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r.pe (일반/밝은 화면)
최근 수정 시각 : 2025-01-11 21:05:08

라면요리왕 시리즈

라면서유기에서 넘어옴
1. 개요2. 상세3. 특징4. 1부: 라면요리왕5. 2부: 라면서유기(らーめん才遊記, 라멘재유기)6. 3부: 라면재유기(らーめん再遊記. 라멘재유기)7. 등장인물8. 오역9. 모티브

[clearfix]

1. 개요

라멘을 소재로 하는 일본 요리만화 시리즈. 쿠베 로쿠로(久部 緑郎)[1] & 이시가미 히데유키(石神 秀幸)[2] 글, 카와이 탄(河合 単) 그림.

전반적으로는 맛의 달인 계열의 정보계 요리만화이나, 요리 소개에 그치는 게 아니라 요식업 비즈니스까지 다루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시리즈물이며 1999년부터 연재가 시작되어 2014년에 2부에서 한번 완결되었으나 6년후 3부가 새로 연재되어 2024년 기준으로 연재중이다.

2. 상세

일반적인 요리만화가 최강의 솜씨를 지닌 조리사가 최고의 재료를 요리해 가장 맛있는 일품 한 점을 만들어내는데 초점을 둔다면, 라면요리왕은 적절한 재료를 사용해 만든 적절한 맛의 라멘을 적절한 상권에서 적절한 가격에 판매하여 이득을 올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이다. 이 때문에 노동력, 재료의 원가와 수급 문제, 완성된 라멘의 품질 등은 모두 '라멘을 만족스러운 수준으로 꾸준히 공급하여 사업을 유지할 수 있는지'의 여부에 초점이 맞춰진다.

요리사의 고충과 성장에 집중하느라 손님은 리액션 담당으로 전락하는 미스터 초밥왕, 신 중화일미 식극의 소마같은[3] 요리배틀물과는 달리, 라멘과 그 태생적 환경에 집중한 탓인지[4] 대중음식답게 서민드라마가 중심이다. 즉 도처에 널린 평범한 라멘가게 하나하나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주로 펼쳐지는 만큼 전개나 소재 및 묘사도 매우 현실적이다. 그래서 상술한 요리배틀물에서는 주인공이 엄청난 요리재료를 찾아서 역전하는 경우가 대다수이지만, 본작에서는 의뢰인인 요리사가 나이가 있다거나 재료 수급 및 재정 등이 도저히 무리라는 등 현실의 벽에 막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설령 주인공 보정으로 어떻게든 대체수단을 찾아서 해결하는가 싶다가 안 풀려서 최종보스격 캐릭터가 도와주는 전개가 벌어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감동 위주의 이야기만을 풀어내지 않고 각양각색의 등장인물을 등장시켜서 여러 장르를 녹여냈다는 것도 특이한 점이다. 주인공은 분명 라멘에 한해서는 능력자이나 항상 어딘가가 어설프고 일터에서도 게을러서 웃음을 자아내고, 히로인은 주인공과 같이 라멘을 좋아하여 주인공을 좋아하지만 눈치채지 못하자 답답해 죽고,[5] 최종보스는 번번이 주인공을 이기고 농락하지만 표현이 직설적일 뿐이지 하나같이 맞는 말을 하는데다 갭 모에도 있어서 미워할 수도 없고, 리액션 종결자를 포함한 기타 조연들 또한 저마다 개성과 주관이 뚜렷하기 때문에 작품을 풍성하게 만든다. 즉 작품에 진지와 개그와 로맨스가 다 들어 있다.

