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영국 총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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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별 결과 | |||
보수당 | 노동당 | 자유민주당 |
1. 개요
|
총선 패배에 승복하는 리시 수낙 총리 |
보수당의 2024년 영국 총선 결과를 정리한 문서이다.
2. 상세
보수당 내에서 악몽이라고 불리던 1997년보다도 나쁜 결과가 나왔다. 무려 2019년에 비해 비율상 기존 의석의 2/3을 넘는 244석을 날려먹었으며 이는 보수당 190년 역사상 최악의 참패다.보수당으로서는 보리스 존슨부터 시작해 리즈 트러스, 리시 수낙까지 3연속으로 총리 인선에 삐끗한 대가[1][2]를 거하게 치른다. 출구조사 기준 제러미 헌트 재무장관, 그랜트 섑스 국방장관, 페니 모돈트 서민원 원내대표 등의 주요 각료들이 낙선할 것으로 예측되었으며, 노동당을 견제하기는커녕 자유민주당에게 거의 2/3의 의석을 따라잡히는 수준까지 왔다.[3]
문제는 출구조사보다 실제 결과가 더 나빴다는 점인데 출구조사에서는 131석을 획득할 것으로 예측되었으나 실제 결과를 까보니 120석을 간신히 턱걸이하는 것[4][5]으로 나왔다. 심지어 더 타임스, 이브닝 스탠더드 등 미들 잉글랜드가 애독하는 언론으로부터 외면 받았고, 파이낸셜 타임스, 이코노미스트도 노동당을 지지하게 되었다. 영국 정치에서 언론사가 특정 정당, 정치인 지지가 가능하고 이 게 총선에서 큰 역할[6]을 한다는 것을 보면 보수당 입장에서는 정당 공약을 홍보하고 여론을 조성하는 큰 우군을 잃은 셈이다.
게다가 총리를 지냈던 데이비드 캐머런의 지역구인 위트니와 테레사 메이의 지역구인 메이든헤드, 마거릿 대처의 지역구인 핀칠리&골더스 그린과 같이 보수당 입장에서는 상징성이 큰 지역구들이 대거 자유민주당 쪽으로 넘어갔으며[7] 전임 총리였던 리즈 트러스는 그 좋은 지역구[8]조차 지키지 못하고 노동당에게 내주며 체면을 구기는 걸 넘어 거의 정계 은퇴를 고심해야 하는 수준까지 몰렸다. 또한 환경 문제에서는 좌파에 가깝지만 경제 정책에서는 우파를 대변하는 에드 데이비 대표 체제 자유민주당이 보수의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블루월 상당 부분[9]을 무너뜨리며, 제대로 성공한 탓에 잉글랜드 남부만 남은 상태이다.
그나마 보수당 쪽에서 위안으로 여길 만한 점은, 샤이 토리가 완전히 무너진 선거는 아니라는 점[10]과 영국개혁당이 의석을 제대로 챙기지도 못하면서 팀킬만 기가 막히게 잘한다는 걸 보수 유권자들에게 어필했다는 점[11][12], 마지막으로 제러미 헌트 재무장관과 올리버 다우든 부총리, 이언 덩컨 스미스 전 대표, 프리티 파텔 전 내무장관 등의 중진급 인사가 낙선될 것이라는 예측을 뚫고 일부나마 살아 돌아온 덕에 총선 대패를 수습할 중량감 있는 인재는 어느 정도 확보했다는 것 정도다.
3. 지역별 결과
잉글랜드 | ||||
지역 | 2019년 | → | 2024년 | 증감 |
이스트 미들랜즈 | 38석 | 15석 | -23 | |
이스트 오브 잉글랜드 | 52석 | 23석 | -29 | |
런던 | 21석 | 9석 | -12 | |
노스이스트 잉글랜드 | 10석 | 1석 | -9 | |
노스웨스트 잉글랜드 | 32석 | 3석 | -29 | |
사우스이스트 잉글랜드 | 74석 | 30석 | -44 | |
사우스웨스트 잉글랜드 | 48석 | 11석 | -37 | |
웨스트 미들랜즈 | 44석 | 15석 | -29 | |
요크셔험버 | 26석 | 9석 | -17 | |
스코틀랜드 | ||||
스코틀랜드 | 6석 | → | 5석 | -1 |
웨일스 | ||||
웨일스 | 14석 | → | 0석 | -14 |
4. 총평
보수당 창설 역사상 최악의 패배를 당했다.[13] 무려 250석을 잃으며 침몰하고 말았다. 패배의 규모가 워낙 커서 수습하는 데 얼마나 걸릴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며, 당 전체가 마비 상태에 빠졌다.
