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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8-25 13:44:27

대사각하의 요리사

파일:attachment/대사각하의 요리사/Example.jpg

1. 개요2. 특징3. 등장인물4. 비판
4.1. 정치, 외교적 묘사에 대한 논란

1. 개요

일본 만화. 원제는 《大使閣下の料理人》.

작가는 니시무라 미츠루 원작 / 카와스미 히로시 작화. 1998년부터 주간 모닝에서 연재를 시작하여 2006년에 단행본 기준 25권으로 완결되었다. 국내에서는 학산문화사에서 정식발매. 2006년 8월 15일에 25권으로 완결되었다. 원작자 니시무라 미츠루가 담당한 다른 요리만화인 < 그・라・메!>와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다.[1]

후지TV에서 2015년에 스페셜 드라마로 1화짜리 단편을 방송했다.

덤으로 은근히 오역이 많은 작품. 대기근을 일본어 발음 그대로 '다이기킨'이라 적어놓는 만행도 저질렀다.

2. 특징

요리만화 중에서도 상당히 독특하게 대사관에 근무하는 관저 요리사와 식탁외교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다. 원작자 니시무라 미츠루는 실제로 베트남에서 관저 요리사로 일하면서 외교와 관련된 만찬들을 직접 경험한 적이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베트남 사회에 대한 묘사나 외교 만찬에 대한 묘사를 상당히 리얼하게 해낸다는 점이 특징이다. 물론 어디까지나 요리만화의 특성상 요리의 중요성이 과장된다는 점은 어쩔 수 없다.

작품을 읽다 보면 의외의 순간에 튀어나오는 리얼리티에 감탄하다가, 외교관이란 놈들이 맛있는 밥을 처먹느냐 아니냐로 국가의 중대사를 오락가락하게 만들고 있냐는 의문에 울화통이 터질 수도 있다(...). 다 그런 거지 뭐 사실 틀린 묘사는 아닌게, 원래 외교라는 분야 자체가 지극히 사소한 언행에도 큰 의미를 부여해서 해석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가 집권 초기에는 김정은에게 ' 햄버거말고는 대접할 음식이 없다'고 얘기하더니[2], 막상 북미정상회담 당일날에는 회담 장소인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호화 만찬을 즐기고는 그에게 자신이 타고 온 의전용 차량에 같이 타자고 권유하기도 하는 등[3], 호의적인 모습을 보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그 전에 있었던 2017 한미정상회담 당시에도 문재인 대통령이 독도에서 잡아올린 새우로 만든 요리를 대접함으로서, 독도가 분명한 한국령임을 어필하여 트럼프가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동조하지 않도록 설득한 것이나[4], 그 이후에 있었던 2018 제1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 간의 화합을 상징하는 각종 요리가 등장했던 것을 봐도 외교적 관례로서 요리가 생각보다 매우 중요함을 알 수 있는데[5], 작가가 이에 대한 고증을 굉장히 잘한 것이다.

일반적인 소년만화에 비해 베이스가 되는 독자 연령대를 좀 높이 잡고 있는데, 외교 문제를 다루는 과정에서 어두운 에피소드들이 많이 등장하기도 하고 기본적인 톤 자체가 불륜, 직장 불화, 이혼 등 어른의 드라마 위주로 맞춰져 있다. 주인공인 오사와 코우부터가 왕년에 호텔 요리사로 일하다가 선배의 약혼자를 가로채서 결혼에 골인해 버린 NTR 경력자 유부남이고, 주인공을 돕는 민 호아나 제자 격인 아이는 코우가 유부남이라는 점을 알면서도 어떻게 해 보려는 마음이 만만인 NTR 지망생으로 등장한다. 의도적으로 조율된 분위기이긴 하지만, 주인공을 내세워 불륜미화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한 부분.

