지? 놈은 모두를 지옥으로 인도하는 망할 자식이야. 그런 망할 자식을 질투했었어. 멋있었거든. 죽을 만큼 짜증 나는 일이지만... 나는 아직 놈이 죽기를 바라지 않아."
코니: 하긴, 이대로 죽어버리면 두들겨 패줄 수도 없으니까."
그리고, 오니안코폰을 선두로 장과 코니가 뒤를 따르고, 니콜로는 브라우스 일가를 이끈다. 미카사와 아르민은 계단을 오르며 대화를 나눈다.
미카사: "엘런이 속마음을 숨긴 건 그렇다 치고 우릴 거부하고 있는 이유는 뭐지? 나를 싫어한다고... 왜 그런 말을 한 거지?"
아르민: "그건... (4년 전 엘런이 바다에 처음 도착했을 때 했던 말을 떠올린다.) 설마...! 아무튼 미카사가 자주 두통을 겪어왔던 건 엘런도 나도 알고 있던 사실이야. 신빙성 있어 보이려고 덧붙인 거겠지. 억지스러운 거짓말이니까 말이야. 모든 것이 끝난 뒤에 엘런에게 물어봐."
미카사: "응."
한편, 이미 바깥은 제공권을 장악한 마레군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마가트: "잊지 마라, 이 기습 작전은 빌리 타이버의 희생 위에 이루어졌다. 그가 목숨을 걸고 호소했듯이 우리이겐 진정한 영웅 헤로스가 필요하다. 세계를 구할 영웅이!"
그리고, 라이너는 갑옷 거인에게 박혀 있던 경질화 가시를 뽑아 엘런을 겨눈다.
라이너: "엘런... (경질화 가시로 엘런의 거인을 찔러버린다.) 이제 됐어, 너의 패배다. 이 이상 누군가를 괴롭히지 않아도 돼. 이 이상 괴로워하지 않아도 돼. 왜 발버둥 치는 거냐. 너는 무엇을 위해 싸우는 거냐. 뭘 위해서..."
하지만 엘런은 그 상황에서도 달려들던 턱 거인을 주먹으로 쳐 본체 포르코가 잠시 그로기 상태가 될 정도로 멀리 날려버리지만 곧이어 갑옷 거인에게 붙들린다.
"엘런, 난 이제 끝내고 싶다. 내 어디가 너와 똑같다는 거지? 이제 됐잖아. 이제 그만 쉬어!"
그렇게 갑옷 거인이 엘런을 먹게 되려는 순간, 엘런은 마지막 발악으로 갑옷 거인의 윗턱을 붙잡고 마치 악마와도 같은 괴성을 지르며 갑옷의 턱을 부수기 시작한다. 그 순간, 어디선가 날아들은 돌덩이에 갑옷 거인이 그대로 나가떨어지고 만다. 마침내 지크의 짐승 거인이 전장에 도착한 것이었다.
마가트: "왔군... 경이의 아이."
지크: "조금 늦기는 했지만 어떻게든 약속 장소에 도착했군. 혼자서 잘 버텼다, 엘런! 뒷일은 오니짱 형에게 맡겨라."

곧이어 짐승 거인은 성벽 조각 일부를 뜯어 산탄으로 만든 뒤 집어 던지고, 비행선 중 하나가 그것에 정통으로 맞고 유폭, 추락하며 다른 비행선 한대와 부딪히며 단숨에 두 대를 격침시킨다. 마가트는 피크에게 지크를 쏠 수 있게 방향을 돌리라고 명하나 연이은 지크의 투척에 벽에 매달리는 수밖에 없어 피크는 이 작전에 반대하지만 마가트는 반드시 자신이 죽이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곧이어 프록을 비롯한 예거파 병사들이 입체기동장치로 차력 거인에게 달려들고, 짐승 거인은 짐승 거인 대로 투척으로 지붕 위의 마레 병사들을 사살한다. 마침내 엘런이 정신을 차리고 성벽 위 지크에게 비틀비틀 움직이자 마레 병사들은 역시나 둘의 접촉이 목적이었다고 말한다.
가비: "막아야 해."
콜트: "우리가 무슨 수로? 거인은 거인의 힘에 맡길 수밖에 없어. 우리에겐 우리의 싸움이 있다. 나는 적진에서 팔코를 구해올 테니 너는 남쪽에 있는 철수 비행선으로 가."
가비: "아니, 나도 갈래! 나는 팔코를 끌어들인 주제에 몇 번이나 그 애한테 도움을 받았어. 성적 최우수자인 내가 실컷 도움만 받고서는 혼자서만 도망칠 수는 없어!"
한편, 팔코와 헌병단 간부들이 갇힌 감옥은 아직 열리지 않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나일 도크가 말을 건다.
나일: "마레의 습격이겠지, 너를 구하러 온 건지도 몰라."
팔코: "마레군이 에르디아인을 구하러 올 리 없어요."
나일: "그래도 널 기다리는 가족들이 있을 거 아냐? 이 기회를 놓치면 평생 돌아갈 수 없어. 난 이제 더이상 아내와 딸을 만날 수 없겠지. 지크가 소리 한 번 지르면 괴물이 될 테니까. 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아직 많은데, 죽은 거나 마찬가지야."
한편, 건물을 지키던 수르마는 다가오던 장 일행에게 총을 겨누나, 장은 자신에게 겨눠진 총도 무시하고 다가와 수르마의 멱살을 잡더니,
"이봐, 훈련병. 우리가 예거 님을 구하러 가겠다는데 목숨 걸고 막을 셈이냐?"
수르마: "아니요."
코니: "감옥 문을 모두 열어!"
결국 예거파는 감옥의 문을 모두 열고, 코니는 상처투성이의 키스 샤디스를 발견하고, 샤디스는 신병들을 위해 곰과 싸웠다고 거짓말을 한다.
아르민은 픽시스를 발견하나, 픽시스는 과음을 했다, 즉 지크의 척수액을 먹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픽시스는 헌병단과 주둔병단 병사들을 모아두고 말한다.
"다들 잘 들어라! 이곳의 입체기동장치는 숫자가 한정되어 있다. 검은 완장이 아닌 자들부터 우선 장비하도록! 적의 계략에 보기 좋게 놀아난 술꾼들은 나를 따르라. 전선에서 침략자에 맞서 싸운다!"
한편, 루이제는 입체기동장치를 장비하던 미카사와 만난다.
루이제: "기뻐요. 또다시 같은 뜻을 품고 함께 싸울 수 있어서."
미카사: "그래?"
루이제: "그 머플러는 두고 가실 건가요?"
미카사: "두고 갈 거야."

그렇게 옥상으로 올라간 아르민 일행이 가장 먼저 본 것은 지크의 투척에 화염과 함께 추락하는 다섯 척의 비행선과, 마치 신의 기적을 본 양 황홀에 젖은 옐레나였다. 비행선은 불꽃과 함께 그들의 머리를 지나 시간시나구의 입구에 추락해 문을 막는다.
옐레나: "지크가 비행선을 추락시켰어요. 역사가 바뀌는 순간이 곧 펼쳐질 겁니다."

한편, 뇌가 파괴된 탓에 비틀비틀 지크를 향해 다가가는 엘런의 배후에서 갑옷 거인이 습격하나, 오히려 지크의 투척에 의해 나가떨어지고 말았다.
코니: "뭐야, 도움이 필요한 건 라이너 쪽인 것 같은데?"
장: "왜 지크가 여기에? 리바이 병장님이 지크를 놔줬을 리가 없는데! 이봐, 병장님과 한지 씨는 어떻게 됐지?"
옐레나: "지크에게 당했다고 봐야겠죠. 그는 엘런과 약속한 시간에 약속한 장소에 나타났어요."
리바이가 당했다는 말에 모두가 경악하고, 아르민은 분노에 찬 표정을 삼킨다.
아르민: "유감이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야. 지크와 엘런이 세계를 구하기 위한 거니까! 우리도 예거파에 협조해서 둘이 접촉하게 도와주자."
그때, 갑자기 코니와 미카사가 아주 기겁을 한다.[40] 아르민이 뒤를 돌아보자...
파일:옐레나 '그표정' ㄷㄷ.png
옐레나가 무지막지한 카오게이와 함께 아르민을 노려보더니 이내 표정을 풀고 미소를 짓는다.
"엘런과 지크를 도와주세요. 믿고 있어요.[41]"
그렇게 그들도 전장에 합류한다.

한편, 가비와 콜트는 근처 골목에 숨어 입체기동장치로 움직이는 파라디 병사들의 시야에서 숨는다.
가비: "그런데 이 쇠파이프는 뭐야?"
콜트: "대 거인용 라이플이야. 뒷덜미를 제대로 쏘지 않는 한 죽이기는 힘들지만 말이야. 온다!"
건물에서 척수액을 먹은 헌병들이 나오고, 그 순간 팔코와 콜트, 가비는 서로 눈이 마주친다.
나일: "왜 그러지?"
콜트: (가비를 뒤로 잡아 당기며) "큰일났다, 들켰어."
팔코: "형이에요."
나일: "그래? 따라와라, 마레의 포로 자식. 난 이 포로를 민가에 묶어두고 오겠다."
로그: "먼저 갈 테니 늦지 마라."
나일이 점점 다가오자 콜트는 싸우는 수밖에 없다며 총을 고쳐잡고 뛰쳐나가려는 순간, 가비가 총을 잡고 그를 말린다. 결국, 나일과 콜트의 눈이 마주치는 순간.
나일: "어린애가 이런 데 오면 안돼, 집으로 돌아가라."
콜트: "가자."
팔코: "나일 씨, 고마워요."
그들이 멀어지자 나일은 슬쩍 손을 흔든 뒤 아무것도 못 본 양 자리를 뜬다.

전장은 제공권을 상실하기가 무섭게 마레에게 불리하게 흘러가고, 형제가 감격의 상봉을 하는 동안 가비는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
콜트: "가비, 어째서 적을 믿은 거지?"
가비: "그게..."
니콜로: "이쪽이에요. 여기는 불이 번지지 않을 거예요."
아르투르: "하지만 나가는 길이 불길에 막혀 있던데."
니콜로: "전투가 끝날 때까지 숨어있도록 하죠."
리사: "미아와 벤은 잘 도망쳤을지..."
아르투르: "그 애들이라면 괜찮겠지. 강한 아이들이니까."
가까운 민가 안에 숨어 있던 가비가 감동 받은 듯 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 그녀는 카야의 말을 듣는다.
" 언니를 죽인 놈을 왜 걱정해주는 건데? 죽여버리겠어."
그 말을 들은 가비는 절망한듯 다시 자리에 앉는다.
콜트: "이제 지나갔어. 우리도 가자. 가비?"
가비: "악마 따위는 없었어. 이 섬에도 사람들 뿐이야. 이제야 라이너의 기분을 알 것 같아. 우리는 본 적도 없는 사람들을 일방적으로 악마라 규정짓고는 계속 같은 짓을... 계속 같은 짓을 반복하고 있었어.[42] 미안해, 팔코. 그걸 아는 너까지 휘말리게 만들어서..."
팔코: "난 레벨리오 습격에 일조했어. 병원의 상이군인이 엘런 예거인 줄도 모르고 그가 동료에게 보내는 편지를 외부의 우체통에 부쳐줘서 레벨리오 사람들을 죽게 만들었어. 결국 우드와 조피아는 나 때문에 죽은 거야."
가비: "그래?"
팔코: "그리고 너를 좋아해. 네가 갑옷을 계승하는 게 싫어서 전사 후보생이 된 거야. 나와 결혼해서 오래오래 행복했으면 했어. 네가 오래 살아줬으면 했어."
자기 동생이 바로 옆에 있는 동생 여사친에게 고백하는 걸 눈앞에서 봐서 당황한 콜트와 남사친에게 노빠꾸로 결혼하고 싶다고 고백받아서 당황한 가비는 말문이 막힌 듯하다가
가비: "뭐라는 거야?"
팔코: "난 거인으로 변할지도 모르잖아. 이제 하고 싶은 말은 다 했어."
그러자 가비는 팔코의 왼팔에 붙어 있던 검은 완장을 찢어버린다.
가비: "가자!"
콜트: "네가 척수액을 삼켰다는 걸 지크 씨가 알면 '외침'을 막을 수 있을지도 몰라."
팔코: "응"

한편, 아르민 일행은 지붕에 포진한 마레 병사들에게 발목을 잡힌다. 계속해서 지크를 향해 움직이는 엘런을 향해 턱 거인이 달려드나, 그 역시 지크의 투석에 나가떨어질 뿐이었다.
지크: "엘런, 조금만 더... 이제 곧 우리의 꿈이 이루어지는 거다. 이제 곧..."
그때, 지크는 성벽 위에 있던 차력 거인이 뼈만 남은 것을 알아차린다.
지크: "저건... 차력 거인. 그런 데서 당해버린 거냐, 피크."
예거파: "해냈다! 차력 거인을 해치웠어!"
프록: "겨우 여기까지 왔더니만, 누가 해치웠지?"
예거파: "너희가 죽인 거 아니야?"
그 순간, 차력 거인의 뼈대와 증기 사이에 숨어 있던 마레 병사들이 예거파를 쓰러뜨리기 시작한다. 애초에 피크의 속임수 였던 것. 그 사이에 등짐의 야포가 지크를 겨눈다.
피크: "딱 한 번밖에 못 쓰는 작전이에요, 마가트 원수님."
그리고, 마가트가 쏜 야포는 정확히 짐승 거인의 뒷목을 관통, 지크의 왼팔을 날려버리고, 짐승 거인은 균형을 잃고 방벽 아래로 추락한다.
피크: "죽였나요?"
마가트: "각도가 안 나오는군, 이동한다!"
부관: "브라운, 짐승과 시조의 접촉을 막아라!"
라이너: "역시 그런 거였나, 엘런. 이제 그만 멈춰라. 이 세상에서 가장 그걸 가져서는 안 되는 건 엘런, 너다!"
마가트: "서둘러라, 피크! 놈에게 조금이라도 숨이 붙어있다면 '외침'을 시도할 거다!"
엘런과 팔코가 지크를 향해 움직이며, 77화 종료.

3.3. 78화, 동생

차력 거인의 야포에 맞은 짐승 거인이 방벽 아래로 추락하고, 진격의 거인은 비틀비틀 지크를 향해 움직이다 자신의 다리를 물고 늘어지던 턱 거인을 경질화 주먹으로 뒷목을 내려 찍어버린다. 단 한방에 본체까지 피해가 온 상황에서 엘런은 몇 번이고 내려 쳐 턱 거인을 무력화 시키고, 완전히 끝내버리려던 순간 차력 거인의 야포에 맞아 쓰러진다. 곧이어 짐승 거인에게 포를 쏘려던 순간 프록을 위시한 예거파가 달려드나 이번엔 차력거인까지 합세한다.
피크: "시끄럽게 하네 정말!"
아르민: "차력 거인이야! 우선 그녀를 어떻게든 해치워야 해!"
그 순간 미카사가 아르민을 감싸 총탄을 피한 뒤 코니가 마레군에게 뇌창을 집어 던진다.
코니: "건물 안쪽도 온통 적들 투성이야!"
장: "물러나자! 이쪽은 틀렸어!"
미카사: "우선 마레 병사들을 어떻게든 해야 할 텐데...!"
그때, 아르민은 픽시스를 필두로 주둔병단 병사들이 움직이는 것을 발견한다.
픽시스: "돌아 들어가라!! 적의 배후를 잡는다!"
아르민은 그의 말이 맞다며 마레병과 정면에서 싸우는 것이 아니라 적의 배후로 돌아가자고 주장한다. 주둔병단을 비롯해 나일의 헌병단, 그리고 몇몇 조사병단들이 마레병을 상대로 분전하는 동안, 옐레나는 성벽에 앉아 눈을 감고 가만히 있는다. 한편, 기절해 있던 지크가 정신을 차린다.
"지면에... 떨어졌... 포격을 당한... 건가... 엘런..."
라이너: "일어나, 포르코! 힘을 쥐어짜내는 거야! 갤리어드...!"
갑옷 거인의 손이 턱 거인에 닿는 순간, 포르코가 몰랐던 과거 마르셸과 라이너의 대화가 전해진다.
마르셸: "라이너, 미안해! 넌 원래대로라면... 전사로 선택될 리가 없었는데...! 내가, 너를 치켜세우거나... 동생의 평가를 깎아내리면서... 군이 느낄 인상을 조작했어! 나는... 동생을 지키고 싶었어..."
모든 것을 알게 된 포르코는 눈물을 글썽인다.

한편, 차력 거인 위에서 마가트도 총을 쏘며 분전하는 와중, 피크가 그를 부른다.
마가트: "살아 있었나! 지크!"
짐승 거인이 아주 조금 자리에서 일어난다.
지크: "지금... 거인들을... 부르마...!"
엘런: "기다려...!"
지크가 그렇게 외침을 쓰려던 순간, 콜트가 그에게 다가온다.
콜트: "기다려줘!! 팔코가...! 당신의 척수액을 우연히 마셔버렸단 말이야! 제발 외치지 말아줘! 지크 씨!!"
라이너: "뭐라고...?"
콜트: "당신도 알잖아?! 나는 가족이 낙원행을 당하지 않게 하려고 짐승의 계승권을 따냈어!"(팔코: "형, 얼른 놔줘...! 형!")"솔직히...! 당신이 배신하기 전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나로선 전혀 이해가 안 됐어! 지금껏! 그래도! 어린애가 말려들어도 태연한 사람은 아니었잖아!! 당신에게 이대로 잠자코 죽으라고 말하려는 건 아니야! 팔코가! '외침'의 범위 밖으로 나갈 때까지만 기다려줘! 그 다음엔 마음대로 죽여버려! 마레인도 에르디아인도 마음대로 죽여! 그래도...! 내 동생은 말려들게 하지 마!!"
때마침 가비가 말을 끌고 나타나 빨리 타라고 하나, 팔코는 오지 말라고 한다. 그리고, 지크는 기나긴 고뇌 끝에 말한다.
지크: "콜트...! 동생을 아끼는 마음은... 이해 한다... 그러니... 유감이다..."
끝내, 지크는 외침을 시행하고 만다. 그리고, 거인이 되려는 팔코를 오히려 콜트는 꽉 끌어 안는다.
"괜찮아 팔코! 형이 쭉 붙어 있을 테니까!!"
그렇게 팔코를 시작으로 나일과 로그, 엑스트라 헌병단 장교, 주둔병단 병사들, 그리고 픽시스가 빛나더니 끝이라는 것을 알고 받아들이는 것처럼 픽시스가 눈을 감는 순간, 시간시나 구 전체에서 빛기둥이 일며 연기가 피어오르며 그들 모두가 무지성 거인이 되고 만다.
마레 병사들이 뒤늦게 그들이 거인화 했다는 것을 알고 대거인포를 가져오라고 하나 그 병사는 이미 거인의 밥이 되어 버리고, 곧이어 수많은 거인들이 그들을 덮친다.

라이너가 가장 먼저 본 것은 무지성 거인이 되어버린 팔코.[43] 지크 역시 전혀 내키지 않는다는 말투로 해치우라 명령하고, 팔코는 가장 가까이 있던 라이너를 향해 달려든다. 한편, 거인화의 충격에서 깨어난 가비가 가장 먼저 본 것은 팔코가 거인화 하며 생긴 여파로 불타버린 콜트였다. 곧이어 그녀는 갑옷 거인이 엘런과 함께 간신히 제압하던 거인이 된 팔코를 바라본다.
라이너: "두 마리나 상대하는 건 무리야... 엘런이 달아나버릴 거야! 그나마 팔코를 보내주는 수밖에... 내...가...!"
그 순간 엘런이 갑옷의 속박을 벗어나나 갑옷은 온 힘을 다해 엘런의 발목을 붙잡는다. 그러나, 그 탓에 팔코가 목덜미를 물어버리고 만다. 설상가상으로 엘런마저 어떻게든 탈출하려는 그때, 차력 거인의 야포가 짐승 거인을 목덜미 째로 날려버린다.
마가트: "이번에야말로 해치웠다. 확실하게! 당장의 위기는 넘겼다."
프록: "젠장, 아무나! 다들 죽은 거야?!"
마가트: "남은 건 시조 뿐... 네놈에게 머리는 필요 없다. 네놈의 척수액을 넘겨라!"
그 순간, 뇌창 한 발이 야포를 날려버린다. 아르민이 도착한 것.
아르민: "아주 조금... 늦어버렸어."
코슬로를 비롯한 마레 병사들이 총으로 항전하려는 순간, 이번엔 미카사가 날아들어 단숨에 둘을 베어버린다.
피크: "이미 끝났어! 너희는 끝이라고!"
그리고, 짐승 거인은 뼈만 남게 된다.
라이너: '끝난 건가...? 이제 엘런은 시조의 힘을 쓰지 못해. 우리는 사명을 완수한 거야... 이제... 맡겨도 되겠지? 이 다음은 경질화를 풀기만 하면... 나는 끝이다... 갑옷을 이어받는 건... 팔코다!'
라이너가 모든 것을 포기한 듯 눈을 감고, 팔코가 갑옷 거인의 뒷덜미를 무는 순간, 갑자기 팔코는 다른 쪽을 바라본다. 다름 아닌 포르코가 거인화를 풀고 있던 것.
포르코: "몸을 고칠 힘도 다 써 버렸어... 하지만... 그냥은 안 죽어... 형의 기억을 봤다... 군을 속이면서까지... 꼴찌인 너를 전사로 만들었지... 나를 지키기 위해...!"
라이너: "잠깐만... 안 돼! 포르코오오오오!!"
포르코: "이걸로 확실해졌구만. 마지막 순간까지 내가 위였던 거..."
끝내 팔코는 포르코를 잡아 먹고 턱 거인을 계승한다. 그와 동시에 갑옷 거인이 엘런을 공격하는 순간, 엘런은 갑옷 거인의 주먹을 물고 통째로 경질화해 갑옷을 구속한 뒤 그곳을 빠져나와 지크 쪽으로 달려간다. 아직 지크는 살아 있었던 것.
지크: "잘 알아챘구나, 엘런! 피크짱을 흉내낸 셈이지만... 죽은 척 작전은 대성공... 조금만 더...!"
갑옷 거인이 온 힘을 다해 경질화에서 벗어나 엘런을 공격하려는 순간 장과 코니의 뇌창이 갑옷 거인을 막아낸다.
지크: "와라, 엘런!!"
그리고 단 한순간, 그 찰나의 순간 엘런은 보고 말았다. 분노와 슬픔으로 가득 찬 가비가 콜트의 대거인총을 들어 그대로 그를 겨누고 발포, 엘런의 머리를 날려버리고 말았다.

시점은 레벨리오 전투 이전, 지크와 엘런의 밀담.
지크: "우선은 엘런, 내 이야기에 응해 여기까지 와줘서 고맙구나. 내 생각은 옐레나에게서 들은 그대로인데... '에르디아인 안락사 계획'에... 찬동해주는 거니?"
엘런: "4년 전... 어떤 일을 계기로 아버지의 기억이 펼쳐졌지. 아버지가 벽의 왕가 일가족을 몰살했을 때의 기억이야. 자그마한 어린애들을 벌레라도 되는 양 으깨고 다녔지. 감촉마저도 남아 있어... 그 아이들이 살아 있었다면... '시조의 거인'은 왕가의 손에 넘어가 '부전의 조약'에 얽매인 채... 우리, 벽 안의 인류는 성대한 동반 자살을 강요당했겠지. 아이들의 죽음이 우리를 살린 거야."
지크: "그런가... 아버지는 옳았다... 그렇게 생각한 거니?"
엘런: "아니, 아버지는 틀렸어. 그리고 그런 아버지한테 길러진 내 존재도 오점이었다. 에르디아인이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이 도시의 주민들도... 앞으로 우리의 계획에 말려들어 죽게 될 일은 없었겠지.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는 것, 이보다 더 바람직한 구원은 없어. 나는 할 거다... 내 손으로 거인이 지배한 2000년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는다. 그날을 맞이할 때까지 끊임없이 나아가겠어. 그렇지? "
지크: "그래...! 맞아... 바로 그거야! 해 보자. 굳세게 악수라도 나누고 싶은 참이지만... 뭐... 지금 우리가 접촉하는 건 위험하겠지? 대신 이것을... 받아다오. 엘런. 반드시 모두를 구원해주자꾸나."
그리고, 지크가 던진 야구공을 엘런은 잡지 않는다.
엘런: "떨어뜨려버렸군. 병원 생활이 길어서... 몸이 둔해져버린 건가."
그리고 시점은 다시 현재, 거인에 의해 학살극이 벌어지고, 총을 쏜 가비가 반동에 넘어지려는 그 순간, 엘런의 잘린 머리가 지크의 손 위로 떨어진다. 그리고, 좌표로 통하는 문이 열리게 된다.
가장 먼저 어린 시절의 미카사를 시작으로 훈련병단 시절 라이너, 그리샤의 기억 속 페이 예거, 시조의 기억 속 프리다 레이스, 슬퍼하는 라이너, 어린시절의 아르민, 프리다를 비롯한 벽의 왕가 일가족, 리바이, 코니와 사샤, 팔코, 지크의 가족사진, 초대형 거인, 원작 31권 한정판 표지[44], 이름모를 소년, 절규하는 그리샤, 석양을 향해 날아가는 거대한 새, 그리샤의 열쇠, 히스토리아, 진격의 스쿨 카스트 세계의 미카사와 아르민, 그리고 어느 소녀를 지나 엘런은 모래 평원 위 거대한 빛의 나무가 뻗어 있는 좌표의 공간에 오게 된다.
엘런: "여기는...?"
그리고, 그의 뒤편에서 사슬로 묶인 지크가 말을 건다.
지크: "모든 '길'이 교차하는 좌표...인 것 같아. 아마도 시조를 계승한 왕가는... 여기에 왔던 거겠지. 시조의 힘을 행사할 때에..."
엘런: "형..."
지크: "기다리다 지치는 줄 알았어, 엘런... 네가 회복하고... 눈을 뜰 때까지... 몇 년이나 여기에 있었던 것 같아."
엘런: "몇 년이나... 지났단 말이야?"
지크: "잘은 모르겠지만... 여기서 생기는 일들은 정말 찰나의 사건이야. 네 목은 가비때문에 날아가버렸지만 숨이 끊어지기 전에 나와 접촉을 이뤘지. 성공한 거야... 우리는 시조의 힘을... 손에 넣었다...!"
그리고, 엘런의 뒤편 빛기둥에서 누군가 다가온다.
엘런: "누가 있다!"
지크: "걱정할 거 없어. 저건... 시조 유미르거든."
엘런: "시조 유미르라고? 어떻게 그걸 알지?"
지크: "시조 유미르 씨 외에 이곳을 어슬렁어슬렁 걸어다닐 녀석이 또 있겠어? 다른 그 무엇보다 시조는... 한 번은 이 흙으로 내 반신을 수복시키고 나를 되살렸어. 시조는 여기서 거인을 만들고 있는 거겠지... 우리가... 거인의 힘을 바랄 때마다 이 무한한 시간을 허비하면서..."
엘런: "줄곧... 여기서 홀로..."
지크: "엘런, 시조 유미르에게 명령하렴. 우리의 꿈이 실현될 때가 온 거야."
엘런: "그 사슬은?"
지크: "이제야 알아차린 건가, 이 사슬을... 뭐, 걱정해줘서 고맙구나. 이건 내 자유를 가로막는 것. 다시 말해 '부전의 조약'이지. 역시나 여기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건 너 뿐이야. 너만이 시조 유미르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거야. 나와 쿠사바 씨와... 너의 꿈이야. 부탁한다. 세상을 구해다오. 엘런...? 시조에게 이렇게 전하는 거야... 모든 에르디아인을... 앞으로 영원히 아이를 낳을 수 없는 몸으로 만들라고! '땅울림'으로 연합군을 박살낸느 건 그 다음이어도 돼!"
그리고, 엘런은 유미르 쪽을 바라본다.
엘런: "모든 에르디아인을 안락사시킨다..."
지크: "엘런..."
엘런: "이딴 웃기는 계획, 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어. 미안하지만 형, 나는 여기에 오기 위해, 당신에게 장단을 맞춰줬던 것 뿐이야."
엘런이 유미르 쪽으로 움직이자 지크는 절망한다.
지크: "에르디아인이 존재하는 한... 이 지옥은 끝나지 않는다고... 네가 여기서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앞으로도 죽고 죽이는 일은 끊이지 않아. 우리가 되풀이 해온 일들이 계속 이어진다...! 어째서냐, 엘런...! 대답해다오!"
엘런: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났기 때문이다. 시조 유미르, 나에게 힘을 빌려다오."
그러나, 유미르는 그를 무시하고 지크에게 다가간다.
지크: "역시 그랬나, 엘런... 너만큼은 이해해줄 거라고 믿고 싶었다. 이것도! 그 아비에게 세뇌당한 것이냐!"
시조 유미르는 지크의 발치에 무릎을 꿇는다.
엘런: "이건...? 어떻게 된 거야..."
지크: "네가 눈을 뜰 때까지 걸린 기나긴 시간 동안 나는 많은 것을 배웠지. 시조는 뭐든지 만들 수 있어. 이딴 흙덩이 사슬이라도.(사슬을 가볍게 부숴버린다.) 왕가의 피를 이어받은 내가 바란다면 말이다. 나는 역대 벽의 왕들과 달리 초대왕의 사상에 물들지 않은 채 여기에 도달했지. 그리고, 정신이 아득해질 시간을 시조와 함께 보내는 와중에 '부전의 조약'을 차츰 무력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절대적인 힘을 지닌 시조 유미르지만 정작 그 정체는 자신의 의지가 없는 노예다. 왕가의 피를 이어받은 자를 자신의 주인이라 굳게 믿고 계속 복종하지. 시조의 힘은... 내가 손에 넣었다."
엘런: "말도 안 돼..."
지크: "너는 그저 열쇠일 뿐이었던 거야, 엘런."
그 순간 이번에는 반대로 엘런의 양 손목에 족쇄가 채워진다.
지크: "네 본심을 들을 때까지 기다려봐서 다행이구나... 너는 잘못이 없다! 우리는 최악의 아버지에게서 태어나버린...! 불쌍한 피해자일 뿐이야! 하지만! 나한테는 나를 구원해준 다른 아버지가 있었지! 너한테도 아무나 구해줄 사람이 필요한 거야! 나는 결코 너를 버리지 않아! 내가 시조의 힘으로 너를 고쳐주마!"
엘런: "그만둬, 소용 없다...!"
지크: "세계를 구하는 순간은... 너와 함께다!"
그 말과 함께 두 사람이 이마를 맞대며 78화 종료.

3.4. 79화, 미래의 기억

시간은 약 18년 전, 엘런이 갓난아기일 때. 어른 엘런은 어린 자신과 부모님을 보며 묻는다.
엘런: "이건... 아버지의 기억?"
지크: "남 부러울 것 없이 행복해 보이는구만 동료나 '이전' 가족들을 지옥에 밀어넣고 살아남은 것 치고는."
엘런: "대체 뭘 하고 싶은 거냐?"
지크: "네가 알아들을 때까지 보여주마. 그리샤 예거가 어떤 식으로 아들을 세뇌하고 너에게 민족주의를 심어넣은 것인지를 이해하기 될 때까지 몇 번이든... 좋아보이는 군, 그리샤. 여기선 첫번째 가족을 완전히 잊어버리고 행복을 누리는 당신을... 아무도 책망하지 않았을 테니. 이전에도 아들이 있었단 걸... 말끔히 잊어버려도 말이야. 가자."
다른 기억으로 떠나기 전, 엘런은 어린 자신을 잠깐 바라본다.

다음으로 엘런이 어느정도 걸을 수 있었을 무렵, 곧이어 그리샤가 월 시나의 높으신 분들을 진찰하며 아부를 떠는 장면을 바라본다.
지크: "봐라, 엘런. 이게 녀석의 정체다. 의사라는 직함을 이용해서 권력자에게 빌붙기 시작했군. 벽의 왕에게 추궁해서... 시조의 거인을 빼앗기 위해서다. 당연히 조금이라도 삐끗했다간 아내도 아들도 곱게는 못 넘어가. 하지만 그 위험을 계속해서 무릅쓰지 어째선지 알겠니?"
엘런: " 이 망할 아비는 에르디아의 복권을 위해서라면... 아내와 아들을 똥통에 버릴 수도 있는 개자식이었기 때문이지. 환멸이 나는군... 나는 틀렸어... 태어나서는 안 됐다. 세뇌가 풀렸어."
지크: "시간은 무한히 있어. 서두르지 않아도 돼."
시점은 예거 가족의 저녁 식사, 한네스와 엘런의 첫 만남, 지크가 귀족의 방에서 무언가를 훔치는 장면, 케니 아커만의 의심을 받는 장면을 지나 레이스 일가의 지하 예배당 앞에 도착하는 장면으로 이어진다.
엘런: "설마...! 이렇게나 빨리 밝혀냈었다니...!"
지크: "여기는 어디지?"
엘런: "벽의 왕이 숨어 살던 거성이다."
지크: "그럴 리 없어! 그리샤가 시조를 빼앗았던 건 벽이 파괴된 날이었을 텐데... 아직 몇 년이나 이른 시기야."
그리고, 지크는 경악한다. 그리샤는 고통스러운 얼굴로 그곳을 바라보다 조용히 빠져나와 집으로 돌아가서는 엘런을 다정하게 꼭 안아준다.[45] 지크는 그런 모습을 보며 어릴 적 자신을 싸늘하게 바라보던 그리샤를 떠올리면서 경악하고, 그런 지크를 엘런은 가만히 흘겨본다.

시점은 그리샤가 자신의 이전 생에 관련된 책을 쓰던 지하실.
지크: "과연... 두 번째 아들은 사랑받고 있었던 모양이야. 복권파의 사명을 중단해버릴 정도로. 나 때랑은 그야말로 딴판이로구나. 아무래도 '이전'의 실패에서 배운 건 있는 모양이야. 하지만... 실제로 너는 아버지의 의도대로 움직이고 있지. 본래의 네가 아니게 되었어. 그건 머지 않아 알 수 있을 거야."
엘런이 가만히 책상 위의 지크와 다이나와 찍은 사진을 바라보던 그때, 그리샤는 잠꼬대를 한다.
"미안하다... 미안하구나... 지크..."
그 말에 지크가 경악해서 그리샤를 보는 순간, 그리샤는 눈을 뜬다.
"지크...? 지크...! 거기에 있는 거니...?!"
지크는 물론이고 엘런까지도 깜짝 놀란 순간, 그리샤는 다시 자리에 앉는다.
그리샤:"바보같긴... 지크가 저렇게 수염이 덥수룩한 아저씨일 리가 없잖아... 그냥 꿈이겠지..."
지크: "이것은...?"
엘런: "다음이다. 다음 기억으로 가지, 지크."
기억의 탐방은 그렇게 엘런이 주도하기 시작한다.

