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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8-31 19:51:28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명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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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회차별 명대사
2.1. 1회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2.2. 2회 흘러내린 웨딩드레스2.3. 3회 펭수로 하겠습니다2.4. 4회 삼형제의 난2.5. 5회 우당탕탕 vs 권모술수2.6. 6회 내가 고래였다면...2.7. 7회 소덕동 이야기 I2.8. 8회 소덕동 이야기 II2.9. 9회 피리부는 사나이2.10. 10회 손잡기는 다음에2.11. 11회 소금군 후추양 간장변호사2.12. 12회 양쯔강 돌고래2.13. 13회 제주도의 푸른 밤 I2.14. 14회 제주도의 푸른 밤 II2.15. 15회 묻지 않은 말, 시키지 않은 일2.16. 16회 이상하고 별나지만
3. 사회성

1. 개요

ENA 수목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명대사를 정리한 문서이다.

2. 회차별 명대사

2.1. 1회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모든 부모에게는 한 번쯤 '내 아이가 특별한 거 아닐까?' 싶은 날이 찾아온다고 합니다. 나의 아버지에게는 2000년 11월 17일이 바로 그런 날이었어요. 딸인 내가 자폐를 가진 천재라는 걸 깨달은 날.

상해죄! 사람의 신체를 상해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 정지,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1]

( 우광호 : 특히 고래 얘기 하지마.)


제 이력서는 두 장인데요. 뒷장은 없습니까?

이 사건은 재미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고래 퀴즈 같아요. 몸무게가 22톤인 암컷 향고래가 500kg에 달하는 대왕오징어를 먹고 6시간 뒤 1.3톤짜리 알을 낳았다면 이 암컷 향고래의 몸무게는 얼마일까요? ( 정명석: 모르겠어요.) 정답은 ‘고래는 알을 낳을 수 없다’입니다. 고래는 포유류라 알이 아닌 새끼를 낳으니까요. 무게에만 초점을 맞추면 문제를 풀 수 없습니다. 핵심을 봐야 돼요.

죽일 마음이었다면 살인 미수죄. 다치게 할 마음이었다면 상해죄. 좀 때려 줄 마음이었다면 폭행 치상죄. 그냥 실수였다면 과실 치상죄입니다. 법은 마음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마음에 따라 죄명이 바뀝니다.

사람의 마음은 정말 어렵습니다. 저라면 죽이고 싶은 사람이 잘 때 그 사람 눈이 부실까 봐 커튼을 쳐 주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 소리에 깰까 봐 조심하면서요. 그런 건 죽이고 싶은 사람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한테 하는 행동 아닙니까?

모두 진술에 앞서 (말을 더듬으며 야아...), 양해 말씀드립니다. 저는 (말을 더듬으며 즈...)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가지고 있어 여, 여러분이 보시기에 어, 말이 어눌하고 행동이 어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법을 사랑하고, 피고인을 존중하는 마음만은 여느 변호사와 다르지 않습니다. 변호인으로서, 피고인을 도와 사건의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내 이름은 ' 꽃부리 영(英)'에 ' 복 우(祐)'. 꽃처럼 예쁜 복덩이란 뜻입니다. 하지만 ' 영리할 영(伶)'에 ' 어리석을 우(愚)'가 더 어울리지 않았을까요? 태어나서 지금까지 본 책을 전부 기억하지만, 회전문도 못 지나가는 우영우. 영리하고, 어리석은, 우영우.

( 정명석: 미안해요. '그냥 보통 변호사'라는 말은 좀 실례인 거 같다.)

2.2. 2회 흘러내린 웨딩드레스

앞으로는 듣기 싫다는 사람에게 억지로 말하지 않겠습니다. 이제는 제 고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있으니까요.

해 보겠습니다. 태산이 못하는 일 한바다는 한다는 거 보여드리죠.

정명석 변호사님은 변호사 생활을 그렇게 오래 하셨는데 손해가 어떻게 나뉘는지도 모르셨습니까?

권민우 : 아니, 신랑이나 신부나 순 애새끼들이구먼 무슨 결혼을 한다고, 안 그래요?

이준호 씨는 저랑 결혼하셔야 돼요. 아, 이젠 자기야.

우리가 결혼을 서두르는 이유는 속도위반을 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속도위반이란 교통법규상 제한된 속도 이상의 속력을 내는 행위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알고 있습니까?

반했습니까?

"소 취하합니다"라고 말하면 됩니다. 재판 중에 판사한테요.

결혼을 해야 한다면, 언니랑 할 거야.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랑 할 거야.

저는 결혼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폐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만약에 사랑하는 사람이 생겨 결혼식을 한다면, 동시 입장을 하겠습니다. 아버지가 배우자에게 저를 넘겨주는 게 아니라 제가 어른으로서 결혼하는 거니까요. 대신 아버지에게는 부케를 드리겠습니다. 아버지는 미혼부라 결혼해 본 적이 없으니까요. 제가 결혼한 뒤 혼자 사시기보다는 결혼을 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2.3. 3회 펭수로 하겠습니다

우영우 씨, 이 행동은 인근 소란에 해당합니다. 당장 뚝 하지 않으면, 경범죄 및 오복 슈퍼 업무방해죄로 신고하겠습니다! (영우가 울음을 그친다.) 영우야, 일어나. 우리 집에 가서 경범죄처벌법 읽자.

우광호 : 씁, 그러면은 제가 대답하는 동안 같이 시금치 다듬으실까요?

야, 성적 잘 받으려면 공부해, 살 빼려면 운동해, 대화하려면? 노력해. 원래 방법은 뻔해. 해내는 게 어렵지.

아...아아... 네에! 정명석 변호사님께 말씀드려 (90도로 깍듯이 인사하며) 보겠습니다.

- 전경희
자폐를 최초로 연구한 사람 중 하나인 한스 아스퍼거(Hans Asperger)는 자폐에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말했어요. '일탈적이고 비정상적인 모든 것이 반드시 열등한 것은 아니다. 자폐아들은 새로운 사고방식과 경험으로 훗날 놀라운 성과를 이룰 수도 있다.' 한스 아스퍼거는 나치 부역자였습니다. 그는 살 가치가 있는 아이와 없는 아이를 구분하는 일을 했어요. 나치의 관점에서 살 가치가 없는 사람은 장애인, 불치병 환자, 자폐를 포함한 정신 질환자 등이었습니다.

(전경희):정훈아, 인사해, 실례가 많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이렇게 인사해

- 김정훈
이준호 씨의 손이 아직도 제 엉덩이를 붙잡고 있습니다.

