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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치 줄자 |
피트에 종속된 유도단위치고는 매우 빈번히 사용된다. 서양 세계를 지배했던 그리스 로마 시대의 표준도량형이자, 인체를 이용해 거리를 재는 법에서 출발했으므로 수많은 나라에서 쉽게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1피트가 발 길이라면 1인치는 손가락 마디 하나 길이다.
cm로 환산하면 2.54 cm.
2. 읽는 방법
위 사진에 찍힌 줄자는 인치와 인치 사이를 32등분 했는데, 이는 영국 야드파운드법에서 정한 기준을 따른 것이다. 인치와 인치 사이는 기약분수, 즉 분모와 분자를 더 이상 약분할 수 없는 분수로 표현한다. 가령 1인치 하고도 3칸을 더 갔다고 해보자. 그러면 1인치 + 3/32가 되는데, 3/32는 기약분수이므로 그냥 1 3/32"라고 써야 한다. 하지만 만약 1인치 + 20/32라면? 20/32의 기약분수는 5/8이므로 1 5/8"이 된다.위 사진 속 자는 정수 단위 사이를 32등분 했지만 모든 인치 자들이 그러하지는 않다. 16등분이나 64등분을 한 자들도 있는데, 16등분 자들은 1/16“, 1/8“, 3/16“, 1/4“, 5/16“, 3/8“, 7/16“, 1/2“, 9/16“, 5/8“, 11/16“, 3/4“, 13/16“, 7/8“, 15/16“ 등으로, 글로 쓸 때는 3 1/8" 처럼 표기하게 된다.
야드파운드법 자는 분모의 숫자에 따라 칸을 나누는 선의 길이를 달리하여 사용자들이 쉽게 읽을 수 있게 도와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터법 자에 비하면 읽기가 많이 불편함은 어쩔 도리가 없다.[3]
그래서 더 읽기 쉬우라고 위 사진 속 줄자는 4칸 간격으로 분수를 적어 주었다. 아예 16등분으로 나눈 자의 매 칸마다 분수를 적어준 상품도 있다. 하지만 이런 배려(?)를 하지 않고 아무 숫자 없이, 그냥 칸을 이루는 선의 길이를 달리하는 것으로 끝나는 상품들도 많다. 당연히 이런 줄자는 평생 야드파운드법 체계 속에서 살아온 사람도 읽기가 꽤 힘들다.
3. 사용되는 곳
대개 디스플레이의 화면 크기에서 쓰이는데, 가로나 세로가 아닌 대각선의 길이를 잰다. 미터법이 정착된 나라들도 mm나 cm 등의 SI 단위를 쓰지 않거나[4] 병기하는데[5], 이 산업이 미국에 뿌리를 두기 때문. 거기다가 mm나 cm는 아무래도 단위가 작은 감이 있어서 적절하게 큰 단위인 인치를 쓰는 것도 있다. 이렇다 보니 스마트폰 크기마저 인치로 측정한다. 같은 사유로 미국서 처음 개발한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 등 기억장치의 마운트 표준도 5.25″, 3.5″, 2.5″이다.[6] 한국은 공식적으로 SI 단위만 표기할 수 있고, 인치와 같이 병기하거나 인치만 단독 표기하면 국가표준기본법 위반이다. 이로 인해 TV나 모니터는 미터법으로 표기하고, 인치는 247NAMU, S52WI3KI 와 같이 상세 모델명에 포함하거나, '32형'과 같이 인치 표기를 피하는 방식을 사용하기도 한다프린터와 WYSIWYG식 워드프로세서를 처음 만들었던 이유는 책을 출판하는 인쇄 산업에서 쓰기 위한 것이므로 인쇄 산업에서 쓰이는 단위계에 영향받는 것이 당연한데, 그 인쇄산업에서 지배적인 단위계가 바로 인치 쪽이다. 수백 년 간 출간된 금속활자 조판 책에 사용되는 금속활자의 폰트 크기는 picas 단위로 부르는데, 1 pica = 1/6 인치다. 좀 더 세분화하면 1 pica = 12 points 라서 1 inch = 6 picas = 72 points 가 된다. 여기서 'points' 가 익숙할텐데, 워드프로세서에서 쓰이는 그 pt 가 이것에서 기원한 것이다. 이들 단위는 당연히 포토샵 등 출판용 프로그램에서도 기본으로 지원한다. 프린터 용어인 dpi도 "Dots Per Inch"이므로 이 역시 야드파운드법의 인치를 기반으로 둔다. 인쇄를 지원하는 그래픽 툴에는 dpi 말고도 dpc(Dots Per Centimeter)라는 것도 단위도 있는데, 안타깝게도 별로 쓰이지 않는다.
