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녀 (2007) Shadows In The Palac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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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김미정 |
각본 | 김미정, 최석환 |
출연 | 박진희, 윤세아, 서영희, 임정은, 전혜진, 김성령, 김미경 외 |
장르 | 공포, 스릴러, 미스터리 |
제작사 | 영화사아침 |
배급사 | 시네마서비스 |
개봉일 | 2007년 10월 18일 |
상영 시간 | 112분 |
총 관객수 | 1,438,531명 |
국내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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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살고 싶으면… 입 다물라. 아는 것을 말하지 말고, 들은 것을 기억하지 말라!
2007년에 개봉한 한국
공포 영화.
궁녀 사회라는 전통적 여성 공동체를 배경으로 하며
대장금 등의 사극에서 다뤄진 의녀, 내명부 등의 소재를 어둡고 폐쇄적인 방식으로 다룬 독특한 영화이다.2.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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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등장인물
- 천령 역 - 박진희
- 희빈 역 - 윤세아
- 월령 역 - 서영희
- 옥진 역 - 임정은
- 정렬 역 - 전혜진
- 감찰상궁 역 - 김성령
- 이형익 역 - 김남진
- 심 상궁 역 - 김미경
- 천 상궁 역 - 이용이
- 숙영 역 - 한예린
- 대비 역 - 예수정
- 왕 역 - 김학선
- 중전 역 - 고서희
- 정소의 역 - 정예지
- 제조 상궁 역 - 손영순
- 부제조 상궁 역 - 전소현
- 내명부 상궁 역 - 김현아
- 내명부 궁녀 1 역 - 김윤아
- 내명부 궁녀 2 역 - 오성민
- 내명부 궁녀 3 역 - 설민영
- 엄상궁 역 - 추귀정
- 수방 궁녀 1 역 - 한세아
- 수방 궁녀 2 역 - 신소율
- 수랏간 궁녀 역 - 윤송아
- 무수리 역 - 표은진
- 수랏간 궁녀1 역 - 유지연
- 일원 역 - 문가영
4. 줄거리
4.1. 전개
숨막힐 듯 엄격한 궁궐 안. 왕 외에는 마음대로 죽을 수도 없는 그곳에서 후궁 희빈(윤세아 분)을 보좌하는 궁녀 월령(서영희 분)이 서까래에 목을 매 자살한 채 발견된다. 검험을 하던 의녀 천령(박진희 분)은 월령이 아이를 낳았다는 사실[1]을 알게 되지만 그 기록은 어디에도 남아있지 않고, 감찰상궁(김성령 분)은 자살로 은폐할 것을 명령한다. 하지만 천령은 자살로 위장된 치정 살인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어, 독단적으로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한편, 감찰상궁은 궁녀들의 기강을 바로잡기 위해 행실이 바르지 못한 궁녀를 공개 처벌하는 연중행사 쥐부리글려[2]의 희생양을 골라 월령을 죽인 죄를 뒤집어 씌워 처형시키고 사건을 무마시킬 계획을 세운다. 무고한 희생자가 생길 것을 우려한 천령은 진범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된다.
천령이 진범을 찾기 위해 노력한 이유는 천령 또한 궁녀 시절에 사간원의 관리 이형익과 연애를 하다 원치 않은 임신을 하고 그에게 버려진 적이 있기 때문이다. 낙태를 하기에도 늦었던 천령은 결국 숲에서 몰래 아이를 낳은 후 죽였고, 이런 상처를 안은 채 의녀로 재입궐하여 살아가고 있었다.
월령이 자살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희빈에게 전달한 천령은 희빈의 지밀상궁인 심 상궁에 의해 감금되지만, 월령의 죽음에 의구심을 품고 있던 희빈이 심 상궁 몰래 월령을 풀어준다. 그리고 천령은 희빈에게 월령이 누구에게 살해당한 것인지 찾아내겠다고 맹세한다.