시점은 엘런이 9살이던 시절, 아르민과 엘런이 만났을 때였다.
지크: "너는 벌써 9살이 됐겠구나. 그리샤는 너를 사랑하고... 자유롭게 길렀어. 너는 아버지에게 세뇌 따위 당하지 않았단 거구나."
엘런: "그래서 소용 없다고 한 거다. 몇 년이나 아버지의 기억 속을 헤매기 전부터 말이야..."
지크: "그렇다면... 어째서 너는 나를 배신한 거지? 아버지에게 아무것도 듣지 못한 채 강제로 거인을 계승하게 되고 아버지의 바람 대로 계속 싸우고 있잖아. 엘런... 어째서 다툼을 끝내는 걸 거부하는 거니? 시조의 힘을 써서 뭘 어쩌려고 했던 거야?"
엘런: "나는... 태어났을 때부터... 그저 나였을 뿐이다."

시점은 엘런이 미카사와 처음 만났을 때, 그녀의 집을 습격한 인신매매범들을 모두 죽인 그 자리였다. 경악하는 지크에게 엘런은 말한다.
엘런: "나와 댁이 똑같다고 생각했던 모양인데... 그건 착각이야. 타인에게 자유를 빼앗길 바에는 내가 그놈한테서 자유를 빼앗는다."
(그리샤: "넌 자기가 무슨 짓을 한 건지 알기나 하니?!"
어린 엘런: "난 그저 유해한 짐승을 구제한 거야! 어쩌다 사람을 닮았을 뿐인 짐승이야!")
지크: "태어났을 때부터...?"
엘런: "댁이 바랬던 가엾은 동생은 어디에도 없어. 댁의 마음의 상처를 서로 공감할 편리한 동생도... 그저 여기에 있는 건... 아버지가 바랐던 에르디아 복권을 끝없이 부정하는 것으로밖에 자기 자신을 긍정할 수 없는 남자... 죽은 아버지한테 계속 사로잡혀 있을 뿐인... 딱한 남자다."
지크: "그렇다고 한다면 그 남자는 아버지에게 감사하고 있겠지. 이 아버지의 행위가 아들을 각성시킨 덕에 에르디아가 초래하는 위기로부터 세상을 구하게 될 거니까. 어떤 의미로는 세계를 구한 것은 이 아버지다. 얄궂은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나? 엘런."
하지만 엘런은 지크의 물음을 무시하고 어린 자신이 미카사에게 머플러를 둘러주는 모습을 가만히, 아련하게 바라본다.

시점은 조금 더 이후.
지크: "알겠니, 엘런? 시조의 거인이 가진 힘은 내 손 안에 있어. 안락사 계획은 언제든 수행할 수 있어. 하지만... 나는 너를 결코 버리지 않을 거다. 쿠사바 씨가 내게 그래줬던 것처럼... 세계를 구하기 전에 단 한 명뿐인 너를 구하고 싶구나."

시점은 그리샤가 모든 책을 저술하고 사진 뒷면에 글귀를 써넣을 무렵.
지크: "'인류는... 멸망 따위 하지 않았다.'라... 유언 한 번 거창하게 남기시는군."
그리샤는 그 책을 서랍에 넣고 열쇠로 잠근 다음 열쇠 너머, 어른 엘런 쪽을 두려운듯한 눈빛으로 바라본다.

그리고, 이제 시점은 시간시나구가 무너지는 날인 진격의 거인 1화 시점. 엘런이 벽 바깥으로 나가고 싶다고 말하며 자신의 사상을 드러내더니 그리샤는 놀란 듯 심각한 표정으로 어린 엘런을 바라본다.[46]
그리샤: "카를라... 인간의 탐구심이란 건... 누가 뭐라고 한들 억누를 수 있는 게 아니요. 엘런, 돌아오면... 쭉 비밀로 해왔던 지하실을 보여주마."

그리고, 그리샤는 이 말을 하며 자신의 정면에 서 있는 어른 엘런을 쳐다본다.[47]

시점은 그날 저녁, 시간시나구와 월 마리아가 함락된 소식이 알려졌을 때. 그리샤는 결국 레이스 가문의 예배당으로 가 프리다를 비롯한 레이스 일가를 마주한다.
그리샤: "나는...! 벽의 바깥에서 온 에르디아인! 당신들과 똑같은... 유미르의 백성입니다! 벽의 왕이시여! 지금 당장 벽으로 침공해온 거인들을 죽여주십시오! 아내와 자식들이...! 벽의 백성들이! 잡아먹혀버리기 전에!"
고뇌하던 프리다의 눈빛이 보라색으로 변한다.
프리다: "죄로부터 도망쳐서는 안 됩니다. 우리, 유미르의 민족이... 심판을 받을 날이 온 것입니다. 거대한 힘에 대하여 인간은... 너무나도 연약하죠. 저는 거인대전의 비극에서 깨달았습니다. 누군가 인간의 손으로부터 거인의 힘을 지켜야만 한다고. 또다시 시조의 힘이 약한 자의 손에 떨어졌다간 세계는 다시 한 번 지옥으로 변하겠지요. 세계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우리는 죄를 받아들이고 멸망해 가는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지크: "저 누님이랑은 죽이 잘 맞을 것 같지만... 이 일가는 여기서 그리샤에 의해 몰살당해. 너는 예전에... 이 기억을 봤다고 했었지? 그리고 아버지에게 크게 실망했고, 그 말도 거짓말이었던 거니...?"
그 순간, 지크는 경악한다. 엘런이 프리다를 바라보는 표정이 그 어느때보다도 분노에 가득 차 있던 것이다.
그리샤: "저의 집은...! 파괴된 벽의 바로 옆에 있고! 거기서! 아내랑 아들, 딸과 함께 살고 있어...! 이 벽 안에 사는 사람들은 아무도 선조가 범한 죄 따위 몰라! 당신이 벽의 백성들한테서 기억을 빼앗았으니까!! 그저 영문도 모른 채 거인한테 잡아먹히는 게...! 속죄라고 하는 거냐?!"
프리다: "아니요... 우리가 아무리 반성을 한들 우리, 에르디아인이 빼앗은 사람들의 목숨을 돌이킬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벽 바깥 인류의 목숨을 빼앗는 것을... 막는 것은 가능하죠. 우리가 그저 아무것도 모른 채 세계의 분노를 받아들이기만 한다면 죽는 것은... 우리 에르디아인 만으로 끝나는 것입니다."
그리샤는 자신도 모르게 자신이 볼 수 없는 엘런이 서 있는 쪽을 바라본다. 그리고, 엘런은 머리 끝까지 분노하여 프리다를 노려보고 있었다.
프리다: "저를 설득하려 하신다면 소용 없는 짓입니다. 그리고... 저한테서 '시조의 거인'을 빼앗았다 하더라도 당신으로서는..."
그리샤: "알고 있다... 내가 시조의 힘을 쓰지 못한다는 것 쯤은...! '아홉 거인'에게는 저마다 특성이 있지. 내게 깃들어 있는 '진격의 거인'한테도! 예로부터... '진격의 거인' 계승자는 누군가를 섬기는 일 따윈 없었지. 나는 그 이유를 알고 있다...! 모든 것은 왕의 독선에 저항하기 위해! 그래...! 이 순간을 위해서 모두가 이 기억에 인도받은 거였어! '진격의 거인'은...! 미래에 계승하게 될 인간의 기억까지도 엿볼 수가 있어...! 다시 말해... 미래를 아는 것이 가능하다는 뜻이지."
지크: "미래...라고?! 저게 무슨 말이야... 엘런!"
프리다: "'진격의 거인'의 특성...? 그런 이야기는..."
그리샤: "당신이 그에 대해 모른다는 것도 알고 있지. '부전의 조약' 탓에 시조의 힘을 완전히 다루지 못하는 건...! 왕가일지언정 당신도 마찬가지! 나는 여기서 시조를 집어삼키고...! 왕가의 피를 여기서 단절시킨다! 그런 미래라는 것이...! 이미 정해져 있어!!"
그리샤가 메스를 들고 자신을 찌르려 들고, 프리다도 이에 맞서 거인화하려는 그 순간, 지크는 레이스 가문의 아이들을 보더니 메스를 바닥에 떨어뜨리고 주저 앉는다.
그리샤: "못하겠어... 나더러... 아이를 죽이라니... 나는...! 생명을 구하는... 의사야..."
지크: "말도 안 돼...! 그리샤는 분명 시조를 빼앗고...! 이 일가를 학살했어! 그래야 하는데! 과거가... 바뀔 리가... 없어..."
망설이는 프리다에게 다른 로드 레이스를 비롯한 가족들은 빨리 그를 죽이라고 제촉하고, 계속 망설이던 그녀가 거인화하려는 순간, 갑자기 엘런이 그리샤에게 말을 건다.
엘런: "뭘 하고 있는 거지? 일어서, 아빠. 잊어버린 거야? 뭘 하러 여기에 왔던 건지... 개에게 뜯어 먹힌 여동생에게 속죄하기 위해서잖아... 복권파 동료들에게... 다이나에게... 크루거의 기대에... 보답하기 위해. 계속해서 나아가는 거다... 죽어도, 죽은 다음에도... 이건... 아버지가 시작한 이야기잖아."
끝내 그리샤는 메스를 집어 들고 과거 여동생 페이의 손을 잡았던 자신의 오른손을 저주하듯 찌르며 거인화하고, 엘런이 히스토리아의 손에 입을 맞추던 장면이 흐른 다음 레이스 일가가 몰살당한 장면이 이어진다. 그런 엘런을 지크는 경악한 얼굴로 바라보고, 그리샤는 예배당을 파괴한 뒤 지상으로 나와 미친 사람처럼 발광한다.
그리샤: "죽였어! 그 작은 애들까지도 짓이겨 버렸어! 이 손으로! 엘런!! 레이스 일가를 죽였다!! 아비를 제외하고!! 이러면 되는 거니?! 이러면 되는 거냔 말이야!! 에르디아는 이러면 정말 구원받을 수 있는 거야?! 왜 모든 걸 보여주지 않는 거니... 벽이 무너지는 걸... 무너질 날을... 카를라의 안부를... 정말 이것밖엔... 길이 없었던 거니...? 거기에 있지...? 지크... 이 다음에... 네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아... 이루어지는 건 엘런의 바람이야..."
지크: "무슨... 말을 하는 거냐...?"
그리샤: "엘런의... 미래의 기억을 봤어... 하지만 설마 그렇게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질 줄이야..."
그리고, 그리샤는 현재의 지크와 마주하게 된다.
그리샤: "지크...?! 너니...? 많이 컸구나...! 미안해...! 나는 몹쓸 아버지였지...! 너에게 줄곧...! 괴로운 심정만 겪게 했어...!"
그러곤 그리샤는 지크를 제대로 껴안는다.
그리샤: "지크...! 너를 사랑하고 있단다...! 좀 더... 같이 놀아줬어야 했는데...!"
끝내 지크의 눈에도 눈물이 고인다.
지크: "아빠..."
그리샤: "지크...! 엘런을 막아다오..."
곧이어 4년 전 엘런의 분노한 모습이 나타나고, 지크는 다시 좌표의 모래설원에 떨어진다.
당황한 지크와 묶인 채 지크를 가만히 내려보는 엘런을 보여주며, 79화 종료.

3.5. 80화, 2000년 전의 너로부터

그리샤가 거인화하자 뒤이어 프리다도 거인화 해 맞서 싸우나 처참히 패배, 그리샤는 시조를 탈취한다. 곧이어 그는 레이스 일가를 몰살하고, 정신이 나간 듯 거인화를 풀고 그 자리에 쓰러져 말한다.
그리샤: "왜 모든 걸 보여주지 않는 거니... 벽이 무너지는 걸... 무너질 날을... 카를라의 안부를... 정말 이것밖엔... 길이 없었던 거니...? 거기에 있지...? 지크... 이 다음에... 네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아... 이루어지는 건 엘런의 바람이야..."
지크: "무슨... 말을 하는 거냐...?"
그리샤: "엘런의... 미래의 기억을 봤어... 하지만 설마 그렇게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질 줄이야..."
그리고, 그리샤는 현재의 지크와 마주하게 된다.
그리샤: "지크...?! 너니...? 많이 컸구나...! 미안해...! 나는 몹쓸 아버지였지...! 너에게 줄곧...! 괴로운 심정만 겪게 했어...!"
그러곤 그리샤는 지크를 껴안는다.
그리샤: "지크...! 너를 사랑하고 있단다...! 좀 더... 같이 놀아줬어야 했는데...!"
끝내 지크의 눈에도 눈물이 고인다.
지크: "아빠..."
그리샤: "지크...! 엘런을 막아다오..."
곧이어 4년 전 엘런의 분노한 모습이 나타나고, 지크는 다시 좌표의 모래설원으로 돌아온다.
엘런: "아직 아버지가 나한테 먹히는 부분은 못 봤을 텐데."
지크: "네가...! 아버지를... 벽의 왕이나... 세계와 싸우게끔 꾸몄던... 거야...? '진격의 거인'한테... 정말로 시간을 초월하는 능력이 있는 거라면... 자기한테만 유리한 기억을 그리샤한테 보여줘서... 과거에 영향을 주는 것도 가능했겠지... 아버지... 그리샤는! 복권파의 사명을 다하는 걸 주저하고 있었어... 네 기억을 보고서 시조의 거인을 빼앗아도 자기가 그 힘을 못 쓴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시조를 빼앗고! 그걸 너한테 맡겼어! 더욱, 그 이후의 미래를 보았기 때문이야... 그 이후에 있을 무언가를! 네가 보여주었기에...!"
엘런: "감사하고 있어, 형. 당신이 나를 아버지의 기억으로 끌고 들어가준 덕에 지금의 길이 생긴 거다."
지크: "내 바람이 아니라... 네 바람이 이루어질 거라고...! 그러던데..."
엘런: "그래... 그것을 보았던 것은 4년 전... 나는 아버지의 기억을 통해 나 자신의 미래를 봤지. 그 풍경을..."
지크: "시조 유미르! 모든 유미르의 백성에게서 생식능력을 빼앗아라!!"
시조 유미르가 좌표의 빛기둥으로 움직이자 엘런은 당황한다.
지크: "그리샤는 나한테 이렇게 말했어... '엘런을 막아다오.'라고... 네게 따랐던 것을 후회했던 거야... 아버지의 기억을 통해 어떤 미래의 풍경을 본 건지는 모르겠지만. 너도 모든 것을 본 건 아니었겠지? 예를 들면... 네가 여기서 시조의 힘을 못 쓴다는 걸 몰랐던 것처럼 너는... 여전히 무력한 그대로야."
그 순간, 엘런은 족쇄에 자신의 손이 긁히다 못해 찢겨가는 걸[48] 감수하면서까지 족쇄에서 벗어나 유미르에게 달려간다. 지크는 여유롭게 앉아 "소용없어, 엘런... 한 번 움직이기 시작한 유미르를 멈추는 것은 이 세상의 그 누구도 하지 못해."라고 말한다.

시점은 히스토리아가 아주 어렸을 때, 프리다와 있었던 일이다.
프리다: "굉장해, 히스토리아. 벌써 이렇게나 읽을 줄 알게 되다니!"
히스토리아: "그야 언니가 가르쳐주잖아!"
프리다: "어, 안 되지! 콧물 흘리고 그러면~ 히스토리아는 좀 더 여자애처럼 지낼 줄 알아야겠네." (히스토리아의 콧물을 닦아준다.)
히스토리아: "있잖아, '여자애답다'는 게 뭐야?"
프리다 :"그렇지~ 여자애답다는 건... (히스토리아의 책을 가리킨다.) 이 아이같은 여자애를 말하는 걸까? 히스토리아도 이 아이가 마음에 들지?"
히스토리아: "응!"
프리다: "항상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상냥한 아이니까. 이 세상은 괴롭고 힘겨운 일들뿐이니까... 모두에게 사랑받는 사람이 돼서 서로 도우며... 살아가야 하는 거라고?"

시간은 더 과거, 약 2000년 전. 유미르는 평범한 부락의 아이였다. 그러나, 프리츠왕의 부족에 의해 마을은 불타고, 유미르를 비롯한 살아남은 이들은 그들의 노예가 되어 혀가 잘린다. 시간이 조금 흐른 뒤, 유미르는 멍하니 결혼식에서 서로에게 입을 맞추는 남녀를 바라본다. 그리고...
프리츠: "이중에... 돼지를 놓아준 놈이 있다. 알아서 자백하도록. 그러지 않으면 모두에게서 한쪽 눈을 뽑겠다. 노예에게 눈알이 두개나 있을 필요는 없으니..."
노예들은 약속이나 한 듯 유미르를 범인으로 지목한다.
프리츠: "놓아준 것은 너냐?" (유미르가 머리를 숙인다.) "좋아... 너는 이제 자유다."
유미르는 그 대가로 활을 든 기마병과 사냥개들에게 죽을 때까지 쫓기게 된다. 다리와 등에 화살을 맞고 쓰러진 그녀는 땅에 핀 꽃을 보고 눈물을 흘리다 이내 유독 거대한 나무를 발견한다. 등 뒤로 병사들이 추적하는 상황에서 유미르는 나무 아래로 난 거대한 구멍 안으로 들어가고, 구멍 안에서 유미르는 발을 헛디뎌 그만 깊은 물웅덩이에 빠지고 만다.
파일:Ymir Fritz The Final Season PV.png
이대로 죽게 될 순간, 물 속으로 가라앉던 그녀에게 투명한 신비로운 지네 같은 것이 다가오더니 자신의 촉수를 그녀의 등에 연결한다. 그러자, 어마어마한 빛의 기둥[49]과 함께 나무가 쓰러지더니 시조의 거인이 탄생한다.
하지만 그녀는 다시 프리츠왕에게 돌아온다.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나고.
프리츠: "나의 노예 유미르... 너는 아주 잘 해주었다. 길을 개간하고 황폐한 땅을 갈며 산에 다리를 놓았으니 나의 부족 에르디아는 제법 거대해질 수 있었지. 상이다. 나의 아기씨를 주마. 프리츠의 이름 하에 증오스러운 마레를! 멸망시켜라!!"
오래지 않아 마레[50]는 붕괴하고, 유미르는 임신해 아이를 낳고, 또다시 전쟁에 참여했으며, 또 아이를 낳고, 에르디아는 더더욱 발전한다. 하지만, 프리츠 왕은 그런 유미르에게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오래지 않아 마레 제국의 병사들이 프리츠 왕 앞에 무릎을 꿇을 때, 선두의 한 병사가 숨겨 둔 창을 꺼내 프리츠 왕에게 집어 던지고, 그것을 유미르가 온 몸을 던져 막아낸다. 하지만...
프리츠: "뭘 하고 있는 거냐... 일어나라. 네가 창 따위에 죽지 않는다는 것 쯤은 알고 있다. 나의 노예 유미르여."
그녀는 그대로 눈을 감는다. 그런 그녀는 빛 한점 없는 좌표의 공간에서 눈을 뜨고, 프리츠 왕은 죽은 유미르의 시신을 토막내 그녀의 세 딸에게 먹인다.
프리츠: "먹어라! 나의 딸들아! 어떻게 해서든 유미르의 힘을 계승하는 거다! 유미르의 몸을 남김없이 먹어치워라! 마리아! 로제! 시나!"
(좌표의 공간에 세갈레로 갈라진 빛의 기둥이 나타난다.)
프리츠 왕: "나의 딸들아... 아이를 계속 낳아라. 유미르의 피가 끊기게 두어서는 안 된다. (빛의 기둥이 수십갈레로 갈라진다.) 딸들이 죽으면 등뼈를 손자에게 먹여라. 손자가 죽으면 그 등뼈를 또다시 자식에서 자식에게로!"
그렇게, 유미르는 좌표의 세계에서 영겁의 세월동안 홀로 모래를 이용해 수없이 많은 거인들을 빚어내야 했다.
프리츠: "내가 죽고서도 나의 에르디아는 이 세상의 대지를 거체로 지배하고 나의 거인은 영원토록 군림할 것이다. 나의 세상이 끝나지 않는 한 영원히..."
엘런: "끝이다! 내가 이 세상을 끝내주마! 내게 힘을 줘! 너는 노예가 아니야! 신도 아니야! 그냥 인간이야! 누군가에 복종하지 않아도 돼! 네가 정해도 돼! 정하는 건 너야! 네가 선택해! 영원히 여기 있을지! 끝낼 것인지!"
지크: "엘런... 그만둬! 뭘 하려는 거야?! 뭘 하고 있는 거야! 유미르! 내 명령에 따라라! 모든 유미르의 백성들한테서! 생식능력을 빼앗으라고 하지 않았나!"
엘런: "나를 여기까지 인도한 건 너냐?"
지크: "지금 당장 해! 유미르!!"
엘런: "기다렸던 거지? 쭉."
지크: "나는 왕가의 피를 잇는 자다!!"
엘런: " 2000년 전부터... 누군가를..."
엘런의 설득에 끝내 유미르는 분노와 서러움이 섞인 눈물을 흘린다.
파일:안광 찾은 유미르 프리츠.jpg
다시 현실로 돌아와 지크의 손에 잘려나간 엘런의 머리가 떨어진 순간, 엘런의 머리에서 투명한 지네같은 것이 튀어나와 몸과 연결되고, 엘런의 눈이 생기를 되찾으며 지크를 노려보자 투명한 촉수가 지크에게 뻗힘과 동시에 그 어느때보다도 밝고 거대한 섬광이 인다. 그러자 방벽에 금이 가더니 그 안에서 거대한 눈이 번뜩이고 모두가 당황하는 그 순간 모든 벽이 일제히 무너지더니 마침내 방벽 내부의 거인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곧이어 엘런이 긴 목뼈를 가진 채 거인화되며 라이너는 가비를 구하기 위해 몸을 던진다.

그리고, 미카사와 아르민이 본 것은 남쪽을 향해 끝없이 진격하는 방벽 내부의 거인과, 도저히 형용할 수 없는 기괴한 형태의 거인이었다.
파일:20220207_171346.gif
미카사: '저건 뭐야...? 너무 커... 엘런이 있는 위치에서 출현한 것처럼 보였어... 저건...?'
아르민: "한 거야... 엘런이!!"
미카사: "안 들려...!"[51]
아르민: "우리가! 이겼어!!"
미카사: "뭐라고?"
아르민: "엘런이 시조를 장악한 거라고! 가장 먼저 '땅울림'을 발동한 거라면! 그건 분명 엘런이 의도한 걸 거야! 이대로 마레에 겁도 없이 모여있는 연합군을 짓밟아버릴 생각인 거라고! 엘런은 역시 우리 편이었어! 분명 그럴 거야!"
끝없이 남쪽으로 진군하는 거인들을 보며 옐레나는 지크의 안부를 걱정한다.
미카사: 엘런... 돌아온 거야...? 우리에게..."
아르민: "이럴 수가... 이상해... 이건, 설마! 미카사! 월 마리아의 벽까지 붕괴했어! 마레의 연합군을 짓밟을 뿐이라면 이렇게나 많이는 필요 없는데! 시간시나구의 외벽만으로도 충분해! 벽을 잃으면서까지 공격하다니...! 마레에 집결한 연합군을 박살낼 뿐이라면...! 그것뿐이라면...! 이정도까지는..."
그 순간, 미카사와 아르민은 좌표의 모래 설원으로 이동된다.
엘런: "모든 유미르의 백성들에게 고한다."
미카사: "지금, 엘런의 목소리가?!"
그와 동시에, 이번에는 모든 에르디아인들[52]이 좌표의 세계로 전송된다.
엘런: "나의 이름은 엘런 예거. 시조의 거인이 가진 힘을 통해 모든 유미르의 백성들에게 말을 걸고 있다. 파라디 섬에 있는 모든 벽의 경질화가 풀리고 그 속에 묻혀 있던 모든 거인들이 걷기 시작했다. 내 목적은... 내가 나고 자란 파라디 섬 사람들을 지키는 데 있다. 그러나 세계는 파라디 섬 사람들이 사멸하기를 바라며, [53]이 섬만이 아닌 모든 유미르의 백성이 죽어서 씨가 마를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다. 나는 그 바람을 거부한다. 벽의 거인들은 이 섬의 바깥에 있는 모든 땅을 밟아 울릴 것이다. 거기 있는 생명을 이 세상에서 구축할 때까지."
파일:Eren Yeager EP80-6.png
그리고, 80화 종료.

3.6. 81화, 빙해

모든 방벽이 무너지고, 방벽 안의 거인들이 일제히 남쪽으로 진격하기 시작한다.
미카사: "지금, 엘런의 목소리가?!"
그와 동시에 모든 에르디아인들이 좌표의 세계로 전송된다.
엘런: "나의 이름은 엘런 예거. 시조의 거인이 가진 힘을 통해 모든 유미르의 백성들에게 말을 걸고 있다. 파라디 섬에 있는 모든 벽의 경질화가 풀리고 그 속에 묻혀 있던 모든 거인들이 걷기 시작했다. 내 목적은... 내가 나고 자란 파라디 선 사람들을 지키는 데 있다. 그러나 세계는 파라디 섬 사람들이 사멸하기를 바라며, 이 섬만이 아닌 모든 유미르의 백성이 죽어서 씨가 마를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다. 나는 그 바람을 거부한다. 벽의 거인들은 이 섬의 바깥에 있는 모든 땅을 밟아 울릴 것이다. 거기 있는 생명을 이 세상에서 구축할 때까지."

레벨리오 수용구, 일제히 모든 사람들이 혼란에 빠진 가운데 레온하트 씨가 절망한 듯 말한다.
레온하트 씨: "이봐... 들었나...? 그 섬에서... 거인이 우리를 죽이러 온다는데..."

방벽 근처, 가비를 지키고 처참히 박살난 갑옷 거인을 뒤로한 채 가비는 계속해서 팔코를 찾는다.
라이너: "처음으로 거인화한 직후에는... 기억이 날아가고... 당장은 못 움직인다... 끌려가버린 걸 거야...!"
가비: "누구한테? 어째서?!"
라이너: "장과 코니겠지... 팔코만큼 중요한 존재를... 내버려둘 리가 없어... 아홉 거인을... 내버려둘 리가...!"
끝내 라이너는 힘이 빠져 그 자리에 쓰러진다.
라이너: "어째서인지 갑옷이 벗겨지고... 벽의 파편을 정통으로 맞아 버렸다... 저지하지 못했어... 엘런의 손에... 세계는 멸망당할 거야..."
가비와 라이너는 근처의 빈 집에 들어간다.
라이너: "남쪽에 철수할 때를 위한 비행선이 있어... 피크나 마레병을 찾아서... 거기까지 도망쳐라... 어서 알려야 해... 마레에게... 아니, 세계에!"
가비: "알리면 어떻게 되는데...? 어디로 도망치면 되는데...? 아빠도 엄마도, 카리나 고모도 전부 죽는 거잖아...?"
라이너: "맞아..."
가비: "엘런을 죽여서 막아야지...!"
라이너: "무리야... 시조의 거인은 모든 거인과 유미르의 백성을... 자기 뜻대로 조종하는 게 가능해... 이제 아무도... 막을 수 없어... 우리는 그저 도망칠 수밖에 없어..."
그 말을 끝으로 라이너는 정신을 잃는다. 그리고, 가비는 이내 마음을 굳힌 듯 새면대 앞에서 마치 엘런처럼 머리를 묶는다.
가비: "쉽게 포기할 것 같아...? 기다리고 있어, 팔코!"
가비는 라이너를 두고 그곳을 떠난다.

한편, 정신을 잃은 팔코를 데리고 온 장과 코니는 지붕 위에서 미카사와 아르민을 만난다.
장: "끝났어... 아무리 그래도 벽 바깥의 인류를 몰살하려고 할 줄은 몰랐지... 녀석들이 남김없이 사라지면... 모든 원한도 말끔히 사라질 테니... 우리의 생존을 위협해왔던 적들도 모두 납작해지는 거야.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만 남겨놓고서... 바다 너머의 녀석들이 가장 두려워하던 일이 벌어져버렸어. 우리를 악마라고 단정짓고 몰살시켜버리려 한 탓에...! 그러니까, 이건... 바깥 녀석들이 자초한 결과일 뿐이고... 우리로서는 뭘 어쩔 수가 없었어. 그렇지?"
아르민: "하지만 이건... 도가 지나쳤어... 전대미문의 대학살이야."
장: "그럼 막을래...? 엘런은 안락사 계획으로 우리를 거세하려던 지크를 거부하고 시조의 힘을 유지하기 위해 히스토리아를 희생시키는 것도 거부했어. 다시 말해 엘런은... 우리를 지키기 위해 벽 바깥의 인류를 희생시킨 거야... 이 대학살로 인해 수혜를 받는 건 우리들이야..."
과거의 엘런: "너희가 소중하니까, 다른 그 누구보다도..."
서로 말 없이 시선만 교차하던 그 순간, 한쪽에서 큰 소리와 함께 거인들이 예거파들과 싸우기 시작한다.
아르민: "저건...? 거인이! 병사들이랑 싸우고 있어? 마레병을 벌써 다 먹어치운 건가?! 그럴 수가... 엘런이 시조를 장악했다면 거인도 전부 제어할 수 있어야 하는 거 아니야?!"
장: "그런데 동료들을 먹고 있잖아! 가세하자!"
미카사: "잠깐만, 장! 그 아이를 어쩔 셈이야...?"
장: "아마도... 이 녀석은 턱 거인을 계승했을 거야... 내버려둘 수도 없고... 거인화시킨 누군가한테 먹인다면... 한 명은 살릴 수 있어... 예를 들면 픽시스 사령관..."
코니: "아니, 우리 엄마야... 라카코 마을에 있는 엄마한테 먹일 거야. 괜찮겠지?"
아르민: "코니, 장! 지크가 했던 말에 따르면 그 아이는 전사 후보생이고... 라이너 일행, 전사대의 동생뻘 되는 애야. 그들이랑 친한 저 아이를 우리가 죽여버린다면... 라이너나 차력 거인과 새로운 분쟁을 낳게 돼! 이걸로 마레가 멸망한다면... 이 이상 라이너 일행과 서루 죽이려는 짓을 되풀이할 필요는 없어! 그러니까...!"
코니: "우리 엄마는 아무래도 좋다는 소리냐?"
아르민: "그런 소리가 아니..."
코니: "내가 어떤 심정으로 엄마가 있는 마을에 계속 돌아갔는지! 넌 모르겠다 이거냐?! 너도 베르톨트를 잡아먹었으니까 되살아난 거 아니야?! 엄마를 살리는 걸...! 막지 말라고!"
그 순간 거인 하나가 그들에게 달려든 탓에 장이 팔코를 놓치고, 그 틈을 타 코니는 팔코를 들고 사라진다. 하지만 그들은 일단 코니 이전에 칼을 뽑고 거인과 맞설 준비를 한다.

한편, 옐레나 일행이 있는 주둔지에도 거인이 몰려들기 시작하고 오니안코폰은 아직도 멍하니 창가에 서 있는 옐레나에게 다가간다.
오니안코폰: "옐레나! 안쪽으로 물러나!"
옐레나: "지크가 만들어낸 거인... 어째서... 지크는 거인을 제어하지 않는 거지?"
거인들의 공격은 훈련병들이 있는 곳에도 이르고, 끝내 벽을 일부 부수고 그 틈새로 거인 둘이 얼굴을 들이민다.

한편, 니콜로가 이끄는 브라우스 일가도 작은 거인 하나[54]에게서 도망치던 와중, 카야가 그만 계단 아래로 굴러 떨어지고 만다. 곧이어 거인이 카야에게 다가가자 그녀는 4년 전 자신의 어머니가 거인에게 먹히던 순간을 떠올린다.
카야: "어째서... 또... 살려줘...! 언니...!"
그 순간, 한 발의 총성과 함께 거인이 뒤로 나뒹군다. 바로 가비가 대거인총으로 거인을 쏜 것.
가비: "카야, 일어서!!"
가비는 재빠르게 거인을 향해 달려들어 그대로 거인의 입에 총구를 들이밀고 방아쇠를 당겨 거인을 죽여버린다. 그리고, 카야는 가비와 사샤를 겹쳐본다.
카야: "언니...?"

어느정도 사태를 수습하고, 니콜로는 가비에게 전사대와 도망쳤다고 들었는데 여기서 뭘 하냐고 묻고, 가비는 붙잡힌 팔코를 구하러 왔다고 답한다. 그때, 지붕 위에서 예거파 병사들이 나타나더니 거인을 죽인 무기와 가비의 정체에 대해 의심한다. 그러자 가장 먼자 카야가 나서 가비를 변호하고, 뒤이어 니콜로가 자신이 마레병 출신이라 총을 쐈다고 거짓말을 하더니 다른 가족들이 연이어 그녀를 지키기 위해 병사들을 속인다. 병사들이 속아 넘어가자 아르투르는 조용히 가비에게 말한다.
"알겠니, 미야? 벤을 데리고 도망치렴. 그 전까지는 우리랑 같이 얌전히 있어야 한다?"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는 동안 아르투르는 병사들의 질문에 순순히 답하며 병사들의 관심을 돌리고, 그러는 동안 가비는 카야에게 묻는다.
가비: "왜... 나를 감싸준 거야...?"
카야: "너야말로... 왜 나를 구한 건데...? 그것도 목숨을 걸고..."
가비: "글쎄..."
카야: "나는 너를 죽이려고 했어. 날 악마라며..."
가비: "아니야... 악마는 나... 나는 사람을 몇 명이나 죽였어... 칭찬받고 싶어서... 그게 나의 악마..."
니콜로: "그놈은 내 안에도 있다. 카야의 안에도... 누구의 마음 속에든 모두의 마음 속에 악마가 있다 보니 세상은 이렇게 돼버린 거야."
가비: "그러면 어떡해야 돼...?"
니콜로: "숲을 벗어나야지...! 벗어나지 못하더라도... 나가기 위해 끝없이 노력해야 해..."

