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문서: 기동전사 건담 SEED DESTINY/비평
1. 개요
기동전사 건담 SEED에 대한 비평을 다루는 문서다.2. 배경
건담 시드는 21세기의 건담이라는 화려한 타이틀을 내세우며 등장한 21세기 최초의 건담이었고, 상업적으로는 대성공했지만[1] 작품성으로는 논란이 분분하다.반다이는 이 작품을 과거 우주세기 시리즈에 비견될 만한 "새로운 메인 스트림"으로 육성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전 건담 시리즈에서는 상상하기도 힘든 푸시를 해주게 된다. 기존 우주세기 팬덤에 어필할 만한 오마주 요소를 도입하는 것은 물론 신규팬덤의 구미에 맞는 미형 캐릭터를 대거 투입, 다양한 방향으로 미디어 믹스도 진행하는 등 헤이세이 이후의 건담으로서는 대단한 규모의 프로젝트였다. 게다가 결국 대안을 찾지 못했던 용자 시리즈의 상업적 터전도 물려받게 되었고 스태프들도 당시 선라이즈가 동원할 수 있었던 인원 중에서는 경험과 실적이 풍부한 중견진을 대거 투입함으로써 신기동전기 건담 W나 기동신세기 건담 X처럼 제작 도중에 팀이 와해되는 상황 같은건 예방했다.[2][3]
그리하여 건담에서는 전통적으로 테마로 삼았던 적과의 드라마, 특히 두 주인공 소년이 적으로 재회하면서 생기는 전쟁의 비극이 메인 시나리오로 올라왔고 거기에 화려한 작화로 펼쳐지는 로봇 액션과 여성진의 서비스를 투입하며 건담 시드는 21세기 건담 시리즈 내에서만이 아니라 21세기 일본 거대로봇물의 최종병기화라는 목표를 세우게 되었다.
3. 총평
일단 시드 자체로 보면 제법 볼만하다는 평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첫 방영부터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시드 시리즈 관련으로 가장 자주 나오는 말이 "시드는 그럭저럭 볼 만한데, 후속작 시데는 진짜 추천할 물건이 못 된다"는 말이 많다. 밑의 비판도 시드보단 시데쪽에 초점을 맞춘 게 많다. 일본쪽에서는 재방영을 계기로 시드가 긍정적인 방면으로 재평가되기도 했다.주로 까이는 건 설정이나 플롯 등이지 욕은 먹어도 재미는 확실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의견이다.
3.1. 긍정적 평가
3.1.1. 디자인
미적인 부분에서 평가가 굉장히 높은데, 히라이 히사시의 미형 캐릭터 디자인은 그야말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커리어는 오래되었지만 90년대에는 시류에 맞춘 평범한 디자인을 하였으나 무한의 리바이어스에서 자기만의 색을 드러내 제법 좋은 평을 받았고, 좀 더 자기 개성을 드러낸 디자인이었던 스크라이드의 히트로 떠오르는 인기 디자이너로 주가를 올리게 되었고, 그런 히라이 히사시를 과감하게 기용했으며 그야말로 히라이 커리어의 최정점이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이 그림이 남성향에서는 호불호가 갈려서 싫다고 하는 사람도 당시부터 제법 있었지만[4], 여성향에서는 그야말로 폭발적인 인기를 자랑했다. 사실 이렇게 호리호리한 몸통에 길고 가늘고 고운 팔다리, 왕방울같이 크고 끈적끈적한 눈망울, 다른 부분은 흐릿해도 강조된 콧대 등은 전형적인 여성향 소녀만화의 그것이라,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긴 하다. 남성들이야 순정만화 그림체가 이상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지만 여성들의 미적 기준은 좀 달라서 그런 그림체가 주류이듯이.[5]
여튼 여성향에서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으며, 여성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동인계에서도 큰 붐을 일으켰고 이렇게 형성된 여성 팬덤이 건프라를 구입하거나 관련 굿즈들을 구매하면서 캐릭터 사업도 성공. 우주세기와 건담W 시절부터 여성 팬덤을 의식하던 선라이즈였지만, 시드의 큰 성공 이후 신건담은 아예 여성향 인기 만화가 코우가 윤을 캐릭터 디자이너로 기용한 더블오를 시작으로 전반적으로 여성향을 의식한 스타일로 나아가게 된다.
또한 메카닉 디자인도 큰 인기를 얻었는데, 비크래프트에서 디자인한 초기 건담 다섯 기는 굉장히 세련된 디자인으로 대호평을 받았고, 이후 등장한 프리덤과 저스티스, 속편의 데스티니, 스트라이크 프리덤, 인피니티 저스티스 또한 멋진 디자인으로 건프라가 발매했다 하면 날개 돋친 듯이 팔려나갔으며 지금도 꾸준히 장난감이 나오고 있는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다.
3.1.2. 연출
간지에 충실한 작품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액션 장면의 미장셴은 엄청 훌륭하다. 이젠 거의 건담을 상징하는 포즈가 된 소위 말하는 'SEED 포즈'[6][7] 부터 시작해서 건담 첫 출격 장면의 교과서급 명장면인 불타는 격납고에서 스트라이크 건담이 일어서는 장면, 프리덤 건담이 아크엔젤을 등지고 날개를 쫙 펴는 첫 등장 신이나 하이매트 풀버스트 장면 등 SEED의 연출은 "아 그 장면" 하고 생각날 정도로 인상에 남는 훌륭한 미장셴을 자랑하는 연출들이 많다. 유명한 컷씬들 외에도, 전투 장면에서 주역기들의 라이플을 쏘거나 빔 사벨을 휘두를 때의 포즈 자체가 속된 말로 굉장히 폼이 나는 편. '건프라를 사면 이런 자세로 전시를 해라' 하고 알려주는 듯 기체의 포징이 굉장히 멋들어져 있다.뿐만 아니라 장면의 속도감에 있어서도 그 완급 조절이 훌륭한데, 특히 리니어 캐터펄트를 타고 함선에서 처음 출격했을 때의 기체 움직임을 보면 원근감과 가속력을 극한으로 활용한 연출이 일품이다. 멀리서 한 점으로 보이는 MS가 점점 커지는가 싶더니 미칠듯한 가속으로 화면을 뒤덮는 식. 이러한 연출은 시드 이후로 나온 다른 건담 시리즈들에서도 쉽사리 찾아보기가 힘든 건담 시드만의 스피디한 연출이라 볼 수 있다.[8]
본래 연출가 출신인 후쿠다 감독의 연출능력이 돋보이는 부분. 출격 장면의 긴장감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 고퀄로 뽑아놓은 뱅크신에 웅장한 오케스트라 음악이 얹어져 간지폭풍을 제대로 드러냈다. 물론 맛있는 음식도 많이 먹으면 물린다고 한번 써먹은걸 질리도록 써먹어서 문제지만. 당장 리마스터때도 HD로 새로 제작된 신컷을 뱅크신으로 우려먹고 있다.(...)[9]
사실 본 작품의 감독인 후쿠다 미츠오도 사이버 포뮬러 시리즈를 비롯해 연출에선 꽤나 평가가 높은 사람이고, 메인 애니메이터인 히라이 히사시나 시게타 사토시도 이 분야에선 거장이다. 당연히 작화가 그림체 때문에 이상해보일 수 있을지언정 연출에서 까일 이유는 전혀 없는 셈이다. 그리고 방영 당시 문제가 되었던 작화 문제도 방영 10년 후에 리마스터로 많이 보정되어 볼만한 작화가 된 경우도 있다. 그놈의 뱅크샷만 많이 안 썼어도 이 정도로 욕먹진 않았을 것이다. 물론 후쿠다 미츠오 감독 자체가 시드 외 그의 대표작들[10]에서 알 수 있듯이 뱅크샷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감독이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뱅크샷 남용은 피할 수 없었을 거라는 한계는 있지만 말이다. 이는 리마스터에서도 신컷 뱅크샷을 계속 재탕하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즉 감독의 스타일 상 이 문제는 어쩔 수 없다는 것.
누군가는 액션 면의 미장셴과 뭐가 뭔지 모를 스토리의 결합이 묘한 시너지를 일으켜서 생각없이 보면 그럴싸하게 보인다고 하기도 한다.
한 가지 의의가 또 있는데, 보통 제대로 묘사되지 않는 전투함 내부 지휘 체계가 제대로 묘사된 몇 안되는 일본 SF 작품이라는 것이다. 아크엔젤 경우 마류 라미아스가 함장으로서 함 운용 지휘를, 나탈 버지룰이 부함장으로서 CIC 지휘를, 무우 라 프라가 직접 출전하여 현장 지휘를, 제대로 역할 분담을 해서 전투를 지휘하며, 이들은 절대 역할 간섭을 하지 않는다. 자프트 측의 베살리우스도 함장인 아데스와 모빌슈츠 부대 지휘관 라우 르 크루제가 분리되어 묘사되고 이쪽도 마찬가지로 서로 역할에 크게 간섭하지 않는다. 물론 후반으로 가면 다른 작품들이 그렇듯 함장과 전투 지휘관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일이 빈번해지지만, 초반에 묘사된 아크엔젤과 베살리우스의 체계적인 지휘 구조 묘사는 지금 봐도 잘 만들어진 편이다.
다만 무작정 좋게 평가한 것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애초에 아크엔젤의 파일럿은 무우와 키라 단 둘 뿐인 상황에서 복잡한 지휘 상황이 나오기 힘들고, 마류는 기술사관인데 어쩔 수 없이 최선임이라는 이유로 함장이 된 케이스여서 전투사관인 무우와 나탈에게 지휘를 맡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건 지휘 계통 묘사를 잘 한 것이라기보다는 캐릭터 별 역할 분배가 뚜렷한 정도에 불과하며 시드 시리즈가 딱히 특출난 것도 아니다.
뭣보다도 시드 시리즈는 건담 시리즈 내에서도 독보적으로 인간관계의 묘사가 전무한 시리즈이다. 지휘계통 내에서 역할 분담이 잘 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게 사실은 시드 특유의 소통 부재의 한 단면일 뿐이라는 거다.
3.1.3. 음악
TMR이나 나카시마 미카 등 인기있는 가수들을 타이업으로 기용한 덕분에 음악적인 평가도 높다. 나카시마 미카가 불렀던 Find the Way는 한국의 가수 바다가 3집을 냈을 때 타이틀곡으로 쓰였다. 물론 건담의 ㄱ자도 안 나왔고 나카시마 미카의 곡이라는 것만 열심히 어필해 주셨다. 이게 오덕계에서 쓰였던 사실을 알았던 사람들은 건덕후밖에 없었지만(...).어쨌든 후쿠다 감독이 BGM 삽입에는 일가견이 있어서 Meteor[11]같은 노래는 굉장히 인기를 끌었다. 그간 건담 주제가가 대중음악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은 적은 거의 없었는데, 대중음악 가수들과의 적극적인 타이업으로 기존의 요나누키 애니송을 탈피한 세련된 주제가는 일본 전국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타마키 나미 같은 신인을 과감히 기용해 스타덤에 올리기도 했고, 2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TM 레볼루션의 주제가 등은 일본 가라오케 순위에 꾸준히 이름을 올릴 정도. 음악적인 면에서는 단연 가장 압도적으로 평가가 높은 시리즈.
사하시 토시히코가 오케스트라를 동원하여 취입한 BGM도 건담 음악의 퀄리티를 끌어올렸다. 사실 후쿠다 감독과 GEAR전사 덴도, 사이버 포뮬러 시리즈에서도 합을 맞췄던 적이 있기도 하고.
3.1.4. 마케팅
사실상 건담 시리즈를 통틀어서 SEED부터 건담 프랜차이즈의 대중화에 시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전까지 시도하지 못한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를 공약하기 시작하였다. 당시 10대였던 배우 우에토 아야를 비롯해서 초등학생의 저연령층 아이와 가족들을 CF 모델로 기용해서 건프라를 조립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건프라가 남녀노소를 즐길수 있는 취미라는 것을 전면적으로 홍보하였다. 특히 모에 요소를 내세운 캐릭터들로 인해 여성팬들의 인기가 늘어난 만큼 그에 걸맞은 굿즈를 제작하여 어필까지 하였다.3.2. 부정적 평가
3.2.1. 퍼스트 건담의 오마주
건담의 자기복제 논쟁에 불씨를 지핀 작품도 이쪽이다. 지나치게 노골적으로 퍼스트 건담을 오마주 했을 뿐만 아니라 이전 작품들이 가지고 있었던 오마주, 자기복제성을 아득히 뛰어넘을 정도로 대놓고 퍼스트 건담으로부터 가져온 부분 요소가 다수이다. 시드 팬덤에서는 기존 건담에서 있어왔던 요소일 뿐이며 자기복제 논란은 모든 건담 시리즈에 적용된다고 항변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우선 역대 건담 시리즈는 그러한 요소들을 당시 상황에 맞게 재해석하는 작업을 우선적으로 행해왔다. 그리고 그 복제된 요소를 각자 작품에 잘 녹아들도록 조율하는 일도 빼놓지 않았는데, 그 두 가지 요소에 있어서 시드는 상당히 부실하다는 평이 많다.다만 시드가 퍼스트의 오마쥬인 동시에 안티테제격 작품이며, 두 작품의 주제의식이 반대라는 점, 퍼스트에서 다룬 전쟁이 미소의 냉전시기를 반영한 데에 반해 시드는 미국과 중동의 갈등을 바탕으로 하여 어느 정도 전쟁의 양상을 시대에 맞게 재해석한 점 등에서 시드 나름의 오리지널리티가 없다고는 볼 수 없는데, 건담의 올드팬들이 퍼스트의 오마쥬라는 점에만 집착하여 그런 점을 간과하는 경우가 잦다. 또한 제작 당시 선라이즈에서는 본작을 '신세기의 퍼스트 건담'・'원점회귀'를 내걸고 제작하였기 때문에, 초반에 퍼스트 건담과 비슷한 플롯을 타는 것은 의도된 제작이었다고 봐야 한다. 즉 감정 묘사, 세부 묘사를 비판을 해야하지 세부 설정을 하나하나 비판하다간 퍼스트 건담과 충돌해버린다.
