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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02 15:49:13

보조출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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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활용법3. 배우 데뷔의 길이라는 오해4. 기본적인 업무 방식5. 넘치는 수요에 비해 저렴한 대우
5.1. 일용직 근로자와의 비교5.2. 군인 동원의 사례5.3. 언론 매체의 관련 보도
6. 해외의 경우7. 엑스트라 관련 기네스 기록8. 엑스트라 경험이 있는 연예인9. 사건사고

1. 개요

드라마, 영화 등의 영상물로 제작되는 작품에서 특별한 배역이 주어지지 않는 출연자를 뜻하는 말로 단역에서 엑스트라까지 포함한 개념이다. 단역일 경우 스토리의 영향성이나 연관성을 주기도 하지만 엑스트라일 경우 전혀 그러지 못하는 지나가던 행인이나 군중 정도의 역할을 맡는다. 분류가 아르바이트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연기 활동이라기보다는 아르바이트에 가깝고[1], 일 자체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진 21세기 이후에는 특히 그런 편이다.[2][3]

2. 활용법

보통 극의 주변 배경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쓰인다. 사극 촬영에서 전쟁을 치르고 난 후의 고통을 표현해야 하는데 주, 조연 장군 몇 명만이 고뇌하기만 하면 그냥 장군 몇몇이 머리 싸매고 있는 정도로 밖에 안 보인다.[4] 그래서 엑스트라 배우들을 기용하여 헐거워진 군복을 입히고 상처처럼 보이는 분장들을 하고 전쟁을 치르고 난 후 앓아 죽어가는 병사들의 모습들도 재현해냄으로서 극의 몰입감을 증진시키는 효과가 있다. 또한 전투 장면에서 장군 몇 명이 일기토만 하고 끝나면 전투가 아니라 그냥 동네 건달들끼리 현피뜨는 것 같아 뭔가 조잡하기 때문에 많은 병사들이 장군의 지휘를 받으며 싸우는 모습을 표현하여 진짜 전투처럼 보이게 하는 효과를 내기 위해서도 보조출연자는 필요하다.

혹은 과거, 미래 등 다른 시대의 도심에서 촬영을 한다고 하는데 주연 배우와 조연 배우만 있으면 이게 사람 살던 장소는 맞는지 그냥 유령 도시 같은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만 조성 된다. 즉, 사람 사는 느낌을 내주기 위해 엑스트라들을 기용하여 이리저리 움직이게 하거나, 그에 그치지 않고 특정 행동(카페 내에서 식사를 한다든지)들도 주문하여 사람 사는 곳이 맞다는 느낌이 나도록 행하는 것이다. <TV가이드> 1981년 8월 1일자 제5호 기사 'TV 엑스트러의 세계(전의식 기자)'에 따르면 계층도 다양하여 1981년 기준 한국방송예술용역친목회 회원들 중 70%가 고졸이고, 장교 출신, 퇴직 공무원이나 교사, 여대 출신 부인, 아르바이트 여학생 등도 가입되어 있었다. 또한 100일도 안 된 아기부터 노인층까지 연령층도 다양했다.[5] 1995년 8월 27일자 MBC <시사매거진 2580> '엑스트라의 꿈(정관웅 취재)' 편에서도 보조출연자의 하루 일과를 엿볼 수 있다.

일반적인 보조 출연 행태는 아니지만 팬 서비스 차원에서 연예인이나 스포츠 팀 같은 타 분야의 유명인들을 대거 섭외하기도 한다. 1994년작 MBC 미니시리즈 마지막 승부에서는 국가 대표 농구팀으로 그냥 당시 인기 만점의 농구 팀인 연세대학교 농구부를 단체로 보조 출연자로 섭외했고, 1995년작 MBC 특별기획 <제4공화국>의 공수부대 수중침투 훈련 씬에선 자사 공채 신입사원 76명 전원을 연수 차원에서 보조출연자로 썼다.[6]

또한 보조출연자로 매우 재미있는 장면을 연출하는데, 역사에의 초대 임진왜란 탄금대 전투 씬을 보면 진행자인 신승수 영화감독이 한 보조출연자를 붙잡더니 "너 왜 수염을 이 따위로 붙였어?"라고 갈구자 그 보조출연자는 "나 안 할래요!"라며 툴툴거리고 그냥 집에 가는 묘사를 했다. 충주로 내려가는 신립 장군의 휘하 병력들이 중간에 탈주하는 장면을 묘사했는데 최대한 재미있게 묘사하려고 제4의 벽 기법을 활용한 것이다.

