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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01 14:37:26

포위섬멸진

包囲殲滅陣

1. 개요2. 내용3. 해설4. 반응5. 포위섬멸 달성의 가능성 및 전제조건
5.1. '포위'의 전제 조건
5.1.1. 가능성 및 전제조건5.1.2. 적의 이동을 차단할 수 있을 것5.1.3. 기동력이 적보다 우월할 것5.1.4. 각 부대별 긴밀한 연락 수단 및 예비대가 확보되어 있을 것5.1.5. 적보다 유리한 요소가 있을 것
5.2. '섬멸'의 전제조건
5.2.1. 대열의 유지5.2.2. 아군의 사기 유지
5.3. 위험성5.4. 역사 속 포위섬멸 사례
6. 다른 작품에서의 포위섬멸 묘사7. 기타8. 관련 문서

1. 개요

소설가가 되자에서 연재된 웹소설 < 최하위 직업에서 최강까지 출세하다 ~꾸준한 노력은 치트였습니다~>에 등장하는 명(?)전술. 잡병이 태반인 300의 혼성부대[1]로 5000의 정예 마물병을 '포위해서 섬멸한다는 작전'으로, 그 황당한 논리로 인해 일본은 물론 한국의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도 화제가 되었다.( 구글 검색 결과)

웹소설은 나이와 경력 등을 따지지 않고 아무나 연재할 수 있다 보니 허무맹랑한 서술과 묘사가 자주 등장하지만 독자들은 이런 묘사에 어느 정도 익숙한 만큼 웬만한 묘사는 넘어가 주는데, 포위섬멸진은 그런 웹소설 독자들조차 차마 눈감아 줄 수 없을 정도였기에 조롱의 대상이 된 것이다.

2. 내용

마물을 멀리서 감정으로 분석해보니 적진의 중앙에 배치되어 있는 건 내가 던전에서 교전한 적 있는 미들 오크나 미들 트롤의 상위종이었다.
하이 오크와 하이 트롤이다.
내가 싸웠던 미들 트롤이 상당한 공격력을 가지고 있었으니 그 상위종이라면 돌파력과 파괴력이 뛰어날 거라는 건 명백했다.
거체가 휘두르는 곤봉 공격은 사람을 쉽게 쳐날리는 위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좌익과 우익을 굳히고 있는 건 페가서스 나이트와 사지타리우스, 기동력이 뛰어난 병사다.
페가서스 나이트는 신마에 타서 싸우는 비행이 가능한 기병이며 사지타리우스는 머리는 뱀이고 하반신은 말인 마물이다.

「......좋아!」

머릿속에서 승리의 그림이 그려졌다.
남은 건 진형을 짜서 적확하게 전투 상황을 판단, 부대를 움직이는 것뿐이다.

「저에겐 있습니다. 저 마물의 군세를 상대로 승리의 그림을 그릴 힘이 있어」

「승산은?」

「내 읽기대로 전황이 움직여 준다면 9할 정도」

내 말을 들은 모험자들이 술렁대기 시작했다.

중앙부대가 방어전을 하는 사이에 이쪽의 정예부대의 우익과 좌익이 적 양익을 격파
그대로 적중앙군의 좌우와 뒤를 잡아 포위망을 완성시킨다.

(중략)

포위섬멸진의 완성이었다.

이렇게 300의 전력으로 5000의 마물군을 요격한 시리루카 마을 방위전은 종결을 맞이했다.
아군의 피해는 셀 수 있을 정도였으며 압도적 열세임에도 불구하고 마물에게 치명적인 대미지를 준 건 대침공의 모든 역사를 돌이켜봐도 이 전투가 처음이었다.

이 싸움에서 루크가 채용한 전술, 포위섬멸진은 적의 침공에 가장 효과적인 전법으로서 후세까지 높게 평가, 연구되었다.

시대를 뛰어넘는 재능이 여기에 탄생했다.

3. 해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탱커직의 아군이 적을 정면에서 받아낸다.
  2. 그동안 정예병이 좌익과 우익으로 나뉘어 적 무리의 양익을 격퇴한다.
  3. 그대로 포위한다.
    파일:1509450215_15c19d1ae93134a3c.png
  4. ????
  5. 포위섬멸진 성공!

일단 정석적인 포위전법이긴 하다. 포위당하는 쪽이 300이고 포위하는 쪽이 5000이었다면 말이다. 하지만 소설에서는 그 반대 상황을 상정했고, 300 대 5000이라면 5000명이 오밀조밀하게 가만히 모여 있는 것을 둘러싸는 것도 벅찬 인원 차이다. 설령 포위측의 숫자가 3~4배쯤 많았다 하더라도, 포위섬멸은 어림도 없다. 같은 인간끼리도 그럴진대, 인간 vs 마물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물론 역사상 소수로 다수를 포위해 승리한 전투가 없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300 vs 5000같은 말도 안 되는 병력 차는 드물었고, 대부분 2:1 정도의 납득할만한 숫자에서 이뤄졌으며 그 위에도 소수인 포위자측이 다수인 피포위자에 비해 확실히 우세한 점을 가지고 있기에 가능한 상황들이었다. 무기의 화력, 지형적 특성, 병력의 사기와 숙련도[2] 등에서 우세했기에, 즉 '병력'은 소수라도 전력에서는 열세가 아니었기에 가능한 일인 것. 물론 그렇다고 병력의 열세를 극복하는 것이 절대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에 유능한 지휘관의 존재도 필수적이다. 소수로 다수를 포위하는 데 성공한 지휘관들은 하나같이 역사에 이름을 남긴 명장들이었다.

사실 아무리 허황된 양판소라 하더라도, 작가에게 최소한의 상식이 있다면 여러 가지 핑계를 대 가면서 이런 설정을 납득시키려 한다. 300명의 병사가 역전의 용사들이라던지 적의 사기나 보급, 지휘체계에 문제가 있었다던지, 마법적인 뭔가가 있었다던지, 지형이 유리했다던지 하는 여러 가지 버프와 너프를 주는 것이다. 그런데 이 소설의 포위섬멸진에는 어느 하나 유리한 구석이 없다.

