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문서: 명소민/작중 행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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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bgcolor=#362e3d><colcolor=#fff> 작중 행적 | <colbgcolor=#fff,#191919><colcolor=#362e3d,#fff> 1부 · 2부 · 2.5부 · 3부 | |
인물 정보 | 특징 · 가치관 · 인간관계 · 어록 · 평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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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웹툰 똑 닮은 딸의 등장인물 명소민의 2.5부에서의 행적을 정리한 문서.2. 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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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사진 | 대학 시절 |
그동안 언급만 되던 집안 사정이 최초로 자세히 공개됐다. 명소민은 거만하고 자기애 넘치는 아버지[1]와 심성이 유약하고 천진한 어머니[2] 밑에서 학대나 압박은 일절 없는 평화로운 가정에서 부족함 한 점 모르고 자랐다. 즉, 살인도 거리낌없이 저지르는 소민의 비정상적인 기질은 집안 환경같은 후천적인 요소 때문이 아니라 그저 선천적인 기질이었다. 또한 이 시점부터 명소민은 본격적으로 단순한 빌런이 아닌 작품의 또 다른 주인공으로 부상한다.
3. 학부 (94년 ~ 97년)
복일고에서 3년 내내 전교 1등을 하던 소민은 1994년 대한대학교 화학과에 입학한 뒤에도[3] 대학교 4년 내내 수석을 차지하며 우등생으로 지냈다. 허구한 날 과탑을 하는 데다 부잣집 딸에 미모까지 갖춘 소민을 두고 주변 사람들은 사는 게 재미있을 것 같다며 부러워하지만, 정작 본인은 학교가 재미없어 지루해 미칠 것 같아 하던 중, 연려대학교 의대생인 고교 동창 방유경의 간청으로 의대 오케스트라 동아리 연주회에 관객석을 채우러 갔다가 훗날 남편이 되는 길규온을 만난다. 혼자 불협화음의 근원이 될 정도로 연주 실력은 부족하지만 진심으로 연주를 즐기던 규온의 모습에, 소민은 이전에 만났던 이들 중 '열중할 수 있는 무언가를 가졌던 사람'인 류솔을 떠올리고 미소를 짓는다. 이후 연주회 회식에도 참석하며 길규온과 처음으로 통성명을 나누게 되는데, 첫 만남부터 규온은 얼굴이 빨개지고 눈도 못 마주칠 정도로 대놓고 소민에 대한 호감을 드러낸다. 방유경 역시 소민과 단둘이 있을 때 규온이 소민에게 반한 것 같다고 확신한다.이후 내기에서 져서 혼자 아이스크림을 사러 가는 규온과 마주쳐 동행하는데, 그의 집안 사정부터 첼로를 시작한 이유를 듣고 자신의 삐삐 번호를 건네주며 다음 3월 정기연주회 때에는 규온 씨가 꼭 직접 초대해달라고 부탁하면서 인연을 시작한다. 소민이 규온을 마음에 들어한 것은 그의 순종적이고 유순한 태도와 착실한 기질, 그리고 더 나아지길 스스로가 바라는 모습[4]이, 자기 조언을 따르지 않고, 자신이 바라는 대로 변하지 않아주고, 명백히 낫다고 생각되는 자신을 등지고 폭력을 휘두르는 어머니와 구지훈에게 구질구질하게 매달리는 등 여러모로 자신의 기대를 배신하며 최악의 결말을 맞았던 류솔과 달리, 자신이 바라는 대로 변화시킬 수 있는 인간이라 느꼈기 때문. 2부 내내 솔을 내려다보던 소민의 시선이 이런 부분에서도 드러난다.
길규온. 원만한 성격이나 자존심 세우지 않고 호감을 티내는 태도... 뭐 그런 요소들도 나쁘지 않지만.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저 착실한 기질.
누군가에겐 턱없이 부족했던. 열등생이라곤 말하지만 의대에서 공부 중이니만큼 기본 머리는 있을 테고. 출신에 비해 수준 높은 문화를 선망한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지향점은 내 힘으로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므로. 내가 보완 가능한 부분들은 전혀 문제가 안 돼.
소민: 셔츠 예쁘게 다려 입었네.
규온: 어? 어어~ 알려준 세탁소 너무 편하더라. 아, 맞아. 셔츠 하니 생각난 건데 동문회가 곧이거든. 내가 이런 거 잘 몰라서 그런데 옷 쇼핑 도와줄 수 있어? 반나절 정도만 시간 내줄 수 있을까.
소민: 어떤 스타일로 입고 싶은데?
규온: (양주를 확 들이키고 술김에) 너는 어떤 스타일 좋아하는데?
소민: ...그건 반나절로 안 되는데. 하루 통으로 빼놔. 안경원이랑 미장원부터 가자.
소민: 셔츠 예쁘게 다려 입었네.
규온: 어? 어어~ 알려준 세탁소 너무 편하더라. 아, 맞아. 셔츠 하니 생각난 건데 동문회가 곧이거든. 내가 이런 거 잘 몰라서 그런데 옷 쇼핑 도와줄 수 있어? 반나절 정도만 시간 내줄 수 있을까.
소민: 어떤 스타일로 입고 싶은데?
규온: (양주를 확 들이키고 술김에) 너는 어떤 스타일 좋아하는데?
소민: ...그건 반나절로 안 되는데. 하루 통으로 빼놔. 안경원이랑 미장원부터 가자.
규온 역시 미모와 지성, 자신을 위한 조언과 격려를 지속해 주는 다정함까지 갖췄다고 생각되는 소민을 동경하는 마음에 소민의 말이라면 뭐든 따랐기에, 소민은 규온이 자신을 따르지 않던 솔과 다르다는 생각에 더욱 마음에 들어 했다. 그리하여 소민은 성실하지만 다른 것은 죄다 꽝이었던 규온을 자기 취향에 맞게 조련시켜 간다. 촌스럽고 낡은 옷과 덥수룩한 헤어스타일부터 갈아치운 다음, 비쩍 마른 몸도 운동을 시켜 탄탄하게 만들고, 안경도 벗겨서 아예 다른 사람으로 갈고 닦아 놓고 보니 규온은 어디 가도 내놓을만한 미남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결국 소민은 규온에게 사귀지 않겠냐는 고백을 듣고, 이를 받아들이며 정식으로 규온과 교제하게 된다.
이 교제 수락에는 이유가 있었는데, 길규온에게 이성적인 호감을 느낀 것이 아니라, 역시 또 류솔과 관련 있는 이유였다. 소민은 규온의 고백을 듣고, 구지훈에게 목매던 류솔과의 대화를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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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민: 우정과 연애가 뭐가 그렇게 달라 솔아? 상대를 아끼고 위하는 마음은 똑같잖아. 데이트라고 부르는 거, 친구끼리 노는 것과 별 다를 것도 없던데. 구지훈이랑 내가 뭐가 그렇게 다르지? 성적 긴장감? 5년, 10년씩 사귀다가 없어지면, 그러면 친구랑 똑같아져?
솔: 그래도 다르지. 친구는 여러 명이고, 애인은 하나니까. 서로가 제일 특별한 사람이라고 약속한 거고.
소민: 배타성과 독점? 그것 뿐이야?
솔: 음... 기념일이나 생일같이 같이 보내줘야 하는 시간들이 있고. 내 감정이나 생각들을 시시콜콜 더 오픈해도 괜찮고... 친구한테 당연히 기대하긴 좀 미안한 것들을 기대할 수 있지.
소민: 의무감?
솔: 음...... 그런 딱딱한 표현이랑 뭔가 다른데. 말로 설명하려니 어렵네. 기대감 자체가 다르다고 해야 하나. 상대방의 앞날에 내가 있을 거라는 기대? 친구랑은 각자 인생을 따로 생각하는 게 너무 당연하잖아. 거기 섭섭해하는 친구가 좀 특이... 하고... 그런데 애인이 너무 그렇게 선 그으면 좀 당황스럽지. 나는 생각도 안 하고 어디로 멀리 떠날 계획이 있었다거나. 그러면 관계에 엄청 실망하게 되는 점이 다르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우정이랑은 너무 다르지 않나? 우리 나이에는 이른 얘기지만, 결혼이나 출산처럼 평생 함께하는 사이로 발전할 수 있을 수 있는 것도 애인뿐이고.
소민: 그래놓고 헤어지면 남이라니 너무 우스운데.
솔: 어쩔 수 없지, 다들 그러는데. 그래도 연애하는 시간동안은 약속하는 거야. 당연히 내 앞날에는 네가 있을 거라고. 내가 가장 먼저 생각하는 사람은 너일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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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 그래도 다르지. 친구는 여러 명이고, 애인은 하나니까. 서로가 제일 특별한 사람이라고 약속한 거고.
소민: 배타성과 독점? 그것 뿐이야?
솔: 음... 기념일이나 생일같이 같이 보내줘야 하는 시간들이 있고. 내 감정이나 생각들을 시시콜콜 더 오픈해도 괜찮고... 친구한테 당연히 기대하긴 좀 미안한 것들을 기대할 수 있지.
소민: 의무감?
솔: 음...... 그런 딱딱한 표현이랑 뭔가 다른데. 말로 설명하려니 어렵네. 기대감 자체가 다르다고 해야 하나. 상대방의 앞날에 내가 있을 거라는 기대? 친구랑은 각자 인생을 따로 생각하는 게 너무 당연하잖아. 거기 섭섭해하는 친구가 좀 특이... 하고... 그런데 애인이 너무 그렇게 선 그으면 좀 당황스럽지. 나는 생각도 안 하고 어디로 멀리 떠날 계획이 있었다거나. 그러면 관계에 엄청 실망하게 되는 점이 다르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우정이랑은 너무 다르지 않나? 우리 나이에는 이른 얘기지만, 결혼이나 출산처럼 평생 함께하는 사이로 발전할 수 있을 수 있는 것도 애인뿐이고.
소민: 그래놓고 헤어지면 남이라니 너무 우스운데.
솔: 어쩔 수 없지, 다들 그러는데. 그래도 연애하는 시간동안은 약속하는 거야. 당연히 내 앞날에는 네가 있을 거라고. 내가 가장 먼저 생각하는 사람은 너일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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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내가 네게 바라던 거였는데. 결국 그건 우정이라는 틀 안에서는 무리였구나. 내가 류솔에게 원했던 어떤 관계는 이 남자가 나에게 바라는 것과 같은 '연인' 따위의 편리한 이름으로 약속된 명쾌한 사회적 자격을 갖추고 나서야 성립 가능했다는 소리다.