13권까지가 베트남을 배경으로 하며, 13권~25권은 국가정보 담당 대사(임지가 없는 상비 대사)의 보좌로써 다양한 나라를 배경으로 한다. 특이한 점은 그 중 북한도 존재한다는 것. 다만 민감한 부분이라 그런지 대한민국은 S국, 북한은 N국으로 본 작 내에서 칭해지고 있다. 그런데 또 작품을 보다보면 '한국인'이라고 직접적 언급이 되는 부분도 있다.[6]

3. 등장인물

4. 비판

베트남 시절을 다루는 1부에 비해 일본에 거점을 두고 세계 각지의 외교와 관련된 문제를 다루는 2부는 여러모로 논란이 분분한 평가를 받는다. 1부는 원작자가 직접 베트남 관저 요리사로 일하면서 체험한 내용이 풍부하게 들어가 있고, 일본의 외교적 입장을 다루면서도 편협한 일본 관료들과 정치인들을 비판하는 모습, 베트남 문화에 대한 존중 등을 통해 균형을 잘 잡고 있는 편에 속한다. 하지만 2부는 일본을 중심으로 세계 각지의 외교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캐릭터들이 움직이는 전개가 주가 되는데, 이 과정에서 우파 보수적 정치관(극우 같은 막장은 아니지만, 일본의 주류 정치관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이 불쾌하게 두드러지는 장면이 많다. 덕분에 일본 우익의 정치관에 동의할 수 없는 독자들은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도리가 없다.[8]

요리만화라는 틀 안에서 전개되다 보니 리얼리티와 내러티브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제아무리 '식탁외교'라는 표현이 있다고 해도 결국 현실은 접시 바깥에서 결정되는 것이다. 하지만 요리만화라는 장르 특성상 주인공 코우가 만든 요리를 먹자마자 상대국의 까탈스럽거나 연륜이 만땅인 정객들이 몽땅 다 훈훈하게 웃으면서 한 발 양보하는 황당한 전개가 빈발한다. 관점에 따라서는 원작자 본인의 과거 직업인 관저 요리사 자체를 미화하기 위해 무리수를 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관저요리사는 맛의 외교관'이라는 캐치프레이즈라든지, 작품 막판에 쿠라키 대사의 입을 빌어 '외무성 차이니즈 스쿨 중에도 당신보다 대 중국 외교관으로 적절한 인재가 없다'라고 주인공을 추켜세운다든지.

문제는 이렇게 추켜세워준 주인공 오사와 코우 역시 2부에 들어오면서 캐릭터성이 너무 급격히 뒤바뀌어버리면서 몰입을 떨어뜨린다. 1부에서의 코우는 어떤 일이 일어나도 침착하게 임하며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길 자제하고 한발 물러서는 달관한듯한 태도를 보인다. 그러나 2부에 들어선 무언가 쉽게 흥분하고 동요하는 듯한 가벼운 모양새를 자주 보인다. 1부 때 코우야마의 모친에게 대접했던 카이세키 요리가 일식도 아닌 잡종요리라고 비하당했을때에도 아무 동요없이 오히려 걱정하는 호아를 진정시키던 코우가, 2부에서는 마르타 가르시아가 자신의 요리를 프렌치로 인정하지 않았다는 사실상 같은 상황에서는 사람이 바뀐 것마냥 분통을 터뜨리며 심지어 제자에게 화풀이를 하기도 한다! 또한 상기된 것처럼 불륜 미화 내지 불륜에 무심한 듯한 묘사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오사와를 보조하거나 그에게 배우기 위해 들러붙는 여캐들은 하나같이 오사와 코우를 NTR하려고 한다. 그리고 주인공은 그런 대시에 갈팡질팡하고 적정 거리 조절에 실패한다. 민 호아는 꽤나 일찍부터 코우에 대한 마음을 대놓고 밝히는데도 거리를 두기는커녕 어영부영 휩쓸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마지막에는 민 호아가 작별 키스까지 해 놓고 '내가 이러고 싶었던 거니까 신경쓰지 마라'며 웃고 넘기자 '천성적으로 열정적인 사람들이 있나 보다' 정도로 납득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저 장면을 아내와 딸이 본다고 생각해 보자(...). 주인공이 베트남에 대해 지닌 애정과 이해와는 별개로, 민 호아라는 캐릭터의 묘사는 전형적으로 일본인이 개발도상국에서 사귀는 현지처 같은 느낌을 답습하고 있는 것이다. 후반부에 나오는 주인공의 여제자는 아예 처음부터 오지콘이라서 친구가 또 가정 파탄 내지 마라고 충고하는 장면이 첫 등장 씬에서부터 나올 정도의 인물이다(...) 그러나 오사와가 팔불출에다가, 애처가에다가, 연상 취향이라 너무 덤덤하게 없던 일 취급해버려 은근히 싱겁게 끝나는 면이 있기도. 그리고 사실 오사와 코우도 선배의 약혼자를 선배로부터 NTR했던 전력이 있다. 부인인 오사와 히토미가 바로 장본인. 막장이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어른스러운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해 일부러 그런 시츄에이션을 넣은 것이라 한다.