우선 병력의 질을 보면, 포위측 군대는 마을이나 지키던 일반병 및 잡병, 그리고 기껏해야 모험가들 정도다. 반면 적 부대는 중앙에 곤봉만으로 사람을 한방에 날리는 하이 트롤이 자리잡고 있고, 그 양익을 마물의 공군 기병(페가수스 나이트와 사지타리우스)[3]이 굳게 지키는 형태다.

이 정도의 전력차이라면 300명 전부가 중앙에 달려들어도 시간이나 끌 수 있을지 의문이다. 포위섬멸의 첫 번째 조건은 적의 진격을 차단/돈좌시킬 모루가 단단해야 하는데, 사람을 골프공처럼 쳐날리는 괴물들을 지형지물도 없이 잡병만 가지고 돈좌시킨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그러니 일차적으로는 중앙의 본대가 순식간에 궤몰되고, 포위하려는 유격대는 각개격파당할 것이다. 설령 하이 트롤은 어떻게 발목을 잡았다 쳐도, 우회기동하여 적의 측면과 후방을 타격할 '망치' 역할을 하는 부대는 기동력이 필요한데, 보병이 어떻게 하늘을 날아 도망칠 수 있는 공중기병을 상대로 기동성의 우위를 확보하고 포위했는지도 의문이다.

그러면 소설에서는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작전으로 어떻게 이겼느냐? 잡병 300명은 적을 묶어두는 미끼였을 뿐이고, 그냥 주인공 혼자 적군을 몰살시켰다. 작중 표현을 보면 주인공이 물의 벽으로 중앙을 봉쇄, 좌익의 원거리 공격은 마법으로 봉쇄, 그 사이 우익의 병사를 마법으로 박살낸 뒤 그 후 다른 군세들도 각개격파했다. 결국 주인공의 지략으로 300 vs 5000을 승리한 것이 아니라, 주인공의 강력한 능력으로 1 vs 5000을 한 것뿐이었다. 이 경우 일반적인 양판소에서는 주인공의 먼치킨성[4]이나 잔머리[5]를 강조하지만, 이 소설에서는 뜬금없이 주인공의 전략전술을 고평가하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치트급 무력을 지닌 주인공이 있어야 가능했던 작전이 왜 이후까지 연구되었다는 것인지도 알 수 없다. 만약에 전략전술이 아닌 주인공의 먼치킨성을 칭찬했다면 훨씬 납득할만한 전개였으며, 그냥 평범한 양판소 취급을 받고 끝났을 것이다.

요약하자면, 작가는 전쟁사나 전투에 대한 상식이 전무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주인공의 지략이 뛰어나다는 묘사는 하고 싶다 보니, 이처럼 개막장 무리수 전개가 된 셈이다.

4. 반응

일본 내에서는 하나의 이 되어 웃음거리가 되었으며, "대체 어떤 조건에서 이 전법이 성공할 수 있을까"를 토론하며 농담을 주고받기도 하였다. 일본 5ch에서의 반응.

한국에서도 이 포위섬멸진에 대한 반응은 일본과 별다를 바 없어서 나무위키 뿐만이 아니라 다른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웃음거리가 되었다. 일부에서는 이게 말이 되는 조건을 성립시키기 위해 인간병사 5000명 vs 레콘 300명의 만화를 그리기도 했다.[6]

작가도 이런 비판을 인지했는지 출판본에서는 전개가 대폭 수정되었다. 정예 마물이던 적군이 인간으로 바뀌고, 아군 990명, 적군 6000명으로 병력의 규모가 조정되었다. 포위섬멸이 불가능한 격차인 것은 여전하지만, 일부 독자들은 "포위섬멸진 하나 보려고 산 책인데 시시하게 이게 뭐냐!"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했다고 한다. 병력의 양이나 질만 대충 조절해놓은 채 정작 제일 중요한 '작전은 그럴싸하게 짜놓고 중간과정 묘사 생략, 결국 주인공이 다 해치우는 점'은 그대로라서, 그나마 다행(?)일지도.

5. 포위섬멸 달성의 가능성 및 전제조건

소수가 다수를 포위하는 포위섬멸은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단, 소설에서의 허무맹랑한 소리와는 다르게 여러 가지 조건이 필요하고 위험도 따른다.

5.1. '포위'의 전제 조건

일단 포위섬멸을 한다는 건 '적의 전선돌파 및 후방으로의 기동 차단'을 목표로 한 포위를 성립시키고, '적의 물리적인 제거'[7]를 목표로 하는 섬멸전을 수행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볍게 다뤄진 소재임에도 이러한 작전이 성립하려면 꽤 많은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5.1.1. 가능성 및 전제조건

병력의 훈련도와 질 차이가 월등하면 가능하다. 예를들면 마물군 300과 인간 5000명이라면 어느정도 비벼볼 수 있다. 압도적인 강함 앞에 공포에 질려 제대로 싸우지 못하고 옆 동료들이 추풍낙엽처럼 쓸려 나가는 와중에 전열이 모랄빵이 난다면 충분히 가능한 전개다. 이정도의 격차가 난다면 정석적인 원형 포위는 아니더라도 지형을 끼고 우주방어를 시전하면서 기동력이 좋은 기병들이 5000명의 배후를 치는 섬멸전은 가능하다.[8] 전혀 비효율적이거나 불가능한 전술이 아닌데, RTS에서 샌드위치라는 전술로 즐겨 쓰이며, MOBA에서도 수적 열세 상황에서 상대의 예상을 깨고 후방에 나타난 딜러가 펜타킬을 먹는 상황이 자주 벌어진다. 이때 우직하게 싸웠다면 질 싸움도 포위를 통해 이기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수가 적다고 포위를 하면 안되는 것은 아니다. 전투력이 호각이라고 생각했을때 포위를 성공시키는 조건은 병력의 수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병종에 맞는 유기적인 운용, 그리고 타이밍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오히려 병력의 질이 높고, 수가 적을수록 달성하기 쉬운 조건이다. 어차피 포위에 성공하게 되면 수많은 병력 중에 대다수는 중간에 끼어서 유의미한 전력에서 제외된다. 따라서 소수라고 하여 다수를 반드시 포위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포위라는 말이 의미를 가질 정도로 상대 병력을 적어도 2면 이상에서 둘러쌀 정도의 양은 되어야 한다.