한편, 수르마는 끝내 거인의 손아귀에 붙들려 먹이가 되려 하고 있었다. 그 순간, 누군가 입체기동장치로 날아와 단숨에 거인을 베어버린다. 다름아닌 키스 샤디스가 나타난 것.
샤디스: "거인과 대치했을 때 그저 자빠져 있으라고 내가 가르친 기억은 없다! 입체기동장치를 장비해라! 아직 구식이 남아 있을 거다! 내 뒤를 따라라! 살아남고 싶은 놈이 있다면 말이다!!"
수르마: "샤디스 교관님...!"
한편, 거인 하나가 옐레나에게 손을 뻗으려는 순간 미카사가 날아와 그 거인을 베어버리고, 거인은 완전히 얼이 빠진 옐레나의 바로 곁에 쓰러진다. 곧이어 장과 아르민이 그쪽으로 날아온다.
장: "살아남은 병사들은 있나! 전원 성채의 최상층으로 이동해라! 그곳으로 거인을 모아서 해치운다! 뇌창을 있는 대로 싹 다 긁어 와! 우리끼리 어떻게든 하겠다! 여기 있는 거인을 다른 곳으로 보내지 마라! 거인이 되어 버린 동료들을 불쌍히 여긴다면! 여기서 전부 편히 잠들게 해주는 거다!"
마침내 뇌창을 장비한 조사병단 병사들이 원형으로 서서 모여든 거인들을 바라보고, 장의 신호에 따라 전원이 강하, 뇌창으로 거인들을 몰살한다. 아직 경험이 없는 훈련병들은 샤디스의 지휘에 따라 거인들을 유인하고, 거인들이 몰려들자 뇌창을 장비하던 장과 아르민은 그 거인들 중 하나를 보고 충격에 빠진다.
아르민: "픽시스 사령관님..."
(그와 만났던 과거를 떠올린다.)
장: "가자...!"
아르민: "사령관님! 지금껏 저희를 이끌어주셨던 건... 당신이었습니다. 푹... 쉬세요..."
픽시스를 시작으로 다른 거인들도 뇌창에 하나하나 죽어나간다. 샤디스는 물론이고 미카사는 다시 한번 위기에 빠진 루이제를 구하고, 루이제는 그런 미카사에게 정신이 팔려 있다 그만 뇌창의 폭발에 휘말린다.

마침내 모든 거인들이 전멸하고, 장은 아직도 남쪽으로 진군하는 거인들의 행렬을 가만히 바라본다.
장: "불길도 제법 사그라들기 시작했어. 마레병은 거의 다 전멸했고... 무지성 거인은... 이제 없어. 일단 여기는 안전할 거다."
오니안코폰: "그런가... 슬슬 우리한테 그 백주몽 이야기 좀 들려줘... 엘런은... 지금 뭘 하는 거지?"
장: "보이는 그대로다."
오니안코폰: "그런가... 내 고향도... 가망이 없는 건가?"
그때, 부상을 입은 프록이 다른 병사들의 부축을 받아 이곳으로 온다.
프록: "내가... 벽의 붕괴 때문에 다 죽어가는 동안... 거인 토벌을 지휘했나 보구나, 장."
장: "살아 있었냐..."
프록: "그래... 걱정해줘서 고마워. 하지만 죽을 수야 없지 않겠냐, 에르디아 제국이 부활하려는 순간인데."
곧이어 프록은 완전히 넋이 나가 그저 앉아있기만 하던 옐레나에게 총구를 들이민다.
프록: "옐레나... 의용병을 집결시켜. 전부 구속하겠다."

한편, 미카사와 아르민은 아르투르와 함께 지하로 내려간다.
아르민: "무사하셔서 다행이에요. 브라우스 씨."
아르투르: "너희들도 무사해서 다행이구나...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불러내 미안하다..."
아르민: "너는...! 어째서 여기에?!"
가비: "믿어줘...! 더는 싸울 생각 없어... 난 그저... 팔코를 돌려받고 싶을 뿐이야. 그러면 우리는 아무 데로나 사라질 테니까!"
그러나, 미카사와 아르민은 아무런 대답도 없이 그녀의 시선을 피한다.
가비: "팔코는 어디있어...?"
(아르민에게 모든 일을 듣는다.)
가비: "그럴 수가... 거인이 된 어머니한테 먹이기 위해 납치해 갔다니... 왜..."
아르민: "코니의 어머니는... 유일하게 움직일 수 없는 몸이었던 덕에 그대로... 4년간... 코니는 어머니의 용태를 계속 지켜봤거든...(카야: " 4년 전...?")"
가비: "죄송...합니다... 그래도... 팔코는 포기 못해... 있잖아! 엘런 예거라면! 코니의 엄마를 사람으로 되돌릴 수 있자 않아?! 시조의 거인은 뭐든 할 수 있다며?!"
아르민: "잘 모르겠지만... 그게 가능했다면 엘런도 여기서 지크 때문에 거인이 돼버렸던 병사들을 사람으로 되돌렸을 거라고 생각해..."
가비: "모르겠으면 한번 부탁해봐! 엘런한테! 꼭 섬 밖의 사람들을 다 죽여버려야 하는 거야?! 그런 짓까진 안 해도 되잖아! 전세계의 군사시설을 공격하기만 하면 안 되냐고... 한 번 물어봐줘!! 라이너의 갑옷도 벗겨버렸으니까! 가능할 텐데...!"
미카사: "라이너는 지금 어디 있어?"
가비: "그런 게 지금 무슨 상관이야! 중상 때문에 움직이지도 못하는데!"
아르민: "갑옷 거인의 경질화가 풀린 건! 언제야? 어느 타이밍에!"
가비: "벽의 붕괴랑 동시에..."
미카사: "아르민...?"
아르민: "엘런은 말했어... 모든 경질화가... 풀릴 거라고...!"

그리고, 스토헤스 구의 지하실. 경질화가 풀려 수정이 부서져 애니 레온하트가 4년만에 깨어난다.
그리고, 81화 종료.

3.7. 82화, 저녁노을

땅울림으로 대지가 계속해서 흔들리는 트로스트구, 헌병들이 벽 가까이에 있어 무너진 집의 잔해에서 생존자들을 구출한다. 그리고 그 중에 있던 히치 도리스 역시 그들과 함께 부상자들을 실래로 옮긴다. 한편, 부상이 경미한 자들은 그 근처에서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
"벽의 거인들이 대열을 이루면서 섬 밖으로 향하고 있어. 우리를 공격할 생각은 없었겠지만..."
헌병: "대체 무슨 일이... 그 무시무시하고 기묘했던 꿈은..."
부상자: "우리 집이... 엘런 예거 때문에... 집이..."
민간인A: "희생 좀 나왔다고 뭘 그리 호들갑이야!"
민간인B: "너, 잘도 그딴 소리를!"
민간인C: "이 녀석은 아들이 죽었다고! 몇 명이나 벽의 붕괴에 휘말려 죽어버렸어!"
민간인D: "아니! 엘런에게 살해당한 거야!"
민간인A: "그래, 엘런 예거는 자국민을 죽였어. 하지만 그가 벽의 거인을 깨우지 않았다면 이 섬의 에르디아인은 바깥 녀석들에게 몰살당할 참이었다고!"
곧이어 친엘런쪽 민간인들이 하나 둘 '희생 없이는 승리도 없다'며 엘런의 땅울림으로 인한 피해를 정당화한다. 그걸 몰래 지켜보던 히치는 군중들이 너무 과열되어 있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장비를 갖춰야 한다고 다른 헌병과 이야기를 나눈 다음 바로 병단 본부[55]로 가 폭동에 대비해 장비를 실으라 명하고, 그녀는 건물 안으로 들어가며 시간시나구의 병사들은 뭘 하고 있는 거냐며 투덜거리던 그때, 복도 한쪽에 지하실에서 쭉 이어진 물 자국을 발견한다. 가장 유력한 이유를 생각하며 물이 끊어진 방 안으로 들어서는 그 순간, 그녀의 뒤에서 애니가 나타나 그녀의 입을 막는다.
애니: "소리 지르면... 목을 찢어버릴 거다. 우선 그 겉옷을 벗고..."
그러나, 4년 간 사실상 가사 상태였기에 너무나 약해진 애니를 히치는 가볍게 제압해버린다.
히치: "힘이 너무 약해서 무슨 할머니인 줄 알았어... 네가 설마 고작 나한테 내동댕이쳐질 줄은 말이야... 애니!"
애니: "하필이면... 너였냐... 히치."
히치: '아무튼 지하실로 가자. 구속하지 않으면 또 도시가...' "누가...!"
애니: "소용 없어... 미리 찢어서 상처를 내뒀지. 언제든 거인화할 수 있어. 나를 따를 수 밖에 없는 거야, 넌..."
히치: "글쎄다... 그렇게 약해졌는데 거인화할 체력이 어딨겠어?"
애니: "그럴지도 모르지... 이판사판으로 시험해보지 않고선...!"
헌병: "도리스 씨! 무슨 일 있습니까?! 도리스 씨!"
두 사람의 시선이 교차한다.

잠시 후, 히치는 마굿간에서 말을 몰 준비를 한다.
애니: "생각했던 것보다는 꽤 똑똑했네, 히치."
히치: "시끄러워. 네가 제발로 도시를 나가겠다면 그걸 막을 이유는 없어. 무엇보다... 지하실에서 네 얼굴을 구경하는 일에서도 해방될 테고 말이야."
애니: "그거 다행이네. 이제 드디어 끝나는구나. 네가 남자 일로 시답잖게 투덜대는 걸 듣는 것도."
히치: "어떻게 그걸...! 설마... 너! 계속 의식이 있었던 거야?!"
애니: "4년간... 어렴풋이 꿈을 꾸는 것만 같았어. 네가 말하는 소리랑... 아르민의 목소리만이 멀리서 들려오고... 그러지 않을 때는... 쭉 똑같이... 어둠 속... 그러니까, 너희들의 이야기 덕분에 바깥 상황은 대충 알고 있었어. 그러다... 갑작스레 나는 바깥에 내팽개쳐지고 엘런의 목소리를 들었지. 세계를 멸망시키겠다니... 그거 진심으로 하는 소리야?"
잠시 후, 말을 타고 남쪽으로 이동하면서 애니는 끝없이 행진하는 벽의 거인들을 보고 경악한다.
애니: "정말로 벽의 거인이...?"
히치: "그 발밑도 좀 보라고. 내가 병사가 된 뒤로 했던 의미 있는 일이라곤 시체랑 잔해더미를 뒷처리하는 거였어. 너랑 엘런이 한바탕 날뛴 뒤에 말이야. 지금이라면 대답 좀 해줄 수 있어? 너희들의 그 대단하신 목적을 위해 짓밟힌 사람들의 시체를 보고 모슨 생각이 드는지?"
애니: "그래... 몇 번이나 물어보길래 생각은 해봤지. 지금껏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던 것들을... 사람을 죽이는 일은... 칭찬받는 일이었어. 국경을 넘으면... 전투원이든 민간인이든 구별없이 죽여도 된다고 배웠어. 우리들, 에르디아인의 속죄와 세계를 구한다는 사명을 위해 모든 행동은 정당화되었지."
히치: "너희들의 사정은 아르민한테 들었어. 요컨데... 저걸 막고 싶었단 거 아니야. 그러니까 잔해더미에 깔린 시체들은 약간의 희생이었다고 주장하시겠다?"
애니: "아니... 세계를 구한다든가 그런건 아무래도 좋았어..."
히치: "뭐...?"
애니: "모든 게... 아무래도 좋았거든... 나는 태어나고 얼마 안 돼서 부모한테 버려졌어. '어머니의 불륜 상대가 에르디아인이었다'느니 라면서. 그런 나를 수용소에서 거둬줬던 건... 외국에서 온 에르디아인의 피를 가진 남자였지. 나랑 비슷한 이유로 수용소에 쳐넣어졌다더라. 남자의 목적은... 나를 마레의 전사로 길러내서 자신의 생활을 풍족하게 만드는 거였어. 나는 철이 들기 전부터 남자가 태어난 나라의 격투술을 맞으면서 주입당했지. 그 남자의 입장에서 나는... 전사가 될 수 있나 없나 하는 가치밖에 없었어. 세월이 흘러... 나는 그 남자가 바라던 대로 강해졌고 그렇게 되기까지 고통받았던 몫만큼 남자에게 되갚아줬지. 다시는 멀쩡하게 못 걸어다닐 몸으로 만들어줬어. 하지만... 남자는 기뻐했지. 이거라면 무기가 없어도 적을 죽일 수 있겠다고..."
히치: "뭐? 무슨 소린데? 무슨 이야기가 시작된 거야?"
애니: "4년간 일방적으로 네 이야기를 들어줬으니까 조금은 내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도 있는 거 아니야. 그래서 난... 어찌 되든 관심이 없었지. 어느 나라의 무슨 인종이 죽든 살든... 나를 포함해서 목숨이란 것에... 가치가 있다고는 생각할 수가 없었어. 그때까지는... 섬으로 향하려는 날 아침에 남자는 무릎을 꿇고 내게 사과했지. 그간 가르쳤던 것들은 전부 잘못됐었다면서. 그리고 울며 애원하더라 돌아와달라고... 전사대의 지위도, 명예 마레인이란 칭호도 전부 버려도 되니 제발 돌아와달라고... 남자는 내 아버지였어. 나를 자신의 딸로 생각했던 거야. 나한테는... 내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아버지가 있어. 그리고 나와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한테도 소중한 사람이 있겠지. 이젠 모든 게 아무래도 좋다는 생각은 할 수가 없네... 내가 지금껏 돌이킬 수 없는 죄를 저질렀다고 생각해. 하지만... 아버지의 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라면 똑같은 짓을 다시 할 수 있어."
히치: "그런가... 그 대답을 들어서 다행이네. 하지만... 네가 아버지 곁으로 돌아가도 잔해랑 시체밖에 없을 거라고 봐."
애니: "그러게..."

한편, 마레 레벨리오 수용구에서는 엘런의 목소리를 들은 에르디아인들과 아직 소식을 전해듣지 못한 마레인 경비병들 간에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었다.
레온하트 씨: "말하잖아! 땅울림이 발동되어버렸다니까! 엘런 예거가 모두의 목숨을 빼앗으러 올 거야! 당신의 집도! 안사람네 고향 집도! 짓밟힐 거란 말이야!"
경비병: "그 소리를 믿을 만한 근거가 없다고 말하지 않나! 모두가 같은 꿈을 꿨다고?! 그딴 잠꼬대를 믿고 여기서 내보내란 말이냐?! 보나마나 집단으로 말을 맞춰서 여기서 도망칠 셈이겠지!"
레온하트 씨: "전세계의 에르디아인이 수용소에서 같은 소리를 호소하고 있을 텐데! 그것도 말을 맞춘 거라고 할 셈이야?!"
경비병: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 네놈들은 이미 이 시점에서! 공모죄가 확정된 거다! 전원 구속하겠다! 양 무릎을 모두 땅에 대라! 손은 머리 뒤에서 깍지 껴! 얼른 못하나!"
과거의 레온하트 씨: "그러니까... 약속해다오... 돌아오겠다고...!
과거의 애니: "알았어... 약속할게...!"
그 순간, 레온하트 씨는 명령에 불복하고 경비병에게 달려들고, 한 발의 총성이 울려 퍼진다.

다시 파라디 섬, 제자들에게 부상을 치료받던 키스 샤디스는 어디선가 들려오는 한 발의 총성을 듣는다.
키스: "총성인가...?"
수르마: "교관님! 예거파가 집결해서 이 성채를 통솔하고 있습니다! 어서 도망치세요! 발각됐다간 또 어떤 꼴을 당하실지...!"
키스: "아니... 이제 내가 있을 곳은 어디에도 없다. 군사정권의 중추는 아까 목덜미를 썰어버리니 뭐니 하면서 장사지내준 참이지 않나. 예거파는 민중에게 지지를 받고 이 섬의 실권을 잡게 될 거다. 나같은 구 체제는 불식될 수밖에 없겠지. 사람이 사는 마을과 떨어진 산 속에서 들판에 똥이나 싸며 여생을 보낼 체력도 없으니 말이다."
수르마: "저희는 교관님께서 구해주시지 않았다면 전부 죽었을 겁니다!"
훈련병: "무슨 일이 있어도 저희가 교관님을 지켜드리겠어요!"
키스: "멍청한 것들이... 내가 뭘 위해서 지린내 나는 놈들의 발길질을 얌전히 받아준 줄 아는 거냐? 너희들은 예거파를 따르고 절대로 거스르지 마라. 너희들이 지켜낼 수 있는 거라곤 고작해야 자기 몸 하나뿐이다. 이대로 체제 속에 자리를 잡아라."
수르마: "그럴 수는...!"
키스: "하지만... 언젠가, 일어서야 할 때가 올 거다. 그때까지는 결코 스스로를 잃지 마라!"

한편, 미카사는 분주해하는 아르민에게 말을 건다.
미카사: "아르민, 기다려 봐...! 지금부터 라카코 마을로 향해봤자 코니를 따라잡지 못해! 게다가... 따라잡았다고 쳐도 그 뒤에는 어쩔 건데... 엄마를 인간으로 되돌리는 건 포기하라고 할 거야...?"
아르민: "해야지... 소용 없다 할지라도... 가능한 한 행동으로 증명해야만 해... 그러지 않았다간 가비의 신용을 얻지 못하니까. 그 아이한테 의지할 수밖에 없잖아. 아직 어딘가에 숨어 있을... 라이너나 차력 거인을 얌전히 만들 수 있을지가 걸려 있어. 아홉 거인의 계승에 관한 문제가 사라진 게 아니니까... 최악의 결과는... 이 거인의 힘을 둘러싸고 다투기를 게속했던 2천년의 역사를 되풀이 하는 거야... 이 작은 섬 안에서... 솔직히 지금 당장 침대에 들어가 이틀 정도 퍼질러 자고 싶을 정도로 피곤하지만 아무튼!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해두지 않으면 이렇게라도 정리된 향후 인류사에 큰 영향을 끼칠 테니까. 코니한테 말할 거야! 엄마는 까뒤집힌 거인인 그대로 냅둬도 괜찮지 않겠냐고! 다녀올게..."
미카사: "아르민...! 난 어쩌면 좋아...?"
아르민: "장을 돕던가... 조금은 스스로 생각을 해봐..."
미카사: "엘런은...! 어쩔건데...?"
아르민: "나도 몰라! 게다가 어쩌건 뭘 어째?! 한지 씨랑 병장님은 살해당했을지도 모르고! 프록네가 우리들한테도 총구를 들이밀지 몰라! 게다가... 애니가 부활했을 가능성도 있고! 이미 병단의 지휘 계통은 기능하고 있지 않아! 무질서야! 맞아... 히스토리아까지 위험해질지도 몰라... 의용병이나 아즈마비토... 니콜로의 입장도 위태로워질 거야... 그러니까! 이젠 어떻게 해볼 수도 없는 엘런을 생각하고 있을 여유 따윈 없다고! 그정도는 생각해보면 알잖아!"
미카사: "미안..."
아르민: "엘빈 단장님이 이 자리에 계셨다면... 이렇게 꼴사납게 마구잡이로 화풀이하지도 않았을 텐데 말이야... 지금... 답이 나와 버렸네... 그때 살려야 했던 건 내가 아니었어."
아르민이 나가버리고, 미카사는 자신의 머플러가 사라진 것을 알아차린다.

한편, 니콜로가 말을 정비하는 동안 가비는 브라우스 일가와 작별인사를 나눈다.
아르투르: "어머니를 위해서라지만 소년의 목숨이랑 맞바꾸게 되는 걸 코니는 깊이 생각하고 망설일 게 분명하다. 분명 늦지 않을 거야."
가비: "고마워요, 브라우스 씨."
니콜로: "나는 한동안... 브라우스 씨 댁에서 신세를 지려고."
아르민: "응, 너희도 얼른 여기서 벗어나는 편이 좋을 거야."
카야: "미야... 잘 지내야 해..."
가비: "내 진짜 이름... 가비라고 해."
카야: "뭐? 가비는 이상하잖아. 미야가 더 좋은데."
가비: "뭐...? ...그럼 잘 있어, 카야..."
카야: "잘 가, 가비..."
아르민과 가비가 코니를 쫓아 달려가는 동안, 성채에선 프록이 의용병 중 하나의 손에 총을 쏜다.
장: "프록, 그만해! 쏘지 마!"
프록: "진정하라고, 장. 정신 교육을 좀 해준 것 뿐이야. 그는 아직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어. 하지만 이걸로 전해졌겠지. 입을 잘못 놀렸다간 어떻게 될지가 모두에게."
장: "이봐... 대체 누가 너더러 애들 놀이의 왕처럼 사람 골라달라고 부탁했냐?"
프록: "잘 물어봐줬구나, 장! 다들 들어줘! 나는 10달 전, 엘런에게서 이번 계획을 들었다! 지크를 이용해 시조의 힘을 엘런이 장악하겠다는 계획이었지! 나는 동료를 모아 엘런을 도왔고! 계획은 오늘 달성되었다! 너희, 의용병은 지도자를 잃었어! 편을 들어줄 병단의 뒷배들도 말이야! 그리고 너희들은 고향마저 잃겠지! '땅울림'에 의해 모든 것은 거대한 발자국 밑에 깔리는 거다! 너희들, 의용병이 이 섬에 오게 된 동기였던! 고향의 부흥이라는 꿈도 잃게 되는 거지! 그럼에도! 이 섬에서 에르디아 제국을 위해 힘을 빌려줄 자가 있다면! 여기 있노라 목소리를 내 봐라! 우리는 환영하며 에르디아인으로서 맞아들여 주겠다!"
의용병: "웃기지 마라, 개같은 자식...! 누가 너같은...!"
프록: "이 친구에게 경의를! (그 의용병을 총살하며) 납탄에 굴하는 일 없이... 의용병의 긍지를 관철한 이 친구에게... 하지만 긍지를 지키다 죽을 것까진 없잖나. 뭐 어때~ 좀 굴복할 수도 있지. 이따위로 죽는 것 보다 사는 편이 낫지 않겠나? 생각할 시간을 주마. 다들 감옥에 넣어."
직후, 미카사가 올라와 장에게 상황을 묻는다. 장이 아무말도 하지 않을 때, 프록이 먼저 말을 건다.
프록: "아까 전의 질문 말이다만. 나는 엘런의 대변자다. 엘런이 섬 바깥의 문제를 완전히 해결한다면 나도 섬 내부에 남겨진 원한을 완전히 없애버리겠어. 아무튼... 우리는 4년 전... 그 지옥에서 살아남고서 마침내 이걸 손에 넣은 거야. 이게 무엇인지 알겠어? 자유야...! 너희는 이제 싸우지 않아도 돼. 마음에 내키는 대로 살면 되는 거야! 이봐, 장. 넌 헌병이 돼서 내지에서 쾌적하게 살고 싶댔지? 그래도 돼! 너는 영웅 중 한 명이니까!"
장: "끝난... 거냐...?"
프록: "끝났어! 그러니까 이만 옛날의 장으로 돌아가라고. 대충 말하면서 열받게 하는 건방진 녀석으로..."
장: "뭐 이자식아...?"
그때, 장은 연행되어가는 오니안코폰과 눈이 마주친다.
미카사: "프록, 리바이 병사장님과 한지 단장님은 어쨌어?"
프록: "아... 유감이지만... 지크에게 살해당했다."

한편, 어느새 정신을 차린 팔코는 라카코 마을로 향하는지는 꿈에도 모른 채 코니와 대화를 나눈다.
팔코: "코니 씨. 구해주셔서 감사하긴 한데요... 계속 북쪽으로 가고 있죠? 보세요... 저녁 노을이 저쪽으로..."
코니: "그게 나아서 그래. 위험한 남쪽에서 멀어지는 편이... 기억 상실증에 걸린 너를 안전한 병원에 바래다줄게. 너는 정말 혼자 쓰러져 있었거든. 정말이야. 난 병사니까 그 정도 일은 하는 게 당연하고." '맞아... 나는 병사가 됐어. 아빠도, 서니도, 마틴도 이제 돌아오진 않지만... 엄마만큼은 되찾을 수 있어! 조금만 더 기다려줘, 엄마. 난 병사가 돼서... 그리고...'
팔코: "감사합니다, 코니 씨. 저 하나만을 위해서 이렇게까지 해주시다니..."
코니: "됐어..."
팔코: '코니 씨가 좋은 분이라 다행이야. 하지만... 어떻게 해서든 남쪽으로 돌아가야 해. 형과 가비랑 합류한 시점까지는 기억나. 하지만... 그 뒤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게다가... 코니 씨를 난...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코니 씨가 나를 모른다면... 기분 탓일까...?"

월 마리아 어딘가, 마가트와 피크는 남쪽을 향해 움직이는 두 대의 비행선을 바라본다.
피크: "저 침로와 속도로 보아... 철수선은 저대로 마레에 돌아갈 듯 하네요. '땅울림'의 발동을 목격하고 우리, 마레군의 생존은 절망스럽다고 판단한 걸까요?"
마가트: "아니, 현명한 거지. 덕분에 조금이라도 더 빨리 본국에 사태를 알릴 수 있겠지. 저것들한테 짓밟히기까지 기다리기만 하는 것보단 훨씬 낫다."
피크: "하지만... 이제 이래서는... 뭘 어쩔 방법이 없습니다. 저걸 막을 책략은... 뭐라도 없으십니까?"
마가트: "없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추하게 발버둥칠 뿐이지..."
한지: "저기요~"
그 순간 피크의 차력 거인이 달려드나, 한지는 전혀 동요하지 않는다.
한지: "잠시만요! 일단 먹지 말아줄래...? 우리한테는 아무 무기도 없거든요...(마가트가 권총을 겨눈다.) 저기에 누가 있는 것 같다고...? 아아... 안심하세요~ 저건... 인축무해한 반시체거든요..."
부상을 입은 채 붕대를 감고 누워있는 반시체 리바이를 보여주며, 82화 종료.

3.8. 83화, 긍지

월 마리아의 평원, 쓰러져 있는 예거파 병사 올리버를 향해 다가가던 다른 병사가 한지가 쏜 총에 맞아 즉사한다. 그렇게 근처의 예거파 병사들을 쓰러뜨린 한지는 비록 적이지만 한때의 부하들을 죽이는 것에 눈물을 흘린다. 주변의 적이 정리된 후, 한지는 치명상을 입은 리바이에게 다가간다.
"이제 따라오는 녀석들은 다 사라졌어. 리바이... 다들 거인이 되어버렸는데 너만은 살아남았지. 이런 부상을 입고도 아직 살아 있는 것도 같은 이유겠지. 네가 아커만이기 때문이야..."
리바이의 상처를 꼬맨 한지는 그의 곁에 앉아 중얼거린다.
"이제 어쩌면 좋으려나... 우리만으로는 지크를 막을 수도 없을 테고 아르민이나 픽시스 사령관님에게 맡길 수밖에... 예를 들어 엘런이 지크를 배신하던 거라 쳐도... 예거파가 척수액으로 이 섬을 지배한다면 우리는 평생 이 섬에서 쫓기게 될 거야... 아마 드디어 차례가 온 거겠지... 스스로는 올바른 일을 하고 있을 셈이었더라도 (젤 샤네스의 말을 떠올린다.) 시대가 바뀌면 감옥에 갇히는 신세... 차라리 둘이서 그냥 여기 살까? 어때, 리바이..."
그 순간, 한지와 리바이도 좌표의 세계에 전송된다.
한지: "방금 그건...! 설마... 엘런이 세계를?! 리바이!"
리바이: "짐승... 망할 놈은... 어디 있냐..."
한지: "일어나지 않아도 돼. 지크는 예거파와 시간시나구로 향했어. 그 후 반나절 정도 지났고.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리바이: "방심해버렸다... 놈한테... 죽음을 선택할 각오가 있다는 걸... 간파하지 못하고. 또 놓쳐버렸어..."
한지: "원통하기 그지 없겠지... 하지만 지금은..."
리바이: "이대로 도망쳐 숨으면... 뭐가 남겠냐..."
한지: "뭐야... 내 혼잣말이 다 들렸던 거야?"
리바이: "뭘 만들고 있는 거냐... 저걸로 나를... 말로... 끌고 가려 한 건가... 중요한 국면에서 떨어져나갔다고... 네가 얌전히 참고 있을 리가 없지..."
한지: "그러게... 맞는 말이야... 그러진 못하지."

시점은 다시 현재, 리바이는 마가트와 피크의 앞에서 상황을 말하고 있었다.
리바이: "내 목적은 지크를 죽이는 거다. 댁들이랑은 이해가 일치하지. 테오 마가트... 피크 핑거..."
마가트: "리바이 아커만. '아홉 거인'에도 뒤지지 않는 실력을 가졌다고 하던데... 그런 꼴로 어떻게 내 총알을 피할 생각이지?"
리바이: "총알은 못 피한다. 하지만... 이런 꼴을 적 앞에 보란 듯이 드러냈지. 쏠 테냐, 들어볼 테냐. 댁들 하기 나름이다."
마가트: "그럼... 쏘기 전에 들어보도록 하지. 지크를 죽이겠다고 했지만... 놈은 지금 어디에 있지?"
한지: "아마도 왕가의 피를 이용하기 위해 엘런한테 삼켜져 있을 거야. 아니, 시조의 거인에게..."
피크: "거인 박사님인 한지 씨라면 뭐든 알고 계시나 보군요. 우리, 마레보다도... 그 시조의 거인은 직접 보셨나요?"
한지: "터무니없이 거대하고... 어떻게 해볼 방법이 없어 보인다는 건 알고 있지... 그러니까... 우리는 하는 수밖에 없는 거라고! 다 같이 힘을 합치자! ...라고!"

밤이 되도록 벽의 거인들의 행진은 끊이지 않고, 장은 듣고 싶지 않다는 듯 귀를 막고 가만히 앉아 있으며, 미카사는 눈물이 고인 눈으로 밤을 지세우고, 애니는 가만히 창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동안 아르민과 가비는 코니를 추격하고 있던 때, 코니는 잠든 팔코를 바라보며 생각한다.
'엄마한테 팔코를 먹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역시 힘으로 밀어붙여야 하나? 상처라도 냈다가 거인의 힘이 있단 걸 들켜버리면 끝장이야. 실패할 순 없어... 뭔가 좋은 방법을 떠올려야 할 텐데... 말 잘 듣는 착한 애란 말이야... 이런 곳에서 노숙하는 것에 아무런 불평도 하지 않아. 나를 의심해도 이상할 게 없는데... 믿고 있는 건가... 나를...!' "젠장... 사샤... 너라면 이해해줬을까...?"

다음날 아침, 드디어 코니와 팔코는 라카코 마을에 도달한다.
팔코: "저기... 병원에 간다고 하지 않으셨나요? 왜 폐허가 된 마을에..."
코니: "아... 재밌는 게 있어서 좀 보여줄까 했거든..."
팔코: "여기는... 라카코 마을?!"
코니: "어떻게... 알았지?!"
팔코: "어젯밤에 당신의 혼잣말이 들렸어요... '사샤'라면 비행선에서 가비가 쏜 총에 맞은 동료 병사 맞죠...? 당신은 제가 누군지 알면서... 모르는 첫 하고 여기에 데려왔어... 어째선가요...? 저한테 복수할 생각...인가요?"
코니: "아니... 그건 전투 중 당연한 행위였다고... 납득은 했어."
그러면서 코니는 천막을 벗기고 거인이 된 자신의 어머니를 보여준다. 이걸 보여주는 이유를 묻는 팔코에게 코니는 잠깐 망설이더니 매우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거인의 이를 닦는 걸 도와줬으면 했거든. 이런 귀중한 체험은 쉽게 해볼 수 있는 게 아니야...!"
굉장히 티가 나는 거짓말과 표정, 거기에 거인의 입 위로 올라가야 한다는 말에 무언가 이상함을 느낀 팔코, 그리고 그와 동시에 아르민과 가비가 마을에 도착한다.
가비: "팔코! 그 녀석한테서 떨어져! 너를 거인한테 먹이려고 그러는 거야!"
아르민: "코니, 그만둬!"
코니: (칼을 팔코의 목에 겨눈다.) "오지마! 너희들이나 떨어져!"
아르민: "코니!"
코니: "시끄러워! 듣기 싫어...! 아무 말도 하지 마! 네가 뭘 알겠어!! 이 녀석을 살리는 게 더 이득이란 소리나 할 거잖아?! 그러니까 엄마를 포기하라고! 항상 올바른 너 같은 게... 바보의 심정을 어떻게 알겠어?!"
가비: "팔코! ''의 힘을 써!"
팔코: "턱의 힘...? 갤리어드 씨는?!"
속수무책으로 팔코가 먹히게 생긴 상황, 계속 고뇌하던 아르민은 순간 엘빈을 떠올리더니 결단을 내린 듯 입체기동장치로 거인의 바로 위 까지 날아간다.
아르민: "가비... 코니를 용서해줘...!"
코니: "야... 오지 말라고 했잖아! 야... 뭘 하려는 거야...?! 뭐라고 말해 봐! 아르민!"
아르민: "아까는 말하지 말라며! 그러니까... 행동으로 증명할게...!"
그 말과 함께 아르민이 거인의 입으로 뛰어들고, 결국 코니는 팔코를 내팽게친 채 온 몸을 던져 아르민을 구해낸다.
잠시 후, 이제야 잊었던 기억을 떠올리고 슬퍼하는 팔코와 그런 팔코를 위로하는 가비를 뒤로한채 코니가 말한다.
코니: "내가 구하지 않았으면... 어쩔 생각이었는데..."
아르민: "네 어머니가 사람의 모습으로 돌아왔겠지..."
코니: "초대형 거인을 계승해서 말이야... 그렇게 되면 엄마를 괴롭게 만들 뿐이란 걸 조금만 생각해 보면 아는 일이었는데... 엄마는 훌륭한 병사가 되라고 말하며 날 배웅해주셨어. 그런데 아들이란 놈은... 아이랑 친구를 죽일 뻔 했어... 그딴 병사가 되고 만 거야, 나는..."
아르민: "나도 그래... 단장님의 자리를 대신하지 못했어..."
코니: "아르민... 나는 엄마한테 자랑스러운 병사가 되고 싶어. 그러니까... 곤란해 하는 사람들을 구하러 가자."

시간시나구의 병동, 미카사는 큰 부상을 입은 루이제를 만난다.
미카사: "찾아다녔어..."
루이제: "기쁘네요... 저를 찾아주신 건가요? 그게 아니면... 이 머플러를?"
미카사: "네가 가지고 있을 것 같았거든."
루이제: "죄송해요... 하지만... 이러면 당신과 가까워질 수 있을 것 같아서... 뇌창의 파편이 배에 박혀서... 적출할 수 없대요. 엘런 예거가 만들 자유로운... 세상을 보지 못하는 게... 아쉽네요. 조금이지만... 예거 씨와 이야기를 나눠본 적이 있어요. 당신에 대해... 이 머플러는 버려줬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하지만 버릴 바에는... 이대로 저랑..."
미카사: "돌려줘."
루이제: "당신을 동경해서... 병사가 됐어요. 후회는... 없어요. 당신의 등을 쫓아서 저는... 심장을 바쳐 살아온 거니까요."

