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문서: 제인 에어
1. 개요
소설 제인 에어의 등장인물을 정리한 문서.2. 주요 인물
2.1. 제인 에어
자세한 내용은 제인 에어(제인 에어) 문서 참고하십시오.2.2. 에드워드 페어팩스 로체스터
자세한 내용은 에드워드 페어팩스 로체스터 문서 참고하십시오.3. 로우드 자선학교
3.1. 헬렌 번즈
로우드 자선학교 시절의 제인의 친구. 나이는 제인보다 3살 정도 연상.스코틀랜드 노섬벌랜드 출신으로[1] 말이 없고 병약한 아이였으나 뛰어난 지식과 기품 있는 품성을 지녀, 제인의 인격형성에 큰 영향을 끼쳤다. 당시 스캐처드라는 이름의 쓰레기 같은 선생이 대체 그녀의 뭐가 그렇게 마음에 안 들었는지, 별다른 잘못도 하지 않은 그녀를 매우 심하게 괴롭히고 갈구는 등 심각하게 부당한 대우를 했으나, 반항하거나 적대감을 드러내지 않고 오히려 선생을 이해해주는 대인배의 모습을 보였다.[2][3][4]
템플 선생은 그녀의 뛰어난 자질과 더불어 병세까지 알아보고 거의 편애와 다를 바 없이 돌보고 지도했으나, 헬렌을 깊이 흠모하게 된 제인은 질투조차 하지 않았다.
제인은 헬렌의 신앙심과 선한 마음에 많은 감화를 받고 가장 친한 친구가 되지만, 고질병이었던 결핵으로 요절한다. 헬렌의 용태가 아주 좋지 않다고 들은 제인이 그녀의 개인 침실로 숨어들어가서 속내를 털어놓고 이야기하다가 끌어안고 잠들었는데 다음날 아침 제인은 잠든 채, 헬렌은 죽은 채 사람들에게 발견되었다... 가족으로 아버지가 있긴 했으나, 헬렌 본인이 말하길 '최근에 결혼을 하셨으니까 날 그리워하진 않으실 거야.'라고. 이 대사를 볼 때 헬렌의 아버지는 재혼을 해서 새 가정을 꾸렸으며 후처에게 빠져 헬렌에게는 관심도 없는 모양이다. 죽어가는 상황에서 본인 입으로, 친부가 자기를 그리워하지 않을 거라 말할 정도라는 건...
<헬렌이 묻힌 곳은 브로클브리지 교회 묘지였다. 헬렌이 죽고 헬렌의 묘는 15년 동안 잡초가 무성한 흙더미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곳에 헬렌의 이름과 라틴어로 '나는 다시 부활하리라'라는 비문이 새겨진 회색 대리석 묘비가 서있다>는 대목으로 미루어 짐작하건대 제인이 로체스터와의 결혼 후 헬렌의 무덤을 찾아가 신경 써준 듯하다.
여담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정치적으로는 상당한 보수주의자다. 찰스 1세가 신하들에게 처형당한 것에 대해 국왕이 나라를 배신해도 신하가 국왕한테 하극상을 하면 안 된다는 투로 말하면서 분노하는 장면이 있다. 요약본에선 생략되기도 하는데, 완역본에선 그대로 나온다. 찰스 1세에 대한 헬렌의 팬심이 드러난다.
찰스 1세가 세간에 알려진 것만큼이나 나쁜 사람은 아니었지만[5] 영국은 물론 헬렌의 출신지였던 스코틀랜드 입장에서도 결코 좋은 왕은 아니었고, 지도자로써 부족한 면모가 있었던 건 둘째다치고, 국왕이 매국노 같은 짓을 해도 아랫사람들이 국왕을 처벌할 순 없다는 논지를 강하게 주장하는 것 때문에 깬다는 평도 있다.[6][7]
여담으로 작가의 큰언니 마리아 브론테를 투영한 캐릭터다. 로우드 학교의 모델이 된 열악한 기숙학교에서 브론테 자매의 장녀 마리아와 차녀 엘리자베스는 병에 걸려 어린 나이에 요절했으며, 그나마 성인으로 자랐던 샬럿, 에밀리, 앤이 오래 살지 못한[8] 것에도 어릴 때 이 학교에서 건강을 해친 영향이 있지 않은가 하는 추측도 있을 정도다.
3.2. 마리아 템플 선생
로우드 자선학교의 교장. 로우드의 유일한 양심. 지성, 품위, 선의, 공정, 도량과 배포를 두루 갖춘 완전체로 묘사되는, 교육가의 화신 같은 인물이며 제인의 롤모델. 하지만 대빵은 브로클허스트 씨인지라 명색이 교장임에도 불구하고 템플 선생의 재량권은 지극히 제한되어 있다. 그래도 선량하고 현명한 교사로, 정말 열악하기 그지없는 로우드 자선학교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 아이들을 챙기는 인물이다.[9]아침부터 못 먹을 음식이 급식되는 바람에 쫄쫄 굶은 학생들을 위해 본인 책임하에 치즈 바른 빵을 제공했다가 -
템플 선생도 당연히 브로클허스트가 태클을 걸 것을 예상했지만, 걱정하는 직원들에게 다 본인이 책임진다면서 배급을 하도록 지시했다. 그리고 브로클허스트에게도 '식사가 도저히 먹을 수 없는 상태로 배식되어 끼니를 거른 학생이 많았으므로, 학생들을 굶주리게 둘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다만 브로클허스트가 제 주머니는 불리면서 남한테만 청빈을 강요하는 전형적인 먹사인지라, 맛없는 식사도 감사하며 먹을 줄 알도록 가르쳐야 될 것 아니냐, 선생은 학생들의 배를 불려준 대신 영혼을 타락시켰다며 일축해 버렸다.
그 외에 제인의 학교생활과 인격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멘토. 제인이 브로클허스트에게 공개매도당한 날 일부러 불러다 해명을 듣고 다정하게 위로해 주고, 증언을 해줄 약사 로이드에게 편지를 내는 등 신속하게 조치해 공식적으로 명예회복을 시켜 준다. 다른 선생들은 헬렌을 괴롭히는 스캐처드 선생 정도를 제외하고는 '어느 과목에 아무개 선생이 있다' 이상의 묘사는 없는 것으로 보아 유별나게 학대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학생들을 세심히 배려한 것도 아닌 듯한데, 템플 선생만은 이 학교에서 유일하게 교육자의 윤리에 부합하는 모범을 보여준다. 헬렌만은 따로 불러서 라틴어를 가르치거나 건강을 돌보거나 하는 편애를 보였지만 헬렌의 처지도 그렇거니와 교사도 사람이니까.... 헬렌만이 특별취급을 받았다는 서술이 없는 이상, 처지가 비슷하게 나쁜 다른 학생들에게 그렇게 챙겨주지 않았을 거라는 보장도 없고.
제인이 수석을 놓치지 않고 학교생활을 훌륭하게 해나간 것도 오로지 이 템플 선생의 인정과 사랑을 받기 위한 노력이다.
제인이 교사로 재직한 지 2년차가 되었을 때 결혼을 하면서 학교를 떠난다.[10] 제인은 템플 선생의 마차가 떠나자마자 로우드가 의미없는 곳이라고 느끼고 외부 구직을 개시한다.
3.3. 브로클허스트 씨
목사로, 로우드 자선학교의 운영자. 로우드 자선학교의 설립자인 나오미 브로클허스트의 장남. 학교의 운영과 재정에 전권을 가지고 있다. 본명은 로버트 브로클허스트. 제인의 평에 따르면 돌기둥같은[11] 인상의 소유자로, 매우 뻣뻣하고 딱딱한 느낌이 드는 외모의 나이든 남성이다.[12] 성격도 외모와 똑같다.최초 등장은 게이츠헤드[13]에 방문해서 제인을 만나는 부분. 리드 부인의 말만 듣고 제인을 거짓말쟁이라 부르며 지옥불 운운하는 위협을 하고, 성경 중에서 시편을 제일 좋아해야 하고 안그러면 사악한 마음이라는 증거라는 둥 해괴한 설교를 늘어놓는다.
이때 제인이 즐겨 읽는다고 밝힌 성경은 요한의 묵시록, 다니엘, 창세기, 사무엘, 욥, 요나, 그리고 출애굽기, 열왕기, 역대기는 일부만. 모두 흥미진진하고 격렬한 스토리가 있는 부분으로, 저만한 나이의 어린이들은 대체로 종교적 교훈과 찬송보다는 재미있는 이야기에 더 흥미를 갖는 만큼 제인이 시편보다 이쪽에 더 마음이 쏠리는 것도 이상할 일이 아니었다. 어릴 때 교회에 다니면서 '이야기 성경' 같은 각색물을 접해본 독자라면 공감할 듯.
광신적 금욕주의를 추구하지만 자기 말고 학생들에게만 강요하는 인물이다. 학생들의 삶의 질을 개판 5분 전으로 만든 사람으로, 얼마나 심하냐면 아침에 죽이 다 타버려서 학생들이 아침 굶고 배를 곯으며 수업받으니까 보다못해서 템플 선생님이 애들한테 식사로 치즈 바른 빵을 제공했더니, 그걸 가지고 사악한 육신을 배불리니 어쩌고저쩌고 하며 일장연설을 할 정도. 그 뒤에 하는 말은 더 가관인데, 자기는 우리 학교 애들이 이렇게 굶고 어려운 상황일지라도 금욕적인 자세로 공부하도록 길러져야 한다는 투로 말을 한다.
그 외에도 학생들의 식단과[14] 위생이며 난방이며 다 수용소 급인 것도[15] 이 자의 부정부패와 가학적인 금욕주의 때문.
이렇듯 학생들을 학대할 뿐더러 성격이 어찌나 고약한지, 학교에 들어온지 얼마 안 되는 제인을 불러내 세워놓고 거짓말쟁이고 패륜아니까 모두 이 애를 따돌리라고 연설하고 30분간 의자 위에 올라가 서 있는 조리돌림같은 벌을 주거나,[16] 학생들이 머리카락을 땋는 것도 용납할 수 없다고
작중에서 본인이 사치스럽게 입고 다닌다는 묘사는 원작에서도 영상물에서도 나오지 않지만,[17] 그 부인과 딸들은 요약본에서조차 잘 차려입었다는 말이 나오는 걸 보면 신분 낮은 아이들에게만 금욕을 강요할 뿐 정작 가족들은 호화롭게 사는 내로남불 위선자. 브로클허스트 부인과 딸들이 교실에 들어오자, 제인은 그들이 '조금 일찍 와서 브로클허스트 씨의 복장 강의를 들었다면 좋았을 뻔'이라고 생각했다.[18]
봄이 올 무렵 발진티푸스가 한창 나돌자 자기 목숨이 아까워서 학교에 절대 안 온다. 평소엔 질릴 정도로 학교를 자주 드나들었던 주제에, 병 옮는게 무서웠는지 이 시기 동안만은 발길을 끊었다. 그래서 느슨해진 분위기 덕에 학생들이 조금은 숨통이 트였다. 이때 학생들이 40명 넘게 사망하는 참사가 터지자[19] 결국 외부에서 로우드 학교의 실상을 주목할 수밖에 없었고 브로클허스트는 허수아비로 명목만 유지하며 실권을 다 빼앗기는 수모를 겪는다. 작중에서 '재산과 연고 때문에 브로클허스트 씨를 완전히 무시할 수만은 없었다'고 말하는 걸 보면 로우드 학교 설립자의 아들이라는 가문빨 때문에 그나마 아예 파면당하는 것만은 면한 듯. 그래도 그가 손을 뗄 수밖에 없게 되자 로우드 학교가 정변하는걸 보면 그 정도만으로도 로우드 학교가 개선되는 데엔 충분했던 걸로 보인다. 그가 손을 뗀 덕분에 로우드는 대폭 나아져 훌륭한 학교가 된다.
