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Snowball Earth
빙하기로 인해 지구 전체가 꽁꽁 얼었을 때 표현하는 명칭이다. 작은 의미론 크리오스진기 눈덩이 지구를 의미한다.
빙하기, 빙하 시대와 차이점은 적도 지방까지 모두 얼어붙기 때문에 일반적인 신생대의 빙하기보다 더 기온이 낮았다. 가령 지구 온난화가 진행 중인 현재도 지구는 빙하기로, 그 중에서 온난한 간빙기인데 지구 평균 온도는 15~16도로 빙하기가 아닌 시절 평균 온도인 25도보다 10도나 떨어진 추운 시기다. 북위도가 빙하에 덮인 빙기 시절에도 평균 온도는 10도 정도이나 눈덩이 지구 시절엔 단단한 눈덩이 지구 기준으로 평균 영하 50도까지 보고 고위도는 영하 100도 이하로 추정한다.[1]
한반도에서도 7억 년 전 경에 퇴적된 지층에서 눈덩이 지구를 증명할 수 있는 증거가 금강휴게소 국도변에서 2015년 즈음에 발견되었다.
비슷하게 24억 년~21억 년전에 해당하는 라이악스기[2]Huronian에 지구 전체가 얼어붙었다고 추측되는 설의 경우 'Huronian Glaciation'으로 표기한다.
2. 역사
1964년, 적도 부근인 데다 고도도 그리 높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되는[3] 지층에서 빙하 퇴적물이 발견된다는 기이한 현상이 보고되었다. 학계는 당연히 이 발견을 의심했지만, 수 차례에 걸친 검증 끝에 빙하의 발달은 분명한 사실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저위도 지방이 얼어붙었을 정도였다면 사실상 지구 전체가 얼어붙어야 될 것이라는 추론이 '눈덩이 지구' 이론의 기반이 된다.[4]3. 환경
▲ 대륙이동을 통한 판의 이동을 고려한 크리오스진기 시절 눈덩이 지구 예상도
'눈덩이 지구'가 정확히 어떤 환경이었을지에 대한 추론 역시 많은 과학자들에 의해 이루어졌다. 그 중 가장 기본이 되는 '단단한 눈덩이 지구'는 다음과 같은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모종의 이유로
빙하가 확장되기 시작한다. 그에 따라 지구의 반사율도 늘어나며, 태양빛이 더 많이 반사됨에 따라 기온이 내려가고 그만큼 빙하가 확장되는
양의 되먹임 반응이 일어난다. 이 과정은 점점 가속하여 결과적으로 1km가 넘는 두께의 얼음이 활화산 정도를 제외한 지구 전역을 뒤덮는다. 당시의 평균 기온은 -50ºC, 고위도 지방은 -80~-110ºC. '눈덩이 지구'의 시작이다. '눈덩이 지구'는 대략 300만 년 간 지속되었으며, 지표와 해수면이 전부 얼어붙어
이산화탄소의 침전이 일어날 수 없었기 때문에 화산 활동을 통해 유출된 이산화탄소는 꾸준히 대기 중에 농축되어, 최종적으로는 현대의 350배에 이르게 된다.[5] 이로 인해 발생한 강력한
온실 효과에 의해 평균 기온은 영상 40℃까지 치솟고, 얼음은 다시 빠르게 녹아내린다.
4. 원인
시발점이라 할 수 있는 빙하의 확장 원인으로 제시되는 것은 다음과 같다.4.1. 휴로니안 눈덩이 지구
광계 II 광합성의 등장과 태양계 궤도 안정으로 인한 운석 및 혜성 충돌이 뜸해지고 이로 인해 단세포생물인 남조류가 폭주하게 된다. #광합성을 하는 남조류는 처음 등장한 35억 년 전만 해도 광계 I 광합성만을 했기 때문에 빛만 있어도 광합성이 가능했지만 이산화탄소와 물을 소비하는 광계 II 광합성에 비해서 에너지 효율도 적고 산소나 포도당을 생성하지 못했다. 그러나 수억 년간 진화에 따라 지천에 널려있는 물과 이산화탄소를 이용한 광계 II 광합성이 가능해지면서, 대기 중의 온실 가스인 이산화탄소를 소비하여 대량의 산소를 방출하였다.
