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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14 19:37:04

마취통증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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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설명3. 진료 분야4. 인공지능과 마취과5. 여담6. 대중매체 속의 마취과 의사

1. 개요

Anesthesiology & pain medicine

마취과학, 통증의학과 전문가인 의사와 그 진료과를 말한다.

2. 설명

2019년 3월 현재 국내 마취 전문의 수는 약 5,400여 명이며 *2024년 7월 현재 기준으로는 약 6400여명. 이와 별도로 전공의는 850명( 대학병원 및 전공의 수련병원 등)으로 병·의원에 근무하고 있다. 전국에 수술실을 갖추고 있는 의원과 병원은 약 1,000여 곳에 달하나 절반 정도만이 마취 전문의를 고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병원도 상당하다. 비전문의가 마취를 실시하는 경우 이로 인해 뇌손상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후술하는 내용에서는, 보건복지부에서 정한 정식명칭인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를 편의상 "마취과","마취과 의사" 등으로도 혼용 기술하도록 한다.

수술실의 열쇠를 쥐고 있으며, 외과에서 아무리 수술을 집도하고 싶어도 마취통증의학과의 허락 없이는 수술방은 열리지 않는다. 그 이유는 수술실 안에서 환자의 생명을 유지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내과의사이며, 업무 특성상 약물의 스페셜리스트라고 볼 수 있다. 단순히 환자를 마취하는 건 일반 의사들도 할 수 있는 비교적 쉬운 일이지만, 마취된 환자가 데미지 없이 정상적으로 깨어나게 하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다. 환자의 의식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약물들을 다루는 마취과 의사는 필연적으로 환자의 신경 손상 위험부담을 다루게 되는데, 수십 시간이 넘어가는 대수술 동안 마취 약물을 전문적으로 다뤄주는 의사가 없다면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도 마취의 부작용으로 의식이나 신경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다. 실제로 마취과 의사는 수술 내내 맥박/혈압/체온/소변량 등의 상태(Vital)를 예의주시하면서 약물을 조절하며 환자가 수술 받을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도록 전문적인 조절을 해야 하고, 그 외 초음파나 도플러, 혈액검사결과 등을 체크하고 종합해서 환자의 상태를 집도의에게 공유해야 한다. 이때 단순히 모니터링만 하는 게 아니라 수술 과정을 실시간으로 체크하며 일어나는 변화에 유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수술 중 환자의 생명 징후가 나빠질 경우 마취과 의사가 살려내야 한다. 혹여나 심정지같은 경우가 생기면 수술의 어떠한 과정이던 멈추게 하며 심폐소생술을 오더내리는 역할을 하게된다.

마취 과정에서는 항상 예측하지 못한 돌발적인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이는 규모가 크고 어려운 수술일수록 더욱 그렇다. 수술이 길고 어려울수록 변수가 많을 수밖에 없는데, 수술 시간을 정확히 예측하고 그에 맞춰 정해진 용량대로만 주사하는 마취를 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마취과 의사는 모든 변수로부터 몸에 후유증을 남기는 과마취와 정상적인 수술이 불가능한 부족한 마취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며 정상적인 마취 상태를 유지해줘야 한다. 이게 실패하면 환자가 데미지를 입거나 수술 중 각성 같은 사고가 발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취과 의사는 마취주사 1대만 놓으면 땡인 땡보다.', '마취사고는 마취과 의사가 마취제의 양을 잘못 계산하여 생긴다' 같은 마취과 의사에 대한 오해가 많이 퍼져 있다. 마취과 의사는 수술시작부터 끝까지 붙어 있어야 하고 마취 전문의가 없다면 성공적인 수술은 담보하기 어렵다고 봐도 된다.

얼핏 종합병원에서 수술에만 관여하고 있을 것 같지만, 개인 의원 개업도 흔하다. 주력 사업 모델(?)은 각종 통증 치료, 소위 페인 클리닉이다. 수가를 비롯한 제도적 제약이나, 수술 중 각종 약물을 취급하는 과 특성상 아주 당연히 주사 치료가 주력. 뭔가 통증 때문에 주사로 치료를 받으려면 마취통증의학과 의원을 찾으면 된다. 신경통 같은 건 말할 것도 없고, 의외로 대상포진도 통증 질환이기 때문에 마취과가 취급한다.

"마취"라는 이름이 익숙하지 않다 보니 잠재 고객(...)들이 뭐하는 지 몰라서 안 오는 게 마취통증의학과 의원들이 오랜 고민거리다. 그래서 일부러 "마취"를 잘 안 보이게 작게 써놓고 "통증의학과"만 대문짝만하게 보이게 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도 뭐 하는 곳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대체 뭐하는 곳인지 감이 안 잡히기 쉽지만, 대충 "아파서 욕 나오는" 유형의 통증과 관련된건 죄다 다룬다 봐도 무방하다. 환자의 바이탈에 직결되는 영역인 마취를 다루다 보니 자연히 통증에 관련된 별의 별걸 다 배워야하고, 수술 하나만 봐도 오만가지 약물을 취급해야하는 마취과 특성상 통증과 관련되어 있다면 "정부 정책이 허락하는 한" 죄다 다룰 수 있다고 봐도 무방할 만큼 광범위하다.