그 뒤로는 직접 등장은 없고 딱 두 번 언급된다. 첫번째는 로우드의 교사 생활을 그만두고 가정교사가 되기로 마음먹은 제인이 절차대로 이 양반에게 그 사실을 알리자 '리드 부인이 너의 보호자이니 그 사람의 허락을 구해라'라는 답장을 보냈다는 부분이고, 두번째는 가정교사가 되기 전 제인의 내력에 대해 로체스터가 물을 때 로우드의 학교생활을 설명하면서 언급되어 디스당하는 부분.
참고로 로체스터도 제인이 로우드 출신임을 알고 그런 곳에서 8년간이나 어찌 살았냐고 하는데, 이 부분은 로우드 환경이 어떻다는 의미가 아니고 8년이나 수도사처럼 속세와 격리되어 살아왔다는 데 놀랐다는 뜻이다. 로우드의 사정을 잘 모르던 로체스터는 그런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브로클허스트 같은 목사를 숭배하며 모시지 않느냐는 질문을 해 제인이 절대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로체스터의 성격상 여학생들이 다니는 기숙학교가 어떻게 운영되는지에 관심을 가질 리 없으니 로우드의 환경을 모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그 와중에도 브로클허스트가 목사라는 것은 아는 걸 보면 사회적 명망은 있긴 있었던 모양.
로우드 학교는 샬럿이 어린 시절 자매들과 함께 한 때 다녔고 결국 그 중 둘이 죽어나가게 만든 기숙학교를 모델로 했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다. 브로클허스트 씨는 그 당시 해당 학교의 관계자거나 당시 자선학교들에 만연한 열악한 교육환경 + 그걸 조성하는 사람들을 상징하기 위해 만든 캐릭터이다.
단, 문제의 열악한 학교는 작가의 필생의 짝사랑인 콘스탄틴 에제 교장의 벨기에 학교와는 다른 곳이다.
3.4. 메리 앤 윌슨
로우드 자선학교에서 제인이 나중에 사귄 친구. 로우드에 전염병이 돌던 시기 "나는 메리 앤 윌슨과 자주 어울렸다."라는 말로 메리 앤을 소개하다가 이내 "내가 헬렌과 놀지 않았다고 해서 그녀를 잊어버렸다고 생각한다면 오해다. 헬렌은 그때 앓고 있던 결핵이 몹시 악화되었기 때문이었다"라는 내용의 서술과 함께 제인이 헬렌과 작별하는 이야기로 전개가 옮겨가는 것을 보면 아마 헬렌의 병세가 위중해져 격리되었을 무렵에 사귀게 된 친구인 듯.영리하고 기민하며 재치 있고 기발한 면이 있을 뿐더러 제인을 편하게 해준 면모도 있는 좋은 친구였다고 하는데, 정작 제인은 뒤에 가선 메리는 헬렌보단 열등한 친구라고 하면서[20] 메리를 저평가한다. 이후 제인이 다 커서 손필드에서 일하게 될 시점에선 자기가 친구 없다고 하는 걸 봐선, 딱 학창시절에만 어울리고 소식 끊긴 사이가 되어버린 듯하다. 메리가 조금 더 나이가 많았다고 하고 제인은 학생 시기를 졸업한 후에도 2년이나 더 로우드에 선생으로 있었으니 아마 메리가 먼저 졸업해서 나갔을 듯하다.
작중 묘사에 의하면 메리는 뭔가를 말해주기를 좋아했고 이야기에 대한 재능이 있었다고 한다. 이건 질문하기와 이야기 분석을 좋아하는 제인의 특징과 맞물려서 학창시절에 둘은 꽤 죽이 잘 맞는 편이었다고 하는걸 보면, 제인이 헬렌과 비교해서 나중에 메리를 저평가한 게 있지만 그래도 서로 잘 어울리는 친구였을지도.
4. 손필드
4.1. 앨리스 페어팩스 부인
손필드의 관리인이자 로체스터의 사돈뻘 되는 먼 친척. 페어팩스 부인 자신이 혈연인 것은 아니고, 작중 시점에서 15년 전에 죽었다는 그의 남편이 손필드 근처 교회의 목사이자 로체스터의 외가 쪽 친척이었다고.[21] 작중에서는 '페어팩스 부인'이라고만 불리고 이름인 '앨리스'는 직접 불리는 적은 없지만, 페어팩스 부인이 제인에게 이상한 꿈을 꾸었다며 "오래 전에 죽은 남편이 꿈에 나와서는 '앨리스' 하면서 나를 부르지 않겠어요"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앨리스 페어팩스'가 풀네임인 것을 알 수 있다.로체스터가 손필드를 비우는 동안, 저택을 관리하며 하인들을 지휘하는 한편 아델의 사실상 주 양육자 노릇도 하고 있다. 원래도 하녀장이나 집사장 등의 최고위 관리인급은 다른 하인들과 조금 격을 달리하는 편이지만, 페어팩스 부인은 거기다 혈연은 아니라고 해도 주인 나리의 친척뻘이기도 한지라 보통 하인들보다 좀더 상전 대접을 받는 편. 본인도 그들과 자신이 같지 않으니 터놓고 대화를 나누거나 할 수는 없다고 명확하게 선을 긋는 처신을 한다.
아델을 사랑하며 돌봐주고, 제인 또한 항상 존중하고 양딸처럼 아껴준다. 작중묘사로 볼 때 그다지 지적으로 뛰어난 점은 없으나 선량하고 충실하며 유능한 집사장. 3층 방에 뭔가 비밀이 있다는 사실은 대강 알지만, 감금된 사람이 아내인 것까지는 모른다.[22]
로체스터와 제인과의 약혼 소식을 듣고 제인에게 충고하는데 두 사람의 나이 차이는 물론 신분과 재산과의 차이도 너무 큰데다, 놀 만큼 놀아본 부유한 중년 남자가 딸 뻘의 가정교사에게 집적거리는 건 흔히 벌어지는 일이니 거기에 홀랑 넘어가지 말라는 취지의 팩폭을 한다. 제인은 이 말이 섭섭해 페어팩스 부인을 원망하지만 부인 입장에서는 고용주의 인격을 정면비난하는 위험을 무릅쓰면서 제인의 미래를 생각해 현실적인 직언을 한 것이다.
사실 이 당시의 사회상을 생각해보면, 제인-로체스터의 관계와 같은 부유한 중년 남자-젊은 가정교사의 관계는 페어팩스 부인의 우려처럼, 남자쪽이 여자를 가지고 놀다 버리는 형태로 끝날 가능성이 충분히 높았다. 게다가 이 경우에 피해의 대부분은, 어리고 신분 낮은 여자 쪽이 짊어지게 된다. 실제로 작중에서 로체스터의 행태 역시 제인과 만나기 전의 과거사는 접어주더라도, 유부남임을 숨기고 중혼을 하려 한 것이었으니, 페어팩스 부인의 충고는 별로 틀리지 않았다. 굳이 틀렸다고 한다면 로체스터는 제인을 속여서 '가지고 놀' 생각이 아니라 속여서 '이용해먹을' 생각이었고, 로체스터가 페어팩스 부인의 짐작보다 더한 거짓말까지 한 나쁜 놈이라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즉, 자신을 둘러싼 사회적 제약을 극복하고 싶어하는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인물상인 제인에게는 페어팩스 부인과 같은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인물은 답답하게 여겨지고 이런 인물이 자신을 만류하는 것에 원망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제인을 걱정하는 페어팩스 부인의 마음만큼은 진짜였으며 자신과 가치관이 다르더라도 이런 소중한 조언에는 가치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작가의 의도인 셈. 따라서, 어릴 적 친구인 헬렌과 함께 제인과는 다른 가치관에서 긍정적 인물상을 보여줌으로써 이야기에 입체성을 부여하는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읽다 보면 이 페어팩스 부인이 정실부인의 존재를 뻔히 알면서 주인에게만 충성하느라 제인한테 숨겼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페어팩스 부인은 위에서도 한 번 언급했듯이 이 사실은 분명 몰랐다. 로체스터와 제인의 사이를 알기 전에도 잉그램 양과의 혼담을 환영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 그 근거. 이 점은 착각하지 말자.
4.2. 버사 앙투아네타 메이슨
자세한 내용은 버사 앙투아네타 메이슨 문서 참고하십시오.4.3. 아델 바랭
로체스터의 피후견인. 과거 로체스터의 정부였던 프랑스의 오페라 무용수 셀린 바랭이 낳은 딸로, 10살 정도의 여자아이. 셀린이 로체스터에게 당신 딸이라며 떠맡기고 외국으로 날라 버리는 바람에 손필드에 오게 되었다.[23]로체스터는 아델이 처한 상황이 너무 안 좋아 할 수 없이 맡았고 손필드 저택에서 키우면서 자신이 후견인이 되어 돌봐주고 있기는 하나, 셀린이 양다리를 걸친 데다[24] 아이가 자신과 닮은 데가 없다는 이유로[25] 결코 자기 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호화로운 선물을 사다주긴 하나, 귀찮으니 먹고 떨어지라는 투의 냉랭한 태도로 일관하며 그 이상의 애정은 주지 않는다. 심지어 아델이 선물을 받고 즐거워서 춤을 추며 제 나름대로 감사와 애정을 표하는 걸 두고 "네 엄마가 딱 그렇게 해서 내 돈을 우려먹었지"고 비웃는 등, 아델이 셀린을 닮은 면모를 보일 때마다 경멸을 일삼는다. 제인이 떠난 뒤에는 규율이 빡빡한 기숙학교에 보내버려서 아델은 두 번째로 버림받는다. 그래도 제인이 돌아온 후에는 그 학교에서 아델을 데려와 좀더 자유로운 학교로 옮겨주고 신경써주었다지만, 묘사를 보면 이것도 로체스터보단 제인이 주도한 듯하다. 로체스터 입장에선 양다리를 걸친 아이 엄마도 밉고 아이도 자기 자식으로 여겨지지 않으니까 아델이 '마지못해 거둔 뻐꾸기 새끼' 정도에 불과한 존재이긴 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런 식의 정서적 학대가 용인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델은 로체스터를 시종일관 좋아하고 잘 따르며, 제인에게도 애정과 호감을 지니고 있다.
