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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02 13:14:14

BABIP

바빕에서 넘어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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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유래3. 구분
3.1. 투수3.2. 타자
4. 말말말

1. 개요

[math(\text{BABIP} = \frac{\text{안타} - 홈런}{타수-삼진-홈런+희생플라이})]

BABIP(Batting Average on Balls In Play)는 야구의 스탯 중 하나로 인플레이 타구의 (피) 안타율을 계산한 값이다. 약자로 표기되어 있지만 자음과 모음이 적절하게 조합된 덕에 간단히 '바빕' 내지는 '배빕'으로 부를 수 있다.

2. 유래

1999년 11월 18일 유스넷의 야구 뉴스 그룹에서 활동하던 보로스 맥크라켄(Voros McCracken)이라는 대학원생이 DIPS라는 스탯을 고안한 데에서 시작되었다. # 맥크라켄은 해당 스탯을 창안하게 된 계기를 그렉 매덕스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매덕스는 매년마다 거의 일정한 이닝, 승리, 탈삼진, 사사구를 기록했는데 유독 피안타율은 1할이 넘게 요동치고 있었고 평균자책점 값도 1 넘게 차이가 났던 것. 매덕스는 매년마다 15승 이상을 기록하는 꾸준한 투수였음에도 말이다. 맥크라켄은 평균자책점이 아닌 새로운 값으로 투수를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발표한 것이 DIPS고 여기서 여러 사람들의 피드백을 거쳐 BABIP이라는 값이 파생되었다.

맥크라켄의 이론은 당대 야구 상식을 뒤집는 상당히 급진적인 내용이었다. 삼진, 사사구, 피홈런은 투수의 능력이지만 피안타는 그게 아니며, 그렉 매덕스가 던진 공도 루키 리그에서 뛰고 있는 투수가 빅리그에서 던진 공도 전부 똑같은 투구라고 주장했다. 지금 기준으로도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주장이 주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대투수가 안타 하나도 막지 못한다는 것은 세이버매트릭스의 대부인 빌 제임스도 부정적으로 봤을 만큼 터무니없었다. 그러나 6년 이상의 결과가 누적된 데이터로 통계를 내보니 생각보다 타구에 대한 통제력이 상당히 약하다는 것이 입증되었고, 이 이론을 바탕으로 FIP와 DER(수비 효율)이라는 새로운 수치가 등장하는 등 현대 야구에서 수비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기 시작했다.

3. 구분

BABIP은 본래 투수를 평가하기 위한 스탯이었지만 공식에 안타가 들어가는 만큼 타자에도 적용할 수 있다. 최근 들어서는 DIPS 이론의 허점이 계속 발견되며 투수를 평가하기보단 타자를 평가하는 데에 주 목적을 두고 있다.

3.1. 투수

아래 표는 BABIP이란 무엇인가라는 칼럼에서 2011년 당시 메이저 리그 베이스볼에서 활동하던 투수를 무작위로 선정해 그들의 BABIP과 함께 나열한 것이다.
투수 BABIP
에드윈 잭슨 .336
브라이언 두엔싱 .322
하이메 가르시아 .317
맥스 슈어저 .310
브랜든 모로우 .301
클리프 리 .301
프레디 가르시아 .295
데이비드 프라이스 .288
파우스토 카모나 .277
숀 마컴 .259
조시 톰린 .246
표본이 많이 적은 편이나 가장 편차가 큰 에드윈 잭슨 조시 톰린의 BABIP 차이는 .090으로 1할도 되지 않는다. 맥스 슈어저처럼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도 있고 조시 톰린처럼 평균보다 느린 공을 던지는 투수도 있었으며, 모두가 메이저 리그에서 뛴 기간도 달랐고, 포지션과 던지는 손도 달랐다. 만약 BABIP가 투수의 역량으로 조절할 수 있는 값이었다면 보다 다양한 값의 BABIP가 나와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는 것은 BABIP가 투수의 능력과는 거의 연관이 없다고 주장할 수 있다.

