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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16 20:56:19

마르두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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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bgcolor=#000000><colcolor=#ffffff> 정의, 연민, 치유, 재생, 마법, 공정, 심판의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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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메르어 𒀭𒀫𒌓 (Marduk)


[clearfix]

1. 개요

메소포타미아 신화의 주신.

위대한 도시 바빌론이자 수호신이자 온 세계와 모든 신의 주인으로, 정의, 연민, 치유, 재생, 마법, 공정, 심판을 관장하는 신들의 왕이자 바빌론의 수호신으로, 때때로 폭풍 혹은 농업, 질서[1], 운명의 신으로 언급된다.

2. 특징

고대 바빌론의 주신으로 어원은 수메르어 damar-utu(𒀭𒀫𒌓)이며, '태양의 아들'이라는 뜻이다.

원래는 아모리인의 신이었으며 아모리의 후손인 바빌론이 메소포타미아 전역을 제패하면서 바빌로니아의 주신이 되었고, 수메르의 주신이자 메소포타미아 신화의 전통적인 신들의 왕인 엔릴의 왕좌를 이어받았다. 창세 전설 에누마 엘리시에서는 마르두크가 신들을 멸망시키려던 악한 용 티아마트를 죽였는데, 그 시체로써 천지를 창조했다.[2]

바빌론 제1왕조가 멸망한 후에도 그 세력과 신앙은 쇠퇴하지 않고 알렉산드로스 대왕 시대에까지 계속되었다. 우주를 창조하고, 신들의 거처를 지어주며, 병을 치료하는 등 여러 가지 힘이 있다 하여 칭호 50개가 있었다. 마르두크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본디 물과 태양을 신격화한 신이지만,[3] 엔릴의 위격을 흡수한 뒤에는 폭풍의 신으로서의 면모도 띄게 되었다. 그래서 그의 전승 중 티아마트가 삼키려고 입을 벌렸을 때 폭풍을 불려서 그 입을 고정했다는 대목이 나오기도 한다. 따라서 그의 모습은 입으로는 바람을 내뿜는 것도 모자라서 얼굴이 두 개였다고 하는데, 뒤통수에도 얼굴이 달렸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다. 훗날 근동 가나안 셈족에게도 전파되어 이쪽에서는 주신인 바알과 동일시되어 '엘 마르두크' 또는 '벨 마르두크'라고도 불렸다.[4]

우주를 창조해내고, 신들의 거처를 정하며, 병을 치료하는 것 말고도 티아마트를 정벌할 쯤에 운명을 결정하는 힘과 신들의 지배권을 받았으며, 킨구의 피를 흙과 섞어서 인간과 동식물을 창조했다고 한다. 바빌론이 강대해지자 마르두크는 주신이 되어 수메르의 최고신 엔릴을 대신했다. 엔릴은 바람의 주인으로서 '왕권'의 상징이었으며 마르두크가 엔릴의 속성의 대부분을 이어받았다. 위에 나오는 것들 중 일부는 엔릴의 것을 일부는 엔키의 것을 흡수한 것으로 원 마르두크가 담당하던 업무가 아니었다. 당장에 에누마 엘리쉬에서 최초의 지배자 압주를 잠재우고, 그의 권한인 운명을 결정하는 힘을 빼앗은 신은 에아(엔키)였고, 티아마트가 새로운 궤도를 가진 행성을 만들자 이에 대하여 반발하던 자도 에아였다. 다만 티아마트와 그녀가 만든 괴물들을 제압한 자가 마르두크고, 마르두크의 업적에 대한 대가로 자신의 길을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다는 것에 동의하라고 하기는 하였다.

마르두크는 비록 처음에는 주신이 아니었지만 바빌론의 세력이 커지자 바빌론 만신전에서 최고신이 되었다. 즉 태초의 전쟁이 벌어지기 전 신들의 회의에서 모든 신들이 마르두크에게 전권을 위임하는 신화는 본디 마르두크가 최고신이 아니었지만 후에 최고신이 된 역사를 일부 반영한 것이다.

마르두크가 티아마트에 대항한 전쟁에서 승리를 하자 신들은 약속에 의해 마르두크에게 각각의 신의 권한에 대응하는 50개 칭호 혹은 50이라는 이름을 부여했다. 여기서 50이라는 숫자도 원래 수메르에서 엔릴의 위격을 지칭하는 것이었고, 에누마 엘리시에서는 마르두크에게 부여된 50여개의 이름을 열거한 후 마치면서 온 세계를 다스리는 전능한 신임을 공표했다. 그 결과 마르두크는 다른 모든 신들의 힘을 흡수하고 그들을 대신하여 여러 권한을 받았다고 한다.

