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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9-23 17:41:13

기원(보드 게임)

파일:baduk_test3.png 바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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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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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일정 금액을 내고 바둑이나 장기를 두는 장소. 1980년대부터 시작된 보드 카페 류의 가게이다.[1]

2. 특징

이용료는 보통 '기료'라고 부르며, 보통 시간당 5000원 부근이다. 주로 내기바둑/장기를 두는 경우가 많고, 경우에 따라서는 마작이나 화투 포커 등도 칠 수 있도록 하는 경우가 많다. 50대 이상의 남성들이 주 고객이며, 실내 흡연을 허용하는 경우엔 담배 연기가 자욱하다. 간식류와 음료수 등이 구비되어 있으며, 음식을 배달시켜 먹는 경우도 많다. 과거 전성기 때는 주간영업을 했으나, 이용객이 많이 줄어든 21세기 들어서는 주간에는 영업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주말에는 업장에 따라 주간 운영도 한다.

기원이 수익을 내는 방식은 여타 PC방, 보드 카페들과 거의 비슷하다. 입장료를 받고 음료수 담배, 쥐포나 오징어 같은 간단한 술안주나 과자나 컵라면 같은 간단한 간식거리 등을 파는 것으로 지금이야 술담배는 지정된 곳에서만 팔 수 있지만, 기원이 영업이 잘 되던 80~90년대까지만 해도 관련 법률이 명확하지 않았기에 기원에서도 술과 담배를 팔 수 있었고, 주고객인 중장년층 남성들은 지갑도 넉넉해서 오래 머물며 이것저것 많이 사 먹었기에 당시 기원들의 평균 수입 자체는 현대의 보드 게임 카페보다 훨씬 좋았다. 당시 스마트폰은커녕 PC방도 없던 시절인지라 기껏해야 당구장 정도를 제외하면 여가 수요를 나눠먹을 경쟁업체가 적었기에 아재들은 시간을 때우기 위해 기원을 자주 찾았고, 바둑과 장기 이외에도 TV로 야구중계나 스포츠신문, 플레잉 카드나 화투 등 아재들이 좋아하는 것들을 상시 구비해놓은 아날로그 아재 사랑방이었다. 대략 6~70년대 동네 아재, 할배들이 동네 복덕방에서 주로 모였다면 80~90년대에는 기원이 그 역할을 대신한 것.

1990년대까지 호황을 누렸으나 1990년대 후반부터는 PC방이 등장하며 여가 수요의 상당량을 잘라가 버렸고, 관련법령의 제정으로 술담배나 조리식품을 허가 없이 팔 수 없게 되어서 수익에도 영향이 생겼고 심지어 2000년대부턴 인터넷 바둑, 인터넷 장기 등이 보편화되며 점점 기원의 수요 자체가 차츰 줄어들었고 2010년대 들어서부터는 바둑, 장기의 인기 자체가 빠르게 몰락하면서 이후로는 바둑, 장기로만 운영하면 적자날 게 뻔한지라 화투, 포커 등을 구비하며 자구책을 마련하다 결국 몇몇 업체는 불법도박장으로 업종을 변경하기도 했다. 현재는 어디에 기원이 있는지조차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멸망 직전까지 몰렸다.[2] 일본과 중국 등에서도 기원이 성업했으나 한국과 마찬가지로 2010년대 이후로는 시대의 흐름에 밀려 멸종 직전인 업종. 그나마 고령화가 한국보다 빨리 진행된 일본의 경우 오사카 신세카이나 도쿄 신주쿠 등 대도심 한복판에 대형 업소가 한두개쯤 남아 있어서 인터넷을 못 하는 노인 계층이나 현찰 내기 바둑/쇼기 두는 진검사들을 상대로 영업 중이긴 하나, 한국보다만 상황이 약간 낫다 정도이지 숨 넘어가기 직전이긴 매한가지다.

