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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06 22:04:10

메르카토르 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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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투영 원리3. 특징4. 문제점
4.1. 왜곡의 정도4.2. 항정선과 대권의 차이4.3. 메르카토르 도법만의 문제가 아니다4.4. 유럽 중심주의 음모론
5. 대체 도법

1. 개요

메르카토르 도법(Mercator projection)[1] 또는 점장도법(漸長圖法)은 네덜란드의 지도학자 헤르하르뒤스 메르카토르(H. Mercator)가 고안한 지도 투영법을 말한다. 메르카토르 도법으로 그려진 지도에서 두 점을 이은 선은 지구 경선에 대해 항상 같은 각도를 유지한다는 특징 때문에(특징 문단 참조), 등각 항로용 지도로서 항해에 널리 이용되었으며, 대항해시대 이후 전문가와 대중을 막론하고 가장 보편적인 지도 투영법으로 자리잡았다.

2. 투영 원리

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503px-Cylindrical_Projection_basics2.svg.png
지구를 표면이 유리 구슬이라고 가정하자. 직사각형의 커다란 종이로 지구를 적도를 따라 감싼 다음에 중심에서 전구를 켜면, 지구 표면의 그림자가 종이에 비치게(투영되게) 된다. 이 그림자를 그대로 따라 그린 다음에 말았던 종이를 펴면 원통중심 도법 지도가 만들어진다. 이 방법은 이해하기는 가장 쉬우나 극 방향으로 갈수록 지도가 대책없이 커지다가 극에서 넓이가 무한대가 된다. 때문에 이 방법으로 그린 지도는 양 극지방이 생략되어 있다.

이보다 조금 더 나은 방법으로 스테레오 투영법이 있는데, 위에서 쓴 구슬의 남극이나 북극을 종이에 대 놓고 전구는 반대쪽 극에서 켜는 것으로, 지구 표면의 그림자는 전구와 지구 표면을 잇는 직선상에 투영된다. 이 도법은 지구상의 각을 그대로 보존한다. 메르카토르 도법은 수학적으로 스테레오 투영법으로 그린 지도를 복소평면으로 취급하고 그 지도를 로그 함수에 입력한 출력값과 동일하며, 복소함수론에 따르면 로그함수는 등각사상, 즉 평면상의 각을 그대로 보존해서 다른 평면을 만드는 함수이므로, 메르카토르 도법 역시 지구상의 각을 그대로 보존한다.

3. 특징

지도를 보는 사람이 지도를 보며 알기를 원하는 것은 두 지점 사이의 방향, 두 지점 간 거리, 경선과 위선 사이 각도, 지구 위 특정한 영역의 면적 등 4가지를 들 수 있다. 그런데 이 중 하나를 정확하게 나타내려면 나머지 셋을 포기해야 한다. 방향을 정확하게 나타내면 방위 도법, 거리를 정확하게 나타내면 정거 도법, 각도를 정확하게 나타내면 정각 도법[2], 면적을 정확하게 나타내면 정적 도법, 그리고 방향, 거리, 각도, 면적 중 어느 하나도 정확하진 않으나 모두 적당히 만족할 경우에는 절충 도법이라고 한다. 메르카토르 도법은 정각 도법의 일종이다.

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Mercator_projection_SW.jpg
우리가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세계지도는 수많은 투영법 중의 하나인 메르카토르 도법으로 그린 지도다. 정각 도법이라는 특성상, 많은 웹지도가 유사 메르카토르 도법을 사용한다.

메르카토르 도법의 가장 큰 특징은 위도 경도가 지도상에 평면 좌표계의 X축과 Y축으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따라서, 메르카토르 도법은 두 지점사이의 직선이 위도 또는 경도와 이루는 '각'을 정확하게 보여준다. 대신에 면적, 거리, 방향은 보장할 수 없다.[3] 적도 부근은 거의 정확하게 투영되지만, 고위도로 갈수록 간격이 실제보다 확대되면서 면적이나 형상이 크게 왜곡된다. 이는 실제 경선의 간격이 고위도로 갈수록 좁아지는 것에서 기인한 것으로, 고위도로 갈수록 실제에 비해 가로로 늘어나 길쭉하게 된다. 게다가 가로로만 늘어나는 게 아니라 위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세로로도 늘어난다.