작중 최악의 콩가루 집안에서 자랐으나[26] 비뚤어진 데라곤 조금도 없는, 단순하고 낙천적이며 활발한 아이. 작중 묘사에 의하면 특출나게 영특하진 않고, 제인을 만나기 전에는 규율 있는 양육을 받지 못해서 약간 산만하고 제멋대로인 면모도 있었다고 하나, 제인이 잘 가르쳐서 많이 발전했다고 한다. 캐릭터 묘사는 그야말로 그 시대 영국인들이 생각하던 프랑스인의 전형. 발랄하고 쾌활하며 가무를 즐기는 등.... 춤과 노래는 어머니를 보고 배웠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어머니의 직업이 오페라 무용수라 그런 걸 접할 기회가 많았던 모양. 다만 어른들이나 부를 노래까지 뜻 모르고 따라 외운 듯, 제인 앞에서 연인에게 배신당한 여자가 재기를 다짐하는 노래를 불러서 제인이 그걸 듣고 몹시 당황한다.
제인이 손필드 저택에 들어온 계기가 이 아이였다. 제인이 구직 광고를 냈을 때 마침 손필드에서는 아델을 가르칠 가정교사를 찾던 중이라, 제인의 광고에 답신을 보내 채용을 했다. 아델은 제인을 몹시 좋아하며 잘 따르고, 제인도 아델에게 애정을 느낀다. 나중에 제인이 아델의 내력을 듣고는, 천덕꾸러기 고아로 자란 자기 자신의 처지와 동일시해서 연민을 가지고 더욱 사랑해 주었다. 프랑스에서 살다가 영국에 온지 얼마 되지 않은데다가 보모도 프랑스어만 했기에 제인과 있는 지내는 동안에도 영어는 거의 하지 못했다.[27]
제인이 떠난 후엔 폐인이 된 로체스터가 가혹한 규율의 기숙학교에 치우듯 보내버리지만 이후 돌아온 제인이 '좀 더 관대하게 운영되고 집과 가까워서 자주 찾아갈 수 있고 가끔 집에도 데려올 수 있는 학교'를 찾아 전학시킨다. 제인이 로체스터와 결혼하며 자동으로 제인에게도 딸이 되었고,[28] 훌륭하게 성장하여 제인에게 더할 나위 없는 벗이 되었다.
4.4. 그 외의 하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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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아
손필드에서 일하는 하녀. 비중은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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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과 메리 부부
손필드에서 일하는 사람들. 이쪽도 별 비중은 없지만 대를 이어온 하인으로 로체스터를 끝까지 모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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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
아델의 보모로, 아델처럼 프랑스 출신. 역시 비중은 없다. 아델을 데리고 첫등장할 뿐 거의 언급되지 않는다. 제인이 말을 붙이고 질문을 해도 그다지 열성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는 묘사가 있다. 프랑스어밖에 못 하는데 저택 내에 프랑스어를 하는 사람은 어린 아델과 제인 에어, 그리고 말도 못 붙일 로체스터 셋 뿐이다. 외롭기로는 손필드에서 버사 다음으로 보인다. 아델이 기숙학교로 간 이후에는 말도 안 통하는 만리타국에서 어떻게 사는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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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풀
손필드의 하녀. 음산하고 무뚝뚝하며 다른 하인들과도 거리를 두고 지내는데 왠지 월급은 남들의 다섯 배 이상 받는 등 특별 대우를 받고 있어 제인의 눈에는 미스터리의 인물로 보인다. 실은 전직 정신병원 간호사로, 덩치가 크고 힘이 좋아 버사 메이슨의 감시를 맡고 있다. 로체스터의 혼인 사실을 알고 있는 3인방 중 한 명. 제인이 손필드에 와서 버사의 기괴한 웃음 소리에 놀랐을 때 그 웃음의 주인으로 오해받기도 했다. 맡은 일은 잘 하나 문제는 술을 좋아하는 탓에 가끔 취해 잠드는 일이 있었고, 버사 메이슨은 그 틈을 타 방을 탈출해 결국 두 번에 걸쳐 방화를 한다. 방화사건 때 그레이스가 범인이라고 알고 있는 제인은 일개 하인이 이런 사고를 치고도 어떻게 해고를 안 당할까 의아해한다.[29]
5. 게이츠헤드
5.1. 세라 리드
통칭 리드 부인. 결혼 전의 성은 깁슨.[30] 게이츠헤드 저택의 여주인이자 제인의 외숙모.그녀에게 있어선 남편인 제인의 외삼촌이 제인을 잘 부탁한다고 했지만 남편이 죽자 제인을 학대하고 결국엔 제인을 자선학교로 보내버린다. 나중에 제인의 친숙부[31]가 제인을 데려가려 리드 가에 연락하자, 제인이 부자가 될 것이 못마땅해 제인이 죽었다고 거짓말을 한다.[32] 아들 존의 자살 이후 충격을 받아 급격하게 쇠약해져 세상을 떠난다. 이때 정신이 오락가락하면서 말하는걸 보면, 남편이 하나뿐인 여동생을 굉장히 아끼는 것[33]이 질투가 나서 시누이를 미워했고 그 감정이 그녀의 딸에게까지 옮았으며, 안 그래도 미운 아이를 남편이 자기 자식들보다도 더 챙기자 정말로 증오하게 되었던 모양이다.
제인이 로우드로 간 후 제인의 숙부 에어 씨가 재산을 모은 후 제인을 찾으려고 그녀에게 연락하는데, 그렇게 증오하던 제인이 부유하게 살게 될 것을 질투한[34] 리드 부인은 제인이 로우드에서 티푸스로 죽었다고 거짓말을 한다. 나중에 임종이 다가왔을 때 이것이 양심의 가책이 되어 제인을 불러오라고 했고, 제인이 그녀를 만나러 오자 이 사실과 자신이 제인에게 품었던 복잡한 감정[35]을 털어놓는다. 자신에게 이런 악행들을 저지른 사람임에도 용서하고 화해하고자 한 제인이 대단해 보일 정도. 그러나 숨을 거두는 마지막 순간까지 끝내 제인에게 마음을 열지 않았다.
5.2. 리드 씨
제인의 삼촌이자 리드 부인의 남편으로, 리드 부인과의 사이에선 1남 2녀를 두었다. 작품 시작 시점에서 이미 고인으로, 생전엔 게이츠헤드 저택의 주인이었다.가난한 목사와 결혼하면서 집안과 의절한 여동생[36]을 유일하게 신경썼던 사람으로,[37] 그녀가 죽자 여동생의 딸인 제인을 데려와 자기 자식들과 함께 길렀고, 죽기 전에도 리드 부인에게 제인을 잘 돌봐달라고 부탁했을 정도로 여동생과 조카 사랑이 컸다. 그러나 바로 그 점 때문에 리드 부인은 제인을 더 싫어하게 되었다. 그러나 제인이 너무 어릴 적에 세상을 떠나버려서 제인은 이후 자기편이라곤 없는 친척집에서 온갖 구박을 받으며 어린 시절을 보내게 되고, 그에 대한 기억도 딱히 없다. 살아계셨으면 내게 잘해주시지 않았을까 생각하는 정도.[38][39]
작중 초반에 나오는 '붉은 방(Red room)' 은 그가 죽었던 침실이다. 그래서 제인은 그 방에 가면 외삼촌의 유령이 나올 것이라 생각하며 무서워했고, 집안의 다른 사람들도 그 방을 껄끄럽게 여긴다. 붉은 색조에 좋은 가구로 호화롭게 꾸며진 방이지만 손님이 꽉 차서 도저히 침실이 모자랄 때가 아니면 쓰지도 않는다고.[40]
5.3. 존 리드
리드 가의 첫째. 약에 쓸래도 쓸데가 없는 전형적인 부잣집 망나니 도령 캐릭터. 어머니인 리드 부인과 함께 제인 에어 초반부의 빌런 포지션이라 할 수 있다.[41] 어린 시절부터 제인을 구타하고[42] 비둘기의 목을 비틀어 죽이는 폭력 성향을 보이는 데다 어머니도 무시한다. 비겁하고 자기 몸은 잘 사려서, 제인이 한 번은 기선제압해서 제대로 한대 쥐어박자 울면서 엄마에게 도망갔다. 즉 자기보다 한참 어리고 약한 애를 상습적으로 폭행하다가, 어쩌다 한 대 맞았다고 울면서 엄마 뒤로 숨은 것이다(...).못생기고 비만에 담즙 과다로 얼굴빛이 좋지 않다고 묘사된다. 어릴 때부터 싹수가 노랗더니만, 성장해서는 아니나다를까 난폭하고 끈기 없는 성격이라 학교도 때려치우고 도박에 빠져살다가 도박빚으로 집안까지 말아먹고[43] 결국 빚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가 되자 자살하는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5.4. 일라이자 리드
리드 가의 둘째. 어렸을 때부터 돈을 굴렸다.[44]미인인 동생 조지애나에 비하면 수수한 외모에 키가 아주 크고 깡마른 체격으로 성장했다고 한다. 인간미라곤 전혀 없고 매사에 철저하고 금욕적이며 하루 일과를 칼같이 계획해서 일초도 오차없이 보낸다.[45] 질서와 절도 오타쿠로, 영국 국교회에서 가톨릭으로 개종까지 하면서 수녀원을 지망하는 이유도, 신앙 때문이 아니라 철저하게 질서 있는 생활만을 하고 싶기 때문이다.[46] 여기에서 매우 결벽적인데, 하루에 단 5분이라도 빈둥거려선 안 되며 모든 시간이 일하는 시간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귀족이나 부자와 결혼할 꿈밖에 없는 나태한 조지애나를 몹시 경멸한다. 다만 가족 일에는 무관심한 것처럼 보여도 조지애나가 야반도주했을 때는 악착같이 추적해 잡아냈다. 조지애나는 일라이자가 자신을 질투해서 그런 것이라 말하지만, 그보다는 차라리 가문의 평판 때문일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47] 하루하루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만 기다리던 어느 날 조지애나에게 독설을 시전하는데, 이 대사가 매우 길고 자세하며 굉장한 막말이다.[48]