시생누대 시절엔 초화산도 많고 운석들이 자주 떨어졌기 때문에 이렇게 만들어진 공기 중의 산소를 주기적으로 소비해줬고, 멜라토닌 호르몬이 등장 전이라 폭주한 남세균은 자신이 만든 산소 독성으로 죽어서 산소 농도가 그렇게 폭주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10억 년 동안 지구도 충분히 식고 운석 충돌도 뜸해지고, 멜라토닌 같은 항산화제가 진화하여 광계 II를 사용하는 다량의 호기성 남세균이 번식하고 대사부산물로 대량의 산소를 대기 중에 방출하는 산소 대참사가 일어난다. 이때 방출된 산소는 처음에는 당시 바다에 녹아있던 철을 소비하여 산화철로 만들었다.[6] 철이 모두 소비된 이후에는 대기 중으로 퍼져 당시 온실효과의 원인이던 대기 중의 메탄과 결합하여 그 농도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떨어뜨렸다. 이산화탄소와 메탄 두 대표적인 온실 가스가 크게 줄어들었고, 이로 인해 온실효과가 사라진 것. 당시에는 태양의 햇빛이 지금보다 20~15% 더 약했기 때문에 온실 가스가 사라지자 지구의 온도가 급격하게 내려가면서 거의 3억 년간 눈덩이 지구가 시작된다.
이 시기 아티카와 누나브이아 초대륙은 얼음 속에 파묻힌 상태에서 갈라졌다.
4.2. 크리오스진기 눈덩이 지구
로디니아 초대륙이 아프리카 지역과 충돌하여 분리되면서 분출된 용암으로 대규모 현무암 지대가 만들어지고, 규산염이 탄산염으로 바뀌면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했기 때문이라고 추정한다. 이로 인해 온실효과를 일으키던 이산화탄소가 일정 수준 이상 떨어지며 온실효과가 사라졌다. 이 당시에는 태양의 햇빛이 지금보다 10% 더 약했는데 추가적으로 초대륙이 분리되면서 폭발한 화산의 이산화황이 가뜩이나 약한 햇빛을 가렸다. 또한 이 때 화산 활동도 많지 않았다. #이러한 약한 태양열과 온실 가스의 상실로도 눈덩이 지구가 시작되었다. 첫 번째로 발생한 빙하기를 스투르티아 빙하기, 두 번째로 발생한 빙하기를 마리노스 빙하기라고 한다.
5. 녹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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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로니안 눈덩이 지구
1차 눈덩이 지구가 해동된 과정은 운석 충돌로 보인다. 호주 커틴대학의 연구팀이 과학 저널 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지금까지 남아있는 소행성 충돌구 중 가장 오래된 것은 22억 2900만 년(오차 범위 ±500만 년) 전에 생성된 호주의 야라부바 충돌구라고 한다. 이 시점은 이 지역에서 빙하가 사라지고 1차 눈덩이 지구가 끝난 시점과 일치하므로, 이 운석 충돌로 인해 대량의 온실 가스를 방출한 것이 지구 해동에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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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오스진기 눈덩이 지구
2차 눈덩이 지구가 해동된 과정은 화산 활동에 의해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가 대량으로 뿌려지고, 얼어붙은 대양과 지면이 이것을 흡수하지 못했기에 점점 온실효과가 심해졌으며, 그것이 한계에 도달한 순간 얼음이 녹아내리면서 해동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그러나 이건 지구의 판 운동이 지속될 경우에만 가능한 방법이다. 판 운동이 멈추면 대륙 이동은 물론이고 화산 활동도 멈추게 되며, 그러면 이산화탄소를 대기 중에 공급할 방법이 사라지므로 지구를 녹일 수가 없다. 다만 지구의 판 운동은 명왕누대 이후로 항상 활발했기 때문에 해당 가설은 설득력이 있다.[7]
6. 다른 근거들
- 크리오스진기 눈덩이 지구
7. 반박
저위도 지방의 빙하라는 강력한 증거를 가지고 있음에도 눈덩이 지구 이론이 아직 '가설'로만 남아있는 것은, 눈덩이 지구 이론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 다수 보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는 아래와 같다.-
휴로니안 눈덩이 지구
해당 시기 지층의 빙하 퇴적물이 불연속적이다.