물론 요리만화답게 배틀 요소도 등장하지만, 단순히 요리사들간의 경쟁보다는 '라멘의 발전'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신박한 재료에 의한 한방역전보다는 새로운 요리법 등의 '발상'이 주로 소개되는 편이다. 또한 요리만화의 포인트인 리액션 또한 아리스 료가 '부처님 미소'를 지으며 미사여구를 내뱉기는 하나, 다른 요리배틀만화의 리액션 담당들이 뜬구름 잡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아리스는 직업이 라멘평론가인 만큼 라멘의 포인트는 물론이고 무엇이 승패를 갈랐는지까지 정확히 짚어낸다.[6]

그렇다고 요리 기술이나 재료에 신경을 안 쓰는 것도 아니다. 작품 초반에는 물빼기 기술의 장인이 노쇠하여 기술을 온전히 발휘하지 못하자 '라멘은 기술 이전에 맛있으면 된다'는 정론에 따라 기술을 포기하고 물빼기 기계를 사용하길 권했고, 중후반에서 물빼기 기술에 관한 퍼포먼스가 화두가 되자 '맛만 유지된다면' 손님을 즐겁게 하는 것 또한 비즈니스의 하나라면서 말리지 않기도 한다.[7] 재료 또한 예전의 싸구려 라멘은 향수(노스탤지어) 때문에 미화돼서 맛있게 느껴졌을 뿐이라는 사실을 정확히 지적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라멘의 맛은 유지하는 대신 풍경만 각 시대별으로 바꾼 '라멘 타임터널'을 제안하기도 한다.[8] 그러면서도 예전처럼 부하 요리사 및 종업원을 구박하거나 가게 관리를 소홀히 해서는 절대로 시대의 흐름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것 또한 조연들을 통해 분명히 주지시키고 있다.

1부도 2부도 연재 후반부에는 토너먼트제 배틀물이 되느라 원가 등 현실과 상관없이 고품질 라멘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작품과 살짝 동떨어진 분위기가 발생한다는 비판이 있다. 하지만 1부의 경우 어디까지나 각 라멘 테마파크의 인지도를 사로잡기 위한 경쟁이었을 뿐이지 그것을 상품으로 채용한다는 언급은 하나도 없었고, 2부 또한 토너먼트에서 나온 라멘들은 2부 엔딩에서 주인공이 진출자들과 함께 만든 '멘야 나데시코'에서 기간한정으로 제공할 뿐 날마다 제공한다는 언급은 없다. 오히려 1부 최종결전에서 '라멘 100주년에 걸맞은 라멘'이라는 대결 테마를 통해 라멘은 분명히 진화하는 요리임을 명시했고, 2부에서도 중반에서 서민음식이라는 강력한 고정관념(이른바 '1천엔의 벽')을 언급한 후 엔딩에서 1천엔짜리 라멘을 만들어 제공하는 데에 성공하는 등 문제의 제기와 해결을 확실히 이행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도 요식업 종사자라면 봐야할 작품으로 인기를 끌었으며, 이 작품을 보고 라멘업계에 들어오게 됐다는 라멘집 점주들이 있다. 거의 창업 가이드에 가까운 입지를 가진 책이지만 라멘에 대한 지식량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런 특징 때문에 완결된 후 시간이 지나 국내에서도 백종원의 골목식당 같은 요식업 컨설팅 프로가 인기를 끌면서 다시 한 번 주목을 받기도 했다.[9] 또한 20년이 넘는 기간에 걸친 라멘 업계 트렌드 변화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라멘을 단지 '일본 패스트푸드 중 하나' 정도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 보아도 좋다. 인식이 완전히 바뀔 것이다.

추가적으로 3부에서는 2020년대, 근 50년 이상 이어져오며 완전히 자리잡은 라멘을 시작으로 대중성 상업성을 탐구하며, 이를 통해 예술의 발전 방향, 특히 대중문화 그 자체를 다루는 작품으로도 진화했다. 라멘의 표준화를 소바에 비유한 것이 대표적이며, 은근히 프로레슬링과도 대비를 이루면서[10] 키치스러운 B급 자체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한다.[11]

다시 말해 라멘의 모든 것이 집약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상세한 것은 특징 항목 참조.

3. 특징

4. 1부: 라면요리왕

파일:상세 내용 아이콘.svg   자세한 내용은 라면요리왕 문서
번 문단을
부분을
참고하십시오.

원제는 ラーメン発見伝(라멘발견전). 팔견전과 발음이 같다.