면적, 방향, 거리 등 요소들의 왜곡은 sec(위도)가 나타내며, 이 값과 1의 차이가 커질수록 왜곡은 커진다. sec(0) = sin(90) = cos(0) = 1이며, sec(90°)는 tan(90°)와 같은 무한대이므로 적도의 왜곡은 없고, 양 극점의 왜곡은 무한대다. 북극과 남극이므로 수학적으로 크기가 0, 즉 길이도 지름도 없는데, 지도상에서는 적도에서의 지구 둘레와 똑같이 늘어난다. 즉, 0이 4만 킬로미터 이상으로 늘어나는 것이므로 왜곡률은 분모가 0으로 발산해서 생기는 무한대가 된다.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메르카토르 도법으로 그려진 지도는 출발점과 목적지를 직선으로 연결하고 이 직선과 위선 사이의 각을 재면 원하는 목적지에 정확히 갈 수 있다. 쉽게 이야기하면, 지도 위에 나침반 갖다 대고는 자기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 북극과 이루는 각도를 계산한 후, 그 각도를 유지하며 나아가면 지도에 나와있는 대로 따라갈 수 있다는 이야기. 예를 들면, 개성시 샌프란시스코의 위치는 북위 38도로 같은데, 북위 38도를 벗어나지 않으면서 이동하면 태백산맥, 동해, 일본, 태평양을 건너 샌프란시스코에 도달할 수 있다. 하지만 북위 38도를 유지하려면 여러 지점에서 계속 측정을 하고 계속 각도를 보정해야 가능하다. 처음 개성시에서 측정한 동쪽 방향을 보정하지 않고 한 방향으로만 가면 샌프란시스코가 아니라 칠레 방향으로 가게되며, 태평양 한가운데에서 나침반을 들여다보면 방향을 바꾸지 않았음에도 나침반이 동쪽이 아닌 동남쪽으로 가고 있음을 가리키게 된다. 나침반, 각도기[4], 시계[5]가 있으면 지도에 보이는 대로 항해할 수 있으니, 항해하기에 매우 편한 지도이다.

전문 용어로 말하자면 메르카토르 도법에서 두 점 사이의 직선은 항상 지구상에서 항정선에 해당한다. 이 루트는 당장 어느 방향으로 가야 목적지에 갈 수 있을 지 알아내는 데는 편리하다. 하지만 항정선이 반드시 최단 경로인 대권 항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메르카토르 투영법이 남용되면서 많은 비판을 받았는데 주로 지목되는 것은 면적의 왜곡이다. 극 부분에 가까운 고위도 지역이, 적도와 가까운 저위도 지역보다 더 크고 자세하게 묘사된다. 사실 모든 도법에 오류가 있다는 점에서 메르카토르 도법만 집중적으로 비판받는 것은 부당한 면이 있다. 특히 왜곡이 심한 극지방의 경우 어차피 유빙한계선[6] 때문에 항해가 불가능하여 관심이 적은 곳이기에 북위 65도, 남위 45도까지 그려진 지도면 충분한 점도 작용했다. 항해사 입장에서는 남극 대륙이나 그린란드를 크게 그릴 것이 아니라 일부만 그리거나 아예 안 그리면 그만이었다.

4. 문제점

파일:메르카토르대현실.png [7]
파일:external/www.pratham.name/mercator.png
대표적인 메르카토르 도법 오류인 그린란드 아프리카 대륙 크기 비교.[8]

메르카토르 도법은 적도에서 먼 지역일수록 면적이 뻥튀기되기 때문에 수많은 오류가 나타난다. 이를 세계지도상에서 비교할 수 있는 사이트도 있다.[9] 이에 따라 생기는 관념적인 오류의 예는 다음과 같다.