어린이/청소년 드라마는 연기학원생 외에 특정 학교의 학생들을 보조출연자로 쓰기도 하며, <전우> 같은 1970~80년대 반공/전쟁영화 혹은 드라마의 경우 현역 군인들을 보조출연자로 쓰기도 했다.

영화/드라마 같은 분야 외에도 뮤직비디오를 촬영할 때도 보조출연자를 섭외하는데, 이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높은 만큼 단순한 보조출연자 보다는 무용, 가창 등 특별한 기술을 가진 전문가들을 보조출연자로 기용하는 편이다.
토이박스의 싱글 세일러 송의 뮤직비디오.
상선 선원 역할로 많은 보조출연자들을 고용했는데 이들은 연기 뿐만 아니라 합창도 같이 담당했다.

3. 배우 데뷔의 길이라는 오해

'단역 배우도 배우다' 같은 사전적인 정의는 무의미하다. 의도적으로 단역 배우만 하는 경우는 없으므로 '단역 배우'라는 존재가 있다면 직업으로서의 배우라고 볼 수 없다. 기본적으로 대사가 주어지지 않거나 주어지더라도 단순한 몇 마디에 불과하기 때문에 같은 시간에 단편 영화를 출연하거나 직접 촬영하는 것보다 오히려 수련적인 측면에서는 효율이 떨어진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영상 촬영 자체가 대학 영상학과생이나 학교 방송/영화동아리 회원이 아니라면 일반인은 꿈꾸기 힘든 일이라서 카메라 앞에 서기 위해서라도 보조 출연부터 하는게 당연했고, 캠코더는 있어봤자 개인 일상풍경 찍는 데에나 쓰였다. 2010년대 이후 누구나 스마트폰만 있으면 간단한 단편 영화를 찍는게 가능하기 때문에 보조 출연을 통해 배우 수업을 하겠다는 생각의 가치는 더욱 떨어졌다. 현장에서 연출진 눈에 들어서 어떻게 뜰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것도 오디션 통로가 다양하고 활발한 요즘에 와서는 열정만으로 모든 게 가능하듯 굴었던 구시대적 사고 방식에 불과하다.

어렴풋이 배우가 되기 위한 출발점처럼 여겨지지만 그렇지 않다. 직업인으로써 자리 잡은 배우들이 무명 시절 단역(보조출연)을 많이 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게 단역(보조출연)을 많이 한다고 해서 배우가 될 수 있다는 방증은 아니다. 경력에 남지 않는[7] 개인적인 경험 수준으로만 접근해야 하는 일이라 아르바이트에 가깝다. 배우를 꿈꾸지 않는 일반인들도 단순 아르바이트로서 접근하기가 훨씬 수월해진 최근에는 더욱 그렇다.

연기학원 강사들이나 대학교 연극영화학과 교수들도 굳이 데뷔를 목적으로 보조 출연자를 하거나 유사 경로인 재연배우를 할 필요는 없다고 충고한다. 보조 출연이나 재연배우 일에 익숙해지는 순간 오히려 연기를 공부하고 연습할 기회를 놓치고 타성에 젖어 쉽게 고착화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기 학원이나 연극 영화 학과를 다니다가 실전을 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조 출연이나 재연 배우 출연으로만 빠져버리는 경우가 꽤 있다. 이런 사람들을 결국 사극에서 “장군 큰일났습니다!” 같은 대사만 해대는 부하1만 반복하면서 만족감을 얻는 함정에 빠지게 된다. 신분 분류 상 배우는 한 번 출연 때마다 기본 100만원 이상을 줘야 하지만 보조 출연자는 단 돈 몇 만원으로 끝낼 수 있어 평소 눈여겨본 보조 출연자 중에서 골라 이런 대사 있는 단역을 시키는 경우에 불과함에도, 엑스트라 대우에 길들여져 있던 입장에서는 마치 연출진의 간택을 받아 배우의 길을 향해 한발짝 올라선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당연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배우 데뷔를 하기 위해서는 연습생(문하생)을 하는 게 보통이다. 과거에는 극단에 들어가 그 문하에서 막내 생활을 하며 차근차근 위로 올라가는게 일반적이었고, TV 탤런트 극회가 일반화되던 시절에는 방송사에서 연수 과정을 거쳐야 했다. 최근에는 처음부터 배우로 키우든 나중에 배우로의 전업을 염두에 둔 아이돌로 키우든 일단 기획사에 들어가 연습생을 시작하려고 하는게 일반적인 배우 지망생들의 사고 방식이다. 연습생을 할 정도로 외모가 출중하지 않거나 극단 문하생을 할 정도로 구속감을 견딜 만한 성격이 아닌 경우라도 상술한 바처럼 단편 영화 오디션을 보러 다니거나 직접 단편 영화를 촬영하는 편이지 배우를 하기 위해 보조 출연을 한다라는 생각부터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보는게 맞다. 결론적으로 보조출연자 생활을 배우가 되기 위한 입문 과정으로 대하는 것은, 배우지망생이 아닌 아르바이트형 보조출연자들이 많아지고 다른 배우 입문 경로도 다양한 21세기 기준으로는 어불성설에 가깝다.