4.1. 정치, 외교적 묘사에 대한 논란

아무래도 일본 대사관의 이야기다보니 일본의 외교관이 강력하게 반영되어 있다. 1부인 베트남 편에서는 베트남을 경멸하는 편협한 일본인 vs 베트남이 일본에 갖게 되는 악감정을 대비시키며 비교적 잘 풀어나간 편인데, 사실 이는 일본의 지원금을 받는 베트남 정부가 대일외교에서 강경하게 나올 수 없어서(...) 성립하는 현실에 가깝긴 하다. 2부에서 중국, 미국, 프랑스, 러시아 등을 다루면서는 균형잡힌 시각보다 일본의 일방적인 관점을 적용해 상대를 폄하하고 공격하는 모습이 더 자주 드러난다.

미국에 이어 유엔에 가장 많은 지원금을 내면서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장면이 나온다. 현재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을 반대하고 있는 반서방 진영의 열강이자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친미/친서방 국가인 일본의 세력 팽창을 견제한다는 것이 실질적인 해석이겠지만, 제2차 세계 대전을 일으키고 제2차 세계 대전의 추축국이면서 한국, 러시아 등 주변국들을 상대로 영토 분쟁을 유발하는 일본이 상임이사국이 된다는 것 자체가 현실성이 적다. 당장에 상임이사국 5개국들로부터 지지받고, 동프로이센, 슐레지엔, 힌터 포메른, 알자스-로렌 등 제1,2차 세계 대전 이후에 잃은 옛 영토들을 다 포기했으며 홀로코스트 등 자국의 전쟁범죄에 대해 반성하고 사과한 결과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해 EU의 주도국가가 된 독일조차도 유엔 상임이사국 진출과 관련해서 폴란드, 체코, 불가리아, 루마니아,[9] 오스트리아, 그리스, 네덜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스페인 등 제2차 세계대전과 스페인 내전 당시 나치 독일군에게 피해를 입었던 여러 유럽 국가들에서도 결사 반대를 하거나 혹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굳이 유엔 상임이사국 자리에 올라야 하나며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10]

베트남 전쟁 당시 민간인 학살의 죄책감으로 베트남을 돕는 전직 군 장성 출신 베트남 주재 한국 대사를, 베트남인 앞에서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할 수 있냐고 일본인 기자가 준엄하게(...) 꾸짖는 장면에서는 어이가 안드로메다 저 너머로 상큼하게 날아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팩트에 기반한 논리를 전개하는 것이 아닌 그야말로 감정적인 호도로 몰아가는 기레기 그 자체이다. 그 일본인 기자는 한국 대사의 베트남전 당시 학살 관련 일[11]을 캐다가 베트남 공안에게 잡혀들어간다. 한국 대사 자체는 합리적이고 양심적인 사람으로 묘사되고, 일본 기자의 투옥 또한 한국 대사를 존경하는 베트남 공안 간부가 멋대로 손을 써서 들어간 것이며, 대사가 그 사실을 눈치채고 일본 기자의 석방을 부탁해서 성사시키는 등 묘사 전반은 우호적인 수준이다. 하지만 이후 일본 기자와 한국 대사와의 인터뷰에서 베트남 전의 학살과 일제 군대의 만행을 등치시키는 입장이 드러나는데, 베트남 전은 동맹인 남베트남을 위해 참전한다는 명분이 있었고 태평양 전쟁은 그냥 침략 전쟁이다. 당연히 전쟁 중 범죄행위는 동일하게 죄악이지만, 참전 자체의 맥락을 뭉개 버리고 '니네도 전쟁터에서 잔혹행위 했는데 왜 세상 사람들은 일본의 잔혹행위만 까냐'고 따지는 것은 무리가 있는 전개다. 단 한국 대사의 발언을 통해 '돈도 돈이지만 많은 사람들은 공산주의의 침략을 받는 남베트남을 돕기 위해 참전에 응했다' 라든지 '우리는 미국에 속아서 처참한 내전에 끌려들어온 것이다' 같은 객관적인 입장을 제시하고 있기도 하다. 어디까지나 논란이 되는 부분은 일본인 기자의 지나치게 공격적이고 앞뒤모르는 질문들.[12] 씨네21에서도 이 문제를 비판한 바 있다.

