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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26 19:48:08

설날/영어 표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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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LNY(Lunar New Year) 측 의견
2.1. 양력 설날 표기 방식과 CNY의 부조화2.2. 중국 이외의 국가들도 설날을 쓴다2.3. CNY는 문화공정에 취약
2.3.1. 외국 명절 이름과의 차이점
2.4. CNY 통용은 오리엔탈리즘의 소산2.5. 편의성과 엄밀성 사이의 균형2.6. 서방 주요 언론들의 LNY 지지
3. CNY(Chinese New Year) 측 의견
3.1. 설날의 기준은 시헌력3.2. 날짜와 풍습의 구분
3.2.1. 다른 사례와의 비교
3.3. 기원 표기에 대한 과도한 거부감3.4. LNY도 올바른 단어는 아니다3.5. 실제 사용상의 우세
4. 제3의 의견
4.1. Seollal 표기4.2. Korean New Year 표기

1. 개요

설날[1]의 영문 표기에 대한 논란이다. 크게 Lunar New Year을 지지하는 측과 Chinese New Year을 지지하는 측으로 나뉜다.

한편 영어 표기 대신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에 의한 로마자 표기 Korean New YearSeollal 등 제3의 표기법을 지지하는 경우도 있다.

2. LNY(Lunar New Year) 측 의견

2.1. 양력 설날 표기 방식과 CNY의 부조화

양력 1월 1일을 보자. 이 양력 새해의 기원이 되는 것은 그레고리력이다. 하지만 우리는 양력 1월 1일을 'Gregorian New Year'라고 하지 않고 단지 New Years Day라고 표현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시헌력 반포가 중국에서 이루어졌다고 해서 반드시 음력 설날을 'Chinese New Year'라고 부를 필요는 없다.

또한 CNY 지지 측은 기원 표기는 보편적인 명명법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율리우스력 그레고리력 모두 역법을 만들거나 반포한 사람의 이름을 본떠 '역법 이름'을 지은 것이지 '양력 설날'에 그들의 이름을 새겨넣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CNY는 '음력 새해'를 지칭하는 표기 자체에 기원을 명시했다. 이것은 같은 종류의 현상이라고 보기 어렵다.

즉, 양력 새해는 역법의 기원과 반포에 상관 없이 'New Years Day'라고 표현하면서 음력 새해는 'Chinese New Year'라고 표현하는 것은 일관성이 떨어지므로 CNY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

2.2. 중국 이외의 국가들도 설날을 쓴다

한국의 경우, 음력설은 서기 488년 신라 비처왕 시절 설날을 쇠었다는 삼국유사의 기록이 있으며 이후 고려 조선을 거쳐 현재까지 이어졌다. 일본은 현재 양력설을 쇠고 있어 본 논란에서 한 발짝 떨어져 있지만, 베트남은 여전히 한국처럼 시헌력에 기반한 음력설을 쇠고 있다. 이 외에 중화권 국가[2]들도 음력설이 공휴일인 곳이 많다.[3]

영어 위키피디아를 참조해보자면, Lunar New Year(설날) 이라는 큰 카테고리 안에 Chinese New Year(중국 설날), Korean New Year(한국 설날)[4], Japanese New Year(일본 설날) 등으로 각 국가별로 하위 분류시켜놓고 있으며, 이를 통칭하는 설날 자체는 Lunar New Year 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유엔에서 '음력설'을 '유동적 휴일'(floating holiday)로 지정하는 결의만이 통과될 때도 Lunar New Year로 정했다. #

한국 입장에서야 기본적으로 '설날' 하면 당연히 한국식 설날을 의미하는 만큼 따로 '한국식 설날'이라고 붙여 부르진 않지만, 설날이라는 문화가 없는 영미권에서는 설날을 기리는 동양 각국의 방식이 문화마다 다르므로 이런 식으로 국가별 설날을 세분화시켜놓은 것이다.
'ㅇㅇㅇ New Year'은 단순히 날짜를 의미하는게 아닌 그 날을 기리고자 하는 각 나라 마다의 고유한 '문화'를 의미하는 것에 가깝다. 따라서 'Chinese' 라고 환원시켜 버리면 다른 국가들을 무시하는 것이 된다.