4. 기본적인 업무 방식

보통 사극 촬영 같은 경우 꽤 힘들기는 하지만, 현대극 촬영 같은 경우는 웬만하면 거의 쉬면서 보낸다. 대규모신이 아닌 이상 엑스트라 아르바이트가 하는 일의 대부분은 앉아서 시간 때우기다.

하지만 이것도 함정인 게, 사극은 업무시간이 길어 그나마 돈을 많이 벌지만 현대극은 업무시간이 극단적으로 짧다. 축구경기에서 관중 역할[8]을 하는 것이 아닌 이상, 사람도 많이 쓰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일일 근무시간이 진짜 길어야 2~3시간이다. 현대극은 셋트장에서 배우들끼리만 하는 촬영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보조출연자를 많이 안 쓴다. 현대극에서 보조출연자가 많이 나오게 하려면 대규모 싸움 장면이 나와야 하는데 복수혈전 수준은 되어야 한다. 반면 사극은 벌판에서 맨날 전쟁을 하는 씬이나 궁궐에서 환관 궁녀가 많이 모여있는 씬[9] 위주로만 촬영하기 때문에 사람이 엄청나게 많이 필요해, 보조출연자를 많이 고용해야만 한다. 주로 연기자들이 장군, 보조출연자들이 졸병을 한다. 현대극은 시간과 인원의 제한이 매우 큰 탓에, 현대극만으로 보조출연을 하기엔 생계 유지가 불가능한 수준의 돈 밖에 벌지 못한다. 그래서 현대극 편한 줄 알면서도 대부분 사극에 나오는 것이다.

보통 아침에 도착을 해서 본인 옷이 아니면 의상차에서 의상을 받고 소품팀에게 소품을 받은 다음 어디 실내 같은데 혹은 보조출연 버스나 승합차 안에서 쭉 기다리거나 휴식을 취하다가 반장이 부르면 나가서 서성 거리면서 걷다가 다시 돌아와서 기다리는 게 다반사다.

의상이 따로 배부되지 않고 본인 옷을 입어야 하는 경우에는 지부장이 지시한 종류의 옷이 없으면 출근 자체를 못한다. 영화의 경우 현장 박치기로 고용되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구인 광고라든지 하는 식으로 엑스트라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과 캐스팅 담당 제작진들을 연결시켜주는 곳이 있다. 드라마의 경우에는 현장 박치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전적으로 보조 출연 업체를 통해 소개를 받는다. 1961년에 결성된 '한국예술방송용역친목회'라는 조합을 중심으로 동원을 주도해 오다 1984년에 베테랑 엑스트라 권귀남 등을 중심으로 '한국방송예술용역'으로 법인화했고, 1988년에 '한국예술'로 사명을 바꾸어 1990년대까지 한국 보조출연계를 독점해왔으나, 이후 한국예술 지부장 출신들이 독립해 한강기획, 태양기획, 대웅기획 등을 설립했다. 다만 대웅기획은 사극을 전혀 하지 않았고 한국예술 역시 2014년 4월 결국 부도났다. 그 외에 MTM 같은 연기학원에선 실습 명목으로 각종 프로그램에 보조출연을 시켜주기도 하는데, 일당 대신 교통비를 준다. #

이들은 촬영할 때마다 일지를 수거해서 그것을 각 지부별로 나눈 뒤 지부에서 통합 관리를 한다. 사무실을 KBS 본관 인근의 천막으로 대신하는 서울예술을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은 보통 10개가량의 지부를 두고 있으며, 각 지부별로 인원을 관리하며 일을 주게 되어있다. 보조 출연자들이 일을 한 것에 대해서는 일지를 모아서 월급을 주는데, 보통 다음달 말일이나 익익월 1일에 입금된다. 안 그래도 월급이 짠데다가 그 돈을 받으려고 몇 개월을 기다려야 하니 차라리 그냥 일반 직장에 들어가는 게 나을 지경이다.[10] 문제는 외주제작사의 대작이 흥행에 실패할 경우 주연이나 비중있는 조연 출연료도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니 엑스트라는 말 그대로 손가락만 빨고 있는 편이다.