마침내 벽 내부의 모든 거인들이 자나가고, 예거파 병사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한다.
프록: "우리, 에르디아 제국은! 100년 이상에 걸친 세월 동안! 끝없이 세계에게 박해를 당해왔다! 하지만 끝이다! 우리는 이제 자유다! 해방자 엘런과 우리 예거파에 의해! 세계에게 승리한 것이지!"
예거파 병사: "이봐, 미카사. 너도 예거파에 가담해서 통치자로 이름을 날리는 거냐?"
미카사: "흥미 없어."
예거파 병사: "장은 완전히 그럴 생각인 모양인데~"

도시에서는 승리를 자축하는 축제가 벌어지고, 코니와 아르민, 팔코와 가비는 일단 배를 채우기 위해 축제 현장으로 온다.
아르민: "아무튼 라이너가 있는 곳으로 서둘러야 할 텐데..."
가비: "2~3일 정도는 혼수상태일 테니까 안심해."
팔코: "이렇게 딴길로 새고 있어도 괜찮은 건가요?"
코니: "우선은 배부터 채워야지."
테이블에 앉아 파이를 먹던 중, 코니가 묻는다.
코니: "그나저나 정말이야, 아르민?"
아르민: "응, 모든 경질화가 풀렸다면 애니가 부활했을 가능성도..."
그때, 바로 옆에서 파이를 먹던 여자가 그 말에 반응하자 넷 모두 그쪽을 본다. 다름 아닌 애니가 바로 옆에서 파이를 야무지게 먹고 있었던 것. 몹시 당혹스러운 상황에서 일단 입에 있는 것 마저 삼키고 서로서로 멍하니 바라만 보던 그 순간, 코니가 그녀를 바라보며 웃기 시작한다.
코니: "애니가! 파이를 허겁지겁 먹고 있어! 하하하하하하하!!"
아르민: "그러지 마, 코니..."
코니: "더럽게도 먹잖아!!"
아르민: "4년 만의 파이라고!"

잠시 후, 히치가 뒤늦게 찾아온다. 하지만, 그 자리에는 편지 한 장만 남아 있었다.
애니: "히치, 우연히 아르민과 코니와 만나 함께 행동하게 됐다. 서둘러 가야겠어. 그동안 폐를 끼쳤네. 4년간 말을 걸어줘서 고마웠어. 잘 있어. 음침한 룸메이트가."
히치는 쓸쓸하게 파이를 먹으며 투덜거린다.
"정말... 혼자서 이걸 어떻게 다 먹으라고..."

그날 저녁, 시간시나 구 병단 건물 옥상.
프록: "제국민 제군! 잘 모였다! 지금부터! 에르디아 제국에 거스르는 두 의용병을 처형하겠다! 그와 동시에! 우리 예거파가 세계를 평정하고자 하는 엘런의 뜻을 이어받아! 이 파라디 섬을 통치하겠다고 선언하는 바이기도 하다!"
(환호하는 예거파들)
프록: "죄인의 이름은 옐레나! 마레에 반기를 들고 에르디아 제국에 지원했던 진정한 목적은! 시조의 힘을 지크의 것으로 만들어 '안락사 계획'이라는! 에르디아인의 완전한 섬멸을 실현시키는 것이었다! 엘런이 지크에게 승리하여 계획은 저지되었으나 죄인은 지크의 충실한 심복으로 일해왔었다!"
(야유하는 예거파들)
프록: "옐레나!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은?"
옐레나: "아직도 안 쏴?"
(빨리 쏘라고 제촉하는 예거파들)
프록: "아직 쏘지 않는다! 죄인 오니안코폰! 죄인은 안락사 계획을 모른 채 에르디아를 위해 열심히 일해주었다! 그러나! 에르디아 제국에 굴복해 살아갈 바에는 죽음을 택하겠다고 지껄였다! 마음이 바뀌었다면 지금이라도..."
오니안코폰: 하하하하하...! 나는... 마레로부터 고향을 구하기 위해 에르디아에게 힘을 빌려준 거야! 그건 당신들을 위한일이기도 했어! 그리고 힘을 빌려준 결과... 내 고향은 짓밟히고 내 가족들은 전부 죽겠지...! 그래서?! 그 뒤에 남는 게 못 돼 먹은 배외주의자 쓰레기 놈들인가? 하하하하... 너희들한테 아첨하면서까지 살아남을 가치는 없어! 느닷없이 무차별적으로 학살당하는 게 얼마나 불합리한 일인지 잘 알 거 아니야...! 왜 그런 당신들이 이해를 못하냔 말이야...! 가만히 있지 말고 뭐라고 좀 해봐! 장!!"
그러나 장은 오니안코폰에게 총을 겨누고, 이윽고 네 발의 총성이 울려 퍼진다. 하지만, 그 네발은 모두 빗나가고 만다.
프록: "야...?!"
장: "이런... 빗나갔군..."
프록: "너... 무슨 속셈이야...?"
그 순간, 뒤편에서 차력 거인이 그들을 향해 달려든다. 아슬아슬한 순간 장이 프록을 밀치고, 차력 거인은 장과 옐레나, 오니안코폰을 삼킨 채 달아난다.
프록: "젠장...! 미카사는 어디 있지?! 바로 녀석을...! 미카사는... 어디 있지...?"

병단 건물 지하, 코니와 미카사, 애니, 아르민, 팔코, 가비는 총성에 맞춰 도망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코니: "들렸어?"
미카사: "총성이 연이어 네 발... 장이 보내는 작전속행 신호야."
코니: "무기도 식량도 충분히 실었잖아."
아르민: "지금이라면 성채의 반대편에 주의가 쏠렸을 거야. 가자!"
애니: " 누군가 이쪽을 보고 있어!"
가비: "어쩔 거야, 아르민?!"
아르민: "계속 가는 수밖에 없어! 서둘러, 미카사!"

잠시 후, 월 마리아 어딘가. 장과 오니안코폰은 근처 호숫가에서 차력 거인에게 뱉어진다.
장: "거인의 입 속 같은 건... 이제 사양이야...!"
한지: "차력은 몇 개월이나 거인이 된 상태로 지낼 수 있다며? 양치 같은 건 안 해?"
피크: "실례에요. 숙녀한테..."
오니안코폰: "어느새... 마레와 손을 잡은 거야...?"
장: "어젯밤이다."
오니안코폰: "괜찮겠어? 너, 예거파에 있었으면 탄탄한 지위가 약속됐을 텐데..."
장: "그래... 그대로 귀를 틀어막고 방에 틀어박혀 있고 싶었지. 하지만... 그러면 재가 된 뼛조각이 날 용서해 주지 않는다고..."
오니안코폰: "장... 뭐라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고마워..."
장: "잔말 말고 몸이나 씻어."
같이 구조받은 옐레나는 놀란 듯이 왜 자기까지 구했냐고 중얼거린다.
옐레나: "어째서... 나까지..."
한지: "너를 확보하는 게 차력의 힘을 빌리는 조건이었거든. 산 채로 양도하라고."

한편, 라이너가 잠든 가옥에 도착한 아르민 일행. 곧이어 애니가 라이너를 걷어 차 깨운다.
애니: "일어나."
라이너: "애니...?"
가비: "진정해, 라이너!"
팔코: "안심하세요. 다들 아군이에요."
코니: "시간이 없어. 빨리 가자."
라이너: "어디를...?"
코니: "세계를 구하러."

그리고, 83화 종료.

3.9. 84화, 종말의 밤

시작은 전날 새벽, 장의 생각.
'집은 당연히 센트럴에서 제일 좋은 땅을 요구할 거다. 아침이든, 대낮이든 고급진 술을 퍼마셔주마... 누구든 나한테 따지지 못하게 할 거야. 아내도, 자식도... 손자 대까지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을 거야.'
그리고, 다시 현실. 한지가 장을 부르며 창을 두드리는 와중에 장은 듣지 못했다는 듯 두 귀를 꼭 틀어막는다.
한지: "장, 나야. 밖에서 기다릴게."
장: '나는 눈치채지 못했어... 아무것도 듣지 못했어... 가지 마... 아무런 생각 하지 마...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센트럴의 1등지가 내 거다. 이대로...'
하지만, 장은 끝내 미카사의 뒤를 이어 한지를 따라 나온다.
"와줘서 고마워, 장. 미카사한테서 상황을 들은 참이야. 현장에 있어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해. 힘든 상황 속에서 정말 잘해주었어, 너희들은..."
그들은 근처의 한 가옥으로 들어간다.
한지: "리바이는... 무사하진 않지만 살아는 있어. 한동안은 싸울 수 없지만. 그리고... 우리는 차력 거인과 마레 잔당과 손을 잡았어. 엘런을 막기 위해서야. 모두 죽이는 건 잘못됐어."
미카사: "무슨 수로 막으실 건데요?"
한지: "우선 협력자를 모은다. 뭘 할 수 있을지는 협력자가 누군지에 달렸지. 하지만 너희나 아홉 거인의 힘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어. 기존의 병단 조직은 괴멸했으니... 이제 난 너희들의 상관조차도 아니야. 그걸 전제로 깔고 묻겠..."
미카사: "하겠습니다. 이 이상 엘런이 학살 따위를 하게 내버려두고 싶지 않아요. 그게 우리나 이 섬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엘런을 막겠어요."
한지: "미카사..."
장: "만일... 정말로 엘런을 막았다고 치더라도... 그 뒤에는 어떻게 할 생각이죠? 엘런이 시조의 힘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쳐도 앞으로 4년 남은 목숨이면... 그 뒤에 이 섬이 어떻게 되는데요? 그 후 몇 십 년 후 미래에도 계속... 세계에서 쏟아지는 증오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엘런을 막는 건 이 섬을 멸망시키는 일 밖에 되지 않아요."
한지: "내가 생각하기에... 마레 입장에선 섬에 기습을 하자마자 '땅울림' 발동이야. 적어도 이후 한동안은 섬에 손을 대지 못할거라 생각해."
장: "완전히 섬을 멸망시키지 않으면 언제 세계가 멸망당할지 알 수 없다고 빌리 타이버의 연설 이상으로 세계에 적의를 키우는 꼴밖에 안 될 겁니다!"
한지: "그것도 그렇지만... 어떻게 됐든 이 섬이 멸망한다 쳐도 몇 년 간의 유예는 생길거야"
장: "하지만! 그렇게 가능성을 찾는 사이에 시간만 다 흘러가서 뭐 하나 해결하지 못했잖아요! 그래서 엘런은 세계를 없애...!"
한지: "학살은 안 돼...! 이걸 긍정할 이유 따위가 있어서야 되겠냐...!"
상황이 더욱 무거워지자 한지는 그들에게 사과한다.
"미안해... 괜히 큰소리를 내버렸네... 장이 말한대로 엘런이 이렇게 된 건... 내가 한심하게 이상만 따랐기 때문이야. 게다가... 지금은 이런 소리를 했지만 도망치려고 했었거든... 모든 걸 내버리고... 전부 잊어버리고 살려고... 하지만 나는 아직 조사병단의 단장이야. 인류의 자유를 위해 심장을 바친 동료들이... 지켜보는 듯한 기분이 들어. 태반은 벽 밖에 인류가 있다는 것조차 모른 채 죽어갔어. 하지만... 이 섬에만 자유를 가지고 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그런 쪼잔한 소리를 하는 동료는 없을걸. 학살을 막는 게 가능한 건... 지금밖에 없어."
장은 순간 죽은 마르코를 떠올린다.
"한지 씨... 저는... 아직 '조사병단'입니다...!"

다음날 저녁 즈음, 월 마리아 어딘가의 숲 속. 한지를 비롯한 리바이, 아르민, 미카사, 장, 코니의 조사병단과 차력 거인 상태의 피크, 마가트, 애니, 라이너의 마레군 잔당, 가비, 팔코, 오니안코폰, 옐레나까지 모인 참 어색한 모닥불 위로 한지는 몰래 훔친 감자를 비롯한 야채들로 수프를 끓인다.
한지: "누가 좀 도와주면 안 될까? 서로 그렇게 째려보지 말고 말이야."
마가트: "흥. 그렇게 서로 죽이려 들었던 사이에 식탁을 둘러앉자니... 재밌군. 어째서 마음을 바꿨지? 엘런 예거를 내버려두면 너희들이 바라는 세계가 손에 들어올 텐데? 섬의 악마 놈들의 낙원이 말이다. 우리는 아주 조금만 더 있었다면 엘런과 지크의 접촉을 저지했었다. 네놈들이 놈들을 돕지만 않았다면 말이지."
한지: "설명한 그대로야, 원수님. 우리는 학살 따위 바라지 않아. 그러지 않았으면 몰래 숲으로 숨어들어와서는 스튜나 끓이고 있진 않았지."
마가트: "즉, 정의에 눈을 떴다는 소린가?"
장: "정의라고...? 지금 정의라고 했냐? 네가? 너희들이 계속 보내온 거인에 저항해온 우리가 악이라는 거냐? 잘 들어! 우리가 필사적으로 사워온 건 거인에게 잡아먹히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게 악마의 소행이라고 말하고 싶은 거냐고, 아저씨!!"
마가트: "그래, 너희들이 악마로 보인다. 파라디 섬 위협론은 현실이 되어 지금은 세계가 멸망하기 직전이지. 너희가 필사적으로 사운 결과가 이 꼴이다. 아닌가?"
장: "이봐... 애초에 어떤 놈이 벽을 부수고 눈앞에서 어머니가 잡아먹히지 않았다면 엘런도 이딴 짓은 안했어! '땅울림'까지 몰아넣은 건 네놈들이잖아!!"
마가트: "이봐... 이제 와서 역사 이야기라도 하려는 거냐? 먼저 마레를 괴롭히고 유린한 건 에르디아였다는 것 쯤은 이해하고 있었겠지?"
장: "2천 년도 더 된 일로 언제까지 피해자 행세나 할 거냐...!"
마가트: "나 참, 어린 애랑 얘기하는 것 같군. 그딴 이야기가 2천 년 전의 역사에 상대가 된다고 생각하는 거냐?"
장: "뭐라고...?"
상황이 점점 나빠지자 한지가 그들 사이에 끼어든다.
한지: "여기까지 하자, 직접 보지도 않은 2천 년 전의 분쟁 이야기는 지루하다고. 장, 원수께서는 우리의 존재에 곤혹스러워하는 거야. 이 섬을 절멸시키려 했던 전세계의 사람들을 낙원을 버리면서까지 구하려 하는 기괴한 악마가 존재한다는 사실에. 우리는... 바깥 세계에서 몇 개월을 살았어. 이제 아무것도 모르는 섬의 악마로는 돌아가지 못해."
애니: "그래서... 너희들이 죽일 수 있어? 엘런을... 죽일 수 있겠어?"
미카사: "엘런을 막을 방법이 죽이는 것만 있지는 않아..."
애니: "너라면 그렇게 말하겠지... 그러면 뭔데? 설득이라도 할 거야? 그걸로 생각을 바꿀 사람이 인류 대학살 같은 짓을 실행할까?"
아르민: "그건 모르지. 엘런하고 이야기하지 않으면..."
애니: "그러면, 대화가 가능했다고 치고, 그래도 학살을 멈추지 않을 때는 어쩔 거야? 엘런이 진짜 적이라면... 모르겠어?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다.) 역시나. 마레에 고향을 둔 우리가 엘런을 죽이려 하면 너희는 엘런을 지키기 위해 우리와 써우게 되겠지. 분명... 결국은 그 소리 아니야, 미카사. 너에게 있어서 엘런보다 소중한 것 따윈 생각해본 적도 없을 테니까."
미카사: (격분해 칼자루를 뽑는다.) "그래서, 날 죽여야 한다고?"
덤으로 애니까지 반지의 칼날을 뽑자 상황이 정말 심각하게 흐르다 못해 마가트까지 말리려 한다. 그러자 애니는 미카사를 향해 팔을 뻗는다.
애니: "네 심정은 잘 알아... 내가 엘런을 막고 싶은 이유는 딱 하나, 마레에 있는 아버지가 죽길 바라지 않으니까. 그러니까 네 도움이 필요해. 설득해서 엘런을 막을 수 있다면 그래도 상관 없어. 적어도 그땎지 우리는 싸우면 안 돼."
미카사: "알았어."
타이밍 좋게 스튜가 다 됐다고 한지가 부른다. 나무를 보여주며[56] 식사하는 동안 이번엔 한지가 입을 연다.
한지: "말들을 쉬게 해줘도 항구까지는 최속으로 5시간은 걸려. 믿을건 아즈마비토 가문이야. 키요미 씨 말로는 '땅울림' 시찰용으로 비행정을 항구에 준비해 뒀다고 해. 그걸 쓰면 그 시조의 거인에게 다가갈 수 있어."
마가트: "역시... 아즈마비토가 뒤에서 내통하고 있었나..."
한지: "문제는 시조의 거인이 어디에 있느냐야. 마구잡이로 날아다니면 금방 연료가 바닥나겠지."
마가트: "그렇다. 그래서 이 녀석을 납치한 거지. 예거가 가장 먼저 향할 곳은 어디지?"
옐레나: "나라고 알 리가 없잖아. 안다고 해도 내가 왜 대답을 해야 하지?"
마가트: "대륙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예거에게 지혜를 빌려준 것은 네놈이다. 놈은 사전에 '땅울림'의 진로를 상정했어. 예상은 할 수 있을 텐데."
옐레나: "쓰레기 자식이..."
마가트: "뭐?"
옐레나: "왜 내가 쓰레기 마레인한테 협력할 필요가 있냐고 묻는 거다."
애니: "네 목숨을 우리가 쥐고 있으니 그렇지."
장: "소용 없어. 저놈은 지금 못 죽어서 안달났으니."
코니: "그래도 자기 고향을 위해 마레와 싸웠었잖아? 고향이 이대로 짓밟혀도 괜찮은 거냐?"
오니안코폰: "옐레나?"
마가트: "상관없겠지. 왜냐하면... 이놈도 똑같은 쓰레기 마레인이니까."
아무도 몰랐던 충격적인 진실에 혼란스러운 와중, 차력 거인이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간다.
피크: "레벨리오에서는 너한테 보기 좋게 당했거든... 옐레나. 네 과거를 샅샅이 조사하곤 꽤 놀랐어. 극히 일반적인 마레인 가정 출생이면서 마레에 병합된 소국 출신이라고 위조했지. 지크와 처음 만났을 때부터... 마레에 실망하고 있던 당신은 이야기를 지어냈어. 그건 왕자님과 세계를 구하는 기적같은 이야기. 스스로를 거짓으로 도배하고 인류사에 새기려 하는 그 욕심에 감탄을 금치 못하겠더군."
그러나, 옐레나는 오히려 미소까지 슬쩍 짓더니 여유롭게 말을 이어간다.
옐레나: "세계를 구한다... 이보다 더 사람을 매료하는 감미로운 말이 또 있을까요? 몇 억이나 되는 목숨을 구한다는 숭고한 마음의 두근거림에 몸을 맡기고 지금까지의 원한 따위 없었던 것 같이 집어 삼킨다... 그것이 지금 제 눈에 비친 당신들의 모습입니다. 조금 떠올려보지 않으시겠습니까?"

다시 옐레나의 이야기
옐레나: " 라이너 브라운. 당신이 벽에 구멍을 낸 것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에르디아인들이 거인에게 먹혀 죽었을까요... 애니 레온하트. 당신도 조사병단을 꽤나 죽여댔더군요. 거기에 스토헤스 고에서도 많은 주민을 짓밟았다나... 물론 파라디 섬의 여러분들도 마찬가지. 평소에는 상식인처럼 지내시는 당신이 그토록 화려하게 군항을 파괴할 줄이야... 아르민. 민간인을 포함해서 얼마나 많은 시체의 산과 전과를 올린 걸까요. 여러분이 레벨리오에서 보인 용맹한 모습을 저는 잊지 않았습니다. 특히 , 당신은 차력을 토벌하기 위해 저기 있는 팔코 소년을 향해 용감하게 뇌창을 던졌죠. 그리고... 거기 있는 소녀 가비에 의해 사샤가 총에 맞아 죽었죠. 사샤는... 정말로 착한 아이였으니... 저도 슬펐습니다... 그래도 훈련병 때부터 가족처럼 함께 지낸 여러분의 슬픔과 증오와는 비교도 안 되겠지만요..."
옐레나의 말을 장은 대충 흘러 넘기려 한다.
장: "고맙다, 옐레나. 서로의 마음 속 응어리를 여기서 털어놓고 마음을 정리하게 도와주겠다고 하는 말이지~? 너도 소중한 동료의 머리에 총을 갈겨대면서까지 이루고 싶었던 환상적인 꿈이 전부 무의미하게 끝나서 죽고 싶을 때인데... 우리 때문에 마음 고생이 많구만."
옐레나: "아, 잊고 있었네. 뭐였죠? 이전에 알려주셨던 당신 친구의 이름이... 그래, 마르코였죠. 분명... 그의 죽음에 애니가 관련 있다고 했었죠? 애니한테 이미 들었나요? 마르코의 죽음에 대한 진상을..."
애니: "내가 마르코한테서 입체기동장치를 빼앗았어. 그래서 마르코는 거인에게 먹..."
라이너: "애니는 내 명령에 따랐을 뿐이다. 마르코는... 나와 베르톨트의 들어서는 안 되는 대화를 들었다. 나는 정체를 들키는 게 두려워서... 마르코가 거인에게 살해당하면 잘 입막음이 될 거라 생각했다. 나는 공중에서 마르코를 지붕에 처박고, 움직이지 못하게 잡아둔 사이 애니에게 입체기동장치를 벗기게 시켰다... 마르코는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도 못한 채... 거인에게 잡아먹혔지."
장: "마르코는... 마지막에 무어라 말을 하진 않았냐...?"
라이너: "우린 아직 제대로 이야기 해보지도 않았잖아라고..."
장: "그래... 그렇다고...! 우리는 제대로 이야기를 안 했어. 그래서... 한 족이 죽을 때까지 서로 죽이려고 하는 상황이 된 거 아니야?"
한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 이렇게까지 죽자고 싸워왔던 사이가 적어도 지금만큼은 서로를 죽이려 들지 않고 대화를 나누고 있잖아. 누가 상상이나 해봤을까? 우리가 같은 모닥불에 둘러앉아 식사를 하다니."
이렇게 가라앉으려는 순간, 라이너의 죄책감이 다시 엄습하고 만다.
라이너: "마르코가 거인에게 잡아먹히는 것을 보면서 나는... '왜 마르코가 거인에게 먹히고 있는 거지?' 라고 생각했어... 그리고 분노에 몸을 맡겨 그 거인을 죽였지... '감히 마르코를...' 같은 소리나 지껄이면서."
장: "이제 됐어...! 죄책감 때문에 머리가 이상해진 거잖아?"
라이너: "용서하지 말아줘... 나는... 정말 어쩔 도리가 없는..."
장: "이제 그만해!"
라이너: "미안해..."
끝내 분노를 참지 못한 장이 라이너를 때려 눕히더니 정말 그를 죽일 기세로 두들겨 패기 시작한다. 다급히 코니와 아르민이 그를 말리나, 장은 라이너를 계속해서 걷어 차고, 그러다 그만 라이너를 보호하려던 가비를 의도치 않게 걷어 차고 만다.
가비: "죄송해요... 우리는... 파라디 섬의 여러분을... 전부 죽이는 것만이... 희망이었어요. 세계에 인정받아... 용서받기 위해 이 섬이... 악마가 사라지는 것만을 빌어왔어요... 그랬더니 아버지나 어머니... 레벨리오의 모두가 사라지게 됐어요... 죄송해요... 엄청나게... 뻔뻔하다는 건 알지만...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해요... 부디... 저희에게 힘을 빌려주세요!"
팔코: "부탁이에요! '땅울림'을 같이 막아주세요!"
장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숲 쪽으로 사라지고, 가비는 장의 모습에 틀렸다며 슬퍼한다. 마가트는 그녀를 위로하려다 이내 그만두고선 팔을 내리고, 잠에서 깬 리바이는 시끄럽다며 짜증을 내고 장은 숲 속으로 들어가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는 듯 괴로운 얼굴로 귀를 틀어막는다.

다음날, 장이 가비를 깨운다. 협력해 주는 거냐는 물음에 장은 그렇다고 답하고, 라이너의 멱살을 잡고 그를 강제로 깨운다.
"야, 언제까지 퍼 자고 있을 거야, 라이너! 다친 건 진작 나았을 거 아니야!"
몇 시간 후, 항구로 향하는 길에서 장은 같은 수레에 탄 가비에게 말을 건다.
장: "가비, 걷어차서 미안하다. 괜찮아?"
가비: "응, 괜찮아."
장: "그러냐... 라이너, 너한테는 사과 안 할거다."
라이너: "그래, 그거면 돼..."
애니: "나는?"[57]
그리고, 앞서서 가는 마차를 몰던 코니가 차력을 발견한다. 차력 거인이 수레의 바로 앞에서 서더니, 뒷목에서 피크가 직접 나온다.
피크: "항구가... 항구가 예거파에게 점거당했습니다. 아마도 기관차로 앞질러 온 거겠죠. 대거인용 장비를 착용한 병사들이 많았고 전투 태세였습니다."
아즈마비토 키요미와 그녀의 뒤에서 권총을 들고 있는 눈이 겁나 커진[58] 프록을 비추며, 84화 종료.

3.10. 85화, 배신자

마가트는 한지와 함께 항구에 포진한 예거파 병사들을 망원경으로 관측한다.
한지: "설마 프록의 움직임이 이 정도로 빠를 줄은..."
마가트: "우리는 예거파가 비행정을 파괴해버리면 끝장인데... 왜 놈들은 그러지 않는 거지?"
한지: "글쎄... 아마도 엘런을 막으려 하는 우리 같은 존재가 있을 거라고 확신을 갖지 못한 걸 거야. 배를 부수는 거야 간단하지만 세계가 멸망해버리면 소실되어버린 기술을 재현하는 데에 몇 십 년이나 걸려. 사람이 없는 대륙을 가지고 싶다면 비행정은 더더욱 필요하겠지. 항구를 점거한 가장 큰 목적도 배와 기술자를 가진 아즈마비토를 제압하는 거였을지도 몰라. 하지만 그런 그들도 여기에 우리가 있다는 걸 알게 되면 즉시 비행정을 산산조각 내버리겠지. 그걸 저지하는 건... '아홉 거인'의 힘이 있어도 어려워."
마가트: "하지만 여기에 주저앉아 있어서는 사조에게 더더욱 상대가 안 되겠지. 작전을..."
그 순간, 두 사람은 바다 저편에서 미친듯이 피어 오르는 방벽 안 거인들의 증기를 발견한다.

마가트와 한지가 정찰을 하는 동안 리바이와 아래에 있던 다른 이들이 대화를 나눈다.
애니: "놈들을 단숨에 몰살한다. 비행정을 확보하려면 그 수밖에 없어. 그걸 위해... 거인의 힘도, 너희들의 무기도 전부 사용한다. 괜찮겠지?"
코니: "잠깐만 있어 봐..."
애니: "왜?"
미카사: "항구를 무차별적으로 공격해버리면 아즈마비토까지 휘말리고 말아."
코니: "맞아!"
애니: "네 먼 친척이라는 녀석들도 우리 입장에서는 고향을 공격한 적인데."
피크: "아니, 아즈마비토가 죽었다간 난처해지거든, 애니짱. 그렇죠?"
오니안코폰: "그 말대로야. 비행정의 조종만이라면 나 혼자서도 어떻게든 되겠지. 하지만 아즈마비토의 정비사가 없으면 비행정은 날개 없는 보트 그대로야. 현재 비행정은 바다에서 예항하기 쉽게 날개가 접혀 있어. 물론 그 날개를 편다고 그냥 날 수 있는 것도 아니야. 원래 계획대로라면 격납고에 넣어서 정비, 점검을 거치고 비행훈련 뒤에야 겨우 운용으로 넘어갈 예정이었어."
라이너: "그건... 얼마나 시간이 걸리지?"
오니안코폰: "모르겠어... 아즈마비토에게 달렸지."
애니: "그래... 다시 말해 아즈마비토를 지키면서 비행정을 정비할 시간까지 벌어야 한다. 그것도 모자라 방해하러 올 예거파 중에 사상자가 생기게 하고 싶지도 않다... 이렇게 바라는 거야?"
장: "내고 싶진 않아... 훈련병 때부터 같이 지낸 동기도 있어..."
애니: "그럼 어쩌게? 좀 알려줄래? 무슨 수로 공격해오는 적을 죽이지도 않고 비행정과 아즈마비토를 상처 하나 없이 지켜내며 정비에 드는 시간을 벌 건지... 가르쳐줘, 아르민. 나를 몰아세웠을 때처럼 작전 좀 알려줘."
피크: "그런 작전은 없어. 단숨에 결판을 내든, 실패해서 비행정을 잃든."
코니: "기다려봐... 우리는 사람들을 구하려고 여기에 있는 거잖아! 그런데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짓이 섬의 동료들을 다 죽이는 거냐고! 왜 이렇게 되는 건데?!"
애니: "그러게... 애초에 너희들에겐 이런 일에 어울려줄 이유가 없으니까. 이런 선택을 강요당하는 것도... 너희들이 우리였다면 그날, 벽을 무너뜨리는 선택을 하진 않았겠지. 우리랑은 다르게."
그 말에 라이너는 얼마 전 레벨리오에서 엘런이 한 말을 떠올린다.
엘런: "역시 나는... 너랑 똑같다."
라이너: '그건... 그런 뜻이었나...!' "너희 넷은 싸우지 않아도 돼. 가비와 팔코랑 함께 안전한 곳에서 지켜봐줘. 예거파에게 발각되면 좋든 싫든 선택을 강요받게 되겠지. 다만... 절대 손은 대지 마라."
코니: "그냥 서로 죽이는 걸 지켜보기나 하란 거냐고..."
장: "그렇다고 해서 거인이 날뛴다고 어떻게 되는 문제인가...?"
그때, 한지와 마가트가 아래로 내려온다.
한지: "나는 관객이 될 생각은 없어. 예거파라면 이미 4명을 죽였으니까. 무엇보다 인류에겐 이제 시간이 얼마 남아 있지 않아. 연안에서 대량의 증기를 뿜으며 움직이는 거인이 보였어. 그 속도로 추측컨데 이미 마레 대륙에는 상륙했을 거야. 여기서 가까운 마레 북동쪽 도시는 괴멸했을 거고. 이 정도로 빨리 바다를 건널 줄은 상상도 못했어. 이미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을지..."
그때, 마가트가 가만히 앉아 있던 옐레나의 입을 틀어막더니 왼팔을 발로 짓누른다.
마가트: "엘런 예거가 어디로 갔는지 말해라! 말할 때까지 팔의 관절을 늘려주마."
한지: "마가트!"
마가트: "무서워 할 필요는 없다! 죽이진 않을 테니!"
옐레나: "그거 다행이군... 마음이 바뀌었거든. 이 일이 어떻게 끝나는지 지켜보고 싶어졌어. 나를 데려가면... 엘런이 어디로 갔는지 말할 지도... 모르지..."
한지: "비행정을 확보하는 게 먼저야."
오니안코폰: "지금 고문이나 하고 있을 시간은 없잖아!"
그리고, 마가트는 어느새 위로 올라가 예거파 병사들을 살피던 가비를 발견하고는 옐레나에게서 떨어져 일행들 앞에 선다.
마가트: "코니, 아르민, 미카사, 장. 어잿밤에 내가 보였던 태도에 대해 사과하고 싶다. 우리가... 잘못을 저지르고 있었지. 가볍게 정의를 입에 담은 것 말이다. 이 판국에 이르러서도 아직 자신을 정당화하려고 추하게 발버둥쳤다. 비열한 마레 그 자체인 자기자신을 직시하는 게 두려웠기 때문이다. 자네들에게 책임은 없어... 같은 민족이라는 이유로 과거의 죄를 뒤집어 씌우는 건 잘못됐다. 피크, 애니, 라이너. 너희들도 세계의 증오를 한몸에 짊어질 건 없다. 하지만... 이 피로 얼룩진 어리석은 역사를 잊지 말고 후세에 전할 책임은 있다. 엘런 예거는 모든 거을 없앨 생각이다. 그것 만큼은 용서할 수 없어. 어리서은 행동에서 눈을 돌리는 이상 지옥은 끝나지 않아. 그러니 부탁한다... 우리의 어리석은 행동에... 지금만 눈을 감아 다오!"
아르민: "거절하겠습니다. 손도 더럽히지 않고 올바르게 있으려 한다니."
마가트는 무언가 깨달은 듯 가만히 아르민을 바라본다.

그리고, 아즈마비토와 히즐국 인사들이 붙잡힌 항구의 건물. 프록은 창문 밖 바다에서 피어 오르는 증기를 바라본다.
프록: "보세요, 저 증기를. 오늘만큼 역사가 바뀌는 극적인 날은 없을 겁니다. 히즐국도 물론 예외는 아닙니다. 문명의 흔적은 형태도 없이 사라지고 새하얀 토지로 다시 태어날 겁니다. 번거로운 일은 이제 아무것도 없습니다. 당신들은 그저 이 섬에 공헌해주시면 됩니다. 다행히 히즐의 우수한 기술자들이 여기 있으니까요. (예거파 병사들이 총살당한 히즐국 인사들을 끌고 나간다.) 이 이상 부하가 줄어들길 바라지 않는다면 말을 들어 주시지요."
아즈마비토: "대단히 기뻐하실 때에 말씀드리기 그렇지만... 대체 무엇이 바뀌었다고 기뻐하시는 겁니까? 이걸로 파라디 섬은 무사할거라 생각하는 것이라면 안타깝군요... 그저 세계가 좁아지기만 할 뿐입니다. 변함없이 비슷한 살육을 서로 되풀이하게 될 뿐이겠지요."
프록: "충고 감사합니다. 확실히 그런 기분이 들기는 합니다. 중요한 것은 분수를 파악하는 것이겠죠. (아즈마비토의 머리에 총을 들이민다.) 히즐의 기술 따윈 필요 없어. 비행정도, 항해술도 우리의 분수에 맞지 않는 것이라 욕심을 버리면 불안의 씨앗은 없앨 수 있죠. 아시겠습니까? 중요한 건 분수를 아는 것이에요. 아시겠습니까?"
그때, 코니와 아르민이 항구로 다가와 프록과 아즈마비토를 찾는다.
프록: "아르민? 지금가지 어디 있었지? 무슨 소란이야?!"
아르민: "차력 거인을 쫓고 있어! 놈들은 갑옷이랑 같이 있었어! 바다로 헤엄쳐 도망갔어! 얼른 안 쫓으면 달아나버릴 거야! 지금 당장 비행정이 필요해! 서둘러 아즈마비토에게 날 수 있게 준비시켜!"
프록: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아르민: "너야말로 뭐 하고 있는데?! 차력을 쫓는 거 아니었어?! 남쪽으로 도망칠 게 뻔하잖아! 놈들은...! 장과 오니안코폰을 죽였다고!"
코니: "아르민! 비행정은 저기 있어!"
아르민: "프록! 서둘러 아즈마비토의 정비사를 데려 와!"
두 사람이 비행정을 향해 다가갈 때, 두 사람이 아르민과 코니를 막는다. 두 사람은 다름아닌 훈련병단 동기 사무엘 링케-잭슨 다즈 그리고 코니는 비행정에 폭탄이 둘러져 있는 것을 발견한다.
아르민: "지금 당장 저걸 벗겨!"
코니: "바다로 달아난 마레의 잔당을 저 비행정으로 쫓아야 한다고!"
사무엘: "진정해, 얘들아! 사실... 너희가 마레와 손을 잡고 이 비행정을 써서 '땅울림'을 멈추는 게 아니냐고... 의혹이..."
코니: "그... 그런 짓을 할 리가 없잖아!"
아르민: "맞아! 엘런을 막으면 이 섬은 어떻게 되겠어?!"
다즈: "그렇지...?"
사무엘: "우리들, 겨우 살 길이 생겼는데... 너희가 이 섬을 또 위험하게 만들 리가 없지..."
코니: "당연하지!"
다즈: "다행이다... 너희가 진짜 배신했다면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니까..."
아르민: "알았으니까 얼른... 폭탄이나 떼줘!"
다즈: "그래도... 너희라면 적국이더라도... 엘런의 학살을 막으려 하지 않겠냐고... 그런 생각이 들었거든.(기폭장치를 제거한다.) 왜 그래? 기폭장치는 벗겼는데?"
아르민: '이 다음은... 프록이 아즈마비토의 정비사를 순순히 넘겨주기만 하면... 완성된 비행정에... 어떻게든 모두를 태우고 여기를 떠난다. 전부 성공하면 괜한 피는 흐르지 않아.'

