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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03 17:47:42

우리는 공부를 못해/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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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주제 전달 관련
2.1. 기본 설정 자체의 무리수2.2. 설정 묘사의 빈약함2.3. 너무나 낙관적인 현실2.4. 현실주의적 입장의 의미 약화
3. 캐릭터 묘사 관련
3.1. 인물 관계의 폐쇄성
3.1.1. 키리스 마후유
3.2. 연애 전개의 지지부진함3.3. 무리한 급조 설정3.4. 캐릭터들의 설계 미스
4. 스토리 관련
4.1. 애니메이션4.2. 갑작스런 우루카의 진 히로인화4.3. 멀티버스 엔딩 논란

1. 개요

우리는 공부를 못해의 비판을 정리한 문서. 동시대 비슷한 장르의 5등분의 신부와 공유하는 비판점들이 많다. 비중 낮은 히로인의 후반부 급전개로 진 히로인이 된 것, 한 히로인의 독보적 인기, 부실한 공부 및 진로 내용, 이해할 수 없는 감정선 등.

2. 주제 전달 관련

주제나 핵심 플롯이 히로인을 만나게 하는 동기 정도로만 활용되고, 실제 내용은 주제와 별 관련 없는 이유로 나리유키와 히로인들이 특정 시츄에이션을 겪는 이야기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즉, 포커스가 제목이나 주제인 공부가 아닌 히로인 쟁탈전에 맞춰져있다. 그렇기에 주제와 실제 내용이 모순이거나, 표현이 안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주제를 굳이 엮으려 한 분량에는 역량 부족으로 작위적인 장면이 튀어나오곤 한다. 사실 이건 하렘물들 상당수가 필연적으로 겪는 문제이기도 하다.

문제는 분명 극초반에만 해도 현실주의적인 것처럼 보이는 장면이 있었다는 점이다. 현실주의적이었으면 어느 정도 선을 지켰어야 했고, 하렘물 특유의 다소 판타지적인 전개를 보일 작정이었다면 현실주의적인 척을 굳이 할 이유가 없었다.

2.1. 기본 설정 자체의 무리수

작품의 핵심 플롯인지라 어떻게 할 수도 없는 부분에서 중대한 문제가 있는데, 학교 측에서 학생에게 추천입시를 인질 삼아서 동급생의 과외 선생 노릇을 시킨다는 것부터가 현실적으로 따지면 대단히 심각한 문제다. 형편 안 되는 만만한 학생한테 저지르는 갑질이나 다름없기 때문. 플롯이 비슷한 5등분의 신부야 학생의 아버지가 개인적으로 고용한 과외 선생이니까 별 문제 될 건 없지만 이쪽은 학교 차원에서, 그것도 매우 민감하고 공정성이 요구되는 대학 입시를 무기로 학생을 휘둘러대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이야기다.
한 마디로 작품의 기본 얼개가 설득력을 가지려면 후미노나 리즈가 사회적으로, 혹은 전문가 사회에서 '천재'라고 이미 명성을 떨칠 만한 놀라운 실적이 이미 나와 있어야 한다. 딱히 이들이 쌓아놓은 실적이라곤 아무것도 없는데 학교장은 우리 학교의 평판이 걸린 인재라고 추켜세준다.[1] 게다가 후미노와 리즈 둘이 가려고 하는 방향은 애초에 자신들이 천재인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도대체 교장까지 나서서 여러 선생님들(주인공 포함)을 붙여주며 난리치는 것부터가 말이 안 된다. 자신들이 천재인 분야를 전혀 활용하지 못할 진로로 간다면 둘 다 학교에 널린 흔한 열등생들과 다를 바가 없으니 특별 취급할 이유도 없어지는데도 말이다.[2]

오히려 천재는 우루카다. 작품 안에서는 후미노 리즈와 우루카가 대등한 천재라는 입장인 것처럼 그려지지만, 객관적인 실적을 두고 볼 때 우루카와 다른 두 사람은 동일선상에서 비교조차 할 수 없다. 학교 바깥만 나가도 아무도 모르는 후미노, 리즈와 달리 우루카는 수영계에 이미 차기 올림픽 주자라는 소리까지 듣는 검증된 천재다. 게다가 후미노, 리즈와는 달리 우루카는 자신의 주력 분야인 체육 쪽으로 진학하기를 목표로 삼았기 때문에 학교 입장에서도 투자한다면 우루카를 1순위로 삼아야 자연스럽다.
그리고 냉정하게 말해서 작품 안에서는 히로인들을 '근성 있는 노력파'로 묘사하지만, 이미 보험 격으로 짱짱한 재능을 가졌으면서 못하는 과목도 학교로부터 특혜를 받아가며 보완하는 히로인들이 학교로부터 더 받는 것도 없고 출세가 보장된 재능도 없이 묵묵히 공부하는 엑스트라 학생들보다 더 노력파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심지어 이 둘의 경우 이미 학교 내에서 다른 교사들을 전담으로 붙어 재능대로의 진학을 설득했고, 이에 실패해 성적이라도 올려보려고 시도한 끝에 최후의 수단으로 나리유키협박해 과외 교사로 붙이는 상식 밖의 전개임에도 비판하는 이가 거의 없는데 그 이유조차도 딱히 나오지 않는다. 이게 말이야 막걸리야[3]

그리고 정말 위의 모든 것을 어떻게든 납득하고 넘어간다 하더라도, 전부 주관식도 아니고 객관식이 포함된 시험에서 0점을 맞으려면[4] 사실상 답을 다 알고서 일부러 틀려야 가능할 뿐더러, 그게 아니더라도 자기 전문 분야가 아니라고 전혀 모른다는 것은 기본적인 상식이 결여된 게 아닌 한 불가능한데 정말 그런 상식이 없으려면 아예 인간 관계가 없어야지 말이 되는 수준이므로 각 캐릭터의 백스토리는 전부 무의미한 게 된다. 즉 기본 근간부터 무리수다. 작가는 히로인들이 주력 분야가 아니면 제로 베이스라고 강조하고 싶었던 모양이지만, 그게 과해서 오히려 설득력만 떨어뜨렸다.

2.2. 설정 묘사의 빈약함

2.2.1. 후루하시 후미노 오가타 리즈

이 작품에서 '천재' 소리를 달고 사는 후미노와 리즈는 작품 안에서 그다지 해당 방면의 천재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이 작품에서 묘사되는 캐릭터들의 천재성은 지극히 피상적이다. 그저 남들 입으로 '천재다!', '역시 천재'라는 호들갑이 가끔 나오니까 천재로구나 하는 수준. 각 분야의 천재라기보다 그저 '문과녀', '이과녀' 하는 스테레오타입의 이미지를 그대로 가지고 온 것에 불과하다.
'문과적 재능', '이과적 재능'이라고 하지만 그 구분 자체가 너무 방대하다. 그들이 천부적으로 가지고 태어난 재능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종류인지, 어떤 성과를 내는지, 일반인과 어떤 점에서 다른지 같은 건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 가끔 재능이라고 드러나는 것도 사실 코미디 장면의 개그 소재로밖에 써먹히지 않는다. 가령 리즈가 미즈키의 심술궂은 식재료 분배를 문제 없이 전부 해결하고 미즈키와 나리유키가 천재라며 절망하는 장면이 그런데, 그 긴 주문을 모두 외운 건 뛰어난 암기 능력이라고 쳐도 식재료를 사람 몫대로 배분하는 건 요령 문제지 이과적 재능하고는 모래알만큼의 상관도 없다. 차라리 오랫동안 우동집 일을 도운 음식점 딸의 관록이라고 치는 게 더 타당하다.
'학문적 재능'이라는 게 만화를 통해 묘사하기 매우 어려운 종류의 재능이란 점도 한 몫 한다. 음악이나 예술 같은 예술 계열 재능이야 작품을 내놓고 거기 감동하는 사람들을 묘사하면 되지만, 학문적 재능이란 건 선학의 무수한 지식을 우선 습득하고 소화해서 새로운 지식을 창출해내는 능력이기 때문에 묘사하기도 극히 어렵고, 묘사해본들 별다른 재미도 주기 어렵고 독자 입장에서는 관심도 없다. 무엇보다도 작가 본인이 비전문가이기 때문에 묘사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나마 예술 계열에 가까운 문예 쪽 재능도 '텍스트'라는 특성상[5] 이 묘사가 녹록하지 않다. 히비키 ~소설가가 되는 방법~의 주인공 재능 묘사가 허접스럽다거나 이과 쪽 천재 캐릭터들 대부분이 희화화된 매드 사이언티스트이거나 한 건 이런 어려움이 있어서다. 하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본작의 '천재' 묘사는 명백히 안이하고 실속 없다. 두 사람의 천재성을 직접 보여주는 건 고사하고 전문적인 세계로부터 인정 받는 내용도 후루하시 레이지의 첫 등장 당시를 빼면 아예 있지도 않은 지경이니, 히비키보다 낫다고 하기도 어렵다.
이 빈약한 천재성 묘사가 문제가 되는 건 이것이 캐릭터들의 설정은 물론 작품의 주제 자체에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본작 1화를 통해 제시된 이 작품의 메인 토픽은 '천재가 자신의 특기분야가 아닌 자신이 원하는 취약 분야를 선택하는 상황'에서 초래되는 재능과 흥미의 딜레마이다. 즉 이 만화는 '탄탄대로'를 거부하고 꿈을 위해 '가시밭길'을 자처한 천재들의 이야기이고, 그런 만큼 '탄탄대로'에 대한 설명이 제대로 되어 있어야 그 길을 거부하고 가시밭길을 선택한 히로인들의 각오와 그 무게를 독자들이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6] 그러나 그들이 거부한 길이 다른 사람의 눈에는 얼마나 매력적인 길인지, 자신의 꿈을 찾는 과정에서 그들이 등지기로 한 손 쉬운 삶이 어느 정도인지 설득력 있는 묘사를 하지 않는다.

2.2.2. 키리스 마후유

이와 같이 '말로만' 훌륭하고 대단해 보이는 설정은 교사 캐릭터인 마후유에게도 적용된다. '커뮤니케이션은 서투르지만, 학생을 생각하고 책임감이 강하며 유능한 교사'라는 것이 마후유의 설정인데, 정작 작품 안에서 나타나는 묘사는 마후유의 교사로서의 능력에 회의를 던지게 만든다.