5. 2부: 라면서유기(らーめん才遊記, 라멘재유기)

라면서유기
らーめん才遊記
파일:MN9LmETdyABj.jpg
장르 요리
작가 카와이 탄
출판사 파일:일본 국기.svg 쇼가쿠칸
파일:대한민국 국기.svg 대원씨아이
연재처 빅 코믹 슈페리어
레이블 파일:일본 국기.svg 빅 코믹스
연재 기간 2009. 08. 14. ~ 2014. 02. 14.
단행본 권수 파일:일본 국기.svg 11권 (2014. 03. 28. 完)
파일:대한민국 국기.svg 7권 (2014. 12. 04.)
[clearfix]

원제는 らーめん才遊記(라멘재유기)로, 재유기는 음독이 서유기와 같다. 그래서인지 국내 정발명도 서유기를 채택했다.

1부가 끝나고 바로 이어서 연재가 시작되었다. 배경은 2000년대 중반 정도로, 불황으로 인해서 양이 많은 폭식계 라멘과 진한 돈코츠 어패류 츠케멘이 득세하고 뉴웨이브 계열이 인기를 잃은 시점이다. 심지어 1부에서는 돼지 누린내가 심해 하카타 밖에서는 기피받던 하카타 돈코츠 라멘도 근본이라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묘사된다.

1부가 라면 매니아 샐러리맨의 가게 창업 스토리였다면, 2부는 새내기 푸드 컨설턴트이자 요리 천재인 시오미 유토리가 단순한 요리가 아닌 비즈니스로써 라멘 업계에 빠져드는 이야기를 그린다. 그리고 1부의 진 주인공이라 평가받던 세리자와 타츠야는 유토리가 속한 라멘 컨설팅 회사인 "세류기획"의 사장으로 등장한다. 1부에서 세리자와는 자신의 라멘집인 '세류보(청류방)'를 운영하는 모습이 자주 나왔지만 푸드 컨설턴트로서의 모습은 다이유 상사에의 협조와 로쿠멘테이 감독이 전부였는데, 푸드 컨설턴트로서의 모습을 강조한 것이다.

(라멘 오타쿠나 개노답 업주들처럼) 대놓고 민폐인 캐릭터들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상식인이 많았던 1부에 비해, 2부는 주조연이 전반적으로 개성적으로 변했다. 그에 따라 진지와 개그가 거의 반반씩 섞였던 1부와 달리 2부는 훨씬 개그물에 가까워졌다. 마지막으로 1부 캐릭터는 세리자와와 아리스 료 & 다케다 고조를 제외하면 등장하지 않고 1부의 주역 및 주요 사건들은 언급조차 되지 않기 때문에,[12] 1부를 읽지 않았더라도 즐길 수 있다.

특히 1부와의 가장 큰 차이점 중에 하나는 주인공과 그 상대들의 성별이 모두 여성으로 설정됐다는 것이다. 1부의 여캐들은 업주들을 제외하면 대체로 보좌관이나 손님 역할이 대부분이라서 수동적이었으나, 2부의 주조연 여캐들은 성격과 장단점이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다. 그래서 허울뿐인 정치적 올바름 논란에는 시달리지 않는 편이다. 여성 업주들의 사연이 대부분 가족을 사랑하는 가정적인 여성이라서 몰개성하다는 비판도 있지만, 하지만 다케다 고조 여성판이라니 보고 싶지 않은걸 시리즈 공통적인 주제인 '상품인 라멘부터 완성시킬 것'을 지키고 있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점으로 지적받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정보의 비중이 낮아지지도 않은 게, 주인공 유토리의 본업이 일개 회사원이 아니라 푸드 컨설턴트이니만큼 경영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됐다. 그리고 1부에서 한 에피소드에서 끝나는 내용이 많다보니 말하고자 하는 바가 너무 압축돼서 가독성이 떨어지는 편이었는데, 2부에서는 그런 자잘한 에피소드조차 느긋하게 2~3회에 걸쳐 서술되기 때문에 한결 편하게 읽을 수 있다.