한편, 프록은 계속해서 아르민의 진의에 대해 고민한다.
"뭔가... 이상하다 생각하지 않습니까? 남족으로 도망칠 거라 알고 있는 적을 쫓는다면 기관차를 쓰는 게 빨라요. 말을 쉬게 하면서 이동하는 것보다 훨씬. 녀석들이 몰래몰래 움직이는 이유는... 아니, 확증은 없어요. 하지만... 역시 불안의 싹은 제거해두는 게 낫나."
프록이 그들 중 하나에게 총을 겨누는 순간, 의자 하나가 쓰러지더니 총성이 항구에 울려 퍼진다. 그리고 아르민과 코니는 본능적으로 알아차린다.
'실패했다...!'

프록의 총은 아무도 죽이지 않았다. 다름아닌 아즈마비토가 프록을 제압해 버린 것. 곧이어 예거파 병사 두 사람이 다가와 총을 겨눈다.
프록: "젠장, 죽여!"
아즈마비토: "순순히 죽어줄 것 같나!"
그 순간, 미카사가 방 안에 난입해 예거파 병사 두 사람을 제압해버리고, 그 혼란을 놓치지 않고 프록이 입체기동장치로 탈출해 항구의 모든 예거파에게 소리친다.
"적습! 미카사! 아르민! 코니! 에르디아를 배신했다! 죽여!!"
곧이어 수많은 예거파 병사들이 미카사와 히즐국 인사들이 있는 방 밖을 날아다니자 미카사는 그들이 뇌창을 쏠 거라 예상하고 그들을 지하로 대피시킨다.
'시작되고 말았어. 이렇게 된 이상 예거파를 섬멸할 때까지 싸우는 수밖에...!'
그때, 건물 안의 예거파 병사들에게 일행이 위협받자 미카사가 다시 싸우려 하는 순간, 한지와 장, 그리고 조사병단 옷을 입은 마가트가 그들을 쏴 죽인다.
마가트: "여기다, 아즈마비토! 지하에서 공격을 버틴다! 살고 싶으면 따라와!"

작전 실패에 코니와 아르민이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린 그때, 다즈는 다시 기폭장치를 연결한다. 어떻게든 아르민이 그를 설득하려 움직이나 오히려 사무엘의 총에 가슴과 턱에 총을 맞고 쓰러지고 만다.
코니: "아르민!"
사무엘: "움직이지 마!"
코니: "사무엘..."
사무엘: "다즈, 빨리 비행정을 폭파해. 빨리!"
코니: "사무엘... 야...!"
사무엘: "배신한 거지?! 코니... 같이 토지를 늘려서 고기를 먹자고... 약속했잖아...! 제기랄... 왜... 이런..."
한편, 아즈마비토 일행은 마가트의 인도에 따라 지하로 대피했지만 예거파는 집요하게 그 주변을 뇌창으로 공격한다.
아즈마비토: "이대로 가다간 독 안의 쥐밖에 안 됩니다! 시간만 끌고 결국 다 죽을 겁니다!"
마가트: "이거면 된다! 우리가 안전하면 놈들이 마음껏 날뛸 수 있어."
예거파 병사: "지하로 도망쳤다! 폭탄을 더 가지고 와!"
프록: '도망칠 곳 없는 지하에 틀어박힐 셈인가?! 아니... 설마... 설마...!'
그 순간, 입체기동장치로 날아온 라이너와 애니가 상공에서 동시에 거인화, 갑옷 거인과 여성형 거인이 되어 예거파 병사들과 싸운다. 그 섬광에 사무엘이 정신이 팔린 틈을 타 코니가 그를 제압한다.

한편, 그것을 바라보던 비전투원들은.
오니안코폰: "역시 실패인가... 왜 이렇게 돼버리는 거야..."
옐레나: "인간한테서 폭력을 빼앗지 못해. 안 그래? 병장."

한편, 코니는 사무엘을 제압하려 안간힘을 쓴다. 사무엘은 다즈에게 빨리 폭파시키라며 다그치고, 그런 다즈를 향해 혀가 날아가 말도 못하는 아르민이 어떻게든 설득을 하려 하지만, 오히려 다즈가 아르민의 이마에 총을 들이미는 역효과만 낳는다.
사무엘: "배신자 자식! 어째서야! 우리는 동료 아니었냐고!!"
코니: "너희들은 당연히 동료야!! 그래도... 나는!!"
아르민은 공포에 질린 다즈의 얼굴을 보며 과거 베르톨트를 떠올린다.
베르톨트: "누군가는 해야만 한다고! 누군가... 자신의 손을 더럽히지 않으면...!'
끝내 코니는 자신의 동료였던 다즈와 사무엘을 쏴 죽이고 오열한다. 이제야 베르톨트가 한 말의 의미를 깨달은 아르민과 함께, 85화 종료.

3.11. 86화, 회고

갑옷 거인과 여성형 거인이 거인화 하자 멀리서 그걸 지켜보던 비전투원들은,
오니안코폰: "역시 실패인가... 왜 이렇게 돼버리는 거야..."
옐레나: "인간한테서 폭력을 빼앗지 못해. 안 그래? 병장."
사무엘: "배신자 자식! 어째서야! 우리는 동료 아니었냐고!!"
코니: "너희들은 당연히 동료야!! 그래도... 나는!!"
끝내 코니는 다즈와 사무엘을 쏴 죽여 버리고, 아르민은 허무하게 바다 밑으로 가라앉는 다즈의 시체에 팔을 뻗는다. 친구를 죽였다는 죄책감에 아무런 말도 못 하는 코니의 뒤로, 여성형 거인과 갑옷 거인이 예거파와 사투를 벌인다. 아무리 경질화를 뚫을 수 있는 뇌창을 장비해도 경험의 차이로 거인들이 우세를 점하고 있는 와중에, 한지는 당황한 얼굴로 아즈마비토를 바라본다.
한지: "지금... 뭐라고 했어?"
기술자: "그러니까 원래는 비행정을 날리기 위한 정비공정에 하루는 필요로 합니다. 충분한 설비가 있다면... 반나절 안에 띄울 수는 있습니다만."
마가트: "반나절이라고...? 그때까지 여기를 적에게서 지켜내란 말이냐...? 적은 얼마든지 지원군을 보낼 거다. 몇 시간밖에 버틸 수 없는 거인의 힘으로 이 항구를 계속 제압해 두는 건..."
한지: "이미 늦고 말았어. '땅울림'의 진행 속도는... 말이 달리는 속도보다 빠른 정도였어. 그것도 장애물을 무시하고 나아가는 거니까... 반나절이 지나면 거인이 상륙한 해안에서 대략 600km는 피해를 입을 거고... 모든 대륙을 짓밟는 때까지 4일... 걸리겠지. 최선의 수단으로 엘런을 막았다고 쳐도.... 레벨리오는 이미... 늦었어."
그 말에 장은 몇 년 전 만난 피난민들을 떠올리고 충격에 빠진다.
마가트: "비행정을 날렸다 쳐도... 엘런의 위치를 알 수 없다. 시간은 더 걸리겠지. 애초에 여기서 반나절을 버티는 것도 불가능해. 이건..."
아즈마비토: "생각이 있습니다. 이곳으로부터 남쪽... 마레의 해안도시 오디하[59]에 아즈마비토가 소유한 격납고가 있습니다. 그곳에서도 비행정의 정비는 가능해요. 당장 배를 타고 비행정을 예항한 채 출항해 오디하에서 비행정비를 완료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한지: "해안도시? 거리에 따라서는... 곧 있으면 '땅울림'에 괴멸할 도시 아니야...?"
아즈마비토: "오디하는 '땅울림'보다 앞질러 갈 수 있는 거리에 있습니다만 거기에서 반나절을 버틸 수 있을지는... 도박이 되겠군요."
한지: "도박..."
마가트: "어찌됐든 여기서 비행정을 날리는 건 불가능해. 배에 석탄은 있나!?"
기술자: "아, 네...! 하지만 출항까지 30분은..."
마가트: "15분! 너희가 죽으면 히즈루는 물론이고 세게가 멸망한다! 명심하고 임하도록!"
장: "저는 병장님 쪽을 불러오겠습니다!"
한지: "나는 미카사한테 알릴게!"

여성형과 갑옷이 싸우고 있던 와중, 미카사가 여성형 거인의 배후에서 뇌창을 날리려던 병사를 죽이고 그녀에게 다가온다.
미카사: "작전 변경! 배를 타고 이탈해 대륙에서 비행정을 정비한다!"
애니: "대륙에서 정비를?"
미카사: "승선을 엄호해!"
마가트: "달려라, 달려!"
아즈마비토의 정비사들이 움직이자, 프록이 그것을 파악하고 사살 명령을 내리나, 그와 동시에 미카사와 한지가 난입해 병사들을 죽인다.
프록: '어째서 아즈마비토가 기어나온 거지?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어디로 가려는...! 설마!'
아즈마비토의 정비사들이 공격받자 마가트가 라이너를 부르고, 라이너는 팔을 뻗어 총격을 막는다. 그러나 그로 인해 뇌창의 공격을 받고, 프록은 여성형 거인보다 아즈마비토를 노리라고 명령하여 뇌창이 아즈마비토를 향하자 여성형 거인이 자신의 오른팔을 희생해 뇌창을 막아낸다. 그 직후, 여성형에게 날아든 뇌창을 갑옷 거인이 대신 받아내고 큰 피해를 입는다.
프록: '좋지 않아... 이건 정말로 대륙에서 비행정을 완성시킬 생각인가?!' "뇌창을 있는 대로 가져와! 놈들은 배를 타고 엘런을 죽이러 갈 생각이다! 무슨 짓을 해서든 배를 파괴해! 엘런이 살해당하면 파라디 섬은 피바다 속에 잠긴다! 전세게에게 보복을 당해 너희들의 부모와 형제자매가, 자식들까지 몰살당한다! 심장을 바쳐라!"
한편, 상황을 지켜보던 오니안코폰은 예거파가 배를 노린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여성형 거인과 갑옷 거인이 버티기 힘들다고 말한다.
팔코: "나도 싸워야해... 턱 거인의 힘을 써서..."
피크: "그건 안 돼. 첫 거인화는 생각처럼 잘 안 되거든."
팔코: "하지만 이대로는!"
피크: "나한테 맡겨. 나는 너희를 배에 옮긴 다음 전투에 가세하겠어."
팔코: "내가 아니라 갤리어드 씨였다면...! 이런데서 우물쭈물 망설일 것도 없었는데!"
결국 팔코는 전장으로 달려가 버리고, 피크는 그를 쫓는 대신 배로 간다.

코니는 마가트에게 아르민을 맡기고 전장으로 향하고, 때마침 피크가 도착하며 팔코가 전장으로 갔다고 전한다.
그리고, 저 멀리 산자락에서 증기기관차가 모습을 드러낸다.
한지: "큰일이야, 증원군이다! 우리끼리 저걸 막지 못하면 출항은 커녕 여기서 전멸이야!"
그 순간, 갑자기 증원군을 실은 열차가 누군가에 의해 통째로 폭발한다.
한편, 팔코는 못으로 손에 상처를 내고, 장이 다가와 배에 타라고 말하는 순간, 여성형 거인과 갑옷 거인이 치명상을 입은 것을 발견한다.
라이너: '몸이... 안 움직여...!'
애니: '아무것도... 안 보여...'
그대로 예거파에게 죽게 생긴 순간, 코니가 증기를 뚫고 날아와 예거파들을 베어버리고, 뒤이어 미카사와 한지, 그리고 장이 가세한다.
장: '주저하면...'
미카사: '땅울림을 막을 수 없어!'
곧이어 차력 거인까지 합류하자 프록은 결단을 내린다.
"대인장비로 배신자를 토벌한다! 뇌창을 차력한테 때려박아! 일제 공격이다! 사수해라! 이 섬을!! 우리들의 나라를!!"
그 순간, 찬란한 빛과 함께 팔코가 거인화 하고, 새의 모습을 한 턱거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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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턱 거인의 참전으로 예거파의 전열이 흐트러지자 이를 놓치지 않고 한지 일행도 반격에 나선다. 머리 끝까지 격노한 프록은 달려드는 턱 거인과 한지, 차력 거인을 무시하고 곧바로 배를 향해 뇌창을 겨눈다.
'이 한 방에 건다! 배 밑바닥에 구멍만 내면...!' "에르디아를 구하는 건!! 나다!!"
그 순간, 프록은 가비가 쏜 총에 왼쪽 어깨를 맞고, 뇌창은 바다로 떨어져 폭발[60]한 뒤 프록도 바다에 빠진다. 동요하는 나머지 예거파를 미카사가 정리[61]하고, 곧이어 배가 출항할 준비를 마치자 철수하려는 그때, 팔코의 턱 거인이 폭주하고 만다. 차력 거인이 그를 진정시키려 하나, 오히려 팔코에게 공격당하고, 간신히 그녀가 턱 거인을 붙들고 있는 틈에 마가트가 뒷목을 얕게 베어 팔코를 꺼낸다.

잠시 후, 만신창이가 된 거인 소유자들을 부축하는 일행. 마가트는 팔코를 오니안코폰에게 맡긴다.
마가트: "부탁한다."
오니안코폰: "그래..."
마가트: "당장 배를 출항시키도록."
오니안코폰: "뭐? 당신은?"
마가트: "후미를 맡으마."
가비 : "대장이 팔코를 되돌려줬어..."
피크: "응... 위험할 뻔했어..."
가비: "그래서, 마가트 대장은?"
피크: "... 원수라니까."

배가 떠나는 순간, 예거파 병사들이 마가트를 발견하고 서로 응전하려던 그때, 누군가 날아와 예거파 병사 둘을 베어버린다. 다름아닌 구 조사병단 단복을 입은 키스 샤디스였다.
마가트: "예거파의 증원을 막아준 건 너인가?"
키스: "그렇다... 어째서 너는 배에 타지 않았지?"
마가트: "저건 마레군한테서 노획한 순양함이지? 저것의 속력이라면 동료를 태운 수송선은 금방 따라잡혀 격침당한다. 여기에 남겨둘 수는 없어."
키스: "그렇다면 도와주지."
곧이어 순양함에 예거파 병사들이 들이 닥치고, 두 사람은 탄약고에 화약을 부어 자폭하려 한다.
키스: "돌입해 왔다."
마가트: "상관없다. 나는 탄약고에 불을 붙일 뿐이야. 바다로 뛰어들려면 지금뿐이다."
키스: "아니, 됐다. 죽을 때를 찾고 있던 참이거든."
마가트: "왜 우리 편을 든 거지? 멸망하는 게 이 섬이 될지도 모르는데."
키스: "시간시나 성체에서 남쪽으로 향하는 제자들을 봤다. 애니 레온하트를 데리고 가더군. 거기서 목적을 눈치채고... 가슴이 떨렸다. 제자들의 성장에..."
마가트: "댁이 증원군을 막지 않았으면 우리는 여기까지였다. 너는 후에 세계를 구한 영웅 중 한명으로 추양받겠지."
키스: "그럼... 너도 함께겠지."
마가트: "나 자신을 자랑스러워 할 수 없다... 자신의 양심을 알아차렸음에도 아이들을 나라의 편의를 위해 입맛대로 지도해 벽을 파괴하라고 명했으니. 드디어 알아차렸거든... 그 아이들이 그냥 평범하게 살 수만 있다면 내가... 무척 기뻤을 거란 걸 말이야."
키스: "그쪽이 그러지 못해도 나는 당신이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분명 그 아이들도 그럴 거야."
마가트: "고맙네... 그너저나 이름이 어떻게 되나?"
키스: "키스 샤디스. 너는?"
마가트: "테오 마가트."
통성명과 함께, 그들은 미래를 위해 배와 함께 자폭하고 연합은 파라디 섬 항구 전투에서 승리한다.

배 안, 미카사와 장은 한지에게 달려들려던 애니를 제지한다.
한지: "오디하로 가는 항로는 마가트와 우리가 정했어. 사실... 달리 선택지가 없었지. 너희의 고향... 레벨리오를 구할 길은... 어디에도 없었다."
애니: "그렇다면 이제... 내가 싸울 이유는 없어... 나는 내릴래."
한지: "설령 '땅울림'이 지금 당장 멈춘다고 해도 레벨리오도, 마레도 괴멸상태를 피할 수 없어. 그건 마가트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목숨을 걸고 우리가 움직일 수 있게 떠밀어줬어. 그건 레벨리오나 마레를 위해서가 아니야. 이름모를 사람들을 한 명이라도 더 많이 구하라고 우리에게 맡기기 위함이지."
애니: "그렇다면 처음의 의문으로 돌아가는데... 는 엘런을 죽일 수 있어? 내가... 엘런을 죽이려고 하는 걸... 넌 가만히 보고 있을 수 있어? 더는... 싸우고 싶지 않아... 너하고... 죽이려 들고 싶지 않아. 너희들하고도... 엘런하고도..."
오디하로 향하는 배와 한마리를 비추며, 86화 종료.

3.12. 87화, 거인의 새벽

오디화로 향하는 배 위에서, 미카솨의 회상으로 시작한다.
"모두가 에르런이 변해버렸다고 말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그 생각은 틀렸을지도 몰라... 에르런은 처음부터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어. 그게 엘런의 본모습이라고 한다면, 나는 엘빈의 무엇을 보고 살았던 걸까."
시점은 작중에서 1년여 전, 엘빈 일행이 마레에 몰래 방문했을 때였다.
콘이: "정말 벽 바깥에 도시가 있고... 사람이 살고 있구나."
장: "'벽 바깥'이니... 남들 앞에서 떠들지 좀 마라."
코나: "알고 있다니까..."
사샤: "이것이 벽 밖의 대륙. 그리고, 우리가 벽 밖의 땅을 밟는 첫 벽 안의 인류!"
장: "바보야, 좀 떠들지 말라고!"
한지: " 이것이야말로 원래부터 우리에게 주어졌던 업무라고 할 수 있지. 조사 개시다!"
그렇게 마레에 발을 딛은 그들은 파라디와 전혀 다른 모습에 충격을 받는다.
오니안코폰: "여러분, 마레 대륙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아즈마비토 님의 저택까지 안내해드리죠!"
(오니안코폰의 뒤로 자동차가 지나간다.)
코니: "앗...! 저 말...! 말... 맞나...? 어라?"
사샤: "소... 아닌가요? 저렇게 생긴 소라고요!"
한지: "자동차야, 들었잖니, 여기 오기 전에~ 이봐~!! 자동차!!"
세 사람이 자동차에 넋이 나가자 아르민은 이목을 끄는 것에 걱정하고, 장은 촌놈 취급 받고 있을 거라며 창피해 하며 모르는 척 한다.
리바이: "저놈들을 안 말리면 철덩어리에 당근을 먹이려 들 거다."
오니안코폰: "에이, 설마... 당근을 사고 있어?!"
이런 헤프닝이 벌어지는 동안, 미카사는 인파를 해치고 엘런에게 다가간다.
미카사: "사람들이 어마어마하게 많아... 저기, 엘런. 무슨 일이 생길지 알 수 없으니까 내 곁에서 떨어지지 마."
(엘런은 멍하니 인파를 바라본다.)
미카사: "엘런...?"
아르민: "뭘 그렇게 멍하니 있는거야, 엘런! 우리가 바깥 세상에 있는 거라고!"
엘런: "그래... 이게 바다 건너편...인 거지..."
미카사와 아르민이 엘런의 반응에 당황할 때, 리바이가 일행에게서 떨어지지 말라며 그들에게 다가온다. 그리고, 미카사는 엘런의 반응에 묘한 기분을 느낀다.

잠시 후, 사샤는 아이스크림 트럭에서 아이스크림을 사고, 그 차가움에 감탄[62]한다. 곧이어 장과 코니도 아이스크림에 관심을 보이자 지켜보던 리바이와 한지는.
리바이: "저놈들... 눈에 띄지 말라고 그렇게 주의를 줬는데..."
한지: "아무도... 그 섬에서 온 악마라고는 생각도 못할 거야."
(아이들에게 사탕을 나눠주던 엘빈[63]광대가 리바이에게 다가온다.)
광대: "거기 도련님. 달콤~한 사탕은... 필요 없니? 으응~?"
(애써 무시하는 리바이)
광대: "너 말하는 거란다~ (리바이가 그를 돌아본다.) 멋쟁이구나~ 꼬마 갱이니?"
한참 온갖 음식에 사샤 일행이 팔려 있을 때, 미카사는 아이스크림을 들고 엘런에게 간다.
미카사: "엘런! 엘런도 먹어봐."
엘런: "아이스크림인가..."
미카사: "알고 있었어?"
엘런: "아버지의 기억으로 알고 있는 것뿐이야. 수용구의 에르디아인은 잘 못 먹는 거지. 벽의 바깥은... 이렇게나 넓은데 말이야."
미카사는 엘런의 말에 놀란 듯한 표정을 짓는다.
"우리는 알아채지 못했다. 어쩌면... 알아채고 싶지 않았던 걸지도 모른다."

조금 더 시간이 흐르고, 리바이는 사샤의 지갑을 훔치려던 중동계 소매치기 소년을 붙잡는다.그런데, 군중들의 반응이 험악해지자 오히려 당황한 것은 엘런 일행이었다. 게다가 절도 미수임에도 이리 험악해진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그 소년이 유미르의 백성일지도 몰라서 라는 것. 결국 보다못한 리바이가 소년을 들처 매고 "지갑이 이 소년의 지갑이 아닐 뿐이지 누나(사샤)의 지갑"이라고 말한다. 당연히 아무도 믿지 않았고, 리바이의 신호를 필두로 모두가 열심히 도망쳐 도착한 곳은 도시 외곽의 폐허.
리바이: "그 꼬맹이는 또 어디로 간 거냐..."
한지: "저기..."
(이번에는 리바이의 지갑을 손에 든 채 감사를 표하고 사라진다.)
리바이: "뭐... 아즈마비토에게 받은 용돈이었으니까."
그런데, 엘런은 그 소년을 이미 안다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날 저녁, 저택에서 키요미와의 만남.
키요미: "그런 일이 있었나요... 확실히 혈액검사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전세계에서 수용소를 벗어난 유미르 민족의 존재가 발각되어 문제가 되고 있죠. 일찍이 에르디아 제국 전성기 때에는 세계 상류층들 사이에서 유미르민의 피를 들이는 게 고귀하다고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그랬던 것이 제국의 쇠퇴와 함께 그들이 나라에서 쫓겨나는 입장으로 전락하게 된 것이지요. 이것이 벽 바깥에서 에르디아인이 처한 현실... 그리고, 파라디 섬으로부터 우호를 꾀하는 이번 계획도 지극히 힘겹다고 말하지 않을 수가 없군요."
아르민: "그렇다고 해서... 화평의 길을 포기한다면 지크의 모략에 가담하는 수밖에 없어져요. 그들에게 우리의 운명을 맡기고... 히스토리아와 태어날 아이들을 희생시킬 수밖에..."
한지: "그래, 물론 그런 미래를 맞이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여기 있는 거지. 내일 있을 국제 토론회에서 처음으로 등단하게 될 '유미르의 민족 보호단체'라는 걸 보려고 말이야."
키요미: "여전히 그 단체의 이념은 불투명합니다..."
한지: "네... 우선은 신중하게 보고 판가름해야 하죠. 그런 뒤에 그 단체와 저희가 대면하는 데에 성공한다면..."
키요미: "파라디 섬이 화평을 바란다는 것을 표명한다."
한지: "그렇죠."
키요미: "물론... 애초에 저희, 아즈마비토 가문은 화평을 위한 협력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그것의 실현 가능성이 얼마나 된다고 보십니까?"
한지: "대단히 어려울 것이란 사실은 알고 있습니다... 대단히 위험하다는 사실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키요미: "그러시겠지요..."
그때, 미카사는 엘런이 사라졌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미카사가 엘런을 찾은 곳은 낮에 소매치기 소년과 해어졌던 폐허 뒤 동산. 난민 캠프가 보이는 곳이었다. 엘런은 캠프로 돌아가는 그 소년을 바라보며 앞으로 다가올 끔찍한 미래에 몰래 눈물을 흘린다.
미카사: "엘런! 너는 자기가 적들의 최중요 목표란 걸 알고는 있는 거야?! 모두가 너를 찾아다녔...! 시장에서 봤던 소년...?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엘런: " 아직은 아무 일도..."
미카사: "무슨 소리야? 여기는...?"
엘런: " 전쟁 때문에 갈 곳을 잃은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어. 우리도 그랬지. 어느날 갑자기 일상이 끝나버리고... 모조리 빼앗겼어. 모든 자유를... 빼앗기는 거야. 미카사, 너는 어째서... 나를 그렇게 신경써주는 거야? 어렸을 때... 내가 구해줬기 때문에? 아니면... 내가 가족이기 때문에? 나는... 너에게 대체 뭐지?"
엘런에게 정곡을 찔린 미카사는 얼굴만 새빨개진 채 말도 제대로 못 잇다가 겨우 "가족"이라고 말한다.[64] 그리고, 그들에게 그 소년의 할아버지로 보이는 노인이 다가와 외국어와 함께 차를 대접한다. 뒤이어 아르민과 장, 코니, 사샤까지 다가오자 그들 모두가 난민 캠프에서 음식과 술[65]을 대접받고, 엘런이 먼저 술을 마신 다음 모두가 먹고 마시는 파티가 벌어진다. 모두가 신나게 마시고, 웃고, 떠들고, 춤을 추다 끝내 리바이 일행이 그들을 찾았을 땐 모두가 술에 취해 곯아 떨어져 있었다. 그리고, 엘런과 미카사, 아르민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잠들어 있던 것이 그들이 서로 함께하고 즐거워했던 마지막 순간이었다.

다음날, 국제 토론회.
의장: "우리는! 각국에 흩어진 '유미르의 백성' 난민에게 원조해줄 것을 요구합니다. 그들 난민은! 에르디아인이었던 적도 없거니와! 에르디아 제국의 위험한 사상과는 연이 없습니다! 그들은 그저! 에르디아 제국에 교배를 강요당한 가엾은 피해자입니다! 여전히 미워해야 할 것은 다름 아닌 섬의 악마 놈들이지요! 증오해야 할 것은 100년 전부터 변함없이! 그 섬으로 도망친 악마!! 우리의 적은! 그 섬의 악마들인 것입니다!!"
그들조차도 파라디 섬의 편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엘런은 조용히 그 자리를 떠난다.
"그날 이후... 엘런은 우리의 곁을 떠났다. 그 뒤, 그의 이름으로 우리에게 보내진 편지에는 지크에게 모든 것을 맡기겠다고 적혀 있었고, 다음으로 얼굴을 마주했을 때는 이미 손을 쓸 수가 없었어. 과연... 달리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있었을까? 모든 것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던 걸지도 몰라. 그럼에도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어... 그때, 만일 내가... 다른 대답을 골랐더라면...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까, 라고..."

다음으로 엘런의 독백이 이어진다.
"어디부터가 시작이었을까. 거기인가? 아니... 어디든 상관 없어... 모든 것은 내가 바랬던 일. 모든 것은... 이 너머에 있다."
시점은 지금으로부터 약간 더 전, 프록이 몰래 듣는 가운데 옐레나와 엘런이 대화를 나눈다.
옐레나: "엘런... 세계와 에르디아 양쪽을 구할 방법은 '안락사 계획', 이것을 완수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척수액을 탄 와인은 개혁의 장애물이 될 병단 상층부에게만 대접했습니다. 지크는 당신을 믿고 있어요. 당신도 지크를..."
엘런: "나는... 지크의 계획에 따르...는 척을 할 거다. 너도 그렇게 해라."
프록: "따르는 척을 해서... 뭘 어쩔 건데?"
엘런: "헌병단은 너를 거인으로 만들어서 섬에 온 지크를 먹이려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어. 헌병과 싸우던가 여기서 도망치는 것 외에 다른 길은 없다."
히스토리아: "나라고... 여기서 소만 돌본 건 아니야. 알고 있어... 싸울 필요도, 도망칠 필요도 없이... 이 섬이 살아남을 가장 건실한 방법이 있다면 나는 거기에 따를게. 달리 방법은 없었어... 하지만 그때, 엘런이 나를 감싸줘서... 모두가 움직여줬으니까. 난 그걸로 충분해."
엘런: "네가 괜찮아도 나는 안 그래."
엘런: "세계를 멸망시킨다. 모든 적을...! 이 세상에서... 한 마리도 남김없어 구축해버릴 거다!"
히스토리아: "그런 건 잘못됐어! 섬 바깥 사람들 모두가 적인 것도 아닌데! 네 어머니처럼...! 느닷없이... 왜 살해당하는 건지 모를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엘런: "알고 있어. 하지만... 증오에 의한 보복의 연쇄를 완전히 종결시킬 유일한 방법은 증오의 역사를... 문명 째로 이 세상으로부터 말끔히 없애버리는 것뿐이야. 너에게... 섬의 산 제물이 되기 위한 아이를 낳게 해서 부모 자식끼리 잡아먹는 짓을 되풀이하게 만드는 건 내가 용납 못해."
히스토리아: "나는...! 너를 어떻게 해서든 막지 않으면! 다시는... 가슴을 펴고 살아갈 수가 없어..."
엘런: "정 견디기 힘들겠다면 시조의 힘으로 기억을 조작하겠다. 그때까지 네가 다물고만 있어주면..."
히스토리아: "그런 짓은...!"
엘런: "할 수 있고말고. 너는 그때 나를 구해줬던... 세상에서 가장 나쁜 아이니까."
시점은 레벨리오 전투 직전, 지크와의 만남.
지크: "두통? 아커만 일족에게... 특유의 질환이 있단 소리는... 거인 학회나 쿠사바 씨에게도 들은 적이 없는데... 기록상으로는 생존본능이 자극됐을 때 아커만은 힘에 각성하는 경우가 많은 모양이긴 한데... '숙주'...를 지키는 '습성'? 그런 건 없을걸? 내가 생각하기에는... 이봐, 엘런... 호의에는 정체라든지, 습성이라든지 부득이하게 따르게 되는 이유 따윈 없다고 본다. 그저 너를 위해서라면 거인을 비틀어 죽일 수 있을만큼 너를 좋아하는 것뿐이야."
히스토리아: "그럼, 엘런..."
지크: "그래서? 너는 뭐라고 대답할 거야?"
엘런: "무슨 소리야, 형... 난 오래 살아봐야 4년 밖에 안 남았어."
히스토리아: "내가 아이를 만드는 건 어때?"
엘런: "내가 죽은 뒤에도 쭉 그 녀석들의 인생은 계속된다... 계속됐으면 좋겠어... 쭉...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게..."
그렇게 엘런은 전쟁터에서 스스로 다리를 자르고, 총알로 한쪽 눈을 멀게 한다.

새는 날고 날아 석양이 질 때 즈음, 마레 항구 앞바다. 전세계에서 모인 수많은 전함들이 일렬로 도열한 가운데 그 함대를 통솔하는 함장이 말한다.
"세계 연합 함대... 이 지구상에 존재할 수 있는 가장 거대한 대포의 거의 전부가 지금 여기에 집결했다. 인류가 가진 지혜의 전체가 같은 목표를 조준하고 있지. 이 기적을 이뤄낸 함대가 저지하지 못한다면 이를 막을 수단은 더 이상... 인류에게 존재할 수 없다. 이... '땅울림'을..."
그리고, 함장의 신호와 함께 모든 전함의 함포가 불을 뿜고, 포탄이 일제히 바다 속을 헤엄치던 거인들을 무력화, 일시적으로 땅울림을 저지한다. 그러나, 뒤이은 거인과 순식간에 재생된 거인들이 함대의 사격에도 불구하고 마치 해일처럼 달려들고, 거인의 무리가 함대를 지나자 사람들은 거인들의 증기에 순식간에 타버리고, 전함들은 해일에 장난감처럼 하늘 위로 솟구쳤다 떨어지며 폭발한다. 마침내, 수없이 많은 방벽의 거인들이 바닷가에 도달해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자 항구의 야포들도 일제히 불을 뿜으나 야포들은 더욱더 미미한 피해만 입히고, 결국 전의를 상실한 병사들은 모두 달아난다.

그때, 한참을 달아나던 한 병사가 산 중턱에서 거인들의 무리 중앙을 가리킨다. 방벽 안의 거인들보다 훨씬 거대한 시조의 거인이 마치 마리오네트 같은 상체 끝에 달린 머리를 들어 그들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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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놈이다...! 진격의 거인이다!"
곧이어 거인들이 하나 둘 대지를 짓밟기 시작하고 과거 눈앞에서 거인에게 잡아먹히는 카를라와 한네스에게 업혀서 도망치는 엘런의 분노한 얼굴이 지난다.
"구축해주겠다...! 이 세상에서 한 마리도 남기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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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를 짓밞으며 나아가는 거인들과 시조의 거인을 비추며, 87화 종료.

4. 완결편

4.1. 전편

4.1.1. 제1장. 땅울림

시점은 845년 그날, 나무 아래에서 낮잠을 자던 엘런 예거에게 미카사 아커만이 다가가
다녀와, 엘런.
이라고 말한다. 잠에서 깬 엘런은
"아니, 왠지 무척이나 긴 꿈을 꾼 것 같은데... 뭐였더라... 기억이 안 나네."
라고 말하고, 미카사는
"엘런, 왜 울고 있어?"
라고 말하는 그 순간, 우는 엘런의 얼굴이 비춰지고, 하늘로 풀잎이 날아간다.