소민이 솔에게 갈망하던, 서로가 서로에게 제일이 되고, 모든 것을 공유하며, 일생을 함께할 수 있는 깊은 관계는, 친구의 틀 안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었고[6], 그렇기에 소민 자신과 구지훈이 솔에게 있어 동렬에 놓일 수 없었던 것을 과거 뼈저리게 절감했던 소민은, 이제 눈 앞의 규온이 자신에게 바라는 '연인' 이라는 이름이 붙은, 사회적으로 특별하다고 인정받는 관계에서 솔이 무엇을 보았고, 무엇이 솔을 그렇게 목매게 만들었는지 알고자 하는 소망을 느끼게 된다. 그리하여 그 기회로서, 자신에게 연인이 되어주길 바라는 길규온을 이용하기로 한 것이다.
4. 석사 (98년 ~ 99년)
소민은 자연대 대학원에서 수석을 차지하며, 길규온와 순조롭게 사귀며 규온은 자주 결혼하자고 장난식으로 묻는 등, 겉으로는 평범하게 연애하지만 그 관계는 분명 소민에게 추가 기울어 있었고, 소민의 미국 박사유학 계획을 본인이 아닌 방유경으로부터 뒤늦게 전해 들은 규온이 항의와 불만을 표해온다. 처음에는 그저 한국이 있어주면 안되냐고 매달리듯 말하던 규온은 소민에게 직접 들었으면 이런 기분 아니었을 거라며, 네 꿈을 이뤘을 때 나는 어디있냐고 처음으로 반항적인 태도를 보이고 미래에 대한 불안과 기대를 내비친다. 처음에는 왜 그런 걸 자신한테 따지는지 당혹감을 느끼던 소민은 다시 솔과의 대화를 떠올리며 이게 솔이 말했던 당연히 연인과 미래를 함께 하리라는 기대감이라고 직감한다. 집에 가서 자신의 미래계획을 검토하며 규온과 어떻게 될지 고민해보는데, 나름대로 규온의 성향에 대해서도 고려하고 결혼계획을 고민하기도 하지만, 잘생겼고 말도 잘 듣고, 내가 다듬어준 모습으로 다른 여자랑 희희낙낙하는건 싫다라는 이유로 헤어져주기는 아깝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며칠 후 규온과 다시 만나는데, 규온이 서러움을 토로하다가 "우리 헤어지게 되는 걸까" 라며 충동적으로 이별의 가능성을 상정하자, 또 다시 교육대상이 제멋대로 통제에서 벗어나 이별을 말하는 모습에 역린이 찔린다. 아깝기도 했는데다 규온의 태도에서 자신의 승리를 확신한 소민은, 이 참에 기를 죽여놔야겠다는 심산으로 "(감히)네가 이별을 먼저 입에 올렸어?" 라고 말꼬투리를 잡아서 제대로 가스라이팅을 하기위해 아예 헤어지자고 통보한다.
4.1. 소민의 이별 선언
규온이 소민을 쫓아와 그런 의도가 아니였다며 해명을 시도하고, 자신의 잘못이냐고 의문을 갖지만, 규온이 '이별의 가능성'을 입밖으로 꺼낸 것은 자기가 느끼는 고통을 토로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 그건 이별이라는 도구로 상대의 꿈을 억누르려는 협박임과 동시에, 그런 말을 하면서도 자기가 피해자인 척을 하는 건 규온 자신이 꺼내든 이별의 '가정'을 서로의 공통된 죄의식으로 만들려는 책임 전가라고 비난하며 순식간에 길규온을 쓰레기라고 가스라이팅한 뒤 완전히 떠난다. 이후 규온은 그간 소민이 보여준 콩깍지 씌인 사랑스러운 모습과 더불어[7] 그날의 대화를 떠올리며 자신이 가졌던 확신을 잃어가고 일상 생활도 피폐해진다.결국 비 오는 날, 소민은 자기 집 앞에 규온이 우산도 없이 찾아와서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지만 소민은 규온을 무시하고 들어가려다 규온이 먼저 무릎 꿇고 비는 모습까지 보고 슬며시 미소를 짓는다.
4.2. 프로포즈
길규온은 자신이 자기 행동을 바보같고 어리석었다며 자책을 반복할수록 소민의 반응이 유해지는 것을 보고, 자기비하가 상황을 개선한다는 루틴을 학습하여, 자신이 뱉는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말이 정말 옳은 것처럼 느끼게 된다. 한편 소민 역시 규온이 자신의 눈치를 보면서 완전히 굽히고 들어오는 걸 보고 역시 규온을 버리긴 아깝다고 생각했는지 필사적이니 슬슬 용서해 줄까라고 생각한 찰나에, 규온의 말 한 마디가 소민의 마음을 크게 움직인다.소민: 그 날은 정말 화났는데... 네 진심을 보니까 성급했다 싶네. 나도 좀 잘못 생각했나봐.
규온: 아니야, 당연히 화낼 만 했지...! 내 쪽이 글러먹은 새끼야. 소민이 네가 틀렸을 리가 없잖아.
규온: 아니야, 당연히 화낼 만 했지...! 내 쪽이 글러먹은 새끼야. 소민이 네가 틀렸을 리가 없잖아.
소민은 이 말을 듣고 류솔에게 너도 글러먹었다는 말을 들었던 것을 떠올린다. 자신의 근거가 되는 '내가 틀렸을 리 없다' 는 전제를 정면에서 부정하던 솔과 달리, 규온은 자신이 옳다는 확신을 주는 존재이자 자신을 믿고 따를 존재가 되어 줄 것임을 알게 된 소민은 충격에 손에 들고 있던 우산도 떨어트린다. 그리고 규온이 결정타를 날린다.
앞으로 너만이 내 정답이야. 나한테 한 번만 더 기회를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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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온아, 이런 네가 사랑스러워. 나처럼 너를 아끼는 사람은 없을 거야. 나랑 결혼하자.
이렇게 소민은 규온에게 류솔과 다르게 성공하리라는 확신을 얻자마자 결혼을 결정한다.5. 박사 (00년 ~ 05년)
5.1. 결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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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겉보기엔 선남선녀에다, 수려한 외모의 부잣집 아가씨에 머리도 좋은 소민의 순애보의 대상인 행운의 사나이 길규온으로만 비쳐지는 두 사람의 관계는 물론 실상은 그와 정 반대로 규온이 일방적으로 양보하는 것에 가까웠다. 상술한 평강과 온달 이야기를 듣고 오는 길에 규온은 사실 자신이 공주와 결혼한 게 맞다며, 평생 떠받들고 살겠다며 다짐의 말을 하고 소민은 그 마음 변치 말라고 확인을 했기 때문. 결혼 후 둘은 소민의 아버지가 사준 집에 신접살림을 차린다.
5.2. 신혼 생활
그 해 가을, 본인은 미국 뉴욕의 에일 대학교 대학원에 가고[8], 규온은 연려대병원에서 인턴을 시작하여 집에 들어가지도 못하는 피폐한 생활을 하면서 서로의 얼굴을 제대로 못 보는 생활이 이어진다. 게다가 규온은 성형외과에 지원했다 떨어지고,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인턴만 마친 채 군의관으로 육군에 입대한다. 소민이 그리웠던 규온은 아내를 따라 미국으로 가고자 군의관 생활 내내 USMLE를 준비하지만 이것도 제대로 붙지 못한다. 그래도 전역한 뒤 성형외과에 재지원하여 합격함으로써 성공의 열쇠를 쥐게 된다.5.3. 계획된 임신과 첫째의 출산
2004년 12월, 소민은 일이 어느 정도 안정 되자, 이때가 아니면 아이를 낳을 수 없다며 계획적으로 첫째를 임신한다.[9]소민은 친정의 도움을 받아서 철처히 준비되고 완벽한 계획을 짜고 일방적으로 규온에게 통보하는데, 규온은 소민이 자식 생각이 없는 줄 알고 일부러 가만히 있었다고 하자, 규온의 생각과 달리 소민은 평소에 말을 안 했을 뿐이지, 자신을 닮은 자식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한다. 규온은 당황하며 그런 소민을 붙잡고 그렇게 자신있냐며 물어보지만, 오히려 소민이 그런 규온을 왜 그렇게 겁먹었냐고 의아하게 보며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고 말한다. (하다못해 모자란 인간들도)다들 저 닮은 자식 기르는 재미로 사는데 내가 포기할 이유가 없고, 포기같은 건 환경이 아쉬운 사람이 하는 거라고 태연하게 답한다. 규온은 그런 소민의 오만한 말에 소민의 능력이 납득될만한 건 사실이지만 소민이 과연 부모로서는 괜찮을지 걱정하는데, 소민은 우리 자식이면 뭐든 잘 할것 같지 않냐며 그 앤 전부 누리는 행복한 인생을 살거라고 규온을 설득해서, 결국 소민의 계획대로 첫 아이를 임신한다.
이후 뱃속의 아이가 자라고 성별이 특정되자, 이름을 미리 정한다. 이왕이면 자신의 자식이라는 티가 나는 이름이면 좋겠다고 말하며 규온도 이왕 딸이니 괜찮겠다고 동의한다.
2005년, 최종적으로 박사 논문 디펜스에 성공한 뒤, 잠시 귀국해서 소명을 출산했는데, 규온은 기뻐서 눈물이 날 것 같다며 마냥 신나서 첫 아이를 예뻐하지만, 소민은 애틋함이 느껴질 거라는 자신의 예상과 달리 놀랍도록 아무 느낌은 커녕,
6. 포닥 & 조교수 (05년 ~ ?)