통증을 다루다 보니 자연히 악질적인 만성통증의 대표주자 근골격계 질환 통증을 다루고, 그 통증을 다루다 보니 아주 자연히 어디에 통증 유발점이 있고, 거기까지 주사 꼽는데 어떤 조직 구조를 거쳐 도달하고 얼마나 깊이 꼽아야 하며 주변에 절대 건드리면 안될 위험한 건 어디 있고 어떻게 피해야 하는 지 등 참 알아야 하는 게 많다. 또 그걸 배우다 보면 정형외과의 영역에도 넘어가고... 그야말로 만류귀종이다. 덕분에 경력이 오래된 마취의는 자연히 별의별 "진료과목"를 추가할 수 있게 된 경우가 많다. 그래서 없는 게 없다 싶은 마취과 의원들도 간간히 있다.[1]

이래도 모르겠다면 대충 한의원에서 하는 건 마취과에도 전부 다 있다고 보면 딱 맞다.[2][3]

3. 진료 분야

4. 인공지능과 마취과

마취과에 대해서 모르는 외부인이나 전문의가 아닌 사람들은 "의학 전문 분과 중 HMM(히든 마르코프 모델링), 딥러닝 기술을 위시한 컴퓨터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제일 높은 분과"[6]라는 의견을 피력하지만, 현실은 녹록치않다.

우선, 수술실에서 돌발변수는 무수히 많다. 수술시간이 길어진다던가, 수술 중에 건드리지 말아야 할 자율신경계를 건드렸다던가, 환자의 활력징후가 바뀌기 시작한다던지 무수히 많은 변수가 존재한다. 이러한 모든 변수를 인공지능이 대신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가장 큰 이유는 마취의 특성이다.

마취는 의학이기도 하면서 경험에 쌓인 노하우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마취를 통해서 의식을 잃게 만드는 것은 신경안정제를 사용할 수도 있고,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해서도 의식을 잃게 할 수도 있는 등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 이러한 약물을 적절히 섞으면서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 주입을 해주는 것 또한 마취과 의사가 수술 중에 모니터링 하는 것이다. 또한, 기계가 알려주는 환자의 활력징후는 의사의 눈으로 보이는 변화보다 느리다. 한 마디로 모니터에서 환자의 상태가 변화가 감지된 것은 이미 환자는 그 상태를 지난 것이다. 따라서, 컴퓨터가 판단을 하는 순간이면 이미 그 순간은 지나간 것이다. 특히, 위독한 상황에서는 환자의 상태는 수시로 변화하는데, 활력징후조차 의사의 감지보다 늦게 알 수 밖에 없는 현실에서 인공지능이 정확하게 예측하지 않는 이상 의사를 대체할 수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인공지능이 도움을 줄 수 있을지는 몰라도, 대체한다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마취과 의사의 역할과 책임은 단순히 기술적인 측면을 넘어서는데, 수술실에서 환자의 생명을 책임지는 마취과 의사의 윤리적, 법적 책임은 인공지능이 대체하기 어려운 또 다른 요소이다. 예를 들어 수술 중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여 환자의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었다고 가정하자. 이 상황에서 마취과 인공지능이 부적절한 판단을 내려 환자를 안정화하지 못하고 결국 죽여버렸고, 명백한 과실이 확인되었다면 누가 그 책임을 져야 할까? 인공지능을 만든 개발자가 감옥에 가야 할까? 아니면 현장에 있던 외과의사?

5. 여담

음악가 양방언이 잠시나마 마취과 의사로 일했다. 굳이 마취과를 선택한 이유는 원래 선택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누이 중 마취과 의사가 있었고, 다양한 과의 수술에 나가는 특성상 식견을 넓히기 좋았기 때문이라고. 그러나 소아외과 수술을 겪으며 자신이 이 일을 할 수 있을지, 하고 회의를 느꼈다고 하며 얼마 안 가 때려쳤다. 그만큼 어렵고 힘들며 챙겨야 할 것도 많다.