우선 '유능한 교사'라는 부분. 마후유의 유능함을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 작품 전체를 통틀어서 그다지 없다. 무엇보다 마후유는 고1 당시 후미노와 리즈의 교육 담당으로서 대실패했다. 적어도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다면 1화 당시 두 사람의 성적이 한 자리수에 붙박여 있지도, 나리유키가 중학교 과정부터 다시 해야 한다고 한탄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교육 담당 제도의 심층적 측면, 즉 두 사람의 진로 변경 설득에 있어서도 마후유는 실패했다. 그것도 그 과정에서 두 사람이 마후유를 보는 것도 싫어할 정도로 상처를 받고 사이가 험악해졌으니 결과적으로 교육 담당을 안 하느니만 못한 마이너스의 성과였다. 즉 마후유는 리즈와 후미노의 교육 담당으로서 성적 향상도 실패하고, 진로 설득도 실패하고, 학교측에 대한 신뢰를 심어주는 것도 실패했다. 그런데 그녀는 설정상 유능한 교사다. 마후유라는 캐릭터의 매력과 작품의 널럴한 분위기로 무마하고 있지만 애초에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다. 일반 교사로서의 그녀는 능력이 있다고 할지언정 교육 담당으로서의 그녀는 (성과는 없고 학생들은 트라우마만 생겼으니) 분명 무능했건만, 작품 안에서는 이 부분을 거의 지적하지 않고 있다.

마후유의 교육 능력이 긍정적으로 평가 받을 부분은 마후유의 집에서 나리유키에게 세계사를 가르쳐주는 장면에서인데, 여기서 나리유키는 마후유의 강의가 이해가 잘 된다고 언급한다. 그런데 나리유키는 원래부터 우등생으로, 체육 제외 전 과목이 상위 20% 이상이라는 설정이다. 즉 세계사 과목도 원래 전교 상위권인 학생이다. 그리고 해당 상황은 수업 시간이 제한되어 있고, 학생 개개인의 이해도에 맞추는 것이 불가능하고, 학생들이 자유롭게 질문하기 어려운 학교 수업과 달리 시간 제한도 없고 학생과 질문을 주고받으며 얼마든지 깊이 있는 수업이 가능한 맨투맨 환경이다. 다시 말해서 '애초에 혼자서도 잘 할 만큼 공부 요령이 잡혀있는 우등생에게, 전문 교사가 자신의 담당 과목을, 외부적 제약 없이 맨투맨으로 가르치는 상황'에서 학습 능률이 올라가지 않는다면, 그거야말로 해당 교사가 자기 교육 방법을 재고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즉 이 부분은 '이런 환경에서도 이해를 못 시킨다면 비판 받아야 할' 상황이지 이해가 잘 된다고 유능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나리유키가 보여주고 있는 교육자로서의 실적이 너무 넘사벽이어서 이거 하나 가지고 유능하다고 하기도 뭣하다. 전문 교사인 마후유는 최소 한 학기를 가르치고도 유의미한 성적 향상에 실패했는데,[7] 일개 학생인 나리유키는 고작 한 달만에 빵점을 밥 먹듯 맞던 두 명을 학년 평균보다 위쪽으로 끌어올렸다. 학기 시작하고 느닷없이 떠맡은 아마추어 교사가 이 정도인 상황에서, 마후유가 유능한 교사라는 '설정'이 설득력을 발휘할 여지가 없는 것이다.

다음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다. 작중 나오는 마후유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농담으로라도 좋지 못하다. 지나치게 강압적이고 차가운 태도를 보이며, 차근차근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며 온건한 말투로 설득하는 화술이 결핍되어(혹은 일부러 표현을 자제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사람이 진로지도실 담당 교사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과 상대의 생각에 이해를 표현하며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능력은 마후유의 직책상 '업무적 필요 능력'이다. 아닌 게 아니라 작품 안에서 마후유의 지도를 따라서 잘 된 예가 안 나온다. 히노의 건은 변명의 여지 없이 마후유의 실책이 존재하고[8] 리즈, 후미노, 아스미는 마후유가 뭐라고 말하든 자기 길을 가는 중이다. 아스미는 마후유의 반대를 '반골 정신을 자극한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으나, 옷을 벗기기 위해 바람을 일으켰는데 옷을 더 꽁꽁 여몄다고 해서, 그걸 북풍의 의도인 것처럼 말할 수는 없는 일이다. 즉 애초에 설득이 목적이었던 마후유의 행동이 그에 정반대되는 결과를 낸 것을 마후유의 공으로 돌리기는 힘든 것. 또 마후유가 담당하던 당시 후미노가 정신적으로 한계에 몰렸던 것에서 보이듯이[9] 학생의 멘탈이 강골이 아니라면 오히려 마음에 스크래치만 낸다는 문제도 있다. 마후유의 방침을 따라서 행복해진 제자를 단역으로라도 등장시켰다면 균형이 맞겠지만, 전혀 나오지 않으니 마후유가 진로지도교사로서 유능한지도 의문투성이다.

또 '책임감 강한 교사'라는 설정도 앞뒤가 안 맞는 부분이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햄버그 수업 예행연습 에피소드. 여기서는 가정 담당 교사가 병가를 내는 바람에 다음날 있을 조리 실습이 펑크나게 생기자, 나리유키 담임의 부탁으로 마후유가 대리를 맡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마후유의 조리 실력은 형편없다 못해 기초조차 잡혀있지 않다는 것. 즉 마후유는 자기가 잘 하지도 못하는 분야의 수업을 냉큼 맡아버렸다는 얘기가 되는데, 누가 보더라도 무책임한 행동이다. 요행히 지나가던 나리유키를 마주쳐서 도움을 받지 않았다면 바로 다음날 있는 조리 실습에서 학생들은 제대로 수업을 받지 못했을 것이 뻔하고 선생의 자질도 의문시되었을 것이 분명하다. 정말 책임감 있는 교사라면 자신의 능력 밖의 일이라고 정중히 사양했어야 했다. 학생들 입장에서 생각해도 요리치가 한나절동안 연습해서 하는 수업보다 다른 요리 잘 하는 선생님의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익한 일이기 때문이다. 사실 마후유의 허당끼 에피소드는 이것 말고도 많고, 이뿐이라면 그냥 작품 특유의 개그 편으로 넘어가도 무방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해당 화에서 마후유가 "학생들의 유한한 배움의 기회를 자신의 무능으로 빼앗을 수는 없다"라는, 교사로서의 책임감을 드러내는 대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멋있게 교사의 사명과 책임감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사실 그 대사를 치는 상황은 자기도 못하는 일을 학생에게 가르치겠다고 냉큼 떠맡고서는 우연히 만난 수험생 제자 도움을 받아가며 겨우겨우 수습하는 황당한 상황에 불과하다. 책임감을 말하는 대사와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 해당 화에서의 마후유의 행적이 따로 논다. 해당 에피소드에서 마후유의 모습은 해본 적도 없으면서 자기가 해보겠다고 큰소리 쳐놓고 발표 당일날 도저히 못하겠다고 하소연하는 조별과제원과 크게 다르지 않다. 마후유 자신도 본인의 조리 실력을 몰랐던 것 같은 묘사는 있지만, 어쨌든 나리유키 없었으면 수습 불가능했다는 점에서 마찬가지다.

결론적으로 이는 후미노와 리즈에 대한 설정과 마찬가지로 작가의 근본적인 설계 미스이다. '놀 거 다 노는 데다 학교 측의 특혜까지 받아가며 공부하는 학생'인데 '노력가 설정'이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말이 안 되는 것처럼, '학생인 주인공이 맡기 전까지 제대로 성과를 낸 교육 담당이 없었다'는 설정과 '초대 교육 담당 키리스 마후유는 유능한 교육자다'라는 설정은 서로가 충돌할 수밖에 없는 요소다. 그렇다면 이 모순을 최대한 자연스럽게 풀어낼 묘사가 제공되어야 설득력을 가질 텐데, 작가는 마후유에 관한 대치되는 양 설정을 조화시키는 데 실패한 셈이다.

이와는 별개지만 마후유의 과거 묘사도 다소 어색한 부분이 있는데, 작중 묘사와 대사로 볼 때 마후유는 학창시절 피겨 선수 활동에 집중하느라 문화제를 즐기지도, 다른 친구들과 방과후에 어울려 놀지도, 여가 활동을 누리지도 못했다고 나온다. 현실의 엘리트 체육 학생들의 생활상을 볼 때 사실 현실에 보다 가까운 것은 이쪽일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당시의 마후유와 비슷한 처지라고 할 수 있는 다케모토 우루카는 마후유와 비슷한 고민이나 생활 모습이 1도 안 나온다는 점이다. 우루카는 자신이 속한 엘리트 체육계의 톱클래스에 있는 학생인데도 방과후에 모여서 스터디 그룹도 하고, 나리유키랑 데이트도 하고, 리즈나 후미노랑 시내에서 놀기도 하고, 수영부 애들이랑 놀기도 하고, 문화제에서 춤도 추는 등 일반적인 고3 이상으로 발랄한 청춘을 구가하면서 전국대회 우승도 한다(...) 그리고 애정까지 쟁취 그러니 피겨 성적을 위해 청춘을 포기해야 했다는 과거 마후유의 설정은 전혀 설득력이 느껴지지 않는다. 바로 주연 중에 작중 최고 인싸면서 실적은 실적대로 내는 우루카가 있으니까. 물론 이는 마후유의 부모님이 좀 과할 정도로 마후유에게 훈련을 강요하고 있었다고 설명은 가능하다. 하지만 같은 엘리트 스포츠 선수이고, 우루카 쪽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높은 성적을 거둔 것으로(전국 챔피언이다!) 보이는 마당에 정작 두 사람의 생활상은 서로 다른 만화라고 생각될 정도로 판이하게 다르다. 작품 안에서 이 부분을 주목해서 두 사람의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면 모를까, 양쪽의 설정이 서로 너무 괴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2.3. 너무나 낙관적인 현실

'냉정한 현실의 벽을 노력으로 뛰어넘는다'는 스탠스를 취하고 있지만, 이 작품에서 그런 '냉정한 현실의 벽'은 나오지 않는다. 자신의 꿈을 좇다 불행해지거나 실패한 인물은 이 만화에 단 한 명도 없다.

마후유의 경우 자격지심에 빠져 있지만 적어도 설정상으로는 동료들에게 인정 받는 우수한 교사고, 히노도 음대 떨어지고 마후유에게 성질 한 번 냈을 뿐 밴드에 들어가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서 즐겁게 살고 있다. 즉 이 만화 속의 '현실'은 냉정하기는커녕 물러 터졌다고 할 만큼 녹록하고 편안하다. 마후유가 히로인들에게 보라고 주문하는 '현실'은 사실 위험하지도 냉정해 보이지도 않는다. 그러니 히로인들이 실패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전혀 나지 않으며, 현실과의 길항에서 파생되는 긴장감이나 열혈 전개도 알맹이가 없다.