출산 직후, 미국으로 출국해서 추가적인 커리어를 쌓기 위해 박사후연구원 생활을 한다. 자신은 대학 전임교원으로 임용되지 않으면 절대 귀국하지 않겠다고 선언을 했고, 선언대로 2006년 안국대학교 조교수에 임용되며 귀국한다[10] 이때 귀국하자마자 차 안에서는 규온에게는 5년 뒤 있을 대한대 화학부 교수 임용 기회를 잡아채기 위한 완벽한 5개년 계획을 이야기한다.[11] 2011년 자기 전공인 분석화학 분야 교수인 강형찬의 은퇴가 있기에 그때에 후임자를 뽑을 것이고 그 티오로 자신이 들어가겠다는 계획인데, 강 교수는 자신을 밀어줄 것이라 확신하는 모습을 보인다. 일단 석사 시절 강 교수의 지도를 받으며 우수한 실적과 뛰어난 모습을 보여 에일 대학교 박사과정 입학 준비시에 강 교수의 추천서를 받아낸 애제자이기도 하고, 게다가 부친이 강 교수의 친한 친구이며, 강 교수가 부친과 술을 마시던 중 '소민이를 후계자로 생각한다' 라는 말을 했던 것을 전해듣기도 하는 등, 강 교수는 무조건 자기를 밀어줄 것이라는 정황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원래 학과에 새로 교수를 뽑을 때는 자리를 물려주고 은퇴하는 교수들이 자기 애제자를 들이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며[12], 특히 대한대 수준의 학교는 교수들이 전부 해당 과 학부 출신이기때문에 더욱 폐쇄성이 강하고 성과가 비슷하다면 개인적 인연이 임용에 중요하게 작용한다. 학부 졸업 후 박사로 직행하는 것보다 석사를 하고 나가는 이유도 물론 실적 쌓기도 있지만 차후 모교에 복귀할 생각이 있다면 지도교수 하나 만들어 인연을 쌓아두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대한대 화학부에 분석화학 전공 교수 자리는 단 2개뿐이라 이때 임용에 실패하면 다음 티오는 15년은 더 있어야 나기 때문에, 모교 교수로 금의환향할 소중한 기회였다.
이 계획을 추진하기 위한 제반 여건 중 교수와의 인맥은 차고 넘쳤으니 더 보강할 것은 실적 뿐이었고[13] 그래서 안국대 재직 중 누구도 반론을 제기하지 못할 압도적인 실적인 네이처지에 등재될 논문을 만들고자 했다.
7. 갑작스런 둘째 임신
허나 2007년, 안국대 2년 차에 갑자기 둘째를 갖게 된 것을 알게 되자, 규온이 진작 묶을 걸 그랬다며 왜 이딴 일이 일어난 거냐고 짜증을 내며, 그제야 갑작스러운 임신 때문에 마음 졸이던 솔을 이해하게 된다. " 솔아... 너도 좆같았겠다." 라는 대사를 통해 드러난다.가장 치열하게 연구해야 할 시기에 임신이 가져올 부담까지 견딜 생각이 없던 소민은 독단적으로 산부인과를 찾아가 중절 수술을 예약하지만, 그곳에 우연히도 규온과 연이 닿아 있던 마취과 의사가 왕진을 왔었던 탓에, 그날 밤에 규온이 둘째가 생긴 거냐 묻는다.
결국 몰래 하려 했던 중절 계획을 들키고 아이들을 좋아하는 규온은 자기가 명색이 의사인데 찾아온 생명을 내칠 수 없다며 반대하고, 이에 소민은 "너가 그런 소리 할까 봐 말 안 한 거고 내 몸 내가 관리하겠다는데 왜 참견하냐" 라고 싸우게 된다. 결국 소민과 규온의 싸움 소리를 들은 소민의 어머니가 규온에게 이를 캐물으면서 모친도 이를 알게 된다. 당연하게도 중절을 반대하고 나선 모친과 소민은 그간의 쌓여온 감정까지 드러내며 대판 싸우고, 소민의 모친은 결국 금전 지원을 끊겠다는 카드를 꺼내들어 소민을 강제로 굴복시킨다.
이런 식으로 싸움이 마무리되는 것을 밖에서 들으며 규온은 그간 소민의 것으로만 보였던 집안의 부도 결국 여전히 부모에게 달린 것이라는 걸 새삼 알게 되며, 그간의 자신이 우러러보아야만 했던 소민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기 시작한다. 이윽고 소민의 모친이 떠나고 규온은 소민을 붙잡고 바로 미안하다고 사과하지만, 오히려 소민은 자신의 친정엄마를 끌여들여 자신을 꺾어누르고 결국 자기 뜻대로 가게 만든 규온이 순진한 낯으로 하는 사과는 역겹고 이기적으로만 느껴졌고, 규온에게 정이 다 떨어진 듯이 혐오하게 된다. 며칠 뒤까지 규온에게 감정이 풀리지 않던 소민은 결국 소명과의 대화로 그나마 스스로를 납득시키며 상황을 좋게 보려 한다.
소민: ...소명아, 그냥 만약인데. 소명이는 동생 생기면 어떨 것 같아?
소명: 음.... 으으으음....
소민: (낳아 놓으니 애가 귀엽긴 한데... 별 대단한 애정까진 안 느껴져도.[14])
소명: (배시시 웃으며) 엄마가 좋으면 다 좋아요, 저는...
소민: (마주 웃으며) 어쩜 이리 순할까, 우리 소명이는.
둘째도 낳아놓으면 마음에 들려나. 그래, 소명이 때 임신이랑 연구 병행할 때 할 만 했으니까... 강 교수 은퇴도 아직 몇 년 남았으니까 연구 실적 쌓을 시간도 남아 있고. 이번엔 강의랑 학과 일, 연구생 지도랑 논문 작업까지... 저번보다 빠듯하겠지만. 나는 할 수 있어. 늘 그래왔듯이.
소명: 음.... 으으으음....
소민: (낳아 놓으니 애가 귀엽긴 한데... 별 대단한 애정까진 안 느껴져도.[14])
소명: (배시시 웃으며) 엄마가 좋으면 다 좋아요, 저는...
소민: (마주 웃으며) 어쩜 이리 순할까, 우리 소명이는.
둘째도 낳아놓으면 마음에 들려나. 그래, 소명이 때 임신이랑 연구 병행할 때 할 만 했으니까... 강 교수 은퇴도 아직 몇 년 남았으니까 연구 실적 쌓을 시간도 남아 있고. 이번엔 강의랑 학과 일, 연구생 지도랑 논문 작업까지... 저번보다 빠듯하겠지만. 나는 할 수 있어. 늘 그래왔듯이.
그러나 이런 소민의 다짐은 내레이션에서 억지스런 상황에 몰려 특유의 자만심을 통한 합리화를 한 것이라고 언급되며 본인의 청사진대로 순탄하게 풀리지 않을 것을 암시하고, 아니나 다를까 소민은 이내 커다란 난관에 봉착한다.
소명을 가졌던 첫 임신과 달리 극심한 신체적 부하를 겪던 소민은 스트레스는 물론 컨디션 저하로 인해 평소 완벽주의로선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실수까지 저지르며 연구에 문제를 겪고, 그러던 와중 네이처지에 자신이 2년간 해온 연구와 같은 주제가 투고되며 그간의 노력이 모두 허사로 돌아간다.
이날 소민은 자신이 겪고 있는 이 고난을 전부 뱃속의 둘째 탓으로 돌리며 육교 위에서 차를 바라보며 차라리 경미하게 교통사고라도 당해 자연 유산하는게 나을 거라는 생각까지 한다. 그러나 자신이 너무 소중했기 때문에 차마 그럴 수 없어서 다시 마음을 다잡고 새로 연구 주제를 잡아야 한다고 되뇌이지만, 그래도 이 건은 충격이 너무 컸던지라 길거리에서 머리를 뜯으며 신경질을 낸다.
거지같은 컨디션으로 이어 왔던 연구는 일거에 허사가 되고, 자기 몸을 좀먹는 무력감과 패배감에 짓눌리던 소민은 이런 감정은 자신같은 사람이 느낄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런 게 어울리는 사람은 따로 있다며 소민은 류솔을 떠올린다. 오랜만에 떠올린 솔과 자신이 둘 다 임신 때문에 나락에 떨어진 비슷한 처지의 패배자라 생각한 화풀이인지, 소민은 과감하게 헤어를 커트하고 들어가는데, 바로 류솔과 똑 닮은 현재의 헤어 스타일을 이때 처음 하게 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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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자르고 들어가자 규온은 크게 놀라는데, 소민은 "화풀이" 라고 대답하고, 무슨 일 있냐며 내밀어오는 규온의 손을 쳐내며, 규온에게 언제적 추천한 스타일[15]을 아직까지 하고 있냐며 나이도 있는데 바꾸라고 핀잔을 주고서 바로 방으로 올라간다.
8. 강 교수의 사망
비록 2년을 부은 연구는 엎어졌으나 여전히 소민에겐 강 교수의 든든한 빽이 있었고, 강 교수 역시 다시 한 번 도전해서 몇 년 뒤까지 실적만 만들어 두면 임용은 걱정 없으리라 안심시켜 주며, 언제든 기자재가 필요하면 연락하라는 등 친구의 딸인데다 애제자이기까지 한 소민에게 여전히 각별한 애정을 보인다.[16] 아직 강 교수가 있으니 괜찮다고, 자신은 분명 대한대 교수가 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며, 꿈을 여전히 이룰 수 있는 비전으로 생각하던 소민에게는 청천벽력이게도, 강 교수가 심근경색으로 급사했다는 소식이 들어온다. 명진의 임신 29주차인 2008년 3월에. 강 교수의 급사로 인한 공석을 메우기 위해 당연히 대한대 화학부 신규 교수 임용 심사는 앞당겨지는데, 그 시점이란 게 명진의 출산 예정일 직전이었다.9. 틀어진 계획과 명진의 탄생
장례식장에서 망연자실해 있던 소민은 뒷 테이블의 대한대 화학부 교수진들 사이 오가는 강 교수 사후 처리 이야기를 듣게 되며, 학부장은 마침 3월이니만큼 인터뷰를 빨리 잡자고 한다. 이어 부친에게도 전화하여 임용 일정이 앞당겨진다는 걸 확인시켜준다. 전화를 신경질적으로 끊으며 악을 지른 소민은 밖에 나와엄연히 아버지뻘 되는 어른이자 본인에게 잘 대해줬던 사람을 상대로 돼지처럼 처먹다 하필 이때 죽냐며 혼잣말로 욕을 하고, 이를 규온이 엿들으며 또 다시 소민에 대해 정이 떨어진다. 이윽고 공고가 나고, 교수 선발 과정의 1차 학부 교수진 인터뷰에서 5-6명을 보고 2차 총장 인터뷰에서 2-3명을 보는 스텝 중 소민은 당연하게도 1차 인터뷰 자격은 여유롭게 얻어낸다. 그러나 산달이 임박해 있던 소민은 1차 인터뷰 당일 상태가 안 좋은 모습을 보여 규온에게 지금 상태로는 언제 애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다며 걱정을 사지만, 그래서 이걸 안 가겠냐고, 도움 안 되는 소리는 하지도 말라고 역정을 낸다. 규온의 나쁜 예감은 현실이 되는데, 소민은 하필 1차 인터뷰에서 교수진들 앞에서 본인의 연구 성과를 보여주던 발표 중 출산의 기미를 느끼며 쓰러지고, 응급차에 실려 고통 속에 명진을 출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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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규온과의 마찰
이후 갑상선 질환까지 얻어 휴직하며 명진의 케어나 하는 입장이 된 자신과 달리, 처가의 지원을 받아 대형 성형외과 공동원장이 되어 최고의 상한가를 달리게 된 규온은 자신감이 붙어 점차 소민과 닮은 거만한 모습으로 변해간다. 명진을 봐주던 모친이 자기 동생 준혁의 처가 아이를 낳을 때쯤 미국으로 떠나게 되고, 모친은 사람을 알아보고 세팅해놓을테니 푹 쉬라고 말하지만 소민은 사람을 불러써도 명진은 소명과 달리 남의 손을 못 타는 아이라 육아에 골치를 썩인다.어느 날 규온이 퇴근한 후, 하필 고용인들이 자리를 비운 터라 집안이 엉망이 되어있었던데다, 자신의 방에 있던 병원 개원 선물로 우소라[17]에게 받은 분재 화분이 깨져 있는 걸 발견하고 소민을 범인으로 몰며 소리질러 추궁한다. 소민은 자신은 그 방에 들어간 적도 없고 어쩌다 그리 됐는지도 모른다며 니 물건은 니 책임이지, 왜 자고 있던 명진을 깨우게 소리를 지르냐고 묻지만, 규온은 하루종일 집안에 있는 네가 모르면 누가 아냐고 받아치고, 이에 소민은 규온이 마치 자기를 가정주부로 취급하는 걸 느낀다.