천령은 월령이 출산 후 입막음을 위해 이형익에게 살해당했다고 추정하고, 습격 당시 잃어버린 편지를 이형익의 방에서 찾아낸다. 하지만 이를 이형익에게 들켜 도주하는 과정에서 이형익이 산에서 추락사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또한 이후 밝혀지는 진실은, 이형익이 궁녀와 내통한 것은 맞지만 그 대상은 월령이 아니라 월령과 한 방을 쓰던 친구인 옥진이란 벙어리 궁녀였다는 것이다.[3][스포일러1]
결국 월령이 출산한 아이의 아버지는 누구인지, 누가 월령을 죽였는지 알 수 없게 된 상태에서 쥐부리글려에서 무고한 궁녀인 정렬이 희생될 처지가 된다. 이때 희빈의 측근 박 의녀의 검험을 위해 천령의 스승이 박 의녀의 처소로 갔다가 그곳에서 월령의 검진 기록을 찾아낸다. 하지만 그 검진 기록을 가져오던 중, 수상한 검은 기운에 의해 습격당하면서 박 의녀는 심신상실 상태가 된다. 하지만 박 의녀는 기지를 발휘해 당하기 전 입에 몰래 검진 기록을 숨겨놨었고, 천령은 그 검진 기록을 발견하고 분석한다.
그 검진 기록에는 임신 가능한 날이 기록되어 있었고, 천령이 기록을 왕의 합방 기록과 대조한 결과 월령이 왕과 합방하여 아이를 낳았고, 이 아이가 희빈의 아이로 위장되었다는 진실을 알게 된다.
4.2. 진상
월령을 죽인 범인은 희빈의 측근 심 상궁(김미경 분)이었다.희빈은 빼어난 미모로 왕의 사랑을 받았으나 불임이었고, 어떻게든 왕자를 만들어 신분상승을 꾀하기 위해 심 상궁이 계책을 세웠다. 그것은 월령을 희빈의 대타로 이용해 왕도 모르게 합방을 하고, 월령의 아이를 희빈의 아이로 속이는 것이었다.
이 계책에 참여한 인물은 심 상궁(주도), 희빈(방조), 월령(대타), 박 의녀(협조[5])로 총 4인이었다. 결과적으로 월령이 무난하게 아들을 낳아 희빈의 아들로 위장하는데 성공하나, 월령이 막상 아기를 낳자 그 아기에 대한 모성으로 자꾸 돌발행동[6]을 했다. 그래서 희빈과 상의하여 월령을 우선 궁 밖으로 내보내려고 했으나, 그렇게 궁 밖으로 내보내는 것보단 그냥 죽이는 것이 더 빠른 길이라고 생각해 월령을 심 상궁이 독단적으로 살해하고 자살로 위장했다. 이후 협조자였던 박 의녀까지 살해하였으나 박 의녀가 보관하던 월령의 진료 기록을 들켜 덜미가 잡힌 것.
희빈은 이 사실을 알게 되자 심 상궁에게 자결을 명령[7]하고, 심 상궁은 이를 거부하고 희빈의 아기를 빼앗아 도망친다.[8] 뒤쫓던 희빈은 갑자기 나타난 손에 의해 어디론가 끌려가고, 심 상궁도 정처없이 도망친 곳에서 월령의 귀신을 마주치고 정신을 잃는다.
