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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17 21:52:33

하비 덴트(다크 나이트 트릴로지)

<colbgcolor=#000000><colcolor=#ffffff> 다크 나이트 트릴로지의 등장인물
하비 덴트
Harvey Dent
파일:The Dark Knight Harvey Dent.jpg
본명 하비 덴트
Harvey Dent
다른 이름 화이트 나이트/백기사 (White Knight)
투페이스 하비
담당 배우 에런 엑하트
성별 남성
국적 미국
직업 고담시 지방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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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작중 행적3. 평가4. 명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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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다크 나이트 트릴로지 하비 덴트.

2. 작중 행적

2.1. 다크 나이트

파일:I Believe in Harvey Dent.jpg
파일:external/www.etbscreenwriting.com/Harvey-Dent-the-dark-knight-9471370-543-359.jpg
해리 덴트(Harry Dent)와 루시 덴트(Lucy Dent) 사이에서 태어났고[2] 고담에 새로 선출된 지방검사.[3] 전작에서 스케어크로우의 손에 의해 카르미네 팔코네가 처분 당하고, 패밀리를 살바토레 마로니가 휘어잡게 되자 법정에서 기소하는 대목에서 등장했다. 법정에서 총을 빼들고 농간을 부리는 마피아를 맨손으로 제압한다.[4] 제임스 고든과 협력하면서도 대립하고[5], 고든을 통해 배트맨에게서도 협조를 받아 고담의 부패를 척결한다. 하비는 브루스 웨인의 소꿉친구이자 검사보인 레이첼 도스의 연인이기도 하다. 썩어빠진 고담에 나타난 젊고 정의로운 검사로서 '백기사(White Knight)'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지지를 받게 된다.[6]
나타샤: 그치만 여긴 민주주의 사회잖아요, 하비.
하비 덴트: 적들이 성문에 있을 때[7], 로마인들은 민주주의를 미루고 도시를 보호할 사람 하나를 뽑았습니다. 그건 영광이 아니라 공적 임무로 여겨졌죠.
레이첼 도스: 하비, 공화국을 지키고자 뽑힌 마지막 사람이 카이사르였잖아요. 그는 자신의 권력을 절대 포기하지 않았고요.
하비 덴트: 글쎄. 영웅으로 죽든가, 아니면 스스로 악당이 되어가는 걸 깨달을 만큼 오래 살든가 둘 중 하나죠. 배트맨이 누구든 간에 평생 이런 짓을 하는 데 보내고 싶지는 않겠죠. 어쩌겠습니까? 배트맨은 자기 역할을 맡을 사람을 찾고 있는 겁니다.
레이첼의 현 남자친구인 탓에 선거자금 모금 파티도 열어주는 등[8] 브루스 웨인과는 공적으로는 친하고 정치적으론 굳건한 협력 관계이지만 사적으로는 서로 배트맨의 가면 없이 고담을 지키는 백기사이자 레이첼의 현 남자친구세계적인 재벌이자 레이첼의 전 남자친구 구도여서 영화를 보면 곳곳에서 미묘하게 서로를 견제하는 모습이 드러난다.[9][10]
파일:external/images2.wikia.nocookie.net/2555807024_4faa507795.jpg
하비의 동전 광기 족쇄이다. 여기서도 이중적인 면[11]은 어느 정도 존재하나 그것을 양면이 같은 동전으로 제어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 때는 캐릭터가 선한 쪽인 만큼 좋은 결과를 끌어내기 위해 사용되지만, 위의 사진을 보듯이 꼭 좋은 쪽으로 쓰는 것은 아니었다. 사진은 시장을 암살하려다 체포된 조커의 부하, 시프를 심문하는 상황인데, '앞면이면 살고 뒷면이면 죽는다'라면서 양면이 앞면으로 같은 동전을 던지며 정신적으로 압박한다.[12] 그는 정신박약 증세를 보이는 인물이었기에 심문을 통하여 얻을 것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배트맨이 나타나 '이 모습을 사람들이 알면 어떻게 될 것 같냐'며 덴트를 만류하자 비로소 그만둔다.[13] 결정적으로 이 부분에서 하비가 이렇게까지 한 것은 이 자의 명찰에 연인인 레이첼의 이름이 적힌 것을 보고 격분한 탓이 컸다. 레이첼이 관여되면 배트맨도 비긴즈부터 다른 모든 게 어찌되든 제쳐두는 모습을 보여준 걸 보면 여기까지는 충분히 참작이 가능했던 상황이다.

중반부에는 조커 배트맨을 흉내내던 자경단원 하나를 죽여 시체로 만든 뒤 시장 집무실 앞에 걸어놓는 미친 짓을 하고, 배트맨이 정체를 밝히지 않으면 매일 사람들을 하나씩 죽이겠다고 협박한다. 이어서 판사, 경찰청장 등 고위 관리들을 죽이고 마침내 하비 덴트마저 조커가 직접 난입해 살해하려 한다.[14] 그러나 하비만은 조커의 계략을 눈치챈 브루스의 저지로 끝끝내 조커의 마수에서 살아남는다. 이후에도 조커가 계속해서 배트맨의 정체를 공개하라고 협박하자, 대중 앞에서 조커에게 굴복하면 안 된다고 역설한다.[15]

하지만 이미 시민들과 경찰들의 여론은 배트맨을 법의 심판에 넘기라는 쪽으로 기울어져 있었고, 이에 하비 덴트는 기묘한 승부수를 던지는데, 바로 자신이 배트맨이라고 거짓 증언을 한 것. 이 자리에 정체를 밝히려 마음먹고 기자들 사이에 서 있던 브루스 웨인을 그야말로 당황시켰다. 그리고 압송되는 자신을 죽이러 습격해오는 조커 일당에 의해 위기에 처하지만, 이를 저지하러 나타난 배트맨과 조커가 했던 것과 똑같이 경찰특공대원으로 변장하고 죽음을 위장한 채 숨어 있던 제임스 고든과의 협력으로 조커를 체포하는 활약을 펼친다.

그러나 조커와 마피아들의 계략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일부 부패한 경찰들의 배신으로 인해 조커가 체포된 이후에도 하비는 안전히 귀가하는 대신 레이첼과 함께 폭발물이 설치된 각각 다른 장소에 납치되어 버린 것이다. 분노한 배트맨이 조커를 심문한 끝에 두 사람이 각각 감금되어 있는 장소를 알아내고, 배트맨은 레이첼을, 고든은 하비를 구하기 위해 다급히 움직이지만, 애초에 조커가 두 장소를 바꿔서 말해줬기에 배트맨은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쪽인 하비를 구하게 된다. 여기에 고든이 간발의 차로 레이첼을 구하지 못하면서 앞뒤 사정을 모르던 레이첼은 브루스가 자기 대신 하비를 선택했다는 충격을 안은 채 사망하고[16][17], 하비는 대체 왜 레이첼에게 가지 않고 자신을 구하러 왔냐고 외치며 배트맨을 원망한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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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external/images3.wikia.nocookie.net/Twofaceorigin.jpg
의자에 묶인 채로 탈출을 시도하다 왼쪽으로 쓰러졌는데 그와 동시에 옆에 있던 기름통도 같이 넘어지면서 흘러나온 석유가 얼굴로 흐르고 말았다. 그래서 갇혀있던 건물이 폭발했을때 하필 석유가 묻은 쪽에 불이 붙는 바람에 결국 하비는 얼굴의 반에 끔찍한 화상 자국이 생긴 것이다.[18][19][20] 그리고 동전의 똑같은 양면 중 한 면도 불타서 검게 변한다.[21][22]