알베르토 후지모리를 모델로 삼은 망명한 모 국의 대통령이 해당 국가의 반 외국인 주의와 정치갈등으로 밀려났을 뿐 사실은 청렴하고 책임감과 진취성을 갖춘 인물로 나오는데, 실제 후지모리가 저지른 살인, 납치, 부정부패, 독재, 거짓말 등의 측면은 전혀 거론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 사람을 무슨 페루 빈민의 희망으로 묘사했다.[13] 이외에도 장 마리 르 펜이라든가, 극우를 지지하는 프랑스 여배우라든가 러시아의 외교관에 대한 디스, 베트남 전쟁에 관련된 이런저런 이야기 등 알고보면 찝찝한 내용이 한둘이 아니다. 그 외에도 작가의 미국 대통령 선거에 대한 예상(존 케리가 선거에서 승리할 거라는)이 보기좋게 빗나갔다는 점도 있다. 이 때문에 급히 마무리를 짓게 되었다는 통설이 있으며, 실제로 주인공이 처음에 지니고 있던 갈등 요소를 제대로 회수하지 못했던 것은 통설에 대한 방증일 수도 있다. 물론 공식적으로 인정된 의견이 아니기에 그대로 인정하기에는 조금 애매한 부분.

작중 진중한 요리사로 묘사되는 츄 씨는 아버지가 인도네시아에서 전사했기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세계 지도에서 인도네시아를 지워 버릴 정도로 반감이 있었다고 묘사되고, 작중 시점에서도 인도네시아인이라면 일단 색안경을 쓰는 모습을 보인다. 외동딸과 결혼한 인도네시아 청년이 '제 요리를 통해 이 섬도 좋은 곳이고 제가 나쁜 놈이 아니라는 걸 알려드리겠다'면서 설득을 하고 나름 훈훈하게 잔치까지 하는 걸로 묘사되지만.... 인도네시아에서 죽었다는 아버지는 일본제국군 소속으로 인도네시아를 공격하다 죽었을 가능성이 크다. 대동아공영권을 내세우며 네덜란드로부터 인도네시아를 독립시킨다는 허울 좋은 명분이 있었지만, 전쟁 말기쯤 일제는 궁지에 몰린 나머지 네덜란드 뺨치게 인도네시아를 수탈했다(...). 하지만 츄의 아버지가 어째서 인도네시아 전투에 참여했다가 죽었는지는 전혀 묘사되지 않고, 츄의 반인도네시아 감정 자체가 자연스러운 것처럼 묘사되는데, 츄에게 최소한의 역사 의식이 있다면 인도네시아 사람들을 괄시하는 것이 적반하장이라는 것 정도는 알아야 정상이다. 대동아공영권을 진실이라고 믿으면서 태평양 전쟁을 정당화하려는 극우일 수도 있지 뭘 그래