2015년 10월에는 행사를 전문적으로 하던 한국의장이 주요행사가 취소되는 여파로 보조출연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부도가 나서 하청업체들은 한국의장에 투자한 3,000만원 가량을 못 받을 지경에 처해졌다.

5. 넘치는 수요에 비해 저렴한 대우

수요가 넘치는 만큼 공급도 넘치기 때문에 씬에 직접 관여하는 단역을 맡는 것은 일부의 행운이거나 노력의 결과에 불과하며 엑스트라를 맡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보조출연자 = 엑스트라'로 여겨진다.

현대극보다는 군중씬이 많은 사극에서 수요가 많은 편이다. 특히 전쟁씬에서 주연급 장군의 지휘에 움직이며 화면을 채우는 '병사들'로 많이 나온다. 일용직 노동 속칭 노가다와 다를 바 없는 혹은 더 못한 직업이며, 촬영 시간 보다 대기 시간이 더 긴 일인 만큼 효율적인 측면에서는 돈을 버는데에 있어서는 노가다 보다 훨씬 더 형편없는 일이다. 노가다는 목표치가 있기 때문에 그것만 마치면 되지만 보조출연자는 제작진들과 비전을 공유하는 입장이 아니기 때문에 목표치 자체를 알 수가 없는 상태로 시키는 대로 해야만 하기 때문이며 대기가 길기 때문에 여름에는 무더운 더위를 견뎌야 하고, 겨울에는 추위를 견뎌야 하는 상황이 다반사다.

그러다 보니 보조출연으로 투입되어야 할 장면이 촬영되지 않으면 퇴근 없이 무한정 기다리는 게 보통이다. 11시 20분 땡 하면 바로 식사를 한다거나 하며 시간을 준수하는 현장이 늘어난다고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한묶음으로 여겨지는 보조 출연자들의 경우에는 일일이 챙김을 받을 수가 없어서 씬의 촬영이 끝나지 않으면 밥을 못 먹는 경우가 더 많다. 점심 식사를 오후 3시에 하더라도 늦은 편이 아니다.

KBS 공영방송의 타이틀이 있다보니 어지간하면 아침, 점심, 저녁을 칼같이 먹이려고 애쓰는 편이다. 대체로 아침은 7시[11], 점심은 12시, 저녁은 18시 정도면 먹이는데 씬이 꼬이지 않는 한 지켜진다. 준공영인 MBC SBS같은 민영방송의 경우는 그렇지 못한 편인데, MBC의 경우 심하면 오후 4시에 점심 겸 저녁 식사를 하게 된다.

기본적으로 식사 시간이나 휴식과 관련한 기본적인 제공이 박한 일이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은 사람값이 헐값인 시장이라 그런 것이다.

단역(보조출연)도 배우의 길라며 영혼이라도 갈아넣을 열정으로 무작정 매달리던 배우지망생들만 넘쳐나던 과거와 다르게, 가벼운 마음으로 투잡을 겸한 아르바이트나 경험 삼아 일하는 사람들도 늘어나면서 그들을 통해 아르바이트로써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거나 굳이 견디지 않고 일을 그만두는 사람들이 쉽게 나오게 되었고,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기 때문에 제작스튜디오들 측에서도 조금씩 보조출연자들의 처우에 대해 신경을 쓰기 시작하게 되었다.

5.1. 일용직 근로자와의 비교

보조 출연자가 일용직 근로자 보다 돈을 더 적게 버는 이유는 식사, 이동, 휴식, 숙박 관련 비용이 열악하게나마 제공이 되는 일용직 근로자의 경우와 달리 보조 출연자의 경우 대부분이 자비 부담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단순 급여 명세서 상으로는 보조 출연자가 일용직 근로자 보다 많이 버는 듯 보이지만 실상은 더 적게 버는 셈이 된다. 여기에 하루 평균 노동 시간이 일용직 근로자 보다 보조 출연자 쪽이 더 길어서 전체 수입이 더 많아 보이는 착시 효과도 있다.