5.1.2. 적의 이동을 차단할 수 있을 것

적의 육상 기동이 막혀야 하고, 부수적으로 절벽이나 바다 등의 제한요소가 있을수록 좋으며 바다의 경우 제해권 장악을 통해 적의 해상이동을 막을 수 있어야 한다. 만약 항공전력이 등장한 시기라면 전투기를 띄우든 대공포를 난사하든 해서 제공권 장악으로 적의 공중 이동을 막아야만 포위섬멸전의 기본 조건인 포위가 성립하는데, 이 소설에선 적군은 공중기동을 하는데, 아군은 대공포 전투기 등 그것을 차단할 수단이 없다.

적의 양익에는 기동력이 뛰어나면서 비행조차 가능한 페가수스 나이트라는 유닛이 있다고 언급되기 때문이다. 공중에서 지상을 공격함에 있어서의 유리함[9]이나 하술될 기동성을 통한 이점은 제쳐두고, 적이 공중이동이 가능하다는 것 만으로도 외부로부터의 명령계통과 제한적인 보급이 가능함은 물론이며, 조건만 맞다면 아예 공중철수로 탈출도 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이를 막기 위한 제공권 내지는 방공전력이 필수적인 상황인데, 아측은 공중전력은 물론이며 포위전을 구현한다고 병력을 산개해두어 대공 화망을 구성하기 충분한 밀집도를 지닐수도 없는 환경인데, 타겟이 빠르다는 묘사가 나와있다. 현대로 따지자면 대공화기도 없이 징집병에게 양산형 소총 하나 쥐어준 상태에서 하늘을 날아다니며 전장을 들쑤시는 초음속 전투기를 잡으라고 하는 것과 같은 소리. 괜히 현대전에서는 제공권의 중요성이 부각되는게 아니며, 이 제공권을 가장 잘 이용하고 양과 질이 압도적인 미군이 괜히 지구 최강의 군대라고 불리는게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방공망이 작동 가능한 수준이려면 지형의 불리를 뛰어넘어 페가수스 나이트가 방공망에 들어오는 족족 떨어뜨리는 신궁이어야 한다. 공중으로의 수송만 가능해도 이 정도인데, 이들이 전투 병력이고 기동력까지 뛰어나다고 하니, 아예 아군 전열을 돌파한 다음 후방을 교란하며 부대를 잘라버리거나 포위진 내부의 탈출을 충분히 도울 수 있다. 여기에 숫자까지 합쳐지면 아예 짤라낸 부대를 상대로 둘러싸 역포위도 가능하다. 이런 수준의 공군을 보병 선에서 휴대 가능한 무기만으로 상대하려면 아군 병력의 수준이 징집병이 아닌 스페이스 마린 혹은 헬다이버 수준은 되어야 하며, 게임에서조차 공중 병력을 상대할 때는 지상 병력을 같이 상대하기 힘드므로 대공 전투는 일종의 고위험 이벤트 정도로만 출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5.1.3. 기동력이 적보다 우월할 것

위의 상황과 더불어 평야에서 적을 포위하려면, 혹은 포위를 풀려면 당연히 기동력이 요구된다.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자면 양측이 모든 간섭에서 자유롭다는 전제에서 평범한 보병으로 이루어진 군대가 순수 기병으로 이루어진 군대를 포위할 수 있을까? 반대로 평범한 보병으로 이루어진 군대가 포위망을 일점 돌파하였다 하더라도, 적이 월등한 기동력으로 후속 포위진을 구성할 수 있으면 돌파가 가능할까?

우세한 기동력을 가진 측은 유리한 타겟을 선택하여 공격하고 불리한 타겟을 회피할 여력이 충분하지만 기동력이 부족한 측은 지형 등의 외부 요소가 없다면 끌려다닐 뿐이다.[10] 가장 유명한 현대의 사례로는 독일 군사학적 기동전 개념이 충실하게 수행함에 따른 결과적 현상인 전격전을 들 수 있겠다.[11]

그런데 본 작품에선 전술한 페가수스 나이트라는 존재로 적측은 제한받지 않고 병력을 투사할 수 있다. 설령 이들을 날아다닐 수 없게 만들 수 있다고 쳐도, 이들이 지상에서 기동하는걸 막을 수 없다면 포위망의 약점을 노려 돌파해버린 다음 오히려 역포위를 걸어버리기 충분하다.

5.1.4. 각 부대별 긴밀한 연락 수단 및 예비대가 확보되어 있을 것

포위섬멸진이 겉으로 보기에는 완벽한 진형처럼 보이겠지만 거꾸로 본다면 숫적우위를 차지한 상황에서 병력을 쪼개어 적을 포위한다는 건 각 부대의 밀도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적이 포위망을 뚫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제일 간단하고 정석적인 방법이 바로 일점돌파인데 요약하면 적이 1:17이 가능한 초정예 병력이라도 국지적으로 1:18을 만들어서 뚫으면 된다[12]는 것이다.

즉 일점으로 돌파를 시도할 때 막을 수 있느냐, 혹은 그 상황을 역이용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주변부대간의 긴밀한 연락을 통해 방어선을 강화하거나 상대의 뒤를 바로바로 강습하는 연락을 주고 받거나 최소한 예비대를 불러서 전열을 보강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통신이 미흡한 경우 자주적인 움직임을 할 수 있는 예비대를 편성하여 위험에 대비하는 경우가 드문 것은 아니나, 해당 작품에선 병력이 부족하여 이러한 안전장치도 없었다. 즉 주인공이 「내 읽기대로 전황이 움직여 준다면 9할 정도」라 한 것은 뻘소리가 된다. 한산도 대첩은 수적 열세 때문에 예비대가 없었으며 그 대가로 적선 하나만 흘려도 작전이 위험해지는 극단적인 리스크를 안았다. 그런데 이김[13]
우리를 또다시 포위하다니, 불쌍한 자식들.
(They’ve got us surrounded again, the poor bastards.)
크레이튼 에이브럼스, 벌지 전투에서.