이런 낙관적인 현실 묘사가 ' 소년만화의 태생적 한계'라고 보기도 어렵다. 가령 은수저 Silver Spoon을 보면, 은수저와 우공못은 '전 과목 모두 뛰어난 공부벌레지만 본인의 진로를 찾지 못한 주인공이 뚜렷한 꿈과 목표를 가졌지만 성적이 밑바닥을 기는 히로인의 공부를 도와 대학에 합격시키며, 그 과정에서 주인공 자신도 꿈을 찾아 도전하게 된다'라는 매우 유사한 플롯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은수저의 현실 묘사는 우공못처럼 마냥 희망차지는 않다. 은수저에 나오는 주인공의 친구 중에는 야구 선수로서 코시엔을 꿈꿨으나 집안이 파산해서 한순간에 꿈은 물론 학교도 포기하고 취업전선에 나서게 된 인물도 있으며, 취업 활동을 하다가 블랙 기업에 찍혀 고생하는 인물도 있고, 사랑을 담아 길러온 농작물이 단 한 번의 재해를 만나 한순간에 망쳐지는 사연도 나오며, 노력해도 보답을 받지 못한 여러 사례들이 제시된다. 또 꿈을 찾아 자신의 취약 분야에 도전하는 히로인의 뒤에서는 그녀를 지원하기 위해 노년의 삶의 낙을 포기하며 목돈을 모으는 할아버지가 나오고, 딸아이의 미래에 대한 공포와 당장 자신들의 살림에 한숨을 쉬며 그래도 이를 악물고 딸의 등을 밀어주는 부모도 나온다. 그러나 은수저는 이런 답답하고 무거운 현실들을 '냉정하고 무겁지만 음울하지는 않은' 소년만화에 알맞은 수준으로 녹여냄으로써 작품의 주제를 표현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플롯과 장르는 조금 다를지언정 사쿠라장의 애완그녀에서도 작중 묘사되는 현실은 엄격하다. 메인 히로인 시이나 마시로의 미술 재능은 세계구급이고, 일본에 와서도 한두 번의 투고 후 스토리 짜는 능력이 절망적으로 부족했음에도 만화가로 데뷔한다. 거기에 일본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프로그래머인 아카사카 류노스케는 고등학생임에도 이미 업계에서 그의 동향을 주목하고 있으며, 그의 대학입시 묘사를 '합격 통지는 받아왔다'라는 한 문장으로 끝냈다. 거기에 뛰어난 퀄리티의 20분짜리 애니메이션을 단독으로 만들어내는 카미이구사 미사키는 기숙사 옆에 집 한 채를 세울 만큼 이미 성공한 삶을 살고 있다. 이들은 모두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최소 전국 단위로 이름이 알려져 있으며, 이러한 '천재'들의 행보에 아무런 장애물도 존재하지 않는다.

반면 주인공 칸다 소라타의 경우 공들여 만든 게임이 '대형 제작사가 같은 장르의 게임을 동시에 내버렸다' 라는 이유로 퇴짜를 맞고 한 두번을 제외하면 수없이 많은 기획서가 1차 심사에서 떨어졌으며, 부모님의 반대에도 집을 나와 2년 동안 하고 싶은 것 다 참고 기숙사비와 학원비도 아르바이트로 스스로 벌어가며 쓰러질 정도로 노력했으나 결국 성우 오디션에서 낙방해버린 서브 히로인도 등장한다. 거기에 마시로에 밀려 스승이었던 할아버지로부터 '미술을 접어라'라는 말을 들은 리타 에인즈워스에, 미사키의 압도적인 작화와 연출에 묻어간다는 평을 받는 각본가 미타카 진 등 천재들과 대비되는 소위 '일반인'들이 세상으로부터 받는 평가는 너무나 가혹하다.

즉 사쿠라장의 주제는 '천재와 범재의 격차에서 나오는 열등감' 혹은 '성공할 수 없을 것 같지만 그럼에도 목표를 위해서는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등 복합적이고 또 우공못과는 이질적이지만, '천재'와 그들의 '탄탄대로'에 관한 묘사, 그리고 '범재'와 그들의 '가시밭길'에 대한 묘사는 확실했다.

그러나 우공못의 '냉정한 현실'에서는 아무도 불행해지지 않고, 모두가 신뢰와 추호의 회의 없는 낙관으로 가득 차 있다. 작품의 말랑말랑한 분위기에야 맞을지 몰라도 작품이 내세우고 있는 토픽을 살리기에는 적절하지 못한 것이다. 더구나 그 중에는 지나치게 작위적인 경우도 있다. 후루하시 시즈루의 경우가 그러한데, 생전에 밀레니엄 문제도 도전할 수 있는 천재 수학자로 불렸던 시즈루는 고등학교 시절까지 수학 0점 퍼레이드를 받았던 것으로 밝혀진다. 그런데 학자라는 것이 애초에 기본적으로 재능을 가진 인물들이 밥 먹고 그 분야만 죽어라 파는 노력까지 해온 사람들이고, 그런 학자들 사이에서도 독보적인 천재로 불렸던 인물이 바로 고등학생 시절까지 기초 학문 분야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건 현실성이 지나치게 없다. 오랜 시간에 걸쳐 내공이 쌓이면 모르겠지만 시즈루는 레이지와 만났을 때 이미 천재적인 면모를 보였던 것으로 보이니 대기만성이라 하기에도 너무 젊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얼마 안 가 시즈루가 대오각성이라도 한 게 아닌 이상 이해하기 어려운 급상승이다. '재능 없는 노력파'인 '젊은 천재'라는 설정부터가 찬찬히 생각해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다. 설령 한 명 쯤 그런 인물이 존재한다고 해도 특수한 케이스를 일반화하기란 더더욱 무리가 있다. 이런 수백만 중 한 번 있을까 말까한 극적인 인생역전 스토리를 가지고 '청춘들이여, 너희도 도전하면 될 수 있다'라는 말의 근거를 삼기란 무책임한 일이다.

이와 같은 묘사가 문제가 되는 것은 갈등이 심화될 여지도, 심화된 갈등을 통해 주제의식이 표출되는 농도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위에서 예로 든 '은수저'의 경우, 주인공은 친구 집의 파산과 히로인 집의 무수한 한숨을 보고 겪으면서 노력이 반드시 보답을 얻지는 못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닫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력이 보답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회사를 세운다는 선택을 한다. 그것이 성공할지 어떨지 알 수 없으며, 또 그 결정 자체가 앞의 여러 어두운 현실을 보고 난 주인공이 내린 결정인 까닭에 이 '그럼에도 불구하고'에 힘이 실릴 수 있는 것이다. '사쿠라장의 애완그녀' 역시 마찬가지로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모든 것을 차지할 수도, 정말 간절히 원하던 단 하나마저 얻지 못 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끊임없이 노력해야한다는 주제를 담고있는데 이 경우에도 잔인할 정도로 범재들의 실패를, 그리고 천재들이 그 재능으로 인하여 진정으로 원하던 많은 것들을 얻지 못하는 것을 작품 내내 보여주었기에 그럼에도 다시 일어나 꿋꿋이 나아가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을 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독자들의 마음을 울릴 수 잇었다. 비슷하게 우공못 역시 '천부적인 재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찬란한 명예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못하는 분야에 뛰어들어 냉정한 현실과 맞선다'는 것을 핵심 토픽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작품이 묘사하는 그 현실이 도무지 긴장이나 불안을 조성하지 못하니 결국 주제의식에 힘을 주지 못한다.

2.4. 현실주의적 입장의 의미 약화

탄탄대로를 거부하고 가시밭길을 택한 청춘들의 이야기에서, 탄탄대로는 제대로 보여주지 않고 가시밭길은 가시밭길 같지 않으니, 결과적으로 '노력하면 현실의 벽도 극복할 수 있다!'라는 작품의 외침은 그저 공허한 구호로 전락한다. 이를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주인공과 히로인들을 비판하는 현실주의 진영, 특히 키리스 마후유의 취급 문제다.
본래 마후유는 '사람의 흥미는 감정이므로 영원할 수 없으며, 그 감정에 휩쓸려 자신의 재능을 저버리면 결국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라는 나름의 논리를 지닌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이는 현실에서도 적지 않은 독자가 가지고 있을 만한 생각이다. 이 주장은 '차라리 시도하고 후회할망정 시도하지 않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는 나리유키 측의 견해와 평행선상에 있으며, 이 두 주장 사이에서 히로인들이 자신의 입장을 세우는 구도가 초창기의 흐름이었다.
그러나 마후유는 자신이 교육 담당이 아니란 이유로 후미노나 리즈의 교육에 터치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두 사람과 거의 만나는 일도 없다. 진지하게 자신의 재능론을 펼쳐 나리유키나 히로인들을 설득하려고 노력하지도 않는다. 말이 평행선이지 마후유의 주장은 다른 등장인물의 네트워크에 끼지 못하고 저 혼자 따로 노는 것이다. 이러니 의견 대립이나 사상의 충돌이라고 할 것은 일어나지도 않는다. 마후유는 얼마 안 가 나리유키에게 생활을 의지하는 푼수 캐릭터로 정착하게 되고, 점차 나리유키에게 감화되면서 자신의 사상을 완화한다. 그리고 이후의 장편 에피소드에서 사실 마후유는 원래 나리유키와 같은 '꿈'을 응원하는 교사였으나 히노와의 사건 이후로 자신의 방침을 바꾸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나리유키의 중계로 히노 사건에 대한 트라우마를 푼 뒤 그의 사상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인다.
결국 마후유의 냉철한 현실주의적 견해는 본래의 낭만적 견해가 트라우마를 겪으면서 반대 방향으로 꺾인 것이며, 이를 주인공이 '회복'시켜준 것으로 묘사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유사한 견해를 지녔던 후루하시 레이지 역시 죽은 아내의 설득 한 번에 자신이 가지고 있던 교육 신념을 그대로 바꾸는데, 이러한 묘사는 꿈보다 재능을 우선하는 현실주의적 신념을 독립적이고 논리적인 체계를 갖춘 주장이 아니라 트라우마에서 비롯된 일종의 히스테리 정도로 취급하는 경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즉 작품의 주제의식과 그에 대한 반제의 충돌이 아니라, 주제의식을 '잃어버린' 어른들에게 올바른 신념인 주제의식을 '회복시켜 주는' 수준일 뿐, 왜 '재능이 모자라더라도 꿈을 좇는 것이 궁극적으로 더 행복한가?'라는 질문 자체에 작품은 답변하지 않는다.