소민: ...무슨 주부 대하듯이 말하네?
규온: 지금은 집에 있는데 주부 맞지.
소민: 야......... 병원 때려치워, 그냥. 네가 집에 있어, 그럼. 난 당장 복직할 테니까.
규온: ...무슨 소리야 그게. 너는... 나만큼 못 벌잖아.
규온: 지금은 집에 있는데 주부 맞지.
소민: 야......... 병원 때려치워, 그냥. 네가 집에 있어, 그럼. 난 당장 복직할 테니까.
규온: ...무슨 소리야 그게. 너는... 나만큼 못 벌잖아.
규온은 과거의 가난한 집안 출신의 의대 열등생 시절 소민에게 빌빌 기던 모습은 다 잊은 듯이, 소민의 자존심을 제대로 깔아뭉갠다. 기가 막혀하는 소민의 반응에 규온은 횡설수설하면서도 자신의 말실수를 인정하긴 커녕 오히려 왜곡된 자만심을 내보인다. 그 때 고용인이 돌아와 자신이 청소 중 실수로 화분을 깼다는 사실을 말하며 사과하며, 소민의 말이 사실이란게 드러나자 두 사람은 한동안 삭막한 분위기로 지내게 된다. 분노한 소민은 당시 소송 중이던 규온에 대한 로펌 지원을 일방적으로 끊어버린다. 이에 규온이 사과해오지만, 어린 소명의 뒤에 숨어 사과하는 모습과 "지금이 완벽하고 단란한 가족의 모습인 것 같다"는 발언에 제대로 열받았으나 애써 참는 모습을 보인다.
이후로도 오만해진 규온을 은근히 거슬려한다. 오랜만에 첼로를 연주하는 모습에서 예전과 같은 반짝임은 커녕, 연주에 몰입이 아닌 연주하는 자신에 대해 몰입하는 듯한 모습에 참을 수 없는 역겨움을 느끼며 거부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의대 동기의 결혼식에서 둘이 닮았다는 말을 듣고 대놓고 불쾌해하며, 귀가 후 침실에서 아예 지금의 모습이 자신을 따라한 결과냐고 묻는다. 규온이 부정하며 "닮고 싶었던건 너랑 전혀 다른 사람"이라고 대답하자 그제야 역겨움이 가시는걸 느끼며 규온을 받아들여준다.
이후 사람을 쓰는 방식에 변화를 주는데, 집안일을 봐주는 사람들이 업무의 과중함으로 제풀에 나가떨어질 때까지 방치하며 사직이나 업무 조정을 변경하면 기꺼이 받아준다. 사람을 추가로 고용하는 게 어떻냐는 규온에게 집에 사람이 좀 많은 것 같다며 묘한 모습을 보인다. 또한 당시 여러 취미를 즐기던 규온에게 마치 무언가를 안다는 듯이 한 번에 잃으면 어떻게 감당하려고 그러냐며 넌지시 말을 흘린다.
11. 규온의 불륜
그리고 얼마 후, 운전수인 박 기사가 잠깐 화장실 간 사이에 박기사와 규온과 주고 받은 문자 내용을 전부 읽고서 기사를 압박하여 자신의 행적을 모두 보고하던 진상을 추궁한다.(휴대폰을 내밀며) 이게 뭘 의미하는 걸까요?
박 기사님께서 무슨 강박증이라도 생겨서... 운전 동선을 전부 보고하지 않으면 직성이 안 풀리든지.
아니면 고용주한테 그 아내를 감시하고 보고해달라는 사주를 받았던지 둘 중 하나일 것 같은데.
자, 어디 한번 해명해 보세요.
박 기사님께서 무슨 강박증이라도 생겨서... 운전 동선을 전부 보고하지 않으면 직성이 안 풀리든지.
아니면 고용주한테 그 아내를 감시하고 보고해달라는 사주를 받았던지 둘 중 하나일 것 같은데.
자, 어디 한번 해명해 보세요.
소민은 규온이 다른 여자와 바람 피우는 일에 대해서는 아무 감정을 느끼지 못하지만, 반대로 자신의 통제를 벗어나다 못해, 오히려 자신을 낮잡아 보고 어설프게 감시하는 등의 행동을 보이는 규온을 괘씸하게 여긴다. 규온에 대한 처우를 고민하면서도, 규온을 향한 분노보다도 통제권을 상실한 자신에 대한 실망감을 크게 느끼며 과거 류솔과의 대화를 회상한다.
너는 그 순간에 박제돼서 내가 이렇게 아름답게 추억할 수 있는거야.
봐,
네
단점을 보완한 놈도 이 꼴이 됐잖아. 문제가 있었던 건 내 쪽이 아니야.
아무리 갈고 닦아줘도 구질구질함을 떨칠 수 없는 그 기질과 천성이 문제야. 나랑은 근본부터 다른.
아무리 갈고 닦아줘도 구질구질함을 떨칠 수 없는 그 기질과 천성이 문제야. 나랑은 근본부터 다른.
사진 속에는 멋진 순간만 기록하고 즐거운 기분으로 덮어둘 수 있어서 좋다던 솔의 말을 떠올리며, 자신이 류솔을 아름답게 추억하는 것은 그 순간에 박제되었기 때문이고, 아무리 공을 들여도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자신과 다르게 근본부터 구질구질한 천성이 문제라는 결론을 내린다. 이후 가족들을 데리고 사진관에 가서 가족 사진을 찍는다.
얼마 후, 명진의 놀이시터 선생이 우연히 밖에서 규온의 불륜 행각을 목도하고 그 증거 사진을 보여주는데, 소민은 사진을 보자마자 규온이 무엇을 따라하는지 알아차린다. 뻔히 젊은 시절 소민의 스타일을 투영시킨 우소라의 모습과 자신이 옷을 사주던 당시의 상황을 따라하는 규온의 행동, 그래놓고 따라한 건 "너랑 전혀 다른 사람" 라는 규온의 말을 떠올리고서 과거의 소민과 현재의 소민이 다르다고 선을 긋고, 지금의 그녀를 모욕하는 것이라고 여겨 분노한다. 이러한 배신이 겹치면서 더 이상 규온을 참을 수 없게 된다.[18]
12. 규온을 향한 복수
그러나 규온을 몰락시키고 복수할 기회는 돌연 찾아온다. 규온이 안면윤곽수술을 진행한 환자가 수술 후 회복과정에서 일어난 출혈로 사망하는 사고가 벌어진 것이다. 규온의 수술 자체는 깔끔했으므로 사고 자체는 지독한 불운이었지만, 평소에도 종종 지혈은 다른 직원에게 시키고 먼저 수술방을 나가던 행동이 방송에 같이 고발되면서 일이 커지기 시작한다. 이 사고 소식을 들은 소민은 남몰래 소리 죽여 웃으며 진심으로 환희한다.[19] 한편 규온이 동료 의사들에게마저 눈총을 받자 정신적으로 불안정해져 자식들에게 의존하는 모습을 보이자[20], 그가 힘든 상황 속에서도 의지하는 모든 것을 빼앗기 위해 조기 어학연수를 핑계로 소명과 명진을 조만간 미국에 보내겠다며 일방적으로 통보한다. 이에 경악한 규온이 또 이렇게 통보식으로 하냐며 본인과 소민 모두 한국에서 병원과 교수일을 하고 있는데 무슨 미국이냐면서 반대하자, 자신의 부모님이 미국에 있으니 사람 다시 잔뜩 붙여가지고 자리잡게 하면 된다며 이게 가능한 거 너도 알고 있지 않냐, 자신은 교수니까 방학 때마다 몇 개월은 한국와 미국을 왔다갔다하면서 아이들을 보살피며 된다며 대한대 임용 목표가 박살난 덕분에 이제 옛날만큼 연구 부담도 없다고 살벌하게 말한다. [21]규온이 그래도 안 된다며 아이들 없으면 못 산다고 매달리지만, 소명이 다니는 유치원에 규온이 일으킨 사고가 소문나고 있는 거 아냐며 지금이야 수군대는 수준이지만 앞으로는 어떻게 될 지 모르니, 잠시라도 안전한 곳에 보내놓는 거라며 이러다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얘기가 퍼져서 길소명이 살인자 딸이라더라는[22] 소문이 퍼져 애 앞길 가로막히면 어떡하냐고 협박하면서 규온의 말문을 막는다.[23] 이러면서도 자녀들은 언젠가 아예 이민을 가버리더라도 자신은 계속 한국에 남아서 규온과 단 둘이 있을 거고, 우리는 부부이니 아이들이 없어도 자신만큼은 규온의 곁을 영원히 지키겠다고 세뇌시키며 속으로는 정반대로 "내가 네 살아있는 감옥이 되어줄게."라고 살벌하게 다짐한다.