국내에서는 라면 서유기라는 이름으로 정발되어 2012년 12월 6권이 발매된 후 후속권이 안 나오고 있다가 2년만인 2014년 12월에 7권이 발매되었다. 그 이후에는 정발이 끊기고 절판되었다. 2022년 시점, 이 재고도 국내 중고서점들에는 거의 없으며 e-book 도 없어 정식 번역본은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6. 3부: 라면재유기(らーめん再遊記. 라멘재유기)

라면재유기
らーめん再遊記
파일:rDjIG86Xuf0t.jpg
장르 요리
작가 카와이 탄
출판사 파일:일본 국기.svg 쇼가쿠칸
연재처 빅 코믹 슈페리어
레이블 빅 코믹스
연재 기간 2020. 02. 14. ~ 연재 중
단행본 권수 파일:일본 국기.svg 6권 (2022. 12. 28.)
[clearfix]

2014년 완결된 시리즈가 2020년에 와서 다시 연재되기 시작했다. 제목은 라멘재유기로 그대로지만 2부의 '재'는 才이고 3부의 '재'는 再이다. 후술할 줄거리를 생각해보면 '라멘재활기'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그림작가 카와이 탄이 트위터에 올린 글에 따르면 본래 3부는 2부의 드라마화인 "행렬의 여신 ~라면재유기~"[13]에 맞춰서 시작된 단행본 1권 분량의 단기집중 연재였으나, 생각보다 인기가 굉장히 좋아서 연재를 계속했다고 한다.

시대 배경은 2010년대 후반 정도로 뉴웨이브 시대를 지나 뉴에이지 시대가 되어 라멘의 고급화가 성공하여 수많은 창작라멘이 우후죽순 생기고, 미슐랭 라멘을 먹으러 외국에서 관광객이 찾아오는 시점이다. 젊은이들이 가장 근본에 가까운 쇼유라멘을 극한의 퀄리티로 끌어올려가고 있는 상황. 심지어 공장식 기성품 라멘 공정도 크게 발달하여 어설픈 라멘 장인이 만드는 수제보다 더 질높은 제품이 나오게 될 정도이며, "팔리지도 않는 어설픈 오리지널 창작라멘보다 잘 만든 기성 레시피를 따라하는게 중박이라도 친다"라는 견해도 꾸준히 등장한다.

1부에서 업소용 육수를 쓰면 엉터리 요리사 취급하던 것에 비하면 라면업계의 인식도 상당히 바뀐 셈. 한편으로 폭식계도 이에케, 지로, 세아부라로 분화하여 각자의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는 제품으로 나온다. 또한 시대의 발전을 거부하던 고전중화조차도 현대화되어 레트로 붐을 일으키는 모습을 보인다. 실제 세계에서도 미쉐린 가이드 에 2016년 1성으로 라멘집이 처음 등장하게 된다. 다만 작품 내에서처럼 2성급 라멘집은 아직 없다.

주인공은 드디어 시리즈 최고 인기 캐릭터인 세리자와 타츠야가 맡았다. 2부의 캐릭터들은 모두 그대로 등장하지만, 세리자와의 은퇴를 기점으로 아리스 료를 제외하면 전원 언급이나 회상 외에는 나오지 않는다. 그나마도 아리스의 등장은 하술할 긴 호흡으로 인해 상당히 적은 편.

라멘업계는 발전할대로 발전해버렸고 나이를 먹은 세리자와는 뉴웨이브가 퇴물이 되었다는 것을 실감한데다 창작라멘의 아이디어와 실력도 시오미 유토리가 자신을 넘어섰음을 체감, 유토리에게 사장 자리를 물려주고는 다음 세대의 라멘을 만들기 위해 일선에서 물러나서 다른 시각으로 라멘업계를 보기 시작한다. 시리즈의 팬이라면 애수를 느낄 내용이다. 은퇴하면서 슬로우 라이프를 즐기는 세리자와가 주인공이 되어서 그런지 1부나 2부보다 에피소드당 회차 배분이 상당히 늘었다.[14] 그리고 전작들이 문제가 생긴 가게의 컨설팅 - 가게를 살릴 메뉴를 만들기 위한 실력자들의 요리 대결로 이어지는 전개였다면 이번작은 세리자와가 일상물마냥 자신과 다른 세계의 삶을 천천히 만끽하다가 그 인성만큼은 못 버리고 고만고만한 동네 요리대결에 난입해서 훈훈한 분위기에 찬물 끼얹고 양산형 이세계물마냥 무쌍을 벌이는 전개(...)가 일품.일일외출록→힘숨찐→힐링캠프→복수는 나의 것→업보청산 까지 전대미문의 장르 5단변신