- 크리오스진기 눈덩이 지구
이 외에도 다수의 지질학적 / 고기후학적 증거들이 눈덩이 지구 이론을 부정하고 있다.
8. 대안
눈덩이 지구 이론에 의해 설명되지 않는 증거들이 다수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적도 부근에 빙하가 존재했다는 것 역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에 이를 설명하기 위한 대안 / 절충안이 존재한다.-
휴로니안 눈덩이 지구
3억년 내내 눈덩이 지구가 유지된 것이 아니라 신생대 빙하기 같이 간빙기 시기가 있어서 적도 부분은 녹았다 얼었다를 반복했을 것이다.
- 크리오스진기 눈덩이 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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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창눈덩이 지구(Slushball Earth) / 눈덩이에 가까운 지구(Near-snowball Earth)[16]
해당 기간 동안 지구가 얼어붙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 규모가 '단단한 눈덩이 지구'에 비해 덜했을 것이라고 추측하는 가설. 일부 바다 지역은 얼어붙지 않고 드러나 있었으며, 해빙 역시 한 번의 큰 사건이 아니라 여러 차례에 걸쳐 반복되었을 것이라고 보고 있는 가설. -
HOLIST 가설[17]
높은 기울기, 저위도 빙하, 강한 계절차(High Obliquity, Low-latitude Ice, STrong seasonality)의 약자. 당시에는 지구의 기울기가 현대와 같은 23.5º가 아니라 60º 이상으로 큰 값이었으며, 때문에 저위도 지역에만 빙하가 발달한 것이라고 보는 가설. 지구의 기울기가 높아진 이유로는 달 생성에 관여한 대충돌설을 지목하고 있다. 지질학적 증거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가설이지만 지구가 현대의 기울기로 변화할 수 있었던 원인을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9. 기타
일부 학자들은 이로 인해 생물의 진화가 촉진되었다고 보고 있다. 해빙 시 열수분출공 등을 통해 지구 안에서 나온 영양분이 잔뜩 쌓였고, 남조류는 광합성을 통해 과도한 이산화탄소를 대량의 산소로 바꾸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콜라겐 성분의 생성을 도와 세포와 세포가 더욱 잘 붙게 하여 생명체의 대형화에 일조하였다. 참고 영상.[18]어쨌든 다시 일어나면 인류는 물론 지구에 사는 모든 생물들이 전멸의 위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지구 일부가 빙하로 뒤덮이는 정상적인(!) 빙하기라면 몰라도, 지구 전체가 얼음이 되는 수준의 빙하기는 오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대세다. 태양은 계속 뜨거워지고 있으며, 지구의 자전 속도는 점점 느려지고 있기 때문에 저위도-고위도 지방의 열 교환도 강해져 고위도 지방에서 빙하가 크게 발달하기 힘들다.
그렇다고 해도 기나긴 지질학의 역사를 살펴보면 일단 많은 양의 탄소가 해양에 잠재되어 있고 식물이 꾸준히 지표면에 묻히면서 탄소를 가두게 되는데, 사실 이건 먼 훗날 인류멸망의 단초를 제공하는 원인이 될 가능성도 있다. 자세한 사항은 인류멸망 항목 참조.
아이러니하게도 크리오스진기의 눈덩이 지구 사태가 일어나고 있을 때, 지구와 가장 가까운 행성인 금성은 예전의 지구와 나름 비슷한 기후의 행성에서 벗어나 우리가 아는 현재의 불지옥 기후의 행성으로 변하였다.