이후 병실에서 의식을 되찾은 하비는 탁자 위에 놓인 자신의 동전을 집어든다. 그리고 동전의 반댓쪽이 검게 그을린 것을 확인하면서 죽은 레이첼을 떠올리며 울부짖는다.
파일:하비-병원1.jpg
덴트: 그 별명 기억해요? 제가 내무부에 있던 시절에 당신들이 지어준 별명 말이에요. 그게 뭐였죠, 고든?
고든: 하비...
덴트: 말해봐요.
고든: ……
덴트: 말해!!
고든: 투페이스... 투페이스 하비...[23]
덴트: 내가 누군지 숨길 이유가 있을까?
고든: 나한테 경고하려 했다는 거 알고 있어요. 미안합니다. 워츠가 당신을 데려갔죠. 그 자가 그들 밑에서 일했다고요? 누가 레이첼을 데려갔는지 알죠? 내가 어떤 부하를 믿어야 될지 알아야겠어요, 하비.
덴트: 지금 와서야 내 말을 들어서 어쩌려고요?
고든: 미안합니다, 하비.

파일:하비-병원.gif
투페이스: 아니, 후회하기엔 일러. 아직은.
고든이 병문안으로 찾아왔을 무렵엔 진통제와 피부 이식 수술을 거부한 채 불타서 피부가 없어진 끔찍한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얼굴의 반이 불타서 피부가 없어진 끔찍한 모습으로 고든에게 분노를 보이며, 뒤늦게 배신을 저지른 자신의 부하를 물어보려는 고든의 협조를 거부한다.
파일:external/images1.wikia.nocookie.net/Twofaceeckhart.jpg
조커: 난 그저 내 최선을 다 했을 뿐이야. 네 보잘것없는 계획을 가져다 뒤틀어 놨을 뿐이라고. 내가 휘발유 몇 통하고 총알 몇 발로 이 도시에 뭘 했는지 보라고. 응? 내가 뭘 깨달았는지 알아? 일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아무도 당황하지 않아. 계획이 끔찍하더라도 말야. 만일 내가 내일 언론에 조폭이 총에 맞거나, 군인 한 트럭이 폭파된다고 말해도 아무도 당황하지 않아. 왜냐하면 다 계획의 일부거든. 그치만 내가 그냥 늙다리 시장 한 명이 죽는다 말하면, 다들 그냥 팔짝 뛰는거야!

(조커가 투페이스에게 권총을 쥐어주고 자신에게 들이민다.)

조커: 무정부가 뭔지 보여주지. 정립된 질서를 뒤엎으면 모든 게 혼돈으로 바뀌어. 나는 혼돈의 대리인이야. 혼돈의 특징이 뭔지 아나? 공평하단 거야.

(여전히 총을 든 상태에서 투페이스가 동전을 꺼낸다.)

(동전의 멀쩡한 면을 보여주며)
투페이스: 살고.
조커: 으흠.
(동전의 그을린 면을 보여주며)
투페이스: 죽는다.
조커: 으음, 이제야 말이 통하네.
이후 병실에 간호사로 위장한 조커가 찾아오자, 불편한 몸으로나마 죽일 기세로 발광하는 모습을 보인다. 레이첼을 죽게 만든 사건을 두고 나쁘게 생각 말라며 뻔뻔하게 운을 띄우는 조커는[24] 자신이 그저 혼돈을 즐기는 무계획적인 인물이라 이 사건과는 관련이 없으며, 죄는 마피아들과 고든 청장과 같은 계략꾼들에게 책임이 있다고 강조한다.[25] 하비 역시 그들처럼 계획을 세우던 계략꾼일 뿐이고, 자신들은 이 계획들, 즉 그들이 내세운 법을 악용할 뿐이라고 밝히기도 한다. 이제껏 많은 이들이 희생을 감수해가며 제압된 마로니 일당을 수없이 기소하였으나 판사가 뇌물을 먹어 족족 풀려나다가 어찌어찌 정의로 구워삶은 양심적인 판결을 내려줄 유일한 판사도 살해당했는데[26], 동업하던 고든팀마저 썩은 사과가 섞여 체포나 호송, 구금하는 과정이 전부 비밀이 새 엉망진창으로 변해버렸다. '체포→기소→판결'이라는 사법체계에서 전부 차질이 생기니 하비 검사[27]가 아무리 용을 쓰고 기소한들 이 고담시에서는 정의가 이루어질 희망이 없어진 셈. 고든의 죽음 위장이 하비의 사랑하는 이를 잃게 만든 것 뿐만 아니라 자신을 덮친 수많은 사건으로 인해 관료제에 대한 신뢰를 잃어가고 있었던 하비 덴트에게는 이 말이 충분히 납득이 가게끔 들렸을 것이고. 조커가 예측하기 힘든 광기의 상징이다보니 계획에 연관되었을 지언정 그 계획을 직접 짜냈을 것이라 생각하기 힘든 것도 있었을 테니.[28]

그리하여 "운"이야말로 세상에서 유일하게 공평하다는 것을 굳게 믿게 된 하비 덴트는 첫 심판의 대상으로 눈앞에 있는 조커를 삼는다. 앞면이 나오면 살리고, 뒷면이 나오면 죽이는 것.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이후 멀쩡히 병실에서 나오는 걸 보면 앞면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29]

병원 장면은 하비 덴트가 완전히 투페이스로 거듭남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목소리 역시 배트맨처럼 낮고 걸걸하게 바뀐다. 이 장면에서 하비 덴트와 투 페이스, 배트맨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셋 다 정의를 추구하는 것은 맞지만 방법에서 차이가 있다. 배트맨은 처음부터 끝까지 변치 않는 불살의 원칙을 고수하고 집행자가 되는 것을 거부하지만 범죄에 맞서 싸우는 범죄자였다. 하비 덴트는 법을 근거로 범죄에 맞서 싸우는 정의로운 검사다. 그러나 투 페이스는 나름의 정의를 추구하긴 하나[30][31] 그 방법론이 동전 던지기를 통한 반반 확률의 "운"이다. 그리고 그에게 모든 사람의 목숨은 공평하게 반반의 확률로 결정되는 것이다. 이는 하비 덴트가 법의 힘으로는 도무지 곪을 대로 곪아들어간 썩은 사회를 심판할 수 없다는 것을 처절하게 겪은 것에서 온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파일:Two-Face_screenshot.jpg
(워츠 형사가 있는 술집에 덴트가 들어온다.)

투페이스: 안녕하신가.
워츠: (당황하며) 덴트. 세상에, 죽은 줄로만 알았는데…
투페이스: 반만 죽었지.

(덴트가 워츠의 위스키 잔을 들이키자, 타버린 얼굴 반쪽으로부터 술이 새어나온다.)

투페이스: 누가 레이첼을 데려갔지, 워츠?
워츠: 마로니의 부하들이었겠죠.
투페이스: 닥쳐! 고든의 수사팀에 있는 다른 배신자들을 지키겠다는 거야?
워츠: 몰라요, 나한테 말 안 했어요! 들어봐요, 덴트. 신에게 맹세코, 당신한테 무슨 일이 생길지는 몰랐다고요.
투페이스: 흠, 재미있군. (동전을 돌리며) …나도 당신한테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겠거든.
(뒷면이 나오는 동전. 이어지는 총소리.)
투 페이스는 처음으로 자신을 납치한 고든 휘하의 부패한 경찰 마이클 워츠가 있는 술집으로 찾아간다. 당황한 워츠에게 레이첼과 자신의 납치에 살바토레 패거리가 연루되어 있다는 변명을 듣고는, 동전 돌리기를 시전하며[32] 동전의 뒷면이 나오자 워츠에게 총을 쏴서 살해한다.
파일:Two-Face-1.jpg
( 마로니가 운전수를 데리고 차에 올라탄다)

마로니: 차 세우지 마. 신호등이든, 경찰이든, 아무것도…

(그 직후 옆 좌석에 있는 투페이스를 보고서 당황한다.)