전자 산업 이외에도 자동차 업계에서도 휠이 들어가는 타이어 안쪽 지름을 인치 단위로 잰다.[7]
이외에도 허리 둘레도 보통 인치로 표기한다. 임산부의 배 둘레 역시 인치로 표기한다. 배가 가장 많이 튀어나온 부분[8]을 기준으로 잰다. 38~40인치 정도 되는것이 일반적이며, 양수가 많거나 아이가 큰 경우[9], 다태아를 임신한 경우에는 45~48인치, 혹은 50인치 이상으로 늘어나기도 한다.[10]
함포 구경( 口 徑, caliber) 역시 인치 단위를 많이 사용하고 함급을 분류할 때도 주포 인치수에 따라 1~5인치(~127 mm)는 구축함, 5 초과~6.1인치(128~155 mm)는 경순양함, 6.1초과~8인치(156~203 mm)는 중순양함, 8초과~12인치(203~305 mm)는 대형순양함/ 드레드노트급 전함, 12인치를 초과할 땐 슈퍼 드레드노트급 전함으로 분류한다.
권총 구경도 야드파운드법을 사용하는 국가에서 인치를 많이 사용한다. 1인치 기준 소수점 아래를 읽는다. 예를 들어 38구경 권총(38-caliber revolver)이란 권총의 구경이 0.38인치(=9.652 mm)라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눈이 내린 정도를 잴 때도 인치를 쓴다. 일례로 미국 일기예보에서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따질 때에는 12월 25일에 눈이 1인치 이상 올 확률을 계산한다. 미국 놀이동산의 롤러코스터 키 제한에도 인치 단위를 사용한다.
미니어처 게임에서도 표준 축적으로 쓰인다. 정확히는 영국 회사인 게임즈 워크숍의 워해머 제품들과 미국의 던전 앤 드래곤 시리즈들이 이 바닥에서 거의 표준이나 마찬가지일 정도로 시장을 장악했으므로, 자연스레 거리 계산도 미국과 영국의 단위를 따라가게 된 것, 인치가 아니라 센티미터 단위로 거리 계산을 하거나 임의의 길이를 쓰게 하거나 사각, 육각 칸을 필드로 깔고 칸 갯수로 거리계산을 하는 방식도 있지만 줄자로 거리를 재는 타입의 게임들은 거진 인치 단위를 사용한다. 실제로 센티미터로 게임을 하면 길이의 최소 단위가 너무 짧아져서 불편하다.
일본에서는 인치를 꾸짖을 두(吋) 자로 쓰되[11] 인치(インチ)라고 읽기도 한다. 한국에서도 일제강점기-1960년대까지는 인치를 가리키는 뜻으로 吋 자를 쓰고 '촌'이라고 읽기도 하였다. 아마 인치가 기존의 촌(寸) 단위와 비슷하지만 다른 도량형이므로, 촌과 비슷하면서도 거의 사용하지 않는 글자를 찾다보니 吋 자를 골랐던 듯하다.
그나마 한국에서는 젊은 세대 위주로 인치가 빠르게 사장되어 미터법으로 대체되는 추세라 희망적이다. 척관법도 비슷한 수순을 겪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사회에서 인치를 쓰고 있긴 하다.
What the Fuck is a Kilometer?
씨발 킬로미터가 도대체 뭔데?
거의 미국에서만 쓰이는
미국 단위계이다 보니 미국 관련 밈에 끊임없이 등장한다.[12]씨발 킬로미터가 도대체 뭔데?