시점은 현재, 854년. 과거 엘런 일행이 본 난민 소년 램지는 동생 하릴과 함께 어느 나무 아래에 묻은 돈 주머니를 바라본다. 이걸 숨긴 곳을 아는 사람은 우리 둘 뿐이고 이 주머니가 가득 차게 되면 분명 더 좋은 곳에서 다같이 살 수 있을 거라 장담한다. 하지만 하릴은 그러다간 언젠가 남은 왼손마저 잘릴 거라고 걱정하고, 램지는 언제까지고 난민촌에 있을 수는 없는데다 매년 겨울마다 몇 명씩 죽어나가니 자신이 죽게 된다면 이 돈을 모두에게 넘겨달라고 부탁한다. 그때, 갑자기 마을 사람들이 단체로 어디론가 이동하자 놀란 하릴과 램지는 돈을 숨기나, 그들의 표정에서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낀다. 그리고, 손을 짚은 땅이 울리더니 숲에서 수많은 새들이 하늘로 날아오른다. 불안감에 새들이 도망치는 반대 방향을 바라보자, 저 너머에서 거대한 증기와 함께 땅울림이 다가오고 있었다. 이 모습과 함께 오프닝 없이 로고만 뜨며 전편이 시작된다.

시점은 853년, 파라디 섬 일행에게서 떨어져 나와[66] 마레의 시가지를 둘러보는 엘런, 곧 자신이 모조리 파괴할 도시와 사람들, 특히 엄마와 아이를 바라본다.
'앞으로... 얼마나 나중일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이 사람들을 모두 죽이고 말 거다. 가까운 시일 내로 모두 죽어. 아니, 내가 죽이는 거야. 그렇게 되는 게 정해져 있어. 분명... 앞으로도 파라디 섬이... 살아남는 길을 찾아내지 못한 거겠지... 무엇 하나 남기지 않고 사라질 거야. 집도, 사람도, 동물도, 인생도, 꿈까지...'
(아이를 가진 젊은 부부를 바라보며 자신의 과거를 떠올린다.)
'엄마는... 어떻게 생각해? 죽어야 하는 건... 우리, 에르디아인이었던 거 아닌가? 벽의 왕이 스스로 죽기를 선택했던 것처럼... 적어도 '섬'과 '바깥'을 비교하자면 죽는 사람의 수가 너무나도 달라. 에르디아인이 완전히 사멸하게 된다면 거인에 대한 문제가 사라진다는 것도 사실이야. 그런 결말... 납득할 수 없어! '
그때, 엘런은 바로 옆 골목에서 건장한 남자들이 소년을 구타하는 것을 목격한다.
'이 광경... 미래의 기억에서 본 적이 있어. 아마도 나는... 이 소년을 구한다.'
그렇게 엘런은 골목에 들어온다. 남자들은 소년, 램지가 다른 나라 난민이며 상습적인 소매치기범이라 이러고 있으니 당신과는 상관 없으니까 꺼지라고 말한다. 엘런은 그 말대로 골목에서 나가려 하나...
'나는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언젠가 이 소년도 죽여버릴 거면서... 무슨 주제에... 폭력의 극치를 달리려는 내가... 정의로운 행세를 해도 될 리가 없잖아.'
그날 밤, 엘런은 램지를 업고 난민촌에 데려다 준다. 결국 예언 대로 남자들을 모조리 때려 눕히고 소년을 구해준 것이었다. 미래가 변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확신한 엘런은
'나도 똑같았어, 라이너... 어중간한 쓰레기였네... 아니, 다르지. 그보다도 못해...'
엘런은 램지의 어깨를 잡고 눈물을 흘린다.
"미안해...! 미안... 정말 미안해...!"
시점은 다시 현재, 램지 형제의 할아버지가 다급히 둘을 부르고, 피난하는 와중에도 땅울림은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었다.
"섬을... 에르디아를 구하기 위해... 그 이유만이... 아니야..."
램지 형제는 피난 중 떨어진 돈을 줍기 위해 행렬에서 뒤쳐지고 만다.
"벽 바깥에 있던 현실은... 내가 꿈꾸던 세상이랑... 달랐어... 아르민의 책에서 봤던 세상이랑은 달랐단 말이야... 벽 바깥에... 인류가 살아있다는 것을 알고... 나는... 실망했다...!"
거인이 도시를 부수며 날아든 잔해에 하릴은 머리를 맞아 즉사하고, 램지는 다리가 잔해에 깔리는 치명상을 입고 만다.
"나는... 바랐던 거야... 전부... 지워버리고 싶었어... 미안해... 미안...! 미안해... 정말 미안해...!"
마지막 순간, 램지는 시조 유미르의 환상을 보며 거인에 짓밟힌다.

거인들은 그 어떠한 것도 남기지 않고 철저하게 대지를 짓밟으며 레벨리오에 도달한다. 한편, 레벨리오의 감옥에는 갇혀서 나가지 못한 예거 노부부가 있었다.
"누구 없나?! 아무나...!"
"여보... 왔나봐요. 우리가 심판을 받는 날이..."
지상에서는 말 그대로 종말이 펼쳐지고 있었다. 거인은 대지의 모든 것을 짓밟고, 또 짓밟으며 끝없이 나아갔다.
"태어난 이후로 줄곧... 내 눈 앞에는 짜증나는 벽이 있었지. 불꽃의 물, 얼음의 대지, 모래의 설원. 그것을 본 자는... 이 세상에서 제일가는 자유를 손에 넣은 사람."
"이것이...! 자유다...! 마침내... 도달한 거야. 이 풍경에... 어때, 아르민."
좌표의 세계에서 어린 엘런과 아르민이 마주하는 순간, 아르민은 다시 바다 위 배의 갑판에서 정신을 차린다. 그 옆에는 애니가 있었다.
애니: "다친 건 벌써 다 나은 거야?"
"어라... 애니? 응... 시간이 있었으니까... 설마 이렇게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게 될 줄은... 생각도 못 했어."
애니: "좀 앉지 그래?"
아르민이 애니 옆에 앉자, 애니는 말을 이어간다.
애니: "아직... 감사 인사를 안 했구나 싶어서... 몇 년이나 나한테 말 걸어줘서 고마워..."
"아... 응..."
애니: "쓸쓸해서 미쳐버릴 것만 같았으니까. 너랑 히치가 해주는 이야기만이 기대됐거든. 그런데, 왜.. 맞장구 치는 거 하나 못하는 돌덩이를 상대로 떠들어댔던 거야? 좀 더 밝고 재밌는 애도 있었을 거 아냐."
"그건... 좀 다르지... 만나고 싶어서 갔던 거야... 애니를..."
애니: "왜..."
"어, 어?! 정말 모르겠어?! 히치가 그렇게 놀려댔는데...!"
애니: "몰라...!"
베르톨트 오열
애니: "정말...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건지... 지금 전세계에서 몇 천... 몇 억이나 되는 사람들이 짓밟히고 있는 와중에 우리는... 알겠다. 너는 좋은 사람이니까 나 같은 적한테도 말을 걸어줬던 거지? 엘런과의 대화를 포기하지 않는 거랑 같은 이유. 언제 눈을 뜰지도 모르는 괴물을 상대하는 것도 다툼을 피하기 위해... 맞지?"
애니가 자리를 뜨려 하자, 아르민은 그런 애니의 손을 잡으며 앉으라고 말한다.
"그리고... 전에도 말했지만 좋은 사람이라는 표현은 역시 좀 싫어. 많은 사람들을 죽였어. 군인이 아닌 사람도, 아이들도... 그리고 지금 나고 자랐던 섬의 식구들을 배신하는 선택을 내리고 동료마저 죽였어. 나도 이미 오래 전부터 괴물이었다고. 머릿속 한 구석에서 언젠가는... 엘런과 같이 미지의 세상을 여행하자는 약속... 그게 이루어질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거든."
애니: "미지의 세상은 그렇게 좋은 것도 아니었지?"
"응... 우리가 꿈꾸던 세계와는 달랐어... 하지만... 아직... '''우리가 모르는 벽 너머가 분명 존재할 거라고... 믿고 싶거든."

시간은 흘러 그날 밤. 텅 빈 오디하의 항구에 도착한 일행은 아즈마비토의 기술자들과 함께 비행기 조립에 착수한다. 비행기를 감은 폭탄은 어딘가에 쓸 수 있을지 모른다는 아르민의 제안에 자르는 대신 비행기에 싣기로 한다.
한편, 배 안에선 드디어 정신을 차린 팔코가 뒷북 뒤늦게 땅울림으로 고향이고 뭐고 전부 날아갔다는 비보에 오열한다.
그리고 항구, 가만히 앉아 등대를 바라보던 애니에게 미카사가 다가온다.
미카사: "애니, 장비 확인해. 아직 신형 입체기동장치가 익숙하지 않을 거 아니야. 라이너랑 근처를 날아보면서 익혀두고 와."
애니: "왜?"
미카사: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하... 기에."
애니: "난 빠지겠다고 말했던 거 같은데..."
미카사: "비행정에도 안 탈 생각이야?"
애니: "미안하지만 안 탈래... 인류를 구한다느니... 나는 잘 모르겠어. 오히려... 우리처럼 마레에 있던 에르디아인은 당장 그 '인류'한테서 박해받으며 살았어. 태어났을 때부터 지금껏... 설령 지금 땅울림이 멈춘다 할지라도 마레가 멸망한 다음이어서야... 에르디아인을 지켜줄 뒷배는 아무것도 안 남잖아... 정말로 미안하다는 생각은 들거든. 고향을 구한다는... 희박한 희망에 모든 것을 거는 저들에게. 하지만... 난 이제 못 싸워... 마지막으로 남은 시간 정도는... 평온하게... 지내고 싶어."
(애니의 시선과 표정을 바라본다.)
미카사: " 엇...?! 어느새...?"
애니: "뭐가...?"
미카사: "그렇구나... 알았어..."
애니: "뭐가!"
미카사: "너는 이제 괴로운 일은 겪지 않아도 돼. 하지만 아르민은 우리와 비행기에 타고 엘런에게 향할 거야."
애니: 알고 있어... 그래서, 너는 어쩌고 싶은데? 인류를 구하기 위해 엘런을 죽이러 가는 거야?"
미카사: "죽이지 않아. 저 멀리 가버린 엘런을 데리고 돌아올 거야. 나는 그저... 그것 뿐."
애니: "그런데, 너... 머플러는 잃어버린 거야?"
미카사: "가지고 있어."
한편, 리바이는 아르민이 말리는데도 자기가 계속 누워 있으면 두고 갈 것 아니냐면서 쓰러져 있던 옐레나가 정신을 차렸으니 엘런의 위치를 불게 하자고 말한다.

시점은 또 몇년 전, 옐레나와 엘런의 대화. 옐레나는 엘런에게 세계연합 함대가 파라디섬 제압을 감행한다면 칼리파 군항에 집결할 것이니 레벨리오 습격 후 한달의 유예를 줘서 연합군을 집결시킨 뒤 지크와 접촉해 시조의 거인을 수중에 넣고 땅울림을 한정적으로 발동해 연합군을 격파하자고 제안한다. 그러자 엘런은 공격 목표는 그것 뿐이냐며 그러면 몇 십 년이나 파라디에 손을 대지 못하는 거냐고 묻는다. 옐레나는 함대를 잃은 주요 국가들 전부가 경제적으로 붕괴할 것이고 그 정도면 충분한 타격이라고 말하면서도 굳이 꼽자면 마레 대륙 남쪽 산맥에 있는 비행선 연구기지 '스라토아 요새'가 신경쓰인다고 말한다.

다시 현재, 옐레나의 말을 들은 피크는 확실히 스라토아 요새의 병기의 존재를 안다면 반드시 칼리파 군항 다음으로 향할 것이라고 추측한다.

순순히 답한다는 리바이의 비아냥에 옐레나는 "지크는 패배했지만 옳았다고, 2천년에 이르는 에르디아인 문제의 해결책은 안락사 계획밖에 없었다고 인정해 달라고, 이 참상을 보면 알 것 아니냐"고 항변한다. 한지가 그 말에 인정하면서도 엘런에게 아무런 해결책도 제시하지 못했고, 희망이나 미래를 증명해보이지도 못했던 자신의 무력함을 자책한다.

한편, 비행정의 정비는 이제 막바지를 향해가고 있었다. 피크는 키요미에게 팔코와 가비를 부탁하면서 어느쪽이든 안전하지는 않지만 배가 비행정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말한다. 아이들이 순순히 배에 타겠냐는 물음에 선실에 가둬두겠다며 비행정이 떠날 때까지 내보내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는 피크, 키요미는 그렇다면 피크는 어떻게 할 것인지 물어본다. 피크는 "죽은 동료에게 보댑해 전사의 사명을 완수하겠다"라고 답한 뒤 배를 떠난다.
다음날 해가 뜰 무렵, 비행정의 정비가 모두 끝나 연료만 주입하면 되는 시점. 한지는 다른 이들에게 장비를 점검하라고 명령한다. 리바이가 하나 뿐인 손가락으로 방아쇠를 당기려 하는 모습에 모두 불안하게 쳐다보지만, 리바이는 "손가락은 2개나 있으면 충분하다"며 개의치 않게 여긴다.
한편, 애니는 라이너와 피크와 대화 중이었다.
"나만 도망치게 되다니..."
피크: "신경쓰지 마. 넌 처음부터 마레에 복종하지 않았어. 이제 와서 짊어질 것 따윈 하나도 없잖아."
라이너: "지금껏... 사과하고 싶었다... 너와 베르톨트에게... 모든 건 그날, 내가 작전을 속행해버린 탓에 시작됐지. 그날, 만일 철수했었다면... 너도, 베르톨트도 고향에 돌아가서 가족을 만날 수 있었을 텐데... 사과를 한다는 것조차 주제 넘은 짓으로 느껴져."
"응. 몇 번을 죽이려다 말았는지 모르겠다."
라이너: "용케... 참았구나..."
(옅은 미소를 지으며 라이너와 가볍게 포옹하는 애니)
라이너: "가비랑 팔코를 부탁하마."
"알았어,"
한편, 떠나려는 애니에게 아르민을 비롯한 동료들이 손을 흔들며 작별인사를 하자 애니는 아르민 쪽을 보더니 그대로 배에 올라 타고, 미카사는 아르민에게 다가가
미카사: "아르민, 정말 이래도 괜찮겠어?"
"뭐가?!"
장: "솔직히 제법 기대했었으니까."
코니: "하지만 애니는 이미 충분히 싸웠잖아."
"잘 된 거지... 애니는... 애니인 그대로도 충분하니까."
한편 한지는 비행정에 타기로 한 라이너와 피크에게 설령 땅울림이 멈춰도 에르디아인의 입장을 생각하면 이쪽에 있는 건 좋지 않다고 말한다. 하지만, 피크는 이것 역시 "힘을 합쳐 마땅히 이뤄야 할 일을 해내라"는 마가트 원수의 마지막 지령으로 받아들인다. 감동한 한지는
"부디 다음에 차력 거인의 등에 타서! 그 체온을 느끼며!"
"싫습니다! 뭔데요, 갑자기... 역겹게."
리바이: "여전히 거인이랑은 짝사랑만 하시는구만. 망할 안경."
"금방 친하게 지낼 수 있을 거야. 있잖아, 리바이... 다들 지켜보고 있을까? 지금의 우리를... 죽어간 동료들한테 떳떳하게 자랑할 수 있을까?"
리바이: " 그 녀석 같은 소리를 하고 자빠졌냐..."

마침내 연료 주입만 하면 모든 것이 끝나는 상황이 온다. 그런데...

안도하는 오니안코폰의 뒤에서 누군가 나타난다. 다름 아닌 프록 폴스타. 파라디 섬 항구에서 가비에게 총을 맞고 바다에 빠진 이후 최소한 반나절 이상 배에 매달리는 집념으로 이곳에 숨어든 것. 프록은 그 즉시 총을 난사하나 미카사가 발사한 입체기동장치의 앵커가 목에 박히며 쓰러진다.

총상을 입은 몸으로 바닷물에 수시간 이상 절여져 이미 죽어가던 프록의 총알에 다행이 죽은 사람은 없었지만, 총알이 비행정의 연료 탱크에 박히며 구멍이 난 상태였다. 다행히 아즈마비토의 정비사들[67]은 아직 1시간 정도면 용접으로 구멍을 떼워서 날 수 있다며 기구를 잡으려 하는 순간, 그 장비들이 갑자기 흔들리더니 이내 대지 전체가 울리기 시작한다. 모두가 그 진동의 정체를 눈치채고, 이내 라이너가 격납고 밖으로 나가 마을 가까운 야산을 바라보자 산 너머로 엄청난 증기가 피어오른다.
"왔다... 땅울림이, 왔어...!"
한편, 프록은 마지막 남은 힘을 쥐어 짜서 그들에게 말한다.
"가지… 마. 가지… 말아줘…. 섬의… 모두… 죽고 말거야…. 우…리의… 악마…. 그것 뿐…. 희망…"
한지: "그래... 네 말이 맞아. 프록. 하지만...(프록의 눈을 감겨준다.) 포기할 수 없어... 오늘은 안 되더라도... '언젠가는'이라며."

이대로 간다면 비행정이 이륙하기 전에 땅울림이 도달하게 될 터였다.[68] 키요미는 당장이라도 배를 출발시키기 위해 홀로 배에 석탄을 넣고, 애니는 가비와 팔코가 있는 방의 문을 막고 있으며 일단 정비사들이 빠르게 용접을 진행하는 이 상황에서 아르민은 자신이 남아서 땅울림을 지연시키겠다고 하지만, 라이너는 엘런을 막을 비장의 수는 아르민 밖에 없다며 거부하면서 차라리 자기가 남겠다고 하지만, 한지가 거인의 힘을 더 이상 소모시켜서는 안 된다며 여기까지 수많은 동료를 죽여오며 나아간 자신이 그 책임을 지겠다고 말한다.
"아르민 알레르토, 자네를 15대 조사병단 단장으로 임명한다. 조사병단 단장에게 요구되는 자질은 이해하려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자세에 있지. 너만한 적임자는 없어. 모두를... 부탁할게. 그렇게 된 거다~ 잘 있어, 모두! 아...! 리바이는 네 부하니까 마구 부려먹어도 돼."
목숨을 바치려던 한지를 리바이가 부른다.
리바이: "어이... 망할 안경."
"알고 있잖아, 리바이... 드디어 왔다는 느낌이야, '내 차례'가...! 지금 최~고로 폼 잡고 싶은 기분이란 말이야...! 이대로 보내줘...!"
(한지의 왼쪽 가슴에 주먹을 올린다.)
리바이: "심장을 바쳐라."
"하하...! (똑같이 경례로 화답하며) 네가 그 소리 하는 건 처음 들었어."

모두가 그녀를 말렸지만 한지는 거인의 무리를 향해 날아간다.
"우와... 역시 거인은... 멋있어."
한지는 온 힘을 다해 거인을 죽이고, 또 넘어뜨려 시간을 번다. 그 사이에 배와 비행정이 출발하고, 한지는 온 몸에 불이 붙어가면서도 마지막 순간까지 시간을 벌다 이내 입체기동장치가 폭발하며 장렬하게 산화한다. 그리고 격납고에 남아있던 프록의 시신도 함께 사라진다. 불타 추락하는 한지의 마지막 모습에 모두가 슬퍼하고, 이내 리바이가 조용히 한지에게 작별인사를 건넨다.
"잘 가라... 한지. 지켜봐 줘."

한지는 거인들의 발자국 위에서 깨어난다.
"비행정은?!"
"무사히 떠났지. 한지, 넌 사명을 완수했다."
그런 한지에게 엘빈을 비롯해 사망한 조사병단 동료들이 맞이해 준다.
"엘빈...? 다들... 그렇구나.(모블릿의 손을 잡고 일어난다.) 정말이지~ 단장 같은 걸로 지명당해서 여간 고생한 게 아니거든? 엘런, 그 바보가 말이야~"
엘빈: "그래, 고생 많았어. 천천히 들어주지."
"응..."

4.1.2. 제2장. 죄인들

이륙한 비행정에서는 오니안코폰이 연료를 절반밖에 넣지 못했지만 한지의 희생으로 이어진 비행정을 반드시 도착하게 해 보이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연합 일행은 이후 작전을 구상한다. 리바이와 피크가 목격한 엘런의 모습을 토대로 작전을 구상해보는데, 엄청난 크기와 여러 거인들의 힘까지 지닌 엘런의 위치를 알아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피크는 초대형 거인의 대폭발로 한꺼번에 날려버리면 엘런에게 타격을 줄 수 있을 거라고 말한다. 아르민은 유효하다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어디까지나 엘런과 대화를 나눈 이후의 최후의 수단이라고 일축한다. 그때 리바이는 엘런이 지크를 이용해 시조의 힘을 지배하고 있다는 데에 착안하여 먼저 지크를 죽이면 땅울림을 멈출 수 있지 않겠냐고 예상하고 지크는 자신이 반드시 해치우겠다고 한다.

코니와 장은 훈련병 시절부터 함께한 예거파의 동료들을 죽인 것을 괴로워하며 벽 안에 침입한 라이너 베르톨트, 애니를 이해하게 되며 모두는 다시 한번 땅울림을 멈추겠다는 결의를 다진다.
아르민은 시조의 힘을 손에 넣은 엘런이 자신들에게서 거인의 힘을 회수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줄곧 의문이였다는 사실을 털어놓으며 우리를 시험하는 것 아니냐고 추측한다.

그때 유미르의 백성이 아닌 오니안코폰을 제외한 연합 일행은 좌표로 순간이동되고, 엘런이 대화를 듣고 있었다는 것을 알아챈다.
아르민: "엘런! 들어줘! 이제 충분해! 분명 앞으로 몇 백 년 동안은 아무도 파라디 섬에 손 대지 못할 거야! 이미 충분히 공포와 파괴가 널리 퍼졌어! 지금이라면 다시 불가침조약을 맺고 끝낼 수 있다고! 이 이상 아무도 죽지 않아도 돼! 섬은 이제 괜찮아! 우리가 전부 잘못했어! 너를 여기까지 몰고 온 건 우리야!"
: "엘런! 이 다음은 우리가 어떻게든 해결할 테니까, 이제 우리를 위해 학살 따위는 하지 않아도 돼!"
코니: "그래... 엘런! 사샤 때문에 널 원망하긴 했지만, 속으로는 너도 슬펐던 거지?! 그런데 네 입장에서 생각해보려 하지 않았어!!"
미카사: "엘런.. 나는... 너와 같은 죄를 짊어지고 싶어... 너와 같은 죄가 우리들에게도 있어... 그러니 이제.. 우리를 멀리하지 말아줘.. 그러니 제발... 돌아와줘!"
리바이: "그래 엘런... 지금이라면 엉덩이를 걷어차는 것으로 용서해주지... 뭐라고 말 좀 해보지 그러냐?"
" 땅울림은 멈출 수 없어. 파라디 섬의 미래를 운에 맏길 수도 없어. 난 계속 나아갈 거야."
그때 좌표의 저편에서 엘런의 어린 모습이 보이고, 아르민, 미카사, 코니, 장은 엘런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한다.
미카사: "엘런!!"
장: "뭐?! 어린애?! 아닌가..?"
아르민: "그래도 저건 엘런이야!"
장: "왜 안 된다는 거야 엘런! 우리가 그렇게 못 미더웠던 거야!?"
아르민: "어째서 우리가 거인의 힘을 쓸 수 있게 놔둔 거야? 여기선 얼마든지 이야기할 수 있잖아! 얘기해줘! 우리는 쭉 함께야! 이 이상 멀리 가지 말아달라고!"
"난 자유를 손에 넣기 위해서 세계로부터 자유를 빼앗겠어. 그러나 너희들에게서는 아무것도 빼앗지 않아. 너희는 자유다."
(뒤편에 두고 달려간 리바이, 피크, 라이너와 앞에서 마주하며 같은 곳을 돌고 있다는 것을 알아챈다.)
"너희가 세계의 자유를 지키는 것도 자유... 내가 끝없이 나아가는 것도 자유... 서로에게 굽혀지지 않는 신념이 있는 한, 우리는 충돌하겠지. 우리가 할 일은 오직 한 가지, 싸워라"
아르민: "그럼.. 왜... 우리를 이곳에 부른 건데..."
"말을 나눌 필요는 없다고 말해주기 위해... 나를 막고 싶다면 내 숨통을 끊어봐. 너희는 자유다."

엘런과의 대화가 결렬되고 일행은 다시 비행정으로 돌아온다. 라이너는 자기 예상이 맞았다고 말하고, 장은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하냐며 슬퍼한다. 리바이는 교섭해볼만 한 여지는 없어졌다며 어떻게 할 것인지를 아르민에게 묻지만, 아르민은 대답하지 못한다.

한편, 바다 위의 배에선 애니가 키요미에게 묻는다.
"이제부터 어디로 가지?"
키요미: "앞으로 며칠을 들여 히즈루국에... 미카사 님 일행이 땅울림을 막아주실 거라 믿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국가로써는 굴러가기 힘든 상황이겠죠."
"한동안은 물고기 말고 먹을 것도 없겠네..."
키요미: "히즈루의 생선 요리는 일품이랍니다."
"다행이네. 아... 새도 먹을 순 있으려나."
키요미: "지크와 엘런을 맺어준 것은 저였습니다... 이 대학살을 초래한 죗값을 치를 방법 따윈 존재하지도 않겠지요."
"그럼... 만일 시간을 되돌려 다시 살 수 있다면 에르디아인에게 간섭하지 않고 파라디섬을 죽게 내버려둘 거야?"
키요미: "시간이 거슬러올라가는 일은 없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후회해도 부족하네요. 에르디아인이 살아갈 길을... 저는 모든 걸 바쳐 모색했다고 할 수는 없으니까요. 일족의 이익과 가문의 이름을 지키는 것을 무엇보다 사명이라 여기며 살아왔는걸요! ...어째서 잃기 전까지는 깨닫지 못하는 걸까요... 그저 소득 없이 타임을 아끼려는 마음을..."
"하지만... 이미 늦었어."
그때, 가비와 팔코가 갑판에 있던 둘에게 다가온다.
"애니 씨, 제가 꿈을 꿨는데요."
애니: "꿈? 갤리어드의 꿈?"
"지크 씨의 꿈... 아니, 기억을요!"
가비: "분명 여성형 거인은 다른 거인의 일부를 섭취하는 것으로 그 능력이 발현된다고 했죠?"
애니: "뭐... 여성형은 특히나 발현되기 쉬우니까 이것저것 억지로 삼키긴 했는데 그게 뭐?"
"역시 그랬어! 그럼..."
가비: "그럼 어쩌면 어떻게든 될지도 몰라!!"
"아니, 하지만 설마!"
애니: "시끄러워, 꼬맹이들! 석탄이나 옮겨! ...지크의 기억을 봤다고 했어...?"
"네... 저는 지크 씨의 척수액으로 거인이 됐어요."
가비: "그래서 짐승 거인의 특징이 발현된 것 같아요."
애니: "그렇구나... 그래서?"
"가장 자주 보는 기억은... 구름 위를 날고 있던 기억이에요. 그리고, 그게 저한테도 가능하다...! 그런 느낌이 들어요!"

그리고, 스라토아 요새 인근. 증기기관차가 요새를 향해 움직이는 가운데 살아남은 레온하트 씨가 정말로 비행선이 있는 거냐고 묻는다. 앞서 그를 비롯해 에르디아인들에게 총을 쏘려 했던 마레군 병사는 이제 기차를 운전하며 바위산을 올라보지 않고서는 모르겠지만 정말로 에르디아인이 비행선을 타고 도망칠 수 있을 것 같냐고 묻는다. 그러자 레온하트 씨는 권총을 들이밀며 말 조심하라고 하면서 너희들이 아직도 짓밟히지 않은 건 그 에르디아인 덕분이며 비행선이 안되면 너의 가족들도 땅울림으로 죽을거고 네가 배신해도 그럴 것이니 가족 모두 살아남으려면 이것 뿐이라고 말한다.

한편, 기차 안에 팔코와 콜트의 아버지는 슬퍼하던 가비의 부모에게 그 아이들은 강하다며 분명 콜트와 라이너랑 함께 있을 거라고 위로한다. 하지만 가비가 악마의 섬에 있을 거라고 생각한 둘은 전사 같은 게 되려고 하지만 않았어도 마지막까지 함께 지낼 수는 있었을 것이라며 슬퍼한다. 이 대화를 듣고 있던 라이너의 어머니 카리나는 자신의 완장을 바라보며 라이너를 떠올리고, 피크의 아버지는 완장을 버리라는 다른 이의 말에 딸이 자기 같은 놈을 위해 모든 걸 희생해서 얻은 것이라며 거부한다. 그때, 요새 위에서 비행선들이 날아 오른다. 레온하트 씨는 하나라도 남아 있으면 된다며 기관사를 재촉하고, 기차가 산을 오르던 그때, 사람들은 저 너머에서 피어 오르는 어마어마한 증기를 발견한다. 끝내 땅울림이 이곳까지 당도한 것. 그것도 종미의 거인이 함깨한 채로였다.

기차는 요새에 도달하고, 황급히 격납고를 살피지만 단 한 기의 비행선도 없었다. 모두가 슬퍼하는 가운데, 그 마래인 병사는 비행선들이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땅울림을 향해 나아가는 것임을 알고 레온하트 씨에게 마레 공군이 인류의 모든 운명을 걸고 거인들을 폭격할 것이라며 기뻐한다.

그때, 요새 관제탑에서 요새 사령관이 말하기 시작한다.
"비행선 부대와 이 요새에 남은 모든 병사들에게 고한다. 이곳이 인류에게 남겨진 최후의 보루가 될 것이다. 제군의 두 어깨에 짊어진 중압감을 감히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결과가 어떻게 될지라도 결코 제군만의 책임이 아니다! 이 책임은... 우리, 모든 어른들에게 있다. 증오를 이용하고, 증오를 키우고, 증오의 끝에 구원이 있을 것이라 믿으며 우리가 해결하지 못한 모든 문제를 전부 악마의 섬에 버려왔다. 그 결과... 저 괴물이 태어났고... 우리가 쏟아냈던 증오가 우리에게 돌아왔다... 만일... 다시 한 번... 미래를 보는 것이 허락된다면... 다시는 같은 과오를 범하지 않겠노라고 나는 맹세한다."

한편, 카리나는 자신의 옆에 있던 엄마와 아기를 바라보며 자신의 과거를 떠올린다. 자신이 라이너를 줄곧 복수의 도구로만 이용했을 뿐 어머니 다운 일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며 슬퍼하고, 레온하트 씨 역시 자신도 그렇다며 공감한다.
"다른 이들도 모두 맹세해주길 바란다... 서로 증오하는 시대와의 결별을, (비행선 부대! 대열, 갖춰졌습니다!) (목표 고도에 도달하는 즉시 폭격을 시작하겠습니다!) 서로를 배려하는 세계의 개막을... 여기서... 우리들의 괴물과의 작별을."

엘런의 거인이 비행선들을 바라보는 순간, 종미의 거인의 뼈대 위에서 거인화 섬광이 인다.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낀 사령관은 빠르게 폭격을 개시하라고 명령하고, 이내 폭격이 시작되지만 성급히 명령한 탓에 고도가 맞지 않아 집탄률이 떨어진 상태였다. 하지만 이 공격에 모든 것을 걸 수밖에 없다며 공격을 속행하라고 명령하고, 폭격의 와중에 종미의 거인의 뼈대에서 나타난 것은 지크 예거의 짐승 거인이었다. 종미의 거인에서 뻗어 나온 관과 뒷목이 연결된 짐승 거인은 손에서 경질화 파편들을 무수히 생산하더니 단 두번의 투척 만으로 모든 비행선들을 격추시킨다.
모든 희망이 사라졌고, 이제 종말만을 앞둔 상황에서 사령관은 아이들에게 사과를 표하고, 레온하트 씨는 카리나 브라운에게 분명 애니와 라이너는 파라디에서 살아 있을 거라며 위로한다.
그때, 한 아이가 땅울림과 폭격으로 인한 연기 사이에서 무언가를 가르킨다. 바로 아르민 일행의 비행정. 연료는 이미 바닥나기 직전이며 연기 안에서 번개가 치는 와중에 오니안코폰이 엘런을 발견한다. 장은 오니안코폰에게 이쪽으로 오라고 하지만, 그는 시조 바로 위까지 비행정을 조종하고 그 다음 불시착할 것이니 확실하게 시조에게 강하하라고 말한다. 그 순간 짐승 거인의 투척이 날아오고, 다행히 날개의 부주가 부서지는 피해로 끝난다.
리바이: "거기 있구만... 짐승 저 망할 놈이!!"
아르민: "찾을 수고를 덜었어! 공격 목표! 짐승 거인! 이에 모든 힘을 쏟아부어 격멸! 땅울림을 저지한다!"

짐승거인의 투척을 모두 피한 비행정은 정확히 시조의 위에 도달하고, 오니안코폰이 온 힘을 다해 고도를 높임과 동시에 비행정 문이 열리면서 전원이 시조를 향해 낙하한다.
"엘런!!"

계속해서 공격을 가하는 짐승 거인에게 가장 먼저 라이너가 갑옷 거인으로 변신해 짐승 거인을 덮치고,[69] 곧이어 차력 거인이 폭탄을 두른 채 떨어진다. 오니안코폰이 비행기의 고도를 올려 시조에게서 벗어남과 동시에 연료가 모두 바닥난다.
한편 요새에서도 갑옷 거인과 차력 거인이 입체기동장치를 장착한 이들과 있는 것으로 파라디 섬 세력이 땅울림을 막으려 한다는 것을 알아낸다.

그리고, 아르민은 종미의 거인 위에서 조용히 읊조린다.
"엘런... 다시 한 번 질문을 받아줘... 지금 네 모습의 어딜 봐서 자유라는 건지... 거기서 끄집어낸 다음에..."

그리고, 더 파이널 시즌 완결편 전편 종료.

4.2. 후편

4.2.1. 제3장. 하늘과 땅의 전쟁

한 아이가 땅울림과 폭격으로 인한 연기 사이에서 무언가를 가르킨다. 바로 아르민 일행의 비행정. 연료는 이미 바닥나기 직전이며 연기 안에서 번개가 치는 와중에 오니안코폰이 엘런을 발견한다. 장은 오니안코폰에게 이쪽으로 오라고 하지만, 그는 시조 바로 위까지 비행정을 조종하고 그 다음 불시착할 것이니 확실하게 시조에게 강하하라고 말한다. 그 순간 짐승 거인의 투척이 날아오고, 다행히 날개의 부주가 부서지는 피해로 끝난다.
리바이: "거기 있구만... 빌어먹을 짐승 자식아!!"
아르민: "찾을 수고를 덜었어! 공격 목표! 짐승 거인! 이에 모든 힘을 쏟아부어 격멸! 땅울림을 저지한다!"

짐승 거인의 투척을 모두 피한 비행정은 정확히 시조의 위에 도달하고, 오니안코폰이 온 힘을 다해 고도를 높임과 동시에 비행정 문이 열리면서 전원이 시조를 향해 낙하한다.
"엘런!!"