3. 캐릭터 묘사 관련

3.1. 인물 관계의 폐쇄성

나리유키와 개별 히로인의 1대 1 관계는 제대로 묘사가 되는 편이지만, 다대다 관계를 심도 있게 묘사하는 능력은 그리 좋지 못하다. 따라서 작품은 주로 옴니버스로 이어지는 경향을 띄고 있다.

이 점은 본작이 상당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니세코이의 단점을 그대로 답습한 것이다. 사실 니세코이와 비교해도 확실히 관계 묘사가 조잡한지라 답습했다고 하기도 어려울 정도. 적어도 니세코이는 키리사키 치토게 - 오노데라 코사키 - 타치바나 마리카 - 츠구미 세이시로가 서로가 서로를 대하는 태도에 확실히 관계와 개성, 가치관의 차이 등을 반영하고 있다.[10] 그러나 본작의 히로인들은 작위적일 만큼 다투거나 화 내거나 갈등하는 일 없이 하하호호 소중한 친구들 이상의 관계 묘사를 하질 않는다. 우루카는 모든 히로인들에게 다 친근하게 굴며, 아스미는 모든 히로인들을 다 짓궂게 놀리고, 마후유는 모든 히로인에게 다 엄격하다. 결국 친근한 캐릭터, 짓궂은 캐릭터, 엄격한 캐릭터라는 캐릭터 자체의 피상적인 요약본을 기계적으로 무차별 적용하고 있을 뿐, 각각의 관계성을 차별화해줄 고유의 색조, 시쳇말로 히로인 간의 '화학반응(케미)'이 없다.

그러니까 니세코이는 좋은 인간 관계를 만들어놓고 못 써먹었다면 우공못은 애초에 인간 관계 자체를 만들지 못했다. 가령 우공못에서 뻔질나게 나오는 장면이 세 히로인(때로 아스미까지 껴서 네 히로인) 중 한 명이 나리유키와 삐리리한 상황에 놓인 채로, 다른 두 히로인과 우연히 마주치거나 마주칠 뻔하는 식의 해프닝이다. 이때 나리유키와 엮이는 게 후미노든 리즈든 우루카든 상관 없이 다른 두 사람은 해당 에피소드에서 '한 세트 조연' 취급 받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를 니세코이에 대입해보자. 라쿠가 마리카와 데이트하는 와중에 치토게와 코사키가 같이 놀러다니다 딱 마주친다는 전개에서, 세 히로인 중 한 쌍이라도 서로의 위치가 바뀌면 캐릭터상 성립이 되지 않거나 치토게와 마리카가 둘이서 놀러다니는 광경이라니 상상만 해도 혼란스럽다 적어도 해프닝의 분위기가 많이 달라질 것이다. 그러나 우공못의 히로인 관계망은 한쪽이 메인인 에피에서 나머지들이 어떻게 포지셔닝을 하더라도 하등 상관 없을 정도로 관계망의 민감도가 엷다. 서로는 서로에게 '소중한 친구'라는 뻔하고 평면적인 관계만 강조될 뿐, 두 인격이 서로 개성을 발산하며 조화를 이루는 과정에서 만들어질 인간 관계의 만화경 따윈 기대도 할 수 없다. 동시기 진행된 5등분의 신부는 히로인 전원이 자매지간이라는, 인간관계 다각화에 훨씬 불리한 조건을 안고서도 얽히고설키는 히로인들 간의 성격 차이와 갈등, 친밀도나 상성 등을 훨씬 풍부하게 묘사해냈다는 점에서 우공못의 이 천편일률적인 관계망이 얼마나 형편없는지 알 수 있다.

여러 장편 에피소드를 보면 알 수 있는데, 최초이자 최장편 에피소드인 문화제 편은 일단 서사가 연속된다는 점에선 장편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개별 히로인 에피소드 여럿을 연속으로 붙여놓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 이후 이루어진 캐릭터별 개별 에피소드에서는 해당 히로인 이외의 인물들은 모두 조연 이하 수준으로 존재감이 사라진다. 물론 각 히로인이 중심이 되는 개별편이니 당연한 일이긴 하지만, 그 정도가 매우 심하다.

그나마 후루하시 후미노가 우루카와 리즈의 나리유키를 향한 연심을 알아채고 연애 서포터를 자처한다. 여기에 개그성 에피소드지만 나리유키의 동생 미즈키가 가장 적대하는 콘셉트로 종종 등장했다. 아스미와는 접점이 별로 없지만 그래도 현역 고3 히로인들 중에서는 가장 많이 얽히는 편. 그래서 후미노가 서사를 다각화하는 데 기여하는 편이지만 단발적이라는 한계가 있다. 그리고 그런 후미노도 마후유와는 접점이 별로 없다.
관계의 다각화는 고사하고 이미 제시해놓은 인간관계조차 복선을 제대로 풀어내지 못하고 질질 끌거나 없던 셈치는 일이 너무 많다. 나리유키가 아스미와 가짜 연인 관계라는 설정은 아스미 등장 초반은 제외하고는 그냥 해프닝의 명분 수준으로 별 의미가 없으며, 나리유키와 아스미의 가짜 연인 설정을 아는 유일한 인물인 후미노는 이 관계성에 전혀 개입하지 않는다. 그뿐 아니라 마후유 외 히로인 중 유일하게 키리스 미하루와 접점이 있는 인물이라거나, 나리유키와 마후유 사이의 미묘한 기류를 눈치 챈 인물이라는 점에서도 후미노의 위치는 다소 독특한데, 이러한 인간 관계 설정을 전혀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아래에 다시 제기될 멀티 엔딩 문제도 이 약점의 연장에 있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무릇 한 작품의 대단원이라면 주요 인물들의 감정선이 극한까지 발산되며 서로 교차하여 갈등이 벌어지고 해소되는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이 작품은 애초에 6명(적어도 4명) 전원을 주역급으로 하여 감정과 행동을 엮고 서사를 직조해낼 역량 자체가 없으므로 아예 마지막까지 나리유키와 특정 히로인의 일대일 관계만 쭉 묘사하고 나머지 히로인들은 배경이나 조연으로 밀어버리는, 일회성 단편에나 써먹을 안일한 전개 방식을 결말에서까지 써먹고 있는 셈이다. 연애물, 특히 삼각관계 이상의 애정전선이 형성된 연애물은 인물들의 감정적인 길항 자체가 서사의 핵심 갈등이고 긴장감의 원천인데 우공못은 이걸 아예 손 놔버린 것. 배틀물 작가가 배틀의 긴장감과 액션을 포기하는 것이나 진배없다.

한 히로인이랑 이어지는 엔딩에서 다른 히로인은 다 박수 치는 배경 조연이 되어버리니 서사에 긴장감 따윈 생길 수도 없고, 몇몇 잘 뽑힌 일러스트와 히로인들의 단발적인 모에성만으로 '앞은 의미없고 뒤는 안 궁금한 이야기'를 엉금엉금 끌고 있는 게 우공못 멀티 엔딩의 현상이다. 애초에 일대일 관계만 심도 있게 다루면 그만인 단편 러브 코미디와 많은 인물이 긴 서사에 걸쳐 한 몫씩 해야 하는 장편 하렘물은 요구되는 재미가 완전히 다른데, 단편용 재주만을 가지고 장편 럽코에 도전한 탓에 나온 결과물로 볼 수도 있다.

그나마 고3 현역이라 서로 접점이 꽤 있던 우루카, 리즈, 후미노 엔딩에서는 서로 얼굴은 비췄다. 그런데 접점이 극도로 적었던 아스미, 마후유 엔딩에서는 아예 다른 여캐들이 등장도 하지 않는 사태가 벌어졌다. 얼마나 본편에서 캐릭터들간의 케미가 적고 폐쇄적이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다.

3.1.1. 키리스 마후유

가장 문제는 키리스 마후유. 다른 히로인들은 같이 모여서 스터디 그룹을 하는 장면이 많아 그래도 폐쇄성이 덜한데, 교사인 데다 후미노와 리즈와 척을 졌다는 설정상 몇몇 이벤트를 제외하곤 같이 나오기 어려운 마후유-나리유키 사이의 관계 폐쇄성은 심각한 수준이다. 마후유 편이 되면 다른 히로인들하고는 아예 무관한 두 사람만의 세계 안에서 모든 서사가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11] 처음에는 나리유키가 리즈나 후미노와 마후유를 화해시키려는 시도를 하기도 했지만,[12]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리유키는 마후유와 두 사람의 관계 개선 따위 잊어버렸고, 마후유는 마후유대로 나리유키가 어떤 교육 방침에 있든 일절 터치하지 않고 그냥 둘이서 꽁냥거린다(...)

마후유를 따로 놀리는 건 아무리 봐도 비정상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데, 극단적으로 말해서 마후유의 과거(피겨 선수 시절)가 드러나 학교 안에 온통 이슈가 됐을 때도 리즈와 후미노는 짤막한 리액션 한 번 나오지 않았다. 정말 작가가 세 사람의 관계성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지경. 이래놓고 센터 시험 에피소드에서 세 사람이 화해하자 나리유키는 줄곧 바라던 일이 이루어졌다며 눈물을 흘리는데, 나리유키가 세 사람의 관계 개선에 신경이라도 쓰는 모습은 지난 100화 동안 나오지도 않았다. 100화 넘는 시간 동안 서로 사적으로 말 한 번 걸 시도도 생심도 안하다가 막판 가서 나리유키를 차로 바래다 준 일로 느닷없이 세 사람이 화해를 하는데, 세 사람을 척이 진 채로 남겨놓을 수 없어서 적당히 봉합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이들의 관계성에는 제대로 된 진전이 없었다. 마후유는 나리유키와 주구장창 썸을 타고 우루카에게 몇 번 조언을 해줬을 뿐, 후미노와 리즈하고는 제대로 소통조차 한 적이 없다.

3.2. 연애 전개의 지지부진함

러브 코미디의 특성상 가장 중요한 애정전선의 묘사에도 지지부진함은 그대로 적용된다. 서브 히로인인 마후유와 아스미는 제쳐놓고 메인 3명만 논하자면, 우루카는 나리유키에게 자기 애정을 전하느라 전전긍긍하고, 리즈는 자기 마음을 모르지만 이미 나리유키에게 푹 빠져있고, 후미노는 두 사람의 마음을 알면서 점점 나리유키에게 이끌린다. 이 애정 구도는 만화 20화 즈음에 잡혀서 그 후로 약 70주간을 이 상태로 정체했다. 그러니까 대충 단행본 3권에서 보여준 나리유키와 세 히로인의 구도나, 10권 초반에서 보여주는 구도나 기본적으로 거기서 거기다.[13] 극단적으로 말해서 4~9권까지 생략해도 작품을 이해하는데 문제 될 부분이 거의 없다.

