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리머스 로드 러너는 당시 판매하던 플리머스의 중형 라인업
새틀라이트(Satellite)의 고성능 버전인 GTX의 하드코어 버전, 즉 서킷 주행 중심의 차량으로 세팅되어 1967년부터 판매가 시작되었다. 다만 로드 러너는 새틀라이트와 동급의 차량인 벨베디어(Belvedere)가 기반이 되었다. 엔진은 당시 크라이슬러의 대표 엔진들 중 하나였던 '슈퍼 코만도(Super Commando)' 기반의 383 cu
V8 엔진과 426 cu 헤미 엔진이 사용되었고, 이후에는 440 cu '빅 블록' 엔진이 라인업에 추가되었다.
다만 '
로드 러너'라는 이름은
동명의 캐릭터를 가지고 있었던
워너 브라더스(Warner Bros.) 영화사와의 상표권 갈등을 빚었고, 플리머스가 5만 달러를 지불하고 이름을 사용하면서 좋게 마무리되었는데 심지어는 광고에 로드 러너가 직접 출연하기도 했으며, 로드 러너 스티커가 차량에 붙어서 나오기도 했다.[1] 또한 차량 경적음도 로드 러너의 삡삡 거리는 소리를 넣었다. 이에 힘입어 플리머스에서는
밸리언트 기반의 패스트백 쿠페 더스터(Duster)의 이름으로
타즈매니안 데블을 채용하려고 했으나 무산되었다.
1968년식 로드 러너는 2도어 쿠페의 단일 차체만 제공되었으나 금세 2도어 하드탑이 추가되었고, 사양에 따라 그릴과 후미등 디자인이 약간씩 차이가 있었다. GTX의 하드코어 버전인 만큼 인테리어도 비닐 마감의 벤치 시트만 덜렁 있는데다가 카펫도 깔려 있지 않았고, 선택 사양도 파워 스티어링과 앞바퀴 디스크 브레이크, AM 라디오, 에어컨[2], 자동변속기 정도만 제공되었으며 바닥에 설치된 변속기 레버(플로어 쉬프트 구조)도 고무 커버만 부착되는 약간의 마감만 되어 있어서 앞좌석에도 벤치시트를 설치할 수가 있었다. 엔진은 슈퍼 코만도 엔진을 개량한 6.3리터(383cu) 335마력 "로드 러너" 전용 엔진이 제공되었으며, 베이스가 된 엔진보다 5마력 더 증가한 출력을 감당하기 위해 고배기량 버전의 래디얼 캠(radical cam)을 장착했다.
1970년에는
NASCAR 경기에 대비하기 위해 로드 러너를 베이스로 하는 고성능 모델인 '슈퍼버드(Superbird)'가 만들어졌다. 형제 격 차인
닷지 차저 데이토나(Daytona)와 마찬가지로,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앞모습을 수정하고 대형 스포일러를 장착한 것이 특징이다. 고유의 로드 러너 로고 또한 단순히 달리는 모습에서 레이싱 헬멧을 들고있는 모습으로 변경되었다.
리처드 페티의 슈퍼버드 43번차
네임드로는 나스카의 전설,
리처드 페티(Richard Lee 'The King' Petty)의 하늘색 43번 차량이 대표적이다.
1975년에 등장한 3세대 로드 러너는 새틀라이트의 후속차종으로 다운사이징된
퓨리[3]의 고성능 버전으로 세대교체했다. 3세대 로드 러너는 검은색 그릴과 전용 데칼 디자인, 견고한 서스펜션, 이전 세대와 똑같은 5.2리터(318cu) V8엔진이 적용되었으며, 배기가스 규제와 연비를 이유로 출력이 145마력밖에 되지 않는데다가 단일 배기관이 적용되었다. 대신 고성능 엔진 옵션을 여럿 준비하면서, 기존 엔진에 2배럴 카뷰레터를 장착한 170마력 버전과 4배럴 카뷰레터와 이중 배기관을 장착한 5.9리터(360cu) 220마력 V8엔진, 그리고 2배럴 카뷰레터와 단일 배기관이 장착된 6.6리터(400cu) V8엔진과 4배럴 카뷰레터를 장착한 185마력 버전, 거기에 이중 배기관 등이 추가된 235마력 버전에 제공되었다. 이들 중 6.6리터 엔진은 헤미엔진 사양이 제공되었다.
변속기는 토크플라이트 3단 자동변속기가 제공되었고[4], 경찰차 사양 전용으로 7.2리터(440cu) 255마력 V8엔진이 판매되었다.[5] 당시 235마력 버전을 시승한 "카 엔드 드라이버(Car and Driver)" 지에 의하면 0-96km/h까지의 가속이 8.1초에 1/4마일(약 400m) 거리까지 가속하는 데 약 16초대의 시간이 걸렸으며, 최고시속은 약 195km/h였다고 한다. 1975년 한 해 동안만 생산되었으며, 단 7183대에 불과한 생산 대수에, 5.2리터 엔진을 장착한 차량이 절반 이상이었다.