중국의 전 주석에게 에구치의 입을 빌어 던지는 항의도 논란이다. '전쟁이 끝난 후 태어난 세대인 젊은 중국인들 사이에 반일감정이 회자되고 있는 것은 국내의 불만을 다른 방향으로 돌리기 위해 적극적인 반일교육을 실시해서가 아니냐.\'라는 내용인데 이러면 순전히 일본은 과거사에 대해 다 사죄했고 중국 측이 과거사를 빌미로 일본을 압박하는 패권 외교를 펼쳐오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중국의 외교방식이 패권주의적이라는 지적은 올바르다. 하지만 반일감정이 정치적 목적으로 인한 반일교육의 결과물일 뿐이라는 것은 사태를 지나치게 호도하는 것이다. 그야 당연히 중국 정치가들이 반일감정에 편승한 건 사실이지만, 증오하는 감정의 형성 자체는 정부가 만들어낼 수 없는 것이다. 애초에 난징 대학살 같은 것도 저지른 일본 정부가 우린 사과했으니까 반일감정은 니네 탓이라고 모르쇠를 시전하는 것부터(...).

또한 미군의 고엽제 문제나 중국의 홍위병 문제 등 타국의 역사적 치부 및 논란거리에 대해서는 비판을 아끼지 않으면서도 일본의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는 화제가 되더라도 그 문제는 이미 일본이 사죄를 하지 않았냐(...)며 대화를 끊어 버린다.

물론 외교의 본질은 '힘'과 '계략'으로 '자국의 이익'을 쟁취하는 것이며, 일본 입장에서는 뭐가 됐든 자국의 이익을 한 치라도 더 지키기 위해 무슨 논리라도 끌어다 쓰는 것이 외교윤리상 나쁘다고 할 수는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 만화는 그 점을 철저한 일본 입장에서만 옹호하면서 요리를 매개로 훈훈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정성을 다하면 상대가 이해해 줄 것이다' 같은 멘트를 날리면서 비정한 외교의 본질을 미화하고 치장하는 내로남불을 보여준다. 이래저래 우파들이 좋아할만한 한 주제의식의 만화. 물론 일본뿐만 아니라 어느 나라도 자기 나라의 잘못이나 흑역사를 들춰내는것은 싫어하는데 백번 양보하여 타국 독자가 보기에는 불쾌하고 민감한 부분이라든지 자기 나라 흑역사 미화같은 건 그리지 말거나 삭제를 했어야 했다.

참고로 이 만화의 얘기는 아니지만, 같은 원작자에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는 '그라메~총리의 요리사~'에서는 몇 술 더 뜨는 말도 안 되는 망언급의 발언들이 이어진다. 이를테면 중국 수석이 야스쿠니 참배로 딴지를 걸자 일본 수상이 "야스쿠니는 외교문제가 아니라 니들 내정문제 아니냐? 니들이 유리할 거 같아서 반일감정 고취를 시켜놓고 이제와서 브레이크를 걸 수 없으니까 우리한테 괜히 참배를 그만두라고 참견하는 거지"라고 주장한다. 이에 중국 수석은 "네놈이...!"라며 말문이 막혀 격분하는 등 한 방 얻어맞은 듯한 표정을 짓고 상대가 중국 수상(총리)이라 하였지만 이건 당 총서기와 중앙군사위를 겸하면 말이 되지만 현대에선 국가주석이 이 두직을 겸직하지 총리가 겸직하는 예는 없다. 그리고 나온 팡 중국 수상이 식사하는 버릇이 고기를 씹고 뼈를 아무데나 버린다고 식사예절도 모르고 우악스럽다하였지만 중국의 지도자나 상류층은 아무리 독재 국가라도 대외적으로 자신의 이미지 구축 및 체통을 잘 치러야하기 때문에 식사시 저렇게 더럽게 먹지 않는다. 그리고 전 세계적이나 양자회담은 주석이 참여하고 아시아나 지역별 정상회담은 총리가 간다. 그리고 아토 총리는 개념적이고 신사적인 상식인으로 설정한거에 비해 상대역인 외국인 사절이나 게스트나 타국의 국가 원수들을 고압적이고 오만하고 노골적으로 그린다. 아무리 외교적 만찬인데 외국의 국가 지도자들은 국가의 위신과 품격을 고려하여 어느 정도 외교적인 언행에 대해 수위를 조절하고 점잖게 행동하지 저렇게 오만하고 노골적이게 행동하지 않는다. 그 야말로 전형적 극우 같은 논리가 아닐 수 없다. 야스쿠니 신사 문서 참고. 이걸로도 안 끝나서 무려 일본 총리 딸이 한국 대통령과 이야기하는 장면에서는 N국(북한) 대책을 위해 협력하자는 말만 했는데도 대통령이 한 방 먹은 듯한 표정을 짓고, 거기다 독도·다케시마 문제도 똑같다면서 공동으로 통치하자는 제안을 하는 어이가 날아가는 장면이 나오며, 대통령의 반박은 고작 여론이 들끓는다 정도고 그 총리 딸은 여론 따위 개나 줘버리라면서 설득하고, 심지어 대통령은 마지막에 지지율이 올라갈 거라는 총리 딸의 말에 납득한 듯 악수를 청한다.여론이 악화되는데 어떻게 지지율이 올라가는 건지 이해가 안간다. 그 이전에 총리 딸이 정상회담에서 쓴 소리를 하는 상황 자체가 정상적인 민주주의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즉 작가의 성향은 처음부터 막장이었든지, 이 작품을 계기로 더더욱 막장이 되었든지 둘 중 하나라는 것(...). 이런 내용을 염두에 보고 대사각하의 요리사를 다시 읽으면 각종 묘사의 꺼림칙함이 더욱 두드러지게 된다. 그리고 그와중에 배경사진으로 가져온 사진은 동해의 중앙의 독도가 아니라 어딘지도 불분명한 열도사진을 가져와서[14] 더불어 독도라고 말하는 장면을 보면 성향이전에 창작자로서 기본적인 조사조차 하지않는 태만함을 보여주고 있다.