만약 고기동성 정예 부대의 일점 돌파를 막지 못하면 한 곳에서 구멍이 뚫린 후 기동부대의 우회 공격과 포위된 나머지 병력의 공세에 나머지 포위중인 병력이 차례대로 각개격파당하는 수순으로 이어진다. 아르덴 대공세 당시 독일군은 지상군 숫자에서 숫적 우위를 점했음에도 제공권이 없어 처음부터 지고 들어가는 싸움이었고, 포위망의 허술한 지점을 정예 전차부대로 찌른 에이브럼스의 공세를 버티지 못하여 포위망이 뚫려버리고 말았다. 숫적 우위와 제공권이 모두 없는 경우 1:17을 넘어서는 순간적인 숫적 우위에 휩쓸려 포위한 쪽이 순식간에 각개격파당했을 것이다.

5.1.5. 적보다 유리한 요소가 있을 것

故用兵之法, 十則圍之, 五則攻之, 倍則分之, 敵則能戰之, 少則>能逃之, 不若則能避之. 故小敵之堅, 大敵之擒也.
"그러므로 전쟁을 하는 방법은, 적군보다 10배의 병력이면 포위하고, 5배의 병력이면 공격하고, 2배의 병력이면 적을 분리시킨 후 차례로 공격하고, 맞먹는 병력이면 최선을 다하여 싸우고, 적보다 적은 병력이면 도망치고, 승산이 없으면 피한다. 그러므로 소수의 병력으로 무리하게 싸우면, 강대한 적의 포로가 될 따름이다."
― 《 손자병법》 모공편(謀攻篇)[14][15]
머릿수를 보충하기 위한 다른 요소가 없다면 병력이 많은 것이 좋다. 물론 한니발의 칸나이 전투 알레시아 공방전처럼 숫적 열세에도 포위섬멸이 가능한 사례가 아주 없는건 아니지만, 칸나이 전투는 기동력, 숙련도, 사기의 삼박자를 모두 맞춘, 물량 빼고 모든걸 갖춘 전투였고[16], 알레시아 공방전은 당시 로마의 기술력의 정수 중의 정수와, 당대 최강의 군단이라 칭송받던 카이사르의 군단의 조직력과 사령관에 대한 충성을 여과없이 드러낸[17], 세계사에서도 유래를 찾기 힘든 전투였다. 무엇보다 그게 쉬웠다면 두 전투 모두 전쟁사에 2500년 넘게 이름을 남길 수조차 없었을 것이다.[18]

만약 숫자가 모자란다면 하다못해 기동력이나 무장 등, 다른 유리한 요소가 있어야만 한다. 특히 적과의 무장 차이는 매우 중요한데, 비록 완벽한 포위 후 섬멸은 아닐지라도, 최소한 포위망을 뚫으려는 상대의 공세를 저지할 수 있다면 상대를 항복시키기 더욱 쉽고, 병사들의 숙련도가 높다면 유인책을 비롯해 순간적인 숫자적 이점을 노리는 전략전술을 펼치기에도 좋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포위군은 포위하는 상대보다 병력의 질적 차이 혹은 양적 차이 중 하나는 무조건 우위를 가져가는게 좋다.

5.2. '섬멸'의 전제조건

일단 포위에 성공하더라도 적들은 바로 죽어주는게 아닌만큼, 포위된 적들을 '섬멸'하는 작업도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작업은 대체로 포위보다 더욱 까다로운걸 요구하기 마련이다. 단적으로 포위'섬멸'에 들어갈 경우, 적들은 십중팔구 사력을 다해 저항하게 된다. 때문에 단순한 '포위'보다 상대를 포위 후 섬멸하는 과정이 더욱 어려우며, 실제로 포위섬멸을 시도할 경우 되려 포위망이 뚫리거나, 역으로 적에게 격파당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나온다.

대개 도망갈 곳이 있는 개활지라면 패색이 짙어졌을때 끝까지 싸우다 100% 전멸당하는 것보다 도망치는 것을 선택하게 되어 섬멸이 용이한 편이지만, 포위당했다면 더 이상 뒤가 없다. 지휘관이 항복을 명하지 않는 이상 도망갈 곳도 없고 진열의 뒤로 도망가봤자 군율에 의해 처형될 뿐이다. 결국 끝까지 죽기로 싸우는 것 밖에는 선택지가 없어 섬멸이 더 어려울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적극적으로 항복과 투항을 권하는 등 심리전이 함께 동원되어야한다. 마물군이라면 포로로 잡는게 불가능할 확률이 높으므로 이 또한 달성하기 어려운 전제다.

5.2.1. 대열의 유지

포위섬멸의 핵심이다. 적도 바보가 아닌 이상 포위됐다고 가만히 죽어주진 않으며, 당연히 포위망을 풀기 위해 사력을 다할 것이다.[19] 때문에 포위를 시행하는 측은 적의 거센 저항을 염두에 두어 훨씬 더 엄격한 규율과 명령체계로 자신들의 포위망과 대열을 유지해야만 한다.

만약 대열에 조금이라도 흐트러짐이 발생하면 적들은 그 지점을 노려 집중 공격을 시도할 것이며, 적이 포위망을 뚫고 달아나기'만' 하면 상관 없으나, 만약 뚫린 포위망을 기점으로 역포위를 할 경우, 역으로 아군이 쌈싸먹혀 패배할 확률도 높다. 그나마 이 전투에선 적이 마물이라 피아구분의 부담은 없으나, 만약 같은 인간이었다면 피아구분의 부재로 팀킬도 일어날 수 있을 정도로 대열의 유지는 섬멸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간혹 마라톤 전투와 같은 사례로 섬멸 단계에서 대열의 중요성이 낮다는 사람도 있으나, 그 마라톤 전투도 실제 아테네군이 무차별적으로 돌격한게 아니라, 어느정도 대열을 갖춰 적을 밀어버렸고, 그 결과 아테네측은 고작 수백명의 사상자만 나온 반면, 페르시아군은 전멸에 가까운 성과가 나왔다. 무엇보다 섬멸 단계에서 대열을 등한시할 경우, 상대 입장에선 공략이 매우 쉬워진다. 특히 이번 사례는 '포위' 이후의 섬멸을 가장한 단계이기에 다소 무의미하지만, 전투 후 패주하는 상대를 추격하는 추격대가 일정 거리 이상의 추격을 중단하고 돌아가는 것도 그러한 이유이다. 정말 모랄빵으로 패주하는거라면 나으나, 혹시 상대가 아군을 꾀어낼수도 있고, 패주했다가 재정비를 마친 적들이 추격조를 공략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포위 후 섬멸 단계에 있어서 대열의 유지는 그 무엇보다도 핵심적인 사항이라고 볼 수 있다.