1976년에 등장한 4세대 로드 러너는 크기를 대폭 줄였으며, 준중형 라인업인
플리머스 밸리언트의 후속차였던
플리머스 볼라레를 기반으로 하는 패키지로 제공되었다. 따라서 이름도 "로드 러너 팩(Road Runner Pack)"으로 명명되었으며, 이전의 5.2리터와 5.9리터 V8 엔진(둘 다 2배럴 카뷰레터 장착), 토크플라이트 3단 자동변속기도 같이 물려받았고 4단 수동변속기가 추가되었다. 5.2리터 150마력 엔진이 기본 사양이었으며, 5.9리터 170마력 엔진은 선택 사양으로 제공되었고, 경찰차 사양의 서스펜션을 장착한 뒤 이전처럼 화려한 데칼 디자인도 적용했다. 한동안 로드 러너의 본분이었던 '머슬카'라기보다는 포니카에 가까운 모습이라 볼 수 있다. 참고로 볼라레의 자매차인
닷지 아스펜도, 로드 러너의 자매차로서 아스펜 R/T를 고성능 라인업으로 얻었다.
그래도 재미있는 점이 있다면, 로드 러너와 아스펜 R/T 양쪽으로 '슈퍼 쿠페(Super Coupe)'라는 고성능 버전이 1978년에 추가되었다는 점인데, 5.9리터 엔진을 개량해 175마력으로 출력을 높이고 고성능 서스펜션, 검은색 백미러, 15인치 GT 휠과 흰색 상표가 들어간 타이어, 검은색 우레탄 범퍼, 뒷바퀴 안티롤바, 검은색과 진한 갈색 투톤 페인트 마감, 앞범퍼 스포일러와 리어스포일러, 구멍이 뚫린 후측면 창문 커버, 전용 데칼이 적용되었다. 1978년 한 해동안 494대의 로드 러너 슈퍼 쿠페와 531대의 아스펜 슈퍼 쿠페가 생산되어 상당히 희귀한 사양이 되었다.
1980년식 플리머스 볼라레 로드 러너
또한 1978년에는 "스트릿 키트 카 패키지(Street Kit Car package)"라는 고성능 패키지가 또 있었는데, 크라이슬러에서 위에 언급한 리처드 패티를 홍보하기 위해 만든 패키지였다. 와이드 펜더와 앞범퍼 및 리어스포일러, 후측면 창문 커버, 지붕과 문에 부착되는 43번 경주차 번호[6], 플리머스 전용의 파란색 투톤 페인트 도장[7], 번호 외에 다양한 경주차 스타일의 데칼이 제공되었고, 파워브레이크와 파워스티어링, 자동변속기를 선택 사양으로 추가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패티가 크라이슬러에서
제너럴 모터스로 옮기면서 이 패키지도 단명했고, 플리머스 버전 247대와 닷지 버전 145대만 만들어졌다...
1977년에는 5.9리터 엔진에 컴퓨터 장치로 돌아가는 린번 시스템과 4배럴 전자 카뷰레터를 도입해 출력을 195마력으로 끌어올렸으며, 특히 4배럴 카뷰레터는 1979년부터 5.2리터 사양에도 같이 장착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에도 판매량은 3세대보다 더 처참한 수준이었다. 로드 러너와 볼라레의 마지막 해인 1980년에는 페이스리프트와 함께 엔진도 로드 러너 전용의 5.2리터 V8 하나만 남았고, 그나마도 출력이 120마력에 불과했다. 플리머스 로드 러너라는 이름은 4세대의 단종 이후 더 이상 등장하지 않았다.
하이웨이 35 월드 레이스
핫휠 35주년 기념 애니메이션 하이웨이 35 월드 레이스에서 70년형 차량이 스코쳐스 팀 리더인 타로 키타노의 것으로 등장한다. 핫휠에서 기획한 애니메이션인지라 실차와는 거리가 먼 괴물급 성능을 자랑하며 작 중 등장하는 레이스 트랙에 진입하기 위한 속도를 맞추기위해 장착된 가속장치인 니트록스2 부스터를 활성화하면 300마일까지 속도가 빨라진다.
[1]
다만 스티커의 도난이 잦아 떼서 별도로 보관하고 다니는 오너들이 많았다고 한다.
[2]
426 헤미 사양은 제외.
[3]
퓨리는 원래 플리머스의 기함급 모델이었으나 제 1차 석유파동 직후 중형차급으로 다운사이징되었다.
[4]
5.9리터 고성능 버전과 6.6리터 버전에는 차축비를 3.21로 재조정했다.
[5]
한편, 일반 사양에도 특별 주문을 통해 넓은 휠과 전용 서스펜션과 같이 장착한 사례가 있다는 말도 있다.
[6]
주문 시에는 차량 트렁크에 실려서 제공되었다.
[7]
닷지 버전은 빨간색이었다.
[8]
정확히는 플리머스 GTX지만 새틀라이트, GTX, 로드 러너는 이름과 지향하는 성능이 다를 뿐 외형은 똑같다.
[9]
같이 등장한 재규어 F-타입 S, 쉐보레 콜벳 C2, 벤틀리 컨티넨탈 GT, 메르세데스-AMG GT, 인터내셔널 FXT 트럭이 포위하여 사방에서 철케이블을 쏴 묶어두고 당겨도 엄청난 엔진 힘으로 상대해내는 괴력을 뽐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