제가 이준호 씨와 함께 걸으면, 사람들은 이준호 씨가 장애인을 위해 봉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택시 기사가 피고인을 붙잡았을 때 저한테도 돈은 있었지만, 기사는 제가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라 보지 않습니다. 저의 자폐와 피고인의 자폐가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지 저한테는 보이지만, 검사는 보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판사들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저는, 피고인에게 도움이 되는 변호사가 아닙니다. 저는… 피고인에게… 도움이 되는 변호사가… 아닙니다.

상정 회장님의 요구가 부당하고 차별적이라는 거, 나도 동의해요. 하지만 난 대표잖아. 클라이언트(client)가 원하는 대로 할 수밖에 없어요. 그러니까, 정명석 변호사님도 나가지 마세요, 법정.

2.4. 4회 삼형제의 난

너랑 있으면 내가 안전해.

엄밀히 말하면, 게살 김밥이 아닙니다. 게살 김밥은 게 맛살로 만드는데 게맛살의 주 원료는 명태살 연육이지 게살이 아니니깐요. 제가 게맛살 김밥이라 표기하도록 건의를 해보겠습...

( 이준호: 수족관 안 가보셨어요?)

( 우영우: 제가 변호사 우영우로서 일하고 있을 때도 사람들 눈에 저는 그냥 자폐인 우영우인 것 같습니다. 자폐인 우영우는 깍두기입니다. 같은 편하면 져요. 내가 끼지 않는 게 더 낫습니다.)

( 형제 측 변호사: 잠깐만요, 혹시 증여 해제를 노리고 폭행을 유도한 것은 아닙니까?)

정명석 변호사님, 저 퇴사 처리되었습니까?


2.5. 5회 우당탕탕 vs 권모술수

( 황두용: 로펌으로 치면 한바다와 태산이죠.)

뭐? 페어플레이? 나 하세요, 페어플레이.

( 우영우: 상대의 눈을 딱! 보는 게 자폐인한테는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이야.[4])

(진상 아줌마: 둘이 뭐야? 아저씨 딸이야? 딸 입 빌려서 손님한테 욕한거야 지금?)

사람들은 나와 너로 이루어진 세계에 살지만, 자폐인은 나로만 이루어진 세계에 사는데 익숙합니다. 사람들이 나와는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거, 다른 의도를 갖고 나를 속일 수도 있다는 걸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자꾸만 잊어버려요. 거짓말에 속지 않으려면 매 순간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이준호는 우영우를 좋아한다. 사실입니까?

( 권민우: 가만 보면 우영우 변호사는 조용히 해결하는 사건이 없는 것 같애, 어. 이 무슨 우당탕탕 우영우도 아니고.)

변호사님은, 소송만을 이기는 유능한 변호사가 되고 싶습니까? 아니면, 진실을 밝히는 훌륭한 변호사가 되고 싶습니까?

는 봄날의 햇살 같아. 로스쿨 다닐 때부터 그렇게 생각했어. 너는 나한테 강의실의 위치와 휴강 정보와 바뀐 시험범위를 알려주고, 동기들이 날 놀리거나 속이거나 따돌리지 못하게 하려고 노력해. 지금도 너는 내 물병을 열어주고, 다음에 구내식당에 또 김밥이 나오면 나한테 알려주겠다고 해. 너는, 밝고 따뜻하고 착하고 다정한 사람이야. 봄날의 햇살 최수연이야.

모두 계약을 독점하기 위한 거짓된 행동이었는데 저는 그 행동을 오히려 말리지 못하고 도왔습니다. 게다가 저는 그걸 이미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결국 저는 진실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 저 자신을 속였던 겁니다. 이기고 싶어서요. 부끄럽습니다.

2.6. 6회 내가 고래였다면...

사건을 너무 감정적으로 대하지 않게 식혀주라고. 이렇게. 워~ 워~

그런 약해빠진 소리 하지 마십시오! 4년형은 무슨 4년형입니까!

계향심씨는 반드시 집행유예를 받아야 합니다!!

어? 재판장님. 방금 재판장님이 남의 말을 잘랐습니다. 재판장님이 재판장으로 있는 법정에서는 남의 말 끊기 금지입니다. 규칙 위반입니다.

(작은 목소리로) 손을 먼저 들어야 합니다. 이 재판에서 변호인들은 할 말이 있으면 손을 먼저 들고 말해야 합니다. 재판장님의 허락 없이 먼저 말할 수 없습니다.

워~ 워~. 워~ 워~. 이 재판은 계향심 씨의 속풀이를 위한 것이 아니라 감형을 받기 위한 것입니다. 보육원에서 기다리는 딸을 생각하십시오. 계하윤 양을 하루라도 더 빨리 만나려면 저희 말을 들으셔야 합니다. 워~ 워~. 워~ 워~.

( 우영우에게 자료를 건네주며) 몰아붙여요.

증인의 생각은 한 개인의 생각으로는 존중하지만 탈북민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그러니까 재판도 하는 거죠.

( 우영우: 수십억짜리 고객을 놓치게 만들어서 죄송합니다.)

젊은 변호사들이라서가 아닙니다. 계향심씨가 위대한 어머니라서 이러는 겁니다. 어미 고래처럼요. 계향심씨는 상식이 부족하고 제멋대로입니다. 지금까지도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 같지 않습니다. 하지만 계향심씨는 자식을 버리지 않으려고 5년이나 도망자 생활을 했습니다. 모성애는 감경사유가 아니지만 딸이 엄마를 기억할 수 있는 나이가 될 때까지 키워놓고 교도소에 가야 출소 후 다시 딸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그 모든 시간을 견딘 위대한 어머니의 사정을 헤아려 주십시오.

고래 사냥법 중 가장 유명한 건 새끼부터 죽이기야. 연약한 새끼에게 작살을 던져 새끼가 고통스러워하며 주위를 맴돌면, 어미는 절대 그 자리를 떠나지 않는대. 아파하는 새끼를 버리지 못하는 거야. 그때 최종 표적인 어미를 향해 두 번째 작살을 던지는 거지. 고래들은 지능이 높아. 새끼를 버리지 않으면 자기도 죽는다는 걸 알았을 거야. 그래도 끝까지 버리지 않아. 만약 내가 고래였다면, 엄마도 날 안 버렸을까?

재판장님이 똑똑한 거 아닐까? 저 짬에서 나온 묘수.

2.7. 7회 소덕동 이야기 I

보호수도 못 되는 주제에 이 팽나무는 얼마나 멋집니까. 그렇게 막 밀어버려도, 막 사라져버려도 괜찮은 그런 동네는 아니란 말입니다.