소설가 박완서의 아들 호원태가 서울대 의대 졸업 후 마취과 레지던트로 일하다가 교통사고로 요절했다. 어머니 박완서의 왜 비인기과인 마취과를 지망했느냐는 물음에 대한 아들의 대답이 유명한데, 마취과 의사는 환자가 잠들어 있는 동안에만 환자를 돌보다가 환자가 깨어나면 떠나기에 환자에게 고맙다는 말을 들을 일이 없어서 쓸쓸하고, 자신은 그 쓸쓸함이 마음에 든다고 했다고 한다. 반면 마취과가 인기과가 된 요즘은 마취과의 장점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환자와 시시콜콜하게 부대끼며 상대할 일이 없다는 것이다. 의사에 대한 환자들의 태도와 의사들의 인식이 30년 전에 비해 어떻게 변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
외과 의사는 사람을 죽이지 않아. 마취과 의사면 모를까 외과 의사는 못 죽여.[7]
심장전문의 스티븐 머피( 킬링 디어)
나쁜 결과가 나와도 마취과 탓은 아니에요. 모든 책임은 외과 의사에게 있죠.
마취의 매튜 윌리엄스( 킬링 디어)

수술하는 외과의들이 제일 싫어하는 과가 마취과라는 얘기가 있다. 마취의 입장에선 안전하게 수술하기 위해 많은 조건을 맞춰야 하는데, 외과의 입장에선 이 조건 맞추는 게 여간 피곤한 게 아니다. 게다가 대학병원에서 응급수술로 수술방을 열 때 마취과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몇몇 마취의의 갑질에 진저리를 치기 마련. 다만 수련이 끝나고 종합병원에 간다면 외과의가 원장인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마취의는 을의 입장으로 바뀐다. 대부분 외과의들(특히 정형외과, 신경외과[8])이 병원의 이윤을 위한 무분별한 수술을 하는 경우가 많고, 특히 수술 전후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수술 후 부작용이 생겼을 때 마취의에게 근거없이 책임을 전가하는 경우가 많아 마취의는 사전에 방어적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어 마취의와 외과의의 갈등이 심하다. 서로 무슨 일 있으면 일단 째고 보려는 놈들 vs 별 시답잖은 걸로 수술하지 말라고 훼방놓는 놈들이라고 깐다. 미국 마취과 의사들 사이에 "All surgeons are our enemy." 라는 말이 우스갯소리로 도는 걸로 보아 이러한 갈등 양상은 우리만의 특징이라 보기에는 어려울 듯. 다만 성공적인 수술 성공을 위해서는 견원지간이라도 결국에는 협력해야만 하기 때문에 일종의 애증의 관계라고 볼 수 있다.[9]

6. 대중매체 속의 마취과 의사



[1] 원래 이론상으론 의사 자격 하나를 가지고 할 수 있는 것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광범위하다. 실질적으론 여러 현실적 문제가 많아 불가능하지만... 그런데 마취과는 아무래도 과가 과다 보니 그게 어느 정도 가능하다. 당장 바이탈을 두고 마취과 의사한테 뭐라 할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2] 실제로 한의원과 아주 많은 마찰이 있다. 뿐만 아니라 통증과 얽히기만 하면, 별의 별 것을 배워 다룰 수 있는 과다 보니 다른 과들과의 마찰 요소도 상당한 편. 마취과에서 주사 제대로 놔주기 시작하면 주변 병원 전부 망한다는 농담도 나오는데 과언이 아니다. 이런 특성 때문에 1세대 마취의 같은 특수한 경우에는 다른 곳에서는 상상도 못할 치료가 가능한 의사들도 있다. 경동맥이 지나가는 목 부분에다가 주사 놓는 법을 아는 의사 같은 건 여기 말곤 찾을 일이 없다시피하다. [3] 가끔 노인들이 옛날엔 한의사가 대침 놔줬는데 요즘은 안 한다고 불평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그 대침을 놓는 거나 다름 없는 기행 수준 난이도를 가진 시술이 가능한 의사들이 1세대 마취의들 중에 모여 있다. 위험한 것에 비해 수가가 너무 낮아서 후대에 전승시켜주지 않는다고 한다. [4] 그렇지만 한급 아래라는 표현자체가 어떠한 객관성도 없으며, 위상이라는 측면에서는 대학병원 교수들이 목에 힘주고 다니는 측면이 있을 순 있어도 실력 면에서 냉정히 평가하자면, 최고급 마취기와 없는 게 없는 약물, 기구들.. 거기에 전공의들과 많은 마취간호사들의 도움을 받으며 온실속 화초처럼 마취하는 교수들에 비해 로컬에서 일하는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들이나 마취과 프리랜서들은 열악한 마취장비, 한정된 약물, 도와줄 사람이 없는 환경에서 동일한 수준의 퍼포먼스를 내므로, 로컬마취통증 의사들이 실력 면에서 한수 위로 볼 수 있다는 측면도 있다. (버는 수입도 이들이 대학교수의 2배 이상.물론 이는 마취통증의학과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라 여타 다른 의학전공과에도 대동소이하게 적용되는 얘기이다.) [5] 장기적인 생명 유지는 다른과 의사의 역할이다. [6] 영상의학과도 같은 상황이다. [7] 많은 마취과 의사들도 이 말이 맞다고 인정한다. 외과 의사가 수술실 안에서 실수로 사람 죽이는 것은 거의 불가능 하지만, 생명을 컨트롤해야 하는 마취과 의사는 죽일 수 있다는 것이다. [8] 척추파트 [9] 수술 망하면 너나 할 것 없이 사이좋게 망하니까... [검사] 본작에서는 검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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