국가별로 영토 면적을 일일이 찾아보거나 직접 웹 사이트(구글, 인터넷, 네이버, 크롬, 다음 등)를 찾아보는 것도 좋지만, 영토 크기를 정확하게 알려는 목적보다는 눈대중으로 비교하더라도 최대한 왜곡없이 비교하는 방법은 구형 지도, 즉 지구본을 보거나 구글 어스[12]를 이용하는 것이다. 특히 해외 영토가 많은 나라이거나 다수의 섬으로 이루어진 나라의 경우 나라 전체의 영토가 아닌 특정 지역이나 섬의 영토를 비교할 수도 있으므로 단순 비교 목적이라면 정확한 면적 찾기가 귀찮아진다.

4.1. 왜곡의 정도

앞에서도 말했듯이 오른쪽 숫자가 1에서 벗어날수록 오차가 커지며, 이 숫자는 몇 배나 차이나는지를 말해 준다. 예를 들어 오른쪽 숫자가 2라면 그 위도에 있는 것은 실제보다 2배 크게 보인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것은 지구가 완벽한 구형임을 가정할 때의 결과이다. 여담으로, 이 수치는 n차원 단체의 이포각이 m°라고 했을 때, m°의 왜곡 정도의 n배와 정확히 같다. 즉, 위도가 m°일 때, n-단체의 이포각이 m°가 된다면 실제로 n이 차원의 수일 때, 정확히 n배 커진 것과 같다는 뜻이므로 이를 이용해서 n-단체의 이포각이 m°를 이루는 차원을 직접 구할 수 있다.[13]
위도에 따른 왜곡의 정도[14]
위도 왜곡의 정도[15]
정확히 1
10° 1.01542
20° 1.06418
24.62° 1.10000
30° 1.15470[16]
38° 1.26902[17]
40° 1.30541
45° 1.41421[18]
48.19° 1.50000
50° 1.55572
60° 정확히 2
70° 2.92380
80° 5.75877
90° 무한대
참고로 많은 메르카토르 도법 지도는 남북위 85° 정도에서 잘리는데, 애초에 극점에서 일어나는 극단적 왜곡때문에 자를 수 밖에 없기도 하거니와, 저 부근에서 자르면 가로:세로 비율이 1:1이 되기 때문이다.

sec x dx 를 -85pi/180부터 +85pi/180까지 적분하면(적분의 위아래 끝은 육십분법을 라디안으로 바꾼 것) 약 6.26이 나오며 이 값은 원주율의 두 배(360도에 해당하는 라디안)와 비슷한 값이다. 즉 가로는 지구 전체의 경도이니 원주율의 두 배가 되며 세로도 비슷한 값이 되는 것이다. 지구가 완벽한 구형이라고 가정하면 적도에서는 위도 1도와 경도 1도의 실제 거리가 일치하는데, 고위도로 갈수록 경도 1도의 길이가 짧아지며, 메르카토르 도법에서는 경도가 짧아지는 비율만큼 위도를 부풀리므로 저 적분값의 시작과 끝을 0과 해당 위도(라디안으로 변환 후)로 잡아주고 그 결과값을 라디안으로 보고 육십분법으로 변환하면 경도 몇 배만큼 적도에서 멀어지나를 볼 수 있다. 가령 북위 35도라면 저 적분을 해보면 약 0.65284가 나오고 이것을 라디안으로 보고 육십분법으로 변환하면 37.405도가 나오는데, 지도상 해당 경도에 해당하는 적도의 점에서 경도 37.405도의 길이에 해당하는 만큼 북쪽으로 가서 찍어주면 된다는 소리다.

4.2. 항정선과 대권의 차이

구면 위에서 두 점을 잇는 가장 짧은 거리, 즉 구면 위에서의 직선은 그 두 점을 잇고 중심이 구의 중심인 원의 일부분(호)이다. 이 원을 대원이라고 하는데, 지리학에서는 대권이라고 한다. 대권과 항정선은 평면에 익숙한 직관으로는 같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항정선이 더 길다. 이는 메르카토르 도법이 정거 도법이 아니라는 얘기기도 한데, 그래서 이런 일이 생긴다.