그 후 히로인들의 개별 에피소드가 하나씩 진행되고, 각 히로인들이 나리유키에게 품은 애정이 확실해지거나 더 강해지는 진전을 보여주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관계성이 크게 변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대표적으로 후미노는 장편 에피소드를 통해서 나리유키에게 완전히 반했음이 확실해졌고, 독자들은 이 사건이 히로인들 간의 관계 변화에 큰 계기가 되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후미노는 이전보다 더 두근거리는 모습을 보여줄 뿐 여전히 '아니야 미안해 리즈 우루카'를 속으로 외치면서 1년을 보냈다. 결국 작품은 지지부진한 도돌이표 상태로 캐릭터의 매력에 더 치중하게 된다. 애정 전선만 이 지경인데 여기에 작품의 옴니버스성으로 인하여 주제의식을 위한 서사(꿈과 노력)까지 넣고 하니 스퍼트를 내야 할 막판으로 갈수록 오히려 이야기는 질질 끌리는 기현상이 벌어진다.

3.3. 무리한 급조 설정

이렇게 인물 관계는 확장이 어렵고, 연애 진도는 시원하게 빼지 못하니 개별 에피소드의 플롯도 비스무레해지는 문제가 일어난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건 이제까지 언급도 복선도 없던 신 캐릭터를 뜬금없이 서사 핵심으로 올려놓기.

이미 존재하는 인물들 간의 갈등과 심리적 충돌이 아니라, 인물의 과거로 파고들어서 '사실 옛날에 어떤 사람과 이런 일이...' 하는 식의 이야기로 흘러가게 된다. 그래도 후루하시 레이지의 경우 작품 초창기부터 지속적으로 복선이 던져진 인물인 만큼 나오는 게 당연하고, 복선의 모범적인 사례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마후유 편의 히노는 다소 어색하다. 마후유의 과거 자체는 언젠가 터질 떡밥이긴 했지만 그 속에 또 다른 인물이 존재한다는 암시는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 아스미 편의 카스미는 사실 서사의 핵심 인물이라 하기도 애매한 비중이며, 리즈 편의 오가타 노인에 이르면 리즈라는 캐릭터에 엄청난 영향을 준 인물이라는 설정임에도 지금까지 일언반구도 언급이 없던 갑툭튀 캐릭터가 되어버렸다. 후미노 쪽이 계속해서 부모님의 이야기를 꺼내온 것에 비하면 이 갑툭튀한 할머니와 추억 설정은 위화감이 너무 심하다.
이런 급조 티가 나는 설정은 신 캐릭터만이 아니라 기존 캐릭터에도 적용되는데, 학원제 편의 아스미가 대표적이다. 이전까지 한 번도 나온 적 없고 이후로도 어필되지 않는 기타리스트 설정은, 그냥 졸업생인 아스미를 어떻게든 학원제에 끼워넣으려는 발버둥이었다고 밖에 설명이 안 된다. 그리고 서사적 역할을 주겠다고 아스미에게 또 '학창 시절에 학교 덕트를 통해 학교 안을 이동했다(...)'라는 말도 안 되는 설정을 우겨넣었다. 학교 안을 걸어서 다니는 것보다 좁아터진 덕트 안을 엉금엉금 기어가는 게 더 빠르다는 말도 안 되는 핑계는 물론이거니와, 고작 '좀 빠른' 정도를 위해서 교복 차림으로 학교 덕트 안을 기어다니는 쪽을 선택하는 것도 황당하다.
그 밖에도 각 캐릭터마다 일종의 개그 요소로 던져놓은 에 집착하는 것이 좀 심한 편이다. 후미노의 빈유 밈, 리즈의 우동 밈 등이 그러한데, 그 중에서도 특히 '우동'은 리즈의 캐릭터를 완전히 먹어 삼켜버렸다. 1화에서 등장한 아담한 체구의 쿨 뷰티는 어디가고, 시도 때도 없이, 상황도 맥락도 없이 말도 안 되는 우동 권유를 반복하고 시시각각 우동만 먹어대는 우동 광신도 캐릭터가 되어버린 것이다. 나중 가면 작가 본인도 주체가 안 되는지 리즈의 우동 드립은 과하다 싶은 수준까지 폭주한다. 정작 후미노의 '별'에 대응하는 리즈의 '보드게임'이라는 애호요소조차 우동에 묻혀버린 지 오래. 국내에서나 일본에서나 리즈를 부르는 (악의 없는) 별칭이 '우동쨩'이 되어버린 것은 좋게 보면 독특한 캐릭터성이지만,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작품의 메인 캐릭터를 우동, 우동 거리는 기묘한 마스코트 캐릭터로 전락시켰다는 점에서 작가의 캐릭터 설계 능력에 의심을 품게 만든다.

3.4. 캐릭터들의 설계 미스

일단 주연급 학생 히로인 3인방부터 보자면,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다.
하지만 딱 집을 수 있는 뚜렷한 캐릭터성 없이 너무 평이해서 오히려 존재감이 없는 점이 문제. 무난한 게 매력이 아니라 마치 공기처럼 있는 듯 없는 듯 하다는 점이 지적된다. '친구들에게 미안하지만 어쨌든 애정 행각은 하겠다'는 느낌의 행동이 워낙 많아 통수 치는 거 아니냐고 싫어하는 이들도 있다. 우루카 루트에서는 급기야 나리유키를 간병하다가 뜬금 키스를 하려드는 광경을 들키는 것을 정점으로 사실상 포기했다.[14]
다만 단점처럼 적어서 그런거지 사실 이 무난하다는 캐릭터성은 오히려 장점에 가까웠다고 보는게 오히려 맞다. 일단 후미노도 시작은 개성적인 기믹[15]을 가지고 있었지만 점차 희석되고 오히려 상식인 포지션이 되었다. 이는 무난한 캐릭터성이 설계미스라기 보다는 오히려 의도적이였다고 밖에 해석될 여지가 없다. 실제로 서사적인 부분에 오히려 도움이 되어 캐릭터 관계를 다각화시키고 덩달아 본인의 비중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며 주인공과도 독특한 관계를 맺어 본인의 에피소드에서 임팩트를 남기는데 성공하여 덕분에 가장 메인히로인 같다는 평을 받은 것이다. 때문에 이 캐릭터성이 비판을 받아야 한다면 이렇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메인히로인이 아니었다는 사실 하나 뿐일 것이다.(...)[16] 추가로 이러한 특징 덕분에 오히려 고정된 이미지에 사로잡힐 이유도 없어 다양한 헤어스타일 선보이는 등 나름대로의 아이덴티티를 남기기도 하였고 사실 청순하다는 이미지를 남기기도 해서 인상이 나쁠 요소가 적다. 심지어 가장 입체적인 요소를 띄는 것도 후미노였다. 이게 독자를 확 끄는 요소로서는 애매하지만 적어도 이 캐릭터가 작품을 해치지는 않기에 단점이란것도 굳이 따지고 들자면에 가깝다.
사실 갈색 피부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캐릭터 디자인 전체의 언밸런스가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우루카의 갈색 피부는 숏컷과 체육계 소녀의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넣은 게 분명한데, 문제는 작가의 귀여운 그림체 때문에 체육계 소녀 특유의 씩씩한 느낌이 거의 살아나지 않고, 귀여운 타입의 얼굴에 갈색 피부가 어울리지 않아 많은 독자들이 싫어한다고 볼 수 있다. 이와 별개로 오노데라 코사키의 그늘이 느껴지는 캐릭터 설정, 그리고 옴니버스식 에피소드는 많지만 장기 에피소드가 별로 없다는 점도 문제점이다.

이런 고로, 키리스 마후유를 제외한 타 메인 히로인들의 절대적인 매력과 인기가 지나치게 부족한 편이다.

사정이 이러한 탓에, 오히려 '조연 캐릭터들이 주연보다 더 매력이 좋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우동 대신 진 이과의 자리를 꿰찬 세키죠 사와코가 대표적. 문과는 유이가 미즈키[20], 운동은 키리스 미하루[21]를 넣어야 했다는 말도 있다. 물론 미즈키가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 참전할 경우 근친이라 욕만 더 먹을 테니 독자들의 푸념에 가까운 한탄이다.

특히 작품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키리스 마후유는 20대 선생님이라는 점에서 메인 히로인보다는 오히려 조연에 걸맞은, 조연으로 설정된 캐릭터의 존재임에도 이 선생 캐릭터 하나가 메인 히로인들 모두를 압살해버려 작품을 잡아먹었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이는 마후유 캐릭터의 매력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반면 작품의 캐릭터 조형에 심각한 하자가 있다고밖에 할 수 없는 것이다.

게다가 작품 인기에 공헌한 인기 캐릭터를 광탈시켜놓고 마후유 굿즈는 계속 내보내어 캐릭터만 팔아먹으니 독자들 입장에서는 혈압이 안 오를래야 안 오를 수가 없다.

4. 스토리 관련

4.1. 애니메이션

애니 역시 여러 문제점들이 있으며, 특히 2기에서 원작을 제치고 결말을 미리 내버렸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문서 참고.

4.2. 갑작스런 우루카의 진 히로인화

애니의 결말이 나오고 142화를 기점으로 갑자기 우루카가 진 히로인으로 부상하면서 떠오른 비판.

이게 왜 문제냐 하면 우루카는 그동안 거의 주목도 받지 못했고, 팬들의 인기도 애매한,[22] 무엇보다 스토리상 비중도 별로고 인상 깊던 에피소드도 거의 없던 작품 주변에서 겉도는 캐릭터다.[23] 독자들 대부분은 유학 이야기가 나온 순간부터 거의 패배한 히로인이라 생각하고 우루카가 고백을 하자 마침내 올 것이 왔다면서 첫 탈락 히로인으로 치부하며 작품의 본격적인 진행을 기대하면서 진 히로인을 논하던 상태였다.

그런 상황에서 갑자기 과거 회상에 들어가며 작품에선 거의 나오지 않은 나리유키와 우루카의 중학교 시절 이야기를 술술 풀어가며 우루카와의 인연을 강조하면서 우루카를 진 히로인으로 띄워주는데, 이미 진 히로인이 정해진 답정너 상황에서 이럴 거면 지금까지 해왔던 공부나 히로인들 간의 이야기들은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나리유키는 졸지에 어장관리남이자 기억상실증 환자로 전락해버린 꼴이 되었다.