참고로 일본에서 SEED에 대한 비평이 갑자기 조용해진 점은 이 작품이 너무할 정도로 퍼스트 건담과 유사해서 이 작품을 까는 것은 즉 퍼스트 건담을 까는 것이나 마찬가지의 논리로 발전되어 버렸기 때문이다.[12] 결국 퍼스트 건담을 신격화 하는 건담 시리즈 올드 팬층에서 논란이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발전하자 알아서 논란을 묻어버리는 식으로 대응을 전환했고 이것은 SEED에 대한 비평이 많이 조용해지는 결과를 낳았다. 이 항목에 써있는 상당 수의 비판도 퍼스트에 거의 그대로 해당이 된다. 또한 이 항목의 내용은 SEED 안티 성향이 강했던 구 리그베다 위키에서 그대로 옮겨온 내용이 많은데 당시 그 사이트의 SEED 안티들은 퍼스트 건담을 안 보거나 극장판만 보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아서 이런 사단이 생겼다. 그래서 이런 비판은 대부분 SEED DESTINY로 집중되었다.[13]
앞서 말한 퍼스트와 비슷하기 때문에 까지 않게 되었단 말은 엄밀히 말해 뇌피셜에 불과하다. 애초에 퍼스트 건담 자체도 우주판 15소년 표류기에 가까운 기획이었고 그런 플롯은 이미 고전적 클리셰에 가깝다. 또한 시드가 퍼스트와 비슷한 부분은 어디까지나 플롯과 시놉시스에 불과하며[14] 세부 설정이나 드라마, 연출 등등으로 넘어가면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의 퀄리티 차이를 보여준다. 시드가 까이는 부분도 바로 드라마의 부족, 개연성은 날려먹은 스토리 진행, 세부 묘사의 부재 등이지 퍼스트에서 갖다 쓴 부분 때문이 아니다.[15] 시드를 까는 목소리가 줄어든 건 그냥 시드 자체가 이제는 끝난, 잊혀져가는 콘텐츠이기 때문이다.[16][17][18] 또한 퍼스트는 방영당시 20년이 넘어 고전의 반열에 들어서던 작품이었기에 현대 기준의 잣대가 아닌 시대보정이 필요한 작품임에도 같은 잣대를 당시 작품이었던 시드에게도 적용해 문제가 없다는 주장 역시 어폐가 있다.[19]
후쿠다 미츠오의 과거 작품이었던 사이버 포뮬러도 퍼스트 건담의 오마주였던 것을 감안하면 사실 어느 정도는 예상 가능했던 일이지만, 사이버 포뮬러와는 달리 이해할 수 없는 전개가 후반부에 계속되었으며[20] 후속작에서는 더더욱 이해할 수 없는 전개를 통해 보는 이들의 어이를 날려버리는 황당한 결과를 낳아버렸다. 이로 인해 우주세기 및 헤이세이 건담 팬들이 SEED 시리즈를 가루, 아니 나노단위로 까게 된 계기가 되었으며, 이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수준이 되어버렸다.
오히려 이에 반사적 이익을 얻은 것은 헤이세이 건담 시리즈. 대부분의 헤이세이 건담 시리즈들은 오히려 시드가 종영된 후에 재조명되었다.[21]
3.2.1.1. 플롯
처음부터 '21세기의 기동전사 건담'을 목표로 했던 만큼 아크엔젤의 지구권 강하 시점까지는 퍼스트 건담의 플롯을 따라가는 모습을 보였다. 세부적인 내용에서는 차이가 있었으나 아크엔젤 내부의 인물배치나 갈등구조 등 여러 면에서 퍼스트 건담을 연상시키는 것이 많았다. 헤이세이 건담 시리즈가 올드팬들의 호응을 전혀 끌어내지 못한 수준이었고, ∀건담에서 토미노가 복귀해 어느 정도 갈증을 해소해준 것도 있지만, 여전히 우주세기에 대한 향수는 충족되지 않았던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후쿠다의 망언이나 꽤 잦은 뱅크씬, 일부 연출이 용자 시리즈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많다.게다가 초반 드라마는 퍼스트 건담을 오마주하긴 했지만, 퍼스트 건담에서 보여주었던 함선 내의 인간관계를 묘사하는 데에 완전히 실패했다. 최초에 보여주었던 갈등의 복선은 결국 하나도 발아되지 못했다. 아크엔젤 내부의 인간관계는 이상할 정도로 접점이 생기지 않았다. 거의 아침드라마 수준으로 인간관계가 얽히고 섥히면서 내부의 드라마가 풍성해졌던 퍼스트 건담과는 달리[22] 아크엔젤 크루는 몇몇 정해진 인물들끼리의 교류만이 그나마 부분적으로 묘사될 뿐이었다. 아무로 레이는 브라이트 노아의 강압적 태도에 반발하고 세이라 마스를 동경하며 프라우 보우에게는 의지가 되기도 하며 의지를 받기도 하는 관계였고 그 외 크루들과도 충돌과 화합을 되풀이하며 인간관계를 발전시켜 나갔던데 비해, 키라의 경우는 그런 묘사가 전혀 없다.
키라라는 캐릭터의 문제는 스트라이크 건담을 타고 아크엔젤을 도와서 싸워야 할 동기가 극히 부족하다는 점이다. 원래 키라는 그다지 전투적인 성격은 아니며, 고향이라 할 수 있는 헬리오폴리스가 붕괴된 것에 대해서도 원한이나 증오 같은 감정을 보이지 않는다. 아크엔젤은 따져보자면 단지 중립국 국적을 가진 청소년인 키라와 그 친구들을 납치하여 병사로 부리고 있는 타국 군대에 지나지 않으며 키라 일행은 이들과 동료 의식 같은 것을 가질 까닭이 전혀 없다. 오히려 코디네이터라는 인종이기 때문에 일단은 적이라고 할 수 있는 자프트 측과 타협이 가능한 위치에 있다. 다만 이런 걸로 치면 시드의 베이스라 할 수 있는 퍼스트 건담에서도 아무로는 비슷한 포지션에 있었으며 오히려 친구는 더 적었다. 그리고 건담에 타는 이유를 관성적인 사명감으로서 묘사해나갔다는 점에서 큰 차이는 보이지 않는다.
키라의 문제는 키라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아무로와 비교하면 더욱 분명하다. 아무로가 건담에 타는 것은 관성적인 사명감이 아니라 그 나이 특유의 과시욕과 샤아, 람바 랄에 대한 호승심으로 건담을 탄 것이다. 괜히 내가 건담을 제일 잘 다룰 수 있다고!! 따위 드립을 날린게 아니다. 아무로가 관성적인 사명감으로 움직이는 내용이었다면 건담 따위 안타겠다고 하다가 브라이트에게 얻어맞을 일도 없었고 건담에서 내리게하겠다고 하자 건담을 타고 탈주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아무로가 건담 탑승을 거부하다 다시 건담을 타게된것은 브라이트가 샤아를 들먹이며 그의 호승심을 자극했기 때문이며, 건담 들고 탈주했다가 다시 들어온건 어느 정도 사명감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으나 람바 랄에 대한 호승심도 섞여 있었고 뭣보다도 프라우가 계속 아무로 주위에서 알짱거림(...)으로서 단순히 관성적인 사명감이 아니라 어찌 됐건 친구를 두고만 볼 수 없다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기 한 거다. 다만 관성적인 사명감도 전혀 없는 건 아닌게 애시당초 그런 것이 없었다면 스트레스를 받아서 건담을 타지 않겠다는 말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아예 어머니와 조우했을 때 거기서 그냥 내리는 것도 가능했을 것이다.
다만 아무로에게 사명감이 어느 정도는 있었겠지만 그건 사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양심의 가책 정도 수준이며 그나마도 브라이트의 채찍과 프라우, 미라이의 당근이 적절히 조화되어 묘사되었고 상술한 어머니와의 조우 신에서도 자신을 이해해주지 않는 어머니와, 어찌 됐건 자신을 필요로 하는 또래집단 사이에서의 갈등과 선택이 충분히 묘사되었기에 시청자로 하여금 개연성 있는 전개로 받아들여질 수 있었다. 반면 후술하겠지만 키라는 극에서 묘사되는 모습만 보면 도대체 얘가 왜 사명감을 가지는지 조차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키라를 둘러싼 드라마의 묘사는 전무하다. 하지만 과연 실제 군인도 성공, 신념을 이루기 위해서만 싸우는 것은 아니고 키라 역시 연출은 많이 나오진 않았지마, 민간인의 죽음, 아스란에게 향한 분노, 헬리오폴리스 파괴 등 다양한 사건들도 사명감이 되었기에 고려해야 한다.
또 아무로는 키라에 비해 친구는 적지만 프라우는 스트레스 해소대상, 하야토는 아무로 쪽에서는 무시하고 하야토는 아무로에게 열폭하며, 카이와는 사로 서로 은근히 까대는 등 확실한 인간관계 묘사가 있다. 반면 키라는 친구는 많지만 사실 자세히 보면 '얘들이 친구 맞나?' 싶을 정도로 상호작용이 없다. 보는 사람 입장에선 친구라니까 친구겠지 수준으로 보일 뿐이다. 인간관계 묘사와 드라마라는 측면에서 퍼스트와 시드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더구나 생물학(?)적으로 동족인 코디네이터의 경우 신 아스카로 대표되는 오브 망명자[23]들이 자프트로 넘어가기 어려운 상황이 아니었으며, 친구까지 있었던 키라에 비해 아무로는 작품 중반부인 지구강하 전까지 지온 측 인사와 제대로 된 대면식조차 없었던 관계였고, 결정적으로 군국주의에 물든 지온은 동족인 스페이스 노이드에게도 거침없이 독가스 테러를 시전하는 등 대화가 통하는 상대가 아니었다.
아무로가 엄마의 권유나 기타 상황 등에도 불구하고 건담에 계속 타는 건 관성적인 사명감이 아니라 강요로 시작해서 자만을 거쳐 그 나이 특유의 탸인에게서 자신이라는 존재를 인정받기 위함으로 변해간다. 자신을 인정하지 않는 엄마와 자신을 필요로 하는(정확하게는 건담을 필요로 하는) 또래 집단 중 또래집단을 선택한 것이며 그 과정에서의 심리 묘사나 대사 등도 충실하다. 람바 랄에게 승리한 후에는 다시 예쁜 누나에게 인정받기 위해 노력을 하고 그 예쁜 누나가 죽은 후에는 라라아와의 교감이나 샤아와의 라이벌 싸움 등으로 이어진다. 결국 아무로의 싸움은 1년 전쟁이라는 거대한 전쟁 속에서 이루어지지만 그 동기는 철저히 사춘기 소년다운 개인적인 이유에 국한된 거고 이러한 점에 대한 묘사와 드라마가 퍼스트 건담을 시대를 관통하는 걸작이 될 수 있게 한 요소이다. 반면 키라의 싸움은 개인적인 이유라고 보기엔 내면 묘사가 부족하고 대의와 사명감에 따라 싸운다고 보기엔 앞뒤가 맞지 않는다.
아무로의 캐릭터는 비록 거대로봇 주인공이지만 알맹이는 여타 청소년과 다를 바 없고 30줄이 들어서는 역샤에서도 마찬가지로 짜증도 내고 초조함도 느끼고 당황도 하는 그냥 범부의 모습을 자주 보여주며 이러한 와중에도 내면적으로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시청자로 하여금 공감을 할 수 있게 하였다. 반면 키라는 100보 양보해서 별로 안 친해보이지만 여튼 친구들을 지킨다는 이유로 건담에 탄다 쳐도 후반부의 보살화는 굉장히 뜬금없어보이고 공감도 잘 안된다. 애초에 공감할 수 없는 캐릭터로 만든 것이고 이러한 점은 시데의 주인공이자 키라의 라이벌 역인 신 아스카의 성우 스즈무라 켄이치의 "키라는 이해할 수 없는 캐릭터"라는 발언에서 잘 드러난다.