쿠릴 열도 분쟁에 대해선 굳이 실향민의 이야기를 꺼내며 주로 감성에 치우친 이야기를 전개한다. 물론 쿠릴 열도 분쟁 항목에서 볼 수 있듯 미국, EU 등이 일본의 입장을 지지하는 것은 사실이나 감정에 치우친 듯한 이야기는 일본이 쿠릴 열도를 잃게 된 경위를 빠뜨린 일방적인 서술에 불과하며 어디까지나 미국과 EU도 진영논리상 일본을 지지하는 것 뿐이다.

주인공 오사와 코우는 일본 주재 N국 대사의 냉면에 가위질을 했다가 외교문제로 번질 뻔 하기도 했다는 내용도 있다. 실제로 북한 사람들은 냉면을 가위로 잘라먹지 않는다고 한다. 가위로 잘라 먹는 것은 한국전쟁 이후 남한에서 생겨난 방식이라고 한다.[15] 사실 N국 외교관도 약간 불쾌했을 뿐 그냥 넘어갈 수도 있었는데 동석한 공작 책임자가 사소한 일로 트집 잡아 N국에 유리하게 외교를 펼치기 위해 오버한 것이란 내용.

그러나 냉면 에피소드에서 진짜 문제는, 요리만화인데도 불구하고 정작 요리 관련 내용도 제대로 고증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냉면 문서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는것처럼 똑같이 냉면이라 불리는 요리라도 남북한 사이에는 사실상 '같은 분류에 속하는 다른 요리' 수준의 큰 차이가 있다. 그런데 작가는 그 차이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그냥 같은 요리인데 먹는 방법만 좀 다른 정도로밖에 여기지 않고 있는 것이다. 물론 에피소드의 첫 부분에 '같은 민족이니 별 차이 없을 것이다' 라고 성급히 넘겨짚었다가 실수하는 모습이 나오지 않았느냐고 변호할수도 있겠지만, 애초에 판을 엎기 위해 트집을 잡으려 했다면 굳이 가위질을 트집잡을 것도 없이 "왜 남한(남조선)식 냉면을 내놓냐?"고 지적했으면 더 간단한 일이고, 남북한간의 적대관계(그리고 북한 특유의 신경질적인 대외적 태도)를 생각하면 북한 사람을 대접하겠다고 남한식 냉면을 내놓았는데 면에 가위질을 하기 전까지는 분위기가 괜찮았다는 것도 이상하다. 즉 에피소드 시작 시점에서는 작중 주인공이 문제가 아니라 작가 자신이 제대로 된 지식 없이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었던 것.