그나마도 지부장이 맘에 들어하는 보조 출연자나 매일 일을 얻지, 그렇지 않으면 심하면 일주일에 하루 밖에 출근을 못할 수도 있어서 고용 안정의 측면에서도 일용직 근로자 보다 못하다. 전술한 <TV가이드> 기사에 따르면 1980년대 초반 보조출연 업체가 조합 형태일 적에는 2년 정도 정회원으로 일해서 포장마차 등을 꾸리려고 그만두는 경우도 있었다. 단적인 예로, 사극 촬영 보조와 우편 집중국 상하차를 비교 하면 후자 쪽이 좀 더 낫다. 일반적으로 상하차 아르바이트가 얼마나 힘든 일로 취급받는 지를 생각해보면 보조 출연 환경이 얼마나 안 좋은 아르바이트인지 알 수 있다. 근무 시간과 처우, 급여 무엇을 따져도 일용직 근로가 낫다.

사극 촬영 같은 경우 갑옷 입고 칼을 차면 무게가 상당하다. 여성 보조 출연자 역시 수염을 붙이는 정도는 하지 않지만 인원이 안 맞으면 땀내 나는 갑옷을 입히고 연기를 시키기도 한다. 신분에 따라 추운 겨울에 물 다 새는 짚신을 신고 눈밭을 돌아다니거나 뜨거운 여름에 땡볕에서 갑옷을 입고 돌아다녀야 하는 일이 다반사인 것이다. 바다가 배경일 경우 차디찬 바닷가에 뛰어드는 것도 대부분 보조 출연자의 몫이다.

MBC 드라마 선덕여왕이 방송 될 당시인 2009년 말에만 해도 보조 출연자들이 밤에 출연자 대기실에서 잠을 잘 수 있었고 겨울에는 난로 사용도 가능했다. 하지만 2013년에는 이게 너무 열악해져서 기황후 드라마를 촬영할 때는 아예 출연자 대기실에 보조 출연자를 출입하지 못하게 막아놓았다.[12] 각시탈 드라마를 촬영하던 도중 보조 출연자 한 명이 교통 사고로 사망하는 사건을 계기로 보조 출연자 노조를 결성했으나 보조 출연자의 근무 조건은 오히려 더욱 열악해졌다. 특히 보조 출연 하청의 맨 끝자락은, 정말 별의 별 곳으로 불려간다. 지친 육체와 인간적 모멸감에 영혼까지 탈탈 털리고 돌아올때 새벽의 찬바람은 더욱 차다.

그나마 최저 임금 상승과 사회 전반의 노동자에 대한 인식 전환 덕분에 수입과 처우가 개선된 편이다. 2019년 기준으로 기본 일급이 66,800원(8시간+휴게 1시간)이며 9시간 초과 시, 시간 당 1.5배로 12,525원, 밤 10시~새벽 6시 까지는 야간 수당이라 2배로 계산 되어 16,700원씩 불어난다. 촬영 종료 시간에 따라 매끼마다 식비 6,500원, 새벽 집합과 새벽 해산일 경우 야간 교통비 8,500원, 지방 촬영일의 경우 지역비가 7,000원~28,000원까지 추가된다. 또한 출발지에서 촬영지까지 이동하는 시간도 일하는 시간에 포함 된다. 간단히 설명하면 아침 7시에 출발하여 저녁 8시에 끝날 경우 66,800원 + 19,500원(아침/점심/저녁 식비) + 연장 수당 50,100원(4시간 초과)로 136,400원의 일급이 나온다. 만약 낮부터 새벽까지 촬영하는 밤샘 촬영이라면 야간 수당 때문에 금액이 훨씬 불어나 20만원 이상의 금액인 경우도 적지 않다. 긍정적으로 보자면 현실적으로 학벌이나 자격증 등 진입장벽 없는 직업 중 가장 높은 임금 수준이라고 볼 여지는 있다.

