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 개요
Rolls-Royce RB211
롤스로이스 plc에서 개발한 터보팬 제트 엔진이다. 상업용 제트엔진 시장에서 거의 듣보잡이나 다름없던 롤스로이스를 일약 다크호스로 떠오르게 한 일등공신이자, 회사를 시원하게 말아먹기도 했던 많은 사연을 지니고 있다(...) 최초 개발은 1960년대 후반에 시작했지만 기본설계가 출중하여 아직까지도 많은 항공기에 장착되어 운항중에 있으나 오래된 만큼 새로 개발된 기체에 채택되지는 못했다. 대신에 1990년대 무렵부터 트렌트라는 신제품으로 자사의 엔진 라인업을 완전히 바꿔놨으며, 각 항공기 제조사와 기종별로 특화된 파생형으로 시장을 선도하는 위치에 올라섰다. 어쨌든 이래 저래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프랫 & 휘트니의 JT9D와 그 후속작인 PW4000, 제너럴 일렉트릭의 CF6와 더불어 1970년대~2000년대 민항기용 고바이패스 엔진 시장을 나눠 가지던 삼대장 중 하나이다.
자기집 뒷마당에서 747에 쓰인 RB211을 가동시키는 사람이 있다...
2. 파생형
2.1. RB211-22
명칭 |
길이 (m) |
팬 지름 (m) |
자체중량 (kg) |
최대추력 (lbf) |
압축기 (LPC-HPC) |
터빈 (HPT-IPT-LPT) |
압축비 | 바이패스비 | 적용기종 |
RB211-22B | 5.19 | 2.15 | 4,680 | 42,700 | 7-6 | 1-1-3 | 24.5 | 4.8 | L-1011-1/-100 |
1960년대 후반 미국의 여러 항공사들은 슬슬 보잉 707과 같은 단점이 뚜렷한 항공기에 큰 아쉬움을 지니고 있었고, 늘어나는 항공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더 많은 승객을 태우고 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광동체 여객기를 갈망하고 있었다. 이에 록히드와 맥도넬 더글라스가 300인승의 광동체, 대륙간 횡단비행이 가능한 L-1011과 DC-10의 개발계획을 표명했는데, 이를 위해서는 신형엔진의 탑재가 당연히 필수적이었고 제너럴 일렉트릭은 C-5 갤럭시 수송기의 TF39 엔진을 개량해서 저소음과 뛰어난 연비의 CF6를 개발해 낸다. 롤스로이스는 애초 호커 시들리 트라이던트[2] 여객기의 개량형 엔진으로 개발하던 RB178과 에어버스의 A300에 써먹기 위한 RB207의 연구를 중단하고, 당시까지의 성과를 바탕으로 신제품을 개발해서 RB211이라는 명칭을 붙인 후 록히드에 제품을 선보인다. 기체와 엔진 제작사, 각 항공사 끼리의 협상과 기술적인 분석, 이런저런 타협 등을 거쳐 1968년 3월 롤스로이스는 마침내 록히드에 RB211-22 엔진 150개의 납품계약에 성공한다. DC-10은 당연히 제너럴 일렉트릭의 CF6를 선택했고..
그러나 완전히 개발이 끝나지 않았던 약간 덜 떨어진 산출물들을 줏어다가 제작한 엔진이었기에 여기저기서 문제가 터질 수 밖에 없었는데, 특히 과다한 중량과 연료소모, 부족한 추력에 제대로 발목이 잡히고 만다. 결정적으로 경량화를 위해 Hyfil이라는 탄소섬유로 야심차게 제작한 팬 블레이드가 버드 스트라이크를 가정한 닭고기 초고속 발사시험[3]에서 박살나며 불합격하는 바람에(...) 이를 다시 티타늄 합금의 금속제로 교체하느라 별놈의 삽질을 다 하게 되었고, 그나마도 티타늄의 품질에 큰 문제가 생겨버려 개발비가 최초 예상의 약 2배인 1억 7천만 파운드까지 치솟아버리는 큰 위기가 찾아온다. 그 와중에 설상가상으로 "해결사"로 불리던 선임 연구원 Adrian Lombard마저 과로로 인한 뇌출혈로 급사하기에 이른다.
