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아랍계 멕시코인은 19세기 후반부터 멕시코로 이민 온 아랍인 이민자들 및 그 후손들을 의미한다. 주로 시리아/ 레바논 출신이 많지만 소수의 이라크계,혹은 팔레스타인인 아랍인도 포함되어 있다. 오늘날 아랍계 멕시코인 중 아랍어를 구사 가능한 인구는 소수라고 하며 이민 온 인구 상당수가 동방 가톨릭 혹은 오리엔트 정교회 혹은 정교회 신도이고 현재 남아있는 무슬림 인구는 극소수에 불과하다.[1]멕시코로 이민 온 아랍계 이민자들은 현지 사회에서 백인으로 대우받기 때문에[2] 이민 후 상류층/사회주류층으로의 진입 장벽이 낮았던 편이었다. 오늘날 멕시코 정치/경제/사회/문화 각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사람들 중 아랍계 이민자 및 그 후손들이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비교하자면 독일이나 호주에서는 레바논계 이민자들에게 주로 조직폭력배 관련한 스테레오타입이 따라붙는 반면, 레바논계 멕시코인들은 이미 20세기 초반부터 멕시코 경제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민족 집단인데, 이는 아랍인들이 라틴아메리카와 다르게 독일/호주에서는 종종 비유럽인 유색인종으로 간주/차별받는 상황과도 연결할 수 있겠다.
2. 이민사
엄밀히 말하자면 스페인의 아즈텍 정복 이후 정착하기 시작한 스페인계 중 일부부터가 모리스코( 레콩키스타 이후 가톨릭으로 개종한 무슬림) 출신이지만, 이들 중 상당수는 당시 스페인의 순혈주의 정책으로 인해 자신들의 출신을 숨기는 경우가 많아 구체적인 사료가 많이 남아있지 않다. 오늘날 아랍계 멕시코인들은 멕시코 사회에 영향력이 큰 편이지만, 이들과 과거 모리스코 출신 콩키스타도르 사이에는 연관성이 매우 낮아 19세기 이전 멕시코에 정착한 무슬림들의 경우는 아랍계 멕시코인 역사에 치지 않는다.[3]20세기 초 오스만 제국 영토의 아랍인 중 약 10만여 명이 멕시코로 이민하였다. 당시 레바논과 시리아 일대에는 인구 증가와 맞물린 사막화로 종종 기근이 창궐하였고, 기근의 여파로 많은 레바논 출신 기독교인들이 브라질, 아르헨티나, 프랑스, 미국 등으로 이민하였다. 이 가운데 일부는 멕시코에도 정착했다. 관련논문(스페인어) 이들이 믿는 종파는 주로 마론파 혹은 멜키트 그리스 가톨릭 같은 동방 가톨릭에 속하는 종파였고, 멕시코 이민 이후에는 멕시코의 주류 종교인 로마 가톨릭 사회와 금세 동화가 이루어졌다. 중동전쟁 이후 레바논 내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멕시코에 거주하는 친척들을 따라 이주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아랍계 멕시코인 중 레바논계 멕시코인 관련해서는 이민사 및 멕시코 사회 내 적응 관련 자료가 풍부한데 비해, 시리아계 멕시코인 이민 관련한 정보는 유대인 관련하여 집중되어 있는 편이고, 팔레스타인계의 이민 관련한 자료나 내용은 무척 빈약한 편이다. 본래 이슬람교에서는 민족 간의 구분을 장려하지는 않기 때문에 시리아나 팔레스타인에서 이민 온 무슬림들은 자신들을 그냥 아랍인으로 여겼고, 19세기 말 당시에는 자신들을 레바논 민족으로 규정지은 마론파들이 특이한 경우였다.
19세기 중반 예루살렘을 포함한 레반트 지역을 지배하던 오스만 제국은 유럽의 환자라는 별명으로 불렸을 정도로 약체화되어 있었다. 프랑스는 오스만 제국 측에 예루살렘 일대의 가톨릭교도들을 보호할 "권리"를 요구하고, 동시에 같은 시대 러시아 제국은 정교회 신도들을 보호할 권리를 요구했다. 프랑스인 선교사들은 레반트 지역 내 가톨릭교도들[4]을 대상으로 한 학교를 운영했으나, 러시아 제국이나 오스만 제국은 그러지 못했다. 레바논 마론파 인구 중 상당수가 문해 능력을 갖추는 동안[5]에도 시리아나 팔레스타인인 무슬림이나 정교회 신도들은 상당 기간 문맹으로 방치되어 있었고, 이는 팔레스타인인들의 해외 이민이 제한되거나 혹은 이민 이후 빈곤층으로 전락할 확률이 훨씬 더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했다.