사극의 대부 이병훈 PD가 쓴 책을 보면 이들 업체들은 엑스트라가 받는 돈에서 10~20% 정도를 떼간다고 했는데, 하청이 아닌 본사의 경우 수수료가 없다. 본사에서 일을 다 구하지 못해 넘기는 2차 하청의 경우나 주급으로 받는 경우만 10% 수수료를 떼간다. 그리고 일당도 세지 않은 편이 대부분이다. 좀 더 자세히 말하면, 새벽 6시 반쯤 출근해서 밤 12시를 꼴딱 넘긴 시간에 퇴근해봐야 일당은 7~9만원 안팎밖에 되지 않는다.[13] 업체마다 세세한 것은 다르지만 일당이 10을 채 넘기지 못하는 것은 거의 공통이라고 봐도 될 수준. 거기다가 업체에서 수수료로 때가는 돈도 상당한 편이고(대체적으로 이 수수료 액수에 따라 업체의 급료가 결정된다.), 식사 역시 자비로 해결해야하기에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얼마 되지 않는다. 네임밸류도 없고 한두컷 정도만 쓰이고 끝나는게 대부분이다.(그 이전에 네임밸류가 있으면 이미 조연이나 주연급일 것이다.) 다만 2019년 현재는 하청에서 일하지 않는 이상 수수료가 떼일 일도 없으며 시급이 오른 이후 12시간 이상 일할 경우 무조건 13만원 이상이다. 또한 1~2시간만에 촬영이 끝나도 66,800원이 무조건 지급된다. 이럴 경우 현장에서 '꿀 빤다'라고 표현한다. 2시간 일하고 6만원 이상을 벌 수 있는 아르바이트로는 거의 유일무이하다.

참고로 영화는 일당 일급이 당일지급이라 드라마마냥 몇 개월 몰아서 주는 경우가 없어 떼이지도 않으며 정말로 노가다와 똑같은 출퇴근 커리큘럼이라서 열심히만 나와준다면 계속 일할 수 있다. 드라마는 출퇴근 여부가 지부장에 의혀 결정되기 때문에 일하기 싫어도 일해야 하는 반면 일하고 싶다고 일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5.2. 군인 동원의 사례

위에서 얘기했듯 반공 영화/드라마가 꽤 인기 있었던 군사 정권 시절에는 현역 군인들을 엑스트라로 동원하는 일이 많았다. 적당히 간식 하나 주고, 작업 빼주는 식으로 무상 동원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병장 특유의 땡땡이 치기 등으로 말이 많아서 차라리 돈을 조금 주더라도 전문 보조 출연자를 선호하기도 했다.[14] 이렇게 동원되어 보조출연자를 한 사람이 나중에 배우가 되기도 했는데, 일례로 김형일은 현역병 시절 영화 아벤고 공수군단의 보조출연자로 부대 전체가 동원되었는데 김형일 본인은 이거에 맛들려서 제대한 이후 배우 지원을 해서 배우로 데뷔해 평생 직업이 되었다.

사실 대작 전쟁 영화에서 군인을 동원하는 건 다른 나라에서도 마찬가지인데 러시아의 전쟁과 평화, 워털루 등의 영화에서는 코사크 출신의 병사들이 동원되었고 머나먼 다리나 사상 최대의 작전에서도 현역 군인들이 대거 엑스트라로 동원되었다. 84부작 삼국지에서도 중국 인민해방군 5000명(2개 연대 규모)을 동원해서 촬영했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 브레이브 하트에서는 아일랜드군이 엑스트라로 동원되었다.

5.3. 언론 매체의 관련 보도

2010년 9월 5일자 MBC <시사매거진 2580> '단역이란 이유로(신기원 취재)'에서 다룬 바 있었고, 2013년 한겨레신문 기자가 보조 출연자로 위장 취업해서 이들의 실상을 낱낱히 밝혔다. 그런데 하나같이 살인적으로 가혹했다.

이외에 또 다른 읽어 볼 만한 체험기가 더 있다. 태조왕건 엑스트라 체험기 스포츠조선 기자의 주몽 엑스트라 체험기 스포츠조선 기자의 자명고 엑스트라 체험기

6. 해외의 경우

중국은 인구가 차고 넘치는 관계로 인건비가 저렴해서 다른 나라에서는 상상도 못 할 정도의 어마어마한 양의 엑스트라들을 동원할 수 있다. 당장 중국의 전쟁 관련 영화[18]를 보면, 거대한 스크린 안에 엄청난 수많은 엑스트라들의 모습을 보고 알게 모르게 압도되고 만다. 실제로 1994년판 드라마 삼국지연의를 촬영할 때 엑스트라 인민해방군 5,000명[19]을 동원했다고 한다. 물론 이것은 제작비가 높은 대작 드라마, 영화에서 가능한 이야기이며 요즘은 인건비가 상승해 CG로 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미국은 보조 출연자라는 개념 자체가 없는 대신 배우 등급이 A ~ F 등급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보조 출연자에 해당하는 배우는 D급, E급, F급이다. D급은 주로 대역으로 출연 하고 E급, F급은 역사물과 같이 대규모의 인원이 동원되는 장면에 출연한다.