2010년 이후 14년 동안의 보수당 장기집권에 대한 피로감[14]이 극에 달했고, 보리스 존슨의 코로나 대처, 파티게이트와 리즈 트러스의 경제 실책 등으로 중도층들이 노동당이나 자유민주당으로 이탈했다.
제러미 코빈의 강성좌파적인 정책으로 중도층들이 그나마 보수당이 차악이라고 선택했던 2019년 영국 총선과 반대로 존슨의 실책이 드러났고, 노동당도 코빈 대신 연성좌파인 스타머를 대표로 선택했기 때문에 보수당의 지지율이 낮아졌는데 그 쐐기를 박은 것이 리즈 트러스의 실책이다. 자유민주당의 데이비 대표도 경제적 자유주의 노선으로 잡으면서 미들 잉글랜드의 지지층이 얇아졌다. 그걸 수낙이 수습하려고 투입되었으나 트러스의 실책이 너무나 컸고, 뜬금없이 전쟁을 언급하며 징병제를 공약으로 내거는 등,[15] 사실상 자폭이나 다름없는 행보를 보이면서 스타머에게 유리하게 돌아갔다.
이렇다보니 기존 보수당이 이길 만한 텃밭에서 노동당이 당선되고 자유민주당, 영국개혁당과 표가 갈려 노동당이나 자유민주당이 어부지리로 당선되는 지역이 적지 않았다. 당장 보수당이 잉글랜드 북부, 웨일스 등 열세 지역에서 상실한 의석수도 적지 않지만 사우스이스트 잉글랜드, 사우스웨스트 잉글랜드, 이스트 오브 잉글랜드 전 지역과 이스트 미들랜즈와 웨스트 미들랜즈, 요크셔험버의 농촌, 어촌 지역 등 영국 중산층의 본거지도 막판 결집으로 겨우 방어했고, 콘월 등 일부 지역은 거의 전멸했다. 그나마 방어한 스코틀랜드도 스코틀랜드 국민당의 지나친 독립 요구에 대한 심판 덕에 농촌 지역이라도 방어가 가능한 것이었다.
이는 이번 총선 결과에서 아주 극명하게 드러난다. 2019년 영국 총선 당시 보수당은 45.2%의 득표율을 올렸으나 5년 만인 이번 총선에서 23%의 득표율에 그쳤다. 5년 만에 득표율 자체가 반토막난 것이다. 보수당 전국 득표율 감소폭은 대부분 영국개혁당에 쏠렸고 블루월 핵심 지역의 지지세는 자유민주당한테 갔다. 노동당이 2019년 총선 당시 32.1%의 득표율에서 5년만에 33.7%의 득표율, 1.6%의 상승에 그쳐 사실상 제자리 걸음을 했음에도 불구[16]하고, 노동당 의석 수는 2019년 202석 → 2024년 411석으로 더블업을 하게 된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
또한 당내 분란도 큰 몫을 했는데, 보수당 정권 전반을 걸쳐, 브렉시트 과정에서 테레사 메이 정부가 내놓은 탈퇴안이 당내 강경파들과 온건파 의원들에 의해 연달아 부결되며 당이 찢어졌고, 일부 온건파 의원들은 무소속 그룹이나 자유민주당으로 이적하는 일까지 일어났다. 2019년 영국 총선에서 보리스 존슨이 넉넉한 과반 의석을 확보해 브렉시트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이후 코로나 사태 중 발생한 파티게이트 등 본인의 논란들과 각료들의 각종 논란으로 보수당은 갈등에 빠졌다.