게다가 같은 시헌력을 쓴다고 설날 날짜가 늘 일치하는 것도 아니다. 2028년 설이 우리는 1월 27일인데, 중국은 1월 26일이고. 1985년 설이 우리는 2월 20일이었는데, 베트남은 1월 21일이었다.

2.3. CNY는 문화공정에 취약

사실상 현실적인 가장 큰 문제. 본 논란이 나라 이름이 붙어있는 다른 단어의 사례와 다른 점은, 그 나라가 다름아닌 중국이라는 데 있다. 지금 현재도 국수주의 중국 네티즌들은 설날이 중국 춘절을 표절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CNY는 이러한 억지 주장의 근거로 사용될 수 있기에 유독 논란이 되는 것이다.

조선시대에 중국 시헌력 태음태양력의 표준으로 삼은 것은 맞지만, 한국의 설날과 중국의 춘절은 '음력 새해를 기린다'는 개념만을 공유할 뿐 이를 기리는 방식은 각각의 고유한 '문화'로 이는 엄연히 다른 문화이다.[5]

서구권에서 음력 설이 모두 Chinese New Year라는 인식이 생긴다면[6] 한국 설날의 풍습[7]을 비롯해 음력 설을 쇠는 모든 나라들의 문화들이 중국의 춘절에서 기원한 것이라 착각할 수도 있고, 중국의 문화공정이 노리는 바가 바로 그런 것이기에 경계해야만 하는 표기이다.

2.3.1. 외국 명절 이름과의 차이점

CNY 지지 측에서는 크리스마스 문화도 한국식으로 현지화되었으니 개명할 것이냐고 반문하고 있으나,[8] 이는 본 논란과는 결이 다른 문제이다. '크리스마스'는 애초에 날짜, 문화 모두 다른 나라에서 들어온 다른 나라 기원의 문화인 반면, 설날은 중국의 춘절과 기원이 다른[9] 한국 고유의 새해 맞이 문화이기 때문이다. 그저 날짜만 중국산 역법으로 계산할 뿐이다. 그러니 크리스마스와 개념이 달라 동일 선상에 놓을 수 없다.

2.4. CNY 통용은 오리엔탈리즘의 소산

일부 서구권에서는 '모든 음력 설날' = 'Chinese New Year' 라는 표기가 잘못 굳혀졌다. 이는 음력이라는 문화가 서양권에는 없다 보니까 이들 입장에서는 동양만의 독특한 문화인 것인데, 알다시피 동양 문화에 크게 관심이 없는 일부 서양인들은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 국가를 크게 세분화해서 각 국가별로 이미지를 가지기 보다는 그냥 '동양'이라는 하나의 큰 카테고리로 그 이미지와 문화를 뭉뚱그려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인구수가 많고 땅이 큰 중국을 동양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보편적으로 떠오르다 보니까 동양적인 것하면 무조건 중국으로 퉁치는 결과물인 것이다.

당연히 이는 스테레오타입, 오리엔탈리즘이며, 중국 외의 다른 아시아 국가들을 포함하지 않는 표현이기 때문에 정치적 올바름을 중시하는 서양권에서는 Chinese New Year 대신에 Lunar New Year을 쓰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Chinese New Year'라는 표현이 애초에 중국인들이 영어권에 자발적으로 만든 것이 아니며 서양 사람들의 무관심과 오리엔탈리즘에서 비롯된 표현에 가깝다. 중국인들이 직접 만들었다면 중국 내에서 압도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춘절(春節)'의 직역인 'Spring Festival' 혹은 역시나 널리 사용되는 '농력신년(農曆新年)'의 번역인 'Lunar New Year'를 골랐을 것이다. Chinese New Year라는 표현은 애초에 중국인들이 아닌 영미인들이 지은 것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

그러니 이제 와서 중국인들이 'Chinese'라는 단어에만 꽂혀서 이를 강요하는 태도는 역사와 맥락에 무지한 점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더욱 비웃음을 사게 되는 것이다.

