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서(晉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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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郭翻생몰연도 불명
동진의 은사. 자는 도연(道淵). 형주 무창군(武昌郡) 출신. 안성태수 곽찰(郭察)의 아들. 광주자사 곽납(郭訥)의 조카.
2. 생애
젊어서부터 지조가 있어, 주군(州郡)에서 그를 불러 현량으로 천거하였다. 하지만 곽번은 임천(臨川)에 거주하면서 세상과 교류하지 않고, 오로지 낚시와 사냥만을 즐거움으로 삼았기에 이를 사양하였다.곽번은 항상 가난에 허덕였지만 재물에 집착하지 않았다. 한번은 그가 먹고 살기 위해 일단 주인 없는 황무지를 찾은 다음, 그곳에 팻말를 꽂고, 1년이 지나도록 그 소유권을 주장하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자, 그때서야 밭을 일구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벼가 거의 익어갈 무렵에 이 모든 사정을 아는 사람이 갑자기 나타나 그 밭은 본래 자신의 것이라 우기기 시작하였다. 훗날 지역의 현령이 나서서 진상을 알아내고, 곽번에게 벼를 돌려주었으나, 곽번은 받지 않았다. 또, 수레를 타고 집에서 100여 리 정도 떨어져서 사냥을 나갔다가 도중에 아픈 사람을 만나자, 수레를 그 사람에게 양보하고 자신은 걸어서 귀가한 적도 있었다. 사냥이나 낚시를 통해 얻은 고기들은 사람들이 부르는 가격에 그대로 팔았는데, 몇몇 양심없는 이들이 곽번의 이러한 태도를 악용하여 염가로 후려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곽번은 그들의 이름을 결코 주변에 소문내지 않으니, 뭇 백성들이 그 고결함을 무척 존경하였다.
함강 연간에 서정대장군 유량(庾亮)이 상소하여 적탕과 더불어 곽번도 조정에 천거하였다. 동진 조정에서는 직접 마차까지 준비해서 곽번을 초빙하였지만, 곽번은 응하지 않았다.
함강 말년에 곽번은 고향인 무창에 돌아와 성묘하였다. 당시 안서장군, 형주자사 유익(庾翼)은 황제의 외삼촌으로, 무창에 주둔하여 형주의 군권을 쥐고 있었는데, 마침 명망높은 은사인 곽번이 왔다는 소식에 친히 그를 찾아갔다. 그리고는 곽번에게 출사를 권유하자, 곽번이 답했다.
"사람에게는 각자 못 하는 것이 있거늘, 어찌 그것을 강제로 하게 만들려 하는가!"
성묘를 마친 곽번이 다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배에 오르자, 유익이 타고 온 거대한 배를 자랑하며, 그 작은 배 말고 자신의 배에 오를 것을 권유하였다. 이에 곽번이 말했다."사군께서는 이 촌놈의 배를 조롱하고자 친히 왕림하셨습니까."
곽번의 대답에 유익은 창피함을 느끼고, 곧바로 배에 들어가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몸을 굽힌 채 바깥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후 곽번은 계속 은거하다가 집에서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