중동전쟁 이후 나라를 잃고 해외 각지로 흩어진 팔레스타인 난민들 중 일부는 미국 이민을 희망했으나,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미국 입국 허가를 얻기는 쉽지 않았다. 팔레스타인인 일부는 멕시코나 과테말라, 니카라과 같은 북중미 라틴아메리카 국가에 귀화하고 스페인어 이름으로 개명 후 미국에 입국하고 있다. 미국-멕시코 국경 도시인 티후아나가 아랍인[6]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아랍계 이외에 쿠르드계도 있다. 멕시코인 중 최초로 영국 귀족가문에 편입된 안나 하프는 부계 조상이 이라크 쿠르드계로 18세기 오스만 제국의 쿠르드인 파샤인 무함마드 파샤 자프의 후손이기도 하다. 멕시코에서 방송인 생활을 하다가 영국 테넘(Teynham)의 남작과 결혼하였다 (이혼 후 토레노 백작과 재혼하였다.)
3. 문화
- 종교 : 오늘날 멕시코 내 마론파 교회에는 레바논 출신 주교가 멜키트 그리스 가톨릭 교회에는 시리아 출신 주교가 각각 활동하고 있다. 이런 교회들은 아랍계 멕시코인들에게 종교적으로 절대적인 권위를 가진 것은 아니고, 한인 교포 사회의 한인교회에 해당하는 혹은 한국 문화원과 유사한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이슬람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낮은 편이다.[7]
인스타그램 등에서 자기 프로필에 레바논 국기를 달아놓은 멕시코인들 인스타 계정을 보면 일반적인 아랍계 관련한 스테레오 타입과 뭔가 상당히 다른 점을 볼 수 있는데, 아랍계 멕시코인 특히 레바논계 출신들은 아랍계 정체성보다는 레바논계 정체성(즉 고대 페니키아인이나 카르타고인들의 후손)이 더 강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아랍인 특유의 사회보수주의 성향 대신 멕시코 백인 사회와 마찬가지로 미국인이나 스페인인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모방하는 성향이 더 강하다. |
- 요리 : 멕시코로 이민한 레바논인들은 샤와르마 케밥 조리법을 멕시코 요리에 도입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는 오늘날 알파스토르 타코 레시피의 기원으로 여겨지고 있다. # 알파스토르 타코는 주로 돼지고기로 만들어짐에도 불구 멕시코의 일부 지역에서는 알 파스토르 타코를 타코스 아라베스라고도 부르는데, 고기를 굽고 양념하는 방법이 아랍식 레시피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오늘날 멕시코 사회 내에서도 아랍계 멕시코인들은 손맛이 좋은 것으로 유명하다고 알려졌다.[8]
- 언어 : 이민 2세대 이후 아랍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대신 스페인어와 영어를 주로 구사하는 편이다.
문화예술계나 제계에도 인물들을 여럿 배출했는데 레바논계로 알려진 카를로스 슬림은 멕시코
[1]
멕시코인 중 이슬람을 믿는 인구는 이주노동자를 제외하면 2015년 기준 약 4,000여 명 정도에 불과하다.
[2]
여타 라틴아메리카 사회와 마찬가지로 멕시코 사회에서
백인은 상류층을 구성하는데다가, 전체 인구 중 차지하는 비율이 적은 편이다. 2008년
브라질의 브라질리아 대학교 연구에 따르면 평균적인 멕시코인의 유전자는 백인 29.6%, 원주민 60.1%, 흑인 10.1%로 이루어졌다.
#
[3]
물론 16세기 초 스페인이 아즈텍 제국을 정복했을 당시
스페인 제국의
아라곤 왕국에는 상당수의 무슬림 인구가 잔류해 있었다. 그러나 아라곤 왕국에서 아메리카 대륙으로 이민하는 경우는 생각보다 드물었고 이민자 대부분은 무슬림들을 일치감치 추방하던
카스티야 연합 왕국 출신이었다. 스페인/포르투갈 내 유대인 중 적지 않은 수가 아메리카 식민지에 정착한 것과는 반대로
무데하르,
모리스코들의 신대륙 이민은 드물 수 밖에 없었다.
[4]
로마 가톨릭 이외에도
멜키트 그리스 가톨릭,
아르메니아 가톨릭,
마론파 등등
동방 가톨릭 신도 포함
[5]
참고로 레바논인들 중
마론파 신도들은 라틴아메리카 이민 이전 프랑스 선교사들이 운영하는 프랑스 학교에서
프랑스어를 배워놓은 경우가 많았다. 멕시코는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국가는 아니지만, 스페인어는 프랑스어와 같은
로망스어군 언어이고
아랍어 차용어도 많기 때문에 아랍어와 프랑스어를 동시에 구사하는 사람의 경우 스페인어를 배우는 것이 전혀 어렵지 않다.
[6]
아랍계 미국인과 아랍계 멕시코인 다 포함
[7]
멕시코는 할랄 푸드를 파는 식당 보다 코셔 푸드를 하는 식당을 찾기가 더 쉬운 나라이다.
[8]
비교하자면 프랑스로 이민한
아르메니아인들이 중동
아랍 요리를 프랑스인 입맛에 맞추어 돼지고기로 만들어 파는 음식점들을 차린 경우가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