2.5. 편의성과 엄밀성 사이의 균형

CNY 옹호 측에서는 시헌력 외에 다른 음력 역법도 많기 때문에 CNY와 LNY가 일대일로 대체될 수 없다고 주장하나, 그렇게 엄밀하게 따지면 문제없이 쓸 수 있는 단어도 몇 없어진다. 단어 표기에서는 대중성과 구분가능성이 중요하며, 대체어의 선정은 이를 고려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일례로 이슬람력(Islamic Calender)의 경우, 이슬람 국가 내에서도 나라마다 날짜 계산이 다르고 특히 수니파 시아파 사이는 꽤 다르다. 하지만 우리는 그냥 'Islamic Calender'로 표기하고 있다. 또한 'Thanks giving day'도 엄밀성이 들어가게 되면 영국은 'Lammas Day'고 독일은 'Erntedankfest'고 네델란드는 'dankdag'인 등 바리에이션이 다양하지만 우리는 그냥 추수감사절로 퉁친다. 이처럼 실제 언어생활에서는 '완벽한 것'보다는 '보다 나은 것'을 택해서 쓰는 것이 현실이다.[10]
물론 'Lunar new year'에도 중국의 시헌력이 음력의 기준이라는 중화사상이 있다고도 볼 수는 있으나, 간단한 범위 내에서 그나마 나은 명칭이며 'Chinese new year' 보다는 정확하다.

2.6. 서방 주요 언론들의 LNY 지지

현재 구글 트랜드에서 LNY보다 CNY가 더 우세하다고는 하나, 이는 언제든 뒤집힐 수 있는 상황에 불과하다. 각종 순화 단어나 신조어의 경우에도 언론과 방송 프로그램에서 지속적으로 노출시키다 보면 어느새 실생활에서 통용되곤 했다.

BBC 워싱턴포스트 등 영미권 유력 언론에서는 LNY를 사용하고 있으므로, 영어에 영향받는 서구권에서는 LNY의 점유율이 빠르게 늘어날 공산이 크다.[11] 이렇게 되면 CNY가 더 범용적이라는 주장도 힘을 잃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문화적 영향력이 강해짐에 따라 해외 매체에서 한국의 설날을 축하하며 LNY로 표기하는 경우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이며, 한국과 같은 한자 문화권이자 많은 인구를 가진 베트남도 마찬가지로 LNY를 사용하여 서방의 지지에 힘을 실는다.

3. CNY(Chinese New Year) 측 의견

3.1. 설날의 기준은 시헌력

같은 태음태양력도 조금씩 계산이 다른데, 현재 대한민국이 사용하는 음력 역법은 청나라 순치제가 반포한[12] 시헌력을 수입한 것이기 때문에 설날과 중국의 춘절이 겹친다. 조선에서 제작한 음력 역법으로는 세종대왕 때 만든 칠정산이 있었다.

청나라 시헌력뿐만 아니라 명나라 대통력, 원나라 수시력, 당나라 선명력 등이 계속 한반도에서 사용되었고, 당연히 1월 1일(설날)도 이러한 중국 달력에 근거한 달력의 첫날이었을 수밖에 없다. 달력 제작은 중국 황제의 고유 권한으로 여겨졌고, 한국사 주요 국가들인 고구려, 백제, 신라, 고려, 조선 모두 중국에서 달력을 받아 사용한 기록이 많다.

오히려 칠정산과 같은 한반도 자체 제작 달력이 예외에 해당한다. 그리고 그 칠정산조차 중국 달력과 뚜렷이 구분되는 스타일을 갖춘 달력은 아니며, 중국식 태양태음력 달력의 핵심이자 고유한 특징인 인위적으로 윤달을 삽입해 음력 새해 첫날을 24절기(양력)상 입춘 근처로 묶어두는 방식을 그대로 유지했다. 대신 보름달 등을 관찰하는 기준 지점만 한국의 위도 경도에 세팅한 것이다.