심지어 키라는 프레이 알스터와 관계를 맺음으로써 그녀의 애인인 사이와 대립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 되었으나 결국 그런 부분은 제대로 묘사되지 않았다. 하긴 이런 부분은 차라리 작은 문제이다. 프레이는 알레스카 전투 이후로 공기화되었다. 이 캐릭터가 대체 무슨 마음을 먹은 건지, 왜 키라를 유혹했는지, 결국 키라한테 무엇을 바란 건지 전혀 묘사되지 않는다. 화면에 나오는 횟수 자체도 줄어들면서 중반부를 기점으로 이 캐릭터는 완전히 사라져 버린다. 그리고 아주 후반에 재등장하지만 역시 뭐가 뭔지 모를 묘사로 죽어 버렸다. 그 결과 이 캐릭터는 초반부 키라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을, 그리고 그래야 했던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아무 것도 한 게 없는 상태로 극에서 사라져 버렸고, 키라 또한 괜히 친구의 애인을 네토라레하고, 그 친구를 린치하기도 했던 나쁜 놈이 되고 말았다. 다만 묘사가 되지 않았다는 것은 일부 시청자가 캐치하지 못했을 뿐으로 프레이는 당시 건담에 계속 타고 싸워야하는가하고 고민하던 키라가 계속 건담에 타서 자프트와 싸우게 '프레이를 지킨다'라는 이유를 만들어주기 위해 몸을 줬음을 묘사하는 연출은 상당히 많았다.
다만 이 부분은 시청자가 캐치하지 못한 게 아니라 정말로 묘사가 엉망이었기 때문에 캐치할래야 할 수가 없는 부분이었다. 프레이를 지키기 위해 건담에 탑승한 키라가 어느 순간 프레이는 안중에도 없고 오히려 협력단체의 인물인 카가리나 적군인 발트펠트와 더 많이 어울리고 몇 안되는 감정묘사도 아스란과의 관계에 대한 것이 국한된다. 게다가 후반부 보살이 되어 돌아와서도 딱히 프레이를 찾거나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도 않는다. 사실 저런 해석도 작품 외적으로 제공되는 텍스트(평론가의 해설이나 제작진의 코멘트)를 봐야만 파악되는 내용이라는 점에서도 TMI에 불과하다.[24]
그 외 인물들 역시 마찬가지다. 모든 인물들이 철저히 자기 자신의 관심사, 자신이 처한 사건에만 관심을 보일 뿐 타인과의 교류상황이 파악되지 않는다. 키라가 싸우는 동기 중 하나는 자신의 친구들을 지킨다는 것이었지만, 정작 친구들과의 교류관계가 나타나지 않는다. 프라우 입장에 있었던 것 같은 미리아리아 하우의 경우 결국 상관없는 캐릭터였고 나중에는 뜬금없이 디아카 앨스먼과 교류관계가 되지만 이 역시 제대로 묘사되지 않는다. 무우 라 프라가는 류 호세이와 슬렛거 로우를 연상시키는 입장으로 등장했으나 마류 라미아스와 연애관계만 강조될 뿐 키라와는 정말 아무 연관도 없는 캐릭터가 되었으며, 훗날 최종보스인 라우 르 크루제와 대립하면서 드라마 자체를 완전 별도 노선으로 갈아 치워 버렸다. 마류의 캐릭터가 브라이트를 계승하지 못했고, 대신 나탈 버지룰이 브라이트의 성격을 계승했으나 엉뚱하게 마류와 충돌하는 묘사가 있었는데, 이 대립관계 역시 대충 청산되고 나탈이 적으로 돌아서면서 드라마적 교점이 완전히 단절되고 만다.
즉 건담 시드는 퍼스트 건담과 처해진 상황은 같았지만 내용물은 완전히 상관이 없다. 어느 정도 화이트 베이스 크루의 인간드라마를 본뜬 것은 분명하지만 그와 같은 깊이있는 묘사에 실패하였으며, 오히려 통상적인 로봇 애니메이션 수준의 인간관계조차도 형성하지 못했다. 또 각본가의 욕심인지, 아크 엔젤 크루의 묘사에도 실패한 마당에 베사리우스 측의 드라마까지 끼워넣으려고 했다. 이쪽은 아스란 자라를 중심으로 나름대로 인간관계의 관계가 묘사되기는 했지만, 그 인물들의 행동원리나 배경은 전부 설정으로만 파악이 가능하다. 이자크 쥴은 아스란에게 열폭하는 베지터 같은 놈이지만 정작 무엇 때문에 아스란에게 경쟁의식을 느끼는지는 묘사가 되지 않는다.[25] 크루제는 훗날 최종보스로 등극하는 중요한 인물이지만 여기서는 아무 비중도 없다. 가면을 비롯해 말투나 행동이나 확실히 샤아 아즈나블을 의식한 캐릭터지만, 정작 대립관계는 무우와 세웠으며 극후반부에 들어설 때까지 키라와는 아무런 접점이 없다.
여기까지 읽었다면 알겠지만, 시드의 인간관계는 묘사가 극히 빈약하거나 전혀 없는 수준에서 끝나며 초반부 드라마가 팬덤의 기대 이하로, 대체 어떻게 하면 이렇게까지 지지부진한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형편없었다. 인간관계가 단절되어 있는 반면, 아무튼 충격적인 장면을 많이 넣어야 하기 때문인지 별다른 설명 없이 캐릭터 간의 드라마가 진행되는 비약이 상당히 자주 일어났다. 반대로 설명을 하지 않고 넘어가기 어려운 관계를 주의깊게 생각하지 않았는지 그냥 무시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았다. 그리하여 대개 캐릭터 간의 인간관계는 팬들의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고 실제 작중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드디어 팬덤에서도 이상한 낌새를 느꼈지만, 다행히 지구권 강하 이후 람바 랄을 오마주한 캐릭터 앤드류 발트펠트의 등장이 호평을 이끌어내면서 위기를 넘기게 되었다. 발트펠트의 경우 람바 랄의 오마주 격 캐릭터이기도 하지만 아스란 자라 이상으로 키라와 관여되는 적측 인물이라는 데서 드라마적으로 꽤 중요한 캐릭터이며 란바 랄이 그랬듯 주인공을 성장시키는데 지대한 영향을 주기도 했다. 그렇게 키라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퇴장하는 듯 하였으나... 이 캐릭터는 후반부에서 최악의 형태로 되돌아온다.[26]
어쨌든 극이 중반부로 돌입하면서 아스란과 키라의 갈등국면이 최고조에 돌입한다. 불과 2화에 걸친 얘기지만. 키라가 니콜 아말피를 격추, 살해한 것을 계기로 아스란의 감정이 폭발하는데, 사실 이것 자체도 뜬금없는 전환이었다. 사실 그동안 아스란은 자프트 입장에서 보면 내추럴의 스파이로 의심받아도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위험한 행동을 많이 했다. 스트라이크 건담의 파일럿을 번번히 놓아주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적극적으로 살려주기도 했는데, 아크엔젤을 계속 추격하는 상황에서 적의 주전력인 스트라이크 건담을 살려준 아스란의 행동은 사실상 이런 결말을 낼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고도의 훈련을 받고 실전경험도 있는 군인이 "내가 살려준 적이 아군을 살해하는 상황"을 모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 것이다.
대결 이후의 정황도 어색하기 짝이 없는데, 지구권에서 아스란의 특공을 받은 후 행방불명 되었던 키라가 엉뚱하게 플랜트에서 라크스에게 간호받고 있었고 이게 어찌된 까닭인지는 외전인 아스트레이에서나 밝혀졌다.[27]
후반부 각본상 최대의 문제점은 아스란과 크루제이다. 이 둘은 사실상 아군과 적군을 통틀어 후반부에 가장 비중있고 심도있게 묘사되어야 했던 캐릭터들이다.
우선 아스란은 초반부터 똑부러진 맛도 없고 갈팡질팡하는 캐릭터인데 후반부에 들어서 정도가 심해진다. 애초에 아스란이 저스티스 건담을 수령한 이유 자체가 강탈당한 프리덤 건담의 파괴 및 키라를 제거하기 위해서였는데 막상 이 녀석은 키라랑 재회했을 때 어영부영 키라를 도와 부스티드 맨 삼인방을 격퇴하고, 또 얼렁뚱땅 키라를 따라 아크엔젤에 합류해버린다.
이 시점에서 아스란의 갈등은 단지 '키라와의 있었던 안 좋은 일' 정도로 여겨지며 극도로 왜소화 되어 있다. 아스란은 여태까지 아크엔젤에 탄 모든 사람들을 적대시해온 장본인으로 아크엔젤에서는 숙적에 가까운 위치에 있었다. 단지 그 중에서 키라와만 과거의 친구이자 지금의 적이라는 특수한 관계에 있었을 뿐이다. 아스란이 갑자기 아군으로 합류함으로써 벌어질 수 있는 갈등은 거의 묘사되지 않고 넘어가는데, 엉뚱하게 디아카가 미리아리아에게 칼빵을 맞을 뻔 하면서 액땜을 한 격이 되고 말았다.[28]
크루제는 샤아틱하게 묘사됐던 초반부를 완전히 버리고 단순한 변태로 되돌아왔다. 엉뚱하게 프레이 알스터를 데리고 다니는 것도 그렇다. 클론이라는 자신의 출생이나 적은 수명 때문에 절망했다는 내용 자체는 비록 계기는 다르지만 비슷한 길을 걸어갔던 기동신세기 건담 X의 프로스트 형제에 빗대서라도 파악할 수 있으나, 그것이 전황을 혼란시켜서 지구권을 완전히 멸망시키려는 음모의 동기라고 하면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긴 하다. 그러나, 대사 중 '더 빨리, 더 높이 남들을 뛰어넘겠다는 것이 인간이다!(리마스터 기준 48화)'의 대사를 보면, 경쟁 사회에서 승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코디네이터, 자신 같은 클론들을 만든 지구의 사회를 박살 내버리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동기야 어쨌든 실제로 지구멸망을 위해 뒷공작도 꾸미고 앞에서도 설치는 등 어떤 식으로든 활약한 존재라면 좋을 텐데, 사실 별로 그런 것도 아니다. 보통 흑막 캐릭터가 그렇듯 고도의 공작 능력이 있거나 거대 집단을 통솔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무르타 아즈라엘과 내통한 게 전부다.[29] 프레이를 구해준 것 자체도 프레이가 "아빠?"라고 부른 대사 때문에 프라가 가문과 연관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데리고 다녔다는 설정인데, 정말 알아먹기 힘든 동기다. 각본가가 이런 상황을 만들어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좋은 상황은 크루제가 키라와 1:1 전투를 할 때 한 번쯤 프레이를 이용하는 것 정도였는데, 크루제는 키라와 프레이의 관계를 몰랐다. 제작자들도 이런 캐릭터적 한계를 알고는 있는지 전후에 내추럴의 스파이로 처리되었다고 한다.
극을 지탱해줘야 하는 캐릭터들이 와해되어 버렸기 때문에 후반부 각본의 양상은 극도로 혼잡하게 되었다. 프레이처럼 어떻게 정리가 안 될 캐릭터는 갑자기 죽여버렸고 이자크나 디아카처럼 후반부에서는 캐릭터적으로 완전히 망해버린 캐릭터들이 괜히 화면을 잡아먹으며 혼란을 가중시켰다. 결과적으로 지구연방과 자프트 양쪽 모두 엿먹이고 돌아다닌 아크엔젤 & 이터널 크루들이 어떻게 되는지, 키라와 아스란이 어떤 미래로 나아가는지 전혀 묘사되지 않은 채 토리가 우주를 유영하는 모습으로 엔딩 스태프롤을 올렸다. 외전에서 주요 인물로 예정되어 있던 캐릭터들까지 죽여버리며 여태껏 본편의 뒷수습을 해온 아스트레이의 스토리마저 꼬이게 만든 건 덤.
3.2.1.2. 반론
과연 건담에서 인간관계가 끈끈한 것만 중요하다고 할 수 있을까? 시드에서 반복되는 주제는 '내추럴과 코디네이터 간 소통 부재' 이다. 키라가 주변 인물들과 소통하지 않는 것이 아닌 소통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것으로 볼 수도 있는 것이다.코디네이터인 키라가 내추럴인 다른 사람들과 공감하거나 그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는 키라의 친구들이 키라를 어색한 시선으로 계속하여 바라보는 것으로도 설명 가능하다.
또한 퍼스트 건담이 유독 인간관계가 뛰어나게 묘사된 것도 있다. 인간관계가 미흡한 건담 작품은 상당수 있는데 시드만 퍼스트 건담과 비교질당하며 까이는 것은 어찌 보면 불공평한 일이다.
오히려 퍼스트 건담보다는 성경의 플롯에 더 영향을 받은 거 아니냔 추측이 있다. #
3.2.1.3. 재반론
일단 건담 시드의 기획단계는 물론 홍보 단계에서도 21세기의 퍼스트 건담을 표방하였기에 성경의 플롯의 영향을 더 받은 거 아니냔 추측은 그야말로 재미있는 가설에 불과하다. 차라리 에반게리온은 반기독교적 작품에 안노 감독은 악마숭배자라는 주장이 더 설득력이 있을 지경이다.건담에서 캐릭터 간의 인간관계가 끈끈할 필요는 없고 그럼에도 명작이 탄생하는 경우도 많다. 대표적으로 제타건담이 그러한데 제타 건담의 캐릭터들은 소통도 안되고 서로 간에 반목에 손찌검에.... 아가마 함내 인간관계는 그야말로 파탄났다고 봐도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작품이 걸작이라 불리는 이유는 각 캐릭터 간의 심리 상태에 대한 개연성이 매우 뛰어났고 현실에서 볼 법한 인간군상들이었기 때문이며 주인공의 파멸 과정이 매우 설득력있게 작품 전체에 걸쳐 꾸준하게 그러나 확실하게 묘사되었기 때문이다.