10. 대중매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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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모로우
현대 문명에 눈덩이 지구 빙하기가 도래하는 내용의 영화이다. 다만 결말부에서 미국 대통령이 빙하기를 피해 입국해온 미국인 난민들을 받아준 멕시코 정부에게 감사를 표하는 담화를 발표하는 장면을 보면, 미국 임시 정부 청사 주변이 눈 한 방울 안 내린 채 해가 내리쬐는 것으로 나오므로 정말 다행히 완전한 눈덩이 지구까지는 아니고 단순 빙하기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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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남극 꽁꽁 대모험
중요하게 언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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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스트펑크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으나 대형 화산 폭발, 운석 충돌, 태양 광량 감소, 기타 미지의 이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후반에 가면 영하 150도(!)까지 내려가며 바다마저 얼어붙게 된다.
[1]
다만 단단한 눈덩이 지구 이론은 반론할 근거가 많아서 진창 눈덩이 지구 이론이 더 각광 받고 있다. 이 정도라도 빙하기보다는 훨씬 추웠겠지만 단단한 눈덩이 지구 이론처럼 평균 영하 50도까지는 아니었을 것이다.
[2]
또 다른 명칭으로 '휴로니아기'로 부르는 경우도 있다.
[3]
고도가 높으면
만년설 등의 빙하가 발달할 수 있다.
[4]
Kirschvink, J.L., 1992. Late Proterozoic low-latitude global glaciation: the snowball Earth. In: Schopf, J.W., Klein, C. (Eds.), The Proterozoic Biosphere: A Multidisciplinary Study. Cambridge University Press, Cambridge, pp. 51–52.
[5]
현대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약 400ppm 정도다.
[6]
그래서 당시 바다는 시뻘건 색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7]
명왕누대 시절 판 운동이 그리 활발하지 못했던 건 지구 전체가 너무 뜨거웠기 때문이다. 표면은 온도가 낮고 심층부가 온도가 높아야 대류 활동이 활발해져서 판 운동이 잘 일어나기 때문이다.
[8]
McKirdy, D.M., Gammon, P.R., Smith, H.D., Hayward, H.R., Sonter, S., 2005. Biogeochemistry of Neoproterozoic cap carbonates — a speculative hypothesis. Organic Geochemistry: hallenges for the 21st Century. 22nd International Meeting on Organic Geochemistry, Seville, Spain, September 2005, Abstracts, vol. 2, pp. 815–816.
[9]
Li, Z.X., 2000a. New palaeomagnetic results from the 'cap dolomite' of the NeoproterozoicWalsh Tillite, northwestern Australia. Precambrian Research 100, 359–370.
[10]
Kilner, B., Mac Niocaill, C., Brasier, M., 2005. Low-latitude glaciation in the Neoproterozoic of Oman. Geology 33, 413–416.
[11]
Font, E., Trindade, R.I.F., Nédélec, A., 2005. Detrital remanent magnetization in haematite-bearing Neoproterozoic Puga cap dolostone, Amazon craton: a rock magnetic and SEM study. Geophysical Journal International 163, 491–50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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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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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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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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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Crowley, T.J., Hyde, W.T., Peltier, W.R., 2001. CO2 levels required for deglaciation of a "Near-Snowball" Earth. Geophysical Research Letters 28, 283–286.
[17]
Williams, G.E., 2008. Proterozoic (pre-Ediacaran) glaciation and the high obliquity, low-latitude ice, strong seasonality (HOLIST) hypothesis: Principles and tests. Earth-Science Reviews 87, 61–93.
[18]
22억 년 전의 지구 동결이 끝난 후, 원핵생물은 진핵생물로 변했으며 산소 농도도 1% 정도로 증가했다. 6억 년 전의 지구 동결이 끝난 후에는 산소 농도가 20% 이상으로 증가, 콜라겐 형성에 필요한 산소가 충분해졌으며 이로 인해 다세포 생물이 등장, 현재 인간의 눈에 보일 정도로 대형화된 생물들이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