또 다른 특징이 있다면 같은 투수가 같은 결과를 내더라도 매 시즌마다 값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인데, 1998년 그렉 매덕스의 BABIP는 .264로 그의 커리어 중에서도 손에 꼽히게 낮은 시즌이고, 반대로 1999년은 커리어 중 두번째로 높은 .324를 기록했다. 그런데 BABIP는 피안타율에 비례해서 높아진다. 그리고 피안타율은 평균자책점에 영향을 준다. 맥크라켄이 평균자책점을 신뢰할 수 없는 값이라고 주장한 것이 꽤 일리가 있다.

BABIP는 투수의 투구 유형, 구장, 수비, 그리고 여러 변수로 인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실점 위기 상황에 등판하거나 점수차가 박빙일 경우 투입되는 불펜 투수의 경우에는 통산 BABIP가 낮게 기록되는데, 좌우놀이, 수비 시프트, 퇴근존(...) 등 별의별 변수란 변수는 다 들어가서 표본 자체가 중립적이지 않기 때문. 특히 소속 팀의 수비나 구장은 투수 개인이 어찌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설령 장기간 많은 이닝을 소화한다고 해도 BABIP가 리그 평균으로 수렴하지는 않는다. 리그 평균에 가까워 진다고 해도 다음 해에는 다시 평균에서 벗어나는 등 변수가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BABIP 기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운이 큰 수의 법칙에 의해 중립에 가까워지는 수준이 되므로 리그 평균에 수렴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표본이 많이 쌓여서 BABIP로 투수의 타구 억제력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는 있지만 이 차이가 그다지 크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대표적으로 뜬공을 유도하는 투수와 땅볼을 유도하는 투수가 있을 경우, 뜬공 투수 땅볼 투수에 비해 BABIP가 낮게 계산되는 경향이 있다.[1] 뜬공은 한 번의 포구로 아웃을 만들어 낼 수 있지만 땅볼은 포구-송구-포구라는 3번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만큼 수비 시 집중력이 더 요구되고 실책이 나올 확률이 뜬공보다 높기 때문이다. 또한 삼진을 잘 잡는 투수도 뜬공 투수처럼 BABIP가 낮게 나온다. 맷 슈워츠가 팬그래프에 기고한 칼럼 2002년부터 2010년까지의 통계를 분석한 결과 탈삼진 상위 25% 투수는 하위 25% 대비 BABIP가 .015 낮았다. 일반적으로 삼진을 잡아야 하는 상황에서는 존 가운데에 공을 꽂아넣어 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하거나 강한 구위를 앞세워 공을 멀리 띄우지 못하게 하므로 '뜬공 투수'의 하위 분류로 포함될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헛스윙을 유도하기 아주 좋은 구종인 체인지업 너클볼을 구사하는 투수는 BABIP가 눈에 띄게 낮다. 이는 BABIP 초기부터 별격으로 인정받던 것이다. 체인지업과 BABIP에 관한 칼럼 타자가 체인지업을 배트에 컨택하는 건 비교적 쉽지만, 좋은 타구를 만들어낼 확률은 다소 떨어지며, 수비하기 쉬운 약한 땅볼이나 팝업 타구가 될 확률이 다소 높다는 것. 너클볼 투수 역시 비슷한 이유로 BABIP가 낮다고 한다. 잭 그레인키의 시즌 BABIP를 보면 체인지업을 장착한 이후 BABIP가 급격히 떨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럼 "뜬공 투수는 땅볼 투수보다 좋은 투수인가?"에 대한 답은 '아니오'인데, 뜬공이 수비수가 잡지 못하는 곳으로 넘어가는 경우를 가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땅볼 투수들은 BABIP가 높지만 SLGBIP(인플레이 타구의 장타율)는 낮았다. 무엇보다 땅볼을 잘 유도하는 투수는 어떤 공을 던져야 땅볼이 되는 지 잘 알고 있으며, 브랜든 웹, 왕젠민 등 땅볼 투수는 땅볼에 대한 BABIP만 산출했을 경우 다른 투수들의 땅볼 BABIP보다 약간 낮은 값이 나왔다. KBO 리그에서 가장 낮은 BABIP인 .181[2]을 기록했던 유동훈 땅볼 투수였다. 시즌을 치르는 동안 팀의 수비수는 거의 변하지 않으므로[3] 땅볼 중에서도 수비하기 쉬운 땅볼을 유도한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도 있다. 이는 타구 통제가 불가능하다는 기존의 DIPS 이론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결과이다.