시드의 경우 키라와 친구들은 오브 국민이었고 그 나라는 원체 내추럴과 코디네이터가 섞여 사는 나라였다. 물론 전 세계가 코디네이터VS내추럴의 전쟁통이 되었고 따라서 어제까지 친하던 친구들이 갑자기 데면데면해지는 게 그다지 이상한 일은 아니지만 그에 대한 각 캐릭터들의 심리묘사나 대사 등은 전무하다. 시청자들도 전쟁통에 친구들끼리 데면데면해졌겠거니... 라고 추측할 뿐이지만 사실 데면데면해졌다는 묘사나 대사도 없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가 없다. 게다가 그림체의 문제도 있겠지만 딱히 표정이나 태도 등으로 캐릭터의 심리를 유추해내기도 어렵도록 연출을 해놨다. 상술한 인간관계 묘사에 대한 비판은 캐릭터 간의 인간관계가 끈끈하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끈끈하다면 왜 끈끈한지, 끈끈하지 않다면 왜 끈끈하지 못한지에 대한 설득력있는 연출이 부재하는 것에 대한 비판인 거다.
결국 연출과 각본이 수준 이하라는 건데 후쿠다 감독은 사이버 포뮬러 시절 다양한 레이싱 팀의 다양한 인간군상에 대해 굉장히 심플하면서도 설득력있게 묘사하였기 때문에[30] 건담 시드의 이러한 연출력 부족이 더욱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3.2.2. 액션씬에 관하여
3.2.2.1. 잦은 뱅크신과 요약편
원래 감독인 후쿠다는 뱅크신으로 유명한 감독이었다. 전작인 GEAR파이터 덴도를 화려하게 말아먹었을 때도 그의 뱅크질은 눈부셨는데,[31] 놀라울 정도로 뻔뻔한 뱅크질은 시드에 와서도 재현되었다. 보통 시드를 제작비가 보통 애니메이션의 두 배나 되는데 본작은 작풍과 뱅크 일색이라고 비난하는데, 덴도에서도 저런 짓을 저질렀던 걸 생각하면 무리한 일도 아니다.[32]이 작품의 대표적인 뱅크신은
- 프리덤 건담이 빙빙 돌면서 빔 라이플 발사하는 장면. 항상 프리덤은 똑같은 속도로 돌며, 똑같은 각도와 똑같은 타이밍에 발사한다.
- 프리덤 건담의 하이맷 풀버스트 장면. 항상 똑같은 구도로 똑같은 위치 록 온, 똑같은 타이밍에 발사하고 똑같은 위치에서 적은 전투불능이 된다.
- 프리덤 건담이 비행하면서 빔 사벨을 뽑아 휘두르는 장면. 이 포즈 뱅크는 스트라이크 프리덤도 써먹었을 정도라 악명이 높다.
- 포비든 건담의 유도 플라즈마포 흐레스벨그 발사 장면. 항상 동일한 궤적을 그린다.
- 레이더 건담이 철퇴 묠니르를 날리는 장면. 항상 똑같은 방향으로 날아간다.
- 프리덤과 저스티스의 미티어 도킹장면은 항상 미티어가 변형한 후 프리덤과의 도킹장면 이후 포즈를 잡고 있으면 미티어와 도킹한 저스티스가 화면 아래에서 올라온다.
등이 있다. 자세히 보면 알겠지만 게다가 문제의 뱅크신은 모두 후반부에 몰려있음을 알 수 있다.[33]
게다가 전투 이외의 부분에서도 미칠듯한 뱅크를 자랑한다. 대표적으로 니콜은 거의 한두화 걸러서 한 번씩은 죽었을 정도로 잦은 회상씬 연출로 유명하다. 보통 회상을 많이 쓰는 애니메이션이라고 해도 시드정도로 많이 써먹지는 않는다. 심지어 이 사망 뱅크는 후속편에서도 사용되었다. 뱅크와는 조금 다르지만, 유난히 총집편이 많기도 했다. 원래 4쿨짜리 장편 애니메이션은 전개가 좀 느슨한 측면도 있고 총집편이 제법 많이 나오기도 하지만, 시드는 특히 심하다.
이런 요소들이 작품의 오락성을 훼손할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도 존재하지만, 원래 뱅크라는건 높은 퀄리티의 화면을 충분히 활용해서 전반적인 퀄리티 향상과 오락성 확보를 목표로 하는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뱅크 이외의 액션과 연출이 적절히 어우러져야 뱅크도 납득될 수 있는 것이다. 뱅크 사용에 관한한 경지에 이르렀다는 용자왕 가오가이가의 예를 봐도 그렇다. 하다 못해 같은 건담 시리즈 안에서도 기동무투전 G건담 또한 뱅크로 욕을 먹은 부분이 있지만 제대로 심도있는 액션 묘사는 있었다. G건담에서는 기본적으로 필살기 연출에 뱅크를 사용했지만 중요 적과 대결은 뱅크를 쓰지 않았다. 오히려 이쪽은 필살기 개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뱅크를 거의 쓰지 않는 편이다.
시드는 네임드가 됐든 뭐가 됐든 일단 뱅크부터 질러놓고 보는 전투 연출로 조금 보다보면 이게 애니메이션인지 로봇대전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다. 액션물이란 다양하고 참신한 액션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볼때 명백히 오락성을 훼손한다고 볼 수 있다.
3.2.2.2. 반론
다만 사실, 건담 시리즈의 뱅크신은 기동전사 건담 시절부터 있었다는 것을 알아둘 필요는 있다. 헤이세이 건담 3연작만해도 엄청나게 뱅크가 남용되고 있을 걸 알 수 있고 무엇보다 첫 작품인 기동전사 건담이야말로 예산이나 시청률 문제 때문에 뱅크신이 굉장히 많이 쓰인 작품이다. 단지 토미노가 워낙 적재적소에 잊을만하면 나오게 하는 식으로 장면을 재활용하는 식으로 해서 티가 잘 나지 않을 뿐. 예를들어 발칸 쏘는 신이나 아무로가 조준기를 쓰는 장면 등은 거의 다 뱅크였다. 다만 토미노의 경우 퍼스트 건담에서는 예산과 시간의 문제로 이렇게 된 감이 있고 인력과 예산이 빵빵한 작품에선 뱅크신을 거의 쓰지 않는다. 그의 가장 최신작인 G 레콘기스타만 봐도 뱅크신은 거의 없는 수준. 그러니까 시드 뱅크신의 경우 뱅크신 '자체'를 욕하기보단 예산과 인력이 충분한데도 지나친 뱅크신의 남발을 욕해야 한다.선라이즈의 다른 로봇물 시리즈인 용자 시리즈에서도 뱅크신은 나온다. 변신, 합체, 필살기 등 사실상 용자 시리즈에서 뱅크신을 빼놓고는 설명이 안 될 정도다. 특히 파이버드는 후반부로 갈 수록 그레이트 파이버드 합체 후 바로 플레임 소드 차지 업으로 적 기체를 두동강 내고 골드란은 아예 그레이트 합체신에서부터 필살기 사용까지가 하나의 뱅크로 이루어져 있다. 근데도 이 작품들이 뱅크신으로 욕먹지 않는 건 일단 뱅크신 자체의 퀄이 높고 뱅크신이 적재적소에 쓰이기 때문에 전투 연출과 묘사를 갉아먹기는 커녕 전체 전투신 자체의 퀄리티를 높여주기 때문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뱅크씬은 주로 후반부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초반부는 뫼비우스 제로의 건베럴 발사 장면을 제외하면 은근슬쩍 뱅크씬을 끼워 넣는 방식으로 나름 괜찮은 연출을 보였다. 따라서 뱅크씬에 대한 비판은 후반부에 집중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기동전사 건담 SEED HD REMASTER로 리마스터가 되면서 부분부분 신작화로 교체를 하게되어 이런 장면의 비중이 상당히 줄어들었기 때문에 이제와서는 HD 리마스터를 보고 "어 별로 뱅크신은 큰 문제가 없는 것 같은데?" 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으며 기억이 덮어쓰기 되어서 옛날 것도 문제가 없었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도 나오고 있지만 과거의 TV판을 보면 확실히 심각하긴 하다. 게다가 리마스터라는 것이 원본의 화질이나 음질 등의 업그레이드를 의미하는 것임을 고려하면 리마스터를 표방하였음에도 신작화를 다수 추가하고 내용마저 수정하는(대표적으로 니콜 사망신) 것은 바꾸어 생각하면 원본의 완성도가 그만큼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3.2.2.3. 무너진 파워 밸런스
사실 뱅크의 난무는 그저 시각적인 문제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지나치게 많은 뱅크는 전투 묘사의 부족을 야기했다. 간단히 말해서 스트라이크 건담 시절에는 그나마 밸런스가 있었다. 가령 전반부 전투 씬 중 선발로 장착한 스트라이크팩의 배터리가 적군의 차륜전으로 인해 급속도로 소모되어 위기 상황일 때 무우의 엄호와 아크엔젤의 백업을 통해 극적으로 팩을 교체하여 위기를 타개한 장면은 스트라이크 건담의 기본전술과 적군 기체와의 밸런스에 대해 직관적이면서도 심도있게 연출한 장면이다.그런데 프리덤 건담에 타게 된 이후 키라가 하는 전투는 멀티 록온해서 전부 때려부수는 게 대다수였다. 일부 네임드 캐릭터와 대치했을 때는 그 멀티록온이 무력화됨에 따라 급속히 빌빌거리게 된다.[34]
예시를 들어 보자. 건담W의 윙건담도 비슷하게 버스터 라이플 등의 무기로 양민 학살에 탁월한 전과를 보였다. 그리고 네임드 적을 완전하게 압도하는 묘사는 그다지 등장하지 않았다. 오히려 젝스의 톨기스가 등장한 시점에서는 밀리는 양상도 있었고, 굳이 윙 건담이 아닌 윙 건담 제로 또한 최종화에서는 젝스에게 밀리는 묘사가 많았다. 그리고 이 현상은 건담 헤비암즈나 건담 데스사이즈 같은 다른 건담들에게서도 나타났다. 하지만 이 만화에서 네임드 적과의 전투는 충분히 다양하고 적절한 액션과 상황을 묘사해주었다. 어느 한 쪽이 완전히 강하다거나, 어느 한 쪽이 완전한 야라레도 아니었다.
원래 건담은 전통적으로 주인공의 양민학살 본능이 충실한 만화이다. 한 화에서도 자쿠나 돔 같은게 많으면 수십대씩 양산되어 나오며 후반부에서는 대규모 물량전 국면으로 접어들게 되면서 주인공의 양민학살능력은 크게 돋보인다. 오늘날에도 종종 회자되는 아무로의 릭 돔 연속 격파는 건담 시리즈의 양민학살로는 매우 대표적인 장면이라 하겠다. 후속작인 더블오에서는 1기 한정이긴 해도 아예 주인공 기체와 타 태양로 미탑재 양산기들의 성능이 넘사벽 수준으로 차이나게 맞춰놓았기에 그렇게까지 회자되지는 않았고, 극이 진행되면서 GN-X의 등장으로 성능 밸런스가 얼추 맞춰지고 나서는 주인공들이 아주 처절하게 구른다.[35]
이런 상황은 적 측의 숫자가 인플레이션 되는 상황 속에서 주인공이 자잘한 적 하나하나까지 고생하면서 쓰러뜨려서는 전개가 성립하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36] 주인공이 무쌍하듯 적군을 손쉽게 썰어버리는 장면은 건담 시리즈로서는 필연적이라고 하겠다. 그러나 반대로 네임드 적과의 교전을 아주 심도있게 묘사하는 것이 건담의 장점이다. 로봇물은 이미 이전 마징가Z에서부터 능력자배틀 적인 요소가 들어가 있어서 난적일수록 어려운 파해법을 가진 경우가 많았지만, 정작 그 파해법만 알아낼 경우 승리 자체는 손쉽게 이뤄내는 전개가 적지 않았다. 이런 측면은 리얼로봇과 슈퍼로봇을 초월해 로봇물에서 전반적으로 다뤄지는 요소이나, 오히려 건담 시리즈는 배틀물로 치자면 정통 배틀에 가까운 우직한 액션묘사와 접점이 백미인 시리즈이다. 소년만화로 치면 마징가는 원피스로 대표되는 능력자 배틀적인 요소가 강한 반면(적군의 강점과 단점이 특정한 개성을 가진 능력으로 표현되며 육체적 강함 못지않게 이 능력 간의 상성이 중요) 건담은 드래곤볼식의 정통배틀물(적군과 아군 모두 비슷한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강약 여부는 단련도나 숙련도에 따라 결정)에 가깝다.