수메르 신화의 약방의 감초 엔키의 권능도 물려받아 물과 재판, 마법과 관련된 신이기도 하다. 그래서 마르두크는 마법과 지혜의 힘으로 우주를 창조하고 신들의 거처를 정하며 별들의 길을 정할 수가 있었다. 자신의 피로 인간들을 창조하고 아버지인 엔키를 대신하여 마술의 주문도 물려받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달력을 정비하는 것으로써 달의 변화에 따라 시간 계절을 정했으며, 북극성을 배치해 태양의 운행도 정했다. 우주가 생성되고 역법이 완성된 후, 집으로 돌아와 운명의 서판을 신계의 선왕 아누에게 주고, 그가 생포한 신들을 조상들 앞에 줄지어 지나가게 했다고도 한다.

아버지는 에아, 어머니는 담키나, 아내는 사르파니투(Sarpanitu), 아들은 문장의 신 나부(Nabu)이다. 전통적으로 바빌로니아의 국왕은 마르두크의 현신으로 마르두크 신앙의 수호자로 여겨졌다.

티아마트를 죽이고 그 시체로 세계를 창조하였다는 전승 때문인지, 마르두크의 상징은 이다.[5] 또한 재미있는 것은 마르두크의 원형이 되는 아모리인의 수호신이 강의 흐름을 형상화한 이었으니, 마르두크 자체가 원시적인 형태의 용신이자 마찬가지로 비슷한 기원을 지닌 용신을 죽인 용살의 전사신[6]이기도 하다는 점이다.[7] 즉 처음부터 다른 신화에서는 서로 반대되거나 대척점에 위치한 것으로 묘사되는 , , , 전사의 네 속성을 동시에 지닌 독특한 신이었던 셈. 이는 마르두크가 본디 강과 해의 힘으로 농사의 성공을 기원하기 위해 숭배된 신이었고, 고대 신화에서 강과 용은 형태의 유사성과 범람의 두려움으로 인해 종종 동일시되었다는 점과 더불어 소금물을 몰아내야 한다는 염원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에아(엔키)와 엔릴의 권능을 물려받았으며, 에아의 경우 그 계승의 진행이 평화로웠다고 한다. 그리고 에아의 아들인 아살루히(Asarluhi)를 계승하여 마법과 주문의 신이 되었다고 한다.

초기 메소포타미아 신화에서는 어머니 티아마트를 죽였다고 나오지만, 후에 수메르 신화와 합쳐지면서 티아마트가 악룡으로 격하되고 티아마트를 죽인 주신으로 나온다.

카렌 라드너의 <바빌론의 역사>라는 저서에 따르면 위대한 주인, 뛰어나고 높은 모든 것의 주인, 왕들의 왕,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인간을 판결하는 심판자, 땅의 주인, 바빌론의 주인, 위대한 왕, 가장 높은 자, 감찰하는 자, 신들을 이리저리 다니는 자, 고결한 자, 감독하는 자, 땅을 두루 다니는 자, 해 뜰 때부터 해 질 때까지 땅들을 계속 다니는 자'라고 칭해졌다고 한다.

3. 대중매체

3.1. 칼람의 신들 : 당신을 위한 수메르 신화

파일:마르두크(웹툰).png 파일:마르두크2.jpg
본편 1화 확장판 1화
위의 사진은 인간형의 본모습이다. 통상시에는 이 모습으로 다니지만 가끔 용의 모습으로 변신한다. 귀여운 모습과 다르게 성격은 까칠하고 말이 꽤 거친 편.[8] 본인도 귀염둥이 취급을 받는 걸 싫어한다.[9]

본작에서는 엔키와 같이 주인공 포지션. 칼람 땅에 자연적으로 태어난 용인 모습을 하고 있는 신으로 권신으로서 모략을 꾸미던 엔키의 눈에 띄어 그에게 제왕교육을 받는다. 이 도중, 강하지만 인기 없는 신을 수호신 삼고 싶어했던 아모리 민족의 눈에 띄어 선택받는다.

그러나 성장하자마자 내쳐져 앞일을 고민하던 중 아모리인들의 후대인 바빌론인들이 섬긴다는 의문의 서기 소년 나부를 만나게 된다. 나부의 이야기를 듣고 신왕이 되기로 마음을 단단히 먹고 티아마트를 죽여서 그 몸으로 칼람 땅에 소금기를 제거하고 3대 신왕으로 즉위한다.[10]

용으로 변신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아살루히 건을 통해 마법의 힘을 얻게 되고 자신의 무기인 도끼를 주무장으로 사용한다. 다만 용으로 변신할 때마다 우투를 비롯한 주변인들에게 용이냐고 오해를 자주 받아 스트레스가 매우 심한 상태.