"이준호는 우영우를 좋아한다. 사실입니까?" 이따위로 물어보는데 거기다 대고 "네. 그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이러냐?

( 우영우: 누군가 나를 좋아하는 건 쉽지 않아. 나도 그 정도는 알아. 너는 선녀지만, 나는 자폐인이잖아.)

고래 얘기 듣는 거 재밌어요? 진심? 나도 처음엔 괜찮았어요. 일부러 시간 내서 자연 다큐도 보는데, 난 영우가 알아서 말해주니 얼마나 좋아 생각했다고요. 대왕 고래, 혹등고래, 돌고래 정도까진 재미도 있었어. 근데요, 외뿔고래 양쯔강 돌고래까지 가면요. 지쳐요 사람이. 난 시험 망쳐서 울고 있는데, 지는 1등하고 와가지고 고래의 조상이 파키케투스라는 소리 하잖아요? 진짜, 한 대 쥐어박고 싶다고요. 허, 지금도 봐. 나 잊어버리지도 않잖아요! 그놈의 파키케투스!

고래 얘기 평생 들어 줄 것처럼 굴다가 1년도 못 참고 닥치라고 그렇게 영우한테 상처나 줄 거면 아예 시작도 하지 말아야죠. 준호씨도 그래요. 얼마 못 갈 거 같은 마음이면 잘해 주지 말라고요.


내 말은요, 그냥 영우를 괴롭히고 싶은 거면서 정의로운 척하지 말란 말이에요. 진짜로 사내 부정을 문제 삼고 싶으면 대표님부터 문제 삼으세요. 왜 강자는 못 건드리면서 영우한테만 그래요?

저, 이준호씨? 제가 이준호씨를 한번 만져봐도 되겠습니까? 제가 이준호씨를 좋아하는 건지 아닌지 확인하고 싶습니다. 이준호씨를 만질 때 제 심장이 얼마나 빨리 뛰는지, 분당 심박수를 재볼려고 합니다.

저를 만져봐야만 확인하실 수 있나요? 그럼 절 만지지 않으면 심장이 빨리 뛰지 않는 건가요? 저랑 같이 있어도? 섭섭한데요.

오롯이 좌절하고 싶습니다. 좌절해야 한다면, 저 혼자서. 오롯이 좌절하고 싶습니다. 저는 어른이잖아요. 아버지가 이렇게 나서서 좌절까지도 막아주는 건 싫습니다. 하지마세요.

2.8. 8회 소덕동 이야기 II

어떻게, 도둑맞은 기분은 좀 나아지셨어요?

재판부를 감동 시키겠다... 그거 참 낭만적인 방법이네요. 근데 세상이 마냥 아름답지는 않으니까, 정치적으로 덜 낭만적이게 푸는 방법도 한번 고려해보세요.

이거... 다 사실이야. 아버지와 대표님은 대학 선후배 사이가 맞대. 나... (눈을 꼭 감으며) 부정 취업 했어. (한숨)

서울대 로스쿨에서 성적 좋은 애들은 다 대형 로펌으로 인턴 나가서 졸업 전에 입사 확정 받아. 근데 만, 정작 학교에서 1등 하던 너만 아무데도 못 갔어. 그게 불공평하다는 거 다들 알았지만, 다들 자기 일 아니니까 가만히 있었을 뿐이야. 나도 그랬고.[5]

( 우영우: 아무래도 나한테는 자폐가 있으니깐...)

이거, 권민우 변호사가 쓴 거 같아. 그러니깐 단둘이 있을 때 뒤통수 한 대를 쳐. 명치를 세게 때리든가.

무슨 얘기 했는지 말해주면 게시판에 또 올릴 겁니까? 한 번만 더 그런 행동을 하면 권민우 변호사의 뒤통수를 때릴 겁니다! 명치를 세게 칠 수도 있고요. 당하고만 살지 않습니다.

태수미가... 영우 낳은 사람이야. 영우 엄마라고.

알고 있었습니다. 할머니가 말해주셨거든요. 할머니랑 저랑 둘이 있을 때였습니다. 술에 많이 취하셔서 소리치셨어요. "니 엄마 안 죽었다. 너 버리고 도망간 거야. 내 아들 인생 망쳐놓고 도망간 거야." 그렇게요.

야.[6] 아니, 우영우 변호사. 지금 몇시인줄 알아요?

그날, 제 분당 심박수가 엄청났습니다. 이준호씨를 전혀 만지지 않았는데도, 심장이 매우 빠르게 뛰었습니다. 그렇다면, 좋아하는 게 맞는 거 같습니다.

돈 앞에서 사람의 마음처럼 나약한 건 없으니까요.[7]

저는 우광호씨의 딸입니다. 저를 알아보지 못하시겠습니까?[8]

저는 한바다를 떠날 생각이었습니다. 태산에서 저를 받아준다면 이직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얼마 전 태수미 변호사님이 누군지 알게 되었고, 태산에 갈 순 없을 거 같습니다. 아버지한테서 독립해 진짜 어른이 되고 싶어서 한바다를 떠나려고 했던 건데 기껏 아버지를 떠나 어머니의 회사로 갈 순 없으니깐요. 그것도, 나를 낳았지만 나를 버렸고 지금도 날 전혀 알아보지 못하는 그런 어머니한테요.

( 태수미: 저기... 나를 원망했니?)

2.9. 9회 피리부는 사나이

무직... 이나 미상으로 적지 말아 주십시오, 판사님. 제 직업은 어린이 해방군 총사령관입니다.

어린이 해방군은 노는거다. 어린이 해방군은 놀고, 놀고, 또 논다. 놀다가 죽지 않는 게 기적일 정도로 논다.

애들 아빠 일찍 세상 떠나고 저 혼자 아들 셋 키우기가 결코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래도, 저요. 아들 셋을 전부 서울대 보낸 엄마에요. 그랬던 제 경험 고스란히 살려서 무진학원도 차린 거고요. 우리 애들만 잘되면 뭐 합니까? 다른 애들도 다 같이 잘돼야죠. 근데 정작 제가 남의 애들 돌보느라, 우리 애 삐뚤어지는 걸 놓쳤네요. 변호사님, 저요. 수임료는 얼마든지 낼 수 있어요. 구치소 가는 건 못 막았지만 우리 애 교도소는 보내지 말아야죠. 꼭 좀 도와주세요.

( 동그라미: 씁, 털보는 어떻게 잘해 줘요? 누구랑 사귀고 싶으면은?)