가령 아무로와 샤아의 그 지긋지긋할 정도로 치열했던 대결의 경우, 결과적으로 아무로가 승리를 거뒀다고는 하지만 때로는 "로봇은 언제 나오는겨?"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전투에서의 승리라는 결과를 이끌어 내기 이전에 다양한 상황, 변수, 그리고 각 진영과 인물들의 심리와 갈등 등 스토리를 구성하는 요소들을 깊이 깔아두고 있다. 다만, 그에 비해 시드는 두 시리즈 모두의 양민학살과 네임드 캐릭터간의 전투 묘사가 어떻다는 시각적인 요소나, 뱅크를 쓰고 안 쓰고의 문제를 논하기에 앞서 전투상황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크게 부족하다. 또한 서로 외쳐대는 소리가 뭔가 이어지질 않는다.[37]
프리덤 건담은 양산기를 상대로 할 때는 멀티 록온 한 방으로 성대한 불꽃놀이를 일으켜서 먼치킨 기체처럼 보인다. 단순 격추수만 따져본다면 프리덤 건담은 V2건담[38][39]이나 건담 DX[40], 턴에이 건담[41], 더블오 라이저 같은 괴물 기체를 능가하는 사기기체로 보인다. 실제로 프리덤 건담의 등장 이후 이전까지 양민학살 기체라는 오명을 들었던 건담W의 건담들을 까는 목소리가 사라졌다.
그런데 약물삼인방으로 대표되는 네임드 적, 그러니까 레이더 건담, 캘러미티 건담, 포비든 건담의 등장과 함께 프리덤 건담의 무패행진도 종언을 맞이한다. 적기 수백대가 몰려와도 시드 한 번 깨고 록온해 버리면 상황 종료였고, 그 와중에도 죽이는건 아니고 무력화만 시킨다는 우수한 성능은 어쨌는지 삼인의 공격에는 맥을 추지 못했다. 심지어 아스란이 저스티스를 타고 합류한 이후에도 별반 다를 바가 없었는데, 더욱 가관인 건 이후 디아카 앨스먼이 삼척동맹에 투신한 이후 약물 3인방 vs 키라, 아스란, 디아카의 3대 3 매치업이 이뤄졌을 때도 서로 간에 물고 물리는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약물 3인방의 실력이 그만큼 대단하냐면 그건 또 아닌 것이, 정작 시드 최후반부엔 레이더와 포비든을 이자크의 듀얼 건담이 순서대로 보내버렸다. 키라와 아스란이 시드를 깨고도 약물 3인방을 쉽사리 제압하지 못하던 걸 생각하면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파워 밸런스인 셈. 그러나 약물 3인방은 이미 약물의 효과가 다해 미쳐가던 중이었고, 포비든의 경우는 버스터의 포로 1차피격-듀얼 공격받은 후 아머퍼지로 급습으로 사망한 케이스이다. 레이더는 아예 광기로 파일럿이 자폭돌격에 가까운 공격을 해왔고 버스터의 포에 맞아 사망한 것인데 이 포가 전함도 뚫는 걸 고려한다면 납득이 될지도.
이후에 크루제 등과 맞설 때도 비슷한 상황은 반복됐다. 그나마 크루제와 승부를 가릴땐 질질 끌어대는 바람에 뱅크 이외의 묘사도 늘어나긴 했다. 이 치명적인 액션묘사의 부족은 그러니까 이들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기체와 조합해봤을 때 최종적인 파워밸런스는 어떻게 되는지 등을 전혀 알 수 없게 하였고, 결과적으로 키라가 최종승자이니 최강일 거라는 어정쩡한 결론만 남게 되었다. 그래서 정리해보면, 통상 전투는 지나칠 정도로 단순하고, 대결에 있어 변수는 없이 몇가지 패턴만 존재하며, 그나마 뱅크에 의존한 묘사로 인해 액션 측면에서 완전히 말아먹어 버린 실패한 액션만화라고 할 수 있다.
시드가 보여주는 액션의 깊이란 몇 세대 이전의 배틀만화, 거의 드래곤볼 이전 수준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납득이 가능한 수준이다. 배틀물이 엄청난 발전을 이루었고 드래곤볼이 출현하면서 정교한 액션 묘사란 무엇인지 보여주고, 이것을 바탕으로 수많은 발전이 이루어진 이 시대에 시드의 액션은 고리타분할 뿐만 아니라 뻔뻔스럽기까지 하다. 시드의 액션을 즐긴다는 것은 현세대 배틀만화의 세련되고 자세한 액션묘사를 전혀 기대하지 않은 채 누가 누구와 대결한다는 상황만을 숙지하고 묘사되지 않는 전투과정을 팬이 스스로 상상해서 채우는 수밖에 없다.
가령 로봇대전에서는 합체기가 있어서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프리덤 건담과 저스티스 건담의 연계전투는 오브 침략전에서 단 한 번 묘사되며 이후로는 묘사되지 않는다. 이놈들이 우주로 올라가서 자프트와 연합군의 대군을 상대하면서 어떻게 위기를 극복했는지, 둘이서 저 강력한 네임드 적들을 어떻게 요리하는지는 그때그때 상황만 숙지해서 팬들이 이렇게 했을 거라고 상상해 주는 수밖에 없다.
심지어 시드 직전 시간대에 방영된 특촬물인 울트라맨 코스모스마저 비슷한 불살 히어로를 다루지만 파워 밸런스나 합체 기술 묘사가 시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 주인공인 울트라맨 코스모스는 평화를 사랑하고 교화와 대화를 통해 상황을 해결하는 것을 우선시하기에 울트라맨임에도 전투력이 그리 높지 않으며 광선 필살기도 상대를 심리적으로 안정시키는 용도로 사용되는데, 사악한 상대가 대화와 타협을 거부하고 막나가는 경우 전투 형태인 코로나 모드로 변신해 강력한 완력/각력과 적을 불태우는 파괴광선 필살기로 상대를 말살하는 것을 택한다.
그러나 후반부에는 필살기가 통하지 않는데다 코스모스의 '대화와 타협을 우선시하는' 심리를 이용해 코스모스를 함정에 빠뜨려 패배시키는 적도 나타나고, 또 이러한 적들을 상대하기 위해 코스모스는 새로이 파워업을 거쳐 용기와 자애의 두 가지 정신을 하나로 합친 최강의 형태 '이클립스 모드'를 얻게 되어, 상대가 아군 괴수를 방패로 삼아도 목표한 상대만을 파괴하는 새로운 필살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으며, 점점 파워업하는 적들의 공격에 맞춰 코스모스와 협력하는 지구방위대 'TEAM EYES'도 강력한 무기나 새로운 전투 비클 등을 실전배치했다.
게다가 서술된 파워업 및 밸런스 묘사들이 작품 내에서 개연성이 충분하도록 장면 및 대사 등으로 떡밥을 충분히 깔아두고 또 하나도 빠짐없이 회수하며 시청자들을 충분히 납득시켰다. 때문에 '상대가 강해서 코스모스도 그에 맞춰 파워업했구나' 혹은 '방위대가 점점 강해지는 적들의 위협에 맞춰 새로운 무기를 만들었구나' 하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었고 행여 적 괴수나 우주인에게 코스모스가 쓰러지는 상황이 와도 '적이 너무 강해서 코스모스가 쓰러졌다'는 식으로 위기감 조성이 자연스러웠다.
이 애니메이션을 보고 그레이트 마징가의 후반부에서 마징가Z와 그레이트 마징가가 공동 전선을 펼치는 걸 보면 대체 어느 쪽이 21세기에 제작된 만화인지 심각하게 고민하게 된다.
파워 밸런스 문제는 연출의 무성의함에서도 기인하지만 스토리에서도 기인하는데, 이 만화는 최강 기체가 나오면 무조건 키라 야마토에게로 수렴한다. 이는 후속작인 데스티니에서도 마찬가지인데... 기본적으로 건담은 연합에서 발주해서 오브에서 만들었고 그 당시 기준에서 건담은 자프트의 진 따위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고성능인 기체이다. 각 건담은 용도에 따라 개성도 천차만별인데 하필 가장 표준적이고 밸런스가 잘 맞는 스트라이크가 키라의 손에 들어온다.[42] 그래도 이 부분은 당시의 상황 전개 때문이라고 충분히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인데, 문제는 2세대 주인공 기체이다. 자프트에서는 탈취한 GAT 시리즈를 바탕으로 프리덤과 저스티스라는 초월적인 기체를 만들어낸다. 근데 하필이면 또 키라의 조력자들이 이걸 탈취해서 최종적으로 키라의 손에 들어온다. 우연이라기엔 너무 주인공을 위해 상황이 잘 마련된 것 같지 않은가. 남들은 유니우스 조약이니 뉴트론 재머니 하는 설정 상의 제약으로 인해서 배터리로 움직이는 기체를 타고 있는데, 주인공만 그런 설정에서 자유롭게 핵 동력으로 움직이는 기체를 타고 고화력을 퍼부어대니 파워 밸런스 붕괴를 넘어서 메리 수로 의심을 받는 게 당연하다. 그나마 부스티드 맨의 존재로 인해 키라와 프리덤이 유일하고 절대적인 최강자의 위치를 굳히지는 못했고 최종보스인 크루제와 프로비던스는 잠시나마 우위를 점해서 밸런스가 아주 무너지지는 않았지만...
물론 파워 밸런스 문제는 뒤이어 나온 기동전사 건담 00에서도 답습되었던 문제긴 하다. 1기에서는 앞서 말했듯이 주인공 기체와 태양로 미탑재 양산기들의 성능이 넘사벽으로 차이가 났고 얼마 안 가 GN-X라는 고성능의 양산기를 도입한 이후로 전세가 기울어져 비판의 목소리가 많이 사라졌다. 2기 후반부의 더블오라이저와 극장판의 더블오 퀀터가 가진 사기적인 스펙과 활약상 때문에 더블오는 파워 밸런스 문제에서 시드보다 오히려 욕을 더 먹기도 했으나 더블오는 세츠나가 완전한 이노베이터로 각성하기 전까지는 에이스급 기체와의 싸움에서 마냥 강력하지만은 않았다. 기체의 활약상보다는 가히 판타지스러운 스펙 및 설정이 더 문제라고 보아야 할 부분. 퀀터도 마찬가지로 유독 오버스펙인 게 문제지, 정작 작중에서 이 기체가 전투를 통해 전황을 뒤집거나 시종일관 대학살을 벌이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다.
게다가 더블오 시리즈의 파워 밸런스 문제는 이와 명백히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아니, 더블오는 물론 우주세기~비우주세기를 가리지 않고 사기 기체는 항상 존재해 왔다. 당장 우주세기만 보더라도 모빌슈트 단신으로 수천 배는 더 거대한 운석을 밀어내는 뉴 건담이나 사이코 프레임만 충분하면 콜로니 레이저도 방패 3개+단신으로 간편히 막아버리는 유니콘 건담이 있고, 비우주세기도 버스터 라이플로 콜로니를 일격에 날려버리는 윙 건담 제로나 월광접으로 인류 문명을 초토화시켰다는 턴에이 건담 등이 있기 때문. 그러나 우주세기에서는 비슷비슷한 스펙 안에서 설계 사상의 변경, 비트와 판넬과 같은 사이코뮤 무장의 추가 등 차별화를 통해 양산기 대비 네임드 기체의 우위를 꾀했고 그 네임드 기체에 쓰인 실험적인 기술은 얼마 지나지 않아 양산기에도 적용된다. 반면 비우주세기 시리즈는 양산기에 기술을 적용하지 않는 대신 대부분 에이스급 기체끼리는 그럭저럭 밸런스가 맞으며, 예컨데 더블오의 더블오라이저가 굉장한 사기 기체인 건 맞지만 약점도 명확하게 설정되어 있고 또 그에 대한 연출이 작중에서 충실히 묘사되고 있어서 무결점의 최강자라고 볼 정도는 아니며, 실제로도 마지막에 리본즈 건담의 맹공을 이겨내지 못하고 기체 이곳저곳이 파괴되다 결국 서로가 기체를 파괴하며 무승부가 되었다.
무엇보다도 더블오라이저는 그 근본 베이스 기체인 더블오 건담부터가 근접전 전용이라 잡졸들을 대량살상 하는 건담이라기 보단 격투전으로 에이스간 1:1 대결을 하는 경우가 잦은 건담이다. 그나마 대량살상무기라고 할 게 트란잠 라이저를 발동해서 사용하는 거대 빔 사벨인데 이것도 한번 쓰고 나선 입자량 문제로 다시 쓰는데 시간이 걸린다. 그에 반해 프리덤이나 스트라이크 프리덤은 동력원 자체가 일반 기체와 차원이 다르고 작중의 전투 묘사 상으로는 딱히 약점도 없다. 컨셉도 1대 다수를 상대로 원거리에서 양학하기에 매우 적절한 무기들로만 채워 넣었다. 물론 설정 상 이런 저런 약점이 있기는 하나[43] 상술한 묘사의 부재와 맞물려서 작중에 그 단점이 묘사되는 때가 드물다. 즉 요점은 프리덤 시리즈가 유별나게 특출난 기체여서 까인다기보다도 설정 충실도나 개연성 측면에서 유독 자유롭기 때문에 비판의 대상으로 오르내린다는 것. 그나마 SEED에서는 프리덤 하나에 문제가 집중되어 있지만, DESTINY에서는 아주 총체적으로 비슷한 문제가 발생한다(...).