규온의 상황은 과거 다른 의료사고와 관련해 앙심을 품은 검사 임승식이 사건을 담당하게 되면서[24]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법원만 오가게 되는 신세가 되고, 규온의 병원 밖에서 안면윤곽수술로 사망한 피해자의 어머니가 1인 시위까지 하면서 손님들이 사람 죽인 의사한테 무서워서 어떻게 수술을 받냐며 수군거릴만큼 갈수록 악화된다. 급기야 임승식의 압력으로 세무조사까지 받게 되자 한 검사가 지나가듯이 어쩌다 그렇게 밉보였냐며 한 소리 하자, 그제서야 규온은 임승식의 딸 사건을 떠올리고 그가 자신을 일부러 괴롭히고 있다는 걸 깨닫고 공포에 질린다. 이렇게 되자 규온은 그동안 자아도취해서 소민을 대놓고 무시하고 불륜까지 저지를 땐 언제고, 제발 이번 한 번만 도와달라며[25] 이대로 가면 진짜 끝이라고 무릎까지 꿇어가며 애원한다. 하지만 소민은 다정하게 규온의 뺨을 감싸며 위로해주는 듯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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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깨. 이 상간남아.
라고 일갈하며 규온의 뺨을 툭툭 치면서 비웃는다.13. 계속된 복수
과거 대학생 시절 오케스트라 동아리에서 규온이 첼로를 좋아하는 이유를 설명하며[26] 아빠같은 느낌이 든다고 하고 규온이 좋은 아빠가 되는 것도 꿈이긴 하다고 하자, 자신도 언젠가 결혼하고 가족을 이루고 애도 낳고 싶다며 남들이 가지는 건 자신도 가져봐야 하고 자신이 경험하지 못하는 건 없어야 한다고 말했던 걸 떠올린다. 다시 현재로 돌아와 무릎 꿇은 규온에게 살다살다 배우자 외도까지 경험해볼 줄을 몰랐다고 비아냥거린다. 옛저녁에 불륜 행각이 들켰다는 사실을 듣고 경악한 규온이 벌벌 떨면서 어떻게 알았고 언제부터 알고 있었냐고 물어보자, 명진이 놀이시터 선생이 친히 사진까지 찍어줬고 걔한테 별 안쓰럽다는 시선까지 받았는데 정말 개망신 한번 제대로 준다고 일갈한다. 규온이 미안하다며 이제라도 돌이킬 수 있는 방법이 없겠냐고 용서를 빌지만 배신만큼 비가역적인 게 없다라고 단언한다. 자신은 진심으로 사랑과 우정이 별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하고, 다른 점을 찾고 싶어서 규온과 함께했지만, 1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차이를 모르겠고 굳이 말하자면 '지켜야 하는 사회적 약속이 몇 추가된' 우정이 아닐까 싶다며 자신은 마땅히 지켜야 할 것들을 지켰는데 규온은 자신과의 의리를 저버렸다고 남편이자 아버지로서 최소한의 의무마저 저버린 규온의 행태를 제대로 지적한다.그 말에 규온도 눈물을 터트리며 바로 그 점이 괴로웠다면서, 무슨 식물에 물 주는 것처럼 때가 되면 제공할 것들을 지키는 것 같은 소민의 모습에서 한번도 진심을 느껴보지 못했고 그녀에게 중요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고 고백한다. 그러면서도 소민의 다리를 붙잡고 미안하다며 사람들이 다 외롭다고 불륜하는 것도 아닌데 외도해놓고 주절주절 뻔뻔하고, 상처 많이 받았냐면서 자신과 결혼해서 후회하고 손해봤고 그냥 혼자 살 걸 그랬다고 생각하냐고 자책하며 사죄한다. 하지만 표정 하나 변하지 않은 채
후회 안 해. 왜 네 외도가 나한테 그만큼 유의미할 거라고 생각하니.
라고 한다.이어서 규온에게는 오히려 정이 떨어질 만큼 떨어질 세월동안 자신과 이렇게 함께 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며 사노라면 끝까지 이어나가지 못한 기억들이 더 후회되는데, 결말을 봐서 오히려 후련하고 대학 시절 자신은 지루했고 마음을 쏟을 대상이 필요했고 이해를 해보고 싶었고 규온은 적절했기에 그를 선택했다는 잔혹한 진실을 밝힌다. 이후 그 애 때는 이런 끝을 못 봐서 자꾸 생각나는 것 같다고 중얼거린다. 즉, 소민에게 규온은 류솔의 감정을 이해해보기 위해 선택한 대체제였을 뿐 아무 의미도 없는 존재였던 것이다. 때문에 불륜을 저질러도 아무런 감흥이 없었던 것. 그리고 이 진실은 본인의 외도가 소민에게 의미라도 있길 바랐던 규온을 완전히 절망케 하고 가뜩이나 망가져가고 있던 정신 상태를 더욱 나락으로 몰아넣는다.
하지만 규온을 향한 소민의 복수는 끝나지 않았다.[27] 규온이 운영하는 파사쥬 성형외과는 세무조사 결과 탈세 금액과 어마어마한 추징 가산세를 통보당하면서 모든 화살은 병원을 도마에 올린 규온에게 돌아간다. 이를 버티지 못하고 집에서 난 끝이라고 한탄하는 규온에게 남 일 얘기하듯이 파사쥬는 그만두면 된다며 강남에선 무리겠지만 새로 개원하며 되고, 아무도 모르는 곳에 가서 새로 시작하라고 제안하면서 당신 그 정도 능력 되지않냐며 과거 자기 능력에 자아도취했던 규온을 비웃으며 조롱한다. 그러나 규온이 하필이면 확장이전한다고 투자를 크게 했던 시기에 사고가 터져서 어렵고 소민이 니가 다시 도와주지 않으면 무리라고 중얼거리자 어이가 없어졌는지[28] 마시고 있던 찻잔을 세게 내려놓고는 아이들이 다음 달에 잠시 한국에 돌아올 거고 애들 귀국하면 규온이 좋아하는 장소에 다 같이 나들이라도 다녀오자고 제안한다. 규온이 얼떨떨해하자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거라고 위로해준다. 그 모습에 규온은 소민이 자신을 용서해줬다고 착각하며 고맙다며 진짜 잘하겠다고 껴안는다.
하지만 규온의 착각이라는 걸 증명하듯이 소명과 명진은 미국으로 유학을 가기 전부터 우소라와의 불륜에 빠져 가정을 등한시한 규온을 매우 어색해한다. 그럼에도 규온이 이제라도 잘하고 가족에게 충실하면 된다고 여기며 아이들을 계속 챙겨주려고 하지만 거부당하고[29], 기대가 계속해서 깎여나가는 하루를 보내는 규온의 모습을 본 소민은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며 아무렇지 않게 "오랜만이라서 그런가, 아빠한테 낯을 좀 가리네" 라고 말한다. 그 날 늦은 밤에 소민은 소명에게 엄마가 다 확인할 거니 마시라고 비타민 물을 주며 오늘 밤은 푹 자라고 한다. 이후 새벽에 불면증 증세가 도져 기분전환으로 말이라도 보기 위해 마사로 향한 규온 앞에 그가 아끼던 말을 독살시키며나타난다. 뭐 하는 거냐는 규온에게 "네 인생은 아무 의미도 없고 아무것도 안 남았다, 오늘 네 아이들을 떠올려봐" 라며 소름끼치게 일갈한다. 눈앞에서 말이 쓰러져서 죽어가는 걸 보고 경악한 규온이 자신을 붙잡고 이게 무슨 미친 짓이냐고 추궁하자, 당신이 결단력이 부족해도 너무 부족한 것 같아서 이랬다며 어차피 이젠 마사를 유지할 능력도 없지 않냐고 규온의 현 상황을 비웃는다. 자기한테 왜 이러냐는 규온이 덜덜 떨면서 혹시 저 말처럼 자신도 죽이려는 거냐고 공포에 질리자, 폭소를 터트리며 규온이 지금 가장 바랄 일을 자신이 왜 해야되냐고[30] 비웃고 결국 이성을 잃은 규온은 소민을 넘어뜨려 목을 조른다[31]
14. 규온을 향한 비난
규온이 자신의 목을 조르며 "그냥 같이 죽자, 네가 날 망치고 한심한 인간으로 만들었고 지금 내 모습이 너무 싫고, 진짜 잘 살아보고 싶었는데 이런 모습이 된 것은 다 너 때문이다" 라며 자신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자, 소민은 규온에게 목이 졸리면서도 헛웃음을 터트리며 폭소한다. 규온이 "뭐가 웃기냐" 라고 따지면서 절규하자, 소민은 과거 류솔이 자신을 거부하고 자수를 결심했을 때에 버금가도록 분노한 얼굴로, 자신을 탓하는 규온을 책망한다.그럼 내가 지원해준다는 것들을 뿌리쳤어야지!!! 내 지원을 포기하고, 스스로를 책임지려 하고, 나 없이 나아가려 했어야지! 그렇게 빛났어야지. 나랑은 상관 없다는 듯이 그렇게 제대로 살아갔어야지.[32]
규온에게 "언제든 날 떠날 수 있었는데 넌 그러지 않았어, 넌 타고나길 스스로 책임질 수 없는 한심한 놈이야" 라고 비난한다. 소민은 "그날 밤, (의료사고로 죽은)네 환자가 죽은 그날 밤, 그 시간에 네가 어디에 있었는지 나는 알아[33] 이 자격없는 놈아" 라고 규온에게 비수를 꽂으면서 규온의 마지막 남은 희망마저 박살내고 오열하게 만든다. 결국 규온은 조르던 소민의 목을 놓고 옆에 누우며 소민의 말이 다 맞고 진작 이 말을 했어야 했다며 이혼하자고 하지만 소민은 합의이혼은 해줄 생각 없고 소송은 꿈도 꾸지 말라며 자신은 유책사유 없는 배우자라고 거부한다. 모든 걸 다 포기한 규온은 소민도 자기가 싫을 거고 자기가 끔찍할테니 갈라서자고 하는데 또 왜 그러냐며 숨이 안 쉬어지고 이대로 죽어버릴 것 같다고 비참하게 호소한다. 이제 우리 사이에 남은 게 없은 것도 없고 개원할 때 빌린 돈도 진작에 다 갚았고 소명과 명진도 그냥 가끔 만날 수 있으면 만족하겠다며 양육권도 욕심내지 않겠다고 한다. 하지만 부모의 이혼과 아버지의 재혼으로 힘들어했던 류솔을 떠올리며, 규온은 재혼해서 소명이를 상처입히고 말 것 같아서 더더욱 안된다고 하며, 사람은 자기만의 불행은 수용해도 비교군이 있으며 비참해 미쳐버린다고 하면서 그렇기에 자신은 이혼한 여자보다는 사별한 여자가 낫겠다고 단언하며 규온은 자신의 품에서 말라 죽어버리라고 선언한다.15. 규온의 실종
이후 그대로 규온을 두고 공항으로 이동해 아이들을 데리고 미국으로 출국한다.[34] 친정 가족들에게 안식년을 틈탄 휴양이라고 설명했지만, 규온이 조른 자신의 목에 남은 멍자국 때문에 가족들이 이해한 내막은 부풀려져서 피해자의 입지를 얻어낸다.한편 병원 근처 역에서 시위중이던 사망한 환자의 어머니에게 익명의 번호로 환자가 사망한 그날 밤, 규온이 우소라와 함께 밀회를 가지고 있었다는 사진을 제보하여[35], "내 딸이 죽어가는데 불륜질을 하고 있었다" 라며 분노한 환자의 어머니가 그대로 병원에까지 쳐들어가서 커터칼로 규온을 피습하는 참사가 벌어진다. 다행히 손만 다치는 선에서 환자의 어머니가 제압 당하면서 피습은 끝났지만, 이미 불륜 사진은 파사쥬 홈페이지에까지 올라가 만천하에 폭로되었고[36] 죄책감과 자괴감이 폭발한 규온은 그대로 병원을 떠나 잠적한다. 규온의 무단결근이 길어지자 파사쥬의 의사들이 소민의 고등학교 동창이자, 규온의 연려대 의과 동기인 방유경을 통해 미국에 있는 소민에게 연락하여 규온이 집에도 없고 잠적했다는 것을 알려준다. 결국 혼자 한국으로 떠나지만[37] 경찰 측은 규온이 성인 남성이니 실종보다는 단순 가출일 가능성이 훨씬 커서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고 하자, 소민은 걱정스런 표정을 지으며 어디서 사고라도 당한 거면 어떡하냐라고 항의한다. 경찰이 가정불화나 부부싸움으로 가출했을 가능성은 없냐고 물어보자, 소민은 얼굴을 가리며 푹 수그린 채, 그렇게 책임감 없는 사람은 아니라고 울먹이자, 경찰은 안타까워하는 소리를 내지만 정작 소민은 얼굴을 가린 채, 이 상황 자체가 어이가 없다는 듯이 조용히 비웃음을 짓는다.