투페이스: 아내를 보러 가시나? 많이 사랑하나 보군.
마로니: 그렇지.
투페이스: 그녀가 죽는 소릴 들으면 어떨지 상상은 해봤나?
마로니: 이봐, 그건 조커한테 따져. 당신 여자 죽인 건 그 놈이잖아. 당신을 그 꼴로 만든 것도.
투페이스: 조커는 그냥 미친 개야. 내가 찾는 건 놈을 풀어준 녀석이지. 워츠는 처리했어. 고든의 수사팀 소속 중에 레이첼을 데려간 당신의 다른 부하는 누구야? 레이첼이 믿던 사람이었을 텐데.
마로니: 내가 말하면, 살려보내 주겠나?
투페이스: 가능성은 있지.
마로니: …라미레즈 형사였어.

(투페이스가 동전을 꺼내며 권총을 겨눈다.)

마로니: (당황하며) 방금은...
투페이스: 가능성은 있다고 했지.

(동전을 던지자 멀쩡한 면이 나온다.)

투페이스: 운이 좋으시군.

(그리고 다시 한 번 던지자 그을린 면이 나온다.)

투페이스: 이 놈은 아니지만.
마로니: 누구?
투페이스: ( 안전벨트를 매며) 당신 운전수.
그 다음엔 마로니의 차에 올라타서[33] 레이첼을 팔아넘긴 경찰이 라미레즈였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마로니를 심판하기 위해 동전을 던지는데 앞면이 나오자 운이 좋다며 두번째 동전을 던진다. 두번째 동전이 뒷면이 나오자 "그러나 그는 아니군"이라 말하며 안전벨트를 매는데 그가 누구냐는 마로니의 질문에 운전기사라 말하며 그를 쏴서 차량을 전복시켜 버린다.[34][35] 그 다음으로는 라미레즈를 심판한다. 라미레즈는 중병을 앓던 어머니를 치료할 돈이 없어서 곤경에 처했었는데, 마피아가 이걸 노리고 치료비를 전액 입금하는 바람에 동참하게 되었다. 동전은 앞면이 나왔고, 투 페이스는 앞으론 똑바로 살라며 주먹으로 때린 뒤 풀어준다.[36]

마지막엔 고든의 가족을 납치해 레이첼이 죽었던 곳으로 고든을 불러낸다. 부하들에게 문제가 있다는 자신의 말을 무시하고 그들을 놔두었지만, 결국 그 부패한 경찰들 때문에 레이첼이 납치되어 죽었다는 것이 이유였다.[37] 너도 레이첼이 죽은 것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슬픔을 맛보라.'는 거였고, 고든의 아내와 아이들을 총으로 위협하며 "괜찮을 거라고 거짓말을 해."라고 조롱한다. 그 순간 배트맨이 나타나고, 배트맨은 "아이를 죽이는 것은 당신도 싫지 않나. 레이첼이 죽은 것은 당신이 말하는 운 때문이 아니다."라고 한다. 하비는 절규하며 "그럼 왜 나 혼자만 모든 것을 잃었느냐"고 한다. 배트맨은 "당신만이 그런 것이 아니다."라고 대답한다.[38][39] 그리고 "레이첼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우리 셋이서 해결하자. 관련이 없는 가족은 놔줘라."라고 요구한다. 해당 대목의 대사는 이렇다.
파일:1FPAlMR5lbT0LR1sncfObG9XQMNaNG.jpg
투페이스: 놈들이 그녀를 여기로 데려왔어, 고든, 당신의 부하들이. 이 곳에서 죽었지.

고든: 압니다, 나도 여기 왔었소... 그녀를 구하려고.

투페이스: 하지만 안 구했지.

고든: 못 구한 거요.

투페이스: 아니, 구할 수 있었어. 내 말만 들었다면. 악마와 거래를 할게 아니라 부패와 맞서 싸웠어야지!

고든: 나도 마피아와 싸우려 했단 말이오!

(하비, 고든에게 총을 겨눈다)

투페이스: 내가 뭘 잃었는지 알면서도 스스로를 정당화하려 해?[40](You wouldn't dare try to justify yourself, if you knew what I lost?)

투페이스: 가장 사랑하는 사람한테 다 괜찮을 거라고 얘기해 본 적 있나? 괜찮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이제 그 기분이 어떤지 알게 될 거야, 고든. 그 때는 내 눈을 똑바로 보며 미안하다고 말할 수 있겠지.

(중략, 경찰들이 주위를 포위하자)

투페이스: 내가 도망치기라도 할 것 같나? 아무도 이 상황에서 도망칠 순 없어!

배트맨: 아이가 다치는 걸 원하는 건 아니잖소, 하비.

투페이스: 이건 내가 원하는 바와는 상관 없어. 공평함의 문제야! 넌 이런 추잡한 시대 속에서도 선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겠지! 틀렸어. 세상은 잔혹해. 잔혹한 세상에서 유일한 도덕은 확률이야. 편견도 없고, 치우침도 없고, 공평하지. 고든의 아들도 그녀와 똑같은 확률을 얻게 될 거야. 50대 50으로.

배트맨: 레이첼에게 벌어진 일은 확률이 아니었소! 우리 모두가 행동을 취해서 개입했으니까. 우리 셋이!

투페이스: 그럼 왜 나 혼자서만 모든 걸 잃은 거지?(Then, why was it me who was the only one, who lost everything?)

(배트맨, 잠시 말을 하지 못하다가)

배트맨: 그렇지 않소…

투페이스: 하지만 조커는 날 선택했어!

배트맨: 당신이 우리 중 최고였으니까! 놈은 당신처럼 선한 사람도 타락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려고 한 거요!

투페이스: 그렇다면 놈이 옳았군.
그래 좋아. 우선 부터.
투 페이스는 죄없는 고든의 가족이 아니라 레이첼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을 심판의 대상으로 삼으라고 하는 배트맨의 제안을 일부 받아들인다. 이렇게 확률에 입각한 투 페이스의 심판이 시작된다.
아들한테 다 괜찮을 거라고 말해, 고든. 거짓말을 하라고. 내가 거짓말했던 것처럼.
Tell your boy it's gonna be all right, Gordon. Lie, like I lied.
우선 배트맨을 대상으로 한 심판에서, 불탄 동전의 면이 나오자 하비는 망설임없이 총을 쏴 배트맨을 쓰러뜨린다. 여전히 고든의 가족들을 인질로 삼았기 때문에 그런 하비의 타락을 지켜보던 고든은 말도 못하고 경악한다. 이후 무능한 사람을 믿은 자기 자신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인정한 투 페이스는 스스로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고 동전을 던지지만, 앞면이 나와서 산다. 다시금 총구를 돌리는데, 대상은 자신의 경고를 무시하여 부패 경찰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레이첼을 제때 구하지 못한, 무엇보다도 시장의 암살 미수에 자신의 죽음을 위장하여 조커가 고든의 가족들이 아닌 레이첼을 타겟으로 삼아 끝내 희생시키게 방치한 고든을 심판하기 위해, 하비 자신이 살아남아 그 비통함을 절감한 것처럼 결코 고든, 그가 아닌 그가 가장 아끼는 가족인 아들에게 총을 겨누고, 자기 자신이 레이첼에게 "다 괜찮을거야"라고 거짓말을 했던 것처럼 아들에게 거짓말을 하라고 종용한다. 그리고 쓰러진 고든은 흐느끼며 아들에게 "다 괜찮을 거야"라고 말해준다.