가장 대표적인 예시로 뉴질랜드 남단에서 칠레 남단까지의 직선거리( 남태평양 경유)가 브루나이에서 소말리아 모가디슈까지의 직선거리보다 짧게는 1.5배에서 길게는 2배 정도 길어보이지만 실제로는 둘이 비슷한 수준이다.

메르카토르 도법을 기준으로 한 대항해시대 시리즈에서는 다른 문제를 보인다. 메르카토르 도법에선 '두 지점 간의 거리가 부정확하다'는 것. 남/북극 항로가 실제보다 엄청나게 길며[19], 이 때문에 별다른 페널티가 없어도 북극항로 탐험이 상당히 힘들다. 다만 대항해시대 3에서는 위 점을 보정하여 극지방으로 갈수록 경도 변화 속도가 빠르게 변한다. 그러므로 북극항로를 이용하면 빨리 갈 수 있는 셈.[20] 농담이 아니라 대항해시대에는 북극항로 남태평양 항로는 당시의 기술부족으로 무용지물이었고 호주의 존재도 늦게 알려졌다. 그래서 거리 부정확이 별로 문제가 안 된 것이다.

4.3. 메르카토르 도법만의 문제가 아니다

메르카토르 도법은 범용성과 높은 인지도 때문에 그 왜곡된 면적에 관한 사실이 널리 알려져 있다. 다만 지구는 적도가 볼록한 구형체이기 때문에 전 지구를 평면 위에 왜곡 없이 나타내는 것은 불가능하다.[21] 이는 카를 프리드리히 가우스가 수학적으로도 증명한 사실이다. # 그러므로 메르카토르 도법만 부정확한 게 아니라, 전 지구를 평면 위에 표현하는 모든 도법은 부정확하게 그려진다.

심심하면 메르카토르 도법이 까이는 이유는, 일반인들의 지리 인식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고 비교하는 것은 영토와 영해의 크기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러한 용도로 지도를 보겠다면 정적 도법이 필요한데, 메르카토르 도법은 정각 도법, 그 중에서도 항해에 필요했던 항정선을 정확하게 보여주는 용도일 뿐 일반인이 직관적으로 지구의 모습을 이해하기 쉬우라고 만든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사실 얘도 정각 도법, 그러니까 정형 도법인 만큼 나라 모양은 꽤 정확하게 보여주는 편이다. 하지만 대중은 지도를 보면서 면적을 상당히 중요하게 여기는데 메르카토르 도법은 면적이 많이 왜곡되기 때문에 심심하면 까이는 요소가 된다. 그래서 메르카토르 도법의 개선안으로 나오는 지도들은 정적 도법이거나, 그렇진 않더라도 모양과 면적 사이에서 적당히 타협한 절충 지도들이다.

하지만 어떤 의미로는 일반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지도라고도 할 수 있다. 적도 쪽보다는 고위도 쪽에 상대적으로 영토가 작은 국가들이 많다. 세계지도를 잘 보면 브라질, 콩고민주공화국, 케냐, 인도네시아 네 나라가 육지에서 적도가 지나가는 곳을 대부분 가져가는 반면, 북위 40도 정도로 올라가면 지중해, 서아시아, 중앙아시아, 동북아시아를 지나 미국을 관통하며 남위 40도로 내려가면 칠레, 아르헨티나, 호주 남단과 뉴질랜드를 지나간다. 극지방으로 올가라면 심해지는 면적 왜곡이 이 점을 오히려 보정하여 중위도에 위치한 소국까지 작은 지도에도 가능한 생략 없이 온전하게 표현할 수 있게 해준다.

지도 자체가 사각형 형태라서 깔끔하게 액자나 틀에 꽂아넣기 좋다는 점도 크게 작용한다. 구드 호몰로사인 도법은 많은 나라가 몰린 남북위 40도에서 왜곡의 정도가 가장 적기에 영토를 주로 보는 대중 입장에서는 그나마 정확한 지도에 가깝지만, 바다를 반씩 갈라서 표현해[22] 미관용 세계 지도로는 인기가 별로다. 다양한 도법이 발전하면서 로빈슨 도법같이 왜곡을 줄이면서도 미관상 사각 틀에 넣기 좋은 지도들이 많이 나왔다.