다만 동네 요리대결은 아쉬웠던지 이후 에피소드에서는 세리자와의 업보청산물로 가고 있다. 대부분 에피소드마다 세리자와에게 크건 작건 원한을 가진 사람이 하나씩 등장하는데[15], 그 더러운 성질과 오랜 시간 라멘가게를 하면서 쌓아온 업보가 당연해보이는 지경. 이런 사람들이 녹은 슬었어도 실력은 있던가, 열정은 잃었어도 세리자와도 놀라게 할만한 무기 하나쯤은 있는 식당들의 이야기로 전환된 상황이다. 이전 작품들과는 다르게 스토리와는 상관이 없는 세리자와 본인의 젊은 시절 취향이 종종 노출되는데, 프로레슬링에 열광하고 락음악에 환장했던 의외의 모습을 보인다. 가끔 젊은 등장인물들과의 세대 차이, 그리고 세리자와 연배의 단합을 나타내는 장치로도 쓰이긴 하지만 그냥 작가의 개인 취향을 세리자와에게 투영해서 표현하는 듯한 경우가 많다. 최근 연재분에는 전동 킥보드에 대한 개인적인 원한이라도 생겼는지 무개념한 킥라니가 폭주하다 교통사고를 일으키는 씬이 많아졌다.[16]

7. 등장인물

파일:상세 내용 아이콘.svg   자세한 내용은 라면요리왕 시리즈/등장인물 문서
번 문단을
부분을
참고하십시오.

8. 오역

오역은 아니지만 2000년대 초반 정발된 작품이다 보니 라멘이 전부 라면으로 번역되어 있다. 이는 당시만 해도 라멘을 일식 라면이라고 부를 만큼 다소 생소한 음식이었기 때문이다. 애초에 그 둘을 구별하지 않던 시기이다 보니 오역항목에 있긴 하지만 오역이라고 부를수는 없다. 갓 정발되었을 때는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스턴트 라면을 떠올리고 혼란스러워하는 독자들도 있었다.

다만 이와는 달리 확실한 오역도 많다. 일단 주요 등장인물의 이름조차도 일관성 없이 다양한 표기가 공존한다. 당장 주인공 이름이 코헤이/료헤이/슈헤이로 왔다갔다하고, 쇼코/사쿠라/사쿠라코라는 표기도 일관성 없이 반복된다. 주요 단역인 유스케는 유카이→유카→유스케로 뒤늦게 정상화되질 않나,[17] 신입사원 요네하라는 첫 등장 에피소드 한 화 내에서 요네자와→요네하라→마이하라→요네하라로 성이 바뀌기까지 한다.

요리인 워즈(wars)를 요리사 월드라 오역하고[18] 심지어는 책 맨 앞의 차례와 속 내용의 소제목이 서로 다른 경우도 있다. 도중에 역자가 바뀌어서 고유명사 한자 읽기가 한국식과 일본식으로 왔다 갔다 하고(청류방→세류보, 화륜정→카린테이 등) 거기다 개그맨콤비 비프스튜를 일본 발음 그대로 비후시츄라 쓰고, 그라비아 아이돌을 그레뷰아이돌이라고 쓰는 등 일본어를 아는 사람은 사소한 부분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모르는 사람은 읽는 도중 이게 도대체 뭔 소리를 하는 건지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대다수. 섞는 행위 혹은 결과물을 뜻하는 블렌드(blend)를 브랜드로 표기하는 경우도 다반사고,[19][20] '다중'이라는 의미로 쓰인 일본어식 표현인 W(= 더블)를 의역하지 않아 여러 맛을 가진 수프가 난데없이 W테이스트 수프가 되어버린다. W맛이란 괴이한 표현은 결국 끝까지 더블 테이스트라고 수정하지 않았다. 카타카나 표기로 둘 다 '다부루'라고 쓰기 때문에 나온 오역으로 보인다.