며칠 뒤, 규온은 어느 여관방에서 정맥 마취제 과다투여로 자살을 시도하여 혼수상태로 발견된다. 그런 규온을 병원에 입원시키지만 저산소성 뇌손상을 입었을 수도 있다는 의사의 소견에 할 거면 확실하게 했어야지 끝까지 성가시게 만든다며 끝내 규온이 죽지 못한 상황을 귀찮아한다. 의식을 잃고 누워있는 규온을 정말 애매한 사람이라고 조롱한다. 그러면서도 규온의 손을 잡은 채 너의 뭘 보고 빛난다고 생각했는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괜찮다며 우리는 부부이니 자신이 도와주겠다고 한다.
16. 우소라에 대한 보복
이후 규온의 내연녀인 우소라의 병원에 길 원장의 가족이라고 밝히며 우소라의 돌아가신 어머니가 생전에 살던 집이자 매주 화요일마다 규온과 밀회를 가지던 아지트인 행과아파트로 찾아가겠다는 연락을 대놓고 남겨 소라를 경악시킨다.[38] 행과아파트에서 단둘이 만나 벌벌 떨기만 하는 우소라에게 "돌아가신 어머니도 자기 집이 딸의 불륜 장소로 쓰인 걸 알면 황당해하겠다" 라고 조롱하며 정신적으로 압박한다. 이내 규온에 이어 소라의 얼굴까지 선명히 드러난 밀회 사진까지 보여주며 "환자 엄마가 파사쥬 홈페이지에 폭로한 사진은 색도 흐릿하고 여자 얼굴도 제대로 안 보여서 좀 아쉬웠다, 다들 점잖은 척 해도, 상대 여자는 누군지 궁금해 할거고 한다리만 건너도 다 아는 의료계에서, 특히 판이 좁은 연려대 의과에서 정체가 들통나는 건 순식간이고 얼굴 나온 사진까지 풀리면 볼만 하겠다, 정신과 의사가 불륜이라니, 얼마나 자극적이냐" 라며 협박하면서 완전히 굴복시킨다.이 말에 우소라가 곧장 무릎 꿇고 죄송하다며 사과든 위자료든 원하는 만큼 드릴 거고 뭐든 할테니까, 아이가 충격받을 것이니 제발 어디에 폭로하지만 말아달라고 손이 발이 되도록 필사적으로 빌자 가소롭다는 듯이 "이러실 거 없다" 라고 비웃는다. 이내 신발로 우소라의 무릎을 툭툭 치면서[39]
나는 이렇게 값싼 건 관심이 없어. 우 원장님만 줄 수 있는 게 필요해. 이를테면 말이죠.
아내 목을 졸라 죽이려고 하고, 자살 시도까지 한... 언제 자식들한테 해를 끼칠 지 모르는 불안정하고 정신 나간 남자를 가족들이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믿을 만한 폐쇄병동. 그 입원을 '평생' 책임질 정신과 전문의의 강제입원 결정 소견서 말입니다.
라고 하며 우소라에게 길규온의 정신병원 강제입원에 협조할 것을 요구한다.과거 신혼 시절에 레지던트 생활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된 규온이 그의 동기 중 정신과인 우소라는 가족들이 다 같은 연려대 의과를 나와서 아빠는 정신과 교수고 오빠도 정신과 전문의여서 가족들을 따라 쉽게 전공을 결정했고, 우소라의 오빠는 폐쇄병동을 운영하고 있다고 알려준 걸 십여년이 지난 뒤에도 기억하고 있던 소민은 길규온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고 그 사실을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고 철저히 은폐시키기 위해 우소라를 이용하기로 한 것.
17. 규온을 강제 입원시키다
당연히 소민이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불륜을 폭로해버리겠다고 협박받은 우소라는 그 길로 본인의 오빠에게 달려가, 제발 자기 좀 살려달라고 빌면서 길규온을 평생 정신병원에 잡아놔야 되고 안 그러면 자기가 죽는다고 절규하다시피 애원한다.[40] 결국 우소라의 오빠도 여동생의 치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길규온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자 기다렸단 듯이 미리 와서, 의료진들조차 감탄할 정도로 신체보호대 사용 동의서를 비롯한 입원에 필요한 각종 서류들까지 철처히 준비해놓으면서 마침내 규온을 정신병원에 사실상 감금시켜 자신의 인생에서 치워버리는데 성공한다.혼수상태에서 깨어난 규온은 가끔씩 정신이 돌아올 때마다 자살 소동을 벌이지만, 이것마저 미리 예상하고 수를 써놓는다. 우소라를 행과아파트에서 협박했을 때 혹시라도 만에 하나 자신의 남편이 병원 내에서 자살하는 순간 모든 걸 폭로할 테니 규온이 평생 우소라의 보호 아래에서 안전하도록 책임져달라고 명시한 것.[41] 이로 인해 자신의 불륜 사실이 단단히 약점 잡힌 우소라가 필사적으로 규온이 자살하지 않도록 모든 방법을 강구하면서, 규온의 목숨이 붙어있는 한 누구에게도 문제 될 일로 비화되지 않게 소름끼치다시피 철저히 자신의 손 안에서 통제한다.
소민의 이런 지시에 우소라가 "왜 굳이 이렇게까지 하냐" 라고 묻자, 오히려 소민은 "이상한 질문을 한다, 자기 남편이 안전하길 바라는 건 당연하지 않냐" 라고 천연덕스럽게 대답하지만, 규온에게서 "내 아내는 내가 최고로 불행하길 바랄 거야" 라는 말을 들은 것을 떠올린 우소라는 그게 다가 아닐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며 두려움에 떤다.
이후 소민은 집으로 돌아와 규온을 위해 준비한 건 많았는데[42] 끝은 의외의 형태가 되어버렸다고 하면서도 자살을 시도한 규온을 떠올리며 진심으로 만족한 표정이 지으며, 속으로 "난 네 바람은 이제 하나도 이뤄주고 싶지 않을 정도로 네가 역겨워진 걸."이라고 생각하고[43] 규온과의 결혼반지를 보며 평생을 살아서 괴로워하라고 한다. 규온에 대한 사람들의 입방아가 잠잠해질 즈음 소명과 명진을 데리고 미국에서 한국으로 귀국하고[44], 규온과 함께 살았던 집에 돌아와 이삿짐을 옮기면서[45] 자신이 대학생 때 입었던 코트를[46] 발견한다. 그 코트를 다시 입어보고 거울 앞에 서지만 나이를 먹어 늙었다는 것만 실감하며 길규온과 처음 만났던 그 시절 이후로 15년의 세월이 지났고, 길규온에게 얼마나 긴 시간을 낭비한 거냐고 살벌하게 후회하며 끝내 돌고 돌아 애 둘 딸린 채 이렇게 원상복귀라니 믿을 수 없게 허무하다고 생각한다.