리드 부인의 장례식 후 제인과 나름대로 덕담을 나누며 화해 비슷한 걸 하고[49], 프랑스로 떠나서 수녀가 된다. 리드 삼남매 중 유일하게 유능하고 건실한 인물이다. 후에 그 수녀원의 원장이 된다고. 수녀원에 전 재산을 기부했다.[50]
5.5. 조지애나 리드
리드 가의 막내. 금발에 푸른 눈, 발그레한 뺨을 가진 빼어난 미인으로[51] 런던에 갔다가 귀족 남성과 사랑에 빠졌는데 주변에서 결혼을 반대하자 야반도주해서 숨어 살다 붙잡혔다. 그런데 그들을 붙잡은 게 바로 언니인 일라이자 리드. 그래서 두 사람은 철천지 원수 사이다. 제인의 의견에 따르면 미인이기는 한데 모친을 닮은 턱이 좀 딱딱하고 세 보인다고. 블랜치 잉그럼 못지않게 못된 성격에 게으르고 의존적이며, 이 때문에 언니에게 사람 취급도 못 받는다.[52] 어머니의 장례 이후, 언니 일라이자와 단둘이 남는 게 무서우니 자기가 외가로 떠날 때까지만 같이 있어 달라며 제인을 붙잡고는, 제인이 짐을 꾸려 주고 온갖 뒷정리를 해 주는 동안 자기는 빈둥빈둥 놀기만 했다고 한다. 이에 제인은 속으로 "상을 당한 데다가 어차피 금방 헤어질 거니까 선심 써서 참아주는 거지, 아니었으면 어림없다"고 디스 한 바가지(...). 결국 외삼촌의 집에 의탁하러 떠났으며, 나중에는 소원대로 부유한6. 리버스 가문
6.1. 신 존(St. John)[53]
외아들로 태어나 집안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목사가 된 인물로, 부모는 일찍 세상을 떠났고 두 여동생과 의좋게 살고 있다. 제인이 손필드를 탈출한 뒤 거지꼴로 헤매다가 우연히 신 존의 식구들에게 발견되어, 굶어죽기 직전인 제인을 구해주고 일자리도 준다. 나이는 29세.후에 제인과 사촌지간이었음이 밝혀진다. 리버스 삼남매의 어머니가 제인 아버지의 누이였다. 즉, 제인에게 신 존, 다이애나, 메리는 고종사촌이다.[54]
성직자로서의 사명감과 신앙심이 대단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독단적이고 스스로에게 강요하는 것만큼이나 남에게도 같은 성취를 요구한다. 제인에 대한 첫인상은 못생겼다(not at all handsome), 고집세고 성깔있을 게 분명하다는 등 비호감이었지만,[55] 시간이 지날수록 제인의 지성과 물욕없고 담백한 인품, 외유내강의 성격 등을 높이 평가하게 되고, 자신이 계획한 험난한 선교활동의 길에 동반할 훌륭한 조수감
그리하여 선교 활동을 위해 인도로 떠날 날짜를 앞두고 갑자기 명령조로 청혼을 한다. 그 구혼이 매우 뜬금없었을 뿐 아니라, 대놓고 당신을 사랑하는 게 아니라 선교사의 아내 노릇을 잘 견딜 재목이기 때문에 청혼하는 것이고, 지금은 몰라도 결혼하고 나면 그럭저럭 결혼생활을 해나갈 정도의 사항은 생길테니 문제없다는 식으로 밀어붙인다. 이에 제인은 당신이 생각하는 사랑이란 참 경멸스럽군요 하며 단호히 거절한다. 제인 입장에선 신 존의 청혼이 아내를 빙자한 노예 물색의 타깃으로 자길 찍은게 훤히 보이니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도 신 존의 목적도 그거긴 했으나 그게 왜 문제냐는 투로, 자신의 어디가 잘못됐는지 모른다.
참고로 제인은 신앙심이 깊기에 인도로 선교를 떠나자는 제안 자체는 거부하지 않았다. 현지에서 힘들게 사는 것도 감당할수 있다고 여겼다. 단지 신 존의 부인이 되길 거부한 것이다. 자신에게 신 존은 어디까지나 (사촌) 오빠이니, 오빠를 보필하는 여동생의 자격으로 인도로 따라가고 싶다고 주장했는데 신 존은 이 걸 말이 안되는 소리로 치부했다. 목사가 선교를 하려면 아내와 살아야지 여동생과 같이 살 수는 없다는 논리(....)
사실 신 존은 사랑하는 여자도 따로 있다. 지역 유지의 딸인 로자먼드 올리버 양이라는 인물인데, 대단한 미인이며 쾌활하고 순수한 성격의 소유자이고 이 아가씨 또한 신 존을 사랑한다. 아버지인 올리버 씨도 가난할지언정 뼈대있는 집안 신사인 신 존을 사위로 맞아들여 집안 격을 높이길 바라고 있다. 그럼에도 신 존이 로자먼드에게 청혼하지 않는 이유는, 그렇게 똑똑하지도 않고 인기 많은 미인에 세속적인 사람이라 선교사의 아내 노릇을 못 할 것 같아서라고. 즉, 자기는 선교 활동을 뒷바라지할 무급 종신노예(...)를 구하는 건데 올리버 양은 그런 생활을 감당 못 할 귀한 아가씨라 쓸모가 없다는 거였다.
정작 그는 왜 거절당했는지 몰랐기 때문에 경멸(scorn)이라는 말에만 화가 나 뒤끝이 작렬하면서도 강압적인 청혼을 계속한다.[56] 읽다보면 이건 청혼도 뭣도 아니고 그냥 답정너. 그것도 나라는 남자를 봐서 결혼해달라는 게 아니라 결혼 안하면 너는 신에게 등돌리는 중죄인이라고 주장한다. 제인은 로체스터 생각 때문에 결혼할 마음은 1도 없었지만 신 존이 초인적인 의지와 능력의 성직자
마지막 단원에 보면 제인은 신 존에게 편지로 로체스터와의 결혼을 알렸다. 결혼에 대해서는 답장이 없었지만 '신 존은 그 뒤로도 자주는 아니지만 꾸준히 편지를 보내왔다'고 한다. 뒤끝을 결국 털어냈는지는 본인만 알겠지만 어쨌든 두 누이와 함께 몇 안 되는 혈육이니 가족으로서의 연은 이어나가기로 한 듯. 제인이 이 글을 쓰는 시점으로 설정된 결혼 10년차에도, 인도에서 살아있었다. 하지만 작품 말미에 모종의 병에 걸려 생명을 다해가고 있다고 나온다. 원작에서 처음부터 병약하다고 나오지 않는 걸 보면 인도에서 살다가 병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적응하기 힘든 외지 기후에서 무리하다가 병에 걸린건지 아니면 그 지역에 흔한 풍토병에 걸린 것인지는 불명. 그는 제인에게 자신은 죽음이 두렵지 않으며 아마 이 다음에 올 편지는 신 존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자신의 죽음을 알리는 편지가 될 것이라고 제인에게 썼다.[57]
작중 최고 미남으로, 키가 크고 생김새가 날렵하며 단정한 체격에 옷맵시도 멋지고 아름다운 금발머리에 마치 그리스 시대의 조각상처럼 반듯하게 생겼다고 묘사된다[58], 영미권 소설에서 그리스형이 언급되면, 잘생겼다는 의미로 통용된다고. 성격 또한 인도 선교에 일생을 바치고자 할 정도로 고결하지만[59] 사랑 같은 속세의 열정에 대해서는 냉정하여[60] 로체스터와는 여러 모로 대조되는 인물이다. 리버스 가문은 2백년 동안 이어 내려온 유서 깊은 집안으로 가정부 한나의 말에 따르면 헨리 왕[61] 시절부터 신사(젠트리, gentry) 계급이었다고 한다.
일부 독자들은 나이 보정과 외모 보정 먹은 브로클허스트 씨 같은 인물이라 평하기도 한다. 실제로 광신자 같은 면이 있고 권위적인 점에서는 막상막하. 그러나 공정하게 말하자면 목사로서의 두 사람은 정확히 대조되는 인물상이다. 신 존은 자기 한 몸의 안위를 초개같이 여기며 임무 수행에 정진하는 진정한 성직자이고, 브로클허스트는 세속의 부귀영화가 가장 소중한 주제에 입으로만 신앙을 나불거리는 부유층 위선자이므로. 막말로 신 존은 광신적인 면이 있는 근본주의자이고 브로클허스트는 전형적인 먹사이다.
6.2. 다이애나 리버스 & 메리 리버스
신 존의 누이동생들로, 두 사람 모두 신 존과는 다르게 다정하고 부드러운 성격이다. 노숙을 하던 제인을 가엾게 여겨서 거두어주었던 인물들이다. 남매의 아버지가 오래 전에 믿고 투자했던 숙부의 사업이 파산하는 바람에 집안의 재산을 거의 날려버려, 일찍부터 경제적으로 자립해서 생활했다.비록 신 존과 성격 차이는 크지만 우애는 깊어서, 하나밖에 없는 오빠이자 가장이기도 한 신 존이 인도 선교사를 지망하자 무척 걱정하고 서운해 했다. 그런데 신 존이 제인에게 청혼했다는걸 알게 되자, 신 존이 제인과 결혼하면 인도로 가는 걸 포기하고 영국에 남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기뻐하며 제인에게 청혼을 받아들이라고 권했다. 하지만 신 존이 제인까지 데리고 인도로 갈 생각이라는 것을 알고는 경악해서, 인도에서 혹사당해 말라죽게 될 거라며 결혼을 결사반대한다.
리버스 가문 세 남매가 제인의 사촌이라는 것과 돌아가신 숙부가 제인에게만 유산을 물려줬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두 사람을 친언니처럼 생각하던 제인에게서 각자 5천 파운드씩 증여받게 된다. 나중에 다이애나는 해군 장교와 결혼하고 메리는 성직자와 결혼했으며, 로체스터와 결혼한 제인과 자주 편지로 연락을 하고 1년에 한 번씩은 로체스터 저택을 방문해서 제인과 즐거운 시간을 갖는 등 계속해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다.
부수적이지만 재미있는 것은 리버스 삼남매가 리드, 잉그램 삼남매들과 평행을 이룬다는 점이다. 셋 다 흑발 언니, 금발 여동생 조합이다. 블랜치 잉그램은 몸매가 '다이애나 여신'같다는 묘사가 있고 동생 쪽은 이름도 그냥 똑같은 메리고 얌전한 캐릭터로 겹친다. 시어도어 잉그램 남작은 큰 키의 미남인데 기운없고 머리 둔한 남자이고 신 존은 마찬가지로 큰 키의 미남이며 초인적인 스태미너와 날카로운 두뇌의 소유자이다. 잉그램 남매의 인간성+능력치 업그레이드 버전이 리버스 남매. 또 여기서 한번 더 뒤틀면 리드 삼남매. 리드 자매 역시 흑발 언니, 금발 동생이다.
7. 기타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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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의 부모
부친 에어 씨는 이름은 불명이고 가난한 목사였다고 한다. 모친인 에어 부인의 결혼 전 이름은 제인 리드였다. 즉 주인공 제인 에어는 어머니의 퍼스트 네임을 물려받았다.