단어 번역은 음차와 의역, 번역을 하는 기준이 모호하다. 라면에 쓰이는 '타레'의 경우 '양념', '소스'로 일관성없이 오락가락한다. 도중에 나오는 미소라멘의 된장은 된장으로 쓰지만 소유라멘의 간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소유다. 간장은 일본어로 '쇼유(醤油)'인데 이를 초반에는 죄다 '소유'로 번역해 놓았다가 6~7권 이후로는 제대로 쇼유로 번역한다. 게다가 아예 쇼유국물이나 쇼유스프라는 단어가 나오건만, 정작 간장양념은 그냥 간장양념이다. ' 야근'도 일본식 용어인 '잔업'을 그대로 옮겨놓았다. 2권에서는 다른 라면도 아닌 세리자와의 '진한 맛 라면'을 한 페이지 안에서 '코이구치(濃い口) 라면'과 '진한맛 라면'의 표기를 섞어 번역하는 비상식적인 번역을 보여주기도 한다. 에피소드 중에 등장하는 면면 식당(めんめん 食堂)은 라멘만 제공할 뿐 정식은 언급하지도 않는데도 엉뚱하게 '면면 정식'이라고 번역됐다.[21] 작중 주요 주변인물인 다케다 고조가 영업하는 라면가게는 "왕창면 → 도큔(라멘 도큔) → 라멘츄보 도큔"으로 표기가 마구 오가고, 라멘 재료로 사용된 닭기름은 닭기름, 츄, 계유의 무작위 번역 3종 세트를 섞어 사용하는 만행까지 보인다.

게다가 어째선지 후반부로 가면서 중화(中華)를 모조리 일본 음 그대로 '츄카'라고 표기하고 있다. 츄카 18방, 츄카면, 츄카 요리, 츄카 소바. 가게 상호인 츄카18방은 뭐 고유명사니까 그렇다고 치더라도[22] 중화 요리나 중화면 등 '중화'로 표기해야 이해가 갈 단어들을 모조리 다 츄카츄카 하고 있어서 평범한 한국 독자에겐 이게 뭔소린지 알 도리가 없게 해놨다. 중화라는 단어를 무조건 안 쓰려고 하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그 와중에 일본에서 중국 냉면의 의미로 흔하게 쓰이는 히야시 츄카 (冷やし中華)는 '차가운 중화요리'로 번역하기도. 그리고 문맥상 '다르다'가 들어가야 할 부분에 계속 '틀리다'라고 틀리게 쓴다.

주요 등장 인물 중 세리자와를 소개하는 장면에서 "빈완 푸드 프로듀서"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하는데, 여기서 빈완은 한자어로 수완이 뛰어나다는 뜻의 민완(敏腕)의 일본어 독음을 그대로 표기한 것이다. 민완이 한국에서도 쓰이는 표현이라는 걸 알고 있다면 "민완" 그대로 써도 되고, 민완이라는 표현을 들어본 적이 없다면 "수완가" 혹은 "유능한" 정도로 번역을 했어야 했다. 적합하지 않은 표현이 계속 나오는 걸 보면 실수가 아니라 그냥 빈완을 어떻게 번역해야할지 몰라 그냥 일본어 읽는대로 갖다 쓴 듯하다.

거기에 일본 어휘의 번역은 둘째치고 한국어 단어사용도 개판으로, '해괴하다'를 '회괴하다'라고 쓰는 등 전반적으로 절망적인 퀄리티를 보여준다. 일본어 번역체는 다른 만화에서도 흔하다고는 하지만, ~보다 ~라도, ~쪽을 기뻐한다 라는 식으로 직역하는 문제도 심각하다. 일본어 의성어 및 감탄사의 사용도 여과 없이 대체로 음차 직역되었다.