우루카와의 관계가 복선이 많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24] 나리유키의 아버지는 작중에서 나오는 장면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그러는 와중에 갑자기 나리유키 아버지가 영혼으로 나타나서 뜬금없이 너희 둘 다 연애가 서툴다느니, 그래도 그런 둘이니 도달할 수 있는 곳이 있을 거라느니 훈수를 두며 생전 한 번도 본 적도 없는 우루카를 밀어주고 있으니 웹상에서는 '유령이 히로인을 점지해줬다'는 이런 개드립까지 나오는 상황. #1, #2

대다수의 팬들은 압도적인 인기도를 보유한 키리스 마후유[25]나, 작품 내적[26]으로나 외적[27]으로 가능성이 가장 높아보였던 후루하시 후미노가 진 히로인일 확률이 가장 높다고 보고 있던 상황에서 팬들의 인기는 없을지언정 꾸준히 작품 주제와 관련된 이야기가 나온 오가타 리즈도 아니고 우루카가 아무런 전조도 없이 진 히로인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147화에 와서는 다른 히로인들이 우루카와 주인공을 이어주기 위해 희생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점점 평가가 폭락하는 중. 거기다 히로인들이 대체로 주인공에게 명확하게 고백하고 애정공세를 했던 옆동네 및 기타 러브 코미디와는 달리 그간 제자리 걷기 수준으로 작품을 지지부진하게 끌다가 순식간에 인기가 많은 마후유는 물론이고 메인 히로인이었던 리즈와 후미노[28]조차도 주인공에게 제대로 고백을 못한 상태로 한 회만에 우루카에게 진 히로인 자리를 내주고 쌍으로 광탈한, 그야말로 소드마스터 야마토 전개에 대해서도 러브 코미디답지 못하다는 졸속 전개의 비판이 있다. 그렇다 보니 "작가가 우주의 기운을 모아서 우루카 엔딩을 그리고 있다."란 개드립까지 나오고 있다(...) 작가가 애초부터 우루카 엔딩을 하고 싶었다고 해도 솔직히 이러한 억지 밀어주기 방식으로 굳이 전개를 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단 의견도 많다.

진작에 우루카 관련 회상을 작품 구석구석에 복선으로 써서 개연성을 확보하던가[29] 그게 아니라면 우루카가 유학을 떠나고 난 뒤 나리유키가 우루카의 빈 자리를 느끼며 마음을 키워가다가 호주로 우루카를 보러 간다던가, 유학이 끝나고 돌아온 후부터 연애를 시작하는 식으로 진행을 했었으면 지금 같은 반발은 없었을 것이다. 물론 그래도 타 히로인 팬덤들에게 욕은 먹었겠지만 적어도 죽은 아버지 영혼까지 나오는 식의 엔딩은 피할 수 있었겠지.

가뜩이나 인기가 애매한 히로인인데, 완결 직전에야 떡밥을 만들고 숙성도 안 시키고 바로 회수하니 독자들은 당황을 넘어 분노를 할 수밖에. 우리를 공부를 못해가 인기가 바닥이어서 황급하게 완결을 내야 했던 것도 아니었기에 이런 급발진에 독자들이 더더욱 화가 나는 것이다.

옆동네의 5등분의 신부도 진 히로인의 비중이 적었고 감정 묘사도 적었기에 욕을 먹고는 있지만, 적어도 죽은 사람의 영혼까지 끌고 와서 정당화 시키는 짓은 하지 않았고, 대부분 임팩트도 없고 명확하지 않았기에 잘 부각되지는 않지만 1화부터 복선은 깔아두긴 했다.

이러는 와중에도 굿즈 및 표지는 진 히로인이나 전원 등장도 아니고 마후유 위주로 그려 돈을 벌려고 하는 추태는 덤.[30] # 이건 결국 마후유를 빼면 인기가 없다는 것을 작가와 편집부, 굿즈 회사가 인증한 꼴이다.

결국 이런 억지 밀어주기는 우루카 중립파[31]들이 대거 안티로 돌아서게 만들었다.

4.3. 멀티버스 엔딩 논란

결론부터 말하면 작가가 만화가로서의 자존심을 버리고 만든 엔딩처럼 보인다는 평이 많다. 열린 결말에도 정도가 있지...

백 번 양보해서 앞서 제기된 여러 비판들은 럽코, 하렘 장르의 특징 및 장기 연재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억지로라도 받아들일 여지가 있지만, 멀티버스 엔딩의 경우 이전까지 남아있던 작품과 작가에 대한 호의적 분위기마저 시궁창에 처박아버렸다.

뜬금없이 150화에서 Route: 1/5 백은의 칠흑 인어공주 편 -완결- 이란 문구를 넣으면서 팬덤을 당황시켰다. 덤으로 우루카 엔딩의 복선이 탄탄하다던 빠들도 침묵시켰다 갑작스럽게 메인 히로인화된 우루카였으나 비판도 워낙 거세기도 했고, 모든 팬덤을 만족시키는 결과라는 건 나올 수가 없었다. 때문에 작가가 5명의 히로인을 미연시처럼 루트별로 나눠서 각 히로인들이 주인공과 맺어지는 결말로 만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분량인데, 만화든 게임이든 소설이든 스토리의 연속성이라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멀티 엔딩으로 마무리가 되는 작품들은 최후반부나 결말부만 변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 초반부, 못해도 중반부부터 스토리가 여러 갈래로 나뉘어져서 스토리가 판이하게 달라지는 게 일반적이다.[32] 그런데 우공못의 연재 상황과 스토리를 생각하면 작품 시열대를 다시 초중반부로 돌려서 다른 히로인의 루트가 본격적으로 연재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다만 이는 미소녀 게임 장르가 소수 히로인을 중심으로 한 스토리 & 캐릭터성을 강조하기 시작하는 노벨 장르로 넘어가며 생겨난 방식이고, 그 이전에 유행했던 시뮬레이션 장르 및 히로인을 다수 등장시키는 예전 감수성을 가진 게임들의 경우 별도의 스토리 라인을 넣는 대신 각 캐릭터의 개별 이벤트를 보며 보내다가 일정 이벤트 이후 스토리가 급물살을 타는 방식을 취하고 있었다. 개별 분기 진입 이벤트 이전 공통 루트의 이벤트들은 대체로 중요도가 낮기 때문에 일부 캐릭터의 동시 공략이 가능하다는 특징을 가졌는데 대표적으로 도키메모, x급생 시리즈가 있다. 이에 영향을 받은 투하트 시리즈, 마루네코 3부작, 아마가미 같이 후반 개별루트는 있되 공통 루트가 개별 이벤트로 구성된 하이브리드 성향 작품들도 201x년대 초반까지 생존했었다. 전자는 별다른 공통 루트 없이 마지막까지 멀티 공략을 하다가 마지막에 히로인을 선택하여 결말을 보는 방식이고, 후자는 공통 루트의 이벤트는 가볍다가 일정 이벤트 이후 해당 캐릭터의 분기로 진입하는 구조이다. 우공못의 스토리 구조는 후자에 가까우나 그렇다고 하기에도 이상힌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개별 루트 진입 시점을 문화제로 잡아놓은 것치고는 우루카 루트에서 공통 루트로 보이는 전개를 상당히 오래 지속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 후반 공통 루트(?)는 우루카 루트에서만 사용될 뿐 다른 캐릭터 루트에서는 그 존재가 부정 당하는 터무니 없는 전개와 분기 진입 후 상당 기간을 공백으로 비워둔 채 결말 즈음에서야 스토리가 시작되는 부조리한 모습을 보인다.

이미 연재가 종료된 우루카 루트를 보면 다른 히로인 루트의 분량도 짐작할 수 있는데, 각 화의 부제와 분량을 생각했을 때 우공못은 1~141화까지가 미연시의 공통 루트에 해당되는 본편이고 142~150화가 우루카 루트라는 추정이 있었다. 즉 142화부터 우루카 루트에 돌입했다는 의미의 부제를 사용하며 그 분량은 총 9화인데, 우공못 단행본 1권에 수록되는 화수가 7~9화이기 때문에 단행본 1권당 각 히로인 루트가 하나씩 들어간다고 하면 분량도 딱 들어맞는다. 즉 다른 히로인들의 분량도 우루카처럼 단행본 1권 분량일 거라는 것인데, 이건 독자들의 몰입도와 긴장감을 제대로 끌어올리기에는 터무니없이 모자란 분량이다. 멀티 엔딩이 일반적인 미연시에서도 이런 식의 스토리 분배는 거의 하지 않는다.[33] 심지어 분량도 분량이지만 이미 연재된 우루카 루트의 퀄리티를 생각하면 다른 히로인 루트의 스토리 퀄리티도 그다지 기대할 수가 없다.

작가가 다른 히로인들의 엔딩 루트를 낸다고 공언하고 '독자 여러분이 원하시는 게 정사입니다'라고 하여 더욱 논란이 되었다. 우루카 루트 이후 오가타 리즈- 후루하시 후미노- 코미나미 아스미- 키리스 마후유 루트 순으로 엔딩이 진행된다. 엔딩 순서. 이에 대해선 그나마 이 사태를 수습할 방법이었다고 옹호하는 측과 마지막까지 우려먹으려 한다는 비판 여론이 있는 상태다.[34] 특히 우공못이 연재되고 있는 주간 소년 점프는 네임드 작품이라도 독자 평가와 판매량이 떨어지면 가차없이 연재 중단을 내리기로 유명한 만화 연재처인데, 첫 번째 히로인 엔딩조차 날림으로 내는 바람에 엄청난 비판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우공못이 과연 앞으로 나머지 4개의 엔딩(아마도 단행본 4권 분량)을 낼 동안 연재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퀄리티를 유지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 들고 있다. 물론 이런 파격적인 기획을 작가 혼자 정했을 리 없고 당연히 편집부의 OK가 있었을 테니, 각 엔딩에 필요한 분량 정도는 이미 보장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상식적으로 아무리 인기 캐를 뒤로 뺀다고 해도 미는 캐릭터 엔딩만 보고 관둘 독자, 후반 캐릭터 나오기 전까지는 안 읽을 독자도 생기게 마련이니 잡지 판매량이 하락하는 정도는 감수할 마음이 있어야 가능한 기획이기 때문. 반대로 말하면 각 엔딩의 눈물 나게 성의 없는 퀄리티는 작품 종료까지 보장 받은 작가의 태업일 가능성도 어느 정도 있다. 해당 해명이 무색하게 타 히로인 루트 에피소드가 고작 9화에 그치는 데 비해 우루카 루트만은 문화제 이후 스토리를 고스란히 가져가면서 80화 수준이 되어버렸다.[35]

럽코 만화에서 멀티 엔딩을 짓는 것의 문제점 분석[36]

덕분에 졸지에 니세코이가 재평가 되기까지 했다. 적어도 니세코이는 히로인들 여러 명을 광탈시켜놓고, 부랴부랴 멀티 엔딩을 내놓는 짓은 하지 않았다.[37] 우공못은 작가가 정했던 결말이 있었다면 인기 캐릭터의 분량 조절에 실패하다가 얼렁뚱땅 결말을 냈거나, 그게 아니라면 그냥 역량이 없는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는 평가가 많다. 다만 오노데라 코사키의 팬들에게 있어서는 역대급 빅엿을 먹었는데도 그런 니세코이가 재평가되니 더 좋게 안 보인다는 평도 있다.