제인 리드는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가난한 목사인 에어 씨와 결혼하는 바람에 의절을 당해 집안의 지원을 못 받게 됐다고 하며,[62] 여동생을 지극히 아꼈던 오빠 리드 씨만이 계속 챙겨 주었던 듯하다. 에어 씨는 빈민가에서 사목 활동을 하다가 티푸스에 걸렸고, 부인은 남편을 간호하다가 전염되어, 당시엔 아기였던 제인 에어만 남겨놓고 두 사람 모두 일찍 죽고 말았다. 리드 씨는 여동생의 죽음을 몹시 슬퍼했고, 고아가 된 조카를 데려다가 자기 자식들과 함께 길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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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드 선생
게이츠헤드에 방문한 약제사 선생으로, 붉은 방에 갇혔다가 기절한 제인을 치료해주었다. 그가 제인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성격은 인자한 게 맞는 듯하나, 제인의 고충(리드 부부의 친자식이 아니라 얹혀사는 친척이라는 입장 때문에 소외당하고, 존이 먼저 자기에게 시비를 걸거나 잘못을 해도 자기 혼자만 죄인이 되어 혼나는 것 등)을 옆에서 다 듣고도 별로 공감하거나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보이진 않는다. 오히려 제인이 이런 좋은 곳(게이츠헤드)에서 사는 걸 왜 기쁘게 여기지 않느냐는 투로 질문을 던진다. 근데 로이드가 이 말을 던질 때가 방금 전에 제인이 오빠(존)이 늘 나를 때린다고 말한 직후다. 아무래도 제인보다는 게이츠헤드 사람들 쪽이 더 갑일 테니 그들의 비위를 맞추는 것이 좋을 처지이고, 제인에게 이런 말을 한 것도 그런 의미에서 '네가 말썽을 부려서 그러는 것일 테니 말 잘 듣고 착하게 굴거라. 길거리로 쫓겨나서 고아원에 가는 것보단 낫지 않니?'라는 의미로 한 말일 가능성이 크지만,[63] 어쨌거나 제인에게는 실질적으로 큰 도움은 되지 않는 사람. 그래도 제인의 신세 한탄을 듣고 나서 리드 부인에게 제인을 학교에 보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조언했고, 그 말을 계기로 리드 부인이 제인을 로우드에 보내게 되었으니[64] 제인이 게이츠헤드를 벗어나는 데 한 손 거든 셈이긴 하다.
나중에 로우드의 템플 선생이 브로클허스트에게 매도당한 제인에게 '로이드 선생이라면 나도 아는 분이니 편지로 물어보겠다'고 하면서 한 번 더 언급이 되는데, 이후 로이드 선생의 답장을 받고 나서 '제인 에어는 억울하게 오명을 쓴 것이다'라고 학교 선생과 학생들에게 공개적으로 말해준 것을 보면 자신이 보고 들은 일들을 그대로 적어서 보내준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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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시
게이츠헤드[65]에서 일하는 하녀 중 한 명. 제인의 묘사에 의하면, 검은 눈과 검은 머리에 명랑한 인상을 가진 예쁜 여성이라고 한다. 성격은 조금 급한 편이지만 기본적으로는 다정하다고. 모두 제인을 냉대하는 집에서 제인에게 동정심을 가지고 챙겨주는 단 한 사람이 바로 그녀였다.[66] 제인이 로우드로 떠날 때 아쉬워하고 배웅해 준 유일한 친구.[67]
제인이 다 장성한 뒤에 손필드로 가게 될 무렵에 재등장해서 제인과 반가운 재회를 한다.[68] 그녀의 말에 따르면 5년 전에 게이츠헤드의 마부 로버트 리븐과 결혼했으며, 보비라는 아들과 제인이라는 딸[69]을 뒀다고 하며, 제인과 재회할 땐 아들 보비를 데려와 소개시켜주기도 했다. 이후 게이츠헤드의 현황을 이야기하고 제인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눈 후[70] 제인 에어의 삼촌이 게이츠 헤드에 방문했다라는 사실을 간략하게 알려준다.[71] 나중에 제인이 게이츠헤드를 다시 찾아왔을 때 재차 등장. 얼마 전에 셋째를 낳고 건강하게 회복했다고 하며 이번에도 제인을 기쁘게 반겨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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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메이슨
버사 메이슨의 오빠이자 로체스터의 처남. 광막한 사르가소의 바다에서는 버사의 의붓오빠, 그러니까 버사의 어머니의 두 번째 남편의 전처의 아들로 나온다. 서인도 제도에 살고 있다. 작중 묘사되기를 풍채 훤하고 잘생겼지만 맹탕같은 인상이라고. 손필드에 파티가 한창일 때 등장한다. 동생을 보러 방문했다가[72] 물어뜯겨 큰 상처를 입었다.
나중에 로체스터와 제인의 결혼식에 변호사와 함께 찾아와 그가 이미 결혼했음을 증언했다.[73] 메이슨 가문의 광인의 피는 그에게도 흐르고 있다.[74] 버사와는 달리 매우 비리비리하고 심약하다. 매제인 로체스터는 그를 딕(리처드의 애칭)이라고 부르며 친근한 태도로 대하기도 하고 자신의 비밀과 직결된 사람이니 일단 잘해주긴 하지만, 진심으로 신뢰하지는 않는다는 언행을 간혹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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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랜치 잉그럼[75]
손필드 근처의 저택에 사는 귀족 아가씨. 아버지는 작고한 잉그램 남작이며 유일한 남자 형제인 시어도어가 작위와 재산의 대부분을 이어받아 잉그램 경이 되었다.[76] 미모[77] 와 교양, 가문을 다 갖춘 지역 사교계의 여왕이지만 허세가 쩌는데다 거만하고 속물이다. 로체스터의 접근에 응해 결혼할듯 했지만 로체스터가 짐짓 돈 별로 없다고 뒷소문을 내고 떠보자 즉시 태세전환해 버렸다. 로체스터도 애초에 블랜치가 좋아서 교제한 게 아니라 그녀와 결혼할 것처럼 파티를 여니 어쩌니 했던 것은 제인의 질투심을 이끌어내기 위한 술수일 뿐이었다. 블랜치 잉그램은 상당한 미녀이긴 하나 가무잡잡한 피부에 스페인 미녀[78]처럼 보일 정도로 이국적인 외모, 풍채 좋은 체형 등으로 버사를 떠올리게 하는 요소가 많아, 로체스터는 처음부터 그녀에게 호감을 갖지 않았다. 제인이 한 자리에 있을 때 들으라는 듯이 가정교사들이란 다 천한 족속이라고 떠든다든가 어린 아이인 아델 바랭을 대놓고 뒷담까고 천대하는 언행으로 볼 수 있듯 귀족적인 선민의식에 찌들어 있으며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말을 함부로 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만 보면 영국 사교계에 흔히 널린 전형적인 거만한 귀족 속물 아가씨지만 사실 그 시대에 딱 용인될 수 있는 수준이고 뼛속까지 명백한 범죄를 저지른 악인인 것은 아니다. 하나 작가 샬럿 브론테가 제인을 띄워주고 버사에게 반감을 느끼라고 일부러 욕먹으라고 비호감으로 만든 듯한 캐릭터, 로체스터에겐 한결같이 경멸과 기만을 당하고 이용당하기만 한 사람이라 어느 정도 동정하는 독자들도 있다. 제인이 한 자리에 있을 때 들으라는 듯이 가정교사들이란 다 천한 족속이라고 떠든다든가 어린 아이인 아델 바랭을 대놓고 뒷담까고 천대하는 언행으로 볼 수 있듯 귀족적인 선민의식에 찌들어 있으며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말을 함부로 하는 경향이 있다. 품성이 그리 좋지 않은 속물적인 사람임은 분명하나, 제인 앞에서 아델과 아델의 어머니를 함부로 뒷담까고 멀쩡한 부인을 재산을 빼앗고 감금시킨 주제에 인성이 나빠서 맘에 안 든다는 이유로 블란치를 치정극에 끌어들여 제인의 질투를 유발하기 위한 도구로 이용한 로체스터 역시 피장파장이며 내로남불, 동족혐오인 건 매한가지다. 결혼식에서 밝혀지는 로체스터의 추악한 실체와 버사 조킨스의 참담한 비극, 그리고 손필드 저택 화재 사건을 생각하면 오히려 잘된 일인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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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자먼드 올리버
신 존이 사랑하는 아가씨로 지역 유지[79]의 외동딸이다. 미녀라면 꽤 여럿 봤던 제인이 눈을 의심할 정도로 아름답다고 찬양하는[80] 작중 최고 미인[81]이자 아버지가 지역에서 차지하는 입지도 높으며[82] 다정다감하고 상냥한 성격.[83] 신분을 제외한 모든 것이 블랜치 잉그럼의 상위호환이다. 신 존이 엄친아라면 로자먼드는 엄친딸. 신 존에게 적극적으로 들이대나 신 존은 인도 선교사업의 열망 때문에 끝끝내 거부한다. 신 존을 포기한 후 자신에게 걸맞은 상대와 결혼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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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에어[84]
제인의 아버지의 남동생, 그러니까 친삼촌이다. 마데이라에서 포도주 사업으로 큰 부를 축적한 부자.
형의 딸 제인을 찾아다니고 있었으며 생전에 리드 부인과 접선하는데 성공하지만, 그를 통해 신세를 펴게 될 제인을 고깝게 여겼던 리드 부인은 제인이 죽었다라고 거짓말을 하는 바람에 제인과 그는 생전에 만나지 못했다.[85]
그러나 그는 메이슨과 안면이 있었기 때문에 로체스터와 메이슨 가문의 혼사를 알고 있다. 이때 제인에게 편지를 받고 제인이 살아있다는 것 + 조카가 결혼사기 저지르려는 사람에게 속아 중혼을 하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그가 변호사와 메이슨을 손필드로 급파하여 결혼식을 중단시킨 것.[86]
이 시점에서 이미 병상에 있던[87] 존 에어는 제인과 만나지 못하고 죽지만, 유산으로 2만 파운드라는 거금을 그녀에게 상속하면서 하루아침에 제인을 엄청난 갑부로 만들어주게 된다. 비중은 별로 없고 간접적으로만 등장하지만, 제인이 한순간에 인생 역전을 하게 해주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
[1]
영화에선 스코틀랜드인의 전형적인 이미지인
진저(머리카락이 붉은 색 계통인 유럽인)로 묘사된다. 단, 1943년작에서는 검은 머리를 가지고 있는데, 배우가 어린 시절
엘리자베스 테일러였다.