대한민국 어린이의 적은 학교 학원 그리고 부모다. 그들은 어린이들을 놀지 못하게 한다. 그들은 행복한 어린이, 건강한 어린이를 두려워 한다. 그들은 불안해하는 어린이, 고통받는 어린이, 복종하는 어린이를 원한다. 그들은 대한민국의 법과 제도를 조정해, 어린이들을 더 바빠지게, 더 나빠지게 만들어 어른이 되기도 전에 세상과 등지게 만든다.

( 권민우: 예... 뭐 딱히 기발한 놀이를 한 건 아니네요?)

그냥 이렇게 하늘 보고 있을 때, 떠가는 구름만 보고 히죽거려도 그 순간에 어린이가 그거보고 미소짓고 행복하다면 그게 진짜 놀이에요.

한 번은 방구뽕씨가 이런 말도 했습니다. 이름이 우주코딱지나 우주똥구멍 정도는 돼야 어린이를 웃길 수 있다고요. 언젠가 어린이를 변호할 일이 생기면 임시 개명을 해야겠습니다.

애들이 마실 거 살 때 뭘 보는 줄 아세요? 카페인 함량이요. 높을수록 좋아해. 커피우유 중에 카페인 엄청 센 거 있거든요? 초등 애들도 다 그걸 물처럼 마시는데, 보고 있으면 좀 그렇죠. 지금부터 저걸 그렇게 마시면 고3 때는 뭘로 버티나? 눈에 띄게 키가 작고 맨날 피곤해 보이는 애들이 있어요. 그런 애들은 백이면 백. 과학고, 영재고 트랙 밟는 애들이에요. 먹는 것도 그렇지만 잠을 푹 안 재우니까 애들이 좀 작아. 저기 보이죠? 딱 저런 애들.

맨날 맨날 놀고 싶어요. 해방되고 싶어요.

- 이세원
우리 애 정신이 아프고 모자란 애입니다.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를 거예요. 다들 자식 키우는 엄마잖아요. 이번 한 번만 엄마의 아량으로, 우리 애 용서해주세요.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단속할게요. 제가 오만했습니다. 제가 잘못했어요. 사과를 원하시면 사과를 드리고, 합의금을 원하시면 합의금을 드릴게요. 우리 애 교도소 생활을 견디기에는 너무 약한 앱니다. 감옥에 보냈다가, 극단적인 선택이라도 할 까봐 이렇게 부탁드리는 거예요. 부탁드립니다.

몇 번 안 만나본 저도 좋게 보니까요. 어머니는 더 좋게 보셔야 하지 않습니까?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한 번쯤은 마음을 열고 들어 보셔야 하지 않습니까? 어린이들은 방구뽕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웃습니다. 어린이들은 방구뽕씨가 주장하는 어린이 해방의 의미를 이해하고 있어요. 방구뽕 씨를 이해하지 못하는 건 어른들뿐입니다.

12명의 어린이들이 다녔던 무진학원은, 자물쇠 반 운영으로 유명합니다. 증인은 자물쇠 반이 뭔지 아십니까?

10살, 11살밖에 안 된 어린이들이 매일 12시간씩 공부를 하느라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놀지도 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대한민국 어린이의 적이 학교와 학원 그리고 부모가 아니란 말입니까?

(재판장: 변호인, 이 증인은 변호인 신청한 증인이에요. 왜 변호인이 나서서 피고인한테 불리한 증언을 받을려고 하는 겁니까?)

(재판장: 피고인은 피고인이 저지른 행위를 반성합니까?)

우리, 전에도 이런 얘기 하지 않았나? 그때는 우변이 무단결근을 해서 페널티를 줘야 된다고 했었죠? 권민우 변호사 페널티 되게 좋아하네? 그래서 게시판에도 그런 글을 쓴 겁니까? 씁, 아니, 같이 일하다가 의견이 안 맞고 문제가 생기면 서로 얘기를 해서 풀고 해결을 해야죠. 매사에 잘잘못 가려서 상 주고 벌 주고, 난 그렇게 일 안 합니다.[9]

제가, 최후 진술 하는 날 어린이 해방군들을 재판에 불러 주십시오. 마음껏 놀면서 행복한 기억을 심어 주려고 했던 일인데 해방군들 기억 속에 '아, 마음껏 논 대가가 결국 징역형이구나.' 이렇게 기억될까 봐 두렵습니다. 어린이 해방군 총사령관으로서 처벌을 받더라도 당당하게 받는 모습 보여주고 싶습니다. 제가 한 일을 단 한 번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걸 보여 주고 싶습니다.

( 이준호: 변호사님 저한테 왜 그러세요? 아, 저한테 잘해 주시잖아요. 의자도 빼 주고 길 안쪽으로 걷게 하고 차 문도 열어 주고 이젠 제 짐까지 이렇게... 왜 그러시는 거예요? 제가 변호사님한테 뭐 실수 한 거 있어요?)

( 이준호: 어, 아니요. 아, 그게 아니고요. 씁, 어, 그러니까 어, 제 이름은 그...)

예, 우선 어린이를 키우는 어른들에게 몇 말씀 드리겠습니다. 어린이는 지금 당장 놀아야합니다. 나중엔 늦습니다. 대학에 간 후, 취업을 한 후, 결혼을 한 후에는 너무 늦습니다. 비석치기, 술래잡기, 말뚝박기, 고무줄놀이 나중엔 너무 늦습니다. 불안이 가득한 삶 속에서 행복으로 가는 유일한 길을 찾기에는 너무 늦습니다.

하나, 어린이는 지금 당장 놀아야 한다.

(재판장: 피고인 외에는 발언 할 수 없습니다.)

어린이의 미래를 위한다는 학교와 학원, 그리고 부모의 간교한 주문을 현재에 물리치고, 나 어린이 해방군 총사령관 방구뽕은 지금 당장 행복한 어린이들을 위해 노래한다. 예~!!

그 다음이 잘 상상이 안 가. 좋아하는 그 다음 뭔가 이게 보통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고 엄청난 각오가 있어야 할 것 같고 괜히 시작했다가 서로 힘들어질까 봐 무섭고. 그런 얼마 못 갈 거 같은 마음으로는 시작을 하면 안 돼 이 사람은.

저 할 말 있어요. 좋아해요. 너무 좋아해서 제 속이 꼭 병든 거 같아요.