18. 소명의 변화
이후 바이올린 학원을 마치고 돌아온 소명에게 잘 다녀왔냐며 바이올린은 재밌냐고 묻지만, 자신의 눈치를 지나치게 보며 재밌다고만 하는 소명을 보고 참 말도 잘 듣고 똑똑하고 착하긴 한데 결정적인 매력이 부족하다고 여긴다. 예전처럼 인생을 공허해하고 미치도록 지루해하며 그때 같은 눈부심을 다시 느끼고 싶고, 몰입하는 인간의 아름다움을 다시 한번 만나고 싶다며 류솔을 떠올린다. 하지만 그 찰나를 쫓으며 낭비한 시간이 너무 길다고 여기며 규온과의 결혼반지를 빼면서 그래도 규온 덕분에 얻은 교훈이 한 가지 있다며, 이제 정말로 더이상 글러먹은 상대에게 헛된 기대감을 갖거나 더 나아지리라 인내심을 가지면서 나 자신을 낭비하지 않기로 결심한다. 규온에게 오랜 시간 동안 기회를 준 건 파국을 맞이한 류솔과의 순간이 후회돼서였다고 인정하면서도 기질적으로 글러먹은 것들은 변할 수 없는 게 맞으니 규온이 자신의 모든 인내심을 다 말려버린 거라고 여기며 그러니까 앞으로 자신에게 생기는 모든 일은 다 규온 때문이고, 자신이 이렇게 된 건 다 규온 때문이라면서 규온이 전부 소민의 탓이라고 발악했던 것처럼 자신의 모든 악행을 합리화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전부 규온에게 전가하면서 현재의 근본부터 글러먹은 이는 개선할 수 없고 이런 자들을 적극적으로 제거하고자 하는 가치관이 확립되게 된다.그렇게 자신에게 방해되는 글러먹은 인간들을 적극적으로 제거하려는 인식이 확립되면서, 규온에 이어 친아들인 길명진마저 익사를 가장해 살해해버리고 일말의 죄책감이나 슬픔도 느끼지 않는다. 딸 길소명과 함께 명진의 장례를 준비하면서 이제 자신의 인생에 타인이 걸릴 일 따위는 없을 거고, 교수 커리어도 안정되었으니 자신은 이제 재미없고 착한 딸이랑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며 따분한 인생을 살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고개를 푹 숙이며 차마 형용할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면서 예상한 후련함이 아닌 지독한 허탈감만을 느낀다. 자신에겐 이제 성취감도 목적 의식도 없는 지루한 노화만이 남은 거고 왜 살아있는데도 죽은 기분이냐고 고뇌하며, 눈앞에서 카메라를 목에 건 류솔의 환영이 다가오는 걸 느끼며 그때 조여버리고 만 숨통은 누구의 것이었냐고 생각한다. 그 순간 아주 잠깐이지만 자신을 원망스럽다는 듯이 바라보다가 바로 고개를 돌리는 소명을 보고, 잠시 스쳐간 표정이었지만 동생을 하루 아침에 잃은 애가 의지할 유일한 핏줄인 엄마에게 지을 표정이냐며 의아해한다. 이후 소명의 휴대폰에 설치한 시큐어리 스파이 앱의 통화 녹음을 통해 소명이 명진의 죽음을 의심하는 걸 듣고 딸이 예상보다 영민했다며 놀란다. 자고 있는 소명의 방에 들어가면서 명진이 복일천에 발견된 그 상황에서 CPR까지 시도할 배포가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했는데, 그만큼 제 동생을 살리는 데 강하게 몰입했다니 이렇게 완벽할 수가 있냐고 자기 딸이 자기 아들을 죽인 범인으로 자신을 의심하는 상황에서도 진심으로 환희한다.
하지만 소명이 명진의 살해도구로 생각해서 몰래 빼돌려 침대 밑에 숨겨둔 피크닉 주스를 꺼내면서 발상만 예리했다며 이게 살인도구였으면, 명진의 손에 들려 보냈을리 있겠냐며 이 웹툰의 가장 유명한 밈이자 명진을 죽인 살인도구는 처음부터 피크닉이 아니었다는 놀라운 사실이 밝혀진다. 그렇지만 상상력이 발칙하니 거기에 맞춰주겠다며 이걸 내일 완벽한 증거로 만들어서 돌려줄테니 자신을 버릴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로서, 자신과 길명진을 열심히 저울질해보라며 엄마는 네 선택을 믿는다고 소명을 시험하려고 하면서 첫화에서 나왔던 소름끼치는 미소를 지으며 소명을 바라본다. 결국 어머니외엔 별다른 보호자도 없던 소명은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 명진의 죽음에 대해 입을 다물기로 결정하고 증거라고 생각한 피크닉 주스곽까지 복일천에 버려버린다.[47] 그렇게 소명이 명진이 아니라 자신을 선택하자 소민은 집안에서 류솔의 사진을 바라보면서 삶이 의미란 오롯이 사랑하며 서로 위하는 나만의 편을 만드는 것일진대 학창 시절의 자신은 류솔을 그런 상대로 삼고 싶다고 느꼈으나, 너무 멀리 돌아서 미련하게 생각했다며 서로가 서로에게 유일하고 대체불가한 인연이며 자신의 분신이 여기 이렇게 눈 앞에 있었다면서 류솔과 길규온에 이어 소명을 자신과 평생을 함께 할 반려로 삼기로 결심하게 된다.[48] 그 순간 자신의 방으로 들어온 소명이 울고 계신 줄 알았다고 하자 엄마가 갑자기 왜 울겠냐며 이렇게 힘든 시기에 소명이 앞에서 든든한 모습만 보여줘야 된다고 말한다. 이 말에 소명은 움찔하다가 눈물을 흘리면서 명진이 때문에 슬퍼하고 계시는 줄 알았다며, 자기는 아직 너무 슬프다고 말하면서도 눈빛에는 소민에 대한 적대감을 그대로 드러낸다. 하지만 자기 딸이 자신을 적대하는 그 눈빛을 보면서도 몰입을 아는 사람만이 보여주는 반짝거림이라고 만족해하며 소명을 안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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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wcolor=#fff> 12살에 이어 16살의 소명을 껴안는 17살의 소민 [49] |
[1]
소민의 아버지는 소민이
길소명을 그렇게 여기듯 '나를 똑 닮은 딸'이라며 소민을 자랑스레 여기지만, 작중 드러난 모습을 보면 소민의 부친은 어디까지나 정상 범주에 드는 인간으로 보이기에, 거만한 자기애는 닮았다 쳐도 소민의 사이코 기질은 부친과 무관하게 타고난 천성에 가깝다.
[2]
자기 어머니에게 살해됐다고 조작된
류솔에 대해 사랑만 받아도 모자랄 나이에 불쌍해서 어떡하냐고 눈물을 흘리며 류솔을 진심으로 동정한다. 소민의 성격은 아버지를 닮았지만 외모는 어머니를 닮아서 그 잔혹한 내면을 가리는 순진해 보이는 외면을 가졌다. 류솔도 귀엽게 생겼다고 인정했을 정도.
[3]
이때 앞머리를 넘겼다.
[4]
가난한 집 출신으로 성장 배경이 그다지 좋지 않고 학과에서도 뒤에서 세는 게 빠르다고 자조할 정도로 뒤처지는 모습을 보이지만, 그럼에도 연대 의대에 올 정도로 기본적으로 공부를 열심히 해 왔음은 물론 명백히 자기 출신 계급보다 고급 문화인 클래식에 대한 동경심을 갖고 노력하는 상승 지향의 모습이 소민에게 좋게 비쳐졌다.
[5]
참고로 이 대화는 실제 시간보다 6년이나 지난 뒤 소민의 마음 속에서 재현된 것이기에 솔이 실제 했던 말과는 조금 다르게 왜곡된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한다. 정확히는 설정과 들어맞지 않게 솔이 너무 말을 잘 하는 것은 소민의 언어로 정제되었기 때문이라는 80화 작가의 말의 언급이 있다.
[6]
솔이 말해준 사회 일반의 정의가 소민의 나름의 항거 논리까지 완벽하게 깨부수며 소민이 비집고 들어갈 틈을 발견하지 못하는 명제가 되었고, 결국 마지막까지 소민이 솔을 바꿀 수 없었던 것과 종합되어 소민의 세계에서 참인 명제가 된다. 사실 솔은 마지막의 마지막에는 자수를 결심하며 스스로 변화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자신을 떠나겠다는 솔을 용납할 수 없었고, 또한 솔의 변화를 보고 이미 솔을 바꾸지 못할 인간으로 단정지었던 자신이야말로 글러먹은 인간이었음을 인정하지 못한 소민이 결국 솔을 살해하며 끝난 관계이기에, 이 역시 소민 시각의 왜곡이 들어가 있다. 솔이 자신을 떠난 뒤 '건실한' 인간이 되어 누군가와 일생을 함께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치 못한 소민이 자신이 솔의 반려가 될 수 없었던 것은 그저 '사회적인 인정'이 있는 남녀 간 연인이 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판단내린 것이다.
[7]
심적으로 몰리는 상황이다 보니 '평소에는 이런 애가 아닌데,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다.' 라고 제 머릿속에서 살을 붙여나가 결국 해당 상황을 만들어 낸 원인은 제 말실수라는 식으로 인지하게 된다.
[8]
다만
예일 대학교는
코네티컷에 있다.
[9]
연말 쯤에 만들어서 9월에 아이가 태어나면 좋겠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 실제로 소명이는 2005년 9월 생이다.
[10]
이때까지 소명은 미국에 있는 친정 엄마가 키워주고 있었고 규온은 한국에 혼자 있었다
[11]
이에 규온은 들어오자마자 일 얘기뿐이라며, 슬슬 소민이 자기를 전혀 보지 않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기미를 보인다.
[12]
교수들끼리 도제 관계가 형성된 폐쇄적인 과에서는 자기 자리를 물려줄 후계자는 당연히 가장 총애하는 제자가 되기 마련이고, 어차피 자리가 나는 분야도 교수 본인 전공이기에 본인이 지도한 같은 전공 제자 중 가장 뛰어난 이를 추천할 수 있다. 모 대학 공대같은 경우는 아예 교수 한 명이 교수 신규 임용자 한 명을 지명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13]
사실 작중에서 별도로 언급하진 않았으나 2000년대 이후 국립대에서는 여성 전임교원 비율 확보가 정책적으로 추진되었고, 그래서 경제, 경영학과나 공학, 이학계열처럼 기존 패컬티가 거의 남성으로 도배된 학과는 신임 교원을 뽑는 족족 여성이었다. 국립대 교수 임용에서 실적이 같다면 여성이 압도적으로 유리해서 이 부분도 명소민이 임용을 자신하는 이유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14]
여전히 현 시점의 소민과 태도가 차이가 있어 이후 어떤 계기로 그녀의 소명에 대한 생각도 변화가 생길 것을 알게 한다.
[15]
대학 때 추천했으니 거의 10년 전의 이야기다. 물론 작화 상으로는 2000년대 중반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세련된 가르마펌이긴 하나, 어쨌든 앞머리를 내리고 있어 30대에다 곧 두 아이의 아빠가 될 나이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핀잔을 줄 수도 있는 스타일이긴 하지만 규온의 입장에서는 기분이 상했을 것이다.