[2]
다만 현실의 어려움과 부당한 처우에 대해 제인처럼 적극적으로 불평불만을 품고 저항하기보다는 어쩔 수 없지, 하면서 적극적으로 맞서싸우기를 포기하고 넘어가는, 현실순응형 인물이라 평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릴 적이나 커서나 현실에 마냥 순응하지 않고 때로는 어른(리드 숙모)에게도 개기거나, 그 당시 당연시하게 간주된 풍조에 반발하는 자주적 모습을 보이는 제인과는 대조되는 부분.
[3]
헬렌의 순종적인 모습은 현대의 독자들에게는 답답하기 이를데 없고 당대의 기준으로도 좀 극단적인 캐릭터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헬렌이 단순히 무기력한 순응형이 아닌 점은 제인이 석판 깬 날 잘 드러난다. 스캐처드 선생에 대해서는 다 내탓이오로 일관하면서, 정작 학교 최고 권력자인 브로클허스트가 제인에게 말 걸지 말 것을 명령했을 때는 그가 떠나자마자 곧바로 혼자 제인에게 돌아와 저녁밥까지 챙겨준다. 전교생 80명이 모두 브로클허스트를 싫어한다면서도 이날 제인을 챙긴 학생은 헬렌이 유일했다. 자신이 당하는 일은 '오른뺨 맞으면 왼뺨도' 원칙에 따르면서도 친구가 당한 일에는 명령을 거역하고 도움의 손을 내미는, 그야말로 그리스도적인 선행을 실천하는 인물이다. 스캐처드 선생의 학대에 대한 태도도 그렇다. 기존 권위에 무조건 복종하는 것이 미덕이라고 믿어서 그런 게 아니고 헬렌의 대사를 읽어보면 어찌된 애인지 원체 세속의 일에 관심이 없다. 절대적인 신 앞에서 모두가 고만고만한 죄인일 뿐이고 자신은 오직 겸손하게 모든 일이 신의 큰 뜻이려니 받들 뿐이라는 식으로 살아가니 순응적이라기보다는 해탈한 것에 가깝다.
[4]
비슷한 시기의 미국 소설인
톰 아저씨의 오두막의 주인공인 톰과 비교해봐도 좋은데, 작중 헬렌 번즈는 (오두막집 톰과 마찬가지로) 기본적으로 '기독교적이고 보수적인 관점의 영웅상'으로 제시된 인물이다. 기독교적 윤리관에서 모범적인 인물은 '세상의 고난과 유혹에 결코 굴복하지 않고 견뎌내면서 스스로의 양심과 신앙을 지키는 인물이고, 그 대가로 주어지는 것이 바로 (신에 의한) 구원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제인과 같이 적극적으로 싸워서 자신의 의지를 실천하는 인물은 사실 보수적인 기독교 윤리관에서는 그리 긍정적인 인물로 보지 않는다. 이런 헬렌의 모습을 '해탈'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상당한 오해의 여지가 있고, 그보다는 심판은 오직 신의 몫이므로 자신의 기준에 따라 판단하고 행동하기보다는 신의 뜻에 모든 것을 맞기는 인물이고, 이러한 인물이 순종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눈 앞에 있는 권위에 순종하는 것이 아니라 신의 뜻에 순종하는 것이라 보는 쪽이 더 적합하다. 따라서 이 인물이 자신이 당하는 부당함에는 순종하면서도 친구나 다른 사람의 일에는 저항하는 것 역시 이는 '스스로 견뎌내는 것'의 영역을 넘어 '다른 사람에 대해 저지르는 잘못에 동참하는' 것이라고 여기기 때문. 후술된 바와 같은 정치적 보수성 역시 이러한 성격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이라 볼 수 있다. 즉, 격정적이고 저항적, 독립적인 인물상인 제인 에어의 탄생 배경에 순종적이고 고전적인 미덕을 갖춘 친구의 영향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이 작가의 의도라 볼 수 있다. 또한 이런 종류의 고전적 미덕을 가진 것으로 묘사된 인물들이 현대인 독자들에 눈에는 '고구마 100개 물 없이 먹은 것처럼 갑갑하게' 느껴지는 것 역시, 사회적 가치관의 변화로 인해 흔히 발생하는 일이다.
[5]
찰스 1세 항목을 보면 알겠지만 세간에 암군/폭군이라 알려진 것과는 달리, 개인적으로는 청렴하고 인품이 좋았으며, 대내외적으로 큰 사고를 저지른 인간도 아니었다. 또 그를 죽인 사람들도 민중을 위해 그를 죽였다기보단 그를 죽인 이유를 뒷받침하려고 민권 사상을 마련했던 비하인드가 있다. 그러나 국왕으로써의 찰스 1세는 영국 왕권의 역사에 무지했고 의회와 불통이었으며 영국 말고도 자기가 다스려야 할 스코틀랜드엔 정작 별 애착이 없어서 이를 잘 관리하지 않았는데, 이후 이게
동군연합 문제가 되고 종국엔 본인의 목숨마저 끝장내는 사달이 나고 말았다. 즉 찰스 1세는 개인적으론 나쁘지 않은 사람이었지만 왕으로썬 확실히 미흡한 측면이 있는 사람이긴 했다.
[6]
헬렌의 이 발언은 작가 개인의 시선이나 그 당시 프랑스 혁명이 결국 왕과 왕비까지 끌어내린 것을 경계하던 영국 지배층의 프로파간다(피지배층은 무슨 일이 있어도 체제에 저항하지 말고 지배층과 현 체제에 얌전히 순응할 것)가 반영된 발언이라 보는 사람들도 있다.
[7]
그렇지만 그것보다는, 고전적인 미덕이 뚜렷한 헬렌의 캐릭터성이 일관되게 유지되는 것의 비중이 높을 것이다. 영국인들도 입헌군주제로 지금까지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8]
에밀리는 30세, 앤은 29세에 차례로 죽었으며 가장 오래 산 샬럿도 고작 38세에 사망했다.
[9]
그러나 외부에 로우드 자선학교의 실태를 고발하지 못한 것으로 봐선 어느 정도 체제에 순응하는 인물이던가, 브로클허스트 씨를 두려워했던 측면이 있으리라 보는 사람들도 있다. 사실 그것도 어느 정도 이해해줄 수 있는 부분인 게, 브로클허스트 씨는 학교의 이사장이고 명망 높은 목사인 반면 템플 선생은 교장이라 해도 결국은 일개 고용인 처지였음을 생각해야 한다. 21세기에도
내부고발이란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다.
[10]
네이스미스 목사라는 사람과 결혼했는데, 제인의 서술에 따르면 그는 템플 선생 같은 사람을 아내로 맞을 자격이 있는 훌륭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11]
제인은 처음봤을때부터 자신의 숙모인 리드 부인 앞에 웬 기둥이 서있나 착각할 정도였으며 실제로 그는 키가 크고 단조로운 옷을 입은 상태였다.
[12]
영화에서도 뻣뻣하고 메마른듯한 느낌의 나이든 남성 배우들이 브로클허스트 씨의 배역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13]
제인이 원래 살던 곳. 리드 부인의 저택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14]
아침은 질 나쁜 죽(그마저도 타는 날엔 못 먹는다.), 점심은 질 나쁜 감자와 좀처럼 보기 힘든 상한 고깃조각(아마
염장고기로 추측됨)을 넣고 끓인 무언가, 티타임은 물과 귀리 과자 약간, 저녁은 빵 반 조각으로 구성된다. 한마디로 로우드 학교는 성장기이거나(제인이 10살 혹은 1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데 제인 또래의 아이들도 많이 있다고 나온다.) 청소년기에 접어들거나 성년에 가까워진 아이들(무려 20세처럼 보이는 학생도 있다)에게 졸업할 때까지
영양실조에 걸리라고 고사지내는 것과 다름없는 극도로 열악한 식사를 줄곧 강요해왔던 것. 물론 영국의 식생활 문화가 이 시절에도 그닥
좋지는 않았지만 브로클허스트 씨가 자초한 로우드의 생활은 그야말로 고문 수준이긴 했다.
[15]
겨울이면 물이 얼어있어서
손 씻기조차 못하게 되는 적도 있었고, 수도관에도 이상이 있는지, 아니면 수원지에 이상이 있는지 물 맛이 짭잘하지 않나, 봄에는 티푸스가 돌아서 학생의 상당수가 죽어나가질 않나 학생들 입장에선 복마전이 떠오를 정도.
[16]
그 때 제인은 브로클허스트 씨의 부인과 딸들을 보느라고 잠시 정신을 팔았던 걸 감추기 위해 석판으로 얼굴을 가렸는데, 아차 하는 사이에 석판을 떨궈버린 탓에 브로클허스트 씨의 주의를 끌어버렸다.
[17]
그래도 모피코트 등 비싼 옷을 맘껏 입는다. 그가 그런 옷을 입고 다닐 무렵 학생들은 추위도 막지 못할 초라한 교복을 입고 생활하고 있었다. 나중에 제인이 로체스터와 페어팩스 부인에게 로우드 시절의 생활을 이야기할 때 "돈을 아끼겠다고 쓰지도 못할 실과 바늘만 제공했다"고 말했는데, 페어팩스 부인이 "false economy(직역하면 '잘못된 절약', 약간 의역하면 '어머나, 그런 데서 돈을 아끼면 안 되지' 정도의 의미)"라고 디스할 정도. 이외에도 학생들 생활복의 칼라를 규정보다 한개 더 썼다는둥, 바늘은 두개 말고 딱 하나만 줘야 한다는둥 깨알같다.
[18]
참고로 제인이 자기 사촌 존을 두고 "로마 황제처럼 폭군같은 놈"이라고 화내는 장면이 있는데, 브로클허스트의 딸 중 하나의 이름은 어거스타. 다름아닌 로마 황제의 칭호
아우구스투스에서 따온 이름이다. 목사 딸 이름치고는 굉장히 역설적인 블랙 유머.
[19]
학생들이 총 80명 좀 넘는다고 하니 무려 절반이 죽었다!
[20]
메리는 헬렌과 달리 제인이 듣고 싶어하는 자극적인 뜬소문이나 그저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선에서 그치기 때문이라는게 그 이유다.
[21]
이를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 로체스터의 풀네임. 당시 중상류층 집안에서는 아들을 낳으면 이름에 외가의 성을 넣는 경우(작가의 남동생 이름인 브랜웰도 어머니의 본래 성이었고, 본작보다 한 세기 전인
로빈슨 크루소의 주인공이나 한 세대 전인
오만과 편견의 남주 피츠윌리엄 다아시도 같은 사례이다)가 종종 있었는데, 로체스터는 미들네임이 '페어팩스'이다.
[22]
로체스터는 버사를 너무 미워한 나머지 결혼을 철저히 비밀에 부쳤다. 영국에서는 결혼 사실 자체를 아는 사람이 선친과 형을 제외하면 처남 메이슨과 감시인 그레이스 풀, 절친한 의사 한 명에 국한된다.