4.4. 유럽 중심주의 음모론

이를 두고 메르카토르 도법이 유럽 중심 세계관을 반영한 것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는데 이는 근거가 빈약하며 낭설이다. 이 주장이 성립하려면 메르카토르 도법 이외의 대안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굳이 메르카토르 도법을 고수하는 경우여야 성립하는데 그런 것도 아니다.

앞서 설명했듯이 메르카토르 도법이 사용된 이유는 단순히 '항해에 편해서'이다. 메르카토르 도법상에서 두 지점을 이은 선분은 지구 경선에 대해 같은 각도를 유지하는 등각 항로가 되기 때문에, 항해 도중 방향을 고칠 때 별다른 보정 작업이 필요가 없다. 선박의 현재 위치로부터 목적지까지 이은 직선과 동일하게 뱃머리를 그 방향으로 바꾸기만 하면 그만이다.

역사적으로 특정 '도법'을 도입해야할 정도의 소축척지도는 대부분 항해를 위해서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군사지도나 그 지역의 지형을 알아보는 정도의 대축척지도는 그냥 평면도로 제작해도 문제가 없었다. 반면 항해는 워낙 이동거리가 멀다보니 대축척으로는 올바른 경로를 찾기 힘들었고 자연스럽게 도법 자체도 항해에 최적화된 도법이 많이 쓰인 것이다. 즉, 역사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도법을 이용한 지도들이 있었고, 다양한 이유로 사장되는 지도들이 있는 가운데 거기서 살아남은 것들 사이에서도 (지도를 사용하는)많은 사람들에게 채택되어 자연스럽게 현재까지 명맥을 잇게 된것이 메르카토르 도법인 것이지, 누군가가 임의로 이것을 정식으로 지정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항해를 위해 메르카토르 도법 지도를 제작하고 보니 단지 우연히 유럽이 고위도 지역에 있었기 때문에 크고 자세하게 묘사되는 이득을 얻은 것처럼 보이는 것 뿐이다. 물론 '만약 면적의 이득을 보는 쪽이 미국과 유럽이 아니라 아프리카나 아시아였다면 서구 선진국들이 그것을 가만히 수긍했을까?' 정도의 생각은 들 수 있고, 이를 근거로 음모론을 정당화하려는 사람이 많다. 당연히 이는 존재하지 않은 일에 대한 가정이기에 말그대로 가정은 할 수 있을 지언정 그 가정을 확신할 현실적인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하지만 소축적 세계지도나 등각항로를 실제 선박 항해에 사용할 일도 없는 현대에는 등각항로의 장점은 의미가 없다. 그게 교실이나 사무실에 걸린 A0 크기의 세계지도에 메카토르 도법을 사용할 이유는 되지않는다. 현대의 항공교통으로 대각항로나 직선거리가 더 실용적 의미가 있다. 그보다는 실용적으로 유럽 미국 중국 등 사람들이 지도상에서 많이 찾아보게 되는 주요 문명권이나 인구나 산업 밀집지들이 북위 30-40 도에 걸쳐 있어서 지형이나 도로나 도시등을 메카토르 도법으로는 비교적 넓고 자세하게 표시할 수 있어서 한정된 지도 크기를 더 유효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세계 사람들이 런던 이나 프랑스 샌프란시스코 베이징 등의 위치를 더 자주 찾아보지 캐냐 나 싱가포르 베네수엘라를 찾아보는 경우는 드물다. 즉 중위도 지역이 과장되게 크게 자세히 표시되는 도법이 교실이나 사무실용으로도 더 실용성이 높기 때문이다.