계속해서 공격을 가하는 짐승 거인에게 가장 먼저 라이너가 갑옷 거인으로 변신해 짐승 거인을 덮치고,[70] 곧이어 차력 거인이 폭탄을 두른 채 떨어진다. 오니안코폰이 비행기의 고도를 올려 시조에게서 벗어남과 동시에 연료가 모두 바닥난다. 한편, 요새에서도 갑옷 거인과 차력 거인이 입체기동장치를 장착한 이들과 있는 것으로 파라디 섬 세력이 땅울림을 막으려 한다는 것을 알아낸다.

그리고, 아르민은 종미의 거인 위에서 조용히 읊조린다.
"엘런... 다시 한 번 질문을 받아줘... 지금 네 모습이 어딜 봐서 자유라는 건지... 거기서 끄집어낸 다음에..."

시간은 2000년 전, 유미르 프리츠는 돼지 우리의 문을 열어주며 그들이 도망치게 만들고는 미소를 짓는다. 그리고 다시 현재, 그녀는 시조의 뼈대 위에서 연합을 바라본다.

라이너는 짐승 거인을 제압했고, 짐승은 소멸했지만 지크는 존재하지 않았다. 리바이는 곧바로 본체 없는 껍데기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아르민은 지크가 전퇴의 거인과 같은 방식으로 본체를 감추고 있다고 결론을 내린다. 장은 이 거대한 뼈대 사이에서 높이 1미터 폭 10cm 본체를 찾는 건 불가능하다며 아르민에게 각오를 다지라 하나, 이미 엘런을 죽여야 한다는 생각에 정신적으로 몰려 있던 아르민은 버럭 소리를 지르며 1분 뒤 여기를 초대형으로 날려버리겠으니 차력 거인과 협력해 달아나라고 명령한다. 아마 자신의 공격을 에렌이 예측하고 있을 것이니 그걸로는 죽지 않겠지만, 엘런이나 지크의 위치는 알 수 있으리라는 주장이었다. 그에 따라 코니와 리바이를 시작으로 장과 라이너, 피크, 그리고 미카사까지 벗어나자 아르민은 조용히 생각한다.
'아무것도 버리지 못하는 인간은 아무것도 바꾸지 못해. 알고 있어. 버리지 않고선 아무것도... 바뀌지 않아. 어설픈 희망은 버려야만 해... 엘런을... 내가!'

그 순간, 기묘한 짐승의 생김새를 가진 거인이 나타나 긴 혀로 아르민을 휘감고 호흡을 차단해 버린다. 아르민은 짧은 순간 유미르 프리츠의 환영을 보고는 거인에게 잡아 먹힌다. 거인이 달아나고, 불안감에 뒤를 돌아본 연합은 종미의 거인 뼈대에서 수없이 많은 거인들이 나타나는 광경을 목도한다.

한편, 스라토아 요새에 추락한 비행정에서 레온하트 씨를 비롯한 사람들이 오니안코폰을 구조한다. 숨은 붙어 있지만 머리를 다쳐 의식이 없는 상황. 레온하트 씨는 그가 파라디에서 왔을 거라는 추측에 의식 없는 오니안코폰에게 애니의 행방을 묻는다.

라이너가 가장 먼저 자신에게 달려든, 턱이 발달된 거인을 집어 던지지만 곧바로 여성의 유방을 가진 거인 안면에 마스크를 쓴 것 같은 거인에게 붙잡힌다. 다행히 미카사와 장의 뇌창으로 거인들은 쓰러진다.
장: "뭐냐고, 이놈들은! 무지성 거인은... 아니지?"
코니: "어쩌지? 뇌창은 금방 바닥날 거야! 그보다 아르민은 살아 있긴 한 거냐고!"
리바이: "조금이라도 상처를 입었다면 즉시 거인화했을 거다. 다시 말해 상처 하나 없이 포획당한 거지. 하지만... 에렌의 궁둥이 쪽에 매달려 있는 무수한 거인이 막아서는 가운데 말이야... 내가 온전한 상태라 해도 저기로 돌격하는 선택은 하지 않아. 그러니 진정해! 미카사, 섣부른 짓 하지 마라. 내가 미끼가 되어 적들을 유인할 때까지!"
피크: "그건 무리야, 병장. 적의 정체를 알았어... 저건... 선대 아홉 거인. 계승자들의 의식이 남아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시조 거인이 가진 힘이 있으면 끝없이 되살릴 수 있는 거겠지... 싸우기만을 위해 탄생된 역전의 거인병을."
코니: "그런 걸 이길 수 있을 리가..."
피크: "맞아. 그러니까 늑장부리는 소리는 할 수 없어. 난... 딱히 에렌의 친구도 아니니까."

그렇게 말하는 즉시 피크는 독단적으로 종미의 거인의 머리로 달려간다. 압도적인 스피드로 순식간에 뒷목에 도착한 피크는 일반적인 거인의 약점인 목에 폭약을 감고 발파하려는 그 순간, 창이 차력 거인을 관통한다. 그 정체는 다름 아닌 라라 타이버의 전퇴의 거인. 피크가 무력화되자 라이너가 도와주려 하나, 라이너를 향해 포르코 갤리어드의 턱 거인이 달려든다. 게다가 라이너를 도우려던 장에게는 마르셀 갤리어드의 턱 거인이 공격을 가하고, 다행히 리바이가 몸을 던져 장을 구한다.
"서둘러라..! 아르민을 되찾자고! 그것 말고 활로는 없어. 해내지 못하면... 전부 여기서 개죽음 당하는 거다!"

스라토아 요새의 병사는 사령관에게 진격의 거인과 파라디 섬 세력이 교전 중이지만 땅울림은 계속되고 있다고 보고한다. 사령관은 잠자코 지켜볼 수만은 없다며 대포를 동원하라고 명령한다. 그러나 요새의 병력 대부분은 비행선과 함께 산화했고 남은 병력으로는 대포 3문 정도가 한계인 상황, 그럼에도 사령관은
"그것이 잠자코 지켜볼 수 있는 이유가 된단 말인가? 적의 거대한 등 위에서... 지금도 필사적으로 싸우고 있는 저들은 대체 무엇을 위해 싸우고 있겠나."

연합이 온 힘을 다해 선대 아홉거인들과 교전하는 동안, 아르민은 호흡이 차단당해 의식이 희미해지고 있었다.
'생각이 어설펐어...! 의식이... 이대로 질식시킬 생각인가? 엘런이... 나를?! 아니... 그 아이다! 시조 유미르! 엘런이 말했던 것처럼... 엘런은 그저 나아갈 뿐이라면... 이 저항은 시조 유미르의 의지...! 그렇다면... 시조 유미르도! 인류의 학살을 바라고 있는 건가?! 시조 유미르... 무적이야... 어쩔 방법이 없어! 이런... 곳에서... 끝... 나는 건가...?'

그리고, 아르민이 눈을 감은 채 눈물을 흘리는 베르톨트의 환영을 보는 순간, 라이너는 경악하고 만다. 뼈대에서 새롭게 나타난 건 다름 아닌 이 모든 싸움의 시작을 알린 베르톨트 후버의 초대형 거인이었다. 라이너는 급히 도주하나, 초대형 거인에게 붙잡혀 그대로 머리가 뜯어지고 만다. 지켜보던 카리나 브라운은 그대로 절망하고, 초대형 거인은 갑옷 거인의 남은 신체를 연합에게 집어 던진다.

다행히 죽은 사람은 없지만, 초대형 거인과 가장 가까웠던 코니가 반쯤 기절한 데다 리바이도 부상을 입은 듯 피를 토하고 장과 무사히 빠져나온 라이너는 입체기동장치가 고장나 있었다. 라이너는 자신은 한번 더 거인화가 가능하니 손을 놓으라고 하지만, 장은 땅울림에 갑옷째로 끝장날 거냐며 네 거인은 이름값도 못하고 툭하면 박살난다며 거부한다. 아무튼 둘 다 더는 전투를 이어나가기는 힘들지만 우리는 곱게 포기할 줄 모르는 조사병단이니 죽을 때까지 발버둥을 쳐보겠다 다짐한다.

유일하게 전투가 가능한 미카사는 동료들에게 접근하는 거인들을 베어내지만, 뱀 형태의 짐승 거인이 코니에게 가는 것을 막지 못한다. 급히 리바이가 뱀 거인을 베어버리지만, 급히 날아온 탓에 약점을 베지 못해 왼다리를 물리는 중상을 입고 만다. 동시에 미카사가 뱀 거인을 쓰러뜨리고, 깨어난 코니가 리바이를 붙잡지만 상황은 절망적이었다.
"덤벼...! 나는 강해! 그러니! 얼마나 덤벼 들더라도...!"
애니: "미카사, 너 좀 방해돼!"

그와 동시에 나타난 것은 애니 레온하트와 가비 브라운. 그리고 새가 되어 날게 된 팔코의 턱 거인이었다. 전부가 팔코를 붙잡자 팔코는 거인들의 공격을 피해 종미의 거인 외부로 날아간다. 모두가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에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애니와 가비만 바라본다.
애니: "아니... 나도 설마 진짜 날 줄은 생각 못했거든... 진짜로 날아 버리니까... 올 수밖에 없더라. 그래도... 오길 잘 했네."
라이너: "왜 너까지 와버린 거야... 가비!"
가비: "라이너가 우리를 놔두고 가버려서 그런 거잖아! 나도 싸울 수 있는데!"
라이너: "애니!"
애니: "아즈마비토의 배는 가라앉았어... 팔코의 거인화를 견디지 못해서 말이야. 하늘을 날 수 있을 거란 확증도 없었는데... 키요미는 모든 걸 납득하고 보내줬어."
가비: "그러니까 우리는 땅울림을 막고! 그 마음에 보답해야만 해!"
애니: "그래서 아르민... 아니, 피크는?"
미카사: "아르민은 거인한테 붙잡혀서 목숨이 위험해! 아르민을 붙잡은 거인은 꼬리뼈 쪽에 있을 거야. 애니, 힘을 빌려줘."
애니: "네 소꿉친구란 애들은 순 납치만 당하는구나... 물론 되찾아야지!"
가비: "피크 씨는?!"
라이너: "머리뼈 쪽이다. 목덜미의 폭파를 노렸지만 전퇴의 거인에게 저지당한 상황이야."
리바이: "양쪽 모두 동시에 노린다...! 한 쪽에선 아르민을 구조한다... 초대형의 폭발만이 살 길이야... 다른 한 쪽은 에렌을 노려 목덜미를 공격해! 두 팀으로 나뉘어 동시에 해치우자...! 더 이상... 에렌을 배려해줄 여유는 사라졌다. 아니, 그런 건 처음부터 없었어."

그 말에 미카사는 무어라 하려 하나,
코나: "그래도는 뭐가 그래도야?! 팔코가 하늘을 난다는 기적이 없었다면 우리는 거기서 죽었을 거 아냐!"
장: "그래...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채..."
리바이: "그... 바보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썩어 넘쳤지만... 젠장!"
코니: "나도 에렌을 포기하고 싶진 않아...! 하지만... 병장님은 나 때문에 이제 싸우지도 못하고! 가뜩이나 상대는 시조 거인이란 말야! 봐주겠단 생각으로 뭘 할 수 있다는 건데?!"
장: "미카사... 에렌을... 에렌을...! 죽이자...!"

넋이 나간 미카사를 애니가 다급히 불러 아르민을 구하는 것만 생각하라고 다그치려 하지만, 미카사의 얼굴을 보더니 그것만 생각하면 된다고 조언한다. 팔코의 거인은 요새 상공을 가로질러 다시 종미의 거인에게 향하고, 마래군이 대포를 쏘려 하던 그때, 에르디아인들이 마레군에게 접근한다. 마레 병사들이 총을 겨누자 에르디아인들도 덩달아 총을 겨눈다. 레온하트 씨가 황급히 제지하면서 손을 들도 부상자의 치료를 부탁할 뿐이라고 말하지만 마레 병사들도 들을 생각이 없었고, 에르디아 인들도 마레인들에게 기대할 게 없다며 우리가 수도 많고 전투 경험도 앞서니 유리하다고 말한다. 그러자 피난민들을 실은 열차를 운전한 마레 병사가 다른 군인들까지 끌고 오고, 일촉 즉발의 상황에서 요새 사령관, 뮬러가 나타난다. 뮬러는 권총을 장전하고, 곧이어 총성이 울린다. 상황을 모르는 장은 이런 때까지 서로 죽이지 못해 안달이냐고 짜증을 낸다.

한편, 종미의 거인에게 접근하자 수많은 전퇴의 거인들이 활과 창을 겨누고, 이내 팔코를 향해 발사한다. 간신히 공격을 피하자 라이너와 장이 먼저 뛰어 내려 전퇴의 거인들과 맞서고 피크를 구하려 한다. 라이너가 전퇴의 거인들고 싸우는 동안 장이 폭약을 향해 달려들자 겔리어드 형제의 턱 거인을 비롯한 다른 거인들이 나타난다. 그리고, 이제껏 무력화 된 줄 알았던 피크가 거인화를 해제하고 나타나 자기도 입체기동 할 줄 알았어야 한다고 한탄하더니- 거인화, 라라 타이버의 전퇴를 제압한다. 차력 거인의 특징인 적은 체력 소모와 지속능력을 활용해 수차례 거인화하며 장을 지원한다. 하지만 장은 다시 또 다른 턱 거인에게 공격을 받고, 피크 역시 "100번을 이겨도 적이 100만이라면 답이 없긴 하다."고 자조한다. 라이너 마저 중과부적의 위기인 상황이었다.

종미의 거인 후미로 날아가던 애니는 유미르에게 꼭두각시로 조종되는 베르톨트의 초대형 거인을 보고는 용서 못 한다고 한다. 이후 미카사는 돼지 비슷하게 생긴 거인이라 부르며 그 거인을 이야기하고, 못 찾은 애니와 본의 아니게 만담을 나눈 뒤 아무튼 오카피 거인을 추적한다. 그 뒤 애니, 코니, 미카사가 강하해 애니는 여성형 거인으로 변신한다. 가비 역시 라이플로 엄호하려 하지만 리바이는 그런 걸로 죽을 거인은 여기 없다며 지크를 찾는다.
리바이: '찾아내봤자 이 꼴로는... 걸림돌만 되나... 젠장! 녀석의 명령을 실패한 적 따윈 없었다... 단 한 번도... 그런데도... 놈의 마지막 명령만이 어쩨서! 우리의 역할은... 거기서 끝났던 걸지도 모르겠다. 꼬맹이들을 바다에 바래다준다. 고작 그 뿐인 역할이었다고 한다면... 어이... 너희들이 바쳐 왔던 심장(목숨)은... 다른 심장을 짓밟기 위해 있었던 거냐? 아니야. 우리가 꿈꿔 왔던 거인이 없는 세상은 어처구니 없을 만큼 태평한... 이상적인 세계였어! 그러지 않고선... 그녀석들의 목숨 값고 맞지 않아... 엘빈, 나는... 너를 선택하지 않았던 것에... 후회는 없다. 너와 같은 눈을 하고 있던 그 녀석에게 미래를 맡겼단 사실에!'

오카피 거인을 쫓지만, 놈의 기동성에 술래잡기를 하는 꼴이 되어 버린 상황, 여성형 거인의 투척으로 미카사가 빠르게 날아 들지만, 거인들까지 방해한다. 끝내 오카피 거인은 초대형 거인 쪽으로 움직이고, 압도적인 파괴력의 초대형과 수없이 많은 다른 거인들을 셋이서 상대해야 할 위기에 쳐한다.

그리고, 아르민은 움직이지 않는 자신의 육체 앞에서 절망한다.
"어째서... 내 몸인데도 움직이질 않는 거야! 부탁이니까 움직여 줘! 모두 다 죽을 거야! 라이너... 피크... 장...! 코니! 미카사! 애니... 모두 다 죽어버린단 말이야! 일어나 이 쓰레기야! 망할 자식아! 쓸모 없는 놈아!! 나는 내가 싫어...! 너는 살면서 지금껏...! 나를 배신만 해댔어! 넘겨받은 목숨도! 기대도! 책임도! 무엇이든... 뭐 하나...! 아무 것도 갚은 게 없잖아! 그런데 왜 죽고 난리야! 움직여! 움직이란 말이야!!"

그러나 아르민의 육신은 깨어나지 않고, 아르민은 절규한다.

한편, 땅울림은 차근차근 대지를 짓밟으며 나아가고 있었다. 런던, 일본, 인도, 아프리카, 설원, 세상 모든 대지와 사람들을 짓밟으며 나아가는 거인들에게 몰릴대로 몰린 사람들은 절벽으로 떨어진다. 그 중 밀려 떨어지던 여인이 자신의 아기만이라도 살리기 위해 아기를 높이 던지고, 앞 사람이 아기를 받고 그 앞 사람에게 차례차례 넘기며 마지막 희망이라도 잡으려는 듯 아기를 높이 든다.[71]

슬퍼하던 아르민은 무언가를 깨달은 듯 움켜쥔 손을 피자 손 안에서 모래가 떨어진다.
"생각해... 정말로 죽었다면... 뇌에 산소가 들지도 않는 상태에서 어떻게 생각을 할 수가 있지? 여기는 꿈도, 환각도... 사후세계도 아니야 여기는 '길'... 이곳은... 현실이야!"

그 순간, 아르민은 좌표의 공간에서 눈을 뜬다.
'나는 거인의 입 안에 있을 텐데... 어째서 모두의 상황을 알 수 있지? 에르디아 인이 모두 길을 통해 이어져 있어서...? 그런 거라면 무언가 여기서 할 수 있을지도 몰라!'
"맞아, 생각해! 생각해!"

그리고, 아르민은 바로 뒤에서 모래를 만지작거리던 지크 예거를 발견한다.
아르민: "안녕하세요... 지크 씨..."
지크: "안녕... 에렌의 친구... 너도 유미르에게 먹힌 거냐?"

4.2.2. 제4장. 긴 꿈

지크의 과학 교실 설명으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지금으로부터 아주 먼 옛날... 아직 이 세상에 물질밖에 존재하지 않던 무렵... 수많은 '무언가'가 발생하고 사라지기를 반복하면서... 이윽고 어떤 것이 살아남았지. 그것을 생명이라 부른다... 결과적으로 생명이 남은 이유는 생명이 '늘어난다'는 성질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야. 늘어나기 위해 생명은 모습과 형태를 바꿔 가고 온갖 환경에 적응하여 오늘날의 우리까지 다다랐지... 보다 많이, 보다 넓게, 보다 풍족하게. 다시 말해 살아가는 목적이란 곧 ' 늘어난다'는 거야. 이 모래도, 돌멩이도, 물도 늘어나려고 하지는 않아. 하지만 생명은 오늘도 늘어나려고 필사적으로 굴지.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죽음이나 종의 절멸은 늘어난다는 목적에 반하니까. 그 때문에 공포라는 벌칙이 있는 거고... 그 아이도 그런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려고 필사적이었지. 보다 강하고, 보다 거대한 불사신의 몸을 만들어내 그렇게 죽음조차 존재하지 않는 세계를 향해 그녀는 도망친 거야. 그것이 시조 유미르... 이곳이 '죽음이 존재하지 않는 세계'..."
아르민: "그렇다면 유미르의 목적은 대체... 뭔가요?"
"나도 여기서... 아찔할 만큼의 시간을 들여서 그녀를 이해해보려고 했어. 이만한 힘을 지녔으면서도... 프리츠 왕을 거스르지 못했던... 2천 년 동안 여기에 머물며... 프리츠 왕을 계속해서 따랐던 이유... 무언가 미련이 남았던 것은 분명한데... 그걸 엘런은 이해할 수 있었고 나는 이해할 수가 없었지. 그래서 유미르는 엘런에게 붙었다."
아르민: "알려주세요. 여기서 바깥 세계로 돌아갈 방법은...?"
"글쎄다... 이제 다 부질없다고 생각하는데..."
아르민: "저는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았어요!"
"어째서...? 더 늘어나려고? 종을 존속시키는 게 너한테는 그렇게 중요한 건가? 지금 일어나는 일은 공포에 지배된 생명의 참상이라 할 수 있지. 정말이지 무의미한 생명활동이 초래한... 공포에 말이야..."
아르민: "동료들이 싸우고 있다고요! 지금이라면 아직 수많은 사람들을 공포에서 구해낼 수 있으니까! 공포에 맞서 싸울 수 있는 거예요!"
"왜 지면 안 되는 거지? 살아 있다는 건 언젠가 죽는다는 거잖아? 의외로... 숨이 끊어지기 직전에는 안심하게 될지도 모르지. 무슨 의미가 있는지도 알지 못한 채... 그저 늘어나기만을 위해 놀아나는 나날을 끝마치고... 이로써 자유로워졌다며..."

아르민은 문뜩 발치에 떨어진 낙엽을 줍는다.
"그건 해질녘... 언덕에 있는 나무를 향해... 셋이서 달리기를 했죠... 말을 꺼냈던 엘런이 느닷없이 뛰쳐나가고 미카사는 굳이 엘런의 뒤를 달렸죠... 역시나 내가 꼴찌였는데... 하지만 그 날은 바람이 미지근하고 그냥 달리기만 해도 기분이 좋았어요… 낙엽이 많이 떨어졌죠. 그때… 저는 어째서인지 생각했어요. 나는 여기서 셋이서 달리기를 하기 위해서 태어난 게 아닐까하고… 비가 내리던 날 집 안에서 책을 읽던 때도, 다람쥐가 내가 준 나무열매를 먹었을 때도, 다 같이 시장을 돌아보던 때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아르민의 낙엽이 지크에겐 야구공으로 보인다.) 이런 아무 것도 아닌 순간들이 굉장히 소중한 것 같아서..."
지크: "그건...?"
"이건 모래에 묻혀 있었어요."
지크: "어째서, 그게...?"
"글쎄요. 그래도 저한테 이건... 늘어나기 위해 필요한 건 전혀 아니지만요. 굉장히... 소중한 것이거든요.
지크: "아아... 그래... 그저 던지고 잡고 다시 던진다. 그저... 그걸 반복하는... (야구공을 아르민에게서 건네 받는다.) 아무런 의미도 없지... 하지만, 듣고 보니... 나는 계속... 캐치볼을 하고 있기만 해도 좋았거든..."

그리고, 두 사람이 뒤를 돌아보자 지크의 개심으로 인해 둘과 가까웠던 선대 아홉 거인들이 나타난다.[72]

한편, 바깥의 상황은 여전히 절망적이었다. 피크마저 조금씩 거인화에 한계가 다다랐고, 라이너마저 중과부적으로 패배해 낫을 든 전퇴의 거인에게 목을 베이기 직전이었다. 애니도 힘이 부치는 가운데, 그들에게 달려들던 거인들을 향해 베르톨트 후버의 초대형 거인이 팔을 휘둘러 그들을 격퇴한다. 장과 피크 쪽도 둘을 기습하려던 거인들을 갤리어드 형제의 턱 거인이 제압하고, 라이너를 참수하려던 전퇴는 유미르의 턱 거인이 쓰러뜨린다. 갑작스러운 상황이지만 미카사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오카피 거인에게 달려들고, 도주하려던 오카피 거인은 공중에서 가비의 저격에 눈을 맞는다.
"아르민을...! 내놔아아!!"

아르민이 거인의 입에서 튀어 나오자 오카피 거인은 다시 혀를 뻗어 아르민의 허벅지를 찌르나, 그 순간 깨어난 아르민이 뇌창을 던져 거인을 쓰러뜨린다. 곧바로 코니가 아르민을 찌른 혀를 자르고, 추락하려던 아르민은 애니가 붙잡아낸다. 그 다음으로 엘런 크루거의 진격의 거인과 그리샤 예거의 진격의 거인, 톰 쿠사바의 짐승 거인이 나타나 거인들을 물리치기 시작한다. 그리고, 공중의 리바이를 향해 지크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봐~ 어이~ 여기야~!"
리바이: "말도 안 돼..."
"나를 만나고 싶었지, 리바이?! 난 그러고 싶지 않았지만 말이야!"
리바이: "지크..."

거인들이 거인을 쓰러뜨리는 광경에 아르민은 모든 에르디아인들은 길에서 이어져 있기에 지크가 좌표의 세계에서 잠들어 있던 모두를 깨웠으며 아마도 시조 유미르가 우리에게 무언가를 바라고서 연결을 원하기 때문일 거라고 말한다.
좌표의 아르민: "베르톨트...?"
좌표의 지크: "쿠사바 씨... 우리의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어. 안락사 계획은 지금도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해. 하지만... 당신과 캐치볼을 하기 위해서라면 다시... 태어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더라. 그러니까... 일단은 감사해둘게, 아빠."
좌표의 아르민: "나는, 너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았어. 목숨도, 도, 소중한 기억마저... 여자도 그러니까... 알 수 있어! 여기서 잠자코 있을 수는 없다는 것을!"
지크: "모두...!"
아르민, 지크: "힘을 빌려줘!"

그리고, 지크는 종미의 거인 위에서 드넓은 풍경을 아련하게 바라본다.
"날씨가 참 좋군... 좀 더 빨리 그렇게 생각했다면... 뭐, 실컷 죽여 놓고서... 그건 너무 뻔뻔하지..."

마침내, 리바이가 지크를 참수하는 것을 끝으로 지크는 사망한다. 그것으로 에렌과 왕가의 피가 단절되며 땅울림이 정지한다.

그러나 종미의 거인만은 계속해서 진격하고, 장이 이 틈을 노려 종미의 거인의 머리로 날아든다.[73] 거인 전사대장이 기폭장치를 붙잡는 순간, 종미의 거인은 머리를 움직여 장을 바라본다.

폭발과 함께 엘런의 머리가 떨어져 나가자, 푸른 광체와 함께 종미의 거인 몸체에서 대지의 악마가 나타나 머리로 달려든다. 그러나 라이너가 온 힘을 다해 대지의 악마를 저지하고, 팔코의 턱 거인을 탄 코니가 아르민이 대폭발로 곧 여길 날려버릴 것이니 모두 대피하자고 소리친다. 장은 라이너가 아직 대지의 악마를 저지하는 중이라며 만류하지만 차력 거인의 본체에서 나온 피크가 갑옷 거인이라면 분명 초대형 거인의 대폭발도 견딜 수 있다고 하고, 이 기회를 놓치는 것은 라이너의 각오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거나 마찬가지라 말한다.

아르민은 세 턱 거인들이 보는 가운데 초대형 거인의 두 손 위에 올라탄 엘런 크루거와 그리샤 예거의 거인 사이 톰 쿠사바의 짐승 거인의 손 위에 서서 말한다.
"고마워... 모두의 힘이 없었다면... 땅울림은 막지 못했을 거야. 안녕... 엘런."

마침내 아르민이 거인화를 시전하고 폭발과 함께 버섯구름이 이는 동안, 히스토리아 레이스의 출산이 임박한다.

폭발이 가라앉고, 연합이 무사히 스라토아 요새에 안착했을 땐 종미의 거인은 산산조각 나 있었다. 상황을 바라보던 미카사는 원인 모를 두통을 느끼며 엘런이 마지막으로 했던 말을 떠올린다.
엘런: "힘에 눈을 뜬 아커만은 돌발성 두통을 일으키는 경우가 자주 있다더군. 아무 의지도 없는 그저 명령에 따를 뿐인 노예를 차마 눈 뜨고 못 봐주겠던 거였어."
'그게... 마지막이라니...'
엘런: "미카사, 네가 정말로 싫었다."
"어떻게 그럴 수가!"

한편, 가비와 팔코, 피크는 가족들과 재회한다. 그걸 지켜보던 코니가 말한다.
"후회가 없는 건 아니야... 하지만 우리가 잘못한 건 아니지...? 땅울림도 막았고..."

애니는 레벨리오에서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지 의문을 표하다 아버지가 모두를 이끌고 왔다는 카리나 브라운의 말에 급히 달려간다. 그리고, 미카사는 폭심지에서 기어나오는 아르민의 초대형 거인과 먼지 더미 속에서 몸을 일으킨 라이너의 갑옷 거인을 발견한다. 그러나, 대지의 악마는 죽지 않았다. 그 폭발에도 죽지 않은 대지의 악마는 스라토아 요새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고, 아르민과 라이너가 대지의 악마 쪽으로 향하는 순간 등 뒤에서 대폭발이 일며 왕가의 피가 없는 상태에서 초대형 거인이 된 엘런이 모습을 드러낸다.[74]

대지의 악마와 엘런이 접촉하면 또 땅울림이 일어날 지도 모를 정도로 불안한 상황. 하지만 연합 멤버들도 처음 접한 존재이자 초대형 거인의 폭발도 견딘 대지의 악마를 죽일 방법은 안 떠올랐기에 엘런을 죽이는 수 밖에 없었다. 미카사는 계속되는 두통에 시름하던 그때, 갑자기 대지의 악마가 하얀 연기를 내뿜는다.
뮬러: "다리를 다친 건가?"
레온하트 씨: "아니, 원래부터 안 좋았거든. (뮬러의 손을 잡고 일어난다.) 고맙네, 당신이 하늘로 총알을 쏘지 않았다면 우리는 아직도 서로를 죽이려 들었겠지..."
뮬러: "과오는 지금껏 충분히 저질러 왔잖나. 힘을 합쳐 이 사태를 이겨내세."
애니: "아빠!"
레온하트 씨: "애니..?"

대지의 악마가 내뿜는 연기는 다름 아닌 거인화 가스. 리바이는 곧바로 팔코에게 올라 타라고 명령한다. 아커만과 거인화 능력자는 면역이니 이미 살포해 본 피크가 뭘 해야할 지 가장 잘 알고 있을 거라고 다그치며 반쯤 강제로 끌고 날아 오른다. 최후의 순간에 절망한 팔코는 분노에 찬 소리를 지르며 날아 오르고, 장과 코니는 그런 팔코를 바라보며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대화를 나눈다.
코니: "이런 게 우리의 끝인거냐..."
장: "뭐, 그런 것 같네. 뒷일은 동료들에게 맡긴다, 그게 조사병단의 최후란 거니까."
코니: "기억 나냐, 장? 시체를 태우던 날 밤..."
장: "그래..."
코니: "나 참... 너 때문이라고? 우리가 인류를 구하는 꼴을 보게 된 건."

마침내, 장, 코니, 가비, 카리나 브라운, 레온하트 씨를 포함해 가스를 마신 모든 에르디아인들이 무구의 거인이 되어 버린다. 말도 안 되는 상황에 라이너는 절망하고, 때마침 정신을 차린 오니안코폰은 애니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거냐고 묻는다. 뮬러 역시 눈 앞에서 레온하트 씨가 거인이 되는 것을 목도하나 그는 뮬러를 잠깐 바라보더니 다른 거인들과 함께 엘런 쪽으로 달려간다. 동시에 대지의 악마 역시 엘런에게 달려들고, 라이너는 그들을 막아내겠다고 결심한다.
"이 자식... 지원군을 불러냈어...! 장난하지 마라! 여기는 절대로 못 지나간다!!"

아르민 역시 이런 상황에 분노한다.
"정말로... 지옥을 좋아하는구나! 에렌...! 좋아, 마지막까지 질리도록! 함께해줄게!!!"

아르민이 에렌과 격투전을 벌이는 동안, 대지의 악마를 저지하던 라이너와 피크, 애니에게 거인들이 달려든다.
"코니... 장... 가비... 설마... 어째서?! 엄마!"
(차력 거인과 여성형 거인이 대지의 악마를 공격한다.)
"피크! 애니! 우리는... 어떻게 해야 보답받을 수 있는 거지?!"

미카사는 계속되는 두통에 전투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고통스러워한다. 리바이는 엘런을 죽일 수 있는 건 우리 뿐이라고 그녀를 다그치지만, 미카사는 과거의 기억까지 떠올릴 정도로 고통이 극심했다.
'이제... 이 이상은... 버틸 수가 없어...! 돌아가고 싶어! 우리들의 집으로... 돌아갈래...'
엘런: "미카사, 일어나. 감기 걸린다?"
"엘런...? 어라, 나... 어느새 잠들었던 걸까..."

미카사가 목도한 것은 어느 숲의 오두막에서 엘런과 자신이 있는 풍경이었다.[75]
" 뭔가... 무척이나 긴 꿈을 꿨던 것만 같아..."
엘런: "오늘은 이제 아무것도 하지 말고 느긋하게 지내자. 커다란 물고기도 낚았고... 미카사, 왜 울고 있어?"
"어째서 일까... 나... 여기 있어도 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엘런: "이젠 뭘 어쩔 수도 없잖아. 우리가 모든 것을 내팽개치고 여기로 도망쳐온 그날 이후로... 마레의 전쟁이 끝난지 2개월... 파라디 섬 침공 전쟁이 곧 시작될 거야. 도망치지 않으면 모두가 죽어... 아르민도... 우리를 필사적으로 찾고 있겠지. 나로선 히스토리아를 지옥에 떨어뜨려 영원한 살육전을 벌이게 하는 것도, 섬 바깥의 인간들을 학살하는 짓도 할 수 없었어. 그렇다면 그냥... 남은 4년의 여생을 조용히 살자... 아무도 없는 곳에서... 단 둘이. 그렇게 말해줬던 건 미카사... 너였잖아."
"응... 미안해. 이 이야기는 하지 않기로 했으면서..."
에렌: "한 가지만 더... 약속해도 될까? 내가 죽으면... 이 머플러는 버려줘. 너는 앞으로도 오래 살거니까. 나 같은 건 잊고서 자유로워줘. 부탁이야, 미카사. 잊어줘."

이곳은 다시 말해 엘런이 만든 그날 미카사가 엘런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한 좌표에서의 환상이었다.

다시 현실, 엘런의 경질화 주먹에 초대형 육체가 파손당한 아르민이 엘런을 붙든 순간 미카사는 머플러를 꺼내 다시 목에 감는다.
'미안... 그럴 수 없어.'
"엘런은 입 안에 있어! 다들! 도와줘!"
리바이: "알겠다, 미카사!"

아르민이 엘런의 머리를 붙들자 리바이가 날아들어 현재 유일하게 사용 가능한 뇌창으로 엘런의 굳게 다문 이를 부수고, 미카사가 입 안으로 들어가 엘런을 향해 칼을 휘두르는 순간, 엘런은 눈을 떠 그녀를 바라보더니 참수 이후엔 조용히 눈을 감는다.

평행 세계에서, 엘런은 수명을 다해 눈을 감고, 미카사는 그런 엘런의 얼굴을 잡고 자신에게 끌어 당긴다.
"다녀와, 엘런."