[23]
셀린은 아델을 방치한 다음 자기 애인과 함께
이탈리아로 떠버렸다고 한다. 아델은 엄마가 '성모 마리아에게 가버렸다'고 알고 있는 것으로 보아 아이에겐 자기가 죽었다고 말하라고 전하고는 떠나버린 모양이다.
[24]
로체스터의 애인으로 호텔에서 호화 생활을 하면서 그 호텔에 다른 남자를 데려와 로체스터 흉을 보다가 현장에서 딱 걸렸다.
[25]
제인도 아델을 살펴본 후 과연 안 닮았다고 인증했다. 다만 자식들 외모 유전은 랜덤이니 이런저런 추측은 해봤자 무의미하다. 물론
유전자 검사라는 확실하고 효과적인 친자감별 수단이 없던 저 시대에 그나마 아버지들이 저 아이가 내 자식인가를 추측할 수 있는 수단은 상대의 정숙함, 아니면 외모 정도밖에 없으므로 로체스터의 태도가 아예 이해 안 가는건 아니다.
[26]
생부가 누구인지도 분명치 않은
사생아에, 어머니가 버리고 떠난 뒤에는 친척도 아닌 어떤 가난한 부인에게 떠맡겨져 방치되어 있었다고. 아델이 어머니에게 노래와 춤, 시 낭송 등을 배웠다고는 하나 실상은 어머니에게 별로 사랑받지 못하고 짐짝으로 취급받았을 확률이 높다.
[27]
가장 오래, 많이 팔린 민음사 역본을 비롯해 대부분의 번역본에서 별도의 주석이나 음차 없이 다른 인물들의 대사와 똑같이 번역해 버리다보니 알기 힘들지만 원문을 보면 아델이 영어로 말했다고 따로 언급한 부분을 제외하면
계속 프랑스어로 말하는걸 볼수있다. 아델이 구사하는 프랑스어를 주석, 원문표기, 음차 등으로 반영한 역본은 대교, 펭귄, 시공주니어 역본이 있으며 특히 시공주니어 역본이 충실하다.
[28]
과거와 달리 제대로 입양 내지 인지 처리가 되어서 딸로서 호적에 오른듯하다.
[29]
이때 제인의 뇌내망상의 흐름이 재미있다. '로체스터 씨가 약점잡힌듯 끌려다니는 걸 보니 내연관계가 있었나보다. → 둘이 나이도 비슷하니 젊을땐 → 암만 젊어도 저 외모에 설마 → 성격이 매력일 수도 있지 → 로체스터 씨는 외모보다 과단성이나 독특한 성격에 끌리는 것 같다 → 아무래도 날 좋아하는 것 같은데 나만 해도 외모는 별로고..어젯밤엔.. 두근두근'
[30]
나중에 병상에 있을 때 제인이 방문해서 외숙모라 부르자, 정신이 혼미하여 제인을 알아보지 못한 상태에서 "넌 누군데 나를 숙모(aunt)라고 부르지? 넌 깁슨 집안 사람이 아닌데"라고 말했다. 깁슨 집안에는 본인을 aunt라고 부를 사람이 있단 뜻이니 그 쪽이 본인
친정 집안이란 뜻. 더 확실하게는 리드 부인의 사후 작은딸 조지아나가 '자기 외삼촌 깁슨 씨'의 초대로 외가에 의탁하게 됐다는 언급이 나온다.
[31]
제인의 아버지의 형제.
[32]
평생 어려운 환경에서 고생하다가 죽으라는 괘씸하기 짝이 없는 심보나 마찬가지여서 이 사실을 알게 된 제인 역시 치를 떨었다.
[33]
그녀가 집안이 반대하는 결혼을 하고 가족에게 절연당했는데 리드 씨만이 온갖 정성으로 도와줬다고 한다.
[34]
당시 리드 가는 존 리드의 낭비 때문에 가세가 심하게 기울어 있었다.
[35]
제인이 로우드로 가기 직전, 브로클허스트 씨 앞에서 자신을 거짓말쟁이라고 매도한 외숙모에게 제인이 "나는 존 리드를 빼면 당신이 세상에서 제일 싫다. 두 번 다시 외숙모라고 안 부르겠다"라고 말하며 그간의 울분을 토하자 리드 부인은 상당히 충격을 받는다. 병상에서 그때를 떠올리며 제인에게 말하길 "9년 동안 함부로 대해도 꾹꾹 눌러 참던 애가 10년째 되던 해에 그렇게 폭발하다니, 내가 때렸던 짐승이 사람의 목소리로 나를 비난하는 것 같았다"고. 이를 볼 때 제인에게 끝내 제대로 된 사과나 반성은 없긴 했어도, 최소한의 양심은 있었던 듯하다.
[36]
제인 에어의 어머니.
[37]
집안에서 동생이 의절당한 후에도 혼자 온갖 정성을 다하며 도왔다고 한다.
[38]
리드 부인의 말로 짐작해보면 실제로 그랬을 것이다. 물론 그가 살아있었더라도 아들 존 리드나 아내 리드 부인이 리드 씨가 안 보는 데서 제인을 괴롭혔을 수는 있지만...
[39]
사실 아들인 존 리드가 답이 없는 망나니가 된 이유가 바로 아버지인 리드 씨가 일찍 사망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리드 씨가 사망하고 아내이자 유일한 양육자인 리드 부인이 아들인 존이 어릴때부터 온갖 나쁜짓을 해도 감싸주기만 했기 때문. 그나마 딸들인 일라이자와 조지애나는 아버지를 더 많이 닮아서인지 일반인 기준으로 결함은 좀 있을지언정 존과 다르게 정상적으로 자란 편이고 제인과도 사이가 나쁘지 않았으며[88] 어찌저찌 해피엔딩도 맞이하였다.
[40]
초반에 제인이 존 리드의 폭행을 못 견디고 반격했다가 붉은 방에 갇혔는데, 이 때 뭔가를 보고 유령이 나타났다고 생각해 공포에 질려 발작을 일으키고 실신했었다. 커서 생각해 보니 아마도 정원사의 램프 불빛이 비친 게 아니었을까 싶지만, 당시에는 미신적인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었던 나머지 이성적으로 그런 걸 생각할 만큼 제정신이 못 되었다고.
[41]
리드 부인도 제대로 된 사과는 없었지만 양심의 가책이라도 미미하게 있었는데 이쪽은 그조차 없었다.
[42]
제인은 이때 피를 본 적도 있다.
[43]
빚 때문에 감옥에 두 번이나 들어갔는데 리드 부인이 가까스로 두 번 다 빼냈다고 한다.
[44]
직접 닭을 키우고 채소를 길러 하인들에게 비싸게 팔고 그 돈으로는 엄마를 은행 삼아 3개월마다 무려 50~60% 이자를 받아내는 재테크를 한다. 사실 장사가 되는 이유는 하인들이 리드 부인에게 '일라이자가 팔고 싶어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다 사 주라'는 지시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45]
기도서에서 제일 좋아하는 부분은 '예배규정'(...)
[46]
수녀원에 들어가는 것을 천박한 세상으로부터 스스로를 고립시킨다는 식으로 말한다.
[47]
제인 에어보다 한 세대쯤 전이 배경인
오만과 편견의 묘사에 따르면 집안의 딸 한 사람만 야반도주해서 평판을 더럽혀도 그 집안 딸 모두가 혼사가 막힌다고 할 정도의 보수적인 시대인데, 제인 에어의 배경인
빅토리아 시대는 오만과 편견의 배경인
조지안 시대보다도 더 보수적이었다고도 하니 여파가 작지는 않았을 것이다.
[48]
'너보다 더 허영심 많고 가소로운 동물은 지상에 허용되지 않았을 것', '살은 쪄가지고 허약하고 허풍선이에 쓸모없는 인간', '어머니가 돌아가시면 너와 연을 끊을 것', '지상의 온 인류가 쓸려나가고 너와 나만 남아도 나는 널 버려놓고
새 세계로 갈 것' 등등... 중간중간 조지애나의 행실을 매우 상세하게 구술하며 팩폭을 가하는 건 덤이다. 이에 조지아나는 "언니는 내가 귀족과 결혼해서 본인은 꿈도 못 꿀
상류사회에 들어가고 작위를 가진 귀부인이 되는 게 질투가 나서 밀고를 해 가지고 내 앞길을 망쳐놓고(남자와 야반도주를 했는데 일라이자에게 들켜 잡혀온 일을 말한다) 나한테 그런 소리를 하냐"면서 한 시간이 넘도록 울어 댔으나 일라이자는 눈길도 안 주고 하던 일만 계속 했다고.
[49]
일라이자: "네가 어머니의 장례식 이후 여기 남아서 이런저런 일들을 세심하게 챙겨 준 것이 무척 고맙구나. 잘 지내렴, 너는 분별 있는 사람이라 뭘 해도 잘 할 테니까." / 제인: "언니도 분별 있는 사람이니 잘 지낼 거예요. 언니가 가진 재능은 조만간 수도원 벽 안에 갇힐 테지만, 거기서의 삶이 언니에게 잘 맞고 스스로 만족한다면 나는 걱정하지 않을게요." 받아들이기에 따라선 반쯤은 디스 같기까지 한 말인데도 일라이자는 네 말이 맞다고 수긍하기까지 한다.
[50]
흔히 오해가 있는데, 당시에도 여성이라고 상속권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한정상속이라 하여 장남에게 토지와 집 등 대부분의 재산을 몰아주는 불평등한 상속 풍습이 있었을 뿐이다. 리드 가문의 경우 유일한 아들이던 존이 이미 죽었기 때문에, 어머니 사후 집안에 남은 얼마 안 되는 재산은 일라이자와 조지애나가 비슷비슷하게 나눠 가졌거나, 혹은 장녀인 일라이자가 조금 더 가져갔을 가능성이 있고, 그렇게 가져간 자기 몫을 수녀원에 기부했을 것이다. 여기 더해 어릴 적부터 돈을 굴려 불린 개인 재산도 남아 있었다면 그것 역시.
[51]
날씬한 체형은 아니고, 아주 풍만하고 육감적인 몸매를 가졌다고 한다. 다만 '풍만하다 = 뚱뚱하다' 로 해석하기에는 약간 무리인 것이 베시에 의하면 조지아나가 제인보다 두 배는 더 살쪘다고는 했지만 베시가 말하면서 약간 과장을 더했을 수도 있고, 제인은 워낙 키와 체구가 작고 깡마르니 그 두 배 정도라고 해도 조지아나는 그저 평균 수준일 가능성도 높다.
[52]
조지애나는 일라이자의 막말을 듣고 "내가 귀족 남자랑 결혼하고 신분 상승할 게 질투나서 내 혼사 망쳐 놓고(남자와 야반도주한 걸 찾아낸 일을 말한다) 저런 소리를 한다"며 한 시간 넘게 울었다.
[53]
국내 번역본은 대부분 세인트 존이라고 번역하였지만, 세인트 존이라고 읽으면 '성 요한'이란 뜻이다. 'St. John' 자체를 사람 이름으로 쓸 경우 '신 진' 또는 '신 존'이라 발음한다.