4. 인치 유사 단위
4.1. Metric inch
미터와의 호환성을 맞추기 위한 시도로 1인치를 25 mm로 정의한 '메트릭 인치'(metric inch)라는 단위도 고안된 바 있다. 1974년 처음으로 만들어진 ISO 2848 규격에 메트릭 푸트(metric foot; 300 mm = 11.811 inch)와 함께 정의되어 있다. 기존 1인치당 0.4 mm 차이가 있으므로 100인치까지 가면 4 cm가 달라진다. 메트릭 인치를 사용하면 4인치는 정확히 10 cm가 되고 40인치는 정확히 100 cm(1 m)가 되어 계산하기 한결 편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일반 인치와 뒤섞여 혼란스러워질 가능성이 높다는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1960년 BBC 런던 텔레비전 센터의 스튜디오가 이 길이 단위를 사용해 60×40 metric feet, 90×70 metric feet 크기로 지어졌으며, 구 공산권에서 자유진영의 금수조치로 인해 수입할 수 없는 컴퓨터를 독자적으로 만들 때 IC 회로 단자간의 거리를 이 메트릭 인치 단위로 만들었기 때문에 (1/10 인 2.5mm 간격), 공산권에서 생산한 IC 칩을 세계 시장으로 판매할 수 없어서 가격이 더 올라가고 지속적인 개발이 어려웠다고 한다.
4.2. Continental inch
4.2.1. 운키아(Uncia) Roman inch
로마 시대에 쓰였던 단위계 중 길이의 단위이자 그리스 로마 시대 도량형의 통칭이기도 하며, 운키아는 라틴어로 12분의 1을 뜻한다. 이후 비잔틴 제국의 표준 단위계로 승계되고 비잔틴 제국의 지정학적 위치상 무역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었기에, 비잔틴 제국 멸망 후에도 베네치아 등 중세 무역상들이 계속 사용하면서 명맥을 유지하다가 영국 단위계의 인치, 온스로 이어졌다.1 roman inch (uncia) = 1/12 roman foot (pes) = 24.6mm = 0.97 inch
1 roman ounce = 1/12 roman pound = 27.4g = 0.967oz
4.2.2. Pouce (French inch)
이름대로 프랑스에서 쓰였던 인치 길이다. 미터법이 도입되기 이전, 유럽에서 길이의 최소 단위는 인치 inch 로 부르는 관습이 있었다. 프랑스에선 pouce 로 불렀으며, 이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현재 27.0mm 와 근접하다. 790년 샤를마뉴 대제가 남자의 쭉 뻗은 팔의 손가락 끝 사이의 길이로 정했다. 당연히 시대가 흐르면서 계속 변했는데, 당시에는 길이의 절대적인 기준이 없었으므로 같은 pouce 라도 조금씩 차이가 나기에 현대 기준으로 단순히 변환할 수 없다.1 pouce = 27.07mm = 1.066 인치
4.2.3. duim (Amsterdam inch)
암스테르담에서 쓰였던 단위로, 특이하게도 1피트 (voet, Amsterdam foot) = 11인치였다. 현행 인치보다 약 8% 짧다고 한다.4.3. US survey inch
미국에서 땅을 측량시 사용하는 단위였다. 이 기준에서는 1피트가 1200/3937 미터라서 1958년 국제 야드 및 파운드 협정에 따라 통일하기로 한 현행 인치 규격과 미묘하게 다르다. 12.7 km가 50만 인치인데 US Survey inch로는 49만 9999인 정도.US Survey의 피트는 1893년 Mendelhall Order가 정의한 삼각측량법으로 처음 제안되었고 1927년 북미의 기준 NAD27이 되었지만, 이후 협정에 따라 US Survey라는 별도 이름을 붙였다. 이후 NAD27은 1983 NAD83으로 업데이트 되면서 미터법으로 변경되었지만, 여전히 7개 주가 주법에 따라 독자적으로 US Survey inch를 사용하였다.
2020년 북미 NIST는 US survey 도량형 사용을 순차적으로 없애겠다고 선언했고, 이에 따라 2023년 1월 1일부터 미국 정부 내의 모든 도량형은 국제 기준 1피트에 맞춰 사용해야 한다.