레이첼의 사망 때와 마찬가지로 배트맨이 사람 목숨 사이에서 저울질을 하고 결국 누굴 죽이고 살릴지 "선택"하는 순간이다. 하지만 동전이 떨어지기 전 쓰러져 있던 배트맨은 투 페이스를 덮치고 고든의 아들, 배트맨, 투페이스 모두 건물 밑으로 추락한다. 그리고 드러난 동전의 결과는 앞면. 마치 배트맨이 괜한 폭력을 행사한 것 처럼 보이지만, 본질은 생사를 강요하는 불합리한 선택지를 거절해 버린 것이다.

하비는 추락했지만 고든의 아들을 붙잡은 채로 간신히 매달려 있던 배트맨은 고든의 아들을 구해낸 뒤 본인은 힘이 다해 추락하지만 판자에 여러번 부딪친 후 간신히 망토로 착지해 부상을 입고 생존한다. 이후 투 페이스가 사망한 것을 확인한 후 하비 덴트의 범죄를 알고 시민들이 실망하여 선에 대한 신뢰를 잃을 것을 막기 위해서 그의 살인죄[41]를 뒤집어쓰기로 한다. 배트맨과 고든에 의해 하비 덴트는 고담의 영웅으로서 추앙받고,[42] 배트맨은 살해범으로 쫓기게 된다.[43]

하비 덴트는 자신이 했던 말인 "영웅으로 죽거나, 끝까지 살아남아 악당이 된 자신을 마주하거나."를 그대로 실현한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레이첼과 하비 중 하비가 죽었다면 영웅이 되었겠지만, 레이첼이 죽고 살아남은 탓에 스스로 악당이 되어가는 모습을 보고야 말았다. 하비를 영웅화하기 위해 오명을 뒤집어 쓴 배트맨이나, 거짓을 말해야만 했던 고든도 넓게 보면 영웅에서 '악당이 될 때까지 산' 경우. 또한 앞서 혼자서만 모든 걸 잃었다는 하비 덴트의 말은, 배트맨으로서의 정의도 배트맨으로서의 은퇴도 새로이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 일해줄 사람과 진심으로 사랑했었던 사람마저도 잃은 배트맨, 마피아를 쫓는데 큰 힘이 돼준 배트맨, 서로 맞지는 않았지만 결국 마피아와 조커를 몰아내는데에 협력할 수 있었던 깨끗했던 하비, 두명 다 잃어버리게 되고, 정의를 위해 진실을 덮어버리게 된 고든은 '세 명 다 조커를 상대로는 이겼지만 사실상 고담 시의 정의를 위해 빌런을 상대할 여력을 잃어버리게 되었다'는 걸 뼈저리게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 보여주게 된다.

2.2. 다크 나이트 라이즈

등장할 것이라는 루머도 퍼져 있었지만 개봉 전 배우 에런 엑하트의 인터뷰에서 공식적으로 '투 페이스는 < 다크 나이트> 속편에 안 나온다'라고 밝혔다. 소설판에선 아예 "떨어질 때의 충격으로 인해 이 부러져 죽었다."고 못 박았다.

하비 덴트를 연기한 배우 아론 엑하트는 투 페이스라는 캐릭터가 너무 빠르게 퇴장하는 것 같아 아쉬워서 감독에게 투 페이스의 속편 출연 가능성을 물었는데, 그 자리에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당신은 죽었어."라고 딱 잘라 말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속편에서 등장 안 한 건 아니지만, 과거신으로 한두컷 나온게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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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고담의 영웅으로서 숭배되며 그의 이름을 건 '하비 덴트 특별법'까지 제정되었다. 특별법이 생겨서 온갖 범죄자들을 교도소에 잡아넣을 수 있었기에 고담 시의 범죄율은 급격히 감소하였으나 한편으로는 비교적 정상 참작의 여지가 있는 범죄자들까지 가석방 없이 가둔 탓에 불만의 목소리도 있었다. 고든이 하비 덴트 법 기념일에 맞추어 하비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 연설문을 준비해두었지만, 차마 사실대로 발표하지 못하고 연설문을 품속에 지니고 다닌다. 그러던 중 고든이 하수도 속 베인 일당의 근거지로 납치당하고 연설문까지 빼앗기며, 결국 베인의 고담 시 장악과 함께 하비의 모든 진실이 공개되고 베인에 의해 사진이 두 쪽으로 찢기는 수모를 겪는다.[44]

결국 하비는 영웅으로 죽지도 못하고, 악당으로 살지도 못하고, 악당으로 죽게 되어버렸다. 물론 엄밀히 말하면 영웅으로서의 죽음은 가짜였고 하비의 실체는 ‘오래 산 끝에 자신이 악당이 되는 꼴을 본’ 케이스이다. 사망이 그 직후 따라왔을 뿐.

다만 배트맨이 레이첼을 구하러 갔었다면 그의 말대로 부패한 고담을 바꾸려 한 영웅으로 죽었을 것이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3.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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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시에는 좀 더 품격 있는 범죄자가 필요해. 내가 선사하겠어.
This town deserves a better class of criminal. And I'm gonna give it to them.
조커가 마피아 두목인 체첸을 제거하면서[45]
사실상 다크 나이트의 진 주인공[46]으로 강한 신념과 정의감으로 뭉친 백기사에서 자기 자신과 배트맨, 고담을 비극으로 이끌어간 악당으로 추락하는 것을 잘 보여주었다. 투페이스가 되기 전에도 특유의 자신감 넘치는 태도와 어딘가 모르게 냉소적이거나 뒤틀린 미소를 보여주며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하지만 조커 역의 히스 레저가 보인 귀기 서린 연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인상이 흐릿한 편. 하지만 이후에는 엑하트의 해당 캐릭터에 대한 연기도 레저가 조커 그 자체였다는 평을 듣는 것처럼 투페이스 그 자체였다고 재평가 받기도 한다. 사실 두 캐릭터는 성격과 성향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혼돈 그 자체인 조커의 인상이 더 깊게 남을 수 밖에 없다. 즉, 둘의 지향성이 다르기 때문에 누가 더 연기를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다. 물론 일반인적 정의를 상징하는 인물 중 하나인 레이첼의 묘사가 영 좋지 못한 것에는 낮은 비중이 한 몫을 했고, 이와 비슷하게 극 전체를 지배하는 조커에 비해 하비의 각성은 후반부에 있는데다 (위의 대사가 보여주듯) 그 조커의 영향력에 종속된 면이 크게 있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물론 그렇다 해도 타락한 선역으로서의 상당한 임팩트를 보여준 것은 분명하다.

확률로 생사 여부를 결정하고 직접 집행했다는 것이 불살을 고수하고 집행자가 되기를 거부한 배트맨과의 차이점이다. 조커하고도 차이가 있는데 조커는 목숨의 가치에 신경을 쓰는 인물이 아니었고 확률은 애초에 그에게 상관이 없었으며 집행자가 되려고 하지도 않았다.