7. 엑스트라 관련 기네스 기록

역대 기네스북에 오른 최대 엑스트라 동원을 살펴보면, 러시아의 영화 전쟁과 평화에선 75만명이 등장하여 단일 작품 최다 동원 기록을 세웠다. 당시는 러시아가 아니라 소련시절이었던데다가 소련군에서도 영화 촬영에는 많이 협조적이라서 이 정도 물량의 엑스트라를 출연시키는 것이 가능했던 것이다. 물론 지금은 러시아 영화판이 소련 영화판에 비해 많이 축소된 영향으로 불가능하다.[20]

1982년 미국, 인도의 합작 영화 간디에서는 장례식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30만명에 달하는 엑스트라를 동원하였고, 이는 단일 장면 최다 동원 기록으로 기네스북에 등재 되어 있다.

8. 엑스트라 경험[21]이 있는 연예인

9. 사건사고



[1] 1980년대에도 방송계 내부에서 배우 호칭 보다는 '조합 사람' 혹은 '조합분들' 정도의 호칭으로 불렸다. [2] 2010년대 이후 웹드라마 시장이 열리며 학교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 많아지면서 미성년자 보조출연자의 수요가 과거에 비해 많이 늘어나게 되다보니 과거에 비해 가볍게 접근하는 느낌이 더 강해졌다. [3] 뉴스에 등장하는 일반인을 캡쳐해서 퍼나르는 것에 일말의 도덕적 문제가 있듯이, 보조출연자들도 같은 기준이라고 보면 된다. [4] 물론 국내 대부분의 몇백회짜리 대하 사극들은 예산을 이유로 이런 연출을 추구했다. [5] 해당 잡지 p17~19 참고. [6] 다른 분야지만 애니메이션 같은 경우는 초특급 성우들로 캐스팅 하는 경우도 있다. [7] 1990년대 초중반까지 드라마 출연진 크레딧에 쓰였던 '그 외 KBS 극회 여러분' 같은 식의 명의로만 나오던 3류 혹은 신인 배우들이 그러했고, 오디션 프로필에 조연급도 안되는 단역 경력을 잔뜩 쓰는건 지양해야 한다. [8] 이건 보조출연자 몇백 명을 고용한 뒤 섹터별로 짤라서 한 섹터에 앉아서 경기를 관전하는 모습을 촬영한 뒤 촬영 끝나면 다른 섹터로 옮겨 앉아서 여러 번 반복해서 촬영하는 방식으로 촬영한다. 그렇게 몇백 명으로 몇만 명을 만든다. [9] 여기서도 왕은 당연히 연기자이며 같은 궁녀라도 후궁부터는 연기자가 하게 된다. 또한 대신들과 장군들은 전부 연기자이며 남자는 환관과 졸병만 보조출연자이다. [10] 업체에서 일주일 단위로 선지급을 해준 다음 정산 때 가서 미리 지급해 준 선금을 제외하고 나머지 금액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처리하는 업체도 있다. 이건 스케쥴을 짜주는 지부장의 능력 여하에 따라 갈리는 것 같다. [11] 철야 촬영이 아닌 이상 6시 기상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12] SBS 같은 경우에는 새벽 내내 문을 열어놓고 있고 KBS 같은 경우, 난방이 안 되어서 매우 춥다는게 흠이지만 로비에 새벽에 모이는 장소가 있다. MBC 같은 경우, 보안 및 스태프들 휴게실까지 보조 출연자들이 점령을 해서 스태프들이 사무실에서 쪼그리고 자는 일이 많아져서 막아놓았다고 한다. SBS 같은 경우도 숙직실을 원래 개방하였으나 보조 출연자들이 점령하는 일이 잦아지자 지금은 숙직실을 다른 곳으로 옮기고 도어락을 건 후 원래 숙직실이 있던 위치에 드라마 사무실을 하나 더 만들었다. [13] 2016년 11월 기준으로 현재는 사정이 바뀌어서 12시를 넘기면 12만원가량을 받기는 하나 시간당 페이로 계산하면 확실히 많이 주는 편은 아니다. [14] 이장호 감독은 청산리 대첩을 다룬 <일송정 푸른 솔에>라는 영화를 촬영할 때 극중 독립군이나 일본군으로 나오는 군인 엑스트라들이 땡땡이치는데 학을 뗐다고 한다. 