그리고 현실의 미카사 역시 에렌의 잘린 머리를 들고 조용히 입을 맞추고, 그 뒤편에서 유미르 프리츠가 가만히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다.[76]

4.2.3. 최종장. 저 언덕의 나무를 향하여

시점은 아르민이 배를 타고 오디하를 향하던 때. 좌표 속의 시간시나 구, 어린 엘런은 어린 아르민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진격의 거인의 힘으로 본 미래를 위해서 그랬단 건 알겠는데 말이야... 꼭 그렇게 나를 때려 눕혀야만 했던 이유가... 뭐야? 무릎으로 찍을 필요가 있었어?"
엘런: "너희를 떼어놓는 데 필사적이라... 나 스스로도 좀 뭐 하는 걸까 싶으면서도 흐름에 몸을 맡기다가 그만... 진짜 미안했다..."
"그건 내가 아니라 미카사한테 말해야지. 그런 엉터리 같은 소리로 상처 입히기나 하고..."
엘런: "그렇긴 하지..."
"모든 건 그렇게 떨쳐낸 우리가... 에렌을 물리치고 인류를 멸망에서 구해낸 영웅인 것처럼 꾸미려고 한 거야?"
엘런: "맞아. 너희는 살아남은 인류 모두의 은인이 되겠지. '섬의 악마'이면서도 파라디 섬을 등지고 인류의 길을 관철한. 이 세상에서 가장 경의받는 존재가 될 거야."
"그러면... 거인대전 이후의 타이버 가문처럼 벽 바깥 인류의 보복으로부터 파라디 섬을 지키란 거야? 우리가 영웅이 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미안하지만 나도, 다른 애들도 네 생각처럼 영웅을 연기할 생각은 없어."

엘런은 자리에서 일어나 우리가 가고 싶었던 곳으로 걸으면서 시조 유미르 이야기를 하자고 말한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화산지대. 흐르는 용암을 보며 그들은 감탄한다.
엘런: "이게 불꽃의 물이란 건가...!"
"정말로... 강처럼 흐르고 있어."
엘런: "어디까지 얘기했더라?"
"시조 유미르가 2천년 동안 프리츠 왕을 계속 따르고 있었기 때문에 거인의 힘이 지금도 존재하는 거라고..."
엘런: "그렇지. 고향을 불태우고 부모를 죽이고 혀까지 뽑은 상대를... 신에 필적하는 힘을 손에 넣은 뒤에도 순종적으로 따랐지."
"대체 무엇이 그녀를 그렇게 만든 걸까..."
엘런: "길에서 그녀에게 닿아보고... 느낀 게 있어. 믿을 수 없었지만... 시조 유미르는 프리츠 왕을 사랑하고 있었어. 그게 2천 년이 지나고도 유미르를 끊임없이 옭아매고 있던 것의 정체야. 시조 유미르의 마음 속 깊은 곳까지 이해하진 못해. (배경이 설원으로, 둘은 조사병단 시절 모습으로 변한다.) 하지만 그녀가 고통스러워하고 있던 건 확실해. 2천 년간 계속... 고통에서 해방시켜줄 누군가를 끝없이 찾았고... 마침내 나타났지. 그게 미카사야."

멍하니 오로라를 보던 중, 아르민은 경악한다.
"어...? 미카사라고 했어?!"
엘런: "그렇다니까... 역시 안 듣고 있었냐?"
"듣고 있었어! 왜... 미카사야?"
엘런: "그건... 시조 유미르 말고 모르지. 나도 아직... 미카사가 뭘 할지는 몰라. 내가 확실하게 알고 있던 건... 미카사가 초래할 결과. 전부 그 결과에 다다르기만을 위해 난 계속 나아갔어. 인류를 학살하고서 파라디 섬에서 서로 죽고 죽이게 만들고... 모두를... 내 소중한 동료들을... 살아남을 수 있을지도 모르는 채로... 싸움에 말려들게 했어..."
"그게 훈장 수여식에서 본 미래..."
엘런: "아르민... 나는 머릿속이 엉망진창이 되어 버렸어... 시조의 힘이 불러오는 영향에는 과거도 미래도 없어. 동시에 존재해... 그래서 어쩔 수가 없었거든... 그날... 그때... 베르톨트는 아직 죽어선 안 됐어... 그래서 놓아줬지... 엄마에게 가도록..!"
(엘런의 손을 잡고 그를 제지한다.)
"가자, 엘런..."
엘런: "...그래..."

어느새 배경은 바다, 성인의 모습이 된 둘은 바닷가에서 다시 이야기를 나눈다.
"그래서... 어떻게 생각했는데?"
엘런: "뭐를?"
"미카사 말이야. 엘런을 잊고서 다른 사람이랑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아? 네가 바랐던 대로."
엘런: "글쎄... 모르겠어."

그 순간, 아르민이 엘런을 때려 눕혀버린다.
엘런: "아파라..."
"모르긴 뭘 몰라! 난 용서한 적 없거든?! 미카사의 사랑을 홀대한 건 어떻게 생각하냔 말이야! 목숨 걸고 쭉 에렌만을 지켜봐 왔던 미카사한테! '나를 잊어줘'란 말 한 마디로 끝낼 수 있을 것 같았어?! 적어도 미카사는 이딴 여자나 울리는 놈은 잊어버리고 행복해지는 게 맞아! 뭐, 의외로 금방 좋은 사람을 만나서 깔끔하게 잘 살지도..."
엘런: "싫어... 그런 건 싫어! 미카사한테 남자가 생긴다니...! 평생 나만 생각해줬으면 좋겠어! 내가 죽은 뒤에도 한 동안은...! 10년 이상은 질질 끌어줬으면 좋겠다고!"
"어... 그래...? 그렇게까지... 꼴사나운 소리를 할 줄이야..."
엘런: "방금 그건 미카사한테는 말하지 말아 줘... 행복해졌으면 좋겠단 말이야, 정말... 그래도... 역시, 젠장...! 죽고 싶지 않아... 미카사랑, 너희랑 같이 살고 싶어...!"
"엘런, 포기하지 말고 찾아보자! 다른 길은 없는지!"
엘런: "안 돼! 나랑 똑같이 다들 죽고 싶진 않았을 거야... 그런데도... 나는..."

그리고, 시조의 힘으로 풍경을 땅울림으로 인해 피로 물든 바다로 바꾼다.
엘런: "8할이야..."
"뭐...?"
엘런: "인류의 8할을 밟아 죽였어..."
"어떻게... 그런 짓을... 엘런!! 왜 그랬어?!"
엘런: "나는 말 그대로... 벽 바깥 인류의 근절을 완수하려고 했고... 너희들에게 저지당한다. 그 결과가 8할... 벽 바깥의 세상은 파라디 섬과 동등한 문명 수준으로 떨어지게 돼... 다시 말해 일방적인 보복전쟁이 벌어지지는 않겠지만... 이 분쟁은 사라지지 않아."
"뭐야 그게...! 우리가 한 짓은 소용 없었다고 하고 싶은 거야?! 잔말 말고 아직 일어나지 않은 학살을 멈춰!"[77]
엘런: " 그럴 수는 없어... 너희가 구할 수 있는 인류는 2할까지야... 이미 정해져 있어..."
"정해져 있어...? 네가 결심하고 네가 죽인 거잖아...?"
엘런: "벌써 몇 번이고... 몇 번이나 시도해보곤 실망했지만... 미래의 기억은 한 치도 달라지지 않은 채 일어나는 건 달라지지 않았어... 아르민, 네가 말한 것처럼 나는... 자유의 노예였어."
"이런... 바보 같은 짓을...! 이제 돌이킬 수 없단 말이야?! 말도 안 돼, 이런 건...! 이딴 건 해결이 아니야! 사람이 없으면 전쟁이 안 일어난다고...? 이딴 농담을 곧이 곧대로 믿는 놈이 어디 있어!! 엘런...! 물론 이 전쟁은 끝이 안 보이는데다... 우리가 경험한 지옥은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되풀이됐던 걸 거야, 분명... 그렇다 해도... 언젠가... 언젠가 분명...!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그런 소박한 소망마저... 이젠 아무도 믿지 않아... 남겨진 교훈이라곤... 죽느냐 죽임당하느냐 그것 뿐이야. 그 모든 게 우리를 위해서 그랬다고 하는 거야...?"

엘런은 자신이 태어난 순간을 떠올린다.
그리샤: "엘런, 네 이름이다!"
엘런: '아니, 아니야...'
그리샤: "엘런, 너는... 자유다!"

엘런은 다시 피로 물든 바다 너머를 바라본다.
엘런: "나는... 평평하게 만들고 싶었어... 이 풍경이 보고 싶었어."
"왜...?"
엘런: " 이유는 모르겠지만... 하고 싶었어... 무슨 일이 있어도... (피바다 속에서 희생자의 이빨과 머리카락을 줍는다.) 모든 것은 너희를 지키기 위해서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사샤도, 한지 씨도 나 때문에 죽고 프록 쪽이랑 서로 죽고 죽이기까지 하게 만들었지. 어째서... 어쩌다 이렇게 돼버린 걸까... 마침내 깨달았어... 멍청했기 때문이야. 어디에나 있을만한 흔해빠진 바보가 힘을 가져버렸어... 그래서 이런 결말을 맞이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 거겠지..."

그러자 아르민도 엘런을 따라 피바다 속에 손을 집어 넣더니 멀쩡한 소라 껍질[78]을 꺼내며 조금 놀라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이해해... 이 세상에서 사람을 없애버리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라면 나한테도 있어."
엘런: "거짓말 하지 마... 네가 그런 생각을 할 리..."
"다들 생각조차 못하겠지. 인류의 2할을 구해낸 영웅이니까. 하지만 엘런에게 바깥 세상에 대한 책을 보여준 건 나야. 아무도 없는 자유로운 세계를... 엘런이 상상하게 만든 건 나였어."
엘런: " 그건..."
"마침내 알아봐줬구나. 언제나 발 밑에 있었는데... 항상 먼 곳만 바라보니까 모르지. 고마워, 엘런... 나한테 벽 너머를... 이 풍경을 보여줘서. 이건 우리가 한 짓이야. 그러니까... 앞으로는 쭉 함께해야겠지?"
엘런: "앞으로...? 어디서?"
"정말 있을 때의 이야기겠지만... 지옥에서! 8할의 인류를 죽인 죄를 안고 고통을 받는 거야. 둘이서."

둘은 서로의 우정을 확인하고 서로 껴안으며 마지막 인사를 나눈다. 껴안은 후, 엘런의 얼굴에 시조 거인화 자국이 생긴다.
엘런: "아르민... 시간이 됐어. 여기서 지낸 동안의 기억은 지우겠지만... 모든 게 끝났을 때 다시 떠올리게 되겠지..."
"그래... 다음엔 서로 죽이려 하겠지. 그리고 또 그 다음에 만났을 때는."
엘런: "그래... 먼저 가서 기다릴게...! 지옥에서..."
"응...! 쭉... 함께 하는 거야!"

그리고, 아르민은 현실로 돌아오고, 애니가 이제 상처는 다 나았냐고 묻는다. 즉, 아르민은 항구 전투 이후 오디하로 가는 배 갑판 위에서 엘런에게 소환된 것이었다.

다시 현재, 아르민은 인간으로 돌아오고 눈을 뜬다. 엘런이 진실을 밝혔을 때 기억이 돌아온 아르민은 미카사가 안고 온 엘런의 머리를 보고 오열하고, 미카사는 아르민도 엘런이 우리를 만나러 왔을 때의 기억이 돌아온 거냐고 묻는다. 이에 아르민은 긍정하고, 미카사의 선택이 초래할 결과가 거인의 힘을 이 세상에서 지워버리는 것임을 들었다는 것도 밝힌다. 아르민의 말대로 거인이 되었던 모든 에르디아인들이 다시 인간으로 돌아온다.
장: " 기억났다... 우직하긴... 그 망할 바보 자식..."
라이너: "엘런... 너란 녀석은..."
코니: "엘런이 말이야... 엄마도 사람으로 돌아올 거라고... 그랬거든..."
애니: "그 녀석이 우리들더러... 오래 살래. 너는 어쩌고...? 괜한 참견이라고... 죽지 못해 안달난 자식이..."
피크: "그래? 나도 이야기해보고 싶었는데~"

아무튼, 애니는 아버지와 재회하고, 팔코는 가비를 찾아 해맨다. 한편, 리바이는 홀로 바위에 기댄 채 죽은 조사병단 동료들을 본다.
"어이, 너희들, 보고 있었냐? 아무래도 이게 결말인가 봐. 너희가 바친... 심장의..."

그들 모두가 경례를 끝으로 사라지고, 리바이 역시 경례로 화답하며 조용히 눈물을 흘린다. 한편 장과 코니도 사샤와 마지막으로 만난다. 다시 어머니와 재회한 라이너는, 일단 가비가 팔코를 업어 쳐 버린 것에 당황하고
"엄마... 나, 이제... 갑옷 거인이 아닌가 봐..."
카리나: "정말이니...? 그거 다행이구나! 지금껏... 내가 몹쓸 짓만 했지... 라이너! 이 이상... 아무 것도 필요 없단다."

미카사는 엘런의 머리라도 매장하기 위해 혼란스러운 틈을 타 먼저 고향 시간시나 구의 언덕 위 나무로 향한다. 그리고, 눈 앞에서 그들이 거인이 된 것을 본 뮬러 장관 외 마레 병사들은 다시 그들에게 총을 겨눈다.
레온하트 씨: "들어주게 뮬러 장관! 엘런 예거는 죽었어! 거인의 힘도 이 세상에서 사라졌어! 이제 우리는 그냥 사람이야!"
뮬러: "증명할 수 있나...? 지금, 여기서."
레온하트 씨: "혈액 검사...라면..."
뮬러: "지금 이 자리에서 말이다! 부탁이네... 증명해주게... 사람인지, 거인인지."

그때, 아르민이 입체기동장치를 모두 벗고 그들에게 다가간다.
"저희가 여전히 거인의 힘을 보유하고 있다면! 힘을 써서 저항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총구가 겨눠진 지금도 무력하다는 것은! 우리가 인간이라는 그 무엇보다도 굳건한 증거입니다!"
뮬러: "자네는...?"
"파라디 섬의 에르디아인, 아르민 알레르토! 진격의 거인 엘런 예거를 죽인 인간입니다!"

미카사는 시조 유미르를 만난다.
"당신이었구나... 줄곧 내 머릿속을 엿보고 있던 건... 당신의 사랑은 기나긴 악몽이었겠지. 이미 빼앗긴 목숨은 돌아오지 않아. 그렇다 해도 당신에게서 태어난 생명이 있었던 덕분에 내가 있어. 편히 잠들길, 유미르..."

유미르 프리츠는 조용히 성불하고, 미카사는 다시 파라디 섬으로 향한다.

최종 전투로부터 3년 후, 무사히 태어난 히스토리아의 딸이 3번째 생일을 맞이할 때가 되었다.
"' 하늘과 땅의 전쟁'이라 불리던 그날로부터 3년이 흘러 터무니 없는 수의 생명이 빼앗기고, 살아남은 사람들도 치유되지 않을 상처로 고통받고 있겠지요. 상실을 겪고 있는 가운데 세계가 우려하던 대로 에르디아국은 예거파가 지휘하는 군대를 결성하여 나날이 힘을 불리고 있습니다. 바다 너머에서 살아남은 인류의 보복을 두려워하며 섬은 한 마음이 되어 언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기면 살아남고 지면 죽는다. 싸우지 않는다면 이길 수 없다. 싸워라, 싸워라. 거인이 사라진 뒤에도 다툼은 사라지지 않아 에렌은 최대한 파악할 수 있던 미래를 제게 전해주었습니다. 그 이상 그 너머의 미래까진 볼 수 없었더라도 이 미래만큼은 선명히 볼 수가 있었죠. 분명... 이 결과는 에렌만의 선택은 아니었을 거예요. 우리들의 선택이 초래한 결과가 이 세상인 겁니다. 우리는 싸워야만 합니다. 이 이상 싸우지 않기 위해서 다시금 안녕과는 연이 없는 나날을 살게 될지라도. 그가 우리에게 바랐던 인생은 아닙니다만 그가 바랐건 바라지 않았건 우리에게는 맡겨진 겁니다. 남겨진 유예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이..."
아르민: "거인이 없는 세상을..."

파라디 섬에는 예거파를 중심으로 한 군정이 완전히 정권을 장악하고 군국주의의 길을 걷는다.[79] 이를 못마땅하게 바라보는 플레겔과 열성적으로 소리를 지르는 리코 브레첸스카, 귀찮다는 듯 하품을 하는 히치 도리스, 한심하게 쳐다보는 아르투르 브라우스 니콜로를 지나 항구에서 히스토리아 여왕과 함께 아즈마비토 키요미와 주요 인사들이 배를 기다린다.

파라디 섬으로 향하는 배에는 아르민과 라이너, 장, 코니, 피크, 애니가 타고 있었다.
라이너: "몇 번을 봐도 히스토리아의 필적은 아름다운걸... (히스토리아가 쓴 편지의 냄새를 맡는다.) 좋은 냄새도 나..."
장: "몇 번이나 말했지만 기혼자에게 마음 가지는 건 그만둬라. 역겨우니까."
피크: "그러는 장은 머리카락이 신경쓰여서 어쩔 줄을 모르나 봐. 누구한테 보여줄 생각인데~?"
장: "역사 교과서를 읽게 될 여학생들에게."
라이너: "말 도감을 잘못 말한 거 아니냐?"
장: "네 수명이 늘어서 참 안타깝다, 라이너."
애니: "파라디 섬이 보이기 시작했어. 아르민... 정말 잘 될 거 같아? 벽을 파괴하고, 섬을 배신하고, 에르디아 국민들이 떠받드는 에렌을 죽인 놈들이 화평 교섭의 연합국 대사를 맡고 있는데."
피크: "나는 이 부근에서 격침당해도 깜짝 놀라진 않을 거 같아."
라이너: "그래... 아직도 배가 떠 있을 줄이야."
장: "그 바보 자식이 떠넘긴 '세계의 영웅'이란 역할이 이렇다니까. '오래 살길 바란다' 좋아하시네..."
코니: "뭐야, 애니. 이제 와서 살아 돌아갈 생각으로 배에 탄 거야?"
애니: "설마. 하지만 너희들도 처음부터 자살하러 온 건 아닐 거 아냐."
아르민: "또 이렇게 지옥으로 향하고 있다는 게 대답이지. 조사병단은 꿈에 빠져 살기 일쑤고. 곱게 포기할 줄을 모르는 녀석들이니까."
애니: "난 헌병 출신인데..."
아르민: "아무튼 아직 살해당하진 않을 거야. 파라디 섬의 사람들도 알고 싶어할 테니까. 우리들의 이야기를."

난민촌, 한쪽 눈을 잃고 휠체어를 탄 리바이는 난민 아이들에게 먹을 것을 나눠주다 막대 사탕을 보고선 처음 마레에 왔을 때 본 엘빈 광대가 떠올랐는지 당혹스러워 한다. 오니안코폰은 묘묙을 나르고, 옐레나는 상자 속 야구공과 글러브를 보며 눈물을 글썽이더니 이내 오니안코폰 쪽으로 움직인다.
"그토록 서로를 못 죽여서 안달이던 존재들이 어째서 파라디 섬에 나타나 평화를 호소하는 것인지..."

어딘가의 황무지, 가비와 팔코는 묘목을 심다 하늘을 나는 새들을 바라본다.
"우리가 보아왔던 이야기. 그 모든 것을 이야기하자..."

그리고, 시간시나 구. 미카사는 엘런이 묻힌 언덕 위 나무에 기대 앉은 채 추억을 회상한다.[80]
"엘런... 곧 모두가 만나러 올 거야. 기쁘지?"

미카사는 어린 시절 엘런과 자신을 떠올리고는 오열한다.
"또... 너를 만나고 싶어..."

그때, 한 마리가 미카사의 머플러를 물더니 그녀의 목에 걸어주고는 저 하늘로 날아간다.
"엘런... 머플러를 둘러줘서... 고마워..."

4.2.4. 엔딩 크레딧

미카사는 어릴적 엘런과의 추억이 깃든 나무에 엘런을 안장시키고 엘런을 그리워한다. 그 후 연합 특사들[81]이 성묘를 하고, 시간이 지나도 미카사는 주변인, 가족들과 같이 엘런의 묘에 성묘를 주기적으로 하며 그를 기린다. 시간은 계속해서 지나 마을이 점차 성장하고, 수십년이 지나 미카사도 에렌의 무덤에서 죽는다.[82]

그 후로도 기나긴 시간이 지나며 시간시나 구는 현대의 대도시로 발전하고, 더 나아가 근미래 도시로 발전하고 자동차는 더이상 도로로 다니지 않으며 하늘을 날기 시작하고, 이에 맞춰 나무도 점점 커지며 엘런의 무덤을 점점 집어삼킨다.[83][84]

다시 수많은 시간이 흐르고 흘러 엘런과 그 친구들의 이야기가 전설로 취급될 수 있을 정도로 먼 미래, 하늘을 나는 자동차도 더이상 날지않을 만큼 월등히 사이버펑크 느낌으로 발전한 시대의 파라디 섬에서 원인 불명의 전쟁이 발생하여 파라디 섬은 큰 타격을 받게 받게되는데 지속되는 전쟁으로 시대에 맞지않는 구식무기를 쓸 정도로 문명이 퇴화하고 대량의 핵 미사일들이 폐허가 된 시간시나 구에 쏟아지며 파라디 섬은 완전히 멸망한다.

전후 긴 시간이 지나 멸망한 파라디 섬은 나무들이 울창하게 자라난 숲으로 그대로 방치된다.[85] 숲이 된 유령도시 사이를 소년병으로 보이는 한 어린 아이와 개가 지나가다, 시조 유미르 때처럼 거대해진 나무를 발견하고 나무 사이 동굴개와 함께 들어가며, 대지의 악마는 죽지 않았음을 암시한다.

파일:aot_theend.jpg
그렇게, 진격의 거인은 10년간의 긴 대장정을 거쳐 마침내 막을 내리게 된다.

5. 둘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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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거인 The Final Sea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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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군인들의 복식으로 보아 오스만 제국이 모티브로 보인다. [2] 게다가 처음으로 투입되어 적 벙커를 무력화시키는 결사대의 가슴에는 폭탄이 둘려져 있다. [3] 이때, 팔코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돌리며 그녀에 대한 팔코의 감정을 보여준다. [4] 정확히는 기관총을 든 병사에게 시키나 원거리라 자신이 해야 하자 아무리 그래도 아이를 쏘기는 꺼리는지 "젠장"이라고 말한다. [5] 이때 이 광경을 지켜보던 콜트는 이를 악물고 있었고, 가비와 팔코는 충격에 빠진 눈으로 바라보았으며 우드는 체념했다. 이 작전의 잔혹함을 보여주는 장치. [6] 이 때, 칼비 원수를 포함한 마가트와 지크, 다른 군 간부들도 하늘을 쳐다본다. [7] 이때 우드의 동세만 유독 세밀한 까닭에 우드는 졸지에 래퍼 밈이 붙어 버렸다. 그도 그럴 게 본 에피소드가 앞서 옥상에서 지크와 콜트의 대화 장면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로토스코핑 기법을 사용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동세가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졌다. [8] 이때 연출이 압권인데, 라이너의 뒤로 지나는 배에 의해 그림자가 지며 라이너의 어린 시절 동료들이 오버랩 되고, 다시 태양이 비치며 아이들로 변한다. [9] 이때 팔코에게선 포르코가 겹쳐져 보이는데, 이후 팔코의 행적을 생각하면 일종의 복선인 셈이다. [10] 팔코가 말을 끝내자 갑자기 라이너는 딱딱하게 굳은 표정을 지으면서 얼굴을 들이민다. [11] 물론 라이너는 진심으로 한 말이 아니었겠지만 역설적이게도 후에 팔코는 실제로 거인 병기가 되기도 했고, 거인을 계승하는 명예도 얻게 되었다. [12] 이때 원작에서는 묘사되지 않았던 피크의 아버지가 등장한다. [13] 그 순간 창문의 덧창이 열리며 바람에 덜컹거린다. [14] 이 때, 흐느끼면서 얘기한다. [15] 애니에서는 유일하게 소유자 머그샷으로 화면이 전환될 때 군 간부의 멘트가 안 나온다. [16] 이 때, 계속 장발에 가려져 있던 엘런 예거의 얼굴이 드러난다. [17] 마가트가 말을 끝내고 나서 두 사람의 시선이 교차한다. [18] 원작에서는 더 이른 시기에 나왔으나 애니에서는 늦춰졌다. 참고로 피크의 이 장면은 사다코의 패러디. [19] 아마도 1부에서 엘런이 미카사에게 시전한 박치기의 오마주로 보인다. [20] 이때 가비의 둔감함에 혀를 내두르는 다른 사람들과 아직도 이해를 못하는(...) 가비가 압권. [21] 이 싸움을 가장 먼저 시작한 나라가 마레다. [22] 상대방의 요새에 식인 병기를 떨어뜨린 나라가 하는 말로 적절하다고 보기 어렵다. [23] 이때 라이너의 표정이 시간이 지날 수록 어두워 지는 것이 압권. 거기에 더해 애니 오리지널로 피크와 포르코가 등장했는데, 라이너의 부담이 줄기는 커녕 라이너가 지불할 금액만 이인분 더 늘었다.(...) [24] 원작에서는 이 대사가 나오는 타이밍에 지크가 그려졌지만 애니에서는 관객들로 나온다. [25] 오리지널 장면으로, 조피아를 가비로 착각한 주정뱅이와 빵집 여주인이 사망한다. [26] 원작에서는 부관이 시조를 탈환해야 한다고 말하고 이에 마가트가 마레는 더 이상 거인의 힘에 의존하지 않는다며 시조를 죽여야 한다고 말한다. 둘의 주장이 반대로 바뀐 것. 이후 전개를 매끄럽게 하기 위해 대사를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 [27] 특별 경계 중이던 육군 1개 사단 귀환, 원양에 나가있던 함대 3만이 항구를 포위하여 수용구를 봉쇄하였다. [28] 배가 터졌다. 일반인이었으면 즉사할 수준. [29] 여담으로 여기서 환호하는 병사들은 원작에서 훗날 예거파로 등장한다. [30] 이전에 한네스가 죽었을 때도 이런 식으로 웃었었다. 즉, 너무 슬픈 나머지 실성했던 것. 그러나 미카사와 아르민을 포함한 그 누구도 엘런의 이런 모습을 알지 못 했다. [31] 정황상 미케의 것으로 보인다. [32] 가비의 키 때문에 머리카락 부분만 보여 말이 건초로 착각한 것. [33] 애니에서는 검열당했지만(bd판에는 적나라하게 묘사된다), 원작에서는 피부가 모조리 날아가고, 배가 날아가 장기자랑을 하는 상태였다. [34] 당연하지만 신병들의 안전을 위해 샤디스 교관이 희생한 것이다. [35] 이때 오리지널 장면으로 라이너와 베르톨트, 애니를 비롯한 전사 후보생이 지나간다. [36] 이때, 톰의 옆에 오리지널 장면으로 양 인형이 놓여 있다. 톰이 가진 짐승거인의 외형에 대한 복선 [37] 이 장면은 많은 커뮤니티에서 마레의 전력이 고작 비행선 다섯 척 밖에 안되냐며 조롱거리가 되었다. 비행선이 너무 적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는데, 이는 파라디섬 세력의 침공으로 군사력이 매우 부족해진 마레의 상황을 고증한 것이며, 원작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연출에 의해 호불호가 갈리는 것이 맞다. 참고로 원래는 사실 7척인데 2척은 퇴각용, 5척은 전투용이다. 하지만 이 5척이 예거파를 몰살시킴으로서 10척이 왔다면 어떤일이 일어날지는 뻔한 얘기. [38] 한 팬이 이 편 이전과 이후 방영된 장면들을 모아 훨씬 더 낫게 편집한 영상이 있는데, 보려면 여기로. [39] 76화가 나오기 직전까지만 해도 팬들 사이에 마레의 전력이 겨우 비행선 5척 뿐이라며 비웃었는데, 이 화가 나오고 나서 비행선이 10척이었으면 진격의 거인은 여기서 끝이었다며 두 국가의 엄청난 전력 차이로 마레의 군사력을 새삼 재평가하게 되었다. [40] 코니는 그냥 놀란 수준이지만, 미카사는 거기에 더해 아예 칼까지 뽑으려 들었다. [41] 팬들의 추측으로 아르민의 무지성 거인도 안 믿을 수준의(...) 거짓말을 금방 간파했지만, 정말 방법이 없어서 그렇게 말했다는 것이 우세하다. [42] 이때 애니 오리지널 장면으로 열린 새장이 보인다. 가비의 정신적인 성장을 의미하는 장면. [43] 원작에서는 무지성 거인 답게 굉장히 기괴한 모습이었는데, 애니메이션에선 나름 귀엽게 나왔다. [44] 코니, 아르민, 장, 라이너, 리바이, 엘런이 사우나를 하고 있는 모습을 담았다. [45] 여기서 어린 엘런이 그리샤의 뒤편에 서 있는 어른 엘런을 바라보는 듯이 연출되었다. [46] 1화 때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올렸지만 이번 화에서는 놀라서 눈을 부릅뜬 표정으로 바뀌었다. [47] 1화에서는 그리샤가 보고 있는 방향이 나오지 않았다. [48] 양 엄지가 잘리고 손등의 겉피부가 전부 벗겨졌다. 이때 내지르는 기합과 비명 섞인 고함이 압권. [49] 이때 빛의 모양이 좌표의 세게 속 빛 기둥과 유사하게 생겼다. [50] 병사들의 복식으로 보아 모티브는 로마 제국으로 보인다. [51] 당연하겠지만 땅울림이 사방에서 일어나고 있어서 귀에 대고 소리치듯 말을 해야 그나마 들을 수 있을 정도이다. [52] 라이너, 가비, 팔코, 코니, 히스토리아, 키스 샤디스, 그 외 시민들 [53] 커질대로 커진 증오...파트가 나오지 않는다. [54] 외견상 거인이 된 나일 도크로 보인다. [55] 깨알같이 작클레가 폭탄 테러로 사망한지 얼마 되지 않아 그 부분이 수리중이다. [56] 오프닝 씬에서의 대화도 이런 배경 연출이 보이는데, 땅울림 천지전의 온전한 구현을 위해 이런 부분들은 시간 절약 명목으로 작화진이 타협한 것으로 보인다. [57] 앞에서의 대화가 많이 생략되어서 뜬금없는 물음이 되었지만, '자신도 라이너처럼 용서 못하는 거냐'는 물음이다. [58] 보는 사람에 따라 살짝 무서울 수 있다. [59] 현실에선 대략 지부티나 소말리아 위치다. [60] 피로 물든 바닷물이 가비와 갑판 위로 흩뿌려진다. [61] 다양한 방법을 구사하는데, 한 명은 세 번 베어서 선 채로 죽고, 다른 한 명은 참수한 뒤 그걸 뇌창 와이어에 묶어서 앞서 잠깐 무력화한 다른 병사에게 던져놓고 뇌창을 격발시킨다. 이때 피가 미카사 위로 뿌려지는데, 자유의 날개에서 아르민 위로 흩뿌려지는 피의 연출과 똑같다. [62] 그녀 특유의 방언이 진하게 튀어나온다. [63] 광대에 엘빈을 합성하고 이어지는 장면에서 이를 본 리바이가 놀라는 만화 때문이다. 비슷한 예로 파라디 섬 항구 전투에서 다즈가 무쌍을 찍는 전개의 합성 만화가 있다. [64] 결말을 본 사람들은 모두 알다시피 미카사의 이 대답은 결국 역사를 뒤바꿨다. [65] 전형적인 중동-터키 계열 음식들이다. [66] 국제 토론회에서 파라디 섬에 우호적인 의견이 없음을 확인하고 조용히 회의장을 빠져나온 직후로 추정된다. [67] 1명이 어깨에 총상을 입긴 했지만 단순히 스친 수준이라 작업에는 지장이 크게 없었다. [68] 이 와중에 경사를 내려오던 거인 하나가 미끄러져 앞선 거인 하나를 넘어뜨리며 거인 두 체가 다른 무리보다 한참 앞장서게 되었다. [69] 이 때 빠르게 짐승 거인을 제압하기 위해 앵커를 쏘지 않고 오직 가스로만 입체기동을 한다. [70] 이 때 빠르게 짐승 거인을 제압하기 위해 앵커를 쏘지 않고 오직 가스로만 입체기동을 한다. [71] 이때 온통 흑백인 와중에 아기와 아기를 감싼 빨간 포대기만 색이 입혀진다. 영화 쉰들러 리스트의 오마주. [72] 왼쪽부터 엘런 크루거, 그리샤 예거, 톰 쿠사바, 포르코 갤리어드, 마르셀 갤리어드, 유미르. 아르민의 뒤에는 베르톨트 후버. [73] 이때 라이너, 마르셀, 포르코, 피크가 방해되는 거인을 제거하며 길을 열어 준다. 이들이 한때 방벽 내 인류를 악마라 부르며 얼마나 증오했는지 생각하면 의미심장한 연출이다. [74] 다만 다들 엘런이 그 정도로 죽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기에 놀라워하지는 않았다. [75] 후편 키 비주얼의 배경이 되는 장소다. [76] 자세히 보면 옅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77] 이때 아르민이 붉게 물든 바다에서 엘런의 멱살을 잡는데,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의 오마주로 추정된다. [78] 이 소라 껍질은 파이널 시즌 이전 바다에서 나온 그 소라 껍질이다. [79] 에르디아의 모티브가 유대인임을 생각하면 작가가 의도했다고도 생각할 수 있는 장치다. [80] 여기서 주제가인 2천년... 혹은... 2만년 후의 너에게...가 나온다. [81] 아르민 알레르토와 살아남은 104기 동기들(히스토리아 레이스 제외), 피크 핑거 [82] 컷씬을 보면 미카사의 목에 엘런의 머플러가 감겨져 있는 것이 보인다. 이 머플러는 미카사는 자신의 인생이 끝날 때까지의 긴 시간동안 엘런을 잊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83] 엘런의 무덤은 전쟁 중에 삼킨 듯 하다. [84] 모순적이게도 에렌은 벽안에서 사는 삶을 매우 싫어했고 인간들보다 높은 벽과 거인을 증오하였디 넓은 평지를 바라보며 자유라고 외치던 사람이었는데 막상 시간이 지나니 도시가 벽과 거인이 되어 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엔딩 크레딧을 보면 기분이 묘해진다. [85] 시간이 지나도 복구되지 않는 도시를 볼 때 어떠한 이유로 아예 세계관에 현존하는 모든 인류 문명 자체가 크게 퇴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무리는 아니다. 파이널 시즌 에피소드의 스토리에 나왔듯이 파라디 섬은 살아남은 대륙의 인류를 두려워하였고 군국주의 체제로 변화되었다. 시대에 맞춰 핵을 개발했고 자신들에게 날아올 때 같이 발사하여 공멸했으면 몰라도 파라디 섬만 밀리는 추세는 아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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