투 페이스가 마지막 동전 던지기의 결과를 확인하지 못하고 배트맨에게 밀쳐 떨어져 죽게 된 것은 상징적인데, 이는 확률이 결정되는 순간에 제삼자가 개입하여 이를 무의미하게 만들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하비 덴트로부터 고든과 그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 배트맨은 결국 자신의 신념인 불살을 깨고 만다. 배트맨에게 제압된 조커가 자신의 비장의 카드로 하비 덴트를 내세웠는데, 배트맨의 직접적인 밀치기로 추락한 하비가 목이 부러져 사망했기에 확실히 이례적인 경우이기는 하지만,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결국 조커의 장기말로 놀아난 셈인 것을 고려하면 그의 불살 원칙을 깨겠다는 조커의 의도가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따지자면 긴급구호 적 행동에서의 과실치사에 가깝겠으나, 그 전까진 배트맨은 그런 여지에 관계없이 자신이 직접 타인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행동 자체를 하지 않았다. 비긴즈에서 살인에 대한 거부로 듀커드와의 갈등이 있던 그 때부터 브루스는 언제나 상대를 제압 내지는 부상 입히는 선에서 끝냈으며, 빌런의 사망은 배트맨이 구해주지 않았거나 내분 또는 자멸로 이루어졌다.

하비를 밀쳐낸 직후, 고든의 아들은 배트맨이 구해내어 떨어지지 않도록 붙잡고 있다가 고든이 허겁지겁 달려가 간신히 끌어올려졌으나, 배트맨 자신은 방금 조커 패거리들과 개들, 인질을 오사격할 뻔한 SWAT와도 싸워 만신창이가 된 상태에 배에 총까지 맞은 상태라 자신도 결국 못 버티고 추락해 버린다. 떨어진 이후 달려 내려온 고든과 함께 하비 덴트의 사망을 확인하며, 깨끗한 고담을 위한 하비의 노력이라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배트맨이 죄를 뒤집어쓰긴 했지만 이는 결국 미봉책에 불과했기에 후속작에서 터지고 만다.

불살이라는 신념을 깬 것과, 역으로 쫓기는 신세로 만들었다는 점을 보아 조커가 얼마나 대단한 배트맨의 숙적인지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며, 더욱 비극적인 것은 배트맨이 어쩔 수 없이 죽여야 했던 인물이 바로 웨인이 고담에서 가장 정의로운 인물로 여겼던 하비 덴트였다는 점이다. 조커는 웨인이 가장 아끼는 레이첼과 하비 덴트 사이에서 배트맨에게 선택을 강요했고, 마지막까지도 선택을 강요했다.[47] 다크 나이트는 조커를 그야말로 배트맨에게 심리적으로 엄청난 상처를 준 숙적으로 그려낸 것이다. 하비 자신이 패망했을 뿐 아니라 배트맨 자신의 대원칙도 깨게 만들었고, 신체, 정신도 극도로 피폐해져 10년 가까이 폐인으로 지내게 만들었다.

후속작인 라이즈에서 베인이 읽은 고든의 고백문은 "배트맨은 하비 덴트를 살해하지 않았습니다(The Batman didn't murder Harvey Dent)." 로 시작한다. 이는 입장의 차이도 있고, 당시의 상황이 얼마나 급박했는지를 보여준다. 정황상 하비 덴트를 밀치지 않으면(=그를 죽음으로 내몰만한 행동을 하지 않으면) 도저히 고든의 아들을 구해낼 수가 없었다고 보인다. 물론 앞면이 그냥 나왔으면 살겠지만 너무 위험했고, 뒷면이 나오면 바로 발포했을 것이였다. 앞면이 나온다 해도 하비가 그 다음 행동을 어떻게 취할지는 불투명했다. 레이첼을 팔아넘긴 라미레즈를 앞면이 나오자 풀어주었던 것을 보아서는 살려줬을 가능성이 크지만, 배트맨과 고든은 그런 정황을 알지도 못했다.

배트맨도 이것저것 따질 만큼 상태가 좋지 못했다. 그리고 시민들의 인식 속의 하비 덴트는 배트맨에게 무고한 죽음을 당한 사람이었지만 사실은 저항도 못 하고 사건에 직접 관여하지도 않은 어린아이를 자신 쪽에서 먼저 죽이려 하고 있었기 때문에 누가 봐도 긴급구호로 인정될 만하다. 배트맨은 방금 전 개에 물리고 SWAT와 조커, 그 똘마니들과 싸우며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도 고층빌딩에서 자유낙하하는 조커를 잡아냈으니, 이렇게 쌓인 데미지에 투 페이스에게 맞은 직접 복부 총상까지 겹치지만 않았으면 빌딩보다 훨씬 낮은 곳에서 추락하는 하비가 죽지 않는 방법으로 저지하는 방법을 택했으리라 볼 수 있다. 옹호하는 측은 이를 긴급구호로 인식하는 편이고 까는 측은 그렇게 영화 내내 그렇게 생고생을 하고 도시를 부숴가면서 조커 불살에 집착하더니 막판 한 순간에 사람을 죽여버렸다고 주장한다. 이런 관점에서 극단적으로 보면 당장 조커가 웨인 빌딩에 들이닥쳤을 때 배트맨이 바로 목숨을 끊어 버렸으면 뒤의 모든 비극을 막을 수 있었다는 게 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어쨌든 예외는 예외인지라 배트맨 행동 양식에 논란의 여지를 남겨버린 것은 사실. 이 건에 대한 내면묘사가 없기에 본인이 어떻게 여기는지는 불명이지만, 후속작에서도 멀쩡히 아군의 총 사용을 저지하는 모습을 볼 때 계율을 어겼다고 여겨 트라우마가 되지는 않은 듯.[48] 어지간한 상황에서도 범죄자의 목숨까지 신경쓰는 건 사실이지만 비긴즈 마지막처럼 배트맨 입장에서는 어디까지나 무고한 고담 시민의 안전이 최우선이고, 둘 중 하나만 택해야 할 급박한 상황에서 범죄자를 도와주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은 없는 것 같다.

무엇보다 근본적으로 브루스 웨인이 배트맨이 된 건 범죄자까지도 구원하겠다는 희망적인 동기로 인한 것이 아닌 범죄자가 사람을 죽이는 와중에 자신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으로 인한 절망과, 범죄에 대한 증오심으로 인해 힘을 기른 것이다. 이는 배트맨 비긴즈에서 고담의 빈민을 구하기 위해 선행하던 부모님이 빈민의 범죄로 인해 사망한 이후 알프레드에게 전부 자신의 탓이라고 울먹이던 장면에서 드러난다. 배트맨에게 있어서 하비 덴트의 동전 던지기에 아이들을 맡기다 죽어 버리면 힘이 없던 어렸을때와 마찬가지인 무력함을 건드려 버리기에 트라우마를 제대로 건드렸던 것이다.

결국 타락하여 악당이 되긴 했지만, 결국 영화에서는 가장 큰 피해자 중 한 명임이 여실히 보여졌다. 고담의 지방검사로 선출되자마자 배트맨에게 자극받은 조커라는 희대의 악당이 나타나 인생이 틀어지기 시작했으며, 우여곡절 끝에 조커를 잡았지만 하비가 그렇게 경고했음에도 자신의 부하 경찰들이 부패하지 않았다고 믿다가 결국 하비가 납치되고서야 사태 파악을 한 고든 때문에 연인인 레이첼을 잃고 자신도 끔찍한 부상을 입는 등, 고담의 정의를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주변인의 삽질로 절망하며 타락하고 말았다. 아무리 자신이 정의로웠다 한들 고담의 부패는 정도 이상으로 심각한 탓에 결국 이 지경까지 와버린 것이다.[49]

때문에 무고한 아이나 자신을 납치한 부패 경찰이나 마피아 보스 마로니를 처단하려 한 것 자체는 살인이니 정당화될 순 없었지만, 그전까지 하비가 당한 수모를 생각하면 행동 자체는 이해가 간다는 평이 많다.