본디 연방은 건담, 지온은 자쿠 라는 공식 아닌 공식이 있었고 각 진영은 각각 건담과 자쿠를 기본으로 자기네 ms의 계보를 이어갔다. 그 결과물로 각개 우주세기 시리즈 최종결전은 주인공 듀얼아이 vs 라이벌 모노아이라는 공식이 성립한다.[44] 그런데 시드에서는 너도 나도 건담을 만들었으면서 그 중 가장 강한 기체는 어김없이 키라의 손에 들어오게 된다(최종보스를 제외하고). 인간 관계에서도 그렇지만 파워 밸런스에서도 철저히 키라 중심으로 작위적인 스토리 전개를 이어나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 것이다.
심지어 기동전사 건담 AGE에서도 중요한 몇몇 액션신은 상당히 공을 들였다.
3.2.3. 제작진에 대한 비판
본 제작진에 대해서 가장 큰 비판은 모로사와 치아키가 각본을 매우 느리게 썼다는 것과 후쿠다 미츠오가 이를 방조했다는 것에 있다. 모로사와 치아키는 매번 각본을 매우 느리게 제출했고, 하물며 후쿠다의 콘티 작업은 각본이 나온 뒤에나 이루어졌다. 그럼 애니메이터들은 작화 제작에 들어갈 시간을 빼앗기고 일정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 이런 것은 너무 치명적이고 무책임한 태도다. 토미노 요시유키조차도 각본가를 선정함에 있어 글을 잘 쓰는 것보다 속도를 더 중시했다고 할 정도로 마감을 지키는 것은 중요하다. 그런데 후쿠다가 이에 대해 제시한 해결책은 "뱅크신을 많이 넣으면 이거만 해도 됩니다 참 쉽죠?"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이러한 문제는 기동전사 건담 SEED DESTINY에서도 계속된다.오오카와라 쿠니오는 온갖 짜깁기를 난무하여 로봇들을 디자인했으며, 심지어는 자신이 예전에 사용했던 디자인을 그대로 도용하고 이름만 바꿔놓기도 했다. 신등장 로봇들의 퀄리티도 매우 떨어져서 악평에 일조했다. 심지어는 자신의 디자인이 아닌 것들까지도 마구 도용해서 본격적으로 욕을 먹기 시작했으나 이는 큰선생의 잘못은 아니고, 후쿠다 등 디자인을 요구한 사람의 문제라 할 수 있다. 다만 프리덤은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전건담 대투표 5등에 오르거나 중국에 1:1 조형이 들어서는 등 전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끄는 기체다.
이 작품을 만든다고 후쿠다 미츠오가 토미노 요시유키를 찾아갔더니, 기껏 턴에이를 만들어서 건담을 묻어버렸는데 다시 건담을 만든다고!라고 하면서 화를 냈다고 한다. 하지만 그 뒤로는 기획 체크를 해주고 '반다이를 너무 믿지 마라'[45]라는 등 충고도 했다고 한다.
참고로 시드 종영기념 파티에서도 한마디 했다는 듯.
이후에도 후쿠다는 더블오 방영 및 극장판 개봉 이후의 망언들[46]로 비판받기도 했다. 애초에 후쿠다는 다른 감독이 만든 건담을 폄하하는 발언[47]을 종종 하는 사람이다.
극장판 SEED FREEDOM 개봉 전후에는 후쿠다 역시 콘티를 매우 늦게 그렸고, 이후 작업 중에 즉흥적으로 뒤엎은 부분이 많았다.는 발언이 나오는 등 최종적으로는 감독이었던 후쿠다 본인의 과실이 컸다고 인정하기에 이르렀다.
3.3. 복합적인 평가
3.3.1. 반전 메세지
건담의 대주제 중 하나가 반전(전쟁반대)인데, 이 작품은 별로 반전을 논하지 않는다는 평이 있다.심지어는 아예 후쿠다 미츠오 감독은 "이 작품은 소년들의 청춘과 비극을 다룬 작품이며 전쟁은 배경 설정이자 패션일 뿐. 애초에 애니에 나오는 전쟁은 다 가짜다", "반전론 따위 어려워서 모른다." # 라는 식의 무책임한 인터뷰도 여러번 남겼다. 그러니까 애초에 전쟁이나 반전 메세지 같은 거 제대로 그릴 생각이 없었다는 것이다. 기동전사 건담 철혈의 오펀스의 감독과 각본이 "전쟁에 대해 잘 모르니까 야쿠자 물을 만들어봤다." 라고 해서 이쪽에 비판에 촛점이 쏠리고 있는데 따지고 보면 시드도 결국 도긴개긴이다.
주인공 진영이 불살을 추구해도 결과적으론 해결법으로써 무력을 쓰고 있고, 이것은 건담 SEED DESTINY까지 이어진다. 해결법이 상대를 설득하는 게 아니라 더욱 강한 무력으로 억누르는 것이다. 이는 후쿠다 본인의 지론에 근거한다. 후쿠다는 인간은 절대 이해할 수 없으며, 전쟁도 피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전쟁을 막으려면 결국 강력한 무장 밖에 없다는 식으로 논리를 펼치며 일본의 군무장을 옹호한 바가 있다.
다만 시드의 전쟁 배경은 종족 말살전이라는 타 건담 시리즈 작품의 전쟁 배경보다도 비교적 더 무거운 위치에 있으며, 대화로는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에까지 와 버렸기 때문에 주인공 진영도 무력 개입을 했다는 이유가 있긴 하다. 때문에 본작은 대화와 설득을 추구함으로써 반전을 내건다기 보다는, 전쟁으로 인해 생기는 비극과 참혹한 결과를 부각시켜 반전을 내걸었다는 것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더 강한 폭력으로 이를 억누른다는 개념은 어찌보면 현실적인 관점이며 시드에서는 극단적인 파멸을 막기 위한 삼척동맹 역시 고전하는 장면을 넣음으로서 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폭력을 쓴다는 개념과 노력에도 한계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런 점은 결국 데스티니에서 그냥 삼척동맹과 라크스 일파가 후반부 가선 거의 시종일관 무적이 되었거니와 세계정복까지 가기 되었기에, 종족 말살전을 무력으로 멈춘 것 말고는 반전론이 전혀 무의미한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이런 관점에서 시드가 끝난 시점에서만 본다면 이런 극단주의적인 폭력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을 양진영의 극단주의자 지도자들인 무르타 아즈라엘과 패트릭 자라의 파멸로서 보여주고 좀 더 온건한 인물들이 정권을 잡음으로서 전쟁을 끝내는데 결국 극단주의적인 폭력은 문제의 해결책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부분일 수도 있다. 거기다가 시드에선 종족말살전이라는 환경과 주인공들의 목표도 '싸움을 멈춘다'에서 끝난 후 재야로 물러났기에 어느정도는 납득할 만한 내용이 되었던 것이다.
3.3.2. 우익설
시드 시리즈가 한참 비판받던 시절에는 감독의 우익적인 성향 때문에 시드도 우익물이라는 비판이 한국 팬덤내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다만 스태프 전체가 우익이라는 근거는 없다. 매체 여기저기와 트위터 등지에서 각종 망언을 하고 다니는 우파 성향의 후쿠다와 달리 시나리오의 대부분을 작성한 각본가 모로사와 치아키부터가 정치 성향을 뚜렷하게 드러낸 적이 없다. 또한 본 작품에는 일본 우익 사관의 근간을 이룬 우생학에 대한 비판과 파시즘에 대한 비판도 들어 있으므로 우익물이라고 단정짓는 것은 무리다. 도리어 핵심 설정은 제노포비아 비판에 가깝다. 오브의 설정도 후쿠다의 망언이 조명되기 전까진 시청자 사이에선 대만이나 스위스를 모티브로 한 국가 정도로 취급되었으며 크게 문제시되지 않았다.[48] 그렇기 때문에 이 작품이 우익 성향으로 치우쳤다는 해석은 설득력을 얻기 어려워 보인다.즉 설령 감독의 사상이 반영되었다고 친다쳐도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무의식 산포 수준이며, 딱히 그 방향으로 편중된 작품은 아니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애초에 시드는 감독 본인이 상업 엔터테인먼트 작품으서의 가치를 더 강조했고 작품론으로 들어가면 우익과는 관계가 없다. 사실 후쿠다도 개인으로는 우파 성향의 발언을 많이 하긴 하지만 근본적으로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때는 애니메이션은 엔터테인먼트임을 주로 강조하는 사람이다.
4. 설정 고찰
4.1. 플랜트와 지구연합
작 중 양대 세력인 자프트는 뛰어난 기술력을 가졌지만 인구가 적고 자원을 확보하지 못해 박해를 당하다가 반격했고, 그러다 일부가 과격화 됐을 뿐 충분히 이성적인 집단으로 그려지는 반면, 지구연합(그리고 그를 주도한 대서양 연방)은 인구가 많고 자원이 풍부하며 넓은 토지를 가졌지만 기술에서 뒤떨어지며 뛰어난 자들을 박해해 왔고 끝까지 광기만 표출하는 집단으로 그려진다. 물론 설정 상 지구연합에서 광기를 표출하는 것은 상층부의 일부와 그와 연결된 블루 코스모스 등이긴 하다. SEED 시리즈에서도 이후 이 세력이 SEED DESTINY에서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후속작을 노리고 퍼스트 시점에서 Z의 티탄즈에 해당하는 세력을 미리 예고편으로 꺼냈다고 할 수 있고.게다가 클라인 파로 대표되는 화평파와 자라 파로 대표되는 강경파의 플랜트 평의회 내 갈등이 등장하기는 하나, 퍼스트에서 기렌과 키시리아의 진흙탕과도 같은 정치 싸움이나 초반부터 아군을 사지로 몰아넣는 샤아의 암약 같은 내분은 묘사되지 않으며, 인물 관계나 행위에 비해 크루제 대의 관계는 굉장히 양호하게 그려진다. 이 당시의 크루제는 뭔가 의심스러운 구석이 있긴 해도 일단은 믿을 수 있고 존경 받을 만한 상관이었으며, 이자크는 거친 언행을 할지언정 부대가 와해될 정도로 심각한 내분을 일으키지는 않았다. 심지어 이적 행위에 가까운 아스란의 돌출 행동이 있었음에도 이후의 작전에서 열외조차 되지 않는다.
퍼스트와 비교하면 정말 많이 대조되는 점인데, 퍼스트 초반에서는 화이트베이스 대와 지온의 추격대 간의 인간 관계가 구축되지 않아서 이런 상황 자체가 벌어지지 않았으며 중반에 이뤄진 세이라의 이적 행위에는 구금이라는 처벌이 내려진다. 같은 세력 안에서 벌어지는 갈등 구조 역시 아무로의 반항에 브라이트가 수정 펀치를 날리고 독방에 구금하는 등 확실한 처벌이 내려지며, 그마저도 인원 부족으로 아무로의 징계를 풀어야만 했다는 확실한 이유를 전제로 특별 조치가 내려졌다. 가르마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샤아의 계략도 물증 문제로 들통나지 않았을지언정 좌천이라는 확실한 결과로 이어진다.
또 플랜트는 빈민, 노동자 등 힘 없는 자들의 강제 이주[50]였던 콜로니와는 달리 코디네이터들이 폭동과 탄압에 의한 학살을 피해 만들어진 것이며, 지구 전체로 치면 친 플랜트 국가가 있기는 하나 위 항목에서 비판하는 연합이 아닌 그 외의 국가가 대부분이다. 우주세기와는 상황이 다른 게, 우주세기는 지구는 물론 대다수 콜로니까지 지구연방이라는 하나의 거대한 세력이지만, 코즈믹 이러 세계관은 지구 안에서도 대립이 이뤄지며 연합조차 두 개의 큰 파벌로 나뉘어 있는 상황이다. 주로 여기서 비판하는 연합은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대서양 연방인데, 일본 우익이 그렇게 좋아 하는 일제 시대 때의 사상이 사상이다 보니...[51] 단순히 퍼스트의 오마쥬이기에 서로 비슷하지 않느냐고 생각하기에는 그 차이가 아주 뚜렷하다.
4.2. 오브 연합 수장국
사실상 본작에서 가장 비판을 받는 설정은 오브 연합 수장국과 우즈미 나라 아스하 같은 오브 지도층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해당 설정에 대한 비판은 각 문서에 잘 설명되어 있으므로 그 쪽을 참고하자.4.3. 그들은 어떻게 대기권에서 날아다니는가
우주세기 건담의 경우 대기권 내에서는 MA형태의 변형을 통한 비행을 제외하고는 대다수의 모빌 슈츠가 땅개였으며[52][53] 엄청난 질량을 지닌 전함의 경우는 만능물질 미노프스키 입자를 이용하여 비교적 정숙한 비행이 가능했다(?). MS의 자유로운 비행은 크시 건담, 페넬로페, V2 건담 등 후기 우주세기에 가서야 가능하다.이후 헤이세이 건담 3연작에 들어서는 미노프스키 입자가 없다 보니 대기권 내에서 전함이 날아서 돌아다니는 것을 볼 수 없게 되었고, MS 비행의 경우 MS 중량을 무슨 종잇장마냥 가볍게 설정하는 것으로 대충 해결하였다(윙 건담은 고작 7톤 정도밖에 안 된다! 다른 작품들도 20톤을 초과하지 않는다.)[54]
하지만 시드에서 전함들은 미노프스키 입자 같은 것도 없고 작중에 비행과 관련된 특별한 설정도 나오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낮은 고도로나마 떠다닌다. MS의 경우 그나마 양반인데, 스트라이크 느와르같은 일부 기체가 양력으로 난다는 좀 이상한 설정이 존재할 뿐이고 본편에서 나오는 MS의 대부분은 비행이 불가능하다.[55] 하지만 비행이 가능하다는 MS들도 늘어놓고 보면 중량도 제각각이고 대체 어떻게 나는건지 명확한 설명이 없는 경우가 많다.[56]
무엇보다, 저게 어떻게 날아다니느냐는 지적은 초대 기동전사 건담에서 가장 많이 나온 지적이었음을 생각하면[57][58] 우스울 따름. 저 위에 장황하게 써놓은 것들은 방영후 수십년이 지나며 설정집으로 땜질한 것이고 작중에는 그야말로 아무런 설명도 없다. 퍼건을 리얼타임으로 안 접한 세대가 SEED를 보며 퍼건에 가해졌던 것과 똑같은 스노브질에 가까운 비판을 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역사는 반복되는 셈이다.