아래 표는 러셀 A. 칼튼이 Baseball Prospectus에 기고한 다음 시즌 BABIP 예측 근사식이다. 칼튼에 따르면 250타수 이상 기록한 투수는 다음 시즌의 BABIP를 아래 표에 따라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타자의 비중이 높지만 투수도 타자 다음으로 BABIP에 가장 많은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향/타구 땅볼 뜬공 직선타
타자 비중 47% 39% 46%
투수 비중 29% 26% 28%
수비 비중 13% 21% 13%
운의 비중 11% 13% 13%

이처럼 DIPS 문서에서 알 수 있듯이 맥크라켄의 "투수는 타구를 통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논파당하며 DIPS의 파생 스탯인 BABIP도 그 신뢰성을 의심받았고, 연구 끝에 뜬공과 땅볼 생산 능력 여부는 투수의 영향력이 상당히 크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세이버매트리션의 타율 불신은 오래 전부터 이어져 온 것이지만 공식부터 타율이 들어간 BABIP는 상당한 연구가 들어갔다는 것이 아이러니한 점. 투수의 BABIP가 준 교훈은 적은 표본으로 선수를 함부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표본이 어느 정도 쌓이면 그 해 투수가 운이 없었다는 것을 설명할 수는 있지만, 한 시즌밖에 뛰지 않은 투수의 BABIP가 낮다고 그 선수의 타구 억제력이 뛰어나다는 뜻이 아니라는 것이다. 1달 단위의 타율이나 OPS로 타자의 진정한 능력을 알기 어려운 것처럼, 수 년 단위의 표본이 필요한 BABIP에서 1시즌 단위의 BABIP는 투수의 능력을 잘 설명하지 못하는 것일 뿐이다. 물론 투수의 BABIP에 운이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치는 것은 맞지만, 모든 결과가 운이라는 이론은 이미 반박을 당한 지 오래이다.

3.2. 타자

통제력 논란이 일은 투수와는 달리 타자는 도입 초창기부터 투수 대비 강한 통제력을 갖고 있다고 인정받았다. 어떻게 보면 공을 때리는 입장인 만큼 투수 대비 타구의 통제력이 더 강력한 것이 당연하다.

타자의 BABIP는 타격 스타일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므로, 시즌 피안타율 근처에서 형성되는 투수의 BABIP와는 달리 오랜 기간 주전으로 뛰며 충분한 누적 기록을 쌓은 선수들은 각 선수만의 고유한 수치를 가지게 된다. 스즈키 이치로 2011년 BABIP는 .357로 투수 입장에서는 높아 보이지만 통산 BABIP인 .344와 비교하면 그렇게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특히 이치로처럼 장타가 적은 똑딱이 유형의 타자는 내야 안타를 우려한 수비 시프트[4], 심판이 1루에서 오심을 할 확률 등 안타 생산에 변수가 될 요소가 더 추가된다. 추신수처럼 선구안이 좋은 타자는 자신만의 존이 확실히 정해져 있기에 볼넷과 삼진도 그만큼 많이 받아 인플레이 타구가 적어 한 번의 타격으로도 결과값이 바뀔 수 있다. 공갈포 성향의 타자는 강한 타구를 만들어 내 내야수가 반응하기도 전에 뚫어버리거나 담장을 넘겨버리거나 하는 식의 타구가 많기 때문에 상승폭 대비 하향폭이 크다.