현재는 레 밀리터리블처럼 군 자체적으로 나름 고퀄리티의 컨텐츠를 만들기 위해 연구하는 중이다. [15] 무슨 상납인지는 굳이 설명 하지 않아도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16] 사실 배우들은 보조 출연자들을 잘 챙겨준다. 엄태웅의 경우는 보조 출연자들에게 최고급 도시락(시가 7,000원에 해당)을 모두에게 사줬으며 고현정은 스태프들에게 제발 보조 출연자들을 가혹하게 굴리지 말라. 라고 하며 보조 출연자들의 편에 서줬고 오히려 보조 출연자들을 위해서 스태프들과 싸웠다. 게다가 유승호는 만나는 보조 출연자들마다 90도 각도로 깍듯이 인사를 했다.(어느 작품이든 간에) [17] 근데 배우들이랑 보조 출연자랑 마주하고 얘기할 기회 같은 게 그렇게 많지는 않다. 드라마 세트장 옆에 대기실이 둘 정도 붙어있고 그 중 하나에 의상팀이나 분장팀 등이 대기를 하고 분장을 시켜주는 대기실이 있는데 보조 출연자들 같은 경우 분장이나 의상이 필요한 경우 스태프 집합 시간 30분 ~ 1시간 전에 현장에 집합을 해서 분장을 한 이후에 보조 출연자 대기실로 가거나 차로 이동해서 대기하고 있고, 배우들은 스태프들 집합 시간보다 늦게 와서 분장을 하고 준비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만날 일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 그리고 배우들도 주연 배우같은 경우, 개인 대기실을 따로 제공하기 때문에 더더욱 만날 일이 없고, 만약 분장이 필요없거나 하면 더욱 만날 일이 없다. 그리고 현장에서 촬영을 할 때에도 배우들은 현장 준비가 끝나고 나면 자리를 잡고 연기를 한 이후 다시 대기실로 가기 때문에 마주하고 대화할 시간은 아예 없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실제로 촬영에 들어가도 촬영 스태프들이 보조 출연자를 닥달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 분장팀이나 의상팀처럼 현장 바깥에 상주하고 있는 팀원을 제외하면 여러 부서들 가운데 연출팀을 제외하면 보조 출연자들과 얘기할 일도 거의 없고 신경도 잘 안 쓰는 편이다. 연출 팀 역시 보통 보조 출연자를 하나하나 불러서 닥달하기보다는 현장 관리 반장을 소환하여 어디 어디 배치해달라고 이야기를 하는게 끝이라서 현장 스태프하고 보조 출연자하고도 이야기를 나눌 일이 많지는 않다. 기껏 해야 소품팀이 소품 빌려줬더니 망가뜨렸다고 화내는 정도를 제외하면 현장에 있는 대부분의 인원들과 보조 출연자와 대화를 하거나 할 일은 거의 없다고 봐도 좋다. [18] 혹은 하다 못해 전쟁 관련 장면이 하나라도 들어있는 드라마. [19] 총 참가병력은 40만 명이다. [20] 현대에는 이 정도 규모는 당연히 CG로 처리한다. [21] 단역(보조출연)은 경력으로 치지 않으며 프로필에 잡다하게 기재하는 것도 피하라고 권한다. 흔히 "단역(보조출연자)으로 데뷔 했었다"라거나 "단역(보조출연자) 출신" 같은 표현을 하지만 유명해진 다음의 흥미거리에 불과하다고 봐야한다. [22] 조해인 작가가 1993년에 지은 동명의 소설이 원작이다. [23] 주연은 홍콩의 여성 배우인 '원추'가 했다. 쿵푸허슬에서 사자후를 멋들어지게 시전했던 그 소용녀를 역할을 했던 배우이다. [24] 네이버 영화에도 이 이름으로 등재되어 있다. [25] 참고로 티라노의 발톱엔 유재석과 비슷한 기수의 KBS 신인 코미디언들이 많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