이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전당대회를 했고 리즈 트러스가 선출되었으나, 리즈 트러스는 경제적 실책으로 인해 의원들의 강력한 압박으로 49일 만에 사퇴했고, 리시 수낙이 총리로 당선되면서, 당내 분란이 완전히 터졌다. 리시 수낙 내각도 당의 코어 정책 중 하나인 불법 이민 차단과 합법 이민 축소 문제에 큰 변화가 없고, 오히려 보수당에 대한 비판 여론만 커져 키어 스타머의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당내에서 주요 중진들이 불출마를 하거나 정계 은퇴를 선언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예 언론이나 평론가들 사이에서는 Five Families라고 보수당 내 5개 계파 간의 갈등을 상징하는 용어까지 나오는 지경에 이르렀다.
보수당이 다시 정권을 잡기 위해서는 보수 진영에서의 포지셔닝부터 처음부터 다시 잡아야 하는 상황에 봉착한 것이다. 참패 수습을 하는 데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존 메이저 총리의 패배부터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승리 이전까지 정확하게 13년이 걸렸다.
[1]
테레사 메이가 예상보다 빨리 총리직에서 사퇴했지만
브렉시트에 대한 당내 반란표가 많았고,
내무장관으로의 실적이 있어 그나마 케네스 클라크 등
온건파들은 시기를 잘못 탄 게 메이 내각의 난점이라고 평가했다. 보리스 존슨은 런던시장 경력, 스포츠광의 모습과 친서민적인 모습, 기행 등으로 인지도도 높았고,
브렉시트는 수습할 거라는 기대를 갖고 총리가 되었다. 물론 실책도 있었지만 상대가 강성 좌파인
제러미 코빈이고 이 때는 노동당 온건파 - 강성파 갈등이 심해서 내각 유지가 가능했다. 그 덕에 보리스 존슨은
2019년 영국 총선에서 보수당 참패 전망을 딛고 압승하는 모습을 보인 것과
러우전쟁 당시 서방권 리더로써
푸틴을 비판하면서
젤렌스키를 밀어주고
영국 국방정보국을 활용해 전쟁 정보를 분석하도록 지시하고,
AUKUS 결성에 힘을 쓰는 모습까지는 괜찮았다. 그러나 총선 다음 해인
2020년에 있었던 코로나 사태 때 불거진
파티게이트에서
존슨 내각 각료들의
내로남불,
부정부패 행태와 그 내로남불을 감싸는 존슨 총리의 행태에 민심 이반이 심화되기 시작했다. 이 시점부터 존슨은 거짓말쟁이로 완전히 대중에게 찍혔고, 이 탓에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즉위 70주년 기념식에서도 존슨 총리 내외는 군중의 야유를 받았다.
[2]
존슨 이후 나온
리즈 트러스는
마거릿 대처를
흉내 내며
신자유주의,
자유지상주의 정책을 펼쳤지만 대처의
사례와 달리 세입은 펑크나고 지출은 늘고 인플레이션 문제가 심화되었는데
준기축통화인
파운드화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고 연기금이 증발했다. 그 덕에 보수당 지지율이 이미 파티게이트를 비롯한 존슨의 실책으로 역전당한 상태로 격차가 급격하게 노동당과 벌어졌다. 그 후
수낙이 투입되었고 인플레이션도 비교적 안정화되고
파운드 가치가 역시 트러스 시절에 비해 안정적 상태를 찾았으나, 명백히 남편과
다우닝 가 10번지에서 동거하는 배우자인 악샤타 무르티가
국외 수입에 대한 세금 회피 목적으로
인도 국적과
비거주자 신분을 유지해온 것이 발각된데다 수낙 본인미저도
선거를 앞두고
징병제를 공약하는 등의 삽질을 벌여 결국
재무장관 시절의 활약을 깎아먹고 보수당 총리 참사의 일원이 되었다. 그덕에 스타머는 대표 취임 후 크고 작은 선거에서 계속 이기면서 세력을 키울 수 있었다. 존슨부터 수낙까지의 3연타가 사실 말이 좋아 '삐끗'이지 보수당 입장에서는 참사에 가까운 수준이었던 셈.