결국 이후 연재된 리즈 루트는 더욱 심각해졌는데, 대학에 진학한 이후라는 설정과 시간대에서 이야기가 시작되나 문제는 141화 이후 내용이 스킵되어서 대학 진학까지 시간이 흐른 게 아니라 완전히 별개 스토리를 탔다는 것. 본편에서는 리즈가 변화하기로 마음 먹고 적극적으로 나리유키에게 들이댔는데, 리즈 루트에서는 이와 다르게 소극적으로 대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70~141화까지의 행보가 전부 없던 것처럼 묘사되었다. 이는 후미노 루트에서도 마찬가지로 결국 타 히로인 루트를 정사라고 믿고 싶은 팬 입장에서는 저 문화제 이후 스토리를 모두 잊어도 지장이 없으며, 문화제 이후부터 개별 루트 사이의 공백 기간은 독자 스스로 상상해서 때워야 하는 지경이 이르렀다.

게다가 리즈 루트에서는 당사자인 리즈 본인과 나리유키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없고 같이 사는 세키죠 & 미사오[38]에게 비중이 몰려 세키죠 루트라는 소리까지 나오는 중이다. 물론 스토리의 갈등이 주인공과 히로인이 아닌 조연 캐릭터에게 있고 그 갈등을 해소하며 이어지는 스토리도 있을 수는 있으나, 그러한 소재를 사용하기에는 시점이 지나치게 애매하다. 이 시점에 새로운 갈등을 추가할 거라면 둘 중 하나가 갈등의 영향을 받는 당사자라 해당 갈등을 해소하며 감정적인 유대를 쌓을 수 있어 에필로그까지 이어질 수 있겠으나, 해당 에피소드에서는 완전히 장외 수준이라는 게 문제다. 결국 마지막까지 둘의 관계가 메인으로 올라오지 못하고, 마지막 에피소드에서조차 미사오와 분량을 나눠 먹으며 밍숭맹숭한 결말을 맞이했다. 리즈의 경우 극초반을 제외하면 인상적인 이벤트가 문화제 이벤트 후인 작 후반에야 등장하는데 리즈 루트는 문화제 이후가 흑역사화되어버린 탓에 연애 이벤트가 사라진 나머지 14화 이야기인 강화 합숙 편을 끌어오는 처지가 되어버렸다(...) 다른 히로인들이 모두 탈락해버린 것은 우루카 루트와 동일하지만, 리즈와 나리유키의 전개가 곁다리가 되면서 러브 코미디에서 연애 요소가 덤이 되는 등 더 악화되었다.

그나마 후미노 루트에서는 후미노 개인의 내적 갈등과 다른 히로인들과의 관계에 대해 묘사하면서 어느 정도 나아졌으나, 후미노 루트 이후 나오는 아스미 루트와 마후유 루트는 아예 다른 히로인들을 배제시킨 것도 모자라 내용마저 다른 점이 거의 없다. 둘다 나리유키가 선생님이 되어 각각 멀리 떨어진 섬과 다니던 고등학교로 부임한다는 기본 전제부터 시작해, 루트 내내 한 명의 히로인과만 엮이도록 하여 이전까지 연재된 내용 자체를 사실상 날려먹었다. 이 정도면 문화제 이후 스토리가 아니라 1화부터의 스토리를 모두 잊어도 지장이 없는 수준. 거기다 마후유 루트에서는 매우 뜬금없는 고백 장면까지 등장하여 스토리에 대한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그나마 히로인이 히로인이다 보니 어느 정도 커버될 뿐.

마후유 루트 다음에는 6번째 루트가 단편으로 공개됐는데, 메인 히로인 다섯 명이 폭죽이 터지려는 찰나에 나리유키에게 달려든다. 그런데 폭죽은 불발이 나버리고 다시 폭죽을 터트리려고 하자 여동생, 미하루 등을 비롯한 수많은 여캐들까지 전부 가세해서 나리유키에게 달려들게 되고, 폭죽이 정상적으로 터지자 그 이후로 지금까지 루트에서 있었던 일들이 각 메인 히로인들의 머릿속을 스쳐가면서 벌어지지도 않은 일이 왜 기억나는 거냐며 다들 혼란스러워 한다. 결국 지금까지 5개의 루트 중에서 어떤 게 진 엔딩이 될 지는 독자가 알아서 상상하라는 식으로 끝내버려서 허무하다는 평들도 조금씩 나오는 편.

이에 몇몇 독자들은 우루카 엔딩 논란으로 인해 뒷수습으로 급하게 멀티 엔딩을 넣었다고 보는 사람도 있으나, 이런 기획을 그렇게 급하게 결정하기는 힘들다는 점, 시나리오의 호오와는 별개로 각 캐릭터별 이벤트 분량과 각 히로인에 대한 나리유키의 반응이 거의 똑같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꽤 이전부터 기획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런 식으로 엔딩을 낼 예정이었다면, 우루카 루트 엔딩 스토리를 내기 전에 미리 멀티 엔딩을 낼 것이라고 언급을 했다면 어느 정도 비판을 피했을 가능성이 높다. 애니메이션에서 뜬금없이 결말을 스포일러한 상황과 더불어 애니메이션과 똑같은 전개를 갈 예정이라는 작가의 말로 논란이 거센 가운데, 우루카 엔딩 스토리가 끝난 뒤에서야 갑자기 멀티 엔딩이었다는 반전이 독자들에게는 뒷수습을 위한 급조로 느껴질 수밖에 없으므로 오히려 부작용이 됐다.

연재가 장기화되어 어느 시점부터 스토리가 질질 끌리고 초창기에 존재했던 주제 의식이 흐려지면서 여러 단점이 부각되어 비판이 한창 나올 쯤에 무엇을 해도 욕을 먹기 쉬운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개연성이 붕괴된 독자가 받아들일 수 없는 엔딩을 진행하고 나서야 "원하는 엔딩을 골라서 봐라"고 다양한 선택지를 주는 듯 했지만 다른 엔딩의 스토리도 썩 만족스럽지 못하고, 캐릭터의 묘사의 문제점은[39] 마지막까지 고치지 못한 점, 그리고 이런 순간에도 인기 캐릭터의 순서를 가장 마지막으로 두는 부분에서 느껴지는 상술 덕분에 독자의 입장에서는 호의적이지 못한 것은 당연할 것이다.


