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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17 07:03:10

지금은 곤란하다 조금만 기다려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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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상세3. 반향

1. 개요

2008년 7월 일본 홋카이도 토야코 주요 8개국 정상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회담한 후쿠다 야스오 당시 일본 총리가 "일본 교과서 다케시마(독도의 일본명)를 일본 땅이라고 명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하자 이명박 대통령이 “지금은 곤란하다.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발언했다고 요미우리신문, 아사히신문, 문예춘추 같은 일본 언론들이 보도하면서 논란이 된 사건.

결과를 먼저 말하자면 이명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지금은 곤란하다. 조금만 기다려달라'는 발언을 한 적 없다고 법원에서 판결했으며[1] 당시 발언했다고 알려진 "Hold back"은 일반적으로 '조금만 기다려달라'가 아니라 '자제해달라'는 의미로 쓰이기 때문에 일본 언론의 오보를 반이명박 성향 언론과 시민단체, 야당에서 곡해한 뒤 부풀려 벌어진 사건이었다.

2. 상세

2008년 7월 14일 요미우리신문이 처음 보도를 내보냈고 7월 15일 아사히신문이 비슷한 내용의 보도를 내보냈다. 문예춘추는 2008년 9월호에 “이명박이 ‘지금은 시기가 나쁘다’며 진력을 다한 말로 간절히 원하자 (후쿠다 총리의) 결심이 흔들리고 있었던 것”이라고 보도했다. #

논란의 핵심은 크게 (언론에서 그렇게 말했다고 보도한) 일본어판과 영어판 두 가지의 해석 문제인데 우선 일본어 今は困る、待ってほしい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 달라의 어감은 한국어와는 다르다는 주장이 있다. 일본에서는 우회적인 표현이 일상화되어 있고 특히 사업이나 공식 석상 등에서 ‘곤란하다, 기다려 달라, 생각해 보겠다’등의 말은 사실상 거절의 의미라고 보는 편이 좋다는 논리다. 대한민국에서도 가게에서 물건을 보기만 하고 딱히 구미에 당기지는 않아서 사지 않을 때 ‘다음에 오겠다’고 말하지만 정말 다음에 올 생각인 경우는 적다. 그러한 관용 표현이 일본에서는 흔하게 쓰인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다만 이런 표현은 대한민국에서도 어감적으로 받아들이는 바가 충분히 비슷할 수 있다. 그냥 개인의 언어 성향 차이인 거지 ‘나라 간 어감 자체가 다르게 쓰인다’ 같은 건 맞지 않는 표현이라는 것이다. 애초에 일본어에도 명료한 거부의 표현은 존재하고 정말 문자 그대로 ‘기다려달라’고 말할 때도 똑같은 표현이 쓰인다는 점, 결정적으로 (사실이라면) 그 말의 발화자는 일본인이 아니라 한국인이므로 이는 한국인의 표현을 일본어식으로 해석하는 내용이라는 점 등에서 석연찮은 면은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렇게 조용해지나 했는데… 2012년 2월 21일 위키리크스에서 이명박이 당시 회담에서 ‘Hold back’이라고 했음이 공개되었다. 주일미국대사관 부대사 ‘제임스 줌월트’가 쓴 문서로 제3자의 시각으로 기록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ROK Embassy diplomats describe Japan’s decision to mention the Liancourt Rocks in educational documents as “explosive.” Officials in Seoul felt “betrayed” by the move, especially after ROK President Lee Myung-bak directly appealed to Prime Minister Yasuo Fukuda to “Hold back” on the textbook issue at their summit on the margins of the Hokkaido Lake Toya G8 meeting.
일본이 교과서에 독도를 언급하기로 한 결정에 서울의 관료들은 배신감을 느꼈다. 특히 한국의 대통령 이명박이 홋카이도 도야호 G8 회의에서 직접 일본 총리 야스오 호쿠다에게 교과서 관련 이슈에 대하여 “Hold back” 해달라고 부탁했었기에 더욱 그렇다.

공개 후 ‘Hold back’이란 표현에 대해 한겨레, 오마이뉴스 같은 이명박에 비판적인 성향의 언론에선 ‘기다려 달라’라는 해석이 맞다고 주장하였으나 이들 언론에서조차 평소 Hold back을 자제한다는 의미로 사용해 온 것이 확인되었다. # #

이 숙어를 ‘망설이다, 지연시키다, 저지하다, 간직해두다, 감추다, 중단하다’등 다양한 의미로 설명하는 사전적 표현과 달리 일상 표현에서는 ‘Hold back’이 ‘자제하라’는 뜻으로 많이 쓰인다고 한다. 그렇다면 대통령은 “지금은 곤란하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한 게 아니라 “자제해 달라”고 말한 셈이다. 외교적 표현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직설적 표현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명박의 발언 자체가 사실무근이라고 끝까지 주장했다.