이 풍파로 인해 1971년 1월 롤스로이스는 법정관리 상태에 놓였고 보수당의 에드워드 히스 총리에 의해 국유화 작업이 시작됐다. 이 사건으로 인해 가뜩이나 재무상태가 불안했던 록히드는 L-1011의 개발을 완료하기 위해 미국 정부의 채무보증을 신청했고, 새로운 관재인이 경영하는 롤스로이스는 계약체결 불이행에 따른 3억 달러의 위약금을 탕감받는데 간신히 성공한다. DC-10이 열심히 날아다니는 동안 시간도 열심히 흘러갔고 1972년 4월이 돼서야 미국 이스턴 항공에서 L-1011이 첫번째 비행을 시작하긴 했는데, 이 사건의 후유증이 너무 심한 나머지 1983년까지 기껏 250대의 판매에 머무르고 말았고 록히드는 여객기 시장에서 경쟁력을 완전히 상실해 버린다.[4]
참고로 롤스로이스는 1973년 비커스 중공업에 팔려 다시 민영화되었고, 1987년 롤스로이스 자동차와 분사하여 롤스로이스 plc가 되었다. 이렇게 부활하게 된 배경에는 후술할 RB211-524와 535 계열의 성공이 숨어 있었음은 말할 필요가 없다. 이후 개발되는 대형 광동체 쌍발 여객기의 동력원으로 트렌트라는 보다 진보된 RB211의 발전형 모델들을 시장에 내놓았고 지금도 개발/생산되어 열심히 운항하고 있다.
2.2. RB211-524
명칭 |
길이 (m) |
팬 지름 (m) |
자체중량 (kg) |
최대추력 (lbf) |
압축기 (LPC-HPC) |
터빈 (HPT-IPT-LPT) |
압축비 | 바이패스비 | 적용기종 |
RB211-524B2 | 4.58 | 2.15 | 5,060 | 49,100 | 7-6 | 1-1-3 | 28.4~34.5 | 4.1~4.5 | B747-100/ -200/ B747SP |
RB211-524B4 | 4.80 | 2.18 | L-1011-200/-500 | ||||||
RB211-524C2 | 4.58 | 2.15 | 5,080 | 50,600 | B747-100/- 200/ -300/B747SP | ||||
RB211-524D4 | 4.80 | 2.18 | 52,000 | ||||||
RB211-524G | 4.76 | 2.19 | 5,780 | 56,900 | B747-400/-400F | ||||
RB211-524G-T | |||||||||
RB211-524H | 59,500 |
B747-400/-400F B767-300ER[5] |
|||||||
RB211-524H-T |
애초 L-1011에 탑재하기 위해 제작됐지만 기체 자체가 워낙 팔리지를 않자 추력을 50,000 파운드 수준으로 높이고 신뢰성을 강화해서 다른 항공기에 어필할 수 있도록 개량한 제품이다. 타겟을
2.3. RB211-535
명칭 |
길이 (m) |
팬 지름 (m) |
자체중량 (kg) |
최대추력 (lbf) |
압축기 (LPC-HPC) |
터빈 (HPT-IPT-LPT) |
압축비 | 바이패스비 | 적용기종 |
RB211-535C | 4.57 | 1.86 | 3,480 | 36,700 | 6-6 | 1-1-3 | 21.5~27.9 | 4.1~4.5 | B757-200 |
RB211-535E4 | 5.03 | 1.88 | 3,450 | 39,600 |
B757-200/-300 Tu-204 |
||||
RB211-535E4B | 42,500 |
보잉 757과 투폴레프 Tu-204에 적용된 엔진이다. 보잉 757의 체급이 체급이니 만큼 팬의 지름을 줄이고 중간 압축기의 1단을 제거하여 추력에 있어 약간의 다운 그레이드를 거친 제품이며, 1978년 보잉 757을 발주하던 영국항공의 채택을 받는다. 한편 1980년대 초반에는 프랫&휘트니의 신제품 PW2000과 경쟁하게 되었는데 PW2000에 비해 연비는 좀 떨어지지만 소음과 신뢰성에 있어서 훨씬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1988년에는 아메리칸 항공이 미국 국적의 항공사로서는 최초로 RB211-535E4B를 탑재한 보잉 757을 무려 50대나 발주하기에 이른다. 이 사건은 다른 항공사에도 큰 영향을 끼쳐 보잉 757의 엔진선택 비율에 있어서 월등한 수치[6]로 PW2000을 압도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RB211-524H보다 훨씬 앞서서 1990년에 ETOPS-180 인증을 받았고, 1990년대 후반에는 미합중국 공군 B-52H의 엔진개량 사업에 RB211-535E4를 제안했으나 미 공군이 포기한 것으로 보여진다.[7][8] 한편 1990년대 후반에는 트렌트 700 엔진을 개발하던 기술을 적용시켜 유해 배출가스를 줄이는 성과를 가져왔다.