이런 타격 스타일은 리그가 바뀐다고 해서 쉽게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타자의 BABIP는 운보다는 선수의 역량이 큰 편이다. 흔히 방망이를 짧게 쥐면 타율이 올라가지 않겠냐는 발상이 그렇지 않음을 보여주는 예이기도 하다. 짧게 쥐면 컨택은 잘 되겠으나 공에 힘에 실리지 않아서 배럴 타구를 생산하기 어렵고, 질 낮은 땅볼과 플라이만 생산해서 오히려 타율이 떨어질 수도 있다. 그리고 설령 타율이 올라가더라도 타구에 힘을 잘 싣지 못하기 때문에 단타의 비중이 높아지게 되고, 종합적인 생산력이 하락할 수도 있다. 낮은 BABIP를 기록하면서도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여주던 MLB의 마크 맥과이어나 KBO의 야마이코 나바로 등이 방망이를 짧게 잡고 타율을 올렸다면 담장을 펑펑 넘기는 장타력은 보여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별 다른 타격 스타일의 변화가 없는데도 유독 BABIP가 높아진 타자의 경우는 운일 수도 있고 역량일 수도 있다. 어쨌거나 BABIP은 야구 스탯 중 운이 관여하는 부분이 크기 때문에 잘 맞은 정타라고 해도 수비수가 이걸 잡아내면 BABIP가 낮아진다. 상대 수비가 예상을 뒤엎은 파인 플레이를 잡아내 안타가 아웃으로 돌변하거나, 아니면 잘 맞은 타구가 이상하게 야수 정면에 꽂히거나 혹은 가끔 나오는 내야안타 때 오심이 나오면서 안타가 아웃으로 돌변하는 경우를 평소보다 더 많이 당할 경우 BABIP와 타율이 낮아지면서 '부진한 것처럼' 보이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단일 시즌의 BABIP는 그 이후 잘했건 못했건 상관 없이 그 선수가 얼마나 운이 좋았는지에 대한 지표로 사용된다. 현무타가 대표적인 예시다.

아예 타자의 BABIP에 대해서는 실책 변수를 완전히 제외하고 계산한 xBABIP라는 새로운 공식도 등장했다. 이 공식을 통해 텍사스 안타처럼 운이 좋았던 경우를 어느 정도 제외할 수 있다.
[math(\text{xBABIP} =\frac{(땅볼 - 내야안타)×(땅볼 - \text{내야안타 상수}) + (뜬공 - 홈런 - 내야뜬공)×\text{외야뜬공 상수} + 직선타×\text{직선타 상수} + 내야안타 + 번트안타}{땅볼 + 뜬공 + 직선타 + 번트 - 홈런 - 희생번트} )]

타자의 경우 투수보다 BABIP의 시즌 별 변동이 크긴 하지만 3시즌 정도 지나면 고유한 수치로 볼 수 있고, 역시 투수와 마찬가지로 삼진, 볼넷, 홈런은 BABIP보다 신뢰도가 높기 때문에 선수의 실력에 변화가 생겼다면 BABIP와 함께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 다시 말해 타자의 스탯에서 K%, BB%, 타석 당 홈런과 같은 스탯이 여느때와 별 변화가 없고 BABIP만 변했다면 내년 시즌엔 원상복귀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2007년 크보 미스터리라고 불리던 2007시즌의 이현곤(0.379), 2017년의 김선빈(0.391)이 있다. 두 선수 모두 홈런, 볼넷, 삼진이 유지된 채로 BABIP만 달라졌고 결과적으로 다음 시즌 원상복구됐다.

하지만 간혹 플레이 스타일을 성공적으로 바꿔서 BABIP만 올리는 경우도 존재하긴 한다. 2013년 .381이란 고타율을 기록한 채태인이 대표적이다. 뇌진탕 후유증으로 고생하던 채태인은 2013년 갑자기 0.472라는 MLB 역사에도 없는 말도 안 되는 BABIP를 기록했는데, 대다수 세이버매트리션들은 무슨 신내림이라도 받은 것 같은 시즌으로 취급했으나 그 후로도 13년만큼은 아니지만 BABIP가 고공행진을 했다. 그 전에도 잘 치던 시즌에는 .350 가량의 BABIP를 기록하긴 했지만 2013년부터는 6년간 4할 BABIP를 세 번이나 기록했고, 그 중에 두 번이나 4할 5푼을 넘겼다. 6년 동안 가장 낮은 BABIP가 .354일 정도이며, 통산 BABIP도 .364라는 상당히 높은 값을 기록했다. 미스테리한 것은 홈런 비율 떨어지고, 볼넷 비율도 떨어지고, 삼진율은 오르는 등 타격에 부정적인 지표밖에 없는데 BABIP만 무지막지하게 올라갔다는 것이다. 거포라는 선입견에서 탈출해 레벨 스윙과 적극적인 컨택을 성공적으로 장착한 케이스라고 볼 수 있다.