5.2.2. 아군의 사기 유지

섬멸 단계에서 이뤄지는 두 번째 중요 요소인데, 바로 아군의 사기가 유지될 것이다. 상술한대로 포위당했다고 얌전히 죽어주는 적은 없으며, 오히려 자신들이 섬멸당할 위기란걸 깨닫는다면 적들은 되려 사력을 다해 맞설 것이 자명하다. 때문에 섬멸단계에 들어설 경우엔 십중팔구 매우 격렬한 전투가 동반되는데, 이때 가장 중요한게 아군의 사기가 꺾이지 않는 것이다.

인간은 상당히 감정에 의존하는 동물인데다, 전장과 같은 아비규환의 장소에선 이성적인 판단을 유지하기가 매우 힘들다. 고대사를 비롯해 군을 이끌던 사령관들은 멍청해서 각종 미신을 믿던게 아니다. 이러한 미신 하나 때문에 사기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그들은 이러한 미신이나 주술적인 것에 매우 민감하게 대처하였던 것이다. 만약 내가 죽여야할 상대가 사력을 다해 내게 덤벼든다면? 적들이 지친게 보인다면 쉽게 대처가 가능할테지만, 그게 아니라면 최악의 경우 오히려 아군측이 패주할 가능성도 높다.

괜히 포위를 성공하고도 굳이 전투를 벌이지 않는 이유도 이와 같다. 전체적인 흐름상으론 아군이 유리하더라도, 정작 전선에서 적과 싸우는 병사들은 끊임없이 마모되는 사기와 이성,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계속해서 몰려올 것이며 특히, 포위해서 금방 이길 줄 알았던 상황에서 정작 적의 거센 저항으로 시도가 좌절되거나 한다면 아군의 사기 하락은 돌이킬 수 없게 된다. 때문에 섬멸 단계에서 적의 거센 저항에도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을 끊임없이 주어, 사기가 유지되도록 하는게 가장 중요하다.

그나마 이번 사례의 경우 상대가 아예 종이 다른 '마물'이고, 마물들은 오랫동안 인간과 적대했던데다 후미에 지켜야하는 마을이 있었던 만큼, 아군측 사기 유지 방법이 그렇게 어렵진 않았을 확률도 있다.

5.3. 위험성

포위 전법을 치르는 제일 중요한 이유는 적 병력의 고립에 의한 항복 종용 및 자체 와해이다. '어차피 니네 싸워봐야 다 죽는다'는 것을 인지시켜 사기를 저하시키고, 내부적으로 탈주하는 적군을 만들어 적이 스스로 무너지게 만드는 것이 포위 전법의 궁극적인 목적이다. 이 대표적인 예가 바로 사면초가다. 한군은 초군을 완전 포위한 이후 고향의 노래를 불러서 적군들이 스스로 싸울 의지를 잃게 만들어서 그 먼치킨인 항우를 이긴 것이다.[20]

반대로 포위가 성공하더러도 항복 종용 및 자체 와해가 되지 않는다면, 상대는 전부 죽더라도 아군도 그에 못지 않은 피해를 입는 게 뻔한 극심한 소모전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손자는 포위 전법은 가장 완벽한 우위 상황에서나 사용하라고 주장한 것이다. 다들 알다시피 손자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을 최선의 승리로 생각한 전략가이다.[21]

이러한 전략적 고려를 배제하고 순수하게 전투적인 측면에서 포위를 하는 이유를 들자면 첫번째로는 완전한 퇴각 차단이며 두번째로는 전투에 가담하는 병력의 수를 늘린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점과 점으로 대치하는 것보다 선과 선이, 선과 선으로 대치하는 것보다 면과 면으로 대치하는 것이 대치하는 면적이 커지므로[22] 병력이 많은 측이라면 최대한 포위하여 많은 병력이 공격에 참가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면적이 넓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피해도 비례하여 오른다.'라는 말이 되며, 상황이나 함정, 병력의 질, 물량에서 유리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거기에 피해를 감수하고 하는 만큼 그 자리에서 어떻게든 끝장을 내기위해 아군의 체력은 빠르게 소모될 것이고 적군은 어차피 멀뚱히 있어봤자 죽을테니 죽음을 각오하고 덤벼들거라 더더욱 체력소모와 피해는 늘어나게 된다.

포위 전법을 쓰는 마지막 세번째 이유는 아군이 유리한 상황이 전제인 위의 두 이유와 달리, 아군이 전체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국지적으로 수적 우위 혹은 화력 우세를 차지하거나 적군의 취약점을 찔러 전세를 뒤집기 위함이다. 한니발처럼 기적적인 승리로 칭송받는 장군들이 대체로 이 경우인데, 이를 위해서는 진짜 명장에게만 허락된 고도의 지휘 능력과 전황을 읽는 눈이 필수적으로 갖춰져야만 하며, 국지적으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 반드시 필요해진다. 아무리 지휘능력이 쩔고 수읽기에 능해도 전세를 뒤집을 수단이 없다면 이는 탁상공론에 불과하다.

예를 들어 한니발은 칸나이 전투에서는 수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로마에 비해 우세한 기병 전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었다. 물론 이런 비장의 수단이 있었다 해도 전체적인 상황이 불리한 것은 명백했기에, 그 누구도 한니발의 승리를 폄하할 수는 없을 것이다.[23]

따라서 적보다 아군이 불리한 상황에서 포위 전법을 구사하기 위해서는 적의 취약점을 간파할 수 있으며 병력을 원하는 타이밍에 찔러넣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명장과, 그 취약점을 제대로 공략해줄 수 있는 정예병이 필요하다는 말이 된다. 다만 로마군의 완전섬멸을 통해 로마 체제의 붕괴를 노린 한니발과는 달리, 망치와 모루 형태로 정립된 이러한 전술은 대체로 우세한 기동력을 통한 뒤통수치기로 국지적인 우세를 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지 한니발처럼 극단적인 포위섬멸을 노리는 경우는 잘 없는 편.