참고로 이렇게 기준 지점만 보정하는 것은 시헌력을 따르는 현대에도 마찬가지이다. 만약 보정하지 않을 시에는 중국보다 동쪽에 있는 서울 시점의 실제 보름달(만삭) 시점이 중국에서 받아온 달력상 보름일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다음날 00시 15분이거나 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서울 시점에선 당연히 그 다음날을 보름일로 보아야 하는데, 세종대왕이 칠정산을 만든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실제로 설날과 춘절 날짜에 하루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가 드물게나마 있는데, 바로 한국이 서울 기준 보름달 관측 시점을 근거로 보정을 가해 달력을 수정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삼국시대부터 현재까지도 중국식 역법에 기반해 설날을 계산해온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CNY라고 표현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 다만 오해하지 말 것은, 이건 단지 명칭의 문제일 뿐이지 중국의 역법을 수입해 왔다고 해서 설날이 반드시 중국 것은 아니며, 비슷한 예로 불교가 인도에서 들어온 종교라고 해서 고려시대에 제작된 수많은 불교 관련 문화유산들이 인도 것이 되지는 않는 것과 비슷하다. 애초에 'Chinese'는 중화 문화권을 의미하기도 하므로(Chinese Taipei 등), 중국 스타일 달력을 계속 고집하는 이상 당연히 '중화'라는 표현을 피할 길이 없다.[13]

3.2. 날짜와 풍습의 구분

당연하게도, 설날을 CNY라고 표현한다고 해서 한국 설날이나 베트남 설날이 중국 것이 되지는 않는다. CNY는 단순히 '시기'의 이름일 뿐 '풍습'의 이름은 아니기 때문이다. CNY에 중국은 춘절을 쇠고 한국은 설날을 쇤다고 말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

물론 Chinese가 붙는다는 이유로 중국 국수주의 네티즌들이 문화공정을 시도할 수 있으나, 그것은 문화공정을 비판하고 반박하면 되는 일이지 CNY를 척결해야 하는 이유는 아니다. CNY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문화공정이 잘못된 것이기 때문이다.

3.2.1. 다른 사례와의 비교

음력설이 중국에서 기원한 날짜는 맞지만 각국에서 독자적인 방식으로 기념하고 있으니 CNY가 틀리다고 한다면, 크리스마스 같은 다른 명절들도 한국에서는 기원과 다른 기념풍습으로 쇠고 있으니 명칭을 바꿔야 하는가? 그렇지 않다.

비슷하게 프렌치 프라이(French fries)는 한국인이 먹어도, 미국인이 먹어도, 중국인이 먹어도 전부 프렌치 프라이라고 표기한다. 기원이 프랑스 파리이기 때문이다. 물론 미국-프랑스 관계가 악화되자 본 논란과 비슷하게 미국에서 '프렌치'가 보기 싫다며 프리덤 프라이라고 바꿔 부른 적이 있기는 하나, 금방 원래 이름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 당시 개명을 주도했던 하원의원 월터 B. 존스는 그 일이 본인 정치 인생 최대의 오점이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CNY 역시, 동양권에서 쇠는 설이 중국식 시헌력으로 센 설이니까 'Chinese new year'가 됐을 뿐이다. 비슷한 예로 한자 역시 영어로는 단지 'Chinese character'라고 표기한다.

3.3. 기원 표기에 대한 과도한 거부감

전술했다시피, 어떤 문화요소의 기원이 중국이라는 것은 그 문화요소에서 파생된 모든 문화가 중국 것이라는 주장을 함축하지 않는다.

율리우스력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제정해서 율리우스력이고, 그레고리력은 교황 그레고리오 13세가 반포해서 그레고리력이다. 이처럼 기원을 밝히는 것은 흔한 명명법에 속한다. 현재 음력설은 중국식 시헌력으로 계산하므로 CNY로 표기하거나, 혹은 시헌력(Shixian calendar)에서 따와 Shixian new year라고 부르는 것이 합리적이다. 다만 시헌력의 인지도가 낮기 때문에 직관성을 고려해 CNY라고 부르고 있을 뿐이다. 사실 청나라 시헌력 뿐만 아니라, 명나라 대통력, 원나라 수시력, 당나라 선명력 등 최소 1500년 이상 사용된 여러 중국 달력에 따라 설날 날짜를 매번 도출해왔기 때문에, CNY로 표기하는 것도 이상할 것이 없다. 애초에 시헌력, 대통력, 수사력, 선명력 등등 달력은 이전 버전들의 개량판이므로 연속성이 있고 뒤늦게 청나라대에 이르러서 설날 개념이 생긴 것은 아니다.