1 US survey foot = 30.4806 mm
4.4. òirleach (게일어, Scotland inch)
1685년 스코틀랜드 의회 법령에 의해 잉글랜드 인치법이 표준으로 도입되기 전까지 스코틀랜드에서 독자적으로 사용된 인치 단위다. 스코틀랜드의 데이비드 1세 (1124~53)에 의해 도입되었다고 하지만, 흔하게 사용되는 것이 확인된 15세기까지 이를 확인해주는 문헌은 남아있지 않다. 각 지역 세력권 단위로 인치와 피트 표준자가 있었으며, 왕이 바뀔 때마다 이를 모아서 서로 비교했지만 그럼에도 지역마다 상당히 편차가 커서 시대가 갈수록 실제 크기가 계속 커졌다고 한다. 이후 잉글랜드 도량형으로 표준화되었지만 국제 도량형이 확립되는 18세기까지 지역 내에서 기준으로 통용되었고, 20세기에도 비공식적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1 òirleach = 1.0016 inch = 25.4406mm (약 1/37 ell, 허나 당시 많은 지역에서 1/42 ell = 22.4mm의 사기성이 짙은 비표준 인치를 썼다고 한다.)
5. 같이보기
[1]
중국에서는 英寸(잉춘, yīngcùn)이라고 한다. 영국에서 쓰이는 '
치'라는 뜻. 묘하게 발음도 뜻도 통한다.
[2]
온스의 어원도 운키아이다.
[3]
자만 저런 게 아니라 야드파운드법으로 만들어진 공구박스들은 다 저렇다. 즉 복스알의 크기를 분수로 구분하는 것. 미터법 공구박스가 소수점 사용을 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4]
프랑스,
대만 등
[5]
독일 등
[6]
이것 또한 분수를 사용하여 5 1/4" 이런 식이였다. 5.2도 5.3도 아닌 소수점 두자리까지 나간 이유가 바로 1/4였기 때문. 3.5인치는 일본에서 먼저 나왔고 일본은 미터법을 쓰는 나라이니 이를 고려, 소수점 한 자리에서 끊었다.
[7]
예를 들어 215/55 R16 규격의 타이어가 있다면 R16 부분이 내경이 16인치라는 뜻이다. 자세한 설명은
타이어 규격 항목을 참고할 것. 단, 앞의 215는 mm이다. 한 규격에 야드파운드법과 미터법 수치가 다 들어간 것.
[8]
보통은 배꼽. 다만 임산부의 배꼽이 눈에 띄게 튀어나온 경우에는 배꼽이 푹 들어갔거나 평평한 경우보다 크게 측정된다.
[9]
아프리카tv의 화띵은 단태아를 가졌음에도 배둘레가 48인치까지 늘어났다. 주변 사람들이 쌍둥이를 가진 것으로 오해할 정도였다고 한다.
[10]
실제로 인간극장-으랏차차 세쌍둥이 편에 출현한 박경미 씨는 세쌍둥이 출산 1주일 전 배둘레를 측정했더니 49.5인치에 육박했다. 당시 옷을 입고 측정해 정확히 배꼽을 찾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고, 세 쌍둥이 임산부는 하루가 다르게 배가 불러온다는 점을 고려하면 출산 전 50인치 이상 커졌을 것이다.
[11]
현대 한국의 일상적인 언어생활은커녕 한자로 씐 고서에서도 거의 쓰이지 않은 글자이다. 단국대의 〈한한대사전〉에서는 이 한자의 음을 '죽'이라고 전하지만,
강희자전에 따르면 《자회》에 '徒口切，豆上聲。叱也。'로 나와있다고 전하며 이는 즉 반절이 徒口切(ㄷㅗ+ㄱㅜ → 두)로 豆의 상성(上聲)과 같고 뜻이 '꾸짖다(叱)'라고 전하므로 '꾸짖다'라는 의미라면 그 음독이 '두'가 맞는다.
[12]
사진은
M134 미니건을 들고
흰머리수리를 팔에 얹은
조지 워싱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