2.10. 10회 손잡기는 다음에

자원봉사한답시고, 지적 장애인 단체마다 돌아다니면서 속이기 쉬운 상대를 고른 건 아니고요? 작년 사건이 처음인 거 맞아요? 신혜영 씨는 대체 몇 번째 피해자인 겁니까?

양정일 씨와 신혜영 씨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이가 아니라면, 변론을 계속할 이유가 없습니다. 사임하겠습니다.

저랑 혜영이 누나 찐 사랑 맞아요. 근데 찐 사랑이 꼭 첫사랑이어야만 하는 건 아니잖아요. 제발 네? 제발 제 말 좀 믿어주세요.

양정일 씨를 변호하고 싶습니다.

아직도 나를 좋아하면 음... 바로 사귀지 말고 먼저 데이트를 해 보면서 서로를 알아 가면 어떻겠습니까?

( 이준호: 저, 그러면 그, 집 데려다주는 길에 손잡기도 없겠네요?)

( 이준호: 손잡기는 다음에.)

대단히, 가슴 아픈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린 누구나 사랑하고 싶고 사랑받고 싶습니다. 그건 지적 장애인도 마찬가지예요. 아니, 그 욕구가 더 크죠. 평소 남들로부터 원하는 만큼 관심이나 애정 받기 힘든 경우가 많으니까요. 신혜영씨의 이 간절한 사랑 표현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습니까? 문제는 지적 장애인의 경우 불순한 목적을 가진 접근을 자신에 대한 순수한 애정이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는 거예요. 정상적인 관계와 부당한 관계를 구별할 수 있는 힘이 약하기도 하고요. 그런 면에서 신혜영 씨에게 온전한 성적 자기 결정권이 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 우영우: 연인들이 덕수궁 돌담길을 걸으면 헤어진다는 말 들어보셨습니까?)

사, 사랑해요. 감옥에 가지 않게 해주세요. 혜모바가 감옥에 가지 않게 해 주세요. 제발 부탁해요.

( 우영우: 하지만 양정일 씨가 신혜영 씨를 성폭행 했다고 진술했지 않습니까?)

아시다시피 양정일 씨는 제비같은 새끼입니다. 나쁜 남자에요. 하지만 장애인한테도 나쁜 남자와 사랑에 빠질 자유는 있지 않습니까? 신혜영 씨가 경험한 것이 사랑이었는지 성폭행이었는지 그 판단은 신혜영 씨의 몫입니다. 그걸 어머니와 재판부가 대신 결정하도록 내버려 두지 마세요.[10]

( 우영우: 예? 양정일 씨가 감옥에 가기를 원한다고요?)

나는요, 이 거지 같은 세상에서 우리 혜영이 지켜야 돼요. 순진하고 만만하다 싶으면 득달까지 달려들어서 우리 애 몸이고 돈이고 마음이고, 다 뽑아먹으려는 나쁜 새끼들한테서 우리 새끼 어떻게든 지켜야 된다고요! 그런 엄마 마음도 모르면서 뭐요? 장애인을 사랑할 권리? 지금 감히 누구 앞에서 자폐 타령 장애 타령을 합니까? 우리 애 장애 당신 장애랑 같아요? 제발 어줍잖게 공감대 형성하려는 척 하지 마요. 보기 역하니까, 아시겠어요!

( 친구1: 야, 내가 그런 연애 해봤거든? 내가 해봤는데 그거 사랑 아니야. 도와주고 싶은 불쌍한 여자 만나는 거, 그거 사랑 아니라고. 그거 연민이야.)

판사: 본 재판부는 배심원들의 의견을 존중함을 말씀드리며 이제 판결하겠습니다.

- 판사
장애가 있으면, 좋아하는 마음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내가 사랑이라고 해도 다른 사람이 아니라고 하면 아닌 게 되기도 하니깐요.

( 이준호: 오늘 판결 선고 난 사건 말씀이세요?)

다른 사람이 아니라고 해도 내가 사랑이라면 사랑이에요.

저와 하는 사랑은, 어렵습니다.

입을 이렇게, 조금만 더 벌려 주시면 좋을 거 같아요. 그리고 눈도 이렇게 좀 더 감아주시면 좋을 거 같고요.

영우, 내 딸이야. 가 뭔데 이제 와서 이래라저래라 참견이야! 그동안 코빼기 한번 안 내밀고 이기적으로 살더니 이제 와서 뭐? 하, 너 참 낯짝 두껍다.

2.11. 11회 소금군 후추양 간장변호사

이준호 씨를 보고 싶어서 기다렸습니다.

( 정명석: 아내 분을 위하는 모습이 참 멋지십니다. 두 분, 한 쌍의 원앙 같습니다.)

근데, 전화를 받은 제 마음도 있잖아요. 앞으로는 저도 전화를 끊고 싶은지 먼저 확인해 주세요.

음, 음, 그런데 음... 이준호 씨는 고래도 아닌데 마치 고래처럼 제 머릿속에 불쑥불쑥 떠올라요. 자꾸만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인간은 처음이라서 너무 이상합니다.

음, 그럼... 응, 소금 군과 후추 양이라고 하자.

아니, 그래서 어쩌자고? 성은지 씨한테 귀띔이라도 해 줘야 한다 이겁니까? 신일수 씨가 이혼 할 생각인 거 같다고?

우리 신랑 비록 도박꾼이지만 나하고 애들한테는 다정하고 말 예쁘게 하는 거 그거 하나 보고 이 날까지 살아왔어요. 근데, 한 순간에 어떻게 사람이 그렇게 다른 얼굴이 될까요? 아니, 도대체 내가 얼마나 더 참고 기다려야지 신랑이 정신을 차릴까요?

사람이 유도리가 있어야지![11]


14억이 참... 먼 길을 돌아서 제 주인을 찾아갔네요.

( 우영우: 자폐인의 경우...)

다른 사람의 비밀을 아는 것만으론 부족해요. 능력이 있어야지.

2.12. 12회 양쯔강 돌고래

이 사건 담당 판사님이 류명하 판사님입니까?

재판장님, 왜 제가 아닌 아버지의 항렬자를 물어보십니까?

제 이름의 류재숙의 '재'는 풍산 류씨 26세손임을 나타내는 항렬자입니다. 재판장님 성함에는 '하'자가 있으니 아마도 27세손이신 것 같은데요. 맞습니까?

저는 '맥락'이라는 말이 싫습니다. '분위기'만큼이나 어려워요. 법을 공부할 땐 말 뒤에 숨겨진 맥락이나 분위기를 파악하지 않아도 되어서 좋았는데 그것만으로는 안 되는 사건도 있는 것 같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말씀 드릴 수 없지만 중립적으로 보이는 방침조차 그 뒤에 숨겨진 가부장적 사회의 맥락을 고려하면 성차별이 될 수 있음을...