4.3. 쥐부리글려
한편 감찰상궁의 주도로 쥐부리글려가 진행되고 무고한 궁녀 정렬[9]이 희생양으로 손이 잘리고 처형되기 위해 얼굴에 천이 덮힌 채 끌려나온다. 모든 진실을 알게 된 천령이 정렬을 살리기 위해 쥐부리글려에 난입하지만, 천을 덮은 궁녀는 손이 잘리고 목이 칼에 찔려 이미 사망한 상태. 하지만 천을 벗기자 알고 보니 그 궁녀는 심 상궁이었다. 월령의 귀신이 심 상궁과 정렬을 바꿔치기 한 것이었다.정신이 완전히 나간 정렬[10]의 웃음소리와, 쥐부리글려에서 처형된 궁녀가 심 상궁임을 숨기기 위해 황급하게 시체에 천을 씌우는 감찰상궁, 그리고 모든 사실을 알고 있는 천령이 쥐부리글려 현장에서 탈출하는 등 모든 상황이 어우러지면서 매우 혼란스러운 장면이 지나간다. 한편 그 동안 대비전에서 잠을 자고 있던 대비는 월령의 귀신에게 습격당해 급사한다.[11]
4.4. 결말
정신없이 산으로 도망친 천령은 심 상궁이 두고 간 아기를 줍는다. 그런데 갑자기 뒤에서 희빈이 나타나는데, 평소와 다르게 머리를 풀어해친 모습이었다. 희빈은 천령에게서 아기를 빼앗고 그녀를 밀쳐 정신을 잃게 한 후 사라진다. 천령은 정신을 잃은 채 감찰상궁의 나인들에게 붙잡혀 다시 궁으로 끌려간다.감찰상궁의 주도로 천령은 고문을 당한다. 그러나 천령은 아기의 정체, 월령을 살해한 사람, 희빈과 월령이 자매였다는 사실 등을 밝히지 않고 고문을 견딘다.[12] 천령이 하룻밤의 고문을 견디는 동안, 대비의 급사로 희빈의 아기가 공식적으로 세자로 책봉되어 내명부 세력을 희빈이 장악하게 된다.
희빈의 명령으로 천령은 세자의 의녀, 즉 왕가의 직계혈통을 보좌하는 어의녀로 승진하게 되고 당연히 감찰상궁의 고문에서도 풀려나게 된다. 다만 고문에서 풀려나기 전, 칼로 손바닥에 긴 상처를 내고 이를 흰 천으로 묶는 비밀 의식을 치르게 된다. 이는 희빈 세력의 궁녀들이 하는 일종의 맹세로, 희빈이 보낸 궁녀들이 모두 이 흰 천을 손에 묶고 있었다. 천령은 고문으로 상한 몸을 이끌고 세자 책봉을 뒤에서 지켜보는데, 세자를 안고 있는 희빈의 얼굴에 월령이 갖고 있던 길쭉한 흉터가 갑자기 나타나는 모습을 보며 영화가 끝난다.
5. 의문점과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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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감찰상궁은 쥐부리글려의 희생양을 찾으려고 노력했는가?
궁궐 내에서 이유가 명확하지 않은 궁녀들의 자살 사건이 벌써 3번째나 반복되고 있다는 제조상궁의 언급이 있다. 제조상궁은 궁녀들 중에서 가장 높은 계급으로, 감찰상궁에게 궁녀들의 기강을 바로잡아 흉흉한 분위기를 해소하라고 압박을 넣고 있었다. 이에 감찰상궁은 연례행사에서 희생양을 내세워 제조상궁의 요구를 수행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감찰상궁이 희빈 세력과 결탁하고 있음은 명확히 드러났지만[13] 심 상궁이 주도한 합방 바꿔치기 계획은 몰랐기 때문에 닥치는대로 진상을 알아내려고 궁녀들을 잡아들이거나 협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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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령이 약수터에서 마주친 아이의 정체는?
천령이 이형익이 사고사로 사망한 후 다시 의녀 복장으로 갈아입기 위해 약수터에 들렀을 때, 갑자기 그곳에 나타나 물을 길으러 온 아이를 보고 혼란스러워하다 자리를 황급히 떠나는 장면이 있다. 그 아이가 천령이 이형익과의 관계에서 낳았지만 자신이 키우기는 거부한 그 아이라는 의견이 있다. 하지만 천령은 명확하게 그 아기를 죽이거나 적어도 죽음에 준하게 처리하고 궁으로 다시 돌아왔고, 영화 내에서 그 물을 길으러 온 아이에 대한 추가적인 언급이 존재하지 않아 정확한 사실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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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말부 희빈의 정체
희빈이 심 상궁의 도주 이후 갑자기 어둠 속에서 나타난 손에 의해 어디론가 끌려가는 부분, 그리고 후반부에 갑작스럽게 머리를 푼 모습으로 나타나 아기를 안고 다시 사라지는 모습, 결정적으로 마지막 장면에서 희빈의 얼굴에 길쭉한 상처가 나타나는 것에서 그녀의 정체를 누구나 알 수 있다. 희빈에게 월령이 빙의하여 희빈의 인격을 몰아내고 월령이 희빈 행세를 하게 된 것이다. 이는 월령이 낳은 아기가 희빈의 아기 행세를 했던 것과 아이러니하게도 닮았다.