극단적으로 당겨치거나 밀어치는 성향의 타자를 대비하기 위해 수비 시프트가 이루어 진 경우에도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 경우는 수비 시프트가 적용된 시점부터는 일관적으로 BABIP가 하락한다. 그래서 이 경우에는 삼진 비율이나 홈런 등의 다른 수치와는 상관없이 수비 시프트 적용 이후의 BABIP 수치가 새로운 평균으로 봐야 한다. 2007년 크보 미스터리중 하나인 이승화, 이대형의 3할 타율이 대표적인 예다. 첫 풀 시즌인 2007년 이후로는 내야안타의 비율이 높은 두 사람에게 맞춰 수비 시프트를 포함한 대응책이 마련된 뒤로는 그 시절 성적이 안 나오고 있다고 평가된다. 그리고 2007년 306타석으로 3할 턱걸이를 했던 이승화는 이후 .259가 최고 타율이다. 이대형은 이후 극단적인 타고시즌에만 3할을 넘겨보았다. 이런 식으로 타격 어프로치나 타격폼 자체를 뜯어 고치지 않는 한 커리어 BABIP의 변화는 결국 신체 능력에 따른 에이징 커브를 그대로 따라가게 되고, 이렇게 만들어낸 타구질에 따라 타자의 성장과 노쇠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이처럼 타구의 질이 BABIP의 통제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라는 점이 밝혀지고 스탯캐스트 등의 첨단 장비를 통해 타자의 타구질에 대한 정밀한 측정과 분석이 가능해짐에 따라 타구속도와 발사각도가 주목을 받게 되었다. 조시 도날드슨 등을 필두로 많은 선수들이 빠르고 멀리 날아가는 타구를 보다 의식적으로 추구하게 되면서 2010년대 말 메이저리그에서는 '플라이볼 혁명'이라고 불리는 홈런 열풍이 나타나고 있다.

4. 말말말

"내가 야구를 통해서 배운 것은 나의 투구 이외에 경기의 나머지 부분들은 내가 어찌해 볼 도리가 없다는 것이었다." - 그렉 매덕스
"땅볼 타구를 유도했는데 안타가 되는 것은 나로선 어쩔 수 없는 일이다." - 박찬호
"이 기록에는 운도 많이 따랐습니다. 분명 아웃이 될 수 있었던 공이 투수 몸에 맞고 튀어나와 안타가 되기도 하고, 내야 땅볼로 아웃이 될 뻔했던 공이 내야 안타가 되는 행운도 뒤따릅니다." - 추신수, 2014년 초 5할 출루율을 기록하자
" 구단은 땅볼에 돈을 주지 않습니다. 2루타나 홈런을 보고 돈을 주죠." - 조시 도날드슨, 2015년 시즌 MVP 수상 이후 토크쇼에서
"병살을 위해 땅볼이 필요했다. 나는 땅볼을 얻었다. 나는 또 다시 땅볼을 얻어냈다. 나는 내 할 일을 했다." - 아르만도 베니테즈, 더블 플레이를 만들어내지 못한 레이 더햄을 비난하며
"수비를 믿고 던지면 안되지, 네가 잡아야지. 이 타자를 무조건 잡아야 한다. 삼진으로 무조건 잡아야 한다... 이런 생각으로." - 류현진

[1] 2000년 이후 투수의 통산 타구 결과를 정리한 팬그래프 페이지. GB/FB와 IFFB%, BABIP 수치를 주목하자. [2] KIA의 우주의 기운이 절정에 달한 경우가 유동훈이었는데, 탈삼진, 피홈런, 사사구 등 다른 스탯은 여느 때와 비슷했지만 피안타율이 경이로울 정도로 낮았다. 특히 포심 피안타율은 무려 .152를 기록했다. MLB에서도 유동훈보다 낮은 BABIP를 기록한 선수는 1871년부터 세도 9명 뿐이다. [3] 주의해야 할 점은 투수도 수비수의 일원 중 하나라는 것이다. 타구가 당연히 투수 앞으로도 튈 수도 있는 것이고, 투수도 이런 공을 잘 잡아야 BABIP 값을 낮출 수 있다. 실제로 파워 피처로 유명한 놀란 라이언이나 랜디 존슨은 투수 앞 땅볼 수비력이 그렇게 좋지 못했다. [4] 특히 주자가 있을 경우 전진수비를 하다가 시프트가 뚫리면 추가진루를 무조건 허용하기 때문에 전진수비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시프트를 걸지 않으면 주력 때문에 내야안타가 될 가능성도 높아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