'아내가 남편의 앞길을 막아서야 되겠느냐' '며느리는 출근하는데 아들은 놀면 어느 시부모가 좋아할까?' '내조는 이럴 때 하는거다' '남편이 실직하면 백수가 되지만 아내는 실직해도 전업주부다' '남편의 인생을 창피하고 구질구질하게 만들 거냐' 문종철씨가 원고들에게 했던 말입니다. 기억하십니까?

( 김현정: 계약직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라고요? 아니, 계약직 전환을 무슨 혜택처럼 말씀하시네요? 구조 조정을 핑계로 여직원들을 비정규직화 하려는 속셈인 거 몰라요?)

우리가 이 재판에서 이긴다면 여성 직원 우선 해고를 합법화하는 데 일조하는 것이 됩니다. 그것도 이지영 씨가 난임 치료를 받았다는 사실을 문제 삼는 치사한 방식으로요. 희망여성병원 마크를 발견한 정도로 그렇게나 펄쩍 뛰어오른 고래가 아깝습니다.

우영우 변호사, 변호사가 세상을 더 낫게 만드는 일에 이바지한다고 하, 누가 그럽니까? 변호사가 하는 일은 변호에요. 의뢰인의 권리를 보호하고 의뢰인의 손실을 막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변호하는 게 우리 일이라고 우리가 가진 법적 전문성은 그런 일에 쓰라고 있는거지 뭐, 세상을 더 낫게 만들라고 있는 게 아닙니다. 아, 그리고 애당초 뭐, 뭐가 더 세상을 낫게 만드는 일입니까? 그게 뭔지는 판사가 판단할 일 아니에요?

지금 화내는 겁니까?

지금 이 시간 미르생명 앞에서도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데 정작 저는 그 문제를 모른 척하고 여기서 또 다른 시위를 하고 있네요. 잘하는 행동인지 모르겠습니다.

돌고래 해방 시위는 변호사로서 하시는 게 아니잖아요. 우리는 지금 데이트 중이니까요.

( 우영우: 어렵습니다. 이준호 씨의 말을 들으니까 더 어려워요.)

( 우영우: 저는 우영우입니다.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우영우. 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인도인, 별똥별, 우영우.)

하지만 변호사는 사람이잖아요. 판사랑 검사하곤 달라요. 같은 자 돌림이라도, 판사랑 검사는 일 사(事)자를 쓰지만, 변호사는 선비 사(士)자를 쓰죠.[12] 판사랑 검사한테는 사건 하나하나가 그냥 일일지 몰라도 변호사는 달라요. 우리는 선비로서, 그러니까 인간으로서 의뢰인 옆에 앉아있는 거에요. "당신 틀리지 않았다." "당신 지지한다." 그렇게 말하고 손 꽉 잡아주는 것도 우리가 해야 하는 거죠. 그럴려면 어느 의뢰인을 변호하는 것이 옳은지 스스로 판단해야 돼요. 자기 자신에게 거짓말 할 순 없잖아요.

( 우영우: 그럼 왜 저와 데이트를 계속합니까? 재미도 없는데.)

( 정명석: 예, 어, 방금 들으신 법 조항에 따라 문종철 씨의 수첩은 증거 능력이 없습니다. 증거에서 배제해 주십시오.)

음… 모르겠어 류재숙 변호사는 양쯔강 돌고래 같아.

어... 안에 명함이 들어 있었어요. 꼭 우영우 변호사가 나한테 몰래 보낸 것처럼, 한바다도 뭔가 내부 사정이 복잡하네. 우영우 변호사 주변 잘 살펴야겠다.

'또 다른 말도 많고 많지만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방구들 선득선득해지는 날부터 봄까지 조선 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차가 부릉부릉 힘쓰며 언덕길 오르는 거라네.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연탄은, 일단 제 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 매일 따스한 밥과 국물 퍼먹으면서도 몰랐네. 온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 게 두려워 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지 못하였네. 생각하면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 눈 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어느 이른 아침에 나 아닌 그 누가 마음 놓고 걸어갈 그 길을 만들 줄도 몰랐었네, 나는.'[13]

- 류재숙

2.13. 13회 제주도의 푸른 밤 I

제주도? 수족관에 붙잡혀 돌고래 쇼를 하다가 대법원 판결에 의해 제주 바다로 돌아간 삼팔이, 춘삼이, 복순이가 아기 돌고래들과 함께 헤엄치고 있는 바로 그 제주도 말씀입니까?

변호사님 저 아직 섭섭한 거 안 풀렸어요.

응, 일단 무조건 듣기 좋은 말을 해. 그 집에 딱 들어가면 '와, 집 안이 겁나 이뻐요.' 그리고 음식을 주면 '와, 대박 맛있다. 음식 솜씨가 참 좋으신걸요?' 그리고 과일을 주면 '어, 제가 깎을게요. 저 과일 완전 잘 깎아요.' 이런.

보는 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눈앞에 당장 보이는 것에만 현혹되지 마시고, 그 너머에 본질을 생각해 주세요.

어른인 척이 아니라, 어른이에요.

- 권민우
난 뭘 위해서 그렇게 살았던 걸까?

( 이승희: 이준호! 나도 부모님도 너 행복해지길 바라는 거 몰라? 너를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여잘 데려와야지, 네가 보살펴야 하는 여자 말고.)

2.14. 14회 제주도의 푸른 밤 II

행복국수의 사장님을 찾아내서 부탁하면 어떨까? 위암 3기로 곧 죽을지도 모르는 한 변호사를 위해서 고기국수를 만들어 달라고.

( 최수연: 기어이 찾아보게? 아까 정명석 변호사님이 엉뚱한 짓 하지 말라고 했잖아.)

정명석 변호사님은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을지도 몰라. 지금이 아니면 다시는 행복국수를 먹을 수 없을지도 몰라.

여보세요.

그렇다기보다는... 돈을 내라고 하면은 사람들이 적게 올 것 아닙니까? 그래서 좋았습니다. 문화재 훼손을 더디게 하고 살생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람들을 최대한 덜 오도록 막는 것이니까요. 나는 지금도 그것이 문화재 관람료의 가장 중요한 기능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처라면, 일만 하고 가정을 돌보지 않던 정명석 변호사님을 8년간 참다가 결국 이혼 통보를 했다는 바로 그 전처?