애초에 메르카토르 도법으로 가장 이득을 본 지역이 유럽인 것도 아니다. 위의 보정 지도들을 보면 알겠지만, 메르카토르 도법의 가장 큰 수혜자는 러시아, 캐나다 등 극지방 국가들이다. 메르카토르 도법이 퍼진 계기인 대항해시대를 주도한 것은 포르투갈, 스페인, 영국, 프랑스 등의 남유럽 서유럽 국가들이며, 이 당시 캐나다는 존재하지도 않았고 러시아는 항해에 거의 참여하지 않았다. 만약 정말로 유럽이 자기네들을 크고 웅장하게 보이고 싶은 목적으로 특정 도법을 전세계에 '강요'했다면 상대적으로 변방이나 다름없는 극지방이 아니라 유럽 주요국들이 몰려있는 중위도 지방이 가장 커보이는 도법을 썼을 것이다.

번외로 냉전 시대 미국과 관련된 음모론도 있는데, 소련이 원래 땅이 넓기도 했지만 북쪽에 있었으므로 메르카토르 도법으로 보면 면적의 왜곡 때문에 크기가 실제보다 훨씬 커져서 그만큼 소련이 더 위협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미국에서 정치적 이유로 메르카토르 도법을 사용했다는 것. 이 역시 증거는 없다.

5. 대체 도법

상술한 문제점에 대한 대안은 간단하다. 지도 투영법 중에서도 정확한 면적을 표기하는 도법을 쓰면 된다. 이를 정적도법( Equal-Area Projection)이라고 하는데, 정확한 면적을 표현하기 위해 다른 무언가를 포기했다는 단점들이 있다. 여기서는 수십개의 정적도법 중 대표적인 정적도법 몇 개만 소개한다.