4. 명대사

영웅으로 일찍 죽거나, 오래 살아서 악당이 된 자신을 보거나.
You either die a hero, or you live long enough to see yourself become the villain.
[50]
밤은 새벽이 되기 직전이 가장 어둡습니다. 그리고 장담컨대, 새벽이 오고 있습니다.
The night is darkest just before the dawn. And I promise you, the dawn is coming.
이건 내가 원하는지에 대한 문제가 아니야. 공평함의 문제라고!
It's not about what I want. It's about what's fair![51]

이런 추잡한 시대 속에서도 선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겠지!
You thought we could be decent men, in an indecent time!

틀렸어. 세상은 잔혹해. 이 잔혹한 세상에서 도덕은 단 하나, 확률 뿐이야.
And you are wrong. The world is cruel, the only morality in the cruel world, is chance.

편견도 없고, 치우침도 없고, 공평하지. 고든의 아들도 그녀와 똑같은 확률을 얻게 될 거야. 50대 50으로.
Unbiased, unprejudiced, fair. His sons got the same chance she had. Fifty-fifty.


[1] 팀 버튼 배트맨의 KBS 더빙판에서 조커를 맡은 바 있다. [2] "다크 나이트" 소설판에서 밝혀지는 사실이며, 아버지 해리의 경우 고담시의 경찰관이었는데 어린 하비를 엄하게 대해서 정신적으로 학대했다고 한다. 부모는 하비가 16살 때 어떤 방 안에서 죽은채로 발견되었는데, 아버지는 총을 쥔채 머리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고, 어머니는 목이 매달린 채 발견되었다. 경찰도 그들이 자살하였는지 혹은 타살되었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고 한다. [3] 쉽게 표현해 고담 검찰청 검사장. 미국 지방검사는 선출직이라 TV로 방영될만한 중요한 사건들은 지지도를 위해 지방검사가 직접 기소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4] 이때 하는 말이 "미국 검찰 죽이려면 미국 총을 쓰셔야지". [5] 검찰 경찰의 대립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하비는 고든 휘하의 경찰들을 믿지 못하겠다는 투로 말을 하지만 고든은 자기 부하들을 두둔한다. 하지만 이건 고든의 잘못인게 실제로 당시 고담의 경찰은 부패해있었고, 곧 투페이스로 타락하는 계기가 된다. [6] 브루스 웨인은 덴트의 행적을 보며 "고담 시에 배트맨이 필요없어지는 날이 오고 있다"고 말할 정도다. [7] 유명한 ' 한니발이 문 앞에 있다!'의 고사 인용. [8] 그것도 그냥 모금 파티 정도 수준이 아닌게, 파티 얘기를 꺼내면서 브루스가 내 친구들이랑 모금 한 번 하고 나면, 평생 돈 걱정은 안해도 될 겁니다.(One fundraiser with my pals; you'll never need another cent.)라고 진지하게 말해준다. [9] 대표적으로 브루스, 하비, 레이첼 그리고 브루스 웨인이 동행하던 발레리나 나타샤와 함께한 레스토랑 장면이 있다. [10] 브루스는 하비가 자신이 바라던 이상을 실현시켜줄 사람이라 차마 싫어하진 못하지만 질투가 나는 건 어쩔 수 없고, 하비는 브루스를 제멋대로 행동하는 한심하고 철없는 부자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레이첼이 하비의 청혼을 거절하자 마음에 둔 다른 사람이 혹시 있냐며 "제발 웨인이라곤 하지 말아줘. 그 사람은 진짜..."라고 하려다가 브루스가 들어와 그를 기절시키고 피신시킨다. [11] 그가 내사과에 근무하던 시절 경찰에서 불리던 별명이 투페이스였다. 앞으로는 경찰과 협력하면서 서로 좋은 관계처럼 보이도록 이미지를 만들었지만, 뒤로는 경찰들의 부패,비리 혐의를 캐내며 경찰 측 입장에서 나름의 배신을 하고 있었다. 즉 이중적인 면 자체는 애초부터 내재되어 있었다. [12] 첫번째로 던지고 당연히 앞면이 나오자 "다시 한번 해보지"라며 다시 동전을 던지려 한다. [13] 다만 배트맨은 이 동전이 양쪽 모두 앞면이라 절대 그가 총을 쏠 일이 없다는 것까지는 몰랐던 듯하다. 영화 상에서 I make my own chance.(내 운은 내가 만든다) 라고 힌트를 주긴 하지만 양면이 같다는 것이 대놓고 밝혀지는 건 한참 뒤 레이첼에게 던져주는 장면이기 때문. 그래서인지 덴트가 다소 억울한 듯한 뉘앙스로 잠시 자신을 변호하려 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배트맨의 말이 옳았기에 수긍한다. [14] 그리고 이 대목에서 썩어빠진 고담 경찰의 실상을 잘 알 수 있다. 판사는 조커가 매수한 부패경찰이 폭살시키고 경찰청장 역시 정황 상 매수된 경찰이 술잔에 독을 묻혀 암살, 그리고 하비 덴트의 경우 조커가 아예 부패경찰 워츠를 데리고 온다. [15] 이 때 "밤은 새벽이 되기 직전이 가장 어둡습니다. 그리고 장담컨대, 새벽이 오고 있습니다." 라는 대사를 날린다. 그리고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 베인을 통해, 이 발언대로 사건이 전개된다. [16] 레이첼은 당연히 자신을 구하러 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듯하다. 사망 당시 장면을 보면 레이첼을 안심시키기 위해 "우리 둘 중에 너를 구하러 갈거다"라고 말하는 하비에게 레이첼은 "알아(I know)"라고 대답한다. [17] 다만 처음 잠깐동안만 충격을 받은 모습을 보였고, 곧 배트맨이 자기를 구하러 오기보단 대의를 위해 하비를 구하러 와줬다고 잘못 해석하여 안심한다. [18] 자세히 보면 불타는 모양이 배트맨 마크다. [19] 영화 제작기를 보면 머리카락까지는 분장으로 구현해냈지만 얼굴 부분은 모두 CG다. 아무리 분장술이 발전했다 해도 뼈가 다 드러나고 안구 돌출, 피부가 타다 못해 뚫려서 구강구조가 드러나고 피부 속 근육 조직이 보이는 것들을 구현하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20] 그리고 하비의 불에 탄 쪽 얼굴의 안구가 노출되었는데, 실제로는 저렇게 뼈가 드러날 정도로 타면 안구도 같이 녹는다. 뿐만 아니라 안구가 녹지 않았다고 해도 눈꺼풀이 없으면 눈을 깜빡일 수 없기 때문에 결국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21] 이 동전은 자신이 배트맨이라 거짓 자백하고 연행될 때 레이첼에게 작전을 설명한 다음 던져줬다. 