3. 반향

국민일보 측에서 당시〈요미우리 “MB ‘기다려달라’ 독도 발언은 사실”〉 #이라는 제목으로 이 독도 발언 사건에 대한 추가 기사를 내보냈는데 이 기사는 다음에서 무려 39만 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는 기염을 토했다. 당시 다음에서는 反이명박 감정이 고조되어 있었던 데다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어느 누리꾼이 이명박 탄핵 청원을 다음 아고라에 올리는 등 사실상 다음이 진보 성향 누리꾼 측의 집결지가 된 상황에 올라온 이 기사는 더더욱 이목을 끌 수밖에 없었다. 거기에 누리꾼들이 이런 기사는 기록을 남겨야 한다면서 추가로 댓글 달기 운동을 시작해 결국 무서운 기세로 30만 개를 넘어서더니 이후 기세가 꺾였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댓글을 단 누리꾼들에 의해 무려 39만 개의 댓글을 기록했다. 이후에는 34만 개 정도로 줄었지만 이것도 어마어마한 개수다.

폭발적인 댓글 증가세에 국민일보도 이례적으로 기사에 사람들의 관심이 폭발하고 있다는 걸 주된 내용으로 한 기사를 추가 보도하였으며 누리꾼들은 다음 측에서 악의적으로 자신의 댓글을 삭제한다며 현재 댓글 수를 남기거나 댓글 수를 늘려서 많은 사람들이 봐야 한다는 취지로 매일마다 방문해서 글을 남기는 등 댓글이 계속해서 달렸는데 무려 39만 400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이 정도면 문희준 기사에 달린 악성 댓글보다 더 많이 달렸으니 대한민국 신기록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왔을 정도다. 다음의 댓글 수 집계 정책이 바뀜에 따라 총 댓글 수가 25만 개 정도로 줄어들었지만 엄청난 개수임은 변함없긴 하다.

당시 댓글을 달던 누리꾼 중 한 명이 이 기사를 보도한 기자와 연락이 닿아 이 기사가 30만 개를 넘으면 꼭 보도해 달라고 부탁한 적도 있었다. 국민일보에서 이례적으로 추가 보도를 한 이유도 이 누리꾼의 연락 때문이며 뉴스 기사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누리꾼들이 이 기사의 댓글란을 “독도 게시판”이라고 명명하고 따로 카페를 만들기도 했다. # 이름은 “독도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다.[2]

2024년 기준, 다음 뉴스의 댓글이 타임톡으로 변경 되면서 이 기사의 댓글도 삭제됐다.

물론 이런 반향에 대해 보수 측 누리꾼들 사이에선 ‘여론몰이를 한다’는 등의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만약 문예춘추나 요미우리가 진짜로 이명박이 일본의 이익을 철저히 대변하는 인물로 간주했다면 이렇게 이명박을 대한민국에서 곤란하게 만드는 기사를 적지도 않았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이후 이명박은 이런 논란을 의식해서인지 일본에 대해서 무리수를 남발했는데 2012년 이명박 대통령 독도 방문 이후 일왕 사죄 촉구 발언은 무리수였다는 의견에 모두 다 동의하는 편이며 이러한 행보는 일개 정치인 개인의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서 관광 산업, 한류 열풍 등에 직격탄을 주었다. 애초에 이명박은 한일수교 반대 시위로 유명한 6.3 항쟁의 주동자고 이로 인해 징역까지 살았다.

한편 대한민국의 한 시민단체와 당시 민주당 부대변인이었던 이재명 요미우리 신문의 허위 보도에 대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는데 2010년에 다시 기사가 나오자 이재명이 소송 대리를 했지만 패소했고 법원은 시민 소송단에 패소 판결을 하면서 “이 대통령이 한일 정상회담에서 문제의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 일본 외무성 역시 공보관 성명을 통해 한일 정상이 독도 관련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고 밝혔다.”고 곁가지 형식으로 설명한 바 있다.

[1] 재판 과정에서 일본외무성은 한일정상회담 당시 독도 관련 발언들은 오가지 않았다고 확인까지 해줬다. [2] 당연히 원래 있던 독도 관련 봉사단체 독도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이와 전혀 무관한 카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