프로 바둑에서 기사들이 어느 나라에서 바둑 활동할 때 'XX기원에서 활동한다'라고 칭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한국기원, 일본기원, 중국기원 등등. 바둑은 국적이 아니라 소속 기원을 기준으로 해당 기사의 소속을 가름하는 시스템이 보편화되어 있다. 한국만 보더라도 한국기원과 대한바둑협회가 있고, 일본에도 일본기원 관서기원이 있고, 대만에도 대만기원 해봉기원이 있듯이... 즉, 한국기원, 일본기원 등에서 쓰이는 '기원'이라는 단어는 단순히 그 장소를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는 것. 비유하자면 '바둑 PC방'이 아닌 '바둑 협회'라는 의미라는 것이다.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이 널리 보급되어 온라인 바둑에서의 부정행위가 더 심해질 경우 기원이 대안이 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적어도 오프라인에서 그런 짓은 못 하기 때문이다. 다만 단점도 있는데, 워낙에 고인물들이 넘쳐나는 바둑판인지라, 기원에 가면 그 고인물들과 직접 마주하면서 바둑을 둬야 한다. 수많은 비매너와 텃세 등으로 입문자, 혹은 인터넷 바둑만 한 사람은 크게 시달리다가 결국 기원과 연을 끊는다. 사실 기원도 이러한 고인물들의 행동이 신규 고객의 유치를 방해한다는 것을 알지만, 실질적 및 장기적으로 수입원이 되는 사람은 이런 고인물들이라는 걸 알기에 과감하게 단속하지 못하는 편이다. 이런 고인물들은 패를 이뤄다니기 때문에, 기원 입장에서는 고인물 고객 한 명 잃는 것은 그의 친구들 10명 이상을 잃는 것이다.[3] 이러니 기존 고객의 텃새때문에 신규고객이 안 들어오는 악순환의 반복. 괜히 기원을 놔두고 인터넷 바둑/장기 등이 애용되는 게 아니다.

단, 2020년대 현재 이 곳을 마실처럼 들락거리는 사람 중에 착실한 사람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상술했듯이 주 이용층이 노년 남성이고, 술담배가 가능한 곳이기 때문이다. 일종의 아편굴, 아지트 비슷하게 변해서 질낮은 인간들이 모이게 된다. 당구장은 당구만 치고 가는 데 비해서 대부분의 기원에서는 바둑 외에도 화투, 포커가 상당히 성행한다. 설령 누가 신고한다고 해도 게임비, 술값 내기였다고 우기면 현행법상 '일시도박'으로 의율되어 처벌할 수 없다. 여튼 기원에서 바둑만 두고 가는 사람은 거의 없다. 애초에 진짜 바둑 기사는 기원을 가질 않는다. 물론 전성기엔 이용객이 많은 만큼 건전하게 즐기는 사람들도 많았고[4] 기사들 역시 가끔 찾기도 했으며 아버지가 놀러가는 김에 아이들을 같이 기원에 가는 경우까지 있었을 정도로 양성적인 여가장소였으나, 현재는 더이상 대중적이지도 않고 대체로 음성적인 장소가 되었다.

놀랍게도 여기서 공연을 한 걸그룹도 있다. 2017년 8월 걸그룹 여자친구 1theK 코너의 일환으로 종로기원에서 귀를 기울이면으로 라이브 무대를 한 적이 있다. 바둑에 집중하느라 바로 옆에 걸그룹이 있는데도 눈길 한번 줄까 말까하는 아재들이 킬링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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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바둑이나 장기 역시 보드게임이므로 보드 게임 카페 종류에 포함 할 수 있다. 다만, 여러 모로 2020년대 현재에는 일반적인 보드 카페와 동일선상에 놓기에는 많이 변질된 상황이다. 자세한 것은 본문에 후술되어있다. [2] 종로3가역~ 안국역 근처에 거의 10개 정도 다닥다닥 모여있으며 그 외에도 노인 유동 인구가 다른 번화가보다 많은 편인 종로에 많은 편이다. [3] 이와 100%에 가깝게 완벽히 일치하는 상황이 있으니, 바로 과금전사로 대표되는 모바일 게임이다. 백날 게이머들이 망겜이니 뭐니 운운해도 실제로 지갑을 여는 건 과금전사들이고 게임사는 그들을 위해 게임 시스템의 편의를 봐준다는 점에서 똑같다. [4] 이때 위상이 어느 정도였냐면 당시 한국 만화에서도 기원에서 바둑 두는 아재들 묘사가 이따금씩 나오곤 했었다. 가장 유명한 것은 바둑이 취미인 고길동 선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