6. 흥행 및 평가
★★★☆ <여고괴담> 시리즈 번외편. 긴장되고 끔찍하고 오싹하다. - 황진미 |
손익분기점은 135만명이었다. 극장에서는 총관객수 140만명을 조금 넘겨 흥행에 성공하였다.
궁중암투와 호러라는 소재를 결합한 시도는 색다르다고 평가받았다. 권력을 쥐기 위한 왕이나 신하들의 경쟁이 아니라, 억압된 상황에서 욕망과 잔인함을 보여주는 조선시대 궁중 여성의 모습을 조명한 점도 독특한 시도라는 호평을 받았다. 그 외에도 개방과 폐쇄의 이미지를 대조적으로 담은 배경이나 조명, 차분하게 가라앉은 느낌을 주는 색채, 주연 배우들의 열연과 실감나는 고문 장면 등이 주목받았다.
하지만 초중반에는 의녀 천령의 입장으로 극이 진행되면서 피해자 월령과 관련된 비밀을 파헤치는 미스터리 수사극 장르로 영화가 나아갔다면, 후반부에서 갑작스럽게 월령의 원혼이 방해되거나 원한이 있는 자들을 모조리 살해하는 판타지스러운 결말로 급하게 마무리되면서 장르의 변화가 발생하는데 이 부분이 영화의 평가를 깎아먹었다.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면서 천령이 문제를 해결하는 구도가 아니라, 그저 귀신이 나타나서 옥진, 심 상궁, 희빈, 대비까지 다 죽이고 자기 아들의 입지만 공고히 하는 닫힌결말로 직행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후반부의 천령은 지금까지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한 노력이 아무런 의미가 없어지고, 비밀을 다 끌어안고 입을 다문 대가로 어의녀로 승진하는 보상만 받을 뿐이다. 극을 다 보면 알 수 있지만 사실상 주인공 천령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도 심 상궁, 대비는 살해당하고 희빈은 월령의 귀신으로 바꿔치기당하는 결말로 이어졌을 것을 생각해보면, 천령이 초중반 이런저런 고생을 하면서 알아낸 진상이라는 것이 완전히 무의미하다는 것에서 관람객은 허탈감을 느끼게 된다.
오히려 비슷한 플롯의 사극 영화 혈의 누(영화)처럼, 궁중 여성들의 죽음을 원혼의 살인극이 아니라 이유있는 복수극이나 반전 요소를 첨가하여 미스테리 수사극 장르를 그대로 이끌어갔다면 더 완성도 있는 영화가 되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7. 여담
[1]
월령의 시체에서 가슴에 묻어있던 모유를 발견하고 월령이 출산을 한 지 얼마 안 된 것임을 알아챈다.
[2]
이건 애기나인들을 동지 섣달 밤에 모두 불러놓고 밀떡을 입에 물린 후
내시들이 횃불을 휘둘러 "쥐부리글려!"라고 외치며 겁주는 실존 행사이다. 입단속 및 기강잡기 교육 일환에서 한 것이었다고 한다. 이 영화에서도 횃불을 휘둘러 위협하는 장면을 보여주었으나, 궁녀를 처벌하는 잔인한 장면은 창작이다.
[3]
벙어리라는 이유로 주변 궁녀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던 옥진은 창고의 금실을 훔쳤다는 누명을 쓰고 상궁에게 손톱 밑에 바늘을 집어넣는 고문을 당한다. 그런데 알고보니 실제로 금실을 훔친 사람은 옥진이 맞았다. 모든 사실이 밝혀지기 직전, 옥진은 금실으로 이형익과 주고받던 서찰의 문구 일부를 자신의 허벅지에 꿰어 새기고 시체로 발견된다.