애초에 불리한 상황에서 완전포위를 노리는 것은 한니발 같은 전설적인 명장이 아니라면 자살행위다. 그 카이사르조차 불리한 상황에서 완전포위를 노렸다가 폼페이우스에게 털린 적이 있다.

요약하자면 아군 병력이 적군보다 강하고, 빠르고, 엄청나게 많아야(포위하고 예비대도 남겨둬야 하니까) 한다는 것. 이 정도면 어택땅만 찍어도 이긴다는 표현이 계속 나오는데, 당연하다. 애초에 포위와 섬멸은 당연히 이길 수 있는 상황에서 확실히 적을 몰살시키는 전술이지 불리함을 뒤집을 수 있는 카드가 아니다. 반대로 어설프게 포위했다가 승산이 뒤집히는 사례도 있다.[24]

위의 조건들 중에 한두 개밖에 확보하지 못했다면 하다못해 엄청난 명장이라도 아군에 있어야 한다. 미카타가하라 전투에서 다케다 신겐을 상대로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소설과 거의 비슷한 짓을 저질렀는데, 당시 경험이 적고 미숙했던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질과 양, 전략에서 이에야스를 압도하는 백전노장 다케다 신겐의 어린진에 맞서 얇은 학익진으로 대응하다가 어린진의 일점 타격에 뚫려버리고 진은 순식간에 붕괴되어 전멸에 가까운 대패를 당했으며 그 자신은 말 위에서 도주하는 와중에 똥을 지렸고 본인의 세력은 멸망 위기에 처했다.[25]

5.4. 역사 속 포위섬멸 사례

아래는 항목 그 자체와 큰 관계가 없는 단순히 '적은 병력으로 큰 병력을 이긴 사례'는 배제하고, 승패 상관 없이 현실에서 적은 병력이 큰 병력을 포위하는데 성공한 실사례만을 기술할 것.

6. 다른 작품에서의 포위섬멸 묘사

해당 라노벨 말고도 '적은 수의 아군으로 대군을 포위섬멸'하는 묘사가 나온 경우가 여럿 있다.