[1] 다만 실적과 별개로 각자 그 분야에 천재적인 재능이 있음은 확실하다. [2] 사쿠라장의 애완그녀를 예로 들면 이쪽은 상당히 무리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천재 포지션의 인물들의 재능을 확실히 부각시켜주고있다. 당장에 작중 최고의 천재인 시이나 마시로는 이미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거장의 반열에 들었으며 같은 천재라인의 카미이구사 미사키는 단신으로 애니메이션 제작이 가능, 아카사카 류노스케는 아예 사랑을 하는 인공지능을 만들어낼 정도의 재능으로 나오며 대기업들이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고 서술함으로 그쪽 방면의 지식이 없는 독자들이라도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를 어느정도 알 수 있도록 나온다. 그러나 이와 달리 후미노와 리즈는 그들이 천재라는것을 알 수 있는 확실한 묘사가 전무하다시피하다. [3] 굳이 따지면 학교 입장에서는 한 명이라도 더 대학에 가야 이득이고, 다른 학생들 입장에선 이성적으로 생각했을 때 각 과목에서 수석 입학도 당연시되는 천재 둘이 알아서 자멸하겠다고 나서는 거니 이득이긴 하나, 반대 의견이 이 정도로 없는 것도 정상은 아니다. [4] 확률적으로 전부 찍어도, 혹은 한 번호로만 찍어도 일부는 맞으므로 백지를 내지 않는 이상은 0점을 맞는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참고로 5지선다형 20문제를 전부 찍는다는 것을 가정해서 0점을 맞을 확률은 약 1.15%이다. 생각보다 높아 보이는데? [5] 문자는 직관이 아니라 이해와 판단 작용을 통해 수용되는 매체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비판적 성격을 지닌다. 즉 시든 소설이든 우선 읽고, 내용을 이해하고, 머릿속에서 곱씹으며 비판적 사고 작용을 거치게 되므로 감각을 통해 직관적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다른 예술에 비해 학문적 성격, 즉 비판적 성격을 강하게 띤다. [6] 상술한 사쿠라장의 경우 아예 2학년 기간 전체가 시이나 마시로의 압도적 재능과 그 재능으로 도달할 수 있는 경지를 묘사하는데 집중하여 독자들로 하여금 '그 모든 것을 버리고 자신의 꿈을 쫓는 마시로'가 얼마나 강한 각오를 하고있는 것인지를 확실히 알 수 있도록 하였다. [7] 단행본 14권에서 마후유가 들고 있는 두 사람의 고1 시험지를 보면 1화 못지 않게 처참하다. [8] 히노가 전부 마후유 탓인 양 악을 써대서 그렇지, 작중 마후유의 모습도 썩 바람직하지 않았다. 애초에 자기 업무가 아니니 눈 딱 감고 어울려 달라는 청을 거절하거나, 거절하지 못할 거면 진지하게 현 상태와 문제점을 말해줬어야 했다. 마후유는 히노의 음대 합격 확률이 희박하다는 것을 예감하면서도 입 밖으로 내지 않았다. [9] 이는 마후유뿐 아니라 후루하시 레이지의 문제도, 아니 사실은 이쪽이 더 많은 책임이 있다. [10] 가령 치토게는 코사키와는 서로를 먼저 배려하는 절친이지만 마리카와는 매번 경쟁하며 티격태격하는 사이고, 츠구미와는 충성과 우정이 서로 교차하며 오래 알고 지낸 언니처럼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인다. 마리카는 코사키를 존중은 하나 적극적으로 친한 모습은 보이지 않으며, 치토게에게는 늘 빈정거리는 말투로 시비를 건다. 츠구미 상대로는 기본적으로 무시하며 치토게나 라쿠가 얽힐 때만 서로 적대적으로 반응한다. 모든 사람에게 두루 다정한 코사키는 모두를 배려하고 모두에게 존중 받는다. [11] 더불어 마후유의 매력이 돋보여져 인기가 치솟아 작가가 그녀의 비중을 더 늘림에 따라 이런 괴리감이 더 심해진 감이 있다. [12] 사실 이것도 조금 부조리한 것이, 마후유가 먼저 리즈와 후미노에게 사과를 한다면 몰라도 두 사람이 자기를 상처 입히고 무시한 마후유를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할 의무가 없다. 마후유가 어떤 마음으로 한 말이든 간에 어쨌든 학생에게 상처를 주었고, 상처 입은 쪽이 상대의 의도를 고려할 까닭은 없으니까. 그나마 리즈는 마후유 면전에서 손윗사람에게 하기엔 너무 무례한 태도로 날선 발언을 해댔으니 쌤쌤이라 치지만, 후미노는 마후유의 커뮤니케이션 무능함에 일방적으로 피해만 입었다. 이쪽에서 마후유를 이해하라고 할 이유가 없는 것. [13] 이 정체 시기에서 그 전까지 조연급인 마후유가 색기담당으로 구르면서 작품 제일의 인기 캐릭터로 급성장했고 또한 인기가 없어 히로인 탈락 얘기까지 나왔던 후미노가 마후유 다음가는 투톱으로 발돋움했는데, 따지고 보면 이미 공략 완료(...)라서 더 이상 이야기가 크게 진행될 여지가 많지 않은 우루카나 리즈에 비해, 제대로 썸을 타면서 한 발짝씩 특별한 감정을 품어가는 후미노의 서사가 그나마 보다 긴장감 있고 흥미를 유발할 수밖에 없다. [14] 사실 이 부분은 그냥 우루카 루트 자체가 워낙 조급하게 시작된 감이 있기 때문에 이 캐릭터의 문제라기 보다는 그냥 철저히 스토리 자체의 문제라고 밖에 볼 수가 없다. [15] 눈치가 없음, 잠을 많이 잠 [16] 이것도 후술할 멀티 엔딩의 경우 작가가 의도한것에 따르면 후미노를 메인 히로인으로 볼 지에 대해서는 철저히 본인의 생각이 맡긴 것이니 메인 히로인이 아니다라고 하기는 또 애매하다. 하나 확실한 건 가장 정상적인 엔딩을 낸 것은 후루하시 후미노라는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임팩트가 떨어지다는 것 역시 10화안에 엔딩을 내야하는 만큼 관계가 확 좁혀진 감이 없잖아 있어서이지 다른 엔딩들은 10화 안에 납득할만한 전개조차도 내놓지 못했다. [17] 해당 요소들 때문에 메인 히로인임에도 예쁘지 않고 못생겼다는 혹평이 적지 않다. [18] 원본은 그래도 갈색 치고는 그럭저럭 밝게 묘사된 편이나, 스캔본의 우루카는 사실상 흑인이다. 이것이 알려지기 전에는 수영을 왜 이렇게 까맣게 칠하냐는 비난도 적지 않았다. [19] 원작은 빨간색보다는 갈색이나 보라색 계통에 가까웠는데, 애니에서는 너무 밝은 빨간색으로 나왔다. [20] 다만 이는 굉장히 마이너한 의견이다. 후미노 파트에서 직접 반박했던 부분도 있고 애당초 후미노가 메인 히로인인 것을 감안해도 인기 순위로는 항상 2위를 차지하는데다 국사모 같은 대회에서는 오히려 마후유보다도 더 성적이 좋은편이였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다른 사례와 달리 유이가 미즈키는 문과라는 캐릭터성과 전혀 연관이 없고 오로지 흑발, 장발이라는 속성 하나만으로 엮은 것일 뿐인지라 억지스러운 의견이다. [21] 우루카와 마후유의 장점을 섞고, 덤으로 마후유의 나이 문제를 피하기 위함이다. [22] 아예 인기가 없는 건 아니었다. 히로인 5명 중에 3등, 메인 히로인 3명만 따로 떼내어 봐도 2등으로 중간은 갔다. [23] 우루카는 진로와 재능이 수영으로 일치한다. 초창기부터 나온 '진로와 재능 사이의 괴리'라는 작품의 주제에서 동떨어진 캐릭터인 셈. [24] 다른 히로인들과는 다르게 중학교 때부터 알고 지냈고, 우루카는 그 이전부터 연심이 있었는데 표현을 하지 못했다 정도만 나왔었다. [25] 물론 선생과 제자라는 문제 때문에 인기가 아무리 많아도 메인 히로인이 되긴 힘들 것이다라는 예측은 꾸준히 나왔었다. 그걸 무시할 정도로 인기가 있었긴 했지만. [26] 1화부터 등장했으며 자각은 늦었지만 그만큼 비중 있는 스토리와 과정을 보여주면서 당위성도 생겼다. [27] 히로인 중 마후유 다음으로 인기를 좋았고, 교사인 마후유와 달리 주인공과 이어져도 사회적으로 아무 문제 없다. [28] 그나마 후미노는 도둑 키스라도 시도했다가 딱 걸리고 하하호호하며(...) 사실상 마음을 접었는데, 너무 나이브한 전개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29] 우루카가 분량을 적게 받은 것도 아니었다. 그 분량의 대부분을 연심을 표현하는 데 실패하고 서로 약간 더 의식하는 정도의 러브코미디 전개로 다 써버려서 그렇지. 비슷한 분량을 받은 메인 히로인 두 명의 경우 본인이 진로를 택하게 된 계기나 가정사, 나리유키에게 연심을 자각하는 과정에 써서 정당성을 탄탄히 다진 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물론 우루카의 경우 이미 작중 시작 지점에서 진로의 고민이 없었고 연심을 자각한 상태였긴 하지만. [30] 5등분은 욕을 먹더라도 마지막까지 다른 4자매 전원이 포기하지 않은 듯한 모습을 보이고 굿즈도 5명 모두 내고 있다. [31] 거의 우동 안티파이다. 즉, 우동 엔딩보다는 낫다고 생각했던 것. [32] 그래서 자연스레 분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어 하나의 게임으로 퉁칠 수 있는 미연시하고는 달리 만화나 소설의 경우 권수도 압박적이고 위험 부담이 크기 때문에 주인공과 세계관은 동일하게 유지하되 히로인을 바꾸고 싶을 경우, 애초에 이런 경우 자체가 거의 없지만 굳이 그러고 싶을 경우에는 멀티 엔딩을 내는 대신 아예 스핀오프로 새로운 이름의 작품을 내보내는 게 일반적이다. 우공못으로 비유하자면 우공못 본편은 우루카를 히로인으로 삼아 150화로 깔끔하게 완결내고, 이후 히로인을 바꾸어서 '우리는 공부를 잘해' 같은 새로운 제목의 스핀오프작을 50화 가량 연재한다든가. 그런데 우공못은 그러지 않고 멀티 엔딩을 가진 하나의 작품으로 밀고 나가겠다는 것. [33] 비슷한 경우는 꽤 있지만 우공못과 일치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표적으로 2가지 예시를 들자면 분배 방식은 비슷한데 우공못과는 분량이 다른 케이스.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미연시가 이런 케이스에 속하는데, 1~141화가 본편이라면 미연시는 보통 각 히로인 루트는 고작 9화가 아니라 못해도 40화 이상의 분량은 된다. 다른 예시를 들자면 분배 방식도 분량도 비슷한데 우공못과는 달리 확고한 메인 히로인이 존재하는 케이스. 뭔 말이냐면 메인 히로인이 본편에서도 엄청난 비중을 자랑해서 메인 히로인 단 1명에게 모든 초점을 맞추고 다른 히로인들의 루트는 곁다리일 경우이다. 1~141화의 본편에서 메인 히로인이 끊임없이 존재감을 과시하고 142~150화는 메인 히로인 루트라는 이름으로 본편을 마무리하는 내용, 그리고 다른 히로인들의 루트는 내용도 빈약하고 9화 정도의 분량일 경우이다. 근래 작품들 중에서는 대표적으로 슈타인즈 게이트가 이에 속한다. 그런데 우공못은 그 어느 케이스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34] 특히 마후유 엔딩을 마지막으로 둔 건 100% 상술이라는 의견이 대세다. 애초에 이런 멀티 엔딩이라면 히로인의 등장 순서대로 오키타를 시작으로 코미나미를 마지막으로 내는 게 자연스러울 텐데 그렇지 않고, 다른 히로인들의 순서는 그렇다 쳐도 마후유가 마지막인 것은 마후유 엔딩을 먼저 내버리면 그것만 보고 손절할 사람들이 많을 것이기 때문이 아니냐는 추측이다. [35] 완결된 시점에서 살펴보자면, 단행본 17권이 우루카 엔딩, 18권 이후 각 1권씩이 각 히로인의 엔딩인 셈이 된다. 연재 당시 팬덤의 분노완 별개로 스키장 에피소드부터 우루카 엔딩 부분인 셈이라면, 멀티버스가 급조된 것이 아닌 듯하다. 퀄리티 논란은 쉴드 치기 어렵지만. [36] 제목에는 '멀티 엔딩의 문제점... 하지만 기대되는 이유'라고 되어 마치 좋은 점도 말할 것처럼 해놓았지만, 이 글에서 기대되는 이유라 써놓은 건 '어차피 개판이라 이게 그나마 기대된다'란 뜻이다. [37] 인기작이었던 니세코이가 질질 끌면서 당장 히로인 수가 6명이 되었음에도 히로인 탈락, 심경 변화의 묘사 부분에서는 나름의 당위성을 가진 것과는 상반된다. [38] 이전 단발형 에피소드에서 나왔던 유령 캐릭터로 오가타와 세키죠가 룸셰어 중인 집이 해당 에피소드의 그 집이라는 설정. [39] 특히, 상술한 것처럼 우동이라는 컨셉에 잡아먹혀서 스토리를 주도적으로 끌어갈 수 있는 여지를 상실해버릴 정도로 특징이 부족한 리즈가 이 문제점을 대표한다. 우동 타령을 제거한다 해도 리즈 역시 어느 정도 들이대볼 특징(팔불출인 아버지와의 갈등이라던가)이 없지는 않았으나, 작가 스스로 모두 걷어차버리고 새로운 외부인물을 끌어들여 주인공과 히로인을 배제한 새로운 갈등 구조를 형성한 것도 모자라 아무 연관도 없는 엑스트라까지 같다붙인 데서 독자 입장에선 버린 캐릭터 취급이라 받아들여도 이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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