무엇보다 그렇게 따지기 시작하면 MS의 존재 자체가 모순이라 크게 의미 없는 이야기이다. 애초에 로봇이 날아다닌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어떻게 설명할 수 없는 문제라서 40년 전 기동전사 건담부터 시드, 이후의 최신작들까지도 결론을 못 내거나[59] 현실세계와 다른 물리학을 동원하기까지 하는 이야기[60]이기도 하고.
이런 과학적으로 말이 안 되는 부분들은 우주세기 건담 시리즈처럼 뭔가 그럴싸하지만 결국 말이 안 되는(...) 설명을 덧붙이는 것으로 그럴싸함과 재미를 주는 방식이 있고, G건담이나 턴에이 건담처럼 결국 이런 SF부분의 설정은 극의 서사에 아무런 영향이 없는 사족에 가까운 설정이기에 그냥 아무런 설명 없이 넘어가는 방식이 있다. 시드는 후자. 물론 이런 SF적 설정이 극의 전개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 이상은 어느 쪽으로 처리해도 상관없고, 건담은 대대로 이런 SF적 요소가 아닌 인간군상들의 이야기가 주가 되는 스페이스 오페라에 가까운 작품이었기에 극의 완성도와는 크게 상관이 없어서, 이게 과학적으로 말이 안 된다는 비평은 사실 억지로 트집을 잡기 위해서 하는 스노브질에 가깝다.
또한 사실 시드 정도면 최소한 개연성과 핍진성을 부여하기 위한 노력이라도 꽤 했다. 모빌슈트는 코디네이터가 내추럴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설정부터 진의 커다란 백팩, 스트라이크 느와르의 양력 설정, 핵 엔진의 폭발적인 힘으로 난다는 프리덤 등 나름 설정에 신경을 쓴 티도 나며, 이런 노력들이 그냥 시드가 싫은 누군가의 마음에 안 든다고 없어지는 건 아니다. 오히려 빔 라이플의 원리가 깔끔하게 '불명' 한 마디인 G건담이나 역시 턴엑스가 원한을 잊지 않기 위해 상처를 수복하지 않았다는 설정에 대해 '상세한 것은 불명', 온갖 초능력이 '뉴타입의 불가사의한 힘'으로 아무런 설명없이 뚜룩쳐 놓은 우주세기가 더 할 말이 없어질 판.
거기에다 시드도 거진 고전 애니 취급받는 현재는 완전히 시들해진 떡밥이 되었다.
5. 제작비 루머
일본 경산성에서 시드 시리즈의 제작비가 1화당 천만엔이라고 발표했다는 루머가 돌았으나 완전 사실무근이다. 인터넷상으로는 03년 이후 자료가 없을 뿐더러 2003년 6월에 경산성에서 발표한 자료에는 아래와 같이 나와있을 뿐이다. 100%중 80%가 광고회사와 대리점에 들어간다는 이야기일 뿐.스폰서로부터 5000만엔이 지급될경우 4천만엔이 광고회사와 대리점이, 나머지 천만엔으로 회사가 제작을 한다
2ch에서 한 사람이 선라이즈 홍보부에 직접 문의해본 결과 정확하게 시드라고 찝어서 말하지는 않았지만 애니메이션 한 화를 제작하는데 드는 제작비는 2000~3000만엔이라고 한다. 정확한 액수는 불명.
오히려 2ch 자료나 후쿠다 감독 인터뷰 중에 1화당 2500만엔이라는 발언이 있다. 기동전사 건담 SEED DESTINY는 더 올라간 3300만엔.
참고로 제작비 관련해서 후쿠다 미츠오 감독이 횡령을 했다느니 하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만 사실 무근으로 선라이즈의 시스템에서 감독이 횡령을 한다거나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한다.
이런 루머까지 나온 것은 돈을 들인 거에 비해서 작화가 안 좋아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드의 작화질에 대한 논란은 대부분 애니메이터와 애니메이션 제작,연출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본 작품에서 작붕이라고 까였던 것은 웬만하면 메인을 담당한 히라이 히사시, 시게타 사토시의 원래 그림 스타일이다. 그저 그림체가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로 작붕으로 몰고가서 까인 경우가 대부분으로, 실제로는 저 두 사람이 작화를 담당한 부분에서는 큰 작붕이 존재하지 않았다.[61] 즉 종종 작붕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작품 전체가 막장인 것까진 아니었단 것으로 일반 장편 애니메이션보다 약간 높은 수준의 제작비에 비하면 납득할만한 결과물이다.
진짜로 제작비가 높았던 건 시드 데스티니 쪽이지 시드도 2500만엔 정도라는 게 사실이라면 그렇게 높은 것도 아니다. 애초에 시드는 전작인 건담 X, 턴에이의 실패로 인해서 반다이에서도 부업 정도로 하던 프로젝트였고 그렇게 돈을 많이 투자한 작품은 아니었다.
[1]
선라이즈 작품들 중 시드, 데스티니는 역대 tva bd/DVD 누적평균판매 랭킹에서 퍼스트 건담과 유니콘 건담 다음으로 많이 팔렸다. 이는 역대 톱 5 안에 드는 수준. 작화, 각본 모두 불평이 있으나, 애니가 끝난지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캐릭터 인기순위에서 일정 순위권 내를 굳건히 유지하는 중이다. 다만 너무 시드를 푸쉬해서 이건 이것대로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2]
물론 W의 경우에는 건담 역사상 유일하게 감독이 중간에 강판되는 사상 초유의 황당한 사태를 맞이한 케이스이며 X는 방송사와의 마찰로 인해 방영시각이 변경된 몇 안 되는 케이스라 사실 그러한 와해 및 조기종영은 쉽게 일어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긴 하다.
[3]
단 기획 단계에서는 감독과 스탭들단의 불화가 있어 메카닉 디자이너가 교체되었다는 정황은 있다. 자세한 것은
GAT-X 항목 참조
[4]
시드의 그림체가 호불호가 꽤 있다는 건 엄연한 사실로, 전형적인
도장 찍기 그림체라고 비판하는 여론이 상당수였을 정도로 방영 당시부터 한국, 일본의 많은 사람들이 시드의 캐릭터 디자인에 화를 내는 이른바 시드 그림체 알러지에 시달렸으며, 여기서 더 발전해 히라이가 디자인을 맡은 애니메이션에 거부감을 나타내는 히라이 히사시 디자인 알러지 증세를 보이는 사람이 꽤 많다.
[5]
사실 히라이가 리바이어스를 그릴때만 하더라도 그 당시 주류였던 왕눈깔 캐릭터(슬레이어즈나 클램프 등으로 대표되는)와는 거리가 먼 수수하고 비교적 현실에 가까운 눈크기의 캐릭터를 그렸었다.
[6]
몸을 옆으로 돌리고, 왼팔을 뒤로 구부리며 왼손을 허리춤에 두고, 오른팔을 쫙 피는, 오프닝에서 나오는 그 자세. 일본 쪽에서는 타네포즈라고 부른다. 씨앗 포즈라는 뜻.
[7]
다만 이 자세는 퍼건 오프닝에서부터 0083 오프닝에도 나오는 자세이긴 하다. hguc 퍼건 박스아트도 저 자세이고
[8]
우연은 아닌것이 20년이 지나서 개봉한 극장판관련 대담중에 후쿠다는 성능을 묘사하려는 목적으로 고성능에 해당하는 기종일수록 더 빠른 속도로 움직이게 만들어 강함을 어필한다고 인증한 바 있다. 속도감에 대해서는 사이버 포뮬러등으로 연출력을 입증한 바 있어서 이러한 강점이 다분히 설계된 연출로 빛을 발한 케이스다.
[9]
사실 상징급 장면을 사용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는데, 이 작품 자체가 워낙 뱅크신을 돌려먹어대서 그게 더 부각되는 것. SEED DESTINY 때 프리덤이 다시 첫등장할 때 SEED 시절 첫등장 연출을 그대로 썼는데, 이런 식의 드문드문 쓰는 이용이라면 시청자들에게 전율을 주는 데는 충분하고도 남는다.
[10]
사이버 포뮬러 시리즈, 크로스 앙쥬.
[11]
3기 시작즈음부터 나오는 중요 전투 신에서의 배경음. 프리덤 건담 출격시 특히 많이 나온다.
[12]
후술하지만 이건 뇌피셜에 불과하다.
[13]
SEED DESTINY도 따지고 보면 Z건담 플롯을 어중간하게 따라했다곤 하지만 시드는 퍼스트랑 나란히 세워놓고 공통점을 짚을 수 있기라도 하지, 데스티니는 그런 것도 없다.
[14]
냉정하게 말해서 갖다 쓴 부분도 적군 특수부대의 기습을 단기의 MS로 막아가며 도주한다는 거 밖엔 없다.
[15]
애초에 시드빠에게 구체적으로 시드에 대한 비판 중 어떤 것이 퍼건에도 똑같이 적용되느냐고 물어보면 대답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시드가 플롯과 시놉시스를 퍼건에서 갖다썼으니 비슷하게 욕먹을 부분이 있겠거니... 하면서 관성적으로 물타기하는 방식에 불과한 거다.
[16]
애초에 건담 시드 데스티니가 끝난게 2005년이다. 그 이후로 더블오, 에이지, 유니콘, G레코, 철혈, 수성의 마녀 등등 많은 신작이 나왔고 비평이든 호평이든 그 작품들 위주로 커뮤니티 등에서 토론에 오갈 뿐이다.
[17]
시드 이전에 가장 욕먹던 건담이 윙건담이었지만 지금은 윙 건담에 대해 욕하는 부류는 거의 없다. 이 역시 윙 건담 자체가 20년도 더 전의 작품이고 관심도 자체가 떨어졌기 때문이지, 윙 건담이 기존 건담의 여러 재밌는 요소를 오마주해서 만들었기에 이를 함부로 깔 수 없기 때문이 아니고 애초에 기존 건담의 재밌는 부분을 따와서 만든 TV판보다 독자적인 건담 작품으로의 재미를 가진 엔드리스 왈츠가 더 인기 있는 작품이 윙이기도 하고 말이다.
[18]
건덕이라는 족속들은 건담의 원작자가 직접 만든 정통 후속작도 맘에 안들면 가차없이 까대는 족속들이다. 고작 플롯 몇개 갖다 썼다는 이유로 까대지 않을 정도로 관대하지 않다.
[19]
쉽게 말해 톰 소여의 모험 같은 인종차별이 만연하던 시대의 작품에서 노예 제도나 인종차별 묘사가 나오는 것과 현대를 바탕으로 한 현대 소설에서 노예제도나 인종차별을 긍정적으로 서술할 때 적용되는 잣대는 다를 수 밖에 없다.
[20]
사실 사이버 포뮬러도 모로사와가 각본을 담당한 OVA 시절은 각본이나 캐릭터 해석 등에서 비슷한 비판이 제기되기도 한다.
[21]
단적으로 20세기 말, 21세기 초에 윙 건담을 좋아한다고 하면 싸이코 내지는 게이(...)취급을 받았으나 21세기 들어 오히려 재평가를 받았다.
[22]
이외에도 아무로와 샤아(에 더해 라라아 슨까지)는 말해봤자 입만 아플 정도로 유명한 라이벌 관계고 하야토 고바야시는 프라우 보우를 짝사랑하고 건담에 타는 아무로를 질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카이 시덴도 미하루 라토키에를 잃는 아픔을 겪었고 세이라 마스도 오빠인 샤아와의 관계로 고민한다. 미라이 야시마는 브라이트 노아와 썸을 타면서도 슬렛거 로우에게 관심을 두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약혼자가 있는 마성의 여자다. 거기에 적인 지온 공국까지 보면 자비 가 사람들은 서로가 서로를 견제하다가 심지어 죽이기까지 한다. 가르마 자비는 사랑하는 여인이 있는데도 샤아와의 관계에서 동성애적인 부분이 있는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란바 랄처럼 악역이면서도 충직한 군인도 등장하는 등 기동전사 건담의 인간관계는 파면 팔수록 계속해서 나오는 화수분이라고 할 수 있다.
[23]
시드의 오브 공방전을 계기로 오브를 떠나 자프트로 망명한 코디네이터들의 존재는 외전에서도 등장한다.