7. 기타

8. 관련 문서



[1] 민병대만이 아닌 모험가 용병도 일부 포함. [2] 1945년 4월 루르 포위전이 해당된다. 37만에 달하는 독일 B집단군을 20만 미군이 포위해서 항복을 받아냈는데, 독일군은 대다수가 민병대 수준의 국민돌격대인데다 계속되는 패전으로 사기도 낮았다. 나치 독일군 사령관인 발터 모델은 여기서 자살한다. [3] 아무래도 작가는 기동력이 좋은 두 병종은 체력이 약할 것이라는 편견이 있었던 듯하다. 일반적인 새라면 실제로 비행을 위해 골밀도와 내장기관의 수 등 많은 것을 희생하므로 틀린 말이 아닌데, 사람을 태우고 다니는 판타지의 말인 페가수스에게도 같은 상식을 적용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4] 한국 판타지 소설 극초기 PC통신 시절에 나온 윤현승 다크문에서도 비슷한 짓을 하는 주인공 현호가 나온다. 여기에서는 주인공 1인+소수의 아군 VS 적군 1만으로 주인공이 돌진해서 적을 붕괴+멘붕시키고, 그 뒤에서 소수의 아군이 나가면서 멘붕한 적을 주워먹는 방법을 쓴다. 다만 다크문에서는 아군 지휘관이 "이건 전술도 뭐도 아니다."라고 좌절하는 모습을 보여줄 정도로 그것이 정상적인 전략·전술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 아님을 명확히 드러내고 있기 때문에 별로 까일만한 거리는 아니다. 애초에 본작 《 최하위 직업에서 최강까지 출세하다 ~꾸준한 노력은 치트였습니다~》에서도 저 장면을 가지고 주인공의 전술적 재능이 아닌 개인 전투력을 찬양하는 전개가 이루어졌다면 딱히 까일것도 없었을 것이다. (굳이 깐다면 어차피 주인공의 개인 전투력에 의존하는 싸움을 하면서 뭣하러 '포위' 한답시고 병력을 흩어놓느냐는 점은 깔 수 있을텐데, 이런 세세한 연출에 좀 부조리한 점이 있다고 해서 지금처럼 유명한 밈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전술적 관점에서 보더라도 다크문의 묘사가 훨씬 그럴싸한데, '소수의 강병'이 '다수의 약병'을 상대하게 된다면 그나마 소수의 전력을 한 점에 집중시켜 다수의 적을 '돌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 쪽의 전력을 집중시킬수록 저 쪽의 전력은 분산된 것과 같은 효과가 나기에 '교전이 일어나는 장소'의 상대적 전력 비율은 전체 전력의 비율과 달리 뒤집힐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여기에 '판타지니까 가능한' 현호의 초인적 무력이 더해짐으로써 '판타지니까 성립 가능한' 전술이 탄생하는 것. (그리고 《다크문》 작중에서 이 승리는 어디까지나 극적인 승리라고 하지 무슨 천재적 전술이 어쩌고하는 소리는 안한다.) 판타지건 뭐건 아예 말이 안 되는 포위섬멸진하고 비교하기는 좀 미안할 지경이다. [5] 주인공의 기지로 아예 전투를 하지 않고 이기는 것을 말한다. 가령 아군의 병력을 훨씬 더 많아 보이게 해서 적이 전투를 포기하고 도망가게 한다던가, 혹은 적 지휘관의 성격을 이용해 도발해서 일기토를 건다던가, 각종 미신 등으로 적을 속여넘겨 사기를 떨어뜨린다던가 하는 식이다. [6] 사실 이 경우 전투력으로는 레콘이 오히려 차고 넘치지만 '포위'를 하기 위해선 최저한의 머릿수가 필요한 경우. 포위같은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정면으로 맞붙는다면 인간 병사 5000명을 격퇴하는데는 레콘 한명이면 충분하다. 단순 격퇴가 아닌 몰살이 목적이라면 그보다는 많이 필요하겠지만. [7] 이는 적을 죽이거나 포로로 잡는 것에 국한되지 않고, 보급이나 명령체계를 작동치 못하게 하는것도 포함한다. [8] 전형적인 망치와 모루 전술이다. 망치와 모루 전술은 모루가 단단할 것, 망치는 빠르고 충격력이 높을 것 등이 조건이지, 수가 우월해야한다는 조건은 없다. [9] 까놓고 페가수스 나이트 50기만 있어도 잡병 300은 매우 여유롭고 안전하며 확실하게 학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B-29같은 전략폭격기는 대공포 없는 보병은 못 막고 학살당하는 수밖에 없다. 아마 전투중에 피해를 입은 페가수스 나이트는 잡병한테 당했다고 동료들한테 모욕을 당할 거다. 심지어 정예 5,000 중에서 좌익과 우익을 사지타리우스와 페가수스 나이트가 굳히고 있다고 했으니, 페가수스 나이트의 수가 적어도 100단위이고 까딱하면 1,000 가까이는 되었다는 얘기다. [10] 칸나이 전투에서 한니발이 이길 수 있었던 것은 비록 병사 수는 로마군보다 적었지만, 포위의 핵심인 기병 수는 오히려 카르타고군이 많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반대로 전체 병력 수는 비슷했지만 기병이 부족했던 자마 전투에서는 오히려 한니발이 로마 기병에 의해 포위당했고 결국 스키피오에게 패배하고 말았다. [11] 이 현상이 가장 큰 규모로 시전된 사례로는 독소전쟁이 있다. 독일군이 바르바로사 작전으로 소련 로스토프까지 진격한 상황에서, 독일군은 소련군과 비등한 전력에서 소련보다 정예병이었고, 빠른 기동을 통해 포위해서 소련군 20만을 로스토프에서 섬멸시키는 기염을 토했다. 반면 적보다 적은 수의 병력으로 기동전을 거는 행위가 무조건적으로 유리하진 않다는 것도 이 전쟁을 통해 증명되었는데, 천왕성 작전을 통해 소련은 적의 취약점을 돌파하고 되려 스탈린그라드를 역포위해버렸다. [12] 비슷한 예로 일당백의 장수가 있으면 천명, 만명으로 밀어붙이면 얄짤없고, 만인지적도 10001명째가 죽창 들고 찌르면 죽여야 한다. 요점은 질적으로 밀려도 그걸 상회할 수 있는 물량이면 밀어버릴 수 있다는 전술. [13] 이건 말할 필요도 없이 조선 수군의 주력 함선인 판옥선이 일본 수군의 세키부네에 비해 성능이 훨씬 좋았고 포격 능력도 더 좋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거기에 판옥선과 비슷한 크기였던 아타케부네의 수는 36척 밖에 되지 않아서 오히려 판옥선보다 수적 열세였고 판옥선보다 작은 세키부네까지 합쳐야만 판옥선과 수가 비슷했다. [14] 일본에서는 "10배의 전력이 없으면 포위섬멸할 수 없는 손자라고 하는 피래미가 있는 모양이야"라면서 반어적으로 비꼬기도 했다. 다만 손자의 이 말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게 최선의 전략"이라는 대전략에 입각하여, 10배 이상의 병력(질이든 양이든)을 확보하면 적이 싸우는 것을 포기하게 만들고 아군의 피해를 0으로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포위섬멸이나 공성전은 일단 성공하면 적의 전력을 섬멸하고 거점을 함락시키는 등 엄청난 성과를 얻을 수 있지만 포위를 위해 전력이 분산되는 특성상 전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포위섬멸을 시도할 경우 각개격파로 역습당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따라서 <적의 10배> 라고 할 정도로 압도적인 전력을 가진 것이 아니라면(예컨데 5배 정도의 명확한 우위만을 가지고 있다면) 포위섬멸까지는 시도하지 말라는 의미인 것. [15] 요컨대 손자의 이 말은 병력차가 이 정도 날 경우 쓸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제시한 것이다. 10배의 병력차가 있을 때는 포위섬멸을 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라는 말. [16] 이 때 한니발은 기병전력이 로마보다 두 배 가까이 되었기 때문에 기병전에서 로마군의 날개를 꺾고 로마 보병들의 후방을 강타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한니발은 자신의 기병이 이기고 돌아올 시간을 벌기 위해 보병들에게 초승달 진형을 펼치도록 하여 물러날 공간을 확보하였고, 직접 중군에 서서 지속적으로 후퇴해야 하는 중군을 독려하였다. 