LNY 지지 측은 양력 설날을 영어로 표기할 때 기원을 명시하지 않는다며 반론을 제기하고 있으나, 그것은 그레고리력의 세계적 영향력이 막대하기 때문에 굳이 '그레고리력으로 계산한'이라는 수식어를 표기하지 않아도 되는 것뿐이다. 그레고리력은 전세계 200여개 국가가 표준으로 채택한 달력 그자체(The 달력)인 반면 시헌력은 명절 날짜를 계산할 때를 제외하면 일상생활에서 잘 쓰이지 않는 역법이며, 영어권에서 '말이 필요 없을 만큼' 유명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렇기에 역법 이름을 표기해 주어야 한다.

애초에 이 점은 LNY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며, 둘 사이에 다른 점은 역법 이름을 나타내 주는 수식어가 무엇이냐뿐이다. 그런데 하술되어 있다시피 음력 역법은 시헌력 외에도 이슬람력 등 많기 때문에, 기원을 표기하지 않을 경우 다양한 음력 역법 중 어떤 음력 역법으로 계산한 설날인지를 알 수 없어지는 문제점이 생기게 된다. 그래서 기원까지 명시한 CNY가 쓰이고 있는 것. 고유 풍속이 다른 것과 별개로, 계산 방법과 달력의 출처를 밝히는 것 자체는 객관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는 일이다.

모든 음력이 24절기상 입춘 근처에서 새해 첫날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며, 애초에 음력은 354일밖에 안 돼서 365일 단위로 돌아가는 양력 1월~2월 사이로 매번 음력 새해 첫날이 도래하는 것 자체가 어색하고 부자연스럽다. 양력 1~2월 사이로 음력 새해가 도래하는 것은 인위적으로 윤달을 삽입하는 태음태양력에서만 가능한 일이며, 그중에서도 특히 양력 1~2월, 2월 초 입춘 전후로 음력 새해가 도래하도록 세팅한 달력은 중국이 만든 태음태양력, 삼국시대부터 지금까지 한반도에서 사용되는 당나라 선명력, 원나라 수시력, 명나라 대통력, 청나라 시헌력이다.

중국 스타일 태음태양력의 핵심이자 고유한 특징은 음력 새해 첫날이 24절기(양력)상 입춘 근처에서 시작하도록 인위적으로 윤달을 삽입해 조작을 가하는 것이다. 이는 달력을 만든 중국인들이 음력 새해 첫날을 동지가 아니라 입춘에다 붙여놓고 싶었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그렇게 만들어온 것이며 이때 음력 새해 첫날이 바로 춘절이다. 낮밤 길이가 크로스되는 동지나 하지에서 년이 교체되지 않고 굳이 양력 2월초 입춘 근처에서 새해를 시작하기로 한 것은 순전히 중국의 아이디어이고, 다른 음력 달력들 중에서 그런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고 중국의 태음태양력에서만 확인되는 명백한 중국식 달력의 개성이다. 24절기상 입춘 근처에서 시작되는 새해 첫날 아이디어가 중국에서 기원한 이상 이것은 CNY라 부르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 오히려 LNY로 할 경우 모든 음력, 태음태양력 달력상 새해 첫날이 1월말 2월초에 시작하는 것으로 오인할 수 있으며, 그러한 특징은 중국식 태음태양력에만 해당하는 것임을 CNY라 칭함으로써 구분해 밝힐 필요가 있다.

3.4. LNY도 올바른 단어는 아니다

CNY를 LNY로 대체하자는 주장은, 세계 여러 나라의 음력 역법을 모두 무시한 채 중국 역법만 음력 역법이라고 강요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있다. 인도 이슬람 문화권을 비롯해 음력 역법을 사용하는 곳은 많다.