[1] 최근에 메르카토르 도법에 대한 외래어 표기법이 제정되어 '머케이터 도법'이라고도 하나, 일상적으로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 메르카토르는 현재 벨기에 북부 네덜란드어권 출신인데다 르네상스 시대에서는 이름을 라틴어로 번역해서 부르는 것이 유행했기 때문에, 이러한 맥락 없이 무조건 영어식으로 부르는 것은 그리 적절하지 않다. 대한화학회의 화학 용어 미국식 영어화처럼 로비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2] 각도가 다 같으면 모양이 닮을 수밖에 없으므로 정형 도법이라고도 부른다. [3] '면적과 거리가 정확하지 않다'는 건 그래도 널리 알려졌지만 '방향'에 대해서는 의아해할 수 있는데, 쉽게 말해 '두 지점간의 최단 거리를 나타내는 방향'이라고 이해해도 좋다. 이를 전문적으로 이해하려면 미분기하학 후반부에 등장하는 비유클리드 기하학 중 구면기하학의 '측지선(geodesic)'을 이해해야 한다. 가령 이슬람교에서 중시하는 ' 메카를 향해 기도하기'의 경우도 한국을 기준으로 메르카토르 세계지도를 보면 남서쪽을 향해야 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북서쪽을 향해서 기도하는 게 대표적이다. 또한 '국토가 동서로 긴 나라'라고 하는 러시아의 경우도 서쪽의 칼리닌그라드 모스크바 일대와 동쪽의 축치 반도 일대를 실제 구면 상에서 직선으로 그으면 의외로 ' 북극' 인근을 지나며, 이는 양쪽 두 지역이 서로를 최단거리로 오가려면 '북쪽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4] 육분의 참조 [5] 크로노미터 참조 [6] 바다 위로 빙산이 떠다녀서 쇄빙선이 아닌 이상 정상적인 항해가 불가능한 해역. 빙산이 수면 위에 노출된 부분은 전체 크기의 약 10%에 불과하다. 목선은 말할 것도 없고 강철로 만든 선박조차 빙산과 충돌할 경우 침몰할 위험이 매우 크다. [7] 출처 [8] 실제 면적을 비교해주는 사이트 위의 그린란드와 아프리카를 비교하는 사진도 여기서 캡처한 것이다. [9] 링크된 사이트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승인된 국가들은 물론 홍콩, 마카오, 여러 속령들과 미국의 50개 주, 바이코누르 우주기지, 시아첸 빙하의 크기도 따로 비교하며, 대만, 북키프로스, 코소보, 팔레스타인, 사하라 아랍 민주 공화국같은 일부 미승인국가들도 따로 구별되어 크기를 비교할 수 있다. 하지만 압하지야, 남오세티야, 트란스니스트리아는 구별되어 있지 않고, 콩고 공화국의 국기가 콩고민주공화국의 것으로 잘못 표기되어 있고, 콩고민주공화국은 국기가 없다. 또한 아프가니스탄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공화국 시절의 국기로 되어있고, 현재 러시아 영토인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은 (불법적으로 침탈한 것이긴 하지만 현재 실효지배는 러시아다.) 우크라이나 영토에 포함되어 있다. [10] 넓이가 뻥튀기된 지역들이 아프리카와 비교당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유는 대부분의 지역과 달리 아프리카가 적도를 끼는 지역이다 보니 메르카토르 도법을 쓰면 왜곡 폭이 다른 지역보다 월등하게 작기 때문이다. [11] 위에 언급한대로 극점 90° 부근의 왜곡 정도가 무한대라서 엄밀히 따지자면 그 값을 표현할 수가 없기 때문에 메르카토르 도법 지도의 가장 아랫변은 남극대륙으로 가득 채워진 괴현상이 나타난다. [12] 구글 어스를 평면 모니터로 보더라도 지구본을 사진으로 찍은 것과 같기에 구글 어스가 왜곡된 것으로 보지 않는다. 지구본에 비해 입체감이 떨어지는 것을 제외하면 실제 지구의 모습과 동일하게 구현했기에 세계지도 도법으로도 보지 않는다. 그렇기에 구글 어스는 세계 전체를 한 면에 보여줄 수 없다. 지구본도 돌리지 않으면 세계 일부만 보여주듯이 구글 어스도 화면을 고정시키면 세계 일부만 볼 수 있는 것이다. [13] 단, n이 유리수일 때는 오히려 m이 무리수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마찬가지로, n이 거듭제곱근의 꼴료 표현되는 무리수이면 m이 유리수로 나올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으며, 어떤 경우는 무리수나 유리수 각도가 나오지만 거듭제곱근 꼴로 표현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자세한 내용은 정다포체 관련 문서 참조). [14] 이 값은 삼각비 중에서도 코사인의 공식을 이용하여 arccos(1/a)의 꼴로 나타낼 수 있다. [15] =sec(x°) [16] 정확히 √(4/3) 이다. [17] 넓이는 길이의 제곱에 비례한다. 즉 한반도는 적도 지방보다 61% 정도 더 크게 나타난다고 보면 된다. [18] 정확히 √2 이다. [19] 양 극점은 위도 90°라는 특성상 메르카토르 도법에서 적도에서 무한대의 거리에 찍힌다 [20] 대항해시대3에서는 북위/남위 75도선 바깥으로 가면 얼어죽어서 게임 오버다. 유럽에서 노르웨이-러시아 북쪽을 지나 베링해로 빠지는 길은 북위 75도선 위로 올라가야만 하기 때문에 통행불가이지만, 그린란드와 캐나다와 아이슬란드 사이를 지나 캐나다 북쪽 수많은 섬들 사이를 적절히 지나면 73~74도 사이를 유지하며 베링해로 갈 수 있다. 물론 아일랜드 이후 일본 도달까지 아무런 항구가 없기에 웬만하면 굶어죽어서 게임오버지만. [21] 중학교 1학년 수학시간에 '원기둥과 원뿔은 평면에 전개도로 나타낼 수 있지만 구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이를 엄밀하게 증명하려면 대학 수학과 3학년 수준의 미분기하학을 배워야 한다. [22] 물론 실제 바다가 갈라진 것은 아니고 지도가 마치 까놓은 껍질의 모습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23] 사실 이 언플 덕분에 정적도법 중 갈-페터스 도법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것이다. 후술할 구드-호몰로사인 도법 등의 정적도법은 대중들에게 인지도가 더 바닥이다. [24] 대표적으로 19세기에 고안된 정적도법인 몰바이데 도법(Mollweide projection)이 있는데, 극지방이 왜곡되는 정도가 덜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평가가 갈-페터스 도법보다 훨씬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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