초반에는 간판이나 메뉴판 같은 말풍선이나 효과음이 아닌 텍스트도 번역을 했지만, 후반에는 말풍선과 효과음외 몇가지 정도만 번역되어 있다. 번역가의 교체와 함께 번역 방침도 갈린 듯하다.

종합하자면 직역은 직역대로, 음차는 음차대로, 심지어는 의역까지 총체적 난장판 그 자체. 그래서인지 인터넷으로 번역되는 2부부터의 퀄리티가 훨씬 좋다.[23] 인기만화가 아닌 정보전달계 만화는 찬밥취급받는 씁쓸한 현실의 단면이라 할 수 있다.[24]

9. 모티브



[1] 본명은 이와미 요시아키(岩見 吉朗). 1965년 아키타현 출생으로 쿠베 로쿠로와 의범(義凡) 명의로 여러 만화의 원작을 담당했다. [2] 1972년 도쿄 세타가야구 출생. 라멘평론가 겸 요리평론가로, 라면서유기부터 원작협력(즉 보조작가 정도)으로 참가했다. [3] 특히 식극의 소마 같은 후기 요리만화들은 차라리 "요리만화의 탈을 쓴 배틀물"이라고 봐도 좋을 만큼 요리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이 괴상해지고 있다. [4] 실제로 작중에서도 라멘은 중화요리집에서 서브메뉴로 만든 게 시초였던 '불완전한 요리'에 독창성이 더해지면서 독자적인 요리로 재탄생한 물건이라는 상세한 설명이 나온다. [5] 결국 딱 절반 즈음인 10권에서 후지모토에게 고백하고, 후지모토도 그것이 계기가 되어 급성장하며, 종국에는 세리자와를 이기면서 쇼코와 함께 라멘집을 차린다. [6] 원작가인 쿠베 로쿠로는 물론 공동작가인 이시가미 히데유키가 라멘에 대해 엄청나게 조사를 많이 한 덕인 듯하다. 애초에 이시가미는 상술했듯이 라멘평론가 겸 요리평론가이기도 하므로, 아예 아리스 료의 모델일 가능성도 적지 않다. [7] 조연 중 하나인 음식평론가 시노자키 토모야의 경우 노동력을 줄이면서도 비슷한 맛을 낼 수 있다며 세탁기로 음식재료를 손질하길 권한 바 있다. 맛의 달인에서는 음식 재료를 세탁기에 돌리면 맛이 떨어진다며 손으로 씻는 쪽을 높이 쳐주는 것과는 대조되는 대목. [8] 실제로 국내에서 응답하라 시리즈를 비롯해 레트로 열풍이 불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9] 특히 등장인물인 세리자와 타츠야가 '성공한 요식업계 인물'로 망해가는 가게를 컨설팅하여 재건하는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한데다 평상시에 주인공 후지모토를 팩트로 때리는 경우가 많아서인지 백종원에 빗댄 '빡종원(…)'이라는 별명으로 엄청나게 유행하고 있다. [10] 작중 세리자와 타츠야가 은근히 프로레슬링 취향이었다는 것이 드러나며 아리스 료 등과 함께 실컷 프로레슬러 이야기를 하곤 한다. [11] 만화 역시 대중예술의 일종으로서 B급 취미를 받았지만, 점차 시장이 커지면서 예술로서 인정받고 있는 21세기에서는 상당한 시사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12] 결말부에 주인공 유토리에게 영감을 준 '진짜 라멘가게'가 등장하긴 한다. [13] 세리자와 역을 스즈키 쿄카가 맡았으며, 항목이 없는 것을 보면 짐작이 가겠지만 대차게 망했다. 요리에 방해된다고 스킨헤드를 고집하는 세리자와를 장발의 여성으로 TS할 정도로 원작에 대한 예의가 없었으니 성공할 리가. [14] 1,2부가 대개 2,3화 안에 문제가 생긴 가게를 컨설팅하고 다음 에피소드로 넘어가는데, 3부에서는 8-9화정도로 길게 잡고 간다. 