[16]
물론 만나고 나오는 길에 언급되는데, 규온이 자기 병원에 강 교수 와이프 진료를 잡아 주기도 했다고. 그래도 그쯤은 충분히 상부상조의 범위로 들어갈 만한 것이고 강 교수가 소민을 각별히 총애하는 것은 맞다.
[17]
이후에 밝혀지길 규온의 연려대 동기이자 불륜녀였다. 심지어 우소라 역시 남편과 딸이 있는 유부녀였다.
[18]
이전에 통제에서 벗어난 규온을 두고 스스로에게 먼저 실망감을 느낀 것, 지속적으로 보여주던 자기확신, 분노할 때의 생각을 보면 불륜을 저질렀단 사실보다 감히 과거의 자신을 어설프게 따라하고 현재의 자신을 무시하는 것에 대한 분노가 더 큰 것으로 보인다.
[19]
이때 모습은 소민이 성인이 된 이후 거의 최초로 진심을 다해 기뻐하는 것처럼 보인다.
[20]
밤늦게 만취한 채로 소명과 명진을 껴안고 애들까지 없었으면 어떻게 할 뻔 했냐며 아빠가 니네 덕에 산다고 하는 규온을 의미심장하게 바라본다. 이때부터 규온이 소중히 여기는 모든 것을 빼앗고 살아있는 감옥이 되어주겠다는 복수를 계획한 듯.
[21]
명진의 출산을 강요한 규온 때문에 대한대 교수직에 떨어진 게 어지간히 한이 맺힌 듯.
[22]
아이러니하게도 소민이 류솔을 살해한 시점부터 소명이 살인자 딸이라는 말은 소민에 의해 사실이 된다.
[23]
사실 그런 소문은 돈 적도 없는데 소민이 규온을 압박하기 위해 일부러 지어낸 것이다. 자신의 친자식까지 이용해가며 상대방을 궁지에 모는 소민의 치밀한 부분을 제대로 알 수 있는 부분.
[24]
임승식은 서울중앙지검형사 7부 부장 검사로 그의 딸은 2년 전 규온의 의료 사고로 발성장애를 얻어 의료 소송을 걸었지만 노동상실률이 낮고 의료과실이 크지 않다는 이유로 규온은 형사처벌 없이 작은 손해배상 차원에서 마무리되었다. 임승식의 딸은 수술 부작용으로 인한 발성장애로 아나운서의 꿈도 포기하고 고통스러워했기 때문에 임승식은 길규온에게 원한을 가지고 있었다.
[25]
소민의 친척 중에 지검장이 있는데 그분에 도와달라고 하면 안되냐고 한다.
[26]
울림통이 큰 악기인 첼로는 심장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저음으로 울리는 게 꼭 사람이 첼로한테 기대고 첼로도 사람한테 기대는 것 같고, 연주 포지션도 저음으로 받쳐주는 베이스 역할이기에 존재감이 없어도 안정감있는 악기이고 땅에 발을 딛게 해주는 역할이라서 좋다고 했다.
[27]
다만 규온을 의미없는 존재로 단언한 뒤에도 소민은 위치 추적을 지속하며 규온의 행적을 뒤쫓는데, 규온이 다시 우소라를 만난 것을 확인하자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이때 소민이 휴대폰 배터리가 대부분 소모될 때까지 위치 추적하고 있었으며, 후에 규온이 자신의 인내심을 전부 말려 버렸다며 자기합리화하는 것을 보면 규온의 행보에 따라서 적당한 선에서 복수를 멈출 의향도 있었던 모양이다.
[28]
이미 본인의 불륜이 다 들통났다는 걸 다른 사람도 아닌 소민에게서 직접 듣고 알고 있으면서, 여전히 그녀의 지원과 도움을 포기하지 못하고 당연하다는 듯이 바라는 후안무치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그 전까지 가만히 듣고만 있던 소민이 어이없어할 만도 했다.
[29]
명진은 규온이 말에 태워주려고 하는데도 마사는 냄새나서 싫고 지루하다며 집에는 언제 가냐고 칭얼거리고, 소명은 아예 싸한 분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규온을 외면하며 소민의 다리를 붙잡고 매달리기만 한다.
[30]
이미 규온은 본인이 가진 것들을 잊지 말고 앞으로 충실하고 감사해하며 지내자고 다짐하면서도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 때문에 계속해서
죽어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끼고 있었다. 즉, 죽길 바라는 건 규온의 마음인데 자기가 왜 손수 죽여줘야하냐고 조롱하는 것. 이런 소민의 행동은 그런 규온의 불안정한 정신상태에 쐐기를 박은 셈.
[31]
아이들을 귀국시켜서 규온을 위로해주려는 것처럼 보이던 소민의 행동의 진위는 직장에서는 물론 자녀들에게마저 거부당하고, 아끼던 말마저 잃는 걸 눈앞에서 보여줘서 규온에게 아무 것도 남지않은 상황을 제대로 일깨워주기 위한 것이었다.
[32]
이때 자신의 말처럼 스스로를 책임지기 위해 자신의 지원도 거부하고 자신 없이 나아가려고 했던 류솔을 떠올리며, 스쳐 지나가며 단 한순간이지만 진심으로 안타깝고 서러운 표정을 짓는다. 소민은 자신의 곁을 떠나 스스로 나아가려고 했다는 이유로 류솔을 죽였으면서도, 정작 그 모습을 빛났다고 여겼고 규온에게서도 내심 그런 모습을 다시 보길 바라고 있었던 것.
[33]
규온은 환자가 죽어가던 그날 밤에도 우소라와 밀회를 가지고 있었다. 그 사실을 뻔히 알고 있었으면서 모른 척 아무렇지 않게 대하다가 규온의 직장과 가정 내 입지가 모두 최악이 되었을 때 조롱하듯이 밝히면서 가뜩이나 죄책감으로 망가져가고 있던 규온을 더욱 궁지로 몰아넣는다.
[34]
이때 소명이 말의 시신에서 이상한 냄새를 맡는 장면이 나온다. 정황상 소민이 말을 죽일 때 쓴 독의 잔향으로 추정된다. 이 경험 때문에 소명이 과거 명진의 시신에서 맡아본 적 있는 향이라며 단번에 독살임을 추측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35]
애초에 GPS로 규온의 불륜 행각부터 행동 반경까지 다 꿰뚫고 있었다.
[36]
피습 현장에서 규온을 걱정하던 동료 의사들도 속으로는 불륜남이라고 되뇌이며 내연녀인 상대 여자는 누구인지 궁금해한다.
[37]
이때 소명에게 한국에 다녀올 테니 의젓하게 있고, 할머니 말 잘 듣고, 명진이라 사이좋게 지내라고 당부했는데, 이것이 소명의 마지막 기억이다.
[38]
이미 우소라도 길규온의 연락에 끊고 무시하라며 더이상 그쪽이랑 엮이고 싶지 않으니 그냥 연락 온 것도 자신이 모르게 하라고 손절하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이 규온과 불륜을 벌이던 행과아파트가 언급되자 바로 사색이 된다.
[39]
이때 우소라의 집안으로 신발을 벗지 않고 들어오는 것부터가 소민이 우소라를 철저하게 낮게 보는 디테일과 오만한 성격이 그대로 드러난다.
[40]
그 꼴에 우소라의 오빠도 대체 무슨 짓을 저지른 거냐고 경악하고, 우소라는 오열하며 자신도 모르겠다면서
평생 지고 갈 짓이었다고 절망한다.
[41]
여기에는 규온에게 죽지 않고 살아서 평생 지옥을 맛보게 해주기 위해서인 것도 있지만, 우소라에게도 시시각각 망가져가는 내연남의 모습을 평생 지켜보게 하려는 보복의 목적도 있었다.
[42]
마사에 시멘트 포대가 준비되어 있었다.
[43]
학생 때부터 살인을 저지를 만큼 윤리의식이 희박했던 소민이 어떻게 보면 번거롭게 우소라와 그녀의 오빠까지 이용해가며 규온을 죽이지 않고 정신병원에 입원시킨 이유는 저 말대로, 그의 바람은 단 하나도 이뤄주지 않겠다고 복수하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죽고 싶은 충동을 느끼고 끝내 자살을 시도할만큼 삶을 완전히 포기한 규온에게 죽음조차 허락하지 않기 위해서였던 것. 살아있는 감옥이 되어주겠다는 다짐을 문자 그대로 지킨 셈이다.
[44]
이 시점부터 자녀들에게 규온이 실종되었다고 은폐한 것으로 추측된다.
[45]
규온의 첼로나 물건들까지 싹 다 버린 듯하다
[46]
78화에서 대학 조교가 소민을 두고 진짜 다 가졌다며 사는 게 얼마나 재밌겠냐고 하던 장면에서 입었던 그 갈색 코트.
[47]
소명 스스로도 자신의 안위 때문에 동생의 죽음의 진실을 밝히지 못해, 자괴감과 죄책감으로 괴로워하고 명진에게 누나가 미안하다며 미친듯이 절규한다. 또한 같이 있던
손시윤에게도 자신은 엄마랑은 달리 제대로 된 어른이 될 거고 엄마한테 다 돌려줄 거고 그때는 이렇게 한심하게 굴지 않을 거라고 다짐한다.
[48]
태어날 때부터 별다른 애정이 없었고 성장한 뒤에도 눈치만 본다고 여기던 딸이 자신에 대한 분노와 자신을 향한 복수에 몰입하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희열과 흥미를 느끼며 자신의 분신이자 반려로 여기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소명을 향해 현재의 엄청난 소유욕과 통제욕을 발산하게 된 것이다.
[49]
아무리 나이를 먹고 외형이 변했어도 결국 명소민의 내면은 류솔을 죽인 17살의 그 시점에서 계속 멈춰있으며 성장하지 못했음을 보여준 연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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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에서 차량 블랙박스 영상 확보를 위해 소민의 연구실에 잠입해 우연히 벽장을 열어봤다가 거기에 숨겨져 있던 상자 속에서 카메라와 소민과 솔이 함께 한 사진(당연히 뒷면의 편지까지)을 발견하고(여기서 발견한 게 무엇이었는지 공개된 것은 2부 마지막화에서였다), 이후 류솔이 어떤 사람인지 추가 조사를 하면서 어느 정도 실마리를 잡았다. 소명의 복장이 중학교 교복이 아니라 소민의 교수실에 침투했을 때의 복장인 것은 그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