사실 엄밀한 의미에서 Lunar New Year이라는 단어는 이슬람력의 새해만을 뜻해야 한다. 왜냐하면 동아시아의 역법은 윤달을 넣어서 음력과 양력간의 차이를 보완하지만, 이슬람력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달의 기울기를 따져 날짜를 계산한다는 음력의 본래 의미를 고려하면, 가장 순수한 음력은 설날도 춘절도 아니고 이슬람력의 새해 기념일이다.[14] 따라서 흔히 동아시아권에 퍼져 있는 태음태양력 새해는 직역시 ‘Lunar New Year’이 아니라 ‘Lunisolar New Year’이 되어야 한다. 물론 태음태양력도 중국식 시헌력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므로 이렇게 바꾼다고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애초에 이슬람력이 왜 이슬람력이라 불리는 지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상술했듯 이슬람력이야 말로 1년에 354일인 진짜 음력이다. 이슬람력의 새해 첫날이야말로 진짜 LNY일 것이다. 중국식 태음태양력에 따른 새해첫날이 LNY라면 이슬람력에 따른 LNY와 어찌 구별할 것인가? 태음력 중 하나인 이슬람력도 '이슬람력'이라 불리듯이, 태음태양력중 하나인 중국식 태음태양력도 이걸 중국식 태음태양력이라 불러야 하지 그냥 단순히 '음력'이라 통칭하는 것부터가 객관적으로 문제가 있는 표현이다. 오히려 이슬람력 등 다른 모든 태음력, 태음태양력들을 무시하고 멋대로 중국식 태음태양력을 음력의 기준으로 삼아버리는 오만한 표현이다. 역설적으로, 춘절 또는 설날을 Lunar new year로 표현하는 것이 태음태양력 음력의 차이를 무시할 뿐만 아니라 음력 = 중국 시헌력으로 동치시키는 것이라 중화사상이 들어가 있다고 지적받을 수 있다.

3.5. 실제 사용상의 우세

미국 활자 신문 아카이브 # 에서 검색해 보면, 1963년 까지 CNY는 7700건인 반면 LNY는 77건이다. 그나마 LNY는 다른 문화(유대인 등)가 혼재되어 있다.

구글 트렌드에서도 마찬가지이다. # 공식적으로 LNY로 부르라는 미국조차 현실은 아직도 5:5 정도고 캐나다는 약 3:2, 영국은 약 10:3에 불과하다. 영어만 쓰는 영미권으로 한정해 봐도 그냥 CNY로 불러왔음을 알 수 있다.

4. 제3의 의견

4.1. Seollal 표기

애초에 Chinese New Year와 Lunar New Year 둘 다 영어를 사용하는 서구권 문화 사람들이 단숨에 이해하기 쉽게 애매한 어휘를 사용해 버려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오히려 중국이나 한국에서는 중국신년 또는 음력신년이라는 어휘를 사용하지 않는다. Seollal이나 Chunjie라는 고유명사를 배경지식없이 쉽게 다른 문화권 사람들에게 설명하기 위해 설날과 춘절에 행해지는 문화적 특성에 중점을 두는게 아니라 "날짜"에 중점을 두고 New Year라는 애매한 어휘를 사용하게 되니 결국 Chinese New Year다, Lunar New Year다, 중국의 문화공정이다, 한국이 중국 문화를 훔쳐간다 등등의 주장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15] 날짜는 단순히 시간을 표기하기 위한 표기법이기 때문에 그 누구의 것이 될 수 없다. 우리가 역으로 크리스마스를 고유명사로 받아들이듯이 타 문화권 사람들에게도 Seollal이라고 고유명사를 그대로 사용하도록 하면 CNY와 LNY의 논란 조차 없어지게 된다. 추석이 그대로 음차되어 Chuseok이라고 표기되듯이 설날 또한 Seollal이라고 음차하면 한국 고유문화라는 것이 바로 보여지게 된다. Seollal을 모른다면 그 이후에 따로 부연설명이 들어가는 형식으로 해야지 타 문화권을 특별히 생각해서 번역을 할 필요는 없다.