그리고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일단 작품 내적으로는 냉면에 대한 주인공의 지식과 이해가 늘어나고 있다는데, 정작 작가 자신의 이해는 제자리걸음이다. '냉면의 면은 질기다'라는 전제를 바꾸지 않고 '여기서는 면을 가위로 자르지는 않나 보군요?' 라고 물어보고 있는데, 두 사람이 간 곳은 수도인 P시, 즉 평양이다. 평양냉면의 면은 질기지 않다. 게다가 평양냉면에 고추장이 올라간다는 이야기는 본작 이외에서는 찾아보기조차 힘들 것이며, 남한식 냉면만 접해봤던 사람이 처음으로 북한식 냉면을 접할 경우 당연히 느낄법한 감상, 즉 '면이든 육수든 이전까지 먹었던 냉면과 전혀 다르다'는 감상은 전혀 언급되지도 않는다. 그러니까 작중 배경은 북한으로 바뀌었는데, 등장하는 냉면은 계속 (일본인들에게 익숙한) 한국식 냉면인 것이다. 그리고 이런 부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냉면이라는 요리에 대한 에피소드를 진행하니 이후의 이야기 전개도 괴상해진다. 냉면의 면을 중심으로 다양하게 응용한 여러 요리가 등장하는데 육수+면을 함께 하나의 요리로 인식하는 것을 당연히 여기는 (그리고 문화적 특성상 폐쇄성이 아주 강한) 북한의 요리사가 그런 요리들을 '냉면의 한 종류'로 받아들이는 것은 사실 납득하기 힘든 일이다. 물론 일본인인 주인공 코우는 꼭 북한식(또는 한국식) 냉면의 형태에 집착하지 않는 응용을 시도해 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할수는 있겠지만 그렇게 보더라도 그러면 코우가 응용한 '면'의 본질이란 무엇인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어서 여러 요리에 응용할 수 있는지가 몹시 애매하게 나타나는 것. 결국, 작가는 냉면이라는 요리에 대해서는 별로 조사하지 않고 그냥 자신에게 익숙한 한 종류의 냉면에 '남한에서는 가위로 면을 자르지만 북한에서는 이를 금기시한다' 정도의 단편적인 지식만을 바탕으로 나머지는 거의 자신의 상상으로 채워넣어 에피소드를 만들어 버린 셈이다. 물론 일본인인 작가의 입장에서 자료 조사에 어려운 부분이 있을수는 있었겠으나, 북한 자료까지 찾아가며 조사해야 하는 수준도 아니고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는 한국 자료나 당시(2000년대 초반)의 인터넷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었던 자료, 심지어 일본인 한식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하더라도 충분히 쉽게 대답이 나올 수준의 조사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 아닌지 의심이 되는 부분.

존 케리 미국 대통령이 될 거라고 생각했는지 존 케리와 비슷한 인물이 등장하는 편이 있다. 당선이 유력시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지만 현실은... ' 조지 W. 부시. 결국 작가도 잘못된 예상을 펼친 꼴이 되었다. 이거야 선거결과야 예측과 다른 결과가 나올 때가 많으니 넘어갈 수 있는데 정말 심각한 건 극중 인물이 베트남전에서 상부 명령을 어기면서까지 베트남 피난민들을 구호한 의인으로 나오는데 정작 실제 인물인 존 케리는 민간인 학대 혐의가 있는 문제 있는 인물이다.