반려용인 무슈후슈를 아끼는 편이지만... 무슈후슈가 워낙 단순한 놈인지라 골머리를 썩히는 중.

파일:마르두크성장.jpg
성장 버전.

청룡 버전 마르두크와 무슈후슈.

3.2. 홍끼의 메소포타미아 신화

파일:홍끼마르두크.jpg
본편의 외전격인 마지막 화 에누마 엘리시에서 등장한다. 에아와 남키나 사이의 자식. 본편에서 엔키가 상상한 자신의 후계자처럼 붉은 머리이며, 닌우르타와 캐릭터 디자인이 유사하다. 또한 활을 쓰고 폭풍우를 일으키는 힘을 가졌으며, 운명의 서판을 가진 상대와 싸워 엔키(에아)의 조언을 듣고 이긴 행보 역시 닌우르타와 겹친다.

[1] 티아마트의 몸을 통해 새로운 우주 질서를 만들어내었다. [2] 다만 이때의 '에누마 엘리쉬'는 바빌론에서 만든 것으로 원 수메르의 것에서는 마르두크가 아니다. [3] 물과 해의 풍요로운 힘을 인격화한 신이 바로 마르두크다. 식물을 자라게 하고 곡물이 익게 하는 신이 바로 마르두크기 때문에 농경신의 면모가 강하다. 마르두크가 가지고 다니는 물건 중에 '매로우'라는 쟁기가 있는데, 마르두크가 원래 농사의 신임을 보여준다. [4] 물론 강대국 바빌론 주신의 위격을 빌려오기 위해 동일시되었다는 거지 , 바알은 마르두크와 아예 다른 신임에 주의. 특히 의 원형은 수메르의 천신 아누 바알의 원형은 수메르의 폭풍의 신이자 엔릴의 아들 중 하나인 아다드로, 마르두크와는 완전히 다르다. [5] 마루두크와 관련된 일러스트나 팬 아트를 보면 반드시 용과 같이 있는 경우가 있거나, 아니면 아예 마르두크가 드래곤으로 묘사하기도 한다. [6] 인류 문명이 주로 강과 바다가 접하는 지점에서 번성했기 때문에 세계 각지의 신화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모티프 중 하나다. 야마타노오로치를 죽인 스사노오, 레비아탄을 죽인 바알, 히드라를 죽인 헤라클레스, 피톤을 죽인 아폴론, 시팍틀리를 죽인 테스카틀리포카 케찰코아틀, 브리트라를 죽인 인드라, 요르문간드를 죽인 토르, 아포피스에 대적하는 등이 '강 또는 해로운 물을 유래로 두는 용(및 바다괴물)과 그 용을 죽이고 질서를 확립하는 전사'라는 같은 모티프를 공유한다. 스사노오, 바알, 인드라와는 같은 폭풍의 신이기도 하고, 특히 케찰코아틀의 경우 그 자신이 물을 상징하는 뱀이자 태양신이며 해치운 괴물의 시체로 땅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마르두크와 공통점이 많다. [7] 마르두크는 농사에 도움이 되는 강 즉 담수의 신이고, 티아마트는 농사를 망치는 짠물 즉 해수의 신이다. 즉 이 전설은 고대인들이 담수의 힘으로 해수를 몰아내는 걸 기원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8] 엔키를 "말하는 잡초"라고 불렀다가 분노한 엔키에게 털리고 배에 구멍이 났다. 나중에는 닌후르쌍을 "흙냄새 나는 여신"이라고 불렀다가 "저 예의 국 끓여먹은 놈"이라고 까인다. [9] 인안나가 이 귀요미는 누구냐고 묻자 자긴 귀요미 아니라고 항변하거나 티아마트가 귀염둥이라고 부르자 불쾌해했다. 여담으로 마르두크는 티아마트를 아줌마라고 부른다. [10] 사실 엔키는 누가 신왕이 되든 본인 신앙은 안전하기에 별 상관 없다고 밝히며 마르두크를 두려워한 적이 없었음이 밝혀졌다. 이제 마르두크는 자신이 도와줘야하는 아이가 아닌 어른으로써 경거망동하지 않고 스스로 행동해야 하는 단계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그를 내치고 차갑게 대한 것. 그래서 엔키는 엔릴 대신 마르두크가 티아마트를 물리치게 소금재앙을 해결하려는 엔릴을 막아서기도 하였다. 물론 엔릴은 티아마트의 싸대기 한 방에 떨어졌으니 굳이 엔키가 막지 않았어도 티아마트를 이기지 못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