[3]
보수당에게 있어서 최악의 악몽이라고 불리는 1997년 총선에서조차 자유민주당과의 의석 차이가 100석이 넘을 정도로 견고했던 것을 감안하면 보수당에게 있어서 최악의 참패를 넘어 대참사라고 해도 부족할 정도이다.
[4]
대한민국 국회 지역구 정족수에 대입해보면 집권여당이 254석 중 47석을 획득한 반면 제1야당이 단독으로 161석을 획득한 셈이다. 참고로 영국은 비례대표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비례 의석인 46석은 제외했다. 참고로 한국에선
열린우리당의 창당 당시 의석 수가 47석이었고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얻은 의석 수의 합이 161석이었다.
[5]
반대로 자유민주당은 출구조사 예측보다 11석을 더 얻었다. 단순 계산으로 보수당로부터 10석을 끌고 온 셈이다.
[6]
루퍼트 머독에 대해 괜히 영국 정치인들이 신경쓰는 것이 아니다.
[7]
5년 전에는 반대로 노동당이
토니 블레어의 의원 시절 지역구를 보수당에 빼앗겼다.
[8]
인구 대부분이 보수당 지지층인 농민인데다 대표적인 농촌 선거구로 노동당이 당선된 적이 없다.
[9]
스코틀랜드를 제외하고 자유민주당의 의석 증가는 100% 보수당한테서 뺏어온 지역구이다.
[10]
불과 몇주전까지만 하더라도 보수당이 100석 내외의 의석을 겨우 지키고 노동당이 450여 석 이상을 얻는 여론조사가 다수였고 심지어 자유민주당에게 제1야당 자리도 뺏긴다는 여론조사도 나왔는데 막판에 샤이 토리가 대거 결집한 덕에 세자릿수 의석과 2당의 지위를 유지하는 데에는 성공했다.
[11]
출구조사에서는 13석까지 예측이 되었으나 실제 결과를 까보니 5석밖에 얻지 못했고 그나마도 보수 내부의 싸움인 탓에 확장에는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12]
사실 선거방송에서 영국개혁당의 예상 의석수를 정할 때 깊이 고심했다고 출구조사를 담당하는 BBC의 존 커티스 박사가 말하며, 영국개혁당의 획득 의석수에 대해서 여지를 두었다. 예상 의석수의 폭이 워낙에 넓어 중간 수치인 13석으로 일단 정해서 발표했지만, 전개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고 시청자들에게 당부했고, 실제로 개표가 진행되면서 예상 의석수가 4석으로 대폭 하향 수정되었다.
[13]
대한민국에서는 보수 집권여당이 역대 최악의 대패를 당했다는 점에서 불과 3개월 전에 치러진
22대 총선을 연상하기도 하였다.
[14]
1997년 영국 총선에서 노동당이 압승한 이유도
1979년 총선 이후 18년 동안 보수당 장기집권에 따른 피로감이 극에 달했던 것이 컸다. 반대로
2010년 총선에서 보수당이 이긴 이유도 13년 간의 노동당 장기집권에 대한 피로감이었고,
2019년 영국 총선도
제레미 코빈의 강성적인 공약과 이로 인한 야권 단일화에 애매한 모습으로 야당 표가 갈려서 보수당이 어부지리 압승을 거둔 거지 선거 개표 전까지만 해도 보수당의 단독 과반 상실이 전망됐었다.
[15]
여론조사 결과 징병 대상 세대에서는 압도적으로 비토했으며 보수당의 핵심 지지층인 징병제 폐지 직후 세대에서 가장 높은 찬성률이 나타났다. 애초부터 영국에서 침략이라도 당한게 아닌 이상 징병제를 실시한 명분도 없는데다, 리시 수낙 총리도 군대 안 간 사람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니가 뭔데 감히 우리한테 군대 가라고 하는건데?" 같은 소리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16]
단 노동당의 득표율이 낮았던 까닭은
스타머 지도부의 우클릭 노선에 대한 반발로 기존 강성좌파 지지층의
녹색당이나
제러미 코빈 등의 친-팔레스타인 성향 무소속 후보들, 그리고
영국개혁당으로 유출된 표가 있어서 그렇지, 중도층 자체에선 상당한 득표를 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