이 동전을 현장에서 발견하고 하비가 있는 곳에 돌려준 건 배트맨인데, 이 때 미안하다는 독백을 한다. 물론 레이첼에 대한 유감이 가장 크겠지만 그 전에 양면을 확인하는 모습이 나오므로 일전 하비가 토머스 쉬프를 상대로 동전을 튕기며 위협할 때 실제로는 총을 쏠 의사가 없었음 역시 깨달았을 수도 있다. [22] 평론가 이동진은 이 부분에서 알프레드가 앞서 언급하는 '버마에서 숲을 태워 잡은 도둑' 이야기가 지칭하는 인물이 조커처럼 보이지만 실은 하비 덴트를 가리키는 것이라고 다크 나이트 라이브 톡에서 해설한 바 있다. 또한 한 쪽 면이 타버린 동전에 대해서 '뒷면이 생긴 동전이 아니라, 앞면이 아닌 면을 가지게 된 동전'이라는 관점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23] 앞에서는 고담의 영웅이지만 뒤에서는 경찰들의 비리도 조사하는 모습 때문에 경찰들이 붙였던 별명이다. [24] 조커가 하비 덴트를 설득 및 타락시키기 전에 조커: “그 죽은, 걔 이름 뭐더라?” 하비 덴트: “레이첼!” 조커: “아 그래 걔.” 라면서 하비 덴트의 화를 돋우는 부분이 있다. 조커가 하비를 분노로 일단 마비시킨 다음에 타락시키는 치밀함과 교활함을 볼 수 있다. [25] 조커의 모든 범죄들이 치밀한 계획하에 진행된 것임을 생각하면 궤변 중의 궤변이다. [26] 코믹스에선 이 고담시의 법 자체도 사실 팔코니 조직에게 유리하게끔 조작되었다고 한다. [27] 검사야 팀이 아닌 독단으로 행동하며 기소하니 인쇄된 종이를 통해 사건을 보며 수사를 하고 법정에 서면서 이 모든 게 답답할 노릇일진 모르겠지만, 사실 발로 뛰어다니는 고든 반장과 같이 실질적인 구속을 위해 제압할 조직을 꾸려야 하는 입장과 빌런을 상대해 직접 체포해야 하는 현장의 집행자인 경찰들 입장에선 현실적인 난관에 곧바로 부딪힐 수 밖에 없다. 고담에서 경찰로서 이런 빌런들 사이에 발붙이고 살기 위해 비리를 저지르는 이들이 대다수인데 하비가 내사과를 열어 흡사 저승사자처럼 경찰들을 잡아족치니 고든을 제외하곤 남아난 인물들이 없을 정도다. 그래서 시장 출마를 앞선 하비에게 투 페이스라는 별명이라는 별명이 GCPD에서 나돌았다. # [28] 실제로 마로니가 조커에게 책임을 전가하자 하비 덴트는 "그는 미친 개였을 뿐이고, 목줄을 풀어준게 너다"라고 말한다. 이어서 고든도 "독인지 사탕인지는 살폈어야지"라며 대꾸한다. [29] 이때 조커가 총의 공이 부분에 손을 대고 있었다는 이유로 사실 뒷면이 나왔을 지도 몰랐다는 설이 있으나, 사실이라고 보긴 힘들다. 만약 뒷면이 나왔다면 하비는 병원에서 나오자마자 조커부터 죽이려 했을 가능성이 높은데다, 조커가 이런 짓거리를 벌인 이유 자체가 혼란의 공평함을 내세워 하비를 투페이스로 타락시키기 위함인데 이러면 자신의 목숨은 건질지언정 이런 짓거리를 벌인 이유 자체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사실 조커로서는 오히려 뒷면이 나와서 자신이 죽어야 계획이 완성되는데, 덴트가 자신을 죽이는 순간 영웅도 아닌 인간으로서 마지막 선을 넘는 건 물론 조커를 죽였다는 오명과 그의 악명까지 뒤집어써서 더욱 덴트를 추락시키고 광기로 내몰 수 있기 때문이다. 애시당초 이 작품의 조커는 자신의 목숨 따위에 연연하는 캐릭터가 아니다. 실제로 후반부에 배트맨이 자신을 추락시켰을 때 미친듯이 웃으며 추락했다. 만약 이때 배트맨이 조커를 죽게 내버려뒀거나 덴트가 자기를 죽였다면 정의의 상징 중 하나를 타락시킨 것에 기뻐하며 죽어갔을 것이다. 그저 덴트와 조커의 행적을 더욱 극적으로 묘사하기 위해 극중 전개상 앞면이 나왔을 뿐이다. 덴트는 레이첼의 복수를 위해 마지막 선을 기꺼이 넘어버린다. 즉 공이 이야기를 하면서 조커가 이미 수를 써두었다는 말은, 영화를 제대로 보지 않은 사람들이 장면만 보고 1차원적으로 생각할만한 내용이며 영화를 다 본 사람이라면 당연히 이런 말이 틀렸다고 생각할 것이다. 애초에 조커에게 있어 죽는 것으로 보는 손해는 그저 자신의 죽음으로 완성된 혼돈의 도가니를 직접 관람할 수 없게 된다는 정도다. [30] 투 페이스는 레이첼의 죽음에 연관된 부패한 경찰과 그들을 쳐내지 않은 고든, 레이첼을 선택한 것으로 오해할 수밖에 없는 배트맨, 그 모든 계획을 수립한 조커 그리고 조커를 지원한 범죄자만을 심판의 대상으로 삼았다. [31] "나름의" 정의인 이유는 적어도 배트맨에 대한 심판은 논리적으로 부당하며 (설령 배트맨이 정말 하비를 선택했더라도 모두를 살리지 못하는 조건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뿐이다) 고든이 죄인이라 치더라도 그를 심판하기 위해서 그의 무고한 가족을 죽이려 들었기 때문이다. 즉, 투페이스가 추구하는 정의가 그가 검사 시절에 추구했던 실제 정의가 아닌 빌런 투페이스만의 뒤틀린 정의였다고 할 수 있다. 하비 덴트에겐 사랑하는 연인 레이첼을 잃는 것이 죽음보다 더 한 고통이었다. 즉, 이 과정에서 타락한 빌런 투페이스는 '가족을 잃는 고통' 역시 그 자에게 가해질 수 있는 형벌 중 하나로 정의하게 된 것이다. 자신한테도 그랬으니까. 그 과정이 고든의 어린 아들이 겪는 건 정의가 아니란 건 중요한 게 아니다. 왜냐면 레이첼이 억울하게 죽은 것도 정의가 아니었으니까. 엄밀히 말하면 투페이스의 목적은 정의가 아닌 공평함, 즉 당한 대로 갚아주는 것에 가깝다고 볼 수 있으며 그렇기에 투페이스가 안티히어로가 아닌 빌런이라고 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32] 특이하게도 그동안 동전을 던진 것과는 달리 여기선 테이블에 올리고 돌렸다. [33] 이 때, 마로니를 자동차로 안내하던 마피아 부하 하나를 덮치는 부분이 짧게 장면을 스쳐지나간다. 정황상 이 부하 역시 동전 뒷면이 나와서 투 페이스에게 살해당한 것으로 보인다. [34] 운전기사를 심판한 이유는 운전기사도 한패라는 자신의 규칙을 철저히 지키면서도 마로니를 죽이고 싶은 자신의 복수심에 규칙의 허점을 파고든 것이다. [35] 이 때 총을 쏘기 전 안전벨트를 착용해서 차량 전복에서 투페이스는 멀쩡할 수 있었다. [36] 참고로 레이첼을 납치한 것 외에도 이 장면 바로 전에 투 페이스의 협박으로 고든의 가족들을 납치하는 데에 일조한지라 투 페이스는 이 장면 내내 라미레즈를 굉장히 경멸했다. 그런데 동전의 앞면이 나오자 세상 꺼지도록 한숨 쉬고는 (일단은 “운”에 충실해야하니) 비록 풀어주지만 주먹을 거하게 날렸다. 앞서 라미레즈가 정말 죽일 줄은 몰랐다면서 사죄를 하긴 했지만 변명에 가까운 것이, 매수당한 다른 경찰들이 그동안 한 행태(경찰국장 독살, 서릴로 판사 폭사)를 봤을 때 죽일 것이라는 걸 몰랐을 리가 없기 때문. 