3. 관련 문서
(영문 위키백과) Rolls-Royce RB2114. 관련 항목
- 제트 엔진
- 터보팬
- 롤스로이스 plc
-
롤스로이스 Trent - 공식 후속 제품. 첫 제품인 트렌트700이 처음에 RB211-524L이라는 이름으로 개발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RB211을 기반으로 한 엔진임을 알 수 있다.
[1]
위부터
캐세이퍼시픽항공의
보잉 747-400,
영국항공의
보잉 767-300ER,
아이슬란드항공의
보잉 757-300
[2]
보잉 727과 매우 유사하게 생긴 3발
협동체 여객기인데 상업적으로는 실패했다. 1983년
중공 여객기 불시착 사건의 바로 그 기종이다.
[3]
좀 무식한 방법이지만
닭고기의 크기에 알맞는 구경의 포신에 닭고기 포탄(?)을 장전한 후 높은 공기압으로 목표물을 향해 발사한다. 그러나 의외로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어서 엔진뿐만 아니라 동체와 날개 등에도 펑펑 발사해서 물리적인 강도를 측정하는데 널리 사용된다.
[4]
그러나 나름 잘 나갔던
DC-10도 동체의 설계 결함으로 인해 큰 사고를 여러번 터뜨렸고 시장에서의 신뢰성에 커다란 치명타를 입는다. 그 여파로 후속작인
MD-11도 별로 재미를 보지 못한채 여객기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했을 뿐만 아니라 록히드와 맥도넬 더글라스 두 회사 모두 다른 회사와 합병하거나 합병당하는 등의 수모를 겪고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5]
보잉 767에 RB211을 채택한 항공사는
영국항공과
중국운남항공 이렇게 2군데 밖에 없으며 발주한 수량도 다 합쳐 기껏 30대 언저리에 불과하고 대부분 1990년대에 도입한 노후된 기체라 퇴역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런데 중국운남항공의 기체 3대는
중국동방항공으로 흡수되어 2011년까지 운용되다가
미아트 몽골항공과
오리엔트 타이 항공에 팔아먹었고
사우디아 항공은 이 고물들을 리스해서 열심히 굴려대고 있다.
[6]
전체 B757중 78%
[7]
운용비용 절감과 작전능력의 향상을 위해
TF33 엔진 8기를
PW2000이나 RB211-535E4 4기로 교체하려는 계획을 지녔으나 차라리 그냥 냅두는게 저렴하다는 의견이 많아서 일단 접기는 했는데, 이 고물을 2040년 까지는 열심히 굴려댈 생각이라 이래저래 미련을 많이 갖고 있는 듯 하다.
[8]
그런데 2015년 2월에
프랫 & 휘트니의 군용 엔진 사업부 사장인 Bennett Croswell이 이 사업과 관련하여
미합중국 공군에
뭔가 매력적인 제안을 건넸다고 한다. 안그래도
C-17의 생산이 종료되면 PW2000은 수요가 아예 싹 사라지기 때문에 미 공군을 낚으려고 열심히 작업중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