저 사람도 진짜 한결같네요. 5년 만에 만난 나랑 대화할 때보다 매일 만나는 변호사님이랑 일 얘기 할 때 응, 더 살아 있네요. 나랑 있을땐 시체처럼 축 처져 있던 눈빛이 또랑또랑해지는 게 말 그대로 생기가 도네요? 덕분에 기억났어요. 내가 왜 저 사람이랑 헤어졌는지.

음, 이준호 씨는 그런 사람입니다. 저를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고, 아버지처럼 잘 챙겨 줄 수 있는 사람입니다. 문제는... 저예요. 저는, 이준호 씨를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사람일까요? 이준호 씨를... 외롭게 만들지는 않을까요?


( 우영우: 이준호 씨, 이준호 씨와 저는 사귀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준호씨, 혹시 좋아하는 사람 있어요? 좋아하는 사람 있으면 꽉 잡아. 뭐, 어쩌다 한 번 놓쳤다? 아니, 그래도 다시 가서 꽉 잡아.

정명석 변호사님이 멋있다고 생각한 건 처음입니다.

2.15. 15회 묻지 않은 말, 시키지 않은 일

꼭 살아서 돌아오십시오!

저한테는 한 공간에서 다른 공간으로 넘어가는 충격이 너무 크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속으로 '하나, 둘, 셋'을 세며 숨을 고른 뒤 들어가면 그 충격이 조금은 완화됩니다.

제 생각에는요, 방통위가 실수로 공(0)을 몇 개 더 찍은 거 같습니다.

으이그 내가 이럴 줄 알았어. 청승맞게 혼자 밥 먹냐? 그것도 사무실에 처박혀서?

( 최수연: 너 준호 씨랑은 왜 그런 거야?)

거, 더럽게 건방지네, 진짜.

앞으로 우 변이 지켜야 될 규칙은 딱 하나에요. 묻지 않은 말 하지 않고 시키지 않은 일 하지 않기.

씁, 우 변한테는 동료들이 있잖아. 동료들하고 얘기해요. 선배하고 말이 안 통하면 동료들끼리라도 의논 많이 해야 돼. 오케이?

이게 지금 뭐 하는 짓입니까! 사정이 딱한 하나대 후배가 있다면서요! 가볍게 법률 상담 해 주는 자리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도대체 나를 뭐로 보고 이따위 짓을 꾸밉니까!

작정하고 쳐들어온 해커를 무슨 수로 막습니까? 전 국민의 개인 정보를 유출했단 오명을 쓰고 이대로 무너지기에는 저 억울합니다. 저! 저 정말로! 억울합니다.[14]

( 권민우: 잠시만, 장승준 변호사님! 이준호!)

거 참, 그만하라고, 좀! 우영우 변호사, 네가 법을 그렇게 잘 알아요? 어? 건방지게 누가 누굴 가르치는 거야, 지금! 그렇게 잘났으면 네 혼자 하세요! 오늘부로 우영우 변호사 이 사건에서 제외입니다.

( 권민우: 우영우 변호사는 천재예요. 제 멋대로 굴다가 저렇게 튕겨나가도 사람들은 괴팍한 천재인 고집 정도로 여겨주고 이해 해준다고요. 근데 우린 달라요. 우리가 우변이랑 똑같이 굴다가는 선배 비위도 못 맞추는 부적응자, 같이 일하기 까다로운 후배 취급만 받는다고요!)

( 이준호: 변호사님, 저는요. 같이 있기만 해도 행복해요. 제가 행복해지려면 변호사님이 같이 있어야 한다고요...!)

올 때 뭐 좀 사 올까? 오늘은 우영우 김밥 말고 최수연 김밥?

( 최수연: 재판장님, 정보통신망법 제 64조의 상 제 1항 제 6호[15]는 2022년 1월 19일에 개정 및 시행되었습니다. 해커가 원고의 서버에 침입한 같은 날이었고요. 하지만 해커가 DB 관리자였던 최진표씨에게 악성코드를 심은 이메일을 보낸 것은 그 하루 전인 1월 18일입니다.)

2.16. 16회 이상하고 별나지만

그게 나한테 무슨 상관인데? 엄마 설마 나 때문에 장관 못 될까봐 그래?

( 최지수: 그럼 회사 그만둘 수 있어?)

( 태수미: 결국 직접 해내진 못한 거네? 권민우 변호사 우 변이 한바다를 그만두게 만들겠다고 했었잖아요. 스스로 그만두든 아니면 잘리든 그게 우리 약속이었던 거 같은데?)

음,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 제 삶은 태수미 변호사와 아무런 상관도 없었는데 갑자기 왜 제가 숨어야 하고 미국으로 가야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엄마는 어떤 사람일까요? 사람들은 금수저는 처벌받지 않는다고 생각하잖아요. 마약이건 음주 운전이건 폭행이건 무슨 짓을 해도 다 빠져나가니까. 우리 엄마는 달랐어요. 내가 진짜로 잘못하면 혼을 냈거든요. 근데 정말로 이렇게 큰일이 생기니까 엄마도 그냥 똑같네요. 뉴스에 나온 구린 부자들처럼, 그렇게 하네요.

하지만 우영우 변호사는 정명석 변호사가 아니잖아요. 응? 나랑은 완전히 다른 사람인데 내가 무슨 조언을 하겠어요. 난 그저 우영우 변호사의 결정이 궁금할 뿐이에요. 우영우 변호사는, 음... 그냥 보통 변호사가 아니니까.

근데 나는 이 영상이 너무 좋다? 이 영상엔 힘이 있어. 부적절한 사람이 법무부 장관이 되는 걸 막을 수가 있잖아. 아들이 4천만 국민의 개인 정보를 해킹했는데 그 어머니가 어떻게 법무부 장관이 되겠습니까? 안 그래요?

우영우 변호사, 휴가 가지 마세요.

우리는 김찬홍 씨의 변호사가 아니라, 라온의 변호사입니다.

( 한선영: 내가 정의일보 기자한테 얘기할게요, 여러분은...)

제가! 설득해 보겠습니다.

아까 변호사님이 대표님 앞에서 태수미 변호사님을 설득해 보겠다고 용감하게 말하실 때 마음 먹었어요. 저도 용감하게 말해 보기로요.

고양이를 향한 짝사랑이라는 말은 부적절합니다. 고양이 집사를 사랑하니까요. 그러니까 우리 헤어지지 말아요.