[스포일러1]
이때 옥진의 사망 과정은 명확히 나오지 않지만 정황상 월령의 원혼에게 살해당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왜 월령이 옥진을 죽인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옥진은 월령에게 피해를 준 것이 없기 때문. 다만 옥진이 월령의 비밀을 알고 있었고 이에 대한 입막음으로 제일 먼저 죽인 것이라면 설명이 된다.
[5]
월령이 임신 가능한 날짜를 계산하여 정확히 그 날에 합방하도록 조력했다.
[6]
몰래 희빈의 처소에 들어가 젖을 물리는 행동으로 심 상궁을 경악시켰다. 모유가 나오는 것을 누군가가 보기라도 하면 당장 이 비밀에 연루된 4명이 모두 위기에 처할 상황이었다.
[7]
여기서 추가로 희빈과 월령은 사실
자매였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영화 초반에 중전에게 매맞던 희빈 대신 월령이 매를 맞으려 몸을 던지는 장면이 있는데, 이 사실의 복선이다. 이 장면에서 매를 대신 맞은 월령은 얼굴에 길쭉한 상처가 남는다.
[8]
희빈은 자신의 아기를 내놓으라고 하고, 심 상궁은 이 아기는 자신이 세운 계획 덕으로 태어난 아이니 자신의 아이나 다름없다며 들고 도망가는데 여기서 이 영화의 플롯 상 허점이 드러난다. 심 상궁이 아기를 들고 도망치는 행위의 이유가 전혀 존재하지 않고, 이런 돌발행동은 지금까지 엄청난 음모를 자신의 상관인 희빈도 모르게 뒤에서 진행시켜온 그녀의 철두철미한 캐릭터성에도 들어맞지 않는다.
[9]
정렬은 월령의 시체를 최초로 발견했는데, 이때 월령이 차고 있던 매우 값진 노리개에 정신이 팔려 그것을 훔친 것을 제외하고는 딱히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다. 하지만 연례행사인 쥐부리글려의 희생양이 필요하기도 했고 여러모로 희빈 세력(정확히는 심 상궁)과 결탁하고 있던 감찰상궁은 그냥 정렬이 노리개를 훔치던 중 월령을 우발적으로 죽이고 자살로 위장했다고 주장하며 정렬을 처형하므로써 월령의 사망 사건을 덮으려 했다.
[10]
정렬은 쥐부리글려의 희생양으로 선택되기 전부터 정신이 서서히 나가고 있었다. 월령의 귀신이 자신의 노리개를 훔친 것에 대한 앙갚음을 의도적으로 한 것인지, 아니면 그냥 노리개 자체에 월령의 원한이 맺혀 그걸 훔친 정렬의 정신에 악영향을 미친 것인지는 영화 상에서 설명되고 있지는 않지만 정황상 후자에 더 가깝다. 어쨌든 월령은 쥐부리글려에서 정렬을 살려주기는 했으니까.
[11]
대비가 희빈의 아기는 적통으로 인정할 수 없으므로 그 아기를 중전의 양자로 입적시키지 않으면 세자로 책봉할 수 없다고 주장하여 지금까지 세자 자리가 공석으로 남아있었다. 그 아기의 친모가 월령이므로 아기에게 방해가 되는 대비를 월령이 직접 살해한 것이다.
[12]
이 이유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는다. 다만 천령이 원하지 않던 임신을 하고 이후 출산한 아기를 죽인 것에 대해 큰 죄책감을 갖고 있던 인물이었다는 점이 표현된 만큼, 이 모든 일에서 가장 무고했던 월령의 아기를 지켜주고자 함이었을 수 있다.
[13]
왕이 희빈에게 선물한 왕가의 문양이 찍힌 노리개를 월령이 소유하고 있었고, 이를 정렬이 훔쳤으나 감찰상궁이 다시 회수하여 심 상궁에게 전달하였다. 왕의 선물을 사사로이 관리하여 이리저리 돌아다니게 한 것부터가 불경의 죄이기에, 이 문제를 감찰상궁이 덮어준 것이다. 또한 감찰상궁 역시 희빈의 아기가 세자로 책봉되는 것에 협조하고 있음이 대화에서 드러난다.