또한 카르타고 보병들은 로마 보병보다 숫자는 적었지만, 로마군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한 알프스 등반 후 수 차례 강행군을 하는 등 산전수전 다 겪은 정예병들이었기 때문에 몇 달 정도의 훈련으로 딱 제몫만큼만 할 수 있었던 로마군보다 훨씬 노련했으므로 로마군과 싸우는 상태를 유지하면서 무너지지 않고 물러난다는 어려운 과제를 해냈다. 칸나이 전투는 고대 전투에 있어서 망치와 모루 전술의 완성형에 가까운 형태인데, 이건 한니발도 이 때 밖에 성공시킨 적이 없을 정도로 어려운 군사묘기이다. [17] 당시 포위될걸 상정하고 만든 포위망이란 진영 자체도 골때렸으나, 앞뒤로 포위당하고 수많은 혈투를 벌이는 와중에도 카이사르를 믿고 항복이나 사기의 저하 없이 적들을 상대한 로마 군단병들도 승리의 한 축을 담당했었다. 실제로 포위망이 다소 부실한 대신 2개 군단이 주둔된 지역이 있었는데, 결국 이곳마저도 로마군의 조직력으로 갈리아의 이중공세를 몰아내자 갈리아는 전의를 상실하고 적장인 베르킨게토릭스가 항복을 선언하며 알레시아 공방전이 끝났기 때문이다. 즉, 기술력과 조직력의 환상적인 콜라보가 이뤄진 셈이다. [18] 칸나이 전투는 현대에도 군사학 및 전쟁사에서 꾸준히 연구되는 전투이고, 알레시아 공방전기술력과 조직력의 중요성을 설파하는 대표적인 공방전 중 하나이다. [19] 전략전술 중 하나인 배수진이 바로 이걸 염두에 둔 전략으로, 사기나 훈련도가 낮은 군에서 의도적으로 퇴로를 차단해 이판사판으로 나아가겠다는 전략이다. [20] 그마저도 항우의 격렬한 반격으로 큰 피해를 입었으며 심지어 항우 자신은 포위망을 탈출하기까지 한다. 비록 항우가 탈출하고 나서 진짜 가망이 없다는 걸 깨닫고 스스로의 처지를 비관하며 자살하긴 했지만, 적군의 총대장이 포위망을 뚫고 탈출했다는 시점에서 한군의 포위 작전은 부분적인 성공에 그쳤다고 볼 수 있다. [21] 포위되었을 때 일부러 한쪽을 터주는 것도 이 때문이다. 포위되었을 때 상황이 절망적이면 차라리 죽는 한이 있더라도 싸울 때도 있는데 이런 식으로 한쪽을 터주면 삶의 희망이 생기기 때문에 오히려 와해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애초에 배수진이 바로 스스로 퇴로를 차단하는 대신 결사항전하는 전략이며, 고대~중세 지휘관들이 머리가 비어서 기병대끼리 따로 싸움붙였다가 적을 추격하라고 쓴게 아니다. [22] 적이 여럿일 경우 도망치면서 한명씩 상대하라거나 벽을 등지고 싸워야 한다고 호신술에서 가르치는데, 이를 역이용한 것이다. [23] 실제로 비슷하게 아군 기병이 적보다 적었던 데르토사의 전투 파르살루스 전투에선 되려 모루가 먼저 박살나 포위할 틈도 없이 포위를 시도한 기병들이 패퇴했으며, 칸나이 전투도 만약 카르타고 기병대의 도달이 더 느렸다거나 했으면 카르타고 보병진이 먼저 박살났을수도 있다. 그만큼 보병의 후퇴를 잘 조율하면서 기병이 들이칠 타이밍을 잰 한니발이 전술의 귀재였던 것이다. [24] 배수진의 경우도 포위되지 않은 다른 군대가 비어버린 상대방 진지를 털었다는 것을 잊지 말자. 포위당했을 때는 뒤집기가 쉽지 않다. [25] 다행히 다케다 신겐이 이 전투에서 원인모를 급사를 하는 바람에 살 수 있었다. [26] 당시 1개 군단의 정원은 6000여 명. [27] 로마군은 주둔지를 요새화하는 매뉴얼을 가지고 있었다. 자세한 내용은 토크멘터리 전쟁사 카이사르 전쟁(20분 44초부터) 참조. [28] 다만 이 경우는 좀 특수하다. 베르킨게토릭스를 포위한 카이사르를 갈리아 부족군이 재차 포위한, 동심원 모양의 형세였기 때문이다. 더 많은 적을 안쪽에 둔 포위섬멸진의 사례와는 맞지 않다. [29] 이후 개봉성 공방전이 남긴 했지만 더 이상의 구원 병력이 없었으므로 멸망은 기정사실이었다. [30] 보통 전투에서 양측상황이 비슷하다고 가정할 경우, 방어선을 구축한 적을 공격한다면 공격자는 3배 이상의 병력이 있어야 한다. [31] 이쪽도 적의 지휘관이 무능하고 지리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었고 아군인 동맹군이 제국군을 포위할 만한 병력 수는 되었다는, 최소한의 필요조건을 만족했다. 그런데도 사실 포위망이 앏아서 원래대로라면 제국군의 반격에 포위망이 뚫릴 수도 있었다는 말이 나온다. 사실 이게 성공한 것도 동맹군 사령관 림 파오와 참모장 유수프 트패롤이 어느 정도 아군의 희생을 바탕으로 시간을 벌어서 상대방의 심리를 조사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좀 심술궂게 말하자면 적장이 병신이라는 걸 알아차리기 위해 아군을 제물로 바쳤다고 할 수 있을 듯. 그리고 이를 알아챈 뒤 어느 정도 희생을 각오하고 제국군을 강력하게 몰아침으로써 적장을 모랄빵에 빠뜨렸기 때문에 승리하였다. [32] 대놓고 부하 장군들이 림 파오에게 적들이 반전해서 협격해오면 어떡하냐고 묻자 그럼 답이 없다고 대답했을 정도다. 그럼에도 적의 심리를 읽고 침착하게 행동하는 모습이 백미. [33] 실전에서의 공수부대의 작전과 유사하다. 공수부대의 주 임무는 낙하산으로 적의 후방에 집단 강하하여 적의 중요 거점을 타격, 점령하고 제2 전선을 형성한 뒤 적군의 뒤통수를 마구 때려서, 제1 전선에서 밀고 올라오고 있는 아군 부대의 진격을 훨씬 수월하게 하고 양쪽 전선이 연결될 때까지 버텨주는 것이다. 이렇듯 방법(대규모 공수, 소규모 병력을 이용한 적 유인)에 차이가 있지만, 지원군과 같이 적군을 앞뒤로 협공한다는 기본내용은 동일하다. 포위가 중요한 Hearts of Iron에서도 공수로 전선을 엉망으로 만드는 전술은 유효하다. [34] 차라리 이렇게 두리뭉술하게 넘기는 게 훨씬 낫다. 해당 문서처럼 어설프게 주워들은 걸로 군략가 흉내 내다가 박제당해 웃음벨이 될 바에는 전쟁의 우두머리들이 어떤 심리로 싸우고 있는지를 조명하며 캐릭터성에 비중을 좀 더 두거나 주인공의 먼치킨성을 부각시키는 편이 훨씬 낫다. 특히 역사물이나 전쟁물처럼 고증이 중요한 장르는 어줍잖은 지식으로 아는 척 했다간 이렇게 밈으로 박제되기 십상이다. [35] 어지간히 약한 영웅도 50명 죽이는건 일도 아니며 디오메데스 같은 네임드 영웅들은 투창으로 대리석 건물도 부수는게 가능한 신화속 세계관이다. [36] 애초에 주필산 전투는 여러 정황상 사서기록을 온전히 받아들이기도 어렵다. 고구려군보다 당군의 숫자가 더 많았다고 보는 시선도 있고, 수당가화에서는 역포위당했다는 묘사도 있을 정도다. 자세한 것은 해당 문서를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