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도가와 선생

이 "광대"에서 시작하여 "우주"로 끝나는 22장의 메이저 아르카나는 번호 순으로 하나의 이어지는 이야기로 되어 있으며 그 자체가 인간의 성장 과정을 나타냅니다. 인간의 고난, 변절, 성공... 말 그대로 인생의 축소판이죠. 저마다의 카드가 사람이 되기 위해 필요한 요소를 나타내고 있어요.
중요하니까 22장의 카드를 하나하나 살펴볼까요.

처음 0번 광대 카드는 시작을 의미하며 무한한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즉, 인생의 시작이죠.
마술사는 창조, 그리고 적극성... 하지만 미숙함을 나타내는 카드이기도 합니다.
여법황은 정신의 성장 그걸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지식을 주는 존재죠.
여황제와 만나는 건 모성과 그 생명력. 어머니의 자애입니다.
황제는 이와 대조되는 카드죠. 부성, 통솔과 결단력을 나타냅니다.
법황은 관용과 정신의 충만함. 종교, 정신세계와의 만남을 시사합니다.
연인은 자신만의 것을 선택하는 것. 드디어 자아가 나왔군요.
전차는 승리... 단, 여기서 얻는 승리란 아직 앳되고, 눈에 보이는 승리를 의미합니다.
정의는 말 그대로 공정함입니다. 자기 내면에 이성이나 선악이 나오는 거죠.
은둔자는 탐구자. 자기 내면 깊은 곳으로 들어갑니다.
운명은 사람이 간섭할 수 없는 운명, 그 속에서 얻는 자기 미래에 대한 결단.
힘은 자기 의지와 정열. 이성을 지닌 힘으로 그려집니다.
그리고 잠시 움직이지 못하게 되는 사형수가 되어...
정신의 죽음이 찾아듭니다. 13번째 사신 카드죠.
이것은 전환점, 터닝 포인트를 뜻하는 카드이기도 합니다. 오래된 것은 끝나고 새로운 것이 태어나는 거죠.

그럼 이어서 전환점 이후의 행보를 봐 볼까요.
절제는 가치의 대립 속에서 발견한 조화. 다른 가치관에 접하며 사람은 성장하고...
악마에 상징하는 것처럼 감언과 유혹에 홀려 이리저리 헤매면서...
탑에서 가치관이 일단 붕괴합니다. 이로 인해 모든 게 없어진 것 같지만...
그곳에서 발견하는 것은 희망이라는 이름의 작은 빛. 이것이 별 카드입니다.
달이 나타내듯 불안을 가슴에 품고 조심조심 나아가서...
따뜻한 미래를 손에 넣는다. 이것이 태양. 진정한 의미의 달성을 나타내는 카드입니다.
그 여행의 끝에서 기다리는 건 심판[5]. 걸어본 길을 돌아보며 심판받는 순간이죠...
그리고 마지막 우 주[6]. 이윽고 다다를, 자신만의 장소입니다.

이것이 타로가 설명하는 "인간"의 성장이에요.

오늘은 모처럼 여러분과 만났으니까, "헤어짐의 이야기"를 들려 드리도록 하죠.
아니아니, 이건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저주 이야기"라고 해도 될지도 모르겠군요.

여러분은 이 나라를 만든 신 정도는 알고 있겠죠? 나라를 만든 두 신, 남신 이자나기와 여신 이자나미죠.
상당히 사이 좋았던 두 신입니다만... 어느 날, 이자나미가 불의 신을 낳을 때 죽어버립니다.
매우 슬퍼한 이자나기는 죽은 자의 나라로부터 이자나미를 되찾으러 떠납니다. 어둡고 어두운, 황천의 나라로...

거기서 황천의 주민이 된 이자나미에게 함께 돌아가자고 남신이 말합니다.
이에 여신은 황천의 나라의 신에게 말해 볼테니 그대로 기다리고 있으라고 대답합니다. 하지만...
상태가 신경쓰인 이자나기는 금기를 깨고 빗에 불을 밝혀 주변을 보고 맙니다.
거기서 본 것은... 전신에 구더기가 우글거리는 이자나미!
무서워진 이자나기는 도망치지만, 분노로 미친 이자나미가 쫓아옵니다.
하지만, 수많은 추적자를 따돌린 이자나기는 황천 입구, 요모츠히라사카에 도달하고... 이 세상과 저 세상을 잇는 그 길을 큰 바위로 막아 화를 면합니다. 그리고 바위까지 쫓아온 무서운 여신에게 이별을 고합니다.
이것이 "고토도"라고 불리는 주언입니다.

저주는 저주를 낳는 건지, 이자나미는 남신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이런 처사를 한다면 나는 당신 나라의 인간을 날마다 1000명씩 죽이겠다."

이에 비난하지도 않고 이자나기는 이렇게 받아칩니다.
"그렇다면 나는 날마다 1500개의 산실을 세우겠다."

천이 죽어가고 만이 태어난다. 그것이 이 나라에 걸린 저주란 겁니다.
...유명한 이 이야기, 알고 있는 사람도 많을 테지만요.
그럼 이자나기와 이자나미, 단어의 어원은 "유혹"에서 온 거지요.
오늘 이야기가 여러분의 지적 호기심에 "유혹"이 되었다면 다행이군요.

그러고 보니... 옛날 사람들은 이 이야기를 믿고... 밤에 불을 하나만 밝힌다거나 빗을 던지는 것을 매우 꺼려했다 하더군요.
덤으로 이자나미가 내려간 황천의 동굴이라 불리는 묘소에서는... 축제 때 수많은 꽃으로 장식해 "꽃의 바위집"으로 만든다더군요.
거짓이라도 좋으니 아름답게 있고 싶다. 그런 여신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한 것이겠죠. 히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