사실 이 부분에서 이미 하비는 연인에 대한 복수심으로 행동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뒤틀린 신념으로 행동하는 빌런이기 때문에 레이첼의 복수를 할 기회를 포기한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이번 사태 경찰 관련자 중 책임이 가장 적은 고든을 사실상 죽일 태세로 몰아붙이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37] 영화 초반 하비 덴트는 고든에게 당신 부하들을 못 믿는다고 말하자 고든은 그런 덴트에게 정의감에 불타서 안 건드린 형사가 없지 않느냐며 반문한다. 결과적으로는 고든이 제대로 조사하지도 않고 자기 부하들을 너무 믿어버린 잘못이긴 하다. 이미 배트맨 비긴즈 때부터 고담 경찰은 썩을대로 썩은 집단인데 본인이 그걸 잘 알면서도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믿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비긴즈에서부터 계속 언급되는 것처럼 사실상 부패경찰을 제외한다면 고담을 통제할 경찰력 자체가 사라지는 수준이며, 비긴즈 시절 고든의 계급은 경사와 경위 사이다. 한국으로 치면 파출소 소장급의 말단이다. 무엇보다 경찰이 사실상 빌런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프락치 노릇을 벗어나 완벽한 한패가 될 정도로 타락했을거란 생각은 고든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애초에 그런 경찰들을 거르기 시작하면 고든이 운용할 수 있는 인력이 전무했을것이다. [38] 배트맨이 브루스 웨인이라는 사실은 소수를 제외하고 아무도 알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3명 중에서 가장 큰 희생을 겪은 사람은 브루스 웨인이다. 배트맨으로서의 자신, 사랑하는 사람으로서의 레이첼 도스, 자신을 대신해 고담에 빛을 선사할 하비 덴트 모두를 잃었다. 자신의 정체를 밝힐 수 없어 그렇게밖에 말할 수 없는 그의 처절한 자괴감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39] 이때 자신이 브루스 웨인이었음을 밝혔으면 어떻게 됐을까라는 흥미로운 가정이 생긴다. 아캄 나이트에서 허쉬와 대치하게 되었을 때 이 상황과 어느 정도 유사한 상황이 형성되는데, 이때 배트맨은 얼굴을 보여주고 허쉬가 당황한 사이 그를 제압한 바 있다. [40] 부정과 부패, 검사와 경찰, 하비와 고든의 못난 팀원들로 하여금 일어난 사건들에 대한 비판이다. [41] 이 부분에서 논란이 있다. 고든의 대사에 따르면 5명이 죽었고, 그 중 2명은 경찰이라고 한다. 워츠, 마로니의 보디가드, 마로니, 마로니의 운전기사까지 4명은 이견의 여지가 없으나, 마지막 5번째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가 없다. 하비 덴트 자신, 라미레즈를 죽은 것으로 오인한 설정 오류, 병원에서 하비 덴트를 지키다가 조커에게 죽은 경찰, 고든의 집을 지키던 경찰, 바텐더 등 여러가지의 가능성이 존재한다. [42] 추락사하면서 고개가 기울어져서 끔찍한 왼얼굴을 보이게 된 것을, 하비의 오른쪽 얼굴이 보이게 고개를 돌려놓는 장면 또한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43] 배트맨이 죄를 뒤집어쓰지 않았더라도 고담에서 배트맨이 온전히 영웅 대접을 받지는 않았을 것이다. 먼저 배트맨 비긴즈에서의 활약을 기점으로 마피아들의 악행이 줄기는 했지만, 그를 따라하는 배트맨 민병대가 등장하여 소란을 일으키는 데다가 배트맨더러 정체를 공개하라며 조커가 무고한 사람들을 5명이나 죽이는 동안 함구하여 여론의 지탄을 받았고, 비록 위장이긴 했지만 고든 경감의 죽음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줬다. 후반부에는 비록 인질의 목숨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행동이었으나 SWAT를 때려눕혔다. 그리고 고든이 조커에게 사망을 위장한 것이었지만 사망한 줄 알고 고든의 아내가 오열하며 배트맨에게 하는 절규인 "당신이 고담에 어둠을 몰고 왔어!"는 당시 시민들의 여론을 알 수 있다. 배트맨이 등장했기에 원래는 평범한 마피아였을 조커가 진정한 혼돈의 화신으로서 각성하였기에 배트맨이 고담에 정의와 함께 그 정의보다 거대한 어둠을 가져온 셈이다. [44] 찢어지면서 사진 속 하비 덴트의 얼굴이 좌우로 나눠져 '투 페이스'를 상징한다. 소설판에서는 베인이 사진을 찢는 것이 아니라 불로 태워버리는 것으로 묘사되었는데, 이 또한 하비가 화상으로 인해 투 페이스의 외형을 갖추게 된 것을 고려하면 같은 맥락이다. [45] 이때만 해도 조커 본인이 나선다는 뜻인 줄 알았지만 실제로는 하비 덴트를 투페이스로 만들어 풀어놓는다는 뜻이었다. [46] 영화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시리즈의 메인 주인공 배트맨보다 중요하며 메인 빌런인 조커도 하비 덴트가 투페이스로 각성하자 사라진다. 또한 영화의 주제와 직결되는 인물이 바로 하비 덴트이다. [47] 따지고보면 여러번 농락한 셈이다. 배트맨에게 덴트는 정의를 세우기 위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존재였으나 자신의 사익(사랑하는 여자를 살리겠다)을 위해 자신이 생각하는 정의를 포기했다. 배트맨과 평범한 경찰의 기동력 차이를 생각하면 경찰들에게 맡겨둔 반대쪽은 죽게 놔두는거나 마찬가지고, 실제로 배트맨이 덴트쪽에 나타나자 배트맨, 덴트 모두 레이첼은 이제 죽었다고 생각했다. 즉, 배트맨은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정의를 포기했는데 오히려 비웃듯 정의를 포기하면서까지 아끼던 여자를 죽게 한 꼴이 됐고, 그렇게 구한 정의의 상징까지 최악의 형태로 뒤틀려 스스로 죽이게 됐다. [48] 다크 나이트 라이즈 초반부의 브루스 웨인은 여러가지 이유로 폐인 상태였지만, 하비 덴트를 자신이 죽여버렸다고 생각한 탓은 아니었다. [49] 그렇기에 하비가 왜 내 말을 안 듣고 이 꼴을 만들었냐며 고든에게 따지자 고든 또한 결국 할 말을 찾지 못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50] 실질적인 의미는 다음과 같다. "영웅으로서 죽지 못하면, 오래 살아서 네 자신이 악당이 되는 걸 봐야 해." 한때 정의로운 일을 하며 영웅으로 추앙받더라도, 권력과 찬양이 길어지게 되면 타락에 물든다는 인간의 본질을 꼬집는 의미로 보인다. 참고로 식당에서 레이첼, 브루스 웨인과의 대화할 때 ' 고대의 로마를 철권 통치한 인물'을 언급 한 바 있다. [51] 직역으로는 배트맨의 단도직입적인 질문(you don't 'want' to hurt the boy)에 단도직입적으로 대답함과 동시에 자신의 발언권을 가져오는 깔끔한 맛이 잘 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