[24]
시드에 이런 묘사와 설정이 안맞는 tmi는 의외로 많고 가령 아스란이 보는 키라는 머리는 좋지만 어리버리한 면이 있는 녀석이고 키라가 보는 아스란은 똑부러진 녀석인데 정작 작중 묘사만 보면 키라는 우직한 성격이고 아스란이 갈피를 못잡고 공사구분 못하는 모습을 많이 보인다 크면서 성격이야 바뀔 수 있지만 시드 전반에 걸쳐 서로를 저렇게 평가하는데 정작 시청자가 보는 모습과는 괴리가 있다.
[25]
사실 시드의 캐릭터들이야말로 관성적인 캐릭터 작법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베사리우스 측 주인공인 아스란, 그런 주인공에 열폭하는 2인자, 2인자의 따까리인 날라리, 주인공을 따르는 사람좋은 녀석, 그리고 그 주인공들의 상사이지만 누가봐도 흑막인 캐릭터까지.... 여성향 창작물에서 죽어라도 등장하는 캐릭터 작법에서 하나도 벗어나질 않고 사실 여성향 드라마가 대세가 된 2020년대 K드라마에서도 심심하면 등장하는 캐릭터 조합이다. 그런데 적어도 왜 그런 포지션을 취하는지, 사이가 좋으면 왜 좋은지, 나쁘면 왜 나쁜지에 대해 지나가는 대사 한, 두줄로라도 표현하는 다른 창작물에서와는 달리 시드에서는 그러한 묘사가 아예 없다. 그야말로 관성적으로 틀에 박힌 캐릭터 작법에 따라 만들어진 캐릭터에 불과하다는 거다.
[26]
따지고 보면 발트펠트도 연출이 부족한 캐릭터여서 완성도가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 적 진영의 인물이 전쟁에 대해 회의를 느끼는 모습을 보여주어 주인공의 심리가 약동하는 계기를 만들기는 했지만, 정작 발트펠트 본인은 물음을 잔뜩 던졌으면서 전시 상황의 부조리함을 극복하려 하거나, 반대로 그러지 못해 깊이 고뇌하는 모습을 눈에 띄게 보이지는 못했다. 레지스탕스 마을을 깡그리 불태우고 사람들만 죽이지 않는 어설픈 불살 행위나 무방비 상태로 거리를 배회하는 행동 등 이해와 공감이 힘든 연출은 두드러졌지만, 막상 이 인물이 전쟁에 대해 고심하고 고뇌하는 연출은 시청자들에게 임팩트 있게 다가오지 못했다. 그의 최후(인 것만 같았던) 장면 쯤에서 겨우 눈에 띄게 나타났을 뿐.
[27]
미디어 믹스를 표명하고 있는 한, 이해할 수도 있는 상황이긴 하나 지나치게 뜬금없었다. 명색이 주인공인데 실종된 직후 아무 언급 없이 이상한 곳에서 갑툭튀 해버렸으니... 게다가 당시에는 미디어 믹스라는 개념이 대중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반발은 더 컸다. 훗날 방영된 더블오에서도 비슷한 전개가 나오지만 까임이 없었던 걸 생각해보자.
[28]
미리아리아와의 관계는 정말 표현된 부분이 아쉽다. 미리아리아 입장에서는 디아카야 단순한 적병 중 하나에 불과하지만 아스란은 애인인 톨을 죽인 장본인인데도 불구하고 전혀 관계에 대해 묘사된 부분이 없다. 차라리 완전히 쌩까고 서로 무시하는 입장이면 모르겠는데, 후에 시데에서 아스란과 아크엔젤을 접선해주는 중개인 역할을 하는 것을 보면 아예 교류가 없는 것도 아니다. 도대체 어떻게 넘어갔는지 매우 궁금할 지경. 다만 오노고로 공방전 당시 키라와 아스란의 대화를 듣고 후에 아스란을 용서했을 가능성은 있다.
[29]
자프트 부대가 파나마가 아닌 알래스카에 강하한다는 정보를 흘리고 자프트의 대군이 사이클롭스에 당하게 해서 지구군에 대한 자프트 측의 적대감을 더욱 높이고 프레이를 이용해 N재머 캔슬러를 넘겨줘서 양 진영이 최종 병기(핵미사일, 제네시스)까지 사용하게 하는 극단적인 상황으로 유도하려 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크루제의 조작이 아니었더라도 최종병기를 쓰는 상황은 왔을 것이고 그 시기가 늦냐 빠르냐의 문제에 불과하다.
[30]
적어도 제로 시절까지는 카가의 내면 심리나 하야토가 짜증을 부릴 수 밖에 없는 이유, 유망주였다가 콩라인으로 전락한 신죠의 초조함 등에 대해 매우 개연성있게 묘사하였다.
[31]
초반부 타이어와 격투라는 소재로 준수한 액션을 보여주었던 만화가 후반부에 들어가면서 덴도는 전지 갈아 끼우고 파이널 어택 날리는 기계가 되었다. 정말 농담이 아니라 저거 밖에 안 한다. 뱅크 이외의 전투씬은 찾아볼 수 없었으며 심지어 후반부에는 나이트 오가가 합류했기 때문에 뱅크의 양이 두 배로 늘어났다. 둘이 사이좋게 파이널 어택을 번갈아 가면서 쓰는게 전투씬의 전부였다. 게다가 중반까지 덴도를 상대로 접점을 벌였던 알테어가 아군으로 들어온 영향인지, 덴도의 무한 파이널 어택을 저지할 수 있는 적측 인물은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하긴 있어봐야 계속 파이널 어택을 쓰겠지만(...)
[32]
그리고 저 덴도의 실패가 반다이가 다시 건담으로 돌아오게 하는 계기가 된 것도 있으니 아이러니하다.
[33]
정확히 말하자면 전반부에도 뱅크신이 있지만 그것은 기존의 로봇물에서도 용인가능할 정도의 뱅크신(출격 장면이나 변신 합체 장면)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될 수 없다.
[34]
스트라이크 건담에 탑승했을 당시에는 아크엔젤, 뫼비우스 제로나 스카이 그래스퍼와 연계하고 스트라이커 팩 시스템을 활용해 기동 시간을 늘리며 싸웠는데 프리덤 건담으로 환승한 이후에는 양민학살만 하거나 멀티 록온이 안통하는 박카스 3인방이 약물 효과나 배터리 부족으로 퇴각할 때까지 버티는 것뿐이었다.
[35]
대신 이쪽은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네임드 파일럿들의
실력을 아주 넘사벽으로
강력하게 끌어올려 놓았다. 링크에 언급된 네임드 파일럿들이 극중에 등장했을 때는, 다들 최초로 양산기의 강화형 내지 개량형 정도를 탑승하고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체 성능이 월등히 앞서는 솔레스탈 비잉의 건담 마이스터들조차 애먹었으며, GN-X의 등장으로 성능 격차가 맞춰지자 건담들마저 최소 중파 이상, 최대 반파 혹은 대파를 각오하고 싸워야 했다.
[36]
1화부터 고생해서 겨우겨우 적 양산기 하나 격추시키는 작품이
기동전사 건담 AGE다.
[37]
사실 이 장면의 연출이 그지같아서 그렇지만, 크루제의 철학이 드러난다고 할 수 있는 장면이다. 경쟁 때문에 내추럴과 코디네이터로 갈라진 세상, 키라와 같은 능력을 얻기 위해 자신 같은 존재를 만들어낸 세상 등. 크루제가 이 세계를 파괴하려는데, 키라는 그래도 이 갈등을 유지하고 '피해본 건 님이니 짓밟히며 사셈 ㅋ'이라는 의미로 '지키고 싶은 세계가 있다고 한 거다' 라고 해석될 수 있다.
[38]
빛의 날개 완전 전개 후 학살
[39]
이쪽은 학살외에도 조로 떼를 격추도 아닌 무력화 시키는 보살급 기행을 보여주기도 했다.
[40]
새틀라이트 캐논. 이 하나로 설명 끝.
[41]
월광접. 이것도 설명 끝
[42]
막상 듀얼이 범용성이 좋은 기체라고 하지만 정작 그 훌륭한 범용성은 스트라이크가 완벽한 상위호환의 성능으로서 보유하고 있다는, 가히 어처구니없는 컨셉 배분 미스까지 존재한다.
[43]
스트라이크 프리덤은 기체 컨셉의 미스로 인해 대기권 내 전투력 하락(드라군 봉인), 라이플 수납과 레일건 포지셔닝의 상관관계 등 어처구니없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프리덤은 이마저도 없어서 진정한 무결점 컨셉을 보유하고 있지만.
[44]
퍼스트 건담vs지옹, Z건담vs디 오, ZZ건담vs큐베레이, 뉴 건담vs사자비, 건담 NT-1vs자쿠2 개량형, 건담 Ez-8vs아프사라스III, 뉴 건담vs사자비, 유니콘 건담vs시난주(+네오 지옹) 등.
[45]
기동전사 V건담 제작 시 반다이와 선라이즈의 과도한 갑질로 인해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46]
더블오를 대차게 까면서 정작 트위터에서는 더블오 보라고 권하거나
ELS같은 외계인을 부정하면서 덩달아 자신이 만든 설정인
우주고래도 부정했다. 이 외에 망언은 더 많으니 알아서 찾아보자.
[47]
X는 1화만 보고 꺼버렸다고 말하기도 했다.
[48]
오브의 모티브가 만주국이라는 루머도 있었지만 정확하게는 그저 일본을 본 딴 국가이다.
[49]
물론 자프트도 지구에 뉴트론 재머를 수없이 살포해 에너지 문제를 야기했지만 이것 외에는 자프트에서 만행다운 만행을 저지른 게 딱히 보이지 않는다. 최종전의 제네시스 발사 장면쯤 되어서야 겨우 막장으로 치달으니...
[50]
이 역시 제국주의 시절 볼 수 있던 강제 이주 및 노역 문제를 반영한 것이다.
[51]
다만 후쿠다가 트위터에서 하는 말을 보면 이 사람은 친미 사상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종잡을 수가 없는 인물.
[52]
날아다니는 것 같은 묘사가 나오더라도 이는 부스터를 이용한 고공 점프이지 완전한 비행은 아니다.
베이스 자바 등의 SFS가 등장한게 이 이유다.
제타 건담,
안크샤,
리젤같은 일부 TMS은 변형 후 이 역할을 수행한다. 다만 이 쪽도 MS의 추력을 한 방향으로 집중해서 억지로 띄우는 것일 뿐 전투기보다 못한 비행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설정.
[53]
이것이
그리프스 전역때
앗시마,
갸프랑,
제타 건담 등의 가변기체가 많이 등장한 이유다. 특히 앗시마는 개량해서 96년까지
안크샤라는 기체로 응용된다. 거기다가
제타플러스의 개발 목적도 제공권 장악이란 점이 있다.
[54]
물론 7톤짜리가 붕붕 날아다니는 것도 말이 안 되기는 마찬가지다.
[55]
극중 묘사와 설정을 종합해 보면 시드 본편에 등장한 자체 비행능력을 갖춘 MS는 딘, 레이더, 포비든, 프리덤, 저스티스 뿐이고 나머지는 별도의 비행용 장비가 필요했다.
스트라이크 건담의 경우 엘 스트라이커는 대기권 비행용 장비가 아니고, 극중에서도 비행을 위해 굴을 뺏어타야만 했다.
[56]
보통은 플라이트 팩 같은 걸 장착하는 경우가 많은데, 세계관 최초의 모빌슈트이자 양산기인
진(MS)은 별도의 플라이트팩 없이 대놓고 자체비행을 실현하고 있다. 그나마 진은 백팩에 대놓고 눈에 띄게 거대한 추진기가 있으니 변명이라도 가능하다.
[57]
전함이 그 덩치로 날아다니는 게 말이 안 된다는 지적에 던져놓은 게 처음에는 반중력이었다 잽싸게 수정된 내용이 '미노프스키 입자로 인해 가능하다' 였고, 미노프스키 입자가 정확히 뭘 하는 입자길래 전함을 날아다니게 할 수 있는지는 작중에는 설명이 없고 이후 설정집에서 설명하게 되는데, 설정집 설명을 읽어봐도 말이 안 되기는 마찬가지라, 결국 40년째 설명이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58]
MS의 경우, 대기권은 아니고 우주에서 저게 어떻게 날아다니냐는 비판점이 주된 비판점이었고, 이를 설명하기 위해 방영 후 잡지에서 나온 것이
AMBAC. 물론 항목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결국 아무런 설명이 안 된다.
[59]
EXA-DB에서 얻어낸 오버 테크놀로지로 대기권 내에서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베이건의 MS들과 달리
최신형 TMS가 개발되기 전까진 대기권 내 MS들의 비행을 위해 SFS를 채용해야 했던 AGE, 대기권 내에서는 무식한 추진제 소비로 고공점프에 가깝게 날아다니는 철혈의 오펀스.
[60]
더블오의 GN 드라이브, 수성의 마녀의 비트 스테이브.
[61]
본 작품의 작화붕괴는 주로
신보 타쿠로나
나카무라 프로덕션 하청 에피소드에서 발생했다. 그림체가 다른 더블오나 철혈 쪽은 별 말이 안 나온 걸 보면 그림체가 안 맞았을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