길 잃은 외뿔고래가 흰 고래 무리에 속해 함께 사는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어느 다큐멘터리에서요. 저는 그 외뿔고래와 같습니다. 낯선 바다에서 낯선 흰고래들과 함께 살고 있어요. 모두가 저와 다르니까 적응하기 쉽지 않고 저를 싫어하는 고래들도 많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이게 제 삶이니까요. 제 삶은 이상하고 별나지만, 가치 있고 아름답습니다.

최상현군은 태수미 변호사님이 좋은 엄마라고 믿고있습니다. 자식이 잘못을 저지르면 제대로 혼을 내고 합당한 처벌을 받게하는 그런 어머니라고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나의 엄마는 좋은 사람이라는 자식의 믿음을 저버리지 마십시오. 그렇게 하면 최상현 군은 상처입을 겁니다. 그 상처는 무척 아프고, 오랫동안 낫지 않아요.

저에게는 좋은 어머니가 아니었지만, 최상현 군에게 만큼은 좋은 엄마가 되어주세요.

저는 오늘 법무부 장관 후보직을 내려놓습니다. 깊이 반성하고 자숙하며 비록 부족한 아들이지만 그동안 하지 못했던 어머니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 최지수: 세 분은 한바다에서 일하는 거 좋아요?)

( 우광호: 아, 그럼 어떤 기분인데?)

뿌듯함! 오늘 아침에 제가 느끼는 이 감정의 이름은 바로 뿌듯함입니다![16]

3. 사회성

어떤 부분에서 사회성이 결핍되어 있는지, 스스로 행동해본 측면에서 알수 있는 부분이므로 성격과 기질 측면에서 자의적인 판단을 하는 것은 서술간 충돌이 발생될 수 있다. 여기서는 우선적으로 사회성 부분에서 문제점을 서술한다. 사실 이러한 부분을 인지하면 드라마 자체도 조금 다르게 보일 수 있고, 행동에서 고쳐나갈 수 있기 때문.
1화
라벨은 실밥까지 다 떼어놨다.

촉각적으로 불편함을 유발한다.
1화
(영우 아침에는 항상 우영우 김밥을 먹습니다. 김밥은 믿음직스러워요. 재료를 한눈에 볼 수 있어 예상 밖의 식가이나 맛에 놀랄 일이 없습니다.

다소 의아할 수 있는 부분으로 김밥은 재료의 상태, 시간대에 따라 맛이 변한다. 오히려 바나나, 컵라면, 과자 등 맛이 변하지 않는 선, 순수한 초콜릿은 녹을 수 있으므로 예외시 될 수 있다.
1화
지하철에서의 행동

감각상 스스로 불안함을 벗어날려는 자극 추구성 행동에 가깝다.


[1] 다섯 살 때의 우영우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한 말이다. [2] 우영우가 평소에 자기소개를 하는 대사는 별똥별, 우영우로 끝나지만, 출근 첫날 역삼역이 회문인 것을 깨닫고 당일 자기소개 시점에 즉석으로 추가한 것이다. [3] 언어가 다르기 때문에 외국어 번역들로는 해당 단어들을 직역하면 회문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영문판은 카약(Kayak), deed(행위), rotator(로테이터), noon(정오), racecar(레이스카)로, 일본어판은 キツツキ( 딱따구리), トマト( 토마토), スイス( 스위스), [ruby(子, ruby=こ)][ruby(ねこ, ruby=猫)]( 아기 고양이), [ruby(みなみ, ruby=南)](남쪽)으로 번역이 되었다. 다만 역삼역은 어쩔 수 없었는지 그대로 직역(yeoksamyeok)했다. 다만 실제로 수도권 전철 역들 중 영어 회문이 가능한 역이 하나 있긴 하다. [4] 중등도 이상의 자폐성 장애인은 눈 맞춤이 불가능하거나 매우 힘들다. 눈을 맞추는 것이 어색해서가 아니며, 감각 처리 기능이 비자폐인과 달라 시각 정보에 과민해 사람의 얼굴을 볼 때 과도한 정보가 쏟아져 들어오기 때문에 눈은 매우 작은 부분으로 느껴지게 되어 결국 눈을 맞추지 못하는 것이다. 비장애인과 비교하자면 햇빛을 맨눈으로 보는 것과 같다. [5] 어찌 보면 많은 걸 생각하게 하는 대사다. 많은 이들이 사회적 약자들이 겪는 고통이나 차별에 불쌍하다, 가엾다 여기지만 정작 나서서 그들을 위해 움직이는 이들은 극소수다. 대사처럼 자기일 아니니까 신경 안 쓰려는 것이다. [6] 이때 무심결에 우영우에게 '야'라고 반말을 했다가 이내 '우영우 변호사'라고 고쳐부른다. [7] 태수미가 전에 했던 말을 그대로 응용했다. [8] 태수미에게 말을 하였다. [9] 해당 회차의 주제가 소통임을 분명히 보여줌과 동시에 소통하려는 정명석의 성향을 잘 알수 있는 대사이다. [10] 해당화의 핵심적인 내용이 잘 드러나 있는 대사다. 단순히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사랑을 좋아하는 것에 대한 편견 외에도 장애인이 '어떤 사랑'을 하는 것도 자유인데도 그것이 현실에선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대사다. [11] 11화의 핵심 대사이다. '우리'가 아닌 '나'로만 이루어진 세상에 살던 우영우가 준호를 만나고 사랑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게 됐고, 자신에게 찾아온 의뢰인도 아닌 사람을 위해서 평생 생각하지도 않던 유도리를 부려가며 법을 피해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12화 예고편을 보면 사회 정의를 위해서 일하는 변호사를 보면서 변호사는 어떤 존재인지 고민하게 되는 것 같다. 영우가 단지 의뢰인을 변호하는 것을 넘어서 세상에 관심을 갖는 변호사가 된다면 영우는 세상과 어울려서 사는 법을 더 배우게 될 것이라는 표현해주는 대사이다. [12] 실제 공무원 시험에 출제된 적이 있으며 이는 2022년 지방직 9급 국어 16번 문항으로 출제되었다. 그것도 무려 오답률 1위 문제로... 사족으로 몇 년전 흥행한 검찰 드라마 비밀의 숲 시즌1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나온 적 있다. [13] 안도현 시인의 연탄 한 장의 시이다. [14] 이 말을 한 직후, 사이안화 칼륨(청산가리) 알약을 삼킨다. [15]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또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제1항 및 제2항에 따라 자료 등의 제출 또는 열람을 요구할 때에는 요구사유, 법적 근거, 제출시한 또는 열람일시, 제출·열람할 자료의 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밝혀 서면(전자문서를 포함한다)으로 알려야 한다. [16] 작중 마지막 대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