이는 라멘업계가 너무 상향평준화되어 생긴 문제로 3부의 주된 업계 솔루션도 단순히 맛을 개선하거나, 비즈니스 전략을 잘 짜는걸로 끝나는게 아니라 레드오션에서 살아남을 역량이 중점이 되고 있다. 3부의 솔루션은 의외로 볶음밥과 교자만두같은 사이드메뉴의 존재, 브랜드 가치 창출, 시장조사를 통한 원석발굴 같은 여러 요리만화에서 등한시하기 쉬운 부가적인 부분이 가게를 살릴 핵심이 되는 경우가 많다. [15] 우자키는 자신과 같은 뉴웨이브 동기인 세리자와가 자신보다 더 잘 나가는 것에 열등감과 강박이 남아있었고, 이타쿠라는 세리자와에게 한 조롱을 역으로 돌려받고 사업이 망해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으며, 엔죠도 편에서는 1부의 블로거지가 아리스에게서 언급되고, 코미야마는 뭣도 모르고 프로 업계에 뛰어들었다가 세리자와의 뉴비 괴롭히기에 당했고 하라다는 세리자와가 그 시대의 이상주의를 배신했다고 생각했다. [16] 휴대폰 킥라니, 커피 킥라니, 컵라면 킥라니에 이어 다케다 고조까지 킥라니짓을 하다가 교통사고를 당했다. 트럭을 정면으로 받았는데 멀쩡했다는게 함정 이후 휴대폰 킥라니는 길가다 휴대폰하는 사람은 채용하지 말라는 예시로 한번 더 등장한다. [17] 사람 이름에 쓰이는 介는 절대 다수가 끝에 붙다보니 '~스케'로 번역하지 '카이'로 읽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다. 그러니까 信介가 (둘 다 실존인물 사례가 있어서) 노부스케인지 신스케인지 헷갈리면 모를까, 노부카이나 신카이라고 읽는 일은 거의 없다는 소리다. [18] 한글도 그렇지만 가타카나로도 월드(ワールド)와 워즈(ウオーズ)는 표기가 전혀 다르고 작중 간판도 일본어로 수정되지 않고 그대로 적혀 있기에 텍스트만 보지 않는 이상은 몰라볼래야 몰라볼 수가 없다. 실제로 (해당 방송에서 후지모토가 세리자와와 대결하는) 후속 에피소드(130화)에서는 "워즈"로 제대로 수정되었다. [19] 역전재판 3에서 고도 검사의 '고도 블렌드'를 '고도 브랜드'로 오역하는 등 유사 사례가 없다고 할 수 없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음식/요리 만화다!! 맥락상으로도 엄연히 섞는다는 뜻의 블렌드임이 명백함에도 오역이 반복되고 있다. [20] 같은 요리 정보계 만화인 맛의 달인 에도 자주 나오는 오역으로 블렌디드 위스키를 브랜드 위스키로 번역했다. [21] 다행히 나중에 면면 식당으로 수정되었다. [22] 中華18番을 이렇게 표기한 것인데 '츄카쥬하치방'도 아니고 중간의 숫자는 그대로 쓴 채 한자만 일본식으로 읽어놔서 이것도 되게 이상하다. [23] 이는 라면요리왕 시리즈에 국한된것은 아니고 대부분의 요리만화나 커피나 술등 음식이 소재, 주제가 되는 대부분의 만화에서 낮은 번역퀄리티 문제는 빠짐 없이 나오는 편이다. 실제 사전에는 나오지 않아 일본에서 오래 살거나 해당 영역에 관심이 있지 않으면 잘 모르는 업계용어나 전문 용어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질낮은 번역이 나오는 듯하다. [24] 이 정도로 심각하진 않지만 비슷하게 오역으로 정보가 훼손된 작품들로 바텐더(만화), 소믈리에르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