[54]
거리에서 우연히 제인을 보고 구조해준 대상이 하필이면 친척이었다는 설정이 다소 작위적이어서인지, 영화 제인에어(2011) 등 몇몇 각색 작품에선 이 설정을 빼버린다.
[55]
제인은 신 존의 미모를 본 뒤, 본인이 저렇게 완벽하니까 남의 못생김에 예민한가보다 하고 빠르게 납득한다.
[56]
묵시록에서 불신자가 유황지옥에 떨어진다는 대목을 봉독하며 제인에게 눈총을 쏜다(...) 불신지옥이 아니라 솔로지옥
[57]
그런데 어떤 영화판에서는 명성을 위해서 사는 속물로 그려지고 있다.
원작파괴…지만, 제인 에어와 로체스터를 결혼시키려는 설정 때문에 그런 것.
[58]
소설에서 묘사된 외모적 특징은 곧고 고전적으로 생긴 코, 아테네인처럼 생긴 코와 턱, 키가 크고 날렵한 생김새, 보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외모, 그리스인처럼 윤곽이 뚜렷하고 영국인이지만 드물게 고대의 모델처럼 생긴 얼굴, 하얀 대리석 같은 얼굴, 갈색 속눈썹이 달린 커다란 푸른 눈동자, 자연스럽게 흘러내린 금발, 상아처럼 하얗고 높은 이마. 제인은 존을 보자마자 저렇게 조화롭게 생긴 얼굴을 가진 사람이 나처럼 불규칙하게 못생긴 외모를 봤으니 당연히 충격 먹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59]
물론 이 선교가 그 당시 횡행했던
제국주의 침략 수단의 일부였다고 보는 사람들은 이를 비판받을 요소로 보기도 한다.
[60]
첫사랑인 로자먼드가 계속 대쉬하는데도 거절할 정도다.
[61]
영국 역사에서 헨리라는 이름을 가진 왕은 작중 배경이라 할 수 있는 빅토리아 시대~21세기 현재까지
헨리 8세가 마지막이다. 즉 아무리 적게 잡아도
튜더 왕조 시대부터 내려온 뼈대 있는 집안이라는 얘기.
[62]
참고로 이 '부유한 집 출신인 주인공의 어머니가 가난한 목사였던 주인공의 아버지와 결혼하는 바람에 본가에서 의절당했다'는 설정은 저자 샬롯 브론테의 동생인
앤 브론테가 쓴 <아그네스 그레이>에서도 똑같이 나온다. 차이점이라면 <아그네스 그레이>의 주인공 아그네스는 제인처럼 어머니를 챙겨준 외삼촌은 없었지만, 형편은 어려워도 나름대로 화목한 부모님과 언니 밑에서 자랄 수 있었다는 정도.
[63]
사실 비슷한 시대를 배경으로 한
올리버 트위스트의 고아원을 생각해 보면 물질적인 면에서는 이것도 틀린 말은 아니었으나, 제인에게 있어서는 정신적으로는 고아원이나 게이츠헤드나 별다를 게 없는 상황이었다. 현대에도 아동학대 피해자들이 어른들에게 도움을 청할 때 이런 식의 흰소리만 늘어놓는 어른들은 정말 많고, 피해자 아이는 이 때문에 더욱 절망하게 된다.
[64]
로우드의 템플 교장이 로이드 선생과 좀 아는 사이라는 언급이 나중에 나온 걸 봐서, 로이드가 지인이 근무하는 학교를 소개해 주고 그에게 소개를 받은 리드 부인이 브로클허스트 목사에게 연락을 취한 모양.
[65]
제인의 삼촌 가족인 리드 가족이 살던 저택.
[66]
그렇지만 제인의 말을 잘 믿어주지 않고 리드 가족에게 온순하고 착하게 굴 것을 조언하기만 하는 점에선 그 시대 사람 + 한 집안의 하녀로써의 한계를 못 벗어던진 인물이라 볼 수도 있다.
[67]
제인이 기숙 학교로 가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내가 보고 싶지 않겠느냐고 물으며 이별을 섭섭해했고, 제인이 떠나는 당일에도 새벽같이 일어나 이것저것 챙겨 주고 가는 길에 먹을 음식도 싸 주었으며 마부에게도 가는 길에 제인을 잘 보살펴 달라고 부탁했다.
[68]
리드 부인이 보낸 게 아니라, 제인이 손필드로 가면 다시는 못 볼 것 같게 되어서 개인적으로 제인을 만나러 온 것이라고 한다. 제인이 이직을 위해 법적 보호자인 리드 부인의 허락이 필요해서 게이츠헤드에 편지를 썼었는데 그걸 전해듣고 제인의 이직 사실을 알게 된 모양.
[69]
보비는 로버트의 애칭이므로 아들은 아버지 이름을 물려받았고, 딸 제인은 정황상 제인 에어에게서 따 온 게 확실하다.
[70]
이 때 제인에게 '우아한 숙녀로 잘 자랐다'고 칭찬하고, 다방면으로 훌륭한 교양을 쌓은 제인에게 감탄한다.
[71]
리드 부인과 존 에어 사이의 대화 내용까지는 알 수 없었으니 이 일이 얼마나 결정적인 사건인지도 몰랐다.
[72]
실은 로체스터가 버사를 잘 관리하고 있는지(그러니까 감금하고 잘 숨겨뒀는지) 확인하러 온듯. 버사가 그 꼴인데도 고향으로 데려가려 하기는커녕 로체스터에게 찍소리도 못한다. 버사가 오빠를 죽일 듯 공격한 걸 보면 버사 입장에선 오빠 역시 원망스러운 존재이자 로체스터에게 자신을 팔아먹은 공범이라는 추측도 있다.
[73]
사실은 아래에 나온 존 에어(제인의 삼촌)이 부탁해서 한 폭로였다.
[74]
메이슨 가문은
크레올 가문인데, 당시 크레올들은 유럽인들에게 정신병자나 광인 기질을 지닌 것으로 취급받았다. 리처드 역시 크레올이므로 작가의 편견이 그대로 투사된다.
[75]
이름은 프랑스어 기원이라 '블랑슈'라고 번역하는 버전도 있다. 성은 잉그램이라고 번역하기도 하나 외래어 표기법에 맞는 표기는 잉그럼이다.
[76]
그러니 블랜치는 겉으로 화려한 귀족 숙녀지만 돈 많은 남편을 구하지 못하면 처지가 딱해질 수밖에 없다.
[77]
영국 사교계에서 미모로 소문난 영국 상류층 여성들중에서 제일 가는 미녀 설정이며, 몸매가 다이애나 여신 같다는 묘사도 있다. 다이애나 여신이 사냥을 주관하는 처녀신이고 현대 창작물에서 늘씬한 자태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아서 풍채좋은 미녀로 묘사되는 블랜치와는 안 어울리는 듯 싶지만 원전 신화에서의 다애애나는 키크고 글래머스한 풍채좋은 미녀로 묘사된다.
[78]
'스페인 사람처럼 가무잡잡했다'라는 서술이 있다.
크리올이 본래 아메리카 식민지의 스페인계 사람들에게서 기원했고, 버사 메이슨이 그 크리올 출신임을 생각하면 복선이라고 볼 수도 있는 부분.
[79]
아버지 올리버 씨는 바늘 공장과 주물 공장을 경영하며 이 지역 남자들 대부분이 거기서 일하고 있다.
[80]
작중에서 제인은 로자먼드의 외모를 완벽한 미인이라는 표현이 조금도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고 같은 여자인 본인이 봐도 매력적이라고 극도로 찬양한다. 소설속 로자먼드의 외모 묘사를 그대로 옮기자면, '모양과 색이 모두 그림에서나 볼 법하며 크고 둥근 검은 눈동자, 길고 아련하게 아름다운 눈을 감싸며 부드러운 매력을 전하는 속눈썹, 그린 듯 선명한 눈썹, 생생한 색조와 빛의 아름다움의 휴식을 주는 듯 매끄럽고 하얀 이마, 보조개가 파인 작은 턱, 신선하고 매끈해보이는 계란형의 뺨, 샹큼하고 발그레하고 건강하고 깜찍하고 도톰한 입술, 고르고 완벽하게 반짝이는 치아, 탐스럽고 풍성하게 머리를 장식하는 머리채'로 엘비언(영국의 별칭)의 온화한 풍토가 만들어낸 가장 사랑스러운 얼굴, 습기찬 바람과 안개 낀 하늘이 기르고 지킨 제일 순수한 장미와 백합의 빛깔이라 말해도 손색 없는 용모, 결점이 없고 부족한 부분도 보이지 않는 외모, 섬세하고 균형잡힌 생김새, 간단히 말해서 미의 이상을 실현시키는 모든 장점을 모아둔 외모, 진심으로 감탄하고 경탄하게 하는 아름다움, 선물을 아까워 하는 계모의 마음을 버리고 사랑하는 아이한테 넉넉하게 베푸는 할머니처럼 자연이 편애해서 만든 것이 틀림없어보이는 외모, 지상의 천사, 아름다운 요정이라고 찬양하는 대목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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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은 그 영국 사교계에서 뛰어난 미모로 정평이 나있고 상류층 영국 여성들중에서 제일 예쁘다는 설정인 블랜채를 보고도 그냥 파티에 모인 여성들중에서 가장 예쁘다는 감상정도만 남겼는데, 그런 제인이 볼때마다 온갖 미사여구를 써가며 외모를 칭잔했다는 점에서 이 여자의 외모 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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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대대로 존경 받아온 가문인 신 존의 집안에 비해 바늘 장인에서 시작해 자수성가한 타입. 올리버 씨는 이런 면에서 유서 깊은 가문의 마지막 후손인 신 존을 높게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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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부잣집 아가씨로 곱게 커 와서 그런지, 제인의 평에 따르면 허영심이 조금 있는 등 약간의 인간적 결점 정도는 있다고. 그래도 제인이 그런 면모를 비난한 게 아니라 자신의 학생으로 몹시 아꼈던 아델과 비슷했다고 하는 것을 보면 분명 꽤 호의적인 서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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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Ey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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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 부인은 죽음을 하루이틀 앞두고서야 제인을 불러 이를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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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이 사람이 제인과 로체스터의 첫 번째 결혼 시도가 불발된 내막이다. 제인이 첩 신세가 되는 것도 제때 막아주고 유산도 듬뿍 물려주었으니 그야말로 수호 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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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의 결혼을 막을 때 직접 개입하지 않고 메이슨과 변호사를 보낸 것도 투병 중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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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는 관심이 없는것이었으나 존처럼 괴롭히지는 않은데다 아무리 어릴때부터 지내더라도 어머니에게 미운털이 박힌 사촌과 친하게 지내는건 어려웠을것이기에 참작할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