[1] 작화는 오오사키 미츠루. 동일 세계관에, 대사각하의 요리사와 마찬가지로 식탁 외교를 중심으로 에피소드가 전개되며(이번에는 대사급이 아니라 총리급), 본작의 주인공인 코우가 주인공의 사부 격으로 등장한다. [2] 원래 햄버거가 그렇게 고급 음식이 아닌 걸 생각하면, 외교적 결례를 불사하더라도 대놓고 괄시하겠다는 말을 돌려 얘기한 것이다. [3] 자동차를 늘상 끼고사는 미국인의 입장에서 이는 굉장히 융숭한 대접을 하는 것이다. [4] 물론 도널드 트럼프는 2021년에 퇴임하기 직전까지도 노골적으로 친한 반일 정책을 고수하긴 했지만, 이걸 감안해도 의도했던 대로 미국 측에서 독도를 분쟁 지역으로 간주하지 않게 되어, 2017년 당시로선 그야말로 엄청난 외교적 이득을 본 셈이다. [5] 회담 도중에 제공되는 만찬이 무엇이냐에 따라서, 그 나라 정부가 어필하려는 부분이 무엇인지, 해당국 측의 타국에 대한 태도가 어떤지를 대강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얘기를 또 해보자면, 평소 술을 못 마셔서 콜라를 즐겨마시는 그에게 2017 미일정상회담 당시에 아베 신조가 최고급 사케를 대접한 것을 두고, 일본 내외에서 엄청난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고 비판하는 여론이 많았다. 꼭 이것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일본 측에서 자길 푸대접한다고 생각한 트럼프가 이후에 노골적인 반일 정책을 펴면서, 이런 결례는 아베 정권의 대미 외교 정책을 두고두고 발목을 잡는 패착들 중의 하나가 되었다. [6] 기본적으로는 양 국가가 직접 걸려 있을 경우는 N국과 S국이지만 제3국이 껴있으면 한국이 언급된다. [7] 사실상 이 사람이 말하는 내용들이 대사각하의 요리사의 작가가 말하고 싶은 소위 일본 외교가 가야하는, 올바른 방향인 셈. [8] 다만 1부는 일본 정치계에 부정적인 시각도 있었다는 걸 감안하면 전적으로 작가의 정치관이라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하필 2부로 넘어가는 시기가 일본의 우경화가 본격화되기 시작하던 2000년 초였다는 걸 감안하면 편집부나 외부의 의향이 반영됐을 가능성도 있고, 반대로 편집부가 작가의 우익성향을 억제하고 있었으나 내외부 변동으로 인해 더 이상 제어할 수 없어졌을 가능성도 있다. [9] 단, 이 둘은 제2차 세계대전 초기 한정으로 나치 독일과 동맹관계였다. [10] 특히 스페인은 스페인 내전 당시 게르니카 폭격 등 프란시스코 프랑코의 국민 진영을 지원하기 위해 파견된 나치 독일군이 저지른 전쟁범죄에 피해를 입은 이력도 있었거니와 현재 G4 국가들의 상임이사국 진출에 반대하는 커피클럽의 일원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11] 학살 주도자는 아니지만, 상관이 포로를 총살하라는 명령을 내렸는데 거부했다는 것을 보아 해당 지역의 학살에 죄책감을 느끼는 듯하다. [12] 아예 이 에피소드 도입부에서부터 기자의 친구인 외교관이 '일본인인 네가 그런 기사를 써대면 문제가 있지 않겠냐...'라는 식으로 평하면서 처음부터 객관화된 시선을 제시하기는 했다. 기자 캐릭터 자체가 긍정적인 캐릭터라기보다는 이 만화에서 잘 비판받는 단순한 사고 방식을 가진 캐릭터로 묘사되기도 했고... 이런 객관화한 의식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자 캐릭터의 입을 빌려 기어코 저런 메시지를 표시하고 한국 대사가 논리적으로는 밀리는 듯한 묘사를 하는 것을 보면 작가의 본심은 기자가 말하는 메시지에 있다고도 평할 수도 있겠지만. [13] 반대로 다나카 요시키 야쿠시지 료코의 괴기 사건부에서 이 무책임한 정치가에 대해 매우 비판적으로 묘사했고 통쾌할 정도로 깠다. [14] 동도 서도로 구성되고 가운데에 매우 좁은 해로고 구성된 동해의 실제 독도와 달리 만화의 배경 섬사진은 섬 3개가 거리를 두고 이어져있는 섬사진으로 한눈에봐도 독도 사진은 아니다. [15] 사실 이건 문화의 차이라기보단 음식 자체의 차이로 봐야한다. 남한 쪽에서 일반적으로 먹는 냉면은 자르지 않으면 먹기 좀 힘들 정도로 면이 질긴 편인데 북한 쪽의 냉면은 면의 찰기가 메밀국수와 비슷한 정도라서 일부러 자를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