4.2. Korean New Year 표기

현실적으로 외국인들에게 고유명사만 제시하는 것은 한국 문화의 이해에 있어 진입장벽이 될 수도 있다. 삼일절을 "Sam-il-Jul" 이라고 쓰는 것보다 "March 1st Independence Movement Day"[16] 라고 쓰는 것이 한국이 왜 3월 1일을 기념하는지, 한국인에게 삼일절이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외국인에게 더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한국의 설날을 Seollal 대신 Korean New Year를 내세우는 것도 설득력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Korean New Year를 채택한다면 Chinese New Year와 Lunar New Year 각각에서 지적받는 논란 모두에서 벗어날 수 있다. 비슷한 사례로, 한국 동해의 경우 일본에서는 일본해라고 표기하여 갈등을 빚고 있지만, 과거 고지도를 살펴보면 동해를 '조선해' 또는 '한국해'로 표기한 지도들이 있다.

중국의 춘절과 한국의 설날이 날짜가 대부분 겹치는데 굳이 Korean New Year를 쓸 필요가 있냐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시간대를 보면 한국과 일본은 똑같이 서머타임 없는 UTC+9를 쓰고 있음에도 한국 표준시(KST)와 일본 표준시(JST)를 따로 쓰고있다. 한국과 일본이 시간대가 같고 한국보다 일본이 국력 측면에서 앞선다고 해도 한국이 굳이 '일본 표준시'라는 표기를 쓸 이유는 없는 것이다.

영문 위키피디아에서는 설날의 표제어로 해당 표기를 채택하고 있다. #


[1]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설날'은 '양력 설날(신정)'과 '음력 설날(구정)'을 동시에 의미하지만,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개념은 음력설이므로 본 문서에서는 편의상 음력설을 설날이라고 지칭한다. [2] 홍콩, 마카오, 싱가포르 화교들이 정착한 동남아시아 국가 [3] 다만 이런 나라들은 CNY에 특별한 거부감을 느끼지 않을 공산이 크긴 하다. [4] 위키피디아 본문에도 나오지만, 한국식 설날은 '설날'을 고유명사로써 그대로 발음표기해서 "Seollal" 이라고 쓰기도 한다. [5] 쉽게 말해, '음력 새해'라는 상위 개념에서 '한국의 설날'과 '중국의 춘절'이 각각 파생된거지, 한국 설날이 중국 춘절에서 파생된 게 아니라는 소리다. 애초에 같은 동양권에서 역사적으로 음력 새해 개념이 통용된 게 '베꼈다'는 주장부터가 어불성설이다. [6] 다만 서구권에서는 과거부터 계속 CNY로 불렀고 LNY가 대두된 것은 최근이긴 하다. 물론 중국의 문화공정이 본격화된 것도 얼마 안 되긴 했지만. [7] 한복, 떡국, 윷놀이 등의 고유문화 [8] 크리스마스도 어차피 언어마다 명칭이 다르다. 프랑스어로 Noël, 스페인어로 Navidad. 이걸 American christmas, English christmans, French christmas 등 특정국가 이름을 붙여 부르면 다른나라들은 당연히 반발할것이 당연하다. [9] 애초에 신년 기념 풍습은 모든 문화권에 있다. [10] 일단 추수감사절이라고 쓰는 것이 추석이라고 쓰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11] 서양인들은 설날을 쇠지 않으므로 언론 등에서만 음력설을 접하게 되는데, 이때 언론이 LNY를 밀면 그대로 표준화되기 쉽다. [12] 다만 제작 실무자는 아담 샬이었다. [13] 일본의 경우에는 신정으로 완전히 전향했기 때문에 본 논란에서 자유롭다. [14] 참고로 2023년 올해 기준 이슬람력의 새해는 2023년 7월 19일이다. [15] 음식 파전을 Pajeon 대신 Korean Pancake라고 하게 되면 타 문화권 사람들은 팬케이크에 초점을 두고 파전이 팬케이크와 비슷한 음식일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파전은 짠 음식이고 팬케이크는 단 음식인 만큼 납작함 하나 빼곤 완전히 다른 음식임에도 불구하고 타 문화권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중점을 잘못 둔 케이스에 속한다. [16] 3월 1일 독립운동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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